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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인근 특히 기장군에는 우리에게 사랑받는 근교의 산길이 많이 있다. 달음산에서 철마산 종주와 일광산에서 달음산 또는 일광산에서 철마산 종주를 근교산 마니아들이 손꼽아 주는 코스이다. 그러나 이와 쌍벽을 이루는 코스가 석은덤에서 대운산을 잇는 종주 코스도 둘째라하면 서러울 정도이다. 부산과 양산 울산시민들에게는 보물과 같은 근교산이다 보니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그래서 지난 일요일 석은덤의 짧은 코스를 산행하기위해 무작정 집을 나섰는데 석은덤은 정관읍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노루귀

 


이번에는 해운대 CC 방향에서 오르기로 하고 병산마을로 찾아갔다. 산행경로는 병산마을~묘지~해운대cc 갈림길~ 주능선갈림길~ 석은덤정상~철망펜스~장안목장갈림길~임도~철망펜스~질매재~용소골~340년팽나무~용소~용소마을회관~용소버스정류장으로 3시간~3시간30분이며 휴식시간을 포함하면 4시간~4시간30분이 소요된다.

‘산막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한우소머리곰탕과 옛골정식 사이 해운대CC 방향으로 20여분 올라가면 병산 저수지와 병산마을회관 이 나오고 이곳에서 다시 100M를 해운대 골프장 방향으로 올라가면 우측으로 용소천을 건너는 작은 시멘트다리를 건넌다.



직진하면 황토색 페인트 칠을 한 민가 직전에 좌측 대숲 사이로 올라선다. 다시 좌측으로 올라서면 석은덤 능선으로 올라선다. 먼저 봉분이 아담한 무덤과 만나고 산길은 묘지 뒤로 이어진다. 최근에 찾는 사람들이 없어서 그런지 산길은 묵었지만 옛길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 하고 있다. 작은 봉우리 밑에서 갈라서는데 직진 능선길을 따른다. 봉우리에 올라서니 무덤이 있고 살 풋 산길은 내려간다. 그곳에서 우측으로 우회하는 길과 만난다. 다시 산길은 급한 오르막으로 갈지(之)자 형태로 유지를 하고 있다. 산막입구정류장에서 70분이면 옛날 참나무로 숯을 구운 가마터의 흔적과 만난다 이곳이 갈림길이며 좌측은 보문사에서 올라오는 길이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큰 참나무들이 예쁘게 쭉쭉 뻗어 올라간다.



숯 가마터에서 10분이면 해운대CC에서 올라오는 기존 산길과 만난다.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해운대CC 방향. 석은 덤은 직진한다. 큰 홍 송의 소나무들이 예쁜 자태를 뽐내며 자랑을 한다. 그 사이로 올라가는 산길이 너무 포근하다. 이곳을 올라서니 다시 작은 봉우리로 산길은 좌측으로 90도를 꺾어진다. 정면에는 석은덤이 보이고 우측 건너편으로는 정관면소재지에서 올라오는 능선이 보인다. 산길은 우측으로 에돌아 나가는데 10분이면 정관면에서 올라오는 능선으로 붙게 된다. 아무런 표시도 없다. 여기에도 이정표 설치가 필요한데 막상 필요한곳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어니 참 황당하다. 이제 부터는 왼쪽 오르막 구간이다. 잠시 뒤 우측으로 보면 바위가 보이는데 전망대 역할을 한다. 고리원전과 신고리 그리고 일광해수욕장, 달음산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 경치는 정상에서 다시 볼 수 있어 빠른 걸음으로 올라간다. 묵은 공터에 올라서고 정상은 지척이다.





정상에는 산불초소가 자리하고 옥석의 정상석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세찬바람으로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로 몰아친다. 봄을 시샘하는 바람일까. 동부산과 해운대 CC등의 황망한 모습에 어안이 벙벙하다. 과연 360도 거침없는 전망에 놀랠 따름이다. 하산은 석은덤 정상에서 올라간 길을 30M 다시 내려서면 좌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 넓은 임도길로 이길은 장안목장과 널밭으로도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내려선다. 해빙기로 인해 땅바닥이 얼은 것이 녹으면서 등산화에 질척거려 천근만근이다. 철쭉산책로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면



근래에 없던 철망펜스가 쳐 저 있는게 아닌가. 참 황당스럽다. 아니 수십년 수백년 동안 이어져온 능선길이 개인 사유지라하여 산 능선에다 출입을 막기위해 철망을 친다는게 개인재산 보호 목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산에서 까지 이러는 것은 이해가 하기 힘들다. 쪽문을 내려서니 장안목장갈림길. 우측으로 장안목장 쪽으로 가건물이 들어서 있고 큰개와 강아지등 세 마리나 짖어 되는게 아닌가. 조용히 걷고 싶어 왔다가 개짖는 소리에 기분 잡치고 이놈들은 꼴에 영역을 지킨다고 달려들고...




참 기가찬다. 넓은 길을 따라 시명산 방향으로 걸어간다. 이번에는 아예 출입문도 없이 철망펜스로 완전히 막아 놓은게 아닌가. 등산로를 끊어 놓았다. 석은덤에서 시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완전히 막아 놓았는데 산꾼들은 앞으로 어디로 걸어가야하나. 할수없이 철망을 돌아갈려니 또 다른 길이 생기게 된다. 그곳을 빠져나오니 갈림길로 왼쪽은 상어령을 지나 시명산 방향, 우측은 삼각산방향, 용소골도 삼각산 방향인 우측으로 따라가야한다. 중간에 무덤을 지나면 사거리 갈림길인 질매재이다. 직진은 삼각산, 좌측은 박치골을 경유 장안사, 우측이 용소골 하산로이다.



처음에는 하산길이 애매하지만 내려서는 되는 별 무리가 없다. 마른 계곡이 어느듯 물이 흐르고 분홍색 흰색의 노르귀가 벌써 봄마중을 나왔다. 봄을 시샘하는 찬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 절 부절한 모습에 애처럼움이 든다. 계곡을 이쪽 저쪽 건너가며 내려서니 수량은 풍부하고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소리에 이래서 용소골이라 부르는 구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계곡에까지 철망펜스에다 출입을 통제한다고 해 놓았는데 참 너무하다 싶다. 끊어진 철망안으로 들어와 다시 밖으로 나가게 산길이 되어 있다. 그곳을 벗어나니 개괄지를 만나고 산길은 본격적인 시멘트포장길이다. 스위스의 이국적인 펜션을 한 모양의 집들을 지나니 340년된 팽나무와 만난다. 그 아래 펼쳐진 계곡이 용소골의 백미인 용소로 과연 설악산의 한 부분을 보는 것 같은 모습이 장관이다. 기암괴석에 타고흐르는 물소리를 뒤로하고 내려서면 용소마을, 여기에도 300년된 팽나무가 당집과 함께 있다. 부지런히 걸어내려오면 개울가에 소나무가 멋진 모습으로 서 있고 머리위로 울산~해운대고속도로 교각이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다.



 

 



 

 

 


 

교통편

도시철도 노포동역 종점엣서 나와 37번 버스를 이용하여 산막입구에 하차를 한다. 병산마을 들머리까지는 20분 소요.

하산후 용소마을버스정류장에서는 장안사에서 나오는 9번 마을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장안사 출발 오후4:25 5:25 6:05 7:05 8:05 9:25이 막차 기장까지 간다.

또는 용소마을버스정류장에서 좌측 장안사 입구 장안초등학교가 있는 하근마을에서 기장 경유 해운대행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먹을만한곳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기장향교옆에는 흙시루란 한정식집이 있다.
일광산 자락에 황토집으로 하나 하나 정성들여 지어진 원두막식 집으로
지어져 가족끼리 나들이에 아주 좋은 집으로 유명하다.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천혜의 바다 경관과
 시골 풍경이 어우러진 기장의 명소 흙시루(051-722-1377).
전통혼례는 물론이며 민속놀이 그리고 황토로 만든 토굴에서
황토의 넘치는 기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단호박유황오리+버섯회=5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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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봉 산행은 크게 봐서 면사무소에서 출발해 정상을 거쳐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온다. 전체적인 산행 코스는 죽장면사무소~죽장파출소~119의용소방서~한옥 뒷담~임도~격진령~뱀골 정상~봉화봉~범바위~함휘령~범벅재~임도~입암서원~죽장면사무소로 이어지며 총거리 10㎞에 순수 산행시간은 3시간30분~4시간,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30분~5시간 걸린다.




들머리에서 본 죽장면 소재지로 왼편으로 면사무소도 보이고 중앙 우측의 기왓집 뒤 긴 담장에서 산행이 시작 된다.

산행은 죽장면사무소를 나와 왼쪽에 있는 죽장파출소 왼쪽 골목으로 들어서 서 119 의용소방대 건물을 지나면서 시작한다. 골짜기 방향으로 100m가량 콘크리트길을 따라가면 유리 차양을 한 한옥의 담장이 길게 이어진다. 그 앞에서 작은 도랑을 건너 좌우 산비탈의 밭 사이인 오른쪽 사면으로 올라간다. 그곳을 올라서면 산길이 시작된다. 잡목을 헤치고 오르면 소나무숲이 나오고 길은 사면을 따라 이어진다. 4~5분 더 가면 소나무를 베어낸 너른 터가 나오고 길은 이곳을 지나서 올라선다. 좌측 정면 나무 사이로 봉화봉이 살짝 보인다.

격진령으로 오르기전 우측 의 모습으로 아래 죽장면소재지와 그 뒤로 청송의 산들이 보인다.

10여 분 더 가면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난다. 여기서부터는 임도를 따라 오른다. 무덤을 만나고 하지만 능선의 임도 길을 따라가면 된다. 곳곳에 굵은 나무들이 베어져 있다. 임도길은 자연스럽게 오솔길의 산길로 변하고그 덕에 오른쪽으로 멀리 영천 보현산이 보인다. 작은 봉우리를 돌아가면 안부이며 넓은 임도의 옛길과 다시 만난다. 이곳이 삼거리로 오른쪽으로 휘어져 가는 넓은 길 대신 왼쪽 무덤 위로 이어지는 길로 올라선다. 능선 위에 올라서면 격진령 안내판이 붙은 이정표와 만난다. 아야할 왼쪽 방향왼쪽은 '봉화봉 1.1㎞'이다. 오른쪽은 '광천 1.8㎞'의 안내판 뒤로 정자리 일대가 펼쳐진다.



격진령에서 봉화봉까지는 큰 경사 없이 평탄한 길이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옛 묵은 임도의 갈림길이 나오지만 왼쪽은 면사무소 방향으로 이어지는 묵은 길이고 산행은 우측 능선을 따라 올라선다.. 7~8분 가파른 길을 오르면 두 개의 봉우리 가운데 왼쪽의 뱀골 정상 옆을 지나간다 이곳에서는 왼쪽 죽장면사무소로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산길이 있다. 평탄한 길을 거쳐 완만한 오르막길을 7~8분 가면 봉화봉 정상이다.



정상에는 '포항북남여의소대장친목회' 명의로 '자연을 보호합시다 봉화봉 610M'라고 쓰인 스테인리스 사각기둥에 '봉화봉 637M'라고 쓴 돌이 기대어 있다. 현재 국립지리원 발행 의 지형도에는 638m로 돼 있다. 정상 둘레로 나무가 빼곡해 조망이 시원하지는 않지만 올라온 정면으로 침곡산을 비롯해 낙동정맥이 남북으로 펼쳐져 있다. 서쪽으로는 멀리 보현산과 가까이는 수석봉, 민봉산, 곰바위봉이 솟아 있다. 포항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면봉산은 1113m로 보현산과 이웃하고 있고 그 아래에는 포항의 3대 오지인 산상마을 두마리가 있다.

범바위에서 본 죽장면사무소와 죽장과 청송의 산들 전경이 시원하다.

정상에서는 가파른 내리막이다. 정상에서 7~8분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바위 전망대가 있다. 감곡리 마을과 낙동정맥 능선, 기계면 들판에 이어 멀리 경주의 산까지 조망이 트인다. 옆에 또하나의 전망대로 반대편인 죽장면 소재지를 바라보고 있다. 범바위 전망대로 불린다. 10여 분 후 오르막을 2~3분 오르면 폐 헬기장인 함휘령에 올라선다. 이정표에 왼쪽 '면사무소 2.4㎞'는 바로 하산을 하는 길이다. 체력이 부칠 경우 바로 내려서면 된다. 진행하는 산길은 우측이다, 이정표에 '범벅재 1.5㎞'로 돼 있다. 2분이면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고 산내려서는데 100m 뒤 중요한 살림길이 나온다. 두 방향 다 희미하지만 산길은 우측길이 범벅재가는 길이다. 왼쪽은 입암마을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다. 능선을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희미한 길을 이어가면 양쪽 마을을 넘어 다닌 옛 고개를 지난다. 이곳을 지나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기계 436' 삼각점이 박혀있다. 10분가량 내려가면 범벅재 임도와 만난다. 정면으로 오르면 낙동정맥 줄기인 침곡산으로 연결된다.



범벅재에서 왼쪽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15분가량 내려가 계곡을 건넌 뒤로 몇 차례 더 계곡을 건너면 마지막 부분에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200m가량 가면 자호천으로 흘러드는 가사천(佳士川)이다. 가사천을 건너면 바로 69번 지방도에 올라서게 된다. 왼쪽으로 200m가량 가면 입암서원의 고풍스러운 모습과 보호수 은행나무가 서원 옆에 서 있다. 선바위인 입암을 지나면 출발지인 죽장면사무소에 도착한다.

범벅재의 임도


입암과 입암서원에 대해 알아보기...
1657년 처음 건립된 입암서원은 죽장면 입암리에 경상북도 기념물 제70호로 조선 효종 때 건립됐다. 포항의 오지에 자리 잡은 탓에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입암이란 말은 서원 옆을 흐르는 가사천 굽이에 우뚝 서 있는 바위에서 딴 말이다. '선 바위'라 한다.

(선바위인 입암과 누각)
입암서원은 여헌 장현광과 권극립, 정사상, 손우남, 정사진 등을 배향하고 있다. 고종 5년(1868)에 대원군의 서원 철폐 때 훼철되었다가 순종 원년인 1907년에는 화재로 묘우(廟宇)가 불탔다. 서원은 1913년에 복원됐고 묘우도 1972년에 새로 만들었다. 서원 주변에 있는 일제당은 서원에 앞서 1600년에 건립됐고 장현광, 정사진 등이 학문을 강론했다고 한다. 또 노계 박인로가 찾아와 입암가와 입암별곡을 남기기도 했다.

마을 나무인 은행나무는 수령 300년으로 1992년에 지정됐다. 서원 마당에도 곱게 늙은 배롱나무 한 그루가 가지를 드리우고 있다.

입암서원

교통편
원점회귀이므로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경부고속도로~ 경주IC에서 내려 안강 방면으로 간다. 안강에서는 계속 68번 지방도를 타고 청송 방향으로 가다가 달성 네거리에서 좌회전한다. 기계를 거쳐 포항-영천 간 31번 국도를 타고 계속 가면 죽장면사무소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경주나 포항으로 가서 갈아타야 한다. 포항에서는 기계로 가면 죽장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탈 수 있다. 돌아올 땐 죽장면사무소 앞 버스 정류장에서 기계와 경주 방면 버스를 탈 수 있다. 오후 4시50분과 6시20분에 기계까지 가는 버스가 있으며 오후 6시에는 경주로 가는 버스가 있다. 기계에서 포항을 거쳐 부산으로, 경주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봉화산 산행에서는 부근에 먹을 만한 음식점이 없어 경주 시내까지 들어 와서 먹었다.  서부동의 어향원(054-772-2821)으로 사장님이 화교분이다. 이곳은 경주에서도 꽤 유명한 곳으로 소문이 나있다. 삼선짬봉을 잘 한다고 하여 주문을 하니 하얀색과 빨간색의 국물이 있다고 한다. 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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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한재미나리단지 입구인 청도경찰서 한재치안센터 앞에서 출발해 초현교~진고개고동집~잇단 경주 최씨묘~굴뚝만뎅이산(오리산·352m)~과수원 경계~삼각점(247m)~옛고개~전망대~412.1m봉(삼각점)~디실고개~오산 정상~다람쥐고개~임도~임도 사거리~902번 지방도~상리마을이다. 총 거리는 12㎞ 정도로 산행시간은 5시간~5시간30분이며 휴식을 포함하면 6시간~6시간30분이다.





상동역에서 온 도로가 청도와 한재미나리단지 방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의 청도경찰서 한재치안센터 앞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청도 방향으로 바라보면 경부선 철로가 지나는 신도터널과 뒤로 이어진 능선이 보인다. 산길은 터널 오른쪽에서 열린다. 청도 쪽으로 도로를 따라가다 초현교를 건너 '진고개고동집' 뒤 산불 조심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산기슭에서 바로 오른다. 터널 위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10분가량 오르면 경주최씨 무덤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90도 꺾으면 바로 또 다른 경주최씨 무덤이 있다. 왼쪽 위로 길이 이어진다.


산길은 거의 일직선처럼 크게 휘어진 곳 없이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낙엽 수북한 길을 따라 가파른 길을 오른다. 초입의 무덤에서 10분가량 오르면 다시 경주최씨 무덤이다. 길이 묵어서인지 쓰러진 나무가 군데군데 길을 막고 있고 가파른 경사를 오르면 굴뚝만뎅이산 정상이다. 하산하여 상리마을 주민에게 확인을 하니 오례산성처럼 이산도 오리산이라 부른다 한다. 정상 북쪽으로 새마을운동 발상지 가운데 한 곳인 청도읍 신도리 마을 일대가 펼쳐진다.


산길은 올라온 길에서 11시 방향 능선으로 이어진다. 50m 정도 평탄한 길을 가면 이내 내리막이다. 15분가량 가면 거의 평지처럼 평탄하고 넓은 소나무숲길이 5분가량 이어진다. 그 뒤로 시야가 트이며 과수원이 산 아래에서 능선까지 조성돼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철마산 ,아래화악산, 윗화악산, 화악산, 밤티재, 삼면봉, 남산이 펼쳐진다. 왼쪽 아래로는 음지리와 평양리, 불당골 등에 미나리를 키우는 비닐하우스가 가득하다. 과수원을 통과하면 '동곡471(247m)' 삼각점 안내판이 있다.



여기서 100여m 내려서면 과수원을 지나고 옛날 초현에서 동암마을로 넘어 다닌 솔뱅이라 부르는 옛 고개다. 산행은 능선을 따라 가면 되는데 무성한 덤불로 산길이 많이 묵었다. 산길의 흔적이 나타났다 끊어 졌다를 반복하며 이어진다. 능선상에 바위가 나타나고 그 바윗길이 끝나고 평탄하지만 희미한 길을 5분 정도 가면 허물어져 낙엽이 덮인 무덤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 3~4분 쯤 뒤엔 길을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내내 직선으로 이어지던 능선이 좌로 90도 가까이 꺾이면서 가파른 내리막이다. 내리막이 시작되는 지점에 2단으로 쌓인 높이 6~7m의 큰 바위가 있다. 여기서부터 또 다시 산길은 뚜렷하다. 넓고 뚜렷한 산길이 10분가량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두어 군데 좌우로 빠지는 샛길이 있지만 무시하고 능선을 따라간다. 정면에 오산과 남산이 보이고 동남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굴뚝만뎅이산부터 여기까지 이어진 능선이 길게 누워 있다. 북동쪽으로는 청도 오례산과 오례산성, 용암봉, 백암봉 등이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5분 후 삼각점(청도 432, 411m)이 있는 작은 봉우리 위에 올라선다. 5분가량 걸으면 왼쪽으로 두 번째 전망대가 나타나며 오산과 그 뒤 왼쪽의 봉화대 능선, 삼면봉 등이 보인다. 오산 방향은 전망대에 올라서기 전 오른쪽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2~3분 내려서면 삼거리에서 능선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뚜렷한 길이 있지만 이 길 대신 희미한 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오래된 철망 울타리와 만나고 디실고개다.

디실고개에서 오산 정상까지는 오름의 연속이다. 디실고개에서 보니 정면으로 큰 소나무들이 도열하여 흡사 큰 산속을 걷는 기분이 든다. 이곳을 지나면 양지바른 곳에 잘 단장한 무덤 4기가 있고 여기부터 산길이 희미하지만 20여분 능선을 따라 오른다는 생각으로 올라서면 오산 정상이다. 상리마을 주민들은 디실고개 옆에 있다하여 디실고개산이라고도 부른다. 하산은 올라온 방향에서 왼쪽이다. 뚜렷한 산길이지만 벌목한 나무로 인해 길을 가로막아 성가시다.



13분이면 임도인 다람쥐고개다. 가파르게 절개해 오른쪽으로 임도를 내려선다. 다람쥐 고개에는 청도산악회가 설치한 안내도와 이정표가 있다. 내려온 길에서 오른쪽은 적천사(1㎞), 정면은 한재고개를 거쳐 남산(3.7㎞)이다. 하산은 왼쪽 밤티재(3㎞), 상리(1.7㎞)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도로 옆에 '상리 기점 2.0㎞ 지점'과 '상리 기점 1.5㎞ 지점' 표지석을 차례로 만난다.


1.5㎞ 표지석 50m 아래에 '상리 숲가꾸기 시범사업' 안내판이 있고 여기서 300m가량 더 내려가면 사거리인 옛 임도가 가로지른다. 여기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한재로 올라 신둔사 또는 남산으로 오른 옛길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다. 감나무 과수원 사이를 내려가면 돌탑과 만나고 마른 계곡을 건너면 902번 지방도에 올라선다. 밤티재에서 내려오는 길로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가면 상리마을이다.


한재미나리 먹기

오산산행의 왼쪽으로 흐르는 하천은 한재천으로 이 주위가 모두 미나리꽝이다. 상류의 상리에서부터 평양리와 음지리, 불당골 일대에는 비닐하우스가 가득하다. 전국에 이름난 한재미나리단지다. 비닐하우스마다 제철을 맞은 미나리가 가득하다. 한재미나리는 설 지난 뒤 수확을 시작해 6월 중순까지 나온다. 가장 맛이 좋다는 3월이면 전국에서 미나리를 맛보려는 식객들이 몰린다. 산꾼들도 이 시기엔 일부러 청도 남산이나 화악산으로 산행지를 잡는다. 한재미나리는 지하수로 키워 깨끗하고 맛이 부드럽기로 유명하다. 산행을 마친 뒤 길가 비닐하우스에서 미나리에 삼겹살을 곁들여 먹으면 별미다. 1kg 9000원

◆ 교통편

- 무궁화호로 상동역 가서 택시 이용 편리

부산역을 출발해 구포역을 거쳐 상동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55분, 10시25분에 있다. 55분 소요. 돌아오는 열차 편은 오후 5시51분, 7시32분 상동역을 출발한다. 상동역에서 들머리인 청도경찰서 한재치안센터까지 가는 버스 편은 오전 8시 15분, 10시에 있지만 열차 도착 시간과 차이가 있어 택시가 편리하다. 역 앞에서 한재치안센터 앞까지는 4000원, 상리에서 상동역까지는 1만 원이다. 상동역 개인택시 011-9529-8480


승용차를 이용하면 한재치안센터 근처에 주차한 뒤 하산해서는 버스를 이용해 돌아가면 된다. 상리에서 나가는 버스는 대략 1시간 간격이다. 부산에서는 대구부산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밀양IC에서 내린다. 밀양 방향으로 긴늪유원지 앞 사거리에서 청도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25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면 상동역 앞을 지나고 신곡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밀양강을 건넌 뒤 만나는 삼거리에서 청도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이내 한재치안센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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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에서 신년 해돋이를 보려고 많은 산꾼들이 금정산 고당봉과 장산 황령산 달음산 등 부산의 명산에서 새벽 산행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올해 첫 답사산행을 위해 밀양 땅으로 향했다. 돌이켜보면 새해 첫 산행지는 대부분 부산에서 가깝고 야트막한 산이었던 듯하다. 이유를 딱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아마도 크게 요란스럽지 않게 차분한 마음으로 한해의 안전산행을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독자 산꾼들에게도 새해 첫 산행을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는 산행지로 안내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올해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다. 그런 뜻에서 취재팀은 올해 첫 산행지를 고택과 서원 등이 밀집해 있는 민속마을인 밀양시 산외면 다죽리의 주산인 꾀꼬리봉(538m)으로 정했다.





■ 전통마을 다죽리 감싼 육산… 8.5㎞ 코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의 이창우 산행대장이 경남 밀양 산외면에 자리잡은 꾀꼬리봉 6부능선을 지나고 있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어우러진 포근하고 걷기 좋은 산길이다.
해발 500m대로 별로 높지도 않고 산행로가 잘 닦여 있어서 여유있게 산행을 즐기기에도 좋은 꾀꼬리봉은 사실 영남알프스 산군의 남서쪽 끄트머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특이하게 들릴 수도 있는 산 이름은 옛날 이 산에 꾀꼬리가 많이 살아서 붙었다는 설도 있고 정상 바로 아래에 꾀꼬리암이라는 큰 바위가 있어서 붙었다는 설도 있다. 여하튼 꾀꼬리봉이라는 산 이름은 꽤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는 이름이다. 산줄기로 치자면 영남알프스 주봉인 가지산에서 운문산, 범봉, 억산, 구만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 줄기에 걸쳐있다. 육화산에서 좀 더 남하한 운문지맥은 중산에 이르러 엄광리를 둘러싸고 두 줄기로 갈라진다. 지맥의 본줄기는 서쪽으로 틀어 낙화산 보담산을 거쳐 비학산까지 이어져 밀양강으로 숨어드는데 꾀꼬리봉은 중산에서 곧장 남동쪽으로 이어진 또 하나의 산줄기에 속한다. 중산에서 석이바위봉을 거쳐 꾀꼬리봉을 지나 화지산에 닿아 그 맥을 다하는 것이다. 꾀꼬리봉은 전체적으로 봉우리 3개가 새의 날개처럼 펼쳐지면서 일직 손씨와 밀양 손씨의 집성촌인 밀양시 산외면 다죽리를 감싸안고 있는 형세의 육산이다.




   

산외면체육회가 세운 꾀꼬리봉 정상석은 앙증맞다.
원점회귀로 진행되는 꾀꼬리봉 산행의 들머리는 다죽리 다원1구의 24번 국도 옛길 다원버스정류소 앞 한국수자원공사 밀양댐관리단 대형 입간판이다. 이후 산행은 혜산서원 입구(다원길 11번지 뒷편)~지능선 갈림길~화지산 밑 갈림길~다원고개~능선갈림길~481m봉~꾀꼬리봉 정상~안부갈림길~전망대(353m봉)~갈림길~평전산~공동묘지~죽원재사(모당샘)~산외면사무소~다원버스정류소 순이다. 총거리는 8.5㎞로 짤막하고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20분, 휴식과 식사 시간을 포함하면 4시간30분가량 걸린다.

대형 밀양댐관리단 입간판에서 도로를 따라 100m쯤 가면 우측으로 혜산서원 이정표와 진입로가 있고 그 맞은편에 시골집이 보인다. 다원길 11번지다. 이 시골집의 야외화장실 뒤에 열려 있는 산길로 오른다. 지난해 봄 영남알프스 둘레길 답사 때 취재팀이 매달아 놓은 리본이 눈에 들어와 반가움을 더한다. 산 사면을 타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행로는 낙엽이 쌓여 포근한 느낌이다. 7분쯤 가면 지능선 갈림길. 우측으로 능선길을 따른다. 솔잎이 유난히 많이 깔려 있는 이 길 역시 완만하고 걷기 편한 오르막이다. 13분 뒤 화지산 밑 Y자 갈림길에서는 직진하지 말고 우측 사면 길로 방향을 잡는다. 3분 후 X자 사거리인 다원고개에 닿는다. 여기까지가 지난해 영남알프스 둘레길 제13코스 답사 때와 겹친 구간이다. 직진해서 왼쪽 길을 잡으면 남기리 양덕마을로 내려서게 되고 우측 1시 방향 능선길은 꾀꼬리봉 가는 산행로다. 한동안 걷기 좋은 능선길이 이어진다. 여린 둥치의 대나무들이 무리를 이룬 대숲이 산길을 감싸고 무명묘도 잇따라 나타난다.

■ 소나무 대나무 늘어선 산길 4시간쯤 걸어

   

취재팀이 하산길 도중 전망대에서 주변을 살피고 있다.
15분쯤 거의 높낮이 없는 능선길을 따른 후 본격적으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산 밑에서 볼 때는 경사가 약해 보이지만 막상 맞닥뜨리면 의외로 가파르다. 오르막 중간에 또 한번 운치 그윽한 대숲 구간을 지나고 제법 큼지막한 바위 앞을 통과하면 또 한번의 지능선 갈림길에 닿는다. 일단 가장 가파른 구간은 지난 셈이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남기리 남계마을로 향하지만 우측 오르막을 타야 한다. 20분가량 여유롭게 오르면 전위봉인 481m봉에 닿는다. 시원스런 조망은 아니지만 나뭇가지 사이로 정면에 불룩 솟은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 북쪽으로는 석이바위봉(643.3m)을 거쳐 중산(649m)으로 산줄기가 이어지고 있다. 또 왼쪽 엄광리 들판 건너편에는 근교산 마니아들에게 낯익은 보담산(562m) 낙화산(626m)을 이은 산줄기가 중산까지 내달리고 있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하다.

잠시 안부로 내려섰다가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15분이면 족하다. 정상 직전 우측에 눈에 띄는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가 바로 다죽리 주민들이 꾀꾀리암이라 부르는 그 바위다. 산 이름의 기원이 된 바위이기도 하다. 정상에는 무덤이 하나 있는데 정상석은 무덤 뒤 20m 지점에 있다. 주변의 나무가 숲을 이뤄 조망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산바람으로부터 무덤을 포근하게 감싸 주는 역할을 한다. 소박한 마음으로 새해 첫 산행을 떠났던 초심을 다시한번 다잡은 후 오른쪽 가파른 내리막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 평전산 공동묘지 통과 후 임도따라 하산

   

산행 들머리인 밀양시 산외면 다죽리 다원1구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꾀꼬리봉 전경.
20분쯤 내려서면 안부 갈림길이 나오는데 무시하고 곧장 직진, 약간 오르막을 타면 353m봉 우측 전망바위에 닿는다. 한적한 숲길 위주의 산행로로 구성된 이번 코스에서 유일한 전망대다. 다죽리 일원은 물론이고 그 남쪽의 다원들, 칠리탄, 칠탄산, 일자산, 밀양강, 추화산성,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살짝 내려서면 10여분 후 또 한번 난 갈림길을 만나는데 우측 길은 무시하고 직진한다. 2분 후 닿는 펑퍼짐한 봉우리가 지형도상의 평전산(平田山·216m)이다. 우측으로 100m쯤 가면 다죽공동묘지다. 봉분들 사이로 1시 방향으로 길이 있다.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것 같은 느낌으로 묘지를 통과하면 임도가 나오는데, 중간의 몇 차례 좁은 길은 무시하고 계속 임도만 따르면 15분 후 시멘트길에 닿는데, 그 우측 개울 건너편에 죽원재사(竹院齋舍)가 보인다. 또한 죽원재사 뒤편에는 옛 사람들이 개울물에 마음을 씻은 곳이라는 뜻의 한자인 '세심(洗心)'을 음각한 바위도 있다. 죽원서당으로도 불리는 죽원재사 마당에는 희귀한 소나무인 백송이 한 그루 서 있어 이채롭다.

죽원재사 입구에서 왼쪽 넓은 길 대신 정면의 계단으로 내려서면 '모당샘(毛唐泉)'이 있다. 이 샘물은 고려말기 중국 원나라의 횡포를 피해 이 마을로 피난온 중국사람 모 씨와 당 씨가 우물 삼아 팠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말과 조선 초기 관리까지 역임한 당성이란 사람이 밀양 당씨의 시조다.

모당샘에서 골목길을 따라 2분쯤 걸으면 옛 24번 국도에 닿고 우측으로 꺾으면 산외파출소와 산외면사무소가 나온다. 출발지까진 지척이다.


◆ 떠나기전에

■전통고택·서원 밀집한 산외면 다죽리 마을

- 다원1구는 일직 손씨·다원2구는 밀양 손씨 집성촌… 혜산서원 죽원재사 등 들러볼 만



   

날머리 즈음에 있는 죽원재사는 조선 선조때 충신 오한 손기양을 향사한 재실이다.
밀양 꾀꼬리봉 산행의 기점인 산외면 다죽리는 면 소재지이면서 고택과 서원, 유적 등이 밀집해 있는 전통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일직 손씨와 밀양 손씨 등 양대 손씨가 각각 다원1구 마을과 다원2구 마을로 나뉘어 집성촌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다원1구의 일직 손씨 집안 내력과 선조들의 선비 정신이 집약된 곳은 혜산서원(惠山書院)이고 다원2구 밀양 손씨 가문의 중심은 죽원재사(竹院齋舍)다. 경남도 유명문화재297호인 혜산서원은 조선 세종~단종 시대에 통정대부호조참의와 집현전 학사를 역임한 격재 손조서를 추모하기 위해 1753년 서산서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립됐다. 격재 손조서는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르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 용연정을 짓고 후학들에게 학문을 가르쳤고 세조의 수차례에 걸친 부름에도 벼슬을 사양하고 은거한 충 절 의가 빛나는 문신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학식과 덕망은 점필재 김종직의 반열에 이르고 한훤당 김굉필, 일두 정여창 등의 성리학자들이 스승으로 모셨던 대학자이기도 하다. 조선 후기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이 내려지자 서산고택, 철운재 등으로 편액을 바꿨고 여타의 서원과 달리 내부에 담장을 설치했는데 이는 서원철폐령 이후 서원이 아닌 재실과 가정집으로 위장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1971년 옛 서원 터를 확충해 각 지역에 흩어져 있던 일직 손씨 오현(五賢)들을 한 곳에 모시고 혜산서원이라고 부르게 됐다. 경내에 600년 된 차나무가 세 그루 있다.

다원2구의 죽원재사는 조선 선조 때 문과에 급제, 성균관 전적과 울주판관 경주제독 창원대도호부부사 등을 지냈고 임진왜란 당시 밀양 석동산에서 의병을 일으켜 왜군과 싸우기도 한 오한(鰲漢) 손기양(孫起陽) 선생을 향사한 곳이다. 그는 사헌부와 사간원에서 벼슬을 하고 상주목사로 재직 중 광해군때 정치가 혼탁해지자 낙향해 마을 앞 들판인 다원들 남쪽의 칠리탄 하천변 칠탄서원(칠탄정)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영남의 유명 유학자들과 교유했다. 특히 퇴계 이황의 학통을 이은 정구(鄭逑) 선생과는 아주 깊은 관계를 맺었던 성리학자다. 죽원재사에는 입구에 아름드리 노송이 늘어 서있고 경내에는 희귀목인 백송이 있다. 산행 후 들러볼 만하다. 올해는 특히 임진왜란 발발 420주년이 되는 임진년 아닌가.


◆ 교통편

- 밀양IC에서 내려 표충사 방향 우회전

경부선 열차 편으로 밀양역까지 간다. 무궁화호는 부산역 기준 오전 5시10분부터 20~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43분 소요, 3800원. 밀양역에서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 뒤, 산외면 다죽리를 지나가는 농어촌버스를 이용, 다원 버스정류소에서 하차한다. 오전 6시10분부터 약 30~40분 간격 운행. 하산 후에도 밀양터미널로 가는 농어촌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오후 3시50분, 4시10분, 4시30분 등 자주 있는 편이고 막차는 7시10분.

자가용 이용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에서 내려 톨게이트를 빠져나간 후 우측 얼음골 표충사 방향으로(24번 국도) 약 2.3㎞쯤 진행하다 산외면사무소 방향 램프웨이에서 내린다. 곧바로 좌회전, 굴다리를 통과한 후 산외면사무소 다죽리 방향으로 우회전, 300m쯤 가면 밀양댐관리단 입간판이 있다. 주변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 국제신문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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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오르던 단풍이 지고 산자락을 울려대던 억새 울음소리도 잦아든다. 어느새 산천은 초겨울로 접어들었다. 억새산행이다 단풍산행이다 해서 요란스럽게 유명산들을 들끓게 하던 산행객들도 스산하고 차가운 바람에 밀려 숨을 죽인다. 이 시기, 눈꽃 산행지를 찾으려는 것은 성급한 욕심일 뿐이다. 그렇다고 주말산꾼이 산행을 하지 않고 주말을 나기란 괴로운 일. 이런 산꾼들을 위해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마금산온천을 끼고 있는 창원 천마산(天馬山·372m)~마금산(馬金山·279m)~옥녀봉(玉女峰·315m) 코스를 찾았다.





       
    창원시 북면의 마금산온천을 둘러싸고 있는 천마산~마금산~옥녀봉 코스는 높이에 비해 호쾌한 조망을 보여주는, 알찬 근교산으로 통한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천마산 정상에서 조망을 살피고 있다. 큰 강이 낙동강 본류 줄기이고 그 건너에는 영취산 병봉 등 창녕 땅 명산들이 눈에 든다.

    해발 300m대 안팎의 나즈막한 봉우리 3개를 넘는 짧은 코스지만 의외로 낙동강 주변 조망이 시원하고 제법 가파른 된비알 길과 바위지대도 품고 있어 산을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산행 후에는 6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마금산온천에서 온천욕을 하며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어 싸늘한 초겨울 산행지로는 아주 그만이다. 특히 부산에서 거리가 가까운 데다 산행시간도 3시간 남짓할 정도로 짧기 때문에 주말 저녁 송년모임 약속이 있는 산꾼이라도 충분히 산행 후 모임 참석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천마산과 마금산 사이의 사기정고개에 지난해 봄 들어선 길이 70m짜리 온천구름다리를 걸어보는 재미도 꽤 괜찮은 편이다.










    ■ 300m 안팎 봉우리 3개 넘는 3시간짜리 코스


       
    나뭇가지 위의 청솔모.

    산행은 낙동강변에 자리잡은 창원시 북면 신촌리 바깥신천마을에서 출발해 신촌리의 가장 번화한 곳인 신리마을 북면사무소 앞에서 끝난다. 코스를 좀 더 자세히 요약하자면 바깥신천~전망대~천마산~온천갈림길~사기정고개(구름다리)~마금산~물레재~옥녀봉~창북중~신촌저수지~북면사무소 앞 버스정류소 순이다. 총거리 7.4㎞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2시간50분, 휴식과 식사를 포함하면 3시간40분 정도 걸린다.

    정확한 들머리는 바깥신천마을 버스정류소에서 50m가량 떨어진 낙동강 둑길의 천마산 등산로 이정표 앞이다. 둑 너머 낙동강에는 '나름대로' 거의 마무리됐다고 하는 4대강사업의 흔적이 묻어나고 있다. 이정표에서 도로 건너 보이는 민가 담벼락을 끼고 20m쯤 가서 우측의 수십개 안내리본을 보면서 꺾어 오른다. 곧장 산 속으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완만한 오르막 산행로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마금산에서 물레재로 내려서는 급경사길.

    올 가을 떨어진 마른 나뭇잎들이 융단을 이루고, 그 위를 밟고 가노라면 바스락거리는 기분 좋은 소리에 귀가 호강을 한다. 도시에서 자동차소리, 전화벨소리, 직장 상사 고함소리 등에 시달리던 것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몇 기의 무덤이 모듬을 이룬 묘지를 지나고 조금 더 경사가 급해져 정상이 가까웠다 싶을 즈음, 왼쪽에 탁 트인 조망을 보여주는 전망대가 있다. 멋스럽게 휘어진 굵은 솔가지가 늘어진 아래 널따란 바위에서 바라보면 1300리 낙동강의 중하류 줄기가 유유히 흘러가고 그 건너에는 창녕 부곡면과 밀양 수산면이 겹쳐진다. 더 먼 곳에서는 청도 화악산과 남산의 산군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온다. 눈인사 살짝 나누고 낙동강 줄기 남쪽으로 눈을 돌리니 또다른 창원의 명산인 백월산이 떡하니 버티고 섰다.




    ■ 곳곳 전망대 즐비… 온천구름다리 인상적

       
    지난해 2월 준공한 사기정고개 뒤로 천마산이 보인다.

    2분 후 도착한 천마산 정상에는 한 지역 산악회에서 인근 39개 마을의 자연석을 모아 쌓았다고 밝힌 돌탑이 있고 정상석도 따로 있다. 2만5000분의1 지형도에는 해발 372m로 표기돼 있지만 천마탑이라는 이름의 돌탑에는 365m, 정상석에는 370m라고 표시돼 있는 등 제각각이다. 그러나 천마산 정상에서 펼쳐지는 장쾌한 조망은 이런 의아함 조차 아주 사소한 문제로 치부시켜 버릴 정도로 장관 중의 장관이다. '가슴이 뻥 뚫린다'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불과 300m대의 산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낙동강 본류와 그 너머로 보이는 창녕 영취산과 병봉, 화왕산, 청도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그림이 한 폭의 산수화나 다름 없다.

    이제 첫 번째 봉우리를 올랐으니 한동안 내리막이다. 체육공원을 지나고 12분 후 온천장 쪽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다. 그러나 사기정고개 방향으로 직진한다. 2분 후 전망대에서 보면 사기정고개의 주황색 온천구름다리와 그너머로 가야 할 마금산, 옥녀봉 등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오고 멀리 무릉산까지 보인다. 나무데크를 지나면 어느정도 가파른 내리막은 끝나면서 길이 완만해진다. 솔향 진한 산책로같은 길을 따르면 저수조를 지나고 곧바로 사기정고개 온천구름다리에 닿는다. 지난해 2월 이 다리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도로까지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야 했지만 이 현수교 모양의 주황색 구름다리로 인해 그같은 불편은 덜었다. 또한 이 다리 자체가 볼거리이기도 하고 일행끼리 줄을 서서 통과하면 그 출렁거리는 느낌이 꽤 짜릿하다.

    길지는 않지만 마금산 정상까지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15분쯤 오르고나면 우측에 또 한 차례 전망대를 만난다. 거쳐왔던 천마산과 그 아래로 낙동강과 하천리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나무데크를 지나니 곧바로 팔각정이 있는 마금산 정상이다. 이 곳 역시 조망은 뛰어나다. 동북쪽 산 밑으로 마금산온천지구가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어서 빨리 산행을 마치고 온천욕 할 생각에 뜬금없는 조급함이 밀려온다.



    ■ 산행 중 흘린 땀 온천탕에서 씻으면 시원

       
    옥녀봉에서 창북중으로 하산할 때 만난 무덤의 석물들.

    정상 직전의 나무데크쪽으로 20m가량 되돌아 가서 왼쪽으로 틀어 길을 잇는다. 오르막이 경사졌으니 자연스럽게 내리막도 꽤 경사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게 험하지는 않다. 10여분 후 이정표상 '신리 0.8㎞' '옥녀봉 0.6㎞'가 표시된 안부 갈림길에 닿는데, 이곳이 바로 물레재다. 물레재는 인근 마을들에서 천마산과 마금산 옥녀봉에 전해오는 전설(미니 박스기사 떠나기 전에 참조)과 관련이 깊은 지명이다.

    이제 다시 오르막. 옥녀봉을 향해 가파른 경사가 이어진다. 등줄기에 제법 땀이 흐른다 싶을 즈음 산불감시초소가 설치돼 있는 옥녀봉 정상이다. 조망은 앞서 올랐던 마금산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본격적인 하산 방법은 두가지다. 진행 방향으로 직진해서 크게 돌아 내려가는 방법과 왼쪽 능선을 타고 가는 방법이다. 취재팀은 창북중 방향으로 곧장 내려선다. 익살스런 문인석 무덤이 귀엽다. 20분 뒤 감나무밭을 지나면 창북중 뒤편이다. 왼쪽으로 꺾어 마을을 통과하면 신촌저수지 앞이다. 잠시 옷의 먼지를 털어내고 차도 옆 인도를 따라 왼쪽으로 꺾으면 날머리인 북면사무소 앞 버스정류소다. 300m쯤 떨어져 있는 온천탕에 '풍덩' 뛰어 들 생각에 산행을 마쳤지만 걸음은 더 빨라진다.


    ◆ 떠나기 전에

    - "마금산과 옥녀봉은 사이 좋은 고부지간"

       
    마금산 정상 직전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조망은 천마산 정상의 풍광과 닮은 듯하지만 다르다. 하천리 일대 논들이 더 많이 드러나면서 강과 들판의 상생을 생각케 한다.

    온천산행지로 인기가 높은 창원 천마산~마금산 ~옥녀봉 코스에는 언제인지 모를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산 이름과 지명이 대부분 이 전설들로부터 기원하고 있다.

    원래 마금산의 이름은 마고산이었다. 마금산으로 바뀐 것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온천을 현대식으로 개발한 이후의 일이다. 지역 주민들은 아직도 마고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고산이라는 이름은 마고할미가 사는 산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마고할미를 시어머니로, 건너편 옥녀봉은 며느리로 보고 고부간에 사이좋게 물레질을 했는데 물레재는 바로 마고할미와 며느리 옥녀가 함께 쓰던 물레를 놓았던 곳이라고 한다. 천마산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천마가 살았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 교통편

    - 마산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 이용

    부산서부버스터미널(051-559-1000)에서 마산행 시외버스를 탄다. 새벽 5시40분부터 7~8분 간격 운행, 3500원. 마산 합성동버스터미널앞에서 마금산온천(북면온천)을 경유해 바깥신천마을까지 가는 21번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산행 후 북면사무소 앞에서는 합성동버스터미널까지 가는 20, 21, 24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자가용 이용시 남해고속도로 북창원톨게이트를 빠져나가자 마자 우회전 한 후, 마금산온천 쪽으로 좌회전(79번 국도)한다. 5㎞가량 이동 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좌회전(60번 지방도)한다. 북면사무소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 7분쯤 가면 바깥신천에 닿는다. 산행 후 차량회수는 북면사무소 앞에서 11, 15, 21, 25번 버스를 타면 바깥신천까지 갈 수 있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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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정맥은 백두대간 구간인 강원도 태백시 매봉산(1303.1m) 인근 피재에서 남동쪽으로 분기돼 구봉산 백병산 주왕산 등을 거치며 동해안을 따라 남하, 부산 다대포 몰운대에서 바다와 만나는 산줄기다. 총거리는 412.3㎞ 쯤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측정치는 사실상 그 누구도 단정하기 힘들다. 혹자는 351㎞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산꾼마다 다르고 산악회마다 다르게 주장하기 일쑤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포항 병풍산 정상 부근 산불감시초소 앞 억새밭을 지나고 있다. 길다란 골짜기 우측으로 낙동정맥 줄기를 이루는 사관령 침곡산 태화산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치달리고 있다.

