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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292> 황매산


 
산에 오르는 것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잡목 우거진 능선만 지루하게 이어지는 산. 처음부터 끝까지 흙 구경 한 번 어려운 바위산. 앞뒤로 꽉 막혀 전망이라곤 없는 산. 재미 없다.

모산재~황매산은 여러 가지 맛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황금 코스이다.

먼저 들머리에서 모산재 정상까지는 기암절벽을 타고 넘는 짜릿함, 눈요기에 그만이다. 모산재~황매산정상 구간 중간에서는 목장길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산보하듯 가볍게 걷는다. 그리고 화사하게 분홍빛 세상을 연출하는 철쭉 무리.

산행코스는 모산재정류장~국사당~황매산성터~모산재(767곒)~철쭉제단~산불초소~황매산(1,108곒)~삼봉~상두실~두심버스정류장. 약 5시간30분 소요.

모산재식당 앞 주차장에서 내려 ‘모산재 등산로 입구’ 이정표를 따라 시작한다. 5분쯤 가면 황매산군립공원 안내도 간판이 서 있다. 왼쪽은 황매정사를 지나 황포돗대바위로 오르는 길. 직진해서 영암사지로 간다.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쌍사자석등 등을 볼 수 있다. 돌을 깎아 둥글게 만든 계단이 아름답다.

절 구경을 마치고 나와 새로 지은 극락보전 앞으로 난 길을 따라간다. 작은 못과 논 사이로 오른쪽.

절경에 감탄하다 자꾸 뒤를 돌아본다. 바위와 푸른 소나무의 어울림이 먹으로 그린 진경산수화 한 폭과도 견줄 만하다. 얕은 언덕을 살짝 넘어 갈래길에서 왼쪽. 수로를 따라간다. 10분 뒤 왼쪽으로 보면 무덤. 옆으로 난 산길로 치고 오른다.
 
깔끔. 깨끗. 저음의 베이스 같은 솔바람 소리가 편안하다.

산길 10분만에 조선 태조 이성계가 천하를 얻기 위해 천지신명에게 기도를 올렸다는 전설을 간직한 국사당에 다다른다. 돌 무더기를 쌓아 홈을 파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주위를 호위한다.

몇 걸음 가면 ‘모산재 1.1㎞’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이때부터 바위를 타야 한다. 바위에 구멍을 뚫어 만든 난간을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 깎아지른 듯한 경사. 아래로 보면 어지러울 만큼 가파르다.

조심조심. 천천히. 뒤 한 번 보고 옆도 한 번 돌아보고. 급하게 올라가지 말 일이다. 주변 경치도 감상하면서 오르자. 기암괴석에 뿌리를 박고 기대 누운 와송, 어느 것 하나 대충 훑고 지나가기 아쉬운 절경의 연속이다.

뻐근한 몸이 풀릴 무렵 순결바위에 닿는다. 두 개의 바위가 통통한 엉덩이처럼 50㎝ 정도 패여 쫙 갈라져 있다. 평소 사생활이 깨끗지 못한 사람은 들어갈 수 없을 뿐 아니라 들어가면 바위가 오므라들어 빠져 나올 수 없다고 한다.

아래로 저수지가 보인다. 앞에는 바위평원이 펼쳐진다. 약간 경사가 졌지만 그래도 거대한 바위로 이뤄진 평원이라 부를 만한다. 바위 위에 바위, 바위 아래 또 바위.

너무 감탄해서 흥분하면 안 된다. 자세히 살펴 보면 바위에는 하얀 소금 알갱이 같은 것이 점점이 박혀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빈번히 오고 가면서 소금 알갱이들이 부서져 표면에 이들을 뿌려 놓은 것 같다. 자칫하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왼쪽 절벽은 어지간한 강심장도 바로 내려보기 어려울 만큼 가파르다. 몸은 두고 고개만 쑥 빼 돌려 보는데도 어지럽다.

잠시 뒤 황매산성터. 임진왜란 때 일본군과 맞서 싸운 의병들의 활동 근거지였다고 한다. 성벽을 오른쪽에 두고 왼쪽으로. 50곒 전방이 모산재 정상(767곒). 맞은편 절벽 끝에 흔들바위처럼 보이는 게 황포돛대바위. 발끝으로 슬쩍 밀어도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 같다.

