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부산여행/연제여행)연산동 생태마을 물만골마을. 1970년에 멈춰버린 마을 '응답하라 1970'이 궁금하다면 황령산 물만골 마을 여행을 추천합니다.


지난 주말 물만골에 다녀왔습니다. 부산 동구 안창마을, 남구 문현동 안동네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연제구 물만골 등은 부산 대표 낙후지역인데 그중에서도 감천문화마을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로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연제구 물만골에도 최근 ‘주민 자립형 생태 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합니다. 지금까지는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때려 부수고 하는 무분별한 개발에 자연 생태계가 모두 파괴되어 사라져 버렸는데 물만골의 자연환경에 맞는 정비 사업을 계획한다니 황령산과 금련산을 즐겨 찾는 부산시민으로서 정말 반가운 뉴스였습니다.

 그래서 집을 나와 찾아 나섰던 물만골. 물이 흐르지 않는 계곡은 없지만 유독 황령산과 금련산은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물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 덕분인지 체육공원마다 목을 축여주는 샘터가 만들어져 운동 전후 시원한 생수도 마시며 물통에 물을 담는 주민도 많았습니다.

 그중에도 연제구 연산동의 물만골은 연중 차디찬 맑은 물이 황령산에서 흘러내려 ‘물이 넘친다’하여 물만골 또는 수만골로 불렀습니다. 예로부터 산 좋고 물 좋은 곳에는 사람이 살기 마련입니다. 한국동란 때 군사용 시설이 황령산과 금련산 정상에 들어서면서 도로가 개설되었고 또한, 목장이 들어서면서 집들이 물만골에 들어선 게 마을 형성의 시초였습니다.

 또한, 해방과 한국동란으로 급격하게 불어난 피난민들이 초량동 등의 부산항 매축지에 움막을 짓고 살았는데 대한민국의 관문인 부산항의 미관 때문에 1964년 강제 철거되면서 철거민들이 물만골에 대거 이주하였습니다. 그와 함께 6~70년대 풍운의 꿈을 안고 도회지로 탈농촌을 꿈꾸던 청춘들이 풍찬노숙을 피해 우선 먹고 살기 위해 물만골로 찾아온 게 오늘날의 마을이 되었습니다.

 

 70년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린 물만골 마을을 찾아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부산의 중심이라는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 4번 출구에서 연제1번 마을버스를 환승하면 바로 물만골 마을로 직행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도시철도 3호선 물만골역에 내려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는 방법입니다. 필자는 전자인 시청역에서 연제1번 마을버스를 이용하여 물만골 입구에 내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물만골 마을을 둘러보고 먼저 놀랐던 게 두 가지입니다. 좁은 골짜기를 끼고 무슨 절집이 그리 많은지, OO사(寺)하며 수십 개의 사찰과 집집이 내걸린 빨래였습니다. 마침 전국을 강타했던 동장군의 기승에 물만골도 예외가 아니었나 봅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주말의 포근한 날씨에 집집이 밀렸던 빨래감을 빨아 늘었습니다. 걸린 형형색색의 옷을 보면서 어릴 적 생각이 났습니다.

 집 마당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빨랫줄에는 물먹은 옷이 주렁주렁 걸렸습니다.  옷은 마르기도 전에 추위에 꽁꽁 얼어붙어 동태가 되었으며 소매 끝에는 고드름이 달렸습니다. 그 고드름을 따서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무런 맛도 없었습니다. 물만골에서 널린 빨래를 보면서 어릴 적 추억이 그려집니다.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은 슬레이트 지붕은 이제 도심에서는 없는 풍경입니다. 물만골에도 이제 슬레이트 지붕은 단열 패널로 교체하는 집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유독 파란 지붕과 파란 물탱크가 돋보였던 물만골에 계곡을 끼고 쌓아 올린 축대와 그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집, 얽기 설기 판자를 엮은 집, 블록을 쌓아 형태만 갖춘 집이 아직도 많아 물만골의 환경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만골은 원래 무허가로 들어선 마을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치단체의 무허가 철거 정책에 맞서기도 했으며 1999년에는 마을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부지를 공동 매입하여 지금은 ‘물만골 공동체 마을’이 되었습니다. 이제 더 좋은 환경의 물만골을 꿈꾸고 있습니다.