    포항시의 많은 오지마을중에서도 가장 오지마을인 죽장면 상옥리와 하옥리 의전경이다. 고산분지로 옥계계곡이 흘러가고 울퉁불퉁한 여덟암봉 팔각산의 모습이 시원하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 주 답사한 경북 포항 병풍산(811m) 코스는 바로 이 낙동정맥의 상징적 중간 지점인 벼슬재(일명 배실재)를 아우르는 내륙의 한적한 능선산행코스다. 또 들머리인 포항시 기북면 성법리(省法里)는 나라에 역모죄를 지은 사람들을 천민으로 강등시킨 후 이곳에 집단 수용해 무기류와 농기구 토기 등을 생산케했던 일명 '성법 부곡(部曲)'이 있던 곳. '부곡'이란 신라시대부터 조선 말기까지 존재했던 일종의 집단 생산구역으로 당시 신분제도 상 천민이나 역모죄를 지은 사람들을 깊은 산골짜기 등에 수용했던 것을 일컫는다. 그만큼 이 마을이 옛날에는 오지 중의 오지로 통했다는 반증일 터. 물론 지금은 도로가 잘 뚫려 있어서 옛날과 같은 오지의 분위기는 많이 줄었지만 당시 벼슬아치들만 넘나들 수 있었다는 벼슬재나 사관령 등은 고스란히 산행코스에 포함돼 있어 오지산행의 느낌도 일정 부분 맛 볼 수 있다. 게다가 날머리인 덕동민속마을에서는 운치 있는 숲과 고택들이 즐비해 고즈넉한 '시간여행'을 겸한 산행지로도 안성맞춤이다.

    ■ 내륙 오지 15㎞코스… 6시간은 잡아야 넉넉

     


     



     

       
    병풍산 정상에서 낙동정맥으로 이어지는 성법령.

    크게 보면 경북 포항시 기북면 오덕리 덕동마을과 성법리를 한 바퀴 도는 산행코스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성법리 삼보암 입구~삼보암~갈림길~청안 이씨묘~758m봉~갈림길(산불초소)~병풍산 정상(811m)~갈림길(산불초소)~성법령~709.1m봉(낙동정맥 합류)~GPS 781m봉~사관령(782m)~갈림길~여강 이씨 묘~598m봉~벼슬재~임도 갈림길~덕동 고택앞~덕동민속전시관~덕동교로 이어진다. 총거리는 15㎞가량. 짧지는 않은 편이다.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10분, 휴식과 식사 등을 포함하면 6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성법리에서 성법령 방향으로 921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보면 도로 우측에 삼보암 입구 표지판이 보인다. 이곳에서 정면 우측의 병풍산을 한차례 살펴보고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입한다. 임도 주변 과수원에는 빨간 사과와 누런 배가 탐스럽게 익어간다. 10분쯤 가면 삼보암. 아담한 규모의 절집이다. 100m쯤 가서 개울 합수지점 다리를 건넌다. 왼쪽 계곡은 안세이지, 오른쪽은 골뱅이골지라 불리는데, 포장 임도를 버리고 왼쪽 골짜기 방향 비포장길을 택한다. 곧이어 청안 이씨묘, 밀양 박씨묘, 파평 윤씨묘를 잇따라 지나고 달성 이씨묘에서는 무덤 뒤쪽 능선길을 따른다. 완만한 경사로. 곳곳에 간벌작업으로 인해 베여 나간 나무둥치들이 널려 있기도 하다.



    조금씩 경사가 급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우뚝한 봉우리다. 758.1m봉. 개울 앞 갈림길에서 1시간10분가량 걸렸다. 왼쪽의 능선길을 따른다. 평평한 분지와 같은 지역을 통과해 20분쯤 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설치된 갈림길. 이곳은 낙동정맥에서 분기된 소위 비학지맥과 내연지맥이 함께 통과하는 지점이다. 향후 코스는 왼쪽으로 이어지지만 병풍산 정상은 우측 200m쯤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단 정상으로 갔다가 돌아온다. 주변 조망도 별로 시원스럽지 않은 데다 모양새도 펑퍼짐한 병풍산 정상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 아쉬움에 취재팀이 근교산 리본 뒷면에 '병풍산 정상'이라고 표시해 놓고 산불감시초소로 돌아간다.

    ■ 정상 부근 아담한 억새밭서 본 풍광 압권

    코스모스 핀 아름다운 이길이 아닌가뵈~하고 돌아나오고 있다. 병풍산을 감싸는 계곡중 우측계곡인 골뱅이골지로 들어가는 길이다.
    좌측계곡 또한 사람의 귓속처럼 복잡하다하여 안세이지로 부르는 것은 아닌지...

     

       
    덕동문화마을의 대표적 고택 중 하나인 사우당.

    초소 주변에는 운치 만점의 아담한 억새밭이 자리잡고 있고, 앞뒤 전망도 시원하다. 산행의 피로가 한 방에 날아가는 느낌. 진행 방향 정면인 서쪽의 큰 산줄기는 낙동정맥 주능선이다. 그 줄기를 따라 남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사관령과 침곡산, 멀리 영천 보현산까지 눈에 들어온다. 억새밭에서 남쪽 정면을 보면 경주 안강읍과 포항 기계면 사이의 산인 봉좌산이 보이고 그 너머 아주 먼 곳에 가지산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의 산봉우리들까지 눈에 들어와 시원스럽다. 또 몸을 돌려 보면 멀리 매봉과 향로봉 내연산 등 포항의 준봉들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오고 북쪽 정면 아주 먼 곳에는 국립공원인 주왕산 자락까지 아스라히 펼쳐진다. 특히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암봉인 팔각산이 인상적이다.





     

       
    덕동문화마을의 개울가에 자리잡은 용계정.

    산불초소에서 내리막을 타면 작은 전망바위가 있고 이후 7분 정도면 쉼터와 화장실이 설치된 921번 지방도에 닿는다. 이 곳이 바로 포항시 기북면과 죽장면 사이에 위치한 성법령이다. 낙동정맥 종주꾼들에게는 구간 기점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고개마루. 우측 죽장면 표지판 쪽으로 방향을 잡고 '죽장 상옥 슬로우시티' 홍보용 대형 입간판에서 20m쯤 더 가면 도로 건너편에 낙석 방지 철조망이 일부 제거된 곳이 보인다. 수많은 산꾼들의 손 때 묻은 안내리본이 매달려 있는 산행로 진입지점이다. 이 곳으로 진입, 능선길을 따라 10분쯤 오르면 낙동정맥과 비학지맥 내연지맥이 분기되는 709.1m 봉이다. 바닥은 콘크리트 헬기장이고, 정맥과 지맥의 분기점 답게 좌우로 수십개의 산행리본이 어지러울 정도로 매달려 있다. 왼쪽(남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지금부터는 일부이긴 하지만 낙동정맥을 따르게 되는 것이다.

    10분쯤 서서히 오르막을 타면 GPS수신기 표시 기준 해발 781m인 작은 봉우리에 오른다. 낙동정맥 길은 살짝 왼쪽으로 휘어지며 이어진다. 이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능선산행을 40분가량 하면 해발 782m인 사관령(士官嶺)에 닿는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이 고개는 그 옛날 관리들이나 겨우 넘나들 수 있었다고 전해져 오는 곳이다. 봉우리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 낙동정맥 상징적 중앙인 '벼슬재'서 하산

       
    병풍산 정상에서 성법령으로 내려서다 만난 전망바위. 오른쪽에 낙동정맥 주능선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

    왼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20분쯤 내려서서 안부를 지나 다시 5분쯤 더 가면 갈림길. 왼쪽은 성법리로 하산하는 길이지만 취재팀은 능선길로 직진한다. 15분 후 작은 봉우리 위에 위치한 여강 이씨묘를 통과, 재차 15분쯤 가면 GPS 표시 기준 598m인 봉우리를 지난다. 이후 왼쪽으로 틀어 내리막을 타면 10분 후 소위 '낙동정맥 중간 지점'이라고 알려져 있는 벼슬재(일명 배실재)다.

    동쪽의 포항시 기북면 오덕리 덕동마을과 고개 넘어 서쪽의 죽장면 가사리의 경계인 이 고개는 벼슬아치들만 넘나들 수 있었다고 전해온다. 덕동마을에는 철이 많이 났고 가사리에는 솥 생산을 많이 했다고 한다.

    벼슬재에서 낙동정맥을 이탈, 왼쪽 내리막으로 하산한다. 길은 우마차도 갈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한 데다 갈 지(之)자 형태를 띤 구간도 많다. '높으신 분'들이 쉽게 넘나들 수 있도록 한 것 같은 느낌. 여하튼 산꾼에겐 고마운 일이다. 20분쯤 여유 있게 내려서면 임도를 만나는데 왼쪽으로 꺾는다. 200m가량 가면 골짜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지며 길이 이어진다. 10분 후 덕동마을의 고색찬연한 고택들이 산꾼들을 반겨준다. 마을 길을 통과하면 덕동민속전시관 주차장을 지나고 3분 후 날머리인 덕동교에 도착한다.


    ◆ 떠나기 전에

    - 양동마을 못잖은 덕동문화마을 둘러볼 만

    산행 날머리인 오덕리 덕동마을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에 비해 규모 면에서는 작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유서 깊은 민속마을이다. '덕동문화마을'로 지정된 이 마을에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243호로 지정된 용계정(龍溪亭), 경북 민속자료 제81호인 사우당(四友堂)고택, 민속자료 80호인 애은당(愛隱堂)고택 등 옛 정자와 고택이 즐비하다. 게다가 2006년 '생명의 숲 국민운동본부'가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한 송계숲이 마을 앞 개울을 따라 펼쳐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동쪽으로는 소위 '비학산 칼국수'로 유명한 비학산이, 북쪽으로는 병풍산, 서쪽으로는 낙동정맥 줄기의 침곡산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덕 있는인물들이 많다는 뜻에서 덕동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 마을은 경주 양동마을과 옥산서원을 대표하는 조선시대 거유(巨儒) 회재 이언적의 동생 이언괄의 4대 손인 이강이 양동마을에서 이곳으로 이주, 거처를 정하면서 대대로 여강 이씨의 집성촌이자 내력 있는 선비마을로 전해오고 있다.



    마을 입구의 덕동민속전시관에는 수많은 종류의 고문서와 기록물, 용품 등이 전시돼 있기도 하다. 이 기록물의 가치를 인정받아 올해 국가기록원으로부터 '기록사랑마을(제4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편 조선시대에는 마을 북쪽의 성법리에 있던 성법부곡을 관리감독하던 관청이 이곳에 자리잡고 있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산행 후 찬찬히 둘러볼 만 한 마을이다.



    ◆ 교통편

    - 경주 안강읍 포항 기계면 거쳐 청송 쪽으로

    부산 노포동버스터미널에서 포항행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새벽 5시30분부터 10~15분 간격, 1시간20분 소요. 7700원.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앞 도로 건너편 버스정류소에서 대각~포항역간 운행하는 녹색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육거리약국에서 내린다. 이곳에서 다시 성법행 녹색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오전 6시30분부터 밤 10시30분까지 30분 간격 운행. 1시간30분 소요. 성법리에서 내려 성법령 쪽으로 10분쯤 걸으면 들머리인 삼보암 입구가 나온다.



    경부고속도로 경주요금소를 통과한 후 직진, 오릉네거리에서 좌회전 한다. 강변도로를 따라 경주시외고속버스터미널과, 태종무열왕릉 입구 등을 지나 금장교 앞에서 좌회전 다리를 건너 현곡면 방향으로 간다. 이후 금장교차로에서 68번 지방도로를 타고 포항 안강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17㎞쯤 이동 후 안강IC에서 안강 기계 방면으로 우회전(68번 지방도), 곧이어 다시 교차로에서 기계 방면으로 우회전 한다. 7㎞쯤 가다가 달성네거리에서 청송 기계 방면으로 좌회전, 다시 9㎞쯤 가서 기계삼거리에서 기북방면으로 우회전(921번 지방도) 한다. 이후 10분 정도면 덕동마을 앞을 통과, 성법리에 닿는다. 성법리 마을을 통과하면 삼보암 안내판이 있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69,


     

  • 국제신문
  •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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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세와 이별한다'는 뜻을 지닌 속리산(俗離山·1057.7m)은 두 말할 필요 없는 명산이다. 과거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대부분의 중학교에서 수학여행을 법주사와 문장대로 떠났을 만큼, 현재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 본 산이기도 하다. 비록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의 경계에 있어 부산 울산 경남에서는 그만큼 멀게 느껴지지만 유년기의 아련한 추억이 머물고 있기에 다른 산에 비해 친숙한 느낌을 준다.




       
    국내 대표적 암릉산행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속리산 묘봉 정상에 오르면 충북알프스라고 불리는 내륙의 명산들이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취재팀이 묘봉 정상에서 상학봉 비로봉 등 지나온 서쪽 능선 암봉들을 살펴보고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 주 인간 세상의 먼지와 때를 씻어내고 자연과 하나 되는 속리산 줄기의 묘봉(妙峰·874.0m)을 찾아갔다. 속리산 능선 가운데 서북쪽 끄트머리에 해당하는 묘봉 코스는 바위 산으로 이름난 속리산에서도 특히 기기묘묘한 암릉과 암봉이 발달한 구간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묘봉인가.

    사실 상학봉과 묘봉을 잇는 구간은 속리산 뿐 아니라 전국의 명산들을 통틀어서도 손에 꼽히는 암봉 코스다. 길이 험한 만큼 산행의 재미와 빼어난 조망을 원 없이 즐길 수 있어 산꾼들에게 인기가 높다. 게다가 은빛 화강암 바위와 울긋불긋한 단풍잎이 어우러지는 가을철의 묘봉은 진경산수화의 진수를 옮겨놓은 듯한 선경(仙景)을 자랑하기 때문에 특히 단풍산행과 암릉산행을 함께 할 수 있는 코스다. 아직 초록이 덜 지쳐 단풍은 이르지만 곧 붉게 물들테다. 다만 간간히 위험구간을 만나기 때문에 산행 입문 초보자의 경우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비 올 때나 겨울철에도 피하는 것이 좋다.

    ■ 속리산국립공원 서북능 10.5㎞, 6시간 걸려



       
    묘봉 코스는 유달리 로프구간이 많다.

    37번 국도 변에 위치한 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1리의 음식점 '묘봉두부마을'이 들머리다. 코스는 운흥1리 마을회관~이정표~토끼봉 하단 갈림길(이정표)~진터골~안부~통천문(토끼봉 상단 갈림길)~비로봉~돌탑~개구멍~굴바위~신정리 이정표~상학봉~개구멍~암릉표지석~묘봉~북가치~미타사앞 임도~운흥2리 표지석~화북면 서부출장소로 이어진다. 완전한 원점회귀 코스는 아니지만 들머리와 날머리가 걸어서 20분 내 거리이기 때문에 자가용 운전자의 차량 회수에도 큰 문제는 없다. 코스 총거리 10.5㎞, 주말 산꾼 보통 걸음으로 6시간 정도 걸린다.

    음식점인 '묘봉두부마을' 앞에서 남쪽으로 병풍처럼 둘러 선 묘봉~상학봉~비로봉 줄기와 산행 안내판을 번갈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한 차례 한 후 운흥1리 마을회관 쪽 골목길로 들어선다. 회관을 지나면 정식 속리산국립공원 안내도가 있다. 다시한번 묘봉~상학봉 능선을 바라본 후 개울을 따라 골짜기 안으로 진행한다. 10분 후 첫번째 이정표. 문장대 9.1㎞ 묘봉 4.2㎞ 상학봉 3.9㎞를 가리킨다. 다시 5분쯤 가면 주의해야 할 두 번째 이정표다. 우측으로 '상학봉 2.9㎞'를 표시하고 있다. 암릉 위험 경고 문구도 보인다. 직진하면 토끼봉 방향이지만 위험하기 때문에 국립공원사무소 측에서 우측 방향으로 오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취재팀 역시 이정표가 가리키는 우측으로 길을 잡는다. 서서히 한적한 숲길의 분위기가 완연해 지면서 어느새 깊은 산중의 풍취가 물씬하다.


    ■ 기묘한 바위 즐비… 한국 대표 암릉산행지

       
    수많은 기암 중 하나인 스핑크스 바위.

    진터골 계곡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능선안부. 우측으로 가면 매봉 미남봉을 거쳐 활목고개까지 연결되고, 좌측은 묘봉 정상 가는 길이다. 묘봉 2.9㎞, 상학봉 1.9㎞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보면서 왼쪽 오르막으로 길을 잡는다. 서서히 집채 만한 크기의 바위들이 나타나면서 빼어난 전망을 드러낸다. 곳곳에 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진 전망대가 즐비하다. 옅은 안개가 끼는 듯 하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 흡사 선경을 방불케한다. 15분 후 바위 자체가 언덕을 이루는 전망대봉에 오르면 앞으로 가야할 암봉들이 성난 파도 너울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총 12개를 넘어야 하는 암봉 코스의 첫 번째 봉우리에 선 것이다. 이 봉우리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암릉산행이 시작된다.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막을 타면 5분 후 '상학봉 1.3㎞' 이정표를 지나고, 로프를 잡은 채 비스듬한 암벽을 오른다. 앞으로 줄기차게 나타나게 될 로프와의 조우다. 그런데 로프 마디 사이에 장력 약한 스프링이 함께 장착돼 있고 철사도 연결돼 있어 자칫하면 손을 다칠 위험이 크다. 무슨 이유로 스프링과 철사를 장착해 놓은 것인지, 의아하기만 하다. 로프를 잡고 오르면 널찍한 마당바위 위다. 이곳 역시 조망만큼은 기가 막히다. 다시 로프를 잡고 내려서서 좀 더 진행하면 암봉 앞에서 좌우로 길이 갈린다. 왼쪽은 암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우측은 우회로다. 왼쪽 길을 택해 암봉으로 오르면 상모봉(772m)이다. 정상석은 없다. 전방 왼쪽으로 토끼봉 능선 암릉이 눈앞에 펼쳐진다.



    ■ 바위굴만 5개 산행 재미 듬뿍… 조망도 일품

       
    구름과 암릉이 어우러진 묘봉은 비경 중에 비경이다.

    다시 내려서면 순간적으로 능선길이 편해진다고 느껴지는데, 그 순간 왼쪽에 바위문이 보인다. 험로인 토끼봉 능선에서 올라와 주능선으로 합류하는 곳이다. 일명 통천문으로 불리기도 한다. 입구는 좁아 보이지만 살짝 들어가 보면 의외로 확 넓어진다. 다시 주능선으로 돌아와 원래의 진행 방향으로 30m쯤 가면 왼쪽에 거대한 바위 틈 사이 약 1m 정도의 통로가 보이는 데 다시 한번 이곳으로 나가보면, 토끼봉과 모자바위 주전자바위 등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주능선으로 복귀, 1분쯤 가면 상모봉 직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한 길과 만난다. 좀 더 가면 가평 이씨 묘를 지나고 또다시 바위 앞 갈림길에서 왼쪽 길을 택해 오르면 널찍한 전망대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조금 더 이어가면 비로봉(830m)이다. 선계(仙界)에 들어선 듯, 조망은 빼어나지만 눈 앞 어딘가 있을 상학봉과 묘봉은 도통 분간할 수가 없다. 암봉이 너무 많고 안개까지 뒤덮여 있으니….



       
    이창우 산행대장이 절벽 위 개구멍을 통과하고 있다.

    로프를 잡고 조심 스럽게 내려서다가 암봉 허리춤을 타고 왼쪽으로 휘돌아가면 돌탑 있는 안부에 닿는다. 왼쪽 철계단을 타고 가파른 오르막을 치면 암봉 하나를 넘는다. 다시 내려서는 길에 로프를 잡고 개구멍을 통과해야 하는데, 통과 후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천길 낭떠러지다. 조심해서 내려선 후 왼쪽으로 널찍한 굴바위를 통과한다. 악천후 때 임시 대피소로 삼아도 될 만큼 큰 규모의 바위굴이다. 또 다른 통천문이라고 해도 되겠다. 왼쪽으로 살짝 돌아가서 약간 오르막을 타면 널찍한 마당바위와 멋진 소나무가 있는 암봉. 이제 상학봉이 눈 앞이다. 살짝 내려서서 '신정리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통과, 직진하면 4분 후 상학봉(862m)에 닿는다. 정상부 바위로 오를 수 있던 철사다리는 제거돼 없어졌지만 살짝 옆쪽으로 비켜 서면 지나온 암봉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북쪽으로는 묘봉과 그 뒤 관음봉 문장대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선의 장쾌한 풍광도 고스란히 파인더에 잡힌다.



    ■ 암벽 로프구간 많아 산행 안전 주의 필요

       
    장닭의 볏인가, 용의 등뼈인가. 들머리인 운흥1리에서 보면 묘봉 암릉의 울퉁불퉁한 골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상학봉~묘봉 구간은 지금까지 통과한 암릉 코스의 험준함을 비웃을 만큼 좀 더 험악하다. 하지만 그만큼 짜릿함을 훨씬 많이 맛볼 수도 있는 구간인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스핑크스를 닮은 기묘한 형상의 바위를 지나 내려선 후 다시 로프구간을 만나는데, 전체 코스에서 만난 것 중 가장 긴 로프다. 2단으로 이어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0분 후 또 하나의 개구멍을 지난 후 사다리와 로프구간을 잇따라 통과한다. 오르내림의 연속이다. 개구멍에서 25분 가량 가면 비로소 '암릉(해발 860)' 표지석과 '묘봉 0.3㎞'가 표시된 곳에 닿는다. 살짝 넘어서서 사다리를 통과하고 왼쪽 우회로를 타고 올라 뿅뿅다리를 건너 오르면 마침내 해발 874.0m인 묘봉 정상이다. 충북 청주대학교 출신인 고(故) 고상돈 산악인을 추모하는 나무기둥이 반겨준다. 서쪽으로는 상학봉을 포함한 지난 암봉들이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도명산 낙영산 등의 명산들이, 또 동쪽으로는 관음봉과 문장대,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선이 파노라마를 이룬다.



    이정표 상 '관음봉 3.3㎞' 방향으로 로프를 잡고 살짝 내려서자마자 왼쪽으로 꺾어 10여 분 가면 북가치고개 사거리에 닿는다. 우측 길은 관음봉 문장대로 이어지는 능선이지만 '위험구간 폐쇄' 안내판이 보란듯이 서 있다. 고개를 넘어 직진,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길은 순하디 순한 길이다. 20분 후 '묘봉 두부마을' 갈림길이 나오지만 직진해서 내려간다. 다시 20여분 걸으면 미타사 입구 임도에 닿고 이후 날머리인 운흥2리에 있는 화북면서부출장소까지는 임도를 따라 15분만 걸으면 된다.



    ◆ 떠나기 전에

    - 속리산 묘봉 암릉은 9000만 살 어르신

    기기묘묘(奇奇妙妙)한 바위들과 암봉이 수없이 늘어 선 속리산 묘봉 산행을 하다가 문득 언젠가 읽었던 책 한 권이 생각났다. 국제신문 부설 부산과학연구소 손동운 소장이 본지 생활과학부 기자 시절 부산지역 지리학 및 지질학 교수단과 함께 발로 쓴 '우리 산, 땅의 자취 답사기…산에도 역사가 있다(부산대출판부)'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속리산 문장대는 마그마가 지하 수㎞에서 서서히 굳어진 화강암이며 방사성 연대측정 결과 그 나이가 대략 9000만 살에 이른다.



    묘봉 역시 문장대가 속한 속리산 능선에 위치한 점으로 미뤄 나이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이는 부산 금정산(약6500만~8000만 살)보다는 '형님'인 셈이고 월악산(9000만~1억 살), 인수봉 만경대 백운대 등 3개의 거대 암봉을 지닌 탓에 옛부터 삼각산이라고 불린 북한산(1억3000만~1억8000만살)에 비해서는 '동생'인 셈이다. 억겁의 세월을 거친 이 땅의 산과 바위를 두고 고작 100살쯤 살까 말까한 인간이 이기려 한다는 것부터가 분수를 잊은 행동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산에서 겸손해야 할 또 다른 이유인 셈이다.



    ◆ 교통편

    - 자가용 이용해 속리산IC에서 내려야

    대중교통 이용시 당일 산행이 힘들 정도로 부산에서는 거리가 먼 편이다. 따라서 자가용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3시간 쯤 걸린다.

    우선 대구·부산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 김천분기점까지 간다. 김천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옮겨탄 후 낙동분기점에서 다시 당진상주고속도로를 이용한다. 당진 방면으로 45㎞쯤 가서 만나는 속리산IC에서 내린 후 상장교차로에서 속리산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5.2㎞쯤 간 후 말티교차로에서 보은 방면으로 좌회전 한 후 2.5㎞지점 보은교차로에서 우회전 국도 19호선을 타고 괴산 미원 방면으로 간다. 4.7㎞가량 이동, 봉계1교차로에서 국도19호선을 버리고 우측으로 빠져나가 내북 산외 방면으로 향한다. 575번 지방도다. 원평삼거리에서 우측 길로 직진,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 방향으로 계속 가면 활목고개를 넘어 운흥1리 묘봉 두부마을 음식점 앞에 닿는다. 주차는 식당 주변이나 마을회관 인근에 할 수 있다. 산행 후 차량회수를 위해서는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69,

    • 국제신문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 이창우 개척단장 010-3563-0254




    필자가 촬영한 동영상 파일이 너무 커 국제신문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습니다. 천당과 지옥을 함 느껴보세요..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00&key=20110930.2202819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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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근교에는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 친지 친구와 함께 가볍게 당일 산행을 할 만한 곳들이 많다. 사진은 기장 철마산~망월산 코스 산행 중 거치게 되는 억새 군락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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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金井山·801.5m)은 부산 사람들에게는 마음의 고향과 같은 산이다. 그 넉넉한 품과 장엄함은 한없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익숙해서 편안하고, 수십번을 올라도 또 오르고 싶어지는 산이 바로 금정산인 것이다. 접근하기도 좋고 수백개의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펼쳐져 있어 시간 제약도 많이 받지 않으니 추석 연휴에 훌쩍 다녀오기에도 안성맞춤인 산으로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왕이면 좀 색다른 코스를 택해서 산행을 해 보면 어떨까.

    본지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소개했던 '남근(男根)바위~여근(女根)바위 연계코스'는 금정산의 주요 능선과 상징물을 대부분 섭렵하면서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물(奇物)'들까지 일별할
    금정산 남문 수박샘 인근에 있는 여근바위를 위에서 본 모습.


    수 있는 빼어난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이른바 '산성마을'로 알려진 금정구 금성동을 기점으로 한 원점회귀 산행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 부담이 덜한 점이 우선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매력은 금샘 아래에 위치한 남근바위와 금정산성 남문 인근 수박샘 주변에 숨어 있던 여근바위의 오묘한 자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미륵암과 금샘 북문광장 의상봉 무명암 나비암 동문 남문 등 금정산의 대표적인 명소와 주능선을 섭렵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그러나 금정산 여근바위는 산성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오랜 옛날부터 신성시 되었던 바위이면서 그 아래에서 흘러 내리는 물은 마을 주민들의 식수원 역할을 한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싶다. 결코 훼손해서는 안될 금정산의 새로운 자랑거리라는 점을 잊지말자. 남근바위 또한 훼손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산행 총거리는 16㎞, 휴식 포함한 산행 시간도 7시간 안팎이 걸린다는 점을 참고로 하자.

    전체 산행은 금정구 금성동의 산성마을을 기점 삼아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 형태로 진행된다. 금성동사무소~국청사~북문임도 갈림길~유씨농원 푯말 갈림길~무덤터~미륵사~금정산장(북문)~금샘 푯말 갈림길~금샘~9부능선길 갈림길~자연보호 안내판 갈림길~남근바위~(되돌아 나와서)북문~원효봉~의상봉~나비바위~동문~산성고개~남문~수박샘~여근바위~수박샘 인근 갈림길~공해마을 삼거리 순이다.


    교통편

    부산역에서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온천장역에서 내려 203번 좌석버스를 갈아탄다. 산성마을 금성동사무소 앞까지 넉넉하게 30분가량 소요된다. 10~15분 간격 운행. 북구 방면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 덕천역 수정역 화명역 등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8분 간격 운행.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식물원 앞에서 산성로를 이용, 산성고개를 넘어가거나 북구 화명동 롯데낙천대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산성 방향으로 우회전, 산성로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국제신문사이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10&key=20100625.22020194857

    〈 근교산&그너머 683회 참조 〉



    # 동부산권 대표 조망 산행지, 억새 절벽 어울려 산꾼 유혹

    ■기장 철마산~망월산

       
    기장 철마산~망월산 코스 산행중 만나는 매암의 웅장한 자태.
    동부산권에도 산행을 즐기기에 좋은 산들이 많다. 해운대 장산, 기장 달음산 아홉산 등이 손에 꼽힌다. 그러나 이왕이면 좀 더 한적한 가운데 가볍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기장군 철마면과 정관신도시에 걸쳐 있는 철마산(鐵馬山·605.4m)~망월산(望月山·549m) 코스를 추천한다. 숨은 억새 산행지로도 알려져 있는 철마산~망월산 코스는 해발 500~600m대의 부담없는 고도를 가진 아담한 봉우리가 능선으로 연결돼 있어 걷기에도 좋고 조망 또한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산행지다.

    억새산행을 하기에는 이른 감이 많지만 추석 연휴를 맞아 한적함 속에서 기암으로 이뤄진 절벽 위에 서서 동부산권 일대를 조망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매력은 충분하다. 철마산에서 망월산을 거쳐 백운산까지 이어가는 산행을 할 수도 있지만 연휴를 맞은 당일 산행으로 철마산~망월산을 잇는 것이 딱이다.

    또한 부산 시내에서 도시철도와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고 원점회귀로 산행이 이뤄진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들머리겸 날머리는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임기리 버스종점이다. 금정체육공원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다. 원점회귀로 이뤄지는 산행이다보니 자가용을 이용하려는 산꾼들에게도 편리하다.



    철마산 정상에서는 다방봉에서 장군봉 계명봉 고당봉 대륙봉 상계봉까지 이어지는 금정산 주능선이 모두 드러난다. 또 회동수원지와 아홉산 윤산은 물론이고 멀리 백양산과 장산 영도 봉래산 등 부산 시내 대부분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왕에서 파견된 용마의 전설이 깃든 철마산을 지나 망월산 능선으로 들어서면 달음산과 정관신도시 일대가 깎아지른 절벽 아래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지기도 한다. 특히 매암산 주변의 암릉과 절벽들의 풍광이 빼어나다. 산행거리는 13㎞, 쉬엄쉬엄 걸어도 5시간이면 충분하다.



    들머리 겸 날머리는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임기리 버스 종점이다. 코스를 전체적으로 요약하면 임기버스종점~임기마을회관~지장암 입구~지장암(삼성각 오른쪽으로 진입)~갈림길~쉼터~무명묘~서봉 밑 능선 이정표~전망대~철마산~안부 이정표~임도~574봉(소산봉)~소두방재~헬기장~매암산~망월산~철탑~해밋고개(이정표)~임도~용화사(다빈원)~상곡마을~임기저수지~지장암입구~버스 종점 순이다. 초반과 후반, 합쳐서 4㎞ 정도의 임도를 걷게 되고 억새밭 주변도 거의 평지나 마찬가지여서 크게 힘든 구간이 없다.

    교통편
    부산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 앞 버스정류장 또는 노포동종합터미널 앞에서 임기행 금정구 마을버스인 용진여객 2-2번을 이용한다. 오전 6시30분부터 밤 11시30분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교통편은 매우 편리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국도 7호선을 타고 울산 방향으로 가다가 임기마을입구교차로에서 우회전, 임기1교를 지나면 임기마을 표지석이 있다.




    국제신문사이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10&key=20101001.22020210830〈 근교산&그너머 694회 참조 〉




    # 볼록한 시리바위 자태 웅장, 서부산권서 접근성도 좋아

    ■진해 천자봉~시루봉

       
    바람재에서 한 고비 올라서면 진해 시루봉의 시리바위가 보인다.
    부산 신항에서 창원시 진해구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천자봉(天子峰·506m)과 시루봉(653.5m)은 대한민국 해군의 모항인 진해항에서부터 멀리 거가대교까지 굽어보는 명산이다.

    진해만을 둘러싸고 있는 장복산 덕주봉 웅산 시루봉 천자봉 연결 능선의 주요 봉우리이면서 서부산권에서 바라봐도 뚜렷이 그 모습이 드러나는 산이기도하다.

    천자봉~시루봉 코스는 진해만을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의 일부를 걷는 코스인데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남해안의 풍광이 말할 수 없이 빼어나고 걷기도 편하다. 특히 매력적인 것은 멀리서 봤을때 마치 여인의 젖꼭지를 닮은 것으로 유명한 시루봉 정상의 시리바위(일명 곰메바위)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산행은 진해드림파크를 기점으로 삼은 원점회귀로 진행된다. 먼저 천자봉에 올랐다가 능선을 타고 시루봉까지 간 후 다시 약간 되돌아가서 바람재에서 하산하게 된다. 부산으로부터의 접근성도 좋고 남녀노소 누구라도 큰 힘 들이지 않고 산행할 수 있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산행 후반부에는 진해의 명품 산책로인 '안민도로'를 따라 편하게 걸으며 숲의 향기를 만끽할 수도 있다.

    '하늘의 아들'이라는 뜻의 천자봉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부산 신항과 가덕도, 사하구까지 드러나고 남쪽으로 거가대교와 거제도, 북쪽으로는 도드라진 시루봉 시리바위와 웅산 정상, 불모산 등이 한눈에 드러난다. 또 서쪽으로는 진해 시가지와 안민고개 장복산에 이르기까지 병풍 같은 산줄기가 훤하다. 하산길에는 울창한 편백나무숲과 해병대 훈련체험장도 만나는데, 천자봉과 시루봉은 한때 해병대 신병들의 필수 행군코스 역할을 하기도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산행은 진해구청(옛 시청) 인근 진해드림파크에서 시작해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드림파크 주차장~드림파크 내 연못(광석곡소류지)~영산 법화사 불상~임도(안민도로)~정자 쉼터 앞 산행로 입구~능선 갈림길~천자봉 정상~수리봉~철탑 등산안내판~갈림길~483.2m 봉~바람재(정자)~시루봉(시루바위 또는 곰메바위)~바람재~시루샘터~안민도로~해병 훈련체험장~목재체험 전시관 이정표~사방댐~대형 주차장 앞 갈림길~청소년수련원~주차장 순이다. 총거리 11㎞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이다. 휴식을 포함해도 5시간 내 마무리할 수 있다.



    교통편
    부산과 진해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갈 수 있다. 부산역에서 용원행 520번(20~25분 간격), 또는 사하구청 앞이나 부산도시철도 하단역 버스정류소에서 용원행 58-2번(10~15분 간격)을 타고 용원에서 내린다. 용원에서는 진해 시내버스인 305번(15분 간격) 또는 315번(30분 간격)을 타고 진해 시가지 방향으로 가다가 대밭령을 지나 진해구청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진해구청 우측 벽산아파트 뒤에 진해드림파크 주차장이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때 을숙도를 거치거나 남해고속도로 가락IC에서 내려 진해 방향으로 간다. 2번 국도를 타고 용원, STX조선소, 대밭령을 차례로 지나 10분쯤 가면 진해구청 직전 사거리에 닿는다. 진해드림파크 표지판을 보고 우측으로 진입, 벽산아파트 뒤편으로 가면 드림파크 주차장에 닿는다.




    국제신문 사이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25&key=20101224.22028192422

    〈 근교산&그너머 706회 참조 〉



    # 계곡미 그윽한 도통골 코스, 북쪽 멀리 영남알프스 조망

    ■울주 대운산

       
    대운산 도통골의 구룡폭포 주변 가을 풍경.
    동부산권 끝자락에 우뚝 솟은 울산 울주군의 대운산(大雲山·742.7m)은 두 말 하면 입 아플 만큼 근교에서 손꼽히는 명산에 속한다.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도를 통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 도통골 계곡의 아기자기하면서도 그윽한 풍치와 청량한 물소리는 걷는 이의 심신을 한없이 정화시켜주고 쉴 새 없이 반겨주는 쉼터와 전망대는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 준다.

    부산권에서는 접근하기도 좋다. 금정구 방면에서는 7번 국도를 따라 울산 방향으로 가면 쉽게 닿을 수 있고 해운대 기장권에서는 14번 국도를 따라 울산 방면으로 가면 금새 만난다. 여러 코스가 있지만 이번 추석 연휴에 추천하는 코스는 가을을 준비하는 도통골의 그윽함과 멋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상대마을 상대 제3주차장을 들머리와 날머리로 삼은 원점회귀 코스다. 도통골을 따라 들어가 구룡폭포 용심지 큰바위전망대를 거쳐 정상에 오른 후 우측으로 꺾어 대운산 제2봉까지 간 후 내원암을 거쳐 내원골로 내려오는 코스로 진행된다.

    정상과 제2봉에서 동해와 울산시가지, 북쪽 멀치감치로는 영남알프스 산군까지 바라볼 수 있는 조망이 빼어나다. 용심지를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 구간은 제법 가파른 경사를 보이고 있어 한바탕 기분좋은 땀도 흘릴 수 있다.

    부산 울산 경남 산꾼들이 즐겨 찾는 산인 만큼 코스 곳곳에 이정표와 등산로안내도가 있고 계단과 난간 등 안전시설도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전체 산행 거리 9.7㎞가량 되고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50분. 휴식과 식사 시간을 포함하면 5시간 정도 걸린다.

    한편 대운산을 이야기할 때 인근의 불광산 시명산 등과 떼 놓을 수는 없다. 대운산과 불광산 시명산도 원래는 전체가 '불광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하나의 산들로 전해진다. 걸음 빠른 산꾼들은 당일로 이들 3개 산을 연계해서 산행을 하기도 한다.



    전체 코스를 요약하자면 상대마을 제3주차장~애기소~삼거리~(우측 도통골 방향)제1대피소~구룡폭포(제2대피소)~제2봉 갈림길~갈림길~도통골 좌측능선 시작 갈림길~깔딱 쉼 고개~큰 바위전망대(용심지)~대운산 정상~헬기장~도통골 하산 갈림길~약수터 앞(철쭉군락지 안내판)~대운산 제2봉~내원암 갈림길~내원암~상대마을 제3주차장 순.

    교통편
    열차나 시외버스를 이용해 울주군 온양읍 남창까지 간 후 상대마을행(대운산행)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열차는 부전역 해운대역 등에서 남해동부선 무궁화호를 타야 하는데 부전역 기준 오전 6시, 6시50분, 7시35분, 9시05분, 9시20분 등 하루 15회 출발한다. 남창역까지 55분 소요되며 요금은 3000원. 시외버스는 해운대역 맞은편 버스터미널에서 울산행을 탄다. 20분 간격이며 요금은 3900원. 남창에서 상대마을행 버스는 오전 6시30분, 7시20분, 9시15분, 10시45분 등에 출발하며, 오후 시간대에는 낮 12시50분부터 오후 6시4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10분쯤 걸린다. 산행 후 상대마을 제3주차장에서 남창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부산~울산 고속도로를 타고 온양IC에서 내리면 편하다. IC를 빠져나간 후 온양읍(남창) 방향으로 우회전, 다시 남창사거리에서 국도 14호선 부산 기장 방면으로 2분쯤 가면 오른쪽에 대운산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 따라 5분만 가면 상대마을 제3주차장에 닿는다. 주차료는 무료.



    동영상사이트 국제신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23&key=20101119.22028192401
    〈 근교산&그너머 701회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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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계곡산행을 '여름산행의 백미'라고 하지만 약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아주 빼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는 대형 계곡을 끼고 오르거나 내려서면서도 정작 계곡 물에는 발 한 번 담그지 못한 경우도 계곡산행이라 할 수 있을까. 이 경우는 엄밀한 의미에서 여름산행의 백미라고 불릴 정도의 계곡산행이라고 보기 힘들다. 규모가 큰 산에 자리잡은 거대하고 깊은 계곡일수록 그만큼 물길을 따라 오르내리기 힘들만큼 많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시도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하는' 산행에 만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며, 산꾼들은 진한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 지리산 웅석봉 서남쪽 파고든 숨은 계곡 왕복 5㎞ 짧은 코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찾아간 경남 산청군의 백운계곡은 이같은 아쉬움을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천혜의 계곡산행 코스다. '첨범첨벙'거리며 거리낌 없이 물길을 딛고 걷거나, 아예 흘러내리는 폭포수를 밟으며 비스듬히 누워 있는 암반 위를 내달릴 수 있다. 난이도가 평이하고 위험 구간도 거의 없기 때문에 산행 초보자도 얼마든지 갈 수 있는 물길이다. 게다가 이루 다 헤아릴 수 조차 없이 많은 폭포와 소가 연속되면서 잠시나마 지겨울 틈도 주지 않으니 이보다 더 좋은 여름철 계곡 피서산행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어쩌면 계곡 전체가 누워 있는 거대한 한 개의 바위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끊임없이 나타나는 크고 작은 폭포들은 솔직히 어안이 벙벙해질 만큼의 감동과 시원함을 동시에 전해준다. 특히 높이 2~3m 정도의 소형 직폭 아래에서 옷을 입은 채 그대로 폭포수를 뒤집어 쓸 수 있는 곳도 셀 수 없이 많으니 금상첨화다.



    백운계곡은 또 조선 중기 성리학자이자 영남 사람의 거두였던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이 가장 즐겨 찾았고, 그의 체취가 지리산록 중에서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남명 선생이 남겼다고 하는 백운동(白雲洞), 용문동천(龍門洞天), 영남제일천석(嶺南第一泉石), 남명선생장지소(南冥先生杖之所) 등의 글자가 암석에 새겨져 있다. 선생은 이곳에서 '푸르른 산에 올라보니 온 세상이 쪽빛과 같은데 사람의 욕심은 그칠 줄을 몰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도 세상사를 탐한다'라는 시문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 남명 조식 선생 가장 즐겨 찾은 명소지만 아는 이 많이 없어




       
    완만한 경사도의 백운계곡 폭포를 오르는 취재팀.

    백두대간의 실질적인 마지막 봉우리로 알려져 있는 산청 웅석봉(1099.3m·일명 곰돌봉) 줄기가 남쪽으로 뻗어내리는 달뜨기 능선을 파고든 곳에 자리 잡은 백운계곡의 총길이는 5㎞가량 된다. 그리고 흔히 백운계곡 산행이라고 하면 감투봉 너머 서쪽의 대원사 입구 부근 딱바실골과 연계한 산행을 말하기도 한다. 근교산 시리즈에서도 이미 십여년전에 이 코스와, 감투봉 이방산을 연계한 코스 등을 소개한 바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번 주 다시 백운계곡을 찾은 이유는 단 하나다. 순수하게 계곡 물줄기를 타고 오르는 피서 특집 계곡산행을 위해서다.

    코스는 간단하다. 산청군 단성면 백운리 백운계곡 입구에서 시작해 계곡 바닥으로 내려선 뒤 줄곧 계곡만 타고 오른 후 지리산길 갈림길도 통과, 중간에 끊어진 임도까지 갔다가 곧장 출발지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계곡 전체를 섭렵하는 것이 아니라 딱 절반만, 그러니까 편도 2.5㎞만 올랐다가 하산할 때는 서쪽 임도를 따른다. 오를 때 2시간, 내려설 때 40분 정도면 되니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따지면 2시간40분짜리 초미니 코스다. 하지만 계곡에서 만나는 수많은 비경 앞에서 휴식을 취하며 피서를 즐기다 보면 사실 몇 시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없다.



       
    백운계곡 하류에 있는 와폭인 용문폭포.

    백운계곡 입구 주차장에서 백운교를 건넌 후 지리산길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우측 오르막 임도를 따른다. 펜션과 산장, 민박집이 잇따라 나오는가 싶더니 오른쪽으로 백운계곡의 비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함소라고 불리는 길다란 소(沼)는 깊고 푸른 물 웅덩이에서 서기가 뻗쳐 오르는 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고 해도 믿을 수 밖에 없을 정도다.

    잠시 후 화장실과 대피안내도, 간이 매점이 있는 곳을 지나자마자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선다. 길이 30m 이상되는 긴 와폭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날씨인데도 몇몇 피서객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폭포를 그대로 타고 오르면 또다시 펼쳐지는 거대한 암반. 사실 백운계곡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암반덩어리나 마찬가지니 놀랄 필요도 없다. 왼쪽에 용문천(龍門川), 용문폭포(龍門瀑布)라는 글자가 쓰여진 바위가 보인다. 용문천 바위 왼쪽으로 좀 더 돌아가보면 남명선생장지소(南冥先生杖之所)라는 음각 글귀도 보인다. 남명 선생이 즐겨 찾아 휴식과 사색을 하던 곳인가 보다.



    ■ 폭포 소 수십 곳…난이도 평이해 물길 거슬러 오르기 안성맞춤



       
    비스듬히 누워 있는 암반 위로 물줄기가 나 있다. 이런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산꾼은 마치 연어가 된 듯하다.

    이어지는 계곡도 크고 작은 폭포와 소의 연속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폭포가 사람이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규모와 형세를 갖추고 있어 계곡산행자들에게는 더없이 편하다. 어떻게 계곡이 이런 형태를 띨 수 있을까 싶다. 물장구 치면서 수많은 폭포를 거슬러 1시간 정도 오르면 높이 5m가량의 대형 폭포가 나온다. 일명 백운폭포다. 직폭이면서 깊은 소를 가진 이 폭포는 쌍폭보다 더 인상적인, 백운계곡의 수십개 폭포 가운데 대표격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빼어난 모양을 갖추고 있다. 좀 더 오르면 높이 2m 정도의 직탕폭포가 나온다. 취재팀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옷을 입은 채 그대로 폭포 밑에 서서 온몸으로 물줄기를 받아들인다. 시원함의 극치요, 여름 계곡산행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 이 폭포를 지나 10분쯤 가면 지리산길 이정표가 있는 통나무다리를 만난다. 이 길을 통과, 직진해서 좀 더 오르면 2~3개의 폭포가 더 나오고 이윽고 계곡의 중간 지점인 끊어진 임도에 닿는다. 임도를 타고 끝까지 오르면 우측으로 웅석봉, 좌측으로 감투봉과 용무림산 감수봉 수양산 등으로 갈 수 있다.


