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이번 산행에선 푸름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온 산이 푸름의 극치를 이룬다. 길섶에는 은방울꽃 애기나리 등 야생화와 야생초가 지천이라 등산화로 밟기가 미안할 정도다.


산행 도중 만나는 옛 구리광산인 동곡광산. 한 발 들어서면 거짓말처럼 냉기가 밀려온다


푸름의 극치!!
낙동정맥길과 문복산 사이 긴 능선
국제신문 산행팀 개척,국내 첫 소개
때묻지 않은 청정 산길 감탄사 절로




밀양 청도 울산 경주 양산 등 영남알프스를 품은 5개의 지자체 중 산행팀이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부하는 곳이 바로 경주의 산이다. 문화재가 우선인 경주의 많은 산들이 이처럼 상세하게 소개된 것은 바로 고향이 경주인 이창우(46) 산행대장의 숨은 노고 덕분이다. 지금까지 경주의 산이 나머지 4개 지자체의 그것에 비해 등한시돼 왔기에 이 대장의 공은 더욱 더 크게 느껴진다.

남산 토함산을 비롯해 사룡 소금강 옹강 구미 용림 마석 단석 오봉 인내 금곡 입암 장육 조래 봉서 동대봉 만봉 석두 도덕 자옥 어래산 등이 단적인 예. 2년 전 양산 정족산과 한자 및 해발이 모두 같은 동명이산인 정족산을 개척했던 산행팀은 2년 만에 또 '한 건'을 했다. 바로 불송골봉(745m)이다. 정족산과 같은 산내면에 속하지만 불송골봉은 불고기 단지로 유명한 울산과 경계인 산내면 대현1리에 위치해 있다. 불고기 단지 뒷산인 셈이다.

  

지도 상으로 길쭉한 고구마를 빼닮은 불송골봉은 거의 남북으로 내달린다. 동쪽은 단석산에서 삼강봉 백운산 소호령을 거쳐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길이고, 서쪽은 산내면소재지 뒷산인 살미등 대부산 서담골봉 문복산을 거쳐 낙동정맥 분기점인 895봉과 만나는 능선이다. 이 세 능선이 남북으로 나란히 달리다 맨 동쪽의 낙동정맥이 두 능선의 끄트머리 부분을 감싸안는 형국이다.

불송골봉은 미답의 산길을 걷고 싶은 산꾼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렇다고 체력을 소진해가며 무작정 숲길을 헤치는 그런 산길은 결코 아니다. 비록 길은 묵어 고생은 되지만 수목 간의 간격이 비교적 넓고 길섶에는 야생초나 야생화가 지천이다. 간벌한 흔적이 있는 데다 숲의 미래목에 흔히 칠하는 흰 페인트 흔적도 남아 있어 아예 내팽개쳐진 산은 아닌 듯하다.

흠이라면 조망이 없다는 것. 그 흔한 전망대 하나 없다. 결국 등로 좌우 숲 사이로 이웃 능선과 봉우리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

산행은 산내면 대현1리 범곡마을~주능선(537봉)~대형 철탑~삼각점(563봉)~안동 권씨 묘~임도~옛 구리광산~불송골봉~돌탑(700봉)~삼각점(719봉)~낙동정맥 갈림길~삼거리~정상휴게소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6시간 정도. 개척 산행길이라 안내 리본을 전 구간에 걸쳐 촘촘히 달아놨다.

범곡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우측 범곡마을로 향한다. 마을로 진입하면 정면의 산이 우리가 탈 능선이고 1시 방향으로 보이는 묘지 쪽이 들머리다. 큰 길로만 계속 간다. 7분 뒤 멋진 향나무가 보이는 집 앞 갈림길에서 왼쪽, 다시 20m 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민가를 지나 대숲과 만난다. 본격 들머리다.

4분 뒤 갈래길. 우측 묘지 쪽으로 가서 묘지 왼쪽으로 오른다. 2시 방향 대부산, 5시 방향 살미등이 확인된다.

묘지 4기를 왼쪽으로 치고 오른다. 이 때부터 길은 애매모호. 오래 전 간벌한 흔적이 보이는 쪽으로 향한다. 짐승 배설물이 수북히 쌓여 있고 산길 좌측에 너덜과 운치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도 보인다.

  

마침내 주능선. 537봉이다. 들머리에서 45분. 우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무난한 산길이다. 여기서부터 50분간 3개의 무명봉을 오르내리지만 크게 힘들진 않다. 산길 좌우 수목 사이로 낙동정맥 능선과 문복산 능선이 보이고, 길섶에는 백미꽃 삿갓나물 우산취가 눈에 띈다. 울창한 숲길이지만 시원한 바람도 끊이질 않는다.

첫 지형지물인 대형철탑을 지나면 마른 억새밭. 지도상으론 삼각점이 있는 605봉인데 찾을 길이 없다. 20분 뒤 갈림길. 직진하면 계곡으로 떨어져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능선을 갈아타는 셈이다. 8분 뒤 가장 저점인 안부에서 올라서면 약간 너른 터에 삼각점이 있는 563봉. 바로 옆 쓰러진 나무 밑을 통과하면 발목까지 덮는 뜻밖의 카키색 낙엽길과 영롱한 새소리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안동 권씨 묘를 지날 무렵엔 정면 소나무 뒤로 불송골봉과 그 아래 580봉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뒤 임도. 우측 경주 동곡, 좌측 경주 울산 경계인 태종 마을 가는 길. 산행팀은 좌측으로 10m쯤에 열린 너른 임도 수준의 길로 향한다. 한 굽이 돌면 임도 왼쪽에 굴이 보인다. 과거 구리를 캐던 동곡광산이다. 잠시 들러보자. 굴안이 무척 시원하다. 2층 구조여서 정각산 굴이 연상된다.

굴을 뒤로 하고 다시 진행 방향인 우측 능선을 타고 오른다. 폐드럼통을 지나 580봉인 듯한 봉우리를 스쳐지나면 등로는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이후엔 호젓한 산길이 지속되며 능선이 좌측으로 크게 휜다. 이제 정상은 손에 잡힌다.

그간 안 보이던 바위가 제법 눈길을 끈다. 직접 오르고 우회하기도 한다. 진달래나무가 빼곡한 능선길을 힘겹게 오르면 희미한 길 흔적을 만난다. 중요한 갈림길이다. 우측 내리막길은 잠시 후 하산길이다.

10m쯤 올라서면 불송골봉 정상. 정면 아름드리 소나무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십자가가 표시돼 있다. 조망은 없다. 왼쪽은 태종마을 가는 길.

하산은 앞서 올라온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선다. 안내 리본 뒷면에 '대현고개 산내 불고기 단지' 방향임을 적어 두었다. 정상에서 대현고개 직전인 낙동정맥 갈림길까지는 도 경계길이다. 다시 말해 왼쪽은 울산 울주군 상북면, 오른쪽은 경주시 산내면이다.

묵은 길인 데다 급경사지만 길섶의 나무엔 흰색 십자가가 표시돼 있다. 정상에서 10분 뒤 안부 갈림길.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산길은 불송골봉을 오르지 않는 우회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작은 돌탑 2기가 서 있다. 지도 상의 700봉이다. 능선은 T자로 갈린다. 여기서 능선을 갈아 탄다. 길 찾기에 유의할 지점이다. 우측은 동곡마을 가는 길, 산행팀은 왼쪽 대현고개 방향으로 간다. 조망은 없지만 발 밑에는 은방울꽃 애기나라 등 이름모를 산야초가 온 능선을 뒤덮고 있다.

하늘이 열리는 727봉에선 우측으로 향한다. 호젓한 산길이 삼각점이 있는 719봉을 거쳐 낙동정맥 갈림길까지 쭈욱 계속된다. 돌탑봉에서 35분. 직진하면 와항재를 거쳐 고헌산 가는 길,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이 길은 대현고개를 거쳐 가지 능동 배내 간월 신불 영축을 거쳐 금정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길이다.

묘지 4기가 위치한 너른 터에 서면 건너편 낙동정맥 분기점인 895봉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며, 그 방향으로 직진한다. 잠시 후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한 독립가옥. 산행은 사실상 끝.

독립가옥을 지나면 이내 도로와 만난다. 왼쪽은 와항재를 거쳐 울주 상북면 소호리 가는 길, 산행팀은 우로 간다. 100m쯤 가면 그 유명한 산내 불고기 단지로 정상휴게소가 보이는 삼거리길이다. 가게들이 즐비한 우측으로 가면 들머리인 범골과 산내면소재인 의곡리에 닿는다. 버스정류장은 좌측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산내들 숯불가든' 앞. 낙동정맥 갈림길에서 15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문복산가든, 10명 이상일 땐 부산에도 차량 보내

국제신문 산행팀은 10년 동안 영남알프스와 그 언저리 봉우리를 손금보듯 샅샅이 훑어왔다. 초보자들이 힘들이지 않고 휑하니 내달리게 된 것도 그간 산행팀이 닦아 놓은 산길임은 알만한 산꾼들은 다 안다. 현행 산 관련 잡지나 지역 일간지들이 지면을 할애해 소개하는 산들은 사실 산행팀이 이미 개척한 산길을 조합한 최신 버전일 뿐이다. 산행 지도 또한 마찬가지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이번 산행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이 불송골봉 능선만 타면 영남알프스와 그 언저리 봉우리의 능선이란 능선은 모두 소개한 셈이 된다고.

다소 거친 불송골봉을 타면서 이 대장은 "영남알프스의 그 많은 산길도 처음엔 이와 유사했다"며 "산길도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진화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문복산가든(054-751-7043). 산내불고기 단지에서 들머리인 범곡마을 방향으로 1㎞쯤 떨어져 있다. 이 집은 가족 외식은 기본이고 산꾼들을 위한 집이기도 하다. 단체 10명 이상일 경우 부산 양산 울산 대구 경주 포항까지 차량을 보내 손님을 태워 들머리에 내려준 후 날머리까지 가서 직접 식당까지 태워준다.

불송골봉 산행 때도 식사만 하면 차량 편의를 제공해준다. 비단 불송골봉뿐 아니라 인근 문복산 가지산 등을 산행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곳은 고기맛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암소를 마리째 구입하기 때문에 모든 부위를 얼리지 않은 채 신선하게 맛볼 수 있다. 야외 수영장과 계곡 수영장, 노래방도 있다. 10월 중순부터 12월까지는 모든 손님들에게 직접 재배한 배추 5포기와 무를 선물로 증정한다. 뼈나 국거리도 판매한다. 소금구이 양념구이 각 1만6000원.

◆ 교통편
- 노포동터미널~언양터미널~경주 산내면 순으로 가야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50분 걸리고 2900원. 언양에선 금아교통 경주 산내행 버스를 타고 범곡마을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오전 10시50분. 1500원.

날머리 산내 불고기 단지 '산내들 숯불가든' 앞 버스정류장에서 금아교통 언양행 버스는 오후 6시35분에 출발한다. 울산과 경주의 경계인 태종에서 소호리를 거쳐 산내 불고기 단지에서 정차하는 대우여객 언양행 버스는 오후 3시40분, 8시20분에 있다. 1000원. 언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 국도~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 24번~밀양 석남사~밀양 상북~창녕 밀양 24번~경주 청도 궁근정리 상북농공단지~경주 청도 우회전~경주~경북 경주시 산내면~경주 산내 921번 지방도~청도 산내~대현1리(범곡) 버스정류장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728x90

728x90


깨진바위 전망대에 서면 지리산 주능선이 '한 일(一)'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면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오공능선이고 그 만나는 지점이 덕평봉, 그 우측으로 벽소령 형제봉 삼각고지 영원재 삼정산이 선명하고, 덕평봉 왼쪽으로 칠선봉이 보인다. 산행 초입에는 천왕봉이 보였지만 창암산 능선이 휘면서 깨진바위에선 유감스럽게도 천왕산이 보이지 않는다.



1995년 문화재청 지정 국가명승지 후보로 올랐지만 면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함양 마천면 일대 의 다랭이논. 남해 가천마을 다랭이논 못지 않게 장관이다.



쏘가리 매운탕

들리는가 지리산의 숨결이
지리산 주변 봉 중 천왕봉과 가장 근접
웃자란 수목만 조금 베면 최고의 조망
사실상 개척산행, 야생화 야생초 즐비
발밑 다랭이논, 남해 가천마을 못잖아





백두와 금강을 제외하고 산꾼들이 가장 오르고 싶어하는 곳이 아마 지리산일 게다. 탐방객 유치에 혈안이 돼 있는, 지리산을 품고 있는 각 지자체로선 여간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산 자체도 매력이 넘치지만 주봉인 천왕봉에 오르지 않더라도 이웃 봉우리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희열을 느낀다. 정기를 받는다느니, 깨달음의 경지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다고도 회자된다.

함양 산청 하동 구례 남원 등 지리산을 조금이라도 품은 지자체 중 지리산을 활용해 근래 들어 눈에 띄는 히트작을 낸 곳은 함양. 오도령 정점에 위치한 '지리산 제일문'이 그것으로, 함양땅에서 이 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지리산으로 갈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군은 지리산이 한눈에 펼쳐지는 인근 명당에 지리산 조망공원을 조성, 지득정(智得亭)이라는 전망대와 조망안내판을 설치해 20㎞나 되는 주능선의 봉우리들을 일일이 확인할 수 있게 해놓았다.

  
  
산청이나 하동에도 이런 명당자리가 없겠냐마는 한발 앞선 함양의 아이디어에 내심 속깨나 앓았을 게다.

그럼,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 주능선을 깔끔하게 조망할 수 있는 봉우리는 어딜까.

산꾼들은 함양 삼봉산과 금대산, 하동 삼신봉, 산청 주산 등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함양 마천면 창암산(923m)도 지리 천왕봉을 위시한 주능선의 향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봉우리로 손색이 없다. 칠선계곡과 백무동계곡 사이에 오롯이 솟은 창암산은 주변 봉우리 중 천왕봉과 가장 인접해 있다. 지도에서 보면 영신봉을 기점으로 주능선 남쪽의 삼신봉과 대칭되는 북쪽에 위치해 있다.

지리산을 우러러보고 있는 지리산의 손자 뻘쯤 되는 산 중의 하나로, 산세는 그리 빼어나지 못하지만 숲이 울창하고 야생초나 야생화가 지천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산길이 묵은 데다 나무들이 웃자라 천왕봉 등 지리산 주능선을 일부 가리고 있다. 시야가 트이는 곳엔 눈엣가시 같은 몇 그루만 베면 한결 나아질텐데 하는 바람이 남는다.

함양군이 창암산의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한다면 또 하나의 멋진 '지리산 전망대'가 혜성과 같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산행은 마천면 의탄리 의평마을~비녀바위~남원 양 씨묘~두지터 갈림길~창암산 정상(삼각점)~쌍무덤~창바위(상투바위)~깨진바위 전망대~상수원 집수정~임도~마천면 가흥리 가채마을~내마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 정도며 길 찾기 곤란한 지점이 몇 군데 있다. 안내 리본을 참고하자.

  
  
예전의 경우 창암산은 가채마을에서 출발, 두지터~칠선계곡을 거쳐 천왕봉으로 올랐지만 지금은 창암산에서 두지터로 이어지는 구간이 국립공원구역으로 비법정 탐방로로 묶여 있다.

의평마을 입구 보호수인 느티나무 앞에서 하차, 조금 가다 보면 갈림길. 직진하면 칠선계곡 가는 길, 산행팀은 우측 의평1, 2교를 건너 우측 포장로로 간다. 150m 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식수탱크와 대숲을 지나 Y자 갈래길에서도 역시 왼쪽 오름길을 택한다. 이때부터 포장로는 끝나고 본격 산길로 접어든다. 보호수에서 10분.

60m 뒤 다시 Y자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산길은 풀들로 무성하나 가만히 살펴보면 지칭개 머구 참취 둥글레 국수나물 은난초 노루발 천남성 꽃창포 붓꽃 등이 확인된다.

본격 산길에서 28분, 안부 갈림길에 선다. 숲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 희미하지만 정면 숲 사이로 창암산의 윤곽이 드러난다. 90도쯤 왼쪽으로 꺾자 이내 갈래길. 좌측 능선길로 향한다. 곧게 뻗은 거의 모든 소나무를 덩굴이 감싸고 있다.

이 때부터 산길은 없는 듯 있고, 있는 듯 이내 사라져 애깨나 태우고 등로 좌측 솔가리가 수북한 조그만 바위 이후 만나는 된비알과 길을 막고 있는 잡풀 및 잡목은 상당한 체력 소모를 요한다. 멧돼지가 흙목욕한 흔적도 곳곳에 눈에 띈다.

주변 수종이 낙엽송으로 변하면서 방치된 묘지가 위치한 너른 터를 지나면 농짝만한 바위군을 만난다. 20m쯤 이어지고 끄트머리에 조그만 바위가 보인다. 얼핏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형상으로 봤지만 하산 후 만난 마을 주민들은 비녀를 닮아 비녀바위라 부른다.

1시 방향으로 숲을 뚫고 오른다. 집채만한 바위군을 지난다. 그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둥글레가 천지인 남원 양 씨묘와 최근 이장한 묘지터를 잇따라 지나면 발목까지 덮히는 낙엽길. 이어 예상외로 평평한 산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 무렵 좌측으로 시야갸 트인다. 고대하던 지리 주능선이다. 두류봉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과 하봉에서 이어지는 초암능선, 그 좌우로 국골 칠선계곡이 각각 확인된다. 너무 가까워 약간 과장하면 등산객도 보일 듯하다.

여전히 묵은 길. 신경을 안 쓰면 놓치기 일쑤다. 30분 뒤 갈림길. 왼쪽은 두지터 백무동 하산길로 제석봉으로 이어지는 일명 창암능선 가는 길이지만 지금은 비법정 탐방로다. 여기서 50m쯤 더 직진하면 길 위에 삼각점이 보인다. 창암산 정상이다. 조망은 없지만 섭섭할까봐 누군가 등로 좌측에 나무를 베어 터를 조성해 놓았다. 지금은 웃자라 시야를 약간 가린다. 백무동에서 하동바위 참샘을 거쳐 장터목 제석봉으로 이어지는 정면의 능선과 그 우측으로 삼정산이 선명하다. 아쉽게도 천왕산은 보이지 않는다.

직진하며 내려선다. 잠시 뒤돌아보면 정상 지점이 오래 전 묘지였음을 알 수 있다. 8분 뒤 등로 왼쪽에 전망대. 쇠뿔 모양으로 두 개가 볼록 솟은 형제봉 왼쪽으로 벽소령 덕평봉 칠선봉이, 오른쪽으로 삼각고지 영원령 삼정산 등이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쌍무덤을 지나면 수목 사이로 엄청난 규모의 입석이 시야에 들어온다. 역시 하산 후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쌍투바위 또는 창바위라고 한다. 산길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뒤에서 입석을 보면 크고 작은 바위들이 뒤엉켜 있다. 바위 사이로 한 굽이 오르면 지리산 주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깨진바위 전망대 건너편에는 또 다른 깨진바위 전망대가 보인다. 직접 오를 수 있다. 정면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오공능선이고 그 만나는 지점이 덕평봉, 그 우측으로 벽소령 형제봉 삼각고지 영원재 삼정산이 선명하고, 덕평봉 왼쪽으로 칠선봉이 보인다. 특히 발 아래 가파른 비탈에 석축을 쌓아 만든 다랭이논이 장관이다.

2분 뒤 좌측에 또 전망대. 앞서 본 조망과 유사하며 발 밑으로 마천초·중학교와 날머리 가채마을이 뚜렷하다.

이제 본격 하산. 거친 급내리막길과 늘푸른 산죽길이 한동안 지속된다. 20분 뒤 검은 그물을 쳐놓은 식수 집수정 밑 임도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여러 갈래로 가지를 뻗은 특특한 형상의 소나무. 이 소나무를 지나면 산길을 벗어난다. 마지막 전망대에서 37분 소요.

10분이면 다랭이논을 가로질러 가채마을에 닿고, 여기서 7, 8분이면 내마 버스정류장에 도달한다.

  

# 떠나기전에
- 한양식당, 생초 9개 민물요리점 중 원조

흔히 다랭이논이라고 하면 필부들은 남해 남면 다랭이 마을을 떠올린다.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 물미해안도로를 따라 방조어부림, 미조항, 금산 보리암을 구경한 후 앵강만의 절경을 감상하며 서쪽으로 내달리면 만나는 조그만 바닷가 마을 말이다. 정식 이름은 가천마을이다.

산비탈을 깎아 석축을 쌓고 만든 이 계단식 다랭이논은 지난 1995년 문화재청에 의해 국가 명승지로 지정됐다.

창암산에서 내려다 본 다랭이논 또한 가천마을 그것 못지 않게 장관이다. 함양군 관계자는 "마천면 일대의 다랭이 논도 당시 남해 가천마을과 함께 국가지정 명승지 후보로 올랐지만 만일 지정되면 건축행위가 제한된다며 면민들이 극구 반대해 제외됐다"고 전했다.

바다와 인접해 이국적 풍취가 배어나는 가천마을 다랭이 논과 달리 마천면의 그것은 산 중턱까지 올라와 있어 한 뼘이라도 농토를 넓히려는 인고의 삶이 더 묻어난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민물고기 요리점인 한양식당(055-972-1818). 생초IC를 나와 만나는 사거리에서 직진한 후 산청 생초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만나는 9개의 생초민물횟집타운 중 원조집이다. 물맑은 경호강에서 잡은 자연산 쏘가리 매운탕(사진)이 기가 막히다.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배어나며 육질은 담백해 회로도 즐겨 먹는다. 3만~5만 원. 은어 피리튀김도 고소해 별미다. 워낙 맛이 빼어난 데다 생초IC에서 2, 3분 거리여서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쏘가리꾼'들이 적지 않다. 안주인 김영남(66) 사장과 주방장 아주머니는 23년간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딸이 일곱명이라 일명 '7공주집'으로 유명하다.


  

# 교통편
- 부산선, 함양IC보다 생초IC가 더 빨라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함양행 직행버스는 오전 7시, 9시에 있다. 2시간 소요. 3시간 걸리는 완행은 8~20분 간격으로 있다. 모두 1만2400원.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길 건너 위치한 군내버스 터미널에서 추성행 함양지리산고속 군내버스를 타고 의탄리 의평마을에서 내린다. 매시 정시와 30분에 각각 출발한다. 50분쯤 걸리고 2800원. 날머리 내마 버스정류장 함양터미널행 군내버스는 오후 3시30분, 4시, 4시30분, 5시5분, 5시30분, 6시, 6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55분 소요, 29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 생초IC~화계 방면(왕산 필봉산 유의태 약수터 구형왕릉)좌회전~ 함양 마천 60번 지방도 우회전~임천교~마천 함양 자연휴양림 좌회전~지리산 마천~남원 인월 마천~백무동 칠선계곡~지리산 백무동 칠선계곡 마천~칠선계곡 벽송사 서암 좌회전~의탄교~의탄리 의평마을 보호수 순. 차를 회수하기 위해선 내마정류소에서 마천 개인택시(055-902-5110)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6000원. 버스를 이용하려면 내마정류장에서 함양행 군내버스를 타고 마천에서 내려, 의탄행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참고 하나. 가채마을(가흥리) 입구 버스정류장 이름이 내마마을(덕전리)인 것은 백무동에서 내려오는 정류장 앞 개울이 경계이기 때문이다. 도로 건너편, 다시 말해 마천초·중학교가 위치한 마을이 내마마을이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728x90

728x90


금정산 원효봉에서 동문 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금정산성의 쭉빠진 각선미는 그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산성의 정점이 의상봉이며 그 왼쪽 암봉이 금정산 최대 암장인 무명암, 그 우측으로 제4망루와 중성이 확인된다.



금샘


제2금샘

산성은 일부 끊겨 있어도
그 흔적은 오롯이 남아
서문~496봉~고당봉 구간 부드러운 오솔길
금샘 제2금샘 미륵바위 등 볼거리 무궁무진
계곡에 세워진 서문, 예술적 감각 가장 앞서




이번 주 산행의 시점은 서문. 이 문은 금정산성 4대 성문 가운데 유일하게 계곡에 세워져 있다. 화명동에서 산성마을을 향해 대천천을 따라 오르면 만난다. 17.337㎞나 되는 금정산성 성곽 중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지점에 위치한 서문 바로 옆에는 세 개의 아치를 이룬 수문이 조화를 이뤄 4개의 성문 중 예술적 감각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행은 서문~부부묘~도원사 사거리~중성 갈림길~도원사~전망대~부산학생교육원(사시골)~철탑~주능선(496봉)~ 석문~제2금샘 사거리~금곡동 갈림길~미륵사 갈림길~미륵사~미륵바위 전망대~북문 갈림길~고당봉(802m)~고당샘~금샘~금정산장~북문~원효봉~의상봉~제4망루~무명안부~부채바위~제3망루~나비암~동문~산성고개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10분 정도.

서문을 중심으로 좌우로 이어지는 지형은 기존 금정산의 그것보다 험준하다. 기존의 금정산 관련 책자에도 이 지역은 등산로가 없는 것으로 표기돼 있을 정도다.

파류봉서 내려와 얼음골 입구에서 서문까지의 산성길을 개척한 산행팀은 이번엔 서문에서 496봉과 만나는 석문 능선을 향해 오른다.

서문 성곽을 즈려밟고 숲으로 들어간다. 예상대로 산길이 없어 산성을 밟고 오른다. 9분 뒤 농짝만한 바위군 앞에선 좌측으로 우회, 급경사길로 오르다 다시 산성을 넘어 우측 산길로 간다.

  


부부묘를 지나 찔레꽃을 감상하다 보니 순간 산성이 사라졌다. 알고 보니 발밑 흙길이 산성이다. 우측 민가는 죽전마을 82번지. 이내 사거리. 왼쪽은 도원사 방향, 직진한다. 이내 사라졌던 산성 측면이 보여 능선이 휘어짐을 알 수 있다.

한 굽이 올라서면 갈림길. 개발제한구역 표시석이 서 있다. 왼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은 중성(中城)으로 제4망루와 연결된다.

  


3분 뒤 도원사. 허름한 요사채 뒤로 용왕당과 산신각이 있다. 직진하면 50m 뒤 큰 바위군이 길을 막고 있고, 그 앞 계단은 기도처 가는 곳. 산행팀은 계단을 15m쯤 못가 우측 희미한 길로 간다. 묘지 2기를 잇따라 지나 묵은 산길을 따라가며 지능선을 자연스레 넘으면 전망대에 닿는다. 왼쪽으로 낙동강이, 발밑에는 학생교육수련원과 산성이, 정면으론 철탑 좌측 암봉인 496봉이 보인다. 이 암봉에서 우측으로 소위 석문 능선이라 불리는 마루금을 따라가면 고당봉을 만난다. 또 496봉으로 이어지는 곡선형의 산성 또한 가만히 살펴보면 숲 사이로 확인된다. 산행팀이 향후 오를 경로의 큰 그림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깔끔히 정비된 200m쯤 되는 산성을 밟고 지난다. 사시골 계류가 성 아래로 흐르는 이 구간은 지리나 설악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잡풀이 웃자라 산길이 아예 없다. 하던대로 산성을 좌우로 넘나들며 상대적으로 걷기 쉬운 길을 찾아 가다 이 마저 여의치 않으면 산성을 밟고 오른다. 이따금 돌이 흔들려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재미도 있고 스릴도 있다.

  

철탑을 지나 정면으로 암봉이 보일 무렵 성벽을 넘어서면 지난 가을 모습 그대로의 수북한 카키색 낙엽길도 걷고 잡풀을 뚫기도 한다.

마침내 주능선. 말끔한 산성에서 40분 소요. 왼쪽은 화명 금곡동 방향, 산행팀은 우측으로 간다. 5분 뒤 등로 우측에 전망대. 서문에서 방금 올라온 등로와 저 멀리 고당봉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금정산 종주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다시 한 굽이 돌면 석문(石門) 하나가 황량하게 옛 모습 그대로 서 있다. 물리재 끝에 있어 흔히 물리재 석문이라 불린다. 향토 학자들은 이 곳을 장골봉이라 부른다. 이 석문은 건물이 없는 일종의 망대다. 지금은 석문과 함께 세웠을 건물이나 다른 시설은 오간 데 없다. 바로 옆에는 '고당봉 3.6㎞'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이때부터 산성과 함께 부드러운 오솔길이 기다린다. 금정산에 이처럼 한적하고 운치있는 산길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냥 걷고 싶은 길이다. 주변엔 송림이 울창하고 낙동강도 조망된다.

이어 성 쪽에 석문을 빼닮은 문이 하나 보인다. 암문(暗門) 또는 야문이다. 적군 몰래 아군이 드나들던 문이다. 이 문을 지나면 이내 사거리. 왼쪽은 금곡, 오른쪽 학생교육원 또는 정수암 방향이다. 잠시 교육원 가는 길 우측 소나무 사이로 가면 물이 제법 고여 있는 바위가 눈에 띈다. 제2금샘이다. 주변의 크고 작은 형상의 기암괴석들도 눈길을 끈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금곡동 갈림길을 지나 8분 뒤 또 갈림길. 이정표는 우측 미륵사 방향으로 접어들면 보인다. 절은 불과 300m 떨어져 있다. 의상 대사가 범어사를 세웠던 신라 문무왕 18년인 678년 바로 그 해에 원효 대사가 창건한 기도 도량인 천년고찰 미륵사 뒤편의 미륵바위는 웅장한 기개에 힘이 넘친다. 염화전 좌측 미륵바위 아래 위치한 독성각 한쪽에는 원효가 왜적에 맞서 신라 장군기를 꽂았다는 전설의 구멍이 바위에 그대로 남아 있다.

미륵사에선 절 입구 화장실을 지나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8분쯤 오르면 다시 주능선에 닿는다. 3분 간격으로 잇단 전망대를 지나면 갈림길. 이제 고당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우측은 고당봉을 거치지 않고 북문 가는 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눈앞에 보이는 고당봉 좌측 입석을 경유해 올라간다.

8분 뒤 고당봉 직전 갈림길. 곧바로 오르는 것은 무리라서 왼쪽으로 우회해 수 차례 험로를 거쳐 상봉을 향한다.

고당봉은 마지막 갈림길에서 12분 걸린다. 북으로 장군봉 천성산, 동으로 계명봉과 계명암, 남으로 원효봉 의상봉, 서쪽으로 신어산 동신어산 오봉산 등 주변의 봉우리는 죄다 확인되는 거칠 것 없는 조망이다.

하산은 고모당을 지나 10분이면 고당샘에 닿는다. 북문으로 가도 되지만 왼쪽으로 400m 거리에 금샘(金井)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금빛 물고기(梵魚)가 하늘(梵天)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그곳이다.

2분 뒤 만나는 첫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면 그 이후부턴 '금샘 가는길'이란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한다. 마지막에 밧줄을 잡고 올라서면 바위 위에 제법 깊은 물이 고여 있다. 앞서 본 제2금샘과 차원이 다른 비범함 그 자체다.

고당샘에서 북문까진 10분이면 닿는다. 북문에서 왼쪽은 범어사, 오른쪽은 옛 천주교 목장. 산행팀은 동문(4㎞) 방향으로 직진한다. 백양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길인 이 길은 사실 산행지로서의 기능은 이미 상실했다고 흔히 말한다.

이제 성곽을 따라 걷는다. 북문 쪽에서 바라보는 금정산성의 매끈한 곡선미는 언제봐도 매력적이다. 15분 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선다. 원효봉(687m)이다. 최근에는 패러글라이딩의 출발점으로 애용된다. 원효봉에서 내려와 우측 너른 등산로 대신 왼쪽 성벽 능선을 택하면 제4망루에 닿기 전 뾰족한 돌산에 선다. 의상봉(641m)이다. 멀리서 보면 사자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닮아 사자봉으로도 불린다. 그 옆(동쪽)으로 금정산 최대 암장인 무명암이 뻗어있다.

이어 산불초소를 지나면 제4망루. 방금 온 북쪽으로 돌아보면 의상봉 원효봉 고당봉이 한눈에 펼쳐지고 서쪽으로 중성이 이어진다. 다시 남행. 7분 뒤 너른 터에 닿는다. '현 위치번호 808'이라 적힌 팻말이 있는 무명안부로 북문에서 동문까지의 중간 지점이다. 흔히 범어사 입장료를 아끼기 위해 절 바로 아래 상마마을에서 올라오면 만나는 곳이 바로 여기다.

