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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경대에서 바라본 빼어난 조망. 발 아래는 무릉리, 왼쪽 상단 임도는 금오산 약수암으로 이어지고 그 뒤 뾰쪽봉이 금오산이다. 정면에 보이는 능선이 오른쪽 가래봉을 거쳐 금오산으로 이어지는 숨은 능선길이며 그 뒤로 구천산과 만어산도 확인된다.






주 메뉴는 비빔밥 파전 외에 한방 오리백숙(사진) 및 닭백숙.



야생화 가득 핀 미답의 산길
밀양사람들도 금시초문인 무명봉
국립지리원 지형도에도 표기안돼
쭉쭉 뻗은 홍송과 묵은 산길 일품
재약산 단장천 등 주변 풍광 탁월




밀양 명필봉과 취경산은 밀양사람들도 금시초문인 그야말로 무명의 산이다.

대추와 밤이 특산품인 단장면 사연리에 위치한 이 두 산은 흔히 '동화전 뒷산'으로 불린다. 밀양에서 표충사 가는 1077번 지방도변에 위치한 재약산 미나리꽝과 마주보며 산 아래로는 다슬기가 아직도 많이 잡히는 단장천이 유유히 흐른다.

해발은 우리땅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500m대로 위압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어머니의 품같이 포근한 산이지만 아쉽게도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하는 지형도엔 표기돼 있지 않다.

해서 산행팀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산행 전 마을 촌로들에게 두 봉우리에 대해 여쭤봤다. 의견이 분분했지만 대체로 마을에서 바라볼 경우 정면에 보이는 산이 명필봉이고, 명필봉 우측 산줄기 뒤-마을에선 보이지 않는-높은 봉우리가 취경산이라고 했다.

전체적으로 육산이지만 잊을만 하면 바위 전망대가 터줏대감처럼 앉아 있고, 굽이치는 단장천과 밀양의 대표적 산인 영남알프스 재약산과 천황산의 위용도 새삼 느낄 수 있다. 명산에서나 감상할 수 있는 곧게 뻗은 송림을 걷노라면 마치 동양화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들 만큼 운치 또한 있다.

무엇보다 이 두 봉우리의 자랑은 다소 역설적이지만 무명봉만이 내세울 수 있는 미답의 산길이다. 딱딱하면서 반질반질한 금정산길과 달리 다소 거친 자연 그대로의 산길이다. 속된 말로 '발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산행은 단장면 사연리 동화마을~전망대~명필봉(543m)~벼락덤이·취경산 갈림길~벼락덤이(삼각점)~벼락덤이·취경산 갈림길~570봉~사거리~취경산(573m)~취경대(568m)~월성 손씨묘~동화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20분 안팎. 이정표 하나 없는 묵은 산길이어서 촘촘히 매단 국제신문 노란 리본을 참고하자.

  
 
동화마을 정류장에서 하차, 조그만 '동화마을' 이정석과 동화교 사이 우측으로 열린 포장로를 개울을 따라 걷는다. 개울 건너 '동화사'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간다. 길 양변에는 대추나무가, 발밑엔 씀바귀 머구 등 산나물과 광대나물 개불알풀 등이 보인다. 또 한 번의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간다. 15m쯤 뒤 만나는 갈림길은 동화사 가는 갈림길이며, 두 갈림길 사이에 묘지가 있다. 참고하길.

파란 지붕의 가옥과 노란 물탱크를 지나자마자 우측 산으로 오른다. 본격 들머리다. 첨부터 된비알의 연속이다. 보랏빛 각시붓꽃과 취나물이 눈에 띈다.

세 번째 묘지에서 두 갈래길. 직진하면 309봉, 우측으로 간다. 한 명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산허리길이다. 7분 뒤 주능선이자 안부 갈림길. 왼쪽은 1077번 지방도 방향, 우측 오름길로 향한다.

10여 분 뒤 밧줄이 보이는 부처손이 지천인 바위 전망대로 오른다. 뒤돌아보면 낮은 뾰족 봉우리가 이 능선의 끝자락이며, 그 봉우리에 비록 가려 있지만 단장천이 휘어지는 지점에 곰소 휴양지가 있다. 좀 더 올라 전망대 우측 끄트머리에 서면 발아랜 들머리 사연리와 단장천이, 정면엔 가래봉과 그 왼쪽 만어산이 보인다. 단장면 소재지 뒤 조그만 독립봉인 경주산 뒤로 까치산 용암산 백암봉 용암봉 승학산 등도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솔가리와 카키색 낙엽 그리고 잔가지들이 뒤섞인 묵은 등로이다. 아무도 밟아보지 않은 미답의 산길을 걷는 이 기분, 경험자만이 알 것이다.

  

집채만한 바위가 앞을 막는다. 험하지 않아 직접 올라도 되고 우회길도 있다. 이번엔 더 큰 규모의 바위가 기다린다. 오르면 작은 바위들이 뒤엉켜 있고, 거기서 한 번 더 오른 이후 편안하고 푹신푹신한 솔가리길이 이어진다.

7, 8분 뒤 등로 우측으로 약간 벗어나면 조그만 전망대. 발아래 성지골과 그 뒤 취경산자락이 보인다. 산길은 여전히 묵었지만 예서부터 곧게 뻗은 소나무가 시선을 빼앗는다.

명필봉은 소위 스쳐가는 봉우리로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해서 산행팀은 노란 리본에 '명필봉 정상'이라 적은 리본 두 장을 나란히 달아놨다. 숲에 가려진 명필봉의 허전함을 보상하기 위해 바로 아래 우측 지점에 전망대가 있다. 눈앞엔 향후 오를 봉우리인 취경산 등 예닐곱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펼쳐진다. 발아래 꼬불꼬불한 임도는 밤나무 농사를 위해 개설된 듯하다.

비탈진 암봉을 내려서면 다시 묵은 산길. 고려청자처럼 매끈하진 않지만 막사발처럼 투박하면서도 거칠다. 때론 쓰러진 나무도 넘고 잡목 땜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 길섶엔 귀한 보랏빛 꼬깔제비꽃이 숨어 있고 나무 밑둥엔 이끼가 고색창연하다. 취나물도 지천이고 새소리도 정겹다.

이렇게 30여 분. 등로 좌측 소나무 아래 영남알프스가 훤히 보이는 전망대가 기다린다. 10시 방향 구천산과 도래재를 시작으로 11시 천황산, 11시30분 재약산, 정면 향로산, 1시 백마산과 바드리마을, 2시 향로봉, 발아랜 여전히 단장천.

시원한 주능선 송림길이 순간 좁은 산허리길로 이어진다. 7분 뒤 갈림길. 직진하면 벼락덤이, 우측은 취경산. 잠시 벼락덤이를 다녀온 뒤 취경산으로 향한다. 삼각점이 있는 벼락덤이는 13분이면 닿는다. 시야가 트이는 암봉인줄 알았건만 꽉 막힌 숲 속이다. 대신 벼락을 맞은 듯한 나무들이 쓰러져 있을 뿐이다. 벼락덤이에서 계속 직진하면 매봉을 거쳐 영축산까지 이어진다. 참고하길.

  



발길을 돌려 이젠 취경산으로 향한다. 벼락덤이·취경산 갈림길에서 왼쪽 산길로 오른다. 꽤 묵었지만 찬찬히 보면 길이 있다. 14분 뒤 정점인 573봉. 이젠 직진하며 내려선다. 거의 개척수준이다.

안부 사거리를 지나 계속 직진, 다시 한 굽이를 오르면 일순간 산길이 반듯해지며 취경산에 닿는다. 주변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다. 역시 스쳐가는 봉우리로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워 리본 뒤에 '취경산'이라고 적어놨다. 주변에 3, 4개의 작은 바위가 모여 있는 것이 힌트라면 힌트.

이제 본격 하산. 곧게 솟은 키 큰 적송들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이어 잇단 전망대. 취경산에서 10분. 앞서 본 조그만 바위 전망대와 달리 발아랜 수십m 낭떠러지다. 아래쪽으론 무릉리, 저 멀리 뾰족봉인 금오산과 구천산 만어산이 조망되는 멋진 곳이다. 해서 여길 '취경대'라 명명한다. 마을에선 취경대가 있는 봉우리를 취경산이라 불렀다. 산행팀은 지형도 상의 등고선 간격을 확인하고 실제 높이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점을 취경산, 전망대를 취경대로 구분했다.

이어지는 내리막길. 주옥 같은 지그재그길이다. 30분 뒤 임도. 산아래 위치한 '행복한 숲속 요양병원'이 설치한 스피크에서 클래식음악이 들려온다. 9분 뒤 도로에ㅍ 닿으면 곧장 숲으로 들어가고, 다시 도로를 만나면 우측으로 간다. 이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월성손씨 문중묘. 방금 지나온 명필봉~취경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직진하면 갈림길. 우측 밤나무밭을 지나 민가 파란 물탱크를 지나 개울길로 내려오면 동화교에 닿는다. 임도에서 25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민박 겸한 '휴정' 부산 산꾼들의 아지트

  

경남 밀양시 단장면 사연리 동화마을 정류장 바로 옆에는 민박을 겸한 '휴정'(休情·055-356-3878, 016-880-6881) 이란 쉼터가 있다. 낮은 돌담에 옛날 황토방과 조그만 찻집을 갖춘 전형적인 시골집으로 제법 운치가 있다. 도로변 재약산 미나리 1호점 맞은편이다.

하산 후 산행팀은 비빔밥 등 간단한 요기를 위해 이곳에 들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주인장 배정희 씨는 지난해 10월 '근교산& 그 너머' 500회 특집으로 본사가 주최한 일본 나가노현 북알프스 산행에 동행한 부산 푸른산악회의 열성 아줌마 회원이 아니던가. 세상 참 좁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배 씨는 자식들이 자립할 만큼 성장하자 지난해 5월 이곳으로 이주했다. 평소 산행을 다니면서 봐둔 곳이라 이주를 결정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단다. 알고 보니 그는 국제신문 근교산 마니아였고 이곳은 부산 산꾼들의 소위 말하는 아지트였다. 손님 중 80%가 부산 산꾼들이란다.

가마솥에 당귀 구지뽕 삼백초 오가피 등을 달인 물에 오리나 닭을 고운다. 밥도 그 약물에 짓는다. 쌈은 상추와 깻잎 외에 오가피순 씀바귀 산달래 등 계절에 맞게 나온다. 나물이나 약초는 관련 전문가인 배 씨 이외에도 부산의 지인들이 평소 산행하면서 직접 캐온 것을 사용한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묵은지나 깻잎도 기가 막히다. 3만5000원. 오리백숙 약물과 함께 나오는 밥은 공짜다. 특히 5월 초까지는 길 건너 위치한 재약산 청정 미나리(㎏당 7000원)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백숙 외에도 손님들이 원할 경우 삼겹살이나 오리고기를 마당에서 직접 구워먹을 수 있게 준비도 해준다. 민박의 경우 성수기인 여름엔 주변 민박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인당 2만 원을 받지만 평소에는 식사를 할 경우 잠도 공짜로 재워준다.

배 씨는 "이곳은 피로에 지친 산꾼들이 식사를 하면서 휴식도 하는 만남의 장으로 이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교통편

- 서부터미널서 밀양행 시외버스 매 정시 출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24번~단장 표충사 1077번~금곡교 지나~단장면 면사무소 지나~사연리 동화마을('재약산 미나리' 대형 간판).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5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표충사행 버스를 타고 동화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 11시, 11시40분. 1800원. 동화마을에서 밀양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20분, 4시10분, 5시, 5시40분, 6시30분, 7시20분, 8시(막차)에 출발한다.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시 정각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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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봉을 지나 만나는 전망대에서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능선길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 가운데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쇠뿔을 닮았다는 양각산이며 이후 능선이 왼쪽으로 휘어 흰대미산 불영산 보해산 금귀봉이 산의 물결을 이룬다. 양각산 뒤로 거창읍내에 위치한 건흥산과 취우령도 보인다. 사진 왼쪽 가운데 부분이 하산길인 불석계곡이며, 이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들머리인 심방마을에 닿게 된다.


거창 1000m급 고봉만 무려 25개
백두대간과 이웃 봉우리 한눈에
양각산 이름그대로 쇠뿔 연상돼
고봉준령의 물결 장관일세




거창문화원이 펴낸 '거창의 명산'에 따르면 거창에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봉만 25개. 700, 800m대의 제법 늠름한 봉우리들은 거창에선 명함도 못 내민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은 802m다.

지도를 펴놓고 살펴보면 군 전체가 사방팔방으로 거대한 능선의 물결을 이룬다. 가히 산의 바다이다.

무주와 경계를 이루는 북서쪽에는 백두대간이 내달리고, 함양과 접한 서쪽엔 월봉 금원 기백산이 장벽을 이루고, 김천과 맞닿은 북동쪽에는 수도산 단지봉 좌일곡령 두리봉이 가야산을 넘보고 있다. 합천과 이웃한 동쪽은 우두산 장군봉 비계산 오두산 등이 키재기를 하고 있고, 최남단에는 거창양민학살사건 추모공원 뒷산인 월여산과 감악산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손꼽아 보면 60여 개. 명산 진열장인 강원도나 산의 고장 문경이 부럽지 않다.

이번 주 산행지는 양각~수도산 원점회귀 코스. 김천과 이웃한 거창 북동쪽의 봉우리이다.

양각산의 양각(兩角)은 두 개의 쇠뿔을 의미한다. 실제로 멀리서 보면 쇠뿔 형상의 암수 자웅형태로 우뚝 솟아 있다. 가야~수도 종주로 익히 알려진 수도산은 흔히 비구니 도량인 김천 청암사나 수도암이 들머리로 애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양각산이나 인접한 흰대미산에서 잇는 원점회귀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코스는 대부분 구간이 사방팔방으로 확 트인 1000m대의 능선길이어서 수십㎞에 달하는 백두대간 마루금과 주변의 걸출한 봉우리들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산행은 가북면 심방마을~주능선(흰대미산·양각산 갈림길)~양각산좌봉~양각산(우봉·1150m)~잇단 암봉~시코봉(1237m)~잇단 전망대~신선봉·수도산 갈림길~수도산(1317m)~청암사(수도암)·심방마을 갈림길~사거리 고개~불석계곡~임도~불석계곡 사무소~수재마을~심방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 정도. 산은 높아도 들머리가 워낙 고지여서 그리 힘들지 않다. 주능선까지만 무난히 찾는다면 이후 산길은 외길이라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들머리 심방마을 경로당 옆 특이한 조경석이 많은 민가 앞에서 경로당 지붕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양각산 정상이다. 이 민가 우측 포장로로 발길을 옮기며 산행은 시작된다. 100m쯤 뒤 좌측 꼬불꼬불한 시멘트길로 오른다. 한 굽이 넘으면 정면에 선산 김 씨묘. 이 묘지 좌측의 경사가 몹시 심한 임도로 오른다.

8분 뒤 사거리 안부. 직진하면 계곡이지만 길이 뚜렷하지 않아 왼쪽 산등성이로 향한다. 참고로 이 계곡에는 예부터 참취 곰취 등 산나물이 많아 매년 4월 초파일을 전후해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묘지 10여 기가 눈에 띄지만 맨 우측 상단 묘지 옆으로 에돌아가는 길이 열려 있다. 새소리가 정겨운 된비알 송림길이다. 고산지대라 기대치 않은 진달래가 아직 한창이고 발밑에는 각시붓꽃 제비꽃 큰구슬붕이가 눈에 띈다. 또 한 굽이를 오르면 주능선 삼거리. 왼쪽은 흰대미산, 산행팀은 오른쪽 양각산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산 아래에선 쇠뿔 모양을 확인 못했지만 다가갈수록 서서히 그 자태를 드러낸다.

계속되는 급경사 능선길. 때론 암봉이 막고 있어 에돌아 가기도 하고 치고 오르기도 한다. 둥근 눈알이 박혀 있는 물고기 모양의 바위를 지나면 거대 암봉이 앞을 가로 막는다. 양각산 좌봉이다. 바로 올라도 되고 우회로도 있다.

좌봉에서 남쪽으로 뒤돌아보면 방금 들머리에서 올라온 능선과 젖꼭지 모양의 암봉인 흰대미산, 그 뒤로 불영산 보해산 금귀봉 거창읍내가 물결치듯 펼쳐진다. 북서쪽 발 아래로 김천과 경계를 이루는 우두령 뒤로 대덕산 삼도봉(초점산) 중봉 향적봉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주능선이 큰 획을 긋고 있다.

양각산 주봉은 좌봉에서 10분 거리. 시야가 더 넓어져 정면 북쪽 저 멀리 보이는 쌍봉 중 왼쪽이 수도산이며 이후 여정은 우측 능선으로 하산하다 계곡으로 떨어져 우측 발 아래 수재마을 거쳐 들머리로 돌아온다. 또 북쪽을 보고 2시 방향 단지봉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작은가야산 우두산 의상봉 장군봉 오도산 미녀봉도 확인된다. 단지봉의 왼쪽 뒤 암봉이 좌일곡령이다.

하산길은 급내리막. 4분 뒤 우측 수재마을로 가는 탈출로가 있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이때부턴 능선길로 내달리기도 하고 크고 작은 암봉과 암릉길을 에돌고 넘는다. 좌일곡령과 단지봉 사이로 '돌불꽃' 가야산도 모습을 드러낸다.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정도의 소로에는 아직도 지난 가을 누운 카키색 낙엽이 발목을 뒤덮고 신록을 뽐내야할 활엽수는 여태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 새 봄을 마냥 목놓아 기다리고 있다. 진달래 또한 산 아래와 달리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다.

  

양각산에서 30여 분 뒤 잇단 집채만한 암봉이 기다린다. 연이어 만나는 암봉 둘을 합쳐 산아래 마을인 우두령과 어인샛담에선 벽바위라 부른다. 5분 뒤 엄청 더 큰 암봉에 올라서면 소의 코를 닮았다는 시코봉이 정면에 서 있다.

8분 뒤 일순간 리본이 많이 걸려 있는 갈림길. 시코봉이다. 왼쪽은 우두령재에서 올라오는 길, 오른쪽으로 향한다. 이제 11시 방향으로 신선봉, 그 우측 봉우리 둘 중 돌탑이 보이는 왼쪽이 수도산이며 건너편으로 1시 좌일곡령, 2시 방향으로 단지봉이 손짓한다. 5분 뒤 무명봉에 서면 왼쪽으로 월매산도 확인된다.

곧 갈림길. 오른쪽 불석으로 내려서는 탈출로를 무시하고 왼쪽으로 내려선다. 키 작은 늘푸른 산죽을 지나면 집채만한 암봉. 10여 분 뒤 약속이나 한 듯 암봉과 산죽이 반복되더니 암봉 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왼쪽은 월매산 방향, 산행팀은 우측으로 간다. 5분 뒤 신선봉·수도산 갈림길. 우측 수도산 방향으로 가면 곧 갈림길. 정상 아래에서 만나므로 어느 길을 택해도 상관없다. 산행팀은 왼쪽으로 올라선다. 5분 뒤 수도산. 정상석 뒤로 대형 돌탑이 서 있다. 조망은 더 넓어져 북동쪽 김천시, 정북 민주지산, 남서 양각산, 남동쪽으로 좌일곡령 단지봉 가야산이 한 일(一) 자로 펼쳐진다.

하산은 직진. 2분 뒤 너른 터 갈림길. 왼쪽은 김천 수도암 청암사 방향. '수도산 119 구조안내판' 뒤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살짝 올라서면 이후 부턴 내리막으로 단지봉 가야산 심방마을 가는 길이다. 잠시 뒤돌아보면 수도산과 이어지는 기암절벽이 무척 아름답다.

본격 하산길. 우측 저 멀리 향후 내려설 수재 및 심방마을이 보인다. 10분 뒤 만나는 이정표는 엉터리니 무시하자. 다시 10분 뒤 사거리. 왼쪽 김천 수도리, 직진하면 단지봉 가야산,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곧게 뻗은 낙엽송이 시원하다. 15분 뒤 계곡을 건넌다. 계곡 주변에 사태가 나 멀쩡한 나무가 쓰러져 있다. 유량이 풍부한 계곡을 다시 건너면 임도. 불석계곡 사무소까진 9분 걸리고 여기서 다시 수재마을을 거쳐 심방마을까지는 25분 소요된다.


# 떠나기전에

- 양각산 아래 고개 마을 이름 모두 소와 관련

  



양각산 정상석 옆에는 제법 큰 비석이 하나 서 있다. 멀리서 보면 쇠뿔을 닮았다 해서 명명된 양각산(兩角山)인만큼 주변의 고개나 마을 이름이 모두 소와 연관돼 있다는 것이 주 내용.

양각산 서쪽의 거창 웅양면에서 김천 증산면으로 넘어가는 고개는 소머리 고개를 의미하는 우두령(牛頭嶺), 우두령 오르는 길에 놓인 마을은 소구시(구유)를 뜻하는 구수(口水)마을, 양각산 남쪽 흰대미산 아래 안긴 마을은 소불알을 연상시키는 우랑동(牛郞洞), 비석에는 없지만 우두령에서 양각산으로 오르다 보면 만나는 시코봉은 소의 코를 의미한다고 한다.

비석에는 또 양각산의 옛 이름은 금광산(金光山)이라고 표기돼 있다. 이는 '대동여지도'와 '거창고읍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광'이란 이름은 실제로 양각산 아래 웅앙면에 존재하는 마을 이름이다. 또 '거창향지'에는 오래 전 양각산 아래 금광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실제로 양각산자락에 금이 많이 묻혀 있었다는 설과 산의 반석이 마을 아래 물에 비쳐 금빛이 난다 하여 명명됐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쌍쌍식육식당(055-943-2428). 가조면사무소 마주보는 곳에 있으며, 들머리인 심방마을로 가는 도로변에 위치해 있어 찾기는 쉽다.
교통편

- 부산행 막차 놓치면 동대구에서 열차 이용해야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만2200원. 2시간40분 소요. 거창터미널에서 가북행 군내버스(서흥여객·055-944-3720)를 타고 종점인 심방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8시30분, 11시10분에 있다. 2600원. 군내버스 정류장은 거창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가다 다리(중앙교)를 건너면 만나는 중앙시장 안에 있다. 도보로 6분. 심방마을에서 거창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40분, 6시50분에 있다. 거창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 5시50분, 6시40분(막차)에 출발한다. 부산행 막차를 놓쳤다면 서대구터미널로 가서 지하철을 이용, 동대구역에서 부산행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중부내륙(구마)고속도로 현풍IC~현풍분기점서 광주 방향~88고속도로 광주 함양 방면~가조IC~가조 방면 1099번 우회전~김천 거창 1084번 좌회전~가북 방면 우회전~중촌 1099번 좌회전~중촌~심방마을 주차장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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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大山) 가는 도중 한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달래 군락지. 이번 주말이면 낙남정맥길인 이곳 주능선 우측 산비탈 전체가 연분홍으로 불타오를 것으로 확신한다. 사진 맨 우측 봉우리가 광려산, 가운데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서북산이다.




씨앗을 뿌려 꽃이 피기까지 무려 5년이란 인고의 세월을 거치는 얼레지.


주능선 직전 전망대에서 본 진동 앞바다. 발아래 추곡저수지 상류가 날머리 내추마을, 그 아래가 들머리 외추마을이다


진달래·얼레지 흐드러진 천국
대산 정상 직전 산비탈 연분홍 천지
발아랜 자줏빛 잇단 얼레지 군락지
마산항·진동 및 진해 앞바다 한눈에




수년 전 지율스님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천성산으로 '얼레지 꽃길 지나 암자 만나기' 행사를 시작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얼레지. 이름은 다소 이국적이나 알고 보면 지극히 한국적이다. 4월이면 어김없이 녹색 바탕에 자주색 얼룩무늬 잎이 먼저 카키색 낙엽 위에 누우면 그 사이로 꽃대가 올라와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 빛깔은 연한 자주색으로 아주 곱다.

혹자들은 그 자태를 두고 마치 머리를 올린 초야의 신부가 어색한 분위기에 못이겨 고개를 숙인 채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이라 한다. 씨앗을 뿌려 싹이 트고 꽃이 피기까지 무려 5년, 인고의 세월 그 자체다. 산행팀은 이후 고성 와룡산 향로봉이 얼레지 군락지라고 소개한 바 있다.

마산 광려산~대산에도 얼레지 군락지가 있다. 천성산 향로봉 군락은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햇빛이 듬성듬성 스며드는 낙엽이 수북한 약간의 비탈진 음지에서 산행 내내 잊을만 하면 산꾼들을 재차 반긴다.

진북면과 내서읍에 걸쳐있는 광려산~대산은 낙남정맥 종주길에 있어 일부 종주꾼들에게 알려져 있을 뿐 일반인에겐 생소하다. 대산의 경우 마산사람들조차도 모를 정도로 무명에 가깝다. 순전히 마산의 진산인 무학산의 명성에 가려진 때문이다. 4월의 무학산은 사람으로 미어진다. 산 전체를 연분홍으로 물들이는 진달래 군락 때문이다. 무학산은 천주산 비음산과 함께 김해 마산 창원권의 3대 진달래 명산으로 알려져 있다.

얼레지 군락지인 광려산~대산 또한 바로 건너편인 동북쪽에 위치한 무학산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진달래산이다. 여기에 무학산이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빼어난 암봉미와 마산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시원한 전망조차 똑같이 갖추고 있다. 해발고도 또한 무학산 767m, 광려산 750m, 대산 727m로 거의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이쯤 되면 산행팀은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무학산만 찾는지. 아마도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일 게다.

  


해서, 산행팀은 광려산~대산 원점회귀 코스를 개척했다. 진달래 천지와 암봉, 그리고 바다조망에 얼레지 군락까지 갖춘 이곳은 무학산보다 훨씬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산행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산행은 마산 진북면 추곡리 외추마을~야성 송 씨묘~낙남정맥 주능선~광려산 정상~광산사 갈림길~잇단 얼레지 군락지~진달래 군락지~대산 정상~추곡리 갈림길~철탑~내추마을 갈림길(사거리)~내추마을~외추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이며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외추마을 정류장 너른터에서 직전, 다리를 건너 왼쪽 KT마산지점 추곡분기국사를 지나면 조그만 주차장. 이 주차장 우측 끝이 들머리다. 대숲을 지나면 송림길. 소나무 재선충 피해 탓에 훈증처리를 한 곳이 여럿 보인다.

야성(冶城)송씨묘를 지나 50m쯤 뒤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잇단 묘지를 지나면 사거리 갈림길. 우측 일직선 오르막길로 간다. 보랏빛 각시붓꽃 제비꽃, 노란 양지꽃이 눈에 띈다. 양지바른 산 아랜 진달래가 끝물이고 철쭉이 꽃망울을 벌써 터뜨렸다.

리본 하나 없을 만큼 산길은 거칠고 묵었지만 주능선까지 거의 외길이라 별 문제는 없다. 40분쯤 뒤 단 한 번 된비알 도중 사거리를 만나지만 무시하고 계속 오르자. 10분 뒤 우측으로 낙남정맥 능선과 대산이 숲 사이로 보인다.

  
 

25분 뒤 석축이 보일 무렵 등로 좌측에 철탑이 서 있다. 철탑 우측으로 서북산 봉화산 여항산이, 발아랜 봉화산줄기가 한티재에서 광려산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도 확인된다. 진동 앞바다도 시야에 들어온다. 이 광경은 위로 올라갈수록 더 큰 그림으로 다가온다. 15분 뒤 집채만한 바위전망대에 오르면 10시 방향 가덕도, 12시 방향 거제도, 1시 방향에 고성 철마산과 거류산도 확인된다. 여기서 9분이면 낙남정맥 주능선. 우측 소나무 사이로 대산이 바로 보인다. 여기서 광려산은 좌로 4분. 정상석에 720m라 표기돼 있지만 이는 정면인 북쪽 삿갓봉의 높이. 등고선을 찬찬히 살펴보면 광려산은 750m임을 알 수 있다. 잠시 주변 조망을 살펴보면 정면 삿갓봉을 기준으로 2시 방향 상투봉(투구봉), 그 사이로 함안읍내, 3시 방향 무학산, 삿갓봉 뒤로 의령 자굴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왔던 길로 대산으로 향한다. 낙남정맥길이다. 7분 뒤 광산사 갈림길을 만나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부터 얼레지 군락지가 시작된다. 집채만한 바위전망대를 지나면 또 다시 얼레지 군락지. 등로 좌우 모두 자줏빛 얼레지다. 등로에도 꽃을 피워 피해가야 할 정도다. 얼레지 외에 까치무릇이라 불리는 하얀 산자고와 현호색 개별꽃도 눈에 띈다.

  

정면 대산이 코 앞에 와 있을 즈음 등로 좌우는 온통 진달래 터널이 이어진다. 대산 직전 암봉에 올라서면 능선길 우측 산비탈 전체가 진달래로 덮여 있다. 여기에 산행팀이 방금 지나온 능선과 향후 하산길, 그리고 날머리인 발아래 추곡저수지 위쪽의 내추마을과 들머리 외추마을도 한눈에 보인다.

대산 정산은 암봉 바로 뒤. 광려산에서 65분. 시야가 더 넓어져 마산항과 진해만, 진동 앞바다, 그리고 진해 창원 김해쪽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좀 더 꼼꼼히 살펴보면 동쪽 마산항에 떠 있는 조그만 섬이 해상유원지가 있는 돝섬, 그 우측으로 마산과 창원을 잇는 내년 6월 완공예정인 마창대교, 가덕도와 진해만 그리고 해군사관학교가 위치한 곶출산, 아치형으로 다리로 일명 콰이강의 다리라 불리는 저도연륙교, 진동 앞바다가 각각 보인다. 마산항 뒤로 저 멀리 창원 및 진해 시가지가 확인되고 그 뒤로 정병산 비음산 용지봉 불모산과 진해의 웅산 시루봉 천자봉 장복산 덕주봉이 또렷하게 다가온다.

하산은 원점회귀를 위해 왔던 길로 10분쯤 내려가 왼쪽 추곡리 방향으로 내려선다. 참고로 정상석에서 우측으로 가면 대곡산 무학산으로 낙남정맥길이 이어진다.

추곡리 갈림길은 주위를 살피지 않으면 다시 광려산쪽으로 가기 쉬우므로 신경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 산행팀은 노란 리본을 여러 개 달고 뒤로 '추곡리 하산길'이라고 적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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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가리가 푹신푹신한 송림길이다. 18분 뒤 철탑과 이어 버려진 안테나를 지나면 사거리 고개. 오른쪽으로 본격 하산한다. 경사가 급하지만 지그재그형으로 돼 있어 운치가 있다. 마치 오룡산에서 통도사 자장암으로 내려오던 길이 연상된다.

이어지는 산길. 또 한 번의 놀랄만한 규모의 얼레지 군락지를 지나 물마른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내추마을 독립가옥과 만난다. 사거리에서 15분. 여기서 외추마을까지는 22분 걸린다. 도로 옆 무덤가엔 할미꽃과 광대나물도 보인다.


# 떠나기전에

- 이번 주말 절정…산자고 등 야생화도

  

진달래의 경우 산행팀이 찾았을 땐 산 아래에는 절정이었거나 끝물이었고, 고지대인 대산 정상 직전 낙남정맥 주능선 주변에는 30% 정도 만개해 있었다. 아마도 이번 주말 온 산이 연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 아래선 이른 철쭉도 볼 수 있다. 우리 야생화의 환한 미소도 담아올 수 있다. 산자고 제비꽃 양지꽃 현호색 개별꽃 할미꽃 등등.

광려산은 그 산세가 중국의 여산(廬山)을 닮았다고 해서 '려'자를 따오고, 그 여산에 살았다는 은둔자의 대명사인 광유(匡裕) 선인의 이름에서 '광'자를 합쳐 지어졌다고 한다. 여산은 또 '귀거래사'를 지은 도연명이 태어난 곳으로 중국 불교 정토신앙의 성지라고 불린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숯불구이 전문점 동백가든(055-272-0002). 신선한 육질(사진)에 칼집을 내 부드러우며, 간 천엽은 서비스로 나온다. 단호박 돈나물 등 밑반찬이 깔끔하다. 야채는 거의 유기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것이다. 들머리에서 차로 4, 5분 거리의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간판 또한 커 찾기는 아주 쉽다. 바로 인근에는 수궁온천이 있다.


# 교통편

- 대중교통 불편 승용차 이용땐 편리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마산 창원 방향~마산TG~내서IC~함안 마산 직진~통영 마산 좌회전~통영 상곡 우회전~통영 마산~쌀재터널~고성 통영~동전터널~진동면 안내판~진주 고성~의령 가야 우회전(운전면허시험장)~가야 여항~수궁온천 지나~외추마을 우회전(여기선 이정표가 없다. 이 때문에 '추곡상회' 또는 '상북초등학교' 버스정류장 간판 보고 우회전하면 된다. 정면엔 SK주유소가 보인다)~외추마을 버스정류장 순.

대중교통편은 불편하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마산 합성동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는 새벽 5시40분부터 7~8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3300원. 50분 걸린다. 추곡리행 버스는 마산역에서 타야 된다. 터미널을 경유하는 거의 모든 버스는 마산역에 정차한다. 택시는 기본 요금, 걸어서 대략 15분. 마산역에서 72번 버스는 오전 6시, 8시40분, 11시25분에 있다. 그 중 오전 8시40분 출발 버스만 들머리 외추마을까지 들어가고 나머지 버스는 옛 상북초등(삼진미술관) 정류장에 선다. 여기서 외추마을까진 걸어서 25분 걸린다.

날머리 내추마을에서 마산역행 72번 버스는 오후 3시10에 한 번 있으며, 이 버스를 놓치면 외추마을을 거쳐 옛 상북초등 정류장까지 50분쯤 걸어 마산역행 버스를 타야 한다. 오후 5시50분, 8시30분. 1000원. 합성동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10시30분.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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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대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김해 대동의 들판, 그리고 금정산과 백양산. 맨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파류봉 상계봉 만덕고개 백양산 능선 오르막. 상계봉 아래로 화명동 아파트 단지이고 그 오른쪽으로 덕천동 구포동 만덕동 등 부산 북구 관내가 확인된다.




돛대산 위령 돌탑. 돌틈 사이로 동체 파편도 보인다.

진달래가 그 원혼 달래줄까
15일 돛대산 중국민항기 추락 5주년
위령돌탑 돌틈엔 당시 동체파편 보여
때묻지 않은 보석같은 장척산길 일품




처녀 겨드랑이를 타고 오는 순풍을 봄바람이라 했던가. 어느새 열린 차창으로 스며드는 바람 끝이 무뎌져 온기가 느껴진다. 뭐니뭐니해도 봄의 화두는 꽃. 사계절 우리땅 어디건 꽃이 끊이질 않지만 그래도 봄에 더욱 애착이 가는 건 겨울 혹한을 이겨낸 때문이리라.

우리땅에서 가장 먼저 산천을 원색으로 물들이는 봄의 전령은 진달래. 동백이 처연하고 벚꽃이 화려해서 눈길을 끈다면 진달래는 은은함과 친근함이 매력이다. 진달래를 두고 소월은 애이불비를 노래했고, 심훈은 소설 '영원의 미소'에서 '산기슭에 조그만 계집애들이 분홍치마를 입고 쪼그리고 앉아있는 것'이라 표현했다.

산행팀은 그 조그만 계집애들을 찾아 가까운 김해로 떠났다. 돛대산~신어산 동봉~장척산.

온 산자락을 연분홍으로 불태우는 영취산이나 비음산 등과 같은 진달래산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산청 석대산마냥 산행 내내 진달래가 산꾼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그런 산이다.

돛을 닮은 돛대산은 5년 전 중국 민항기가 추락해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은 가슴 시린 산이다. 돛대산에서 북쪽으로 능선이 이어진 신령스러운 물고기란 뜻의 신어산(神魚山)은 가락국과 더불어 지금까지 낙동강과 김해평야를 조망할 수 있는 김해의 주산이다. 낙남정맥 상의 봉우리지만 반듯한 정상석 하나 없이 그저 스쳐가는 봉우리로 남아 있는 장척산은 때묻지 않은 보석같은 산길을 품고 있는 데다 연분홍 진달래가 줄을 잇는다.

산행은 김해시 불암동 선암다리(김해교)~산재고개(사거리)~샘터(옛 재실)~중국 민항기 희생자 위령돌탑~돛대산(380m)~대형 평상~천불사 갈림길~임도('신어산 1.7㎞' 이정표)~솔밭쉼터~신어산·신어산 동봉 갈림길(청풍 김 씨묘)~신어산 동봉(605m)~생명고개(임도)~장척산(531m)~대감마을 갈림길~도로(롯데자이언츠 상동 전용구장 건설현장)~상동면사무소 옆 상동슈퍼(버스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 정도. 수차례 갈림길을 만나지만 이정표와 국제신문 리본을 참고하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선암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정면의 '산해정' '예안리고분'이라 적힌 이정표를 보고 우측 대동면 쪽으로 간다. 불암치안센터를 끼고 도는 길이다. 도로 주변엔 장어집 간판이 즐비하다. 그 유명한 선암 장어마을이다.

3분 뒤 남해고속도로 굴다리. 통과하자마자 좌측으로 들머리가 보인다. 입구엔 '신어산 6.4㎞'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급경사 오름길로 시작한다. 우측 저 멀리 북부산TG와 서낙동강이 보인다. 한 굽이 올라서면 온통 묘지. 알고 보니 이 일대가 공동묘지다. 묘지가 끝날 무렵 사거리. 산재고개다. 왼쪽 해경사 방향 대신 직진형 두 갈래 길로 갈 수 있다. 왼쪽은 능선 오름길, 오른쪽은 산허리를 우회하는 송림길. 결국 만나므로 우측으로 간다. 등산로 우측은 경작지. 아름드리 은행나무 앞 옛 재실이 보이면 벤치가 위치한 우로 간다. 살짝 돌면 샘터.

다시 직진. 15m 뒤 갈림길. 직진 대신 무덤이 보이는 왼쪽으로 오른다. 중국 민항기 희생자 위령돌탑을 보기 위해서다. 거친 이 길은 아마도 참사 이후 생긴 길일 터. 5년이 지났건만 여객기가 미끄러져 푹 팬 산자락을 따라 검게 타버린 나무가 방치돼 당시의 참혹함을 대변한다.

곧 희생된 129명의 영혼을 달래는 위령돌탑. 돌탑 우측 저 멀리 규모는 작지만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돛대산이 보인다.

위령돌탑을 끼고 우측 돛대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임도와 만나지만 임도와 나란히 달리는 우측 산길로 간다. 7분쯤 뒤 갈림길. 진달래가 지천이다. 직진하면 곧바로 신어산, 산행팀은 우측 돛대산으로 오른다. 된비알이지만 노란 생강나무꽃과 연분홍 진달래가 이를 잊게 해준다. 10분 뒤 갈림길. 우측 돛대산을 보고 다시 돌아와 좌측 신어산으로 간다. 돛대산 정상은 기암괴석들이 마치 연꽃모양으로 벌어져 있다. 전망도 빼어나 서낙동강과 김해평야가 턱밑에 있다. 주변 봉우리를 살펴보면 진행 방향으로 7시 신어산, 그 우측으로 푹 꺼진 생명고개와 장척산이, 11시 까치산과 그 뒤로 백두산이 확인된다.

신어산으로 향한다. 정면 저 멀리 천문대가 위치한 분성산과 인제대가 보인다. 4분 뒤 대형 평상과 천불사 갈림길을 잇따라 지나면 전망대. 발아래 돛대산을 바라보니 참사 당시 민항기가 미끄러진 상흔이 뚜렷하다. 심한 곳은 뻥 뚫려 마치 헬기장을 보는 듯하다.

이어지는 능선길. 10년 전 산불 뒤 조림한다고 편백 해송 잣나무 등을 급히 심었다지만 아직은 민둥산 딱지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정면 신어산 8부 능선쯤의 영구암도 보인다.

다시 임도. 대각선 방향으로 건너 '신어산 정상 1.7㎞'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오른다. 15분 뒤 솔밭쉼터. 여기서 40m쯤 뒤 갈림길. 침목계단길로 직진하면 신어산, 산행팀은 오른쪽 청풍 김 씨묘 쪽으로 간다. 신어산 동봉으로 바로 가기 위해서다. 15분이면 닿는다. 김해가야산악회가 지난해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그간 동봉 또는 605봉으로 불리다 '신어산 동봉'이란 새 이름을 부여받은 셈이다. 발아래 생명고개, 그 뒤로 장척산과 동신어산도 보인다. 날이 흐려 안보이지만 백두산 왼쪽 뒤로 부산 화명동과 금정산, 김해평야 뒤로 용지봉 불모산 굴암산이 있다. 정면 산불초소가 보이는 신어산은 왕복 20분. 참고하길.

  


하산은 올라온 쪽에서 우측으로 내려선다. 급경사길이다. 이내 우측 바위전망대. 탕건바위이다. 20분쯤 뒤 임도. 대동과 상동을 잇는 이른바 생명고개이다. 동신어산에서 출발한 종주자들이 가장 고전하는 구간이다.

임도를 따르다 '백두산' 이정표를 보고 산으로 오른다. 임도~산길을 두 번 반복한 후 세 번째 임도에서 다시 우측 '백두산(6.9㎞)' 이정표를 따른다. 무지무지한 급경사길이다. 6분 뒤 갈림길. 우측 까치산 대신 좌로 내려선다. 다시 임도. 바로 건너 급경사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이렇게 20여 분. 갈래길을 만난다. 우측 백두산 대신 좌측으로 10m만 더 가면 벤치가 둘 있다. 장척산 정상이다. 우측으로 가면 낙남정맥의 시종점 동신어산을 거쳐 매리 쪽으로 내려선다. 백두산은 도중 갈라진다.