    좀 더 계곡을 타고 올라도 되지만, 취재팀은 이번 산행의 목적이 원형 그대로의 계곡 물줄기를 내달리는 특집 피서산행이라고 보고 하산키로 결정한다. 빗줄기가 더 굵어지면 계곡산행이 위험해진다는 점도 참고했다. 왼쪽으로 돌아서 임도를 따라 내려서는 데는 40분 정도면 충분하다. 길을 따라 내려서다가 계곡에 몸을 담고 싶으면 언제든지 뛰어 들어도 무방하다. 이 계절이 아니면 그런 호사를 누리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떠나기 전에

    - 명소 수십 곳 이름 가졌다지만 안내판 조차 없어 방문객 아쉬움



       
    두 갈래로 갈라진 물줄기가 인상적인 백운계곡 쌍폭.

    산청 백운계곡은 지리산 자락 동남쪽 끄트머리의 숨은 비경이다. 규모 면에서는 뱀사골 피아골 대원사계곡 등에 비해 작지만 수많은 폭포와 소가 잇따라 나타나고 멋진 풍광을 간직하고 있어 '역시 지리산록의 계곡 답다'는 평가를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방문자를 위한 행정관청의 세심한 배려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산청군청 홈페이지에는 백운동계곡에는 '목욕을 하면 절로 아는 것이 생긴다'는 다지소(多知沼)와 백운폭포, 오담폭포, 등천대, 청의소, 아함소, 장군소, 용소, 탈속폭포, 용문폭포, 십오담폭포, 칠성폭포, 수왕성폭포 등이 있다고 돼 있지만 안내판은 고사하고 작은 표지판 조차 없어 방문자 입장에서는 도대체 그 이름을 알 방법이 없는 것이다. 방문객을 위한 조금 더 세심한 배려를 기대해 본다.


    ◆ 교통편

    - 중산리행 시외버스 타고 백운계곡 입구 하차하면 간단


       
    백운계곡의 숨은 비경은 좀처럼 끝날 줄 모른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1)에서 중산리행 시외버스를 타고 가다가 산청군 단성면 백운계곡 입구에서 하차, 표지판을 보면서 3㎞가량 걸어야 된다. 오전 6시10분, 8시20분, 10시20분 등 하루 6회 운행. 2시간30분 소요. 1만2000원 안팎.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대전통영고속도로 단성IC에서 내린다. 두번째 사거리에서 20번 국도 지리산국립공원 방향으로 우회전, 계속 따라가다가 하동군 옥종면으로 갈라지는 칠정삼거리를 지나 1㎞쯤 더 가면 백운동계곡이란 푯말이 있다. 백운리 점촌마을을 지나 계곡 입구 민박 밀집지역 오른쪽 백운교를 건너면 주차장이 있다.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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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산행지는 거창 장군봉. 해발 1000m 이상의 고봉만 25개나 되는 '산의 고장' 거창에서 사실 장군봉은 명함 내밀기가 약간은 쑥스럽다. 가조 벌판을 둘러싸고 있는 가조면에서도 우두산(별유산)이나 의상봉 미녀봉 등의 명성에 가려 역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 실상은 판이하게 달랐다. 암봉 자체도 기암절벽의 빼어난 근육질을 갖추고 있는 데다 장군봉에서 바라보는 이웃 암릉 또한 거칠지만 힘이 넘친다. 여기에 인적 드문 호젓함까지 갖췄으니 금상첨화라 아니할 수 없다.

    하산길의 암릉길 또한 여느 명산 못지않게 수려한 데다 날머리로 향하는 마지막 산길 또한 예스럽고 운치 있어 깔끔하게 산행이 마무리된다.




    산행은 가조면 사병리 병산마을~고려삼베 사무실~묘지(너른터)~장군바위~장군바위 전망대~추모비~거북바위~돌탑봉~장군봉~장군재~888봉(삼각점)~작은바리봉~고견사 주차장 갈림길~밀성 박 씨 납골당~가조면 수월리 용당소 마을 순. 걷는 시간만 4시간10분 정도이며 길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들머리인 밀양 변 씨 집성촌 병산마을 입구 사병리 병산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병산마을의 유래'라 적힌 안내판이 서 있다. 포장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면 사거리에 닿는다. 우측 벽면에 '협동창고 병산새마을회관'이라 적힌 글귀가 보인다. 왼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길 좌측의 암봉이 보해산, 그 왼쪽 뾰족봉이 금귀봉이다. 춘당 변중량의 문집 춘당집과 춘정 변계량의 문집 춘정집이 보관된 산천재를 지나면 갈림길. 운치있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도열해 있는 우측, '고려삼베' 방향으로 향한다. 곧 '고려삼베' 사무실을 지나 포장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간다. 정면 저 멀리 장군봉이 어서 오라 손짓한다. 이내 갈림길. 우측으로 발길을 옮기면 경운기가 다닐 정도의 거친 임도 수준의 길이 기다린다. 4, 5분 뒤 능선으로 치고 오르기 위해 우측 송림으로 오르며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30m 전방은 가시오가피밭.

    잠시 송림길을 가로질러 등산로와 만나면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오른쪽은 능선의 끝지점인 '고려삼베'에서 올라오는 길. 부드러운 흙길에 솔가리가 두텁게 덮여 마치 융단을 밟는 기분이다. 산길은 자연스레 우측으로 휘면서 폭이 좁아지고 된비알로 변한다. 동시에 좌측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앞서 본 금귀봉과 보해산 그리고 보해산의 들날머리인 용산리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면에 엄청나게 큰 급경사 바위가 앞을 가로 막는다. 오르려고 시도해 봤지만 불가능해 좌측으로 우회한다. 토끼벼루 같은 소로이다. 곧 갈림길. 우측으로 올라 집채만한 바위를 힘겹게 오르다 보니 자연스레 좌측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일순간 산사태의 상흔이 뚜렷한 지점에 닿는다. 나무가 쓰러져 있고 절벽에 금이 가 있어 약간의 물리적 충격만으로 사태가 재발할 것 같은 상태이다. 다행히 6, 7m쯤 못가 우측으로 길이 열려 있다. 이후 바위길을 치고 오르면 양지바른 묘지에 닿는다. 묘지 좌측 바위에 서면 정면 보해산을 기점으로 우측 뒤로 삼봉산 불영산 흰대미산 양각산 수도산이, 뾰족봉인 금귀봉 왼쪽으로 황석산 괘관산, 오른쪽으로 금원 기백산이 확인된다.

      

    묘지 뒤로 곧장 된비알로 돌변한다. 집채만한 바위를 오르다 옆으로 빠진다. 잠시 오르면 멋진 입석을 만난다. 바윗길은 한동안 지속되다 푹신한 낙엽길로 바뀐다.

    계속되는 된비알. 7분쯤 뒤 우측 소나무 사이로 바위가 하나 서 있다. 그토록 찾던 장군바위였다. 코끼리에 올라 코끼리를 볼 수 없듯 잠시 오르면 우측 전망대가 기다린다. 장군바위가 또렷하게 관찰된다. 영락없는 장군이 칼을 들고 주변을 정찰하는 모습이다. 장군바위 좌측으로 가조 벌판 너머 미녀봉과 오두산 장군봉 단지봉 좌일곡령 수도산, 돌불꽃 가야산도 조금 보인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좌측으로 우회해 돌면 대구의 여성 산악인 추모비. 바위 아래로 내려선다. 낙엽이 발목을 덮는다. 이따금 우측으로 뒤돌아보면 장군바위가 보인다.

    이쯤부터 점차 길은 거칠어진다. 바윗길과 돌길, 된비알이 반복되고 때론 잡목도 헤치고 나아가야 된다. 재미는 있지만 체력 소모 또한 커 어깻죽지에 땀이 찰 정도이다. 어떤 전망대에선 장군바위와 들머리의 '고려삼베' 건물이 확인된다. 또 오르면 오를수록 조망이 더 넓어져 왼쪽으론 가야산과 덕유 주능선이, 오른쪽으로 지리 주능선이 새롭게 시야에 들어온다.

    추모비에서 45분쯤 뒤 약간 너른 터. 잠시 숨을 돌리고 정면 농짝만한 바위 좌측으로 간다. 장군봉까지의 이 길은 전체적으로 암릉 구간으로 크고 작은 요철이 있지만 그렇다고 사실 엄청나게 힘이 드는 것이 결코 아니다.

    장군봉으로 다가감에 따라 좌측으로 지남산과 의상봉 우두산도 보인다.

    눈길 끄는 바위가 있다. 신경을 곧추 세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거북이 연꽃을 향해 오르는 형상의 거북바위와 연꽃바위이다. 여기서 7분이면 무명봉인 돌탑봉에 닿는다. 상봉인가 싶었지만 정상석이 없어 다시 7분쯤 더 가면 '장군봉 953m'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조형물이 서 있다. 조망은 없지만 하산길의 암릉은 한눈에 보인다. 험한 데다 갈 길이 아주 멀다.

    하산은 직진한다. 이때부터 산길은 앞서와 달리 반들반들하며 안내 리본이 자주 보인다. 2분 뒤 갈림길. 직진하면 의상봉(2.7㎞), 산행팀은 우측 장군재 방향으로 간다. 5분 뒤 장군재. 사거리다. 우측은 사병리 당동, 좌측 고견사 주차장 방향, 산행팀은 (작은)바리봉으로 직진한다. 한 굽이 오르면 갈림길. 진행 방향은 좌측이지만 잠시 우측으로 향한다. 장군봉 위용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왜 장군봉으로 명명됐는지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위엄이 있고 힘이 넘친다. 억산에서 수리봉으로 하산할 때 뒤돌아본 문바위와 농바위의 웅장함이 연상된다.

    발걸음을 되돌려 2분 뒤 삼각점이 있는 888봉. 정면으로 암봉인 (작은)바리봉과 그 뒤로 비계산, 비계산 자인봉, 그 뒤로 미녀봉과 오두산이 보인다.

    대체로 내리막 암릉길이지만 군데군데 운치있는 소나무와 조그만 암봉을 넘나드는 재미가 일품이다. 또 등로 좌측 지남산에서 의상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은 마치 용의 등줄기를 보듯 거칠고 힘이 넘친다. '충북의 설악'으로 불리는 영동 천태산의 하산길과 유사하다.

    888봉에서 17분이면 (작은)바리봉으로 올라선다. 둥그스름한 바위가 널브러진 제법 너른 상봉에 서면 방금 지나온 장군봉을 비롯한 주변 조망이 한눈에 펼쳐진다. 발 아랜 암벽등반가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회백색의 바위와 저 멀리 고견사 주차장도 보인다.

    밧줄을 잡고 힘겹게 내려오면 갈림길. (작은)바리봉 안부이다. 좌측 고견사 주차장, 우측으로 내려선다. 진짜 하산길이다. 보석같은 산길이다. 오룡산에서 임도를 거쳐 자장암으로 내려서던 마냥 걷고 싶던 길이 떠오른다. 28분이면 산을 완전히 벗어나 포장로로 이어지고, 여기서 7분이면 수월리 용당소 마을을 지나 주도로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가조면 동호식육식당 항정살 맛 일품

      



    흔히 거창 장군봉의 들머리는 가조면 사병리 병산마을, 장기리 당동마을, 고견사 주차장 등 셋. 병산마을의 경우 소림사가 들머리였다. 하지만 산행팀은 장군봉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능선의 끝자락에서 산길을 새로 개척했다. 장군바위를 보기 위해서다. 들머리 인근에서 만나는 '고려삼베' 사무실 인근이다. 산행팀은 이곳을 기점으로 출발하려 했지만 법인 사무실이어서 약간 떨어진 송림 쪽에서 바로 능선 쪽으로 치고 올랐음을 밝혀둔다. 참고로 '고려삼베'와 소림사는 병산마을의 극과 극이다.

    들머리 병산마을은 마을 뒤에 장군바위가 있어 장군이 있으면 병사가 있어야 한다며 병산(兵山)마을이라 명명됐다. 이후 일제강점기 때 군사용어라 해서 '병사 병(兵)' 자 대신 '병풍 병(屛)'로 고쳐 병산(屛山)마을로 불리게 됐다 한다.

    산행 중 보이는 이정표 상의 바리봉은 작은바리봉을 의미한다. 바리는 스님들의 밥그릇을 뜻하는 바리때의 준말로 그 모양새가 닮아서 붙여졌다. 참고로 우두산(별유산) 바로 옆의 암봉인 의상봉은 큰바리봉이라 불린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동호식육식당(055-942-1633). 가조면 소재지 마상리 사거리에 위치한 22년 전통의 생고기 전문점이다. 생삼겹 생목살 항정살(이상 사진) 가브리살 한우 등의 고기맛이 일품이다. 갈비탕도 아주 맛있다. 생고기도 싸게 살 수 있다.



    ◆ 교통편

    - 현풍나들목 지난달 30일 개통, 숨통 트여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만2200원. 2시간40분 소요. 거창터미널에서 가북행 군내버스(서흥여객·055-944-3720)를 타고 사병리 병산마을 입구에서 내린다. 오전 8시30분, 11시10분에 있다. 2600원. 군내버스 정류장은 거창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가다 다리(중앙교)를 건너면 만나는 중앙시장 안에 있다. 도보로 6, 7분.

    날머리 수월리 용당소 마을에서 가조까지는 대중교통편이 없다. 개인택시를 이용하든지 걸어가면 된다. 700m쯤 된다. 가조에서 거창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30분, 4시10분, 4시40분, 5시10분, 5시30분, 5시50분, 6시20분, 6시40분, 6시50분에 있다. 거창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 5시50분, 6시40분(막차)에 출발한다. 부산행 막차를 놓쳤다면 서대구터미널로 가서 지하철을 이용, 동대구역에서 부산행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중부내륙(구마)고속도로 현풍IC~현풍분기점서 광주 방향~88고속도로 가조IC~가조 방향 1099번 지방도(장군봉 소림사 우두산 방향)~김천 거창 1084번 좌회전~가북 1099번 우회전~(사병교 직전)병산리 우회전~병산마을. 들머리와 날머리는 2㎞ 조금 안됨. 택시를 부르면 편리하다. 개인택시(055-943-8868). 6000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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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리재 밟으며 옛 민초들 삶 떠올리다
    걷는 시간만 5시간40분 걸리는 100% 원점회귀 코스
    산행팀 육십령보다 더 짧은 영호남 옛길 고사리재 발견
    영취산 정상서 북으로 15분, 고갯마루 양측 길 흔적 없어
    들머리 부전계곡도 외지엔 알려지지 않은 원시 그대로
    산행 중 남덕유 할미봉 백운산 등 백두대간길 한눈에




    경남 함양군 서상면과 전북 장수군 장계면을 잇는 육십령.

    해발 730m의 이 육십령은 산꾼들에게는 백두대간 남덕유에서 뻗어내려온 할미봉과 남쪽의 깃대봉 영취산을 잇는 경유지이며 민초들에겐 선비의 고장 함양땅과 호남의 오지 장수를 이어주는 고갯마루였다.

    삼국시대 땐 신라와 백제의 접경지였던 이 육십령은 이후 영남과 호남을 연결하는 26번 국도로 오랜 기간 적지 않은 차량 행렬이 줄을 이었지만 수년 전 개통된 대전~진주 고속도로에 의해 백두대간 깃대봉 아래로 육십령터널이 뚫리면서 이 길도 옛길 아닌 옛길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여기까진 널리 알려진 사실.

    함양에는 함양 서상면과 장수 장계면을 잇는 또 하나의 고갯마루가 있다. 일명 고사리재이다. 이 고사리재의 들머리는 서상면 부전계곡. 함양의 내로라하는 용추계곡이나 화림동계곡에 비해 지명도는 낮지만 아직 원시적 체취가 묻어나는 때묻지 않은 숨은 계곡이다.

      


    이 계곡을 품은 산이 바로 이번에 산행팀이 오른 백두대간 영취산(1076m)이다. 육십령에서 잠시 멈춰 숨을 몰아쉰 백두대간이 백운산으로 뜀박질하기 직전 솟구친 봉우리다.

    이 고사리재는 영취산과 육십령 사이에 위치해 있다. 영취산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동행한 함양군 기획감사실 조성제 홍보담당은 "이 고사리재는 부전계곡을 품고 있는 함양 최북단 서상면의 촌로들이나 산깨나 좀 탄다는 산꾼들만 알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 애독자이기도 한 조 씨는 "고사리재는 일제 강점기 이후 인적이 끊겨 산길이 사실상 묵어 있지만 옛길 복원 차원에서 열리기만 한다면 상당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행은 서상면 옥산리 부계정사~부전계곡~백운산·고사리재 갈림길~절터골~백두대간 주능선~쉼터(벤치)~무령고개(선바위 고개)갈림길~영취산 정상~고사리재~논개생가 갈림길~민령 갈림길(이정표)~덕운봉~옛 헬기장~헬기장~제산봉~헬기장~부전계곡으로 돌아오는 100% 원점회귀 코스. 걷는 시간만 5시간40분 정도 걸린다.

    들머리는 부전계곡 하류. 음용수대와 화장실, 재해시 대피안내도 및 등산로 대략도가 보인다.

    계곡과 나란히 달리는 산판로를 걸으며 산행은 시작된다. 100m쯤 가면 우측으로 보이는 무덤 뒤가 하산 지점이다.

    목가적인 민가 두 채를 잇따라 지나면 일순간 감탄사가 절로 인다. 너른 화강암반 아래 짙푸른 용소가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암반 사이로 옥류 같은 계류가 포말을 일으키며 용소에 다다르는 모습은 마치 놀이공원의 구불구불한 미끄럼틀을 떠오르게 한다. 동행한 조 씨는 "여름이면 이곳은 어린이 물놀이장 중 으뜸"이라고 귀띔했다.

    물길을 건너면 갈림길. 우측으로 가서 또다시 계곡을 건널 즈음 주변의 풍광도 일품이다. 그야말로 계곡미의 진수를 보는 듯하다.

      


    15분 뒤 갈림길. 우측은 부전계곡을 따라 고사리재로 가는 길. 동행한 조 씨는 최근 몇 차례 길을 찾으려고 시도해 봤지만 허사였다고 했다. 산행팀은 좌측으로 물을 건너 올라선다. 영취산의 남쪽에 위치한 백두대간 백운산 가는 길이다.

    역시 물길과 나란히 걷는다. 부전계곡 지계곡인 절터골이다. 6분 뒤 두 줄기의 물길이 쏟아지는 쌍폭을 지나면 또다시 계류가 기다린다. 쌍폭 상류 물길이다. 낙엽이 밟히는 산죽길을 지나 두 차례 물길을 건너 세 번째 물길을 지나면 갈림길 앞에 선다. 산행팀은 두 길 모두 답사, 노란 리본을 꼼꼼히 달아 놓았다. 선택은 독자들의 몫.

    우측 지계곡길로 들어서면 일순간 산길은 사라지지만 그럭저럭 산행을 이어갈 만하다. 하지만 막바지 300~400m 구간은 벌목한 나무와 산죽으로 인해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지능선에 겨우 닿는다. 갈림길에서 60분 소요되고 여기서 좌측으로 20분쯤 오르면 쉼터(벤치)가 놓인 백두대간 주능선에 올라선다. (지도상의 ①번)

    갈림길에서 직진할 경우 절터골을 끼고 계곡 끝까지 올라간다. 길은 뚜렷하다가 사라지고, 계곡을 건너기도 하고 물길을 따라 오르기를 반복하면 초록 이끼가 낀 너덜길을 만난다. 이후 물길도 사라지고 좌우로 능선이 막고 있으면 사실상 절터골 최상류에 올라선 것이다. 갈림길에서 60분. 널브러진 크고 작은 바위를 밟을 때 중심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제 계곡을 벗어나 좌측으로 90m쯤 치고 오르면 지능선에 닿고, 여기서 우측으로 반듯한 산길을 따라 15분 정도 치고 오르면 백두대간 주능선에 올라선다. 좌측으론 백운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며 우측은 영취산 방향이다. 여기서 백운산이 잘 보이는 전망봉을 거쳐 '생태계 복원 중'이라 적힌 안내판을 지나면 쉼터(벤치)에 닿는다. 주능선에 올라선 후 20분 소요. (지도상의 ②번)

      


    주변 조망을 살펴보면 남쪽으로 백운산과 그 좌측으로 서래봉 괘관산이, 동쪽으로 저 멀리 황석산 피바위와 그 왼쪽으로 거망 금원 기백 월봉 덕유산이 보인다. 산행팀은 북으로 가다 시계 방향으로 눈앞에 보이는 능선으로 갈아탄 후 발아래 보이는 상부전 쪽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대간길을 따라 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6분 뒤 무령고개 갈림길. 이정표엔 선바위고개라 표기돼 있다. 선바위는 좌측으로 보인다.

    여기서 침목계단을 잠시 오르면 영취산 정상. 백두대간이 정맥 하나를 풀어 놓는 지점이다. 금남호남정맥 분기점인 이곳에서 좌측(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발밑의 무령고개를 거쳐 건너편 팔각정을 지나 장안산으로 이어진다. 이 정맥은 주화산에서 북으로 운장 대둔 계룡산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과 남으로 내장 추월 무등산을 거쳐 백운산에서 끝나는 호남정맥으로 갈라진다. 육십령은 여기서 11.8㎞.

    이제 직진하며 내려선다. 좌측으로 나무에 기생하며 그 수액을 빨아먹고 사는 겨우살이가 눈에 띈다.

    15분 뒤 안 보이던 마른 억새에 이어 송림이 기다린다. 고사리재이다. 함양과 장수를 잇는 최단 코스의 고갯마루이다. 좌우를 둘러봐도 길 흔적이라곤 전혀 없다. 하긴 50년 정도 인적이 끊겼으니까 그럴만도 하겠다.

    두 번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눈길 끄는 이정표와 맞닥뜨린다. 논개 생가(4.6㎞) 갈림길이다. 대간의 서쪽 장수땅에 태어나 동쪽 함양땅에 묻힌 충절의 여인 논개를 잠시 떠올리며 발길을 재촉한다.

    12분 뒤 민령(5.3㎞) 갈림길. 바위에 앉아 백운산과 방금 지나온 영취산, 그 우측 뒤 장안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대간길인 좌측 민령 방향을 버리고 산행팀은 원점회귀를 위해 이정표 뒤 급경사길로 내려선다. 8분이면 덕운봉. 정상석도 삼각점도 없이 그냥 스쳐가기 쉬워 리본 뒤에 '덕운봉'이라 적어 놓았다.

    10분 뒤 능선 갈림길. 이때부터 주변 지형을 잘 살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우측으로 갔다간 계곡으로 떨어지기 십상이니 좌측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선다. 주변에 간벌을 해놓고 치우질 않아 얼핏 길이 없는 듯하지만 찬찬히 한 걸음씩 옮기면 전혀 못 찾을 정도는 아니다.

    38분쯤 뒤 미끄러운 송림길을 내려서면 안부이자 오래 전 좌측 옥산리와 우측 부전계곡을 넘나들던 고갯마루에 닿는다. 우측 부전계곡 쪽은 길 흔적이 없지만 옥산 쪽은 보인다.

    동행한 조 씨는 여기서부턴 산 아래 주민들이 송이채취를 위해 다녀 길이 상대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한다.

    다시 올라선다. 14분 뒤 옛 헬기장과 은방울꽃 군락지를 지나면 헬기장. 좌측으로 월봉산 금원산 칼날봉(수리덤) 바위 남덕유, 정면으로 괘관산, 우측으로 백운산 영취산과 지금까지 걸었던 산줄기가 한눈에 펼쳐진다.

    이어지는 산길. 정면으로 우뚝 솟은 제산봉을 보며 암봉을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제산봉. 헬기장에서 16분. 좌측 옥산리 대신 우측으로 내려선다. 5분 뒤 또 다른 헬기장. 이제 우측에 위치해 있던 백운산도 우측 뒤로 보인다. 그만큼 많이 왔다는 방증이다.

    이젠 우측 부전계곡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찾아야 될 시점이다. 4분 뒤 우측으로 하얀 마사토가 보이는 반듯한 능선길 대신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5~6분쯤 더 가면 송림 사이 우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열려 있다. 이 길만 찾으면 하산길은 일사천리. 차츰 급경사길로 변하지만 내려가기엔 큰 문제가 없다. 30분쯤 뒤 부전계곡 무덤 뒤로 떨어지며, 여기서 100m쯤 가면 출발점에 닿는다.


    ◆ 교통편

    - 대중교통 아주 불편, 승용차 이용하는 게 편리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 서상IC~함양 안의(부전계곡) 우회전~부전마을 우회전~옥당교 건너 좌회전~상부전~부계정사(대피소)~음용수대(화장실, 재해시 대피안내도 및 등산로 대략도).

    대중교통편의 경우 버스는 부전계곡과 바로 아랫마을인 상부전까지 들어오지 않아 불편하다. 부전마을 입구 봉정정류장에서 들머리까지의 4㎞는 걸어야 한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오전 5시40분부터 8~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3시간 소요 산청을 경유하는 이 버스는 완행. 직통버스는 오전 7시, 9시에 있다. 2시간 걸리며 1만2100원. 함양터미널 인근 시내버스터미널에서 서상행 버스를 타고 봉정정류장에서 내린다. 30분 간격으로 있다.  45분 소요. 봉정정류장에서 함양행 버스도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막차는 오후 7시. 함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 6시30분(막차)에 있다. 만일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진주로 가서 부산행 버스를 타면 된다. 1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10분.

    봉정정류장에서 들머리까지의 4㎞가 부담스러우면 서상면 소재지까지 가서 택시(055-963-0054)를 이용하면 된다.

    ◆ 떠나기 전에

    - 함양군, 부전계곡 보존 위해 포장 않고 알리지도 않아

      

    함양군 서상면 부전계곡은 함양이 자랑하는 용추계곡, 화림동계곡과 달리 함양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계곡이다.

    함양군 기획감사실 조성제 홍보담당은 "군에서 이 계곡만은 개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포장도 하지 않은 채 알리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함양 관광안내지도에도 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

    이 계곡 아래 부전마을은 2년 전 환경부가 지정하는 자연생태계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부전계곡에 고라니 다람쥐 물오리 등 많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데다 산과 계곡이 잘 어우러져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원시적 체취가 묻어나는 부전계곡은 조선 후기 학자 부계 전병순(1816~1890)이 은거하고 강학하던 곳으로 그의 흔적은 계곡 아래 '부계정사'라는 퇴락한 고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재해시 대피안내도에는 부계정사를 대피소로 표기해 놓아 아쉬움을 남게 한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늘봄가든'(055-962-6996). 찹쌀 조 수수 흑미 등 오곡밥에 더덕 등 20여 가지의 반찬, 그리고 된장찌개 꼬리곰탕 등이 한 상 가득 나온다(사진). 사태수육은 특히 별미다. 한약재와 된장 등을 첨가해 독특한 맛을 낸다. 8000원. 상림 주차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함양IC에서 7분쯤 걸린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백두대간 금남호남정맥 분기봉인 영취산 정상을 지나 만나는 민령 갈림길에서 본 백두대간 주능선. 정면으로 보이는 가장 높은 봉이 백운산이며 사진상으로 보이진 않지만 우측으로 영취산과 그 우측 뒤로 장안산도 확인된다

     부전계곡에서 가장 경관이 빼어난 용소와 너른 암반 지대.

     부전계곡 지계곡인 절터골에서 만난 쌍폭.

     늘봄가든의 오곡정식


     부계정사




    용소






     절터골 쌍폭






     백두대간상의 쉼터

     무령고개 갈림길









     고사리재





     이정표가 있는 전망대에서 덕운봉가는 길은 이정표 뒤로 내려선다


     제산봉


    흰 모레가 보이는 곳에서 좌측으로 틀어 3분 정도 가면 우측 능선을 따라 내려 간다

    **************2번 산행로*********************

















    *부전계곡~영취산 취재 뒷이야기














    미지의 산을 찾아가는 것은 항상 흥분이 된다.

    백두대간상의 영취산과 백운산에서 흘러내려 오는 부전계곡은

    몇년동안 벼루어 오다 이번에 취재산행을 가게되었다.

    정보라고는 전혀 없는 미지의 골짜기

    그런 인적이 없는 골짜기를 찾아가는

    취재팀은 항상 무언가 새로운 곳을 찾아간다는 기쁨에 오늘도 발걸음이 가볍다.

    부계 전병순(1816~1890)이 모든 것을 훌훌 던져버리고

    부전계곡에 들어와 은거하면서 강학을 하였던 곳으로

    지금은 부계정사라 하는 퇴락한 건물과 그 옆에 관리를 하는 듯 기거하는 집이 전부이다.

    툇마루아래 검정 고무신이 가지런하며 자물솨로 잠가져 있어

    주인은 외츨을 한 듯하다.

    산행은 부계정사를 출발하여 계곡을 거슬러 올라간다.

    인적 없는 길이지만 별장 같은 독립가옥이 두채 들어서 있고

    그곳을 벗어나면 세상과 단절되어 버린다.

    바위에 흠집을 내며 타고 올라가는 승천하는 용의 모습이

    와룡소의 바위 모습과 같은 것일까.

    소나무와 함께 어울리는 용소.


    산길은 계곡을 건너고 어느듯 갈림길, 왼쪽길은 백운산과 영취산 중간의 절골터로 올라가는 길이며

    취재팀은 직진을 하여 버린다.같이 동행한 분이 부전계곡을 여러번 산행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

    생각없이 골짜기를 타고 오른다. 돌무덤 같은 곳을 지나고 계곡의 폭은 자꾸 좁아 질때쯤

    산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지금 산길은 고사리재로 올라가는 길이라 한다.

     즉 덕운봉 갈림길과 영취산 중간의 안부로 올라서면 영취산 정상으로 갔다

    되돌아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취재 코스와 맞지 않아 과감이 돌아 내려선다. 중간의 절터 골 갈림길 까지 내려간후

    절터골을 따라 5분 정도 올라가니 좌측 계곡으로 쌍폭의 물줄기가 떨어진다.

    계곡을 두어번 건너니 이번에도 갈림길, 영취산 정상까지 가까운  우측 마른 계곡으로 올라선다, 산길은 바로 자취를 감춰 버리지만 옛날 화전민들이 참나무를 굽어며 다닌 길흔적을 따라 산죽을 헤치며 오른다. 능선이 가까와 지니 복병과 만나다.산죽과 벌목을 하여 잘려나간 나무들이 엉켜 통과를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지점만 벗어나면 산행은 일사천리로 이어진다.

    그래서 그후 주말에 다시 부전계곡을 찾아 갈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부분의 복병으로 좀 더 나은 산길을 소개하기 위하여 이번에는 갈림길에서 절터골을 따라 직진을 하였다, 산길은 사라졌다 계곡을 따라가다를 반복을 하며, 좌우의 산들이 눈앞에 버티고 있을 때 쯤 절터골도 끝을 맺는다. 발아래는 너덜로 바위들이 자리를 잡지 못해 밟을 때 마다 중심을 잃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한다. 지능선까지는 90m로 산길은 백두대간길인 능선으로 오를 수 있다.

    이번 부전계곡의 영취산 산행은 사실 두번의 답사를 거쳤다. 독자들에게 좀더 좋은길을 알려주기 위해 좌우로 모두 답사를 하였지만 산길의 흔적은 뚜렷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인적도 없고 벌목을 위해 찾아 들은 흰천만 나불거릴 뿐이다.  그래도2번 산행 코스가 그나마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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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교산&그너머 <720> 남해 망운산

    눈앞엔 다도해, 발아래 야생화… 여기가 바로 仙界
    지역민 사랑 한몸에 받는 남해 진산, 발길 닿는 곳마다 한려수도 비경 만끽
    층계형 오르막 능선 절묘하게 배치, 10㎞ 코스 … 천천히 5시간이면 충분


    봄볕 따사로운 계절에 산길을 가다 보면 여러 종류의 야생화와 무수히 만난다. 흔하다는 진달래 개나리 제비꽃 민들레는 제쳐 두더라도 하얗거나 연보라빛을 띤 노루귀, 샛노란 양지꽃, 은빛 찬란한 산자고, 보라색 얼레지 등 도회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꽃들이 참 많다. 마음속으로 이들 야생화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걷는 것 또한 봄 산행의 묘미다. 주변을 둘러보면 숲은 어느새 연둣빛으로 옷을 갈아입는 중이고 능선을 넘나드는 바람에도 따뜻한 훈기가 묻어난다. 봄비라도 한두 차례 내려 준다면 반투명 연둣빛 숲은 좀 더 짙은 초록으로 금세 물든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이 산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로 4월을 손꼽고 있기도 하다.

     
      경남 남해도의 최고봉인 망운산은 다도해를 바라보는 풍광도 빼어나지만 아기자기한 암릉을 걷는 맛 또한 일품이다. 해수면 높이에서 출발한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전체 코스 중 일곱 번째 봉우리에 해당하는 망운산 정상에 올라 광양만 쪽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의 최고봉이자 진산인 망운산(望雲山·786m)은 봄이 한창일 때 당일 산행으로 조용하게 다녀오기 좋은 산이다. 5월에는 정상 주변 능선에서 철쭉제가 열리는 탓에 망운산을 5월의 산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번잡함을 피하려면 오히려 4월에 오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섬 산 가운데 제주도 한라산과 울릉도 성인봉 다음으로 높은 고도를 자랑하는 산이다 보니 점점이 박힌 다도해의 무수한 섬과 푸른 바다를 질리도록 바라보면서 산행을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조망 만점인 산. 금산에 비해 기암괴석의 위용이 약간 덜하긴 하지만 아기자기한 바위를 넘나드는 재미가 쏠쏠하고 간간이 나타나는 편백나무 숲을 통과하며 걷는 싱그러움도 맛볼 수 있어 더욱 좋다. 게다가 산행로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총천연색 야생화도 실컷 보면서 걸을 수 있으니 썩 괜찮은 산행지인 것은 분명하다. 예전에는 '남해 사람들은 외지인들에게는 금산을 권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망운산을 오른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남해 지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망운산으로 봄 산행을 떠나보자. 다만 해수면과 거의 같은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 정상까지 올라야 하기 때문에 해발 700m 후반대의 산이라고 얕봐서는 안될 일이다. 생각하는 것보다는 고도감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GPX & GTM 파일 / 고도표 jpg파일
    망운산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천년고찰인 망운사(옛 망운암)는 이번 답사에서는 제외했다. 지난 2003년 관대봉~망운사 코스를 소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상에서 15분 정도면 망운사까지 내려설 수 있으니 이 산에 처음 찾아간 산꾼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보는 것도 괜찮다.

    전체 코스는 남해스포츠파크가 자리 잡고 있는 남해군 서면 서상마을에서 출발, 고현면 화방사까지 10㎞ 구간이다. 코스를 요약하자면 서상마을 서상교~가물랑산~전망대~물야산~평치~학석봉~직장마을 갈림길~용두봉(수리봉)~KBS송신소(지형도상 정상)~능선 철쭉군락지~관대봉 능선 갈림길~정상~화방사 순이다. 보통 걸음으로 휴식 포함해 5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면소재지이기도 한 서상마을 서상교 앞에 노거수가 있고 다리 옆에 자그마한 '망운산 등산로' 안내 푯말이 있다. 작은 하천을 따르는 마을길로 진입하면 5분 후 상세한 등산로 안내판이 나온다. 좀 더 콘크리트 임도를 타고 올라 작은 언덕에 오르면 남해스포츠파크와 주변 남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길 옆에 피어난 개불알풀 현호색 산자고 등 야생화들이 산꾼을 정답게 맞아준다. 마늘밭 보리밭을 잇따라 스쳐가는 임도를 타고 15분쯤 가면 통정대부 김해 김씨묘 앞 이정표. 이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본격적으로 산행로를 따른다.

     
      왼쪽부터 양지꽃, 산자고, 노루귀, 보춘화, 얼레지
    조금씩 경사가 급해지는 오르막을 15분쯤 천천히 오르면 첫 번째 봉우리인 가물랑산(190m). 돌무더기 안에 자연석으로 만든 작은 비석이 있다. 일종의 민간신앙터로 보인다. 살짝 내려서서 안부를 통과하면 다시 가파른 오르막. 하지만 길이 갈지(之)자 형태로 된 구간이 많아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20분쯤 올라가면 오른쪽이 확 트이는 전망대다. 발아래로 남해스포츠파크와 멀리 설흘산 돌산도 금오산, 광양만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제 해발 411m인 물야산 정상까지는 천천히 10분 정도만 오르면 된다. 벼락바위를 끼고 있는 물야산 정상 또한 천혜의 전망대다. 앉아 쉬기에도 좋고 더없이 푸르고 광활한 다도해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만약 이곳에서 도시락을 먹게 된다면, 별 다섯 개 짜리 특급 호텔의 테라스 딸린 최고급 야외 레스토랑도 우습게 여겨질 텐데….

     
      날머리인 화방사의 채진루. 조선 후기 건축물이다.
    다시 한번 살짝 안부로 내려선 후 재차 좀 더 긴 오르막을 탄다. 그러고보니 서상마을에서 망운산 정상까지 이르는 능선 코스는 마치 계단을 오를 때와 비슷한 기분으로 탈 수 있어 전체 표고 차에 비해 호흡이 많이 거칠어지지 않아서 좋다. 중간 중간 짧은 내리막과 안부를 지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오르막만 타는 팍팍한 산길과는 은근히 차이가 있는 것이다. 제비꽃과 눈인사 나누고, 진달래와 악수하며 35분 정도 천천히 오르면 갑자기 주변이 탁 트이는 곳에 이른다. 일명 '평치' 또는 '평고개'라고 불리는 해발 610m 안팎의 봉우리다. 북쪽 멀리 용두봉(수리봉)과 그 뒤로 방송사통신탑이 자리 잡은 상봉(지형도상 망운산), 그 오른쪽 멀리 망운산 정상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점처럼 작게 보이는 선박들이 새하얀 물거품을 뿜어내며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광양만이 보인다.

     
      남해 망운산은 발길 닿는 곳 마다 전망대다. 남쪽 멀리 가천 다랭이마을 뒷산인 설흘산이 보인다.
    아기자기한 바위 능선을 탄다. 칼로 자른 듯한 바위가 유독 많다. 암릉 끝 부분, 내리막 타기 직전에 또 하나의 전망대가 나온다. 일명 학석봉이다. 창선도와 남해만, 호구산(갑산), 송등산, 괴음산 등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금산도 보인다. 짤막한 내리막을 타면 갈림길. 왼쪽은 작장마을로 하산하는 길이지만 직진, 한바탕 오르막을 오른다. 20분 후 용두봉 또는 수리봉으로 불리는 709봉. 커다란 바위에 올라 광양만과 망운산 정상을 조망한 후 살짝 내리막을 탔다가 재차 오르막을 20분쯤 타야 방송사중계탑 앞 전망대 겸 감시초소 정자에 닿는다. 주변이 탁 트여서 조망이 빼어나다. 눈앞에 있는 방송사송신탑 옆 봉우리가 지형도상에 망운산 정상으로 표기된 785m봉이다. 옛날부터 남해 사람들은 이 봉우리를 '상봉'이라 부르며 망운산 최고봉으로 대우했지만 지금은 통신시설 때문에 출입할 수가 없다. 현재 망운산 정상 대접을 받고 있는 해발 786m봉은 꼭두봉이라고 불린다. 정자에서 콘크리트 임도를 타고 가다가 헬기장에서 임도를 버리고 능선길로 직진하면 정상인 꼭두봉까지 25분쯤 걸린다. 능선길 좌사면은 철쭉 군락지다. 연죽마을 갈림길과 관대봉 능선 갈림길을 잇따라 지난다. 망운산 정상 아래에 망운사가 보인다. 망운사 갈림길을 지나 살짝 오르막을 타면 망운산 정상. 북쪽으로는 산성 유적이 있는 대국산과 하동 금오산, 멀리 지리산 주능선까지 보이고 남쪽으로는 남해읍과 크고 작은 이 지역 명산들이 대부분 조망된다.

     
      망운산 산행 도중 주변 조망을 살피는 취재팀.
    하산은 진행방향으로 내리막길을 탄다. 산행로 주변에 철쭉나무 터널이 조성돼 있다. 5월 중순께 이 능선에는 진홍색 꽃물결이 넘실거릴 것이다. 15분 후 화장실이 있는 임도 갈림길. 임도를 타고 왼쪽으로 가면 노구마을, 오른쪽은 망운사다. 직진하는 능선 산행로는 증산까지 가는 길이다. 화방사로 가려면 119구급함 우측 5m 지점의 리본 많은 내리막길을 타야 한다. 이 길을 따라 30분쯤 가면 화방사다. 절 앞을 흐르는 계곡 물 소리가 청량하다.


    # 떠나기 전에

    - 망운사 명성에 가려진 화방사 들러볼 만

    남해 망운산 정상 아래에 자리한 망운사는 일반적으로는 망운암(望雲庵)으로 더 알려져 있는 산중 암자다. 고려 때 진각국사가 개창했다고 알려진 이 절은 남해읍과 남해만을 굽어보고 있어 조망이 빼어나고, 현재는 유명한 선화가 스님인 성각 스님이 주지로 봉직하고 있다. 성각 스님의 공력 덕분에 보리암 못지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망운사가 '쌍계사의 말사'라고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산행의 날머리인 화방사는 외지인들에게 크게 알려져 있지 못하다. 화방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연죽사에서 비롯된 사찰로 조선 중기인 1636년 현재의 위치로 옮겨서 화방사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52호인 채진루(埰眞樓)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축물로 조선 후기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화방사 일주문 왼쪽 언덕에는 천연기념물 제152호인 산닥나무 군락지가 있다.


    # 교통편

    - 남해터미널에서 서상마을행 군내버스로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남해까지는 오전 6시20분부터 오후 7시20분까지 50~7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2시간30분 소요. 1만1300원. 남해터미널에서 산행 들머리인 서면 서상마을까지는 군내버스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20여 회 운행한다. 산행 후 화방사에서는 택시(개인택시 011-887-7177)를 이용하는 하는 편이 가장 편하다. 남해 터미널까지 요금은 5000원 안팎이다. 자가용 회수를 위해 서상까지 가려면 남해터미널에서 다시 서상행 버스를 갈아타거나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이 경우 택시 요금은 1만3000원 안팎이다.

    자가용 이용자는 남해고속도로 진교IC에서 내려 남해 방향으로 간다. 남해대교를 건너 19번 국도를 타고 남해읍까지 간 후 남해유배문학관 앞 삼거리에서 우측 남해스포츠파크 방향 도로를 탄다. 10분 후 서면 서상마을에 닿는다.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남해군 서면 면사무소 옆 서상교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등산로 입구 맞은편에 있는 노거수에 오늘의 안전 산행을 빌어본다.

    서상교 다리 좌측 등산로 입구란 안내판을 보고 들어서면 만나는 망운산 안내도.
    임도길을 따라 올라서면 좌측으로 남해가 펼쳐지고 멀리 여수 돌산도 금오산도 눈에 들어온다. 발아래는 남해 스포츠 파크
    가물랑산으로 섬 산답게 민간신앙이 뿌리를 내린 흔적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해와 광양, 여수 돌산도. 오늘 따라 날씨가 선명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벼락바위가 있는 전망대로 천길 낭떨어지 위에서 바라본 모습이며 시원함의 극치이다.
    평고개 또는 평치라하며 여기서 우측의 봉우리가 학석봉이다.
    바위를 밟고, 넘어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학석봉정상으로 호구산 송등산 괴음산과 멀리 남산, 그리고 다랭이 논이 있는 설흘산도 확인이 가능하다.


    용두봉 또는 수리봉으로 불리는 봉우리로 뒤로는 여천공업단지와 광양제철이 있는 광양만, 우측으로는 방송국송신소가 있는 지형도상의 정상이 있다.

    kbs송신소가 있는 지형도상의 정상
    정상석이 있는 망운산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넓은 등산로를 따라간다. 특징은 두부를 짜른 듯한 바위들이 널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5월에는 정상으로 타 오르는 망운산 철쭉으로 꽃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연죽마을 갈림길
    망운산의 주등산로인 관대봉으로 일반적으로 관대봉을 올라 망운산 정상~화방사 방향으로 하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상아래에 있는 망운사로 고려시대 진각국사가 창건을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망운산 정상으로 남쪽은 물론이며 북으로는 대곡산과 금오산, 멀리는 지리산 주능선이 만리장성을 쌓아 놓은 것 처럼 눈에 확 들어온다.
    하산하는 등산로에도 철쭉 터널을 이루고 있다.
    하산지점의 화방사

    야생화인 산자고 보춘화 얼레지로 망운산에는 봄꽃들이 서로 앞 다투어 피고 있어 앙증맞은 꽃에 눈을 맞추어 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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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천개산~벽방산
    다도해 170여 섬들 굽어보며 불심(佛 心)에 젖다
    5시간 능선산행 중 빼어난 전망대 곳곳서 조우
    바위에 뿌리 박은 천년송 보면 경외감 들 정도
    벽방산 정상부 절벽인 '만리창벽' 낙조 풍경 황홀

     
     

    덕유산 향적봉이나 지리산 천왕봉 같은 한반도 땅덩어리의 제법 높은 곳에 서더라도 이 땅이 실제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인지 아닌지 육안으로는 통 알 길이 없을 터. 하지만 고성반도처럼 아담한 반도는 높은 곳에 서면 북쪽을 제외한 삼면이 모두 바다에 에워싸였다는 사실을 확연히 깨달을 수 있다. 게다가 그 바다에 흩뿌려져 있는 크고 작은 섬들까지 한눈에 들어온다면 그 조망은 더욱 일품일 게다.

      


     

     < 한려해상국립공원 제1전망대로 불리는 통영 벽방산은 남쪽 천개산을 거치는 종주코스로 산행할 경우 더 깊은 조망을 맛볼 수 있다. 벽방산으로 향하던 취재팀이 천개산 정상 인근 천년송 바위에 올라 다도해를 바라보고 있다. >
     
    이번 주 산행지는 경남 고성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치고 오르는 코스인 통영 천개산(天開山·524.5m)~벽방산(碧芳山·650.5m) 종주다. 한려해상국립공원 경상도 권의 170개가 넘는 섬들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제1전망대로 손꼽히는 벽방산이 주봉이고 그 남쪽의 천개산 또한 조망이 만만치 않다. 특히 통영의 주산으로 일컬어지는 벽방산은 천년 고찰이면서 대한불교 법화종 최대 사찰인 안정사와 의상암 가섭암 은봉암 등 유서 깊은 암자를 끼고 있다. 당연히 불교적 색채가 강한 데다 기이한 전설까지 산봉 곳곳에 깃들어 있고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대첩 현장을 내려다 볼 수 있어 빼어난 조망과 역사·문화적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산이다. 설연휴를 맞아 가족끼리 찾아도 썩 괜찮을 듯 싶다.