무명안부에서 한 굽이 돌면 부채바위 가는 길. 멀리서 보면 하나의 암장이지만 막상 다가가서 보니 두 개로 갈라져 있다. 앞쪽이 동자바위, 뒤쪽이 부채바위다. 여기서 좀 더 걸으면 제3망루가 기암절벽 위에 절묘하게 얹혀 있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 나오면 나비가 춤을 추는 듯한 형상을 한 나비암. 이곳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 구서동, 산행팀은 우측 너른 등산로 쪽으로 간다. '현 위치번호 809'라 적힌 팻말이 서 있다. 나비안부다. 20, 30년 전엔 할머니 파전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이제 산행은 막바지. 이곳에서 동문까진 20분 정도 걸리고, 동문에서 성곽을 따라 다시 8분 뒤면 산성고개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 나비안부, 오래 전 산꾼들의 단골 야영 장소

지난해 작고한 부산대 지리교육학과 오건환 교수는 부산의 진산 금정산을 일컬어 "산정은 성채와 같고 산릉은 성곽과 같다"고 말했다. 아마도 금정산을 이처럼 명쾌하고 적확하게 표현한 문장은 없으리라.

서문을 지나 부산학생교육원이 보일 무렵의 산성은 북문에서 동문으로 이어지는 구간과 마찬가지로 산성이 말끔하게 정비돼 있다. 사시골 계류가 흐르는 이곳은 알고 보니 학생교육원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이다. 숲에 가려 허물어진 성곽은 내버려두고 눈에 보이는 부분만 정비해 놓고 있어 전시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나비안부를 지나면서 이창우 산행대장은 옛 기억을 더듬으며 25, 26년 전의 상황을 들려줬다. 그에 따르면 나비안부는 인근의 무명안부와 함께 바위를 타는 산꾼들의 단골 야영 장소. 현재의 꽝꽝나무(팻말 걸려 있음) 아래에 샘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20m쯤 떨어진 지점에 호스로 연결돼 있다.

나비안부에는 또 항상 한 할머니가 파전을 부치고 있어 당시 가난한 대학생 산꾼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또 한 가지. 금정산성 성내의 총 면적은 대략 251만 2000평. 부산대학 부지의 5배쯤 된다.

# 교통편
# 지하철 화명역 인근에서 마을버스 1번 타야

지하철 2호선 화명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와 40m쯤 걸으면 백양주유소. 이 주유소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곧바로 '와석' 버스정류장이다. 여기서 마을버스 1번을 타고 서문 입구에서 내린다. 1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요금은 1000원.

날머리 산성고개 남문 입구 정류소에선 203번 시내버스를 타고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 맞은편에서 내린다. 1500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728x90

728x90


파류봉 인근 전망대에서 바라본 파류봉과 금정산 주능선. 이곳에 서면 금정산성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 왼쪽 부산학생교육수련원 뒤 고당봉에서 우측으로 원효봉 의상봉 무명암 제4망루와 중성, 나비암 등이 금정산성을 따라 시원하게 펼쳐진다. 파류봉 아래 마을은 산성마을 공해부락


금정산 케이블카에서 불과 600m 떨어진 남문.


산성고개~남문~서문~고당봉~북문~동문 17㎞ 대장정 '1% 산꾼'만의 경험
국내 최장 산성 … 그 자체가 예술작품
"뻔한 산길" 막상 일주한 등산객 드물어
파류봉 내려와 얼음골 입구~서문 개척




'금정산성 일주를 한번 해보신적이 있나요'.

일전에 산깨나 탄다는 산꾼들의 모임에 초대를 받아 참석한 적이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금정산이 화두로 떠오르자 한 지인은 우스갯소리로 "한 30년 동안 금정산을 훑고 다니다 보니 금정산에 관한 한 내가 이창우 대장보다는 한 수 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금정산성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나 전망 좋은 곳에만 말끔하게 단장을 해놓고 인적이 드문 곳에는 아예 방치해 전시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는 주장과 그래도 지금처럼 그대로 두는 것이 한편으로 오랫동안 보존하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다.

그날 뜻밖에도 새로운 사실이 하나 나왔다. 놀랍게도 참석자 모두 금정산성을 일주한 적이 없다는 것.

  
.

그랬다. 금정산에 관해선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했지만 금정산성 일주와 관련해선 누구하나 정색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두들 "왜 그런 생각을 못했었지"라는 반응이었다. 재밌는 점은 이창우 대장도 여태까지 산성 일주는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금정산 주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긴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 금정산성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 밟아 보지 않았다는 문제의 구간은 파류봉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얼음골 입구~서문.

이참에 산행팀은 총 길이가 17.337㎞로 국내 최장인 금정산성을 두 번에 걸쳐 나눠 돌아봤다.

부산시 사적 제215호인 금정산성은 성 자체가 예술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북문 쪽에서 원효봉 의상봉 방향으로 바라보는 비교적 평탄한 마루금에의 쭉빠진 각선미는 일품이다.

산행은 남문입구 산성고개(목장승)~전망대~평평바위~제2망루~남문~망미봉~헬기장~사거리~상학산 상계봉(640m)~제1망루터(638m)~파류봉(파리봉·615m)~임도~산성로~서문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25분. 전체적으로 평이한 길이며 문제의 구간인 얼음골 입구에서 서문까지는 산행팀이 개척했다.

남문 입구 정류장인 산성고개에서 하차, 길을 건너 너른 임도 대신 그 왼쪽에 열린 산길로 오른다. 목장승을 지나 산성과 나란히 내달리는 산길을 따라 간다. 이번 산행에선 길찾기가 애매모호할 경우 산성만 따라가면 된다.

  


4, 5분 뒤 이창우 대장은 등로 좌측에 암벽타기를 많이 하는 대륙암이 있지만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첫 전망대는 들머리서 10분 뒤. 고당봉을 위시해 원효봉 의상봉 무명암 등과 회동수원지 아홉산 윤산 배산 금련산 황령산 광안대교 장산 달음산 일광산 철마산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잠시 후 능선이 휘어지며 어느 한 정점에 도달한다. 대륙봉이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쉬워 신경을 써야 확인 가능하다.

이제 정면으로 맨 왼쪽부터 망미봉 상계봉 파류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곧 아주 너른 바위에 닿는다. 평평바위이다. 향후 지나갈 능선이 한눈에 확인되고 바위 우측에 '남문 1.4㎞'라 적힌 조그만 이정표가 서 있다.

평평바위를 가로질러 간다. '금정산 역사탐방로' 안내판을 지나면서 10여 분간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지다 완경사 오름길로 여유롭게 걷다 보면 어느새 제2망루. 쓰러지기 직전인지 쇠기둥을 덧대 보기가 흉칙하다.

곧 만나는 임도를 가로질러 산성을 따라 내려서면 잘룩이 고개에 위치한 남문. 신라의 축조 기법이 깃들어 있다는 소박한 모습이다.

남문에선 양갈래길. 우측은 수박샘을 거쳐 상계봉으로 가는 길, 산행팀은 이정표 상의 '파류봉 상계봉 제1망루'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오름길이다. 소나무 뿌리가 다 드러난 황폐한 산길이다. 5분쯤 뒤 산길 왼쪽 바위에 밧줄이 걸려 있어 이를 잡고 오르면 전망이 아주 좋다. 곧 만나므로 직진해도 상관없다.

다시 산성을 따라 걷는다. 정면의 암봉이 망미봉이다. 이곳에 서면 고당 원효 의상봉 등 금정산의 진면모와 기장 울주 및 양산의 산들이 확인된다.

  

왼쪽 상계봉 쪽으로 내려섰다 올라서면 헬기장. 백양산과 구덕산 엄광산이 손에 잡힌다.

다시 산성을 따라 내려선다. 이때부터 낙동강과 수석전시장을 연상케 할 만큼 기암괴석이 펼쳐진다. '금정산의 재발견' 저자인 본사 최화수 논설고문은 이를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이와 만 마리의 자라)'이라 표현했다. 산성로를 기준으로 북쪽의 금정산이 어머니의 품처럼 푸근한 반면 상계봉을 기점으로 한 남쪽은 남성적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사거리에서 직진, 등산로와 산성길의 두 갈래 중 산성을 따라 간다. 8분 뒤 갈림길. 왼쪽 상계봉 가는 길, 직진하면 상계봉을 가지 않고 제1망루와 파류봉 가는 길이다. 상계봉은 산성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고당봉과 함께 금정산을 대표하는 봉우리라 빼놓을 수 없었다.

갈림길에서 상계봉까지는 대략 7분. 도중 뾰족하게 솟은 기암이 만들어 놓은 형상은 절묘하다.

하산은 왔던 길로 내려오다 '산불 조심'이라 적힌 바위를 지나 50m쯤 가면 갈림길. 파류봉 가는 왼쪽 오름길로 향한다. 상계봉에서 10분 뒤 제1망루터에 닿으면서 산성과 다시 만난다. 제1망루는 2002년 태풍 '루사' 때 붕괴된 후 아직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

직진하면 세 갈래길. 가운데 길로 내려서면 모처럼 한적한 소로. 이 소로 좌측 산성 뒤로 불모 신어 동신어 백두 돛대 무척산 등 김해 쪽 연봉과 낙동강 본류 및 서낙동강이 한눈에 펼쳐진다. 장관이다.

이어지는 보석같은 산길. 장방형의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금정산성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잇단 전망대가 기다린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산성 역할을 하는 이곳 전망대는 금정산의 웬만한 곳은 거의 다 조망할 수 있다. 우측 발 아래는 공해마을.

파류봉은 전망대에서 10분 거리. 최근 조성한 전망 덱이 있고, 이 길로 내려서면 화명정수장을 거쳐 화명전철역으로 갈 수 있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꽤 험한 암릉을 통과한다. 밧줄이 있어 걱정은 없지만 분명한 건 발 아래 수십m의 낭떠러지라는 점이다. 몇 차례 밧줄에 의지해 힘겹게 통과하면 산성을 따라 난 능선길을 만난다.

처음엔 산성 높이가 제법 되고 뚜렷하지만 내려올수록 일부 지점에선 무너져 있고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30분이면 임도에 닿는다. 북구와 금정구의 경계지점으로 왼쪽은 얼음골을 거쳐 화명정수장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공해마을 가는 길이다.

서문으로 가기 위해선 직진한다. 여기서부터 산성로까지의 구간이 산깨나 탄다는 금정산 산꾼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구간이다. 길 좌측 밭 옆으로 산성은 계속된다.

100m쯤 뒤 왼쪽 숲으로 들어가 산성을 넘으면 산길이 보이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진행하기엔 막막하다. 다시 산성을 넘어서니 산성 우측으로 길이 있다. 산성 우측 바로 옆에는 허름한 독립가옥이 한 채가 보인다. 밭을 일군 흔적이 있어 거주하고 있는 듯하다.

조금 더 전진하면 이번엔 산성 좌측으로 흑염소 농장이 있고 여기를 지나면 산성 좌우에 마땅한 산길이 없어 산성을 밟고 간다. 결국 산성을 중심으로 좌우 산길로 가거나 이마저 없으면 할 수 없이 산성 위로 걷는 셈이다. 어폐가 있는듯 하지만 완전히 '금정산 개척산행'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흔한 안내 리본 하나 보이지 않는다. 예외로 '부산시장기 등반대회' 코스 안내 리본이 몇 개 보였지만 이마저도 산성길을 뚫지 못해 결국 우측으로 우회시켜 놓았을 정도로 난코스이다.

산성로로 다가갈수록 산성과 점차 멀어진다. 결국 30분 뒤 산성로에 닿는다. 여기서 화명동 방향인 왼쪽으로 150m쯤 가면 볼록거울(반사경)이 둘 있는 금정구와 북구의 경계에 선다. 산성 대신 바위군이 주능선을 따라 내려오는 지점엔 철조망이 쳐져 있다. 볼록거울 사이로 성을 따라 내려서면 곧바로 서문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파류봉·파리봉 둘 다 사용

현존하는 금정산성은 조선 숙종 29년인 1703년 동래부사 박태항이 쌓았다. 학계에서는 축성 기법으로 미뤄 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문헌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금정산성에는 4개의 성문과 4개의 망루 그리고 석문이 있다. 이번 코스에서도 남문과 서문, 제2망루와 제1망루를 만난다. 하지만 성문과 망루 앞에는 모두 금정산성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을 담은 똑같은 안내판만 있을 뿐 남문인지 제1망루인지를 알려주는 설명이 하나도 없다.

이번 코스의 날머리 서문은 금정산성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계곡에 세워져 있다. 지난해 9월 폭우로 인해 아치형 수문 아래 위 석축이 무너져 현재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다음달 중순이면 완공된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산성로에서 서문으로 내려서는 진입로엔 현재 '공사 중 출입금지'라는 안내판이 있지만 서문 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내려가도 공사에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 교통편 - 203번 타고 남문 입구 하차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육교를 건넌다. 온천장역 맞은편에서 온천장역과 산성마을 죽전부락 사이를 오가는 203번 시내버스를 타고 남문 입구(산성고개) 정류장에서 내린다.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500원.

날머리에서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화명동으로 가는 금정1번 마을버스(1000원)를 타고 지하철 2호선 화명역으로 갈 수 있고, 또 하나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죽전부락까지 가서 203번 버스를 타고 온천장역으로 가면 된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동영상 www.kookj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728x90

728x90


천길바위에 올라서면 간월공룡능선(앞쪽)과 신불공룡능선(왼쪽 뒤)이 한 눈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주능선 상에서 본 천길바위



천길바위 아래에서 본 천길바위 전경

천길바위 올라서니 간월·신불공룡이 한눈에
능동산과 함께 영남알프스 최고 전망대
배내봉 밟지 않고서는 태극종주 불가능
교통 불편…한적한 데다 날등 타는 재미




배내봉은 영남알프스의 간이역이다.

울주 상북면에 위치한 이 봉우리는 능동산과 더불어 영남지역의 해발 1000m 이상의 9개 봉우리를 지칭하는 영남알프스 산군의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이 배내봉을 밟지 않고서는 가지산이나 천황산 쪽에서 영남알프스의 남동쪽 주능선 상에 잇따라 우뚝 선 간월 신불 영축산 등의 연봉으로 접근할 수 없다. 영남알프스 태극종주의 정거장인 셈이다.

배내봉은 관점을 달리해 생각해 보면 이웃한 능동산과 함께 영남알프스와 그 언저리 봉우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 전망대 중 하나라 부를 만하다. 실제로 이곳에 서면 영축산을 제외한 나머지 영남알프스 8개 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원점회귀 산행을 위해 이어 붙인 이웃한 밝얼산은 배내봉만큼은 못하지만 영남알프스 주변 봉우리가 조망되는 데다 배내골 사람들이 언양장을 보기 위해 넘나든 옛길이 묵은 채로 오롯이 남아있다.

  
 

산행은 알프스 산장~간월굿당~임도~천길바위~912봉~배내봉(966m)~잇단 갈림길~밝얼산(738m)~임도~채석장 입구~알프스 산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들머리인 상북면 등억리 안간월은 영남알프스 들머리 중 대중교통편이 상대적으로 불편해 예전보다는 덜 하지만 여전히 산꾼들의 발걸음이 적은 편. 해서 여유 있는 산행을 원한다면 이 코스가 제격이다.

이창우 대장은 이 코스를 산행하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이렇게 언급했다.

"수많은 영남알프스 마루금 중 만일 맘에 드는 구간을 세 곳 꼽으라면 영축산~오룡산, 가지산~백운산 갈림길, 간월산~배내봉 구간이지요. 우선 한적한 데다 날등을 타는 재미와 조망이 워낙 빼어나 고전적 산행의 참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배내봉이란 이름은 이웃한 간월공룡과 함께 오래 전 국제신문 산행팀이 명명해 지금은 국내 주요 산 전문 사이트나 잡지 등에 널리 통용되고 있다.



산행은 알프스 산장 앞에서 작괘천 상류 계류를 건너며 시작된다. '간월·신불 등산로 안내판'를 지나 계류를 따라 포장로를 오른다. 골짝 이름은 천상골이란다. 1시 방향으로 곧 오를 천길바위가 마루금 위로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6분 뒤 갈림길. 우측 임도는 간월휴양림 또는 간월공룡 입구 방향, 산행팀은 직진한다. 4분 뒤 간월굿당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진입하며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간월굿당은 30만 무속인들의 단체인 (사)대한경신(敬信)연합회 지정 무속제례장소. 이 대장은 10년 전만 해도 다 쓰러져가던 '하꼬방'이었는데 이젠 2층으로 틀을 갖췄다고 말했다.

신록이 하늘을 가린 숲길로 왼쪽 발 아래엔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잇단 산죽길을 지나면 임도. 간월굿당에서 20분.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임도를 건너 산으로 올라선다. 전체적으로 오름길이지만 지그재그형 옛길이라 힘은 그리 들지 않는다. 몇 차례의 갈림길을 접하지만 이후 만나는 길이라 무시하고 오른다. 20분 뒤 유의해야 할 진짜 갈림길. 그 사이에 새총 모양의 나무가 있고, 오래 전 이정표 역할을 한 듯한 지주목만 걸려 있다. 왼쪽은 간월산과 912봉 사이의 사거리 안부로 가는 길, 산행팀은 천길바위를 거쳐 912봉에 바로 연결되는 급경사길로 향한다. 길섶에는 선밀나물 천남성 취나물 그리고 간혹 삿갓나물도 눈에 띈다.

  
 

갈림길에서 27분쯤 걸리는 천길바위는 이름 그대로 사방이 천길 낭떠러지를 이루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규모의 바위. 예닐곱 그루의 소나무가 그늘을 제공해 줘 쉬어가기 아주 좋다.

무엇보다 전망이 기가 막히다. 정면에는 간월공룡과 신불공룡이 한 화면에 잡히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등억온천과 울산의 문수봉 남암산, 그 앞으로 자수정동굴나라가 펼쳐진다. 공룡능선 반대편에는 고헌산과 언양읍내 뒤로 치술령 국수봉 등도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우측 뒤로 보이는 912봉을 향한다. 영남알프스 주능선이자 낙동정맥길인 912봉은 천길바위에서 25분. 바로 아래 두꺼비 모양의 바위도 놓치지 말자. 암봉인 이곳에 서면 11시 방향 재약산, 12시 천황산, 그 우측으로 능동산, 그 능선 우측으로 운문산 가지산 쌀바위 상운산 문복산 고헌산이 펼쳐지고, 능동산 앞쪽으로 배내봉과 오두산이 손에 잡힌다.

이어지는 산길은 왼쪽 간월산 간월재 신불산 방향 대신 오른쪽 배내봉 쪽으로 내려선다. 이때부터 이 대장이 적극 추천하는 등로 우측이 낭떠러지인, 거의 굴곡 없는 날등 구간. 일부 구간은 숲길이지만 전체적으론 좌우가 확 트인 보기 드문 마루금이다. 등로 좌측으로 재약산 천황산, 우측으로 간월산장과 밝얼산이 보이고 발 밑에는 죽도리풀과 잎에 흰점이 있는 개족도리풀, 둥글레 등도 눈에 띈다.

912봉에서 30분 뒤 고산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노랑무늬붓꽃 군락지를 지나면 집채만한 바위가 막기도 한다. 직접 올라도 되고 좌측으로 우회해도 된다. 이 지점을 지나면 왼쪽 재약산과 향로산도 보인다.

조망이 빼어난 드넓은 헬기장인 배내봉은 912봉에서 50분이면 닿는다. 이웃한 능동산이 바로 왼쪽 코 앞에 있고, 정상석을 정면으로 보고 9시 방향의 가지산에서 우측으로 쌀바위 상운산 문복산 고헌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정상석 왼쪽 오두산 방향 대신 오른쪽 밝얼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예상치 못한 철쭉 터널에 이어 하늘을 가릴 정도의 신록이 발걸음을 무지 가볍게 한다. 마냥 걷고 싶은 산길이다.

이렇게 30분. 일순간 우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정면에 912봉과 그 뒤로 간월공룡과 신불공룡이 보인다. 발 아랜 간월휴양림과 저승골. 8분 뒤 이번엔 갈림길. 우측은 정상으로 가지 않고 휴양림 인근 채석장 쪽으로 하산하는 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30m쯤 뒤 다시 갈림길. 왼쪽 길천리 순정마을 하산길 대신 우측 밝얼산으로 간다. 조그만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다. 밝얼산은 갈림길에서 8분 뒤. 밝음 또는 광명을 의미하는 이 산은 배내봉만큼은 못하지만 주변 봉우리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2년 전부턴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하산은 정상석에서 아래로 내려와 진행 방향으로 그대로 내려선다. 참고로 정상석 바로 우측으로 가면 순정마을 하산길로 산악회의 안내리본이 많이 걸려 있다. 참고하길. 8분 뒤 정상을 거치지 않고 내려서는 길과 합류한 후 10여 분 뒤 다시 마지막 갈래길을 만난다. 원점회귀를 위해 우측으로 내려선다. 직진하면 작천정 뒷산인 봉화산으로 연결된다.

급경사길로 13분쯤 내려서면 임도.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겨 채석장 입구를 돌아가니 발파장이라며 입구를 막아놨다. 어쩔 수 없이 사다리를 타고 하천으로 내려가 다시 임도로 올라온다. 여기서 들머리 알프스 산장까지는 6분 걸린다.

  

# 교통편
# 간월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들머리까지 걸어서 30분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50분 걸리고 2900원. 등억온천 또는 간월행 버스는 언양터미널 후문으로 나오면 만나는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탄다. 대우여객(052-264-2525) 323번으로 오전 7시10분, 8시10분, 9시10분, 10시10분, 11시10분에 출발하며 간월입구 정류장(홍류상회 앞)에서 내린다. 1000원.

간월 입구에서 언양행 버스는 오후 3시20분, 4시20분, 5시20분, 7시20분, 8시20분(막차)에 있다. 언양에서 노포동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

323번 버스는 간월 입구에 정차한 후 좌측 온천교를 건너 등억온천을 경유하며 언양으로 되돌아간다. 해서 들머리인 알프스 산장까지는 계속 직진, 걸어가야 된다. 거리는 3.2㎞로 30분쯤 잡아야 한다. 참고하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양산 35번(작천정 신불산)~작천정 울산12경 우회전(등억온천단지 대형 입간판)~상북면~등억리~간월 입구 정류장 및 홍류상회 지나~알프스 산장 순.

# 떠나기 전에
# 산행 후 피로는 등억온천 단지에서 풀자

산행 중 만나는 첫 임도 좌측 곡각지점은 현재 공사 중이다. 이 임도는 간월휴양림 갈림길 또는 간월공룡능선 입구로 연결된다.

공사 이유는 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수의 유량에 비해 임도 아래 수로관거의 폭이 턱없이 좁아 그간 계곡물이 주변의 산사면으로 넘쳐 기존 등산로가 황폐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산행 중엔 이유를 몰랐지만 임도로 올라와 공사 현장을 보면서 지자체가 범람하는 계곡물을 막아보려는 의도로 공사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후약방문'격인 공사가 비록 늦었지만 제대로 돼 더 이상 등산로가 파괴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행 후에는 등억온천에서 피로를 풀자. 현재 3개의 대중탕이 있다. 가장 먼저 생긴 언양온천(052-264-8822)과 신불산온천(052-262-8300) 자수정온천(052-254-5011). 약알칼리성 중조천에 가까운 온천수로 신경통 소화기질환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정보 하나. 울산지도센터(052-276-3434)는 최근 영남알프스 등산지도(5000원)를 펴냈다. 부산 지역 대형 서점에도 판매한다. 또 한 가지. 이번 산행 구간에는 샘터가 없다. 알프스 산장 입구에서 물을 보충하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728x90

728x90


설악이나 월악에서조차 구경하기 힘든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규모의 매바위. 오래 전 산처럼 커 '뫼바위'라 불리다가 매바위로 변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정상석에는 '매암산'으로 표기돼 있다. 이곳에 서면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매바위 우측 암봉이 달음산이다.





위부터 개별꽃, 둥글레, 큰구슬봉이



새로만든 철마산 정상석

神의 화원'을 찾아내다
500~600m 손타지 않은 봉우리들…지천에 널린 야생화




흔히 부산의 산을 언급할 때 혹자들은 십중팔구 금정산 백양산 장산 정도를 떠올리겠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만 않은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문턱이 닳도록 자주 찾다 보니 주능선은 이제 등산로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점차 상실해 가고 있지 않나 싶다. 그만큼 식상하다는 것이다.

해서 요 근래 들어 시선을 돌리는 곳이 바로 기장 쪽의 오밀조밀한 봉우리들이다. 실제로 지도를 펴놓고 찬찬히 들여다 보면 예상 외로 많다. 아마도 기장을 제외한 부산의 산들을 모두 합해도 수적인 면에서 한 수 위가 아닐까 싶다.

  
500, 600m대의 때묻지 않은 아기자기한 이들 봉우리에 오르면 동해바다의 일렁이는 물결과 내륙의 산들이 한데 어울려 조망의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부산의 신흥 산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사실은 어쩌면 당연지사일 터. 코스도 다양하게 엮을 수 있다. 기장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달음산~천마산~치마산(함박산)~문래봉~철마산 코스(8~9시간 소요)와 기장에서 울산으로 이어지는 남북 코스인 함박산~석은덤~시명산~대운산(6~7시간 소요) 등도 있다. 산행 도중엔 하산지로 이어지는 탈출로가 여럿 열려 있는 데다 봉우리가 높지 않아 원하는 봉우리로 쉬이 갈아탈 수도 있다. 기장의 산은 또 야생화의 숨은 군락지다. 야생화 마니아들이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아주 이른 봄부터 발걸음을 옮기는 곳이 바로 철마산을 위시한 기장의 산이다. 종류 또한 다양해 이 즈음에 볼 수 있는 웬만한 야생화는 모두 있다 보면 된다.

이번 주 산행지는 기장의 또 다른 남북 코스인 철마산~매바위~망월산~백운산. 멀리 가지 않고 명산에서 누리는 웬만한 호사는 모두 누릴 수 있다.



산행은 기장군 철마면 송정정류장~입석마을(선돌)~잇단 전망대~돌탑 봉우리(서봉)~철마산(605m)~의양골 갈림길~능선안부~임도~너른 억새밭(옛 헬기장)~574봉~소두방재~옛 헬기장~매암산(매바위·516m)~헬기장~망월산(549m)~대형 철탑~해밋고개(사거리)~옛 산불초소~백운산(522m)~금광사~백운암~정관면 임곡리 임곡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그리 힘든 구간이 없어 가족산행도 충분히 가능하다.

송정버스정류장에 하차, 버스 진행 방향과 반대 쪽으로 5m쯤 가다 정면 부경교회를 보고 왼쪽으로 간다. 광천탕을 지나면서 1시 방향으로 철마산이 보인다. 대형 입석마을 선돌 앞에서 우측으로 가면 입석청년회 자율방범대 가건물과 입석회관, 간이급수시설 취수원을 잇따라 지나면 곧바로 우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송정버스정류장에서 10분.

무덤 2기를 지나면서 곧바로 오름길이지만 경사는 그리 심하지 않다. 길섶에는 옥녀꽃대 줄딸기 애기나리 제비꽃이 눈에 띈다. 30분쯤 뒤 첫 전망대. 금정산 고당봉과 계명봉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13분 뒤 두 번째 전망대에 서면 회동저수지 왼쪽 뒤로 오밀조밀하게 솟은 아홉산과 개좌산, 회동수원지 뒤로 윤산과 황령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발 아랜 두구동 연밭이 아직은 평범한 소류지로 남아 있다.

계속되는 된비알. 잇단 바위군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 2, 3m 거리의 조그만 전망대에서 잠시 웅상읍과 법기수원지, 그 뒤로 펼쳐지는 운봉산 천성산 은수고개 천성산 제2봉 등을 살펴보고 우측으로 향한다. 곧 돌탑이 두 개나 서 있는 봉우리에 선다. 일명 서봉이다. 철마산의 서쪽에 위치해 그렇게 부른다. 정면의 봉우리가 철마산이고, 그 왼쪽으로 뻗은 한 일 자 능선이 향후 갈아 탈 산줄기다.

철마산은 10분이면 오른다. 회동저수지가 더 넓게 보이는 가운데 정상석을 보고 우측 가까이 거문산, 그 왼쪽 철마 아홉산, 그 뒤로 일광산이 확인된다.

  

하산은 정상석 뒤로 내려선다. 150m쯤 뒤 갈림길. 왼쪽은 의양골을 거쳐 임기리,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철쭉터널이다. 발밑엔 은방울꽃 족도리풀 각시붓꽃. 15분 뒤 갈림길 안부. 이제 574봉을 향해 직진한다. 고깔제비꽃도 눈에 띈다. 10분 뒤 임도. 오른쪽 소산벌 거문산, 왼쪽 매바위 망월산 방향이다. 임도를 가로질러 바로 산으로 오른다. 참호를 지나 너른 억새밭인 옛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7분 정도 가면 바위가 여기저기 박혀 있는 574봉. 여기서 8분쯤 서서히 고도를 낮추면 소두방재. 오른쪽 소산벌 거문산 달음산 방향, 산행팀은 오름길로 직진한다. 6분 뒤 키 작은 소나무가 지천인 옛 헬기장을 지나 또 다른 헬기장에 닿기 30m 전 우측 오솔길로 들어선다. 4분 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인 매바위. 오래 전에는 산처럼 커 뫼바위라 불렸단다. '매암산'이라 적힌 정상석이 서 있다. 예부터 학의 보금자리란 의미로 소학대라고도 불린 매바위에 서면 발 아래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정관공단과 신도시 달음산 고리원전과 동해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주변엔 매바위 규모에 준하는 네댓 개의 바위가 이웃해 있어 경관이 아주 빼어나다.

직진한다. 임도 수준의 너른 길로 5분쯤 가면 집채만한 바위 앞에서 갈림길. 우측으로 올라서면 이내 산불초소가 위치한 암봉인 망월산. 이번 코스에서 최고의 전망대다. 아시아드CC를 중심으로 우측엔 석은덤 함박산이, 그 뒤로 시명산과 저 멀리 대운산이 보인다.

이제 백운산으로 향한다. 북쪽 능선을 따라 정면으로 낮은 봉우리 두 개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해발고도는 같지만 왼쪽이 백운산이다. 대형 철탑을 지나면 고개사거리. 오래전 왼쪽 철마면 상곡에서 오른쪽 정관면으로 넘나들던 해밋고개지만 지금은 사유지라 그런지 상곡 쪽에 철조망을 쳐놨다. 지금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망월산에 본 대정공원묘지. 직진한다. 23분 뒤 우측 오르막 갈림길. 잠시 올라서면 오래 전 산불초소가 있던 자리로 지금은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다시 내려와 5분쯤 키 작은 소나무 앞에서 다시 우측으로 오르면 바닥에 삼각점이 보인다. 백운산 정상이다. 주변 조망은 없지만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능선만 확인될 뿐이다.

하산은 삼각점 우측(동쪽)으로 내려선다. 뜻밖에 푹신푹신한 송림길이다. 8분 뒤 갈림길. 우측 정관고개 용천산 방향, 좌측 금광사로 내려선다. 너덜길을 거쳐 도착한 절은 천막과 비닐로 뒤덮은 대웅전에 제대로 된 전각조차 없지만 선바위라는 비범한 돌이 눈길을 끈다. 10여 분이면 백운암. 대웅전 앞으로 시원한 계류가 흐르고 경내에는 금낭화 매발톱꽃 등 온갖 꽃이란 꽃은 다 보이는 소식물원이다. 절에서 임곡마을까지는 7분 걸리고, 임곡교를 건너 왼쪽으로 가서 굴다리를 통과해 임곡버스정류장까지는 12분 소요된다.

# 교통편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 정류장에서 용진버스 2-2, 2-3번 마을버스를 타고 철마면 송정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6시15분, 6시45분, 7시15분, 7시50분, 8시30분, 9시15분, 9시55분, 10시45분, 11시25분, 낮 12시5분. 800원.

같은 장소에서 법서교통 마을버스 1번을 탈 경우 입석마을에서 내린다. 이럴 경우 하차하자마자 곧바로 오른쪽 마을쪽으로 가면 된다. 오전 7시, 7시30분, 8시, 8시30분, 9시, 9시30분, 10시10분, 10시50분, 11시30분, 낮 12시10분. 1000원. 날머리 임곡버스정류장에서 노포동행 버스는 37, 50, 147, 247, 301번이 있다. 오는 15일부터 정차하는 버스는 37, 50, 301, 1002번으로 바뀐다.