이제 본격 하산길.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지난 가을 낙엽이 그대로 누워 있고 진달래도 곳곳에 눈에 띈다. 등로 우측 발아래 계곡에는 신촌공단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40분 뒤 갈림길. 직진하지 않고 왼쪽 능선으로 내려선다. 진달래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주변이 온통 진달래 천지다. 신어산은 이제 왼쪽으로 보인다. 25분 뒤 도로와 만난다. 상동면 대감마을이다. 바로 옆엔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롯데자아언츠 전용야구장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서 우측으로 8분쯤 걸으면 상동면사무소가 있고, 그 옆 상동슈퍼가 구포행 버스정류장이다.


# 떠나기전에

- 돛대산 뒤로 김해공항 활주로 보여 '아찔'

  

오는 15일은 중국 민항기 추락 5주년. 한국인 탑승객 137명 중 129명이 사망했고, 전체 생존자는 37명에 불과한 대형 참사였다. 산행팀은 당시 추락 현장을 지나면서 발걸음이 몹시 무거웠다. 특히 김해소방서 의무소방대원들이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세운 위령돌탑의 돌틈엔 당시 민항기 동체로 추정되는 파편과 전자기계 부품들도 눈에 띈다. 소방대원들이나 등산객들이 주워 정성스레 모았으리라.

돛대산의 상흔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서면 돛대산 뒤로 김해공항 활주로가 희미하게 확인된다. 산과 활주로가 이렇게 가깝다니. 사고 후 일각에서 돛대산을 깎아 없애자는 의견이 나올만도 했겠다. 아직 유족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다. 늦었지만 정부의 성의있는 역할을 기대해본다.

안타까운 장면 하나. 산꾼이라면 안다. 흔히 양지 바른 묘지에 할미꽃이 핀다는 사실을. 하지만 산행팀은 안타깝게도 할미꽃 대신 할미꽃을 파간 흔적을 세 군데나 목격했다. 갓 떨어진 할미꽃잎이 이를 입증해줬다.

또 한가지. 돛대산은 낙동강 하구에서 보면 돛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져 오랫동안 사용돼 온 이름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김해시 홈페이지나 관광안내도에도 돗대산이라 표기돼 있다. 그 이유와 출처에 대해 수소문했지만 누구하나 속시원히 답변해 주는 이가 없었다. 되레 돗대산이 돛대산의 오기였을 가능성이 크며, 돛대산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절반 이상이었다. 해서 산행팀도 돛대산으로 표기했음을 밝혀둔다.


# 교통편

- 지하철 3호선 대저역 내려 김해행 버스

지하철 3호선 종점 대저역에서 2번 출구로 나와 골목길로 180m쯤 걸으면 도로를 만난다. 여기서 길을 건너 왼쪽으로 다시 70m쯤 떨어진 지점에 '강서복지회관' 버스정류장에서 김해행 버스를 탄다. 123, 128, 130, 130-1, 309번. 부산과 김해를 잇는 김해교(선암다리)를 건너 첫 정류장인 선암 버스정류장(정일호 수산슈퍼)에서 내린다.

날머리 상동면사무소 옆 상동슈퍼 버스정류장에서 구포행 버스를 타고 지하철 3호선 강서구청역에서 내린다. 오후 3시, 4시20분, 6시30분, 7시30분, 8시40분(막차). 2000원. 오후 5시대 버스는 없다. 상동개인택시(055-323-7744)를 이용하면 요금이 지하철 강서구청역까지 1만8000원, 구포역까지 2만 원이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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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봉 정상에 서면 정면인 북쪽으로 여성의 젖꼭지 모양을 닮은 시루봉과 그 왼쪽 뒤로 웅산 불모산(통신탑)이 시야에 들어온다. 웅산 왼쪽으로 진해와 창원을 경계짓는 장복산 산줄기가 이어지고 그 뒤로 비음산 정병산 등 창원의 산이 희미하게 확인된다.



산자고



제비꽃

벚꽃 천지 진해를 발아래 두고 걷다
산행내내 시가지·진해만 '환상 조망'




지도를 펴놓고 진해시를 곰곰이 살펴보면 예부터 왜 진해가 따뜻한 해양도시라고 불렸는지 짐작이 간다. 진산인 장복산과 덕주봉 웅산 천자봉이 시가지를 병풍처럼 동그랗게 에워싸 북서풍을 막아주고 남으로는 진해만 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해풍이 봄소식을 전해온다. 풍수에서 흔히 말하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전형이다.

관점을 달리해 산꾼들의 입장에서 보면 창원과 경계를 이루는 진해의 북쪽 산줄기는 진해 시가지와 호수처럼 평온한 진해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금정산 백양산 장산 천마산 등 여러 산을 갈아타야 시의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조망할 수 있는 부산의 여건과 비교하면 분명 대비된다.

진해의 산줄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북쪽의 장복산에서 출발, 반시계 방향으로 덕주봉~안민고개~웅산~시루봉~천자봉을 거쳐 대발령에서 끝을 맺는다. 진해만의 해안선 방향과 거의 나란히 달리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보는 각도만 달리할 뿐 거의 시종일관 진해 시가지와 진해만을 발아래 두고 능선길을 내달리는 셈이다.

지금 산 아래 만발한 벚꽃이 꽃비가 되어 흩날릴 쯤이면 막힘없는 능선길 좌우에는 연분홍 진달래가 바통을 이어받아 산등성이를 온통 연분홍빛으로 물들인다.

'바다와 꽃'. 이번 진해 산행의 테마로 잡아도 무난할 듯 싶다. 23일 시작되는 군항제부터 진달래가 꽃잎을 떨구는 다음달 초순까지가 적기이다.

산세 또한 근육질의 암봉이 잊을만하면 예의 그 모습을 드러내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2년 전 장복산 쪽에서 출발, 안민고개를 거쳐 웅산·불모산 갈림길에서 창원 성주사로 하산(근교산&그너머 442회)한 산행팀은 이번엔 대발령에서 역방향으로 올라 천자봉 웅산을 거쳐 석동으로 하산했다.

  
 


구체적 산행경로는 장천동 대발령~천자봉 산림욕장(391봉)~천자봉(506m)~502봉~483봉(삼각점봉)~쉼터~시루봉(666m)~헬기장~706봉~웅산가교~웅산(710m)~불모산 갈림길~석동 갈림길~석동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 정도. 초보자도 별 문제 없이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산행은 아주 쉽고 재밌다.

부산과 진해를 잇는 2번 국도변 대발령 쉼터 맞은편, 산으로 향하는 포장로가 들머리다. 산불감시초소에서 서명을 한 뒤 다시 포장로로 오른다. 10분 뒤 갈림길. 우측으로 향한다. 생기처인지 유난히 새소리가 활기차다. 비록 임도 주변이지만 벚꽃과 생강나무꽃, 그리고 발아래 제비꽃이 춘심을 자극한다.

포장로가 끝나면서 좌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벤치 옆 곡각지점에서 왼쪽 산길로 10여 분 급경사길로 오르면 다시 포장로. 바로 산길로 진입하면 이내 팔각정이 위치한 천자봉 산림욕장. 지형도 상의 391봉이다. 정면에는 천자봉이 우뚝 솟아 있다. 이름 그대로 명 태조 주원장과 조선 태조 이성계의 전설이 서려 있는 이곳 정상을 향해 제를 지내는 산신단(山神壇)도 마련돼 있다.

정상을 향해 직진한다. 15분이면 닿는다. 도중 만나는 우측 갈래길은 정상을 거치지 않고 우회하는 길이다. 철탑 옆 정상에 서면 진해 시가지와 진해만, 그리고 그 너머로 거제도와 가덕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호수처럼 잔잔한 물결 위에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풍경은 한려수도가 안부럽다.

정상석 뒤론 시루봉 웅산 불모산이, 불모산 왼쪽 뒤로 비음산 정병산 등 창원의 산이, 시루봉 오른쪽 뒤로 화산(철탑) 굴암산 마병산 보배산이, 정상석 왼쪽 진해만 뒤로 장복산 덕주봉 안민고개 등이 확인된다.

이제부터 본격 능선길. 천자봉에서 바라본 북쪽 암봉을 향해 나아간다. 10여 분 뒤 넘어질 듯한 병풍바위를 지나자마자 갈림길. 좌측 날등을 따라 오르면 502봉. 물론 우측길로 가도 상관없다. 곧 만나니까. 발아래 직벽인 이곳에 서면 진해만 한 가운데 위치한 조그만 섬인 대죽도와 해군사관학교를 품고 있는 곶출산이 유난히 눈에 띈다.

  


삼각점이 위치한 483봉과 정자 쉼터를 지나면 시나브로 시루봉이 코 앞에 와 있다. 502봉에서 대략 30분. 정자 인근에는 자은동 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열려 있어 비로소 시민들이 많이 보인다.

지그재그형 나무덱을 두 차례나 오르면 마침내 시루봉. 정자에서 대략 20분. 멀리서 보면 고행길 같지만 막상 부딪쳐 보면 생각만큼 힘들지 않다. 높이 10m, 둘레 50m의 거대한 암봉인 시루봉은 곰의 형상을 닮아 곰메(바위) 또는 웅암으로 불리며,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여인네의 젖꼭지다.

시루봉 뒤 헬기장으로 향한다. 정면으로 근육질의 웅산 암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보석같은 숲길을 지나 25분쯤 뒤 집채만한 암봉이 떡 버티고 있다. 706봉이다. 20m 직벽이며 밧줄이 매여 있다. 정면 돌파해도 되고, 왼쪽으로 약간 돌아 올라도 되고, 아예 숲길로 에돌아가도 상관없다. 돌탑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암봉 정상에선 시야가 더 넓어져 장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우측의 창원 시가지도 보인다.

이어지는 산길. 흔들리는 구름다리인 웅산가교와 추락방지 난관을 잇따라 통과하면 그리 높지 않지만 뾰족한 암봉이 앞을 가로 막는다. 706봉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그래도 지형도 상의 710봉으로 웅산이다.

  

오른쪽으로 에돌아 내려서면 이내 불모산 삼거리. 산행팀은 우측 통신탑이 여럿 서 있는 불모산 대신 왼쪽 안민고개 또는 장복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막힘없는 능선을 기준으로 '좌 진해, 우 창원'이 선명하다. 왼쪽 저 멀리 고개를 돌리면 방금 내달려온 능선길이 한눈에 펼쳐진다.

나무덱을 내려서면 등로 좌우에 진달래가 지천이지만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이라 아쉽기만 하다. 등로는 방화선 위로 조성돼 동서남북 어느 곳을 둘러봐도 시원스럽기 그지없다. 수려한 산세는 아니지만 바다를 끼고 있어 은은하면서도 운치있다.

이렇게 25분, 등로 우측에 '석동갈림길'이라 적힌 '119 조난위치' 안내 표찰이 보인다. 하산로를 알리는 이정표다. 진해 시목(市木)인 향이 진한 편백숲터널과 부드러운 솔가리길을 20여 분 걸으면 임도. 우측으로 30m쯤 가면 왼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6분 뒤 산을 벗어나며 여기서 큰 도로인 산업도로까지 7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시루봉, 해병대 악명 높은 지옥의 훈련 코스

  

진해 천자봉~웅산 산행을 하다 보면 주봉이 어디인지, 주봉의 높이가 얼마인지 아직 정확하게 정립돼 있지 않다.

산행팀이 걸어온 순서대로 이참에 한 번 되짚어본다.

우선 천자봉. 정상석에는 465m라고 적혀 있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이 펴낸 최신 버전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506m로 표기돼 있다. 이는 곧이어 만나는 502m 암봉에서도 해발고도가 비슷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젖꼭지를 닮은 시루봉. 웅산에 속하는 하나의 큰 암봉으로 독립 봉우리가 아니다. 온라인 상의 산행 관련 사이트에는 시루봉(웅산)으로 적고 있으며 진해시청 홈피에도 산 이름 목록에 웅산 대신 시루봉으로 표기돼 있다. 웅산 시루봉으로 시정돼야 한다.

생긴 모양새가 독특해 전해 내려오는 사연도 많다. 신라 땐 국태민안을 비는 고사를 지냈고, 명성왕후는 순종을 낳은 후 세자의 무병장수를 비는 백일제를 올렸다고 한다.

특히 시루봉은 해병대 신병훈련소가 진해에서 포항으로 이전한 1980년대 중반까지 해병대의 지옥의 행군 코스 종착역이었다. 신병들은 이곳에서 부모님이나 애인의 이름을 목청껏 부르면서 훈련의 고달픔을 달랬다고 한다.

밧줄이 매달려 있는 706봉. 집채만한 근육질의 암봉인 이 봉우리가 산세로 봐서 웅산의 주봉이 돼야 될 듯하다. 불모산 갈림길 인근의 710봉은 규모가 턱없이 작아 웅산의 주봉이라 하기엔 너무 초라하다. 여기에 웅산에는 시루봉의 안내판 이외에는 주봉을 알리는 정상석이 없지 않은가. 진해시는 이를 참조해 전국의 많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 천자봉과 웅산에 새로운 정보를 담은 정상석을 세우기 바란다.

함양추어탕(055-547-7465)도 빼놓을 수 없다. 30년 전 옛 진해경찰서 뒤에서 친정 어머니가 운영하던 옛 할매추어탕에서 노하우를 전수받아 6년 전 이곳 석동 새진해메디칼병원 뒷문 맞은편으로 이주했다.

고향이 함양인 안주인 서혜숙 씨가 주방장 없이 직접 추어탕에서부터 밑반찬까지 직접 만든다. 다른 식당과 달리 이곳은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새벽에 만든 일정한 양만 팔아 오후 7시가 조금 넘으면 동이 나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 걸죽한 전라도식 보다는 말간 청도식에 가까우며 고추잎 등 밑반찬이 맛있다. 파전도 부가로 제공되며 생선구이도 개인당 한 마리씩 나온다. 5000원.



# 교통편

- 사상 서부터미널 10~20분 간격 시외버스 출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진해 인의동 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는 오전 6시부터 10~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4200원. STX조선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300m쯤 버스 진행방향으로 걸으면 천자봉 산행 들머리를 만난다.

날머리 석동에선 큰 도로인 산업도로에서 길을 건너지 않고 107, 117번을 타고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내린다. 여기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3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김해공항~진해 부산항 신항 2번 국도~진해 녹산산단~진해 용원삼거리~마산 진해 2번 국도~마산 창원 진해시청~죽곡휴게소~STX조선 입구~천자봉 들머리 산불감시초소 인근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날머리 석동에서 차를 회수하기 위해선 길을 건너 115번 버스를 타면 된다. 1000원.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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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장군이 단칼에 쪼갰다는 가운데가 '쩍' 갈라진 단석이 바로 옆에 있는 정상에 서면 경주의 최고봉답게 경주 시가지(우측 돌탑 뒤)와 선도산 남산 토함산 동대봉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반대편으론 백운산 고헌산 등 낙동정맥과 신불산 간월산 가지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주능선이 손에 잡힐 듯하다.





돔 형태의 인공지붕이 덮여 있는 국보 제199호인 신선사 마애불상군.


김유신 숨결 느껴지는 경주 최고봉
정상석 옆 반토막 난 1m 단석 눈길
신선사 국보 마애불상군 감탄 연발
백운산 고헌산 등 낙동정맥 한눈에




국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산 중에는 역사 속의 인물과 인연이 깊은 경우가 왕왕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구미 금오산과 야은 길재.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과 함께 고려말 삼은(三隱)으로 불리는 야은 길재는 조선이 건국되자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며 고향인 구미 금오산으로 내려와 후진 교육에 힘썼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로 시작되는 시조는 그가 초야에 묻혀 지내다 옛 도읍지 송도를 돌아보며 망국의 한을 읊은 노래이다.

의령의 진산 자굴산은 남명 조식을 떠오르게 한다. 말년엔 지리산 기슭으로 옮겨와 산천재를 짓고 후학을 양성했지만 28세 때 자굴산 명경대에서 글을 읽으며 뜻을 세웠다.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 덕주공주의 안타까운 전설이 서려있는 월악산이나 고려말 이성계에게 끝까지 저항하며 지조를 지킨 안동장군 이미숭의 절개가 흐르는 고령 미숭산 등도 같은 맥락이다.

산행팀이 이번에 소개하는 경주의 최고봉 단석산(斷石山·827m)은 김유신 장군과 인연이 깊다. 삼국사기 김유신열전에 따르면 김유신은 17세 때 삼국통일의 염원을 담고 단석산에서 수련하던 중 난승(難僧)으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아 단칼에 큰 바위를 쪼갰다. 실제로 단석산 정상에는 김유신이 칼로 베어냈다는 큰 바위가 있다.

산행은 경주 내남면 비지1리(학동마을) 구판장(또는 마을회관)~단석산 등산안내도~사곡지~절골~낙동정맥 주능선 사거리~단석산 갈림길~신선사 갈림길~신선사~통천문~헬기장~단석산 정상~갈림길~전망대~잇단 무덤~사거리(비지고개)~입암산·백석암 갈림길~입암산 정상~경주김씨묘~비지1리 구판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정도. 주능선으로 오르는 계곡길과 입암산 이후 하산길은 거의 개척 수준이라 길찾기가 까다롭다.

  
 

비지1리 구판장 앞에서 포장로를 따라 간다. 정면 '한 일(一)' 자 능선은 낙동정맥. 250m쯤 뒤 세 갈래길. 가운데로 향한다. 빛바랜 단석산 등산안내도를 지나 다리를 건너 100m쯤 가다 곡각지점에서 포장로를 버리고 우측 논 쪽으로 간다. 계속 직진하면 방주교회와 OK그린목장.

정면 절골못이라 불리는 사곡지의 둑을 기준으로 왼쪽 골짜기가 절골, 오른쪽이 화장골이다. 산행팀은 사곡지 좌측으로 절골을 택한다. 차츰 길이 좁아진다. 계류를 건너 오른 뒤 또 건넌다. 겨우내 얼었던 계곡물이 녹아 시원하게 흐른다. 이내 갈림길. 우측으로 계류를 건너 옛 농지였던 너른 터를 가로질러 파평 윤씨묘를 지난다. 묵은 길이라 낙엽이 수북하다.

이때부터 계곡을 따라 걷는다. 유량도 적고 묵은 길을 일일이 찾아 계류도 수 차례 건너야 하는 녹록지 않은 구간이다. 잡목을 헤치고 산딸기 등 가시나무를 뚫고 때론 산허리를 돈다.

이렇게 40여 분. 운지버섯이 가득 자란 쓰러진 고목을 지날 즈음 계곡도 그간 숨겨 놓은 와폭 등 절경을 하나씩 내놓는다. 멀게만 느껴지던 낙동정맥 능선이 어느새 눈앞에 와 있다.

점차 유량이 줄면서 발아래 계곡 쪽엔 과거 물을 가둔 흔적으로 추정되는 석축이 보인다. 사실상 계곡 막바지. 생각보다 긴 절골은 90분쯤 지나야 끝이난다. 집채만한 바위를 지나 마지막으로 계류를 건너 능선으로 치고 오른다. 이때 '반환점'이라 적힌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다. 곧 반듯한 등로를 만난다.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5분쯤 가면 낙동정맥 사거리. 왼쪽은 수의동 방주교회 백운산 고헌산. 산행팀은 우측으로 오른다. 7분 뒤 갈림길. 왼쪽은 땅고개 사룡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산행팀은 우측 단석산 방향으로 향한다. 단석산은 낙동정맥에서 약간 비켜나 있다.

이어지는 능선길. 좌측 저 멀리 숲 사이로 사룡산이 보인다. 10분 뒤 다시 갈림길. 직진하면 단석산 정상, 산행팀은 국보 제199호 마애불상군이 위치한 신선사를 둘러보기 위해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 길은 또한 단석산 산행의 대표적 들머리인 우중골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독립가옥 한 채를 지나 임도 수준의 제법 너른 길로 가다 보면 우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리본도 많이 걸려 있다. 신선사까지는 20분. 전체적으로 오름길이나 꼬불꼬불한 솔가리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다.

산모퉁이를 돌면 'ㄷ'자 모양의 거대 암벽을 덮고 있는 돔형태의 인공지붕이 눈길을 끈다. 신선사 마애불상군이다. 10m쯤 되는 각 암벽에, 그것도 1500여 년 전에 여래상 등 다양한 불상과 보살상을 새긴 선조들의 불심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신선사에서 정상까지는 대략 35분. 나무뿌리가 도처에 드러날 만큼 등로가 황폐해져 있다. 금정산이 연상된다. 통천문과 진달래터널, 그리고 헬기장을 잇따라 거친다.

마른 억새평원인 정상에는 크고 작은 바위와 돌탑이 널려 있고, 그 가운데 중심부가 쩍 갈라진 높이 1m쯤 되는 단석(斷石)이 정상석 바로 옆에 서 있다. 무엇보다 경주의 최고봉답게 조망이 빼어나다. 북동쪽으로 건천읍과 그 뒤로 구미산, 동쪽으로 경주시가지. 그 앞으로 선도산과 철탑이 서 있는 벽도산, 그 뒤로 근육질의 바위산인 남산의 금오봉과 고위봉 마석산 치술령 연화산이, 금오봉 뒤로 동대봉산 토함산 삼태봉이, 동대봉산 앞으로 보문단지도 확인된다. 남쪽으로 봉우리 셋이 나란한 백운산과 그 우측으로 영남알프스 고헌산과 문복산, 그 사이 뒤로 신불산과 간월산, 문복산 뒤로 억산 가지산 운문산이, 북서쪽으로 만봉산 석두봉이 보인다. 가히 산의 물결이다.

하산은 남동쪽으로 향한다. 100m쯤 뒤 갈림길. 왼쪽 선명한 길은 방내리 가는 길, 산행팀은 우로 간다. 5분 뒤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낙동정맥 상의 피라미드 건물인 방주교회와 OK그린목장, 그 뒤로 백운산과 고헌산이 손 앞에 잡힐 듯하다. 이어 만나는 전망대에선 정면의 입암산과 그 우측으로 들머리인 학동마을과 사곡지가 동시에 보인다.

오천 정씨묘를 지나면 갈림길. 우측은 절골 방향, 산행팀은 좌측으로 간다. 잇단 무덤과 송림길을 지나면 사거리. 왼쪽 방내리, 오른쪽은 비지리, 산행팀은 백석암 방향으로 간다. 15분 뒤 능선 갈림길에선 좌측 백석암 쪽 대신 우측 입암산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3분 뒤 입암산 정상. 스쳐가는 봉우리로 그 일대에서 제일 높다. 5분 뒤 다시 갈림길. 왼쪽 백석마을, 산행팀은 오른쪽 학동마을 쪽으로 내려선다.

아뿔싸! 이때부터 아예 길이 없다. 다만 능선길 우측이 학동마을이라는 큰 방향만 잡고 내려설 뿐이다. 수목 간격이 넓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다. 경사가 무척 가파른 쪽은 가급적 피하며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조심해서 내려선다. 리본을 아주 촘촘히 달아 놓았다. 35분쯤 정신없이 내려오면 경주 경씨묘를 끝으로 산을 벗어난다. 여기서 들머리 마을회관까지 10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우중골 코스 대신 비지리 원점회귀

단석산 산행의 90% 이상은 경북 경주시 건천읍 송선리 우중골에서 출발해 신선사 마애불상군을 보고 정상에 오른 뒤 진달래능선을 따라 가다 천주암를 거쳐 건천읍 방내리로 하산한다. 그 역으로도 가능하다. 이미 이 길을 소개한 산행팀은 이 산 반대편인 내남면 비지1리(학동)에서 단석산을 돌아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택했다.

단석산 코스에서 신선사를 빼면 '앙꼬없는 찐빵'. 해서 산행팀은 정상 직전 갈림길에서 20분쯤 걸리는 정상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신선사를 거쳐 정상으로 올라가는 75분쯤 걸리는 고행의 길을 택했다. 물론 체력이 부치면 정상으로 바로 가도 상관없음을 밝혀둔다.

김유신 장군은 단석산 이외에도 경주와 그 인근의 여러 산에서 수련을 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경주와 인접한 울주군 백운산 정상 아래 석굴에서도 수련을 했으며, 경주시내에 위치한 망산과 선도산에서도 말을 타고 훈련을 했다고 고향이 경주인 이창우 산행대장이 어린 시절 마을 어른들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단석산은 삼국통일 이전에는 동쪽 토함산, 서쪽 선도산, 남쪽 남산, 북쪽 소금강산과 함께 신라인들이 신성시해 오악(五岳) 중 중악(中岳)으로 모셔졌다.


# 교통편

- 노포동 터미널서 경주행 버스 10분 간격

  

노포동 종합터미널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4000원.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332번 버스를 타고 학동(비지1리)에서 내린다. 오전 6시56분, 8시24분, 10시37분. 35분 걸리며 1500원. 날머리 학동에서 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2시25분, 5시5분, 7시10분(막차)에 있다. 경주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5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경주IC~시청 시의회 좌회전~동국대 버스터미널 경주대학교 좌회전~건천 경주대학교 4번 좌회전~서천교 건너~무열왕릉 좌회전~무열왕릉~광명기사식당 앞 광명5길, 백석사 방향 좌회전(광명GS주유소 직전)~철길 건너 굴다리 통과~제1화천교~한미정공 화강서당 경주재일농산 방향~화천2교 건너자마자 갈림길서 오른쪽~경부고속철도 공사 구간~화천보건진료소, 경주초등 화천분교 잇따라 지나~제3화천교~내남면~비지 방향 오른쪽~학동마을 이정석~학동(비지) 버스정류장 앞 갈림길에서 오른쪽~비지1리 구판장(마을회관 및 경로회관) 순. 비지1리를 학동마을이라 부르는 이유는 버스정류장 옆 '숲속명상학교'가 옛 학동초등학교였기 때문이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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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항산 정상으로 가는 암릉길에 서면 주변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암릉 끄트머리에 조망안내판과 정상석이 서 있다. 조망안내판 뒤로 서북산과 그 왼쪽으로 대부산이 뚜렷하다. 그 사이로 멀리 남해바다가 보인다.





마산시 진전면 여항산 들머리 입구에 위치한 폐광.


낙남정맥 한눈에 쏙~, 무아지경 전망
마산 진전면 들머리로 산길 개척
정상 암봉, 배의 돛 모습 연상
다소 거친 산길도 걷는 재미 더해
개설 8년된 풋풋한 등산로 매력
합성동터미널~부산행 막차 밤 10시30분




흔히 산줄기는 지자체간 경계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경계에 솟은 봉우리는 딱히 어느 한 곳에 속한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것이 해당 지자체 간 불문율이다.

하지만 최근 울주군이 이러한 불문율을 어겨 화를 자초하고 있다. 울주군은 이웃한 밀양 및 양산과 아무런 협의없이 가지·재약·천황·영축산을 '울주 7봉'이라 명명, 자기네 산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밀양과 양산시가 강력 반발하는 것은 당연지사. 향후 어떤 식으로 결과가 도출될 지 모르겠으나 산행팀이 봐도 지금의 이런 수순은 이미 오래 전 불보듯 뻔했는데 울주군이 왜 이런 무리수를 둬 가며 강행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예외없는 규칙은 없는 법. 지자체 간 경계를 이루지만 어느 한 지자체의 산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경우도 왕왕 있다. 비근한 예가 바로 청도와 경산의 경계에 위치한 대왕산이다.

이 곳에는 경산에서 세운 정상석과 일제 강점기 때 경산 남산면민의 항일 투쟁을 기념한 '항일 대왕산 죽창의거 전적비'가 경산 쪽을 바라보고 서 있다. 산 너머 있어 보이지도 않는 청도 땅보다 발아래 경산 쪽 남산면의 여섯 개 자연부락이 선명하게 눈으로 확인된다.

함안과 마산의 경계에 위치한 여항산(770m)도 같은 맥락이다. 마산과 인접한, 여항산이 소속된 함안의 면(面) 이름이 '여항'인 데다 '여항'이라 명명된 사연도 설득력이 있다.

  


조선 선조 때 함주도호부사(현 함안군수)로 부임한 정구는 함안은 남고북저라 풍수지리적으로 나라를 배반할 기운이 있어 최남단에 위치한 이 산에 '배 여(艅)' 자와 '배 항(航)' 자를 붙여 여항산이라 명명했다. 배가 닿는 포구를 뜻하게 해 실제 지형은 높지만 이름을 통해 지형을 낮추었다. 대신 함안의 정북에 위치한 지역을 '산을 대신한다'는 의미인 대산(代山)이라고 명명해 지형을 높여 풍수지리상의 균형을 맞추었다.

산꼭대기를 보고 포구를 연상해 이름을 붙이고, 평지를 산으로 바꿔 불경스런 땅을 보통의 땅으로 바꾼 선인들의 지혜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이 때문인지 여항산 정상의 암봉은 배의 돛을 닮았다고 전해온다.

이쯤 되면 여항산을 함안의 산이라 해도 크게 무리는 없으리라. 해서 지금까지 여항산 산행은 십중팔구 여항면 주서리 좌촌마을이 주 들머리였다. 이미 함안 쪽 기존 코스를 모두 소개한 산행팀은 이번엔 함안 여항면과 인접한 마산 진전면에서 여항산으로 오르는 원점회귀 산길을 개척했다.

산행은 진전면 여양리 둔덕마을회관~등산로 안내판~폐광~쉼터~헬기장~여항산 정상~기암절벽(우회로)~헬기장~서북산 갈림길~잇단 전망대~두부바위·의자바위~향나무숲길~558봉~질매재~독립민가~옥방마을~둔덕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30분 정도. 산길은 다소 거칠고 묵었지만 그렇다고 근접 못할 산은 결코 아니다.



둔덕마을회관에서 개울을 따라 포장로로 오르면 이내 여항산 등산안내판. 계곡을 따라 150m쯤 오르면 좌측에 폐동(銅)광이 보이며, 그 폐광 입구 왼쪽 대숲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본격 들머리다.

전체적으로 된비알이지만 못오를만큼 힘들지는 않다. 우측으로 보이는 능선이 곧 오를 낙남정맥길. 등로 주변에는 공룡발자국 화석이 흔히 발견되는 수평층의, 일명 책바위들이 널려 있다. 25분 뒤 너른 쉼터. 이장한 묘지 터다. 바로 옆에는 네댓 그루의 운치있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쉼터바위를 에워싸고 있다.

푹신푹신한 솔가리길.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오름길로 접어든다. 10여 분 뒤 주능선이 코 앞이다. 11시 방향은 푹 꺼진 미산령, 1시 방향 기암절벽이 여항산 정상인 듯하다.

밧줄에 의지하며 진달래터널을 오르면 주능선인 헬기장에 닿는다. 함안군이 세운 산불조심 깃발이 펄럭인다. 왼쪽은 미산령, 산행팀은 우측 서북산 여항산 방향으로 간다. 여항산은 불과 200m 거리지만 절반이 암릉구간이다. 워낙 전망이 빼어나 조망 안내판이 서 있다. 서북 봉화 광려 무학 천주산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과 정상석 마주보는 방향으로 진주 월아산과 장군대산, 그 우측 뒤로 지리산도 확인된다. 서북산 우측으로 적석산 깃대봉이, 미산령 방향으론 오곡재 오봉산 괘방산 방어산 자굴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가히 황홀한 전망대다.

암릉길로 직진 가능하지만 취재 당일 바람이 심하게 불어 산행팀은 약간 되돌아가 우회로로 하산했다. 이어 10여 m쯤 되는 바위 틈새 절벽을 밧줄에 의지해 내려오니 이번엔 엄청난 규모의 기암절벽. 추락사고 위험이 있다는 안내판이 서 있어 왼쪽으로 우회한다. 정면 돌파한 이창우 대장은 안내판만큼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고 한다.

또 다시 헬기장을 지나면 갈림길. 통상 왼쪽은 서북산 가는 낙남정맥길이지만 산행팀은 이 길로 올랐다. 멋진 전망대가 바로 기다리기 때문이다. 왼쪽으로 서북산 가는 갈림길이 보이지만 무시하고 전망대에서 주변 산세를 감상한 후 왔던 길로 10m쯤 되돌아 나와 왼쪽으로 내려서면 갈림길 우측길과 곧 만난다. 참고하시길.

  

이후 잇단 전망대를 지나면서 능선이 우측으로 휜다. 인적이 드문 산길은 거칠고 묵었지만 정감은 더욱 더 간다. 등로 왼쪽 3, 4m 지점에 두부처럼 갈라진 바위가 있고, 그 왼쪽 끄트머리에는 의자바위가 눈길을 끈다. 이 구간은 산길이 바위 틈새로 숨어있어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조림한 듯한 향나무숲터널도 지난다. 평암리 양지마을 쪽 탈출로도 만나지만 원점회귀를 위해 직진한다. 이때부터 굴곡이 심한 능선길이지만 사실 길이 없어 개척해 나가는 수준이다. 20여 분 오르락내리락하니 마침내 무명봉의 정점인 558봉. 여기서 우로 능선을 타고 바위 틈새를 비집고 잡풀을 헤치고 내려선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어느 순간 나무를 벤 흔적이 곳곳에 미미하게 발견돼 가만히 따라가보니 등산로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15분쯤 뒤 조그만 공덕탑을 만나고, 다시 10분 뒤 등로 우측 숲 사이로 마을이 보인다. 사실상 산행 막바지다.

마침내 푹 꺼진 안부, 일명 질매재다. 방법은 두 가지.

정면의 낮은 봉우리로 올라 우측으로 하산할 수 있으며, 또 하나는 질매재에서 바로 우측으로 산허리를 타고 내려선다. 후자는 도중 산길이 사라져 개척을 하다시피 해서 결국 옥방마을 독립가옥에서 만난다. 길건너 본 마을인 옥방마을에선 이 곳을 논실이라 부른다. 여기서 들머리 둔덕마을까지는 35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산행팀이 마산시 진전면 여항리 둔덕마을에서 오른 여항산 등산로는 지난 1999년 1~2월 700명이 동원된 공공근로사업의 일환으로 정비됐다. 개설된 지 햇수로 8년 밖에 안된 등산로이다. 그 만큼 알려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암봉으로 이뤄진 여항산은 갓의 윗부분을 닮아 갓봉우리 또는 갓더미산으로 불린다.

한편으로 갓대미산으로 통칭된다. 그 사연이 재밌다.

여항산과 서북산은 한국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으로 아군과 인민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당시 미군들은 이 여항산 정상 쪽으로만 오르면 싸늘하게 주검이 돼 내려왔다. 해서 미군들은 항상 여항산을 향해 'God demn!'을 외쳐돼 결국 '갓대미산'으로 불리게 됐단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50년 전통의 돼지 주물럭 전문 대정식육식당(055-271-7043). 들머리 둔덕에서 고속도로로 가는 도중 농협 대정지소 옆에 위치해 있다. 식육점을 겸업해 질이 좋은 삼겹살과 목살에 양파를 듬뿍 썰어 넣고 참기름과 간장 등으로 잘 무친 다음 다시 고추장에 버무린다. 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워 맛이 깔끔하다. 1인분 5000원.

대정식육식당에서 차로 1분 거리에는 양촌온천이 있다. 이곳 온천수는 부드러운 데다 미네랄이 풍부해 마산 인근에선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온천은 5개. 어딜 가나 큰 차이는 없다.


# 교통편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마산 합성동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7~8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3300원. 합성동 터미널에서 마산역까지는 걸어서 대략 15분이며, 택시를 이용하면 기본 요금. 마산역 앞에서 76번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인 둔덕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8시, 11시15분에 있다. 1000원. 날머리 둔덕에서 76번 버스를 타고 마산역 앞에서 내린다. 오후 4시10분, 7시40분. 합성동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10시3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진성IC~마산 2번 국도 좌회전~경남수목원 입구~마산 통영 우회전~마산시 진전면~발산재~대정 1029번~의산 대정 좌회전~굴다리 통과~미천마을~군북 여양리~의산보건소~옥방마을~들담마을~둔덕마을회관 순. 또는 남해고속도로 마산 창원 방향~마산TG~서마산IC로 나와 시청 통영 고성 진동 방향으로 가다 진주 문산 방향 우회전~봉암교차로 대정 1029번 우회전~대정삼거리~미천마을 순으로 가도 된다. 후자가 거리 상으로 훨씬 가깝고 도로비도 저렴하지만 시간이 약간 더 걸리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http://yaho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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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고개에 앞서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하면서도 위엄있는 천성산의 산세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정면 가장 높은 지점이 군부대가 주둔한 주봉이며 사진 상으로 보이지 않지만 주봉 좌측으로 금정산, 우측으로 영축산 등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에 뚜렷하게 확인된다.


사적 제 94호 신기리고분군.

주옥같은 숨은 산길로 새 봄맞이 '워밍업'
신기리고분으로 이어지는 하산길
고향 뒷동산 오솔길 연상돼 감탄
금정산 영남알프스 동해도 한눈에




평상시엔 뜸하다 특정 시기가 되면 산꾼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산이 있다. 여름 계곡산행으로 유명한 구만산, 진달래 동산 천주산 비음산, 눈꽃 천국 태백산 등이 대표적 예다.

시기와 상관 없이 독특한 매력으로 산꾼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산도 있다. 간월산의 공룡능선이나 거제 망산의 환상적인 조망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럼, 양산 천성산은 어느 범주에 속할까. 기자는 아마도 천성산을 모든 것을 갖춘,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다재다능한 재주꾼으로 부르고 싶다.

우선 계곡. 내원사 계곡은 부울경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 일명 소금강으로 불린다. 반대편 무지개 폭포가 걸려 있는 어영골 또한 지명도에선 뒤지지만 경관 면에서 손색이 없다.

공룡능선도 빼놓을 수 없다. 간월 공룡이나 신불 공룡에 비해 기암절벽이 훨씬 험난한 데다 규모 또한 한 수 위라 세 공룡능선 중 가장 많은 산꾼들로 넘쳐난다.

화엄벌의 철쭉과 억새 또한 봄 가을에 각각 산꾼들을 끌어 모은다. 화엄벌은 1999년 고산습지라는 사실이 밝혀져 2002년 환경부로부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의미있는 곳이기도 하다.

원효대사가 1000명의 당나라 승려에게 화엄경을 설파, 모두 성인으로 이끌었다는 설화가 서린 천성산(千聖山)에는 원효가 창건한 천년고찰 내원사 원효암 미타암 등 20개 가까운 암자들이 불국토를 이루고 있어 기도를 겸한 산꾼들의 발걸음이 사시사철 이어진다.

산행팀은 천성산의 숨은 매력을 이참에 하나 더 추가하려 한다. 주옥같은 숨은 산길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산의 대부분을 훑었다고 자부하는 산행팀도 하산길에 처음 밟아본 이 등로는 고향 뒷동산 오솔길이 떠오르는 마냥 걷고 싶은 호젓한 산길이다. 천성산에서 낙동정맥길인 금정산으로 이어지는 산길 대신 양산 신기리 고분군으로 연결되는 이 부드러운 오솔길은 저 만치 다가운 새 봄을 맞아 워밍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산행은 웅상읍 소주리 천성리버타운(옛 장백아파트) 앞 버스정류장~백동마을~돌마루(식당)~미타암 주차장~미타암~임도~은수고개~천성산 정상(922m·군부대) 앞 갈림길~철조망길~군작전도로~원효암 갈림길~720봉~작전도로~옛 공군부대~철조망길~578봉(두 번째 벤치 앞 갈림길)~성황산(331m·신기산성(비석))~성황사~신기리고분군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정도. 갈림길이 많아 길찾기에 유의해야 한다.

천성리버타운 앞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길을 건너 왼쪽 모퉁이에 위치한 '리버호프'를 끼고 우측 포장로를 따라 간다. 백동마을을 거쳐 '돌마루'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20분쯤 가면 '돌마루' 주차장을 지나 옥청정사(미타암)·원적암 갈림길. 옥청정사 쪽으로 80m쯤 오르면 우측에 '미타암 등산로'로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본격 들머리다. 솔가리가 부드러운 송림길이다. 20분 뒤 미타암 주차장. 막걸리 등을 파는 포장마차가 눈에 띈다. 여기서 미타암까지는 700m로 대략 20분. 미타암은 국내 몇 안되는 관음기도도량 중 하나로 동해바다와 대운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동굴 안에 모셔진 보물 제998호 아미타불입상은 빠뜨리지 말자.

이어지는 등산로는 절 입구에서 왼쪽 방향. 산죽길을 지나면 너른 터로, 정면의 807봉 안부다. 직진한다. 철쭉 자생보호지역을 지나면 임도. 가로질러 산으로 오른다. 이정표로는 '천성산·화엄벌' 방향이다.

잇단 갈림길에선 한 번은 우로, 다음엔 왼쪽 은수고개 방향으로 간다. 곧 천성산 주봉이 보이는 기가 막힌 전망대에 선다. 넉넉하면서도 위엄있는 산세를 실감할 수 있다. 주봉 왼쪽으로 금정산 철마산 장산, 오른쪽으로 저 멀리 영축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이 펼쳐진다. 화엄벌은 정면 주능선 뒤쪽에 위치해 있다.

5분 뒤 은수고개. 삼거리다. 오른쪽은 내원사·천성산2봉. 산행팀은 왼쪽 주봉(이정표엔 1봉)으로 간다. 이때부터 영축산 정족산 쪽에서 내려오는 낙동정맥길이다.

억새 오름길이다. 한 굽이 오르면 편평한 억새길이 기다린다. 좌우엔 산의 물결이 출렁인다. 곧 정상 앞 갈림길. '화엄늪 습지보호구역' 안내판이 서 있다. 우측은 홍룡사, 산행팀은 좌측 원효암 방향으로 간다. 알다시피 천성산 정상은 공군부대로 일반인 출입금지구역. 또한 지뢰 매설지역이라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다.