     

    코스는 전반적으로 육산에 능선산행이어서 과히 힘들지 않다. 그렇다고 밋밋한 산행도 아니다. 벽방산 정상부 암릉의 호쾌함과 중간 중간 만나는 천혜의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환상적인 조망에 홀려(?) 버리면 산꾼의 시간이 멈춰 버릴 수도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할 듯하다. 일반적으로는 안정사를 기점으로 하는 벽방산~천개산 원점회귀 산행이 대세지만 취재팀이 굳이 종주코스를 택한 것은 다도해 조망의 참맛을 보다 깊이 음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천개산 정상 10여 분 전에 만나는 일제강점기 폐광굴의 모습. >
     
    산행은 통영시 광도면 노산리 가락종친회관~매바위~천년송~일제강점기 폐 광굴~천개산~헬기장~갈림길~은봉암~임도~안정치(재)~만리암터 산죽지대~암벽 나무계단~벽방산 정상~의상암~가섭암~안정사로 연결되는 9.9㎞ 코스다. 걷는 시간만 5시간 정도.

     

    들머리는 가락종친회관 옆 등산 안내도 왼쪽이다. 완만한 능선 길을 오르다 보면 능선 왼쪽으로는 취재팀이 타고 온 14번 국도가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엔 광도면 면소재지가 눈에 들어온다. 작은 언덕을 살짝 넘어 걷는 능선 길은 솔가리가 흩어져 있는 포근한 흙길이다. 들머리로부터 15분 뒤 철탑을 지나면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10여 분을 치달아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 쯤이면 '쉬었다 가라'는 뜻인지 중간에 확 트인 전망대가 나타난다. 땀을 훔치며 바라보면 대전~통영 고속도로 너머로 원문포 앞바다와 죽림신시가지, 통영시 용남면의 야트막한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오고 더 멀리는 거제도의 산봉들이 손에 잡힐 듯 다가선다.

    5분가량 더 오르면 작은 돌탑과 나무 벤치 6개가 마련돼 있는 봉우리 쉼터. 드디어 정면 저 멀리 벽방산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전두마을, 관대바위 갈림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는데 '안정재 5.4㎞' 방향으로 직진한다.

    내리막을 살짝 내려서는데 집채보다 큰 바위가 떡하니 길을 막아선다. 매바위다. 높이 15m가량의 철계단을 타고 매바위 정상으로 올라설 수도 있고 우회하는 길도 있다. 철계단을 통해 매바위에 오르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다. 철계단을 내려서면 '전망 좋은 봉 2.1km'라는 푯말이 있다. '전망좋은 봉'은 바위에 뿌리를 박고 홀로 선 '천년송'이 있는 봉우리를 말한다. 안부를 거쳐 다시 오르막을 15분가량 가면 다시 철계단이 있는 전망대다.

       
     

    <벽방산 은봉암 절집 처마끝에 바짝 붙은 채 수직으로 서 있는 은봉성석. >
     
    철계단을 내려와 15분 뒤 만나는 쉼터에서는 왼쪽으로 사천 와룡산과 그 앞의 고성만이, 오른쪽으로는 당동만과 멀리 진해만, 가덕도까지 보인다. 이어지는 능선길은 좌우로 거칠 것 하나 없다.

     

    갑자기 가팔라진 길. 밧줄을 타고 봉우리에 오르면 다음 봉우리에 '천년송'이 보인다. 철계단을 타고 안부로 내려서 대촌마을 표시가 된 이정표를 지나 직진한다. 15분 가량 걷다가 밧줄을 잡고 오르면 돌탑이 버틴 봉우리 정상에 선다. 이정표 상의 '전망 좋은 봉'이다. 봉우리에서 동쪽으로 20m 지점에 외롭게 선 천년송이 있다. 트럭 크기 바위 위에 키 3m 남짓한 소나무가 가깝게는 안정국가공단과 멀리는 거제도의 계룡산 노자산, 다도해의 섬들을 내려다보며 홀로 수도하듯 버티고 섰다. 천년송을 가까이 보기 위해 바위에 올라가 봤다.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채 수백 년 풍상을 겪고도 말없이 서 있는 소나무의 의연한 자태 앞에 서니 절로 숙연해진다.

    천년송을 뒤로 하고 북쪽으로 성큼 다가온 천개산을 향해 길을 재촉한다. 천년송에서부터 천개산 정상까지는 1.9㎞. 계속되는 능선을 타면 15분 뒤 한퇴골농원 갈림길이 나오고 직진하면 10분 후 비암바위(뱀바위)를 지난다. 비암바위 위쪽 등산로변에 마삭줄 군락지가 있다. 마삭줄은 땅이나 바위 나무둥치 등에 붙어 자라는 넝쿨식물. 5~6월에 피는 바람개비 모양의 하얗고 노란 꽃이 어여쁜 식물이다. 5분 뒤 돌탑이 세워져 있는 도덕산 갈림길을 지나 계속 직진하며 오르막을 오르는데 눈에 띄는 푯말 하나. '광굴(鑛窟). 일제시대 납석 금 채광, 좌측 3공 우측 1공'. 등산로 왼쪽에 수직으로 파내려간 광산 입구 3개가 보인다. 입구 크기가 1.5~2m가량 되는 제법 큰 굴이다. 사람이 빠지지 않게 목책으로 막아 놨다. 씁쓸함을 곱씹으며 5분여 더 올라 철탑 밑을 통과, 오른쪽으로 꺾으면 어느새 천개산 정상이다. 들머리로부터 5.7㎞ 지점. 2시간40분가량 걸렸다. 쉼터를 겸한 정자와 산불감시카메라가 있는 해발 524.5m의 천개산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거대한 암봉의 모습을 한 벽방산 정상부가 눈에 확 들어오고 남쪽으로는 우리가 온 능선이 꼬리를 문다.

       

    매바위에서 바라본 한퇴골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한퇴골
     
    천개산 정상에서 안정치, 벽방산 쪽으로 살짝 내려서면 헬기장이다. 오른쪽 안정사 방향 이정표가 있다. 무시하고 직진하면 다시 나오는 갈림길. 여기서 안정치 방향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오른쪽 은봉암 쪽으로 내려선다. 2분가량 가파른 내리막을 갔을 때 왼쪽 암벽의 금빛 불상을 만난다. 은봉암으로 향하는 길은 제법 험하고 가팔라 발을 조심해야 한다. 이윽고 10분 뒤 은봉암에 닿았다. 은봉암 대웅전 옆에는 높이 6m, 폭 1m, 두께 0.5m 크기의 광개토대왕비 모양을 한 바위가 수직으로 서 있다. 이 바위가 바로 안정사 8경중 제3경인 은봉성석(隱鳳聖石)이다. 전설에 따르면 원래 이 바위는 3개가 있었는데 혜월선사와 종열선사가 도를 통했을 때 2개는 쓰러졌고 마지막 하나가 세번째 도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은봉암 앞에서는 임도를 만난다. 오른쪽에 안정사 1.0㎞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이 길로 하산해도 무방하겠다.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600m가량 오르면 안정치(재)다. 일종의 사거리 역할을 하고 있는 안정치에서 오른쪽 30m뒤에 왼쪽 벽방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를 탄다. 벽방산 정상 0.7㎞ 남았다는 이정표를 뒤로한 채 정상까지 이어진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겨울 평일이어서인지 여기까지 오는 동안 다른 산행객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정상부까지 오르는 중에는 하산 중인 사람을 몇 만날 수 있었다. 저마다 탄성이다. "대단하군, 대단해."

    20분가량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길 오른쪽에 돌탑 3기가 서 있는 산죽지대에 닿는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 자리잡은 산죽숲에 20여 평 남짓한 평평한 공터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만리암터. 곧이어 벼랑을 오르는 나무계단을 탄다. 계단 중간쯤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고성만과 인근 다도해 섬들이 그림처럼 다가오며 가슴이 확 트인다. 특히 일몰 광경은 석양에 반사돼 붉게 물든 절벽과 마찬가지로 붉은빛을 머금은 고성만 해수면이 어우러져 가히 황홀경이다. 통영의 일몰 조망 1번지라고 하는 달아공원의 그것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만리암터 절벽과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벽방 8경의 으뜸인 제1경 만리창벽(萬里蒼壁)으로 불린다.

    10분 뒤 벽방산 정상. 통영시와 고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650.3m 높이의 벽방산에서의 풍광은 360도 거칠 것 없는 '남도제일파노라마'라 할 만하다. 남쪽으로는 통영 시내와 한산도 미륵산, 거제도의 계룡산 선자산 옥녀봉 망산 등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가덕도와 멀리 부산 앞바다, 서쪽으로는 사량도 칠현산과 지리산, 사천 와룡산, 남해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또 북동쪽으로는 흔히 벽방산과 함께 거론되는 고성 거류산과 고성평야가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고 그 뒤로 연화산과 철마산이 보인다. 특히 북쪽 멀리로는 지리산 주능선까지 눈에 들어온다. 어째서 벽방산을 한려수도 제1전망대라고 일컫는지 실감하게 된다.

    하산길은 의상암 방향이다. 호쾌한 암릉을 타고 내려와 15분 만에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닿았다. 뒤쪽으로 벽방산 0.7㎞, 오른쪽 아래로 의상암 0.2㎞를 표시해 준다. 직진해 200m만 가면 벽방 8경 중 제6경인 의상선대(義湘禪臺)를 감싼 의상봉이 나오지만 취재진은 의상암 방향으로 내려선다. 곧이어 의상암. 신라 문무왕 5년(665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의상암은 한 때 번성했던 기도도량의 자취는 간데 없고 인적마저 뜸해 스쳐 지나는 산꾼의 마음이 애잔하다.

    의상암에서부터는 임도를 4차례 정도 가로지르며 가섭암 방향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하산길을 재촉한다. 20분가량 더 내려서면 가섭암. 부처의 십대제자 가운데 가섭존자를 기려 신라 문무왕 9년(669년) 봉진(奉眞)이 창건했다는 가섭암의 저녁 종소리는 그 소리가 은은하고 아름다워 벽방 8경 중 제5경 가섭모종(迦葉暮鐘)이라 명명됐다. 가섭암에서 안정사까지 마지막 구간은 10분 정도면 주파할 수 있다. 고찰 안정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10분여 걸어 내려 오면 노선버스가 다니는 안정할인마트 앞 77번 국도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한국전쟁 기간 40대 성철 스님 수도지로 유명

    벽방산과 천개산에 둘러싸인 1000년 고찰 안정사의 일주문에 '벽발산안정사(碧鉢山安靜寺)'라고 적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불가(佛家)에서는 벽방산이 아니라 '벽발산'이라고 부른다. 신라 태종무열왕 1년(654년) 원효 스님이 안정사를 창건할 당시에 '의발(衣鉢)을 간직한 채 내세불(來世佛) 미륵을 기다리는 벽발산(碧鉢山)은 참으로 마땅한 절터'라고 언급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벽발산이라는 이름은 부처의 십대 제자 중 한 사람인 가섭존자(迦葉尊者)가 벽발(碧鉢·스님들의 밥그릇)을 받쳐 들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만큼 불교적 색체가 강한 산인데, 원택 스님이 쓴 성철 스님의 일대기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에 따르면 성철 스님이 마흔 되던 1951년부터 1954년까지 4년간 은봉암과 안정사 위 천제굴에서 동안거와 하안거를 했다고 한다. 한편 '벽방 8경'이라 해서 제1경 만리창벽(萬里蒼壁), 제2경 옥지응암(玉池鷹岩), 제3경 은봉성석(隱鳳聖石), 제4경 인암망월(印岩望月), 제5경 가섭모종(迦葉暮鐘), 제6경 의상선대(義湘禪臺), 제7경 계족약수(鷄足藥水), 제8경 한산무송(寒山舞松)을 안고 있다. 한산무송은 안정사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들이 겨울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일컫는데, 안정사 소나무의 빼어남은 조선 영조대왕이 금송패를 내려 보호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산행 후 시간이 나면 인근 고성 거류산 자락에 있는 '엄홍길 전시관'을 들르는 것도 좋다. 고성 출생인 엄홍길 씨를 기념해 2007년 10월15일 개관했다.

     

    ◆ 교통편

    - 통영터미널서 시내버스 타면 광도초등 앞 하차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통영행 시외버스 첫 차는 오전 6시1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막차는 오후 7시40분이며 요금은 1만100원이다. 1시간 50분~2시간 소요. 통영버스터미널에서는 64, 65번 시내버스로 광도면 소재지가 있는 노산리까지 간다. 시내버스는 오전 5시25분께부터 20~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광도초등학교 앞에서 하차해 도로를 건너 초등학교 정문쪽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 3분 가량 가면 차도 너머 작은 다리(충혼교) 건너 가락종친회관에 닿는다. 1시 방향 등산안내지도가 있는 곳이 들머리. 산행 후 안정삼거리 앞에서 통영터미널까지는 64, 65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요금은 1000원.

    승용차로는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마산TG~내서TG를 거쳐 고성 통영 방향으로 14번 국도를 타고 간다. 통영시 노산삼거리(북통영IC 입구)에서 거류 광도 방향으로 77번 국도를 따라 좌회전한 후 지구촌가구마트 앞에서 좌회전, 충혼교를 건너면 가락종친회관이 나온다. 산행 후 주차 장소로 가려면 안정할인마트 앞에서 통영시내 방향 64, 65번 버스를 타고 광도초등학교 앞에 하차한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9
    글=이승렬 기자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큰바위위에 뿌리를 내린 천년송

     

    바다를 배경으로 선 천년송


    천개산 정상에서 본 벽방산

    천개산 아래 헬기장 갈림길

    만리암터의 산죽, 그뒤로 나무계단을 밟고 올라간다.

    벽방산 아래에서 본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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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 지리산 삼신봉
    노고단~천왕봉, 병풍 펼친 듯 '좌~ 악'


     



     

    이땅의 산꾼 가운데 지리산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그런데 지리산이라는 곳은 그 품이 너무도 넓고 깊어 산행 코스도 각양각색, 수백 갈래의 길이 있다 보니 좋아하는 코스도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역시 주능선 종주"라고 답하고, 또 다른 이는 "칠선계곡으로 올라 천왕봉, 세석평전을 거쳐 한신계곡으로 내려와 봐. 진짜 지리산의 맛을 느낄 수 있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리산을 많이 다녀본 이들 중에는 주능선 못지 않게 호쾌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품은 남부능선의 매력을 첫손에 꼽는 이도 적지 않다. 계절별로도 좋아하는 철이 따로 있기도 하고, 4계절 모두 좋다는 산꾼도 많다. 그만큼 지리산은 부산 경남뿐 아니라 전국의 산꾼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는 명산이요, '어머니 산'으로 통한다.

       
     

    삼신봉에서 내삼신봉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석문 위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가운데 멀리 보이는 봉)에 흰눈이 쌓여 있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찾은 산행지는 그 지리산 자락이면서도 주 능선에서 뚝 떨어져 있어 독립 산행 코스로 취급되는 삼신봉(三神峰·1284m) 원점회귀 코스다. 경남 하동군의 청학동을 기점 삼아 시계 반대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한바퀴 도는 10㎞ 남짓한 산행. 걷는 시간은 5시간 정도다. 삼신봉은 지리산의 수많은 봉우리중에서 주능선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최고 전망대 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당일로 지리산을 찾는 산꾼들로부터 많은 지지표를 얻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찾는 이가 많지 않은 데다 소원을 비는 기복신앙의 영험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용히 산길을 걸으며 설 연휴 쌓인 피로를 풀고 한 해의 각오를 다져 보려는 이에게는 최적의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산행은 행정구역상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에 속하는 청학동 마을 도인촌 입구에서 시작해 갓걸이재~삼신봉~내삼신봉~송정굴~쇠통바위~독바위 앞~불일폭포 쌍계사 갈림길~상불재~청학동 삼성궁 순으로 이뤄진다.

    해발 800m가 넘는 곳에 자리잡은 청학동은 입구에서 바라볼 때 왼쪽은 삼성궁, 오른쪽은 도인촌으로 구분되는데 산행은 오른쪽 도인촌 입구의 청학교 옆 탐방지원센터(안내소)에서 오른쪽으로 난 산행탐방로를 타고 본격 시작된다. 이정표는 '삼신봉 2.5㎞'라고 가르쳐 준다. 이곳 출발지점은 하동터미널에서 오는 노선버스의 종착지점이기도 한데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왼쪽에서부터 독바위 쇠통바위 내삼신봉 외삼신봉이 호위하듯 늘어서 있다.

    밤새 내린 눈이 3㎝가량 바닥에 덮여 있어 청량감을 더해준다. 겨울철 산행의 묘미는 역시 적당히 눈을 밟는 재미가 곁들여져야 제격이라 할 수 있을 터. 먼저 간 이가 없는 듯 탐방로엔 발자국 하나 없이 깨끗하다. 왼쪽으로 계곡을 끼고 완만하게 오르는 탐방로 변에 허리높이의 산죽(山竹)이 지천이다. 산죽은 등반길 내내 외로운 산꾼의 친구가 돼 준다.

       
     

    삼신봉을 지나 독바위 쪽으로 향하는 능선길은 잔설 쌓인 산죽숲길이다.
     
    계곡을 따라 천천히 오르면 작은 구름다리가 나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샘터를 만난다. '삼신천'이라는 이름이 붙은 샘터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한여름 가뭄때도 마르지 않는다는 삼신천이건만 한겨울 추위에는 도리가 없나 보다. 청학동 출발지로부터 1.7㎞ 지점, 출발후 50분 만에 도착했다. '삼신봉 0.8㎞'라는 이정표를 따라 5분여를 걸으면 계곡과는 작별을 하고 계단식으로 잘 정비된 된비알을 오른다. 샘터에서 10분 만에 능선 고개마루에 닿으면 비로소 북쪽 정면에 툭 튀어 올라 있는 천왕봉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고갯마루는 '갓걸이재'로 불리는 곳으로 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돼 경남 김해 신어산까지 이어지는 낙남정맥길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외삼신봉(1288m)를 거쳐 낙남정맥이 이어지지만 취재팀은 왼쪽 삼신봉 정상 방향으로 향한다. 정상까지는 10분 거리. 정상 아래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오른쪽으로는 '세석 7.5㎞' 왼쪽으로는 '쌍계사 8.9㎞'를 가리키고 있다. 이 지점이 바로 지리산 남부능선과 낙남정맥이 갈라지는 삼거리인 셈이다. 바로 옆 오른쪽에 우뚝 선 바위를 타고 삼신봉 정상에 서면 어째서 이곳을 지리산 주능선 최고 전망대라고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북쪽으로는 구곡산에서부터 황금능선을 거쳐 웅석봉 써래봉에 이어 우뚝 솟은 천왕봉이 보이고 그로부터 재석봉 장터목 연하봉 촛대봉 세석평전 영신봉을 거쳐 반야봉 노고단 왕시루봉까지 이어지는 장쾌한 지리산 주능선이 거대한 병풍처럼 펼쳐진다. 남부능선을 중심으로 왼쪽의 큰 계곡은 단천골, 오른쪽 큰 계곡은 거림골이다. 촛대봉 오른쪽 아래 도장골도 눈에 들어온다. 도장골은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야전병원이 있던 곳이다. 남쪽으로 돌아서면 남부능선의 하동 형제봉 시루봉이 들어오고 청학동에서 소설 '토지'의 주 무대인 평사리로 넘어가는 회남재가 보인다. 더 멀리는 하동 옥산, 광양 백운산, 거제도와 남해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다.

     

       
     

    자물쇠 구멍에 열쇠를 꽂으면 극락세계가 열린다는 쇠통바위 오름문.
     
    한동안 넋 잃고 바라보던 지리산 주능선 조망을 뒤로한 채 '쌍계사방향' 내삼신봉을 향해 간다. 하산길이라고 하지만 내삼신봉이 1354m로 더 높아 내리막이 아닌 오르막이다. 능선을 타고 걷다 거대한 석문을 타고 오르면 30여분 만에 내삼신봉 정상에 닿는다. 정상 표지석엔 '삼신산정(三神山頂) 1354.7m'이라 쓰여져 있다. 내삼신봉의 조망 또한 삼신봉의 그것에 손색이 없을 만큼 일품이다. 북동쪽으로 조금 전 거쳐 온 삼신봉 정상이 보이고 그 뒤쪽으로 멀리 천왕봉이 솟아 있다.

     

    내삼신봉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암릉구간을 거쳐 15분가량 가면 조선시대 문신인 송정 하수일 선생이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피해 기거했다는 송정굴에 닿는다. '탐방로 아님'이란 안내판 바로 뒤에 집채만한 바위가 있는데 그 아래 사람이 기거할 수 있을 정도의 너른 터가 있다. 굴 안쪽을 보면 뚫어진 곳으로 천왕봉이 보인다.

    송정굴에서 능선을 따라 가며 왼쪽 계곡 아래 청학동 마을을 조망하노라면 20분 뒤 거대한 쇠통바위를 만난다. 쇠통바위 오름문을 통해 바위 위에 오르면 열쇠를 끼울 수 있는 것처럼 홈이 파여진 자물통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청학동의 자물쇠바위를 이 쇠통바위의 구멍에 끼워 열면 극락세계가 열린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쇠통바위에서 전망 좋은 봉우리를 지나 30여 분 가면 하동 독바위 앞 이정표다. 예전에는 독바위쪽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이 열려 있었지만 겨울철이어서인지 닫혀 있다. 높이만 60m가 넘는 하동 독바위는 함양 독바위, 산청 독바위와 함께 지리산의 3개 독바위 중 하나로 조망이 빼어난 곳이지만 접근을 막고 있어 계속 쌍계사 방향으로 직진한다. 15분가량 가다 보면 상불재다. 이정표상에는 쌍계사 4.9㎞, 왼쪽으로 삼성궁 2.3㎞라고 표시돼 있다. 이곳에서 왼쪽 삼성궁 방향으로 180도 틀어 사면을 타고 300여 m 가면 안부 능선에 닿는다. 왼쪽은 독바위 지나 상불재 못 미친 능선에서 바로 내려오는 길이고 오른쪽은 관음봉 하동 형제봉, 회남재 지나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길이다.

    '삼성궁 2㎞' 이정표를 따라 계곡쪽으로 내려선다. 계곡 이름은 '가는골'. 내리막 초반 200여 m가 매우 가파른데다 눈길이어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0여 분 만에 계곡속으로 들어선다. 계곡 바위에 소담스런 흰눈이 눈부시다. 바위에도 나이테가 있다면 저 눈들이 겨울 보내고 봄 볕에 녹을 때마다 한 겹씩 생겨나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20여 분 걷다 보면 삼성궁 상단부에 닿는다. 포장길로 삼성궁 매표소까지 내려오면 산행은 마무리된다.


    ◆ 떠나기 전에

    - 3개 봉우리 가운데 가장 키 작은 가운데 봉이 정식 삼신봉

     

    지리산은 예로부터 한반도의 삼신산(三神山) 중의 하나로 통한다.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봉래산(蓬萊山), 방장산(方丈山), 영주산(瀛洲山)을 일컬어 삼신산이라 하고 신선이 사는 산, 불사초가 자라는 산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반도에는 금강산을 봉래산, 지리산을 방장산, 한라산을 영주산으로 칭해 '삼신산'으로 대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삼신산 중 하나인 지리산에 또다시 삼신봉이 있고, 삼신봉에 둘러싸여 청학동의 도인촌과 삼성궁이 터를 잡고 있으니 그 영험함이 어떠할 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삼신봉을 구성하는 3개 봉우리 중에서 왼쪽의 내삼신봉(해발 1354m)과 중앙의 삼신봉(1284m), 오른쪽의 외삼신봉(1288m)이 있는데 이 중 '삼신봉 정상'의 영예는 중앙의 가장 낮은 봉우리가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이창우 산행대장은 "키는 가장 작으나 그 위치가 남부능선과 낙남정맥 큰 가지가 갈라지는 곳에 서 있어 봉우리 자체가 이정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 교통편

     

    - 하동터미널에서 청학동행 버스 하루 5대 운행

    청학동으로 가야 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대전~통영 고속도로 단성IC에서 내리는 것이 하동읍쪽으로 가는 것보다 시간을 40분 이상 줄일 수 있다. 단성IC에서 나오면 만나는 사거리에서 직진한 뒤 '삼장 시천 지리산국립공원'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20번 국도 '지리산' 방향은 중산리 가는 길. 중간에 '청암 청학동 내대 거림'이라고 표시된 1047번 지방도를 따라 좌회전한다. 예치터널을 지나 1047번 지방도를 계속 따라가면 '청학동' '삼신봉'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한다. 묵계치 아래에 뚫려 있는 삼신봉터널을 통과한 뒤 '삼성궁' '도인촌' 안내판을 따라 우회전하면 된다. 겨울철에는 도로에 쌓인 눈이 얼었을 수 있으므로 스노체인을 준비하거나 스노타이어를 장착하는 편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는 하동터미널을 거친다.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하동시외버스터미널(055-883-2663)행 버스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2시간20분 소요되며 요금은 1만 원이다. 하동에서 부산행 막차는 오후 7시30분이다. 하동터미널에서 청학동행 버스는 오전 8시30분, 11시, 오후 1시, 3시30분, 7시 출발한다. 청학동에서 하동행 버스는 오후 2시20분, 오후 5시에 운행한다. 1시간 소요되며 요금은 4200원이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9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GPS 도움=GPS영남 (http://cafe.daum.net/gpsyn)
     
    글=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청학동 사무소를 지나면 만나는 삼신봉 입구 산행 들머리

    삼신봉 삼거리 전에서 본 외삼신봉을 배경으로 걷는 취재팀

    이승렬기자의 뒤로 가야할 내삼신봉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늘은 울어도 천왕봉은 울지 않는다는 지리산





    새찬 바람을 맞으며 포즈를 취하는 이슬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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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위군 아미산



    사실 군위의 아미산은 국제신문 근교산에서 언론매체에서는 처음으로 10년전에 취재 답사를 하여 소개를 한적있었다.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하는 지형도에도 표기되지 않은 산으로 막상 아미산을 답사 할려고 하니 막막한 것은 사실이였다. 지금처럼 정보화의 홍수속에 클릭만하면 그 대상을 낱낱하게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당시의 최신정보란 현지 주민에게 물어 보는게 최고의 정보로 석산마을의 촌로 여러분에게 물어 보니 아미산이라 이름을 알려 주었다.
    앗사!. 쾌재를 부르며 들뜬 기분이였다.
    보통 부처님의 눈썹을 아미라 부르는 바 얼마나 아름다우면 아미산이라 부를까?. 막상 아미산을 쳐다 보면 동공이 확장됨을 느낄 수 있다. 아마 이산도 불교적인 색체가 강한 산인것 같다. 아니면 어여쁜 여인의 눈썹을 닮았던지. 뭐든지 간에 그 당시에는 이쁜산을 찾았다는 흥분은 지울수 없었다. 

    그리고 석산마을에서 보면은 지금 있는 암봉들은 능선 맨 끝에 올망졸망 모여 있고 높은 봉우리가 방가산쪽으로 이어져 있어 마을분에게 마을 뒤의 높은 봉우리를 가르키며 아미산 정상이냐 물어보니 아니란다. 정확하게 아미산을 어느것을 두고 아미산이냐?. 제차 물어보니 마을에서는 바위가 있는 그곳이 아미산이라 다시 확인을 시켜준다.

    취재때 이 산을 찾았을 때는 지금처럼 산행리본을 찾을 수 없는 처녀성을 지닌 숨은 산이였는데 그것도 초입을 찾을 길이 없어 개울을 건너고 여러번 입구를 찾고 들머리의 나무를 꺽어내고 한다고 고생을 하였는데 지금은 군위군에서 위험한 곳에 안전시설물인 데크를 설치를 하였다 하니 격세지감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때 취재때 확인을 한 사항을 다시 한번 언급을 하며
    지금의 정상 위치는 아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을에서 말하는 암봉이 있는 능선의 최고점이 진짜 아미산(402m) 정상이 아닐까 싶다.


    "정상에 오를 땐 오금이 저릴 정도야. 아직도 발끝이 찌릿찌릿한데.”
      
    산정에서 내려온 취재팀의 한 대원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출발하기 전, 지도로 가늠해 본 산세는 그리 거칠어 보이지 않았다. 해발 402M. 두세 시간이면 충분히 산행을 마칠 수 있을 같은 야트막한 산이었다. 그러나 들머리에서 바라본 산세는 산꾼을 위압하고 있었다. 산 아래부터 시작된 바윗길이 멧부리에 이르러서는 숫제 바위덩어리로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인의 아름다운 눈썹을 뜻하는 아미(蛾眉). 이 단어에서 음을 빌어온 ‘아미(峨嵋·峨眉)’를 산명으로 가진 산 치고 명산 아닌 곳이 없다. 중국 쓰촨성(四川省)의 아미산이 그렇고, 강원 홍천군, 충남 당진군, 충북 보은군, 전남 곡성군에 있는 아미산이 그렇다.

    경북 군위군 아미산(峨嵋山)도 산명에 걸맞게 멋진 기세를 뽐내고 있는 산이다. 군위의 아미산은 주왕산의 촛대바위를 연상케 하는 3개의 바위봉이 어깨를 맞대며 주봉을 빚어낸다. 마치 설악산 공룡능선의 아랫도리를 잘라내고 암봉만 오롯이 평지로 옮겨 온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 아미산 기슭이 우려낸 물방울은 위천을 이루고, 위천은 낙동강으로 모여든다.
      

    [아미산 정상 동굴을 빠져나온 설송산악회회원의 모습이다.]

    산행은 ‘가암리 아미산 등산로 입구~콘크리트 하천보~바위 전망대~삼거리~능선 삼거리~동굴~아미산(402.4�)~능선 삼거리~바위3봉~봉우리 삼거리~무덤 4기~안부 삼거리~대곡지~ 908번 지방도’ 코스를 이어간다. 산행시간은 4시간 정도.


     가암리 아미산 등산로 입구의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위천에 설치된 나무덱을 타고 건너 50여m 가면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5분 정도 가볍게 오르면 뾰족 솟은 바위전망대가 왼쪽에 나타난다. 높지는 않으나 가파르게 돌출돼 있다. 전망대에 서면 바위를 갑옷처럼 두른 아미산의 자태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다시 산길을 잇는다. 오르막에서 잇따라 바위전망대를 지난다. 전망대 뒤 잠시 솔길이 시작된다. 솔길에서 삼거리를 만난다. 눈앞에 우뚝 솟은 것이 아미산 정상. 그러나 곧바로 오를 수는 없다. 낭떠러지가 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삼거리에서 왼쪽 갈래길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 정석이다. 낙엽이 푸석한 흙길이 기다리고 있다. 30여m만 내려오면 삼거리가 있다. 계속 길을 따라 내려가지 말고 바위봉 아래로 올라서는 오른쪽 오르막길을 택하도록 한다.

    거친 길이다. 낙엽 아래 너덜이 숨어 있어 발 딛기가 까다롭다. 바위봉 바로 아래에 붙어 지나간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이어간다. 봉우리 아래를 지났을 즈음 오른쪽으로 크게 꺾어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아미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100여m가량 급경사길을 타고 오르면 바위능선에 닿는다. 바위능선도 삼거리를 머금고 있다. 능선을 따라가는 오른쪽이 정상 가는 길. 내려서는 왼쪽길은 다음 봉우리로 우회하는 길이다.

    먼저 정상 정복에 도전한다. 오른쪽 능선을 따라 30여m 오른다. 능선을 걸터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위엄있는 바위 봉우리가 버티고 섰다. 봉우리 위가 정상이다. 왼쪽은 골 깊은 계곡. 바위 봉우리를 치고 오른다. 나무등걸을 붙잡고 올라서면 바위 틈새로 동굴이 나타난다. 20여� 길이의 동굴이다. 산 정상 부근에 이같은 동굴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아니나 다를까 곳곳에 촛농이 흘러내린 것으로 보아 지역 무속인들이 이미 터를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굴을 지나면 10여명이 자리를 할 만한 평지가 나온다. 들머리였던 가암 삼거리가 선명하게 보인다. 밖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살짝 돈다. 정상 길이 숨어 있다.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높이 5m정도의 암벽을 타고 올라야 한다. 조심스레 기어오르면 멧부리다. 그러나 바위틈이 충분치 않으므로 암벽 경험이 많지 않은 산꾼이라면 오르지 않는 것이 좋다.

    동굴을 되지나가 바위능선 삼거리로 다시 내려온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리막으로 간다. 잠시 떨어지다 왼쪽 바위 비탈로 붙는다. 능선에 오른다. 능선에서 왼쪽은 바위 2봉 꼭대기로 오르는 길. 오른쪽이 이어갈 길이다. 오른쪽으로 거북등 같은 암릉이 가로막고 있다. 조심조심 올라서면 바위3봉 정상이다.
      


    바위3봉을 끝으로 암릉은 끝을 맺는다. 푹신한 솔가리가 후들거리는 다리를 풀어 준다. 40분 가량 흙길을 걸으면 무덤 2기를 지나 삼거리가 있는 봉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튼다. 왼쪽은 방가산 가는 길. 오른쪽으로 틀어 25분 가량 가면 무덤 4기를 만날 수 있다. 옅은 산길을 따라 10여분 더 내려오면 순흥 안씨묘에 닿는다. 이를 지나 15분 가량 더 내려가면 안부 삼거리다.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갈래길로 꺾는다. 늦억새가 만개한 길을 헤쳐 가면 대곡지 길섶으로 나온다. 대곡지를 지나 콘크리트 수로를 타고 내려간다. 위천을 건너면 출발지였던 908번 지방도로로 되돌아온다.

    / 글·=박병률 기자

    교통편
    자가용을 이용할 때는 경부고속도로 영천IC에서 내려 35번 국도를 타고 영천 시내를 거쳐 청송 안동 방향으로 간다. 보현산 천문대 입구를 지나 만나는 상송삼거리에서 군위 방면으로 908번 지방도를 타고 좌회전, 고개를 넘어가면 군위군 고로면 석산리. 석산초등학교 앞을 지나 1㎞ 후에 가암리 가암교를 건너면 왼쪽에 아미산 표지석이 있는 공터가 나오는데 이곳에 주차하면 된다. 1시간40분소요. 고로택시(054-382-1466).
    들머리인 가암 삼거리에서 석산 방향으로 15분 가량 가면 석산버스정류소(슈퍼)가 있다. 아미산 자락에서 난 자연산 표고버섯과 호도등을 판매한다. 054-383-0448


    <지금 올려진 사진은 데크 시설 이전에 찍은 사진 임을 밝혀둔다>

     

     

     아미산의 암봉 모습

     

     402m의 암봉을 올라서면 동굴을 지나게 된다.

     

     

     

     

     

     

     

     순흥안씨묘로 소나무가 잘 어울리는 양지바른 능선의 무덤이였다.

     

     

     

    산행이 끝나는 지점에 만나는 대곡지의 모습

    인각사 


    아미산 가는 길에 있는 인각사는 일연의 삼국유사 집필지로 경내에는 보각국사 탑(보물 428호)이 있다. 사찰 앞에는 흰 학이 살았다는 학소대,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병암(屛岩)이 있어 여름철에는 대구지역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지도는 최근의 지도이며 돌탑(669m)봉직전의 갈림길에서 촤측능선을 타고 내려 가면 원점산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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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이가 무려 130여 m에 달하는 문복산의 랜드마크인 그 유명한 드린바위. 그 뒤로 산내면 불고기단지가 보인다.



     





    문복산에서 본 드린바위. 그 뒤로 고헌산 등 낙동정맥 산줄기가 보인다.














    이번 주 산행지는 경주 대부산~서담골봉~문복산. 대부산은 경주 산내면에 속해 있고 서담골봉과 문복산은 경주 산내면과 청도 운문면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이들 세 봉우리의 동쪽으론 삼강봉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과 지난해 산행팀이 개척한 불송골봉이 나란히 내달리고 있고, 서쪽으론 옹강산이 포진해 있다. 이들 세 봉우리들은 산행팀에게 꼭 이 말을 전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먼저 문복산. "영남알프스 북쪽의 맹장으로 엄연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데도 간혹 멋모르는 산꾼들이 고헌산과 함께 영남알프스의 산군에서 빼놓더라구. 정말 어이가 없더군. 특히 지리적으로 먼 수도권의 무식한 산꾼들이 그러더군. '1000m 이상 되는 영남지역의 산군'이라는 정의에도 딱 부합되는 데도 말이야. 굳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되레 고헌산이 빠져야지. 날 포함한 나머지 8개의 영남알프스 봉우리들은 능선으로 이어져 있지만 고헌산은 산을 내려가 도로를 건너야 다시 올라갈 수 있거든. 물론 고헌산도 할 말이 좀 있겠지만. 하여튼 난 누가 뭐래도 영남알프스에 속한다구."

    국토정보지리원에서 발행하는 지형도에도 표기돼 있는 서담골봉도 불만이 없지 않았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보다 높은 837m의 엄연한 봉우리인데도 산꾼들은 날더러 문복산과 옹강산을 잇는 정거장 정도로 생각할 뿐이야. 내가 날 당당하게 소개하려고 해도 왜 서담골봉인지도 몰라. 그래서 아주 답답해. 이 점은 날 품고 있는 경주시나 청도군이 해결해야 될 문제인 것 같아. 다행인 점은 국제신문 산행팀이 수 년 전 닉네임을 하나 일러줬지. 산 넘어 북쪽 산내면 일부리 주민들이 이곳으로 오르는 계곡인 도수골 꼭대기에 있다고 경상도 사투리를 써 '도수골만디'라고."

    대부산도 거들었다. "최근 나온 등산지도에는 날더러 조래봉이래. 알고 있지, 경주 산내면에는 조래봉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날 포함해 3개나 있다는 사실을. 장육산 북쪽의 조래봉, 단석산과 능선이 이어지는 조래봉이 그것이야. 산내면 사람들은 대부분 날 대부산으로 알고 있는데 어찌해서 날 조래봉이라 부르는지 모르겠어. 산 밑에는 대부산 이름이 들어가는 식당도 있는데 말이야. 하루빨리 나의 공식 명칭을 대부산으로 바꿔줘."

      



    산행은 산내면 '동곡 앞' 버스정류장(921번 지방도)~서담골봉·대부산 갈림길~대부산(837m)~서담골봉·대부산 갈림길~일부리 심원사 갈림길~서담골봉(837m)~옛 철탑자리~먼산바위~드린바위 갈림길~문복산(1014m)~드린바위 갈림길~드린바위~기도터(석간수)~갈림길~921번 지방도(정원숯불갈비 입구)~대현3리(중리) 버스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50분. 들머리와 초반 구간만 차질없이 잘 찾으면 이후 산행은 여유있게 진행할 수 있다. 초보자도 별 어려움 없이 완주할 수 있는 전형적인 가족산행지이다.

    들머리는 921번 지방도의 '동곡 앞' 버스정류장 좌측 뒤로 열려 있다. 주변에 대형 간판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쉬우나 정류장만 찾으면 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마을사람들은 들머리 바로 옆 좁다란 계곡인 소리골로 가면 길이 아주 좋은데 왜 없는 길로 가느냐고 우려섞인 말을 건넨다.

    산자락을 깎아 도로를 만든 탓에 처음부터 급사면길로 올라야 한다. 5분 정도 숲속 희미한 길을 따라 발길을 옮기면 너른 터의 돌무덤을 만난다. 이곳만 찾으면 이후 산길은 별 무리없이 열려 있다.

    직진한다. 겨우내 쌓인 낙엽 사이로 연초록 새순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전형적인 우리네 오르막 산길이다. 이방인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경계의 표시인지, 반가움의 환대인지 새들은 연신 울어대고 발밑에는 큰구슬봉이가 눈에 띈다.

      
      GPS 트랙 내려받기 취재협조=(주)발해

    35분쯤 뒤 숲 사이 좌측으로 우뚝 솟은 문복산과 그 우측으로 먼산바위 서담골봉이 보인다. 문복산 좌측 큰 바위가 하산길에 만나는 그 유명한 드린바위이다. 이어 너덜에 가까운 돌길을 지나면서 정면으로 대부산이 손에 잡힌다. 시야가 트이는 지점으로 좀 더 오르면 맨 왼쪽 낙동정맥과 호미지맥의 분기점인 삼각봉을 기점으로 우측으로 백운산 소호령 고헌산, 불고기센터인 대현리(대현고개), 낙동정맥 분기점인 895봉, 문복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소호령 앞 봉우리는 불송골봉. 시원한 조망을 감상한 뒤 5분이면 서담골봉·대부산 갈림길이다. 대부산은 산행팀이 계획한 등로에서 북동쪽으로 약   간 벗어나 있어 우측 대부산을 다녀온 후 이곳으로 돌아와 좌측 서담골봉 방향으로 향한다. 3분이면 대부산에 올라선다. 삼각점과 '조래봉'이라 적힌 조그만 자연석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는 이곳에 서면 남으로 문복산과 그 뒤 상운산, 남서쪽으로 옹강산이 수목 너머로 보인다. 대부산에서 직진하면 산내면소재지인 의곡리 또는 아부터재 쪽으로 가는 길이다.


    이제 서담골봉 방향으로 내려선다. 큰 무덤을 지나 무명 봉우리를 살짝 넘어서면 갈림길. 우측 일부리 심원사 가는 길이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여기서 15분이면 서담골봉에 올라선다. 역시 '도수골만디'라고 적힌 자연석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다. 산행팀은 우측 옹강산 삼계리재 방향 대신 좌측으로 내려선다. 문복산은 정면으로 보이는 봉우리 뒤에 숨어 있다.

    무명봉을 지나 모처럼 편안한 낙엽길을 걸으면 너른 터에 올라선다. 옛 헬기장인가 했는데 이창우 대장이 옛 철탑자리란다. 정면으로 산 아래 마을사람이 명명한 먼산바위, 좌측으로 들머리 동곡, 뒤돌아보면 대부산 좌측 뒤로 저멀리 단석산도 확인된다.

      


    두 차례 정도 내려섰다 올라섰다를 반복하면 먼산바위. 너른 터에서 21분. 주변 조망도 멋지지만 카메라 렌즈에도 잡히지 않는 신록의 미미한 색감의 변화에 모두들 감탄한다.

    계속되는 오름길. 우측으론 이웃한 옹강산이 우뚝 솟아 있다. 17분 뒤 숲속 갈림길. 좌측은 날머리인 중리 하산길이지만 이번 산행에선 무시하고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곧 너른 송림. 자세히 보면 송림 좌측으로 하산길이 열려 있다. 정상은 이제 코앞. 6분이면 올라선다. 삼각점과 정상석이 서 있는 문복산에선 좌로 고헌산, 우로 옹강산, 정면으로 저 멀리 밝얼산과 배내봉이 보인다. 직진하면 낙동정맥 분기점인 895봉, 우측은 영남알프스 북쪽의 베이스캠프격인 삼계리, 산행팀은 왔던 길로 되돌아가 너른 송림에서 우측으로 내려선다. 급경사길이다. 5분이면 시야가 트이며 드린바위의 웅장한 자태가 드러난다. 좌측 뒤로 불송골봉, 그 뒤로 삼강봉 백운산 소호령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 헌걸차게 내달린다. 드린바위는 여기서 10분이면 올라선다. 돌탑이 서 있는 이곳에서 뒤돌아보면 문복산 동남릉에 수 그루의 낙락장송이 걸린 기암절벽이 산사면 곳곳에 박혀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하산로는 왔던 길로 내려서자마자 우측에 열려 있다. 9분 뒤 드린바위 아래 동굴. 기도터로 바로 옆에는 석간수가 흐른다. 물맛이 아주 차고 좋다.

    이제 하산로는 둘. 돌길을 따라 직진하는 계곡길이 하나요, 다른 하나는 좌측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이다. 어느 길로 가더라도 산을 벗어나기 전 마지막 무덤 직전에서 만난다.석간수에서 28분. 산행은 사실상 끝. 여기서 2, 3분이면 산을 벗어나고, 이어 정원숯불갈비와 대현3리 복지회관 입구를 지나면 921번 지방도에 닿는다. 정면에는 'OK청소년수련원' 간판이 보인다.

    여기서 우측으로 100m쯤 가면 대현3리(중리) 버스정류장이다.


       
     


    # 떠나기 전에

    - 드린바위, 해외거벽 등반 위한 클라이머 훈련장


    문복산 동남릉에 위치한 드린바위는 폭 100m, 높이 130m에 이르는 웅장한 바위절벽이다. 두름바위 또는 코끼리바위로도 불리는 드린바위에는 지난 1975년 루트가 개척된 후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것을 고헌산악회 회원들이 1998년 요즘 등반 추세에 맞는 루트로 재탄생시켰다. 중급 이상의 실력을 요한다. 영남지역 최대 암봉으로 해외거벽 등반을 대비한 클라이머들의 훈련장소로 유명하다.

    대부산에서 서담골봉으로 가는 도중 만나는 우측 갈림길은 경주 산내면 일부리 심원사로 내려가는 길. 심원사는 근교산 시리즈 339회 경주 옹강산 편의 들머리. 당시 이 길을 개척한 산행팀은 이날 이 길로 올라오는 산꾼들에게 길 상태를 물어보니 뚜렷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올라올 만하다고 말했다. 참고하길.

    맛집 한 곳 소개한다. 문복산 가든(054-751-7043~5). 날머리 대현3리(중리) 버스정류장에서 산내불고기 단지 쪽으로 2㎞쯤 떨어져 있다. 암소를 마리째 구입하기 때문에 모든 종류의 고기는 얼리지 않고 신선하게 맛볼 수 있다. 뼈나 국거리도 판매한다. 식사를 할 경우 차량 편의를 제공해준다.

      

     

    # 교통편

    -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서 나와 언양 경주 방면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50분 걸리고 3200원. 언양터미널에선 금아교통 경주 산내행 버스를 타고 '동곡 앞' 정류장에서 하차.오전 10시50분. 1500원. 날머리 대현3리(중리) 버스정류장에서 금아교통 언양행 버스는 오후 5시20분경에 있다. 언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에 있다. 날머리 대현3리(중리) 버스정류장에서 경주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도 있다. 오후 2시35분, 6시30분. 경주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5분마다 있으며 막차는 밤 9시5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언양 35번 국도~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 24번~밀양 석남사~밀양 상북~창녕 밀양 24번~경주 청도 궁근정리~경주 청도~궁근정 삼거리서 경주 청도~경주~경북 경주시 산내면 안내판~경주 산내 921번 지방도~'동곡 앞' 버스정류장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대부산~서담골봉 취재 뒷이야기

    산행을 하다 보면은 이름없는 무명의 봉우리를 종종 볼 수가 있다.