# 떠나기 전에
# 거짓말쟁이로 몰린 산행팀 "억울해~"
철마산 정상석과 관련된 일화 하나.
  

2년 전인 2005년 3월쯤 산행팀은 거문산~철마산(근교산&그너머 426회) 코스를 소개했다. 당시 산행팀이 올랐을 땐 지금의 커다란 정상석 대신 바로 옆의 조그만 정상석만 하나 달랑 있었다. 문제는 산행팀이 다녀간 뒤부터 신문에 소개되기까지의 일주일 정도 되는 기간 중에 철마거문산악회에 의해 커다란 정상석이 세워졌다는 것.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 평소에는 취급하지 않던 정상석 사진을 그날따라 신문에 게재까지 했으니 여러 곳으로부터 문의전화를 받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한 것은 당연지사. 신문을 보고 철마산을 찾은 한 지인은 신문사진에도 없는 커다란 정상석이 새로 생긴 사실을 보고 모두들 "국제신문 산행팀이 정말 다녀간 것 맞냐"는 뼈있는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사건(?)이었다.

해발고도와 관련, 철마산과 매바위는 정상석에 적힌 고도가 맞지만 망월산과 백운산의 경우 약간의 차이가 있다. 망월산은 2007년판 지형도에선 549m로 표기돼 있다. 하지만 정상석에는 522m로 적혀 있다. 이는 이웃한 백운산의 높이를 착각한 듯하다. 또 백운산에는 '502m'라고 걸려 있지만 522m가 맞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동영상 www.kookj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728x90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경남 밀양시 단장면 사연리 동화마을 정류장 바로 옆에는 민박을 겸한 '휴정'(休情·055-356-3878, 016-880-6881) 이란 쉼터가 있다. 낮은 돌담에 옛날 황토방과 조그만 찻집을 갖춘 전형적인 시골집으로 제법 운치가 있다. 도로변 재약산 미나리 1호점 맞은편이다.

하산 후 산행팀은 비빔밥 등 간단한 요기를 위해 이곳에 들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주인장 배정희 씨는 지난해 10월 '근교산& 그 너머' 500회 특집으로 본사가 주최한 일본 나가노현 북알프스 산행에 동행한 부산 푸른산악회의 열성 아줌마 회원이 아니던가. 세상 참 좁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배 씨는 자식들이 자립할 만큼 성장하자 지난해 5월 이곳으로 이주했다. 평소 산행을 다니면서 봐둔 곳이라 이주를 결정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단다. 알고 보니 그는 국제신문 근교산 마니아였고 이곳은 부산 산꾼들의 소위 말하는 아지트였다. 손님 중 80%가 부산 산꾼들이란다.

주 메뉴는 비빔밥 파전 외에 한방 오리백숙(사진) 및 닭백숙.

가마솥에 당귀 구지뽕 삼백초 오가피 등을 달인 물에 오리나 닭을 고운다. 밥도 그 약물에 짓는다. 쌈은 상추와 깻잎 외에 오가피순 씀바귀 산달래 등 계절에 맞게 나온다. 나물이나 약초는 관련 전문가인 배 씨 이외에도 부산의 지인들이 평소 산행하면서 직접 캐온 것을 사용한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묵은지나 깻잎도 기가 막히다. 3만5000원. 오리백숙 약물과 함께 나오는 밥은 공짜다. 특히 5월 초까지는 길 건너 위치한 재약산 청정 미나리(㎏당 7000원)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백숙 외에도 손님들이 원할 경우 삼겹살이나 오리고기를 마당에서 직접 구워먹을 수 있게 준비도 해준다. 민박의 경우 성수기인 여름엔 주변 민박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인당 2만 원을 받지만 평소에는 식사를 할 경우 잠도 공짜로 재워준다.

배 씨는 "이곳은 피로에 지친 산꾼들이 식사를 하면서 휴식도 하는 만남의 장으로 이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728x90

728x90


취경대에서 바라본 빼어난 조망. 발 아래는 무릉리, 왼쪽 상단 임도는 금오산 약수암으로 이어지고 그 뒤 뾰쪽봉이 금오산이다. 정면에 보이는 능선이 오른쪽 가래봉을 거쳐 금오산으로 이어지는 숨은 능선길이며 그 뒤로 구천산과 만어산도 확인된다.






주 메뉴는 비빔밥 파전 외에 한방 오리백숙(사진) 및 닭백숙.



야생화 가득 핀 미답의 산길
밀양사람들도 금시초문인 무명봉
국립지리원 지형도에도 표기안돼
쭉쭉 뻗은 홍송과 묵은 산길 일품
재약산 단장천 등 주변 풍광 탁월




밀양 명필봉과 취경산은 밀양사람들도 금시초문인 그야말로 무명의 산이다.

대추와 밤이 특산품인 단장면 사연리에 위치한 이 두 산은 흔히 '동화전 뒷산'으로 불린다. 밀양에서 표충사 가는 1077번 지방도변에 위치한 재약산 미나리꽝과 마주보며 산 아래로는 다슬기가 아직도 많이 잡히는 단장천이 유유히 흐른다.

해발은 우리땅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500m대로 위압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어머니의 품같이 포근한 산이지만 아쉽게도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하는 지형도엔 표기돼 있지 않다.

해서 산행팀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산행 전 마을 촌로들에게 두 봉우리에 대해 여쭤봤다. 의견이 분분했지만 대체로 마을에서 바라볼 경우 정면에 보이는 산이 명필봉이고, 명필봉 우측 산줄기 뒤-마을에선 보이지 않는-높은 봉우리가 취경산이라고 했다.

전체적으로 육산이지만 잊을만 하면 바위 전망대가 터줏대감처럼 앉아 있고, 굽이치는 단장천과 밀양의 대표적 산인 영남알프스 재약산과 천황산의 위용도 새삼 느낄 수 있다. 명산에서나 감상할 수 있는 곧게 뻗은 송림을 걷노라면 마치 동양화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들 만큼 운치 또한 있다.

무엇보다 이 두 봉우리의 자랑은 다소 역설적이지만 무명봉만이 내세울 수 있는 미답의 산길이다. 딱딱하면서 반질반질한 금정산길과 달리 다소 거친 자연 그대로의 산길이다. 속된 말로 '발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산행은 단장면 사연리 동화마을~전망대~명필봉(543m)~벼락덤이·취경산 갈림길~벼락덤이(삼각점)~벼락덤이·취경산 갈림길~570봉~사거리~취경산(573m)~취경대(568m)~월성 손씨묘~동화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20분 안팎. 이정표 하나 없는 묵은 산길이어서 촘촘히 매단 국제신문 노란 리본을 참고하자.

  
 
동화마을 정류장에서 하차, 조그만 '동화마을' 이정석과 동화교 사이 우측으로 열린 포장로를 개울을 따라 걷는다. 개울 건너 '동화사'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간다. 길 양변에는 대추나무가, 발밑엔 씀바귀 머구 등 산나물과 광대나물 개불알풀 등이 보인다. 또 한 번의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간다. 15m쯤 뒤 만나는 갈림길은 동화사 가는 갈림길이며, 두 갈림길 사이에 묘지가 있다. 참고하길.

파란 지붕의 가옥과 노란 물탱크를 지나자마자 우측 산으로 오른다. 본격 들머리다. 첨부터 된비알의 연속이다. 보랏빛 각시붓꽃과 취나물이 눈에 띈다.

세 번째 묘지에서 두 갈래길. 직진하면 309봉, 우측으로 간다. 한 명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산허리길이다. 7분 뒤 주능선이자 안부 갈림길. 왼쪽은 1077번 지방도 방향, 우측 오름길로 향한다.

10여 분 뒤 밧줄이 보이는 부처손이 지천인 바위 전망대로 오른다. 뒤돌아보면 낮은 뾰족 봉우리가 이 능선의 끝자락이며, 그 봉우리에 비록 가려 있지만 단장천이 휘어지는 지점에 곰소 휴양지가 있다. 좀 더 올라 전망대 우측 끄트머리에 서면 발아랜 들머리 사연리와 단장천이, 정면엔 가래봉과 그 왼쪽 만어산이 보인다. 단장면 소재지 뒤 조그만 독립봉인 경주산 뒤로 까치산 용암산 백암봉 용암봉 승학산 등도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솔가리와 카키색 낙엽 그리고 잔가지들이 뒤섞인 묵은 등로이다. 아무도 밟아보지 않은 미답의 산길을 걷는 이 기분, 경험자만이 알 것이다.

  

집채만한 바위가 앞을 막는다. 험하지 않아 직접 올라도 되고 우회길도 있다. 이번엔 더 큰 규모의 바위가 기다린다. 오르면 작은 바위들이 뒤엉켜 있고, 거기서 한 번 더 오른 이후 편안하고 푹신푹신한 솔가리길이 이어진다.

7, 8분 뒤 등로 우측으로 약간 벗어나면 조그만 전망대. 발아래 성지골과 그 뒤 취경산자락이 보인다. 산길은 여전히 묵었지만 예서부터 곧게 뻗은 소나무가 시선을 빼앗는다.

명필봉은 소위 스쳐가는 봉우리로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해서 산행팀은 노란 리본에 '명필봉 정상'이라 적은 리본 두 장을 나란히 달아놨다. 숲에 가려진 명필봉의 허전함을 보상하기 위해 바로 아래 우측 지점에 전망대가 있다. 눈앞엔 향후 오를 봉우리인 취경산 등 예닐곱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펼쳐진다. 발아래 꼬불꼬불한 임도는 밤나무 농사를 위해 개설된 듯하다.

비탈진 암봉을 내려서면 다시 묵은 산길. 고려청자처럼 매끈하진 않지만 막사발처럼 투박하면서도 거칠다. 때론 쓰러진 나무도 넘고 잡목 땜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 길섶엔 귀한 보랏빛 꼬깔제비꽃이 숨어 있고 나무 밑둥엔 이끼가 고색창연하다. 취나물도 지천이고 새소리도 정겹다.

이렇게 30여 분. 등로 좌측 소나무 아래 영남알프스가 훤히 보이는 전망대가 기다린다. 10시 방향 구천산과 도래재를 시작으로 11시 천황산, 11시30분 재약산, 정면 향로산, 1시 백마산과 바드리마을, 2시 향로봉, 발아랜 여전히 단장천.

시원한 주능선 송림길이 순간 좁은 산허리길로 이어진다. 7분 뒤 갈림길. 직진하면 벼락덤이, 우측은 취경산. 잠시 벼락덤이를 다녀온 뒤 취경산으로 향한다. 삼각점이 있는 벼락덤이는 13분이면 닿는다. 시야가 트이는 암봉인줄 알았건만 꽉 막힌 숲 속이다. 대신 벼락을 맞은 듯한 나무들이 쓰러져 있을 뿐이다. 벼락덤이에서 계속 직진하면 매봉을 거쳐 영축산까지 이어진다. 참고하길.

  



발길을 돌려 이젠 취경산으로 향한다. 벼락덤이·취경산 갈림길에서 왼쪽 산길로 오른다. 꽤 묵었지만 찬찬히 보면 길이 있다. 14분 뒤 정점인 573봉. 이젠 직진하며 내려선다. 거의 개척수준이다.

안부 사거리를 지나 계속 직진, 다시 한 굽이를 오르면 일순간 산길이 반듯해지며 취경산에 닿는다. 주변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다. 역시 스쳐가는 봉우리로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워 리본 뒤에 '취경산'이라고 적어놨다. 주변에 3, 4개의 작은 바위가 모여 있는 것이 힌트라면 힌트.

이제 본격 하산. 곧게 솟은 키 큰 적송들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이어 잇단 전망대. 취경산에서 10분. 앞서 본 조그만 바위 전망대와 달리 발아랜 수십m 낭떠러지다. 아래쪽으론 무릉리, 저 멀리 뾰족봉인 금오산과 구천산 만어산이 조망되는 멋진 곳이다. 해서 여길 '취경대'라 명명한다. 마을에선 취경대가 있는 봉우리를 취경산이라 불렀다. 산행팀은 지형도 상의 등고선 간격을 확인하고 실제 높이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점을 취경산, 전망대를 취경대로 구분했다.

이어지는 내리막길. 주옥 같은 지그재그길이다. 30분 뒤 임도. 산아래 위치한 '행복한 숲속 요양병원'이 설치한 스피크에서 클래식음악이 들려온다. 9분 뒤 도로에ㅍ 닿으면 곧장 숲으로 들어가고, 다시 도로를 만나면 우측으로 간다. 이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월성손씨 문중묘. 방금 지나온 명필봉~취경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직진하면 갈림길. 우측 밤나무밭을 지나 민가 파란 물탱크를 지나 개울길로 내려오면 동화교에 닿는다. 임도에서 25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민박 겸한 '휴정' 부산 산꾼들의 아지트

  

경남 밀양시 단장면 사연리 동화마을 정류장 바로 옆에는 민박을 겸한 '휴정'(休情·055-356-3878, 016-880-6881) 이란 쉼터가 있다. 낮은 돌담에 옛날 황토방과 조그만 찻집을 갖춘 전형적인 시골집으로 제법 운치가 있다. 도로변 재약산 미나리 1호점 맞은편이다.

하산 후 산행팀은 비빔밥 등 간단한 요기를 위해 이곳에 들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주인장 배정희 씨는 지난해 10월 '근교산& 그 너머' 500회 특집으로 본사가 주최한 일본 나가노현 북알프스 산행에 동행한 부산 푸른산악회의 열성 아줌마 회원이 아니던가. 세상 참 좁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배 씨는 자식들이 자립할 만큼 성장하자 지난해 5월 이곳으로 이주했다. 평소 산행을 다니면서 봐둔 곳이라 이주를 결정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단다. 알고 보니 그는 국제신문 근교산 마니아였고 이곳은 부산 산꾼들의 소위 말하는 아지트였다. 손님 중 80%가 부산 산꾼들이란다.

가마솥에 당귀 구지뽕 삼백초 오가피 등을 달인 물에 오리나 닭을 고운다. 밥도 그 약물에 짓는다. 쌈은 상추와 깻잎 외에 오가피순 씀바귀 산달래 등 계절에 맞게 나온다. 나물이나 약초는 관련 전문가인 배 씨 이외에도 부산의 지인들이 평소 산행하면서 직접 캐온 것을 사용한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묵은지나 깻잎도 기가 막히다. 3만5000원. 오리백숙 약물과 함께 나오는 밥은 공짜다. 특히 5월 초까지는 길 건너 위치한 재약산 청정 미나리(㎏당 7000원)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백숙 외에도 손님들이 원할 경우 삼겹살이나 오리고기를 마당에서 직접 구워먹을 수 있게 준비도 해준다. 민박의 경우 성수기인 여름엔 주변 민박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인당 2만 원을 받지만 평소에는 식사를 할 경우 잠도 공짜로 재워준다.

배 씨는 "이곳은 피로에 지친 산꾼들이 식사를 하면서 휴식도 하는 만남의 장으로 이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교통편

- 서부터미널서 밀양행 시외버스 매 정시 출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24번~단장 표충사 1077번~금곡교 지나~단장면 면사무소 지나~사연리 동화마을('재약산 미나리' 대형 간판).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5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표충사행 버스를 타고 동화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 11시, 11시40분. 1800원. 동화마을에서 밀양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20분, 4시10분, 5시, 5시40분, 6시30분, 7시20분, 8시(막차)에 출발한다.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시 정각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쌍쌍식육식당(055-943-2428). 가조면사무소 마주보는 곳에 있으며, 들머리인 심방마을로 가는 도로변에 위치해 있어 찾기는 쉽다. 생삼겹 생목살(사진 왼쪽) 한우 등 신선한 고기맛은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함양 흑돼지에 비해 손색이 전혀 없다. 특히 매운 생갈비찜(〃 오른쪽)은 이 집만의 특화 메뉴로 인기가 높다. 또 두릅 머위 취나물 등 인근 양각산에서 채취한 산나물이 쌈이나 밑반찬으로 제공돼 입맛을 돋운다.


# 교통편
728x90

728x90


시코봉을 지나 만나는 전망대에서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능선길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 가운데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쇠뿔을 닮았다는 양각산이며 이후 능선이 왼쪽으로 휘어 흰대미산 불영산 보해산 금귀봉이 산의 물결을 이룬다. 양각산 뒤로 거창읍내에 위치한 건흥산과 취우령도 보인다. 사진 왼쪽 가운데 부분이 하산길인 불석계곡이며, 이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들머리인 심방마을에 닿게 된다.


거창 1000m급 고봉만 무려 25개
백두대간과 이웃 봉우리 한눈에
양각산 이름그대로 쇠뿔 연상돼
고봉준령의 물결 장관일세




거창문화원이 펴낸 '거창의 명산'에 따르면 거창에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봉만 25개. 700, 800m대의 제법 늠름한 봉우리들은 거창에선 명함도 못 내민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은 802m다.

지도를 펴놓고 살펴보면 군 전체가 사방팔방으로 거대한 능선의 물결을 이룬다. 가히 산의 바다이다.

무주와 경계를 이루는 북서쪽에는 백두대간이 내달리고, 함양과 접한 서쪽엔 월봉 금원 기백산이 장벽을 이루고, 김천과 맞닿은 북동쪽에는 수도산 단지봉 좌일곡령 두리봉이 가야산을 넘보고 있다. 합천과 이웃한 동쪽은 우두산 장군봉 비계산 오두산 등이 키재기를 하고 있고, 최남단에는 거창양민학살사건 추모공원 뒷산인 월여산과 감악산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손꼽아 보면 60여 개. 명산 진열장인 강원도나 산의 고장 문경이 부럽지 않다.

이번 주 산행지는 양각~수도산 원점회귀 코스. 김천과 이웃한 거창 북동쪽의 봉우리이다.

양각산의 양각(兩角)은 두 개의 쇠뿔을 의미한다. 실제로 멀리서 보면 쇠뿔 형상의 암수 자웅형태로 우뚝 솟아 있다. 가야~수도 종주로 익히 알려진 수도산은 흔히 비구니 도량인 김천 청암사나 수도암이 들머리로 애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양각산이나 인접한 흰대미산에서 잇는 원점회귀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코스는 대부분 구간이 사방팔방으로 확 트인 1000m대의 능선길이어서 수십㎞에 달하는 백두대간 마루금과 주변의 걸출한 봉우리들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산행은 가북면 심방마을~주능선(흰대미산·양각산 갈림길)~양각산좌봉~양각산(우봉·1150m)~잇단 암봉~시코봉(1237m)~잇단 전망대~신선봉·수도산 갈림길~수도산(1317m)~청암사(수도암)·심방마을 갈림길~사거리 고개~불석계곡~임도~불석계곡 사무소~수재마을~심방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 정도. 산은 높아도 들머리가 워낙 고지여서 그리 힘들지 않다. 주능선까지만 무난히 찾는다면 이후 산길은 외길이라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들머리 심방마을 경로당 옆 특이한 조경석이 많은 민가 앞에서 경로당 지붕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양각산 정상이다. 이 민가 우측 포장로로 발길을 옮기며 산행은 시작된다. 100m쯤 뒤 좌측 꼬불꼬불한 시멘트길로 오른다. 한 굽이 넘으면 정면에 선산 김 씨묘. 이 묘지 좌측의 경사가 몹시 심한 임도로 오른다.

8분 뒤 사거리 안부. 직진하면 계곡이지만 길이 뚜렷하지 않아 왼쪽 산등성이로 향한다. 참고로 이 계곡에는 예부터 참취 곰취 등 산나물이 많아 매년 4월 초파일을 전후해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묘지 10여 기가 눈에 띄지만 맨 우측 상단 묘지 옆으로 에돌아가는 길이 열려 있다. 새소리가 정겨운 된비알 송림길이다. 고산지대라 기대치 않은 진달래가 아직 한창이고 발밑에는 각시붓꽃 제비꽃 큰구슬붕이가 눈에 띈다. 또 한 굽이를 오르면 주능선 삼거리. 왼쪽은 흰대미산, 산행팀은 오른쪽 양각산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산 아래에선 쇠뿔 모양을 확인 못했지만 다가갈수록 서서히 그 자태를 드러낸다.

계속되는 급경사 능선길. 때론 암봉이 막고 있어 에돌아 가기도 하고 치고 오르기도 한다. 둥근 눈알이 박혀 있는 물고기 모양의 바위를 지나면 거대 암봉이 앞을 가로 막는다. 양각산 좌봉이다. 바로 올라도 되고 우회로도 있다.

좌봉에서 남쪽으로 뒤돌아보면 방금 들머리에서 올라온 능선과 젖꼭지 모양의 암봉인 흰대미산, 그 뒤로 불영산 보해산 금귀봉 거창읍내가 물결치듯 펼쳐진다. 북서쪽 발 아래로 김천과 경계를 이루는 우두령 뒤로 대덕산 삼도봉(초점산) 중봉 향적봉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주능선이 큰 획을 긋고 있다.

양각산 주봉은 좌봉에서 10분 거리. 시야가 더 넓어져 정면 북쪽 저 멀리 보이는 쌍봉 중 왼쪽이 수도산이며 이후 여정은 우측 능선으로 하산하다 계곡으로 떨어져 우측 발 아래 수재마을 거쳐 들머리로 돌아온다. 또 북쪽을 보고 2시 방향 단지봉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작은가야산 우두산 의상봉 장군봉 오도산 미녀봉도 확인된다. 단지봉의 왼쪽 뒤 암봉이 좌일곡령이다.

하산길은 급내리막. 4분 뒤 우측 수재마을로 가는 탈출로가 있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이때부턴 능선길로 내달리기도 하고 크고 작은 암봉과 암릉길을 에돌고 넘는다. 좌일곡령과 단지봉 사이로 '돌불꽃' 가야산도 모습을 드러낸다.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정도의 소로에는 아직도 지난 가을 누운 카키색 낙엽이 발목을 뒤덮고 신록을 뽐내야할 활엽수는 여태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 새 봄을 마냥 목놓아 기다리고 있다. 진달래 또한 산 아래와 달리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다.

  

양각산에서 30여 분 뒤 잇단 집채만한 암봉이 기다린다. 연이어 만나는 암봉 둘을 합쳐 산아래 마을인 우두령과 어인샛담에선 벽바위라 부른다. 5분 뒤 엄청 더 큰 암봉에 올라서면 소의 코를 닮았다는 시코봉이 정면에 서 있다.

8분 뒤 일순간 리본이 많이 걸려 있는 갈림길. 시코봉이다. 왼쪽은 우두령재에서 올라오는 길, 오른쪽으로 향한다. 이제 11시 방향으로 신선봉, 그 우측 봉우리 둘 중 돌탑이 보이는 왼쪽이 수도산이며 건너편으로 1시 좌일곡령, 2시 방향으로 단지봉이 손짓한다. 5분 뒤 무명봉에 서면 왼쪽으로 월매산도 확인된다.

곧 갈림길. 오른쪽 불석으로 내려서는 탈출로를 무시하고 왼쪽으로 내려선다. 키 작은 늘푸른 산죽을 지나면 집채만한 암봉. 10여 분 뒤 약속이나 한 듯 암봉과 산죽이 반복되더니 암봉 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왼쪽은 월매산 방향, 산행팀은 우측으로 간다. 5분 뒤 신선봉·수도산 갈림길. 우측 수도산 방향으로 가면 곧 갈림길. 정상 아래에서 만나므로 어느 길을 택해도 상관없다. 산행팀은 왼쪽으로 올라선다. 5분 뒤 수도산. 정상석 뒤로 대형 돌탑이 서 있다. 조망은 더 넓어져 북동쪽 김천시, 정북 민주지산, 남서 양각산, 남동쪽으로 좌일곡령 단지봉 가야산이 한 일(一) 자로 펼쳐진다.

하산은 직진. 2분 뒤 너른 터 갈림길. 왼쪽은 김천 수도암 청암사 방향. '수도산 119 구조안내판' 뒤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살짝 올라서면 이후 부턴 내리막으로 단지봉 가야산 심방마을 가는 길이다. 잠시 뒤돌아보면 수도산과 이어지는 기암절벽이 무척 아름답다.

본격 하산길. 우측 저 멀리 향후 내려설 수재 및 심방마을이 보인다. 10분 뒤 만나는 이정표는 엉터리니 무시하자. 다시 10분 뒤 사거리. 왼쪽 김천 수도리, 직진하면 단지봉 가야산,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곧게 뻗은 낙엽송이 시원하다. 15분 뒤 계곡을 건넌다. 계곡 주변에 사태가 나 멀쩡한 나무가 쓰러져 있다. 유량이 풍부한 계곡을 다시 건너면 임도. 불석계곡 사무소까진 9분 걸리고 여기서 다시 수재마을을 거쳐 심방마을까지는 25분 소요된다.


# 떠나기전에

- 양각산 아래 고개 마을 이름 모두 소와 관련

  



양각산 정상석 옆에는 제법 큰 비석이 하나 서 있다. 멀리서 보면 쇠뿔을 닮았다 해서 명명된 양각산(兩角山)인만큼 주변의 고개나 마을 이름이 모두 소와 연관돼 있다는 것이 주 내용.

양각산 서쪽의 거창 웅양면에서 김천 증산면으로 넘어가는 고개는 소머리 고개를 의미하는 우두령(牛頭嶺), 우두령 오르는 길에 놓인 마을은 소구시(구유)를 뜻하는 구수(口水)마을, 양각산 남쪽 흰대미산 아래 안긴 마을은 소불알을 연상시키는 우랑동(牛郞洞), 비석에는 없지만 우두령에서 양각산으로 오르다 보면 만나는 시코봉은 소의 코를 의미한다고 한다.

비석에는 또 양각산의 옛 이름은 금광산(金光山)이라고 표기돼 있다. 이는 '대동여지도'와 '거창고읍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광'이란 이름은 실제로 양각산 아래 웅앙면에 존재하는 마을 이름이다. 또 '거창향지'에는 오래 전 양각산 아래 금광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실제로 양각산자락에 금이 많이 묻혀 있었다는 설과 산의 반석이 마을 아래 물에 비쳐 금빛이 난다 하여 명명됐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쌍쌍식육식당(055-943-2428). 가조면사무소 마주보는 곳에 있으며, 들머리인 심방마을로 가는 도로변에 위치해 있어 찾기는 쉽다.
교통편

- 부산행 막차 놓치면 동대구에서 열차 이용해야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만2200원. 2시간40분 소요. 거창터미널에서 가북행 군내버스(서흥여객·055-944-3720)를 타고 종점인 심방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8시30분, 11시10분에 있다. 2600원. 군내버스 정류장은 거창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가다 다리(중앙교)를 건너면 만나는 중앙시장 안에 있다. 도보로 6분. 심방마을에서 거창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40분, 6시50분에 있다. 거창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 5시50분, 6시40분(막차)에 출발한다. 부산행 막차를 놓쳤다면 서대구터미널로 가서 지하철을 이용, 동대구역에서 부산행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중부내륙(구마)고속도로 현풍IC~현풍분기점서 광주 방향~88고속도로 광주 함양 방면~가조IC~가조 방면 1099번 우회전~김천 거창 1084번 좌회전~가북 방면 우회전~중촌 1099번 좌회전~중촌~심방마을 주차장 순.
728x90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숯불구이 전문점 동백가든(055-272-0002). 신선한 육질(사진)에 칼집을 내 부드러우며, 간 천엽은 서비스로 나온다. 단호박 돈나물 등 밑반찬이 깔끔하다. 야채는 거의 유기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것이다. 들머리에서 차로 4, 5분 거리의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간판 또한 커 찾기는 아주 쉽다. 바로 인근에는 수궁온천이 있다.


728x90

728x90


대산(大山) 가는 도중 한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달래 군락지. 이번 주말이면 낙남정맥길인 이곳 주능선 우측 산비탈 전체가 연분홍으로 불타오를 것으로 확신한다. 사진 맨 우측 봉우리가 광려산, 가운데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서북산이다.




씨앗을 뿌려 꽃이 피기까지 무려 5년이란 인고의 세월을 거치는 얼레지.


주능선 직전 전망대에서 본 진동 앞바다. 발아래 추곡저수지 상류가 날머리 내추마을, 그 아래가 들머리 외추마을이다


진달래·얼레지 흐드러진 천국
대산 정상 직전 산비탈 연분홍 천지
발아랜 자줏빛 잇단 얼레지 군락지
마산항·진동 및 진해 앞바다 한눈에




수년 전 지율스님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천성산으로 '얼레지 꽃길 지나 암자 만나기' 행사를 시작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얼레지. 이름은 다소 이국적이나 알고 보면 지극히 한국적이다. 4월이면 어김없이 녹색 바탕에 자주색 얼룩무늬 잎이 먼저 카키색 낙엽 위에 누우면 그 사이로 꽃대가 올라와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 빛깔은 연한 자주색으로 아주 곱다.

혹자들은 그 자태를 두고 마치 머리를 올린 초야의 신부가 어색한 분위기에 못이겨 고개를 숙인 채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이라 한다. 씨앗을 뿌려 싹이 트고 꽃이 피기까지 무려 5년, 인고의 세월 그 자체다. 산행팀은 이후 고성 와룡산 향로봉이 얼레지 군락지라고 소개한 바 있다.

마산 광려산~대산에도 얼레지 군락지가 있다. 천성산 향로봉 군락은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햇빛이 듬성듬성 스며드는 낙엽이 수북한 약간의 비탈진 음지에서 산행 내내 잊을만 하면 산꾼들을 재차 반긴다.

진북면과 내서읍에 걸쳐있는 광려산~대산은 낙남정맥 종주길에 있어 일부 종주꾼들에게 알려져 있을 뿐 일반인에겐 생소하다. 대산의 경우 마산사람들조차도 모를 정도로 무명에 가깝다. 순전히 마산의 진산인 무학산의 명성에 가려진 때문이다. 4월의 무학산은 사람으로 미어진다. 산 전체를 연분홍으로 물들이는 진달래 군락 때문이다. 무학산은 천주산 비음산과 함께 김해 마산 창원권의 3대 진달래 명산으로 알려져 있다.

얼레지 군락지인 광려산~대산 또한 바로 건너편인 동북쪽에 위치한 무학산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진달래산이다. 여기에 무학산이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빼어난 암봉미와 마산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시원한 전망조차 똑같이 갖추고 있다. 해발고도 또한 무학산 767m, 광려산 750m, 대산 727m로 거의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이쯤 되면 산행팀은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무학산만 찾는지. 아마도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일 게다.

  


해서, 산행팀은 광려산~대산 원점회귀 코스를 개척했다. 진달래 천지와 암봉, 그리고 바다조망에 얼레지 군락까지 갖춘 이곳은 무학산보다 훨씬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산행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산행은 마산 진북면 추곡리 외추마을~야성 송 씨묘~낙남정맥 주능선~광려산 정상~광산사 갈림길~잇단 얼레지 군락지~진달래 군락지~대산 정상~추곡리 갈림길~철탑~내추마을 갈림길(사거리)~내추마을~외추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이며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외추마을 정류장 너른터에서 직전, 다리를 건너 왼쪽 KT마산지점 추곡분기국사를 지나면 조그만 주차장. 이 주차장 우측 끝이 들머리다. 대숲을 지나면 송림길. 소나무 재선충 피해 탓에 훈증처리를 한 곳이 여럿 보인다.

야성(冶城)송씨묘를 지나 50m쯤 뒤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잇단 묘지를 지나면 사거리 갈림길. 우측 일직선 오르막길로 간다. 보랏빛 각시붓꽃 제비꽃, 노란 양지꽃이 눈에 띈다. 양지바른 산 아랜 진달래가 끝물이고 철쭉이 꽃망울을 벌써 터뜨렸다.

리본 하나 없을 만큼 산길은 거칠고 묵었지만 주능선까지 거의 외길이라 별 문제는 없다. 40분쯤 뒤 단 한 번 된비알 도중 사거리를 만나지만 무시하고 계속 오르자. 10분 뒤 우측으로 낙남정맥 능선과 대산이 숲 사이로 보인다.

  
 

25분 뒤 석축이 보일 무렵 등로 좌측에 철탑이 서 있다. 철탑 우측으로 서북산 봉화산 여항산이, 발아랜 봉화산줄기가 한티재에서 광려산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도 확인된다. 진동 앞바다도 시야에 들어온다. 이 광경은 위로 올라갈수록 더 큰 그림으로 다가온다. 15분 뒤 집채만한 바위전망대에 오르면 10시 방향 가덕도, 12시 방향 거제도, 1시 방향에 고성 철마산과 거류산도 확인된다. 여기서 9분이면 낙남정맥 주능선. 우측 소나무 사이로 대산이 바로 보인다. 여기서 광려산은 좌로 4분. 정상석에 720m라 표기돼 있지만 이는 정면인 북쪽 삿갓봉의 높이. 등고선을 찬찬히 살펴보면 광려산은 750m임을 알 수 있다. 잠시 주변 조망을 살펴보면 정면 삿갓봉을 기준으로 2시 방향 상투봉(투구봉), 그 사이로 함안읍내, 3시 방향 무학산, 삿갓봉 뒤로 의령 자굴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왔던 길로 대산으로 향한다. 낙남정맥길이다. 7분 뒤 광산사 갈림길을 만나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부터 얼레지 군락지가 시작된다. 집채만한 바위전망대를 지나면 또 다시 얼레지 군락지. 등로 좌우 모두 자줏빛 얼레지다. 등로에도 꽃을 피워 피해가야 할 정도다. 얼레지 외에 까치무릇이라 불리는 하얀 산자고와 현호색 개별꽃도 눈에 띈다.