  

내리막길이다. 곧 갈림길. 왼쪽 무지개 폭포 대신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군작전도로. 포장로다. 7분 뒤 전봇대(제2가압장)를 지나자마자 곡각지에서 다시 숲으로 향한다. 3분 뒤 원효암 갈림길. 원효암은 우측으로 5분, 좌측으로 내려서면 주차장. 정면 큰 소나무쪽으로 올라선다. 이내 작전도로. 여기서 150m쯤 뒤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20m쯤 뒤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오른다. 뒤돌아보면 원효암과 방금 지나온 봉우리가 한눈에 보인다. 곧 720봉이자 갈림길. 정면으로 대운산 시명산 등 기장 쪽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왼쪽은 덕계, 산행팀은 오른쪽 낙동정맥길로 내려선다. 다시 작전도로. 6분쯤 가면 옛 공군부대. 볼록거울을 지나자마자 왼쪽 산길로 내려선다. 30분쯤 철조망을 따라간다. 이후부턴 보석같은 산길이 이어진다. 쉬어가라고 벤치도 놓여 있다. 두 번째 벤치 앞에서 갈림길. 길찾기에 유의할 지점이다. 좌측은 다람쥐캠프·금정산·낙동정맥. 산행팀은 우측 신기산성 방향으로 간다. 예상치 못한 주옥같은 산길이라 동행한 산꾼들은 이구동성으로 감탄해 마지 않는다. 마치 산속 암자 주변 스님들의 산책로를 연상시키듯 굴곡이 가미된 아주 부드러운 길이다.

1시간쯤 뒤 '천성산'이라 적힌 이정표 앞 갈림길. 산행팀은 신기산성을 거쳐 신기리고분으로 하산하기 위해 우측으로 올라선다. 한 굽이 올라서면 이내 331봉인 정상. 성황산이다. 정상석 대신 '신기리산성'이란 비석이 서 있다. 숲 사이로 양산천과 양산종합경기장 등 양산시내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산행 막바지. 2분 뒤 성황사(城隍祠). 바로 앞에는 '양산 신기리산성' 안내판이 서 있다. 이에 따르면 신기리산성을 성황산성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지만 산길로만 걸으면 성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다시 갈림길. 성인 키 정도의 스테인리스 야등(夜燈)이 서 있다. 왼쪽은 양산대 및 해강아파트,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10분 뒤의 갈림길에서도 우측으로 간다. 여기서 12분 뒤 날머리인 신기리고분군에 닿는다. 무덤이 그렇듯 황량함 속에 늘푸른 소나무 몇 그루만이 객을 맞는다.



# 떠나기전에

- 산행 도중 문화재 관람은 덤

  


이번 산행에선 적지 않은 문화재도 관람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산행 초반에 만나는 미타암은 운문사 사리암 등과 함께 기도 효험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곳은 신라 문성왕비가 100일 기도 후 몸이 나아 특히 몸이 아픈 사람이 많이 찾는다. 인공을 가미한 듯한 자연석굴 안에 안치된 보물 제 998호 아미타불입상은 불상 양식과 수법 면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원효암은 원효암 갈림길에서 5분 정도 임도로 올라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반드시 찾아보자. 우선 차고 앉은 터가 절묘하다. 관음바위 거북바위 호법신장바위 천광약사여래바위 등이 병풍처럼 감싸안고 있으며 남으로 금정산 고당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법당 왼쪽 측면 석벽에는 마애아미타삼존불이 새겨져 있다.

산행 말미의 성황사는 왕건이 고려를 세울 때 적극 도운 양산호족 김인훈의 사당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학계의 고증을 받지 못했다.

날머리의 신기리고분군은 얕은 계곡의 건너편에 위치한 북정동고분군(사적 제 93호)과 함께 양산을 대표하는 초기 삼국시대의 주요한 고분. 특히 북정동고분군 부부총에선 금동관 등 국보급 유물 800여 점이 출토돼 현재 일본 도쿄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양산시민단체들이 범시민 환수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 교통편

- 노포동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버스 이용

지하철 1호선 종점 노포동역 1번 출구로 나와 노포동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247번 좌석버스를 타고 양산 웅상읍 소주리 천성리버타운(옛 장백아파트) 앞에서 내린다. 1500원. 기존 2000 2200번 버스는 오늘부터 노선이 폐지된다.

날머리 신기리고분군에서 직진, '가을농산' 앞에서 우측으로 간다. '메트로마트'를 지나 편의점인 '미니스탑'에서 32, 32-1, 128번 등을 타고 양산터미널에서 내린다. 부산행 버스는 10~15분마다 출발하며 막차는 밤 10시30분. 롯데백화점 동래점 앞이 종점이다. 1600원.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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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한 듯한 묘지터인 539봉을 지나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암봉(왼쪽)과 소천봉이 '한 일(一)' 자 능선을 그으며 내달리고 있다. 소천봉 아래 하산길인 음지마을이 우측 하단 소나무 뒤로 보인다.





영남알프스의 숨은 전망대
밀양의 산치곤 덜 알려졌지만
산세·조망은 그야말로 '환상'




맑은 공기를 마시며 도심에서 받았던 온갖 스트레스를 풀러 산을 찾았건만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은지. 한적해야 될 산이 시골 5일장처럼 북적인다. 진정한 산꾼들이라면 이심전심으로 서로 배려를 해 별 문제는 없을 터이지만 문제는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장쾌한 조망에 반해 잔잔한 미소 같은 내적 희열로 만족해야 될 상황이 과잉 액션으로 발산돼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법. 그렇다고 산을 끊을 수야 없지 않은가.

하여, 애오라지 산꾼들은 또 다시 오염이 덜 된 한적한 오지의 산을 갈구하며 찾아 나선다.

대간이나 정맥 종주를 끝낸 산꾼들이 여기서 한 번 더 갈래를 치고 나온,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기맥이나 지맥을 찾아 나서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 산행지는 영남알프스의 서쪽 언저리에 똬리를 틀고 있는 밀양 용암봉~소천봉.

  
 

낙동정맥 가지산에서 갈라져 나와 운문 억산 구만 중산 낙화 보두 비학산을 거쳐 밀양강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운문지맥의 중간쯤 되는 부분에 위치해 있다.

밀양의 산임에도 지명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굴곡과 수려한 산세, 그리고 곳곳에서 펼쳐지는 환상적 조망은 겨우내 움추렸던 근교산꾼들을 다시 산으로 불러모으는 데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산행은 상동면 신곡리 양지마을~인동장씨묘~김해김씨묘~539봉(종지봉·이장한 묘지 터)~암릉길~오치령 육화산 갈림길~신(新)오치고개~밀성박씨·경주최씨묘~통천문(침니바위)~용암봉(686m)~소천봉(632m)~잇단 무덤~신곡리 교회(음지마을)~양지마을.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40분 정도며 난이도는 보통이다.

  

신곡리 마을회관, '신곡리 양지마을' 이정석을 잇따라 지나 다리(신곡천)를 건너면 갈림길. 좌로 가면 다시 갈림길. 역시 왼쪽으로 100m쯤 가면 또 갈림길. 이번엔 '산림조합현장'이라 적힌 이정표가 가르키는 우로 간다. 마을 당산나무를 지나자마자 다시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대숲을 지나면 이내 갈림길. 차량 차단기가 보이는 정면 대신 석축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들머리로 향하는 능선갈림길. 이제서야 오른쪽 산으로 향한다. 등로는 약간 희미하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확인하고 오를 만큼 방치돼 있지는 않다. 더군다나 거의 외길이라 걱정할 염려는 없다.

처음부터 된비알이 기다린다. 인동장씨묘쯤 한번 주춤 하더니 15분 정도 거의 사람의 혼을 뺄 정도로 오르막이 심하다. 이후부턴 경사가 덜할 뿐 그래도 여전히 오름길이다. 그 정점은 양지바른 곳의 김해김씨묘.

이제 송림길이 이어진다. 우측으로 향후 오를 용암, 소천봉이 보인다. 크게 봐서 시계 방향으로 걷고 있는 셈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산행팀이 걷고 있는 산길과 용암 소천봉으로 이어지며 신곡리를 감싸고 있는 산세가 여성의 성기를 빼닮아 여근곡(女根谷)으로 불러도 될 성 싶다.

솔가리와 낙엽이 반복되는 오름길은 한동안 이어지다 첫 봉우리인 539봉에서 숨고르기를 한다. 들머리에서 65분. 이장한 묘지터인 이곳은 하산 후 마을주민들로부터 '종지봉'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올라온 방향으로 보면 동창천 뒤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그 뒤로 옥교산 종남산 우령산 등 밀양의 산이, 소나무 우측으로 화악산 남산 오례산성 원정산 대남바위산 용당산 비룡산 통례산 등 청도 쪽 산이 확인된다. 20m쯤 더 가면 우측 시야가 트인 곳에서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좌측엔 코 앞의 육화산을 비롯 그 뒤로 구만산, 그 우측으로 운문산 백운산 정승봉 천황산 재약산 향로산이 보인다. 산기슭의 계단식 논은 마치 깊게 패인 촌로의 주름을 연상시킨다.

이제부턴 능선길. 낙엽길과 송림터널을 반복한다. 20분 뒤 암릉길도 만난다.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전망대다. 10여 분 뒤 집채만한 바위가 앞을 막는다. 에돌아 가는 길도 있지만 잠시 올라보니 사방팔방 훤히 펼쳐지는 최고의 전망대가 기다린다. 그간 숨어 있던 북암산 억산 범봉 사자봉 수리봉과 구천산 정각산과 가지산의 뾰족봉, 그리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오치령 고갯길 등 영남알프스의 주봉과 언저리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창우 대장도 "이처럼 완벽한 전망대는 좀처럼 보기 드물다"고 한마디 곁들인다.

눈앞의 봉우리는 무명봉이지만 산세로 봐서 구만산 육화산을 거쳐 운문지맥과 만나는 의미있는 봉우리. 실제로 봉우리를 내려서면 '오치령 육화산'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이를 알리듯 주변에 리본이 많이 걸려 있고 산길 또한 또렷하다. 또 하나의 낮은 봉우리(536봉)를 넘으면 등로 좌우에 임도가 눈에 띄고 이내 고개에 닿는다. 오치령과 상동면 신곡리를 잇는 임도가 생기면서 생긴 고개로 흔히 오치고개라 부르고 있지만 기존의 오치령과 구분을 짓기 위해선 '신오치고개'라 부르는 것이 합당할 듯 싶다.

임도를 건너 바로 산으로 오른다. 작은 봉우리를 살짝 넘고 밀성박씨 및 경주최씨묘를 지난다. 이때부터 크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10분쯤 뒤 뜸하던 바위군. 처음엔 농짝 크기에서 점차 집채만한 바위도 만난다. 한 전망대에선 산내면소재지 송백과 앞서 봤던 밀양 쪽 봉우리 외에 승학산 금오산 구천산과 원동 토곡산도 확인된다.

잇단 암릉과 암봉을 지나 일명 통천문이라 불리는 바위틈새 길을 통과하면 이내 용암봉 정상. 오래 전엔 헬기장이었지만 지금은 소나무숲이어서 조망이 없다. 발아래 보도블록만이 이를 확인해줄 뿐이다.

직진하면 백암봉 중산 낙화 보두 비학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길, 산행팀은 오른쪽 정면에 소천봉으로 향한다. 정면 바로 보이는 봉우리가 소천봉이다. 40분 걸린다. 조그만 돌탑 이외에는 정상이라고 인식할 어떠한 지형지물이 없다. 조망은 없다.

하산길은 좁다란 비탈길. 오랫동안 간벌을 하지 않은 죽음의 송림길이 기다린다. 이를 알려주듯 소나무마다 무수히 많은 송방울이 매달려 있다.

또렷한 길은 없지만 크게 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서자. 국제신문 리본을 촘촘히 묶어놨다. 40분쯤 뒤 길다운 길이 비로소 눈에 띄고, 여기서 5분이면 산을 벗어난다. 신곡리교회가 위치한 음지마을이다. 저 멀리 건너편이 들머리 양지마을이다. 두 마을은 10여 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정상 안내판, 노장 산꾼의 열정

용암봉 정상에는 정상석 대신 '운문지맥/용암봉 686m/준·희'라고 적힌 조그만 스테인리스판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명산이건 근교산이건 산깨나 탄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겠지만 이처럼 고마운 일을 한 주인공은 국제신문 제2대 산행대장을 역임한 최남준(66) 씨. 그는 '그대와 가고 싶은 산, 준·희'라는 오렌지색 리본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 대장은 한창 땐 건건산악회를 이끌고 1대간 9정맥을 주파하며 지역 산악계에 종주 산행의 붐을 불러 일으켰고 최근 타개한 후배 산악인과 함께 사비를 들여 금정산과 백두대간길의 조령산 깃대봉 등 10여 곳에 약수터를 조성한 산사나이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는 법. 그도 오랜 산행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무릎이 안좋아져 장시간 산행을 할 수 없다. 대신 3, 4시간 걸리는 정상석이 없는 근교산을 찾아 이정석 대신 이처럼 조그만 팻말형 안내판을 걸어두고 있다.

현재 160여 개 달았으며 이 작업은 다리에 힘이 소진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22년 전통의 아랑장어구이(055-355-3895). 밀양IC에서 들머리로 가는 도중 국도변에 위치해 있다. 밀양IC에서 정확히 3.7㎞ 떨어져 있다. 주메뉴는 장어정식. 수수전 게장 등 무려 28가지의 반찬에 놀라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장어맛에 감탄한다. 초벌구이로 기름을 뺀 후 양념을 무려 4번이나 발라 특유의 맛을 낸다. 김해 마산 양산 대구 청도 등의 단골들만 주로 찾으며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을 정도다. 1만7000원.



  

# 교통편
밀양터미널에서 신곡리행 버스 이용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밀양 청도 24번~긴늪사거리에서 대구 청도 25번 우회전~상동면 안내판~상동면사무소 지나~신곡 고정 1077번 직진~매화 신곡 1077번 직진~신곡리 마을회관 지나자마자~신곡리 양지마을 이정석 순. 마을회관이나 다리 근처에 주차가능.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5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신곡리행 버스는 오전 8시50분, 10시50분에 있다. 부산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상동역(옛 유천역)에서 내린다. 오전 7시50분 단 한 차례 있다. 상동역 도착 시각은 8시47분. 4200원. 상동역 건너편 상동파출소 앞에서 신곡리행 버스는 오전 9시5분, 10시55분에 출발한다.

신곡리에서 밀양행 시내버스는 오후 4시, 5시40분, 7시20분에 있다. 이 버스는 도중 상동역 앞에서도 정차한다. 상동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오후 4시53분, 7시57분에 있다. 밀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시 정각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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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암 목각탱



남장마을 곶감 건조대


자전거박물관



서보매운탕 메기매운탕

아이코! 산행이 3시간도 안 걸리네
아차차! 사찰이 '불교미술 寶庫'라지
아쉬워? 산밑 맛집이 기다려




때론 산만 타고 그냥 발길을 돌리려면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여느 산에서도 쉽게 해후할 수 있는 산길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그런 산은 더욱 그렇다. 마치 큰 볼일을 본 후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지 못했을 때의 그런 기분 말이다.

산행 시간이 약간 모자란다는 느낌이 들 때도 마찬가지다. 조그만 봉우리 하나 정도는 그래도 오를 수 있는 체력이 남았건만 벌써 나목 사이로 시골마을이나 도로가 보일 때의 그 섭섭함이란.

이럴 경우 해당 지자체의 유명 관광지나 그 고장만의 향토 맛집이 산 밑에 기다리고 있으면 사정은 달라진다. 상주 노음산이 그렇다.

연악(淵岳) 갑장산, 석악(石岳) 천봉산과 더불어 '상산(商山·상주의 옛 이름) 삼악(三岳)'으로 불리는 노악(露岳) 노음산(729m).

한 바퀴를 돌아도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이 산 기슭에는 천년고찰 남장사와 국내 최고의 곶감 산지인 남장마을, 그리고 자전거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산행 시간이 짧아도 전혀 섭섭지 않은 이유이다.

산행은 남원동 남장리 석장승~주능선~옥녀봉 삼거리~옥녀봉~북장사 갈림길~잇단 쇠사다리~노음산~전망대~중궁암~관음암~남장사~남장사 주차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2시간50분 남짓하지만 식사 및 휴식, 그리고 사찰 탐방까지 포함한다면 4시간30분 이상은 될 듯하다. 한마디로 답사를 겸한 산행이다.

  

전체적으로 산행은 힘들지 않으며 정상 직전 만나는 암릉에서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들머리는 남장사 석장승. 절 입구 주차장에서 200m쯤 떨어진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도로 건너편엔 남장지라는 저수지가 있다.

석장승은 1m86㎝로 적지 않은 키에 부리부리하면서도 한쪽으로 치켜 올라간 왕방울 눈, 코주부를 연상시키는 뭉툭한 코, 송곳니가 양쪽으로 삐져나온 입으로 애써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되레 웃음이 배여 나온다. 잡귀의 출입을 막는 절의 수문장으로 제격이다 싶다.

상주산악회가 세운 목판 산행안내도를 잠시 살펴본 후 석장승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향한다. 솔가리와 낙엽이 뒤섞인 평범한 산길이다. 등로와 나란히 달리는 물골의 계류는 한겨울 가뭄으로 바싹 말라 있다.

몇 차례 물 마른 계곡을 가로질러 힘겹게 한 굽이를 오르면 능선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23분. 살을 에는 골바람이 아주 드세다. 플래카드 하나가 눈길을 끈다. '요산낙선(樂山樂善) 천하지대약(天下之大藥)'. '산을 사랑하고 착하게 사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이다'.

우측 송림으로 향한다. 3분 뒤 무덤 앞 갈림길에선 다시 오른쪽으로 간다. 점차 등로는 좁아지고 경사는 심해진다. 일순간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며 상주의 3대 명산 중 하나인 천봉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꼭대기에 거북을 닮은 기암이 얹혀 있는 집채만한 바위를 우로 에돌아 '갈 지(之)'자 낙엽융단 된비알을 10분쯤 오르면 옥녀봉 삼거리. 왼쪽은 노음산의 또 다른 들머리인 훼나무골(고향산천휴게소)로 가는 길, 산행팀은 우측 낙엽길로 향한다. 4분쯤 오르면 등로 우측에 조그만 바위가 서 있다. 주변에서 제일 높은 지점으로, 옥녀봉(620m) 정상이다. 노음산이 이제 나목 사이로 보인다.

산길은 잠시 내려섰다 다시 올라선다. 남성용 소변기를 연상시키는, 실제 높이도 엇비슷한 독특한 모양의 나목 두 그루를 잇따라 지나면 북장사 갈림길. 북장사는 남장사와 함께 노음사가 품은 '상주 4장사(四長寺)'중 하나로 파랑새의 전설을 간직한 보물 제 1278호 영산괘불로 유명한 사찰이다. 나머지 둘은 상주의 안산(案山)인 갑장산에 위치한 갑장사와 지금은 터만 남은 승장사가 그것이다.

직진한다. 뿌리째 쓰러진 큰 나무를 통과하면 그리 길지는 않지만 암릉길이 기다린다.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쇠사다리와 밧줄이 준비돼 있지만 긴장할 정도는 아니다. 좌우 양쪽이 수 십 길 낭떠러지인 암릉길 왼쪽엔 북장사와 저 멀리 속리산이, 오른쪽 발 아래엔 남장사가 동시에 목격된다. 조금 더 가면 관음사도 보이고 상주 시내 뒤로 갑장산도 확인된다.

정상은 북장사 갈림길에서 20여 분. 조망은 좋지 않지만 앞선 암릉길에서 원 없이 봤기에 불만은 없다. 대신 낙락장송 한 그루와 상주시가 세운 상세한 설명을 곁들인 정상비석이 눈길을 끈다.

하산은 직진. 급내리막에 등로가 얼어 있어 유의해야 한다. 8분 뒤 다시 낙엽융단길. 곧 등로 우측에 전망대. 남장사와 관음암, 상주 시내가 펼쳐보이며 쉬어가기 안성맞춤인 지점이다.

10여 분 뒤 플래카드 앞 갈림길. 리본이 제법 눈에 띄는 우측으로 향한다. 지그재그 산길이 정겹다. 이후 등로 좌측에 '등산로'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이면 곧바로 왼쪽으로 간다. 100m쯤 뒤 중궁암. 조선 후기 노음산 지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건립한 남장사의 산내 암자로 갑장산이 정면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되돌아 나와 침목계단으로 내려서면 다시 갈림길. 우측 포근한 오솔길로 발길을 옮기면 역시 남장사 산내 암자인 관음암. 해탈문을 들어서면 관음전 내 아미타여래상 뒤로 관음선원 목각탱(보물 제 923호)이 있다. 남장사 보광전 목각탱(보물 제922호)과 더불어 조선후기 불교미술의 형태를 보여준다. 목각탱은 흔히 볼 수 있는 탱화가 아닌, 나무를 조각해 금박을 입힌 것으로 입체적인 분위기가 마치 살아 움직일 듯하다. 현재 국내에는 6점만이 남아 있느 것으로 보고돼 있다.

그윽하고 호젓한 산책길로 5분쯤 산책하듯 걸으면 남장사. 신라 범패의 창시자인 진감국사 혜소가 창건했다. 우리나라 불교음악인 범패를 최초로 보급한 사찰인 셈이다.

아뿔싸! 유이(唯二)한 보물인 목각탱과 철불좌상이 안치된 보광전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나가던 한 스님은 "목각탱만 현재 개금불사 중"이라며, 바로 이웃한 교남강당 벽에 걸린 목각탱과 철불좌상이 선명한 사진을 가리키며 "바로 이것"이라고 미소를 띠었다.

일주문도 눈여겨 보자. 팔작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고색창연한 기둥이 속설에 따르면 천년된 칡뿌리라고도 하고 싸리나무라고도 하는데 명확하지 않다. 중간 활주를 까치다리형으로, 상단을 용머리로 조각한 솜씨는 여느 절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추녀 밑 '노악산(露岳山) 남장사(南長寺)'라 적힌 편액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에게 서법을 가르친 해강 김규진의 솜씨다.


# 떠나기전에

- 최다 곶감생산지

- 최초 나무자전거

- 일품 메기매운탕

부산서 산행기를 정리하다 보광전 목각탱 개금불사와 관련해 남장사에 문의 전화를 한 결과, 지난 7일 점안법회를 계기로 무려 7개월 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를 시작했다고 한다.








  


상주는 전국 곶감 생산의 60%를 차지하며 그 중 노음산 아래 남원동 남장리가 으뜸이다. 마을 가구수의 95%인 80여 가구가 곶감 생산에 종사하고 있다. 지금도 건조장에는 껍질을 벗겨낸 알몸의 감이 줄줄이 엮여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가격은 ㎏당 1만9000~2만 원. 시중가보다 20~30% 정도 싸다. 연간 감 및 곶감 생산액이 각각 230억 원, 650억 원 이어서 상주시청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산림과 내 곶감계가 그 업무를 맡고 있다.



  

남장마을 입구에는 상주가 자랑하는 자전거박물관이 있다. 세계 최초의 나무 자전거 '드라이지네' 실물 모형을 비롯 옛날 자전거, 이색 자전거 등 총 6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자전거도 무료로 빌려탈 수 있다.

시간이 날 경우 차로 25분 거리의 경천대도 찾아보자. 낙동강 1300리 물길 중 노송숲과 기암절벽이 한데 어울려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곳이다. 이정표가 잘 정리돼 있어 초행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노음산엔 9~10월이면 송이가 많이 난단다. 이곳은 주인이 없어 따는 사람이 임자다. 재밌는 점은 소나무뿐 아니라 참나무 밑에서도 많이 난다. 상주사람들도 그것이 의문이란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40년 전통의 서보매운탕(054-532-5978). 메기매운탕이 주 메뉴이다. 토란대를 듬뿍 넣고 조청이 많이 함유된 고추장을 풀어 걸쭉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고추장은 5년 전 특허를 낼 정도로 맛이 일품이다. 남장사에서 1㎞ 떨어져 있다.



# 교통편

- 부산행 버스 막차 오후 6시18분

노포동 종합터미널에서 상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8시50분에 있다. 1만5700원. 2시간30분 걸린다. 상주터미널에서 상주여객 버스를 타고 남장사 입구 삼거리에서 내린다. 20분 간격으로 있다. 1500원. 여기서 남장사 석장승까지 2.3㎞ 걸어야 한다. 상주터미널행 막차는 오후 8시이지만 부산행 시외버스(막차)는 오후 6시18분에 출발한다. 막차를 놓칠 경우 대구를 경유, 부산으로 오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IC~보은 상주 25번~보은 문경~보은 속리산~남장사 자전거박물관 우회전~남장사 입구 주차장 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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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정상 직전 전망대에서 잠시 뒤볼아 본 삼강봉과 호미기맥. 낙동정맥인 이 능선 상의 제일 뒤 봉우리는 855봉, 그 앞이 삼강봉이다. 호미기맥은 이 삼강봉에서 우측으로 뻗어내려 이웃한 천마산을 거쳐 포항 호미곶까지 이어진다.






정상석 둘, 정상목 하나가 나란히 서 있는 백운산 정상.




호미기맥 분기점을 알리는 이정표.

영남알프스와 호미기맥이 예서 흐르다
삼강봉, 세 갈래로 물길이 나뉘는 봉우리
해발 800m대 · 3시간30분이면 무난
삼강봉(三江峰)의 세 강(江) 아세요?
봉계 불고기단지 들머리서 차로 5분




깨진 바위로 유명한 영남알프스 억산은 흔히 밀양 석골사와 청도 대비사를 들머리로 한다. 가지산 운문산과 함께 밀양과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억산은 그렇다면 밀양의 산일까, 청도의 산일까.

다소 어리석은 질문 같지만 굳이 대답을 해야 된다면 두 지자체 모두의 산이다. 실제로 두 지자체의 관광 안내도나 홈페이지에는 억산 가지산 운문산이 해당 지자체에 각각 표기돼 있다. 허나, 두 지자체는 이 산들을 굳이 자기네들만의 산이라고 우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근 영남알프스를 두고 이같은 불문율을 넘어선 작은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지난해 말 울산시 울주군이 발표한 '울주 7봉'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울주군은 울산 밀양 청도 등 3개 시도에 걸쳐있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봉인 가지 신불 간월 고헌 영축 천황 재약산 등 7개 봉우리를 영남알프스 대신 '천하명산 울주 7봉'으로 명칭변경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영남알프스란 명칭에서 일본의 북알프스 등이 연상돼 사대주의 또는 일제 잔재의 냄새가 풍긴다는 이유에서란다.

산행팀은 영남알프스란 훌륭한 관광자원에 무관심한 타 지자체에 비해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울주군의 자세는 칭찬하고 싶지만 왠지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생각이 우선 앞선다.

울주군이 말하는 '울주 7봉'을 잠시 살펴보자.

신불 간월 고헌산은 두 말할 필요없이 울주군의 산이다. 영남알프스의 맏형인 가지산은 밀양 청도 울주의 경계에 위치해 있지만 많은 산꾼들이 울주땅인 석남사나 석남터널 운문령을 들머리로 애용하기 때문에 한 발 양보해 울주의 산이라고 치자.

하지만 천황산과 재약산의 경우 대부분의 산꾼들이 밀양 표충사에서 오르고, 영축산 또한 양산 통도사 쪽이 보편적인 들머리로 이용돼 울주의 산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영남알프스란 명칭의 유래 또한 그 해석이 분분하다. 일제의 잔재라고 단정짓는 울주군의 목소리는 영남알프스란 명칭의 유래와 관련한 여러 설(說) 중의 하나일 뿐이다.

본지 근교산 시리즈의 초대 산행대장이자 부산의 원로 산악인인 성산 씨와 월간 '사람과 산' 부산지사장인 곽수웅 씨가 지난 1970년대 초 일본 북알프스를 등반한 뒤 '영남알프스'라 불렀다는 설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북알프스는 영국의 선교사이자 산악인인 월터 웨스턴이 이 산군을 등반한 뒤 유럽의 알프스와 산세가 비슷해 명명했다고 전해온다.

이렇게 볼 때 유럽 알프스→저팬알프스→영남알프스로 이어지는 사슬이 과연 사대주의라고 불러도 되는지 사실 의문이 든다. 참고로 지난 1999년 충북 보은군이 속리산 코스가 단조로워 주변 봉우리들을 하나로 묶은 뒤 영남알프스를 본 따 '충북알프스'라 명명, 특허청에 업무표장까지 마친 사실은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울주군에 묻고 싶다.

이번 주 산행지는 울주군 삼강봉~백운산. 고헌 신불 간월산과 마찬가지로 울주군이 널리 알려야 될 100% 울주군의 산이다.

해발 800m대의 평범한 봉우리지만 고헌산으로 남하하는 영남알프스의 최북단 출발점이자 호미곶으로 동진하는 호미기맥의 시점이다. 또 경주 단석산과 고헌산 사이에 솟은 낙동정맥 상의 봉우리이기도 하다.

  
 
산행은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안동 권씨·해주 오씨 묘~삼강봉 직전 전망대~삼강봉~낙동정맥 갈림길~백운산 직전 전망대~백운산~옛 삼익목장~포장로~내와리 원점회귀.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30분쯤이며 힘들지 않은 무난한 코스이다.

들머리 50m 전쯤 갈림길 우측에 '삼백육십오일사' '탑곡공소'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조선 후기 천주교에 대한 숱한 박해가 가해질 때 수많은 순교자들이 은거하며 신자촌을 형성했을 만큼 골짜기 중의 골짜기다.

포장로 우측으로 송림길이 열려있다. 첩첩산중 오지지만 호미기맥길이라 의외로 반듯하고 넓다. 솔가리가 수북히 쌓여 푹신푹신하다. 8분 뒤 묘지를 지날 즈음 좌측으로 백운산과 삼강봉이 얼핏 보인다. 전체 등로는 크게 보아 두 봉우리와 나란히 달리다 왼쪽으로 꺾어 삼강봉을 향해 정면으로 치고 오르는 형식이다.

부부묘인 안동 권씨 및 해주 오씨 묘와 봉분이 거의 벗겨진 묘지 2기를 잇따라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향한다. 본격 오름길이 시작된다. 10분쯤 고행길을 힘겹게 오르면 시야가 트이는 정점. 이제 삼강봉을 향해 왼쪽으로 향한다. 을씨년스러운 삭풍에 몸을 움츠리는 나목과 사각사각 밟히는 낙엽융단길, 전형적인 겨울산이다.

이렇게 20여 분, 정면 삼강봉과 그 왼쪽 백운산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우측에 보이는 임도는 영남알프스의 출발점인 소호고개로 가는 길이다.

본격 오름길은 좁다란 진달래 터널. 25분쯤 뒤 집채만한 바위 전망대에 선다. 방금 올라온 산길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왼쪽 천마산, 오른쪽은 옛날 기우제를 지냈다는 아미산, 그 사이가 탑골이다. 바로 우측이 백운산이다.

삼강봉은 전망대에서 15m 뒤 바닥에 돌이 박혀 있는 지점. 정상석은 없다.

대신 정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이정표가 15m 거리에 서 있다. 부산의 '같이하는 산악회'가 세운 이정표에는 '호미기맥 분기점 삼강봉 845m'와 낙동정맥길로 들어섰음을 알려주는 표시가 돼 있다. 오른쪽은 소호고개를 거쳐 단석산 가는 길, 산행팀은 왼쪽 백운산으로 향한다. 편안한 능선길이다. 상북면 소호리로 내려서는 우측 등로를 지나 20분이면 백운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 직전 전망대에 서면 우측으로 고헌산과 문복산, 좌측으로 천마산 아미산 용암산이 보이고, 삼강봉이 천마산으로 이어져 호미기맥으로 내달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백운산에는 정상석 두 개와 정상목 하나가 나란히 서 있다. 흥미롭게도 둘은 901m, 나머지 하나는 907m로 표기돼 있지만 2006년판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893m로 적혀 있다.

하산은 직진하다 정상석에서 100m쯤 거리의 내리막길 중간쯤에서 좌측으로 열린 길로 내려선다. 계속 직진하면 고헌산이다.

25분이면 잣나무숲을 지나 시야가 트이는 억새군락지에 닿는다. 옛 삼익목장이다. 얼마전 백운산 골프장이 추진되다 무산된 곳이 바로 이곳 주변이다. 직진해 숲으로 진입하자마자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목장 경계임을 알리는 철조망과 나란히 달리며 조그만 봉우리를 살짝 넘는다. 10여 분이면 정점에 이르고 다시 7분이면 포장로인 고개에 닿는다. 내와리와 공소가 위치한 상선필, 하선필을 잇는 고개이다. 여기서 좌측으로 30분쯤 걸으면 들머리와 만난다.



# 삼강봉(三江峰)의 세 강(江) 아세요?

  


대부분의 산행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는 호미기맥의 분기점이 백운산이라 표기돼 있다. 삼강봉을 백운산의 한 봉우리로 간주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백운산에는 4개의 봉우리가 있다. 소호고개 방향의 우뚝 솟은 855봉이 첫 번째,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이 845봉으로 두 번째, 정상석이 위치한 주봉이 네 번째, 그 사이의 암봉이 세 번째 봉우리다.

하지만 삼강봉은 엄연히 존재한다. 지역구가 울주군인 열린우리당 강길부 의원의 저서 '땅이름 국토사랑'에 언급돼 있다. 이에 따르면 삼강봉(三江峰)은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지세를 따라 울산 태화강, 경주 형산강, 그리고 낙동강으로 갈라져 흐르는 분수령이기 때문에 이같이 명명됐다고 한다.

호미기맥의 분기점인 삼강봉의 정상은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이 아니라 이 곳에서 15m쯤 떨어져 있는 돌이 박혀 있는 곳이다. 이는 백운산 직전 전망대에서 보면 호미기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확연히 구분된다.

형산강의 남쪽에 위치한 산줄기여서 형남기맥 또는 토함산을 통과하기 때문에 토함기맥이라 불리기도 하는 호미기맥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호미곶에서 맥이 끝난다는 상징성 때문에 두 명칭보다 더 널리 사용된다.

호미기맥은 간혹 호미지맥으로 불린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간이나 정맥에서 흘러나온 산줄기가 바다에서 그 맥을 다하면 '기맥', 내륙에서 끝이 나면 '지맥'으로 통용되기에 산행팀도 호미기맥으로 표기했다.

울주군에 한마디. 만일 영남알프스란 명칭이 없이 그냥 고헌산 신불산 간월산으로 불렸다면 지금과 같은 유명세를 탈 수 있었을까. 전국의 많은 산꾼들과 접해본 산행팀은 자신있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다.

또 한가지 더. 울주군이 산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고헌산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상의 방화선을 하루빨리 복원하기 바란다. 너비 10m 정도에 불과한 현재의 방화선은 산불이 나더라도 그 역할을 할 수 없다. 속된 말로 산을 다 망쳐놨다. 이 길을 경험한 모든 산꾼들은 하나같이 울주군의 탁상행정에 분통을 터뜨린다. 의령 자굴산의 경우 이미 복원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 봉계 불고기단지 들머리서 차로 5분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 30분 첫 차를 시작으로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2900원. 언양터미널에서 내와행 대우여객 버스는 오전 8시 30분 한 차례 있다. 1000원. 내와에서 언양행 버스는 오후 2시 45분, 7시 25분에 있다. 내와에서 버스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봉계에서 출발하는 개인택시(052-264-7542)를 부르면 된다. 6000원. 봉계에서 언양행 버스는 오후 4시 10분, 4시 40분, 5시 20분, 6시 10분, 6시 50분, 7시 20분, 8시 10분(막차)에 있다. 10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언양 35번~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 직진~경주 봉계 직진~포항 경주~봉계리 활천리 1025번~굴다리 통과 후 왼쪽 활천교 건너~경부고속도로 굴다리 앞에서 좌회전(3월 말까지 활천천 제방 정비공사)~복안교~경주 내와~내와마을~내와마을회관 앞에서 좌회전~벽운암~삼백육십오일사, 탑곡공소 이정표 순. 불고기단지로 유명한 봉계는 내와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참고하시길.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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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숲을 지나 백양산으로 오르는 도중 뒤돌아 서서 바라본 금정산 전경. 가운데 암봉이 상계봉, 그 우측 뾰족봉이 망미봉, 그 아래 아라비아 숫자 1자 모양의 긴 암석군이 병풍암과 석불사다. 왼쪽 낙동강 너머로 토곡 어곡 오봉산도 확인된다.



병풍암 석불사의 거대한 부처님 조각. 예술미도 빼어나다.

도심에 자리잡은 부산의 '단짝' 명산
몇번이고 올라도 새로운 기암괴석




금정산의 총면적은 43㎢. 국내 국립공원 중 꼴찌인 월출산의 56㎢에 견주어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부산에서 유일하게 뽑힌 이런 명산이 부산 도심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부산시민들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금정산은 아마도 접근성으로 볼 때 전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도심에 북한산이 있지만 이는 국립공원이라 등산로는 한정돼 있다.

그러나 부산시민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손쉽게 사방팔방에서 지능선을 타고 금정산을 오르내릴 수 있다. 오죽했으면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지난 세기말 IMF 때 버스나 지하철을 한 번만 타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일명 '토큰 산행지'로 불렸을까.

산세 또한 헌걸차고 웅장하다. 전국 최대 규모의 금정산성이 주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그림같이 내달리고 있는 데다 산자락 곳곳에는 성문과 망루 봉수대 기암괴석 등이 산재해 있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금정산은 북으론 천성산이, 남으론 백양산에서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연결고리여서 건각들도 즐겨 찾는다.

흔히 백양산도 금정산이 언급될 때 세트로 나오는 단짝 메뉴이다. 양산 다방동에서 출발, 부산진구 주례동에서 끝을 맺는 금정·백양산 종주코스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산꾼들이 수시로 산행팀으로 전화나 메일을 통해 문의를 해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금정산은 부산을 넘어 전국 명산의 반열에 올라있음을 보여준다.

  
 


산행은 만덕로타리~병풍암 석불사~전망대~망미봉~남문~남문마을~만덕고개~금정봉 갈림길~만남의 숲~산불초소(돌탑봉)~불태령(주지봉 갈림길, 돌탑봉)~백양산 정상 직전 낮은 돌탑봉~범방산 갈림길~구포3동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지하철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에서 우측으로 나와 만덕1동사무소를 끼고 왼쪽 넓은 도로를 따라 10분쯤 걸으면 상학초등 입구 사거리. 정면엔 한라산 왕관릉이 연상되는 암봉 하나가 위용을 자랑한다. 상계봉이다. '상학문구' 우측으로 간다. 정면에 '오동나무집' 또는 '계곡산장' 간판을 보고 다시 우측으로 간다.

'계곡산장'을 끼고 왼쪽 포장로로 100m쯤 오르면 파란색의 커다란 물통이 보이는 우측 철망길로 들어선다. 밭고랑길인 셈이다. 도중 사거리에서도 계속 직진하며 뒤이어 만나는 무덤 2기도 지난다.

대형 돌탑 30기를 지나면서 오름길이 시작된다. 이내 벤치 앞 갈림길. 우측으로 틀어 한굽이 돌면 포장로와 만난다. 왼쪽에는 앞서 폐쇄된 석불사 등산로의 반대편 등로가 보인다. 역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포장로를 따라 10분 뒤면 석불사 입구. 일주문만 보면 조그만 산중 암자지만 대웅전 뒤 병풍처럼 둘러쳐진 병풍암에 조각된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약사여래불 미륵존불 등의 거대한 불상의 위용을 보면 생각이 완전 달라진다. 한국불교 미술의 진면모를 보는 듯하다. 조망 또한 빼어나 금련산 황령산 부산항 태종산 봉래산 백양산 엄광산 구덕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일주문을 나와 향나무와 벚나무가 보이는 정면 산길로 향한다. 이제 지능선을 향해 치고 오른다. 8분 뒤 지능선 상의 전망대. 상계봉이 코 앞이다. 마을에서 본 왕관릉 모습과 달리 금강산 만물상이 연상된다. 주변 산 줄기에도 수석전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의 기암괴석이 진열돼 있다. '금정산의 재발견' 저자인 본사 최화수 논설고문은 이를 두고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이와 만 마리의 자라)'이라 적고 있다.

산성로를 기준으로 북쪽의 금정산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반면 상계봉을 기점으로 남쪽은 곳곳이 기암괴석의 천지라 할 만큼 남성적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상계봉 뒤로 김해 신어산 돛대산 까치산 분성산 등이 확인된다.

  

이제 금정산 특유의 마사토길이 이어지면서 저 멀리 장산 광안대로 배산이 보인다. 곧 갈림길. 왼쪽의 기암괴석을 뒤로 하고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또 갈림길. 왼쪽으로 산성을 오르자마자 또 갈림길.

이번엔 오른쪽으로 가면 암봉인 망미봉. 고당 장군 원효 의상 무명 나비암 등 금정산의 진면모와 아홉 운봉 개좌 일광 달음 함박 문래 철마 석은덤 대운 천성산 등 기장 울주의 봉우리, 그리고 고당봉 왼쪽으로 오봉 어곡 토곡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망미봉에서 내려와 이젠 남문으로 향한다. 8분 뒤 남문. 사통팔달로 산길이 열려 있지만 그 중 남문을 통과, 남문마을과 (북구)산불초소를 잇따라 지나 왼쪽 '금정산 철학로' 쪽으로 향하면 '낙동정맥' 구간임을 알려주는 이정표와 만난다. 금정·백양산 종주능선에 올라섰다는 의미이다. 우측에는 개신교인 묘소.

10분 뒤 금정산과 백양산의 사실상 경계인 만덕고개. 곧바로 건너편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산불초소가 위치한 정점은 366봉. 조망이 빼어나다.

이어지는 산길. 동래구와 북구의 경계이기도 하다. 시원한 솔밭과 금정봉 갈림길을 잇따라 지나면 쉼터. 왼쪽은 어린이 대공원.

이제 본격 백양산을 향해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6분 뒤 역시 사거리. 향나무 숲 아래 벤치가 놓여있는 만남의 숲(광장)이다. 직진한다. 이때부터 고행의 된비알이 시작된다. 금정·백양산 종주자들이 막판 가장 힘들어하는 구간이다. 잠시 뒤돌아 보면 상계봉과 병풍암 석불사가, 고도를 더 높일수록 고당봉도 확인된다. 동시에 낙동강과 부산 앞바다가 동시에 보인다.