    국립지리원 발행의 지형도 상에도 찾아 볼 수 없는 산이름들이 여럿있다.

    그중 대부산과 서담골봉도 하나로, 예전의 지형도에는 서담골봉도 이름을  찾을 수 가 없었는데

    최근의 지형도에서 서담골봉이란 이름을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산아래 동네에서 부르는 이름을 찾아 산내면 일부리 심원사 아래 마을에서 확인한 이름이 도수골만디로

    그 아래 계곡이 도수골이라 부르고 있는 것을 그 당시 취재시 확인을 하였다. 그 후 서담골봉이 지형도에 등재가 되였어니

    앞으로 서담골봉으로 불리어 지길 바랄뿐이다.

    그리고 대부산은 예전에는 조래봉으로 확인을 하였는데 불송골봉 산행시 범골마을의 촌로에게 문의를 하니

    대부산으로 불리어지며 그 산아래 대부산가든이란 이름의 상호를 걸고 영업도 하고 있는 것을 알여주었다.

    최근 산행에서 동곡마을의 주민에게 다시 확인을 하니 똑 같은 대답이 일치하여 대부산으로 산이름을 고쳐 취재산행을 하였다.

    산이름은 그 마을의 보는 방향에 따라 여러이름으로 불리어 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근교산 취재팀은 이름없는 무명봉에는 그 아래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산이름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며

    혹 잘못된 이름의 사용과 봉우리의 위치등은 수정을 해 나갈 것있다.

    일예로 최근에 경주 산내면 감산리 소목마을이 고향이며 저와 같은 경주이씨 한분으로 부터 메일을 받았다.

    개척산행지인 만봉산과 석두봉의 위치가 잘 못 되었다고 지적을 해 주었는데, 만봉산은 전망대가 있는 그봉우리를 확인을 하였지만 바로 옆 봉우리가 더 높아 그 봉우리를 만봉산이라 칭하고 낙동정맥에 솟아 잇는 봉우리를 석두봉이라 마을에서 확인을 하였는데 악간 틀리는 부분이 있어 제차 확인후 잘못된 부분은 수정을 할 것이다. 다시한번 그분께감사를 드리며 대부산과 서담골봉으로 근교산 동호인께서는 산이름을 불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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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우치 선착장


     




     돈지마을







     산행 내내 접하는 환상적인 암릉과 빼어난 조망은 단 한순간도 오감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을 만큼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달바위 가는 길에 만난 칼날 능선. 이런 암릉은 산행 내내 잊으려 하면 나타난다.




    성자암갈림길




     달바위(불모산)에서 내려서면 이어지는 암릉길에서 본 주변 경관이 황홀하다. 사진상으로 우측의 잘린 산줄기가 산행팀이 오를 암릉이며, 중앙의 해변이 사량도 윗섬에서 유일한 대항해수욕장이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은 고동산이며 그 산 아래 마을이 들머리인 금평리 진촌마을이다. 진촌마을 건너 보이는 산줄기는 아랫섬 최고봉인 칠현산의 능선이다.




      달바위고개(매점)








     동그란 암봉인 아주 인상적인 연지봉.








    옥녀봉



    금평항



    하산지점 kt



    도다리회



    도다리쑥국



    최영장군사당




     


    >
    이런 풍광 본 적 있나요




    영동 천태산.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애틋한 전설이 서린 영국사와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가 우선 떠오르겠지만 75m 높이의 암벽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을 만큼 짜릿한 스릴을 선사한다.

    날카로운 바위능선과 변화무쌍한 암릉이 마치 닭 벼슬을 한 용을 닮아 명명된 공주 계룡산. 지리산에 이어 두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유이다. 특히 설악의 공룡능선을 방불케하는 1.6㎞의 자연성릉은 가장 환상적인 코스로 알려져 있다.

    경북 상주와 충북 영동을 가로지르는 백화산 한성봉. 부산에서는 덜 알려진 이곳은 물고기 등지느러미같이 길게 뻗은 암릉길이 좌우 모두 낭떠러지여서 기어가야 할 정도로 오금을 저리게 한다.

       
     

    청송 주왕산. 들머리 대전사 뒤로 펼쳐진 당나라 주왕의 전설이 깃든 기암은 우리나라 자연미를 가장 잘 간직한 바위산으로 평가된다.

    '땅끝' 해남의 자랑 두륜산. 아름다운 대흥사를 품어 '명산에 명찰'이란 말이 안성맞춤이지만 무엇보다 암릉길에 펼쳐지는 다도해 국립공원의 황홀한 풍광은 한 장면도 놓치기 아까운 한 폭의 그림 같다.

    통영 미륵산. 해발 458m에 불과한 미륵산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항과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을 만큼 조망이 탁월하다.

    뜬금없이 전국의 명산을 떠올린 까닭은 바로 통영 사량도 지리산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알다시피 사량도 지리산은 우리나라 산꾼의 대표적인 필수 산행지 중 하나. 그 어떤 온라인 포털이나 산 관련 사이트에 접속해도 쉬이 정보를 구할 수 있어, 고백건데 산행팀은 이 지리산을 소개하기가 사실 부담스럽다.

    한마디로 지리산은 앞서 언급한 산들의 장점을 모두 갖춘 명산 중 명산이다. 내로라하는 이들 명산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를 사량도 지리산에서 죄다 경험해볼 수 있다. 마치 스포츠 하이라이트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산행은 사량도 윗섬 돈지리 돈지마을~지리산(398m)~달바위(불모산·400m)~가마봉(303m)~연지봉(295m)~옥녀봉(261m)~금평리 진촌마을 순. 걷는 시간만 3시간50분. 물론 평일 기준이다.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로 인해 훨씬 더 걸릴 수 있으니 유의하시길.

    들머리는 섬 서쪽 끝단인 돈지마을. 배에서 내리면 항상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는 버스를 타고 18분이면 닿는다. 정류장 인근 공중화장실 옆 '지리산 등산안내도' 뒤로 열린 섬 순환도로를 따라 간다. 우측 저 멀리 보이는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근육질의 암봉 중 최고봉이 지리산이다. 첫 인상은 영락없는 주왕산.

    10분 뒤 좌측으로 동백섬인 수우도와 해안절경이 시원하게 펼쳐질 즈음 길 우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오름길이지만 진한 솔향에 곳곳에 연분홍 진달래가 만개해 있어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25분이면 첫 이정표(지리산 1.2㎞)가 서 있는 암릉에 도달한다. 들머리 돈지마을과 한적한 포구가 그림처럼 내려다 보인다. 이제 암릉길을 따라 지리산으로 향한다. 성벽을 걷는 기분이다. 한 굽이를 오르면 눈앞에 거대한 암봉들이 겹치면서 시원한 풍광이 펼쳐진다. 흰 포말을 일으키며 흘러가는 어선이라도 보이면 황홀하기 그지없다.

    지리산으로 다가갈수록 안전을 위해 잇단 우회길이 열려 있다. 아슬아슬한 암릉길이 부담스러우면 이 길을 이용하자. 정상 직전 만나는 좌우가 벼랑인 물고기 등지느러미를 빼닮은 칼날 능선은 포성봉에서 한성봉(백화산) 정상 직전의 암릉을 연상시킨다.

    지리산 상봉은 첫 이정표에서 50분. 바다 건너 민족의 영산 지리산이 잘 보인다 하여 '지리망산(智異望山)'으로 불렸다지만 잔뜩 흐린 이날은 바로 이웃한 남해 고성 삼천포의 산들도 보이지 않는다. 발아래 한적한 내지포구가 보일 뿐이다.

    불모산으로 가는 길은 잡목숲과 암릉 그리고 우회로가 번갈아 등장한다. 옹강산 말등바위를 빼닮은 상대적으로 편안한 암릉도, 농짝만한 바위 옆 좁다란 틈새를 지나기도 하지만 주등로는 역시 거친 암릉길이다. 이 즈음에선 친구 삼아 함께 걷던 들머리 돈지마을이 사라지고 윗섬과 아랫섬 사이의 바닷길이 열린다. 작은 해협인 이곳의 이름은 뜻밖에도 동강(棟江)이란다.

       
     
    불모산이라고도 불리는 지리산 최고봉인 달바위는 반드시 암벽을 올라야 된다. 우회로를 타면 올라보지도 못하고 지나쳐 버리기 때문이다. 지리산에서 1시간. '불모(不毛)'라는 이 말은 고려 때부터 이곳에 나무가 없어 명명됐다 전해온다.

    지금까진 사실 가벼운 몸풀기.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이후 만나는 가마봉~연지봉~옥녀봉 구간. 시종일관 밧줄에 몸을 맡겨 오르내리거나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을 내려서야 하는 스릴 넘치는 구간이다. 열에 아홉은 연신 카메라 셔트를 눌러대기도 하고 한동안 풍광에 매료돼 상념에 잠기기도 한다. 이 구간 또한 우회길이 열려 있다.

    달바위에서 내려와 달바위매점과 울퉁불퉁한 암릉길을 지나다보면 일순간 호흡이 멈춘다. 밧줄이 매달려 있는 커다란 암봉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가마봉이다. 이후 이보다 더한 암봉을 잇따라 만나지만 처음이라 놀라는 것이다. 막상 올라보면 밧줄이 필요없을 정도로 홀드와 스탠스가 좋아 쉬이 오를 수 있지만 문제는 내려갈 때. 거의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이 아찔해 상당히 위험하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오래 전엔 철계단은 상상할 수 없었고 밧줄마저 없어 상당히 힘든 산행을 했다"고 회고했다.

    이후부턴 암봉의 연속. 무명 암봉을 살짝 넘으면 둥그스럼한 암봉 앞에 선다. 역시 밧줄에 의지해 올라선다. 연지봉이다. 가마봉에서 17분. 낮은 돌탑이 있다. 금정산 정도로 생각하고 무작정 따라나선 초보라면 정말 큰코 다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낡은 나무사다리와 밧줄이 걸려 있는 연지봉 하산길이 어쩌면 이번 산행에서 가장 위험할 듯싶다. 사다리의 3분의 2 지점에서 덧댄 나무 간격이 길어 발이 닿지 않아 한순간 머리카락이 주뼛 서기도 한다. 내려와선 정면의 암봉을 좌로 우회한다. 이 길 역시 벼랑이어서 스테인리스 난간이 설치돼 있지만 방심해선 안될 정도로 만만치 않다.

      

    천륜을 지키기 위해 절벽에 몸을 던진 옥녀의 안타까운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옥녀봉에는 커다란 돌무더기가 서 있다. 연지봉에서 13분. 정면 높은 봉은 고동산. 옛날엔 숲이 울창했지만 오래 전 산불이 나서 주변 수목들이 타버렸다고 한다. 사량터미널이 위치한 금평항과 동강 그리고 건너편 아랫섬 칠현산(근교산 444회 참조)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벼랑끝이 옥녀가 몸을 던져 죽었다는 지점이다.

    이제 산행은 막바지. 하산 역시 예의 밧줄에 이어 철계단에 의지해 내려선다. 앞서 내려온 구간에 비하면 '누워서 떡먹기'다. 5분 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대항해수욕장 방향 대신 사량도면사무소 쪽으로 내려선다. 산을 벗어나 도로와 만나는 지점인 KT사량분기국까지는 19분 걸리며, 여기서 선착장까지는 8분 소요된다.


    ◆ 떠나기 전에

    - 산행 후 섬에서 맛보는 봄도다리회·도다리쑥국 일품

    사량도 지리산은 전형적인 봄산이다. 3월말부터 시작해 4월 한달 피크를 이룬 후 5월초까지 산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는다.

    사량면사무소에 따르면 매년 4월 지리산을 찾는 산꾼들이 하루에 주말 5000명, 주중 500여 명을 웃돈다. 지난해말 기준 사량도 윗섬 인구가 1179명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숫자이다. 주말이면 4시간 남짓 걸리는 산행 시간이 정체로 인해 상당히 지연되기 일쑤이므로 유의하시길.

      

    달바위라는 이름은 암봉 중간쯤에 위치한 굴 안에 달덩이 같은 돌이 있어 명명됐다 한다. 실제로 달바위에 오르지 않고 우회로를 타면 볼 수 있다. 가마봉과 연지봉은 산 아래에서 본 모습 그대로 이름 붙여졌다 한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신형제횟집(055-643-3876). 사량면사무소 바로 옆에 있으며, 산을 벗어나 만나는 첫 번째 횟집이다. 도다리회와 도다리쑥국 전문이다. 굳이 이 집을 택한 것은 도다리 김치말이와 도다리쑥국 때문. 맛있게 익은 신김치에 싸먹는 담백한 도다리회의 조합은 먹지 않고선 상상할 수 없는 별미. 해풍을 받아 향긋함이 육지의 그것보다 진한 쑥을 곁들인 도다리쑥국은 봄처녀 같은 여린 맛이 잃었던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4인 기준 한 접시 6만 원, 도다리쑥국 1인당 1만 원. 도심과 비교해 가격은 별 차이 없지만 양은 아주 푸짐하다.

    특히 이집 김형주 사장은 이곳 토박이이자 산꾼. 사량도 지리산의 밧줄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설치된 것이라고 보면 될 정도로 지리산 전문가이다.


    ◆ 교통편

    - 북통영IC로 내려 도산면 가오치 선착장서 배 타야

      

    사량도 배편은 통영 도산면 가오치(사량)선착장(055-647-0147)과 고성 하일면 용암포선착장 두 곳에서 탈 수 있지만 부산에선 가오치가 더 편리하다. 오전 7시, 9시, 11시에 출발하며 사량도에서 나오는 배는 오후 2시, 4시, 6시에 있다. 4300원. 주말과 휴일에는 1시간 간격으로 증편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 통영 거제 방면~북통영IC~마산 고성 14번~도산면~사량(도선장) 도선 좌회전~사량도선장(5.8㎞). 북통영IC에서 15분 소요.

    대중교통편을 이용할 경우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통영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10~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50분 소요. 9500원. 터미널 맞은편 이마트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가오치행 버스는 부산교통(055-645-2080) 72, 73번을 타야 된다. 오전 8시55분, 9시45분. 1000원. 가오치에서 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25분, 5시, 8시, 8시55분(막차).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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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오산의 대표적인 폭포인 대혜폭포로 명금폭포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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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선국사가 수도하여 득도하였다는 도선굴:천연동굴로 암벽에 큰 구멍을 대혈이라고 한다. 풍수가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득도후 도선굴로 불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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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장에서 본 금오산 도립공원, 시원한 물줄기뒤로 왼쪽 금오산 현월봉이 우측으로는 칼다봉능선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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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들머리의 채미정과 금오산성의 대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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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동학 글씨체와 해운사가 도선굴과 일직선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금강동학:조선 중종대 선산 대망동에서 출생한 명필가 덕상인 고산 황기로가 쓴 초서로 금오산은 깊고 그윽한 절경임을 뜻한다한다.

    구미 금오산(976m) 산행


    “ 쉬자, 쉬자. 안 되겠다.”

     

    “쉬었다 가면 더 못 올라간다.”

    중년의 부부가 금오산을 오른다. 가장 힘든 구간이라는 할딱고개. 길 가운데 털석 주저앉은 아주머니는 연방 짜증을 낸다.

    “못가겠는데 어이하노. (버럭 신경질을 내며) 저 우에 뭐가 있는데.”

    “꼭대기 아이가.”

    가파른 경사에다 바위면이 미끄러워 조심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들의 발걸음을 더 더디게 한다. 해발 1천m에 가까운 산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참을 티격태격하다 바짓가랑이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금오산은 도립공원이다. 국립공원보다 볼거리나 풍광이 한 단계 아래라서 도립공원인가 싶지만 그렇지는 않다. 단지 산세가 작을 뿐. 도선굴 대혜폭포 약사암 등은 할딱고개를 오른데 대한 충분한 보상을 해준다.

    산행 전반부는 조금 가파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고 하산길은 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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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선굴 오르는 길은 낭떠러지를 따라 나있다. 어른 팔뚝만한 쇠말뚝을 박은 난간을 잡고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면 아찔하다

    내리막이다. 가족산행이라면 정상 약사암에서 마애석불쪽으로 돌아 내려오면 무난하다. 산행코스는 주차장~채미정~매표소~금오동학~해운사~도선굴~대혜폭포~할딱고개~샘터~헬기장~금오산(976.6m)~약사암~전망대~법성사~주차장. 4시간 정도 걸린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시작되는 고려의 충신 야은 길재의 시비 앞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오른쪽에는 길재의 충절을 기리는 사당 채미정이 있다. 채미(採薇)란 다른 왕조를 섬기지 않으려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고 살았다는 백이숙제의 고사에서 따온 말이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55호.

    메타쉐쿼이아 가로수 길이 이어진다. 5분 뒤에 매표소.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다. 100m 앞에 등산안내도를 보고 돌탑 사이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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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강나무 박달나무 산초나무 느릅나무 등이 등산로 주변으로 무성하게 자란다. 나무에 달린 이름표를 하나씩 확인하다 보면 금방 중턱에 닿는다.

     

    금오산성 대혜문에서는 계곡을 건너지 말고 오른쪽으로 직진한다. 곧 샘터가 나온다. 지하 160곒 암반층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이윽고 해운사. 뒤로 병풍처럼 절벽이 버티고 있다. 절벽 중턱에 사람들이 서서 소리지르는 곳이 도선굴 입구이다.

    조금만 오르면 도선굴과 폭포가 갈라지는 길. 도선굴에 들렀다 폭포로 간다. 도선굴은 신라말 풍수의 대가 도선국사가 득도했다는 곳이다. 낭떠러지 절벽 가운데 기묘하게 파진 구멍이다. 금오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전망대 구실을 한다. 득도는 몰라도 일주일 정도 머물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눈앞이 캄캄해질 만큼 아찔하다. 굴 입구 왼쪽에는 세류폭포라는 작은 물줄기가 떨어진다.

    도선굴에서 내려오면 대혜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높이 27m의 수직 벼랑을 떨어지는 물줄기가 세차다. 물소리가 금오산을 울릴 정도로 우렁차다는 뜻으로 명금폭포(鳴金暴布)라 불리기도 한다. ‘자연보호운동 발상지’라는 간판이 하나 섰다. 1977년 9월 이곳을 찾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깨진 병조각과 휴지 등으로 어지러진 것을 보고 “자, 우리 청소부터 하지”하고 말한 데서 자연보호운동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폭포에서 정상까지는 2.1㎞. 먼저 15분 정도 가파른 고개를 지나야 한다. 할딱고개로 불리는 이 길은 이제까지의 산보하듯 걷던 길과는 사뭇 다르다. 금오산 등산로 가운데 가장 숨이 찬 구간이다. 허리 한 번 펼 시간도 없다. 능선 옆 바위에 오르면 기막힌 전망이 펼쳐진다. 해발 460m 지점.

    전망대에서 한숨을 돌리고 다시 출발한다. 조난표지판 8번 지점까지는 거친 오르막이다. 이 지점을 지나면 경사는 다소 완만해진다. 산허리를 밟고 나가다 해발 650m 지점에 정상 1.2㎞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10분 뒤 샘 금오정. 바로 위에 마애석불과 정상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으로 꺾어 보물 제490호 마애석불까지는 10분이면 충분하다. 능선의 돌탑 전망대를 넘으면 바로 나온다. 석불은 바위 모서리에 새긴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산불조심 기간에는 마애불상으로 가는 길이 통제된다.

    정상과 마애불상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철탑. 전망대가 있고 5분 뒤에 금오산성에 닿는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계단을 따라 은근한 오르막을 15분 정도 올라야 한다. 널따란 헬기장이 있다.

    정상에는 금오산 현월봉 정상석이 놓여있다. 하산은 거대한 바위틈에 지어진 약사암에서 시작한다. 약사암은 가람 자체는 볼품이 없지만 자리잡은 위치가 압권이다. 작은 봉우리에 선 종각은 구름다리로 연결돼 아슬아슬하다.

    구름다리 아래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 왼쪽에는 화장실이 보인다. 쭉 나가면 마애석불로 이어진다. 오른쪽에 있는 대문으로 들어간다. 좁은 마당에서 구미시내를 보고 내려간다. 눈을 들어 계곡을 훑어 내려가면 끝에 법성사가 보인다.

    내리꽂는 듯한 급한 내리막. 15분 뒤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지리산 통천문같은 바위 협곡을 지나면 다시 왼쪽 능선을 넘는다. 중간중간에 전망대가 많다.

    이후에는 길이 뚜렷하다. 다시 30분 뒤 갈림길에서도 왼쪽이다. 능선을 거의 빠져나오면 무덤이 보이고 양옆으로 갈라지는 곳에서 왼쪽. 개울을 건너면 ‘등산로’ 이정표가 있고 도로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금오산 입구 주차장까지는 15분 거리이다.

    / 글=김용호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 전에]

    금오산의 금오(金烏)는 태양 또는 광명을 뜻하는 말이다.

    금오산 대혜계곡은 구미시민들에게 태양같은 존재다. 식수를 공급하고 기름진 논과 밭, 서풍을 막아 준다. 대혜비폭이라 불리는 명금폭포는 경북 8경에 속하며 소금강이라고도 불린다.

    금오산의 원래 이름은 대본산(大本山)이었는데 고려 때에는 남숭산(南嵩山)이라 불리기도 했다. 능선은 현월봉(976m), 약사봉(958m), 서봉(851m)으로 이어진다. 정상에 초생달이 걸려 있는 모습을 보고 현월봉이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도선굴, 명금폭포, 채미정, 금오산성, 약사암 등은 수학여행 가는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산이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과 함께 떠나보자.

    도선국사, 임진왜란, 야은 길재 선생의 충절 등 금오산에 얽힌 역사이야기를 하면서 산행을 꾸며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하산은 약사암을 기점으로 마애석불과 법성사로 두 갈래로 잡았다. 가족과 함께라면 마애석불로의 하산을 권한다.

    /사진.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역에서 경부선 열차를 탄다. 무궁화호 출발시각은 오전  5:10, 5:40, 6:20, 6:35, 6:45, 7:55, 9:10, 10:30, 철도요금은 요일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구미역에서 금오산까지는 12번과 12-1번 시내버스가 운행한다. 10분 정도 걸리며 30분 간격이지만 오후 4시 이후에는 1시간 간격으로 다닌다. 거리가 가까우므로 택시를 타도  도착할 수 있다.

    구미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구미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무궁화호 오후 4시56분, 5시30분, 6시41분, 8시30분, 새마을호 오후 4시59분에 있다.

    원점회귀 산행이므로 자가운전을 할 수도 있겠지만 거리가 멀어 부담스럽다. 개인적으로 간다면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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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암의 범종각이 아슬아슬한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보는 맛이 그만이다. 그리고 약사암 일주문으로 들어서는 길이 다른 사찰에 비해 특이하다.  좌우로 옹립한 바위 절벽을 통과해야만 약사암으로 들어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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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딱고개와 할딱고개 전망대에서 본 명금폭포 상류, 도선굴로 돌아가는 철제 안전 시설물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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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인 마애보살입상으로 바위모서리에 정교하게 새겨져 있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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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오산 정상을 현월봉이라 한다, 정상에 초생달이 걸여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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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선굴 옆의 폭포로 세류폭포라 하며 임진왜란 때에는 난을 피해 올라온 주민들이 칡덩굴을 잡고 바가지에 물을 담아 먹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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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행밀양동여행)밀양 옥교봉 산행. 나병, 중풍에 효염이 있다는 약물탕을 찾아 오른 옥교봉 산행

     

    근교산&그너머 <692> 밀양 옥교봉

    탕건바위 병풍바위서 바라본 밀양강 줄기 압권일세

    골짜기 아홉 개 있다는 구곡마을 원점회귀 코스

    높지 않은 500m대 산에 전망 좋은 바위 즐비

    절벽 밑 동굴 속 마르지 않는 샘물 '약물탕' 신기

    총거리 9㎞에 산행시간 4시간30분이면 충분

    경남 밀양과 경북 청도 사이 도 경계 역할을 하는 화악산(930.4m) 줄기가 남동쪽으로 뻗어내려 아래화악산에서 다시 두 줄기로 나뉜다. 하나는 동쪽으로 가던 길을 계속 달려 철마산(627.3m)을 솟구쳐 낸 뒤 청도천과 동창천이 합해져 밀양강을 만드는 유천교 앞 합수지점에서 물 속으로 스며들고, 또 다른 하나는 남쪽으로 가지를 뻗어 말치고개를 넘어 옥교봉(玉轎峰·538.4m)을 만든 뒤 밀양시 교동 춘복마을에서 밀양강과 만난다. 구슬 옥(玉), 가마 교(轎)를 써서 '옥가마봉'이라고 불리는 옥교봉은 밀양 시가지에서 봤을 때 동북쪽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밀양 시민들에게는 철마산에 비해 훨씬 더 친숙한 산이기도 하다. 당연히 정상부에서도 밀양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여 밀양이 고향인 사람들에게는 더욱 더 추억에 젖게 한다.

     


    본지 근교산 시리즈에서 지난 1999년 옥교봉 코스를 소개한 후부터 근교 산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야트막한 육산이지만 의외로 큼직한 바위와 전망대를 갖추고 있어 걷는 맛이 좋고 밀양강 자락과 어우러진 주변 산세와 시가지를 바라보는 조망 또한 빼어나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 이승렬기자가 경남 밀양 상동면의 옥교봉 정상 부근 탕건바위에 올라 주변 조망을 살피고 있다. 맞은편 봉우리 중턱의 덩치 큰 바위가 병풍바위로 불리는 전망대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11년 만에 옥교봉을 다시 찾았다. 1999년 당시에는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 옥교산이라는 이름이 표기돼 있었던 탓에 '밀양 옥교산'이라는 제목을 달고 한 차례 소개한 바 있지만 이후 지형도에서 인근 주민들이 부르는 이름인 '옥교봉'으로 표기를 바꾸었기에 취재팀도 이에 따랐다. 그렇다고 옥교산이라는 이름이 영영 사라진 것은 아니다. 괄호 안에 작은 글씨로 병기하고 있다. 국립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하는 지형도에 같은 산 이름을 따로 표기하는 사례는 결코 흔치 않은 일이다. 봉(峰)이든 산(山)이든, 뭐 그리 중요할까 싶지만 언젠가는 하나로 통일돼 불필요한 혼란만은 줄여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현재도 옥교봉 아래의 산동면 안인리 구곡마을 주민들은 하나같이 '옥교봉'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이다.

    이번 옥교봉 답사코스는 정상부 주변만 11년 전 답사길과 일부 겹칠 뿐 당시와는 완전히 다르다. 특히 원점회귀 산행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근교 산꾼들의 기호에 맞춰 구곡마을 정자나무 쉼터를 기점으로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짧지만 재미있는 코스로 엮었다. '약물탕'이라는 신비한 동굴 샘터도 만날 수 있다.

    밀양시 상동면 안인리 구곡마을의 시내버스 회차지점이기도 한 정자나무 쉼터에서 출발, 마을 입구 방향으로 되돌아 나가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정자나무~마을회관 앞~독립가옥 앞 삼거리~산 밑 삼거리~밤나무밭 임도~약물탕 동굴(구천암)~능선~삼거리~431봉 전망대~갈림길~옥교봉 정상~탕건바위~안부~병풍바위~560.8봉(작은 돌탑)~안부 Y자 갈림길~545봉~전망대~내리막 능선 갈림길~조가비만당~벽진 이씨 묘~묘지~대밭~구곡소류지~정자나무 순. 총거리 9㎞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30분, 휴식과 조망 등을 포함하면 4시간30분~5시간쯤 걸린다.

    원점회귀의 기점인 구곡마을은 9개의 골짜기가 있다는 뜻을 갖고 있다. 실제로 버스정류소인 정자나무 아래에서 옥교봉 방향인 서쪽을 보면 크고 작은 골이 9개나 파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을회관 앞을 거쳐 동네 입구의 독립가옥 앞 삼거리까지는 5분이면 족하다. 오른쪽 능선을 보고 꺾어 논 샛길을 걷는다. 양 옆의 논에서는 늦여름 햇볕을 받은 녹색의 벼가 익어가고 있다. 3분 후 산 능선 아래 임도 갈림길. 오른쪽으로 꺾어 100m쯤 가서 만나는 Y자 갈림길에서 밤나무밭 사이로 난 왼쪽 오르막 임도를 따른다. 비싼 인건비 때문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수년째 수확을 포기한 밤나무밭이라지만 밤송이는 여전히 실하게 익어가고 있다. 묵은 임도 길가에는 며느리밑씻개 닭의장풀(일명 닭개비) 파리풀 등의 야생초가 무성하다.

    중간 중간 나오는 갈림길을 무시하고 임도를 따라 30분가량 꾸준히 오르면 밤나무밭이 끝나는 곳에 집채보다 큰 절벽이 막아서는데 그 아래에 불상이 설치된 동굴이 뚫려 있다. 높이 40㎝가량의 돌 현판에 구천암이라고 표시돼 있는 이 동굴에 들어서니 안이 의외로 널따랗다. 약 33㎡(10평) 남짓한 공간에 불상 3개가 있고 오른쪽에는 물이 철철 넘치는 암반수 샘터가 있다. 구곡마을 주민들이 '약물탕'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한 바가지 받아 마셔보니 뼛속까지 스며드는 듯한 냉기에 몸이 떨릴 지경이다. 맛 또한 달콤하면서도 나무 뿌리의 향이 배여 있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 암반수라고 한다.

    병풍바위에서 되돌아 보면 옥교봉 정상과 탕건바위가 보인다.

     

    동굴 앞에서 나와 왼쪽으로 길을 잡고 오른다. 3분 후 능선 삼거리에 닿으면 길은 편하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1분 후 자연적으로 생겨난 듯한 제단을 지난다. 그 용도가 궁금하지만 이름이 없고 주민들도 잘 모르니 알 길은 없다.

    선명한 능선길을 따라 15분쯤 오르면 삼거리다. 왼쪽은 밀양시 교동 춘복마을에서 올라오는 기존 등산로다. 오른쪽으로 꺾어 2분만 가면 GPS상 431m봉 인근의 바위전망대다. 북쪽의 옥교봉 정상은 물론이고 서쪽으로 밀양 시가지와 종남산 덕대산 영축산 등이 훤히 드러난다. 또 동쪽으로는 흰덤봉 보두산 낙화산 구만산 육화산 등이 한눈에 들고 북동쪽 멀리는 오래산성과 대남바위산까지 드러난다. 전망대에서 15분쯤 능선길을 따르면 갈림길을 지난다. 오른쪽은 구곡마을로 내려 서는 길. 정상 방향으로 직진하는 길은 서서히 오르막이 가팔라지며 크고 작은 바위들도 더 많이 나타나는 길이다. 7분 후 만어산 칠탄산 산성산 등이 모조리 조망되는 왼쪽 전망대를 통과해 5분만 더 가면 '옥교산 538.4m'라는 표석이 반기는 옥교봉 정상이다. 정상 주변은 잡목이 많아 조망이 별로다.

    밀양 옥교봉 탕건바위에서 내려서는 직벽은 로프가 있는 위험구간이다.

     

    진행 방향으로 살짝 내려선 뒤 다시 약간 오르막을 치면 10분 후 우뚝 솟아난 갈라진 바위를 만난다. 생긴 모양이 상투머리 위에 덮어 쓰는 탕건을 닮았다고 해 '탕건바위'로 불리는 전망대다. 양쪽 바위 사이로 올라서면 북쪽 멀리 화악산과 위화악산 등이 드러나고 가까운 560.8m봉, 그리고 봉우리 중턱의 바위전망대인 '병풍바위'가 보인다. 오른쪽 아래로는 구곡마을과 밀양강도 훤히 드러난다. 탕건바위에서는 5m가량의 로프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자신이 없으면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서 오른쪽으로 우회하면 된다. 안부를 거쳐 병풍바위를 오르기 위해서는 왼쪽으로 우회해야 한다. 10분 후 편평한 상단부에 멋들어진 소나무가 서 있는 병풍바위 위에 선다. 조금 전 거쳐온 탕건바위와 옥교봉 정상부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구곡마을 오른쪽 멀리는 밀양 시가지가 드러난다.

    병풍바위에서 좀 더 가면 돌담이 있는 무덤을 지나고 곧바로 우측에 작은 돌탑이 서 있는 560.8m봉을 통과한다. 상단부는 편평한 고원지대다. 10분 후 안부갈림길에서는 오른쪽 직진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왼쪽은 말치고개를 지나 화악산까지 이어지는 길이지만 우측 길을 따라야만 구곡마을로 원점회귀할 수 있다. 나무들이 쓰러져 있어 길이 희미하다. 5분 후 작은 민둥봉(545봉)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가는 길도 쓰러진 나무들로 인해 발길이 더디긴 마찬가지다. 5분 후 살짝 올라선 작은 둔덕 왼쪽에 전망대가 있다. 동창천과 청도천이 합쳐져 밀양강이 되는 유천교 일대와 경부선 철도 상동역 일대가 훤히 드러나고 눈을 조금만 들면 철마산과 오래산성 대남바위산 등이 보인다.

    이후 능선을 따라 내려서는 길은 다시 뚜렷해진다. 20분 후 Y자로 갈림길에서는 작은 방공호가 있는 오른쪽 길을 따라야 하는데 혼동하기 쉬우니 근교산 취재팀 리본을 참고하자. 15분 후 작은 갈림길에서 왼쪽 능선상의 바위 전망대에 잠시 들러 풍광을 바라본다. 굽이쳐 흐르는 밀양강 가의 철로 위로 경부선 열차가 달리고 있다. '조가비만당'이라고 불리는 이 마지막 전망대에서 다시 30m쯤 되돌아 나가 조금 전 갈림길에서 본격적인 내리막을 탄다. 3분 후 벽진 이씨 묘를 지나 계속 내려서면 15분 후 무덤 7~8기가 모여 있는 묘지를 왼쪽에 끼고 마을 쪽으로 향한다. 대나무밭과 구곡소류지 옆을 지나 출발지인 정자나무 쉼터까지는 10분이면 충분하다.

    ◆ 떠나기 전에

    - "약물탕은 나병 중풍 효험 있다는 설에서 붙은 이름"


    옥교봉 산행 초반에 만나는 절벽 밑 동굴. '약물탕'이라는 샘이 있다.

     

    밀양 옥교봉 원점회귀 코스 답사를 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이 몇 가지 확인됐다. 우선 지금까지 일반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동굴 속 샘터인 '약물탕'의 존재를 발굴한 것이다. 구곡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 샘물은 바위 동굴 속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지난 50년간 딱 한 차례 물이 말랐을 뿐 그 외에는 가뭄이 아무리 극심해도 결코 물이 마르지 않았다고 한다.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주민들은 바위에 깊이 박혀 있는 자목나무의 뿌리가 끊임없이 샘물을 분출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또 약물탕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옛날 선조 때부터 이 샘물을 많이 마시면 나병 중풍 등의 중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당초에는 지금과 같이 동굴 내부가 넓지 않았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누군가가 기도처로 삼으려 일부러 확장했다고 한다. 구곡마을 주민 장용암(73) 씨는 "원래 약물탕은 여자의 음부를 닮았으며 물줄기도 좌우로 갈라져 나왔는데 누군가 훼손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한다. 현재는 작은 관으로 물줄기를 모아 놓았다.

    또 다른 성과로는 옥교봉 정상 지나 만나는 갈라진 바위 전망대를 탕건바위, 그 맞은편 절벽 전망대를 병풍바위로 각각 부른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옥교봉 산행지도에서 탕건바위나 병풍바위 등의 이름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구곡마을에서 바라볼 때 가장 긴 계곡인 일명 '진골'에는 비가 많이 내릴 때 폭포로 변하는 바위도 있다.


    ◆ 교통편

     

    - 밀양역까지 열차 이용 후 2시간 간격 구곡마을행 버스로

    부산역에서 밀양역까지 열차를 이용한다. 새벽 5시10분부터 20~3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요금은 무궁화호 3600원, 새마을호 5300원, KTX 8100원(성인 일반실 기준)이다. 밀양역에서는 밀양버스터미널로 이동 후 구곡마을로 가는 마을버스(영남교통)를 이용한다. 오전 6시30분과 7시10분, 9시, 10시10분, 낮 12시(이후 2시간 간격) 등 하루 9회 운행하며 산행 후 구곡마을에서는 오후 6시40분에 막차가 떠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에서 내려 24번 국도를 타고 밀양 방면으로 가다 긴늪사거리에서 직진, 밀산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빠져서 3㎞쯤 가면 구곡마을 표지판이 보인다. 구곡마을 정자나무 쉼터 주변에 승용차 10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글=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옥교산 들머리에서 본 옥교산의 전경. 이번 산행에서 걸을 수 있는 능선들이 모두 보인다.


    병풍바위에서 본 탕건 바위와 취재팀이 돌아 온 능선길을 볼 수 있다.


    병풍바위에서 본 들머리와 밀양의 산

    S자로 돌아가는 밀양강의 모습

    옥교산 산행에서 볼 수 있는 밀양강과 상동역 그리고 유천리의 모습을 생생이 볼 수 있다.


     상동면의 들판과 그 뒤로 보담산 낙화산 중산의 능선들이 감싸고 있는 시골의 목가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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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행/산청여행)산청 적벽산~백마산~월명산 산행. 낮지만 천혜요새를 이룬산 산청 적벽산~백마산~월명산

     

    근교산&그너머 <691> 산청 적벽산~백마산~월명산

    충무공·홍의장군 얼 서린 '천혜요새' 강과 산 조화이룬 명품 산행지로…

    해발 300m대, 낮지만 알찬 강변 코스

    여유있게 걸으며 지리산 능선 한껏 감상

    깎아지른 절벽 밑 경호강 물줄기 일품

    기암·역사·전설 품은 8㎞ 가족 코스

     


    경호강(鏡湖江)은 남강(南江)의 상류를 따로 부르는 이름이다. 통상 경남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 강정에서 진양호에 이르는 32㎞의 물길을 일컫지만 발원지는 함양군의 남덕유산 자락이다. 산청을 거쳐 진주에 이르기까지, 서쪽에 지리산 자락을 끼고 돌며 흐르는 이 강은 유속이 빠르고 물돌이가 많아 모래톱이 발달했으며 최근에는 래프팅 명소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경남 산청의 적벽산 정상 부근 전망대에서 S자 곡선을 그리며 유유히 흐르는 경호강 물줄기와 백마산 자락을 살펴보고 있다.

     

    유장하게 흐르는 경호강 물줄기를 내려보면서 아기자기한 산길을 걸을 수 있는 근교 산행지 중 하나가 바로 산청군 신안면에 자리 잡은 적벽산(赤壁山·166m)~백마산(白馬山·286m)~월명산(月明山·334m) 연계 코스다. 낮은 산길이지만 산행 내내 왼편에 깎아지른 절벽을 끼고 달릴 수 있고 암릉이 발달해 있으며 경호강은 물론 강 건너 천왕봉에서 웅석봉에 이르는 지리산 동부능선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어 산을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백마산과 적벽산 일대는 옛날부터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한양(서울)에서 880리를 걸어 온 길손이 경치에 취해 가던 길을 멈추고 하염없이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기도 한다.



    그뿐인가. 이 낮은 산줄기를 걸으면서 우리 역사에 큰 방점을 찍은 사건인 임진왜란 당시 홍의장군 곽재우와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 얽힌 여러 가지 이야기와 전설을 음미할 수도 있어 풍광과 사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명품 산길이라 할 수 있다. 최고 300m대 이하의 봉우리 3개를 넘어야 하지만 등산로가 잘 조성돼 있어 비교적 수월한 코스여서 실버산행지로도 적격이다. 또 하산 후에는 주변의 문익점 목화 시배지와 문익점 묘, 성철 스님 생가, 수월폭포 등 명소와 유적지도 둘러볼 수 있어 가족산행지로 적극 추천할 만하다.

     

    전체 산행은 예로부터 서부 경남과 지리산권의 교통요지로 통하는 산청군 신안면 원지리 단성교 앞 삼거리에서부터 시작한다. 단성교 앞 이정표~전망대~적벽정~체육공원~적벽산 정상~3번국도 변~산성교 사거리~백마사~망춘대~산성 내 연못~백마산 정상~전망대~질매재 안부 사거리~잇딴 전망대~월명산~상사바위~남평 문씨 묘~안부 갈림길~월명사~하촌마을 순. 산행 총거리는 8㎞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30분, 휴식과 식사 시간을 포함하면 4시간30분 정도면 여유 있게 마무리할 수 있다.

    산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단성교 중간쯤으로 가서 경호강을 호위하듯 늘어선 적벽산~백마산 줄기의 바위 벼랑을 한 차례 훑어본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붉고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다는 적벽산의 풍광이 빼어나기로 조선시대부터 명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당시 적벽 아래 강변 숲 속에는 신안루를 비롯하여 경연, 담분, 유취, 매연, 우화 등 여섯 개 누각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산 이름 역시 중국 송나라 때 대문장가인 소동파의 적벽부(赤壁賦)의 배경이 된 양자강 적벽(호북성 황주 소재)의 경치에 못지 않다고 적벽산이라 지었다 하니 강물과 가을 단풍의 어우러짐이 어떠할지 가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단성교 원지 방면 입구 오른쪽에 적벽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이정표를 보고 돌계단을 오르며 산행이 시작된다. 5분 후 갈림길에서 왼쪽 오르막 철계단을 타고 오르면 작은 전망대다. 신안면 소재지인 원지리 시가지와 단성교, 단성면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단성교 아래로 흐르는 경호강과 양천의 합수 지점도 보인다. 신안과 단성 일대 주민들은 경호강 줄기 중 적벽산과 백마산을 끼고 도는 부분을 따로 떼 어 '적벽강'이라 부른다. 충남 금산 주민들이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에서 수통리로 흐르는 금강 일부 구간을 '적벽강'이라 부르고 일대 절벽을 적벽이라고 하는 것과 유사하다. 국내에 또 다른 적벽으로는 '화순적벽'이 있다. 전남 화순군 옹성산(572m) 자락의 깎아지른 절벽이 그 아래 동복호와 어우러진 풍광을 일컫는 말이다.

    적벽산 인근인 산청군 생비량면의 '도전리 마애불상군'.

     

    전망대에서 4분만 가면 적벽정. 작은 팔각 정자인 적벽정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경호강 줄기와 백마산 월명산 봉우리가 모두 눈에 들어오는데, 강 건너 석대산 능선과 그 뒤 웅석봉까지 어우러지며 시원하기 그지없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혹자는 이 광경을 보고 "눈이라도 깜박이면 이 장관이 사라질까 저어하니, 차마 눈조차 감을 수 없어 시리디 시리다"고 노래했다고 한다. 적벽정을 지나면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산길 왼쪽으로는 절벽이 이어지니 발길 닿는 곳마다 전망대요 조망처다. 두 번째 체육공원 왼쪽의 전망대에서는 S자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경호강과 백마산의 멋들어진 조화를 볼 수 있다. 2분 후 정상석과 산신제단이 있는 적벽산 정상에서 계속 이어지는 길은 경사가 꽤 가파른 내리막. 10분 후 국도3호선 옆 임도에 닿으면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200m쯤 가면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구간임을 알려주는 비석이 있는데, 이곳에서 총 5갈래 길 중 백마사 방향의 작은 다리(노란색 난간)를 건너 백마사로 오른다. '구석다리'라는 토속 지명을 가진 이 갈림길은 백의종군로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백마산 등산 안내도를 지나 콘크리트 임도를 7분가량 오르면 백마사에 닿는다. 식수를 보충할 수 있다. 등산로는 백마사 마당에서 오른쪽이다. 30m만 가면 이정표. 정상 900m를 표시하고 있다. 10분 후 망춘대 이정표에서 일단 왼쪽으로 가면 절벽 전망대인 망춘대다. 경호강에 기대선 남쪽의 적벽이 훤히 드러난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수월하다. 오르막을 10분쯤 타고 나면 산성 흔적을 지나 왼쪽으로 널따란 반석이 나타나는데 바위 표면에 지름 10~15㎝가량의 구멍들이 10여 개 보인다. 옛날 백마산성의 망루 기둥을 박았던 흔적으로 보이는데 일부에서는 홍의장군 곽재우가 타던 말발굽 자국이라고도 전해진다.

    백마산성의 연못. 임진왜란 당시 병사들의 식수원이다.

     

    백마산성은 삼국시대 때부터 백제와 신라의 격전지였고 임진왜란 때는 의병장인 홍의장군 곽재우가 진주를 넘어 북진하는 왜군을 맞아 한 달 이상을 버티면서 물리친 유적지다. 당시 왜군은 깎아지른 절벽을 갖춘 천혜의 요새인 산성을 도저히 함락시킬 수 없자 물과 식량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옥새작전을 펼쳤다. 그런데 성 위에 있던 곽재우 장군이 부하들에게 왜군이 볼 수 있도록 말을 세운 다음 쌀을 말 등에 붓도록 지시했다. 강 건너에서 이 광경을 본 왜군들은 물로 말을 목욕시키는 것으로 착각해 물이 많은 것으로 오인, 성 함락을 포기하고 물러갔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 온다. 그 이후 원래 이름이던 동산성이 백마산성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또 정유재란이 일어난 1597년 여름 백의종군에 나선 이순신 장군이 합천 초계의 권율 도원수 진영에 머무르다 원균의 패전 소식을 듣고 울돌목으로 가던 도중 이 산성에 올라 지세를 살폈는데 천혜의 난공불락 요새인 점을 확인하고 안심하며 길을 나섰다는 이야기가 난중일기에 기록돼 있다. 1597년 7월 19일의 일이다.





    일단 오르막을 올라서고 나면 길은 편평한 산책로와 같다. 산성 내의 연못도 보인다.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 연못이라고 한다. 망루터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10분이면 족하다. 백마산 정상석 옆에 면민안녕기원제단이 있다. 서서히 가팔라지는 내리막을 타고 8분쯤 가면 작은 바위 전망대다. 맞은편 월명산과 그 뒤로 둔철산 자락이 조망된다. 2분 후 십자 이정표가 서 있는 안부사거리인 질매재에 닿는다. 오른쪽은 중촌리 산성마을, 왼쪽은 신안리 명동마을로 통하고 직진하면 월명산으로 오르게 된다.

     


    월명산 상사바위에서 지형을 살피는 이승렬기자.

