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부산여행/서구여행)암남동 천마마을. 재개발로 곧 사라지는 아름다운 달동네 천마마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지난 일요일 잿빛 구름이 남항을 무겁게 짓누르며 온다던 비는 오지 않아 작은 행장을 꾸려 집을 나섰습니다. 뭐 목적지도 있는 게 아니고 그냥 집을 나섰습니다. 집 뒤 아리랑 고개를 넘어 천마산으로 향하는데 빗방울이 한방울두방울 뜨기 시작했습니다. 돌아 갈까하고 망설임도 잠시 배낭에 우산도 챙겨온 터라 잠시만 더 가보자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산에 오르기는 그렇고 하여 우리 동네구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일전에 찾았을 때 ‘개발 반대’라는 붉은 깃발이 걸렸던 천해로의 천마마을입니다. 낮은 집에 파란 지붕을 이은 참 예쁜 마을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철거’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빈집이 참 많아 곧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빈터에 굴착기가 올라와 있고 드문드문 가림막을 해놓은 집을 보면서 이제 곧 천마마을도 사라지겠구나 싶었습니다. 그 속에서 아직도 남은 주민은 오순도순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는데 마침 집을 나서는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할매요, 여기다 뜯기는 갑지예”

“몰따, 뜯는다고 다 뜯어지나?”

“우리보고 나가라 카는데 돈을 주야 나가지”

“우리보고 돈도 없이 어디 가서 살라 말이꼬” 하시며

젊은 청춘을 이 마을과 함께했는데 “우리보고 어디가라 말이꼬” 하셨습니다. 더 있기도 그래서 쭉 뻗은 오르막길을 올라 천마산으로 향했습니다.

 

 

할머니와 나눈 대화는 짧았습니다. 합의가 모두 끝난 사항이라며, 유언비어 유포 시에는 어쩌고 지짜고 하며 불어 재끼는 바람에 파닥파닥 달구 새끼가 날개를 퍼득이 듯 노란 현수막이 바람에 흔들렸습니다.


 

부산에는 유난히 달동네라 부르는 동네가 많습니다. 모두다 광복과 함께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 귀환동포와 6·25 한국동란으로 몰려든 피난민, 그리고 60, 70, 80년대에 먹고 살기위해, 또는 자식의 학업을 위해 헬고향 하신 분, 급격한 산업화로 개발현장에 집이 뜯겨 찾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우선 비와 이슬을 피할 요령으로 판자로 얽기 설기 엮은 성냥갑 같은 판잣집을 지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부산에는 달동네가 아닌 마을이 없을 정도로 산비탈에 집이 천지 삐까리입니다. 대표적인 게 최근 천지개벽한 감천문화마을이 그러하고 문현동 안동네, 연산동 물만골, 범일동 안창마을 등 지금도 보름달을 가까이서 보며 사는 산골 마을입니다.


 

산업화와 도시미관에 내몰리며 밖에서 보이지 않는 어둡고 컴컴한 곳으로 자꾸만 몰아넣었던 시절 속에 이들은 고무줄보다 더 질긴 목숨을 잇기 위해 가족을 부둥켜안고 쫓겨 이곳 달동네를 의지하며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러나 도심 속에서만 재개발이 있으며 언제까지나 이런 산골짜기에는 재개발이란 용어가 없을 것 같았는데 이제 접시만한 둥근달을 가까이서 보던 달동네마저도 재개발 바람이 불었습니다.


 

붉은 깃발이 집집이 걸렸고 그처럼 아름답고 조용해 보였던 마을은 스산한 가을바람이 스쳐간 듯 삭막했습니다. 빈집이 많은 동네를 찾아가면 으레 그러하듯 여기도 할 일 없는 강아지들만 꼬리를 흔들며 낯선 이방인을 쫄랑쫄랑 따라다녔습니다.