만남의 숲에서 백양산까지는 4개의 봉우리가 기다린다. 첫 번째는 산불초소가 있는 돌탑봉, 두 번째는 우측으로 암봉인 주지봉(낙타봉)과 이어지는 불태령, 세 번째는 정상 직전의 낮은 돌탑봉, 네 번째가 백양산 정상이다. 각각의 봉우리에 서면 저 멀리 낙동강 하구와 가덕도 연대봉, 부산신항 등이, 백양산 뒤로 애진봉 엄광산 구덕산 승학산이 확인된다.

산행팀은 세 번째 봉우리에서 우측 좁다란 산길로 내려선다. 급경사길이다. 첫 사거리에서 직진하며, 둘째 사거리에서 우로 내려선다. 직진하면 범방산.

13분 뒤 산불초소를 지나면 비로소 산을 벗어난다. 구포3동이다. 눈앞의 긴 계단을 내려서 삼정정보고 장선종합복지관 구포3동사무소를 잇따라 지나면 버스정류장과 만난다.



# 떠나기전에

- 폐쇄 등산로 안내판 없어 헛걸음

  


아뿔사! 상학초등 입구에서 직진해 초등학교 우측으로 오르면 상계봉·석불사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 지난해 7월부터 석불사로 가는 기존의 이 등산로가 자연휴식년제로 폐쇄돼 있었다. 등산로 입구나 북구청 또는 금정구청 홈페이지 어디에도 그런 정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만일 있었다면 적어도 이런 헛걸음은 하지 않았을텐데.

같은 시각 개인적으로 찾은 산꾼들은 '등산로 폐쇄'라고 적힌 대형 플랭카드에 아랑곳 않고 석불사로 향했다. 심지어 그들은 고민하는 산행팀을 보고 "가도 상관없다"고 큰소리로 말했다.

여정은 이미 정해 놓은 상태. 산행팀은 물어 물어 석불사로 가기로 결정했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다 간이 화장실이 위치한 곡각지점 좌측으로 열린 산길로 향했다. 곧 포장로와 만난다. 이 길은 결국 상학초등 입구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는 길과 만났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좋고 편한 길로 여유롭게 산행하고, 지키면 물어 물어 포장로와 밭고랑을 지나 힘들게 목적지에 다다른다. 현재 처한 금정산의 현실이라 안타깝기만 했다. 금정산이 걸쳐 있는 각 지자체는 등산로 입구에 돈드는 안내판 대신 지금이라도 제발 홈피에 폐쇄된 등산로를 알려주는 성의를 보였으면 한다.



# 교통편

- 날머리~지하철 덕천역 도보 20분

들머리는 지하철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에서 우측으로 나와 만덕1동사무소를 끼고 왼쪽으로 오른다. 날머리에서 장선종합복지관과 구포3동사무소를 지나면 버스정류장. 길 건너편 정류장에서 69-1, 160, 111, 169-1, 306번 버스를 타면 덕천사거리에 위치한 지하철 2, 3호선 덕천역에서 하차한다. 걸으면 약 20분 걸린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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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역광으로 봐야 더욱 빛을 발하는 빙화는 왜 사진작가들이 못 찍어 안달을 하는지 직접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동영상 www.kookje.co.kr


산행 도중 만난 빙화의 장관. 정상 직전


8부 능선 인근. 아래 사진에선 왼쪽부터 재약 천황 도래기재 구천 정각산이 보인다.

역광에 빛나는 빙화 장관 보셨나요
백운산 갈림길~가지산 멋진 능선 찾아 떠난 길
예상치 못한 가지산 빙화 조우…경이롭기까지 해
최근 지자체서 안전시설물 설치 산행에 큰 도움
신불 천황 재약 운문 능동산 등 영남알프스 한눈에




올해로 정확히 10년째 근교산 시리즈를 이끌고 있는 이창우(47) 산행대장. 전국 일간지 시리즈 기사 중 최장수인 이를 두고 지역 산꾼들은 한결같이 이 대장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방대한 시리즈로 이어가질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의 거의 모든 산의 숨은 능선과 골짝을 훤히 꿰고 있다. 이와 관련 기자와의 에피소드 하나.

  
 

최근 펴낸 '원점회귀 근교산(중)'의 최종 원고를 정리하면서 애매모호한 구간을 전화로 그에게 물었다. 수 년 전 함께한 그 길을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샛길까지 구석구석 기억하고 있었다. 영남알프스 산군은 특히 그랬다.

문득 궁금했다. 이 대장은 영남알프스 산군에서 어떤 코스를 가장 좋아하는지. 뜬금없는 기자의 물음에 잠시 숨을 고르더니 '영축산~죽바우등' '가지산~백운산 갈림길' 구간이라고 답했다.

두 코스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육산과 골산이 적절히 배합된 두 능선길은 굽었다 펴졌다를 반복하며 조망마저 기가 막혀 산행하는 재미가 아주 그만이다. '영축산~죽바우등' 구간은 2년 전 이미 소개한 터라 산행팀은 '가지산 ~백운산 갈림길' 구간을 새롭게 다녀왔다.

운문지맥의 일부이기도 한 이 구간은 백운산 능선과 운문지맥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지산 정상까지로 아마도 영남알프스 산군에서 가장 조망이 빼어난 구간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산행은 밀양 삼양교(단식원·제일관광농원·호박소 주차장)~구룡소 폭포~묘향암~가지산 백운산 갈림길~주능선~헬기장~가지산 정상~밀양재~가지산 중봉~석남사 갈림길~산철쭉 군락지~888봉~암릉구간~제일관광농원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

이번 산행에선 예상치 않게 빙화(氷花)의 장관을 조우했다. 이 대장이 늘 맘 속에 그리던 바로 그 구간에서 말이다. 가지 끝에 매달린 빙화가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 그 자태는 아름답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했다.

  


제일관광농원 주차장에서 '제일관광매점' 우측길로 가면 계곡 앞에 선다. 조수보호구 안내판 뒤로 열린 산길은 이번 산행의 하산로. 산행팀은 계곡을 건너 늘푸른 산죽이 유혹하는 좌측으로 발길을 옮겨 본격 산으로 진입한다. 구룡소 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9분 뒤 갈림길. 밧줄을 잡고 우측 된비알로 오르면 구룡소 폭포 상단으로 바로 가는 길. 하나, 폭포는 자고로 하단에서 전경을 봐야 되는 법. 때문에 직진한다. 조그만 공덕탑이 즐비한 너덜겅을 지나 5분이면 폭포 아래에 닿는다. 60도쯤 돼 보이는 30m 높이의 근래 보기 드문 대형 와폭이다. 꽁꽁 얼었다가 지금은 반쯤 녹아 흐르는 물길이 보인다. 폭포 하단을 건너면 아랫재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열려 있다. 참고하길.

이제 밧줄이 보이던 폭포 갈림길로 되돌아간다. 도중 폭포 갈림길에서 폭포 상단으로 연결되는 안전시설물이 쳐진 등로가 보여 45도 방향으로 길을 잡고 올라선다. 폭포 바로 옆에는 최근 설치된 듯한 스테인리스 다리가 폭포전망대 역할을 한다. 이 대장은 "등로 주변의 바닥이 거의 암반인 이 일대는 겨울이면 살짝 얼어 있어 산꾼들이 크게 우회해서 오르내렸지만 이제는 그럴 염려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폭포를 지나 직진한다. 잠시 후 다 쓰러져가는 슬레이트 지붕에 파란 천막을 덧씌운 산중 기도처인 묘향암을 지나면 이내 갈림길. 이정표 상으로 '왼쪽 가지산(4.2㎞)'이라 적혀 있지만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발길을 잡는다. 가지산으로 가는 첩경인 이 길은 지금까지 소개되지 않은 등로이다. 5분쯤 뒤 길이 약간 헷갈리지만 물마른 지계곡을 대각선 방향으로 따라 오르면 이내 좌측으로 선명한 등로가 나타난다. 이때부터 일사천리.

한 굽이 올라서면 삼거리. 저 멀리 푹 꺼진 밀양재와 중봉이 보이지만 밀양재 좌측의 가지산은 아직 보이질 않는다. 정면으로 내려서면 용수골로 떨어진다.

삼거리에선 좌측으로 오른다. 경사가 꽤 심한 된비알로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힘들어 잠시 멈추게 되면 뒤를 돌아보자. 영남알프스의 산줄기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발밑으로 들머리 주차장이, 정면으로 능동산, 그 우측으로 신불산 천황산 죽바우등 함박등이, 신불산 앞으로 간월산 배내봉이, 능동산 좌측으로 울산의 문수산과 남암산이 확인된다. 이 광경은 해발고도를 높일수록 보다 넓게 다가온다.

좀 더 올라서면 우측으로 그간 안 보이던 밀양 쪽의 영남알프스 남서쪽 베이스캠프 격인 산내면 남명리와 도래기재, 그 우측으로 구천산 정각산 승학산 덕대산 종남산과 만어산도 보인다. 또 천황산 뒤로 재약산의 정상 부분도 약간 보인다.

전망대로서의 구색을 갖춘 제대로 된 전망바위에는 앞선 삼거리에서 30분이 지나서야 올라선다. 부처손이 많고 주변에 대여섯 개의 멋진 전망대가 포진해 있다. 발밑 베틀바위 위에는 명당인 듯 무덤이 둘 있다. 여기서 2분이면 마침내 영남알프스 주능선에 선다. 이제 가지산을 향해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 대장이 앞서 언급한 백운산 갈림길은 좌측으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3분 뒤 멋진 전망대 갈림길. 입구에 '가지산 2.3㎞, 운문산 2.6㎞'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전망대에 서면 가지산 정상 왼쪽으로 청도 귀바위와 그 뒤 지룡산이, 고개를 남으로 돌리면 신불산 영축산, 재약산 왼쪽으로 오룡산, 신불산 왼쪽으로 양산과 울산의 경계인 정족산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 본격 가지산을 향해 나아간다. 오래 전 내린 눈길이라 걷는 데는 지장이 없고 별 감흥이 없다. 3분 뒤 좌측 뒤로 운문산 범봉 억산 깨진바위도 시야에 들어온다.

27, 28분 뒤 예상치 못한 빙화를 만난다. 장관이다. 빙화는 눈꽃이나 상고대가 녹으면서 물이 되어 가지에 흐르다가 기온이 급강하할 때 얼어붙은 얼음꽃. 두꺼운 것은 3㎝나 된다. 역광으로 봐야 더욱 빛을 발하는 빙화를 두고 왜 사진작가들이 안달을 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행여나 지나치다 건드리면 울리는 맑고 청명한 소리는 심금을 울린다.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이 빙화의 장관은 그야말로 선계에 다름 아니다. 이런 빙화의 장관은 가지산 정상 직전 헬기장까지 쭈욱 이어진다. 주능선에서 대략 1시간.

대피소를 지나 만나는 정상은 헬기장에서 4분이면 선다. 앞서 본 산군 이외에 북쪽의 쌀바위 상운산 고헌산 문복산 (울산)백운산 단석산까지 눈이 시릴 정도로 펼쳐진다. 넋놓고 바위에 기대앉아 이 황홀한 순간을 오랫 동안 즐기려 했으나 워낙 매서운 삭풍이 불어대 1분 이상 제대로 서 있기가 불가능하다.

하산은 정상석 뒤로 내려선다. 좌측 열린 나무계단길은 쌀바위 가는 길이다. 참고하길. 17분 뒤 밀양재. 직진 석남고개,  우측 제일농원 방향 산행팀은 직진인 석남고개 방향으로 간다. 10분 뒤 봉우리에 살짝 올라선다. 중봉이다. 방금 지나온 빙화가 만발한 마루금의 남사면과 산행팀이 올라갈, 향후 내려설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이제 하산만 남았다. 오로지 외길 능선길이다. 산철쭉 군락도 지난다. 1시간 뒤 주변 조망을 볼 수 있는 암릉에 닿는다. 정면 베틀바위, 좌측 백운산과 24번 국도가 보인다. 좀 더 내려오면 들머리 주차장과 곧 개통될 능동터널도 보인다. 30분이면 계곡 입구 입간판 뒤로 내려서며 산을 벗어난다.


◆ 떠나기 전에

- 흰눈 머리에 인 가지산 빙화 목격은 '하늘의 뜻'

경남 밀양, 울산 울주, 경북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가지산. 영남알프스의 모든 맥은 이 가지산으로 연결될 정도로 가지산은 영남알파스의 간판이자 맏형이자 최고봉이다. 가지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영남알프스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지산은 영남알프스의 축이다.

산세면 산세, 전망이면 전망, 계곡이면 계곡, 야생화면 야생화 등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그야말로 복덩이다.

산꾼들이 으뜸으로 꼽는 주봉을 향해 열린 대표적 산길은 가지산 북릉, 백운능선, 쌍두봉능선길 등이 있으며, 영남알프스 최고의 계곡으로 손꼽히는 학심이골, 심심이골, 호박소에 석남재로 이어지는 쇠점골 등 어디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계곡이 즐비하다.

이창우 대장이 꼽은 '가지산~백운산 갈림길' 구간의 들머리는 24번 국도변의 제일관광농원(단식원·삼양교). 애초엔 인근의 백운능선을 타려고도 했지만 이 구간은 암릉길이 지속돼 겨울철에 특히 위험한 데다 산행시간마저 길어지는 점을 고려해 호박소 주차장으로 정했음을 밝혀둔다.

영남알프스 산군을 오르다 보면 같은 시기에 모두 흰눈을 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외로 꼭 한두 군데는 반드시 있다. 그 중 가지산은 해발 1240m로 영남알프스에서 눈을 이고 있는 확률이 가장 높아 많은 지역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빙화의 장관도 마찬가지다. 애초 산행팀은 생각지도 못했다. 산꾼들은 이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하늘의 뜻이라고.


◆ 교통편

- 들머리 호박소 휴양지, 얼음골 호박소 주차장과 달라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린다.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석남사행 버스를 타고 호박소 휴양지(제일관광농원)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 8시35분, 9시5분, 10시40분, 11시30분. 3100원.

날머리 제일관관농원(삼양교) 앞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후 3시45분, 4시25분, 5시25분, 6시25분, 7시25분(막차)에 있다.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역시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30분에 있다.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50분 걸리고 2900원. 언양터미널에서 석남사행 버스는 오전 6시부터 20~30분 간격으로 있다. 석남사 앞 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를 타고 제일관광농원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5분, 11시10분.

호박소 휴양지 앞에서 석남사 앞 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20분, 4시10분, 5시, 6시10분에 있다. 석남사 앞 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석남사 가지산)~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밀양 석남사 24번~경주 청도 궁근정리 상북농공단지~창녕 밀양 24번~밀양 석남사~석남터널 통과~경남 밀양시 산내면~삼양교 지나~제일관광농원(단식원·제일관광농원)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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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 정상에 서면 통영항과 통영시가지, 그리고 한려수도가 보인다. 정면(북쪽)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항이고, 우측 저 멀리 거제대교와 연결된 거제도가 확인된다. 사진 상으론 보이지 않지만 우측(동쪽)으로 제승당이 위치한 한산도를 비롯 반시계 방향으로 한려수도가 펼쳐진다.





미래사에서 용화사로 가는 황홀한 편백숲.


전혁림 화백이 현재 마무리 중인 작품도 볼 수 있다.

한려수도가 파노라마처럼… 낮다고 얕볼소냐
해발 458m밖에 안되지만 절경 간직 '100대 명산' 포함
통영항 거제대교 사량도 … 정상 조망은 한폭의 그림




새해 첫 산행은 통영 미륵산. 부산시민들이 금정산을 사랑하는 만큼 통영사람들이 아끼고 애정을 듬뿍 갖고 있는 아담한 산이다.

통영해협을 사이에 두고 통영 시가지와 마주한, 해저터널 충무교 통영대교로 각각 연결된 섬 아닌 섬 미륵도에 우뚝 선 미륵산. 해발 458m에 불과한 동네 뒷산 수준의 이 미륵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의 100대 명산에 속해 있다. 참고로 부산에선 금정산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지역 안배 차원이 아닌 산세와 방문객 수 등을 종합해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미륵산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유는 뭘까.

아마도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항의 빼어난 경관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뱃길인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황홀한 조망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내 어느 산도 견줄 엄두조차 못낼 정도로 조망이 탁월하다.

통영이 고향인 산꾼 시인 이향지는 미륵산 정상에서 다도해를 바라보며 이렇게 적고 있다.

'미륵산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광은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한다. 동해처럼 광활하고 거친 힘이 아니라, 서해의 갯벌 앞에서 느낄 때 같은 막막함이 아니라, 수면 위에 떠있는 무수한 섬, 올망졸망한 섬들을 둘러싼 물안개로 인하여 더욱 느끼게 되는 부드러움이다…'. 통영 읍내에 살았던 이 시인은 다섯 살 때부터 산양일주도로로 유명한 산양면 할아버지 댁으로 가기 위해 미륵산을 넘어 다녔으며, 이 글은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쓴 것이다.

원래 인간은 자연에 동화되는 법. 유치환 김춘수 윤이상 김상옥 전혁림 박경리 등은 모두 통영 출신이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미륵산에 올라 무심히 바라본 통영항과 한려수도의 절경은 아마도 그들의 뇌리에 뿌리깊게 박혀 예술혼의 근원이자 작품의 모태 역할을 톡톡히 했으리라.

  
 
미륵산 자락에는 천년고찰 용화사와 산내 암자인 관음사와 도솔암이 있고, 남쪽 한 켠에는 통합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스님이 통영땅에 선종의 뿌리를 내린 미래사가 있어 숨고르기를 할 수 있다.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보살 또는 미륵불을 본따 명명된 것으로 보이는 미륵산에 올라 한려수도의 절경을 감상하며 올 한해를 설계해보자.

산행은 용화사 광장~관음사~도솔암~천연동굴~산불초소~헬기장~작은등(정토봉)~미륵치~미륵산~봉수대터~미래사~띠밭등~용화사~용화사 광장 순. 순수하게 걷는 걷는 시간은 2시간50분 남짓 하지만 산행 중 잇따라 만나는 한려수도의 절경 등을 감상하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용화사 아래 버스종점인 용화사 광장에서 왼쪽 용화사 대신 오른쪽 관음사 방향으로 향한다. 입구에 미륵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10분 뒤 조그만 수도도량인 관음사. 일주문 격인 2층 문루에 '당래선원'이라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대숲으로 둘러싸인 경내에는 만개한 빨간 동백이 시선을 붙잡는다.

절을 나오면 이내 갈림길. 왼쪽은 용화사 가는 길, 계속 직진한다. 6분 뒤 도솔암 갈림길. 도솔암 안내판이 서 있다. 왼쪽 침목 계단길은 정상 쪽으로 질러 가는 길, 오른쪽 도솔암으로 향한다. 파란 양철 지붕의 허름한 요사채를 보고 경내에 들면 전각이라고는 조그만 대웅전과 동국선원 둘 뿐인, 관음사보다 훨씬 적은 산중 수도처다.

경내 맨 오른쪽의 전망대를 놓치지 말자. 조망이 빼어나 사찰에서 나무의자 둘을 만들어 놓았다. 앙증맞고 운치있다. 통영항 전경과 거제도의 명산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경내를 나와 갈림길로 내려가지 않고 일주문 격인 돌표지석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오른다. 도솔암 안내판에 적힌 도솔암 창건주인 도솔선사와 호랑이의 전설이 전해오는 절 뒷쪽 절벽 아래 위치한 동굴을 보기 위해서다. 첫 갈림길에선 오른쪽, 이어 만나는 잇단 사거리에선 각각 직진한다. 그저 비만 그을 수 있는 유사 동굴에서 좀 더 오르면 만난다. 기도처로 조망 하나는 끝내준다.

동굴 입구 갈림길로 내려와 오른쪽으로 오르면 이내 주능선 상의 산불초소. 방금 지나온 동굴 위 정상이다. 감시원은 이곳이 현금산이라 했지만 지도상으론 바로 이웃한 송신탑 옆 봉우리가 현금산이다. 발밑의 도솔암과 통영항 한려수도는 물론 삼천포 와룡산, 통영대교 뒤 암봉인 벽방산, 거류산 구절산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때부터 능선 왼쪽으로 통영 앞바다가 보이는 능선길. 7분 뒤 헬기장. 진행 방향은 갈림길. 우측은 작은망이라 불리는 정토봉 가는길, 좌측은 우회길이다.

작은망 가는 길 도중 오른쪽으로 열린 석문을 지나면 큰 돌탑이 서 있는 작은망(望) 정상. 여기서의 '망'은 거제도의 망산처럼 조망의 빼어남을 부각하기 위한 의미인 듯하다.

이제 본격 내리막길. 큰망인 미륵산으로 내려가기 직전 좌측 암봉도 작은망처럼 돌탑과 크고 작은 공덕탑이 보인다. 내리막길의 종착역은 너른터인 미륵치. 도솔암 입구에서 왼쪽 침목 계단길을 택하면 만난다. 이정표엔 '큰망·작은망 갈림길'이라 적혀있다.

  


미륵산은 이제 0.8㎞ 남았다. 키 큰 대나무길과 바위 틈새 급경사 오름길을 지나 가파른 바위지대에 설치된 철다리를 오르면 마침내 미륵산(458m) 상봉. 널찍한 바위지대인 이곳에는 '배달의 기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게양대에 걸린 낡은 태극기와 오랜 논란 끝에 재개된 케이블카 공사로 인한 대형 크레인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미륵산을 한국 100대 명산의 반열에 오르게 한 환상적인 조망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잠시 거침없이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조망을 한번 짚어보자. 통영항을 보고 좌측 8시 방향으로 사량도의 지리망산과 칠현산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통영대교 충무교 여객선터미널 강구안 남망산공원 동호항과 저 멀리 거제대교와 거제도의 명산들, 한산도의 제승당, 비진도 그리고 정반대쪽 산양읍 뒤로 욕지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크게 보면 서쪽의 남해에서 삼천포 고성 통영 진해 거제 심지어 부산 쪽까지 볼 수 있다. 여기에 호수처럼 잔잔한 에메랄드빛의 한려해상 위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흘러가는 어선들까지 한 액자에 넣으면 어느 누구라도 무념무상의 세계로 빠질 수밖에 없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직진한다. 미륵산 봉수대 암봉을 에돌아 산불초소를 지나면 케이블카 공사현장. 벼랑인 이곳은 막아놨다. 틈새로 공사현장을 잠시 살펴본 후 오른쪽 미래사로 향한다. 절 직전 갈림길. 왼쪽은 미래사에서 용화사로 가는 도중의 길과 만난다. 우측으로 간다.

절 주변 편백숲이 울창한 미래사는 이제 반백을 넘은 짧은 연륜이라 전통 사찰 분위기 대신 깔끔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미래사를 나오면 '버스정류장 2㎞'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용화사 가는 길이다. 산허리를 타고 송림숲을 따라 편안히 걷는 흙길 명상로이다. 초당에서 머물던 다산과 이웃한 백련사 혜장스님이 오가며 교분을 나누던 길이 얼핏 연상된다.

20여 분 뒤 산중 너른 터인 띠밭등을 지나 10분쯤 걸으면 효봉스님 석상이 있는 용화사에 닿고 다시 5분 뒤 용화사 광장에 도착한다.



# 떠나기전에

- 용화사 가는 길 '전혁림 미술관'

  
 



미륵산 용화사와 미래사는 우리나라 선종의 거봉인 효봉스님과 인연이 깊다. 스님은 한국전쟁 때 용화사로 피난와 산내 암자인 관음사와 도솔암에서 공부를 했으며, 이후 스님의 상좌인 구산스님이 1954년 인근에 미래사를 창건해 다시 이곳으로 옮겨 주석했다. 구산 미산 보성 법흥 종욱 스님 등이 그의 제자들이며 이곳에서 주지를 역임했다. 한편 현재 용화사 한 켠에 위치한 석상은 효봉스님의 것이다.

일명 용화산이라 불리는 미륵산 정상석에는 '미륵봉 461m'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이 펴낸 2006판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458m라 표기돼 있다. 참고하시길.

오랜 논란 끝에 공사가 재개된 미륵산 케이블카의 현재 공정률은 대략 83%이며 내년 3월말쯤 개장 예정이라고 한다.

용화사 가는 길 오른쪽 골목에는 통영을 대표하는 '코발트 빛의 화가' 전혁림 미술관이 숨어 있다. 간판이 아주 작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아흔을 넘긴 전 화백이 30여 년간 생활하던 집을 헐고 3년 전 새로운 창조공간을 열었다. 3층짜리 건물 두 동으로 한 동은 살림집, 다른 한 동은 전시 및 작업실이다. 외벽은 전 화백 특유의 작품이 찍힌 1만5000여 개의 타일로 처리돼 눈길을 끈다. 회화 및 도자기 1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2층에선 차도 마실 수 있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십오야 숯불장어구이(055-649-9292). 흔히 '아나고'라 불리는 붕장어다. 미륵도에서 충무교 대신 통영대교를 지나 좌회전, 경상대 해양과학대 앞에서 다시 좌회전해 해안도로를 따라 가면 통영대교 바로 아래 위치해 있다. 가게 바로 앞이 전국 장어 물량의 70%가 들어오는 당동 장어집하장이라 전국에서 가장 신선한 장어맛을 자랑한다. 장어 특유의 느끼한 맛이 없고 아주 담백하다. 1인분 8000원. 장어탕 6000원.



# 교통편

- 용화사 광장 출발 막차 밤 9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통영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1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50분 걸리며 요금은 9800원. 통영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20, 21번 시내버스를 타고 들머리인 용화사 광장에 내린다. 1000원. 용화사 광장에서 터미널행 시내버스는 밤 9시까지 있다. 통영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고, 막차는 오후 7시40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 통영IC~마산 통영 미륵도 관광특구~관문사거리에서 통영 미륵도 방향 좌회전~미륵도 충렬사 방향 우회전~미륵도 충렬사 방향 좌회전~충렬사 지나~충무교 건너~미륵산 용화사 우회전~용화사 광장 순. 국도는 남해고속도로~마산 창원 방향~마산 TG~서마산IC~시청 통영 방향~진동 통영~고성~거제 통영~관문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위와 같음.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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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백두산 정상에 서면 부산의 진산 금정산과 태백에서 1300리를 쉼없이 내려온 낙동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 여기서 끝나다




이재수(53). 국제신문 근교산 홈페이지 산행기 코너에 자주 접속한 산꾼이라면 '아! 그 사람' 하고 기억을 할 것이다. 그는 지난 2003년 개설된 근교산 홈페이지 산행기 코너를 주도했다. 취재팀이 연재한 산행지를 주말에 다녀온 뒤 어떤 점이 미비하고 잘못됐는 지를 냉철하게 비판해 취재팀의 관행적 나태함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등 차츰 뭇 산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팬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그는 낙남정맥에 이어 지난해 여름 백두대간 종주를 끝낸 뒤 예의 산행기 란에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백두산에서 끝난다'라는 200자 원고지 50여 장 분량의 장문을 올렸다. 이 글은 아마추어 산꾼이 쓴 글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논리적이고 학술적인 데다 필자의 주장까지 담겨 있어 기자를 비롯한 지역 산꾼들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뜬금없이 그를 떠올린 것은 바로 산행팀이 이번 주 소개하는 김해 백두산 때문이다.

  
이 씨는 그가 올린 글에서 낙남정맥의 종착지는 지금까지 정설로 내려오는 김해 동신어산이 아니라 이웃한 백두산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뻗어내려온 백두대간이 지리산 영신봉에서 맥을 이어 김해 백두산에서 산줄기가 끝난다는 것.

지금까지 동신어산이 낙남정맥의 종착지로 알려져 온 이유는 강에서 산줄기가 끝나면 대간이고 정맥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는 것이 이 씨의 지적이다. 우리나라 산줄기의 흐름과 위치 등을 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해놓은 조선시대 지리서인 산경표에 따르면 모든 산줄기의 맥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하구에서 끝이 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이런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

이 씨에 따르면 원래 낙동강 본류와 서낙동강으로 갈리는 지금의 낙동강 물줄기는 일제강점기 때 대규모 토목공사에 의해 형성된 것. 당시 낙동강 하구는 현재 낙동강과 서낙동강이 나뉘는 대동수문 근처이며, 그 하류는 홍수가 날 때마다 물길이 바뀌는 대규모 뻘이었다. 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보면 김해 백두산 아래 지금의 대동수문 인근이 바다로 표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볼 때 낙남정맥의 끝은 백두산이 분명하다는 것이 이 씨의 주장이다.

이번주 소개하는 코스는 김해 까치산~장척산~백두산. 시종일관 영남의 젖줄 낙동강과 금정산 백양산 등 부산의 거의 모든 산들을 감상할 수 있다.

산행은 김해 대동면 예안리 장시마을 버스정류장~까치산(342m)~낙남정맥 갈림길~임도~장척산·백두산 갈림길~장척산(531m)~매리(소감마을) 갈림길(481봉)~사거리 안부~동신어산 갈림길~벤치~352봉(삼각점)~원명사 갈림길~백두산(354m)~공동묘지~대형 축사(대동면 초정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정도. 시종일관 오르락내리락하지만 해발고도가 높지 않아 그리 힘은 들지 않으며 길찾기 또한 어렵지 않다.

까치산은 오래 전 산행팀이 들머리로 개척한 성고개를 기점으로 현재 산행이 많이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들머리로 출발했다. 예안리 장시마을 정류장에서 내려 50m쯤 시례마을 방향으로 가면 왼쪽에 '까치산 1.8㎞'라 적힌 이정표와 함께 들머리가 열려 있다. 공동묘지를 지나면서 줄곧 오르막길. 10분 뒤 묘지 앞. 우측 손에 닿을 듯한 봉우리가 백두산이다. 10여 분 뒤 안내리본이 많이 걸려 있다. 왼쪽 성고개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한 굽이 오르면 시계가 넓어져 금정 백양 엄광 구덕 승학산과 낙동강 건너 봉화 보배, 그 뒤로 가덕도 연대봉 팔판산 화산 장유봉이, 정면으로 까치산이, 우측으로 금정산 고당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뾰족한 고당봉은 붓을 빼닮아 왜 김해 쪽에서 문필봉으로 부르는지 알 수 있다.

  

까치산까지는 크게 내려섰다 올라선다. 10분 뒤 전망바위에 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처럼 김해평야가 낙동강에 의해 형성된 삼각주인 사실이 한눈에 확인된다. 까치산 정상은 전망바위에서 8분 뒤. 금정산 좌측 뒤 천성산이 흰눈을 이고 위엄있게 서 있다.

하산은 직진하며 내려선다. 금정산과 나란히 북으로 내달린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크고 작은 봉우리. 그야말로 산 너머 산이다. 10시 방향 나목 사이로 신어산 동봉이 보인다. 이렇게 1시간. 등로 좌측으로 도로가 보인다. 생명고개로 이어지는 길이다. 15분 뒤 일순간 안 보이던 안내리본이 치렁치렁 걸려 있다. 낙남정맥 갈림길로 왼쪽은 생명고개 신어산 돛대산, 오른쪽은 장척산 동신어산 백두산 가는 길이다.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3분 뒤 임도. 길 건너 바로 백두산 방향으로 올라선다.

때묻지 않은 낙엽길을 한동안 오르내린다. 20여 분 뒤 장척산 갈림길.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15m 올라서면 대동면과 상동면의 경계인 장척산 정상이다. 벤치가 둘 있고, 정상석 대신 이정표엔 '장척산'이라 적혀 있다. 직진하면 상동면 대감리로 지난해 10월말 준공된 롯데자이언츠 상동전용구장과 만난다. 이제 백두산(5.8㎞) 방향으로 향한다. 진달래터널을 통과하면 정면으로 두 개의 봉우리가 보인다. 15분 뒤 갈림길. 이정표엔 두 방향 모두 '백두산'이라 적혀있다. 좌측은 앞서 본 두 개의 봉우리를 거쳐가는 낙남정맥의 정규코스이고, 우측은 두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 길이다. 좌측으로 오른다. 쓰러진 나무와 그간 안 보이던 농짝만한 바위를 잇따라 지나면 멋진 전망대. 까치산과 돛대산 그리고 저수지 뒤로 저멀리 백두산을 확인한 뒤 발걸음을 떼면 이내 소나무 아래 안내리본이 많이 보인다. 좌측 매리(소감마을) 하산길 대신 우측으로 내려선다. 9분 뒤 안부 사거리. 왼쪽 동신어산 우회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10분 뒤 동신어산 갈림길(475봉)로 문제의 낙남정맥의 종착지가 결정되는 의미있는 지점이다. 왼쪽 동신어산, 직진하면 백두산. 이정표를 등지고 서면 10시 방향의 쌍봉 중 왼쪽이 동신어산, 그 우측 뒤 물금 오봉산, 그 왼쪽 선암산 토곡산이 보인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20m 뒤 벤치. 좌측으로 낙동강과 내달리는 금정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20분 뒤 안부갈림길. 좌측 대감리 감내마을 방향 대신 직진한다. 이때부터 크고 작은 봉우리의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삼각점을 지나 13분 뒤 갈림길. 좌측 멋진 전망대에서 잠시 쉬고 다시 송림길을 내달린다. 능선길이 차츰 우측으로 휘어진다.

17분 뒤 만나는 월성 이씨묘에선 백두산이 손에 잡히지만 꽤 높아 보인다. 곧 원명사 갈림길. 여기서 백두산까진 12분이면 올라선다. 산불초소가 있는 백두산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양산 다방동에서 백양산까지 이어지는 금정산 대종주능선이 낙동강과 나란히 내달리고, 동쪽으론 까치산(그 뒤 돛대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돈 산행팀의 궤적이 한눈에 펼쳐진다. 강 본류와 서낙동강으로 갈리는 대동수문도 보인다. 한마디로 장관이다.

하산은 초소 뒤쪽으로 내려선다. 6분 뒤 갈림길. 뚜렷한 직진길 대신 들머리에 최대한 근접하기 위해 고사목이 보이는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과거 산불 흔적이 역력하다. 이장한 묘 좌측으로 내려서면 다시 묘지를 만나고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대숲을 지난다. 8분 뒤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가면 공동묘지. 여기서 묘지 사이 뚜렷한 길로 내려서면 파란 지붕의 초정리 대형 축사와 만난다.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가면 도로 확포장 사무실. 왼쪽으로 꺾으면 예안리 고분군 앞 도로를 만나고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들머리 예안리 장시마을 정류장에 닿는다. 축사에서 15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낙동강 칠백리' 대나무 통구이 일품

  

산경표 백두대간 편의 낙남정맥은 분산(지금의 분성산)에서 끝을 맺는다고 돼 있다. 김해천문대가 위치한 분성산 아래의 김해시 구산동 일대는 거리상으로 낙동강과 꽤 떨어져 있다. 이곳은 금관가야 도읍지로 인근에는 해반천을 중심으로 왕릉과 고분군이 산재해 있어 산경표의 주 뼈대인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200여 년간 제자리를 못 찾고 방황하던 낙남정맥이 1980년대 후반이 돼서야 비로소 산꾼들이 산줄기를 잇고 이어 낙남정맥을 연결하는 종주가 시도돼 지금에 이르런 것이다.

아마추어 산꾼 이재수가 주장한 '낙남정맥의 종착지는 김해 백두산이다'라는 대명제는 아직 악계(岳界)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한 하나의 설이다. 하지만 최근 발행된 '태백산맥은 없다'(조석필 지음) 등의 산서에서도 이런 주장이 제기돼 차츰 힘을 얻고 있다.

또 한 가지. 일각에선 낙남정맥의 끝이 부산 강서구 봉화산이라는 주장도 들린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김해 용지봉에서 불모산 보배산을 거쳐 봉화산 산줄기가 서낙동강 하구 녹산수문에서 끝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도권 산꾼들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1900년대 초반까지 서낙동강의 하구인 녹산이 바다라는 사실을 간과한 무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낙동강 칠백리'(051-972-0702). 들머리로 가는 도중 큰 간판이 보여 찾기는 어렵지 않다. 돼지 오리 대나무 통구이(사진) 전문점이다. 말그대로 고기를 대나무통 안에 넣고 장작불에 1시간 정도 굽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돼지 1인분 8000원, 오리 1마리 3만 원. 이 집은 100년 된 일본식 가옥. 내부 다다미만 걷어내고 온돌로 교체했을 뿐 원형 그대로라 건축학적으로 의미있는 곳이다.


◆ 교통편

- 구포역 인근서 버스 타 예안리 장시마을 하차

구포역에서 나와 우측으로 100m쯤 가면 만나는 재활용센터 앞 시외버스정류장에서 김해여객 대동행 버스를 타고 대동면 예안리 장시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7시30분, 8시40분. 1000원. 구포역은 지하철 2호선 구명역에서 내려 '구포역' 방향으로 올라와 골목길(입구에 이정표 있음)로 10분 걸어가면 된다. 이 버스는 구포시장 앞에서도 정차한다. 날머리 장시마을 정류장에서 구포행 버스는 오후 4시10분, 7시5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강서구청 지나 좌회전~대동수문~경남 김해시 대동면~상동 대동 IC 좌회전~대동농협 지나~굴다리~시청 불암동 좌회전~대동면사무소 지나~예안리 장시마을 버스정류장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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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560> 산청 정수산
左 천왕·右 황매, 폐부를 찌르는 장쾌한 조망
올 첫 산행…걷는 시간만 3시간 남짓 여유로운 발걸음
남는 시간 나들목 주변 관광지·숯굴찜질방·맛집 나들이
들머리 천년 고찰 율곡사 대웅전 파랑새 전설 눈길
높이 60m 새신바위, 진주 클라이머 암벽등반 훈련장
산행 내내 지리 웅석 둔철 황매 감암 부암 효렴산 등 조망




꼭 '명산에 명찰'은 아니더라도 우리땅 여느 야산에도 예외없이 조그만 암자가 있다. 이들 산과 암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제법 그럴싸한 전설이라는 콘텐츠를 하나 둘씩 갖고 있다. 암자에서 보이는 산세를 활용하기도 하고 독특한 형상의 바위나 샘터, 심지어 마을 어귀 저수지 등 암자 주변의 온갖 지형지물을 따오기도 한다.

  
  정수산 주능선에 오르면 산길 좌측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왼쪽부터 웅석봉 천왕봉 중봉 하봉, 그 앞으로 새봉 왕등재. 우측 큰 마을은 산청읍내.

속리산 문장대는 세 번 오르면 극락 간다고 유혹하고, 의성 금성산은 정상에 무덤을 쓰면 석 달 동안 아랫 마을에 가뭄이 든다고 한다. 황악산 직지사 천불전 1000 개의 불상 중 하얀색의 동자상을 맨 처음 보면 득남한다고 하며, 용으로 승천 못한 대비사 동자승이 이무기로 변해 날아가면서 산 정상부인 암봉을 내리쳐 두 동강 난 바위가 억산의 깨진바위라는 것도 이미 널리 알려진 진실 같은 전설이다.

사실 객관적인 잣대로 바라보면 쓴웃음만 나오는 허무맹랑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맥이 끊이질 않고 전승돼 온 연유는 민초들의 내면 속 바람이 자연스레 투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 산행지는 산청 정수산. 들머리에 율곡사라는 천년 고찰을 품고 있고 어김없이 그럴싸한 전설이 내려온다. 내라본 조망. 왼쪽에서부터 황매 베틀봉 감암 부암산. 그 앞 능선 흰암봉이 효렴봉, 그 아랫마을이 하산지점인 철수리이다.

'절이 완공될 무렵 당대 최고의 화승(畵僧)이 찾아와 단청을 하겠다고 했다. 단, 향후 이레 동안 아무도 법당 안을 들여다보지 말것을 요청했다. 근데 호기심 많은 동자승이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이레째 되던 날 몰래 문틈으로 법당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파랑새 한 마리가 붓을 물고 날아다니며 그리다가 그만 붓을 떨어뜨리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이쯤 되면 벌써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부안 내소사 대웅전의 전설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차이라면 내소사의 파랑새는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었지만 율곡사의 경우에는 절 뒤의 커다란 바위에 앉았단다. 이후 그 바위는 '새신바위'로 명명됐다 한다. 현재 율곡사 대웅전 천장에는 산수화 두 점씩이 미완성으로 남아 있고, 내소사엔 우측 벽면에 단청 그림이 한 군데 빠져 있다.

율곡사와 새신바위로 대표되는 정수산은 산세로 봐선 평범하지만 전망 하나만은 어딜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조망의 산이다.

산행은 신등면 율현리 율곡사~안부~새신바위·정수산 갈림길~새신바위~719봉(삼각점)~대형 철탑~사거리~선운산악회 정상석(840m)~정수산(841m·산사랑산악회 정상석)~전망대바위~내수마을·차황(면) 갈림길~억새군락지~비득재·철수리 갈림길~출입문~철수교~철수 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 남짓 하지만 율곡사 관람과 산행 중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들머리는 율곡사 대웅전을 보고 좌측으로 가면 이내 만난다. 입구에 '정수산 등산로 안내도'가 서 있다. 처음부터 만만찮은 오르막길이지만 5분쯤 지나면 호젓한 산길이 기다린다. 물마른 계곡과 만날 즈음 정면 저 멀리 나목 사이로 큰 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 유명한 전설 속의 새신바위이다.

산길은 낙엽융단길. 찬바람이 몰아쳐 을씨년스럽기는 하지만 사각사각 밟히는 낙엽과 딱다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가 왠지 정겹게 다가온다.

곧 새신바위가 반듯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7, 8분쯤 힘겹게 오르면 안부 갈림길. 새신바위 쪽인 우측으로 향한다. 널브러진 바윗길도, 발목을 덮는 낙엽길도, 진땀나는 된비알도 힘겹게 지난다. 새신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는 셈이다. 잠시 등로를 벗어나 바위 쪽으로 다가가면 '새신암장'이라 적힌 동판이 보인다. 10여 년 전부터 진주 클라이머들의 암벽등반 훈련장으로 사용돼 온 곳이다. 얼핏 봐도 높이 60m, 폭이 40m쯤 돼 보이는 새신바위는 단일 바위로 국내 최고라는 금원산 문바위와 비교해도 하등 뒤질 게 없을 듯 싶다.