     

    월명산으로 오르는 길은 꽤 가파르다. 잇따라 멋드러진 전망바위를 지나고 아기자기한 바위길을 통과해 정상까지 이르는 데는 30분 정도 걸린다. 중간에 만나는 전망바위에서 뒤돌아보면 백마산 정상부와 경호강이 어우러지고 동쪽 멀리로는 의령의 진산 자굴산까지 보인다. '해발 320m'라고 표시된 월명산 정상석의 위치는 실제 2만5000분의 1 공식지형도에 334봉으로 표시된 곳이다. 서쪽으로는 천왕봉을 넘어 웅석봉에 이른 백두대간의 마지막 꼬리 부분이 남쪽으로 흘러내리며 최후의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계속되는 능선길을 따르면 비교적 평탄한 능선에 있는 바위들이 마치 여수 향일암 주변 금오산에서 보는 것처럼 거북이 등 무늬로 갈라져 있어 신기하다. 우뚝 솟은 암봉을 왼쪽으로 살짝 우회한 후 다시 능선에 올라서서 2분만 내려서면 길 가운데 불룩 솟아난 전망바위. 눈앞에 상사바위가 보인다. 이곳에서 상사바위까지는 불과 5분. 천애절벽인 상사바위는 정말로 못다 한 사랑에 가슴앓이 하다 스스로 몸을 던진 그 누군가의 한이 서려 있는 듯한 분위기다.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이다.


     


    상사바위에서 5분 후 닿는 남평 문씨 묘까지는 평탄한 내리막이다. 무덤에서는 갈림길인데 일단 능선을 따라 직진한다. 5분 후 T자형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다음 봉우리(지형도상 월명산 표기봉)로 오르는 길이 있지만 우측 폐사지인 월명사를 거쳐 임도를 탄다. 월명사에서 날머리인 하촌마을 차도까지는 콘크리트 포장도로다. 30분쯤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백마산 월명산 잇는 질매재 전설 흥미진진


    산청 백마산과 월명산 사이의 안부사거리는 일명 '질매재'로 불리는 곳이다. 신작로가 뚫리기 오래전 중촌리 일대 주민들이 산청 장터를 오갔던 중요한 길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고개는 마치 도끼로 찍어 놓은 듯이 움푹 파인 지형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어 흥미를 끈다.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의 백의종군길에 따라 나섰던 옥포 만호 이담 장군의 12대손이라고 밝힌 중촌리 주민 이주상(67) 씨의 전언을 소개한다. 그는 "옛날에 일본인들이 조선 지도를 펼쳐놓고 조선의 기를 끊기 위해 붓으로 먹점을 찍었는데 그곳이 바로 이 질매재라고 한다. 그로 인해 질매재는 도끼자국처럼 파였다고 선조들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일본인들이 점을 찍은 이유는 큰 인물이 많이 나올 지형이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이야기임에 분명하다.

     

    들머리인 신안면 원지리에서 20번 국도를 타고 의령 방향으로 4㎞쯤 가면 만나는 생비량면 도전리에는 '도전리 마애불상군(경남도 유형문화재 제209호)'이 있다. 야산 암벽에 키 20~40㎝가량의 작은 마애불상이 29개나 새겨져 있다. 세련되지 않고 투박한 모습의 서민형 불상이다. 통일신라 말기 또는 고려시대 초기 작품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산행 후 둘러볼 만하다.

    ◆ 교통편

    - 부산서부터미널서 8~20분 간격 버스 운행


    산청군 신안면 원지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아주 편하다.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함양 또는 중산리행 시외버스를 탄다. 새벽 5시40분부터 오후 7시41분까지 8~2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요금은 9300원, 1시간50분 소요. 원지 정류장에 내리면 단성교 인근 들머리까지 3분만 걸으면 된다. 산행 후 중촌리 하촌마을에서 원지까지는 마을버스가 하루 4회 운행하는데 막차는 오후 6시40분에 있다. 버스 시간 맞추기가 애매하기 때문에 그냥 원지택시(055-972-7755)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요금 5000원 안팎.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대전통영고속도로 단성IC에서 내려 두 번째 삼거리에서 좌회전, 20번 국도를 타고 단성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에 적벽산 등산로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 인근에 주차할 수 있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글=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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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행/산청여행)산청 지리산 꽃봉산~공개바위 산행. 한국판 피사의 사탑 지리산 공개바위 찾아가기

     

    근교산&그너머 <690> 함양 꽃봉산 ~ 산청 공개바위

    '한국판 피사의 사탑' 지리산에 우뚝

    엄천강변 동강리 기점 5시간 원점회귀 산행

    500여년 전 김종직 지리산기행때 걸었던 길 경유

    비스듬히 솟은 12m 자연석탑 '공개바위' 신비감

    꽃봉산, 어여쁜 이름 발굴은 예상치 못한 성과

    주말 산꾼이 산행지를 선택할 때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다. 풍광 암릉 유적 추억 접근성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끔 딱 하나의 볼거리만을 위해 지루하고 힘겨운 코스를 묵묵히 참아내야 하는 산행지를 택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 이승렬기자가 경남 산청군 금서면 방곡리 지리산 자락 비탈에 비스듬히 서 있는 공개바위 밑을 지나고  받치는 시늉을 하고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도 이번 주 진귀한 '그 무엇인가'를 찾아보기 위해 지리산 자락 북동쪽 끄트머리를 답사했다. 취재팀의 발길을 이끈 것은 다름 아니라 '한국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경남 산청군 방곡리의 '공개바위'. 자연적 현상인지, 누군가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조차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는 이 신비한 바위는 산청과 함양 등 지리산권 일부 주민들에게만 알려져 있다가 지난 2007년부터 일반인들에게도 소개되기 시작했다.

    해발 755m에 위치한 경사 60도 안팎의 산비탈을 딛고 우뚝 솟은 이 바위는 6면체 모양의 둥그스름한 바윗돌 5개가 석탑 모양으로 포개져 있어 전체적으로는 기다란 자연석탑 모양을 하고 있다. 높이 12.7m 둘레 12.4m 크기인데 수직으로 선 것이 아니라 25도가량 비스듬히 서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무너질 듯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고 수백 년인지 수천 년인지 아니면 수만 년인지조차 알 수 없는 세월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지난 2007년 9월 경상남도 기념물 제266호로 지정됐다.

    공개바위로 올라가는 입구 우측으로 꽃봉산 능선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바위가 산청군 경계 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취재팀은 함양군 휴천면 동강리 평촌마을을 기점으로 하는 원점회귀 산행으로 진행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산청군 방곡리에서 차량으로 공개바위 아래까지 가서 30여 분만 걸으면 쉽게 갈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아무래도 산행의 묘미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함양 동강리를 들머리 겸 날머리로 삼을 경우 지리산 둘레길 일부 구간도 걸을 수 있고 산행 후에는 지리산 북부권 계곡물을 오롯이 머금은 채 유유히 흐르는 엄천강에서 땀을 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여름 산행에서는 무시하기 힘들다.

     

    이번 답사 산행에서는 그동안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귀한 산 이름 하나도 발굴하는, 뜻하지 않은 성과도 거뒀다. 공개바위를 향해 가는 도중에 거치는 해발 731m의 꽃봉산(그냥 '꽃봉'으로도 불림)이 새롭게 이름을 알게 된 바로 그 산이다. 꽃이 활짝 핀 모양을 한 봉우리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리산 산꾼으로 알려진 성락건 씨는 거창 현성산(거무시) 정상을 일컫는 '하늘바라기'라는 이름을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 명칭이라고 설파한 바 있기도 하지만 취재팀은 감히 이 꽃봉산(또는 꽃봉)을 가장 아름다운 산 이름으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고 본다.

    전체 산행은 동강리 평촌마을 둘레길 이정표~팽나무쉼터~묵은 임도길~개울~능선 밑 이정표~능선 갈림길~꽃봉산 삼각점~전망대~운서리 방향 이정표~771봉 전망대~폐헬기장~공개바위 이정표~공개바위(되돌아 나와서)~이정표~운서리 방향 이정표~천상바위~임도~운서쉼터(지리산 둘레길 구간 합류)~운서리~구슬박재~팽나무쉼터 앞 이정표~동강리 평촌마을 순이다. 총거리 11㎞.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4시간10분 정도 걸리고 휴식과 공개바위 감상 등을 더해도 5시간30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만나는 동강마을 쉼터

    엄천강을 왼쪽에 끼고 60번 지방도로를 따라 마천 백무동 방향으로 가다가 적조암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 엄천교를 건너면 휴천면 동강리 평촌마을 강동식당 앞 공터에 닿는다. 이곳이 들머리 겸 날머리다. 남쪽에 솟은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는 마치 연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꽃봉산이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곧바로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 앞에서 남향 산 쪽으로 난 계곡 옆 임도를 따른다. 이 계곡의 이름은 아애골. 주민들에게 물어도 그 이름의 의미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이가 드물다. 그저 선대 어른들 시대부터 구전으로 이어져온 이름이라는 것뿐. 8월의 태양이 길 옆 고추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햇볕을 머금은 풋고추도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붉은 옷으로 갈아입는 중이다.

     

    그늘 없는 한여름 산길에서 개울을 만나면 사막의 오아시스보다 반갑다.

     

    5분 후 앙증맞은 빨간 우체통이 있는 작은 민가 앞에서 왼쪽 작은 다리를 건너면 팽나무쉼터다. 작은 안내판에는 동강마을의 당산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이곳의 유래를 기록하고 있다. 점필재 김종직이 조선 성종 3년(1472년)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지리산 기행을 한 후 남긴 유두류록(遊頭流錄)에 '화암(花巖)'이라고 기록한 곳이 바로 이 쉼터라는 것이다. 또한 연꽃 모양을 한 봉우리인 뒷산 이름이 옛날부터 꽃봉산이라고 전해오는 것과 화암이라는 쉼터 이름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팽나무쉼터에서 100m쯤 더 가서 왼쪽 비포장 길을 따르다 만난 삼거리에서 우회전, 임도를 따라 오르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오른쪽 고사리밭에는 키 큰 고사리가 무성하다. 이때부터는 1시간30분가량 꼼짝없이 비포장 임도를 따르는 고행길이 이어진다. 말이 임도지 실제로는 사람 다닌 흔적이 거의 없이 잡초가 무성해 웬만한 좁은 산길 못지 않게 험한 길이다. 게다가 햇볕 피할 곳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50분쯤 가다가 만나는 첫 번째 개울에서 잠시 땀을 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으며 걷는 산길에서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는 개울을 만난다는 것은 사막 여행자가 오아시스를 만난 것보다 더 반갑게 느껴진다. 다시 30분가량 임도를 더 타고 오르면 다소 생뚱맞은 느낌의 이정표가 나온다.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절개지로 올라 능선까지 난 지름길을 타고 7분쯤 오른다.

    능선 갈림길에서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왼쪽 아래에 고사리 및 산약초 재배 농가가 보이고 출입금지 표지판과 철망도 나타난다. 능선길을 타고 오르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살짝 우회하는데 바로 이 봉우리가 강동리 평촌마을에서 보았던 꽃봉산이다. 우회길에서 다시 능선으로 붙으면 꽃봉산 정상에서 30m쯤 더 간 작은 안부다. 일부러 꽃봉산 정상부에 올랐다가 안부로 돌아와 길을 재차 재촉한다. 삼각점을 지나고 3분 후 왼쪽이 탁 트이는 전망대다. 웅석봉과 왕등재 왕산 필봉산, 그리고 멀리 둔철산과 정수산 등 산청의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3분 후 운서리 방향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나중에 하산할 때 이곳에서 운서리 방향으로 내려서게 되는 지점이다. 일단 왼쪽 능선을 탄다. 2분 후 771봉 전망대에 서면 이번에는 함양 독바위와 함양 법화산 등이 조망된다. 곧바로 나오는 폐헬기장을 거쳐 공개바위 이정표가 있는 능선 안부까지는 7분이면 족하다. 능선을 버리고 왼쪽 내리막을 타고 70m만 가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공개바위다. 비스듬히 우뚝 솟은 모습에 "이야 이렇게 신기한 바위를 보려고 그 땡볕 속을 견디며 걸었나보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위에서 보면 6면체 바위가 5개로 보이는데 반대편에서 보면 4개다. 더욱 신비롭다. 어떻게 보면 거대한 남근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꽃봉산 정상부 지나서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웅석봉과 왕등재가 보인다.

     

    옛날 지리산에는 삼베 구만 필로 짠 치마를 두른 거대한 '마고할미'가 살았는데 공기놀이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고할미가 떠나면서 갖고 놀던 공깃돌 5개를 포개 놓았는데 그것이 바로 이 '공개바위'라는 전설이 지역에서 전해오고 있다. '공개'라는 말은 '공기'의 서부경남 사투리다.

    다시 운서리 방향 이정표 삼거리까지는 12분가량 걸린다. 삼거리에서 왼쪽 내리막을 타고 하산길에 나선 지 8분 만에 상단부가 갈라진 바위를 만나는데 이 바위가 천상바위다. 위에서 보면 그리 크지 않지만 왼편 수독골 아래에서 보면 50m가 넘는 거대한 크기의 바위다. 이 천상바위에는 천상굴이라고 하는 석굴이 있는데 1970년대 중반까지 호랑이가 살았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운서리와 동강리 주민들 사이에 전해오고 있다.

    천상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한 후부터는 별로 어렵지 않게 능선을 타고 하산할 수 있다. 40분가량 평탄한 능선길을 따르다 보면 길이 확연히 넓어지는 갈림길을 만나는데 오른쪽으로 살짝 꺾어진 방향으로 길을 잡고 10분만 더 내려서면 운서리 본동에서 운암마을 적조암까지 이어지는 콘크리트 임도에 닿는다. 이제 길은 더욱 수월하다. 오른쪽 내리막을 따라 10분쯤 가면 물탱크 앞 삼거리에 닿는다.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에는 '운서쉼터'라고 표시된 곳인데 인근에 작은 정자가 있다. 운서마을에서는 엄천강 쪽으로 내려서지 말고 '동강마을 1.7㎞'라고 표시된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를 보고 오른쪽 완만한 임도길을 탄다. 구슬박재를 넘어가는 둘레길 구간을 따르는 것이다. 500여 년 전 김종직 선생이 걸었던 길이기도 하다. 운서마을에서 구슬박재를 지나 동강리 들머리까지는 20분이면 충분하다. 조금 늦은 여름휴가를 맞아 지리산 둘레길을 걷기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순례객이 어느새 취재팀 뒤에 바짝 접근한 채 걸어오고 있다.

    ◆ 떠나기 전에

    - 산행 후 구형왕릉 용유담 등 인근 명소 들를 만

    경남 산청의 공개바위를 보기 위해 함양군 휴천면 강동리 평촌마을을 기점 삼아 산행을 했다면 하산 후 주변에 둘러볼 곳이 많다는 점도 기억하자. 우선 산청군 금서면의 왕산 아래에 있는 전(傳)구형왕릉(사적 제212호)이 눈에 띈다. 금관가야 최후(제10대)의 왕이자 신라 삼국통일을 달성한 김유신 장군의 증조부인 구형왕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이곳은 국내에서는 유일한 피라미드형 석축 무덤이다. 그동안 김해 김씨 문중 측에서 18세기 발견된 '왕산사기' 및 '동국여지승람' 등의 기록과 왕산사에서 출토된 의복과 장신구 등 유물을 근거로 틀림없는 왕의 무덤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좀처럼 공식 명칭의 첫 글자인 '전(傳)'자는 삭제되지 않고 있었다. '전(傳)'이라는 글자는 '~라고 전해 온다'는 뜻으로, 명확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그런데 이달 초 관할 지자체인 산청군 측이 접두어 '전'자를 제거해 달라며 경남도와 공동으로 문화재청에 사적 명칭 변경 신청을 함으로써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주변 일대에는 '한국판 피라미드' '한국판 피사의 사탑(공개바위)' 등 '한국판 ~'가 참 많다. 이 모두가 지리산의 넓고 깊은 품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다. 함양 강동리에서 엄천강을 따라 마천면 쪽으로 10분만 가면 엄천강 제1의 명소로 알려진 용유담이 있다. 또 오도재 아래 지리산 전망대도 방문해 볼 만하다.


    ◆ 교통편

     

    - 함양터미널서 추성 또는 송전행 버스 30분 간격 운행

    산행 기점인 함양군 휴천면 강동리까지 교통편은 의외로 편리하다.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함양행 버스는 진유 경유 버스가 오전 5시40분부터 오후 7시41분까지 8~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1만3700원. 3시간 소요. 함양 직행 편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는데 요금 1만500원에 1시간50분밖에 소요되지 않아 유리하다. 함양터미널(055-963-3745)에서 휴천면 강동리 입구인 엄천교까지는 추성 또는 송전행 군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오전 6시20분부터 오후 7시4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 2300원, 35분 소요. 운서리 또는 강동리 입구인 엄천교 앞에서 내려 엄천교를 건너면 산행 들머리인 강동리 평촌마을이다. 산행 후 함양읍행 버스도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막차는 오후 8시15분에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IC를 빠져나가 첫 번째 삼거리에서 화개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엄천강을 우측에 끼고 5.4㎞가량 가면 만나는 금서면 소재지 삼거리에서 수동 방면으로 우회전, 임천교를 건너자마자 유림삼거리에서 마천 방면 8시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500m쯤 가다가 삼거리에서 마천 방면으로 좌회전, 60번 지방도를 탄다. 6㎞가량 가면 적조암 표지판이 보이고 왼쪽에 엄천교가 있다. 건너서 식당 주변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건너편 법화산 정상

     

    산길 같은 임도를 타고 올라가다 만나는 공개바위 이정표로 여기서 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상내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우측으로 함양 독바위가 우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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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여행/금정여행)금정산 남근바위~여근바위 산행. 남근석과 여근석을 찾아 나선 금정산 산행

    근교산&그너머 <683> 금정산 남근바위~여근바위

    "야, 부산의 진산 금정산에도 오묘한 '음양의 조화'가 넘치네"

    고당봉 동쪽 금샘 아래 숨겨진 남근바위

    상계봉 아래 수백샘 옆엔 대형 여근바위

    숨겨진 명물 찾아 나선 이색 금정산 산행

    산성마을 기점 삼아 16㎞ 원점회귀 코스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金井山·801.5m)은 오르면 오를수록 그 넉넉한 품과 장엄함에 빠져들게 하는 산이다. 또한 알면 알수록 그 절묘함에 무릎을 치게 되고 신비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산이기도 하다. 부산의 산꾼이라면 못해도 수십 차례는 올랐을 법한 금정산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색다른 금정산 산행이다.

     

     

    금정산 남문 근처 수박샘 부근에 있는 여근바위. 등산로에서 보면 그저 평범한 바위인 탓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혹시 금정산에 '남근(男根)바위와 여근(女根)바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는지. 물론 금정산의 전설과 설화 풍수지리 등에 관심이 많거나, 산성마을 주민이거나, 우연히 그 바위들을 발견한 산꾼이라면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산꾼들은 잘 알지 못한다. 수십 년 금정산에 다녔어도 모르는 산꾼이 허다하다. 그러나 남근바위와 여근바위가 금정산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것도 남근바위는 온통 울룩불룩한 바위로 이뤄져 있어 남성의 양기를 대변하는 듯한 고당봉 부근에, 여근바위는 수박샘과 연못 등 물이 많은 곳으로 여성의 음기를 머금은 듯한 남문 근처 상계봉 아래에 있으니 신비한 '음과 양의 조화'를 단 한 번 산행으로 느낄 수 있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금정산 남근바위와 여근바위를 찾아갔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남근바위와 여근바위는 참 많다. 언뜻 꼽아봐도 남근바위는 영암 월출산, 서울 관악산과 북한산, 목포 유달산, 제천 동산 등의 것들이 유명하다. 여근바위 역시 경기도 안양의 삼성산에 있는 것을 비롯해 수없이 많다. 또 경주 오봉산은 바위가 아니라 골짜기 모양이 여근을 닮은 '여근곡'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같은 산의 북쪽 최고봉과 남쪽 대표 봉우리 자락에 각각 남근과 여근바위를 품고 있는 산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금정산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또 금정산의 존재감도 더욱 높게 여겨진다.

     

    전체 산행은 금정구 금성동의 산성마을을 기점 삼아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 형태로 진행된다. 금성동사무소~국청사~북문임도 갈림길~유씨농원 푯말 갈림길~무덤터~미륵사~금정산장(북문)~금샘 푯말 갈림길~금샘~9부능선길 갈림길~자연보호 안내판 갈림길~남근바위~(되돌아 나와서)북문~원효봉~의상봉~나비바위~동문~산성고개~남문~수박샘~여근바위~수박샘 인근 갈림길~공해마을 삼거리 순이다. 해발 350m 안팎의 산성마을에서 출발하는 탓에 고도차가 크지는 않지만 총거리만 해도 16㎞에 달하는 꽤 긴 코스여서 만만히 볼 수는 없다. 걷는 시간만 6시간, 휴식 식사 포함 7시간30분은 걸린다.

     

    금성동사무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출발, 부산시학생교육원 방향으로 도로를 따른다. 3분 후 국청사 앞을 지나 6분만 더 가면 도로 오른쪽 옆에 '금정산성' 안내판이 있다. 4분 뒤 부산시학생교육원과 북문 방향 임도가 갈라지는 삼거리. 교육원 방향으로 직진, 200m쯤 가면 오른쪽 철망 앞에 '유씨농원' 푯말이 있다. 안내판을 보면서 오른쪽 숲길로 들어선다. 3분 후 다시 유씨농원 푯말이 있는 갈림길이지만 직진한다. 걷기 편하고 한적한 숲길이다. 서서히 사시골 계곡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시골은 산세에 비해 큰 계곡이 발달하지 못한 금정산에서 그나마 가장 긴 계곡이다. 녹음이 우거져 여름철 산행 코스로 딱 좋은 곳이기도 하다.

     

     

    금샘 동쪽 아래에 꼭꼭 숨어 있는 남근바위.

     

     

    남근석을 찾아가는 입구의 모습.

    8분 후 봉분 없는 널따란 무덤터 갈림길. 우측 길을 택한다. 4분 후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면 바로 갈림길을 만나는데 이곳에서는 계곡을 따르는 오른쪽 길을 택해 오른다. 물 소리와 산새 소리가 어우러져 평화롭다. 잇따른 작은 소를 거쳐 5분 뒤 한 차례 계곡을 건너면 다시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재차 계곡을 건너 50m만 가면 다시 한 번 갈림길. 오른쪽 길을 택해 100여 m 가면 북문으로 오르는 임도를 만난다. 자그마한 '미륵사' 푯말이 보인다. 임도를 오른쪽에 끼고 왼쪽 숲길을 따라 15분가량 꾸준히 오르면 거대한 미륵봉 절벽 아래 자리 잡은 미륵사다.

     

     

    통일신라 때인 678년(문무왕 18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미륵사는 대사가 호리병 5개로 신통력을 발휘, 왜구 5만 명을 물리쳤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대웅전 역할을 하는 염화전 뒤에 마치 좌선하는 듯한 형태의 거대한 좌선바위가 있다. 108계단을 올라 닿은 독성각 오른쪽에는 원효대사가 왜구를 유인하기 위해 장군기를 꽂았다는 바위가 있는데 지금도 깃대를 꽂았던 홈이 패어 있다. 독성각 처마 오른쪽 아래에는 미륵봉 암봉에 양각된 미륵불의 장삼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도 하다. 미륵사에서 입구 계단을 내려서자마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북문으로 향한다. 준행암 입구를 거쳐 북문 금정산장 앞까지는 15분이면 족하다.

     

     

    금샘과 북문 일대 전경. 멀리 높은 봉우리는 원효봉이다.

     

     

    금정산장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남근바위'를 찾아 나선다. 고당봉과 금샘 주변은 은근히 길이 복잡해 상당한 주의를 요구한다. 일단 정상인 고당봉 방향으로 계단을 오른 후 100여 m 가면 오른쪽으로 허물어진 성벽을 넘는 길이 열려 있는데 이곳은 나중에 남근바위를 찾은 후 다시 북문으로 돌아올 때 빠져나오는 곳이다. 이 갈림길에서 100m쯤 더 직진해서 올라가면 우측에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금샘'이라 써 놓은 가로 40㎝ 세로 25㎝ 정도 크기의 안내판이 보인다. 이 안내판을 보며 주능선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곧바로 허물어진 성벽을 넘으면 3분 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약간 오르막인 왼쪽 길을 택한다. 다시 4분 후 작은 갈림길에서 왼쪽 바위길을 오르면 금정산의 이름이 기원한 금샘이다. '오색무지개를 타고 내려온 금빛 물고기가 헤엄치며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금샘은 언제 보아도 경외감과 신비로움을 갖게 하는 '금정산의 얼굴'이다.

     

     

    여근바위를 위에서 본 모습. 일명 '공알바위'로도 불린다.

     

     

    금샘에서는 반대쪽으로 로프를 타고 넘어가도 되고 올라온 바윗길로 되돌아가도 된다. 취재팀은 일단 30m가량 되돌아 내려간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1분 후 또 한 번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왼쪽 30m지점에는 아담한 크기의 삼층석탑인 정여 스님 부도탑이 있지만 일단 우측 길로 진행한다. 산죽밭 사이로 난 좁은 길을 지나 5분쯤 내려서면 갑자기 T자형 갈림길이다. '북문 가는 길'이라는 푯말이 보이는데 화살표 반대 방향인 왼쪽으로 꺾는다. 산죽밭을 지나고 1분쯤 가면 '묵자동네'라 적힌 푯말이 나타난다. 20여 m만 더 진행하면 흰색 밧줄에 '북문가는 길' 부산시장 명의의 '자연휴식년제' 등의 푯말 4개가 달려 있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남근바위'로 가려면 이곳에서 차단 로프를 넘어 오른쪽으로 조금 들어서야 하는데 남근바위는 등산로에서 바로 보이지 않으니 잘 살펴야 한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100여 m 가는 동안 오른쪽에 잇따라 집채만 한 바위 무더기가 나오는데 두 번째 바위 무더기에서 사람들 오간 흔적을 따라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가 보면 뒤쪽에 지면에서 수직으로 우뚝 솟아오른 '남근바위'가 있다. 이렇게 꼭꼭 숨어 있었으니 웬만한 산꾼이라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기둥의 지름 1.3m 높이 3.5m가량 되는 이 바위를 산성마을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금정산 남근바위'라고 부르며 신성시했다고 한다. 보면 볼수록 신비하고 늠름하다.

     

    정여스님부도탑.

    남근바위에서 다시 로프가 있는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서 북문으로 향한다. 중간에 금샘에서 내려서서 만난 갈림길을 통과해 10분쯤 가면 허물어진 성벽을 넘어 주등산로를 만난다. 금정산장과 북문을 거쳐 원효봉 의상봉 4망루 3망루를 거쳐 동문까지 가는 주등산로는 따로 상세히 안내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단지 의상봉 주변에 있는 일명 '무명암'은 산성마을 주민들과 그 아래 금정구 남산동 주민들이 오랜 옛날부터 '용과 호랑이의 등을 닮았다'고 해서 '용호등'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여근바위 아래로 흐르는 물은 마을 주민들의 생명수다.

     

     

    북문에서 동문까지는 1시간30분, 다시 동문에서 산성고개까지는 10분가량 걸린다. 산성고개에서 취재팀은 대륙봉을 넘어서 남문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임도를 따라갈 것인지 잠시 고민했다. 결국 산행 시간과 일반 산꾼들의 체력 안배 등을 고려해 임도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초소를 지나 남문으로 향하는 길은 잘 알려져 있는 길이다. 연못을 통과해 남문까지는 20분쯤 걸린다. 남문 앞 공터에서 '여근바위'를 찾으려면 일단 오른쪽으로 난 임도를 따라 수박샘 방향으로 가야 한다. 300m쯤 가서 만나는 수박샘에서 50m만 더 가면 '11자 형'으로 나란히 놓인 돌다리를 지난다. 곧바로 중간에 큰 소나무가 선 Y자 갈림길. 직진하는 큰 길은 상계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왼쪽 좁은 길은 망미봉과 상계봉 사이 안부로 가는 길이다. 이 삼거리에서 왼쪽 길 방향으로 보면 지름 바닥 너비가 10m가량 되는 둥그스름한 바위가 보인다. 이 바위가 바로 '금정산 여근바위'다. 산성마을 주민들은 '공알바위'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등산로에서 볼 때는 아무런 특징도 없는 그저 평범한 바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산꾼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그러나 바위 뒤로 돌아 바위에 올라서서 바라보면 틀림없는 여근 모양이다. 그제서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무릎을 칠 수밖에 없게 된다. 다시 바위 뒤쪽으로 내려서서 바라볼 때는 하늘을 우러르며 누워 있는 여인의 다리와 둔부의 형태가 또렷이 드러나고 그 아래로 개울물이 흐르고 있어 더욱 묘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개울물이 흘러 남문 부근 습지에 고인 물이 산성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오염시켜서는 절대로 안 되겠다.

     

    여근바위에서 산성마을까지 내려서는 길은 어렵지 않다. 수박샘으로 되돌아가서 남문 쪽으로 50m만 가면 왼쪽으로 완만하게 내려서는 산길이 열려 있는데 이 길을 따라 15분이면 산성마을의 중심이라고 하는 공해마을 삼거리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여근바위는 산성마을 풍요 상징… 훼손 안돼

     

     

     

    '남근석 옆 능선에 제2남근석'도 있다.

     

     

    금정산에는 사실 남근바위로 불리는 것이 3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취재팀이 답사, 보도한 금샘 동쪽 아래에 있는 남근바위 외에도 첫 번째 남근바위에서 불과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하나가 더 있다. 첫 남근바위 입구 갈림길(푯말)에서 북쪽으로 직진, 3분만 더 가면 또 다른 갈림길을 만난다. 흰색 로프에 걸린 '내원암, 정상(고당) 방향' 푯말을 넘어 10m쯤 살짝 내려서면 왼쪽 5m 지점에 우뚝 선 바위 3개가 나란히 보이는데 그중 오른쪽 바위를 가리킨다. 높이는 3m 기둥의 지름은 1.5m이다.

    일명 미륵바위라 불리는 남근석 화명동에서 오르는 등산로에서 만날 수 있다.

     

     

    세 번째는 북구 화명동 벽산아파트에서 고당봉 방향으로 오르다 만나는 장천약수터 부근에 있는데 높이 2.5m 안팎이다. 머리 부분이 너무 도드라진 탓에 보는 이에 따라서는 부처를 닮았다고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팀이 첫 번째 남근석을 '금정산 남근바위'로 소개하게 된 이유는 산성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평생을 산성마을에서 살아온 고향집 대표 최영관(73) 씨는 "어린 시절부터 금샘 동쪽 바위무더기 뒤에 숨어 있는 그 바위를 남근바위라 불렀고 자주 놀러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근바위에 대해서도 "공알바위로도 부르는데, 누워 있는 '옥녀의 여근' 아래로 음수가 흘러 마을에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알려져 있다. 훼손이나 물 오염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 교통편

     

    - 화명역에서 마을버스, 온천역에서 203번 버스

     



    남근석 가기전인 등산로 옆에 찾아낸 여근석 비슷한 또 하나의 바위

    부산역에서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온천장역에서 내려 203번 좌석버스를 갈아탄다. 산성마을 금성동사무소 앞까지 넉넉하게 30분가량 소요된다. 10~15분 간격 운행. 북구 방면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 덕천역 수정역 화명역 등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8분 간격 운행.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식물원 앞에서 산성로를 이용, 산성고개를 넘어가거나 북구 화명동 롯데낙천대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산성 방향으로 우회전, 산성로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글=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금정산 북문으로 현재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금정산 세심정의 약수터 모습 

     

     

    미륵암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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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행/산창여행)산청 효렴봉 산행, 호랑이가 살았다는 범굴, 베틀굴 박쥐굴이 있는 산청 효렴봉 산행

     

    근교산&그너머 <686> 산청 효렴봉

    "저기 저기… 황매산 능선 진경산수화가 따로 없네"

    스쳐가기 쉬운 산 '숨겨진 매력' 재발견

    범굴 베틀굴에 크고 작은 거북바위까지 볼거리 많고 부담 없는 4시간 코스

    지리산 · 황매산 능선 조망도 일품

     


     

    산과 계곡이 청정(淸淨)하기로 유명한 경남 산청은 '민족의 영산'이자 '어머니산'인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해 웅석봉 왕산 필봉산 둔철산 정수산 구곡산 부암산 등 수많은 명산을 품고 있는 고장이다. 합천 황매산 역시 산청 사람들에게는 '산청의 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산청의 서쪽 끝인 지리산 천왕봉과 동쪽 끝인 황매산 사이에 많은 산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크게 알려지지 않은 산이 바로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찾아간 효렴봉(孝廉峰·651m)이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 이승렬 기자 이며 경남 산청 효렴봉 정상 주변 전망대에서 황매산(먼 능선 가장 높은 봉) 정상에서 베틀봉 감암산으로 흘러내리는 남부능선의 풍광을 바라보고 있다. 가운데 마을 위에 황매산영화주제공원이 있다.

     

    산청군 차황면 우사리와 철수리 상법리에 걸쳐 있는 효렴봉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래에서 보면 크고 작은 절벽과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는 바위산이다. 산 아래 마을인 우사리와 철수리 등에 효자 효부가 많았으며 검소한 삶을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효렴봉이라는 이름이 우선 정겹다. 멀리서 보면 골산(骨山)이 분명한데 실제로 산행을 해 보면 암릉 구간은 거의 없고 오히려 육산(肉山)의 전형적인 등산로로 이어지니 걷기에도 편하다. 산꾼들이 그렇게 많이 찾지 않는 산인 까닭에 일부 구간의 길이 묵어서 희미하지만 그렇다고 길 찾기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다.

    효렴봉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압권이다. 지리산 천왕봉과 동쪽의 능선, 황매산 정상과 남쪽 능선 대부분이 잘 드러난다. 특히 황매산에서 베틀봉 감암산 부암산까지 이어지는 기암과 철쭉평전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이 같은 특징에도 불구하고 산꾼들의 발길이 많이 닫지 않은 이유는 이 산만 단독 산행지로 삼기에는 코스가 너무 짧다는 아쉬움 때문일 듯하다. 어느 길로 가나 4시간 내에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에 부산 등 대도시권에서 애써 이 산만을 목표 삼아 가기에는 '2%' 모자란 느낌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약간의 부족함은 효렴봉이 품고 있는 여러 매력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취재팀은 그래서 효렴봉이 품고 있는 '숨은 매력'을 발굴해 소개하고자 기꺼이 이 산을 찾았다.

    효렴봉의 숨겨진 매력은 3개의 동굴과 2개의 거북바위, 그리고 1개의 석문이다. 이 가운데 동굴 3개 찾기에 가장 주력했지만 범굴과 베틀굴만 찾았을 뿐 나머지 1개인 박쥐굴은 끝내 찾지 못해 아쉬움이 없지 않다. 절벽 중간에 뚫려 있다는 박쥐굴 찾기는 '숙제'로 남겨 놓는다.

    전체적으로 차황면 우사리 우사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을 기점으로 삼는 원점회귀로 진행된다. 버스정류장~효렴재공 비석~마을 안 갈림길~독립가옥 3채 앞 갈림길~분성 배씨묘~월성 이씨묘~전망대~임도~전망바위(범굴)~635.8봉 전망대~효렴봉 정상(큰 거북바위)~안동 권씨 비석(석문·작은 거북바위)~(되돌아 나와서) 정상 밑 우사마을 이정표~이정표~베틀굴~(다시) 이정표~개활지~물탱크~우사마을~버스정류장 순이다. 총거리 7.3㎞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 3시간20분, 휴식 등을 포함하면 4시간가량 걸린다.

    우사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마을 안쪽을 보면 바위 투성이인 효렴봉이 우뚝하다. 포장된 길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선다. 5분쯤 가면 조선 중기의 대학자인 효렴재(孝廉齋) 이경주(李擎柱·1500~1597) 선생의 유허비가 있다.


    효렴봉 범굴 내부에서 입구 쪽을 본 모습과 입구의 모습으로 큰 바위 밑으로동굴이 뚫여 있다..

     

    비석을 지나 2분만 가면 마을 안 사거리 갈림길.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4분쯤 가면 접시꽃이 만발한 곳에 민가 3채가 있고 임도 갈림길이다. 왼쪽 밤나무밭으로 난 길을 따른다. 5분 후 포장임도가 끝나는 곳에 분성 배씨 묘가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길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일단 10m쯤 더 가서 왼쪽으로 꺾는다. 비포장 임도를 따라 70m쯤 가면 길이 갈라지는데 왼쪽 밤나무 사이로 가야 한다. 직진하면 길이 끊어진다. 왼쪽으로 길을 잡은 후 10m쯤 가면 다시 Y자 갈림길인데 왼쪽으로 들어서면 길이 뚜렷해지며 오른쪽으로 휘어진다. 이 구간만 잘 통과하면 이후에는 길 찾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5분 후 월성 이씨 묘를 통과해 오른쪽 위로 20m만 더 가면 또 다른 월성 이씨 묘가 나타나는데 무덤 왼쪽 위로 치고 올라 1분이면 지능선에 붙는다. 반듯한 능선길이 나타난다. 이제부터는 임도가 나올 때까지 계속 능선을 타고 오르기만 하면 된다. 7분 후 작은 갈림길이 있는데 능선길인 왼쪽을 택한다. 5분 후 길 왼쪽에 전망대가 있다. 발 아래로 들머리인 우사마을과 단계천이 성큼 다가서고 고개를 조금만 들면 서쪽으로 왕산 필봉산이 보인다. 전망대에서 13분쯤 오르면 주능선 임도에 닿는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드뭇재를 지나 국사봉, 황매산까지 이어갈 수 있다. 효렴봉 정상은 오른쪽이다. 우측으로 길을 잡고 5분쯤 가면 오른쪽에 조망이 탁 트인 전망바위를 만난다. 눈앞으로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쌍둥이처럼 쫑긋 솟았고 그 앞으로는 웅석봉 능선이 보인다.

    효렴봉 정상 비석을 등에 지고 있는 큰 거북바위.

     

    이 전망바위 바로 아래에 범굴이 있다. 전망바위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3분쯤 내려가 절벽 아래에 도착하면 그렇게 크지 않은 굴이 있는데 바로 범굴이다. '누운굴' 또는 '누븐굴'로도 불리는데 실제로 1950~60년대까지 호랑이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범굴에서 다시 전망바위로 올라와 2분만 더 가면 효렴재공의 후손이 1750m에 달하는 등산로를 닦았다는 내용의 공적비가 있고 곧바로 임도는 끝난다. 경사가 살짝 급해지는 오르막을 2분쯤 타면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고 다시 50m가량 올라가면 지형도상에 635.8m 삼각점이 표시된 작은 봉우리에 닿는다. 하지만 삼각점은 찾을 길이 없다. 등산로에서 살짝 왼쪽으로 벗어나 20m쯤 가 보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이 멋진 황매산 베틀봉 감암산의 암릉이 드러나는 전망대가 있다. 황매산 정상 아래 철쭉평전과 황매산영화주제공원도 가깝게 다가온다.

    효렴봉 큰 거북바위와 작은 거북바위 사이의 석문.

     

    다시 능선길로 돌아와 3분쯤 가면 648봉. 흔히 정상을 이 봉우리로 착각해 해발 표시도 648m로 하고 있지만 실제 정상은 다음 봉우리다. 648봉을 왼쪽으로 살짝 우회하면 철수마을(왼쪽)과 정상이 갈라지는 이정표를 지나 직진한다. 작은 안부를 지나면 또 한번 이정표를 만나는데 오른쪽으로 우사마을 하산로임을 표시하고 있다. 직진한다. 50m만 더 오르면 짧은 로프가 설치된 정상이다. 정상석 대신 '효렴재공 장구지소'를 알리는 비석이 있다. '장구지소'란 지팡이 집고 짚신을 끌며 올랐던 장소를 뜻한다. 효렴재 이경주 선생과 동계 권도 등 두 명의 선비가 임진왜란 때 이 산에서 피란생활을 했으며 전쟁 후에도 이 산에서 소요하며 지냈다고 하는 것을 반증하는 비석이다. 그런데 의외로 널따란 공간이 있는 효렴봉 정상의 비석 놓인 바위가 커다란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다. 몸통 바위의 길이가 10m쯤 되는, 말 그대로 '큰 거북바위'다.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정상에서 남쪽 절벽 아래를 보면 100m쯤 떨어진 벼랑 위에 또 하나의 비석이 보인다. 안동 권씨인 동계 권도 선생의 유허비다.

    그 비석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상에 오를때 거쳤던 로프 5m 아래 작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정상을 우회하는 길이다. 울퉁불퉁한 바위 사이로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서면 눈앞의 작은 암봉이 있는데 그 암봉 위에 권도 선생의 비석이 있다. 일단 왼쪽의 석문을 통과해야 한다. 성인 한 명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석문을 지나는데 마치 하늘로 오르는 문인 듯한 착각이 든다. 곧바로 권 선생 비석 앞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비석 앞에 길이 3m 남짓한 '작은 거북바위'가 있다. 효렴봉 정상 쪽을 향하고 있는데 마치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하다. 효렴봉 정상의 큰 거북바위와 마주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하산 도중 찾아간 효렴봉 베틀굴. 입구는 좁고 속은 넓다.

     

    다시 정상 아래 로프까지는 5분 만에 돌아올 수 있다. 우사마을 표시가 돼 있는 이정표까지 가서 왼쪽 하산길로 들어선다. 10분 후 길이 10m짜리 로프 구간을 통과하면 또 한 차례 이정표를 만나는데 이곳에서 능선을 계속 따라가야 하산하는 길이지만 베틀굴을 보기 위해 왼쪽 바위 절벽쪽으로 내리막을 탄다. 왼쪽 절벽을 끼고 5분쯤 '길 아닌 길'을 따라 내려가면 절벽 아래에 베틀굴이 있다. 베틀 모양의 바위가 입구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 베틀굴은 바위 때문에 입구의 폭이 50~60㎝ 밖에 안 되는데 일단 들어서면 넓어지고 길이도 6~7m쯤 된다. 임진왜란 때 효렴재공과 동계 선생 등이 피란했고 한국전쟁 때도 주민들이 피란생활을 했던 곳이라고 한다.

    다시 이정표로 올라와 왼쪽으로 능선을 타면 본격적인 하산길이다. 희미한 듯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근교산 안내 리본도 참고하자. 능선을 놓치지 말고 30분쯤 내려서면 개활지가 나타난다. 개활지 왼쪽 끝을 따라 3분쯤 더 가면 물탱크가 있는데 이곳부터는 임도를 따른다. 10분쯤 가면 우사마을에 도착하고 버스정류소까지는 5분가량 더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범굴에는 50여 년 전까지 진짜 호랑이 살아

    효렴봉 정상에서 남쪽으로 100m가량 떨어진 동계 권도 선생 유허비 앞에 있는 작은 거북바위.

     

    산청 효렴봉 원점회귀 코스의 기점인 우사마을 입구에는 효렴재 이경주 선생의 유허비가 있고 정상에도 비석이 있다. 경주 이씨(월성 이씨)인 효렴재공은 1500년에 태어나 1597년까지 생존하며 당시로서는 장수한 조선 중기의 대학자다. 8세 때 소학과 효경, 9세에 대학, 12세에 논어와 주자, 17세에 중용을 독파했으며 30세에는 주역을 통달한 학자였으며 1534년에는 효렴산에 머물렀다. 동시대 인물로서 산청 덕산에 머물던 남명 조식 선생과 교유했고 덕계 오건 등과 함께 강론하며 후학 양성에 애썼다. 만년에 왜적이 침입하자 효렴산에서 피난하며 정상에서 한양을 바라보며 대성 통곡하고 절을 했다고 한다.

    일찍이 시를 지어 "아들의 직분의 효(孝)를 다함이오, 선비의 기풍은 청렴을 지킴이니 청렴하면 누가 나를 모욕할 것이며 효도하므로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다"는 가르침을 남겼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우사마을 뒷산인 효렴봉의 명칭도 효와 청렴을 강조했던 효렴재 선생의 호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범굴에 불과 50~60년 전까지 호랑이가 실제로 살았다는 증언도 있어 주목된다. 산행 초반 만난 우사마을 주민 배종복(70) 씨는 "열 살 전후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 시절 마을 어른들이 범굴에서 호랑이 새끼를 잡아 마을에 데리고 왔는데 그 후로 매일 밤 어미 호랑이가 마을까지 내려와 위협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겁을 먹고 새끼를 다시 굴에 놓아주니 이후로는 어미 호랑이도 마을로 내려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 그 호랑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이번 산행 코스에서는 제외됐지만 철수마을 철수골에 가면 용연(龍淵) 또는 용소(龍沼)라고 불리는 큰 소가 있는데 여름철 피서객들이 간간이 찾는 명소다. 효렴재공도 이곳에서 시문을 짓고 후학들에게 강연을 했다고 전해진다.


    ◆ 교통편

     

    - 대전통영고속도로 단성IC서 내려야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버스를 세 차례 갈아타야 한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산청행 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8~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2시간20분 소요. 1만600원. 산청터미널에서 차황까지 가는 군내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30분~1시간 간격으로 하루 15차례 운행한다. 차황면 소재지에서 산행 들머리인 우사마을 입구까지는 율현 경유 단계행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데 오전 6시30분, 7시20분, 9시25분, 오후 3시10분 등 4차례 운행한다. 산행 후 우사마을 입구에서 차황면 소재지로 가는 버스 막차는 오후 5시50분께 있으니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차황에서 산청터미널까지 가는 버스는 오후 7시와 7시25분 등에 있으니 참고하자.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대전통영고속도로 단성IC에서 내린다. 요금소 통과 후 두 번째 갈림길에서 국도 20호선 신안 방면으로 좌회전한 후 단성교를 건너 신안면 소재지로 직진, 원지삼거리에서 20번 국도를 따라 율곡사 생비량 방면으로 좌회전 한다. 신안면 문대리 문대삼거리에서 국도 20호선을 버리고 율곡사 방향으로 1006번 지방도를 따라 왼쪽 길을 따른다. 신등면 소재지를 지나 1006번 지방도를 따라 계속 가다 보면 차황면으로 넘어가는데 철수마을 지나 황매산휴게소(SK주유소P)에서 2분쯤 가면 우사마을 버스정류소에 닿는다. 2시간10분 소요.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동영상=국제신문 홈페이지(http://www.kookje.co.kr)

    글=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효렴공 이경주선생 유허비

    들머리인 우사마을


     






    황매산, 베틀봉,감암산의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부암산.