 

천마마을은 부산서구 천마산을 끼고 생긴 마을입니다. 송도해수욕장도 내려다보이고 에메랄드 바다인 남항 묘박지에 배들이 점점이 떠 있는 정말로 전망 좋은 마을이라 마을 구경도 하며 가끔 이 길로 내려오는데 이제 높은 아파트가 들어서면 이곳도 찾아올 리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 부산에는 역사가 있는 동해남부선 철길과 옛 해운대역사를 보존하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산의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면서 근대 부산의 역사인 영화 ‘국제시장’에서 ‘덕구’의 삶을 재조명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젊은 청춘이 파뿌리가 될 때까지 뼈가 부서지도록 일하고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며 달동네를 의지하며 살았던 부산만의 흔적이 삐까번쩍한 문화재 못지않은 관광상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화와 역사는 한번 허물면 다시는 이을 수 없습니다. 영화 세트장처럼 겉모습은 만들 수 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땀방울이 배어든 흔적까지는 복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아름답던 천마마을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착찹하여 두서없는 글 몇 자 적어 봤습니다.

 

 ◆재개발로 곧 사라지는 달동네마을 천마마을 사진으로 보기◆

 

 

 

 

 

 

 

 

 

 

 

 

 

 

 

 

 

 

 

 

 

 


◆부산 서구 여행지 둘러보기◆


2016/03/26 - (부산여행/부산남항여행)봄이 오는 길을 따라서 걸었던 부산남항 역사·문화·문학 탐방길. 부산공동어장. 자갈치시장, 영도대교, 대풍포, 깡깡이 아지매길, 수리조선소길,


2016/03/22 - (부산여행/서구여행)내고장 부산 서구 자랑질. 부산서구 천마산로에 부산 최고의 전망대인 누리바라기 전망대, 포토 전망대, 널바라기 쉼터가 있습니다.


2016/02/19 - (부산여행/부산남항여행)겨울 부산 남항. 맹추위가 기승을 부릴때 부산의 바다 남항 여행을 해보세요.


2016/01/27 - (부산여행/서구여행)부산서구 산복도로 해돋이로 벽화거리, 달동네라고요. 까꾸막이라고요. 내 고장 부산 서구 산복도로가 '생태바람길로' 이리 바뀌었습니다.


2015/10/28 - (부산여행/서구여행)부민동 '안심! 오름길' 골목과 가극 아리랑 작곡가 독립유공자 한형석 선생님이 세운 자유아동극장과 색동 야학터 찾아가기


2015/10/19 - (부산여행/서구여행)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고등어축제 했다 아잉교. 굽고 지지고 회치는거 구경 한번 해보소. 부산 송도 고등어축제


2015/10/17 - (부산여행/서구여행)제8회 부산고등어축제 불꽃놀이와 부산고등어 축제 행사 일정표


2015/09/21 - (부산서구/그곳에 가면-가볼만한 곳)(부산여행/서구여행)부산 야경 좋은 곳. 영도다리, 부산항대교 야경 전망 좋은 곳 아미동~남부민동 산복도로.


2015/09/16 - (부산여행/서구여행)구덕산 시약산 시약정 전망대. 가을 산행지로 최고. 남부럽지 않은 가을 하늘을 느낄수 있는 곳입니다. 구덕산 시약산 시약정 전망대


2015/09/15 - (부산서구/그곳에 가면-명소)(부산여행/서구여행)동대신동 닥밭골 벽화마을. 가을철 가보기 좋은 아름다운 벽화마을 닥밭골.


2015/09/14 - (부산맛집/서구맛집)닥밭골, 동아대병원, 구덕운동장 맛집 영남냉면·밀면. 부산 만의 음식인 밀면 어때요. 닥밭골마을 구경도 하고 영남냉면·밀면의 밀면도 먹고...