안부에서 9분이면 새신바위 갈림길에 닿고 여기서 우측으로 30m쯤 가면 새신바위에 올라선다. 조망이 끝내준다. 발 아래(동쪽) 율곡사, 왼쪽(북동쪽)으로 산청과 합천의 경계에 잇따라 솟은 부암산을 기점으로 좌로 감암산 베틀봉 황매산, 황매산 앞암봉인 효렴봉, 부암산 우측 저 멀리 합천 허굴산 악견산 의룡산, 그 우측으로 대암산 무월봉 태백산 국사봉, 의령 산성산 한우산 자굴산, 남쪽으로 진주 집현산, 이제 우측 뒤(남서쪽)로 고개를 돌리면 둔철산, 그 우측 뒤로 웅석봉 지리산 천왕봉 중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다시 새신바위 갈림길로 되돌아간다. 우측 저 멀리 보이는 암봉이 그 다음 목적지인 삼각점이 있는 719봉. 10분이면 도달한다. 길 우측으로 약간 벗어나 있어 놓칠 수 있으니 유의하길. 머리 위로 정수산이, 발 아래 앞서 지나온 새신바위가 보인다. 새가 앉아 있는 형상의 새신바위는 올라올 때의 한 몸체와는 달리 크고 작은 바위가 군집을 이루고 있다. 암봉 정점에서 왼쪽으로 10m쯤 지점에 삼각점이 있다.

곧 갈림길. 우측은 율곡사로 내려서는 지름길, 산행팀은 좌측으로 간다. 우측으로 보이는 흰 암봉과 산 아래 마을은 효렴봉과 날머리인 철수리. 이후 산길은 솔가리가 푹신푹신한 한적한 오솔길. 10분이면 대형 철탑에 닿고 이어 송림 터널을 지난다. 이내 양지바른 사거리. 왼쪽은 둔철산으로 이어지는 척지마을, 오른쪽 도성사, 산행팀은 정수산(1㎞)으로 직진한다. 된비알이라 꽤나 힘들다. 잣나무를 인공 조림했지만 전지 작업을 하지 않아 볼썽 사납다.

  

20분이면 부산 선운산악회가 세운 정상석에 닿는다. 828m로 음각돼 있다. 하지만 최신 버전 지형도에는 840m로 표기돼 있다. 진짜 정상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2분쯤 떨어진 벤치가 있는 지점이다. 이곳에도 산청 산사랑산악회가 세운 정상석이 있다. 829m로 적혀 있지만 새 지형도에는 841m로 표기돼 있다. 좌측으로 지리산 천왕봉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가는 길이 아니라 보인다는 의미일 터. 산청읍도 보인다.

5m 뒤 내수마을 갈림길을 그냥 지나 직진한다. 이내 정수산 전망대바위. 새신바위보다 조망이 더 넓다. 이후 벤치를 지나면 갈림길. 우측 차황(면) 쪽으로 간다. 억새가 간혹 보이지만 키 작은 잡목을 헤치고 가야 되는 다소 거친 길이다. 8분 뒤 다시 갈림길. 황매산 좌측으로 거창 할미봉 월여산이 보인다. 왼쪽 철수리로 향한다. 12분 뒤 신갈나무가 서 있는 V자 갈림길. 길 찾기 유의 지점이다. 왼쪽은 비득재~상여봉~와룡산을 거쳐 산청읍내로 가는 종줏길, 산행팀은 우측 철수리로 내려선다. 처음엔 다소 거칠지만 부드러운 낙엽길과 송림길이 반복되며 비교적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점차 내려갈수록 급경사 내리막이 약간은 부담스럽다. 방목하는 짐승들의 울타리인지, 사유지 경계인지 산길과 나란히 스테인리스 와이어가 내달린다. 10여 분 숨가쁘게 내려오면 정면으로 황매 효렴 베틀봉 감암 부암산이 손 앞에 잡힐 듯 가까이 와 있다. 사실상 산을 벗어나면서 턱밑에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그 소나무에서 왼쪽으로 출입문이 보인다. 문을 나서면 시멘트길. 두 번의 갈림길서 각각 오른쪽, 왼쪽으로 간 후 철수교를 건너면 철수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율곡사 경내, 주지 스님 덕택 까치밥 주렁주렁 눈길

  

율곡사는 신라 진덕여왕 5년(651년) 때 원효 대사가,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년) 때 혜구 두타 스님이 창건했다. 전설 속에 나오는 두 사찰의 대웅전은 모두 보물이다.

산청문화유산해설사 김효영 씨는 "절마다 유사한 전설이 있을 수 있다"며 "사실 '믿거나 말거나'한 내용이지만 관람객들에게 볼거리 제공 차원에서 없는 것보다야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씨는 이 전설은 향토사학자 손성모 씨가 펴낸 '산청의 명소와 이야기'와 450여 년전 이 고을 사람 운창 이시분의 '운창기'에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지금 율곡사에 가면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대웅전이 아니라 감나무다. 절대로 감을 따지 말라는 주지 스님의 엄포성 경고 덕분에 율곡사 주변의 새들은 올 겨울 먹이 걱정을 안해도 될 듯하다.

승용차를 갖고 왔다면 단성IC 주변에서 비록 짧은 코스지만 문화유산답사를 할 수 있다. 문익점 선생이 최초를 면화를 재배한 목화시배유지, 성철 스님 생가터에 위치한 기념관과 겁외사, 전통가옥들이 모여 있는 남사고가마을 등이 나들목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특히 남사고가마을 인근에는 지리산 참숯굴찜질방이 있어 피로를 풀 수 있다. 2000원.

맛집 한 곳 소개한다. 한우생고기 전문점 동제국 가든(055-974-0059). 단성IC에서 율곡사 가는 길에 있으며 차로 5분 걸린다. 한우 중 가장 맛있다는 세 번 출산한 암소만을 고집한다. 육질에 특유의 향이 나고 부드럽다. 1인분 1만3000원(200g). 갈빗살을 듬뿍 넣은 갈비탕과 육회(사진 왼쪽)도 별미이다. 워낙 맛이 있어 이것만을 찾는 단골들이 많다고 한다. 얇게 쓴 양지고기도 맛볼 수 있다. 한 접시 2만 원(600g).


◆교통편

- 시외버스, 산청 대신 진주서 연계버스 타면 더 편리

산청에선 연계버스가 마땅치 않아 진주로 가는 것이 편리하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진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8~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30분 걸리며 6900원. 진주에서 산청 신등면소재지인 단계(리)행 버스는 오전 8시30분, 10시, 11시10분에 있다. 40~50분 소요되며 2800원. 단계에서 율곡사 가는 버스는 시간이 맞지 않아 단계택시(055-973-6452, 011-851-6452)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8000원.

날머리 철수 버스정류장에서 산청행 버스는 오후 1시50분, 6시에 있다. 1600원. 시간이 안 맞으면 차황택시(055-972-7959, 011-887-7959)를 이용, 산청으로 가는 버스가 많은 차황면소재지에서 산청행 버스를 연계하면 편리하다. 차황면까지 3600원이며 거리는 5㎞. 산청터미널에서 부산행 버스는 15~2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오후 7시55분. 2시간30분 걸리고 1만2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 단성IC~지리산 진주~진주 의령 산청~진주 의령~단성교~합천 의령 20번 좌회전~율곡사(16.7㎞)~대의 생비량~신등 차황 율곡사 1006번 좌회전~신등면~신원 차황 율곡사 거창사건추모공원 1006번 좌회전~거창~율곡사~거창 산청 표지판 지나자 마자 율곡사(1㎞) 좌회전~(율현마을)~율곡사 주차장순. 철수 버스정류장에서 율곡사까지는 차황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1만 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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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의 비룡목





배내산장 김성달사장님

영축산 백팔등을 아시나요
산행팀, 험하다는 의미의 백팔등 새로 개척
청수좌골·휴양림서 오르는 계곡 사이 능선
들머리 태봉 주민들 오래 전부터 명명 확인
묵은 된비알, 알찬 조망, 시원한 소나무 눈길
청수좌골도 내려오면 길 희미, 유의해야
하산길 아직도 새빨간 단풍 산꾼 시선뺏아




이번 주 산행지는 영축총림 통도사를 품은 영축산. 영남알프스 9개 봉우리 중 최남단에 위치한 영축산은 사실 통도사와 더불어 부산과 너무 가까워 되레 등한시 돼 온 슬픈 명산이다.

영축산 산행의 들머리는 크게 둘. 하나는 전통적 등산로인 통도사 쪽이고 또 하나는 산 넘어 배내골 쪽.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통도사 쪽은 지산마을 축서암과 산내 암자인 백운암과 비로암이 있고, 배내골 쪽은 좀 더 다양해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하단)과 청수좌골, 청수우골, 청수중앙능선이 애용된다. 휴양림에서 오르면 신불재, 청수좌골은 영축산 인근, 청수중앙능선은 채이등 아래 삼거리, 청수우골은 한피기고개로 올라선다.

  
  영축산 정상에서 시살등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가까이서부터 1071봉 함박등 채이등 죽바우등이 확인된다. 이어지는 시살등 오룡산은 궂은 날씨 탓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측 봉우리는 향로산이다.

때묻지 않은 새 길을 갈망하던 산행팀은 배내골 쪽에서 새로운 등산로를 하나 개척했다. 청수좌골과 휴양림에서 오르는 계곡 사이에 우뚝 선 능선이 그것이다.

하산 후 태봉마을 배내산장 김성달 대표는 "이곳 사람들은 그 능선을 아주 험하다는 의미로 백팔등"이라 부른다며 "오랫동안 사람들이 안 다녀 아마 길이 없을텐데…, 있던가요"라고 반문할 정도였다. 20년 전 이곳 배내골로 들어온 그는 영남알프스 지킴이이면서 산악구조 활동을 하는 지독한 산꾼이다.

하산로를 묻길래 "청수좌골"이라고 답하자 그는 "얼마 전 산장을 찾은 산꾼들이 그 길로 내려오면서 꽤나 고생을 했다는 말을 듣고 한번 올라가보니 하산로 입구만 반듯했지 이후 산길은 의외로 아리송했다"고 경험담을 토로했다.

산행은 양산 원동면 태봉마을 종점상회~청수골산장~청수좌골~백팔등~전망바위(비룡송)~826봉~청수좌골 갈림길~샘터~단조산성~영축산~1071봉(추모비)~사거리~청수좌골 상류~계곡합수점~청수좌골 주등산로~청수골산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 백팔등과 하산로 입구 쪽에서 길 찾기에 조심해야 할 지점이 몇 차례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버스정류장인 종점상회에서 내려 잠수교를 건너 파래소 유스호스텔을 지나면 청수골산장. 1㎞ 거리. 산장 입구에는 신불산폭포휴양림 진입로 확포장 공사가 한창이다.

청수골산장으로 들어가 왼쪽 물레방아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이내 등산로 팻말이 서 있다. 150m쯤 가면 갈림길. 왼쪽 청수좌골 방향으로 5m쯤 가다 능선을 타기 위해 왼쪽 산길로 오른다.

지독한 된비알이 기다린다. 여기에 낙엽까지 쌓여 있어 미끄럽기까지 하다. 10분 뒤 묘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오른다. 점차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송림길, 늘 푸른 산죽길로 변하기도 한다.

이번엔 잇따라 바위길이 막는다. 바로 치고 올라도 되고 왼쪽 우회길을 이용해도 된다. 일순간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붙잡는다. 기품도 있고 운치도 있다.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 서면 정면 왼쪽에서부터 재약봉 코끼리봉 향로산 재약산이, 발 아랜 방금 올라온 들머리 태봉마을이 한눈에 보인다.

계속되는 오름길. 고도가 높아지면서 앙상한 가지의 나목만 눈에 띄는 완연한 겨울산으로 변한다. 집채만한 바위가 또 길을 막는다. 우측으로 우회하기 전 바위 좌측으로 잠시 발길을 옮긴다. 독특한 형상의 소나무를 보기위해서다. 바위 쪽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위뿐 아니라 아래쪽으로도 굵은 줄기를 내리면서 바위 일부를 쪼개놓고 있다.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라 '비룡송'이라 명명했다. 바위 위에 올라서면 조망은 더 넓어져 재약산 우측으로 천황산과 운문산도 확인된다. 바로 앞 팔각정이 서 있는 지점은 파래소폭포 위 봉우리이고, 그 우측 뾰족 봉우리는 공비지휘소 비석이 서 있는 995봉이다.

바위에서 8분 정도 지그재그 낙엽길로 오르면 무명봉 정점. 비로소 왼쪽으로 푹 꺼진 신불재가 보인다. 다시 산죽길과 826봉을 자연스레 지나면 멋진 소나무들의 전시장이 펼쳐진다.

등로 좌측 위론 집채만한 바위가 연이어 내달린다. 여기서 등로는 둘로 나뉜다. 바위 쪽으로 올라 걷든지, 아니면 계속 직진하든지. 산행팀은 두 곳 모두 노란 안내 리본을 달아놨다.

바위쪽 등로는 대부분 암반으로 돌탑을 지나며, 직진길은 앞선 등로보다 폭이 좁아지며 묵은 데다 훨씬 더 거칠다. 두 길은 대략 20분 뒤 만나며 여기서 4분이면 마침내 시야가 트인다. 백팔등이 사실상 끝나는 지점이다. 들머리에서 1시간35분. 우측으로 영축산 정상과 그 우측 1071봉이 늠름하게 서 있다.

이제부터 억새길. 이내 갈림길. 좌측 신불산폭포 휴양림 방향 대신 우측으로 내려서면 이내 너른 터. 우측 열린 길은 청수좌골에서 올라오는 길, 산행팀은 좌측 넓은 길로 올라선다. 이때부터 비로소 안내 리본이 보이기 시작한다. 얼마 안 가 왼쪽으로 열린 길이 하나 있다. 정면 돌무더기 10m 전 쯤이다. 발길을 옮기면 샘터가 있다. 갈수기라 물이 적다. 곧 돌무더기에 선다. 단조산성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전장이다. 누군가가 돌을 쌓아 성을 일부 복원해 놓았다. 산행팀은 산성을 따라가지 않고 신불평원을 가로질러 오른다

아뿔싸. 방화선을 만든다고 고헌산 임도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억새가 많이 파헤져져 황량하기 그지없다. 을씨년스럽다. 50m 뒤 왼쪽 억새군락지로 오르면 잠시 후 주능선에 닿는다. 이제 본격 정상을 향해 오른다. 잠시 뒤돌아보면 저 멀리 신불산과 우측 벼랑 아래로 쓰리랑 및 아리랑 리지가 보인다.

정상 직전 갈림길. 왼쪽은 지산마을 가는 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5분 뒤 마침내 독수리의 머리에 해당하는 정상. 최신판 지형도에는 1081m라 표기돼 있지만 정상석에는 1059m라 적혀 있다.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다. 서쪽으로 향로산에서 우측으로 재약봉 코끼리봉 사자평 재약산 천황산 운문산 가지산 능동산 신불산이, 향후 진행 방향인 남서쪽으론 정면 1071봉 왼쪽으로 함박등 채이등 죽바우등 오룡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이제 그곳으로 향한다.

6분 뒤 고개안부. 왼쪽 비로암 지산마을 샘터 방향, 오른쪽은 영축산을 가지 않고 신불산 가는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길 좌측 저 멀리 통도환타지아와 경부고속도로 정족산 천성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통도사는 바로 뒤 구릉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안부에서 6분이면 1071봉. 흉물스런 초소 뼈대와 한 산꾼의 추모비가 서 있다. 우측으론 방금 올라온 백팔등이 보인다. 두 번째 능선이다

이때부터 암릉길. 왼쪽으로 크게 떨어지는 우회길을 지나 20여 분이면 사거리에 닿는다. 왼쪽은 비로암(험로), 직진하면 함박등~함박재~채이등~죽바우등~한피기고개~시살등~오룡산 순으로 이어진다. 체력에 맞게 산행을 계속해도 된다. 채이등에선 중앙능선으로, 한피기고개에선 청수우골로 각각 원점회귀 가능하다.

산행팀은 우측 산죽길로 내려선다. 입구는 반듯하지만 내려올수록 험해진다. 10분 뒤 이끼 낀 돌들이 널브러진 지점에선 아예 길이 사라져 무작정 아래로 내려가는 지경에 이른다. 25분 뒤 계곡을 건넌다. 청수좌골 상류는 두 갈래. 올라오는 방향으로 봐서 우측 계곡으로 단조늪이 발원지다.

계곡을 건너도 역시 돌길이다. 계곡과 점차 멀어지며 산죽길이 이어진다. 20분 뒤 또 다른 계곡. 청수좌골의 좌측 계곡이다. 물이 거의 없다. 역시 곧바로 건넌다. 알고 보니 바로 아래 지점이 계곡 합수점이다. 고개 들면 생각지도 못한 아주 빨간 단풍이 한창이다. 이후 계곡합수점에서 청수골산장까지는 45분쯤 걸린다. 도중 만나는 119 조난위치표의 거리는 엉터리다. 참고하길.


# 떠나기전에

- 배내산장 김성달 지기, 배내골 20년 산증인

영축산은 영취산 취서산 등으로 혼용돼 왔다. 원인은 한자 '鷲' 자에 대한 한글 음독에서 비롯됐다. 옥편에선 '독수리 취'라고 표기돼 있지만 불교에선 '축'으로 발음하는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 탱화(幀畵)라고 할 때 '탱(幀)' 자는 옥편에서 '정' 자로 찾아야 하고, 깨달음을 뜻하는 보리(菩提)의 '리(提)' 자 역시 '제'자를 찾아야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지난 2001년 양산시지명위원회는 통도사 뒷산을 영축산(靈鷲山)으로 통일하기로 결정했다.

해발 960m 지점의 단조산성은 신라 때 화랑훈련장으로, 임진왜란 땐 왜군과의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수적인 열세로 산성을 빼앗긴 아군은 이웃한 시살등으로 이동, 전열을 정비한 뒤 왜군과 마지막 항쟁을 하며 화살을 많이 쏘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화살 시(矢)' 자를 써 시살등으로 명명됐다고 전해온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버스정류장 종점상회 맞은편의 배내산장(055-387-3292)이다. 경운기 한 대가 겨우 지나 다닐 수 있을 당시인 20년 전 배내골 오지에 들어온 자연인 김성달 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주변의 최신식 시설을 갖춘 화려한 건물의 식당과 달리 이곳 마당에는 주인인 김 씨가 직접 깎은 솟대와 장승이 있고 황토로 만든 식당 내부에는 시와 그림,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 나온다. 표고버섯 전골, 더덕구이 정식, 오리불고기, 흑염소 불고기, 흑돼지 바비큐 등 메뉴가 다양하지만 정작 김 씨는 엉뚱하게도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배내골의 정서와 문화를 팔고 싶단다. 이 때문에 예술인과 산꾼 등 전국에서 고정 단골이 아주 많다. 민박도 한다.


# 교통편

- 무궁화호 열차,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 편리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2900원. 언양터미널 뒷문 쪽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배내골행 대우여객 328번 버스를 타고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하단) 입구 태봉 종점상회 앞에서 내린다. 오전 11시 출발, 1000원. 태봉 종점상회에서 언양터미널행 시내버스는 오후 5시35분에 있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

  

부산역에서 원동역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45분, 부전역에선 오전 6시55분, 10시에 출발한다. 35분쯤 걸리며 요금은 각각 3200원. 원동역 앞에서 배내골행 마을버스를 타고 태봉 종점상회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10시50분. 2000원. 종점상회에서 원동역행 마을버스는 오후 4시30분, 5시50분, 6시35분, 7시50분(막차)에 출발한다. 원동역에서 부산역행 열차는 오후 5시30분, 6시44분, 부전역행 열차는 오후 5시20분, 7시36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양산IC~언양 양산어곡지방단지~배내골 어곡터널~어곡터널 지나~배내골 용선~신불산 공원묘원~에덴밸리CC 입구 지나~석남사 배내골 69번 지방도 우회전~고점교 지나~선리마을, 장선마을 지나~태봉종점상회에서 우회전~청수골산장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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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서정 느껴볼 올 마지막 기회
산 아랜 형형색색 단풍, 마루금엔 호젓한 낙엽길
얼음골 꿀사과 익어가는 산내면 발례마을서 출발
천황 재약 가지 운문 영축 구만 화왕 관룡 비슬 등
밀양 양산 청도 창녕 대구 등 연봉과 밀양호 한눈에
밖에선 육산, 산속에선 골산…부드러운 낙엽길 감탄




단풍의 열기가 이제 한풀 꺾였다. 대자연의 섭리대로 이제 수목들은 월동 준비를 위해 끝물 단풍마저 훌훌 털어내고 있다. 그 곱디곱던 단풍이 한줄기 바람에 난분분 떨어지면 낙엽 융단길이 되어 뭇 객들을 유혹한다. 흔히 나라땅에서 최고의 낙엽 명소는 문경새재, 속리산 오리숲, 선암사 진입로, 함양 상림 등이 손꼽힌다. 이는 나들이 내지 산보 수준을 원하는 장삼이사들의 눈높이에 맞춘 것.

산꾼들의 관점은 좀 다르다. 기껏 한두 시간쯤 되는, 그것도 부침이 거의 없는 밋밋한 낙엽길은 성에 차지 않는다. 너댓 시간을 오르내리며 아무도 밟지 않은 미답의 낙엽길을 여유롭게 걷고 싶은 것이다.

  
  정각산 아래 백운암 인근에는 아직도 울긋불긋한 단풍이 한창이다. 발 밑에는 갓 떨어진 낙엽이 쌓여 황금 카펫을 연상시킨다.

산 아래 낙엽 명소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산꾼들만의 희열을 맛볼 수 있는 산길을 찾던 산행팀의 레이더망에 괜찮은 근교산이 하나 걸렸다. 바로 밀양 정각산~실혜산이다.

얼음골 사과로 유명한 밀양 산내면에 위치한 정각산~실혜산은 소위 영남알프스의 언저리봉이다. 주변에 천황산 재약산 운문산 가지산 등 내로라하는 영남알프스 맹주들이 포진해 있어 상대적으로 지명도는 낮지만 오히려 이러한 사실이 장점으로 작용해 한적하다.

뜻밖에도 만추의 서정을 맘껏 느낄 수 있는 낙엽길이 산행 내내 이어진다. 산밑에는 덤으로 아직 노랗고 빨간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으며 산등성이에는 낙엽비가 우수수 떨어진다. 한 폭의 그림이다.

조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영남알프스를 넘보는 언저리봉이라 북쪽의 고헌 문복, 동쪽의 신불 간월만 빼고 웬만한 봉우리는 죄다 확인 가능하다.

산행은 산내면 임고리 발례마을~백운암~전망대~주능선(정각산·승학산 갈림길)~정각산(860m)~전망대(암봉)~송정자고개~끝방재~안부사거리~실혜산(828m)~정승봉 갈림길~억새군락지~원당지~산내면 원서리 원당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4시30분. 거의 외길인 데다 이정표가 곳곳에 서 있어 길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들머리인 발례마을의 끝은 '호반 테마랜드'. 마을 입구에서 걸어서 20분 걸린다. 간판 바로 옆에는 '백운암 1㎞, 정각산 3㎞'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바로 옆 산정 호수에는 아침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있고, 주변에는 얼음골 꿀사과가 서리를 맞으며 당도를 높여 가고 있는 전형적인 평화스러운 시골전경이다.

산으로 진입하는 두 갈래 길 중 왼쪽 포장로로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정면 저 멀리 보이는 암봉 우측이 정각산이다. 25분 뒤 길 양측에 스님을 닮은 듯한 석장승이 서 있다. 아마도 백운암의 일주문 역할을 하는 듯하다. 곧 너른 주차장. 이끼 낀 고색창연한 돌계단을 밟고 산으로 오르면 색 바랜 낙엽 대신 방금 낙화한 울긋불긋한 낙엽 융단길이 기다린다. 황금 카펫을 깔아놓은 듯하다. 백년손님이 된 기분이다. 우측에는 부도탑이 보인다. 머리 뒤로 보이는 산은 왼쪽부터 육화산 구만산 북암산이다.

백운암 쪽으로 보석 같은 낙엽길을 걷는다. 잠시 후 병풍바위 아래 투박한 돌담으로 둘러싸인 백운암에 닿는다. 백운암이라 적힌 조그만 당우 한 채와 삼층탑이 전부인 고즈넉한 암자이다.

암자를 뒤로 한 채 '갈 지(之)'자형 낙엽 융단길로 오른다. 점차 경사가 심한 된비알로 변한다. 끝물 단풍과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오르다 보면 그리 힘이 들지 않는다. 20분 뒤 그간 안 보이던 바위들을 연이어 만난다. 재밌는 점은 바위의 규모가 처음엔 농짝, 뒤이어 집채, 대저택 순으로 커지지만 우회로가 있어 큰 무리는 없다.

백운암에서 40분 정도 바짝 오르면 첫 전망대. 발 아래 '호반 테마랜드'가, 3시 방향으로 정각산 상봉이 보이며 정각산 좌측 암봉의 왼쪽 뒤 뾰족봉인 가지산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청도귀바위 쌍두봉, 왼쪽 앞으로 운문산 억산 북암산 구만산 육화산 용암봉 화악산 남산 비슬산 화왕산 관룡산 등 밀양 청도 대구 창녕 등의 내로라하는 봉우리가 반원을 그리며 죄다 확인된다. 10분이면 주능선에 올라선다. 이정표가 서 있다. 우측은 단장면 또는 승학산 방향, 산행팀은 좌측 정각산 방향으로 간다.

잠시 우측으로 보이는 경사진 조망바위에서 이번엔 남쪽의 산들을 확인하자. 왼쪽 저 멀리 보이는 밀양호의 바로 뒤 매봉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뾰족봉인 금오산 무척산 구천산 만어산 밀양시내, 그 뒤로 종남산 덕대산이 역시 반원을 그리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발 아랜 단장면 사연리이며 물길은 단장천이다.

이제 정각산으로 향한다. 오르락내리락, 15분이면 정상에 선다. 조그만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지만 조망은 시원치 않다. 도중 한 번 만나는 우측 탈출로는 단장면 범도리 골마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하산은 직진하며 내려선다. 곳곳에 탈출로가 있지만 주등산로인 능선만 줄곧 따라가며 주변 조망을 감상한다고 생각하면 큰 무리는 없다. 4분 뒤 폐금광굴을 거쳐 구천마을 가는 갈림길, 무시하고 직진한다. 5분 뒤 등로 우측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 선다. 정면으로 천황산 재약산 재약봉 향로산이, 그 뒤 저 멀리 영축산 함박등 죽바우등 시살등이, 천왕산 왼쪽으로 능동산과 구천산 운문산 가지산도 보인다.

곧 전망대인 조망바위. 앞서 본 조망과 큰 차이가 없다. 보석같은 낙엽길로 13분쯤 가면 너른 터. 송정자고개다. 왼쪽은 발례마을 탈출로. 억새가 휘날리는 옛 헬기장을 지나면 갈림길. 정승골 가는 길이다. 계속 직진한다. 10분 뒤 또 갈림길. 알고 보니 정면에 집채만한 바위가 떡 하니 막고 있다. 우측은 우회길, 산행팀은 좌측 바위를 넘어가는 길로 간다. 밧줄 잡고 오르는 길이 아니라 그저 약간 거친 돌길에 틈새길을 통과하는 정도이다. 도중 우측으로 정승골 정승마을이 보인다.

이때부터 줄골 내리막. 20분 뒤 무덤 3기가 보이는 너른 안부사거리인 끝방재에 내려선다. 이정표가 서 있다. 우측 정승골과 좌측 임도 대신 무덤 바로 옆 산길로 오른다. 이때부터 밀 성 손씨묘 등 잇단 묘지 4기를 지나면 이내 부드러운 낙엽길로 변하며 다시 안부사거리에 도달한다. 끝방재에서 40분. 왼쪽은 미륵골을 거쳐 산내면소재지인 송백 가는 길, 오른쪽은 실혜산을 거치지 않고 정승봉으로 질러가는 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이제 본격 실혜산으로 향하는 오름길이다. 9분이면 무명봉에 올라서고, 다시 12분이면 실혜산(828m)에 도착한다. 모 단체가 '정각산 실혜봉'라 적은 안내판이 서 있다. '실혜산', '정각산 실혜봉'. 사실 산행팀도 무엇이 맞는지 확신이 안 선다. 근거 자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밀양시문화원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하산은 직진한다. 100m쯤 내려서면 갈림길. 오른쪽은 정승봉 구천산(영산) 천황산 가는 길, 산행팀은 왼쪽으로 내려선다. 정면으로 운문산이 손에 잡힌다.그 우측으로 아랫재 가지산 백운산, 좌측으로 범봉 억산이 보인다.

하산로는 아주 가파르다. 아니 쏟아진다. 35분쯤 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내려선다. 여기서 10여 분 뒤 돌길 쯤에 와선 길이 애매모호해진다. 그냥 돌길을 따라 간다. 아름드리 느티나무를 지나면 밤나무밭. 우측으로 간다. 예상치 못한 억새군락지와 묘지를 잇따라 지난다. 마지막 묘지에서 좌측으로 가면 3분 뒤 산을 벗어나며 원당지(院堂池)에 내려선다. 여기서 마을을 지나 '원당마을' 이정석이 서 있는 24번 국도까지 8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인골산장, 오리고기도 먹고 얼음골 사과도 싸게 사고

4년 전 산행팀은 정각산에 한 번 올랐다. 당시에는 대추로 유명한 단장면 구천리 구천마을에서 출발, 폐금광굴을 거쳐 정상에 오른 후 단장면 사연리 동화마을로 하산했다. 이번에 새로 소개하는 코스와는 20분 정도 겹친다.

정각산에서 실혜산으로 가는 주능선 우측 계곡은 정승골. 산행팀은 실혜산에서 산내면 원당마을로 하산했지만 주능선을 타고 계속 내달리면 국제신문 산행팀이 명명한 정승봉과 구천산으로 이어진다. 이 능선을 선으로 그어보면 U자를 꺼꾸로 세워 놓은 형상이며 그 가운데로 정승골이 위치해 있다. 참고로 구천산 못 미쳐 갈림길에서 도래재로 내려서면 천황산 재약산으로 산행을 계속할 수 있다.

정승골에는 정승마을이 있다. 40, 50년 전만 해도 경주 최 씨 집성촌이었던 이곳은 6가구가 살던 지난 2000년이 돼서야 전기가 들어왔을 정도로 워낙 오지이다. 경남에서 가장 늦게 전기가 들어왔다고 한다. 당시 주민들이 냉장고를 구입하는 모습이 TV에 소개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지금은 외지인들이 들어와 계곡 입구에 펜션이 들어서 있다. 단장면에 따르면 17가구가 산다고 한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봉의저수지 입구 인골산장(055-353-6531). 산꾼들에겐 아주 유명한 집이다. 후덕한 주인 부부의 마음씨와 별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오리고기, 닭 및 오리백숙, 흑염소 등이 주메뉴. 직접 키워 현장에서 잡아 요리해 약이나 진배없다. 주말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다. 이곳에선 또 얼음골 사과따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도 한다.


# 교통편

- 밀양터미널서 발례마을행 버스 오전 단 한 차례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단위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발례마을행 농어촌 버스는 오전 10시55분 단 한 차례 있고 종점 직진 '호반 테마랜드' 입구에서 하차한다. 30분 걸리며 1700원. 날머리 원당마을 인근 원서리 버스정류장에서 밀양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15분, 4시50분, 5시40분, 6시15분, 6시50분, 7시45분(막차)에 있다.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 정시에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24번 국도~산내면사무소 용전리~동천교~임고교~'호반 테마랜드' 우회전~'호반 테마랜드' 입구 순.

들머리와 날머리가 제법 떨어져 있어 승용차를 회수하기 위해선 산내면의 개인택시(055-352-7550)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호반 테마랜드 입구에 주차해도 되고, 아니면 날머리인 원당마을 건너편이자 석골사 입구에 위치한 원당마을회관 옆에 주차해도 된다. 어디서 부르든 택시비는 1만 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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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가 늘 그렇듯 이등은 이등일 뿐이다. 오직 일등만 부와 명성과 사랑을 독차지한다. 그런 팝송도 있지 않았던가. 아바의 'The Winner Takes it All'. 물론 의미있는 이등도 잠깐 스포트라이트를 받곤 하지만 대개 그때뿐이다. 그래서 이등은 언제나 서럽다.

산도 예외는 아니다. 애오라지 나 홀로 평가를 받는다면 정말 괜찮은 산이지만 인근에 지명도 높은 명산이 떡 버티고 있으면 그저 찬밥에 다름 아니다.

담양 병풍산과 추월산의 관계가 대표적 사례. 병풍산은 사실 내로라하는 명산의 반열에 슬쩍 끼워 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 하지만 병풍산은 담양호를 끼고 솟은 추월산의 그림자에 가려 한동안 무명으로 쓸개즙을 되씹었다.

  
  인성산 정상에는 정상석이 없다. 정상에서 10분쯤 내려가면 서 있다. 이곳이다. 이곳에 서면 마산 거제 진해 창원 심지어 부산까지도 시야에 들어와 감탄사가 절로 인다. 등 뒤론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그래도 병풍산을 부러워하는 산이 하나 있다. 고성군과 이웃한 마산 진전면에 있는 인성산이다. 인성산은 병풍산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산깨나 좀 탄다는 산꾼들조차 금시초문이고, 마산시 홈페이지에도 찾을 길이 없다. 인성산에서 팔을 뻗으면 손에 잡힐 듯한 적석산(積石山)은 버젓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인성산(仁星山·644m)은 서럽고 또 서럽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성산은 적석산에 버금간다. 이름 그대로 어질게 무명으로 세월을 보내다 보니 별처럼 빛날 날이 시나브로 찾아온 것이다.

겉모습은 동네 뒷산 수준이지만 아기자기한 암릉 구간이 일품이고 곳곳에 열린 바위전망대에선 고성과 마산 거제 진해 쪽의 쪽빛 바다가 유혹한다. 여기에 산행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단지가 코앞에 있고 인근에는 입맛 당기는 돼지주물럭집이 몰려 있다.

온천단지가 몰려 있는 양촌마을과 돼지주물럭으로 유명한 대정마을을 경계로 적석산과 마주보고 있는 인성산은 적석산의 장점을 공유하면서도 인적이 드물어 '나만의'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높이 또한 인성산이 152m나 높아 조망이 더 넓다.

산행은 진전면 금암리~여항우체국~김해 김씨묘~430봉~사거리 고개~561봉~인성산~정상석 봉우리~474봉~334봉~남평 문씨묘~마창진 축협 한우개방단지 사료판매장(대정버스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20분. 이정표 하나 없지만 촘촘하게 안내 리본을 매달아 산행하기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하다.

  

대정마을 입구 정류장에서 내려 대정식육식당을 지나 금암리 방향으로 800m쯤 가면 금암리 정류장. 여기서 10m쯤 가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60m 전방에 여항우체국이 보인다. 우체국 앞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대형 전봇대 뒤로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30m쯤 바짝 오르면 낙엽과 솔가리가 수북한 송림터널이 기다린다. 이후 양지바른 곳이면 어김없이 묘지가 나타난다.

들머리에서 30분이면 방치된 무덤이 위치한 전망대에 선다. 우측으로 여항산, 11시 방향 깃대봉과 그 왼쪽 적석산이 보인다. 적석산은 소나무 사이로 희미하게 확인될 뿐이다.

계속되는 오름길의 연속. 7분쯤 뒤 힘든 된비알이 사실상 끝나고 길은 우측으로 휜다. 대신 길은 잡목이나 잔가지가 얼굴을 때릴 만큼 거칠고 폭은 좁아진다. 심할 경우 아예 길이 사라지기도 한다. 깔끔한 김해 김씨묘를 지나면서 바윗길이 기다린다. 우회하기도 하고 바로 넘기도 하고 때론 바위군 사이를 통과하며 오르내린다. 그러다 한순간 정면 봉우리를 앞두고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안부에서 바닥을 치고 다시 오른다. 왼쪽 저 멀리 여항산에서 서북산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길이 한 일 자로 보인다.

쉼없는 된비알. 아주 미끄러운 낙엽길이다. 6분쯤 지났을까. 길 우측 전망대바위가 기다린다. 발아랜 들머리 마을과 그 뒤로 볼록볼록 솟은, 구름다리가 보이는 적석산, 그 우측 깃대봉, 다시 그 우측 뒤로 뜻밖에도 저 멀리 눈덮인 지리산 천왕봉과 남부능선이 확인된다.

  

뜸하던 암릉길이 이때부터 재차 모습을 드러낸다. 재밌는 점은 바위 전부가 얇은 시루떡을 겹겹이 쌓아놓은 것처럼 층리면이 발달한 수평층의 퇴적암이다. 이웃한 적석산과 똑같다. 암릉에서 내려와 잠시 만나는 산길 역시 아주 거칠다. 곧 집채만한 바위가 버티고 있다. 밧줄이 필요할 것 같지만 대충 나무를 잡고 오른다. 암봉인 430봉이다. 적석산 좌측으로 고성 쪽의 철마 거류 벽방산도 보인다. 시원한 전망과 달리 아뿔싸, 내려서는 지점을 찾을 길이 없다. 우왕좌왕 살펴보다 결국 바위 우측으로 내려선다. 꽤 험하지만 그래도 이곳밖에 없다. 내려서도 연이어 바윗길이 잠시 이어지다 낙엽길로 변한다. 잠시 뒤돌아보면 겉으로 드러난 조그만 바위 모양이 독특하다. 거북 멧돼지 공룡 등등.

낙엽길은 수북한 낙엽 아래 크고 작은 돌이 있어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 조심해야 한다. 물론 잡목이나 나뭇가지는 피해가야 하며 적당한 오르내림도 있다.

이렇게 30분. 사거리 고개에 닿는다. 완경사 오름길로 직진한다. 도중 연안 차씨묘도 지난다. 아주 힘들진 않지만 은근히 힘을 뺀다. 15분쯤 뒤 561봉. 바로 올라도 되고 좌측 산허리길로 우회해도 된다. 우회하면 처음엔 길이 반듯하지만 나중엔 희미해지기 때문에 봉우리로 바로 오르길 권한다. 어느 지점부턴가 우측으로 남해안의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도중 꼬리부분이 가늘고 바위가 토막토막 나 있는 일명 '지네바위'와 소나무 아래 두 사람이 겨우 설 정도의 바위전망대도 잇따라 지난다. 이 전망대에 서면 상봉과 정상석이 서 있는 암봉 지점과 향후 갈 능선, 앞서 본 고성의 산들에 이어 거제도의 산들까지도 한눈에 보인다.

정상은 10여 분 뒤 선다. 동시에 갈림길이며 조망이 거의 없다. 왼쪽은 서북산 여항산 봉화산 베틀산 방향,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이때부터 안 보이던 안내 리본이 등장한다. 곧 소나무 아래 전망대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주변 조망을 한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면으로 철탑이 서 있는 광려산과 대산, 그 우측 뒤로 봉림산 비음산 대암산 용지봉 불모산 시루봉 진해시가지, 그 우측 뒤로 부산 장림 다대포, 다시 우측으로 가덕도 연대봉과 신항만, 거제도 대금산 그리고 발아래 번화가인 진동면소재지와 진동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아치형으로 일명 콰이강의 다리라 불리는 저도연륙교도 보인다.

7분뒤 정상석이 서 있는 암봉. 앞서 본 조망이 더 크게 넓게 보이는 건 물론 우측으로 지리산 천왕봉과 남부능선을 기점으로 왼쪽 하동 금오산, 사천 와룡산, 광양 백운산, 오른쪽 진주 달아산 장군봉 등이 확인된다. 진짜 정상은 아니지만 조망이 빼어나 정상석이 서 있을 만하다.

이후 부턴 줄곧 암릉지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지점이 거의 다 전망대라고 봐도 된다. '좌 마산 앞바다, 우 지리산'을 감상하며 걸을 땐 콧바람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고 내달리기만 하는 길은 결코 아니다. 크고 작은 암봉이 막기도 하지만 바로 올라도 되고 우회해도 상관없다. 하산하면서 보는 각도가 달라져 지리산 우측으로 웅석봉과 황매산이, 좌측으로 거제 고현 앞바다 쪽 삼성중공업과 계룡산이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정상석 봉에서 40분이면 무명봉 정점에 선다. 지도상의 474봉이며 갈림길. 왼쪽 곡안리,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도중 좌측으로 양촌온천단지가 보인다. 474봉에서 35분이면 주변이 벌목된 정점에 닿고, 이어 묘지 2기를 만나면 우측으로 발길을 잡아야 한다. 이제 산행 막바지. 이어 남평 문씨묘를 지나면서 산을 벗어나고 여기서 10분이면 대정버스정류장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최신 버전 2만5000의 1 지형도, 해발 644m로 표기돼

지금까지 인성산의 해발고도는 648m로 알려져 있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의 최신판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644m로 표기돼 있어 산행팀은 이를 따랐음을 밝혀둔다. 사실 인성산은 고도에 비해 힘이 든다. 해발 802m의 금정산 고당봉보다 더 힘들다. 오죽했으면 이창우 대장은 1000m급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것 같다고 했을까. 들머리가 거의 해발 제로이기 때문이다.

산줄기는 마치 밀양 용암봉~소천봉을 빼닮았다. 들머리 마을을 두고 말발굽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행 중에는 진달래가 지천이어서 봄에 다시 찾으면 황홀한 꽃산행을 할 수 있을 듯하다.

들머리 금암리에서 인성산까지의 구간은 국제신문 산행팀이 개척했으며, 전망이 빼어난 하산로 또한 서북산과 이어지는 능선길로 산꾼들이 잘 찾지 않는 코스이다.

들머리와 날머리는 500m 떨어져 있다.