  

정면 대산이 코 앞에 와 있을 즈음 등로 좌우는 온통 진달래 터널이 이어진다. 대산 직전 암봉에 올라서면 능선길 우측 산비탈 전체가 진달래로 덮여 있다. 여기에 산행팀이 방금 지나온 능선과 향후 하산길, 그리고 날머리인 발아래 추곡저수지 위쪽의 내추마을과 들머리 외추마을도 한눈에 보인다.

대산 정산은 암봉 바로 뒤. 광려산에서 65분. 시야가 더 넓어져 마산항과 진해만, 진동 앞바다, 그리고 진해 창원 김해쪽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좀 더 꼼꼼히 살펴보면 동쪽 마산항에 떠 있는 조그만 섬이 해상유원지가 있는 돝섬, 그 우측으로 마산과 창원을 잇는 내년 6월 완공예정인 마창대교, 가덕도와 진해만 그리고 해군사관학교가 위치한 곶출산, 아치형으로 다리로 일명 콰이강의 다리라 불리는 저도연륙교, 진동 앞바다가 각각 보인다. 마산항 뒤로 저 멀리 창원 및 진해 시가지가 확인되고 그 뒤로 정병산 비음산 용지봉 불모산과 진해의 웅산 시루봉 천자봉 장복산 덕주봉이 또렷하게 다가온다.

하산은 원점회귀를 위해 왔던 길로 10분쯤 내려가 왼쪽 추곡리 방향으로 내려선다. 참고로 정상석에서 우측으로 가면 대곡산 무학산으로 낙남정맥길이 이어진다.

추곡리 갈림길은 주위를 살피지 않으면 다시 광려산쪽으로 가기 쉬우므로 신경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 산행팀은 노란 리본을 여러 개 달고 뒤로 '추곡리 하산길'이라고 적어놨다.

  
  .

솔가리가 푹신푹신한 송림길이다. 18분 뒤 철탑과 이어 버려진 안테나를 지나면 사거리 고개. 오른쪽으로 본격 하산한다. 경사가 급하지만 지그재그형으로 돼 있어 운치가 있다. 마치 오룡산에서 통도사 자장암으로 내려오던 길이 연상된다.

이어지는 산길. 또 한 번의 놀랄만한 규모의 얼레지 군락지를 지나 물마른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내추마을 독립가옥과 만난다. 사거리에서 15분. 여기서 외추마을까지는 22분 걸린다. 도로 옆 무덤가엔 할미꽃과 광대나물도 보인다.


# 떠나기전에

- 이번 주말 절정…산자고 등 야생화도

  

진달래의 경우 산행팀이 찾았을 땐 산 아래에는 절정이었거나 끝물이었고, 고지대인 대산 정상 직전 낙남정맥 주능선 주변에는 30% 정도 만개해 있었다. 아마도 이번 주말 온 산이 연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 아래선 이른 철쭉도 볼 수 있다. 우리 야생화의 환한 미소도 담아올 수 있다. 산자고 제비꽃 양지꽃 현호색 개별꽃 할미꽃 등등.

광려산은 그 산세가 중국의 여산(廬山)을 닮았다고 해서 '려'자를 따오고, 그 여산에 살았다는 은둔자의 대명사인 광유(匡裕) 선인의 이름에서 '광'자를 합쳐 지어졌다고 한다. 여산은 또 '귀거래사'를 지은 도연명이 태어난 곳으로 중국 불교 정토신앙의 성지라고 불린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숯불구이 전문점 동백가든(055-272-0002). 신선한 육질(사진)에 칼집을 내 부드러우며, 간 천엽은 서비스로 나온다. 단호박 돈나물 등 밑반찬이 깔끔하다. 야채는 거의 유기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것이다. 들머리에서 차로 4, 5분 거리의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간판 또한 커 찾기는 아주 쉽다. 바로 인근에는 수궁온천이 있다.


# 교통편

- 대중교통 불편 승용차 이용땐 편리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마산 창원 방향~마산TG~내서IC~함안 마산 직진~통영 마산 좌회전~통영 상곡 우회전~통영 마산~쌀재터널~고성 통영~동전터널~진동면 안내판~진주 고성~의령 가야 우회전(운전면허시험장)~가야 여항~수궁온천 지나~외추마을 우회전(여기선 이정표가 없다. 이 때문에 '추곡상회' 또는 '상북초등학교' 버스정류장 간판 보고 우회전하면 된다. 정면엔 SK주유소가 보인다)~외추마을 버스정류장 순.

대중교통편은 불편하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마산 합성동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는 새벽 5시40분부터 7~8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3300원. 50분 걸린다. 추곡리행 버스는 마산역에서 타야 된다. 터미널을 경유하는 거의 모든 버스는 마산역에 정차한다. 택시는 기본 요금, 걸어서 대략 15분. 마산역에서 72번 버스는 오전 6시, 8시40분, 11시25분에 있다. 그 중 오전 8시40분 출발 버스만 들머리 외추마을까지 들어가고 나머지 버스는 옛 상북초등(삼진미술관) 정류장에 선다. 여기서 외추마을까진 걸어서 25분 걸린다.

날머리 내추마을에서 마산역행 72번 버스는 오후 3시10에 한 번 있으며, 이 버스를 놓치면 외추마을을 거쳐 옛 상북초등 정류장까지 50분쯤 걸어 마산역행 버스를 타야 한다. 오후 5시50분, 8시30분. 1000원. 합성동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10시30분.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돛대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김해 대동의 들판, 그리고 금정산과 백양산. 맨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파류봉 상계봉 만덕고개 백양산 능선 오르막. 상계봉 아래로 화명동 아파트 단지이고 그 오른쪽으로 덕천동 구포동 만덕동 등 부산 북구 관내가 확인된다.




돛대산 위령 돌탑. 돌틈 사이로 동체 파편도 보인다.

진달래가 그 원혼 달래줄까
15일 돛대산 중국민항기 추락 5주년
위령돌탑 돌틈엔 당시 동체파편 보여
때묻지 않은 보석같은 장척산길 일품




처녀 겨드랑이를 타고 오는 순풍을 봄바람이라 했던가. 어느새 열린 차창으로 스며드는 바람 끝이 무뎌져 온기가 느껴진다. 뭐니뭐니해도 봄의 화두는 꽃. 사계절 우리땅 어디건 꽃이 끊이질 않지만 그래도 봄에 더욱 애착이 가는 건 겨울 혹한을 이겨낸 때문이리라.

우리땅에서 가장 먼저 산천을 원색으로 물들이는 봄의 전령은 진달래. 동백이 처연하고 벚꽃이 화려해서 눈길을 끈다면 진달래는 은은함과 친근함이 매력이다. 진달래를 두고 소월은 애이불비를 노래했고, 심훈은 소설 '영원의 미소'에서 '산기슭에 조그만 계집애들이 분홍치마를 입고 쪼그리고 앉아있는 것'이라 표현했다.

산행팀은 그 조그만 계집애들을 찾아 가까운 김해로 떠났다. 돛대산~신어산 동봉~장척산.

온 산자락을 연분홍으로 불태우는 영취산이나 비음산 등과 같은 진달래산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산청 석대산마냥 산행 내내 진달래가 산꾼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그런 산이다.

돛을 닮은 돛대산은 5년 전 중국 민항기가 추락해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은 가슴 시린 산이다. 돛대산에서 북쪽으로 능선이 이어진 신령스러운 물고기란 뜻의 신어산(神魚山)은 가락국과 더불어 지금까지 낙동강과 김해평야를 조망할 수 있는 김해의 주산이다. 낙남정맥 상의 봉우리지만 반듯한 정상석 하나 없이 그저 스쳐가는 봉우리로 남아 있는 장척산은 때묻지 않은 보석같은 산길을 품고 있는 데다 연분홍 진달래가 줄을 잇는다.

산행은 김해시 불암동 선암다리(김해교)~산재고개(사거리)~샘터(옛 재실)~중국 민항기 희생자 위령돌탑~돛대산(380m)~대형 평상~천불사 갈림길~임도('신어산 1.7㎞' 이정표)~솔밭쉼터~신어산·신어산 동봉 갈림길(청풍 김 씨묘)~신어산 동봉(605m)~생명고개(임도)~장척산(531m)~대감마을 갈림길~도로(롯데자이언츠 상동 전용구장 건설현장)~상동면사무소 옆 상동슈퍼(버스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 정도. 수차례 갈림길을 만나지만 이정표와 국제신문 리본을 참고하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선암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정면의 '산해정' '예안리고분'이라 적힌 이정표를 보고 우측 대동면 쪽으로 간다. 불암치안센터를 끼고 도는 길이다. 도로 주변엔 장어집 간판이 즐비하다. 그 유명한 선암 장어마을이다.

3분 뒤 남해고속도로 굴다리. 통과하자마자 좌측으로 들머리가 보인다. 입구엔 '신어산 6.4㎞'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급경사 오름길로 시작한다. 우측 저 멀리 북부산TG와 서낙동강이 보인다. 한 굽이 올라서면 온통 묘지. 알고 보니 이 일대가 공동묘지다. 묘지가 끝날 무렵 사거리. 산재고개다. 왼쪽 해경사 방향 대신 직진형 두 갈래 길로 갈 수 있다. 왼쪽은 능선 오름길, 오른쪽은 산허리를 우회하는 송림길. 결국 만나므로 우측으로 간다. 등산로 우측은 경작지. 아름드리 은행나무 앞 옛 재실이 보이면 벤치가 위치한 우로 간다. 살짝 돌면 샘터.

다시 직진. 15m 뒤 갈림길. 직진 대신 무덤이 보이는 왼쪽으로 오른다. 중국 민항기 희생자 위령돌탑을 보기 위해서다. 거친 이 길은 아마도 참사 이후 생긴 길일 터. 5년이 지났건만 여객기가 미끄러져 푹 팬 산자락을 따라 검게 타버린 나무가 방치돼 당시의 참혹함을 대변한다.

곧 희생된 129명의 영혼을 달래는 위령돌탑. 돌탑 우측 저 멀리 규모는 작지만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돛대산이 보인다.

위령돌탑을 끼고 우측 돛대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임도와 만나지만 임도와 나란히 달리는 우측 산길로 간다. 7분쯤 뒤 갈림길. 진달래가 지천이다. 직진하면 곧바로 신어산, 산행팀은 우측 돛대산으로 오른다. 된비알이지만 노란 생강나무꽃과 연분홍 진달래가 이를 잊게 해준다. 10분 뒤 갈림길. 우측 돛대산을 보고 다시 돌아와 좌측 신어산으로 간다. 돛대산 정상은 기암괴석들이 마치 연꽃모양으로 벌어져 있다. 전망도 빼어나 서낙동강과 김해평야가 턱밑에 있다. 주변 봉우리를 살펴보면 진행 방향으로 7시 신어산, 그 우측으로 푹 꺼진 생명고개와 장척산이, 11시 까치산과 그 뒤로 백두산이 확인된다.

신어산으로 향한다. 정면 저 멀리 천문대가 위치한 분성산과 인제대가 보인다. 4분 뒤 대형 평상과 천불사 갈림길을 잇따라 지나면 전망대. 발아래 돛대산을 바라보니 참사 당시 민항기가 미끄러진 상흔이 뚜렷하다. 심한 곳은 뻥 뚫려 마치 헬기장을 보는 듯하다.

이어지는 능선길. 10년 전 산불 뒤 조림한다고 편백 해송 잣나무 등을 급히 심었다지만 아직은 민둥산 딱지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정면 신어산 8부 능선쯤의 영구암도 보인다.

다시 임도. 대각선 방향으로 건너 '신어산 정상 1.7㎞'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오른다. 15분 뒤 솔밭쉼터. 여기서 40m쯤 뒤 갈림길. 침목계단길로 직진하면 신어산, 산행팀은 오른쪽 청풍 김 씨묘 쪽으로 간다. 신어산 동봉으로 바로 가기 위해서다. 15분이면 닿는다. 김해가야산악회가 지난해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그간 동봉 또는 605봉으로 불리다 '신어산 동봉'이란 새 이름을 부여받은 셈이다. 발아래 생명고개, 그 뒤로 장척산과 동신어산도 보인다. 날이 흐려 안보이지만 백두산 왼쪽 뒤로 부산 화명동과 금정산, 김해평야 뒤로 용지봉 불모산 굴암산이 있다. 정면 산불초소가 보이는 신어산은 왕복 20분. 참고하길.

  


하산은 올라온 쪽에서 우측으로 내려선다. 급경사길이다. 이내 우측 바위전망대. 탕건바위이다. 20분쯤 뒤 임도. 대동과 상동을 잇는 이른바 생명고개이다. 동신어산에서 출발한 종주자들이 가장 고전하는 구간이다.

임도를 따르다 '백두산' 이정표를 보고 산으로 오른다. 임도~산길을 두 번 반복한 후 세 번째 임도에서 다시 우측 '백두산(6.9㎞)' 이정표를 따른다. 무지무지한 급경사길이다. 6분 뒤 갈림길. 우측 까치산 대신 좌로 내려선다. 다시 임도. 바로 건너 급경사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이렇게 20여 분. 갈래길을 만난다. 우측 백두산 대신 좌측으로 10m만 더 가면 벤치가 둘 있다. 장척산 정상이다. 우측으로 가면 낙남정맥의 시종점 동신어산을 거쳐 매리 쪽으로 내려선다. 백두산은 도중 갈라진다.

이제 본격 하산길.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지난 가을 낙엽이 그대로 누워 있고 진달래도 곳곳에 눈에 띈다. 등로 우측 발아래 계곡에는 신촌공단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40분 뒤 갈림길. 직진하지 않고 왼쪽 능선으로 내려선다. 진달래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주변이 온통 진달래 천지다. 신어산은 이제 왼쪽으로 보인다. 25분 뒤 도로와 만난다. 상동면 대감마을이다. 바로 옆엔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롯데자아언츠 전용야구장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서 우측으로 8분쯤 걸으면 상동면사무소가 있고, 그 옆 상동슈퍼가 구포행 버스정류장이다.


# 떠나기전에

- 돛대산 뒤로 김해공항 활주로 보여 '아찔'

  

오는 15일은 중국 민항기 추락 5주년. 한국인 탑승객 137명 중 129명이 사망했고, 전체 생존자는 37명에 불과한 대형 참사였다. 산행팀은 당시 추락 현장을 지나면서 발걸음이 몹시 무거웠다. 특히 김해소방서 의무소방대원들이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세운 위령돌탑의 돌틈엔 당시 민항기 동체로 추정되는 파편과 전자기계 부품들도 눈에 띈다. 소방대원들이나 등산객들이 주워 정성스레 모았으리라.

돛대산의 상흔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서면 돛대산 뒤로 김해공항 활주로가 희미하게 확인된다. 산과 활주로가 이렇게 가깝다니. 사고 후 일각에서 돛대산을 깎아 없애자는 의견이 나올만도 했겠다. 아직 유족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다. 늦었지만 정부의 성의있는 역할을 기대해본다.

안타까운 장면 하나. 산꾼이라면 안다. 흔히 양지 바른 묘지에 할미꽃이 핀다는 사실을. 하지만 산행팀은 안타깝게도 할미꽃 대신 할미꽃을 파간 흔적을 세 군데나 목격했다. 갓 떨어진 할미꽃잎이 이를 입증해줬다.

또 한가지. 돛대산은 낙동강 하구에서 보면 돛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져 오랫동안 사용돼 온 이름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김해시 홈페이지나 관광안내도에도 돗대산이라 표기돼 있다. 그 이유와 출처에 대해 수소문했지만 누구하나 속시원히 답변해 주는 이가 없었다. 되레 돗대산이 돛대산의 오기였을 가능성이 크며, 돛대산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절반 이상이었다. 해서 산행팀도 돛대산으로 표기했음을 밝혀둔다.


# 교통편

- 지하철 3호선 대저역 내려 김해행 버스

지하철 3호선 종점 대저역에서 2번 출구로 나와 골목길로 180m쯤 걸으면 도로를 만난다. 여기서 길을 건너 왼쪽으로 다시 70m쯤 떨어진 지점에 '강서복지회관' 버스정류장에서 김해행 버스를 탄다. 123, 128, 130, 130-1, 309번. 부산과 김해를 잇는 김해교(선암다리)를 건너 첫 정류장인 선암 버스정류장(정일호 수산슈퍼)에서 내린다.

날머리 상동면사무소 옆 상동슈퍼 버스정류장에서 구포행 버스를 타고 지하철 3호선 강서구청역에서 내린다. 오후 3시, 4시20분, 6시30분, 7시30분, 8시40분(막차). 2000원. 오후 5시대 버스는 없다. 상동개인택시(055-323-7744)를 이용하면 요금이 지하철 강서구청역까지 1만8000원, 구포역까지 2만 원이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함양추어탕(055-547-7465). 30년 전 옛 진해경찰서 뒤에서 친정 어머니가 운영하던 옛 할매추어탕에서 노하우를 전수받아 6년 전 이곳 석동 새진해메디칼병원 뒷문 맞은편으로 이주했다.

고향이 함양인 안주인 서혜숙 씨가 주방장 없이 직접 추어탕에서부터 밑반찬까지 직접 만든다. 다른 식당과 달리 이곳은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새벽에 만든 일정한 양만 팔아 오후 7시가 조금 넘으면 동이 나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 걸죽한 전라도식 보다는 말간 청도식에 가까우며 고추잎 등 밑반찬이 맛있다. 파전도 부가로 제공되며 생선구이도 개인당 한 마리씩 나온다. 5000원.

728x90

728x90


천자봉 정상에 서면 정면인 북쪽으로 여성의 젖꼭지 모양을 닮은 시루봉과 그 왼쪽 뒤로 웅산 불모산(통신탑)이 시야에 들어온다. 웅산 왼쪽으로 진해와 창원을 경계짓는 장복산 산줄기가 이어지고 그 뒤로 비음산 정병산 등 창원의 산이 희미하게 확인된다.



산자고



제비꽃

벚꽃 천지 진해를 발아래 두고 걷다
산행내내 시가지·진해만 '환상 조망'




지도를 펴놓고 진해시를 곰곰이 살펴보면 예부터 왜 진해가 따뜻한 해양도시라고 불렸는지 짐작이 간다. 진산인 장복산과 덕주봉 웅산 천자봉이 시가지를 병풍처럼 동그랗게 에워싸 북서풍을 막아주고 남으로는 진해만 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해풍이 봄소식을 전해온다. 풍수에서 흔히 말하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전형이다.

관점을 달리해 산꾼들의 입장에서 보면 창원과 경계를 이루는 진해의 북쪽 산줄기는 진해 시가지와 호수처럼 평온한 진해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금정산 백양산 장산 천마산 등 여러 산을 갈아타야 시의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조망할 수 있는 부산의 여건과 비교하면 분명 대비된다.

진해의 산줄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북쪽의 장복산에서 출발, 반시계 방향으로 덕주봉~안민고개~웅산~시루봉~천자봉을 거쳐 대발령에서 끝을 맺는다. 진해만의 해안선 방향과 거의 나란히 달리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보는 각도만 달리할 뿐 거의 시종일관 진해 시가지와 진해만을 발아래 두고 능선길을 내달리는 셈이다.

지금 산 아래 만발한 벚꽃이 꽃비가 되어 흩날릴 쯤이면 막힘없는 능선길 좌우에는 연분홍 진달래가 바통을 이어받아 산등성이를 온통 연분홍빛으로 물들인다.

'바다와 꽃'. 이번 진해 산행의 테마로 잡아도 무난할 듯 싶다. 23일 시작되는 군항제부터 진달래가 꽃잎을 떨구는 다음달 초순까지가 적기이다.

산세 또한 근육질의 암봉이 잊을만하면 예의 그 모습을 드러내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2년 전 장복산 쪽에서 출발, 안민고개를 거쳐 웅산·불모산 갈림길에서 창원 성주사로 하산(근교산&그너머 442회)한 산행팀은 이번엔 대발령에서 역방향으로 올라 천자봉 웅산을 거쳐 석동으로 하산했다.

  
 


구체적 산행경로는 장천동 대발령~천자봉 산림욕장(391봉)~천자봉(506m)~502봉~483봉(삼각점봉)~쉼터~시루봉(666m)~헬기장~706봉~웅산가교~웅산(710m)~불모산 갈림길~석동 갈림길~석동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 정도. 초보자도 별 문제 없이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산행은 아주 쉽고 재밌다.

부산과 진해를 잇는 2번 국도변 대발령 쉼터 맞은편, 산으로 향하는 포장로가 들머리다. 산불감시초소에서 서명을 한 뒤 다시 포장로로 오른다. 10분 뒤 갈림길. 우측으로 향한다. 생기처인지 유난히 새소리가 활기차다. 비록 임도 주변이지만 벚꽃과 생강나무꽃, 그리고 발아래 제비꽃이 춘심을 자극한다.

포장로가 끝나면서 좌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벤치 옆 곡각지점에서 왼쪽 산길로 10여 분 급경사길로 오르면 다시 포장로. 바로 산길로 진입하면 이내 팔각정이 위치한 천자봉 산림욕장. 지형도 상의 391봉이다. 정면에는 천자봉이 우뚝 솟아 있다. 이름 그대로 명 태조 주원장과 조선 태조 이성계의 전설이 서려 있는 이곳 정상을 향해 제를 지내는 산신단(山神壇)도 마련돼 있다.

정상을 향해 직진한다. 15분이면 닿는다. 도중 만나는 우측 갈래길은 정상을 거치지 않고 우회하는 길이다. 철탑 옆 정상에 서면 진해 시가지와 진해만, 그리고 그 너머로 거제도와 가덕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호수처럼 잔잔한 물결 위에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풍경은 한려수도가 안부럽다.

정상석 뒤론 시루봉 웅산 불모산이, 불모산 왼쪽 뒤로 비음산 정병산 등 창원의 산이, 시루봉 오른쪽 뒤로 화산(철탑) 굴암산 마병산 보배산이, 정상석 왼쪽 진해만 뒤로 장복산 덕주봉 안민고개 등이 확인된다.

이제부터 본격 능선길. 천자봉에서 바라본 북쪽 암봉을 향해 나아간다. 10여 분 뒤 넘어질 듯한 병풍바위를 지나자마자 갈림길. 좌측 날등을 따라 오르면 502봉. 물론 우측길로 가도 상관없다. 곧 만나니까. 발아래 직벽인 이곳에 서면 진해만 한 가운데 위치한 조그만 섬인 대죽도와 해군사관학교를 품고 있는 곶출산이 유난히 눈에 띈다.

  


삼각점이 위치한 483봉과 정자 쉼터를 지나면 시나브로 시루봉이 코 앞에 와 있다. 502봉에서 대략 30분. 정자 인근에는 자은동 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열려 있어 비로소 시민들이 많이 보인다.

지그재그형 나무덱을 두 차례나 오르면 마침내 시루봉. 정자에서 대략 20분. 멀리서 보면 고행길 같지만 막상 부딪쳐 보면 생각만큼 힘들지 않다. 높이 10m, 둘레 50m의 거대한 암봉인 시루봉은 곰의 형상을 닮아 곰메(바위) 또는 웅암으로 불리며,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여인네의 젖꼭지다.

시루봉 뒤 헬기장으로 향한다. 정면으로 근육질의 웅산 암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보석같은 숲길을 지나 25분쯤 뒤 집채만한 암봉이 떡 버티고 있다. 706봉이다. 20m 직벽이며 밧줄이 매여 있다. 정면 돌파해도 되고, 왼쪽으로 약간 돌아 올라도 되고, 아예 숲길로 에돌아가도 상관없다. 돌탑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암봉 정상에선 시야가 더 넓어져 장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우측의 창원 시가지도 보인다.

이어지는 산길. 흔들리는 구름다리인 웅산가교와 추락방지 난관을 잇따라 통과하면 그리 높지 않지만 뾰족한 암봉이 앞을 가로 막는다. 706봉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그래도 지형도 상의 710봉으로 웅산이다.

  

오른쪽으로 에돌아 내려서면 이내 불모산 삼거리. 산행팀은 우측 통신탑이 여럿 서 있는 불모산 대신 왼쪽 안민고개 또는 장복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막힘없는 능선을 기준으로 '좌 진해, 우 창원'이 선명하다. 왼쪽 저 멀리 고개를 돌리면 방금 내달려온 능선길이 한눈에 펼쳐진다.

나무덱을 내려서면 등로 좌우에 진달래가 지천이지만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이라 아쉽기만 하다. 등로는 방화선 위로 조성돼 동서남북 어느 곳을 둘러봐도 시원스럽기 그지없다. 수려한 산세는 아니지만 바다를 끼고 있어 은은하면서도 운치있다.

이렇게 25분, 등로 우측에 '석동갈림길'이라 적힌 '119 조난위치' 안내 표찰이 보인다. 하산로를 알리는 이정표다. 진해 시목(市木)인 향이 진한 편백숲터널과 부드러운 솔가리길을 20여 분 걸으면 임도. 우측으로 30m쯤 가면 왼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6분 뒤 산을 벗어나며 여기서 큰 도로인 산업도로까지 7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시루봉, 해병대 악명 높은 지옥의 훈련 코스

  

진해 천자봉~웅산 산행을 하다 보면 주봉이 어디인지, 주봉의 높이가 얼마인지 아직 정확하게 정립돼 있지 않다.

산행팀이 걸어온 순서대로 이참에 한 번 되짚어본다.

우선 천자봉. 정상석에는 465m라고 적혀 있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이 펴낸 최신 버전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506m로 표기돼 있다. 이는 곧이어 만나는 502m 암봉에서도 해발고도가 비슷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젖꼭지를 닮은 시루봉. 웅산에 속하는 하나의 큰 암봉으로 독립 봉우리가 아니다. 온라인 상의 산행 관련 사이트에는 시루봉(웅산)으로 적고 있으며 진해시청 홈피에도 산 이름 목록에 웅산 대신 시루봉으로 표기돼 있다. 웅산 시루봉으로 시정돼야 한다.

생긴 모양새가 독특해 전해 내려오는 사연도 많다. 신라 땐 국태민안을 비는 고사를 지냈고, 명성왕후는 순종을 낳은 후 세자의 무병장수를 비는 백일제를 올렸다고 한다.

특히 시루봉은 해병대 신병훈련소가 진해에서 포항으로 이전한 1980년대 중반까지 해병대의 지옥의 행군 코스 종착역이었다. 신병들은 이곳에서 부모님이나 애인의 이름을 목청껏 부르면서 훈련의 고달픔을 달랬다고 한다.

밧줄이 매달려 있는 706봉. 집채만한 근육질의 암봉인 이 봉우리가 산세로 봐서 웅산의 주봉이 돼야 될 듯하다. 불모산 갈림길 인근의 710봉은 규모가 턱없이 작아 웅산의 주봉이라 하기엔 너무 초라하다. 여기에 웅산에는 시루봉의 안내판 이외에는 주봉을 알리는 정상석이 없지 않은가. 진해시는 이를 참조해 전국의 많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 천자봉과 웅산에 새로운 정보를 담은 정상석을 세우기 바란다.

함양추어탕(055-547-7465)도 빼놓을 수 없다. 30년 전 옛 진해경찰서 뒤에서 친정 어머니가 운영하던 옛 할매추어탕에서 노하우를 전수받아 6년 전 이곳 석동 새진해메디칼병원 뒷문 맞은편으로 이주했다.

고향이 함양인 안주인 서혜숙 씨가 주방장 없이 직접 추어탕에서부터 밑반찬까지 직접 만든다. 다른 식당과 달리 이곳은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새벽에 만든 일정한 양만 팔아 오후 7시가 조금 넘으면 동이 나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 걸죽한 전라도식 보다는 말간 청도식에 가까우며 고추잎 등 밑반찬이 맛있다. 파전도 부가로 제공되며 생선구이도 개인당 한 마리씩 나온다. 5000원.



# 교통편

- 사상 서부터미널 10~20분 간격 시외버스 출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진해 인의동 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는 오전 6시부터 10~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4200원. STX조선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300m쯤 버스 진행방향으로 걸으면 천자봉 산행 들머리를 만난다.

날머리 석동에선 큰 도로인 산업도로에서 길을 건너지 않고 107, 117번을 타고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내린다. 여기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3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김해공항~진해 부산항 신항 2번 국도~진해 녹산산단~진해 용원삼거리~마산 진해 2번 국도~마산 창원 진해시청~죽곡휴게소~STX조선 입구~천자봉 들머리 산불감시초소 인근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날머리 석동에서 차를 회수하기 위해선 길을 건너 115번 버스를 타면 된다. 1000원.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김유신 장군이 단칼에 쪼갰다는 가운데가 '쩍' 갈라진 단석이 바로 옆에 있는 정상에 서면 경주의 최고봉답게 경주 시가지(우측 돌탑 뒤)와 선도산 남산 토함산 동대봉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반대편으론 백운산 고헌산 등 낙동정맥과 신불산 간월산 가지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주능선이 손에 잡힐 듯하다.





돔 형태의 인공지붕이 덮여 있는 국보 제199호인 신선사 마애불상군.


김유신 숨결 느껴지는 경주 최고봉
정상석 옆 반토막 난 1m 단석 눈길
신선사 국보 마애불상군 감탄 연발
백운산 고헌산 등 낙동정맥 한눈에




국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산 중에는 역사 속의 인물과 인연이 깊은 경우가 왕왕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구미 금오산과 야은 길재.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과 함께 고려말 삼은(三隱)으로 불리는 야은 길재는 조선이 건국되자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며 고향인 구미 금오산으로 내려와 후진 교육에 힘썼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로 시작되는 시조는 그가 초야에 묻혀 지내다 옛 도읍지 송도를 돌아보며 망국의 한을 읊은 노래이다.

의령의 진산 자굴산은 남명 조식을 떠오르게 한다. 말년엔 지리산 기슭으로 옮겨와 산천재를 짓고 후학을 양성했지만 28세 때 자굴산 명경대에서 글을 읽으며 뜻을 세웠다.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 덕주공주의 안타까운 전설이 서려있는 월악산이나 고려말 이성계에게 끝까지 저항하며 지조를 지킨 안동장군 이미숭의 절개가 흐르는 고령 미숭산 등도 같은 맥락이다.

산행팀이 이번에 소개하는 경주의 최고봉 단석산(斷石山·827m)은 김유신 장군과 인연이 깊다. 삼국사기 김유신열전에 따르면 김유신은 17세 때 삼국통일의 염원을 담고 단석산에서 수련하던 중 난승(難僧)으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아 단칼에 큰 바위를 쪼갰다. 실제로 단석산 정상에는 김유신이 칼로 베어냈다는 큰 바위가 있다.

산행은 경주 내남면 비지1리(학동마을) 구판장(또는 마을회관)~단석산 등산안내도~사곡지~절골~낙동정맥 주능선 사거리~단석산 갈림길~신선사 갈림길~신선사~통천문~헬기장~단석산 정상~갈림길~전망대~잇단 무덤~사거리(비지고개)~입암산·백석암 갈림길~입암산 정상~경주김씨묘~비지1리 구판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정도. 주능선으로 오르는 계곡길과 입암산 이후 하산길은 거의 개척 수준이라 길찾기가 까다롭다.

  
 

비지1리 구판장 앞에서 포장로를 따라 간다. 정면 '한 일(一)' 자 능선은 낙동정맥. 250m쯤 뒤 세 갈래길. 가운데로 향한다. 빛바랜 단석산 등산안내도를 지나 다리를 건너 100m쯤 가다 곡각지점에서 포장로를 버리고 우측 논 쪽으로 간다. 계속 직진하면 방주교회와 OK그린목장.