정상에선 천왕재 철쭉군락지 방향으로. 119조난위치 표지판이 있고 왼쪽으로 내려서면 무지개터로 내려가는 하산길이다. 모산재 정상에서 내리막 오르막 한 번이면 황매산 철쭉군락지에 도착한다. 20분 소요.

아래 능선으로 목장이 펼쳐져 있고 철쭉은 지천이다. 온통 분홍 천지. 붉은 산이다.

천왕재 방면으로 출발. 목장을 둘러친 능선을 타고 간다. 파란 잔디가 융단처럼 깔린 목장길을 걷는다. 산불초소를 지난다. 능선 너머 왼쪽엔 영화 단적비연수 촬영장이 보인다. 헬기장이 나오고 오르막이 시작된다. 20분 가까이 제법 숨찰 만큼 가파르다.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때는 양보가 중요하다. 특히 바위구간을 오르내릴 때는.

봉우리에 오르면 황매봉까지는 10분. 날씨가 좋으면 9시 방향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2시 방향으로 합천댐.

하산길은 북쪽 능선을 따라 잡는다. 이정표 ‘삼봉 3㎞’ 방향. 이때부터 타고 나가는 능선에는 깎아지른 바위를 넘어야 한다. 동아줄을 매달아 놓은 곳도 있지만 절대 조심.

30분쯤 가면 삼각점. 다시 합천댐을 정면으로 보고 20분쯤 가면 갈래길이다. 여기서는 오른쪽 돌탑을 보고 간다. 직진하면 댐 방면.

이때부터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수풀이 우거진 길이다. 군데군데 철쭉이 군락을 이룬다. 갈대와 잡목이 섞여 있지만 그래서 분홍빛은 더 붉게 보인다. 우거진 길을 1시간여 가면 늪지대가 나온다. 오른쪽에 파평윤씨 묘.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5분 뒤 갈래길이 나오면 왼쪽. 20분쯤 가면 밤나무밭. 상두실마을에서는 왼쪽으로 풍산홍씨 묘를 지나 두심마을 버스정류장까지 10분 정도. /글·사진=김용호기자

/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합천 제일의 명산은 가야산이다. 합천 사람들은 그 가야산의 반열에 황매산을 올려놓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황매산은 그만큼 근교산 취재팀에도 친숙하다. 철쭉의 명산 황매산을 찾아 보았다.

신록 그윽한 계절에 황매산은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다. 오는 5일 황매산철쭉제가 열린다.

산청군 차황면과 합천군 대병면, 가회면의 정점에 솟은 앙칼진 봉우리에 다양한 산행코스가 있다. 근교산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모산재 코스가 소개돼 있다. 황매산식당~황매정사~황포돗대바위~무지개터~모산재(정상)~순결바위~국사당~황매산식당으로 3시간이면 충분하다.

황매산 코스는 법평리 신촌마을~황매산 영화주제공원~샘터~황매산 정상~헬기장~임도~황매산 영화주제공원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가족산행에 3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산행후 합천호를 둘러보며 변해 가는 산속의 신록을 즐기자.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모산재~황매산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시간 제약이 심하다.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오전 7시 출발 합천행 버스를 타고 삼가에서 내려야 한다. 요금 6천9백원. 약 1시간30분 소요. 삼가에 내려 오전 8시30분에 출발하는 덕만행 서흥여객 시내버스를 타고 영암사 입구 모산재식당 앞에서 내린다. 서부터미널에서 출발할 때 운전사에게 미리 버스시간에 맞춰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좋다. 덕만행 버스를 놓치면 일정대로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산해서 두심마을 버스정류장에서는 오후 5시20분 지나가는 삼가행 버스를 타야 한다. 산행시간도 이 버스를 놓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삼가에서 부산행 버스는 18:10 18:40 19:20에 출발.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kyh73@kookje.co.kr  입력: 2002.05.0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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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287> 거창 삼봉산

 

비 오는 날의 백두대간. 운무는 연봉을 휘감고 돌고, 인적 없는 황톳빛 산길에는 촉촉한 기운이 스며든다. 봄비는 남도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 봄을 머금고, 백두대간 깊은 골짜기에 흩뿌린다. 백두대간을 종주한 사람들에게 이땅의 산하가 어느때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느냐고 물어보라. 셋 중 하나는 우윳빛 운무가 무채색으로 드리워진 ‘가랑비 오는 날’을 꼽을 터이다.(사진-봄비가 촉촉히 내린 날 봄을 맞으러 삼봉산을 찾았다 . 산행 기점인 상수내마을에서 바라본 덕유연봉들 .)