산행 후 진짜 들머리가 있음을 뒤늦게 확인했다. 금암리 정류장에서 13m쯤 더 가면 만나는 화생당약국의 맞은편인 옛 여항우체국 우측길로 들어서면 삼선각과 맞닿는다. 왼쪽으로 돌면 능선 초입에 진주 정씨묘가 보인다. 진짜 들머리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50년 전통의 돼지 주물럭 전문 대정식육식당(055-271-7043). 들머리 금암리와 이웃해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식육점을 겸업해 질이 좋은 삼겹살과 목살에 양파를 듬뿍 썰어 넣고 참기름과 간장 등으로 잘 무친 다음 다시 고추장에 버무린다. 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워 맛이 깔끔하다. 1인분 5000원. 이곳에서 차로 1분 거리에는 양촌온천이 있어 피로를 풀 수 있다. 현재 온천은 3개. 어딜 가나 큰 차이는 없다.


◆ 교통편

- 마산남부터미널서 진주행 버스 타야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남부(남마산)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10~20분 간격으로 있다. 1시간20분 소요. 4000원. 터미널에서 진주행 버스를 타고 대정마을 입구에서 내린다. 오전 8시15분, 8시45분, 9시15분, 9시35분, 10시, 10시20분, 10시50분. 2400원. 날머리 대정마을 입구에서 남부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20분, 5시, 5시30분, 6시15분, 6시50분, 7시20분, 7시40분, 8시10분, 8시35분, 9시10분(막차). 남부터미널에서 서부터미널행 버스는 15~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55분. 4000원. 노포동터미널행 버스도 있다. 오후 4시32분, 5시15분, 5시43분, 6시20분, 7시21분, 8시7분(막차). 5100원. 1시간40분 소요. 지하철 1호선 동래역 정차(42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마산 창원 방향~마산TG~내서분기점서 김천 대구 내서 방향~내서~내서IC~함안 마산 직진 1004번~통영 마산 좌회전~통영 상곡 우회전~통영 마산~쌀재터널~통영 고성~진동면~진주 통영~진주 문산~곡안리~양촌온천타운 지나~의산(서암로) 1029번 우회전~(대정식육식당 지나)~군북 여양리~금암교 지나~진전중(폐교) 지나~금암리 버스정류장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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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556> 청도 옹강산
말등바위 타고 운문호를 보다
10년 전 국제신문 산행팀 세간에 처음 알려
영남알프스 언저리봉 중 가장 북쪽에 위치
여전히 사람 적어 한적한 겨울 산행지 제격
깍아지른 절벽과 암릉, 운문호 절경 한눈에
가지 운문 문복 서지 상운 팔공산까지 보여




옹강산은 국제신문 산행팀과 인연이 아주 깊다. 국제신문을 통해 세간에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영남알프스 최북단의 언저리봉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10년 전쯤에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철저히 숨겨진 무명봉이었다.

이와 관련, 이창우 산행대장의 설명은 이랬다.

"당시만 해도 등산 인구가 지금보다 훨씬 적은 데다 산행 패턴도 가지산 운문산 등 유명산 위주로 행해졌기 때문에 옹강산은 쳐다볼 겨를이 없었지요. 그러다가 개척 산행을 본업으로 삼던 국제신문 산행팀의 레이더에 포착된 거지요."

  
  옹강산 정상을 지나 얼마 안 가면 일순간 말잔등처럼 평평한 일명 말등바위와 깎아만든 돌기둥이 솟아 있는 암봉을 만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운문호의 풍광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경북 청도 운문면과 경주 산내면의 경계에 우뚝 솟아 있는 옹강산은 영남알프스의 주봉인 문복산의 서북쪽에 위치해 있다. 다시 말해 소위 영남알프스 언저리봉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독립봉우리인 셈이다.

해발고도는 832m. 높다면 높고 낮다면 낮지만 옹강산은 헌걸찬 영남알프스 연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영남알프스 최고의 전망대다. 여기에 발목까지 덮는 낙엽 융단길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암릉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운문호의 풍광은 그림같이 아름답다. '그래! 이 맛에 산행하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산세는 옹강산을 기점으로 말등바위가 포진해 있는 가운데능선과 이 능선 아래 위로 각각 두 개의 능선이 내달린다. 가운데능선과 윗능선(북릉)을 10년 전 처음 소개한 산행팀은 4년 전 산 너머 경주 산내면 일부리의 심원사에서 옹강산을 다녀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개척했다.

이번에 산행팀이 오른 코스는 가운데능선의 아랫능선(남릉)으로 여전히 미답의 상태로 남아 있었다. 옹강산 등로의 대미를 장식하는 셈이다.

산행은 운문면 오진리 '운문댐 매운탕'~인동 장 씨묘~마산(240봉)~산불초소(신원앞산)~삼각점(379봉)~삼계리 갈림길(삼각점·641봉)~637봉~소진마을 갈림길~옹강산(832m)~가운데능선·북릉 갈림길~말등바위~소진마을 갈림길~소진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 남짓 걸리며 길찾기는 대체로 무난한 편이다.

들머리 '운문댐 매운탕'은 신원리 운문사 입구에서 운문댐 쪽으로 500m 거리의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다리(신원1교)를 건너기 직전으로, 이 다리가 신원리와 오진리의 경계이다.

  

'운문댐 매운탕'으로 들어가 우측으로  수족관이 있고 좌측의 개집에서  수로를 따르면  곧바로 산으로 연결된다. 처음부터 낙엽 수북한 지그재그 된비알. 워낙 경사가 심하다 보니 의외로 밧줄이 매어져 있다. 5분 뒤 집채만한 바위 앞에선 우측으로 우회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산길이 묵어 있는 데다 낙엽이 쌓여 있어 오를수록 길찾기가 애매모호해진다. 일단 능선에 닿기 위해 치고 오른다. 18분 뒤 인동 장 씨묘. 정면 코앞에 지룡산 직전의 암봉과 그 우측으로 호거대라 불리는 등심바위와 저 멀리 억산이 확인된다.

묘지를 지나 직진하면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사각기둥이 서 있다. '산사랑연구회'가 '마산(240m)'라고 적어놨다. 여전히 길은 희미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그런대로 이어진다. 이후 솔가리길과 보석같은 낙엽길을 반복하며 크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인동 장 씨묘에서 18분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옹강산 북릉과 가운데능선의 말등바위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등로 우측은 지룡산 신선봉이다. 15분 뒤 산불초소. 바로 옆엔 '신원앞산(379m)'이라 적힌 스테인리스강 이정표가 서 있다. 아마도 신원리 앞을 가로막는 산이라 하여 명명된 모양이다. 이제 정면으로 옹강산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옹강산 아래 마을이 날머리 소진리이며, 주변 자갈밭은 운문호 최상류이다. 유량이 많을 경우 이곳까지 물이 들어온다는 얘기다. 신원천 건너편으론 지룡산 삼각점봉과 그 왼쪽으로 쌍두봉 문복산 등도 모습을 드러낸다.

돌길에 이어 푹신푹신한 송림길이 기다린다. 15분 뒤 구덩이가 파헤쳐진 지점에 닿는다. 주변 나무를 잘라낸 것을 봐서 조만간 삼각점을 설치하려는 것 같다. 10여 분 뒤 진짜 삼각점봉(379봉)에 선다. 소진리로 하산하는 길이 열려 있다. 1시 방향으로 얼핏 봐서 크고 작은 봉우리 셋을 넘어야 상봉으로 연결되는 능선으로 갈아탈 수 있을 것 같다.

직진하며 내려선다. 길 우측으로 상운산 쌍두봉 쌀바위 가지산 청도귀바위 등이 보인다. 반듯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송림터널이 길을 내준다. 또 다시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되며 등로는 넓어진다. 의외로 마냥 걷고 싶은 보석같은 길도 만난다. 숲 사이 우측으로 문복산과 쌍두봉의 들머리인 삼계리마을도 보인다.

삼각점봉에서 45분이면 길찾기에 유의해야 될 갈림길(641봉). 삼각점이 있지만 아직 고정돼 있지 않다. 옹강산 남릉은 유달리 삼각점이 많지만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다. 우측은 삼계리 방향, 산행팀은 직진한다. 역시 내려섰다 올라선다. 10여 분 뒤 약간 너른 터인 637봉. 우측 삼계리 방향으로 길이 열려 있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이제 정상이 코앞.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5분 뒤 정상 직전 안부갈림길. 왼쪽은 소진리로 가는 계곡길, 산행팀은 오름길로 정상을 향한다. 무명봉을 넘어 10여 분이면 돌탑이 서 있는 옹강산에 선다. 전망은 없다. 하산길은 둘. 우측은 삼거리재 방향으로 문복산 삼계리마을 경주 산내면 심원사로 연결된다. 산행팀은 정상석 왼쪽 말등바위가 있는 가운데능선 쪽으로 향한다. 5분 뒤 갈림길. 우측은 옹강산 북릉 방향, 산행팀은 좌측 바윗길로 간다. 일순간 능선이 좌측으로 휘면서 쏟아진다. 6분 뒤 전망대바위에 선다. 정면으로 운문호와 저 멀리 경산 시가지가, 운문호 상류 좌우로 각각 도롱굴산과 서지산(철탑)이, 서지산 우측으로 매곡, 그 뒤로 반룡산 발백산 구룡산, 저 멀리 팔공산도 확인된다.

이때부터 본격 암릉길이 시작된다. 바위 사이로 뿌리를 내린 분재를 빼닮은 소나무의 자태도 눈길을 끈다.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바위능선을 타면서 운문호와 어우러진 주변 산세를 조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순간 말잔등처럼 평평한 바위를 만난다. 일명 말등바위이다. 옹강산에서 주변 조망과 산세가 가장 빼어난 지점이다. 말등바위를 지나면 깎아만든 듯한 돌기둥이 뭉쳐져 있는 암봉. 무등산 서석대나 입석대의 축소판이지만 약간 비스듬히 서 있다. 잠시 올라서면 앞서 봤던 운문호와 가지 운문 지룡 구만 억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 그리고 구룡 사룡 오봉 단석산 등 청도 경주 쪽 봉우리와 낙동정맥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어지는 암릉길. 밧줄은 없지만 틈새 발 딛는 곳이 있어 내려올 수 있다. 좌측으로 방금 올라온 능선도 보인다. 정면으로 3개의 봉우리가 포진해 있다. 이를 넘어야만 하산길이 기다린다. 12분 뒤 집채만한 암봉 앞. 우회해도 되고 밧줄을 잡고 올라 역시 밧줄에 의지해 내려선다. 이후 등로 또한 대체로 암봉 암릉길로 좌로 또는 우로 우회하기도 하고 바로 넘기도 하는 등 시종일관 오르내린다.

말등바위에서 대략 1시간쯤 뒤, 세 번째 봉우리 정점이 하산길이다. 분재를 닮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두 그루 있고, 주변에 리본이 다수 걸려 있다. 직진하면 운문댐 초소, 오진리, 십리골가든 방향, 산행팀은 왼쪽 소진리마을로 내려선다. 처음엔 쏟아지지만 이후 송림길로 비교적 부드러워진다. 길 좌측으로 방금 지나온 암릉의 절리형 절벽이 눈길을 끈다. 미답의 솔가리길을 천천히 내려서면 마을 앞 갈림길. 좌측으로 우회해야 마을로 내려선다. 하산 갈림길에서 50분 걸린다. 마을에서 상수원감시초소를 지나 소진(오진) 버스정류장까지는 12분 소요된다.

떠나기 전에
그 유명한 말등바위, 국제신문이 명명

이창우 산행대장은 산행 도중 10년 전 옹강산을 찾았을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과 그 당시의 상황을 줄곧 비교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당시엔 지금과 같이 반듯한 산길은 상상할 수도 없을 뿐더러 오래 전 산 아래 마을사람들이 나무하러 다니던 희미한 길과 짐승들이 다닌 소로가 전부였다. 희미한 산길도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기도 다반사였다.

지금이야 정상에는 반듯한 정상석과 돌탑이 나란히 서 있지만 초행길에는 정상 지점 주변이 온통 넝쿨로 쌓여 있어 정상이 어딘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결국 지도를 보면서 넝쿨을 헤치고 나아가 주변 지점에 비해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한 후에야 정상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이 대장은 특히 말등바위에서 정상까지 구간과 오진리 복지회관에서 매곡을 거쳐 옹강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아예 길이 없어 잡풀과 잡목을 헤치고 얼굴을 때리는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가면서 길을 뚫었다고 했다.

말등바위와 말등바위가 있는 옹강산 가운데능선은 국제신문 산행팀이 명명한 것이다. 이제는 국내 모든 산행지도에 표기될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대장은 "아직도 영남알프스 주요 봉우리에 비해 깨끗한 옹강산은 근육질의 암릉과 운문호와 어우러진 산세가 빼어나다"며 이 겨울 산행지로 적극 추천했다.


교통편
서울산IC로 나와 69번 지방도 갈아 타야

대중교통은 열차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부산역에서 청도행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6시22분, 7시5분, 7시45분, 9시3분에 있다. 1시간 걸리며 4500원(주말 5000원). 청도역에서 150m 떨어진 청도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운문사 입구 신원(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9시10분, 10시20분. 55분 걸리며 3500원. 여기서 들머리 '운문댐 매운탕'은 버스 진행 반대 방향으로 500m 정도 가면 신원1교를 지나 우측에 바로 보인다. 간판이 눈에 띄게 워낙 커 놓치지가 어려울 정도이다.

날머리 소진마을 정류장에서 청도행 버스는 오후 4시55분, 5시45분, 7시15분(막차)에 출발한다. 청도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4시52분, 6시12분, 6시42분, 7시42분, 8시55분에 있다.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언양터미널에서 대구행 버스를 이용해야 되지만 오전 11시 단 한 차례 있다. 나올 때도 언양행 버스가 오후 5시5분께 단 한 차례 있어 상당히 불편하다. 참고하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언양 35번~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 24번~밀양 석남사 24번~창녕 밀양 24번~궁근정 삼거리서 창녕 밀양 24번~청도 69번 지방도 우회전~가지산온천~운문령 및 운문산 자연휴양림~청도 운문 69번 우회전~신원1교~'운문댐 매운탕' 순. 날머리 소진리 마을에서 '운문댐 매운탕'은 1.5㎞ 떨어져 있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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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
2주 연속으로....
산행 목적산은 간월산으로 정해 아침에 출발지로 도착해 보니 나 포함 총9명.
주중에 눈도 왔고 하여 회원님의 의견을 참작하여 다시 가지산 산행으로 코스를 변경하였다.

산행 경로는 운문령~상운산 갈림길 임도쉼터~귀바위~상운산(1114M)~임도헬기장~쌀바위~헬기장~가지산(1240M)~전망대~제일농원 갈림길~백운산 갈림길~동굴~아랫재~삼정리 마을회관

부산을 출발한 설송차량은 운문령에(오전9:40)도착해보니 산행로에 흰눈이 깔려 있고 그 아래는 빙판이 져 있어 주의를 요한다. 1
0분만에 석남사 갈림길.
간단한 인사후 아이젠을 착용후 임도를 버리고 좌측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급한 오르막길로 미끄러우며 주의를 기우려야 한다.
다시 임도와 만나고 산길을 거슬로 오르면 임도로 상운산 갈림길의 쉼터이다. 임도가는 상운산의 산허리길을 따라가는 작전도로길은 쌀바위와 연결되고 상운산은 우측 산능선을 따라가는 그래도 한적한 길이다.
산행객의 7할이 임도를 따라가니 그래도 상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덜 붐비는 편이다.
쌓여 있는 눈은 발목 까지 빠지며 나무에 흰가루로 분질을 하고 있어 모두다 들 뜬 기분이다.
부처의 귀를 닮았다는 귀바위(10:00)에 올라서면 언양읍 일대와 신불산 일원의 영남알프스가 일별된다. 가히 전망 또한 압권이다.  1
0분이면 쌍두봉과 갈라지는 상운산 정상(12:00)에 올라선다. 청도군 운문면으로 발아래 신원천과 문복산 쪽으로 순간적으로 검은 구름이 몰려 들어 아무것 도 볼 수 없도록 만들어 버린다. 자연의 오묘함에 감탄을 하며 가지산 정상으로 트인 능선을 보며 산행로를 점검해본다.
쌍두봉 갈림길로 우측은 운문사 좌측은 쌀바위 정상가는 길로 가지산은 좌측으로 내려선다. 발아래 복병인 빙판을 조심하고 산죽길을 내려서면 다시 우회길인 임도상의 헬기장에 내려선다. 내려서니 놀랠일이 발생해 있다.
각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수익사업 유치를 위하여 산행로를 개발한다고 계단을 만들고 전망데크를 무분별하게 설치하여 산행 자체를 망쳐버리는 곳이 많은데 가지산도 이제는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마춤식 산행이 되어  버린 꼴이다. 사람을 끌어 들이기 위해서 산길을 보완하지 않고 개발이란 이름아래 산을 파헤쳐 계단을  만들고 전망을 보여주기 위해 넓은 터를 깍아 전망덱을 만들고 하는 어이 없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답답함을 뒤로 하고 작전도로를 따라 눈길을 걸어간다.
발아래 느끼는 감촉을 가슴속까지 느끼며 북적이는 시장통인 쌀바위, 여기도 어김없이 전망덱과 쌀바위 아래 예전에 쌀이 나왔다는 쌀바위 샘터에까지 나무데크를 설치해 놓아 흉물스러운 전원주택에 올라온 기분이다.. 쌀바위 좌측으로 올라서니 본격적인 겨울산의 백미인 상고대가 펼쳐진다.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흰날개가 유리 처럼 햇빛을 받아 반짝이면 이구동성으로 햐~.감탄사를 연발한다.
쌀바위에서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북사면으로 겨울철에는 항상 많은 눈을 지고 있는 곳이다. 겨울산행을 느낄 수 있으며 눈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곳인 이번 산행로는 부산 근교에 이런 산행지가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지리산 덕유산든 큰 산의 감동을 아쉽지만은 조금은 느낄 수 있는 가지산 능선. 헬기장에 올라서니 건너편 가지산 북릉의 능선이 장관이다 쭈빛쭈빛 나무에 붙은 얼음 기둥과 암벽에 붙어 있는 흰눈. 그 이름에 걸맞게 도도함을 뽐내고 있다. 여기부터 정상까지의 산길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나무마다 가지마다 솜사탕이 붙어 있고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지를 땅으로 어께가 축 처진 모습을 하고 있다.
산길 또한 험해 나무를 잡고. 안전로프에 몸을 의지하면 어느듯 가지산 정상(12:30), 많은 사람으로 발 디딜 곳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인다 정상을 넘어 헬기장에서 점심식사후 산행은 운문산 방향으로 출발이다. 이제부터는 자연이 빚어 놓은 조물주의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모두다 사진을 찍어 추억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
눈꽃을 모두다 담아오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시시각각으로 보는 위치에 따라 달리 보이는 산행길. 오름과 내림길을 반복하면 가지산 서북릉의 최고 전망대(2:40)에 도착한다. 발아래 간담이 써늘한 천길 낭떨어지하며 배내봉에서 이어지는 영남 알프스 신불산 영축산 재약산 천황산 발아래 용수골과 쇠점골 언제나 찾아와도 벅찬 감동을 보여준다. 50M뒤 제일관광농원 갈림길 산행은 우측 능선을 따라간다. 다시 백운산갈림길로 스텐 이정표가 서 있다. 좌측 제일농원2.61klm 백운산1.78km, 목적지인 아랫재(1.3km)는 직진인 운문산2.6km 방향이다.
산길은 본격적으로 뚝뚝 떨어진다. 급한 만큼  금방 고도가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바닥의 눈도 차츰 줄어 들고 얼음굴을 지면 산길은 좌측으로 틀어 내려간다, 아랫재(3:29)는 네가닥의 산길이 나 있다. 직진은 운문산. 우측은 심심이골을 거쳐 운문사 하산길은 좌측 남명초등학교(3.91km) 방향이다.
눈이 없는 너덜길과 질퍽한 흙길. 낙엽길을 지나면 남양홍씨 묘 그밑으로 포장길이 올라와 있다. 이젠 산행은 사실상 끝. 포장길을 따라 내려오니 박주가리가 이별의 연습을 하고 있다, 이별의 연습에 조금 도움을 주기위해 홀씨를 날리는데 일조(?)를 하고 마을 회관앞에 도착을 해 산행의 마무리를 한다.
모두 수고 했습니다.
글 구 달디단 얼음골 사과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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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마지막 산행지는 부산 기장 삼각산~시명산 원점회귀 종주 코스. 세밑이라 멀리 가지 않고 제대로 된 산을 타는 기분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코스이다.

얼핏 산 이름만 보고선 동네 뒷산 마실 정도로 착각할 지 모르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대개 장삼이사들은 부산의 산이라면 우선 긴장을 풀고 접근한다. 바짝 죄어야할 등산화 끈도 느슨하게 묶고 배낭 속의 겨울철 곁가지 옷들도 대충 챙긴다. 하지만 이번 코스는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는 기존의 작은 산을 연상하면 큰 코 다친다. 한마디로 작지만 큰 산이다.

삼각산은 해발 469m, 시명산은 676m. 둘 다 고만고만한 봉우리지만 산행 내내 이와 유사한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잇따라 오르내려야 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렇다고 고통스런 산길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산행 중 절반 이상의 마루금에서 동해 바다의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볼 수 있다. 조망도 빼어나 사방팔방이 온통 산의 물결이다. 부산의 산이란 산은 죄다 확인되고 저 멀리 영남알프스 산군의 주요 봉우리들도 손에 잡힌다.

특히 이번 코스는 골프장에 의해 망가진 산줄기의 흔적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여기에 산을 망가뜨린 골프장이 주변 산의 보존은커녕 사유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경계지점에 흉물스런 철조망을 설치해 산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골프장이 산꾼들의 절대악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성싶다.

산행은 기장군 장안읍 장안사 입구 주차장~화장실~324봉(삼각점)~삼각산~창녕 성씨묘~551봉~564봉~시명산~불광산(660봉)~424봉~척판암~백련암 갈림길~도로~장안사 주차장 순.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 산행 도중 갈림길이 많아 안내 리본을 꼼꼼하게 묶어 놓았다. 참고하길.

들머리는 장안사 입구 주차장. 넓은 본 주차장 대신 '장안사'라고 적힌 이정석에서 30m쯤 못 가 만나는 작은 주차장에서 좌측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화장실을 지나면서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처음으로 된비알의 연속이다. 10분 뒤 바위전망대에 서면 대숲으로 둘러싸인 장안사가 한눈에 보이고, 바로 위 전망대에선 절 뒤 우측에서부터 대운산2봉 주봉 660봉 시명산 그리고 424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곧 삼각점이 있는 324봉에 선다. 들머리에서 25분. 정면으로 고리원전과 한창 공사 중인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가 역광을 받아 반짝이고 다시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네 개의 암봉이 도열해 있는 삼각산과 향후 오를 마루금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러니까 산행팀은 장안사 또는 장안사계곡을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셈이며, 만일 길을 잃거나 힘에 부칠 경우 무조건 우측으로 내려서면 장안사계곡을 거쳐 장안사로 수렴된다.

낙엽길로 내려선다. 헬기장을 지나 갈림길. 앞서 설명했듯 우측 탈출로는 무조건 장안사계곡 방향이다.

이어지는 산길. 급경사 오름길이라 밧줄이 걸려 있다. 12분이면 삼각산의 첫 암봉. 고령 김씨묘가 있다. 왼쪽 울산 온산공단에서 오른쪽 고리원전까지 동해바다가 한 일 자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장관이다.

둘째 암봉은 그냥 스쳐 지나가고 세 번째 암봉이 삼각산 상봉이다. 조그만 돌에 누군가 '삼각산'이라고 적어놨다. 조망이 빼어나다. 9시 방향으로 달음산과 천마산이, 11시 방향의 석은덤 우측으로 망월산 백운산 철마산, 달음산 뒤로 저 멀리 장산과 영도 봉래산도 확인된다. 30m쯤 더 가면 돌탑과 함께 국제신문 제2대 산행대장인 최남준 씨가 달아놓은 '삼각산'이라 적힌 명패가 걸려 있다. 7분 뒤 네 번째 암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안부갈림길. 역시 우측은 장안사계곡 탈출로여서 산행팀은 석은덤 시명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다시 오름길이다. 곧 사거리를 만나지만 좌우 무시하고 애오라지 직진한다.

창녕 성씨묘를 지나자마자 갈림길. 흔히 이 지점에서 우측으로 가기 쉽지만 오로지 직진한다. 4분 뒤 이정표 삼거리. 직진하면 석은덤, 산행팀은 오른쪽 해운대CC 방향(시명·대운산)으로 간다. 임도 수준의 너른 길을 8분쯤 올랐을까. 철조망이 쳐져 있고 동시에 등산로 변경안내판이 서 있다. 골프장측이 옛길을 막으면서 산길을 돌려놓은 것이다. 여기서 10분이면 551봉에 선다. 11시 방향으로 영남알프스 영축산 죽바우등을 비롯, 그 앞으로 대운산2봉 주봉 채바우골만당 천마산 토곡산 오봉산 신어산 장군봉 고당봉 의상봉 원효봉 대륙봉 구덕산 백운산 망월산 철마산 매바위 장산 달음산과 동해 바다가 시원하다 못해 통쾌하게 펼쳐진다. 이번 코스 최고의 전망대다.

다시 내려선다. 이후 등로는 정면 봉우리인 557봉 앞에서 골프장 때문에 능선 우측으로 우회하는 산허리길. 10여 분 뒤 길 우측으로 향후 오를 시명산과 660봉이 보인다. 한참을 돌아 또 다른 암봉 직전 앞서 본 등산로 변경 안내판과 함께 역시 철조망이 산꾼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곳에서 8분이면 암봉에 오른다. 564봉으로 일명 투구봉이다. 앞서 지나온 560봉과 조망은 어금버금하다. 모 산악회가 산신제단을 조성해놨다. 이제 정면으로 시명산과 660봉이 손에 잡힌다.

다시 내려섰다 올라서면 좌측 저 멀리 또 다른 골프장이 보인다. 동부산CC다. 발목까지 덮는 급내리막 낙엽길을 내려서면 사거리 안부. 우측은 여전히 장안사계곡 방향, 좌측은 천성산 무지개폭포의 들머리인 매곡, 산행팀은 직진한다. 10분쯤 뒤 본격 오름길이 시작된다. 15분이면 한 굽이를 올라선다. 좌측으로 양산 쪽 덕계 서창 소주공단이 보인다. 여기서 한 번 더 오르면 시명산인줄 알았지만 무명봉. 왼쪽은 시명산 들머리인 명곡. 시명산은 여기서 8분 뒤. 지난해초 정상석이 세워졌고 삼각점도 보인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4분 뒤 길 좌측에 너른 터. 시명산도 봉우리가 셋. 무명봉이 첫 번째요, 상봉은 두 번째, 지금의 너른 터가 세 번째. 정확히 시명사로 내려서는 길은 세 번째이다.

이어지는 산길. 직진한다. 대운산 장안사 방향이다. 곧 안부 갈림길. 왼쪽은 대운산, 산행팀은 직진한다. 3분 뒤 이정표 갈림길. 의미있는 지점이다. 이곳은 부산시 기장(오른쪽)과 울산시 울주(왼쪽) 양산시 웅산(뒤)의 경계지점으로 이른바 삼시봉(參市峰) 역할을 한다. 여기서 40m쯤 직진하면 660봉인 일명 불광산이다. 벤치가 있고 정면으로 삼각산과 동해바다가 시원하고 펼쳐진다.

사실상 산행은 막판. 급내리막길이 기다린다. 발걸음 옮길 때마다 '뚝뚝' 고도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25분 뒤 갈림길. 결국 만나지만 왼쪽은 봉우리를 넘어야 되는 길이라 산행팀은 우측으로 간다. 곧 갈림길. 왼쪽 장안사(2㎞), 오른쪽은 척판암을 거쳐 장안사 가는 길. 이때부턴 체력에 맞게 선택하자.

산행팀은 척판암 방향으로 간다. 10분 뒤 또 갈림길. 왼쪽은 바로 척판암 가는 길, 산행팀은 종주 완주를 위해 424봉을 오른 뒤 척판암으로 가기 위해 직진한다. 9분이면 424봉에 선다. 조망이 없어 바로 왼쪽으로 하산한다. 잇단 바위전망대에선 백련암만 보이다, 조금 더 내려오면 바위 바로 아래 척판암이 숨어 있다.

일반인 출입 금지 구역인 수행공간을 지나면 이내 척판암. 현판에는 '불광산 척판암'이라 적혀 있다. 잠시 둘러본 후 물 한 잔을 들이켠 후 하산한다. 척판암에서 장안사 주차장까지는 16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해운대CC, 흉물스러운 철조망 이제 제거해야

산행 중 보이는 해운대CC는 지난 2005년 9월 문을 열었다. 이창우 산행대장에 따르면 골프장이 생기고 난 후 이를 전혀 몰랐던 산꾼들이 길을 잃어 골프장의 필드로 진입하는 해프닝이 자주 발생했다 한다.

해서, 골프장은 흉물스런 철조망을 치고 등산로 변경안내판을 세워 옛 길을 막아 새로운 산길을 만들었다. 당시로선 한 발 양보해 고육지책의 일환이었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그동안 많은 산꾼들이 다녀 산길이 반듯하게 나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뒤집어 말하면 철조망이 전혀 필요없다는 것이다. 산행팀과 동행한 부산의 산꾼들은 첫 안내판에선 그냥 넘어갔지만 두 번째 안내판 앞에서 한결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훨씬 많은 철조망이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이라도 골프장 측은 철조망을 걷어 산꾼들의 편안한 보행권을 보장해주길 바란다.

산행팀이 오래 전 개척한 양산 월평~용천산~장안사 코스도 해운대CC에 의해 무참히 사라졌음을 이 자리에서 밝혀둔다.

척판암(擲板庵)은 신라 천년 고찰이다. 원효가 수도하던 중 혜안으로 살펴보니 당나라 종남산 운제사 대웅전이 장마로 무너지는 것을 알고 소반을 던져 대웅전에 있던 천명의 대중을 구했다고 해서 명명된 이름이다. 물맛이 일품이다. 또 시명산 정상의 삼각점은 남북 방향이 거꾸로 돼 있다. 참고하길.


- 교통편
- 기장시장 앞에서 9번 마을버스 갈아 타야

대중교통편은 기장군 동부리 기장시장으로 가서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기장시장으로 가려면 해운대 쪽에선 39, 180, 181, 1003번, 동래 쪽에서는 183, 반송에선 188번을 타야 한다. 기장시장 앞에선 일해교통 9번 마을버스를 타고 장안사 입구 상장 안마을 슈퍼 앞에서 내린다. 오전 6시45분, 7시10분, 8시20분, 9시15분, 10시5분 11시. 20분 걸리며 1000원. 장안사에서는 오후 2시30분, 3시40분, 4시30분, 5시30분, 6시15분, 7시10분, 8시1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송정해수욕장 입구~기장체육관~울산 온양~월내 장안사~장안사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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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산은 오랫동안 산꾼들이 찾지 않은 청정 그대로의 때묻지 않은 산이다. 사진은 구암산으로 가는 도중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송 쪽의 주왕산 일대.



구암산에서 본 영천 쪽의 산들. 왼쪽에서부터 베틀산 면봉산 보현산이 보인다.


방금 먹이를 먹어서인지 몸통 부분이 두툼하게 부어오른 독사.


주왕산 국립공원이 취재팀 앞으로 보인다.



백고개를 지나면 만나는 소나무 숲길


백고개를 지나 671봉 오름길에서 본 구암산 정상

이리봐도 저리봐도 사방천지 산·산·산
포항 죽장면 오지 중 오지…걷는 시간만 6시간30분 강행군
내륙과 바닷가 쪽인 청하 오가는 민초들의 물물교환로
발목까지 뒤덮는 낙엽 헤치며 걷는 청정산길 진수 맛봐
보현지맥 갈림길에선 길찾기 유의해야 원점회귀 가능
시종일관 크고작은 봉우리 오르내림…어림잡아 15개 넘어




이번 주 산행지는 포항의 최북단 죽장면과 청송 부남면을 가로지르는 구암산(807m).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낙동정맥은 태백 영양 청송 영덕 포항 영천 경주 등 경북 내륙을 동서로 가르며 남하한 뒤 부산의 몰운대에서 끝이 난다. 흔히 바닷가 쪽인 영덕 포항 경주 지역의 산들이 낙동정맥의 동쪽에 포진해 있는 반면 이번에 산행팀이 소개하는 구암산은 예외이다. 낙동정맥 서편의 내륙오지에 위치한 구암산은 남서쪽으로 베틀봉 면봉산 보현산으로 이어지는 보현지맥과 연결되며, 북서쪽으론 길안천과 용전천을 가르며 노래산 약산을 거쳐 이른바 54㎞나 되는 구암지맥을 일으켜 안동의 임하면에서 그 맥을 다한다.

이번 구암산 산행의 들머리는 포항시 죽장면 상사리. 이웃한 청송 현동면과 이어지는 포장로는 최근 완공됐지만 정작 포항에서 들어오는 진입로는 아직 비포장일 정도로 오지 속의 오지이다.



마을 입구에서 조그만 구멍가게인 상사슈퍼를 운영하는 이태국(74) 씨는 "옛날엔 여기서 산너머 청송 부남면 양숙리 거두산(마을)을 거쳐 바닷가 쪽인 청하면으로 갔고, 청하에서도 이 주변에서 가장 큰 장이 열리는 청송 현동면 도평리까지 해산물을 갖고와 팔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씨는 19~20세 때인 1950년대 중반까지 이 구암산을 넘어 청하까지 가서 소금을 구입해 지게에 지고 왔다고 말했다. 결국 이 구암산은 내륙인 청송 현동 및 포항 죽장과 갯가인 청하를 잇는 민초들의 물물교환로였던 것이다. 마치 경남 하동과 함양을 잇는 그 유명한 소금길처럼.

이후 1960년대 초반 도로가 나면서 사실상 이 산길은 역사속으로 묻혔다. 최근 들어 포항·청도 시군 경계 및 보현지맥 종주자들이 이 길을 찾을 뿐 그 외에는 찾는 이가 거의 없다.

산꾼의 관점에선 이 점이 되레 장점이 될 수 있다. 발목까지 덮는 낙엽을 헤치며 청정 산길을 걷는 오지산행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수년 전부터 구암산 자락에는 대규모 벌목이 진행되고 있어 일부 산사면이 벌거숭이로 변해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그 구간만 통과하면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묵은장맛과도 같은 전형적인 우리네 산길을 여유있게 감상할 수 있다.

산행은 죽장면 상사리 마을회관~점말(마을)~연일 정씨묘~경주 김씨묘~영천 황보씨묘~지능선~해주 오씨묘~주능선(611봉)~(벌목 현장)~폐 헬기장~구암산(807m·삼각점)~갈림길(구암산·보현지맥 분기봉)~임도~산길~임도~폐 헬기장~송이골 안부사거리(백고개)~임도~보현지맥 갈림길(671m)~잇단 묘지~잣나무숲~사과밭~도로~상사리 마을회관 순. 걷는 시간만 6시간30분 걸린다. 시종일관 고만고만한 잔봉의 오르내림이 심해 꽤나 힘이 든다.

상사리 마을회관 앞에 주차한 후 방금 지나온 다리를 건너 개울을 따라 걸으며 산행은 시작된다. 사과 및 대추나무밭을 지나면 낙엽송이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17분 뒤 점말(마을). 한때 7가구가 살았던 이곳은 이제 대형 축사로 변해 있다. 점말을 지나면서부터 흙길로 변한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면 계곡길이 둘로 갈린다. 산행팀은 반듯한 좌측으로 향한다. 연일 정씨묘를 지나면서 길이 오간 데 없어 희미한 흔적만 따라갈 뿐이다. 산괴불주머니 애기똥풀 등이 보이는 평탄한 이곳은 가만히 보니 오래 내버려 둔 묵정밭. 까만 비닐이 덕지덕지 묻혀 있는 광경이 이를 입증한다. 어느새 길은 개울로 떨어진다. 좌측으로 물길 따라 한 굽이 돌면 희미한 길을 만나지만 이내 개울을 또 만난다. 이번엔 우측 대각선 방향으로 올라선다. 순간 길이 안 보이지만 7m쯤 나아가면 희미한 길이 나타난다. 이젠 고개를 숙이고 덤불을 헤쳐나간다. 이후 개울을 한번 더 지나 산길로 올라선 후 쓰러진 나무를 통과하면 영천 황보씨묘. 연일 정씨묘에서 22분. 주변 지형을 살피면 계곡합수부를 갓 지난 지점이다. 여기까지 오면 초입 길찾기는 사실상 끝.

이제 묘지 우측 뒤로 계곡을 뒤로한 채 올라선다. 꽤 된비알이다. 10여 분 힘겹게 올라서면 경사가 수그러들어 주능선인가 싶었더니 지능선이다. 다시 우측으로 향한다. 해주 오씨묘를 지나 된비알 돌길을 치고 오르면 마침내 주능선에 올라선다. 이제 우측(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좌 청송 부남면, 우 포항 죽장면'인 시군 경계 종주길이라 능선길만 따라 가면 된다. 간혹 종주 리본도 보여 별반 무리는 없지만 반복되는 오르내림은 각오해야 한다. 하산 때까지 줄곧 크고 작은 봉우리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40분쯤 뒤 좌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4~5m 아래 전망 바위에 서면 청송 쪽 주왕산과 포항 쪽 낙동정맥 및 동대 바데 향로산 등이 산의 물결을 이룬다.

계속되는 오르내림의 연속. 신갈 상수리 등 참나무 군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밑에는 곰취 취나물 등 산나물이 지천이다. 20분 뒤 한 굽이 올라서면 벌거숭이 산사면이 목격된다. 절골이다. 알고보니 허가받은 벌목 현장이다. 전량 종이공장으로 간단다. 3분쯤 내려서면 왼쪽에서부터 면봉산 베틀산 보현산 수석봉 작은보현산이 확인된다.

이 흉물스러운 벌목 현장은 산길 우측으로 25분 정도 이어진다. 도중 폐 헬기장도 지난다. 구암산 직전 산사면 아래엔 포크레인이 벤 나무를 옮기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벌목 현장을 지나 작은 봉우리를 하나 오르내리면 이내 구암산 정상. 폐 헬기장에서 21분. 삼각점이 있다.

  


여기서 비교적 반듯한 남서릉을 타고 776봉을 지나 28분 정도 따르면 갈림길. 리본이 많이 걸려 있는 길찾기에 유의해야 되는 지점이다. 구암산·보현지맥 분기봉으로, 왼쪽 다리방재(달의령)로 내려서는 시군 경계 종주길 대신 원점회귀를 위해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구암지맥 대신 보현지맥길로 가는 것이다.

10분 뒤 임도로 내려선다. 낙동정맥의 보현지맥 분기점인 가사령에서 다리방재를 지나 상사리 송이골로 연결된다. 바로 건너 능선으로 향한다. 5분 뒤 좌측으로 시야 트인 전망대에선 운주산과 침곡산이 보인다. 다시 임도. 앞선 임도에서 8분. 40m쯤 내려가 곡각지점 왼편 산자락으로 진입, 올라선다. 봉우리 하나를 살짝 넘으면 갈림길로 능선 분기봉이다. 임도에서 14분. 좌측 대신 우측으로 휘는 길로 내려선다. 다시 잔봉 두 개를 넘으면 폐 헬기장.

헬기장에서 13분쯤 내려서면 놓치기 쉬운 갈림길. 직진 대신 원점회귀를 위해 우측으로 올라선 후 다시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안부 사거리로 지형도엔 '백고개'라 표기돼 있다. 우측 송이골, 좌측 석계리로 내려서는 희미한 소로가 보인다. 주변이 말 그대로 송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여기서 100m쯤 직진하면 다시 임도를 만난다. 백 번이나 굽어진다 하여 '백고개'라 불린단다. 체력이 부칠 경우 산길 대신 임도 우측을 따라 송이골을 거쳐 상사리 마을회관으로 원점회귀해도 된다.

바로 길을 건너 산으로 오른다. 경운기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임도급 산길이지만 연이어 두 개의 봉우리가 기다린다. 상당히 힘이 든다. 둘째 봉우리에선 우측 구암산 능선과 앞서 본 벌목 지대가 보인다.

다시 내려선 후 거친 바위길을 오르면 보현지맥 갈림길(671m). 안 보이던 리본이 보인다. 좌측으로 내려서면 옷재와 꼭두방재로 이어지는 보현지맥길, 산행팀은 원점회귀를 위해 우측으로 올라선다. 좌측 보현지맥 쪽은 사람이 제법 다녀 리본이 보이지만 이 길은 리본 하나 없는 미지의 산길. 다행인 점은 큰 무리없이 걸을 만하다는 것.

여전히 산길은 오르내림의 연속. 이장한 듯한 세 번째 묘지가 위치한 봉우리를 지나 네 번째 묘지에서 우측으로 내려선다. 보현지맥 갈림길에서 40분. 이 길만 찾으면 산행은 사실상 끝. 다행히 산길이 열려 있다. 7분 뒤 묘지를 지나고 10분 뒤 산을 벗어나 사과밭을 지나 도로와 만난다. 상사리 마을회관은 여기서 4분이면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산행 내내 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 들려

  


포항에서 최고의 오지는 죽장면. 이 죽장면에서도 3대 오지가 있다. 보현산 베틀봉 면봉산 작은보현산이 감싸고 있는 두마리, 낙동정맥상의 통점재 가사령 및 내연산 향로봉 샘재 괘재령 성법령 등 고개로 둘러싸여 있는 상옥리, 그리고 보현지맥 넘어 별도로 떨어져 있는 구암산 아래의 상사리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두마리와 상옥리는 포항서 가장 눈이 먼저 오고 녹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산행 기점인 상사리 평지동. 주변 골짜기에 비해 마을 일대가 편평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민들은 포항공대 창업보육센터 분소(옛 죽장초등 상사분교)와 상사마을 작업장창고가 위치한 아랫마을을 시문, 상사리 마을회관이 위치한 윗마을을 평판이라 부른다. 점말은 예전에는 사기 그릇을 구워 팔았던 곳이며, 신라때 개운사라는 절이 빈대에 의해 폐사 하였다는 절골등 숱한 옛이야기가 감추어진 곳이다.  