정면 절골못이라 불리는 사곡지의 둑을 기준으로 왼쪽 골짜기가 절골, 오른쪽이 화장골이다. 산행팀은 사곡지 좌측으로 절골을 택한다. 차츰 길이 좁아진다. 계류를 건너 오른 뒤 또 건넌다. 겨우내 얼었던 계곡물이 녹아 시원하게 흐른다. 이내 갈림길. 우측으로 계류를 건너 옛 농지였던 너른 터를 가로질러 파평 윤씨묘를 지난다. 묵은 길이라 낙엽이 수북하다.

이때부터 계곡을 따라 걷는다. 유량도 적고 묵은 길을 일일이 찾아 계류도 수 차례 건너야 하는 녹록지 않은 구간이다. 잡목을 헤치고 산딸기 등 가시나무를 뚫고 때론 산허리를 돈다.

이렇게 40여 분. 운지버섯이 가득 자란 쓰러진 고목을 지날 즈음 계곡도 그간 숨겨 놓은 와폭 등 절경을 하나씩 내놓는다. 멀게만 느껴지던 낙동정맥 능선이 어느새 눈앞에 와 있다.

점차 유량이 줄면서 발아래 계곡 쪽엔 과거 물을 가둔 흔적으로 추정되는 석축이 보인다. 사실상 계곡 막바지. 생각보다 긴 절골은 90분쯤 지나야 끝이난다. 집채만한 바위를 지나 마지막으로 계류를 건너 능선으로 치고 오른다. 이때 '반환점'이라 적힌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다. 곧 반듯한 등로를 만난다.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5분쯤 가면 낙동정맥 사거리. 왼쪽은 수의동 방주교회 백운산 고헌산. 산행팀은 우측으로 오른다. 7분 뒤 갈림길. 왼쪽은 땅고개 사룡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산행팀은 우측 단석산 방향으로 향한다. 단석산은 낙동정맥에서 약간 비켜나 있다.

이어지는 능선길. 좌측 저 멀리 숲 사이로 사룡산이 보인다. 10분 뒤 다시 갈림길. 직진하면 단석산 정상, 산행팀은 국보 제199호 마애불상군이 위치한 신선사를 둘러보기 위해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 길은 또한 단석산 산행의 대표적 들머리인 우중골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독립가옥 한 채를 지나 임도 수준의 제법 너른 길로 가다 보면 우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리본도 많이 걸려 있다. 신선사까지는 20분. 전체적으로 오름길이나 꼬불꼬불한 솔가리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다.

산모퉁이를 돌면 'ㄷ'자 모양의 거대 암벽을 덮고 있는 돔형태의 인공지붕이 눈길을 끈다. 신선사 마애불상군이다. 10m쯤 되는 각 암벽에, 그것도 1500여 년 전에 여래상 등 다양한 불상과 보살상을 새긴 선조들의 불심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신선사에서 정상까지는 대략 35분. 나무뿌리가 도처에 드러날 만큼 등로가 황폐해져 있다. 금정산이 연상된다. 통천문과 진달래터널, 그리고 헬기장을 잇따라 거친다.

마른 억새평원인 정상에는 크고 작은 바위와 돌탑이 널려 있고, 그 가운데 중심부가 쩍 갈라진 높이 1m쯤 되는 단석(斷石)이 정상석 바로 옆에 서 있다. 무엇보다 경주의 최고봉답게 조망이 빼어나다. 북동쪽으로 건천읍과 그 뒤로 구미산, 동쪽으로 경주시가지. 그 앞으로 선도산과 철탑이 서 있는 벽도산, 그 뒤로 근육질의 바위산인 남산의 금오봉과 고위봉 마석산 치술령 연화산이, 금오봉 뒤로 동대봉산 토함산 삼태봉이, 동대봉산 앞으로 보문단지도 확인된다. 남쪽으로 봉우리 셋이 나란한 백운산과 그 우측으로 영남알프스 고헌산과 문복산, 그 사이 뒤로 신불산과 간월산, 문복산 뒤로 억산 가지산 운문산이, 북서쪽으로 만봉산 석두봉이 보인다. 가히 산의 물결이다.

하산은 남동쪽으로 향한다. 100m쯤 뒤 갈림길. 왼쪽 선명한 길은 방내리 가는 길, 산행팀은 우로 간다. 5분 뒤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낙동정맥 상의 피라미드 건물인 방주교회와 OK그린목장, 그 뒤로 백운산과 고헌산이 손 앞에 잡힐 듯하다. 이어 만나는 전망대에선 정면의 입암산과 그 우측으로 들머리인 학동마을과 사곡지가 동시에 보인다.

오천 정씨묘를 지나면 갈림길. 우측은 절골 방향, 산행팀은 좌측으로 간다. 잇단 무덤과 송림길을 지나면 사거리. 왼쪽 방내리, 오른쪽은 비지리, 산행팀은 백석암 방향으로 간다. 15분 뒤 능선 갈림길에선 좌측 백석암 쪽 대신 우측 입암산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3분 뒤 입암산 정상. 스쳐가는 봉우리로 그 일대에서 제일 높다. 5분 뒤 다시 갈림길. 왼쪽 백석마을, 산행팀은 오른쪽 학동마을 쪽으로 내려선다.

아뿔싸! 이때부터 아예 길이 없다. 다만 능선길 우측이 학동마을이라는 큰 방향만 잡고 내려설 뿐이다. 수목 간격이 넓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다. 경사가 무척 가파른 쪽은 가급적 피하며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조심해서 내려선다. 리본을 아주 촘촘히 달아 놓았다. 35분쯤 정신없이 내려오면 경주 경씨묘를 끝으로 산을 벗어난다. 여기서 들머리 마을회관까지 10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우중골 코스 대신 비지리 원점회귀

단석산 산행의 90% 이상은 경북 경주시 건천읍 송선리 우중골에서 출발해 신선사 마애불상군을 보고 정상에 오른 뒤 진달래능선을 따라 가다 천주암를 거쳐 건천읍 방내리로 하산한다. 그 역으로도 가능하다. 이미 이 길을 소개한 산행팀은 이 산 반대편인 내남면 비지1리(학동)에서 단석산을 돌아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택했다.

단석산 코스에서 신선사를 빼면 '앙꼬없는 찐빵'. 해서 산행팀은 정상 직전 갈림길에서 20분쯤 걸리는 정상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신선사를 거쳐 정상으로 올라가는 75분쯤 걸리는 고행의 길을 택했다. 물론 체력이 부치면 정상으로 바로 가도 상관없음을 밝혀둔다.

김유신 장군은 단석산 이외에도 경주와 그 인근의 여러 산에서 수련을 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경주와 인접한 울주군 백운산 정상 아래 석굴에서도 수련을 했으며, 경주시내에 위치한 망산과 선도산에서도 말을 타고 훈련을 했다고 고향이 경주인 이창우 산행대장이 어린 시절 마을 어른들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단석산은 삼국통일 이전에는 동쪽 토함산, 서쪽 선도산, 남쪽 남산, 북쪽 소금강산과 함께 신라인들이 신성시해 오악(五岳) 중 중악(中岳)으로 모셔졌다.


# 교통편

- 노포동 터미널서 경주행 버스 10분 간격

  

노포동 종합터미널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4000원.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332번 버스를 타고 학동(비지1리)에서 내린다. 오전 6시56분, 8시24분, 10시37분. 35분 걸리며 1500원. 날머리 학동에서 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2시25분, 5시5분, 7시10분(막차)에 있다. 경주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5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경주IC~시청 시의회 좌회전~동국대 버스터미널 경주대학교 좌회전~건천 경주대학교 4번 좌회전~서천교 건너~무열왕릉 좌회전~무열왕릉~광명기사식당 앞 광명5길, 백석사 방향 좌회전(광명GS주유소 직전)~철길 건너 굴다리 통과~제1화천교~한미정공 화강서당 경주재일농산 방향~화천2교 건너자마자 갈림길서 오른쪽~경부고속철도 공사 구간~화천보건진료소, 경주초등 화천분교 잇따라 지나~제3화천교~내남면~비지 방향 오른쪽~학동마을 이정석~학동(비지) 버스정류장 앞 갈림길에서 오른쪽~비지1리 구판장(마을회관 및 경로회관) 순. 비지1리를 학동마을이라 부르는 이유는 버스정류장 옆 '숲속명상학교'가 옛 학동초등학교였기 때문이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50년 전통의 돼지 주물럭 전문 대정식육식당(055-271-7043). 들머리 둔덕에서 고속도로로 가는 도중 농협 대정지소 옆에 위치해 있다. 식육점을 겸업해 질이 좋은 삼겹살과 목살에 양파를 듬뿍 썰어 넣고 참기름과 간장 등으로 잘 무친 다음 다시 고추장에 버무린다. 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워 맛이 깔끔하다. 1인분 5000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728x90

728x90


여항산 정상으로 가는 암릉길에 서면 주변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암릉 끄트머리에 조망안내판과 정상석이 서 있다. 조망안내판 뒤로 서북산과 그 왼쪽으로 대부산이 뚜렷하다. 그 사이로 멀리 남해바다가 보인다.





마산시 진전면 여항산 들머리 입구에 위치한 폐광.


낙남정맥 한눈에 쏙~, 무아지경 전망
마산 진전면 들머리로 산길 개척
정상 암봉, 배의 돛 모습 연상
다소 거친 산길도 걷는 재미 더해
개설 8년된 풋풋한 등산로 매력
합성동터미널~부산행 막차 밤 10시30분




흔히 산줄기는 지자체간 경계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경계에 솟은 봉우리는 딱히 어느 한 곳에 속한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것이 해당 지자체 간 불문율이다.

하지만 최근 울주군이 이러한 불문율을 어겨 화를 자초하고 있다. 울주군은 이웃한 밀양 및 양산과 아무런 협의없이 가지·재약·천황·영축산을 '울주 7봉'이라 명명, 자기네 산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밀양과 양산시가 강력 반발하는 것은 당연지사. 향후 어떤 식으로 결과가 도출될 지 모르겠으나 산행팀이 봐도 지금의 이런 수순은 이미 오래 전 불보듯 뻔했는데 울주군이 왜 이런 무리수를 둬 가며 강행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예외없는 규칙은 없는 법. 지자체 간 경계를 이루지만 어느 한 지자체의 산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경우도 왕왕 있다. 비근한 예가 바로 청도와 경산의 경계에 위치한 대왕산이다.

이 곳에는 경산에서 세운 정상석과 일제 강점기 때 경산 남산면민의 항일 투쟁을 기념한 '항일 대왕산 죽창의거 전적비'가 경산 쪽을 바라보고 서 있다. 산 너머 있어 보이지도 않는 청도 땅보다 발아래 경산 쪽 남산면의 여섯 개 자연부락이 선명하게 눈으로 확인된다.

함안과 마산의 경계에 위치한 여항산(770m)도 같은 맥락이다. 마산과 인접한, 여항산이 소속된 함안의 면(面) 이름이 '여항'인 데다 '여항'이라 명명된 사연도 설득력이 있다.

  


조선 선조 때 함주도호부사(현 함안군수)로 부임한 정구는 함안은 남고북저라 풍수지리적으로 나라를 배반할 기운이 있어 최남단에 위치한 이 산에 '배 여(艅)' 자와 '배 항(航)' 자를 붙여 여항산이라 명명했다. 배가 닿는 포구를 뜻하게 해 실제 지형은 높지만 이름을 통해 지형을 낮추었다. 대신 함안의 정북에 위치한 지역을 '산을 대신한다'는 의미인 대산(代山)이라고 명명해 지형을 높여 풍수지리상의 균형을 맞추었다.

산꼭대기를 보고 포구를 연상해 이름을 붙이고, 평지를 산으로 바꿔 불경스런 땅을 보통의 땅으로 바꾼 선인들의 지혜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이 때문인지 여항산 정상의 암봉은 배의 돛을 닮았다고 전해온다.

이쯤 되면 여항산을 함안의 산이라 해도 크게 무리는 없으리라. 해서 지금까지 여항산 산행은 십중팔구 여항면 주서리 좌촌마을이 주 들머리였다. 이미 함안 쪽 기존 코스를 모두 소개한 산행팀은 이번엔 함안 여항면과 인접한 마산 진전면에서 여항산으로 오르는 원점회귀 산길을 개척했다.

산행은 진전면 여양리 둔덕마을회관~등산로 안내판~폐광~쉼터~헬기장~여항산 정상~기암절벽(우회로)~헬기장~서북산 갈림길~잇단 전망대~두부바위·의자바위~향나무숲길~558봉~질매재~독립민가~옥방마을~둔덕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30분 정도. 산길은 다소 거칠고 묵었지만 그렇다고 근접 못할 산은 결코 아니다.



둔덕마을회관에서 개울을 따라 포장로로 오르면 이내 여항산 등산안내판. 계곡을 따라 150m쯤 오르면 좌측에 폐동(銅)광이 보이며, 그 폐광 입구 왼쪽 대숲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본격 들머리다.

전체적으로 된비알이지만 못오를만큼 힘들지는 않다. 우측으로 보이는 능선이 곧 오를 낙남정맥길. 등로 주변에는 공룡발자국 화석이 흔히 발견되는 수평층의, 일명 책바위들이 널려 있다. 25분 뒤 너른 쉼터. 이장한 묘지 터다. 바로 옆에는 네댓 그루의 운치있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쉼터바위를 에워싸고 있다.

푹신푹신한 솔가리길.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오름길로 접어든다. 10여 분 뒤 주능선이 코 앞이다. 11시 방향은 푹 꺼진 미산령, 1시 방향 기암절벽이 여항산 정상인 듯하다.

밧줄에 의지하며 진달래터널을 오르면 주능선인 헬기장에 닿는다. 함안군이 세운 산불조심 깃발이 펄럭인다. 왼쪽은 미산령, 산행팀은 우측 서북산 여항산 방향으로 간다. 여항산은 불과 200m 거리지만 절반이 암릉구간이다. 워낙 전망이 빼어나 조망 안내판이 서 있다. 서북 봉화 광려 무학 천주산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과 정상석 마주보는 방향으로 진주 월아산과 장군대산, 그 우측 뒤로 지리산도 확인된다. 서북산 우측으로 적석산 깃대봉이, 미산령 방향으론 오곡재 오봉산 괘방산 방어산 자굴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가히 황홀한 전망대다.

암릉길로 직진 가능하지만 취재 당일 바람이 심하게 불어 산행팀은 약간 되돌아가 우회로로 하산했다. 이어 10여 m쯤 되는 바위 틈새 절벽을 밧줄에 의지해 내려오니 이번엔 엄청난 규모의 기암절벽. 추락사고 위험이 있다는 안내판이 서 있어 왼쪽으로 우회한다. 정면 돌파한 이창우 대장은 안내판만큼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고 한다.

또 다시 헬기장을 지나면 갈림길. 통상 왼쪽은 서북산 가는 낙남정맥길이지만 산행팀은 이 길로 올랐다. 멋진 전망대가 바로 기다리기 때문이다. 왼쪽으로 서북산 가는 갈림길이 보이지만 무시하고 전망대에서 주변 산세를 감상한 후 왔던 길로 10m쯤 되돌아 나와 왼쪽으로 내려서면 갈림길 우측길과 곧 만난다. 참고하시길.

  

이후 잇단 전망대를 지나면서 능선이 우측으로 휜다. 인적이 드문 산길은 거칠고 묵었지만 정감은 더욱 더 간다. 등로 왼쪽 3, 4m 지점에 두부처럼 갈라진 바위가 있고, 그 왼쪽 끄트머리에는 의자바위가 눈길을 끈다. 이 구간은 산길이 바위 틈새로 숨어있어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조림한 듯한 향나무숲터널도 지난다. 평암리 양지마을 쪽 탈출로도 만나지만 원점회귀를 위해 직진한다. 이때부터 굴곡이 심한 능선길이지만 사실 길이 없어 개척해 나가는 수준이다. 20여 분 오르락내리락하니 마침내 무명봉의 정점인 558봉. 여기서 우로 능선을 타고 바위 틈새를 비집고 잡풀을 헤치고 내려선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어느 순간 나무를 벤 흔적이 곳곳에 미미하게 발견돼 가만히 따라가보니 등산로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15분쯤 뒤 조그만 공덕탑을 만나고, 다시 10분 뒤 등로 우측 숲 사이로 마을이 보인다. 사실상 산행 막바지다.

마침내 푹 꺼진 안부, 일명 질매재다. 방법은 두 가지.

정면의 낮은 봉우리로 올라 우측으로 하산할 수 있으며, 또 하나는 질매재에서 바로 우측으로 산허리를 타고 내려선다. 후자는 도중 산길이 사라져 개척을 하다시피 해서 결국 옥방마을 독립가옥에서 만난다. 길건너 본 마을인 옥방마을에선 이 곳을 논실이라 부른다. 여기서 들머리 둔덕마을까지는 35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산행팀이 마산시 진전면 여항리 둔덕마을에서 오른 여항산 등산로는 지난 1999년 1~2월 700명이 동원된 공공근로사업의 일환으로 정비됐다. 개설된 지 햇수로 8년 밖에 안된 등산로이다. 그 만큼 알려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암봉으로 이뤄진 여항산은 갓의 윗부분을 닮아 갓봉우리 또는 갓더미산으로 불린다.

한편으로 갓대미산으로 통칭된다. 그 사연이 재밌다.

여항산과 서북산은 한국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으로 아군과 인민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당시 미군들은 이 여항산 정상 쪽으로만 오르면 싸늘하게 주검이 돼 내려왔다. 해서 미군들은 항상 여항산을 향해 'God demn!'을 외쳐돼 결국 '갓대미산'으로 불리게 됐단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50년 전통의 돼지 주물럭 전문 대정식육식당(055-271-7043). 들머리 둔덕에서 고속도로로 가는 도중 농협 대정지소 옆에 위치해 있다. 식육점을 겸업해 질이 좋은 삼겹살과 목살에 양파를 듬뿍 썰어 넣고 참기름과 간장 등으로 잘 무친 다음 다시 고추장에 버무린다. 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워 맛이 깔끔하다. 1인분 5000원.

대정식육식당에서 차로 1분 거리에는 양촌온천이 있다. 이곳 온천수는 부드러운 데다 미네랄이 풍부해 마산 인근에선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온천은 5개. 어딜 가나 큰 차이는 없다.


# 교통편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마산 합성동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7~8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3300원. 합성동 터미널에서 마산역까지는 걸어서 대략 15분이며, 택시를 이용하면 기본 요금. 마산역 앞에서 76번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인 둔덕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8시, 11시15분에 있다. 1000원. 날머리 둔덕에서 76번 버스를 타고 마산역 앞에서 내린다. 오후 4시10분, 7시40분. 합성동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10시3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진성IC~마산 2번 국도 좌회전~경남수목원 입구~마산 통영 우회전~마산시 진전면~발산재~대정 1029번~의산 대정 좌회전~굴다리 통과~미천마을~군북 여양리~의산보건소~옥방마을~들담마을~둔덕마을회관 순. 또는 남해고속도로 마산 창원 방향~마산TG~서마산IC로 나와 시청 통영 고성 진동 방향으로 가다 진주 문산 방향 우회전~봉암교차로 대정 1029번 우회전~대정삼거리~미천마을 순으로 가도 된다. 후자가 거리 상으로 훨씬 가깝고 도로비도 저렴하지만 시간이 약간 더 걸리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http://yahoe.tistory.com

 






728x90

728x90


은수고개에 앞서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하면서도 위엄있는 천성산의 산세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정면 가장 높은 지점이 군부대가 주둔한 주봉이며 사진 상으로 보이지 않지만 주봉 좌측으로 금정산, 우측으로 영축산 등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에 뚜렷하게 확인된다.


사적 제 94호 신기리고분군.

주옥같은 숨은 산길로 새 봄맞이 '워밍업'
신기리고분으로 이어지는 하산길
고향 뒷동산 오솔길 연상돼 감탄
금정산 영남알프스 동해도 한눈에




평상시엔 뜸하다 특정 시기가 되면 산꾼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산이 있다. 여름 계곡산행으로 유명한 구만산, 진달래 동산 천주산 비음산, 눈꽃 천국 태백산 등이 대표적 예다.

시기와 상관 없이 독특한 매력으로 산꾼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산도 있다. 간월산의 공룡능선이나 거제 망산의 환상적인 조망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럼, 양산 천성산은 어느 범주에 속할까. 기자는 아마도 천성산을 모든 것을 갖춘,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다재다능한 재주꾼으로 부르고 싶다.

우선 계곡. 내원사 계곡은 부울경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 일명 소금강으로 불린다. 반대편 무지개 폭포가 걸려 있는 어영골 또한 지명도에선 뒤지지만 경관 면에서 손색이 없다.

공룡능선도 빼놓을 수 없다. 간월 공룡이나 신불 공룡에 비해 기암절벽이 훨씬 험난한 데다 규모 또한 한 수 위라 세 공룡능선 중 가장 많은 산꾼들로 넘쳐난다.

화엄벌의 철쭉과 억새 또한 봄 가을에 각각 산꾼들을 끌어 모은다. 화엄벌은 1999년 고산습지라는 사실이 밝혀져 2002년 환경부로부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의미있는 곳이기도 하다.

원효대사가 1000명의 당나라 승려에게 화엄경을 설파, 모두 성인으로 이끌었다는 설화가 서린 천성산(千聖山)에는 원효가 창건한 천년고찰 내원사 원효암 미타암 등 20개 가까운 암자들이 불국토를 이루고 있어 기도를 겸한 산꾼들의 발걸음이 사시사철 이어진다.

산행팀은 천성산의 숨은 매력을 이참에 하나 더 추가하려 한다. 주옥같은 숨은 산길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산의 대부분을 훑었다고 자부하는 산행팀도 하산길에 처음 밟아본 이 등로는 고향 뒷동산 오솔길이 떠오르는 마냥 걷고 싶은 호젓한 산길이다. 천성산에서 낙동정맥길인 금정산으로 이어지는 산길 대신 양산 신기리 고분군으로 연결되는 이 부드러운 오솔길은 저 만치 다가운 새 봄을 맞아 워밍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산행은 웅상읍 소주리 천성리버타운(옛 장백아파트) 앞 버스정류장~백동마을~돌마루(식당)~미타암 주차장~미타암~임도~은수고개~천성산 정상(922m·군부대) 앞 갈림길~철조망길~군작전도로~원효암 갈림길~720봉~작전도로~옛 공군부대~철조망길~578봉(두 번째 벤치 앞 갈림길)~성황산(331m·신기산성(비석))~성황사~신기리고분군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정도. 갈림길이 많아 길찾기에 유의해야 한다.

천성리버타운 앞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길을 건너 왼쪽 모퉁이에 위치한 '리버호프'를 끼고 우측 포장로를 따라 간다. 백동마을을 거쳐 '돌마루'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20분쯤 가면 '돌마루' 주차장을 지나 옥청정사(미타암)·원적암 갈림길. 옥청정사 쪽으로 80m쯤 오르면 우측에 '미타암 등산로'로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본격 들머리다. 솔가리가 부드러운 송림길이다. 20분 뒤 미타암 주차장. 막걸리 등을 파는 포장마차가 눈에 띈다. 여기서 미타암까지는 700m로 대략 20분. 미타암은 국내 몇 안되는 관음기도도량 중 하나로 동해바다와 대운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동굴 안에 모셔진 보물 제998호 아미타불입상은 빠뜨리지 말자.

이어지는 등산로는 절 입구에서 왼쪽 방향. 산죽길을 지나면 너른 터로, 정면의 807봉 안부다. 직진한다. 철쭉 자생보호지역을 지나면 임도. 가로질러 산으로 오른다. 이정표로는 '천성산·화엄벌' 방향이다.

잇단 갈림길에선 한 번은 우로, 다음엔 왼쪽 은수고개 방향으로 간다. 곧 천성산 주봉이 보이는 기가 막힌 전망대에 선다. 넉넉하면서도 위엄있는 산세를 실감할 수 있다. 주봉 왼쪽으로 금정산 철마산 장산, 오른쪽으로 저 멀리 영축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이 펼쳐진다. 화엄벌은 정면 주능선 뒤쪽에 위치해 있다.

5분 뒤 은수고개. 삼거리다. 오른쪽은 내원사·천성산2봉. 산행팀은 왼쪽 주봉(이정표엔 1봉)으로 간다. 이때부터 영축산 정족산 쪽에서 내려오는 낙동정맥길이다.

억새 오름길이다. 한 굽이 오르면 편평한 억새길이 기다린다. 좌우엔 산의 물결이 출렁인다. 곧 정상 앞 갈림길. '화엄늪 습지보호구역' 안내판이 서 있다. 우측은 홍룡사, 산행팀은 좌측 원효암 방향으로 간다. 알다시피 천성산 정상은 공군부대로 일반인 출입금지구역. 또한 지뢰 매설지역이라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다.

  

내리막길이다. 곧 갈림길. 왼쪽 무지개 폭포 대신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군작전도로. 포장로다. 7분 뒤 전봇대(제2가압장)를 지나자마자 곡각지에서 다시 숲으로 향한다. 3분 뒤 원효암 갈림길. 원효암은 우측으로 5분, 좌측으로 내려서면 주차장. 정면 큰 소나무쪽으로 올라선다. 이내 작전도로. 여기서 150m쯤 뒤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20m쯤 뒤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오른다. 뒤돌아보면 원효암과 방금 지나온 봉우리가 한눈에 보인다. 곧 720봉이자 갈림길. 정면으로 대운산 시명산 등 기장 쪽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왼쪽은 덕계, 산행팀은 오른쪽 낙동정맥길로 내려선다. 다시 작전도로. 6분쯤 가면 옛 공군부대. 볼록거울을 지나자마자 왼쪽 산길로 내려선다. 30분쯤 철조망을 따라간다. 이후부턴 보석같은 산길이 이어진다. 쉬어가라고 벤치도 놓여 있다. 두 번째 벤치 앞에서 갈림길. 길찾기에 유의할 지점이다. 좌측은 다람쥐캠프·금정산·낙동정맥. 산행팀은 우측 신기산성 방향으로 간다. 예상치 못한 주옥같은 산길이라 동행한 산꾼들은 이구동성으로 감탄해 마지 않는다. 마치 산속 암자 주변 스님들의 산책로를 연상시키듯 굴곡이 가미된 아주 부드러운 길이다.

1시간쯤 뒤 '천성산'이라 적힌 이정표 앞 갈림길. 산행팀은 신기산성을 거쳐 신기리고분으로 하산하기 위해 우측으로 올라선다. 한 굽이 올라서면 이내 331봉인 정상. 성황산이다. 정상석 대신 '신기리산성'이란 비석이 서 있다. 숲 사이로 양산천과 양산종합경기장 등 양산시내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산행 막바지. 2분 뒤 성황사(城隍祠). 바로 앞에는 '양산 신기리산성' 안내판이 서 있다. 이에 따르면 신기리산성을 성황산성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지만 산길로만 걸으면 성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다시 갈림길. 성인 키 정도의 스테인리스 야등(夜燈)이 서 있다. 왼쪽은 양산대 및 해강아파트,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10분 뒤의 갈림길에서도 우측으로 간다. 여기서 12분 뒤 날머리인 신기리고분군에 닿는다. 무덤이 그렇듯 황량함 속에 늘푸른 소나무 몇 그루만이 객을 맞는다.



# 떠나기전에

- 산행 도중 문화재 관람은 덤

  


이번 산행에선 적지 않은 문화재도 관람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산행 초반에 만나는 미타암은 운문사 사리암 등과 함께 기도 효험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곳은 신라 문성왕비가 100일 기도 후 몸이 나아 특히 몸이 아픈 사람이 많이 찾는다. 인공을 가미한 듯한 자연석굴 안에 안치된 보물 제 998호 아미타불입상은 불상 양식과 수법 면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원효암은 원효암 갈림길에서 5분 정도 임도로 올라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반드시 찾아보자. 우선 차고 앉은 터가 절묘하다. 관음바위 거북바위 호법신장바위 천광약사여래바위 등이 병풍처럼 감싸안고 있으며 남으로 금정산 고당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법당 왼쪽 측면 석벽에는 마애아미타삼존불이 새겨져 있다.

산행 말미의 성황사는 왕건이 고려를 세울 때 적극 도운 양산호족 김인훈의 사당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학계의 고증을 받지 못했다.

날머리의 신기리고분군은 얕은 계곡의 건너편에 위치한 북정동고분군(사적 제 93호)과 함께 양산을 대표하는 초기 삼국시대의 주요한 고분. 특히 북정동고분군 부부총에선 금동관 등 국보급 유물 800여 점이 출토돼 현재 일본 도쿄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양산시민단체들이 범시민 환수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 교통편

- 노포동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버스 이용

지하철 1호선 종점 노포동역 1번 출구로 나와 노포동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247번 좌석버스를 타고 양산 웅상읍 소주리 천성리버타운(옛 장백아파트) 앞에서 내린다. 1500원. 기존 2000 2200번 버스는 오늘부터 노선이 폐지된다.

날머리 신기리고분군에서 직진, '가을농산' 앞에서 우측으로 간다. '메트로마트'를 지나 편의점인 '미니스탑'에서 32, 32-1, 128번 등을 타고 양산터미널에서 내린다. 부산행 버스는 10~15분마다 출발하며 막차는 밤 10시30분. 롯데백화점 동래점 앞이 종점이다. 1600원.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22년 전통의 아랑장어구이(055-355-3895). 밀양IC에서 들머리로 가는 도중 국도변에 위치해 있다. 밀양IC에서 정확히 3.7㎞ 떨어져 있다. 주메뉴는 장어정식. 수수전 게장 등 무려 28가지의 반찬에 놀라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장어맛에 감탄한다. 초벌구이로 기름을 뺀 후 양념을 무려 4번이나 발라 특유의 맛을 낸다. 김해 마산 양산 대구 청도 등의 단골들만 주로 찾으며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을 정도다. 1만7000원.
728x90

728x90


이장한 듯한 묘지터인 539봉을 지나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암봉(왼쪽)과 소천봉이 '한 일(一)' 자 능선을 그으며 내달리고 있다. 소천봉 아래 하산길인 음지마을이 우측 하단 소나무 뒤로 보인다.





영남알프스의 숨은 전망대
밀양의 산치곤 덜 알려졌지만
산세·조망은 그야말로 '환상'




맑은 공기를 마시며 도심에서 받았던 온갖 스트레스를 풀러 산을 찾았건만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은지. 한적해야 될 산이 시골 5일장처럼 북적인다. 진정한 산꾼들이라면 이심전심으로 서로 배려를 해 별 문제는 없을 터이지만 문제는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장쾌한 조망에 반해 잔잔한 미소 같은 내적 희열로 만족해야 될 상황이 과잉 액션으로 발산돼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법. 그렇다고 산을 끊을 수야 없지 않은가.

하여, 애오라지 산꾼들은 또 다시 오염이 덜 된 한적한 오지의 산을 갈구하며 찾아 나선다.

대간이나 정맥 종주를 끝낸 산꾼들이 여기서 한 번 더 갈래를 치고 나온,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기맥이나 지맥을 찾아 나서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 산행지는 영남알프스의 서쪽 언저리에 똬리를 틀고 있는 밀양 용암봉~소천봉.

  
 

낙동정맥 가지산에서 갈라져 나와 운문 억산 구만 중산 낙화 보두 비학산을 거쳐 밀양강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운문지맥의 중간쯤 되는 부분에 위치해 있다.

밀양의 산임에도 지명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굴곡과 수려한 산세, 그리고 곳곳에서 펼쳐지는 환상적 조망은 겨우내 움추렸던 근교산꾼들을 다시 산으로 불러모으는 데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산행은 상동면 신곡리 양지마을~인동장씨묘~김해김씨묘~539봉(종지봉·이장한 묘지 터)~암릉길~오치령 육화산 갈림길~신(新)오치고개~밀성박씨·경주최씨묘~통천문(침니바위)~용암봉(686m)~소천봉(632m)~잇단 무덤~신곡리 교회(음지마을)~양지마을.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40분 정도며 난이도는 보통이다.

  

신곡리 마을회관, '신곡리 양지마을' 이정석을 잇따라 지나 다리(신곡천)를 건너면 갈림길. 좌로 가면 다시 갈림길. 역시 왼쪽으로 100m쯤 가면 또 갈림길. 이번엔 '산림조합현장'이라 적힌 이정표가 가르키는 우로 간다. 마을 당산나무를 지나자마자 다시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대숲을 지나면 이내 갈림길. 차량 차단기가 보이는 정면 대신 석축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들머리로 향하는 능선갈림길. 이제서야 오른쪽 산으로 향한다. 등로는 약간 희미하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확인하고 오를 만큼 방치돼 있지는 않다. 더군다나 거의 외길이라 걱정할 염려는 없다.

