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순창산행)순창 걷기 좋은 둘레길, 요강 바위가 있는 '예향 천리 마실길 2·3코스'
액운이 겹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산행에서 딱 그런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이때까지 필자의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해준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된 줄도 모르고 출발했습니다. 광주·대구고속도로로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오른쪽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은 무음에다 경로표시는 직진으로 돼 있어 다시 나와 통영·대구고속도로를 그대로 탔습니다. 곧 잘못된 것을 알았습니다. 전북 장수군과 임실군을 돌아 순창군 적성면 석산리 강경마을 입구 벌동산(461m) 들머리에 도착했습니다.
순창 요강바위 주소: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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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가 빼어난 곳이라 전원 주택지를 조성해 놓았습니다. 산행은 전원주택지 끝 집에서 돌계단을 올라 바로 시작하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넓게 밭을 조성해 빼곡하게 두릅나무 묘목을 최근에 심었습니다.
이게 액운의 최고 정점을 찍었습니다. 요즘은 농작물을 키우는 사유지를 통과하는 게 자칫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일행과 논의 끝에 아쉽지만 벌동산을 연결한 예향천리 마실길 대신 예향천리 마실 길 2,3코스를 걷는 둘레길로 변경 했습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 했던가, 코스를 바꾸는 덕분에 적성강가의 아름다운 마을을 뜻한다는 강경마을 어르신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벌동산은 지금은 폐사하고 없지만 취암사가 있어 취암산으로 불렀다 합니다. 그게 벌이 많아 벌동산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산에는 궁궐의 임금님도 부럽지 않은 의자 바위와 삵이 닭을 물고가 잡아먹었다는 ‘살괭이굴’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취재팀에게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여시(여우)바위를 보지 못했나 하시면서, ‘밤에 마을로 들어오는 주민들을 많이 홀렸제’ 했습니다.
마을은 벌동산에서 흘러 내려온 야트막한 능선이 감싼 형국입니다. 이는 누에의 몸통에 해당하며, 마을 앞을 지키는 불암산(290.2m)은 ‘누에머리’라 했습니다. 필자가 보기에도 영락없는 누에머리 였습니다. 또한 그 아래 개울을 누에머리골이라 부른다고도 했습니다.
마을로 들어오면서 눈에 띄었던 높은 산은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는 두류봉(545.6m)으로 표기돼 있지만 어르신은 두리봉이라 한다 했습니다. 이는 ‘류’가 발음이 쉬운 ‘리’로 불렀을 수도 있습니다. 주위에서 가장 높아 전망이 아주 좋다 했습니다.
오른쪽에 둥글게 불뚝 솟은 봉우리는 생이봉(상여봉·513m)이며 벌동산과의 사이 잘룩이는 ‘새의 목’을 뜻하는 새목재로 여기를 넘어가면 섬진강의 두무소로 내려간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순창 예향천리 마실길 2·3코스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강경마을 입구 자전거 쉼터~강경마을~마을 뒤 고개 안부~도왕 마을 갈림길~새목재~벌동산 갈림길~사방댐~현수교~요강바위~현수교~석문~섬진강 마실 캠핑장(징검다리 갈림길)~강경마을 입구 자전거 쉼터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둘레길 거리는 약 8㎞이며, 3시간 안팎 걸립니다. 요강바위의 비경과 주변 용궐산 무량산 벌동산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의 산세가 아름다워 자꾸 둘레꾼의 발길을 붑잡아 산행 시간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정자와 원두막, 운동기구가 있는 자전거 쉼터에서 도로를 나와 오른쪽으로 꺾으면 강경마을 입구 삼거리 입니다. 왼쪽은 필자가 요강바위를 거쳐 도착하는 예향천리 마실길 3코스입니다.
강경마을 입구 삼거리에서 둘레길은 북서쪽 ‘강경길’ 도로를 따라 갑니다. 강경길과 사이에 전원주택을 오르는 콘크리트길은 벌동산 방향입니다. 왼쪽 누에머리골에 물소리가 요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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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와 돌무더기에 선돌이 서 있는 마을 앞 당산을 지나 약 15분이면 강경마을회관에 닿습니다. 이정표를 따라 마을회관 오른쪽 새목터(2.8㎞)로 갑니다. 왼쪽은 도왕 마을(0.9㎞) 방향이며, 새목재 임도에서 다시 만나는 우회하는 둘레길입니다.
‘도왕’은 ‘임금이 도착했다’는 뜻을 가졌다 하며, 두류봉 아래에 임금과 신하가 아침 조회를 여는 형상의 대혈처가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합니다. 마을 뒤 나지막한 고개에 올라서면 정면에 두류봉과 불끈 솟은 생이봉이 눈길을 끕니다.
임도는 평탄하게 이어집니다. 콘크리트와 비포장 길이 번갈아 나타나는데 원시림에 버금갈 정도로 숲이 우거졌습니다. 숲의 향기를 음미하며 타박타박 걷습니다. 강경 마을에서 30여분이면 Y자 갈림길이 나옵니다. 오른쪽 새목터(2.5㎞)로 갑니다. 왼쪽은 도왕 마을에서 은적골을 거쳐 오는 길입니다.
7분이면 잘록이인 새목재에 올라서고 다시 10분이면 벌동산 갈림길에서 직진합니다.
완만하게 에돌아가는 임도는 사방댐을 지나 두무소골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섬진강에 합쳐지면서 소를 만들었습니다. 용과 천년 묵은 지네의 싸움에서 용이 이겨 승천했다는 두무소(頭無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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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 휘하의 풍수가 두사춘이 이곳의 지세를 보고 춤을 추었다는데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임실군을 거쳐 온 섬진강은 두무소 부터 순창군 적성 땅을 적시며 흘러 따로 적성강(赤城江)이라 합니다.