산행팀이 경험한 구암산(九岩山)의 이름은 영덕 팔각산, 고흥 팔영산, 진안 구봉산과 같은 '과(科)'로 분류된다. 차이라면 변화무쌍한 기암괴봉이 산 이름의 앞의 숫자만큼 병풍처럼 비경을 선사하는 반면 육산인 구암산은 기암괴봉의 연속은 아니지만 적어도 15개 이상의 잔봉들이 산행 내내 앞을 가로막고 있다. 해서, 별 무리없이 완주했다면 일본 북알프스나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등 웬만한 외국의 명산 등정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장담한다.

또 한 가지. 새 중에 검은등뻐꾸기란 놈이 있다. 스님들이 하안거에 드는 5월부터 이 산 저 산 천지사방을 돌아다니며 울어대는 두견이과 여름철새이다. 이름은 잘 몰라도 아마 산을 자주 찾는 사람이라면 이 새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아! 이 소리' 하고 무릎을 칠 것이다.

이 검은등뻐꾸기의 닉네임은 '홀딱벗고새'. 그 울음소리가 바로 '홀·딱·벗·고'라고 들리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홀·딱·벗·고'라며 네 박자로 울어대 최근에는 일명 '송대관새'라고도 불린다.

구암산에는 특히 검은등뻐꾸기가 많다. 인적 드문 한적한 산길, '홀딱벗고새'와 벗하며 '즐산'하길 바란다. 이 검은등뻐꾸기는 그 모습을 한번 보려고 살금살금 다가가면 이내 울음을 뚝 그친다.


◆교통편

- 대중교통으로 당일치기 불가…승용차 이용해야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경주IC~포항 위덕대 7번 국도~울산 포항 7번~포항 보문관광단지~포항 7번~포항 울진 위덕대~포항 안강~영천 안강 양동마을 28번~안강 28번 우회전~대구 영천~영천 기계 28번~기계 31번 안강 68번~기계 31번 우측으로 내려선 후 우회전~청송 기계 서포항IC 31번 좌회전~포항시 기계면 안내판~청송 기계 31번 직진~청송 죽장 31번~한티터널~죽장면 안내판~청송 죽장 31번~청송 현동 31번 좌회전~죽장고교~LG주유소~합덕교~합덕리 삼거리서 상사리 마을회관(10.7㎞) 우회전~상사보건진료소(비포장로)~옷재(비포장끝)~평지동~포항공대 창업보육센터 분소 앞 우회전~상사리 마을회관 순.

대중교통편은 워낙 오지라 연계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당일치기로 불가능하다. 참고로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영천에 내려 이곳에서 청송행 버스를 타고 현동면 소재지인 도평(리)에서 하차한다. 도평에서 상사리까지는 하루 2회(오전 7시, 오후 2시)뿐이라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1만2000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구암산 취재기****

구암산 취재 산행도 항상 취재산행지를 정할 때 마다 염두에 두었던 산행지로 뒤 늦게 가게 되었다. 지금은 기맥이니, 지맥이니, 분맥이니 하면서 전국의 산하를 하나의 능선으로 보고 있다. 신산경표에 맞추어 구암지맥이니 보현지맥하면서 하나의 틀에 묶고 있는 산행 이전에 가보고 싶었던 산행지로 지금은 산행지에 대한 정보가 몇줄 나와 있어 참고를 할 만하다.

구암지맥은 낙동정맥의 69번 도로가 지나가는 가사령위 일명 가사봉에서 시작하는 보현 지맥을 따른다.746봉과 744봉을 지나면 다리방재, 일명 달의령에 도착한다.송이골과 가사령69번 도로와 연결되는 임도길과 함께 달리는 보현지맥길은 구암, 보현지맥 분기점(N36도14‘01’“E129도09’19“, GPS790m)에 올라선다. 우측은 구암지맥 좌측은 보현지맥으로 갈리는 중요지점이다.

구암지맥은 776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서 다시 솟구쳐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구암산(807m N36도14‘26” E129도08’48“ 삼각점 기계21 2004 재설)정상으로 올라선다. 31번 도로가 지나는 삼자현을 거처 솔치재~노래산~아홉살재~계명산~914번도로의 양곡재~약산~길안천 좌측으로 내려서는 구암지맥상의 최고봉을 취재하였다. 예상대로 산길은 지맥 덕분으로 흔적을 남기고 있어며 조용하다못해 적막감이 감도는 조용한 산행지라 생각된다.
 
북으로는 주왕산 국립공원의 가마봉이 뚜렷하고 왕거암에서 대궐령을 무포산으로 거쳐 이어지는 낙동정맥길이 뚜렷하다, 남으로는 운주산 침곡산등 남쪽의 낙동정맥이 금정산으로 이어지고, 남서쪽으로는 보현지맥이 용의 등을 타고 꼭두방재 베틀봉 면봉산과 보현산으로 꿈틀거리며 달여나가는 산속의 산이다.

그리고 들머리 상사리 평판(지)마을로 가기위해서는 부산에서는 두달래가 있가. 죽장면사무소를 지나 청송가는 31번도로를 달려가면 합덕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두갈래길로 일단 죽장면의 도로를 이용할여면 우측으로 틀어 합덕리 황정리에서 비포장길을 올라 보현지맥의 옷재를 넘어 시문마을 포항공과대학 창업보육센타에 앞에서 우회전을 하면 평판마을 회관앞으로 갈 수 있다.

또 한가지는 합덕삼거리에서 31번 도로를 따라 월평리를 지나 꼭두방재를 넘어면 청송군 현동면, 현동면 거성리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틀면 신풍저수지를 지나 다시 포항시 (북구)죽장면 상사리로 들어선다. 시문마을 포항공과대학 창업보육센타에서 좌회전하면 상사리 마을회관 산행 들머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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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에서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계곡을 끼고 점골마을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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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골마을로 위에 사진은 진행방향으로 올라갈때 사진으로 전못대가 보이는 곳에서 좌측으로 작은 다리를 건너 갑니다. 그리고 바로 위 사진은 작은 다리를 건너 점골마을을 뒤돌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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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살등을 지나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오룡산 연봉과 정상, 그 너머로 희미하게 천마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날머리 자장암의 금와공. 이날 산행팀은 개구리를 실제로 봤다.


저무는 한해, 사찰 산행으로 마무리
통도사 들머리로 원점회귀… 인적 드문 코스
다섯 암봉 오룡산, 실제론 예닐곱개로 아리송




노송이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무풍한송(舞風寒松) 길, 임진왜란 때 왜구들이 활을 쏘려다 눈앞의 경관이 빼어나 쏘지 못했다는 안양동대(安養東臺), 영축산의 봉우리가 비친다는 극락영지(極樂影池), 자장율사가 손가락으로 바위에 구멍을 뚫어 금개구리를 살게 했다는 금와공(金蛙孔), 국내 5대 적멸보궁의 근본으로 법보사찰 해인사, 승보사찰 송광사와 더불어 국내 삼보(三寶)사찰로 손꼽히는 불보사찰.

아무리 과문할지라도 이쯤 되면 양산 통도사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의 한 축을 이루는 영축산 기슭에 위치한 영축총림 통도사는 사실 부·울·경 사람들에겐 그 명성에 합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수학여행 단골지인 경주가 그러하듯 통도사 또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 야외학습 장소로 이따금씩 방문하다 보니 정색해서 찾아가는 여행지로서는 자연스레 등한시 되지 않았나 싶다.

영남알프스에는 사찰이 산행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재약산과 천황산이 표충사를, 가지산이 석남사를, 억산 운문산이 석골사를, 영축산이 통도사를 산행 기점으로 하고 있다.



한해의 끝자락. 산행팀은 들머리를 통도사로 잡아 영축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시살등~오룡산 코스를 다녀왔다. 화살처럼 내달려온 한 해를 산행과 함께 차분히 돌이켜볼 수 있는 장소로 사찰만큼 적당한 곳이 없다는 확신 때문이다.

이창우 대장은 "사실 영남알프스는 널리 알려진 명산 위주의 산행이 아직도 만연돼 있다"며 "이번 코스는 영남알프스 주능선 중 비교적 인적이 드문 등로"라고 말했다.

산행은 통도사 세심교 앞 주차장~임도~한피기고개(966m)~시살등(981m)~잇단 자장암 갈림길~칼날바위~967봉~오룡산(949m)~임도~계곡 건너~자장암~주차장 순의 원점회귀 코스. 휴식 및 식사시간을 빼고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55분 정도 걸리며, 길찾기는 전혀 어렵지 않다.

  


세심교 주차장에선 갈림길이 기다린다. 왼쪽 자장암 금수암, 오른쪽은 비로암 극락암 방향. 먼저 차량 진입금지 시설물이 보이는 정면으로 향한다. 운동장이다. 이번 코스의 대략적인 큰 그림을 그려보기 위해서다. 이곳에 서면 우측 영축산에서부터 왼쪽으로 함박등 백운암 채이등 죽바우등 시살등(약간 보임) 오룡산 등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이 한눈에 가늠된다. 산행팀은 정면 철탑 옆 지능선 중 가장 큰 능선을 타고 오르다 뒤로 넘어서며, 하산은 오룡산 옆 일자능선 초입지점에서 자장암으로 내려온다.

자장암 금수암 방향으로 간다. 서축암을 지나면 자장암 금수암 갈림길. 우측 금수암 방향으로 50m쯤 가면 포장로가 끝나면서 왼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물마른 계곡을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산길다운 산길이 기다린다. 본격 들머리다.

한 굽이를 살짝 올라 만나는 갈래길에선 오른쪽으로 간다. 완경사의 움푹 파인 낙엽길이다. 향나무 숲을 지나면 이내 임도. 바로 건너 산으로 오른다.

물마른 큰 계곡을 건너면서 급경사 된비알이 시작된다. 그래도 이 길은 통도사와 배내골을 잇는 옛길이라 경사도에 비해 거의 지그재그길로 돼 있어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우측 머리 위 주능선 상의 거북을 닮은 암봉은 죽바우등인줄 알았지만 확인 결과 평범한 암봉이었다. 참고하길.

'큰비탈 고개'라는 의미의 한피기 고개는 물마른 큰 계곡에서 55분 뒤. 오른쪽 영축산(3㎞), 왼쪽은 시살등 방향. 직진하면 청수우골을 거쳐 배내골로 이어진다.

왼쪽 시살등을 향해 간다. 6분이면 닿는다. 근육질의 암봉이 즐비한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 상에서 유일하게 부드러운 흙봉우리다. 전망이 기가 막혀 북으로 죽바우등에서 시계 방향으로 정족산 천성산제2봉 천성산 금정산 계명봉 고당봉 천마산 오룡산 토곡산이, 남으로 천태산에서 역시 시계 방향으로 금오산 매봉 향로봉 백마산 향로산 정각산 재약봉 코끼리봉 재약산 천황산 운문산 가지산 상운산 능동산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이 확인된다. 남쪽 발밑 커다란 암벽 부분이 신동대굴이다. 새 소식 하나. 그간 조그만 돌탑 위에 홀로 서 있던 정상목(木) 옆에 지난 7월 울산산오름산악회가 정상석을 세워놨다.

  

오룡산을 향해 직진한다. 두 번의 자장암 갈림길을 지난다. 굳이 시살등과 경계를 짓자면 여기서부터 오룡산이 시작된다. 말 그대로 오룡산은 다섯 개의 암봉으로 구성된 봉우리. 물론 산 아래서 봤을 경우이다. 하지만 막상 걸어보면 예닐곱 개라 헷갈린다. 거창 미녀봉을 걸으며 어디가 턱인지 가슴인지 확인할 수 없듯이. 중요한 건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봉우리를 제외하고 모두 오른쪽으로 우회한다는 사실이다.

날등이 칼날을 연상케 하는 칼날바위를 지나면 암봉 옆으로 낙엽 융단길과 산죽 터널을 통과하기도 하고 얼음이 솟아오른 조그만 동굴도 만난다. 능선이 좌로 크게 휘면서 암릉이 병풍처럼 이어진다. 이쯤 되면 몇 개의 봉우리를 지났는지 어리둥절하다.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숨바꼭질 하는 기분이다. 특히 암릉을 스쳐 지나갈 땐 모르지만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선 남사면쪽이 거의 수직에 가깝다는 사실에 놀란다.

소나무 두 그루가 확연히 드러나는 확실한 다섯 번째 봉우리 앞의 네 번째 암봉에 올라서면 안보이던 영축산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마침내 다섯 번째 암봉인 오룡산 정상. 두 번째 자장암 갈림길에서 대략 55분. 역시 지나온 크고 작은 봉우리가 대여섯 개여서 확실하게 다섯 개로 단정지을 수 없다. 높이로만 따질 때 최고봉인 967봉만 확인될 뿐이다. 산이름은 원래 산 아래 마을에서 명명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왈가왈부 해봤자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산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오른쪽은 영남알프스의 막내인 염수봉 가는 길. 해서 산행팀은 왼쪽으로 향한다. 정면엔 석계공동묘지, 왼쪽엔 오룡산 정상, 967봉 칼날바위 시살등 한피기고개 죽바우등 영축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본격 하산길. 6분 뒤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간다. 24분 뒤 임도 오거리. 차단기(차단기 바로 우측옆 그러니까 능선과 사이에 보면 내려가는 산길이 있슴) 우측 산길로 내려선다. 차단기 뒤 임도는 산행 초입 만난 임도로, 금수암에 이른다.

자장암까지는 3㎞. 마냥 걷고 싶은 그림 같은 산길이다. 동시에 단칸 짜리 골방에서 화두와 씨름하는 통도사 스님네들이 산책하던 사연많은 길 아니던가.

20여 분 뒤 네 갈래 길에선 계속 직진한다. 물이 졸졸 흐르는 지계곡을 건너 또 다른 큰 지계곡. 이제 계곡 오른쪽 산길로 하산만 남았다. 15분 뒤 자장암을 지나 다시 10분 더 걸으면 세심교 앞 주차장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 자장암 금와공, 자장율사의 '금개구리 전설' 유명

  

산행 초입 임도를 건너 본격 산으로 진입하면 노란색 페인트칠을 해놓은 나무들을 만난다. 흔히 숲의 건강을 위해 희생될 나무로 알려져 있지만 정반대다. 양산국유림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이 나무들은 향후 숲을 대표할 미래목(木)이라고 설명했다.

오룡산 정상에 서면 모 산악회가 영남알프스 종주기념으로 세운 정상석이 있다. 이 산악회는 오룡산을 영남알프스의 최남단으로 봤을까 아니면 다른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아무튼 산행팀은 오룡산 남쪽의 염수봉을 맨 남쪽으로 보고 싶다. 산줄기가 여기까지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맥은 염수봉 아래 내석고개에서 끝난 후 다시 채바우골만당 천마산 축천산으로 새로운 능선이 시작된다. 해서, 염수봉을 흔히 '영남알프스의 막내'라고 부르지 않는가.

통도사 창건주 자장 율사가 절 건립 전 암벽 아래 움집을 짓고 수도했다는 자장암에선 금와공을 빠뜨리지 말자. 법당인 관음전 뒤에 위치한 금와공은 자장 율사가 손가락으로 바위에 구멍을 뚫어 금개구리를 살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관음전과 마애불 사이로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이날 산행팀은 바위구멍 속에 있는 개구리를 실제로 봤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통도사 정문 앞 통도식당(055-382-7070). 손맛이 일품인 데다 시설 또한 깔끔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흔히 절 앞 식당에는 산채정식과 산채비빔밥이 주메뉴이지만 이곳은 삼대(三代)가 함께 와도 입맛대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버섯전골 흑돼지삼겹볶음 더덕구이흑돼지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한결같이 맛있다.



# 교통편

- 신평행 버스 20분마다 출발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신평 또는 언양행 버스를 타고 신평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40분 걸리며 2000원. 통도사는 여기서 걸어서 10분 거리.

신평버스정류장에서 부산행 버스는 20분마다 있으며 막차는 밤 9시15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통도사IC~양산 통도사 35번~부산 양산 직진~경남 양산시 하북면 안내판~통도사 우회전~통도환타지아~통도사 산문(매표소) 통과~통도사 주차장 지나~백운암 비로암 극락암 오른쪽 방향~백운암 비로암 반야암 왼쪽 방향~세심교 지나 주차장 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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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산~학일산 코스는 시종일관 낙엽융단길을 밟는 호사를 누리다가 온천욕으로 깔끔한 마무리를 할 수 있다.


학일산 정상에선 영남알프스 연봉이 보인다.


남산식육식당의 선홍빛 구이용 고기.

꽃도, 단풍도 사라진 겨울산 진짜 산이 보인다
쌓인 낙엽 밟고 날머리서 온천 즐겨
봉우리 10개 이상… 체력소모 많아




이번 주 산행지는 청도 대왕산~학일산.

온 세상을 온통 하얗게 만드는 눈이 없는 겨울산은 사실 좀 막막하다. 황량하고 을씨년스럽다. 경우에 따라선 상당한 인내를 요하기도 한다.

참꽃 진달래와 철쭉의 화사함도 없고 청량감을 가득 안겨주던 시원한 계곡도 결빙돼 요주의 대상이다. 온산을 순식간에 불태우던 단풍 또한 한 순간 자취를 감추었다.

굳이 이 시점에 발걸음을 청도 쪽으로 재촉하게 된 계기는 만산홍엽의 쓰라린 흔적인 낙엽 융단길을 하염없이 걸어보기 위해서다. 그 곱던 단풍도 대자연의 법칙 앞에선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달으면서 말이다.

그래도 허전함이 남을 경우를 대비해 날머리를 물좋은 온천으로 뽑았다. '낙엽과 온천'이 이번 산행의 테마인 셈이다.

  


산행은 경북 경산시와 거의 인접한 청도군 금천면 김전리~고갯마루(노거수)~448봉(비슬기맥 갈림길)~대왕산(606m)~삼각점봉(641봉)~돈치재~통내산 갈림길~학일온천 갈림길~학일산(693m·헬기장)~송림사(옛 연화사)~학일온천 순. 식사 및 휴식시간 빼고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6시간 안팎. 차가 김전리에 있으면 20분 더 걸어야 한다. 그리 높지 않은 동네 뒷산 수준의 높이지만 크고 작은 봉우리가 10여 개나 이어져 가랑비에 옷 젖듯 은근히 힘이 많이 든다. 하지만 중간에 탈출로가 열려 있어 체력에 맞게 산행을 할 수 있다.

들머리 김전리는 학일온천 입구에서 1.3㎞쯤 떨어진 마을. 길 왼쪽에 '대경오리마을'이라 적힌 빨간색 대형 입간판이 서 있다. 좌회전해 연이어 만나는 '석림원' 간판에서 10m쯤 더 가면 큰 소나무와 함께 오른쪽에 묘지 2기가 보인다. 그 사이로 열린 산길이 들머리다.

한 굽이 오르면 김전리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월성 최 씨묘. 이후 등로가 희미해 크게 왼쪽으로 서서히 방향을 옮기며 오른다. 10여 개의 잇단 묘지를 지나면 낙엽길. 화려했던 옛 영화의 빛깔이 아직 남은 낙엽길은 신갈 또는 떡갈나무 낙엽이 주종으로, 어른 얼굴을 가릴 정도로 잎이 크다. 우측엔 개인 농장인 듯 철조망이 등로와 나란히 달린다. 꿩이 유난히 많아 여기까지 오는 데 벌써 5마리나 날갯짓을 하며 산행팀을 놀라게 했다.

20분 뒤 시야가 트이는 묘지에 이르면 대왕산은 대략 10시, 학일산은 7시 방향에 포진해 있다. 결국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게 된다.

이젠 등로가 좁아지며 송림길로 이어진다. 푹신푹신한 솔가리를 밟으며 힘겹게 무명봉을 하나 넘으면 고갯마루 사거리. 노거수가 터줏대감으로 자리해 있고 우측은 들머리 김전리, 좌측은 69번 지방도 옆 갈지리 방향이다.

이후 등로는 한눈에 봐도 된비알. 오름길 정점은 448봉. 사룡산에서 출발, 구룡산을 거쳐 대왕산으로 이어지는 비슬기맥 갈림길이어서 갑자기 리본이 많이 걸려 있다. 오른쪽 구룡 사룡산 방향 대신 왼쪽으로 간다.

또 다시 낙엽능선길. 이 길은 '우 경산, 좌 청도'의 시·군 경계이기도 하다. 이제 학일산은 좌측. 우측에 위치한 봉우리 둘 중 오른쪽이 대왕산이다.

  




448봉에서 20분 뒤 갈림길. 왼쪽은 대왕산을 거치지 않는 우회길이어서 오른쪽 능선길을 오른다. 대왕산 상봉은 20분 뒤. 조망이 거의 없는 제법 너른 터 가장자리에는 경산에서 세운 정상석과 일제 때 경산 남산면민의 항일활동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항일 대왕산 죽창의거 전적비'가 경산 쪽을 바라보고 나란히 서 있다. 대왕산은 청도보다는 경산 쪽에 의미있는 산임을 보여준다.

진행 방향은 왼쪽. 북사면이라 바람이 몹시 차다. 등로는 오르락 내리락. 무명봉 하나를 살짝 넘으면 이내 삼각점봉인 641봉. 오른쪽은 삼성산 또는 선의 용각 비슬산으로 가는 비슬기맥길. 왼쪽으로 간다. 이 봉우리는 또 청도 매전면(정면) 금천면(왼쪽), 경산 남산면(오른쪽)이 만나는 삼면봉(三面峰)이기도 하다.

산허리길을 돌아 묘지가 있는 너른 터에 서면 우측으로 갈림길 하나. 천주산 가는 길이니 참고할 것.

계속 직진한다. 낙엽 융단길이 이어진다. 서걱서걱 낙엽 밟는 소리가 정겹다. 이제 왼쪽엔 산행 들머리 능선과 그 뒤로 반룡 발백 구룡산 등 영천 경산 청도 쪽 봉우리가 확인된다.

청도 김 씨, 고성 이 씨, 밀양 박 씨 등의 묘지와 쓰러진 나무를 잇따라 지나면 '운동 후 스트레칭' 모습이 코팅된 용지가 나무에 걸린 무명봉. 이때부터 능선이 오른쪽으로 휘며 낙엽 융단길이 계속된다. 그러다 지도 상의 441봉에서 서서히 왼쪽으로 휘며 가파르게 떨어지다 고갯마루에 닿는다. 돈치재다. 고도가 낮아 아직 푸름이 남아있다.

한 굽이 오르면 왼쪽에 흰 밧줄이 하산길을 안내한다. 김전리행 원점회귀길이다. 참고하길.

아직도 갈길이 멀다. 청도 김 씨묘를 지나면서 길이 묵어 약간 헷갈린다. 잡풀 숲에선 우측으로 우회하고 억새 군락지에서 좌측으로 간다. 이렇게 30여 분. 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오른쪽은 매전면 뒷산인 통내산 가는 길. 산행팀은 왼쪽으로 간다.

역시 등로는 오르락 내리락. 미답의 낙엽 융단길이 40분 정도 이어진다. 힘이 꽤 드는 된비알 송림길을 지나면 농짝만한 바위군. 올라서면 대왕산 우측 뒤로 초래봉 환성산 팔공산 관봉이 확인된다.

10분 뒤 삼거리봉. 왼쪽으로 내려서면 학일온천. 무난하고 쉬운 길이다. 이전에 이 길을 소개한 적이 있는 산행팀은 오른쪽 정상으로 향한다. 8분이면 헬기장인 상봉에 닿는다. 자연석을 다듬어 만든 조그만 정상석이 서 있다. 삼각점은 엉터리로 세워놨다. 참고하길. 시야가 트인 부분으로 암봉인 지룡산을 기준으로 왼쪽 문복산 옹강산 구룡산 발백산 사룡산이, 오른쪽으로 쌍두봉 상운산 가지산 운문산 억산이 확인된다.

하산은 왼쪽(동남쪽)으로 내려선다. 태풍 탓에 쓰러진 나무와 덤불숲을 애써 뚫으면 물마른 계곡. 20m쯤 내려오다 왼쪽 낙엽길로 발걸음을 옮기면 비로소 길다운 길을 만난다. 여기서 8분 뒤 송림사(옛 연화사). 대웅전을 오른쪽에 두고 왼쪽 물마른 계곡을 건너면 묵은 임도급 산길. 우측으로 내려선다. 묘지 2기가 있는 능선 안부와 옛 광산을 잇따라 지나 20여 분 내려오면 학일온천에 닿는다. 송림사에서 대략 30분.



# 떠나기전에

간단한 산행 후 온천욕을 하려면 학일온천에서 출발, 학일산까지 왕복하면 된다. 산길도 뚜렷하다. 2시간30분 걸린다. 이 길로 오르면 학일산 정상 직전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8분 소요된다.

또 한 가지. 대왕산 및 학일산 정상석에는 각각 해발 641, 637m로 적혀 있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이 2006년 발행한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각각 606, 693m로 표기돼 있다.

겨울산행 후 온천욕은 최고의 보약. 날머리 청도(학일)온천(054-373-5701)은 시설은 소박한 시골의 조그마한 온천이지만 물 하나만은 전국에서 알아준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국내 3대 온천에 단골 손님으로 빠지지 않는다.

유황천인 이곳은 동네 사람들의 치아가 흙황색으로 변색돼 있는 것을 계기로 발굴 조사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학일온천은 온냉탕 및 샤워기 물, 심지어 화장실 물도 온천수일 정도로 유량이 풍부하다. 또 200m 깊이에서 솟기 때문에 대장균이 없어 그대로 음용할 수 있다. 아토피 습진 무좀 등 피부 질환 및 위장병 환자에 특히 효험이 있어 단골들은 온천욕 후 큰 물통으로 물을 떠 간다. 입욕료는 4500원. '근교산&그 너머' 신문지면을 제시하면 두 사람에 한해 500원씩 할인해 준다. 온천 좌측에는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잔치국수(2000원)도 판매한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경산시 남산면 남산식육식당(053-852-5124). 학일온천~경산 방향~상대온천~남산면소재지 내 남산초등교 맞은편의 남산파출소 뒤편에 위치해 있다. 차로 7분 거리.

매일 소 한 마리가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에 싱싱한 고기 그 자체가 맛의 비결이다. 된장찌개 또한 기가 막히다. 구이 1만4000원, 안창 1만7000원(이상 150g). 번호표를 발급 받아 30분 정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 교통편

- 날머리서 김전리까지는 20분 가량 걸어가야

  

부산역에서 청도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6시47분, 7시25분, 7시50분, 9시5분에 출발한다. 4900원. 청도역 맞은편에 있는 청도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동곡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9시10분, 10시20분. 2600원. 동곡에서 대구행 버스를 타고 김전리에서 내린다. 20~30분 간격으로 있다. 1000원. 하차 지점에서 들머리 '대경오리마을' 입간판이 서 있는 곳까지는 불과 100m 떨어져 있다.

날머리 학일온천 앞에선 버스가 정차하지 않는다. 김전리 정류장까지 걸어가야 한다. 20분쯤 걸린다. 김전리에서 동곡행 버스 역시 20~30분마다 있다. 동곡에서 청도행 버스는 오후 4시15분, 5시20분, 6시10분, 7시40분에 출발한다. 청도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5시55분, 6시45분, 7시46분, 8시41분, 밤 10시6분, 새마을호(7200원) 열차는 오후 5시15분에 한 번 있다.

동곡정류장 입구에는 개인택시 사무실(054-372-3066)이 있다. 김전리까지는 5000원, 김전리에서 택시를 부를 경우 60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청도IC~밀양 청도 25번~경주 운문 20번 좌회전~대구 경산 69번 좌회전~경산 남산~청도(학일)온천 입구 지나 대경오리마을 빨간색 입간판 좌회전 순. 김전1리 경로당 앞 주차.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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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 정상에 오르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을 비롯 계룡산 선자산 가라산 옥녀봉 등 거제도 10대 명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상석 뒤로 쌍봉인 독봉산, 그 뒤 계룡산이 보이고 우측 신현 앞바다에 삼성중공업이, 그 뒤로 고성 쪽의 구절산 거류산 벽방산도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온다


옥녀봉 정상에 서면 한려해상 국립공원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사진 왼쪽 뒤 두 개의 섬이 내도와 외도, 오른쪽 맨 끝 섬이 해금강이다.

산세 평범하지만 조망 끝내줘요
거제지맥 2박3일 종주코스중 한가운데 위치
옥포서 시작, 군소 암봉·10대 명산 파노라마
정상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 다도해 황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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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제도에 산행로와 관련, 대역사(大役事)가 이뤄졌다. 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이른바 거제지맥 종주구간이 뚫렸기 때문이다. 섬의 맨 남단인 망산에서 출발해 북으로 가라산~노자산~북병산~옥녀봉~국사봉을 거쳐 대금산으로 이어지는 총 52㎞ 구간이 그것으로, 보통 2박3일 정도 걸린다. 거제지맥은 대우조선해양(주)의 산행서클인 우정알파인클럽(회장 김상철) 회원들이 3개월여에 걸쳐 다리 품을 팔아 개척한 땀의 결실.

김 회장은 "좁게는 주 5일제 근무시대를 맞아 3만여 회사 직원들의 여가생활 방편으로 개척했지만, 넓게는 우리 섬의 주옥같은 산들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반가운 소식이 하나 더 있다. 섬의 서쪽 끝단에 위치한 산방산에서 계룡산~선자산을 거쳐 거제지맥의 북병산과 연결되는 동서 횡단로가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꿈같은 방대한 대역사가 올해 말 완성될 경우 아름다운 섬 거제도를 승용차 대신 수 백리 능선길을 따라 일주가 가능해져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제도의 10대 명산에서는 한결같이 쪽빛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을 조망할 수 있다.

산행팀이 이번에 소개하는 국사봉(國士峰·462m)과 옥녀봉(玉女峰·554.7m)은 거제지맥의 한 구간으로 거제의 10대 명산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산세는 평범하다. 월출산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영남알프스나 지리산의 능선 마냥 웅장한 맛도 없지만 그저 소리 소문없이 섬에서 뭍을 그리워하며 사람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리움에 사무쳤는지 찾는 이에게는 부드럽고 넉넉한 산길을 내어준다. 그래서 올라가는 산이 아니라 왠지 품안에 안겨 기대야 할 산이라는 느낌이 앞선다.

산행은 옥포아파트~애드미럴호텔~골프연습장~국사봉 등산안내도~약수암~수월재(주능선)~체육시설(큰골재)~잇단 전망대~국사봉 정상~작은 국사봉~옛 수월농장~임도~명재~명재쉼터(문동폭포 갈림길)~옥녀봉 삼거리~능선안부(옛 헬기장)~옥녀봉 정상~능선 끝 전망대~예비군 훈련사격장~14번 국도 대우조선해양(주) 정문 순. 순수 걷는 시간은 5시간 정도.

대우조선의 사원주택인 옥포아파트 단지 내 애드미럴호텔 오른쪽 옆길로 향한다. 골프연습장을 지나면 왼쪽에 등산로가 열려있다. 아파트 뒷산이라 많은 주민들이 눈에 띈다. 소나무와 전나무 등 늘푸른 수목이 시원스레 뻗어 있다. 슬레이트 지붕의 약수암을 지나면서 길은 점차 가팔라진다. 주능선인 수월재까지는 대략 30분.

여기서부턴 솔가리가 널부러진 오솔길. 10분후 체육시설. 큰골재다. 옥포만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는 쉼터가 조성돼 있다. 저 멀리 가덕도 연대봉과 다대포 몰운대, 그리고 영도 봉래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어지는 길은 갈림길. 평행봉 앞에서 우측으로 간다. 등산로는 좁고 경사지면서 잇단 전망대를 지난다. 비로소 저 멀리 건너편에 철탑이 서 있는 옥녀봉이 보인다. 상봉은 전망대에서 15분 뒤 닿는다. 신선대 바위라 불리는 이곳 상봉에선 거제도의 산이란 산과 섬의 경제를 떠받치는 양대 축인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정상석을 기준으로 양쪽에 자리잡고 있다.

정상석 정면의 계룡산과 그 뒤 산방산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선자산 북병산 노자산 가라산이, 오른쪽으로 앵산 대금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상석 발밑 낮은 암봉이 작은 국사봉, 그 왼쪽 옆 2개의 봉우리가 독봉산이다.

하산은 심한 내리막 바윗길. 집채만한 바윗덩어리의 집합체와 유난스레 시원한 소나무를 지난다. 대신 안부에서 작은 국사봉까지는 경사가 아주 심한 오르막. 국사봉에서 작은 국사봉까지는 25분 정도.

발길은 이제 옥녀봉으로 향한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 우측 열린 길로 향한다. 무심코 가다가는 지나치기 쉬우므로 길찾기에 유의하자. 오랫동안 인적이 드물어 묵은 길이다. 5분 후 옛 수월농장. 폐 축사쪽 대신 우측 억새군락지 사이 큰 길로 향한다. 뒤돌아보면 '우 국사봉, 좌 작은 국사봉'. 비로소 국사봉이 두 개의 봉우리로 마주보고 있는 형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곧 임도와 만난다. 7분쯤 뒤 다시 산길로 접어들면 사거리. 왼쪽길은 국사봉에서 작은 국사봉을 거치지 않고 내려오는 길. 우측으로 간다. 여기서부터 거제지맥길. 길을 개척한 대우조선 우정알파인클럽이라고 적힌 빨간색 리본이 걸려있다. 이곳에서 옥녀봉 정상 밑 삼거리까지는 1시간40분 정도의 능선길로 오솔길이 이어진다. 내달려도 좋고 쉬엄쉬엄 가도 상관없다. 간혹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곤 하지만 솔가리와 낙엽이 쌓인 나목 숲에서 '푸드덕'하며 날아오르는 장끼와 까투리, 그리고 누른 점박이 노루는 겨울산행의 진면모를 맛보게 해준다.

50분쯤 뒤 갈림길. 명재다. 산세로 봐서 국사봉과 옥녀봉의 경계지점인 듯하다. 왼쪽길을 택하면 이내 명재쉼터. 지도상의 문동폭포 갈림길. 직진한다.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점차 옥녀봉 가까이로 다가서는 느낌이 들 무렵 삼거리에 닿는다. 소위 옥녀봉 삼거리다. 명재에서 55분 거리. 거제지맥은 여기까지. 마른 억새가 보이는 왼쪽으로 간다. 나목 사이로 저 멀리 옥녀봉이 보인다. 20분 뒤 능선안부. 정상까지 0.6㎞로 대략 15분 걸린다.

  

정상에는 이동통신 중계탑 등 3~4개의 뾰죡 철탑과 과거 군인들이 근무했던 막사가 방치돼 있지만 한려수도 쪽빛바다 위에 뜬 지심도와 외도 그리고 해금강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와 금방 표정을 밝게 해준다. 이날따라 지심도 뒤로 대마도까지 보인다.

하산은 계속 직진. 능선 끝 전망대를 지나 바위능선을 우측으로 에돌아 내려서면 40분 뒤 대우조선 예비군 사격훈련장. 거기서 3분 걸어 내려가면 14번 국도를 만난다. 길을 건너면 대우조선 정문이고 바로 그옆이 버스 정류장이다.

# 떠나기전에 - 거제지맥·동서횡단로에 앵산 빠져

산행 후 대우조선해양(주) 우정알파인클럽 김상철 회장에게 물어봤다.

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거제지맥과 현재 계획 중인 산방산~계룡산~선자산~북방산으로 이어지는 동서횡단 등산로가 뚫릴 경우 아쉽게도 거제 10대 명산 중의 하나인 앵산만 빠진다고. 앵산은 섬의 북서쪽에 홀로 치우쳐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오랫동안 클럽 회원들과 함께 앵산과 비교적 가까운 대금산을 연결하는 등로를 개척  


하기 위해 수 차례 탐방을 했지만 뚜렷한 방법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은 "현재로선 인위적으로 나무를 베어가며 산길을 내야 할 판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우선 동서횡단 등산로를 완성한 뒤 다시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사봉과 옥녀봉 정상에 서면 향후 거제도의 미래를 한 단계 올려줄 도로망을 엿볼 수 있다.

통영과 거제를 이어주는 새 도로망과 부산~거제도를 연결하는 거가대교에서 내려오는 연계도로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 현재 도로공사 중인 곳도 직접 눈으로 확인 가능하다.

하여튼 단 한 번의 짧은 산행으로 거제도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많이 목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국사봉과 옥녀봉인 것만은 분명하다.


# 교통편 - 부산서 여객선·시외버스 등 다양

배 시외버스 승용차 등 교통편이 다양하다.

중앙동 여객선터미널(051-660-0117)에서 옥포행 여객선은 오전 7, 9, 11시에 있다. 45분 걸리고 1만7500원. 옥포여객선터미널(055-687-6767)에서 부산행 여객선은 오후 3, 5시에 출발한다.

부산 서부터미널(051-322-8306)에서 거제 고현행 시외버스는 오전 8시30, 9시49분에 있다. 2시간30분 걸리고 1만1300원. 고현에서 산행 들머리인 옥포까지 가기 위해선 터미널 앞에서 장승포행 시내버스를 탄다. 5분 마다 있으며 800원. 날머리 대우조선 정문 수위실 앞에서 고현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고현시외버스터미널(055-632-1920)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40, 5시22, 5시58, 6시40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마산 창원 방향~서마산IC~시청 통영 방향~진동~고성~통영~거제도~신거제대교~14번 국도~고현~연초~옥포소방서 지나 '애드미럴호텔, 옥포쇼핑센터, 거제대학 평생교육원, 국사봉 정상 1.8㎞' 이정표 보고 우회전, 애드미럴호텔 우측 도로를 따라 가면 된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11:00 DSME 3동 아파트앞 입구
11:29 수월재
11:39 큰골재
11:51 전망대
11:56 전망대 식사
12:34 출발
12:35 국사봉정상
12:49 수월농장 사거리
13:48 김해김씨묘
13:50명재쉼터
14:32 옥여봉삼거리 팔각정
14:50 전망대
14:56 헬기장 갈림길
15:17 옥녀봉정상
15:45 석탑사이 갈림길
16:04 대우해양조선 정문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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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산에 서면 사위가 온통 산의 물결로 넘쳐난다. 사진상으론 좌로부터 천황산 재약산 사자평 배내봉 정도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지 운문 고헌 간월 신불 영축 오룡 염수봉 그리고 금정산도 확인된다.





쌍봉 오르기 직전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황산과 재약산.





학암바우ㅏ




산꾼들의 휴식처 '휴정'의 한방 오리백숙.


영남알프스 최고의 전망대
여기는 가지 운문 천황 재약, 저기는 간월 신불 영축




초보 산꾼들의 등산 패턴은 사람마다 약간씩은 차이가 나겠지만 대략 이렇다.

처음엔 주변 지인들을 따라 가까운 금정산이나 백양산을 몇 차례 오른다. 뭇 산꾼들의 대오 속에 섞여 어색함을 떨쳐낼 수 있을 즈음 다음 여정은 십중팔구 부울경 산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영남알프스. 봉우리를 하나씩 섭렵하며 산의 맛을 조금씩 느끼게 되는 단계다.

  
차츰 다리에 힘이 붙으면 이제 비교적 큰 산인 설악산을 무박2일 일정으로 도전도 해보고, 겨울이면 중무장을 한 채 한라산 설경을 만끽하러 제주도로 날아간다. 이마저 무탈하게 쫑을 내면 한층 자신감이 붙어 영남알프스나 덕유 및 지리 종주 등 호흡이 긴 산행을 시도한다.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넌지시 해외의 산도 넘본다. 비로소 홀로서기가 가능한 산꾼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산행팀의 경험으로 볼 때 영남알프스의 개별 봉우리들을 하나씩 오를 때가 사실 가장 재밌고 신이 났다.

양산 울산 밀양 청도 경주 등 영남 지역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1000m 이상의 고봉을 일컫는 '영남의 지붕' 영남알프스는 헌걸찬 능선과 수려한 계곡, 기암절벽, 광활한 억새평원, 그리고 유서깊은 사찰과 유물유적을 두루 품은 나라땅 최고의 산군(山群)이다.

영남알프스를 제대로 배우려는 산꾼들이여. 선등자로서 산행에 앞서 영남알프스를 제대로 알려면 영남알프스 전체를 한 번 조망해본 후 오르라고 권하고 싶다. 코끼리를 보려면 코끼리등이 아니라 한 발짝 물러나 들여봐야 속속들이 관찰할 수 있으니까.

밀양 향로산을 추천한다. 최북단 문복산을 제외하곤 영남알프스 산군을 죄다 확인 가능하기 때문이다. 앉은 터는 밀양 단장면. 동쪽으론 배내골 하류인 양산 원동면과 접해 있다.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자면 표충사를 기점으로 북쪽에 천황산이 위치해 있다면 비슷한 거리의 정남쪽에 향로산이 있다. 남쪽으론 밀양호를 품은 백마산과 이름이 같은 향로봉이 능선으로 이어진다.



해발고도는 979m. 새 지형도에는 기존의 976m 대신 979m로 적혀 있다. 1000m에 육박하는 봉우리로 영남알프스 턱밑에 위치해 있으니 이 보다 더 완벽한 조건을 갖춘 전망대는 사실 보기 드물다.

오래 전 양산 원동면 선리에서 출발, 원점회귀 코스(근교산 제382회 참조)를 소개한 산행팀은 이번엔 표충사 쪽에서 올라 한 바퀴 돌아봤다.

산행은 단장면 구천리 '섬들식당'~너덜겅~잇단 전망대~822봉(헬기장)~헬기장~안부사거리~향로산~백마산 갈림길~917봉~장선리 갈림길~칡밭(폐가)~임도(자동우량경보시설)~홍류동천~표충사 순. 휴식 및 식사시간을 제외한 걷는 시간만 4시간10분 정도 걸린다.


표충사에서 약 2㎞ 지점 1077번 지방도변 좌측에 '섬들'이라 적힌 큰 간판이 눈에 띈다. 40m쯤 더 가면 건너편에 '향로산 3.7㎞'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들머리다.