처음부터 된비알이 기다린다. 인동장씨묘쯤 한번 주춤 하더니 15분 정도 거의 사람의 혼을 뺄 정도로 오르막이 심하다. 이후부턴 경사가 덜할 뿐 그래도 여전히 오름길이다. 그 정점은 양지바른 곳의 김해김씨묘.

이제 송림길이 이어진다. 우측으로 향후 오를 용암, 소천봉이 보인다. 크게 봐서 시계 방향으로 걷고 있는 셈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산행팀이 걷고 있는 산길과 용암 소천봉으로 이어지며 신곡리를 감싸고 있는 산세가 여성의 성기를 빼닮아 여근곡(女根谷)으로 불러도 될 성 싶다.

솔가리와 낙엽이 반복되는 오름길은 한동안 이어지다 첫 봉우리인 539봉에서 숨고르기를 한다. 들머리에서 65분. 이장한 묘지터인 이곳은 하산 후 마을주민들로부터 '종지봉'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올라온 방향으로 보면 동창천 뒤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그 뒤로 옥교산 종남산 우령산 등 밀양의 산이, 소나무 우측으로 화악산 남산 오례산성 원정산 대남바위산 용당산 비룡산 통례산 등 청도 쪽 산이 확인된다. 20m쯤 더 가면 우측 시야가 트인 곳에서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좌측엔 코 앞의 육화산을 비롯 그 뒤로 구만산, 그 우측으로 운문산 백운산 정승봉 천황산 재약산 향로산이 보인다. 산기슭의 계단식 논은 마치 깊게 패인 촌로의 주름을 연상시킨다.

이제부턴 능선길. 낙엽길과 송림터널을 반복한다. 20분 뒤 암릉길도 만난다.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전망대다. 10여 분 뒤 집채만한 바위가 앞을 막는다. 에돌아 가는 길도 있지만 잠시 올라보니 사방팔방 훤히 펼쳐지는 최고의 전망대가 기다린다. 그간 숨어 있던 북암산 억산 범봉 사자봉 수리봉과 구천산 정각산과 가지산의 뾰족봉, 그리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오치령 고갯길 등 영남알프스의 주봉과 언저리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창우 대장도 "이처럼 완벽한 전망대는 좀처럼 보기 드물다"고 한마디 곁들인다.

눈앞의 봉우리는 무명봉이지만 산세로 봐서 구만산 육화산을 거쳐 운문지맥과 만나는 의미있는 봉우리. 실제로 봉우리를 내려서면 '오치령 육화산'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이를 알리듯 주변에 리본이 많이 걸려 있고 산길 또한 또렷하다. 또 하나의 낮은 봉우리(536봉)를 넘으면 등로 좌우에 임도가 눈에 띄고 이내 고개에 닿는다. 오치령과 상동면 신곡리를 잇는 임도가 생기면서 생긴 고개로 흔히 오치고개라 부르고 있지만 기존의 오치령과 구분을 짓기 위해선 '신오치고개'라 부르는 것이 합당할 듯 싶다.

임도를 건너 바로 산으로 오른다. 작은 봉우리를 살짝 넘고 밀성박씨 및 경주최씨묘를 지난다. 이때부터 크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10분쯤 뒤 뜸하던 바위군. 처음엔 농짝 크기에서 점차 집채만한 바위도 만난다. 한 전망대에선 산내면소재지 송백과 앞서 봤던 밀양 쪽 봉우리 외에 승학산 금오산 구천산과 원동 토곡산도 확인된다.

잇단 암릉과 암봉을 지나 일명 통천문이라 불리는 바위틈새 길을 통과하면 이내 용암봉 정상. 오래 전엔 헬기장이었지만 지금은 소나무숲이어서 조망이 없다. 발아래 보도블록만이 이를 확인해줄 뿐이다.

직진하면 백암봉 중산 낙화 보두 비학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길, 산행팀은 오른쪽 정면에 소천봉으로 향한다. 정면 바로 보이는 봉우리가 소천봉이다. 40분 걸린다. 조그만 돌탑 이외에는 정상이라고 인식할 어떠한 지형지물이 없다. 조망은 없다.

하산길은 좁다란 비탈길. 오랫동안 간벌을 하지 않은 죽음의 송림길이 기다린다. 이를 알려주듯 소나무마다 무수히 많은 송방울이 매달려 있다.

또렷한 길은 없지만 크게 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서자. 국제신문 리본을 촘촘히 묶어놨다. 40분쯤 뒤 길다운 길이 비로소 눈에 띄고, 여기서 5분이면 산을 벗어난다. 신곡리교회가 위치한 음지마을이다. 저 멀리 건너편이 들머리 양지마을이다. 두 마을은 10여 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정상 안내판, 노장 산꾼의 열정

용암봉 정상에는 정상석 대신 '운문지맥/용암봉 686m/준·희'라고 적힌 조그만 스테인리스판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명산이건 근교산이건 산깨나 탄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겠지만 이처럼 고마운 일을 한 주인공은 국제신문 제2대 산행대장을 역임한 최남준(66) 씨. 그는 '그대와 가고 싶은 산, 준·희'라는 오렌지색 리본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 대장은 한창 땐 건건산악회를 이끌고 1대간 9정맥을 주파하며 지역 산악계에 종주 산행의 붐을 불러 일으켰고 최근 타개한 후배 산악인과 함께 사비를 들여 금정산과 백두대간길의 조령산 깃대봉 등 10여 곳에 약수터를 조성한 산사나이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는 법. 그도 오랜 산행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무릎이 안좋아져 장시간 산행을 할 수 없다. 대신 3, 4시간 걸리는 정상석이 없는 근교산을 찾아 이정석 대신 이처럼 조그만 팻말형 안내판을 걸어두고 있다.

현재 160여 개 달았으며 이 작업은 다리에 힘이 소진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22년 전통의 아랑장어구이(055-355-3895). 밀양IC에서 들머리로 가는 도중 국도변에 위치해 있다. 밀양IC에서 정확히 3.7㎞ 떨어져 있다. 주메뉴는 장어정식. 수수전 게장 등 무려 28가지의 반찬에 놀라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장어맛에 감탄한다. 초벌구이로 기름을 뺀 후 양념을 무려 4번이나 발라 특유의 맛을 낸다. 김해 마산 양산 대구 청도 등의 단골들만 주로 찾으며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을 정도다. 1만7000원.



  

# 교통편
밀양터미널에서 신곡리행 버스 이용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밀양 청도 24번~긴늪사거리에서 대구 청도 25번 우회전~상동면 안내판~상동면사무소 지나~신곡 고정 1077번 직진~매화 신곡 1077번 직진~신곡리 마을회관 지나자마자~신곡리 양지마을 이정석 순. 마을회관이나 다리 근처에 주차가능.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5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신곡리행 버스는 오전 8시50분, 10시50분에 있다. 부산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상동역(옛 유천역)에서 내린다. 오전 7시50분 단 한 차례 있다. 상동역 도착 시각은 8시47분. 4200원. 상동역 건너편 상동파출소 앞에서 신곡리행 버스는 오전 9시5분, 10시55분에 출발한다.

신곡리에서 밀양행 시내버스는 오후 4시, 5시40분, 7시20분에 있다. 이 버스는 도중 상동역 앞에서도 정차한다. 상동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오후 4시53분, 7시57분에 있다. 밀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시 정각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40년 전통의 서보매운탕(054-532-5978). 메기매운탕이 주 메뉴이다. 토란대를 듬뿍 넣고 조청이 많이 함유된 고추장을 풀어 걸쭉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고추장은 5년 전 특허를 낼 정도로 맛이 일품이다. 남장사에서 1㎞ 떨어져 있다.

728x90

728x90





관음암 목각탱



남장마을 곶감 건조대


자전거박물관



서보매운탕 메기매운탕

아이코! 산행이 3시간도 안 걸리네
아차차! 사찰이 '불교미술 寶庫'라지
아쉬워? 산밑 맛집이 기다려




때론 산만 타고 그냥 발길을 돌리려면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여느 산에서도 쉽게 해후할 수 있는 산길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그런 산은 더욱 그렇다. 마치 큰 볼일을 본 후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지 못했을 때의 그런 기분 말이다.

산행 시간이 약간 모자란다는 느낌이 들 때도 마찬가지다. 조그만 봉우리 하나 정도는 그래도 오를 수 있는 체력이 남았건만 벌써 나목 사이로 시골마을이나 도로가 보일 때의 그 섭섭함이란.

이럴 경우 해당 지자체의 유명 관광지나 그 고장만의 향토 맛집이 산 밑에 기다리고 있으면 사정은 달라진다. 상주 노음산이 그렇다.

연악(淵岳) 갑장산, 석악(石岳) 천봉산과 더불어 '상산(商山·상주의 옛 이름) 삼악(三岳)'으로 불리는 노악(露岳) 노음산(729m).

한 바퀴를 돌아도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이 산 기슭에는 천년고찰 남장사와 국내 최고의 곶감 산지인 남장마을, 그리고 자전거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산행 시간이 짧아도 전혀 섭섭지 않은 이유이다.

산행은 남원동 남장리 석장승~주능선~옥녀봉 삼거리~옥녀봉~북장사 갈림길~잇단 쇠사다리~노음산~전망대~중궁암~관음암~남장사~남장사 주차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2시간50분 남짓하지만 식사 및 휴식, 그리고 사찰 탐방까지 포함한다면 4시간30분 이상은 될 듯하다. 한마디로 답사를 겸한 산행이다.

  

전체적으로 산행은 힘들지 않으며 정상 직전 만나는 암릉에서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들머리는 남장사 석장승. 절 입구 주차장에서 200m쯤 떨어진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도로 건너편엔 남장지라는 저수지가 있다.

석장승은 1m86㎝로 적지 않은 키에 부리부리하면서도 한쪽으로 치켜 올라간 왕방울 눈, 코주부를 연상시키는 뭉툭한 코, 송곳니가 양쪽으로 삐져나온 입으로 애써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되레 웃음이 배여 나온다. 잡귀의 출입을 막는 절의 수문장으로 제격이다 싶다.

상주산악회가 세운 목판 산행안내도를 잠시 살펴본 후 석장승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향한다. 솔가리와 낙엽이 뒤섞인 평범한 산길이다. 등로와 나란히 달리는 물골의 계류는 한겨울 가뭄으로 바싹 말라 있다.

몇 차례 물 마른 계곡을 가로질러 힘겹게 한 굽이를 오르면 능선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23분. 살을 에는 골바람이 아주 드세다. 플래카드 하나가 눈길을 끈다. '요산낙선(樂山樂善) 천하지대약(天下之大藥)'. '산을 사랑하고 착하게 사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이다'.

우측 송림으로 향한다. 3분 뒤 무덤 앞 갈림길에선 다시 오른쪽으로 간다. 점차 등로는 좁아지고 경사는 심해진다. 일순간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며 상주의 3대 명산 중 하나인 천봉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꼭대기에 거북을 닮은 기암이 얹혀 있는 집채만한 바위를 우로 에돌아 '갈 지(之)'자 낙엽융단 된비알을 10분쯤 오르면 옥녀봉 삼거리. 왼쪽은 노음산의 또 다른 들머리인 훼나무골(고향산천휴게소)로 가는 길, 산행팀은 우측 낙엽길로 향한다. 4분쯤 오르면 등로 우측에 조그만 바위가 서 있다. 주변에서 제일 높은 지점으로, 옥녀봉(620m) 정상이다. 노음산이 이제 나목 사이로 보인다.

산길은 잠시 내려섰다 다시 올라선다. 남성용 소변기를 연상시키는, 실제 높이도 엇비슷한 독특한 모양의 나목 두 그루를 잇따라 지나면 북장사 갈림길. 북장사는 남장사와 함께 노음사가 품은 '상주 4장사(四長寺)'중 하나로 파랑새의 전설을 간직한 보물 제 1278호 영산괘불로 유명한 사찰이다. 나머지 둘은 상주의 안산(案山)인 갑장산에 위치한 갑장사와 지금은 터만 남은 승장사가 그것이다.

직진한다. 뿌리째 쓰러진 큰 나무를 통과하면 그리 길지는 않지만 암릉길이 기다린다.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쇠사다리와 밧줄이 준비돼 있지만 긴장할 정도는 아니다. 좌우 양쪽이 수 십 길 낭떠러지인 암릉길 왼쪽엔 북장사와 저 멀리 속리산이, 오른쪽 발 아래엔 남장사가 동시에 목격된다. 조금 더 가면 관음사도 보이고 상주 시내 뒤로 갑장산도 확인된다.

정상은 북장사 갈림길에서 20여 분. 조망은 좋지 않지만 앞선 암릉길에서 원 없이 봤기에 불만은 없다. 대신 낙락장송 한 그루와 상주시가 세운 상세한 설명을 곁들인 정상비석이 눈길을 끈다.

하산은 직진. 급내리막에 등로가 얼어 있어 유의해야 한다. 8분 뒤 다시 낙엽융단길. 곧 등로 우측에 전망대. 남장사와 관음암, 상주 시내가 펼쳐보이며 쉬어가기 안성맞춤인 지점이다.

10여 분 뒤 플래카드 앞 갈림길. 리본이 제법 눈에 띄는 우측으로 향한다. 지그재그 산길이 정겹다. 이후 등로 좌측에 '등산로'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이면 곧바로 왼쪽으로 간다. 100m쯤 뒤 중궁암. 조선 후기 노음산 지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건립한 남장사의 산내 암자로 갑장산이 정면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되돌아 나와 침목계단으로 내려서면 다시 갈림길. 우측 포근한 오솔길로 발길을 옮기면 역시 남장사 산내 암자인 관음암. 해탈문을 들어서면 관음전 내 아미타여래상 뒤로 관음선원 목각탱(보물 제 923호)이 있다. 남장사 보광전 목각탱(보물 제922호)과 더불어 조선후기 불교미술의 형태를 보여준다. 목각탱은 흔히 볼 수 있는 탱화가 아닌, 나무를 조각해 금박을 입힌 것으로 입체적인 분위기가 마치 살아 움직일 듯하다. 현재 국내에는 6점만이 남아 있느 것으로 보고돼 있다.

그윽하고 호젓한 산책길로 5분쯤 산책하듯 걸으면 남장사. 신라 범패의 창시자인 진감국사 혜소가 창건했다. 우리나라 불교음악인 범패를 최초로 보급한 사찰인 셈이다.

아뿔싸! 유이(唯二)한 보물인 목각탱과 철불좌상이 안치된 보광전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나가던 한 스님은 "목각탱만 현재 개금불사 중"이라며, 바로 이웃한 교남강당 벽에 걸린 목각탱과 철불좌상이 선명한 사진을 가리키며 "바로 이것"이라고 미소를 띠었다.

일주문도 눈여겨 보자. 팔작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고색창연한 기둥이 속설에 따르면 천년된 칡뿌리라고도 하고 싸리나무라고도 하는데 명확하지 않다. 중간 활주를 까치다리형으로, 상단을 용머리로 조각한 솜씨는 여느 절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추녀 밑 '노악산(露岳山) 남장사(南長寺)'라 적힌 편액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에게 서법을 가르친 해강 김규진의 솜씨다.


# 떠나기전에

- 최다 곶감생산지

- 최초 나무자전거

- 일품 메기매운탕

부산서 산행기를 정리하다 보광전 목각탱 개금불사와 관련해 남장사에 문의 전화를 한 결과, 지난 7일 점안법회를 계기로 무려 7개월 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를 시작했다고 한다.








  


상주는 전국 곶감 생산의 60%를 차지하며 그 중 노음산 아래 남원동 남장리가 으뜸이다. 마을 가구수의 95%인 80여 가구가 곶감 생산에 종사하고 있다. 지금도 건조장에는 껍질을 벗겨낸 알몸의 감이 줄줄이 엮여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가격은 ㎏당 1만9000~2만 원. 시중가보다 20~30% 정도 싸다. 연간 감 및 곶감 생산액이 각각 230억 원, 650억 원 이어서 상주시청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산림과 내 곶감계가 그 업무를 맡고 있다.



  

남장마을 입구에는 상주가 자랑하는 자전거박물관이 있다. 세계 최초의 나무 자전거 '드라이지네' 실물 모형을 비롯 옛날 자전거, 이색 자전거 등 총 6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자전거도 무료로 빌려탈 수 있다.

시간이 날 경우 차로 25분 거리의 경천대도 찾아보자. 낙동강 1300리 물길 중 노송숲과 기암절벽이 한데 어울려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곳이다. 이정표가 잘 정리돼 있어 초행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노음산엔 9~10월이면 송이가 많이 난단다. 이곳은 주인이 없어 따는 사람이 임자다. 재밌는 점은 소나무뿐 아니라 참나무 밑에서도 많이 난다. 상주사람들도 그것이 의문이란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40년 전통의 서보매운탕(054-532-5978). 메기매운탕이 주 메뉴이다. 토란대를 듬뿍 넣고 조청이 많이 함유된 고추장을 풀어 걸쭉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고추장은 5년 전 특허를 낼 정도로 맛이 일품이다. 남장사에서 1㎞ 떨어져 있다.



# 교통편

- 부산행 버스 막차 오후 6시18분

노포동 종합터미널에서 상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8시50분에 있다. 1만5700원. 2시간30분 걸린다. 상주터미널에서 상주여객 버스를 타고 남장사 입구 삼거리에서 내린다. 20분 간격으로 있다. 1500원. 여기서 남장사 석장승까지 2.3㎞ 걸어야 한다. 상주터미널행 막차는 오후 8시이지만 부산행 시외버스(막차)는 오후 6시18분에 출발한다. 막차를 놓칠 경우 대구를 경유, 부산으로 오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IC~보은 상주 25번~보은 문경~보은 속리산~남장사 자전거박물관 우회전~남장사 입구 주차장 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백운산 정상 직전 전망대에서 잠시 뒤볼아 본 삼강봉과 호미기맥. 낙동정맥인 이 능선 상의 제일 뒤 봉우리는 855봉, 그 앞이 삼강봉이다. 호미기맥은 이 삼강봉에서 우측으로 뻗어내려 이웃한 천마산을 거쳐 포항 호미곶까지 이어진다.






정상석 둘, 정상목 하나가 나란히 서 있는 백운산 정상.




호미기맥 분기점을 알리는 이정표.

영남알프스와 호미기맥이 예서 흐르다
삼강봉, 세 갈래로 물길이 나뉘는 봉우리
해발 800m대 · 3시간30분이면 무난
삼강봉(三江峰)의 세 강(江) 아세요?
봉계 불고기단지 들머리서 차로 5분




깨진 바위로 유명한 영남알프스 억산은 흔히 밀양 석골사와 청도 대비사를 들머리로 한다. 가지산 운문산과 함께 밀양과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억산은 그렇다면 밀양의 산일까, 청도의 산일까.

다소 어리석은 질문 같지만 굳이 대답을 해야 된다면 두 지자체 모두의 산이다. 실제로 두 지자체의 관광 안내도나 홈페이지에는 억산 가지산 운문산이 해당 지자체에 각각 표기돼 있다. 허나, 두 지자체는 이 산들을 굳이 자기네들만의 산이라고 우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근 영남알프스를 두고 이같은 불문율을 넘어선 작은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지난해 말 울산시 울주군이 발표한 '울주 7봉'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울주군은 울산 밀양 청도 등 3개 시도에 걸쳐있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봉인 가지 신불 간월 고헌 영축 천황 재약산 등 7개 봉우리를 영남알프스 대신 '천하명산 울주 7봉'으로 명칭변경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영남알프스란 명칭에서 일본의 북알프스 등이 연상돼 사대주의 또는 일제 잔재의 냄새가 풍긴다는 이유에서란다.

산행팀은 영남알프스란 훌륭한 관광자원에 무관심한 타 지자체에 비해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울주군의 자세는 칭찬하고 싶지만 왠지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생각이 우선 앞선다.

울주군이 말하는 '울주 7봉'을 잠시 살펴보자.

신불 간월 고헌산은 두 말할 필요없이 울주군의 산이다. 영남알프스의 맏형인 가지산은 밀양 청도 울주의 경계에 위치해 있지만 많은 산꾼들이 울주땅인 석남사나 석남터널 운문령을 들머리로 애용하기 때문에 한 발 양보해 울주의 산이라고 치자.

하지만 천황산과 재약산의 경우 대부분의 산꾼들이 밀양 표충사에서 오르고, 영축산 또한 양산 통도사 쪽이 보편적인 들머리로 이용돼 울주의 산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영남알프스란 명칭의 유래 또한 그 해석이 분분하다. 일제의 잔재라고 단정짓는 울주군의 목소리는 영남알프스란 명칭의 유래와 관련한 여러 설(說) 중의 하나일 뿐이다.

본지 근교산 시리즈의 초대 산행대장이자 부산의 원로 산악인인 성산 씨와 월간 '사람과 산' 부산지사장인 곽수웅 씨가 지난 1970년대 초 일본 북알프스를 등반한 뒤 '영남알프스'라 불렀다는 설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북알프스는 영국의 선교사이자 산악인인 월터 웨스턴이 이 산군을 등반한 뒤 유럽의 알프스와 산세가 비슷해 명명했다고 전해온다.

이렇게 볼 때 유럽 알프스→저팬알프스→영남알프스로 이어지는 사슬이 과연 사대주의라고 불러도 되는지 사실 의문이 든다. 참고로 지난 1999년 충북 보은군이 속리산 코스가 단조로워 주변 봉우리들을 하나로 묶은 뒤 영남알프스를 본 따 '충북알프스'라 명명, 특허청에 업무표장까지 마친 사실은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울주군에 묻고 싶다.

이번 주 산행지는 울주군 삼강봉~백운산. 고헌 신불 간월산과 마찬가지로 울주군이 널리 알려야 될 100% 울주군의 산이다.

해발 800m대의 평범한 봉우리지만 고헌산으로 남하하는 영남알프스의 최북단 출발점이자 호미곶으로 동진하는 호미기맥의 시점이다. 또 경주 단석산과 고헌산 사이에 솟은 낙동정맥 상의 봉우리이기도 하다.

  
 
산행은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안동 권씨·해주 오씨 묘~삼강봉 직전 전망대~삼강봉~낙동정맥 갈림길~백운산 직전 전망대~백운산~옛 삼익목장~포장로~내와리 원점회귀.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30분쯤이며 힘들지 않은 무난한 코스이다.

들머리 50m 전쯤 갈림길 우측에 '삼백육십오일사' '탑곡공소'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조선 후기 천주교에 대한 숱한 박해가 가해질 때 수많은 순교자들이 은거하며 신자촌을 형성했을 만큼 골짜기 중의 골짜기다.

포장로 우측으로 송림길이 열려있다. 첩첩산중 오지지만 호미기맥길이라 의외로 반듯하고 넓다. 솔가리가 수북히 쌓여 푹신푹신하다. 8분 뒤 묘지를 지날 즈음 좌측으로 백운산과 삼강봉이 얼핏 보인다. 전체 등로는 크게 보아 두 봉우리와 나란히 달리다 왼쪽으로 꺾어 삼강봉을 향해 정면으로 치고 오르는 형식이다.

부부묘인 안동 권씨 및 해주 오씨 묘와 봉분이 거의 벗겨진 묘지 2기를 잇따라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향한다. 본격 오름길이 시작된다. 10분쯤 고행길을 힘겹게 오르면 시야가 트이는 정점. 이제 삼강봉을 향해 왼쪽으로 향한다. 을씨년스러운 삭풍에 몸을 움츠리는 나목과 사각사각 밟히는 낙엽융단길, 전형적인 겨울산이다.

이렇게 20여 분, 정면 삼강봉과 그 왼쪽 백운산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우측에 보이는 임도는 영남알프스의 출발점인 소호고개로 가는 길이다.

본격 오름길은 좁다란 진달래 터널. 25분쯤 뒤 집채만한 바위 전망대에 선다. 방금 올라온 산길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왼쪽 천마산, 오른쪽은 옛날 기우제를 지냈다는 아미산, 그 사이가 탑골이다. 바로 우측이 백운산이다.

삼강봉은 전망대에서 15m 뒤 바닥에 돌이 박혀 있는 지점. 정상석은 없다.

대신 정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이정표가 15m 거리에 서 있다. 부산의 '같이하는 산악회'가 세운 이정표에는 '호미기맥 분기점 삼강봉 845m'와 낙동정맥길로 들어섰음을 알려주는 표시가 돼 있다. 오른쪽은 소호고개를 거쳐 단석산 가는 길, 산행팀은 왼쪽 백운산으로 향한다. 편안한 능선길이다. 상북면 소호리로 내려서는 우측 등로를 지나 20분이면 백운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 직전 전망대에 서면 우측으로 고헌산과 문복산, 좌측으로 천마산 아미산 용암산이 보이고, 삼강봉이 천마산으로 이어져 호미기맥으로 내달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백운산에는 정상석 두 개와 정상목 하나가 나란히 서 있다. 흥미롭게도 둘은 901m, 나머지 하나는 907m로 표기돼 있지만 2006년판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893m로 적혀 있다.

하산은 직진하다 정상석에서 100m쯤 거리의 내리막길 중간쯤에서 좌측으로 열린 길로 내려선다. 계속 직진하면 고헌산이다.

25분이면 잣나무숲을 지나 시야가 트이는 억새군락지에 닿는다. 옛 삼익목장이다. 얼마전 백운산 골프장이 추진되다 무산된 곳이 바로 이곳 주변이다. 직진해 숲으로 진입하자마자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목장 경계임을 알리는 철조망과 나란히 달리며 조그만 봉우리를 살짝 넘는다. 10여 분이면 정점에 이르고 다시 7분이면 포장로인 고개에 닿는다. 내와리와 공소가 위치한 상선필, 하선필을 잇는 고개이다. 여기서 좌측으로 30분쯤 걸으면 들머리와 만난다.



# 삼강봉(三江峰)의 세 강(江) 아세요?

  


대부분의 산행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는 호미기맥의 분기점이 백운산이라 표기돼 있다. 삼강봉을 백운산의 한 봉우리로 간주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백운산에는 4개의 봉우리가 있다. 소호고개 방향의 우뚝 솟은 855봉이 첫 번째,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이 845봉으로 두 번째, 정상석이 위치한 주봉이 네 번째, 그 사이의 암봉이 세 번째 봉우리다.

하지만 삼강봉은 엄연히 존재한다. 지역구가 울주군인 열린우리당 강길부 의원의 저서 '땅이름 국토사랑'에 언급돼 있다. 이에 따르면 삼강봉(三江峰)은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지세를 따라 울산 태화강, 경주 형산강, 그리고 낙동강으로 갈라져 흐르는 분수령이기 때문에 이같이 명명됐다고 한다.

호미기맥의 분기점인 삼강봉의 정상은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이 아니라 이 곳에서 15m쯤 떨어져 있는 돌이 박혀 있는 곳이다. 이는 백운산 직전 전망대에서 보면 호미기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확연히 구분된다.

형산강의 남쪽에 위치한 산줄기여서 형남기맥 또는 토함산을 통과하기 때문에 토함기맥이라 불리기도 하는 호미기맥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호미곶에서 맥이 끝난다는 상징성 때문에 두 명칭보다 더 널리 사용된다.

호미기맥은 간혹 호미지맥으로 불린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간이나 정맥에서 흘러나온 산줄기가 바다에서 그 맥을 다하면 '기맥', 내륙에서 끝이 나면 '지맥'으로 통용되기에 산행팀도 호미기맥으로 표기했다.

울주군에 한마디. 만일 영남알프스란 명칭이 없이 그냥 고헌산 신불산 간월산으로 불렸다면 지금과 같은 유명세를 탈 수 있었을까. 전국의 많은 산꾼들과 접해본 산행팀은 자신있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다.

또 한가지 더. 울주군이 산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고헌산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상의 방화선을 하루빨리 복원하기 바란다. 너비 10m 정도에 불과한 현재의 방화선은 산불이 나더라도 그 역할을 할 수 없다. 속된 말로 산을 다 망쳐놨다. 이 길을 경험한 모든 산꾼들은 하나같이 울주군의 탁상행정에 분통을 터뜨린다. 의령 자굴산의 경우 이미 복원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 봉계 불고기단지 들머리서 차로 5분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 30분 첫 차를 시작으로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2900원. 언양터미널에서 내와행 대우여객 버스는 오전 8시 30분 한 차례 있다. 1000원. 내와에서 언양행 버스는 오후 2시 45분, 7시 25분에 있다. 내와에서 버스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봉계에서 출발하는 개인택시(052-264-7542)를 부르면 된다. 6000원. 봉계에서 언양행 버스는 오후 4시 10분, 4시 40분, 5시 20분, 6시 10분, 6시 50분, 7시 20분, 8시 10분(막차)에 있다. 10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언양 35번~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 직진~경주 봉계 직진~포항 경주~봉계리 활천리 1025번~굴다리 통과 후 왼쪽 활천교 건너~경부고속도로 굴다리 앞에서 좌회전(3월 말까지 활천천 제방 정비공사)~복안교~경주 내와~내와마을~내와마을회관 앞에서 좌회전~벽운암~삼백육십오일사, 탑곡공소 이정표 순. 불고기단지로 유명한 봉계는 내와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참고하시길.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만남의 숲을 지나 백양산으로 오르는 도중 뒤돌아 서서 바라본 금정산 전경. 가운데 암봉이 상계봉, 그 우측 뾰족봉이 망미봉, 그 아래 아라비아 숫자 1자 모양의 긴 암석군이 병풍암과 석불사다. 왼쪽 낙동강 너머로 토곡 어곡 오봉산도 확인된다.



병풍암 석불사의 거대한 부처님 조각. 예술미도 빼어나다.

도심에 자리잡은 부산의 '단짝' 명산
몇번이고 올라도 새로운 기암괴석




금정산의 총면적은 43㎢. 국내 국립공원 중 꼴찌인 월출산의 56㎢에 견주어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부산에서 유일하게 뽑힌 이런 명산이 부산 도심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부산시민들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금정산은 아마도 접근성으로 볼 때 전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도심에 북한산이 있지만 이는 국립공원이라 등산로는 한정돼 있다.

그러나 부산시민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손쉽게 사방팔방에서 지능선을 타고 금정산을 오르내릴 수 있다. 오죽했으면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지난 세기말 IMF 때 버스나 지하철을 한 번만 타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일명 '토큰 산행지'로 불렸을까.

산세 또한 헌걸차고 웅장하다. 전국 최대 규모의 금정산성이 주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그림같이 내달리고 있는 데다 산자락 곳곳에는 성문과 망루 봉수대 기암괴석 등이 산재해 있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금정산은 북으론 천성산이, 남으론 백양산에서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연결고리여서 건각들도 즐겨 찾는다.

흔히 백양산도 금정산이 언급될 때 세트로 나오는 단짝 메뉴이다. 양산 다방동에서 출발, 부산진구 주례동에서 끝을 맺는 금정·백양산 종주코스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산꾼들이 수시로 산행팀으로 전화나 메일을 통해 문의를 해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금정산은 부산을 넘어 전국 명산의 반열에 올라있음을 보여준다.

  
 


산행은 만덕로타리~병풍암 석불사~전망대~망미봉~남문~남문마을~만덕고개~금정봉 갈림길~만남의 숲~산불초소(돌탑봉)~불태령(주지봉 갈림길, 돌탑봉)~백양산 정상 직전 낮은 돌탑봉~범방산 갈림길~구포3동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지하철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에서 우측으로 나와 만덕1동사무소를 끼고 왼쪽 넓은 도로를 따라 10분쯤 걸으면 상학초등 입구 사거리. 정면엔 한라산 왕관릉이 연상되는 암봉 하나가 위용을 자랑한다. 상계봉이다. '상학문구' 우측으로 간다. 정면에 '오동나무집' 또는 '계곡산장' 간판을 보고 다시 우측으로 간다.

'계곡산장'을 끼고 왼쪽 포장로로 100m쯤 오르면 파란색의 커다란 물통이 보이는 우측 철망길로 들어선다. 밭고랑길인 셈이다. 도중 사거리에서도 계속 직진하며 뒤이어 만나는 무덤 2기도 지난다.