둘레길은 강변을 돌아 30분쯤이면 현수교 앞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요강 바위를 보려면 장군목에 놓인 100여m 길이의 다리를 건너갑니다.
여기서 보는 산세가 그저 그만입니다. 다리 아래 강바닥에 깔린 바위에 요강바위가 있습니다. 그 뒤로 옹골차게 솟은 용궐산과 무량산이 병풍을 둘렀습니다.
장군목은 용궐산과 무량산 사이 산세가 장군대좌형의 명당이라 한데서 유래하며, 두 산이 장구의 잘록한 허리부분에 해당된다고 해 ’장구목‘으로도 불립니다. 내룡 마을 어르신은 장구목인데 언제부턴가 장군목으로 부르게 됐다 했습니다.
요강바위 팻말을 보고 오른쪽으로 틀어 강가로 내려섭니다. 최근에 잦은 비로 강물이 불어 요강바위로 가는 징검다리가 물에 잠겼습니다.
일행은 양말과 신발을 벗고 물에 잠긴 징검다리를 건넜습니다. 깊이가 약 2m인 요강바위는 6·25 전쟁 때는 주민 여럿이 몸을 숨겨 목숨을 건졌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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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을 당했다가 다시 찾기도 했다 합니다. 자식을 못 낳는 여인이 요강바위에 들어가 빌면 아이를 얻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필자는 뙤약볕인데다 용궐산자연휴양림(치유의 숲) 앞에서 강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잠겼을 것으로 보고, 다시 현수교를 건너 왼쪽 향가유원지 방향으로 꺾었습니다.
섬진강 자전거 길로 예향천리 마실길이 함께 합니다. 강에는 크고 작은 바위가 많이 보이는데, 요강바위에서 시작해 용궐산 무량산과 벌동산 사이를 흐르는 적성강(섬진강)을 따로 만수탄(萬壽灘)이라 한답니다.
머리를 들어 용궐산 암벽 용여암(龍女岩)에 설치한 덱 계단 ’하늘 길‘과 무량산의 그림 같은 풍경을 눈에 담으며 걷습니다.
숲 그늘인데다 단풍나무 가로수 길입니다. 붉게 단풍물이 드는 가을에 걸어도 좋겠습니다. 자전거를 탄 사람이 많이 지나다녔습니다.
석문을 거쳐 강 건너 용궐산자연휴양림에서 징검다리를 건너오면 만나는 '섬진강마실캠핑장'을 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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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 무량산 아래 강변에 정자가 보입니다. '여섯 노인'을 뜻하는 육로정(六老亭)입니다.
정자 아래 돌섬 주위는 ‘시객들의 흥겨운 노래 소리가 종소리처럼 들린다’해 ‘종호(鍾湖)’라 하고, 바위에는 종호암(鍾湖巖) 구준암(九樽巖) 조대(釣臺) 육로암(六老巖) 금암(琴巖) 산인동(散人洞) 등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합니다. '육노'에서 대표적인 분이 양운거(1613~1672)로 종호, 석문 등의 글씨를 바위에 남겼으며, '아홉 개의 술통'을 뜻하는 바위(구준암)에다 술을 부어 마셨다 합니다.
조선시대 연산군 때 무오사와와 갑자사와를 겪은 양배·양돈 형제는 낙향해 이곳에서 낚시를 하며 시를 읊고 산림처사로 지냈습니다. 형제가 낚시 하던 바위를 '배암'과 '돈암'이라 하며 지금도 강가에 서로 마주 보고 있다 합니다. '휴드림'을 지나 현수교에서 약 60분이면 자전거 쉼터에 도착합니다.
※순창 예향천리마실길, 용궐산,요강 바위 대중교통 입니다.
먼 거리라 대중교통은 당일 산행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버스 환승 시간이 맞지 않아 불편합니다. 승용차가 낫습니다. 승용차 이용 때는 전원주택 주소인 ‘전라북도 순창군 적성면 강경길 76-1’ 주소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가면 강경마을 입구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오른쪽 도로변에 ‘자전거 쉼터’ 주차장에 차를 둡니다.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에서 남원을 간 뒤 동계로 가는 남원시내버스로 환승합니다.
서부터미널에서 남원행 버스는 오전 6시20분(경유) 8시10분 등에 출발합니다. 진주 함양 등을 거쳐 가며 약 4시간, 직통은 약 2시간40분 소요. 남원공용터미널을 나와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260번 외령·동계행 시내버스는 오전 6시40분 8시45분 11시50분 오후 3시 5시50분이며, 기점에서 출발해 잠시 뒤에 도착합니다. 동계에서 내립니다. 강경마을입구 자전거 쉼터는 택시(동계개인택시063-653-5817·653-4402·택시비 1만2000원 선)를 탑니다. 산행 뒤 택시를 불러 동계로 나갑니다. 동계에서 남원으로 가는 시내버스는 오후 4시 6시45분에 있습니다. 남원에서 부산은 오후 3시50분(경유) 오후 6시30분(직통)에 출발합니다.
※순창 예향천리마실길 2,3코스, 용궐산, 요강 바위 맛집 입니다.
맛집 한곳 추천합니다. 도토리묵 전문점인 요강바위 입구에 있는 농가 맛집 ‘장구목가든(010-4139-3988)’이 괜찮았습니다. 도토리묵은 직접 쑤며 텃밭에서 뜯은 푸성귀로 샐러드를 만드는 자연밥상입니다. 도토리묵밥(사진)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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