    거북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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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여행/경주여행)경주 안태봉~금곡산 산행. 경주 원광법사와 진덕여왕의 향기 산행 안태봉~금곡산

    근교산&그너머 <685> 경주 안태봉 ~ 금곡산

    진덕여왕 향기 맡고 올라, 원광법사 자취 찾아 하산

    야트막한 능선길에 옛 이야기 '주렁주렁'

    300~500m대 낮은 산이지만 걷는 길 18㎞

    오류리 등나무 얽힌 애틋한 사연도 재미

    금곡산 하산 급경사 내리막 미끄럼 조심

     


     

    높지는 않아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근교산이 더러 있다. 이런 산들을 찾아가보면 빼어난 암릉이나 조망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산길 구석구석에 녹아 있는 역사와 전설 설화 등과 그에 얽힌 현장을 직접 확인하며 야트막한 능선을 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라 천년의 고도'인 경주는 도시 자체가 이야기 덩어리이긴 하지만 권역 내 어느 산을 가더라도 한두 개씩은 이야기를 품고 있기 마련이어서 근교산을 즐기는 산꾼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고장이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경주 금곡산 하산 길에 만난 조용한 계곡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안태봉~금곡산 코스는 위압감을 주지 않는 편안한 산길이 이어지는 산행지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 주 답사한 경주 안태봉(安胎峰·339m)~금곡산(金谷山·521m) 코스 역시 산 자체가 뿜어내는 웅장함이나 아기자기함은 덜하지만 많은 이야기가 산자락에 마치 보석처럼 박혀 있다. 게다가 여름 휴가철이 가까워도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으니 한가롭게 걸을 수 있어 더욱 좋다.

    안태봉~금곡산 코스에 숨어 있는 옛날 이야기는 총 네 편이고 공간적 배경도 네 곳이다. 우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들른 진덕왕릉(사적 제24호)에서는 신라 제28대 왕인 진덕(여)왕을 만난다. 그에 앞서 들머리로 향할 때 거쳐가는 오류리 등나무(천연기념물 제89호)에서는 신라 때 이름 없는 자매와 그들이 동시에 사모했던 이웃 총각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리고 안태봉에서는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만삭의 몸을 이끌고 산꼭대기까지 올라야 했던 신라 수도 서라벌의 이름 모를 여인들을 떠올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날머리 인근의 금곡사에서는 신라 화랑의 절대 규율인 세속오계를 전한 원광법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안태봉~금곡산 코스는 천년왕국 신라의 옛 이야기 속으로 떠나는 산행길이라 할 수 있다.

    전체 산행은 경주시 현곡면 오류리 진덕왕릉 앞 주차장에서 출발, 남쪽에서 북쪽으로 진행한 후 금곡사에 들렀다가 안강읍 두류1리에서 끝맺는다. 자세히 살펴보면 진덕왕릉~능선 갈림길~292봉~송전철탑~안태봉~말구불재~나원재~금욕산~내태재 금곡산 갈림길 삼거리~금곡산~계곡~금곡사 입구 삼거리~금곡사(되돌아 나가서)~삼거리~화산곡지~두류1리 버스 종점으로 진행된다. 총거리 18.5㎞에 달하니 만만찮다.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 휴식시간 등을 더하면 7시간쯤 걸린다.

    우선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오류리 등나무를 만나보자. 천연기념물 제89호로 지정돼 있는 이 등나무는 신라 때부터 왕의 사냥터 역할을 했다고 해서 '용림'이라고 불렸던 곳. 네 그루의 거대한 등나무와 두 그루의 팽나무가 있는데 등나무 두 그루가 팽나무 한 그루씩을 감아 오르는 모양이다. 높이만 17m에 달하는 이 등나무에는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의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신라 때 이 마을에 살던 친자매가 둘이 동시에 이웃집 총각을 연모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애가 좋았던 이 자매는 서로에게 총각을 양보하겠다는 마음을 먹으며 평화롭게 살아갔다. 그러던 중 백제군이 침범해 오자 이 총각은 전쟁터에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사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접한 자매는 우물에 몸을 던져 숨졌다. 하지만 정작 죽었다던 총각은 늠름한 화랑이 되어 귀향했다. 그런데 자매의 소식을 들은 총각도 곧바로 우물에 몸을 던져 자매의 뒤를 따랐다. 자매가 몸을 던진 후 등나무 두 그루가 자랐고 총각이 숨지자 팽나무 한 그루가 자랐는데 두 그루의 등나무는 1000년이 넘도록 이 팽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은 채 감아 안고 있다는 이야기다.


    천연기념물 제89호로 지정된 경주 오류리 등나무.

     

    오류리 등나무에서 500m쯤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진덕왕릉 앞 주차장. 잠시 200m쯤 떨어진 진덕왕릉에 들른다. 잘 닦인 소나무 숲길을 따라 올라 닿은 진덕왕릉은 그 흔한 석상조차 없는 소박한 모습이다. 선덕여왕 말년에 발생했던 비담의 난을 김유신 김춘추와 함께 평정하며 즉위한 진덕여왕은 비담과 그 일당 30명을 처형하고 백제의 계속된 침략에 맞서 김유신으로 하여금 국방을 튼튼하게 했던 신라 제28대 왕이다. 사촌 언니였던 선덕여왕과 마찬가지로 후사를 남기지 못한 채 즉위 7년 만인 654년 사망, 김춘추(무열왕)에게 왕위가 이어졌지만 후일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룰 수 있도록 기틀을 다진 업적을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후사가 없었던 탓인지 왕릉의 분위기가 어쩐지 쓸쓸하다. 솔숲 사이로 부는 서늘한 바람을 벗 삼아 왕릉을 돌아보며 백제의 침범에 대항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당나라와 불평등 동맹까지 맺어가며 고군분투했을 여왕의 고뇌와 삶에 대해 생각한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초소를 지나 오른쪽에 고등골못을 끼고 20m쯤 가다가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처음부터 가파른 오르막. 진분홍 패랭이꽃이 반겨주는 능선 갈림길까지 15분가량 된비알을 치고 오르는데 어느새 몸은 땀으로 흠뻑 젖는다.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길은 나원리 나원사 방향에서 오르는 길이다. 나원사에는 국보 39호인 나원리오층석탑을 볼 수 있다.


    진덕왕릉은 호젓한 소나무 숲길의 끝에 있다.

     

    능선길을 따라 왼쪽으로 오른다. 10분쯤 완만한 오르막을 따라가면 갈림길. 왼쪽은 진덕왕릉에서 곧바로 올라오는 길이다. 직진한다. 2분 후 292봉을 지나 10분쯤 더 가면 영일 정씨묘를 지난다. 길은 별로 헷갈릴 것 없이 뚜렷하다. 첫 번째 송전철탑이 있는 작은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해 계속 오르면 20분만에 안태봉 정상에 닿는다. 삼각점이 있을 뿐 정상 표지석은 없다. 이 안태봉이라는 이름은 옛날 가뭄이 들 때면 마을 사람들이 아이를 밴 만삭의 부녀자를 데리고 올라 기우제를 지냈다고 해서 붙은 것이라 한다. 아이 밴 몸으로 어쩔 수 없이 산 꼭대기까지 올라야만 했을 여인들의 수고로움을 생각하자니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산꾼의 마음이 썩 편치만은 않다.

    완만한 내리막길은 걷기에 더없이 편안하다. 25분쯤 걸었을까. 능선이 탁 트이는 곳에 송전철탑과 연일 정씨 묘가 있는 말구불재에 닿는다. 발아래로 경부고속도로 건천IC에서 포항으로 가는 국도 20호선 말구불터널(나원터널)이 지나가고, 마치 고속도로 같은 도로 위를 신나게 질주하는 자동차들도 보인다.

    말구불재에서 나원재를 지나 금욕산까지는 45분가량 걸리는데 뚜렷한 능선 길만 잘 따르면 된다. 도중에 잔뜩 찌푸렸던 하늘이 마침내 울음을 터뜨려 버렸는지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정상석이 없는 금욕산 정상에서는 Y자 갈림길을 만나는데 오른쪽은 무릉산(471.6m)으로 가는 방향이니 헷갈리면 안 된다. 뚜렷한 왼쪽 길을 따르자. 그런데 살짝 안부를 거쳐 5분 후 도착한 다음 봉우리에 '금욕산'이라는 나무 푯말이 있다. 누군가 착각을 한 듯하다.

    산행 도중 장맛비가 내리자 비옷을 꺼내 입는 취재팀.

     

    빗속을 걸어 10분 후 세 번째 송전철탑을 만난다. 물방울 맺힌 노란 원추리꽃이 길손들을 맞아준다. 철탑을 왼쪽에 끼고 우측 1시 방향으로 난 길을 따르면 작은 무덤을 지나고 능선은 좀 더 이어지는데 네 번째 철탑을 지나면서는 작은 봉우리 왼쪽 허리를 감아 돈다. 이윽고 널따란 안부 갈림길. 왼쪽은 내태제를 거쳐 낙동정맥에 합류, 어림산까지 갈 수 있는 길이지만 금곡산은 오른쪽이다. 눈앞의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오른쪽 사면길을 따라 안부에 합류한 뒤 10분쯤 더 가면 금곡산 정상. 이곳에서도 길은 두 갈래다. 오른쪽은 곧바로 화산골 상류로 떨어져 금곡사로 갈 수 있는 길이지만 사람이 다닌 흔적은 거의 없고 빗줄기도 강해진 탓에 왼쪽 길을 잡아 하산한다. 안부에서 또 한 번 Y자 갈림길인데 봉우리 왼쪽을 돌아가는 길이 옳은 방향이다. 살짝 봉우리를 돌아가면 경주 최씨 묘가 나오는데 이곳을 지나자마자 길은 왼쪽으로 휘어지며 급경사 내리막을 이룬다. 잔돌이 많고 경사가 급해 미끄러지지 않도록 발목과 무릎에 힘을 주며 빠짝 긴장한다. 20분쯤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어느새 물이 흐르는 계곡 바닥이다. 층계를 이룬 작은 바위의 모습이 멋스럽다. 계곡을 건너 5m가량 올라서면 임도다. 왼쪽 오르막은 영천군 황물탕으로 넘어가는 길이지만 오른쪽 내리막을 따른다. 10분 후 금곡사 입구 삼거리. 금곡사를 들르기 위해 오른쪽 길을 따른다. 200m쯤 가면 민가와 금곡사 관사가 마주보는 갈림길을 지난다. 왼쪽 좁은 임도는 덕고개를 넘어 검단리로 가는 길이지만 금곡사는 오른쪽 큰 계곡을 따르는 방향에 있다. 1950, 60년대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낡은 트럭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머금은 채 길가에 서 있다. 10분 후 도착한 금곡사는 원광법사 부도탑이 있는 곳이다. 선덕여왕의 부친인 진평왕 때 세속오계를 설파했던 고승의 부도탑인데 우리나라 최초의 부도로 알려져 있다.

    삼거리로 돌아와 임도를 따라 화산곡지를 거쳐 날머리인 두류1리 버스 종점까지는 약 3.5㎞를 더 내려가야 한다. 넉넉히 잡아 5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오류리에서 시작한 산행을 두류리에서 마친다.

    ◆ 떠나기 전에

    - 금곡산 명칭 3개 모두 원광법사와 관련

    금곡사 경내에 있는 원광법사부도탑.

     

    경주 금곡산은 삼기산(三岐山) 비장산(臂長山) 등의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그런데 금곡산이나 삼기산 비장산 등 3개의 이름을 현대인들이 알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원광법사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금곡산의 원래 이름은 삼기산이었다고 한다. 이 사실은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 의해(義解) 편 첫머리에 나오는 원광법사 이야기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원광은 10대 때이던 6세기 중반 출가해 삼기산 아래 계곡에서 수도를 하다가 그 자리에 금곡사를 창건했다.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반 이 절을 떠나 중국 유학길에 올랐으며 진나라와 수나라에서 큰 깨우침을 얻고 명성을 떨친 뒤 서기 600년(진평왕 22년) 신라로 돌아와 가장 먼저 절을 찾았다. 이후 가슬갑사로 불렸던 청도 운문사 주변에서 귀산과 추항 등에게 '세속오계'를 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630년께 숨을 거뒀는데 진평왕이 왕족의 장례에 못지않을 만큼 성대하게 장례를 치르게 했으며, 부도탑을 삼기산 금곡사에 건립했다고 한다. 이후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삼기산은 금곡사의 이름을 따라 금곡산으로 바뀌었다. 또 하나의 이름인 비장산도 원광법사와 관련이 깊다. 원광법사가 금곡사에 머무를 때 산신이 나타나 유학을 권유했는데 귀국 후 다시 이 절에서 재회한 산신에게 "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자 산신이 "내일 아침 동쪽 하늘 끝을 보라"고 알려 주었다. 다음 날 아침 원광법사가 바라본 동쪽 하늘에 거대한 팔뚝이 하늘 끝까지 뻗어 있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이 때문에 비장산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 교통편

    - 경주터미널에서 현곡행 30번 버스 타야

    부산 금정구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경주행 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1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운임은 4000원, 소요 시간은 50분이다. 경주터미널 앞에서 현곡행 30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금장2리 정류장에서 하차, 오른쪽 오류리 방향으로 걷는다. 200m쯤 가면 오류리 등나무 앞을 지나고 이곳에서 진덕왕릉까지는 걸어서 15분쯤 걸린다.

     

    날머리인 경주 안강읍 두류1리 버스 종점에서는 경주터미널행 202번 버스를 이용하는데 오후 2시35분, 5시05분, 8시(막차)에 있다. 하루 6회 운행.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경주IC에서 내려 서라벌대로를 타고 가다 금성삼거리에서 시청 오릉 방향으로 좌회전한 후 황남동주민자치센터 앞 교차로에서 좌회전해 강변로를 따른다. 터미널과 동국대 앞을 지나 금장교 앞에서 좌회전, 1㎞쯤 가면 새로 뚫린 안강 포항 방면 68번 지방도를 타지 말고 굴다리 밑을 통과해 영천 방향으로 200m쯤 가면 우측에 진덕왕릉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우회전, 1.5㎞쯤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왕릉 앞 주차장에 닿는다. 하산 후 차량 회수를 하려면 두류1리 종점에서 202번 버스를 타고 황성공원 정류장에서 하차, 오류리 진덕왕릉까지 택시(5000~6000원)를 이용하는 편이 그나마 간편하다. 날머리에서 버스를 놓치면 안강콜택시(054-761-8788)를 이용하면 된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글=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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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여행/경주여행)경주 봉서산~삼태봉 산행. 서라벌의 관문을 지키는 산,경주 봉서산~삼태봉

    근교산&그너머 <678> 경주 봉서산~삼태봉

    불국토 관문 지킨 원원사(遠願寺) 감싸 안다

    원원사 가운데 두고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 코스

    오름길 곳곳 전망대… 봉서산 정상 위치 정립 필요

    은방울 군락지·진달래 동산 등 봄 산행에 매력적

     


     

    경주와 울산의 경계선 가운데 동해안에 치우친 부분에는 삼태봉~동대산~무룡산으로 연결되는 커다란 산줄기가 있다. 울산역에서 북구 호계를 거쳐 국도 7호선을 타고 경주 불국사 방향으로 가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바로 그 산줄기다. 가장 남쪽의 무룡산(452m)은 울산의 진산으로 일컬어지는 산이고 이곳에서부터 북쪽으로 동대산과 삼태봉을 거쳐 경주 토함산에 이르는 약 30㎞의 산줄기를 일명 '동대산맥' 또는 '삼태지맥'이라 부르기도 한다. 동해의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내륙으로는 멀리 영남알프스 줄기까지 바라보이는 산줄기로 해발 고도가 높지는 않지만 바다에 인접해 있어 상대적으로 고도감은 꽤 있는 편이다.

     

    경주 외동읍 모화리 봉서산 능선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모화리와 원원사를 중심으로 동쪽의 삼태봉 능선과 서쪽의 봉서산 능선을 연결한 원점회귀 코스는 길이 편해 당일 근교산행지로 추천할 만하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 산줄기 중간에 솟은 경주 삼태봉(三台峰·630.5m)을 찾았다. 삼태봉은 흔히 독립된 봉우리로 대접받기도 하지만 경주시 외동읍 주민들 중 많은 이들은 동대산의 최고봉으로 보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봉서산(鳳棲山)의 최고봉으로 보기도 한다. 취재팀 역시 10여년 전 삼태봉 답사 때 '봉서산 삼태봉'으로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주 답사를 통해 우선 봉서산과 삼태봉은 엄연히 다른 산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봉서산은 '호국 천년고찰' 원원사(遠願寺)의 서쪽과 북쪽에 걸쳐 있는 아담한 산줄기의 최고봉을 가리키는 것이고, 삼태봉은 동대산 자락의 최고봉으로 본다는 것이다. 물론 공식 지형도 상에는 봉서산과 삼태봉은 각각의 이름을 가진 채 따로 표기돼 있는데, 봉서산의 위치가 원원사 서쪽 361봉으로 잘못 표기돼 있어 이 또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원원사 주지인 현오(賢悟) 스님은 "봉서산은 '봉황이 깃든 산'이라는 의미인데 원원사 서쪽과 북쪽을 감싼 줄기의 가장 높은 곳을 정상으로 본다"며 "삼태봉은 동대산(東大山) 줄기로 봐야 하며 동대산은 서쪽 내륙의 치술령 국사봉 줄기에 대비해 '동쪽에 있는 큰 산'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결국 봉서산과 삼태봉은 별개이며, 현재의 지형도에 나와 있는 봉서산 위치도 잘못 표기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취재팀은 원원사를 중심에 두고 서쪽의 봉서산 줄기를 거쳐 삼태봉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택했다. 원원사에서 출발해도 되겠지만 거리가 조금은 짧은 느낌이어서 더 아래쪽인 저수지 댐 부근에서 왼쪽 능선으로 오르기로 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해 산행을 한다면 천년고찰을 순례해 볼 수도 있는 썩 괜찮은 근교산행 코스다.

    전체 산행은 저수지 둑 왼쪽 들머리~무덤~능선 전망대~오리바위 전망대~361봉~제주 고씨 묘~532.8봉(삼각점)~봉서산 정상~철탑삼거리~진등대(이정표)~토함산 갈림길~이정표(임도 이탈)~질매재~옛 삼태봉~이정표 2개~삼태봉~(되돌아 내려가서)모화찜질방행 이정표~돌탑지대~계곡 갈림길~계곡 바닥(저수지공사장)~모화찜질방~댐 옆 출발지 순으로 연결된다. 총 11㎞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5시간, 휴식 및 식사 시간을 합치면 6시간~6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원원사 방향으로 비포장 도로를 따라가다가 공사 중인 저수지 둑 약간 못 미친 곡각지에서 왼쪽 작은 계곡 방향을 보면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들머리다. 주변에 특별한 지형지물은 없지만 근교산 안내리본을 참조한다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3분 후에 무덤 5기가 보이는데 한 단계 올라서서 마사토가 무너진 듯한 편평한 곳에서 왼쪽으로 10m쯤 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어 지능선을 타고 오른다. 사람 발길이 별로 닿지 않은 '묵은 길'이지만 의외로 뚜렷하다. 10분이면 봉서산 주능선 전망대에 닿는다. 동쪽의 삼태봉 동대산 능선과 서쪽 국사봉 치술령 마석산 줄기가 시원하게 드러난다.

    봉서산 정상으로 가던 도중 만난 바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

     

    길은 뚜렷하지만 바닥 토양이 마사토여서 미끄러운 편이니 주의해야 한다. 15분 정도 능선을 따르면 오리바위 전망대. 바위에 올라서 보면 주변 조망이 무척 시원스럽다. 2분 후 361봉 삼거리.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 '봉서산'으로 표기된 곳이다. 하지만 실제 지역민들의 인식 및 각종 전통적 자료들이 가리키는 봉서산과는 거리가 먼 표기다. 삼거리에서 철탑이 보이는 우측 능선을 따른다. 곧바로 첫 송전철탑을 지난다. 철탑에서부터 다음 봉우리 정상부에 있는 제주 고씨 묘까지는 13분가량 걸린다. 고씨 묘는 오른쪽 아래 원원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다. 무덤 뒤 큰 바위 옆으로 통과 능선을 이어간다. 높이 3m가량의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한적한 산행길에 운치를 더한다.

    오르막을 25분쯤 타면 532.8봉에 닿는다. 널따란 정상부에는 수풀이 무성해 삼각점 찾기도 힘들다. 주변에는 드문드문 피어난 철쭉이 하나 둘씩 꽃잎을 떨어뜨리고 있다. 포근한 능선길을 따라 5분쯤 걷다보면 등산로 오른쪽 무덤가에 은방울 군락이 펼쳐진다. 둥굴레도 은방울 사이에 섞여 있지만 분포도 면에서는 열세다. 은방울 꽃봉오리가 이제 막 활짝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3~4일만 기다리면 그 뽀얗고 앙증맞은 은방울꽃을 원 없이 볼 수 있겠다.


    원원사와 보물 제1429호 원원사지 삼층석탑. 감은사지탑처럼 쌍탑이다.

     

    은방울 군락지를 지나 15분 정도 오르막을 치면 해발 571m인 봉서산 정상이다. 원원사 서편 산줄기 중 가장 높은 봉우리다. 소나무와 굴참나무 등이 둘러선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다지 볼품없다. 정상석도 없다. 다만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안내리본이 10여 개나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산꾼들도 이 봉우리에 중요한 의미를 두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취재팀은 노란색 근교산 리본에 '봉서산 정상'이라 표시한 후 좌우 갈림길 중 오른쪽 길을 택한다. 왼쪽은 입실리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이니 주의하자. 그런데 20여 m나 갔을까. 시야가 탁 트이며 불국사와 석굴암을 품은 토함산을 중심으로 왼쪽의 남산과 오른쪽 함월산 자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상에서 다소 기대에 못 미쳤던 조망에 실망했다면 이 전망대에서 고스란히 보상받을 수 있다.

    오른쪽 내리막을 탔다가 다음 봉우리의 오른쪽 허리를 타고 우회하는데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오르막을 택해 오른다. 50m쯤 가면 또 한 번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할 경우 철탑삼거리를 생략한 채 길을 진행할 수 있지만 취재팀은 길 확인을 위해 다시 왼쪽 오르막을 탄다. 1분 뒤 철탑이 있는 능선삼거리. 능선 너머로 하산하는 길이 보이지만 우측 능선을 따라 살짝 내려선다. 2분 후 길이 합쳐지고 계속 능선을 따른다. 7분 뒤 안부를 지나면 계속 오르막이다. 10분 뒤 폐무덤 옆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인 진등대에 닿는다. '삼태봉 2.4㎞' 표시를 보면서 왼쪽 능선을 다시 10분 정도 밟으면 배전반과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하는데 이곳이 바로 '토함산 갈림길'로 불리는 곳이다.

    삼태봉 정상의 정상이 설치돼 있다.

     

    왼쪽을 택하면 토함산까지 갈 수 있다. 삼태봉 방향은 직진이다. 꽤 넓은 임도. 중간에 양남면 용암마을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있지만 무시한다. 3분쯤 더 가면 '마우나오션'과 '삼태봉' 표시가 있는 이정표에서 임도를 이탈, 우측 산길로 접어든다. 300m쯤 가면 진달래군락지 표시가 있다. 4월에는 온통 진달래 천지겠다. 능선길을 계속 따르면 질매재에 닿는다. 이정표는 '삼태봉 1.1㎞'를 가리킨다. 산 허리를 감아 도는데 발아래 풍광이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3분 후 작은 갈림길. 왼쪽의 봉우리가 있어 20여 m 올랐는데 예상치도 않았던 '삼태봉 정상 나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하지만 GPS와 지형도 등을 종합할 때 삼태봉 정상으로 보기엔 무리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나와 가던 길을 이어가는데 이정표가 잇따라 나타난다. 두 번째 이정표는 오른쪽 모화찜질방 방향을 가리키고 직진하는 삼태봉은 0.3㎞ 남았음을 알려준다. 4분 뒤 도착한 삼태봉 정상에서는 동해바다가 조금이나마 보이고 대리석으로 만든 정상석도 번듯하다. 지형도 상에 표시된 삼각점(630.5m)도 있다. 그러나 정상석은 높이 629m라고 표기돼 있다.

    이제 하산이다. 300m 전에 거쳤던 이정표까지 돌아가서 모화찜질방 방향 내리막을 탄다. 초반에는 다소 가파른 것 같지만 이내 걷기 수월한 길로 바뀐다. 10분 뒤 돌탑무더기를 지나고 10분만 더 가면 계곡 갈림길이다. 직진하지 말고, 계곡을 건너 오른쪽 산길로 붙는다. 산죽밭이 무성하지만 길은 분명하다. 능선을 따르다가 오른쪽 작은 계곡을 한 차례 더 감아 돌며 우측 능선에 붙는다. 이곳부터는 능선만 놓치지 말고 15분만 가면 저수지 공사 중인 계곡 바닥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3분만 더 가면 모화찜질방을 통과한다. 차도를 따라 10분쯤 걸어 내려오면 출발지에 도착한다.

     

    ◆ 떠나기 전에

    - 김유신 장군 건립 원원사에는 쌍둥이 삼층석탑이 보물

    봉서산과 삼태봉 사이에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된 원원사(遠願寺)라는 절이 있다. 이 절은 통일신라 때부터 호국사찰로 자리매김했다. 삼국유사 등에 기록된 원원사 창건 이야기만 봐도 그렇다. 이 절은 신라의 삼국통일을 이룩한 김유신이 신라 신인종의 창시자인 명랑법사의 후예인 안혜 남융 등과 함께 창건했는데, 그 목적이 실은 신라의 수도였던 서라벌을 지키는 숨겨진 병영 기지화였다고 한다. 계곡 깊숙한 곳에 자리한 지리적 이점 때문에 서라벌의 관문이었던 관문성(일명 만리성)을 내려다볼 수 있고, 반대로 관문성에서는 이 절이 보이지 않으니 천혜의 전진기지였던 셈이다. 병사들이 일부러 머리를 깎고 승려로 변장해 이 절에 머물렀다고 한다. 절 이름도 '신라의 영원한 번영을 바란다'는 뜻이 담겨 있다. 또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는 경주 일대의 의병장과 승병장들이 이 절에 모여 작전회의를 하고, 동래를 거쳐 경주로 진격하던 왜군과의 일전을 벌여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현재의 천불보전 뒤 언덕은 옛 금당터인데 그 앞에 삼층석탑이 동서 쌍탑 형태로 버티고 서 있다. 보물 제1429호인 원원사지 삼층석탑은 기단부에 12지신을 양각하고 그 위에는 4천왕상을 새겼는데 그 기법과 솜씨가 빼어나기로 명성이 높다. 한편 모화리는 신라 때부터 서라벌의 관문 역할을 한 마을이다. 털 모(毛)자에 불 화(火)자를 쓰며, 도성 전체가 불국토나 마찬가지였던 서라벌에 들어가려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머리를 깎았고 그 머리털을 태운 곳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금은 머리털 대신 소고기를 굽는 모화숯불단지가 유명하다.

    ◆ 교통편

    - 경주버스터미널에서 모화행 600번 버스 15분 간격 운행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를 탄다. 오전 5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10분 간격 운행, 요금 4000원. 경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모화행 600번 시내버스로 갈아타면 30분가량 걸린다. 운행 간격은 15분 안팎이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는 국도 7호선을 타고 울산 시내와 울산공항, 북구 호계동을 거쳐 경주로 진입한다. 외동읍 모화리에서 계동교를 지나면 오른쪽에 모화숯불단지 원원사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한다. 계곡 쪽으로 진입해 원원사로 향하다가 공사 중인 저수지 둑 왼쪽 곡각지 들머리에 주차할 수 있다. 400m쯤 더 올라가 등산안내판 앞 주차장을 이용해도 된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글=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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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행/하동여행)하동 수박산~형제봉 산행. 지리산 남부능선의 최남단 하동 형제봉을 부춘골에서 오르는 새코스

    근교산&그너머 <677> 하동 수박산~형제봉

    산죽·암릉 뚫고 비로소 남부능선 끝에 안기다

    화개면 부춘리 출발… 16㎞ 넘는 장거리 코스 개척

    수박산 능선 철쭉군락 암릉도 산행 재미 드높여

    16일 형제봉철쭉제… 코스 긴 만큼 장시간 소요 주의

    산과 들이 초록으로 변해가는 5월. 산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 철쭉이다. 그러나 드넓은 능선에 군락을 이루며 '붉은 파도'의 장관을 펼치는 산은 그리 많지 않다. 대표적인 남도의 철쭉 산들이 지리산의 바래봉과 세석평전, 합천 황매산, 장흥 천관산, 영남알프스 주봉인 가지산 등이다. 또 하나 하동의 형제봉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철쭉의 계절을 맞아 섬진강변의 하동 악양면과 화개면 사이에 있는 형제봉(兄弟峰·1115m)을 찾았다. 지리산 주능선의 '철쭉 고원'인 세석평전 옆 영신봉에서 시작되는 남부능선이 섬진강으로 스며들기 직전 마지막으로 솟구쳐 오른 봉우리이기도 한 형제봉은 일명 '성제봉'으로도 불리고, 정상부에 솟은 2개의 암봉이 마치 사이 좋은 형제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산이다. 특히 지리산 백운산 능선과 섬진강이 어우러진 풍광을 바라보는 정상에서의 조망미 또한 빼어나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리고 5월에는 8부 능선 1만5000여 평의 철쭉 군락지가 붉게 물들며 매년 철쭉제를 지내는 곳이다. 올해 형제봉철쭉제는 오는 16일 열린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 이창우 산행대장이 수박산을 거쳐 형제봉활공장으로 향하던 중 만난 임도에서 지리산 주능선의 산세를 살피고 있다. 묵은 능선길에 늘어선 산죽지대를 힘겹게 뚫고 가야 이와 같은 멋진 풍광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하동 형제봉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주 산행코스도 잘 알려져 있다. 본 시리즈에서도 이미 10여 년 전 신선봉과 통천문 신선대를 거쳐 형제봉 정상까지 올랐다가 청학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소개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 답사에서는 '형제봉으로 오르는 또 다른 길'을 개척, 소개하기로 했다. 평사리와 최참판댁이 있는 악양면 쪽에서 시작과 끝을 맺는 코스가 아니라 화개면 부춘리에서 서쪽 능선으로 올라 수박산을 거친 후 임도와 활공장을 지나 형제봉에 오르는 코스다. 일반적으로는 산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새로운 코스이다 보니 전진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지만 그만큼 신선한 맛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꽤 긴 코스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체 산행을 요약하자면 하동군 화개면 부춘리 원부춘마을 아래 '사랑의 집(폐가)'에서 출발, 악양면사무소에서 끝내는 코스다. 사랑의 집~수도처~수박산 능선~수박산 정상~수박재~배압재~806봉(산죽군락)~임도~능선~임도~능선~임도~활공장~삼거리봉(지형도상 형제봉)~형제2봉~형제봉(성제봉 정상석)~헬기장~철쭉제단~강선암~악양면사무소로 연결되며 총거리만 16.5㎞에 달한다.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7시간30분, 휴식과 식사 시간을 포함하면 9시간은 잡아야 하는 대장정이다. 오뉴월 낮이 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늦어도 오전 9~10시부터는 산행을 시작해 부지런히 걸어야 밝을 때 철쭉군락지를 거쳐 날머리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산행중 뒤돌아 보면 섬진강이 유유이 흘러가고 그 좌측으로 구재봉과 분기봉도 확인할 수 있다.

    화개면 부춘리 원부춘(元富春)마을로 들어가는 부춘교에서 200m쯤 아래에 있는 폐가(사랑의 집) 안으로 들어서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폐가를 왼쪽에 끼고 산길로 들어서면 밤나무밭이 이어진다. 곳곳에 진한 분홍색 금낭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금낭화 무리 사이에 보라색 금창초도 슬쩍 고개를 내민다. 길은 뚜렷하다. 골짜기 건너로 형제봉 능선과 신선대 암릉이 보인다. 20분 후 아담한 집 한 채가 있다. 민가처럼 보이지만 스님들의 기도처라고 한다. 마당을 지나 왼쪽으로 간다. 화장실 뒤쪽으로 이어지던 길은 편평한 습지를 통과한 후 100m쯤 가면 희미해진다. 곧바로 오른쪽으로 꺾어 능선을 향해 치고 오른다. 길 찾기에 주의하고 근교산 리본을 참고하자. 길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이창우 산행대장이 오랜만에 주특기인 '개척산행' 실력을 펼쳐보인다.

     

    가파른 잡목지대를 뚫고 능선까지 오르는 데는 15분 걸린다. 150m 남짓한 짧은 거리지만 시간은 꽤 많이 걸린 셈이다. 능선에서 뚜렷한 산길과 만난다. 왼쪽 아래 신기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인 듯한데 근래 사람이 다닌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수박산을 향해 오른쪽으로 꺾어 능선길을 따른다. 그 흔한 안내리본 하나 보이지 않는 '묵은' 길이다. 10여 분 오르면 풀 없는 무덤. 부춘골 건너편 형제봉 능선이 확연히 드러난다. 정상 위 허공에서 새처럼 날고 있는 페러글라이더들이 보인다.

    무덤을 지나면 곧바로 암릉지대다. 길도 희미해진다. 일단 오른쪽으로 우회한 후 다시 능선에 붙는다. 조금만 더 가면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다. 산행 기점인 부춘리와 형제봉 능선, 신선대 구름다리가 보이고 S자 곡선을 그리며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도 손에 잡힐 듯하다. 능선을 따라 20여 분 가다 보면 또다시 암릉. 이번에는 곧장 바위를 탄다. 가파르지 않기 때문에 바위 타는 재미를 적당히 느끼며 통과할 수 있다. 로프 등 안전장비는 없으니 주의하자. 5분가량 암릉을 오르면 왼쪽 화개면 방향이 탁 트이는 전망대다. 섬진강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왕시루봉과 종석대 노고단 등 지리산 주요 봉우리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왼쪽으로는 광양 백운산의 써래봉 신선바위 등 근육질 암봉이 버티고 서 있다.


    형제봉으로 가기 전 통과하는 수박산 능선의 철쭉들.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막을 20분쯤 걷는데 그동안 철쭉이 무리를 이룬 채 만개해 있다. 결코 녹록지 않은 개척산행 중에 만난 철쭉 군락은 한순간이나마 고단함을 잊게 한다. 해발 700m 지점이다. 철쭉밭을 지나 다시 완만한 오르막을 30분 오르면 어느새 수박산 정상. 공식 지형도에는 단순히 '812'로 표기돼 있지만 부춘리 주민들은 수백 년 전부터 수박산으로 불렀다. 잊혀졌던 산 이름을 되살려내는 일은 '근교산 취재팀'의 적지 않은 보람이다.

    부춘리 이장 이강주 씨는 "옛날 천지개벽이 일어나 물바다가 됐는데 산 정상만 잠기지 않았고 그 모양이 마치 수박처럼 보였다고 수박산이라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한국전쟁 전후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산행 시작 전 마을 차밭에서 잎을 따고 있던 이정임(61) 씨도 "어린 시절 수박산 너머의 수박재와 배압재를 통해 화개장터로 가곤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근교산 리본' 뒷면에 '수박산 812m'라고 표기한 후 오른쪽 능선을 따라 내려섰다. 수박산 정상은 갈림길인데 왼쪽 능선을 타면 화개장터 방향으로 내려가게 된다. 곧바로 안부인 '수박재'를 지나 오르막을 오르면 갑자기 어른 키보다 더 자란 산죽(조릿대)이 숲을 이루고 있다. 사실 이 지점부터 1.5㎞가량은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무성한 산죽 숲을 헤치고 나가야 하는 고행의 연속이다. 통과 시간도 1시간20분이나 걸린다. '배압재'를 통과한다. 천지개벽 때 물난리가 나서 수박산 꼭대기만 보일 때 이 고개로 배가 지나다녔다고 '배압재'로 부르게 됐다고 전해오고 있다.

    산행 초반 수박산 능선에서 바라본 골짜기 건너편 형제봉 신선대 능선.

     

    산죽숲을 헤쳐 나가던 중 806봉 부근에서 '山'이라는 한자가 표기된 콘크리트 표지석을 만나는데 정면에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는 짙은 산죽밭이 나타난다. 일단 산죽밭을 뚫고 길을 연다. 촘촘하게 리본을 설치하며 진행하기를 20여 분 드디어 임도다. 부춘리에서부터 올라온 이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넘어가면 쌍계사 인근인 화개면 정금리로 이어진다. 임도를 건너 맞은편 능선길로 오른다. 절개지 공사를 하고 있는 쪽이다. 능선길을 10분가량 이어가면 다시 임도를 만나는데 20m쯤 가다가 재차 왼쪽 능선길로 붙는다. 20분 후 숯가마터를 지나 15분 후 세 번째 임도와 만난다. 왼쪽 멀리 하동 독바위가 보이고 그 뒤로 오른쪽 천왕봉에서 영신봉 토끼봉 반야봉 노고단에 이르기까지 장엄한 지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이곳부터 활공장까지는 임도를 따른다. 오른쪽으로 200m쯤 가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이다. 10분 후 주변이 탁 트인 '활공장'에 닿는다. 드디어 지리산 남부능선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정표 뒤편 청학이골 너머로 악양면을 둘러싸고 있는 깃대봉과 칠성봉 구재봉 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오른쪽 형제봉까지는 1.5㎞. 흔히 산꾼들이 '고속도로'라고 부르는 편안하고 넓은 길이다. 15분 후 둥그스름한 삼거리봉. 수리봉을 거쳐 청학사로 하산하는 왼쪽 내리막과 정상으로 가는 1시 방향 능선길이 갈라진다. 100m쯤 가면 우뚝 솟은 형제2봉. 국기게양대와 조망안내판이 있다. 로프를 잡고 살짝 내려서 안부를 통과하면 10분 후 '성제봉(聖帝峰)'이라고 표기된 정상석이 있는 형제봉 정상이다. 조망이야 형제2봉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수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이창우 산행대장이 산죽지대를 통과하던 중 지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안부로 내려섰다가 1054봉 왼쪽 9부 능선을 살짝 감아도는 곳에 헬기장 겸 전망대가 나온다. 섬진강과 평사리 들판을 비롯한 악양면 일대가 한눈에 펼쳐지는 그림 같은 전경이다. 헬기장에서 200m만 가면 큰 바위가 있고 전방 아래쪽에 널따란 철쭉군락지가 드러난다. 예년과 다른 봄철 이상 저온 현상 탓인지 아직까지 만개하지는 않았다. 철쭉제 당일인 16일쯤이면 적어도 50% 이상은 꽃망울을 터트릴 듯하다. 철쭉제 제단까지는 내리막을 타고 13분쯤 걸린다. 제단을 지나 '샘터 이정표' 인근에 '경남소방 119 위치번호 형제봉 7번' 표식이 있다. 이곳에서 왼쪽 11시 방향으로 비스듬한 길을 따라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11시 방향 하산길을 100m쯤 가면 작은 지능선 사거리. 오른쪽 위에 신선대 구름다리가 있는데 잠시 본 후 다시 돌아와 진행방향으로 직진해 능선을 트레버스하면 강선암까지는 정비가 잘된 내리막이다. 샘터와 로프지대를 지나 갈림길에서 입석 방향으로 가면 강선암에 닿는다. 1시간 걸린다. 강선암 주차장을 통과하면 곧바로 포장 임도다. 날머리인 악양면사무소까지 30분은 걸어야 한다.

    ◆ 떠나기 전에

    부춘골의 시원한 계곡과 암반

    - 헷갈리는 형제봉 정상… 개념 정립 조속히 이뤄지길

     

    전국의 수많은 형제봉들이 대개 그렇듯 경남 하동 형제봉 역시 정상부에 2개의 암봉이 솟아 있다. 그런데 과연 형제봉 정상이 어느 곳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우선 현재 산꾼들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정상은 2개 암봉 중 남쪽에 있는 봉우리다. 정상에 '성제봉 1115m'라는 정상석이 설치된 곳. 하지만 정작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최신판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이 봉우리를 1108m봉으로만 표기하고 있다. 지형도 상에 나타난 형제봉 정상 표기는 남북으로 서 있는 2개 암봉보다 더 북쪽에 있는 삼거리봉에 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산행을 하다 보면 지형도 상의 정상은 암봉 2개보다 낮은 느낌이 든다. 하동군 악양면 측도 정상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면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가장 높은 봉우리는 '형제2봉 1117m' 표지석이 있는 북쪽 암봉"이라고 말했다. 형제봉 정상 위치에 대한 개념 정립이 필요한 것 같다.



    산행중 뒤돌아본
    원부춘 마을
    ◆ 교통편

     

    - 하동IC서 내려 구례 방면 지방도 19호선 타야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엄사행 버스를 이용, 화개에서 하차한다.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 출발하고 2시간40분 걸린다. 1만2000원. 화개에서 원부춘마을까지는 운행되는 버스가 없어 부득이하게 택시(요금 1만 원)를 이용해야 한다. 하동읍 버스터미널에서 부춘리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6시40분 한 차례밖에 운행하지 않는다. 산행 후에는 악양 버스정류소에서 하동읍까지 오후 3시25분, 5시40분과 50분, 7시10분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동발 부산행 버스는 오후 4시30분, 5시30분, 6시30분, 7시30분(막차)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하동IC에서 내린 후 하동 구례 방향 국도 19호선을 타고 우회전한다. 하동읍과 평사리공원을 지나 부춘리 입구에서 국도를 버리고 형제봉활공장 방향으로 우회전, 골짜기로 들어가면 원부춘마을 들머리인 부춘교 앞에 닿는다. 주차공간은 다소 협소한 편이다. 산행 후 차량 회수를 하려면 악양택시(055-883-3009)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1만 원 안팎.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산행중 만나는 독립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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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여행/경주여행)경주 안강 어래산 산행. 경주 안강 어래산의 심산유곡 산행기

    근교산&그너머 <676> 경주 안강 어래산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전망대 모두 다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경주 안강·포항 기계 가르는 산줄기 따라 5시간

    전망대 10여 곳 설 때마다 가슴 벅찬 조망 만끽

    산행로 주변 연분홍 참철쭉 활짝… 5월 중순 절정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는 부산 울산 경남 산꾼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을이다. 근교산을 즐겨 찾는 이들에게는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마을이기 때문이다. 회재 이언적 선생을 모신 옥산서원이 마을의 중심에 있고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 어래산 등 4개의 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10여 년 전 근교산 시리즈를 통해 자옥산~도덕산 연계 코스가 소개된 이후부터 많은 산꾼들이 이곳을 방문했고, 일부 건각들은 하루에 4개의 산을 모두 종주하고 원점으로 돌아오는 '옥산 환종주'에 도전하기도 한다.

     


     

    어래산 산행 중 만난 전망대에서 주위 풍광을 감상하고 있다. 아래에 보이는 계곡은 포항 기계면의 학곡이다. 멀리 봉좌산과 운주산이 뚜렷하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옥산서원 뒷산인 어래산(魚來山·572m)을 찾았다. 주변 코스를 대부분 소개한 바 있지만 그동안 아껴 두었던 어래산 북동 주능선 코스를 마저 소개하기 위해서다. 경주와 포항의 경계이기도 한 이 능선길에는 10여 개의 전망대가 있어 조망미가 탁월하다. 또한 완만하게 오르막을 타면서 여유있는 산행을 할 수 있는 코스인 데다 능선 주변에 연분홍 참철쭉이 만발해 5월에 찾아가 볼만한 산행지로도 적당하다.

    전체 산행은 경주시 안강읍 노당리 윗노댕이마을 화룡사 입구 버스정류소에서 출발해 점골~노당재~철탑 3개~갈림길~4철탑~409봉(5철탑)~444봉(삼각점)~잇딴 전망대~508봉(틀린 정상석)~서두방재~봉좌산갈림길~헬기장~어래산 정상~갈림길~옥산서원~독락당으로 이어지는 총 10.5㎞ 구간에서 이뤄진다.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50분 걸리며 휴식과 조망, 식사시간 등을 더하면 5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원점회귀 산행이 아니라 크게 봐서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가는 능선산행에 해당한다.


    노당리 윗노댕이마을 화룡사입구 버스정류소는 여느 시골마을처럼 한적하기만 하다. 화룡사 쪽으로 20m쯤 가다 왼쪽 길로 꺾어 오른다. 50m 위 민가를 통과하면 만나는 여주 이씨 묘 가장자리를 타고 길이 이어진다. 길가에 연보랏빛 조개나물이 꽃을 피웠다. 서서히 마을을 벗어나고 있다. 2분 뒤 널따란 골짜기로 들어선다. 주변에 일부러 심은 듯한 두릅나무 수백 그루에서 새순이 돋고 있다. 다른 과일이나 채소도 마찬가지지만 농민들이 재배용으로 심어 놓은 두룹나무만은 건드리지 말자. 일부 산꾼들의 잘못된 행동이 전체 산꾼들을 욕되게 할 수도 있다.

     

    정겨운 이 땅의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널따란 골짜기를 가로지른다. 감나무밭 앞을 지나며 붉은색 광대나물, 꽃잎이 5개인 순백색 봄맞이, 안개꽃으로 착각하기 쉬운 냉이꽃, 노란색 보자기나물, 연분홍빛을 띤 주름에 이르기까지 참 종류도 많다.