대형 돌탑 30기를 지나면서 오름길이 시작된다. 이내 벤치 앞 갈림길. 우측으로 틀어 한굽이 돌면 포장로와 만난다. 왼쪽에는 앞서 폐쇄된 석불사 등산로의 반대편 등로가 보인다. 역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포장로를 따라 10분 뒤면 석불사 입구. 일주문만 보면 조그만 산중 암자지만 대웅전 뒤 병풍처럼 둘러쳐진 병풍암에 조각된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약사여래불 미륵존불 등의 거대한 불상의 위용을 보면 생각이 완전 달라진다. 한국불교 미술의 진면모를 보는 듯하다. 조망 또한 빼어나 금련산 황령산 부산항 태종산 봉래산 백양산 엄광산 구덕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일주문을 나와 향나무와 벚나무가 보이는 정면 산길로 향한다. 이제 지능선을 향해 치고 오른다. 8분 뒤 지능선 상의 전망대. 상계봉이 코 앞이다. 마을에서 본 왕관릉 모습과 달리 금강산 만물상이 연상된다. 주변 산 줄기에도 수석전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의 기암괴석이 진열돼 있다. '금정산의 재발견' 저자인 본사 최화수 논설고문은 이를 두고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이와 만 마리의 자라)'이라 적고 있다.

산성로를 기준으로 북쪽의 금정산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반면 상계봉을 기점으로 남쪽은 곳곳이 기암괴석의 천지라 할 만큼 남성적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상계봉 뒤로 김해 신어산 돛대산 까치산 분성산 등이 확인된다.

  

이제 금정산 특유의 마사토길이 이어지면서 저 멀리 장산 광안대로 배산이 보인다. 곧 갈림길. 왼쪽의 기암괴석을 뒤로 하고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또 갈림길. 왼쪽으로 산성을 오르자마자 또 갈림길.

이번엔 오른쪽으로 가면 암봉인 망미봉. 고당 장군 원효 의상 무명 나비암 등 금정산의 진면모와 아홉 운봉 개좌 일광 달음 함박 문래 철마 석은덤 대운 천성산 등 기장 울주의 봉우리, 그리고 고당봉 왼쪽으로 오봉 어곡 토곡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망미봉에서 내려와 이젠 남문으로 향한다. 8분 뒤 남문. 사통팔달로 산길이 열려 있지만 그 중 남문을 통과, 남문마을과 (북구)산불초소를 잇따라 지나 왼쪽 '금정산 철학로' 쪽으로 향하면 '낙동정맥' 구간임을 알려주는 이정표와 만난다. 금정·백양산 종주능선에 올라섰다는 의미이다. 우측에는 개신교인 묘소.

10분 뒤 금정산과 백양산의 사실상 경계인 만덕고개. 곧바로 건너편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산불초소가 위치한 정점은 366봉. 조망이 빼어나다.

이어지는 산길. 동래구와 북구의 경계이기도 하다. 시원한 솔밭과 금정봉 갈림길을 잇따라 지나면 쉼터. 왼쪽은 어린이 대공원.

이제 본격 백양산을 향해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6분 뒤 역시 사거리. 향나무 숲 아래 벤치가 놓여있는 만남의 숲(광장)이다. 직진한다. 이때부터 고행의 된비알이 시작된다. 금정·백양산 종주자들이 막판 가장 힘들어하는 구간이다. 잠시 뒤돌아 보면 상계봉과 병풍암 석불사가, 고도를 더 높일수록 고당봉도 확인된다. 동시에 낙동강과 부산 앞바다가 동시에 보인다.

만남의 숲에서 백양산까지는 4개의 봉우리가 기다린다. 첫 번째는 산불초소가 있는 돌탑봉, 두 번째는 우측으로 암봉인 주지봉(낙타봉)과 이어지는 불태령, 세 번째는 정상 직전의 낮은 돌탑봉, 네 번째가 백양산 정상이다. 각각의 봉우리에 서면 저 멀리 낙동강 하구와 가덕도 연대봉, 부산신항 등이, 백양산 뒤로 애진봉 엄광산 구덕산 승학산이 확인된다.

산행팀은 세 번째 봉우리에서 우측 좁다란 산길로 내려선다. 급경사길이다. 첫 사거리에서 직진하며, 둘째 사거리에서 우로 내려선다. 직진하면 범방산.

13분 뒤 산불초소를 지나면 비로소 산을 벗어난다. 구포3동이다. 눈앞의 긴 계단을 내려서 삼정정보고 장선종합복지관 구포3동사무소를 잇따라 지나면 버스정류장과 만난다.



# 떠나기전에

- 폐쇄 등산로 안내판 없어 헛걸음

  


아뿔사! 상학초등 입구에서 직진해 초등학교 우측으로 오르면 상계봉·석불사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 지난해 7월부터 석불사로 가는 기존의 이 등산로가 자연휴식년제로 폐쇄돼 있었다. 등산로 입구나 북구청 또는 금정구청 홈페이지 어디에도 그런 정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만일 있었다면 적어도 이런 헛걸음은 하지 않았을텐데.

같은 시각 개인적으로 찾은 산꾼들은 '등산로 폐쇄'라고 적힌 대형 플랭카드에 아랑곳 않고 석불사로 향했다. 심지어 그들은 고민하는 산행팀을 보고 "가도 상관없다"고 큰소리로 말했다.

여정은 이미 정해 놓은 상태. 산행팀은 물어 물어 석불사로 가기로 결정했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다 간이 화장실이 위치한 곡각지점 좌측으로 열린 산길로 향했다. 곧 포장로와 만난다. 이 길은 결국 상학초등 입구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는 길과 만났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좋고 편한 길로 여유롭게 산행하고, 지키면 물어 물어 포장로와 밭고랑을 지나 힘들게 목적지에 다다른다. 현재 처한 금정산의 현실이라 안타깝기만 했다. 금정산이 걸쳐 있는 각 지자체는 등산로 입구에 돈드는 안내판 대신 지금이라도 제발 홈피에 폐쇄된 등산로를 알려주는 성의를 보였으면 한다.



# 교통편

- 날머리~지하철 덕천역 도보 20분

들머리는 지하철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에서 우측으로 나와 만덕1동사무소를 끼고 왼쪽으로 오른다. 날머리에서 장선종합복지관과 구포3동사무소를 지나면 버스정류장. 길 건너편 정류장에서 69-1, 160, 111, 169-1, 306번 버스를 타면 덕천사거리에 위치한 지하철 2, 3호선 덕천역에서 하차한다. 걸으면 약 20분 걸린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역광으로 봐야 더욱 빛을 발하는 빙화는 왜 사진작가들이 못 찍어 안달을 하는지 직접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동영상 www.kookje.co.kr


산행 도중 만난 빙화의 장관. 정상 직전


8부 능선 인근. 아래 사진에선 왼쪽부터 재약 천황 도래기재 구천 정각산이 보인다.

역광에 빛나는 빙화 장관 보셨나요
백운산 갈림길~가지산 멋진 능선 찾아 떠난 길
예상치 못한 가지산 빙화 조우…경이롭기까지 해
최근 지자체서 안전시설물 설치 산행에 큰 도움
신불 천황 재약 운문 능동산 등 영남알프스 한눈에




올해로 정확히 10년째 근교산 시리즈를 이끌고 있는 이창우(47) 산행대장. 전국 일간지 시리즈 기사 중 최장수인 이를 두고 지역 산꾼들은 한결같이 이 대장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방대한 시리즈로 이어가질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의 거의 모든 산의 숨은 능선과 골짝을 훤히 꿰고 있다. 이와 관련 기자와의 에피소드 하나.

  
 

최근 펴낸 '원점회귀 근교산(중)'의 최종 원고를 정리하면서 애매모호한 구간을 전화로 그에게 물었다. 수 년 전 함께한 그 길을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샛길까지 구석구석 기억하고 있었다. 영남알프스 산군은 특히 그랬다.

문득 궁금했다. 이 대장은 영남알프스 산군에서 어떤 코스를 가장 좋아하는지. 뜬금없는 기자의 물음에 잠시 숨을 고르더니 '영축산~죽바우등' '가지산~백운산 갈림길' 구간이라고 답했다.

두 코스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육산과 골산이 적절히 배합된 두 능선길은 굽었다 펴졌다를 반복하며 조망마저 기가 막혀 산행하는 재미가 아주 그만이다. '영축산~죽바우등' 구간은 2년 전 이미 소개한 터라 산행팀은 '가지산 ~백운산 갈림길' 구간을 새롭게 다녀왔다.

운문지맥의 일부이기도 한 이 구간은 백운산 능선과 운문지맥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지산 정상까지로 아마도 영남알프스 산군에서 가장 조망이 빼어난 구간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산행은 밀양 삼양교(단식원·제일관광농원·호박소 주차장)~구룡소 폭포~묘향암~가지산 백운산 갈림길~주능선~헬기장~가지산 정상~밀양재~가지산 중봉~석남사 갈림길~산철쭉 군락지~888봉~암릉구간~제일관광농원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

이번 산행에선 예상치 않게 빙화(氷花)의 장관을 조우했다. 이 대장이 늘 맘 속에 그리던 바로 그 구간에서 말이다. 가지 끝에 매달린 빙화가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 그 자태는 아름답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했다.

  


제일관광농원 주차장에서 '제일관광매점' 우측길로 가면 계곡 앞에 선다. 조수보호구 안내판 뒤로 열린 산길은 이번 산행의 하산로. 산행팀은 계곡을 건너 늘푸른 산죽이 유혹하는 좌측으로 발길을 옮겨 본격 산으로 진입한다. 구룡소 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9분 뒤 갈림길. 밧줄을 잡고 우측 된비알로 오르면 구룡소 폭포 상단으로 바로 가는 길. 하나, 폭포는 자고로 하단에서 전경을 봐야 되는 법. 때문에 직진한다. 조그만 공덕탑이 즐비한 너덜겅을 지나 5분이면 폭포 아래에 닿는다. 60도쯤 돼 보이는 30m 높이의 근래 보기 드문 대형 와폭이다. 꽁꽁 얼었다가 지금은 반쯤 녹아 흐르는 물길이 보인다. 폭포 하단을 건너면 아랫재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열려 있다. 참고하길.

이제 밧줄이 보이던 폭포 갈림길로 되돌아간다. 도중 폭포 갈림길에서 폭포 상단으로 연결되는 안전시설물이 쳐진 등로가 보여 45도 방향으로 길을 잡고 올라선다. 폭포 바로 옆에는 최근 설치된 듯한 스테인리스 다리가 폭포전망대 역할을 한다. 이 대장은 "등로 주변의 바닥이 거의 암반인 이 일대는 겨울이면 살짝 얼어 있어 산꾼들이 크게 우회해서 오르내렸지만 이제는 그럴 염려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폭포를 지나 직진한다. 잠시 후 다 쓰러져가는 슬레이트 지붕에 파란 천막을 덧씌운 산중 기도처인 묘향암을 지나면 이내 갈림길. 이정표 상으로 '왼쪽 가지산(4.2㎞)'이라 적혀 있지만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발길을 잡는다. 가지산으로 가는 첩경인 이 길은 지금까지 소개되지 않은 등로이다. 5분쯤 뒤 길이 약간 헷갈리지만 물마른 지계곡을 대각선 방향으로 따라 오르면 이내 좌측으로 선명한 등로가 나타난다. 이때부터 일사천리.

한 굽이 올라서면 삼거리. 저 멀리 푹 꺼진 밀양재와 중봉이 보이지만 밀양재 좌측의 가지산은 아직 보이질 않는다. 정면으로 내려서면 용수골로 떨어진다.

삼거리에선 좌측으로 오른다. 경사가 꽤 심한 된비알로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힘들어 잠시 멈추게 되면 뒤를 돌아보자. 영남알프스의 산줄기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발밑으로 들머리 주차장이, 정면으로 능동산, 그 우측으로 신불산 천황산 죽바우등 함박등이, 신불산 앞으로 간월산 배내봉이, 능동산 좌측으로 울산의 문수산과 남암산이 확인된다. 이 광경은 해발고도를 높일수록 보다 넓게 다가온다.

좀 더 올라서면 우측으로 그간 안 보이던 밀양 쪽의 영남알프스 남서쪽 베이스캠프 격인 산내면 남명리와 도래기재, 그 우측으로 구천산 정각산 승학산 덕대산 종남산과 만어산도 보인다. 또 천황산 뒤로 재약산의 정상 부분도 약간 보인다.

전망대로서의 구색을 갖춘 제대로 된 전망바위에는 앞선 삼거리에서 30분이 지나서야 올라선다. 부처손이 많고 주변에 대여섯 개의 멋진 전망대가 포진해 있다. 발밑 베틀바위 위에는 명당인 듯 무덤이 둘 있다. 여기서 2분이면 마침내 영남알프스 주능선에 선다. 이제 가지산을 향해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 대장이 앞서 언급한 백운산 갈림길은 좌측으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3분 뒤 멋진 전망대 갈림길. 입구에 '가지산 2.3㎞, 운문산 2.6㎞'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전망대에 서면 가지산 정상 왼쪽으로 청도 귀바위와 그 뒤 지룡산이, 고개를 남으로 돌리면 신불산 영축산, 재약산 왼쪽으로 오룡산, 신불산 왼쪽으로 양산과 울산의 경계인 정족산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 본격 가지산을 향해 나아간다. 오래 전 내린 눈길이라 걷는 데는 지장이 없고 별 감흥이 없다. 3분 뒤 좌측 뒤로 운문산 범봉 억산 깨진바위도 시야에 들어온다.

27, 28분 뒤 예상치 못한 빙화를 만난다. 장관이다. 빙화는 눈꽃이나 상고대가 녹으면서 물이 되어 가지에 흐르다가 기온이 급강하할 때 얼어붙은 얼음꽃. 두꺼운 것은 3㎝나 된다. 역광으로 봐야 더욱 빛을 발하는 빙화를 두고 왜 사진작가들이 안달을 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행여나 지나치다 건드리면 울리는 맑고 청명한 소리는 심금을 울린다.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이 빙화의 장관은 그야말로 선계에 다름 아니다. 이런 빙화의 장관은 가지산 정상 직전 헬기장까지 쭈욱 이어진다. 주능선에서 대략 1시간.

대피소를 지나 만나는 정상은 헬기장에서 4분이면 선다. 앞서 본 산군 이외에 북쪽의 쌀바위 상운산 고헌산 문복산 (울산)백운산 단석산까지 눈이 시릴 정도로 펼쳐진다. 넋놓고 바위에 기대앉아 이 황홀한 순간을 오랫 동안 즐기려 했으나 워낙 매서운 삭풍이 불어대 1분 이상 제대로 서 있기가 불가능하다.

하산은 정상석 뒤로 내려선다. 좌측 열린 나무계단길은 쌀바위 가는 길이다. 참고하길. 17분 뒤 밀양재. 직진 석남고개,  우측 제일농원 방향 산행팀은 직진인 석남고개 방향으로 간다. 10분 뒤 봉우리에 살짝 올라선다. 중봉이다. 방금 지나온 빙화가 만발한 마루금의 남사면과 산행팀이 올라갈, 향후 내려설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이제 하산만 남았다. 오로지 외길 능선길이다. 산철쭉 군락도 지난다. 1시간 뒤 주변 조망을 볼 수 있는 암릉에 닿는다. 정면 베틀바위, 좌측 백운산과 24번 국도가 보인다. 좀 더 내려오면 들머리 주차장과 곧 개통될 능동터널도 보인다. 30분이면 계곡 입구 입간판 뒤로 내려서며 산을 벗어난다.


◆ 떠나기 전에

- 흰눈 머리에 인 가지산 빙화 목격은 '하늘의 뜻'

경남 밀양, 울산 울주, 경북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가지산. 영남알프스의 모든 맥은 이 가지산으로 연결될 정도로 가지산은 영남알파스의 간판이자 맏형이자 최고봉이다. 가지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영남알프스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지산은 영남알프스의 축이다.

산세면 산세, 전망이면 전망, 계곡이면 계곡, 야생화면 야생화 등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그야말로 복덩이다.

산꾼들이 으뜸으로 꼽는 주봉을 향해 열린 대표적 산길은 가지산 북릉, 백운능선, 쌍두봉능선길 등이 있으며, 영남알프스 최고의 계곡으로 손꼽히는 학심이골, 심심이골, 호박소에 석남재로 이어지는 쇠점골 등 어디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계곡이 즐비하다.

이창우 대장이 꼽은 '가지산~백운산 갈림길' 구간의 들머리는 24번 국도변의 제일관광농원(단식원·삼양교). 애초엔 인근의 백운능선을 타려고도 했지만 이 구간은 암릉길이 지속돼 겨울철에 특히 위험한 데다 산행시간마저 길어지는 점을 고려해 호박소 주차장으로 정했음을 밝혀둔다.

영남알프스 산군을 오르다 보면 같은 시기에 모두 흰눈을 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외로 꼭 한두 군데는 반드시 있다. 그 중 가지산은 해발 1240m로 영남알프스에서 눈을 이고 있는 확률이 가장 높아 많은 지역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빙화의 장관도 마찬가지다. 애초 산행팀은 생각지도 못했다. 산꾼들은 이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하늘의 뜻이라고.


◆ 교통편

- 들머리 호박소 휴양지, 얼음골 호박소 주차장과 달라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린다.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석남사행 버스를 타고 호박소 휴양지(제일관광농원)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 8시35분, 9시5분, 10시40분, 11시30분. 3100원.

날머리 제일관관농원(삼양교) 앞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후 3시45분, 4시25분, 5시25분, 6시25분, 7시25분(막차)에 있다.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역시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30분에 있다.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50분 걸리고 2900원. 언양터미널에서 석남사행 버스는 오전 6시부터 20~30분 간격으로 있다. 석남사 앞 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를 타고 제일관광농원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5분, 11시10분.

호박소 휴양지 앞에서 석남사 앞 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20분, 4시10분, 5시, 6시10분에 있다. 석남사 앞 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석남사 가지산)~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밀양 석남사 24번~경주 청도 궁근정리 상북농공단지~창녕 밀양 24번~밀양 석남사~석남터널 통과~경남 밀양시 산내면~삼양교 지나~제일관광농원(단식원·제일관광농원)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728x90

728x90


미륵산 정상에 서면 통영항과 통영시가지, 그리고 한려수도가 보인다. 정면(북쪽)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항이고, 우측 저 멀리 거제대교와 연결된 거제도가 확인된다. 사진 상으론 보이지 않지만 우측(동쪽)으로 제승당이 위치한 한산도를 비롯 반시계 방향으로 한려수도가 펼쳐진다.





미래사에서 용화사로 가는 황홀한 편백숲.


전혁림 화백이 현재 마무리 중인 작품도 볼 수 있다.

한려수도가 파노라마처럼… 낮다고 얕볼소냐
해발 458m밖에 안되지만 절경 간직 '100대 명산' 포함
통영항 거제대교 사량도 … 정상 조망은 한폭의 그림




새해 첫 산행은 통영 미륵산. 부산시민들이 금정산을 사랑하는 만큼 통영사람들이 아끼고 애정을 듬뿍 갖고 있는 아담한 산이다.

통영해협을 사이에 두고 통영 시가지와 마주한, 해저터널 충무교 통영대교로 각각 연결된 섬 아닌 섬 미륵도에 우뚝 선 미륵산. 해발 458m에 불과한 동네 뒷산 수준의 이 미륵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의 100대 명산에 속해 있다. 참고로 부산에선 금정산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지역 안배 차원이 아닌 산세와 방문객 수 등을 종합해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미륵산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유는 뭘까.

아마도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항의 빼어난 경관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뱃길인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황홀한 조망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내 어느 산도 견줄 엄두조차 못낼 정도로 조망이 탁월하다.

통영이 고향인 산꾼 시인 이향지는 미륵산 정상에서 다도해를 바라보며 이렇게 적고 있다.

'미륵산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광은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한다. 동해처럼 광활하고 거친 힘이 아니라, 서해의 갯벌 앞에서 느낄 때 같은 막막함이 아니라, 수면 위에 떠있는 무수한 섬, 올망졸망한 섬들을 둘러싼 물안개로 인하여 더욱 느끼게 되는 부드러움이다…'. 통영 읍내에 살았던 이 시인은 다섯 살 때부터 산양일주도로로 유명한 산양면 할아버지 댁으로 가기 위해 미륵산을 넘어 다녔으며, 이 글은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쓴 것이다.

원래 인간은 자연에 동화되는 법. 유치환 김춘수 윤이상 김상옥 전혁림 박경리 등은 모두 통영 출신이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미륵산에 올라 무심히 바라본 통영항과 한려수도의 절경은 아마도 그들의 뇌리에 뿌리깊게 박혀 예술혼의 근원이자 작품의 모태 역할을 톡톡히 했으리라.

  
 
미륵산 자락에는 천년고찰 용화사와 산내 암자인 관음사와 도솔암이 있고, 남쪽 한 켠에는 통합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스님이 통영땅에 선종의 뿌리를 내린 미래사가 있어 숨고르기를 할 수 있다.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보살 또는 미륵불을 본따 명명된 것으로 보이는 미륵산에 올라 한려수도의 절경을 감상하며 올 한해를 설계해보자.

산행은 용화사 광장~관음사~도솔암~천연동굴~산불초소~헬기장~작은등(정토봉)~미륵치~미륵산~봉수대터~미래사~띠밭등~용화사~용화사 광장 순. 순수하게 걷는 걷는 시간은 2시간50분 남짓 하지만 산행 중 잇따라 만나는 한려수도의 절경 등을 감상하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용화사 아래 버스종점인 용화사 광장에서 왼쪽 용화사 대신 오른쪽 관음사 방향으로 향한다. 입구에 미륵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10분 뒤 조그만 수도도량인 관음사. 일주문 격인 2층 문루에 '당래선원'이라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대숲으로 둘러싸인 경내에는 만개한 빨간 동백이 시선을 붙잡는다.

절을 나오면 이내 갈림길. 왼쪽은 용화사 가는 길, 계속 직진한다. 6분 뒤 도솔암 갈림길. 도솔암 안내판이 서 있다. 왼쪽 침목 계단길은 정상 쪽으로 질러 가는 길, 오른쪽 도솔암으로 향한다. 파란 양철 지붕의 허름한 요사채를 보고 경내에 들면 전각이라고는 조그만 대웅전과 동국선원 둘 뿐인, 관음사보다 훨씬 적은 산중 수도처다.

경내 맨 오른쪽의 전망대를 놓치지 말자. 조망이 빼어나 사찰에서 나무의자 둘을 만들어 놓았다. 앙증맞고 운치있다. 통영항 전경과 거제도의 명산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경내를 나와 갈림길로 내려가지 않고 일주문 격인 돌표지석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오른다. 도솔암 안내판에 적힌 도솔암 창건주인 도솔선사와 호랑이의 전설이 전해오는 절 뒷쪽 절벽 아래 위치한 동굴을 보기 위해서다. 첫 갈림길에선 오른쪽, 이어 만나는 잇단 사거리에선 각각 직진한다. 그저 비만 그을 수 있는 유사 동굴에서 좀 더 오르면 만난다. 기도처로 조망 하나는 끝내준다.

동굴 입구 갈림길로 내려와 오른쪽으로 오르면 이내 주능선 상의 산불초소. 방금 지나온 동굴 위 정상이다. 감시원은 이곳이 현금산이라 했지만 지도상으론 바로 이웃한 송신탑 옆 봉우리가 현금산이다. 발밑의 도솔암과 통영항 한려수도는 물론 삼천포 와룡산, 통영대교 뒤 암봉인 벽방산, 거류산 구절산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때부터 능선 왼쪽으로 통영 앞바다가 보이는 능선길. 7분 뒤 헬기장. 진행 방향은 갈림길. 우측은 작은망이라 불리는 정토봉 가는길, 좌측은 우회길이다.

작은망 가는 길 도중 오른쪽으로 열린 석문을 지나면 큰 돌탑이 서 있는 작은망(望) 정상. 여기서의 '망'은 거제도의 망산처럼 조망의 빼어남을 부각하기 위한 의미인 듯하다.

이제 본격 내리막길. 큰망인 미륵산으로 내려가기 직전 좌측 암봉도 작은망처럼 돌탑과 크고 작은 공덕탑이 보인다. 내리막길의 종착역은 너른터인 미륵치. 도솔암 입구에서 왼쪽 침목 계단길을 택하면 만난다. 이정표엔 '큰망·작은망 갈림길'이라 적혀있다.

  


미륵산은 이제 0.8㎞ 남았다. 키 큰 대나무길과 바위 틈새 급경사 오름길을 지나 가파른 바위지대에 설치된 철다리를 오르면 마침내 미륵산(458m) 상봉. 널찍한 바위지대인 이곳에는 '배달의 기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게양대에 걸린 낡은 태극기와 오랜 논란 끝에 재개된 케이블카 공사로 인한 대형 크레인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미륵산을 한국 100대 명산의 반열에 오르게 한 환상적인 조망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잠시 거침없이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조망을 한번 짚어보자. 통영항을 보고 좌측 8시 방향으로 사량도의 지리망산과 칠현산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통영대교 충무교 여객선터미널 강구안 남망산공원 동호항과 저 멀리 거제대교와 거제도의 명산들, 한산도의 제승당, 비진도 그리고 정반대쪽 산양읍 뒤로 욕지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크게 보면 서쪽의 남해에서 삼천포 고성 통영 진해 거제 심지어 부산 쪽까지 볼 수 있다. 여기에 호수처럼 잔잔한 에메랄드빛의 한려해상 위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흘러가는 어선들까지 한 액자에 넣으면 어느 누구라도 무념무상의 세계로 빠질 수밖에 없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직진한다. 미륵산 봉수대 암봉을 에돌아 산불초소를 지나면 케이블카 공사현장. 벼랑인 이곳은 막아놨다. 틈새로 공사현장을 잠시 살펴본 후 오른쪽 미래사로 향한다. 절 직전 갈림길. 왼쪽은 미래사에서 용화사로 가는 도중의 길과 만난다. 우측으로 간다.

절 주변 편백숲이 울창한 미래사는 이제 반백을 넘은 짧은 연륜이라 전통 사찰 분위기 대신 깔끔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미래사를 나오면 '버스정류장 2㎞'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용화사 가는 길이다. 산허리를 타고 송림숲을 따라 편안히 걷는 흙길 명상로이다. 초당에서 머물던 다산과 이웃한 백련사 혜장스님이 오가며 교분을 나누던 길이 얼핏 연상된다.

20여 분 뒤 산중 너른 터인 띠밭등을 지나 10분쯤 걸으면 효봉스님 석상이 있는 용화사에 닿고 다시 5분 뒤 용화사 광장에 도착한다.



# 떠나기전에

- 용화사 가는 길 '전혁림 미술관'

  
 



미륵산 용화사와 미래사는 우리나라 선종의 거봉인 효봉스님과 인연이 깊다. 스님은 한국전쟁 때 용화사로 피난와 산내 암자인 관음사와 도솔암에서 공부를 했으며, 이후 스님의 상좌인 구산스님이 1954년 인근에 미래사를 창건해 다시 이곳으로 옮겨 주석했다. 구산 미산 보성 법흥 종욱 스님 등이 그의 제자들이며 이곳에서 주지를 역임했다. 한편 현재 용화사 한 켠에 위치한 석상은 효봉스님의 것이다.

일명 용화산이라 불리는 미륵산 정상석에는 '미륵봉 461m'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이 펴낸 2006판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458m라 표기돼 있다. 참고하시길.

오랜 논란 끝에 공사가 재개된 미륵산 케이블카의 현재 공정률은 대략 83%이며 내년 3월말쯤 개장 예정이라고 한다.

용화사 가는 길 오른쪽 골목에는 통영을 대표하는 '코발트 빛의 화가' 전혁림 미술관이 숨어 있다. 간판이 아주 작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아흔을 넘긴 전 화백이 30여 년간 생활하던 집을 헐고 3년 전 새로운 창조공간을 열었다. 3층짜리 건물 두 동으로 한 동은 살림집, 다른 한 동은 전시 및 작업실이다. 외벽은 전 화백 특유의 작품이 찍힌 1만5000여 개의 타일로 처리돼 눈길을 끈다. 회화 및 도자기 1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2층에선 차도 마실 수 있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십오야 숯불장어구이(055-649-9292). 흔히 '아나고'라 불리는 붕장어다. 미륵도에서 충무교 대신 통영대교를 지나 좌회전, 경상대 해양과학대 앞에서 다시 좌회전해 해안도로를 따라 가면 통영대교 바로 아래 위치해 있다. 가게 바로 앞이 전국 장어 물량의 70%가 들어오는 당동 장어집하장이라 전국에서 가장 신선한 장어맛을 자랑한다. 장어 특유의 느끼한 맛이 없고 아주 담백하다. 1인분 8000원. 장어탕 6000원.



# 교통편

- 용화사 광장 출발 막차 밤 9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통영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1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50분 걸리며 요금은 9800원. 통영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20, 21번 시내버스를 타고 들머리인 용화사 광장에 내린다. 1000원. 용화사 광장에서 터미널행 시내버스는 밤 9시까지 있다. 통영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고, 막차는 오후 7시40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 통영IC~마산 통영 미륵도 관광특구~관문사거리에서 통영 미륵도 방향 좌회전~미륵도 충렬사 방향 우회전~미륵도 충렬사 방향 좌회전~충렬사 지나~충무교 건너~미륵산 용화사 우회전~용화사 광장 순. 국도는 남해고속도로~마산 창원 방향~마산 TG~서마산IC~시청 통영 방향~진동 통영~고성~거제 통영~관문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위와 같음.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김해 백두산 정상에 서면 부산의 진산 금정산과 태백에서 1300리를 쉼없이 내려온 낙동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 여기서 끝나다




이재수(53). 국제신문 근교산 홈페이지 산행기 코너에 자주 접속한 산꾼이라면 '아! 그 사람' 하고 기억을 할 것이다. 그는 지난 2003년 개설된 근교산 홈페이지 산행기 코너를 주도했다. 취재팀이 연재한 산행지를 주말에 다녀온 뒤 어떤 점이 미비하고 잘못됐는 지를 냉철하게 비판해 취재팀의 관행적 나태함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등 차츰 뭇 산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팬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그는 낙남정맥에 이어 지난해 여름 백두대간 종주를 끝낸 뒤 예의 산행기 란에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백두산에서 끝난다'라는 200자 원고지 50여 장 분량의 장문을 올렸다. 이 글은 아마추어 산꾼이 쓴 글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논리적이고 학술적인 데다 필자의 주장까지 담겨 있어 기자를 비롯한 지역 산꾼들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뜬금없이 그를 떠올린 것은 바로 산행팀이 이번 주 소개하는 김해 백두산 때문이다.

  
이 씨는 그가 올린 글에서 낙남정맥의 종착지는 지금까지 정설로 내려오는 김해 동신어산이 아니라 이웃한 백두산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뻗어내려온 백두대간이 지리산 영신봉에서 맥을 이어 김해 백두산에서 산줄기가 끝난다는 것.

지금까지 동신어산이 낙남정맥의 종착지로 알려져 온 이유는 강에서 산줄기가 끝나면 대간이고 정맥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는 것이 이 씨의 지적이다. 우리나라 산줄기의 흐름과 위치 등을 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해놓은 조선시대 지리서인 산경표에 따르면 모든 산줄기의 맥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하구에서 끝이 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이런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

이 씨에 따르면 원래 낙동강 본류와 서낙동강으로 갈리는 지금의 낙동강 물줄기는 일제강점기 때 대규모 토목공사에 의해 형성된 것. 당시 낙동강 하구는 현재 낙동강과 서낙동강이 나뉘는 대동수문 근처이며, 그 하류는 홍수가 날 때마다 물길이 바뀌는 대규모 뻘이었다. 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보면 김해 백두산 아래 지금의 대동수문 인근이 바다로 표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볼 때 낙남정맥의 끝은 백두산이 분명하다는 것이 이 씨의 주장이다.

이번주 소개하는 코스는 김해 까치산~장척산~백두산. 시종일관 영남의 젖줄 낙동강과 금정산 백양산 등 부산의 거의 모든 산들을 감상할 수 있다.

산행은 김해 대동면 예안리 장시마을 버스정류장~까치산(342m)~낙남정맥 갈림길~임도~장척산·백두산 갈림길~장척산(531m)~매리(소감마을) 갈림길(481봉)~사거리 안부~동신어산 갈림길~벤치~352봉(삼각점)~원명사 갈림길~백두산(354m)~공동묘지~대형 축사(대동면 초정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정도. 시종일관 오르락내리락하지만 해발고도가 높지 않아 그리 힘은 들지 않으며 길찾기 또한 어렵지 않다.

까치산은 오래 전 산행팀이 들머리로 개척한 성고개를 기점으로 현재 산행이 많이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들머리로 출발했다. 예안리 장시마을 정류장에서 내려 50m쯤 시례마을 방향으로 가면 왼쪽에 '까치산 1.8㎞'라 적힌 이정표와 함께 들머리가 열려 있다. 공동묘지를 지나면서 줄곧 오르막길. 10분 뒤 묘지 앞. 우측 손에 닿을 듯한 봉우리가 백두산이다. 10여 분 뒤 안내리본이 많이 걸려 있다. 왼쪽 성고개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한 굽이 오르면 시계가 넓어져 금정 백양 엄광 구덕 승학산과 낙동강 건너 봉화 보배, 그 뒤로 가덕도 연대봉 팔판산 화산 장유봉이, 정면으로 까치산이, 우측으로 금정산 고당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뾰족한 고당봉은 붓을 빼닮아 왜 김해 쪽에서 문필봉으로 부르는지 알 수 있다.