2015/08/28 - (부산여행/서구여행)부산국가지질공원 송도반도 지질공원. 내 고장의 지질 구조를 알아보았습니다. 송도 볼레길 부산지질공원 탐방. 부산지질공원


2015/07/27 - (부산여행/서구여행)송도해수욕장 스카이워크. 공설해수욕장 1호 부산 송도해수욕장 하늘길 송도해수욕장 스카이워크 전망대를 만나보세요


2015/07/06 - (부산여행/서구여행)아미동비석마을 골목길 여행. 부산 아미동 비석마을 골목길도 누비며 구름이 쉬어가는 전망대도 만났습니다.


2015/06/22 - (부산여행/서구여행)부산공동어시장.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 부산공동어시장 경매 현장을 다녀 왔습니다.


2015/05/09 - (부산여행/서구여행)계절의 여왕 5월 암남공원~천마산에서 힐링 걷기


2015/04/24 - (부산여행/서구여행)부산 야경 촬영하기 좋은 곳, 아미동~남부민동 산복도로 부산 야경 촬영지로 최고.


2015/03/09 - (부산여행/서구여행)아미동비석마을과 아미동 골목갤러리. 아미문화학습관과 골목 갤러리에서 고 최민식님의 추억 사진을 만나보세요.


2015/01/19 - (부산여행/서구여행) 감천문화마을과 함께 천마산도 올라 보세요. 조망이 최고 부산의 전망대 천마산.


2015/01/11 - (부산맛집/서구맛집)암남공원 맛집 애경이네 집. 장모님이 사위를 위해 잡은 씨암탉을 끓이 듯 맛있는 닭백숙으로 소문난 애경이네 집.


2014/12/14 - (부산여행/서구여행)남부민동 고 이태석 신부 생가. 수단의 슈바이처 울지마 톤즈 고 이태석 신부 생가 방문


2014/11/19 - (부산여행/서구여행)부산서구종단트레킹숲길. 아름다운 부산 서구 둘레길 걷기, 부산서구종단트레킹숲길을 걸어보세요.


2014/10/28 - (감천문화마을축제)한국의 마추피추 감천문화마을에서 가을축제를 열어요?


2014/10/13 - (부산여행/서구여행)아미동 비석마을, 세상에 이런집이.. 경악, 부산 아미동 무덤 위에 지은 집과 돌로만든 집


2014/10/01 - (부산여행/서구여행)아미문화학습관 최민식갤러리, 인간이 거기 있기에 나는 사진을 찍었다, 최민식 갤러리


2014/09/19 - (부산여행/서구여행)감천문화마을 천마산 산행, 우리 집 뒤에 이런 풍경이 펼쳐져요. 최고의 가을 산행 코스 천마산.


2014/09/16 - (부산여행/서구여행)아미동비석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만 아시나요. 일본인 공동묘지 위의 동네 비석문화마을과 최민식 갤러리도 만나보세요.


2013/11/14 - (부산여행/서구여행)임시수도기념관 부산밀면이야기, 부산 밀면에서 알지 못한 숨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2013/11/09 - (부산여행/서구여행/부산항빛축제)송도해수욕장 부산항빛축제. 부산항빛축제 천년의 빛으로 송도해수욕장을 적시다.


2013/01/26 - (부산여행/임시수도기념관여행)처절했던 한국전쟁 후의 부산 모습을 전시한 임시수도기념관전시관-2


2013/01/21 - (부산여행/임시수도기념관여행)한국동란때 이승만대통령이 머물렀던 관저 임시수도기념관


2013/01/10 - (부산여행/서구여행)4차원의 갈매기 모습이 특이해. 100주년 부산송도해수욕장의 불밝힌 갈매기 조형물.


2010/01/03 - (부산여행/서구여행)천마산 천마바위 여행. 하늘의 천마가 내려와 대마도로 날아 갔다는 천마바위에서 본 부산


2009/04/10 - (부산여행/서구여행)천마산~옥녀봉~시약산~구덕산~엄광산 산행. 자갈치 앞바다를 볼 수 있는 곳, 천마산~구덕산~엄광산 산행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