    길은 계속 뚜렷하다. 연분홍 참철쭉이 어느새 꽃잎을 활짝 벌린 채 5월 봄바람을 따라 살랑거린다. 10분쯤 오르면 무덤 2개가 있는 곳에 닿는데 길 찾기에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아래쪽 무덤 앞을 통과해 직진하지 말고 오르막을 쳐서 윗무덤 뒤로 난 좁은 길을 따라야 한다. 2분 후 갈림길. 오른쪽을 택한다. 각시붓꽃, 솜방망이 등 야생화가 길가 무덤터에 가득 피었다. 3분 뒤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목이자 사거리 역할을 하는 노당재에 닿는다. 오른쪽 길은 달성교까지 이어지는 길이고 직진하면 아인골로 내려서게 된다. 취재팀은 본격적인 능선산행을 위해 왼쪽 오르막을 탄다. 노당재에는 정육면체에 가까운 높이 4~5m짜리 거대한 바위 2개가 있다. 주변 토양이나 지세를 살펴보면 도저히 이렇게 큰 바위가 있을만한 곳이 아닌것 같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의아하다. 때마침 나홀로 산행 중이던 노당전원교회 이광도 목사에게 물어봤다. 이 목사는 "예전에는 '고인돌바위'라는 작은 나무푯말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며 "관공서나 문화재청에서 세운 공식 안내판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은 알 길이 없다. 인근 마을 주민들도 궁금해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노당재의 고인돌바위

    왼쪽 주능선 오르막을 타면서 실질적인 어래산 종주산행에 돌입한다. 이 능선은 왼쪽의 경주시 안강읍과 오른쪽 포항시 기계면 사이의 능선으로 경주와 포항의 경계선 역할을 하는 산줄기다. 10분가량 오르면 첫 번째 전신주철탑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포항 기계면 소재지와 주변 들판, 학야리 성계리 등의 마을이 보이고 눈을 조금 들면 오른쪽부터 비학산 침곡산 운주산 봉좌산으로 연결되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포항 지역 산꾼들은 기계면 들판을 에워싸고 있는 이들 4개의 산을 묶어 한 바퀴 도는 종주산행을 즐기기도 한다. 일명 '비침운봉' 종주산행이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통상 3개 구간으로 끊어서 하는 종주산행으로 3일은 잡아야 하며 걸음이 빠르고 체력이 강한 산꾼의 경우 이른 새벽부터 시작해 이틀 만에 끝내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포항 기계면은 남서쪽에 봉황의 자리라고 불리는 봉좌산(鳳座山)과 북동쪽에 학이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듯한 모양의 비학산(飛鶴山)이 호위하듯 둘러싸고 있는 곳이어서 봉황과 학의 기운을 함께 받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조개나물 각시붓꽃 족도리풀,

     


    첫 번째 철탑부터 이어지는 능선길은 철탑 건립공사로 인해 파헤쳤다가 다시 복원 중이어서 조금은 황량한 느낌이다. 그나마 키 작은 묘목들도 봄을 맞아 희망의 새싹을 피워내고 있다는 것에서 위안을 삼는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5분 후 288봉에 세워진 두 번째 철탑 앞에 서면 앞으로 가야할 능선이 시원하게 드러난다. 10여 분 후 다시 세 번째 철탑을 통과한다. 왼쪽 멀리 경주 안강읍과 무릉산 금곡산 어림산 등 주변 산줄기가 드러난다. 2분 후 안부 갈림길을 통과해 다시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15분쯤 타면 네 번째 철탑을 지나고 5분 후 409봉 전망대를 통과해 다섯 번째 철탑에 닿는다. 전방 먼 곳에 드디어 어래산 정상이 보인다.

    지겹도록 나타나던 철탑은 이제 더 이상 없다. 이리저리 파헤처졌던 능선길도 다시 한적한 오솔길 모양으로 바뀌었다. 안부를 통과해 10분쯤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444봉에 오른다. 이후부터는 능선에 10여 곳의 전망대가 잇따라 나타나 산꾼의 발길을 붙잡는다. 산행을 하다보면 비슷비슷한 풍광일 것임을 알면서도 전망대나 조망바위가 나타나면 외면하지 못하는 것 또한 주말 산꾼의 마음이다. 이들 전망대는 대부분 기계면 들판과 봉좌산 운주산 침곡산 등을 볼 수 있는 능선 오른쪽에 있지만 딱 한 곳 왼쪽의 경주 방향을 조망하는 곳도 있다. 그 많은 전망대를 모두 들러가면서 산행을 진행하다보니 444봉에서부터 잘못된 어래산 정상석이 설치돼 있는 508봉까지 불과 1.5㎞ 남짓한 길을 1시간20분이나 걸려 통과했다. 삼거리 역할도 하는 508봉에는 2개 산악회가 함께 제작한 정상석이 서 있는데 착각하면 안 된다. 정상은 진행 방향으로 보이는 두 번째 큰 봉우리다. 40분쯤 걸린다.

    안부로 내려서는 길에 짧은 너덜지대를 통과하는데 흔들림이 많으니 주의하자. 15분쯤 다시 오르막을 타면 삼거리봉인 서두방재다. 정상이 멀지 않다. 10분 후 봉좌산갈림길. 오른쪽 급경사 내리막을 타면 봉좌산을 거쳐 운주산 침곡산 등으로 이어지는 '비침운봉' 종주로를 타거나 봉좌산에서 도덕산 자옥산 등으로 이어지는 옥산리 순환종주를 할 수 있는 길이다. 왼쪽 길을 따른다. 곧바로 헬기장이 나타나고 완만한 오르막을 8분쯤 가면 마침내 어래산 정상이다. 중간에 흔치 않은 봄꽃인 족두리풀꽃을 발견해 반가움이 더했다. 어래산 정상에서는 안강읍 일대와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 등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작은 정상석에는 해발고도 572m, 키가 큰 금속제 정상석에는 563m라고 돼 있다. 이 금속제 정상판 뒷면에는 '고(故) 이두형을 추억하며…'라는 제목의 헌사가 적혀 있는데 읽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하산은 진행 방향으로 직진한다. 곧바로 나오는 왼쪽 내리막을 택하지 않고 주능선이 좌우로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10여 분 가서 왼쪽 능선으로 내려서야 한다. 연분홍 참철쭉이 만발하다. 가장 뚜렷한 길만 택해 30분가량 계속 내려가면 어느새 옥산서원에 닿는다. 사실상 산행은 이곳에서 끝난다. 옥산서원 앞을 통과해 외나무다리를 건너 옥산식당 앞에서 독락당 앞 버스종점까지는 10분이면 충분하다.


    ◆ 떠나기 전에

     

    - 최근 1~2년 새 건립된 송전 철탑 눈살… 식수는 충분히

    어래산은 경주 안강읍의 주산으로 통하는 산이다. 신라 제42대 임금인 흥덕왕의 무덤과 조선시대의 대학자인 회재 이언적을 모신 옥산서원이 산 정상을 기준으로 남동쪽과 남서쪽에 위치해 있는 유서깊은 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산은 근래에 적잖은 수난을 겪었다. 3, 4년 전에는 보이지 않던 송전 철탑이 어래산 주능선에만 5개나 건립돼 있다. 안강 주민들은 한국전력공사의 어래산 송전 철탑 건립에 반대, 지난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 격렬한 반대운동을 펼쳤다. 산의 경관을 해치고 안강 주산의 기운을 빼앗는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결국 송전탑은 세워졌고 부드럽게 흘러내리던 능선에 여러 개의 '쇠뿔'이 솟았다. 산꾼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한편 5월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다. 코스 중반부에 거치는 안부 습지 주변에 샘물이 1곳 있다고 하지만 찾기가 힘드니 식수는 미리 충분하게 챙겨 가는 것이 좋다.

    날머리 옥산서원
    ◆ 교통편

     

    - 경주버스터미널서 기계행 시내버스 갈아타야

    부산노포동버스터미널에서 경주행 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약 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요금 4000원.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기계행 시내버스는 10~15분 간격으로 운행되니 자주 있는 편이다. 안강읍 노당리 화룡사 앞 정류소에서 하차하면 된다. 산행을 마친 뒤 독락당 앞 버스 종점에서 안강읍을 경유해 경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버스는 오후 3시15분, 5시30분, 7시50분(막차)에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경주TG에서 내려 오릉 방향으로 좌회전한 후 강변도로를 타고 가다 금장교 앞에서 좌회전한다. 현곡면 소재지에서 포항 안강 방면 새 도로인 68번 지방도로를 탄다. 국도 28번 영천 기계 방향으로 직진한 후 곧바로 안강IC에서 기계 방면 우측 도로를 택한다. 10분쯤 가면 노당리 화룡사 앞에 닿는다. 차량 회수를 하려면 버스를 타고 안강읍까지 가서 다시 기계행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택시(054-761-6200, 761-3405) 요금은 2만 원 안팎이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글=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세심정

    독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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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행/거제여행)거제 11명산 산방산. 청마 유치환선생이 걸어 간 산길을 따라 거제도 산방산오르기

    '청마의 길' 따라올라 다도해에 빠지다

    청마기념관 기점 삼은 5시간 원점회귀 코스

    시인 묘소 거쳐 오르는 초반부 숲길은 개척 산행

    정상부 암릉 전망대 연속… 바다 섬 조망 압권

    부처굴 오색토 등 볼거리 풍부한 거제의 명산

     


     

     


    경남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 청마기념관 뜰. 검정색 돌에 새겨진 청마(靑馬) 유치환 선생의 시 '거제도(巨濟島) 둔덕(屯德)골'을 읽다보면 저절로 가깝게 솟아있는 산방산(山芳山·507.2m)을 바라보게 된다. 우뚝한 정상부의 암봉들이 마치 장닭의 볏인 듯, 용의 등비늘인 듯 험해 보이지만 양팔을 활짝 벌린 것 같은 좌우 능선은 둔덕골과 골짜기 이쪽저쪽의 마을인 산방리와 방하리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산방산은 시인의 가슴속에 한시도 떠나지 않았던 고향 뒷동산이다. '해 뜨면 밭 갈고(日出而耕) 어질게 살다 죽으리'라는 시인의 바람은 현실로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세상과 작별한 후에는 '살아 생전 날 새고 다니던 밭머리, 부조(父祖)의 묏가에, 부조처럼 한결같이 묻히리니'라는 저 구절처럼 그는 고향 마을 뒷산인 산방산 자락 부모님 묘소 옆에서 평화롭고 깊은 잠에 들었다.

     


     거제 산방산 중턱의 257봉 바위전망대에서 거제와 통영 사이의 바다와 섬들을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능선이 통영 미륵산 자락이고 그 앞의 섬은 한산도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 주에 찾아간 산방산은 '거제도 10대 명산' 가운데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산이다. 산방산이라는 이름은 봄이면 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수려한 암봉의 단풍이 더없이 아름답다고 해서 '뫼 산(山)' 자와 '꽃다울 방(芳)' 자를 써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부의 3개 암봉이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에 '삼봉산(三峰山)'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거제 10대 명산 가운데 낙조가 아름답기로는 으뜸으로 꼽히고 거제도의 많은 산들이 대개 그렇듯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많은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은 환상적이다. 또한 정상부 암봉에서 느끼는 아찔한 고도감과 암릉 산행의 짜릿한 재미는 거제도의 산들 가운데 최고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게다가 한국 문단의 '큰 별'을 잉태한 명산인 거제도 산방산은 부산 경남의 산꾼들에게는 반드시 '가볼 만한' 근교산이다.

    일반적으로 산방산 코스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산방리 보현사 입구에서 출발해 정상에 올랐다가 옥산재를 거쳐 옥산이나 옥동으로 하산하거나 그 반대 루트를 밟는 것이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그러나 취재팀은 청마 유치환 선생의 자취를 최대한 느끼며 산행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코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산행 초반부 일부 구간에서 수풀을 헤치며 길을 뚫는 개척 산행 과정을 거쳐야 했다.

    전체 산행은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 청마기념관 앞에서 출발해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로 진행된다. 청마기념관~청마 묘소(참배 후 150m 되돌아 가서)~산행로 진입(길 희미)~능선 갈림길~217봉 갈림길~안부 임도~사거리~257봉 바위전망대~490봉(일명 서봉)~오색토~산방산 정상~오색토~부처굴~전망바위~보현사입구~산방산비원~청마기념관 순. 총거리 8.3㎞로 길지 않은 코스지만 초반부 개척 산행 구간과 정상부 암릉구간의 진행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돼 걷는 시간만 4시간은 잡아야 한다. 휴식과 식사시간을 감안하면 5시간 안팎이다.


    출발 전, 지난 2008년 4월 개관한 청마기념관에 들러 시인의 삶과 작품의 향기를 느끼고 기념관 옆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청마 생가도 방문해 본다. 아담한 초가집 지붕 너머로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산방산 정상부 암봉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청마기념관 주차장의 수령 350년 된 팽나무 앞에서 '청마묘소 1.2㎞' 표지판을 보고 오른쪽 들판길로 간다. 200m쯤 가다가 표지판이 가리키는 왼쪽으로 꺾어 산 밑자락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살짝 틀었다가 다시 왼쪽 개울을 건너 오르막을 탄다. 일명 '청마(靑馬)의 길'. 자동차가 다닐만한 넓은 임도를 따라 10분쯤 가면 건너편에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능선 마루에 닿는다. 청마 묘소다. '깃발' '행복' '바위' 등 청마의 대표작들을 새긴 시비와 시인의 흉상이 서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시인의 묘소에서 잠시 묵념을 하고 뒤돌아보면 한낮의 햇살에 반사된 거제만 푸른 바다의 비늘이 은빛으로 빛난다. 한산섬과 멀리 통영 미륵산도 눈에 들어온다.

     



    청마 유치환 시인과 그의 형이자 극작가인 동랑 유치진이 태어난 생가와 기념관.

     

    시비 광장에서 100m쯤 되돌아 내려가면 오른쪽 산으로 접어드는 산행로 입구가 보인다. 근교산 안내 리본을 잘 봐야 한다. 야생화인 옥녀꽃대가 산길 주변에 여러 송이 피어 있다. 10분 동안 여러 개의 묘를 지나 맨 위 진주 유씨 묘를 통과하면 길이 사라진다. 수풀을 헤치고 올라야 하는 그야말로 고난의 시작이다. 최대한 촘촘하게 안내 리본을 부착하며 길을 개척한다. 10여 분 후 작은 지능선에서 희미하나마 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1분 뒤 키 작은 배롱나무 여러 그루가 선 무덤을 지나고 또다시 흐릿한 길을 뚫고 오른다. 그러기를 10여 분. 217.2봉 능선 갈림길에 닿으면 비로소 수풀을 헤치는 '고난의 행군'은 일단락된다. 정면 멀리 우뚝 솟은 산방산 정상부를 바라본 후 왼쪽으로 길을 잡아 나간다. 완만한 내리막이다. 10분 후 전망이 탁 트이는 김해 김씨 묘에서 바라본 산방산과 그 앞 257봉 바위 전망대의 모습이 참 우람하다.

    곧바로 임도 사거리다. 왼쪽 방하마을과 오른쪽 상죽전마을을 연결하는 길이다. 산행로는 직진이다. 작은 언덕을 하나 넘으면 임도가 아니라 산길 사거리. 이곳에서 무덤 쪽으로 직진해 10m쯤 가다가 왼쪽 능선으로 살짝 올라서면 길은 뚜렷하다. 산새들의 노랫소리가 정겹다. 10분가량 오르막을 치면 깎아지른 절벽을 왼쪽으로 우회해 257봉 정상 직전 바위전망대에 선다. 왼쪽 발아래 상죽전마을, 오른쪽 아래로는 방하마을이 보이고 고개를 들면 취재팀이 거쳐온 능선 너머로 한산도와 미륵산, 주변 섬과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왼쪽 멀리로는 북병산과 노자산 가라산으로 이어지는 거제지맥의 남쪽 명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거제 산방산 산행 초반부에 들리는 청마 유치환 시인의 묘소 앞 시비광장과 묘지 .

     

    257봉을 넘어 편평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5분 뒤 북쪽을 바라보는 또 다른 전망바위를 만난다. 발아래 보현사와 정면의 산방산 정상부 암봉과 절벽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안부 갈림길에서는 직진. 정상까지 줄곧 오르막이다. 전주 이씨 묘를 지나 가파른 길을 10분쯤 오르면 숨을 고를만한 능선 쉼터에 닿는다. 지형도 상 301봉 주변이다. 그 흔한 리본조차 보이지 않는 한적한 길이어서 좋다. 하지만 왼쪽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빼어난 풍광이 더욱 매력이다. 쉴 새 없이 계속 오르면 무릎이 턱에 닿을 만큼 급한 경사로가 이어진다.

    20분 후 양쪽 바위 사이 갈림길이 나온다. 일단 왼쪽 길을 택해 바위전망대에 서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절경이 펼쳐진다. 이곳이 암릉길의 시작점이다. 곧바로 6~7m 길이의 로프를 잡고 암벽을 타고 오른 뒤 계속되는 암릉을 넘는다. 발길 닿는 곳마다 전망대여서 일일이 열거하는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다. 두 번째 로프구간을 통과한 후 오른쪽으로 꺾어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통과하면 우뚝한 바위 암봉인 490봉 정상이다. 아래쪽에서 보면 마치 이곳이 산방산 정상인 줄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일명 '서봉'으로 불리는 곳이다. 북쪽 가까운 곳에 정상이 보이고 서봉과 정상 사이에 또 다른 암봉인 493봉이 보인다. 이들 3개 봉우리 사이에는 동굴 속 석순을 연상케하는 날카로운 수직 바위들이 솟아나 있다.

    능선길 중간 전망대에서 북쪽을 보면 산방산 정상부 암봉이 우뚝하다.

     

    살짝 내려서면 작은 안부 갈림길이다. 정면의 수직 바위를 오르지 않고 오른쪽으로 우회하면 갑자기 길이 끊어지면서 로프를 잡고 거의 수직에 가까운 벼랑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너무 위험해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왼쪽 내리막으로 우회한다. 40m가량 내려섰다가 오른쪽으로 돌아 나가면 삼거리에 닿고 다시 20m쯤 오르면 이정표다. 왼쪽으로 0.1㎞만 가면 정상이다. 반대편 내리막으로 100m쯤 가면 지역민들이 옛날부터 기우제를 지냈던 무제터(일명 무지개터)가 있지만 후일을 기약하고 정상으로 향한다.

    이정표에서 20m만 가면 '오색토(五色土)'라는 특이한 안내판이 있다. 수억 년간 쌓인 황사로 인해 흙색이 푸르고 희고 검고 누렇고 붉은 다섯 가지 색으로 변했다는 곳이다. 오색토를 지나면 곧바로 정상이다. '거제의 금강산'이라는 별칭답게 산방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말 그대로 '일망무재'의 절경이다. 계룡산 선자산 북병산 앵산 등 거제의 명산들은 물론, 통영 미륵산과 벽방산, 고성 거류산 구절산 등이 사방으로 펼쳐지고 다도해 푸른 바다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작은 섬들 또한 점점이 이어진다.

    하산은 다시 오색토와 삼거리를 거쳐 보현사 방향으로 잡는다. 매년 삼월삼짇날(음력 3월3일) 참꽃축제가 열리는 북쪽의 진달래평원 방향으로 가도 되지만 임도를 4㎞가량 타야 하기 때문에 곧장 보현사로 내려서는 것이 시간도 단축하고 볼거리도 많겠다는 판단에서다. 내리막을 15분가량 타면 오른쪽에 작은 석굴암 형태의 부처굴이 있다. 본존석조좌불과 아미타불 약사여래불 등 3기의 불상이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모두 사라지고 현재는 최근 설치한 작은 불상 3기가 있다. 부처굴에서 5분만 내려가면 갈림길이 있는데 왼쪽 오르막은 부처굴을 통하지 않고 정상부로 오르는 길이다. 3분 후 산방산비원과 산방리 방하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다. 비스듬히 널찍한 전망바위를 가로질러 슬랩구간을 통과하면 보현사 입구 도로 옆 이정표까지 15분쯤 걸린다. 우측 마을길로 300m쯤 가면 산방산비원 정문 앞이다. 출발지인 청마기념관까지는 도로를 따라 15분가량 걸어야 한다.

    ◆ 떠나기 전에

    - '거제 10대 명산'을 아십니까? 아니, 11대 명산이라고요?

     

    제주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도에는 바다와 부속섬도 좋지만 유명한 산들도 많다. 특히 '거제 10대 명산'은 해발 500m 안팎에 불과하지만 내륙 어디에 옮겨 내놓아도 산세의 기품 면에서 모자라지 않는다. 게다가 천혜의 바다 조망까지 갖고 있으니 산꾼들로부터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참고로 '거제 10대 명산'을 높이순으로 열거해 보자면 섬 내 최고봉인 가라산(585m)을 비롯해 계룡산(566m) 노자산(565m) 옥녀봉(554.7m) 앵산(507.6m) 산방산(507.2m) 선자산(507.0m) 북병산(465.4m) 국사봉(464m) 대금산(437.5m) 등이다. 일부에서는 10대 명산에다 최남단 여차 홍포 해안의 망산(397m)을 더해 '거제 11대 명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이 망산을 시발점 삼아 북쪽으로 가라산 노자산 북병산 옥녀봉 국사봉 대금산으로 이어지는 일명 '거제지맥' 남북 종주길이 지난 2004년 봄 (주)대우조선해양 내 산악회인 우정알파인클럽에 의해 개척됐다. 총 50㎞에 달하는 이 구간은 2004년 이후 거제도 산행을 원하는 이들이 꼭 완주하고 싶어하는 '로망'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서쪽의 산방산에서 시작되는 동서 종주 코스는 완전하게 정비되지 못하고 있다. 남북 종주길 개설 당시 우정알파인클럽 회장을 맡아 '대역사'를 주도했던 김상철 현 대한산악연맹 거제시연맹 전무는 "오랫동안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논란 때문에 코스를 확정하기가 쉽지 않고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어 아직 미완성인 채 남아있다"며 "적절한 지원만 이뤄진다면 올해 안이라도 거제 동서 종주 코스 개설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교통편

     

    - 신·구 거제대교 건너자마자 둔덕 방면으로 우회전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에서 거제 고현행 버스는 오전 6시20분부터 20~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1만2600원, 2시간30분 소요. 고현버스터미널에서 둔덕면 산방행 시내버스를 이용, 방하리 청마기념관 앞에서 하차한다. 오전 8시, 11시, 오후 2시, 5시 등 하루 6회 운행하며 50여 분 소요. 산행 후 고현행 시내버스는 오후 3시25분, 6시25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구지선 내서IC에서 내려 두 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한 후 곧바로 통영 거제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고성과 통영을 거쳐 신거제대교나 구거제대교를 건너자마자 1018번 지방도를 타고 둔덕면 방향으로 우회전, 10분쯤 가면 둔덕면 면소재지 농협 앞 4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산방산비원 청마생가 표지판을 보고 직진하면 3분 후 청마생가 방향인 오른쪽으로 꺾어 청마기념관 앞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글=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산방산과 300년 된 노거수가 청마유치환 기념관 앞에 서 등산로 입구 구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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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행/창원여행)창원 백월산 산행. 철새들이 떠난 주남저수지가 발아래 창원 백월산 산행

    사자 닮은 암봉 3개 넘으니 '철새 요람' 주남지가 발아래에…

    월산마을~화양고개 3시간 안팎이면 충분

    산에서 볼 수 있는 우리 봄꽃 수십종 만발

    높지는 않아도 정상부 암봉서 본 조망 압권

    주남저수지·마금산온천 등과 연계 여행도 좋아

     


     

    글자 그대로만 해석하면 '흰달산'을 뜻하는 경남 창원 백월산(白月山·428m)은 비록 낮지만 오랜 역사와 전설을 품고있는 유서 깊은 산이다. 게다가 정상부의 우뚝한 3개 암봉으로 인해 '삼산'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빼어난 조망미를 가졌으면서도 3시간 안팎이면 충분히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어 가족 친지 등과 함께하는 봄나들이 산행지로 적격이라는 점이다. 또 '철새의 요람'인 주남저수지 전체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고 인근에 마금산온천까지 있어 주남지 여행과 백월산 등산, 온천욕을 묶은 하루 나들이 코스로도 그만이다. 특히 봄에는 온갖 야생화가 만발해 더욱 정겹다.

    백월산 산행 중 범골봉에서 본 주남저수지. 왼쪽 정자는 백월산정이다

     

    백월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깊은 역사와 전설이다. 신라 경덕왕(764년) 때 창건된 백월산 남사는 창원 최초의 가람이다.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라는 이름의 두 젊은이가 승려가 된 후 득도해 각각 미륵불과 아미타불이 됐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백월산 남사의 존재 때문에 정병산(봉림산 또는 전단산) 천주산 등 더 큰 산을 제쳐두고 이 산을 창원의 진산으로 인정하는 산꾼들도 적지 않다. 또 하나. 백월산은 산의 명칭을 삼국시대 때부터 1000년이 넘도록 잃어버리지 않고 꿋꿋이 지켜내고 있는 흔치 않은 산들 가운데 하나다. 따지고 보면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고유의 이름을 잃어버리거나 빼앗긴 산이 어디 한둘이던가.

    백월산으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창원 정병산(566.7m)만 예를 들어 봐도 그렇다.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 방향으로 가다가 진영휴게소를 지날 때 왼쪽 위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낙남정맥의 주요 봉우리이자 창원의 대표적 산 가운데 하나인 정병산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런데 이 정병산(精兵山)이라는 이름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께 일본군이 이곳에 병참기지를 두고 군사훈련을 한 곳이라고 해서 그들 마음대로 '정병산'이라 이름 붙이고 군사지도에도 그렇게 표시했다고 한다. 따라서 상당수 창원 시민들과 산꾼들은 옛 이름인 봉림산(鳳林山)으로 부르고 있고 일부 시민들은 "봉림동 봉림사 뒤 야트막한 293m봉이 봉림산이며, 대동여지도 등에 따르면 이 산을 전단산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산 하나를 놓고 여러 개의 이름이 혼용되는 사례가 하나 둘이 아닌 실정을 감안하면 1000년 넘도록 하나의 이름만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백월산은 범상치 않게 느껴진다.


    전체 산행은 창원시 북면 월백리 월산마을 입구 등산로 안내판에서 출발, 화양고개에서 마무리한다. 안내판~마을 안 갈림길~이정표~능선 사거리~산불초소~하봉~중봉(정상석과 감시카메라 위치)~백월산 정상(상봉)~갈림길~헬기장~남지갓등~안부~범골봉(백월산정)~안부 사거리(나무다리)~화양고개 순. 총거리 6.2㎞에 걷는 시간만 2시간40분, 휴식과 식사를 감안해도 3시간30분 정도 걸리는 단출한 코스다.

     

    월백리 월산마을 입구 등산로 안내판에서 왼쪽에 높이 솟은 백월산 정상부의 3개 암봉을 바라보니 분명히 사자가 엎드려 있는 형상이다. 실제 '사자암'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산행 중에는 이 사자의 형상을 인식하기 힘들다. 산의 남쪽에 자리 잡은 월산마을과 인근 남백마을 등에서만 사자의 형상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을 안으로 200m쯤 가다가 전봇대 앞 '등산로 왼쪽'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한다. 민가를 벗어나 비포장 길이 시작된다. 왼쪽 계곡 방향은 버리고 오른쪽 오르막을 타야 한다. 뒤돌아보면 멀리 작대산과 그 왼쪽 농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적송 우거진 한적한 길을 오르면 10분 후 지능선에 닿는다. 첫 이정표에 '백월산 정상 1.8㎞'라고 표시돼 있다. 정상부의 3개 암봉도 마을에서 볼 때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곧이어 달성 서씨 묘를 비롯해 무덤이 밀집해 있는 묘지군을 통과한다. 주변에는 온통 양지꽃, 큰구슬붕이, 제비꽃, 줄딸기, 산자고 등 야생화 지천이다. 길 양옆으로 약모밀도 빼곡하다.

    15분 후 벤치를 통과해 능선을 따라 10분쯤 더 가면 마산마을과 백월산 정상으로 갈라지는 주능선 사거리에 닿는다. 왼쪽으로 가면 마산마을 하천변으로, 직진해서 내리막을 타면 마산마을 주차장 방향으로 가는 길인데 취재팀은 오른쪽을 택한다. 마산마을 코스의 경우 지난 2002년 1월 '다시 찾는 근교산' 시리즈에서 한 차례 소개한 바 있다. 당시에는 남백마을에서 시작, 정상을 거쳐 마산마을로 하산하는 코스였다.

    조금씩 경사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등에 적당히 땀이 묻어날 정도일 뿐 험한 길은 아니다. 길 가에는 진달래 붉은 꽃잎이 4월의 마지막 불꽃 일듯 타오르고 있다. 먼저 불꽃이 인 꽃잎들은 어느새 바닥에 떨어졌다. 김소월의 시처럼 '진달래 꽃 사뿐히 즈려밟으며' 가는 산행은 봄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15분 후 오른쪽이 탁 트인 바위 전망대에 닿는다. 발아래 들머리인 월산마을이 보이고 고개를 들면 왼쪽부터 진달래축제로 유명한 천주산의 천주봉과 용지봉(정상), 농바위, 작대산 등 그림처럼 펼쳐진다.


    전망대를 지나면 서서히 암릉이 나타난다. 짧은 로프구간을 통과해 마루금에 오르면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 백월산의 빼어난 조망미는 이곳 초소부터가 진짜다. 서북쪽의 마금산과 천마산이 우선 드러난다. 이달 중순 개통했다는 두 산 연결 구름다리도 보인다. 천마산 왼쪽으로 무룡산과 작대산 농바위 천주산 천주봉이 이어진다. 또 그 왼쪽으로는 진영휴게소 위 우뚝 솟은 정병산( 봉림산 또는 전단산)과 멀리 장복산 불모산 비음산도 보인다. 초소에서 좀 더 진행 첫 번째 만나는 암봉은 3개의 백월산 암봉 중 가장 낮은 하봉(420m)이고 곧이어 북면공설운동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 직후에 만나는 두 번째 암봉이 백월산 정상석과 카메라가 서 있는 중봉(426m)이다. 그런데 국립지리정보원 발행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이 봉우리가 해발 426m이고 100m쯤 더 가야 되는, 가장 동쪽 봉우리인 상봉으로 불리는 암봉이 428m인데 '해발 428m'라고 적힌 정상석은 중봉에 세워져 있어 다소 혼란스럽다. 실제 상봉 제일 높은 바위에 올라보면 눈으로 어림잡아도 정상석이 선 중봉에 비해 좀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봉과 중봉 상봉 주변에는 모두 쉴만한 공터와 벤치가 많아 점심 식사를 하기에 적당하다. 또한 세 봉우리 모두 조망이 빼어난데 북쪽에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그 너머 창녕 영취산 화왕산 능선, 밀양 종남산, 청도 화악산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백월산 산불초소 부근에서는 작대산과 무룡산이 잘 보인다.

     

    상봉을 지나 200m쯤 가면 갈림길. 직진하면 마산마을로 내려가게 되지만 취재팀은 헬기장 방향인 오른쪽 내리막을 택한다. 5분 후 안부인 헬기장에서는 직진하는 넓은 임도가 있는데 조림구역이라며 통행금지 간판과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당황하지 말자. 오른쪽 월산마을 입구 방향으로 3m만 살짝 내려섰다가 왼쪽으로 꺽으면 능선과 평행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10분쯤 가면 잣나무 조림구역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곧바로 작은 봉우리인 남지갓등에 닿는다. 오른쪽 내리막은 남백마을로 하산하는 길이지만 화양고개 방향으로 직진한다. 2분 후 정면이 탁 트이며 주남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무덤에서 길 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언뜻 직진하기 쉽지만 정면에 보이는 범골봉으로 가는 길은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타야 한다. 난간 기둥을 이은 로프가 설치돼 있는 길이다. 왼쪽으로 꺾어 내려섰다가 시계 방향으로 크게 돌아가는 구간이다.

    안부를 지나 작은 봉우리 2개를 타고 넘어 능선을 이어가면 20분 후 범골봉 정상에 닿는다. 왼쪽에 '백월산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정자 겸 전망대가 있다. 주남저수지 전경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망원경 2대가 설치돼 있기도 하다. 확 트인 주남지를 내려다보며 봄날의 정취를 한껏 만끽할 수 있다. 내리막을 타고 10분 남짓이면 안부 사거리에 닿는다. 오른쪽은 남백마을로 내려서는 길. 직진하면 아담한 크기의 목제 다리를 건너 10분 만에 화양고개에 닿는다.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 이곳에서 도로를 건너 산길을 이어가면 구룡산을 거쳐 낙남정맥을 탈 수도 있다.

    ◆ 떠나기 전에

    - 중국 당나라 황실 연못에 백월산 모습 비쳤다는 전설


    백월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중국 당나라의 황제와 연관된 전설과 관련이 있다. 당시 당나라 궁궐에 있던 연못에 사자 모양의 암봉이 있는 산의 모습이 비쳤는데 황제가 화공에게 그 모습을 그리게 한 뒤 신하들에게 '도대체 저 산이 어디에 있는 산인지 찾아보라'고 지시를 내렸다. 중국의 산을 샅샅이 뒤져도 같은 모양의 산을 찾지 못하자 신라 땅에까지 중국 관리들이 넘어왔다. 그런데 이 산의 모습을 본 한 당나라 관리가 비로소 찾았다며 신발 한 짝을 벗어 바위 위에 놓아두고 당나라로 돌아가 연못에 비친 산을 보니 신발이 함께 보여 문제의 그 산임이 증명됐다. 그러자 당나라 황제가 이 산의 이름을 백월산이라고 지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중국 황제와 연관된 우리 산 이름이 많다. 고흥 팔영산의 경우도 중국 위왕이 대야에 담긴 물에 비친 8개의 암봉 모양을 보고 신하에게 명해 그 산을 찾으라 한 후, 한반도 남단에서 결국 찾아내자 '여덟 개의 그림자가 비쳤다'며 팔영산(八影山)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대구 달성군의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 역시 중국 당나라 태종의 대야속 물에 비친 산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현호색과 솜방망이
    ◆ 교통편

     

    그런데 이처럼 중국 황제와 연관된 우리 산 이름이 많다. 고흥 팔영산의 경우도 중국 위왕이 대야에 담긴 물에 비친 8개의 암봉 모양을 보고 신하에게 명해 그 산을 찾으라 한 후, 한반도 남단에서 결국 찾아내자 '여덟 개의 그림자가 비쳤다'며 팔영산(八影山)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대구 달성군의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 역시 중국 당나라 태종의 대야속 물에 비친 산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북창원IC에서 내려 우회전 후 마금산온천 쪽 좌회전

    대중교통을 이용해 백월산 산행 기점인 창원시 북면 월산마을까지 가려면 우선 마산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것이 더 편리하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마산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7~8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3500원. 마산버스터미널 앞에서 창원 북면 월백리행 23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오전 6시와 9시, 낮 12시 등에 운행한다. 남백마을이 종점인데 직전 마을인 월산마을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산행 후 화양고개에서는 남백마을까지 15분 정도 걸어간 뒤 23번 버스를 탈 수 있다. 오후 3시20분, 6시20분, 밤 9시 등에 출발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북창원IC에서 내려 우회전 한 후 곧바로 마금산온천 방향으로 좌회전, 79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월촌리 월백리 방향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 5분만 가면 월산마을 입구에 닿는다. 주차 장소가 마땅치 않으니 마을 주변 적당한 공터를 잘 찾아 주차를 해야 한다. 날머리 화양고개에서 차량 회수를 하기 위해서는 30분 가량 걸으면 된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글=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254 (http://yaho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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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행/밀양여행) 밀양 계령산~가래봉 산행. 아홉마리의 용이 경주산을 두고 싸우는 밀양 계령산~가래봉 산행

    내 고향 뒷동산에도 분홍빛 진달래 타오르겠지
    단장리 마을 한 바퀴 돌아 오는 원점회귀 코스

    총거리 8㎞에 산행시간 4시간 안팎부담 없어
    들머리 인근 조선 후기 양반가 '허씨 고가' 볼만
    마을 앞 솟은 '경주산' 용들이 다투는 여의주 형상


    아무리 쌀쌀맞고 심술궂은 꽃샘추위도 '봄의 전령'이 뿜어내는 온기를 당할 수는 없나보다. 4월에 접어들면서 근교산은 온통 연두빛 새싹과 연분홍 진달래, 하얀 산목련, 연보라 제비꽃, 노란 개나리 등 봄의 상징들로 가득하다. 산꾼들이 두꺼운 방한복을 벗어던지고 가벼운 등산복으로 갈아입듯이 산과 봉우리들도 겨우내 걸쳤던 잿빛 겉옷을 털어낸다. 연한 색감의 총천연색 봄옷을 깔끔하게 단장하고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이번 주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답사한 경남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에 위치한 계령산(389.7m)~가래봉(일명 대곡산·502.2m) 코스에도 봄이 한창이다. 고도는 그리 높지 않은 산들이지만 들머리에서부터 산행 구간 주변에 이르기까지 형형색색의 봄꽃들이 만개해 산길을 걷는 이에게 싱그러운 봄 내음을 듬뿍 안겨준다. 조망이 뛰어난 것도, 그렇다고 골이 깊고 암릉이 빼어난 것도 아니지만 한적함 속에서 진달래 향기에 취해 걸을 수 있는 은근한 매력이 있는 산이다. 어릴 적 뛰어놀던 고향 마을 뒷동산 같은 느낌이랄까. 실제로 이번 코스는 단장리 마을을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 산행으로 진행된다. 부산 울산 등에서 1시간 안팎이면 접근할 수 있고 산행시간도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10분이면 충분하다. 때문에 몸도 마음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휴식 같은 코스'라 할 수 있겠다.

    덧붙여 단장리 마을 중앙부에 있는 조선 말기 주택인 '허씨 고가(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10)'의 내력과 그 집 마당에 뿌리 내린 수령 100년 이상의 팽나무를 보면서 고향집을 떠올려 볼 수도 있겠다. 마을 인근에 볼록하게 솟은 독립봉인 경주산(慶州山·212.6m)에 얽힌 이야기들을 음미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

     

     


    들머리인 홍제중학교 정문앞

    전체 산행은 단장면 단장리
    버스
    정류소가 있는 홍제중학교 정문에서 시작한다. 마을회관 앞을 거쳐 허씨 고가 앞 삼거리~토토요 위 갈림길~임도~능선(폐무덤) 갈림길~계령산~303~바람고개~광주 안씨묘~가래봉(대곡산) 정상~통정대부 김씨묘~가라골 갈림길~단장리 공터 순으로 진행된다. 총거리가 8㎞ 남짓한 짧은 거리다. 휴식시간을 포함해도 4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홍제중교 정문을 바라볼 때 오른쪽 담장 옆으로 난 길을 따른다. 곧이어 단장리 진입도로를 따라 좌회전,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길 옆 대추나무밭에 꽃다지 제비꽃 큰개불알꽃 등 봄꽃들이 알콩달콩 사이좋게 피어 길손을 맞아준다. 밀양시 단장면은 전국 대추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유명한 대추 생산단지이다. 마을회관 앞을 지나 공터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왼쪽에 높이 20m 남짓한 팽나무가 선 '허씨 고가'가 보이고 정면 담벽에는 '토토요 도예공방 250m'라는 노란색 안내판이 붙어 있다. 이 안내판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오른쪽 골목길로 올라서야 하지만 잠시 왼쪽의 '허씨 고가'에 들러 그 내력을 살펴본다. 안내문에는 '분성 허씨 일족인 유학자 허채(許菜) 1890년께 김해에서 단장마을로 이주해 와 건립한 고택으로 뒤에는 대곡산, 앞에는 단장천과 경주산을 두고 서향으로 지어졌다'고 적혀 있다. 건립 초기에는 내외정(內外庭)으로 나뉘어 9개의 건물이 있는 대저택이었지만 지금은 4개의 건물만 남았다고 덧붙여져 있다. '허씨 고가' 앞에서 만난 단장리 전 새마을지도자 박영해(55) 씨는 "한때는 이 마을 땅 대부분이 허씨 댁 소유였을 정도로 부잣집이었다. 자손들 중에서 중소도시 시장급 이상의 인물도 많이 나왔고…"라며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박 씨는 "우리 마을 사람들은 가래봉을 대곡산이라고 부른다. 산 아래 골짜기를 '큰골'이라고 부르는 것과 관계가 있다. 내가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가뭄 때 저 산 정상에서 기우제를 지내곤 했다"고 덧붙인다. 박 씨와 얘기를 나누던 도중 만난 이 마을 주민 조성조(59) 씨가 "'근교산 취재팀'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는데 너무 반갑다. 오늘 산행에 동행하고 싶다"며 따라나선다. 취재팀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허씨고가


    박 씨와 헤어진 후 '토토요'
    방향
    으로 길을 잡고 콘크리트 길을 따르는데 주변이 온통 대추나무로 덮여 있다. 부러울 정도로 예쁘게 지어진 민가를 지나고 7분 후 '토토요'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오른다. 30m 위 두 번째 집을 지나자마자 오른쪽 풀밭으로 길을 잡아 나가면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벌써부터 진달래 천지다.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은 것도 적지 않다. 4월 중순께면 완전히 만개할 것 같다. 작은 능선을 따라 5분쯤 오르면 비포장 임도다. 허씨 고가 앞에서 만났던 박 씨의 설명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이 산의 소나무들을 반출하기 위해 닦은 길이라고 한다. 이 길을 왼쪽으로 따라가면 바람고개까지 이어진다. 임도를 가로질러 곧장 산길을 치고 오르면 무덤 3개가 잇따라 나온다. 임도에서 폐무덤과 쓰러진 나무들이 흩어져 있는 능선 갈림길까지는 25분가량 제법 가파른 비탈을 치고 올라야한다. 처음으로 산악회 리본이 보인다. 왼쪽 계령산 방향으로 능선길을 따르는데 곳곳에 쓰러진 나무둥치들이 널브러져 있어 가슴이 아리다.

    10
    분 후 계령산 정상. 주변에 크고 작은 나무가 있어 조망이 탁 트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장천 너머 용암산과 백암봉 승학산 정각산 구천산 사자봉 재약산 등 큰 산들이 대부분 보이고 단장천 옆의 독립봉인 경주산도 내려다보인다. 산줄기가 주변 산들과 연결되지 않고 동떨어져 있는, 소위 '똥뫼산'인 경주산은 풍수지리에서 길지로 꼽히는 일명 '오룡쟁주형(五龍爭珠形)'의 혈자리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5마리 용에 비견되는 주변의 다섯 산줄기가 여의주에 해당하는 경주산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형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마을에서 만난 박영해 씨는 "마을 어른들은 옛날부터 아홉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다투는 형상으로 본다. '구룡쟁주형'으로 본 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룡쟁주형이나 구룡쟁주형이나 모두 풍수지리설에서는 길지로 해석하고 있다. 박 씨는 또 "일제 때 일본인들이 구룡쟁주형의 길지를 망치려고 산자락에 커다란 공동묘지를 만들어버려 안타깝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경주산의 한자 이름을 '다툴 경(), 구슬 주()'로 쓰고 있기도 하다.

     

     

     

     

    단장마을의 전경과 그 뒤로 승학산과 정각산의 모습


    계령산 정상부터는 능선을 따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길로 진행된다. 371봉으로 향하는 능선에서 왼쪽을 보면 멀리 흰덤산과 구만산이 보이고 오른쪽 안법천 건너로는 만어산 칠탄산 종남산 산성산 용두산 등 밀양 시가지와 삼랑진읍 인접 산봉들도 선명하다. 10분 후 371봉을 거쳐 10여 분만 더 가면 안부. 직진해 다시 고갯마루를 15분쯤 오르면 안법리 주민들이 기우제를 지냈다는 303봉을 넘는다. 재차 내리막을 타고 200m쯤 가면 바람고개 사거리이다. 해발 250m 안팎인 바람고개에서 가래봉까지는 수직고도 250m가량의 된비탈을 올라야 한다. 그나마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는 구간이다. 하지만 1㎞ 남짓한 거리이기 때문에 30분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중간에 있는 광주 안씨 묘에서 잠시 쉬었다 갈 수도 있다. 대곡산이라고 불리는 가래봉 정상에서는 저 아래 경주산이 뚜렷이 보인다. 또한 가래봉 정상은 삼거리 역할도 한다. 오른쪽 능선길은 당고개를 거쳐 금오산 천태산 구만산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

    하산은 왼쪽 능선길을 따라 내려선다. 여전히 진달래 지천이다. 15분 후 통정대부 김녕 김씨 부부묘를 지나 8분만 더 가면 주능선을 버리고 왼쪽 계곡 방향으로 비스듬히 떨어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 왼쪽 길을 따라 30분가량 내려서면 가라골 계곡에 닿는다. 햇볕 바른 곳에 노란 양지꽃이 피어있다. 곧이어 경주산을 바라보며 대추나무밭을 통과, 단장마을 공터에 도착해 산행을 마무리한다
    .




    단장 마을 주민인 박씨와 조씨 그리고 경주산


    떠나기 전에


    -
    마고할미와 경주산에 얽힌 세금 이야기 흥미진진
    -
    마을 안 '윤씨촌닭농장' 직접 기른 토종닭 백숙 일품

    계령산과 가래봉이 자리 잡은 경남 밀양시 단장면은 표충사 입구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주변이 첩첩산중인 청정 구역이다. 이번 주 산행 들머리 겸 날머리인 단장리 마을에는 마치 제주도의 오름 하나를 가져다 놓은 듯한 독립봉인 경주산(慶州山)이 있다. 이 산과 관련한 재미있는 전설을 소개한다. 옛날 마고할미가 경주에서 산 하나를 지고 석남재를 넘어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그런데 짐끈이 끊어져 이 산을 떨어뜨려 버렸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의 경주산이라는 것. 하지만 이후 경주 사람들이 해마다 이 마을에 와서 "우리 동네 산이 여기에 있으니 세금을 내야 하오"라며 납세를 요구했다. 그 일이 반복되자 어느 가난한 노파가 걱정을 하며 탄식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손자가 "할머니 걱정 마세요. 경주 사람들에게 우리는 필요 없으니 이 산을 도로 가져가라시면 해결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동네 사람들이 그렇게 전하자 경주 사람들은 더 이상 세금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산행 후 들를 수 있는 맛집 한 곳을 소개한다. 산행 날머리 부근인 단장마을 가라골에는 '윤씨촌닭농장(055-353-6028)'이라는 별장형 식당이 있다. 직접 기른 토종닭으로 옻닭백숙을 담아내는데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인 곳으로 소문이 나 있다
    .


    교통편


    -
    부산서부
    터미널서 밀양 직행 매시 정시 출발
    -
    자가용으로 신대구부산 밀양IC내려 우회전

    밀양버스터미널에서 단장행 농촌버스 및 표충사행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까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시 정시에 출발하는 직행(신대구부산고속도로 이용) 버스를 타는 것이 편하다. 요금은 4000, 50분 소요. 경부선 열차를 탄다면 밀양역에서 하차 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해야 한다. 밀양터미널에서는 표충사행 버스를 타고 가다 단장마을 입구(동국대사범대학 부속 홍제중 정문)에서 내리면 된다. 오전 735, 845, 1010, 1120분 등에 있다. 산행을 마치면 홍제중 정문 건너편에서 밀양터미널행 버스를 탄다. 오후 330, 430, 5, 510, 630분 등에 탈 수 있다. 요금은 1200(농촌버스) 1400(일반버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를 빠져나가 곧바로 울산 언양 방향으로 국도 24호선을 타고 우회전한다. 확장이 마무리돼 고속도로처럼 시원하다. 금곡교차로에서 단장 표충사 방향(1077번 지방도) 이정표를 보고 우측으로 빠져나간 후 금곡교를 건너 표충사 쪽으로 직진하면 1분 후 단장마을에 닿는다
    .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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