  

까치산까지는 크게 내려섰다 올라선다. 10분 뒤 전망바위에 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처럼 김해평야가 낙동강에 의해 형성된 삼각주인 사실이 한눈에 확인된다. 까치산 정상은 전망바위에서 8분 뒤. 금정산 좌측 뒤 천성산이 흰눈을 이고 위엄있게 서 있다.

하산은 직진하며 내려선다. 금정산과 나란히 북으로 내달린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크고 작은 봉우리. 그야말로 산 너머 산이다. 10시 방향 나목 사이로 신어산 동봉이 보인다. 이렇게 1시간. 등로 좌측으로 도로가 보인다. 생명고개로 이어지는 길이다. 15분 뒤 일순간 안 보이던 안내리본이 치렁치렁 걸려 있다. 낙남정맥 갈림길로 왼쪽은 생명고개 신어산 돛대산, 오른쪽은 장척산 동신어산 백두산 가는 길이다.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3분 뒤 임도. 길 건너 바로 백두산 방향으로 올라선다.

때묻지 않은 낙엽길을 한동안 오르내린다. 20여 분 뒤 장척산 갈림길.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15m 올라서면 대동면과 상동면의 경계인 장척산 정상이다. 벤치가 둘 있고, 정상석 대신 이정표엔 '장척산'이라 적혀 있다. 직진하면 상동면 대감리로 지난해 10월말 준공된 롯데자이언츠 상동전용구장과 만난다. 이제 백두산(5.8㎞) 방향으로 향한다. 진달래터널을 통과하면 정면으로 두 개의 봉우리가 보인다. 15분 뒤 갈림길. 이정표엔 두 방향 모두 '백두산'이라 적혀있다. 좌측은 앞서 본 두 개의 봉우리를 거쳐가는 낙남정맥의 정규코스이고, 우측은 두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 길이다. 좌측으로 오른다. 쓰러진 나무와 그간 안 보이던 농짝만한 바위를 잇따라 지나면 멋진 전망대. 까치산과 돛대산 그리고 저수지 뒤로 저멀리 백두산을 확인한 뒤 발걸음을 떼면 이내 소나무 아래 안내리본이 많이 보인다. 좌측 매리(소감마을) 하산길 대신 우측으로 내려선다. 9분 뒤 안부 사거리. 왼쪽 동신어산 우회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10분 뒤 동신어산 갈림길(475봉)로 문제의 낙남정맥의 종착지가 결정되는 의미있는 지점이다. 왼쪽 동신어산, 직진하면 백두산. 이정표를 등지고 서면 10시 방향의 쌍봉 중 왼쪽이 동신어산, 그 우측 뒤 물금 오봉산, 그 왼쪽 선암산 토곡산이 보인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20m 뒤 벤치. 좌측으로 낙동강과 내달리는 금정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20분 뒤 안부갈림길. 좌측 대감리 감내마을 방향 대신 직진한다. 이때부터 크고 작은 봉우리의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삼각점을 지나 13분 뒤 갈림길. 좌측 멋진 전망대에서 잠시 쉬고 다시 송림길을 내달린다. 능선길이 차츰 우측으로 휘어진다.

17분 뒤 만나는 월성 이씨묘에선 백두산이 손에 잡히지만 꽤 높아 보인다. 곧 원명사 갈림길. 여기서 백두산까진 12분이면 올라선다. 산불초소가 있는 백두산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양산 다방동에서 백양산까지 이어지는 금정산 대종주능선이 낙동강과 나란히 내달리고, 동쪽으론 까치산(그 뒤 돛대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돈 산행팀의 궤적이 한눈에 펼쳐진다. 강 본류와 서낙동강으로 갈리는 대동수문도 보인다. 한마디로 장관이다.

하산은 초소 뒤쪽으로 내려선다. 6분 뒤 갈림길. 뚜렷한 직진길 대신 들머리에 최대한 근접하기 위해 고사목이 보이는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과거 산불 흔적이 역력하다. 이장한 묘 좌측으로 내려서면 다시 묘지를 만나고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대숲을 지난다. 8분 뒤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가면 공동묘지. 여기서 묘지 사이 뚜렷한 길로 내려서면 파란 지붕의 초정리 대형 축사와 만난다.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가면 도로 확포장 사무실. 왼쪽으로 꺾으면 예안리 고분군 앞 도로를 만나고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들머리 예안리 장시마을 정류장에 닿는다. 축사에서 15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낙동강 칠백리' 대나무 통구이 일품

  

산경표 백두대간 편의 낙남정맥은 분산(지금의 분성산)에서 끝을 맺는다고 돼 있다. 김해천문대가 위치한 분성산 아래의 김해시 구산동 일대는 거리상으로 낙동강과 꽤 떨어져 있다. 이곳은 금관가야 도읍지로 인근에는 해반천을 중심으로 왕릉과 고분군이 산재해 있어 산경표의 주 뼈대인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200여 년간 제자리를 못 찾고 방황하던 낙남정맥이 1980년대 후반이 돼서야 비로소 산꾼들이 산줄기를 잇고 이어 낙남정맥을 연결하는 종주가 시도돼 지금에 이르런 것이다.

아마추어 산꾼 이재수가 주장한 '낙남정맥의 종착지는 김해 백두산이다'라는 대명제는 아직 악계(岳界)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한 하나의 설이다. 하지만 최근 발행된 '태백산맥은 없다'(조석필 지음) 등의 산서에서도 이런 주장이 제기돼 차츰 힘을 얻고 있다.

또 한 가지. 일각에선 낙남정맥의 끝이 부산 강서구 봉화산이라는 주장도 들린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김해 용지봉에서 불모산 보배산을 거쳐 봉화산 산줄기가 서낙동강 하구 녹산수문에서 끝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도권 산꾼들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1900년대 초반까지 서낙동강의 하구인 녹산이 바다라는 사실을 간과한 무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낙동강 칠백리'(051-972-0702). 들머리로 가는 도중 큰 간판이 보여 찾기는 어렵지 않다. 돼지 오리 대나무 통구이(사진) 전문점이다. 말그대로 고기를 대나무통 안에 넣고 장작불에 1시간 정도 굽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돼지 1인분 8000원, 오리 1마리 3만 원. 이 집은 100년 된 일본식 가옥. 내부 다다미만 걷어내고 온돌로 교체했을 뿐 원형 그대로라 건축학적으로 의미있는 곳이다.


◆ 교통편

- 구포역 인근서 버스 타 예안리 장시마을 하차

구포역에서 나와 우측으로 100m쯤 가면 만나는 재활용센터 앞 시외버스정류장에서 김해여객 대동행 버스를 타고 대동면 예안리 장시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7시30분, 8시40분. 1000원. 구포역은 지하철 2호선 구명역에서 내려 '구포역' 방향으로 올라와 골목길(입구에 이정표 있음)로 10분 걸어가면 된다. 이 버스는 구포시장 앞에서도 정차한다. 날머리 장시마을 정류장에서 구포행 버스는 오후 4시10분, 7시5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강서구청 지나 좌회전~대동수문~경남 김해시 대동면~상동 대동 IC 좌회전~대동농협 지나~굴다리~시청 불암동 좌회전~대동면사무소 지나~예안리 장시마을 버스정류장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728x90

 

Home > 산    
 




근교산&그너머 <560> 산청 정수산
左 천왕·右 황매, 폐부를 찌르는 장쾌한 조망
올 첫 산행…걷는 시간만 3시간 남짓 여유로운 발걸음
남는 시간 나들목 주변 관광지·숯굴찜질방·맛집 나들이
들머리 천년 고찰 율곡사 대웅전 파랑새 전설 눈길
높이 60m 새신바위, 진주 클라이머 암벽등반 훈련장
산행 내내 지리 웅석 둔철 황매 감암 부암 효렴산 등 조망




꼭 '명산에 명찰'은 아니더라도 우리땅 여느 야산에도 예외없이 조그만 암자가 있다. 이들 산과 암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제법 그럴싸한 전설이라는 콘텐츠를 하나 둘씩 갖고 있다. 암자에서 보이는 산세를 활용하기도 하고 독특한 형상의 바위나 샘터, 심지어 마을 어귀 저수지 등 암자 주변의 온갖 지형지물을 따오기도 한다.

  
  정수산 주능선에 오르면 산길 좌측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왼쪽부터 웅석봉 천왕봉 중봉 하봉, 그 앞으로 새봉 왕등재. 우측 큰 마을은 산청읍내.

속리산 문장대는 세 번 오르면 극락 간다고 유혹하고, 의성 금성산은 정상에 무덤을 쓰면 석 달 동안 아랫 마을에 가뭄이 든다고 한다. 황악산 직지사 천불전 1000 개의 불상 중 하얀색의 동자상을 맨 처음 보면 득남한다고 하며, 용으로 승천 못한 대비사 동자승이 이무기로 변해 날아가면서 산 정상부인 암봉을 내리쳐 두 동강 난 바위가 억산의 깨진바위라는 것도 이미 널리 알려진 진실 같은 전설이다.

사실 객관적인 잣대로 바라보면 쓴웃음만 나오는 허무맹랑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맥이 끊이질 않고 전승돼 온 연유는 민초들의 내면 속 바람이 자연스레 투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 산행지는 산청 정수산. 들머리에 율곡사라는 천년 고찰을 품고 있고 어김없이 그럴싸한 전설이 내려온다. 내라본 조망. 왼쪽에서부터 황매 베틀봉 감암 부암산. 그 앞 능선 흰암봉이 효렴봉, 그 아랫마을이 하산지점인 철수리이다.

'절이 완공될 무렵 당대 최고의 화승(畵僧)이 찾아와 단청을 하겠다고 했다. 단, 향후 이레 동안 아무도 법당 안을 들여다보지 말것을 요청했다. 근데 호기심 많은 동자승이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이레째 되던 날 몰래 문틈으로 법당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파랑새 한 마리가 붓을 물고 날아다니며 그리다가 그만 붓을 떨어뜨리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이쯤 되면 벌써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부안 내소사 대웅전의 전설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차이라면 내소사의 파랑새는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었지만 율곡사의 경우에는 절 뒤의 커다란 바위에 앉았단다. 이후 그 바위는 '새신바위'로 명명됐다 한다. 현재 율곡사 대웅전 천장에는 산수화 두 점씩이 미완성으로 남아 있고, 내소사엔 우측 벽면에 단청 그림이 한 군데 빠져 있다.

율곡사와 새신바위로 대표되는 정수산은 산세로 봐선 평범하지만 전망 하나만은 어딜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조망의 산이다.

산행은 신등면 율현리 율곡사~안부~새신바위·정수산 갈림길~새신바위~719봉(삼각점)~대형 철탑~사거리~선운산악회 정상석(840m)~정수산(841m·산사랑산악회 정상석)~전망대바위~내수마을·차황(면) 갈림길~억새군락지~비득재·철수리 갈림길~출입문~철수교~철수 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 남짓 하지만 율곡사 관람과 산행 중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들머리는 율곡사 대웅전을 보고 좌측으로 가면 이내 만난다. 입구에 '정수산 등산로 안내도'가 서 있다. 처음부터 만만찮은 오르막길이지만 5분쯤 지나면 호젓한 산길이 기다린다. 물마른 계곡과 만날 즈음 정면 저 멀리 나목 사이로 큰 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 유명한 전설 속의 새신바위이다.

산길은 낙엽융단길. 찬바람이 몰아쳐 을씨년스럽기는 하지만 사각사각 밟히는 낙엽과 딱다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가 왠지 정겹게 다가온다.

곧 새신바위가 반듯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7, 8분쯤 힘겹게 오르면 안부 갈림길. 새신바위 쪽인 우측으로 향한다. 널브러진 바윗길도, 발목을 덮는 낙엽길도, 진땀나는 된비알도 힘겹게 지난다. 새신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는 셈이다. 잠시 등로를 벗어나 바위 쪽으로 다가가면 '새신암장'이라 적힌 동판이 보인다. 10여 년 전부터 진주 클라이머들의 암벽등반 훈련장으로 사용돼 온 곳이다. 얼핏 봐도 높이 60m, 폭이 40m쯤 돼 보이는 새신바위는 단일 바위로 국내 최고라는 금원산 문바위와 비교해도 하등 뒤질 게 없을 듯 싶다.

안부에서 9분이면 새신바위 갈림길에 닿고 여기서 우측으로 30m쯤 가면 새신바위에 올라선다. 조망이 끝내준다. 발 아래(동쪽) 율곡사, 왼쪽(북동쪽)으로 산청과 합천의 경계에 잇따라 솟은 부암산을 기점으로 좌로 감암산 베틀봉 황매산, 황매산 앞암봉인 효렴봉, 부암산 우측 저 멀리 합천 허굴산 악견산 의룡산, 그 우측으로 대암산 무월봉 태백산 국사봉, 의령 산성산 한우산 자굴산, 남쪽으로 진주 집현산, 이제 우측 뒤(남서쪽)로 고개를 돌리면 둔철산, 그 우측 뒤로 웅석봉 지리산 천왕봉 중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다시 새신바위 갈림길로 되돌아간다. 우측 저 멀리 보이는 암봉이 그 다음 목적지인 삼각점이 있는 719봉. 10분이면 도달한다. 길 우측으로 약간 벗어나 있어 놓칠 수 있으니 유의하길. 머리 위로 정수산이, 발 아래 앞서 지나온 새신바위가 보인다. 새가 앉아 있는 형상의 새신바위는 올라올 때의 한 몸체와는 달리 크고 작은 바위가 군집을 이루고 있다. 암봉 정점에서 왼쪽으로 10m쯤 지점에 삼각점이 있다.

곧 갈림길. 우측은 율곡사로 내려서는 지름길, 산행팀은 좌측으로 간다. 우측으로 보이는 흰 암봉과 산 아래 마을은 효렴봉과 날머리인 철수리. 이후 산길은 솔가리가 푹신푹신한 한적한 오솔길. 10분이면 대형 철탑에 닿고 이어 송림 터널을 지난다. 이내 양지바른 사거리. 왼쪽은 둔철산으로 이어지는 척지마을, 오른쪽 도성사, 산행팀은 정수산(1㎞)으로 직진한다. 된비알이라 꽤나 힘들다. 잣나무를 인공 조림했지만 전지 작업을 하지 않아 볼썽 사납다.

  

20분이면 부산 선운산악회가 세운 정상석에 닿는다. 828m로 음각돼 있다. 하지만 최신 버전 지형도에는 840m로 표기돼 있다. 진짜 정상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2분쯤 떨어진 벤치가 있는 지점이다. 이곳에도 산청 산사랑산악회가 세운 정상석이 있다. 829m로 적혀 있지만 새 지형도에는 841m로 표기돼 있다. 좌측으로 지리산 천왕봉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가는 길이 아니라 보인다는 의미일 터. 산청읍도 보인다.

5m 뒤 내수마을 갈림길을 그냥 지나 직진한다. 이내 정수산 전망대바위. 새신바위보다 조망이 더 넓다. 이후 벤치를 지나면 갈림길. 우측 차황(면) 쪽으로 간다. 억새가 간혹 보이지만 키 작은 잡목을 헤치고 가야 되는 다소 거친 길이다. 8분 뒤 다시 갈림길. 황매산 좌측으로 거창 할미봉 월여산이 보인다. 왼쪽 철수리로 향한다. 12분 뒤 신갈나무가 서 있는 V자 갈림길. 길 찾기 유의 지점이다. 왼쪽은 비득재~상여봉~와룡산을 거쳐 산청읍내로 가는 종줏길, 산행팀은 우측 철수리로 내려선다. 처음엔 다소 거칠지만 부드러운 낙엽길과 송림길이 반복되며 비교적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점차 내려갈수록 급경사 내리막이 약간은 부담스럽다. 방목하는 짐승들의 울타리인지, 사유지 경계인지 산길과 나란히 스테인리스 와이어가 내달린다. 10여 분 숨가쁘게 내려오면 정면으로 황매 효렴 베틀봉 감암 부암산이 손 앞에 잡힐 듯 가까이 와 있다. 사실상 산을 벗어나면서 턱밑에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그 소나무에서 왼쪽으로 출입문이 보인다. 문을 나서면 시멘트길. 두 번의 갈림길서 각각 오른쪽, 왼쪽으로 간 후 철수교를 건너면 철수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율곡사 경내, 주지 스님 덕택 까치밥 주렁주렁 눈길

  

율곡사는 신라 진덕여왕 5년(651년) 때 원효 대사가,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년) 때 혜구 두타 스님이 창건했다. 전설 속에 나오는 두 사찰의 대웅전은 모두 보물이다.

산청문화유산해설사 김효영 씨는 "절마다 유사한 전설이 있을 수 있다"며 "사실 '믿거나 말거나'한 내용이지만 관람객들에게 볼거리 제공 차원에서 없는 것보다야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씨는 이 전설은 향토사학자 손성모 씨가 펴낸 '산청의 명소와 이야기'와 450여 년전 이 고을 사람 운창 이시분의 '운창기'에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지금 율곡사에 가면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대웅전이 아니라 감나무다. 절대로 감을 따지 말라는 주지 스님의 엄포성 경고 덕분에 율곡사 주변의 새들은 올 겨울 먹이 걱정을 안해도 될 듯하다.

승용차를 갖고 왔다면 단성IC 주변에서 비록 짧은 코스지만 문화유산답사를 할 수 있다. 문익점 선생이 최초를 면화를 재배한 목화시배유지, 성철 스님 생가터에 위치한 기념관과 겁외사, 전통가옥들이 모여 있는 남사고가마을 등이 나들목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특히 남사고가마을 인근에는 지리산 참숯굴찜질방이 있어 피로를 풀 수 있다. 2000원.

맛집 한 곳 소개한다. 한우생고기 전문점 동제국 가든(055-974-0059). 단성IC에서 율곡사 가는 길에 있으며 차로 5분 걸린다. 한우 중 가장 맛있다는 세 번 출산한 암소만을 고집한다. 육질에 특유의 향이 나고 부드럽다. 1인분 1만3000원(200g). 갈빗살을 듬뿍 넣은 갈비탕과 육회(사진 왼쪽)도 별미이다. 워낙 맛이 있어 이것만을 찾는 단골들이 많다고 한다. 얇게 쓴 양지고기도 맛볼 수 있다. 한 접시 2만 원(600g).


◆교통편

- 시외버스, 산청 대신 진주서 연계버스 타면 더 편리

산청에선 연계버스가 마땅치 않아 진주로 가는 것이 편리하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진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8~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30분 걸리며 6900원. 진주에서 산청 신등면소재지인 단계(리)행 버스는 오전 8시30분, 10시, 11시10분에 있다. 40~50분 소요되며 2800원. 단계에서 율곡사 가는 버스는 시간이 맞지 않아 단계택시(055-973-6452, 011-851-6452)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8000원.

날머리 철수 버스정류장에서 산청행 버스는 오후 1시50분, 6시에 있다. 1600원. 시간이 안 맞으면 차황택시(055-972-7959, 011-887-7959)를 이용, 산청으로 가는 버스가 많은 차황면소재지에서 산청행 버스를 연계하면 편리하다. 차황면까지 3600원이며 거리는 5㎞. 산청터미널에서 부산행 버스는 15~2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오후 7시55분. 2시간30분 걸리고 1만2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 단성IC~지리산 진주~진주 의령 산청~진주 의령~단성교~합천 의령 20번 좌회전~율곡사(16.7㎞)~대의 생비량~신등 차황 율곡사 1006번 좌회전~신등면~신원 차황 율곡사 거창사건추모공원 1006번 좌회전~거창~율곡사~거창 산청 표지판 지나자 마자 율곡사(1㎞) 좌회전~(율현마을)~율곡사 주차장순. 철수 버스정류장에서 율곡사까지는 차황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1만 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728x90

728x90


전망대의 비룡목





배내산장 김성달사장님

영축산 백팔등을 아시나요
산행팀, 험하다는 의미의 백팔등 새로 개척
청수좌골·휴양림서 오르는 계곡 사이 능선
들머리 태봉 주민들 오래 전부터 명명 확인
묵은 된비알, 알찬 조망, 시원한 소나무 눈길
청수좌골도 내려오면 길 희미, 유의해야
하산길 아직도 새빨간 단풍 산꾼 시선뺏아




이번 주 산행지는 영축총림 통도사를 품은 영축산. 영남알프스 9개 봉우리 중 최남단에 위치한 영축산은 사실 통도사와 더불어 부산과 너무 가까워 되레 등한시 돼 온 슬픈 명산이다.

영축산 산행의 들머리는 크게 둘. 하나는 전통적 등산로인 통도사 쪽이고 또 하나는 산 넘어 배내골 쪽.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통도사 쪽은 지산마을 축서암과 산내 암자인 백운암과 비로암이 있고, 배내골 쪽은 좀 더 다양해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하단)과 청수좌골, 청수우골, 청수중앙능선이 애용된다. 휴양림에서 오르면 신불재, 청수좌골은 영축산 인근, 청수중앙능선은 채이등 아래 삼거리, 청수우골은 한피기고개로 올라선다.

  
  영축산 정상에서 시살등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가까이서부터 1071봉 함박등 채이등 죽바우등이 확인된다. 이어지는 시살등 오룡산은 궂은 날씨 탓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측 봉우리는 향로산이다.

때묻지 않은 새 길을 갈망하던 산행팀은 배내골 쪽에서 새로운 등산로를 하나 개척했다. 청수좌골과 휴양림에서 오르는 계곡 사이에 우뚝 선 능선이 그것이다.

하산 후 태봉마을 배내산장 김성달 대표는 "이곳 사람들은 그 능선을 아주 험하다는 의미로 백팔등"이라 부른다며 "오랫동안 사람들이 안 다녀 아마 길이 없을텐데…, 있던가요"라고 반문할 정도였다. 20년 전 이곳 배내골로 들어온 그는 영남알프스 지킴이이면서 산악구조 활동을 하는 지독한 산꾼이다.

하산로를 묻길래 "청수좌골"이라고 답하자 그는 "얼마 전 산장을 찾은 산꾼들이 그 길로 내려오면서 꽤나 고생을 했다는 말을 듣고 한번 올라가보니 하산로 입구만 반듯했지 이후 산길은 의외로 아리송했다"고 경험담을 토로했다.

산행은 양산 원동면 태봉마을 종점상회~청수골산장~청수좌골~백팔등~전망바위(비룡송)~826봉~청수좌골 갈림길~샘터~단조산성~영축산~1071봉(추모비)~사거리~청수좌골 상류~계곡합수점~청수좌골 주등산로~청수골산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 백팔등과 하산로 입구 쪽에서 길 찾기에 조심해야 할 지점이 몇 차례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버스정류장인 종점상회에서 내려 잠수교를 건너 파래소 유스호스텔을 지나면 청수골산장. 1㎞ 거리. 산장 입구에는 신불산폭포휴양림 진입로 확포장 공사가 한창이다.

청수골산장으로 들어가 왼쪽 물레방아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이내 등산로 팻말이 서 있다. 150m쯤 가면 갈림길. 왼쪽 청수좌골 방향으로 5m쯤 가다 능선을 타기 위해 왼쪽 산길로 오른다.

지독한 된비알이 기다린다. 여기에 낙엽까지 쌓여 있어 미끄럽기까지 하다. 10분 뒤 묘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오른다. 점차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송림길, 늘 푸른 산죽길로 변하기도 한다.

이번엔 잇따라 바위길이 막는다. 바로 치고 올라도 되고 왼쪽 우회길을 이용해도 된다. 일순간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붙잡는다. 기품도 있고 운치도 있다.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 서면 정면 왼쪽에서부터 재약봉 코끼리봉 향로산 재약산이, 발 아랜 방금 올라온 들머리 태봉마을이 한눈에 보인다.

계속되는 오름길. 고도가 높아지면서 앙상한 가지의 나목만 눈에 띄는 완연한 겨울산으로 변한다. 집채만한 바위가 또 길을 막는다. 우측으로 우회하기 전 바위 좌측으로 잠시 발길을 옮긴다. 독특한 형상의 소나무를 보기위해서다. 바위 쪽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위뿐 아니라 아래쪽으로도 굵은 줄기를 내리면서 바위 일부를 쪼개놓고 있다.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라 '비룡송'이라 명명했다. 바위 위에 올라서면 조망은 더 넓어져 재약산 우측으로 천황산과 운문산도 확인된다. 바로 앞 팔각정이 서 있는 지점은 파래소폭포 위 봉우리이고, 그 우측 뾰족 봉우리는 공비지휘소 비석이 서 있는 995봉이다.

바위에서 8분 정도 지그재그 낙엽길로 오르면 무명봉 정점. 비로소 왼쪽으로 푹 꺼진 신불재가 보인다. 다시 산죽길과 826봉을 자연스레 지나면 멋진 소나무들의 전시장이 펼쳐진다.

등로 좌측 위론 집채만한 바위가 연이어 내달린다. 여기서 등로는 둘로 나뉜다. 바위 쪽으로 올라 걷든지, 아니면 계속 직진하든지. 산행팀은 두 곳 모두 노란 안내 리본을 달아놨다.

바위쪽 등로는 대부분 암반으로 돌탑을 지나며, 직진길은 앞선 등로보다 폭이 좁아지며 묵은 데다 훨씬 더 거칠다. 두 길은 대략 20분 뒤 만나며 여기서 4분이면 마침내 시야가 트인다. 백팔등이 사실상 끝나는 지점이다. 들머리에서 1시간35분. 우측으로 영축산 정상과 그 우측 1071봉이 늠름하게 서 있다.

이제부터 억새길. 이내 갈림길. 좌측 신불산폭포 휴양림 방향 대신 우측으로 내려서면 이내 너른 터. 우측 열린 길은 청수좌골에서 올라오는 길, 산행팀은 좌측 넓은 길로 올라선다. 이때부터 비로소 안내 리본이 보이기 시작한다. 얼마 안 가 왼쪽으로 열린 길이 하나 있다. 정면 돌무더기 10m 전 쯤이다. 발길을 옮기면 샘터가 있다. 갈수기라 물이 적다. 곧 돌무더기에 선다. 단조산성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전장이다. 누군가가 돌을 쌓아 성을 일부 복원해 놓았다. 산행팀은 산성을 따라가지 않고 신불평원을 가로질러 오른다

아뿔싸. 방화선을 만든다고 고헌산 임도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억새가 많이 파헤져져 황량하기 그지없다. 을씨년스럽다. 50m 뒤 왼쪽 억새군락지로 오르면 잠시 후 주능선에 닿는다. 이제 본격 정상을 향해 오른다. 잠시 뒤돌아보면 저 멀리 신불산과 우측 벼랑 아래로 쓰리랑 및 아리랑 리지가 보인다.

정상 직전 갈림길. 왼쪽은 지산마을 가는 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5분 뒤 마침내 독수리의 머리에 해당하는 정상. 최신판 지형도에는 1081m라 표기돼 있지만 정상석에는 1059m라 적혀 있다.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다. 서쪽으로 향로산에서 우측으로 재약봉 코끼리봉 사자평 재약산 천황산 운문산 가지산 능동산 신불산이, 향후 진행 방향인 남서쪽으론 정면 1071봉 왼쪽으로 함박등 채이등 죽바우등 오룡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이제 그곳으로 향한다.

6분 뒤 고개안부. 왼쪽 비로암 지산마을 샘터 방향, 오른쪽은 영축산을 가지 않고 신불산 가는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길 좌측 저 멀리 통도환타지아와 경부고속도로 정족산 천성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통도사는 바로 뒤 구릉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안부에서 6분이면 1071봉. 흉물스런 초소 뼈대와 한 산꾼의 추모비가 서 있다. 우측으론 방금 올라온 백팔등이 보인다. 두 번째 능선이다

이때부터 암릉길. 왼쪽으로 크게 떨어지는 우회길을 지나 20여 분이면 사거리에 닿는다. 왼쪽은 비로암(험로), 직진하면 함박등~함박재~채이등~죽바우등~한피기고개~시살등~오룡산 순으로 이어진다. 체력에 맞게 산행을 계속해도 된다. 채이등에선 중앙능선으로, 한피기고개에선 청수우골로 각각 원점회귀 가능하다.

산행팀은 우측 산죽길로 내려선다. 입구는 반듯하지만 내려올수록 험해진다. 10분 뒤 이끼 낀 돌들이 널브러진 지점에선 아예 길이 사라져 무작정 아래로 내려가는 지경에 이른다. 25분 뒤 계곡을 건넌다. 청수좌골 상류는 두 갈래. 올라오는 방향으로 봐서 우측 계곡으로 단조늪이 발원지다.

계곡을 건너도 역시 돌길이다. 계곡과 점차 멀어지며 산죽길이 이어진다. 20분 뒤 또 다른 계곡. 청수좌골의 좌측 계곡이다. 물이 거의 없다. 역시 곧바로 건넌다. 알고 보니 바로 아래 지점이 계곡 합수점이다. 고개 들면 생각지도 못한 아주 빨간 단풍이 한창이다. 이후 계곡합수점에서 청수골산장까지는 45분쯤 걸린다. 도중 만나는 119 조난위치표의 거리는 엉터리다. 참고하길.


# 떠나기전에

- 배내산장 김성달 지기, 배내골 20년 산증인

영축산은 영취산 취서산 등으로 혼용돼 왔다. 원인은 한자 '鷲' 자에 대한 한글 음독에서 비롯됐다. 옥편에선 '독수리 취'라고 표기돼 있지만 불교에선 '축'으로 발음하는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 탱화(幀畵)라고 할 때 '탱(幀)' 자는 옥편에서 '정' 자로 찾아야 하고, 깨달음을 뜻하는 보리(菩提)의 '리(提)' 자 역시 '제'자를 찾아야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지난 2001년 양산시지명위원회는 통도사 뒷산을 영축산(靈鷲山)으로 통일하기로 결정했다.

해발 960m 지점의 단조산성은 신라 때 화랑훈련장으로, 임진왜란 땐 왜군과의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수적인 열세로 산성을 빼앗긴 아군은 이웃한 시살등으로 이동, 전열을 정비한 뒤 왜군과 마지막 항쟁을 하며 화살을 많이 쏘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화살 시(矢)' 자를 써 시살등으로 명명됐다고 전해온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버스정류장 종점상회 맞은편의 배내산장(055-387-3292)이다. 경운기 한 대가 겨우 지나 다닐 수 있을 당시인 20년 전 배내골 오지에 들어온 자연인 김성달 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주변의 최신식 시설을 갖춘 화려한 건물의 식당과 달리 이곳 마당에는 주인인 김 씨가 직접 깎은 솟대와 장승이 있고 황토로 만든 식당 내부에는 시와 그림,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 나온다. 표고버섯 전골, 더덕구이 정식, 오리불고기, 흑염소 불고기, 흑돼지 바비큐 등 메뉴가 다양하지만 정작 김 씨는 엉뚱하게도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배내골의 정서와 문화를 팔고 싶단다. 이 때문에 예술인과 산꾼 등 전국에서 고정 단골이 아주 많다. 민박도 한다.


# 교통편

- 무궁화호 열차,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 편리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2900원. 언양터미널 뒷문 쪽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배내골행 대우여객 328번 버스를 타고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하단) 입구 태봉 종점상회 앞에서 내린다. 오전 11시 출발, 1000원. 태봉 종점상회에서 언양터미널행 시내버스는 오후 5시35분에 있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

  

부산역에서 원동역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45분, 부전역에선 오전 6시55분, 10시에 출발한다. 35분쯤 걸리며 요금은 각각 3200원. 원동역 앞에서 배내골행 마을버스를 타고 태봉 종점상회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10시50분. 2000원. 종점상회에서 원동역행 마을버스는 오후 4시30분, 5시50분, 6시35분, 7시50분(막차)에 출발한다. 원동역에서 부산역행 열차는 오후 5시30분, 6시44분, 부전역행 열차는 오후 5시20분, 7시36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양산IC~언양 양산어곡지방단지~배내골 어곡터널~어곡터널 지나~배내골 용선~신불산 공원묘원~에덴밸리CC 입구 지나~석남사 배내골 69번 지방도 우회전~고점교 지나~선리마을, 장선마을 지나~태봉종점상회에서 우회전~청수골산장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