150m쯤 뒤 바로 능선으로 붙기 위해 좌측 너덜겅(돌이 많이 깔린 비탈)으로 올라선다. 가급적 너덜겅 좌측으로 붙어가자. 10분쯤 뒤 너덜겅 좌측 물 마른 계곡을 건너면 희미하나마 능선으로 연결되는 산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후 산길은 급경사길이지만 지그재그형이라 힘은 덜 든다.

너덜겅을 벗어나 25분이면 비록 약간은 소나무에 가리지만 주변 산세를 가늠해볼 수 있다. 정면 저 멀리 용암산을 기점으로 우측으로 꾀꼬리봉 중산 그 앞으로 승학산, 그 우측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정각산이다. 발아래 들머리 섬들식당과 단장천, 그리고 그 좌측 산속의 지그재그길은 오지마을인 바드리 가는 길이며, 그 뒤 봉우리가 명필봉, 그 왼쪽이 뇌암산이다.

3분 뒤 이번엔 산길 좌측 소나무 아래 전망대가 기다린다. 앞서 본 봉우리들이 영남알프스 언저리봉인 반면 이번엔 영남알프스 주봉들이 보인다. 좌측 정각산에서 우측으로 구천산 매바위 필봉 천황산 재약산이 바로 그것이다. 고도를 좀 더 높이면 구천산 뒤로 실혜산 능선도 모습을 드러낸다.

15분쯤 뒤 엄청난 규모의 바위를 우측으로 우회하다 직접 오르면 천황산과 재약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이때부터 등로는 우측으로 꺾인다. 시야가 트이는 암봉에 서면 표충사 주변의 봉우리가 한눈에 보인다. 좌측에서 매바위 필봉 천황산 재약산 사자평 간월산 코끼리봉 재약봉 영축산이, 발아랜 표충사와 내원암 진불암 서상암 등 산내암자도 확인된다.

쌍봉 중 형님봉인 822봉은 16분 뒤. 헬기장이다. 삼각점과 산 높이를 알리는 조그만 팻말이 걸려 있다. 남동쪽의 봉우리가 향로산이다. 역시 헬기장인 아우봉은 형님봉에서 능선따라 6분이면 닿는다. 이제 향로산은 여기서 1.48㎞.

하산은 직진하며 내려선다. 향로산이 저 멀리 손에 잡힌다. 정상은 아우봉에서 40분. 도중 표충사 또는 삼박골을 거쳐 삼거 쪽으로 빠지는 안부사거리를 만나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암봉인 정상에 서면 사위가 산의 물결로 넘쳐난다. 한마디로 황홀하기 그지없다. 정상석 뒤 좌측부터 운문산 천황산 가지산 가지산중봉 재약산 사자평 코끼리봉 재약봉 칡밭 917봉이, 천황산 우측 뒤로 고헌산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신불평원 영축산 죽바우등 시살등 오룡산 염수봉 채바우골만당 천마산 에덴벨리스키장 선암산 축전산 토곡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오룡산 뒤 천성산, 에덴벨리 뒤로 금정산이, 정상석 좌측으로 밀양호와 백마산 향로봉도 가까이 보인다.

하산은 암릉길로 직진한다. 50m쯤 뒤 백마산 가는 길이 우측에 열려 있지만 무시하고 능선을 따라 계속 직진한다. 산죽길이다. 등로 우측 저 멀리 향로산 양산쪽 들머리인 원동면 선리와 날머리인 다람쥐골도 보인다. 27분 뒤 갈림길. 917봉이다. 좌측은 작전도로 거쳐 표충사 하산길,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10분 뒤 또 갈림길. 우측은 양산 원동면 선리마을 방향, 좌측으로 향한다. 9분 뒤 이번엔 사거리. 직진하면 재약봉 사자평 방향, 우측 원동면 선리 장선마을, 산행팀은 좌측 칡밭 방향으로 내려선다. 과거 칡넝쿨이 무성한 곳이었다지만 그 흔적은 오간 데 없는 그저 평범한 숲이다. 등로 또한 또렷하지 않다.

10분쯤 뒤 갈림길.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다. 직진형 우측길은 반듯해 발걸음이 쉬이 옮겨지지만 좌측 산죽이 호위하고 있는 이끼 낀 돌길로 가야 된다. 이 길만 찾으면 이후 산행은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2분 뒤 전봇대에 연결된 전선을 만나며 이후 한동안 전선과 나란히 달린다. 갈림길에서 8분 뒤 돌탑과 폐 민가. 동시에 갈림길. 우측은 재약봉에서 내려오는 길, 산행팀은 좌측으로 내려선다.

계곡(학암골)을 좌측에 두고 걷는 낙엽길이다. 일부 구간은 발을 헛디디면 추락사할 정도로 위험하다. 폐 민가에서 35분이면 포장로로 내려선다. 50m쯤 우로 가면 자동 우량경보시설. 그 뒤로 내려선다. 학암골과 홍류동천의 합수점 인근에서 학암골을 건너 제법 너른 길로 표충사로 향한다. 산행은 사실상 막바지. 여기서 표충사까지는 20분 걸린다. 절에서 들머리인 섬들식당까지는 걸어서 30분 걸린다.


  


◆ 교통편

- 밀양터미널서 표충사행 버스 타고 섬들식당 앞 하차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24번~단장 표충사 1077번~단장면~시전교 건너~섬들식당 및 민박 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0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표충사행 버스를 타고 표충사 직전 '섬들식당'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 11시. 2600원. 날머리 표충사에선 정류장이 두 곳이다. 화장실과 대형 입간판이 서 있는 '절입구' 정류장에선 오후 2시10분, 4시10분, 6시20분, 7시10분, 8시에 출발하며 '표충상가' 정류장에선 오후 3시10분, 4시50분, 5시30분에 있다. 2600원. 표충사에서 절입구까지, 절입구에서 '표충상가' 정류장까지 걸어서 각각 10분 걸린다.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시 정각에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에 있다.


  


◆ 떠나기 전에

- 표충사 가는 길 '휴정' 한방 오리 및 닭백숙 일품

들머리 식당 이름인 '섬들'은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뒤로는 단장천이 흐르고 앞으로 도로에 막힌 들로 섬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명명됐다 한다. 실제로 산 위에서 보면 그렇게 보인다.

칡밭의 민가는 지난해 이맘 때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았지만 지금은 떠나 폐허가 돼 버렸다. 참고하시길.

맛집 한 곳 소개한다. 표충사 가는 길인 단장면 사연리 동화마을 1077번 지방도변에 위치한 '휴정(休情·055-356-3878)'. 낮은 돌담에 옛날 황토방과 조그만 찻집을 갖춘 전형적인 시골집으로 운치가 있다. 재약산 미나리 1호점 맞은편이다.

주 메뉴는 한방 오리 및 닭 백숙. 가마솥에 당귀 구지뽕 삼백초 오가피 등을 달인 물에 오리나 닭을 곤다. 밥도 그 약물에 짓는다. 쌈은 상추와 깻잎 외에 오가피순 씀바귀 산달래 등 계절에 맞게 나온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묵은지나 깻잎 맛이 일품이다. 3만5000원. 오리백숙 약물과 함께 나오는 밥은 공짜다. 생로스구이도 맛볼 수 있다. 한 마리 역시 3만5000원이지만 두 사람이 올 경우 거기에 맞게 판매할 정도로 정이 있다. 특히 5월 초까지는 길 건너 위치한 재약산 청정 미나리(㎏당 7000원)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백숙 외에도 손님들이 원할 경우 삼겹살이나 오리고기를 마당에서 직접 구워먹을 수 있게 준비도 해준다. 민박도 한다. 방은 5개. 성수기인 여름엔 주변 민박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인당 2만 원을 받지만 평소에는 식사를 할 경우 잠도 공짜로 재워준다. 예약 필수.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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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산에서 남해고속도로 남강휴게소 쪽으로 하산하는 길에 만난 운치 있는 소나무 아래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강.


군북면으로 흐르는 "S"자 물길


거북바위


전망대


보물인 마애약사삼존불.




남강, 너 알고 보니 운치있구나




예천 회룡포, 안동 하회마을의 공통점은. 얼핏 보기에는 영락없는 섬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섬마을로 보일 뿐 엄연한 육지다. 마을을 한 바퀴 휘감아 흐르는 물굽이와 금빛 모래톱이 빚어내는 이런 지형을 두고 처음이라면 열에 아홉은 비경이라 감탄한다. 사바세계를 관조하며 묵묵히 흐르기만 할 것 같은 강물이 이토록 빼어난 자연경관을 만든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쯤 되면 지자체가 가만 있겠는가. 이런 멋진 풍광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길을 내고 전망대를 조성,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 한다. 회룡포는 신라 천년고찰 장안사 바로 위 바위벼랑인 회룡대에 팔각정을 만들어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태극모양으로 에돌아가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낙동강물이 역S자 모양으로 돌아 흐르는 하회마을은 강 건너편에 부용대라는 천연 절벽이 전망대 역할을 한다. 차를 이용할 경우 수 ㎞를 우회해야 하기에 하회마을보존회는 부용대로 접근이 용이하게 전통 나룻배를 띄운다.

서부경남의 젖줄이자 낙동강의 지류인 남강도 알고 보니 S라인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물줄기였다. 그 전망대는 함안과 진주의 경계인 방어산. 방어산은 남해고속도로 부산 방면 남강휴게소 뒷산이다.

백두대간 남덕유에서 발원, 진양호(남강댐)에서 호흡을 가다듬은 뒤 진주와 의령 함안을 거쳐 남지에서 본류인 낙동강과 합류되는 남강.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물결' 남강은 사실 왜장을 끌어안고 목숨을 던진 논개 및 진주성 촉석루와 더불어 잘 알려져 있을 뿐 강줄기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경관은 논외였다.

  

하지만 방어산 하산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강은 나라땅에서 내로라하는 강줄기가 빚어내는 그것에 견줘도 전혀 뒤질 게 없는 평온하고도 여유로운 풍광을 연출한다.

산세도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이 떠오를 정도로 작지만 야무지다. 해발 500m급으로 동네 뒷산 수준에 불과하지만 오르내림이 잦은 데다 곳곳에 탁 트인 벼랑이 소나무숲과 한데 어울려 멋진 풍광으로 다가온다.

또 산행 중 만나는 마애약사삼존불은 마애불로는 아주 드물게 만든 연대가 새겨져 있는, 국내 약사삼존불 중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돼 있는 볼거리다.

산행은 함안군 군북면 원북리 어석재~철탑~괘방산(삼각점·457m)~잇단 전망대~503봉~헬기장~방어산고개~잇단 헬기장~마애불 갈림길~비로자나불~마애약사삼존불~마애불 삼거리~헬기장~관음사 갈림길~헬기장~방어산(530m)~마당바위~벼랑바위~함안군 군북면 박곡리 가덕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20분 정도 걸리는 전형적인 봄맞이 가족산행지이다.

들머리는 함안 군북면과 진주 사봉면의 경계인 어석재 약간 못미친 1004번 지방도변. 입구에 제법 큰 '방어산 등산안내도'와 이정표 그리고 안내리본이 보여 한눈에 찾을 수 있다. 방어산까지는 5.8㎞.

침목계단으로 곧바로 오른다. 한 굽이 오르면 대형 철탑. 이창우 산행대장은 "오래 전엔 어석재 지나 진주땅에 들머리가 있었지만 이 철탑 건설 때문에 함안에 새 들머리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오름길. 하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다. 넉넉잡아 40분이면 삼각점봉에 닿는다. 정상석은 없지만 지도상의 괘방산이다. 동쪽만 조망이 열려 있다. 진주와 함안의 경계에 위치한 오봉산과 낙남정맥의 산줄기가 만들어내는 산그리메가 일품이다. 여기까진 간단한 몸풀기.

길은 외길. 북릉을 타고 내려선다. 잡목이 거의 없는 울창한 송림이 일품이다. 18분쯤 뒤 발밑 저수지가 보이는 너럭바위에 올라선다. 저 멀리 남강과 진주 월아산 장군대산 그리고 남해고속도로가 한눈에 보인다. 이후 암릉과 바윗길이 전망대 역할을 하며 이어진다.

15분 뒤 너른터가 있는 503봉에 닿는다. '방어산 2.88㎞'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정면으로 방어산과 우측 아래 7부 능선쯤에 비로자나불과 마애불이 확인되고, 방어산 뒤로는 의령 자굴산과 그 왼쪽 벽화산, 그 뒤로 황매산, 그 왼쪽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우뚝 솟아 있다.

다시 내려선다. 도중 우측 발아래 마애사도 보인다. 이 마애사를 들머리로 하는 방어산 등산로도 널리 애용되는 코스다. 내리막 끝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흔히 방어산고개라 불리는 지점이다.우측으로 마애사 하산로가 열려 있다.

이번엔 급경사 오르막. 시야가 확 트이는 헬기장을 지나면 마애불과 마애사가 이제 한 화면에 들어온다. 약간 기울었지만 거북을 빼닮은 너른 바위와 조그만 등산안내판, 거친 바윗길, 그리고 헬기장을 잇따라 지나면 사거리. 좌측 관음사, 우측은 마애사 방향이다. 산행팀은 방어산 방향으로 침목계단을 오르며 직진한다. 도중 우측으로 산길이 하나 열려 있다. 이정표도 없고 입구도 좁지만 마애불로 가는 길이다. 물론 조금 더 올라가면 이정표가 서 있는 마애불 삼거리를 만나지만 이 길은 마애불을 보고 되돌아와야 되기 때문에 도중에 만난 우측 길로 가서 마애불을 먼저 보고 마애불 삼거리로 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마애불에 앞서 돌탑 위에 안치된 비로자나불을 먼저 만난다. 지난해 마애사 주지스님이 조성했다 한다. 바로 옆엔 석간수와 스님 공부방인 토굴이 있다. 조금 더 가면 마애약사삼존불. 통일신라시대(801년) 불상으로 1200년이라는 세월을 넘어 간직한 온화한 미소가 무척 인상적이다.

마애불 우측 옆으로 조성된 계단을 따라 마애불 삼거리로 향한다. 10분 걸린다. 이제 방어산으로 향한다. 또 다른 헬기장을 지나면 좌측으로 방어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곧 갈림길. 어느 길을 택해도 곧 만난다. 이제 내리막길. 굽이치는 남강의 물줄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안부인 관음사 갈림길과 헬기장을 지나면 이내 방어산 정상. 방어산 삼거리에서 20분. 일명 장군대라 불리는 너른 암반 위에 산 안내판과 조그만 정상석이 이웃해 있다. 방어산(防禦山)은 이름 그대로 사방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천연요새. 고려말과 한국전쟁 당시 방어선을 구축해 적을 물리쳤다는 얘기가 사실인 듯싶다.

산행 중 본 산들이 한눈에 요약 정리된다. 남강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북서쪽으로 자굴산 황매산 정수산 둔철산 웅석봉 지리산천왕봉, 남서쪽 월아산 장군대산 삼천포 와룡산, 남으로 고성 거류산 벽방산 철마산과 낙남정맥, 서쪽으로 오봉산 광려산 무학산 천주산 작대산과 군북면 그리고 그 뒤로 여항면이 보인다. 2㎞ 남짓한 남강휴게소도 발아래 보인다.

  

하산은 정상석 뒤 밧줄을 잡고 내려선다. 철계단을 내려오면 갈림길. 직진하면 전망 좋은 마당바위, 잠시 확인하고 우측으로 내려선다. 7분 뒤 입구에 목장승이 서 있는 벼랑바위. 이곳에서 90도 우측으로 꺾어 나아간다. 남강휴게소까진 1.75㎞. 하산길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송림길이지만 날머리인 가덕마을 입구에서 밤나무단지로 변하며, 파란 급수탱크를 지나면 산을 벗어난다. 벼랑바위에서 30분. 여기서 태극기가 펄럭이는 가덕경로당까진 3분 걸린다. 하산 도중 만나는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남강의 굽이치는 물길은 이번 산행의 백미라 불러도 좋을 만큼 아름답다.


◆ 떠나기 전에

- 장수와 부(富) 상징하는 마을 각각 동서에 품어

남북으로 능선이 시원하게 내달리는 방어산은 진주와 함안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서쪽은 진주시 지수면 사봉면, 동쪽은 함안군 군북면이다.

이 방어산은 동서쪽에 각각 장수 및 부와 연관성이 있는 마을과 초등학교를 품고 있다. 동쪽 군북면 영운리 영운마을은 5년 전 보건복지부에 의해 국내 최장수 마을로 선정됐고, 서쪽 지수면 지수초등학교는 국내 굴지의 재벌 창업자를 3명이나 배출했다.

방어산 아래 위치한 영운리 영운마을은 당시 65세 이상 노인 중 80세 이상 노인이 무려 66.7%나 달해 기염을 토했다. 그 다음은 경북 김천시 남산동, 경남 김해시 진례면 송현리 오룡부락, 전남 나주시 봉황면 용곡리 원곡마을 순이다.

산 너머 진주땅에 위치한 지수초등학교는 삼성그룹의 호암 이병철, LG그룹의 연암 구인회, 효성그룹 조홍제 씨가 1회로 졸업한 동기동창이다. 연암은 학교 근처에 있는 지금도 잘 보존된 생가에서 다녔고, 의령 중교리 출신의 호암은 역시 학교 인근 허씨가로 출가한 누이집에서 자랐다. 효성 조 회장은 산 너머 20리 길 되는 함안 군북에서 먼 길을 다녔다고 전해온다. 학교 교정에는 한국전쟁 후 폐허가 된 모교를 복구하는 데 힘을 기울인 연암을 기리기 위해 '고 연암 구인회 선생 불망탑'이 세워져 있다.

이쯤 되면 '쇠 금(金)' 자에 '돈 전(錢)' 자를 쓰는 순천 금전산에 못잖은 재복을 부르는 산이라 불러도 무난할 듯 싶다. 금전산을 품은 순천은 로또복권 발매 초기 전국에서 인구대비 1등 당첨률이 최상위권으로 분류돼 많은 산꾼들이 한때 즐겨찾는 산으로 손꼽혔다.

봄맞이 가족산행지로 부와 장수의 효험을 품은 괘방산~방어산을 적극 추천한다.


  

◆ 교통편

- 경전선 함안 군북역에서 내려 택시 이용해야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부전역에서 경전선을 타고 함안 군북역에서 내린다. 오전 6시50분, 10시에 출발한다. 1시간50분 걸리며 6600원. 들머리 어석재까지는 버스편이 없기 때문에 군북역에서 택시(055-585-7077)를 이용해야 한다. 6000원.

날머리 가덕마을에서 군북행 군내버스는 오후 3시, 6시20분에 있다. 1000원. 버스는 가덕경로당에서 50m 떨어진 가덕마을 입석 앞에서 정차한다. 참고로 군북역에서 부전역행 기차는 오후 3시4분, 6시14분에 있다. 군북에서 함안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30분, 4시40분, 5시20분, 6시, 6시55분에 있다.

함안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3시, 5시, 6시30분, 8시(막차)에 있다. 43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군북IC~군북 79번~'마애사 5㎞' 안내판~하림~마애사~방어산 마애불~영운마을 입구 지나~마애사 입구 지나~진주 원북 1004번 지방도 우회전~진주 사봉~어석재 약간 못가 우측 등산로 안내판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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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봉 정상에서 바라본 청도 매전면의 봉우리들. 오른쪽 우뚝 솟은 봉우리가 비룡산, 그 왼쪽 앞 능선이 이웃한 효양산(호랑산)으로 이어진다. 그 능선 제일 뒤 정상 끝부분만 조금 보이는 봉우리가 천주산이다.




마냥 걷고 싶은 낙엽융단길.


불영사 전탑.

봉우리에 봉우리가 겹치고…그 곳에 나도 겹쳐진다
해발 600m대… 반듯하지 않은 새로운 산행코스 개척
미답의 산길 걸어 영남알프스 언저리 보는 기쁨은 덤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 홈피의 '산행기' 게시판을 통해 지역 산꾼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이재수(52) 씨. 그는 이 게시판에 산행기를 올리는 열렬 마니아였지만 이제는 그의 산행기를 보기 위해 게시판을 찾는 산꾼들이 생겨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코너를 통해 그는 산행팀이 소개한 산들과 이미 끝낸 낙남정맥 및 현재 진행중인 백두대간 종주기를 포함해 지금까지 무려 270여 편 정도의 산행기를 올렸다. 대단한 열정임에 틀림없다.

지난해 10월 근교산 시리즈 500회를 맞아 본지가 마련한 애독자 산꾼 좌담회에 초대된 그는 산행팀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나 했다.

1995년에서 2001년까지 산행팀이 소개한 밀양 청도 경주 등지의 보석같은 산길을 리바이벌해 달라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신문에 소개되는 즉시 산꾼들이 대거 찾아 단번에 매끈한 산길이 만들어지지만 근교산 시리즈 초창기만 해도 등산 붐이 일기 전이라 산길이 상당히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이 씨의 주문은 내부적으로 이미 검토된 바 있다. 그러나 한번 소개한 산을, 물론 같은 코스는 아니지만, 다시 소개한다는 것이 왠지 꺼림칙해 그간 보류됐었다. 하지만 근교산 시리즈를 누구보다 정통하게 궤뚫고 있는 그의 애정 어린 충고였기에 산행팀은 이를 수용키로 결정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청도 비룡산~시루봉은 이러한 그의 주문에다 취재팀이 새로운 봉우리를 하나 개척해 엮은 코스이다. 혹자들은 아직도 밀양이나 청도 쪽에 소개하지 않은 산이 있냐고 묻곤 하지만 속속들이 들여다 보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이창우 대장의 답변이다.

해발 600m대에 불과한 이번 코스는 인적이 아주 드물어 세속의 번거로움을 벗어나 태곳적 정적을 느낄 수 있다.

  


비룡산은 미답의 산길을 걷는 희열을 선사하고 시루봉은 용각산 선의산 효양산 용당산 등 이웃한 청도의 봉우리와 구만산 등 영남알프스 언저리를 감상할 수 있는 조망의 기쁨을 제공한다.

산행은 매전면 용산리 삿갓마을~용산교~철성 이씨묘~바위틈새(개구멍)~전망바위~영천 최씨묘(큰 소나무)~공동묘지~주능선~안부능선~비룡산(686m)~ 효양산·시루봉 갈림길~ 나주 임씨묘~시루봉(677m)~삿고개마을 갈림길~삿고개마을~샘터~용산교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 반듯한 산길이 아니라 국제신문 노란 리본을 자주 확인해야 한다. 대신 산길은 험하거나 어렵지 않다.

들머리는 산으로 둘러싸인 삿갓마을. 정면 용당산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시루봉 비룡산 효양산이 포진해 있다.

포장로를 따라 간다. 마을 뒷산에 조성될 예정인 골프장 건립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일정 거리를 두고 눈에 띈다. 8분쯤 뒤 용산교 앞. 다리 건너 왼쪽은 삿고개마을에서 하산하는 길, 산행팀은 도랑을 따라 불영사 방향으로 직진한다. 7분 뒤 조그만 다리를 건너 40m 지점에서 포장로를 버리고 왼쪽 제법 너른 산길로 60m쯤 가면 오른쪽에 산길이 열려있다. 본격 들머리다. 우측 저 멀리 바위 절벽이 보이는 산은 효양산이다.

비룡산까지는 개척 산행이다. 전체적으로 반듯한 길이 거의 없어 리본을 촘촘하게 달았다. 참고하길.

급경사 오름길로 시작된다. 등로는 크게 왼쪽으로 이어진다. 철성 이씨묘와 이천 서씨묘를 잇따라 지나면 이후 길은 사라진다. 대신 나목 사이로 길을 만들어 오른다.

차츰 희미하나마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10여 분 뒤 정면 저 멀리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오른쪽 쓰러질 듯 기운 바위를 지나 한 굽이 오르면 왼쪽 바위 틈새로 개구멍이 하나 있다. 힘겹게 통과하면 미답의 낙엽 천국. 이제 바위 위로 오른다. 정면 왼쪽 구만산에서 오른쪽으로 육화산 용암봉 소천봉 중산 낙화산이 펼쳐진다. 왼쪽엔 효양산, 발아랜 방금 올라온 포장로가 보인다.

바위에서 내려오면 바로 왼쪽 무덤 2기 우측으로 길이 보인다. 이 너른 길은 밖중산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왼쪽으로 간다. 잇단 무덤을 지나 물마른 계곡을 건너 반시계 방향으로 방향을 잡으면 이내 영천 최씨묘. 아름드리 소나무가 눈길을 붙잡는다.

  


이제 부담없는 낙엽 융단길. 이어 잇단 공동묘지를 지난다. 도중 왼쪽 저 멀리 시루봉과 그 왼쪽 V자 잘룩이 삿고개가 확인된다. 이어지는 오름길. 이끼 낀 둥그스런 바위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마침내 주능선. 들머리에서 대략 2시간.

비룡산은 뜻밖에도 정면에 우뚝 솟아 있다. 주능선이 우측으로 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왼쪽으로 향한다. 반듯한 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갈만하다. 10분 뒤 오른쪽으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안부 능선을 지나 15분쯤 오르면 능선 상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닿는다. 비룡산 정상이다. 주능선에서 40분. 정상석은 없다. 오른쪽 발아래는 드넓은 고랭지 채소밭이 위치한 안중산. 문제의 골프장 예정지다.

하산은 완경사 내리막길.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길이다. 10여 분 뒤 갈림길. 왼쪽으로 발길을 옮기며 자연스레 능선을 갈아 탄다. 오른쪽은 안중산 밖중산 쪽을 거쳐 효양산 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기존의 등산로. 시루봉과 대남바위산 삿고개를 잇는 산길이다. 등로 왼쪽의 능선이 방금 지나온 길이다. 35분 정도 오르락 내리락 능선길을 따르면 방치된 나주 임씨묘. 곧 만나는 갈림길에선 좌측 대신 직진형 우측으로 향한다. 7분 뒤 마침내 정점에 바위가 박혀있는 시루봉 정상. 삼각점이 위치한 이곳은 전망이 꽤나 시원하다. 서쪽 용각산 선의산, 발아랜 청도읍 부야리마을과 저수지, 북쪽 비룡산과 방금 지나온 능선, 북동쪽 효양산과 그 뒤로 통내산 학일산, 남동쪽 송림 사이로 용당산, 동쪽 육화산과 구만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제 산행 막바지. 호젓한 송림길을 여유있게 거닐다 보면 삼거리. 왼쪽 삿고개마을로 내려선다. 시루봉의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이다. 직진하면 삿고개를 거쳐 대남바위산으로 이어진다.

소나무 일색이던 수종이 잣나무와 낙엽송의 혼재 양상으로 변해간다. 10여 분 뒤 마른 억새밭을 지나면 아름드리 소나무 너댓 그루가 눈길을 끈다. 이어 만나는 대숲 앞에선 좌우 어느 쪽으로 가도 삿고개마을 입구로 내려선다. 이곳은 17가구까지 살았지만 현재 1가구만 살고 있다. 마을 뒤 저 멀리 삿고개가 보인다. 오래전 용당산 진입로의 이정표 역할을 하며 홀로 서 있던 큰 고목은 오간데 없고 대신 산꾼들이 반듯한 산길을 만들어 놓았다.

산행팀은 오른쪽 삿고개마을 대신 왼쪽 임도로 내려선다. 바로 앞 정면 봉우리가 용당산, 왼쪽이 효양산이다. 이 임도로 27분 정도 뒤 용산교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 2006년 지형도엔 없는 효양산

  


'천년 사찰 위에 골프장이 웬말이냐', '산신령이 노하셨네 골프장 때문에'.

요즘 들머리인 청도 매전면 용산리 주민들의 최대 화두는 골프장 건립. 마을 곳곳에 걸린 천연색의 골프장 건립반대 플래카드가 이를 입증한다. 산기슭도 아니고 산 속 깊은 곳에 '웬 골프장'이라고 반문할 지 모르겠으나 이곳 산 속 안중산에서 40, 50분 거리의 밖중산까지는 오래전부터 고랭지 채소밭이 아주 넓어 가능하다는 것.

차를 이용했다면 포장로 끝 지점에 위치한 천년 고찰 불영사를 찾아보자. 신라 선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비룡곡 기암절벽 아래에 창건한 이 사찰에는 경북 문화재자료 제294호인 전탑이 유명하다. 통일신라 양식으로 추정되는 이 탑의 벽돌에는 불상과 삼층석탑을 번갈아 배치한 도상이 장식된 것이 독특하다.

용산리 삿갓마을 주민들은 마을 뒷산인 효양산을 호랑산이라 불렀다. 발음이 안돼 그렇게 부르는지 몰라도 하여간 효양산은 모르고 하나같이 호랑산이라 했다. 재밌는 점은 오래전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한 지형도에는 효양산이라 표기돼 있지만 2006년 판에는 호랑산이라 적혀 있다.

또 한가지. 용산리에서 나와 청도읍 쪽으로 좌회전하지 않고 우회전해 조금만 가면 도로 오른쪽에 천연기념물 제295호인 매전면 처진소나무가 있다. 높이 14m, 둘레 1.6m인 처진소나무는 200년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교통편

- 열차는 오전 7시50분 한 차례 뿐

  

부산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상동역(옛 유천역)에서 내린다. 오전엔 7시50분 한 차례 있다. 4200원. 상동역 앞 유천버스정류장(055-352-8039)에서 동곡행 버스를 타고 용산리에서 내린다. 오전 9시40분. 2200원.

용산리 버스정류장에서 청도행 버스를 타고 유천정류장에서 내린다. 오후 4시5분, 5시5분, 6시20분, 8시5분. 상동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오후 3시58분, 4시53분, 7시57분에 출발한다. 용산리 버스정류장에서 용산교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청도IC~밀양 청도 25번 우회전~경주 운문 20번 좌회전~경주 운문 20번~매전면~밀양 유천 58번 우회전~김해 밀양~용산리(불영사) 우회전~용산교 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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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안태호. 안태호 좌측 능선이 산행팀이 올라온 능선이며 그 뒤 높은 봉우리가 김해 무척산이다.




천태산장의 꿩샤브샤브 상차림.


낙동강과 천태·안태호가 품안에




이번 주 산행지는 밀양 삼랑진 천태산~금오산. 이번 코스는 삼랑진읍 공무원들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산행대장 역할을 맡고 있는 고재승(48) 씨는 알고 보니 국제신문이 지난 10년간 오르내린 산행지를 거의 다 머리 속에 꿰고 있는 애독자 산꾼이었다.

천태산과 금오산을 자주 오르내린 고 씨는 삼랑진을 찾는 산꾼들에게 제대로 된 산행지도를 제공하고 싶어 국제신문 근교산 홈페이지와 온라인 상의 거의 모든 산 관련 사이트를 샅샅이 뒤졌지만 입맛에 딱 맞는 지도는 없었다는 것.

  
밀양 삼랑진읍과 양산 원동면의 경계에 위치한 천태산과 금오산은 신대구부산 고속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열에 아홉이면 경부선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원동역에 내려 천태사에서 산행을 시작한 양산의 산이었다. 이 때문에 기존 천태산과 금오산의 지도에는 거의 모두 원동 용당리 천태사나 내포리 마을회관 쪽에서 올라 천태산을 찍고 삼랑진으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다시 양산 쪽으로 하산하도록 표시된 것이 대부분.

고 씨는 산행팀에게 삼랑진 쪽에서 출발, 삼랑진 양수발전소의 상하부댐인 천태호와 안태호 그리고 낙동강을 조망한 후 다시 삼랑진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제안했다.

고민끝에 산행팀은 다음과 같은 경로를 만들었다. 삼랑진읍 양수발전처 홍보관~양수발전소 준공기념탑~잇단 철탑~첫 전망대바위~삼각점(돌탑)~전망대~도로(천태공원)~천태산·금오산 갈림길~천태산(631m)~숭촌고개~포장임도~잇단 전망대바위~금오산(766m)~임도~무덤 앞 삼각점~안촌마을~안촌버스정류장 순. 휴식 및 식사 시간을 제외한 걷는 시간만 5시간5분 걸린다.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능선으로 이어진 천태산과 금오산은 조망이 빼어나다. 천태호와 안태호는 물론 굽이치는 낙동강의 물줄기와 저 멀리 영남알프스 산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지금 삼랑진을 찾으면 팝콘처럼 활짝 피어난 벚꽃길이 장관이다. 동시에 피었다가 순식간에 지는 유명 벚꽃길과 달리 천태호까지 이어지는 5㎞의 벚꽃길은 해발고도로 개화시기가 달라 오랫동안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양수발전처 홍보관 옆 계단으로 오르며 산행이 시작된다. 도중 계단 우측에 '천태산 정상'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다. 이 길은 널리 알려진 등산로. 무시하고 계단 끝까지 올라 양수발전소 준공기념탑을 보고 계단 옆으로 열린 능선길을 개척하며 본격 산행을 시작한다. 기념탑 아래 계단 옆 기존 산길은 산행팀이 개척한 길과 나중에 만난다.

  

15m쯤 뒤 갈림길. 반듯한 우측 길은 기존 산길이므로 좌측으로 향한다. 예비군 훈련 참호를 건너면 좌측으로 구천산과 안태호가 보인다. 이후 산길은 감나무 농장 울타리와 나란히 달린다. 다소 거칠다. 이곳만 통과하면 연분홍 진달래가 도열한 길다운 길을 만난다. 진달래는 곧 만나는 묘지에서 절정을 이루더니 이후부턴 숫제 터널을 만든다. 장관이다.

잠시 후 3번의 갈림길. 처음엔 왼쪽, 그 다음 두 번은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묘지 2기를 가로질러 5분쯤 가면 안내 리본이 보이며 갈림길. 산행 초입 계곡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들머리에서 30분.

직진한다. 철탑, 양수발전소 사택 갈림길, 또 3기의 철탑을 잇따라 지나면 길이 지그재그형으로 변하며 차츰 경사가 심해진다. 한 굽이 오르면 길 좌측에 첫 전망대. 전선에 의해 방해를 받지만 발아래 삼랑진읍소재지와 태양열발전소 낙동강 안태호가, 좌측으론 조압수조라 불리는 건물과 그 위쪽으로 거북이 산으로 오르는 모습을 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철탑 방향으로 직진한다. 13분 뒤 돌탑이 서 있는 삼각점봉(556봉)을 지나면 바로 전망대. 앞선 전망대보다 조망이 더 넓고 선명하다. 발아래 부은암과 발전소 사택이, 좌측 뒤로 천태호가 숲 사이로 보이고 낙동강 위론 앞에서부터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국도, 경부선, 옛 인도교, 신항만 배후철도(공사중)가 가로지른다.

왔던 길로 돌아나와 우측으로 내려선다. 4분 뒤 삼거리. 우측 천태사 신불(암)고개 방향 대신 좌측 천태산 천태공원 방향으로 향하면 8분 뒤 갈림길. 우로 발길을 옮기면 이내 도로. 왼쪽 안태호, 오른쪽은 천태호 방향. 주변의 화려한 벚꽃을 뒤로하고 길을 건너 산으로 향한다. 곧 갈림길. 둘 다 정상가는 길이지만 왼쪽 지름길 대신 조망이 좋은 우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4분 뒤 또 갈림길. 천태사 당곡 가는 우측 대신 좌측으로 오른다. 5분 뒤 전망대. 좌측으로 천태산과 천태호, 1시 방향으로 무척산 석룡산이 보인다.

다시 직진한다. 쓰러진 나무를 지나면 철탑 앞 갈림길. 능선길로 이어가기 위해 좌측으로 방향을 잡고 오르락내리락 16분쯤 하면 사거리. 우측 천태사 대신 좌측 정상으로 향한다. 풍양 조씨묘를 지나면 삼거리 이정표 앞에 선다. 정상에 오른 뒤 이곳으로 되돌아와 좌측 금오산(숭촌)으로 향한다. 정상까진 대략 10분 거리. 도중 멋진 전망대를 만난다. 정면 뾰족봉이 금오산, 우측으로 매봉 죽바우등 오룡산 염수봉 채바우골만당 등 양산 쪽 봉우리가, 좌측 뇌암산 취경산 명필봉 구천산 만어산 우령산 종남산 덕대산 등 밀양의 산들이 확인된다.

둥근 바위를 머리에 인 천태산에선 북으로 향후 오를 금오산과 천태호, 저 멀리 영남알프스 연봉 그리고 에덴밸리 우측으로 축천산 토곡산 동신어산 석룡산 신어산 무척산이 확인된다.

이제 삼거리 이정표 쪽으로 내려선다. 곧 갈림길. 두 길은 삼거리 이정표에서 만나지만 올라왔던 좌측길 대신 조망이 좋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산을 벗어나 만나는 사거리인 숭촌고개까진 대략 30분. 사거리인 숭촌고개는 우측 삼랑진 행곡리 숭촌마을, 좌측 안태호, 산행팀은 '금오산 등산로'또는 '약수암'이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직진한다. 2분 뒤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접어든다. 10여 분 뒤 차츰 급경사 오름길로 변한다. 곧 갈림길. 우측 어영동 가는 길 대신 좌측길만 잘 찾으면 금오산까지는 약간 험하지만 외길이라 만사형통.

크고작은 바윗길과 농짝만한 바위, 낙동강과 천태호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를 몇 차례 지난다. 정상인 줄 알고 올라 속는 경우가 수차례. 깎아지른 절벽에 낙락장송이 서 있는 칼날 암릉을 우회하면 정상 직전 전망대 갈림길. 좌측 전망대는 앞서 우회한 칼날 암릉 정상이다. 숭촌고개에서 금오산 상봉까진 대략 65분. 천태산보다 조망이 훨씬 빼어나다. 사위가 일망무제로 산의 물결이 일렁인다. 북으로 청도 화악산 남산, 밀양 억산 운문산 천황산 재약산, 그 앞으로 향로산 백마산, 간월산 신불산 토곡산 그리고 부산의 금정 백양산 승학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발아래 안태호와 낙동강은 금빛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다시 전망대 갈림길로 내려와 우측 안촌마을을 향해 내려선다. 약수암 갈림길과 조림한 듯한 잣나무터널을 지나면 임도. 길 건너 산길로 내려선다. 이 길 우측 산길로 가면 당고개를 거쳐 구천산 만어산으로 이어진다. 참고하길. 6분 뒤 갈림길. 직진한다. 이후 4번의 갈림길이 잇따라 기다린다. 순서대로 직진, 오른쪽, 왼쪽,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면 묘지. 우측 여여정사 방향 대신 좌측 안촌으로 내려서면 또 갈림길. 우측 행촌 대신 좌측으로 간다.

이제 산행은 막바지. 대숲을 지나면 산을 벗어나 도로에 닿는다. 정상에서 53분. 안촌 버스정류장은 좌측 파란색 물탱크 맞은편으로 내려서면 마을을 거쳐 만난다. 3분 소요.


◆ 떠나기 전에

- 천태산장 꿩샤브샤브·국내 시배지 딸기 맛 일품

  


삼랑진 양수발전소는 지난 1986년 청평에 이어 국내에선 두 번째로 건설된 양수식 발전소. 상하부댐을 만들어 전력수요가 많은 주간에 낙차를 이용,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삼랑진의 경우 상부댐이 천태호, 하부댐이 안태호다.

지금 발전소 입구인 홍보관에서 천태호에 이르는 5㎞의 벚꽃길은 터널을 이뤄 장관이다. 아름답지만 상대적으로 인파가 덜 몰리는 이곳은 드라이브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또 한 가지. 삼랑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딸기를 재배한 시배지. 이달 중순까지 달콤하고 향긋한 딸기를 맛볼 수 있다.

날머리 행곡리 안촌은 이웃한 행촌과 함께 인구가 감소하는 여타 시골마을과 달리 부산 등 인근 도시에서 외지인이 유입되고 있는 마을. 특히 교사가 30여 명이나 되는 점이 특이하다. 이들은 기존 마을사람들과 함께 '살구골가꾸기 모임'을 결성,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천태산장(055-354-8859). 날머리 안촌마을 버스정류장에서 걸어서 5분. 삼랑진 유일의 꿩샤브샤브 전문점이다. 꿩의 뼈를 푹 고아 만든 육수에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나온 꿩고기와 참취 미나리 쑥갓 시금치 버섯 등을 곁들여 먹는 별미다. 꿩 뒤다리살로 만든 꿩튀김, 꿩만두, 꿩똥집 요리도 밑반찬으로 맛볼 수 있다. 3, 4명이 먹을 수 있는 1마리 4만5000원. 이 집 박용윤 대표도 산꾼이다. 식사할 경우 차가 있는 홍보관이나 삼랑진역까지 태워다 준다.


◆ 교통편

- 경부선 삼랑진역에 내려 안촌행 마을버스 이용해야

기차를 타고 마을버스를 연계하면 편리하다.

부산역에서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삼랑진역에서 내린다. 오전 5시40분, 6시20분, 6시45분, 7시55분, 9시10분, 10시30분, 11시40분. 35분 걸리고 요금은 3200원. 삼랑진역 앞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안촌행 삼랑진교통 마을버스를 타고 양수발전처 홍보관 앞에서 내린다. 오전 7시48분, 9시55분. 1200원.

날머리 안촌 버스정류장에서 삼랑진역행 버스는 오후 3시40분, 5시40분에 출발한다.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삼랑진역 앞에 항시 대기 중인 삼랑진택시(055-353-9733, 8255)를 이용해도 된다. 1만 원. 삼랑진역에서 부산역행 열차는 오후 2시20분, 6시21분, 6시40분, 7시3분, 7시23분, 8시22분, 부전역행 열차는 오후 4시32분, 4시55분, 7시3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삼랑진IC~김해 삼랑진 58번~양산 삼랑진역 좌회전 1022번~양산 원동 좌회전~삼랑진중고 보고 우회전~삼랑진 발전처(여여정사) 좌회전~삼랑진 발전처 홍보관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기념탑



거북바위


전망대




 천태공원

 천태호


 금오산 천태산 갈림길



 복수초

 숭촌고개


 금오산 전망대




 금오산전경


안촌마을

 각시붓꽃

 산자고


 얼레지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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