 

  마을이 3~40년 전 낙후된 모습이다 보니 이곳도 ‘응답하라 1988’ 같은 우리의 옛 모습을 담는 영화 촬영 세트장으로 많이 이용하였습니다. 특히 2006년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임창정과 하지원이 주연한 ‘1번가의 기적’은 모든 신이 물만골에서 촬영될 정도였습니다.

 

 

 재개발 지역 마을 사람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꿈을 그렸던 1번가의 기적에서 물만골은 청송마을이 되었습니다. 황령산 정상에서 보면 푸른 숲에 둘러 진짜 청송마을 같았습니다. 영화처럼 연제구 연산동 물만골 마을도 언젠가는 재개발이란 유혹이 찾아올 것 같습니다. 개발이라는 핑계로 무분별한 파괴보다는 물만골만의 특색을 찾아 자연 환경과 주민의 편리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해법을 함께 찾아 개발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추억이 생각나면 찾아가고 싶은 물만골 마을을 아이와 함께 골목길을 걸어보세요. 도심에서 느끼지 못하는 사람 사는 냄새가 확 느껴집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삶에 방해가 있어 서는 안되겠습니다. 따뜻한 주말에 찾았던 물만골 마을의 정겨운 모습을 가슴에 담고 다시금 타임머신을 타고 2016년으로 돌아왔습니다.

 ◆70년대 마을 모습이 남아 있는 물만골 마을 사진으로 보기◆

 

 

 

 

 

 

 

 

 

 

 

 

 

 

 

 

 

 

 

 

 

 

 

 

 

 

 

 

 

 

 

 

 

 

 

 



2014/01/08 - (부산여행/낙동강 뱃길)낙동강뱃길. 을숙도에서 물금까지 낙동강에 배를 타고 새로운 부산을 보다.


2014/01/16 - (부산여행/영도구여행)영도 국립해양박물관. 이 모든것이 무료관람, 바다속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해양박물관.


2014/01/19 - (부산여행/해운대구여행)솔밭예술마을 창착공예공방, 모두가 수작업인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활동 해운대솔밭예술마을창작공예공방


2014/01/24 - (부산여행/금정여행)금정산 숲속 둘레길. 새소리 바람소리를 듣고 걸을 수 있는 환상의 금정산 둘레길


2014/02/20 - (부산여행/영도여행)변호인촬영지 절영산책로에서 봄을 마중하다. 흰여울길.


2014/02/26 - (부산카페/영도카페)영도 절영해안산책로 가는 길에 있는 카페 원블랙커피에서 커피한잔 너무 좋아요.


2014/01/04 - (부산여행/영도여행)영도 국립해양박물관. 해양박물관에서 반구대 암각화를만나다.국립해양박물관


2013/12/24 - (부산여행/해운대여행)레디움 아트 센터에서 모야의 작품을 만나고 왔습니다. 레디움 미술관 관람


2013/12/23 - (부산여행/금정구여행)부산대학교 후문에도 미완성의 벽화거리가 있어요.부산대학후문벽화


2013/11/28 - (부산여행/중구여행/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더욱 화려해진 제5회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개막식 전에 미리 댕겨왔습니다.


2013/11/27 - (부산여행/중구영도여행)영도대교(영도다리) 개통식 이모저모. 영도대교


2013/11/25 - (부산여행/영도/중구여행)부산 영도다리, 영도대교(다리)가 47년만에 올라가요. 영도대교 개통식


2013/11/14 - (부산여행/서구여행)임시수도기념관 부산밀면이야기, 부산 밀면에서 알지 못한 숨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2013/11/09 - (부산여행/서구여행/부산항빛축제)송도해수욕장 부산항빛축제. 부산항빛축제 천년의 빛으로 송도해수욕장을 적시다.


2013/10/29 - (부산여행/금정여행)금정산 금정산성을 만리장성에 비유, 금정산성 남문


2013/10/02 - (부산여행/금정여행/금정산성 동문)금정산성 동문, 동래산성으로도 불렸던 금정산성 총길이는 18km,


2013/10/01 - (부산여행/해운대여행/장산너덜길)장산산행, 부산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곳 해운대 장산 너덜길,


2013/09/25 - (부산여행/금정여행/금정산성) 금정산성 북문."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를 상기 시켜주는 금정산성


2013/09/24 - (부산여행/금정여행)가을에 찾아 떠나는 금정산 고당봉 산행,


2013/09/21 - (부산여행/동래여행)지하철 공사도중 발견된 수안역 동래읍성 해자, 한국판 킬링필드.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