태백산에서 내륙으로 몸을 비튼 백두대간이 한동안 숨을 죽이다 덕유산에 이르러 갑자기 솟구쳐 오른다. 거창과 무주를 경계짓는 삼봉산은 이같은 덕유연봉(德裕連峰)이 시작되는 첫머리봉. 그래서 인가 마을사람들은 삼봉산을 ‘덕유원봉’이라 부르며 자긍심을 내보이기도 한다.

멀리서 보면 삼봉산은 3개의 봉우리를 연꽃처럼 얹고 있다. 비오는 날, 그 연꽃이 만개라도 할까 싶어, 거창 삼봉산을 찾아간다.

산행구간은 ‘거창군 고제면 상수내 마을~고랭지채소밭~임도~1032곒봉~주능선 삼거리~금봉암 삼거리~덕유삼봉산(三峰山·1,254곒)~주능선 삼거리~소사마을’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4시간 가량.

거창시장 앞에서 고제행 버스를 타고 가다 상수내 마을 앞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리면 37번 국도상이다. 빼재로 이어지는 이 도로는 대진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거창과 무주를 잇는 주요국도였다. 버스에서 내리면 ‘상수내’ 마을 이정석이 서 있다. 이정석을 지나 마을로 간다. 심심산골에 위치한 상수내 마을은 이방인들에게는 고향으로 회귀한 듯한 감흥을 준다. 창고에는 장작이 그득 쌓여있고, 돌담 사이로 감나무가 높은 키를 뽐낸다. 감나무 끄트머리에는 까치집이 얹혀있고, 누렁이는 객을 향해 별 적의없이 한번 짖어본다.

마을은 산비탈에 들어서 있다. 마을을 가로질러 끝까지 올라야 산길이 시작된다. 마을내 키 큰 감나무를 지나면 대밭이 보인다. 대밭을 지나면 담배를 말리는 연초장이 있다. 산길은 연초장 뒤로 열려 있다.

논배미와 밭뙈기가 산비탈을 따라 켜켜이 들어서 있다. 산길은 이를 지나 구불구불 올라간다. 작은 개울을 건넌 뒤 개울을 오른쪽에 두고 발걸음을 옮긴다. 호두나무를 지나 비탈을 치고 오르면 너른 고랭지 채소밭이다. 밭 뒤로 임도가 지나간다.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20곒 정도 걸어가자. 골짜기를 타고 오르는 실핏줄 같은 오솔길이 보일 것이다.

길은 뚜렷하다. 산중턱에 고로쇠 채취장이 있어 마을사람들이 자주 오르락 거리기 때문이다. 단, 최근 돌풍이 불었는지 고목들이 넘어져 길을 막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살짝 에돈 뒤 원길을 찾으면 된다.

1시간 가량 올라가면 능선에 오른다. 능선 언저리에서 산길이 희미해진다. 고로쇠 채취가 능선 바로 아래까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잡목을 헤집고 10분 정도만 가자.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오를 수 있다. 이곳이 1032곒봉이다.

길이 다소 좋아진다. 산의 왼쪽 허리를 지난다는 생각으로 15분 가량 가면 백두대간 주능선의 삼거리에 닿는다. 오르막인 오른쪽이 삼봉산 가는 길. 내리막은 빼재로 떨어진다. 백두대간 주능선길에는 대간종주에 나선 산악회 혹은 개인의 리본이 많이 붙어 있다.

백두대간 길은 고산준령에 들어선 ‘고속도로’ 같다. 큰 경사도 없이, 별다른 잡목도 없이 시원스레 능선길이 이어진다. 1시간 가량 백두대간 길을 따라 걷는다. 억새 산죽 고사목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잡목이 사라진 곳에는 시원한 조망이 기다리고 있다.

 
두번에 걸쳐 삼거리를 만난다. 둘 다 금봉암으로 빠지는 길이다. 계속해서 능선을 타면 바위전망대를 지나 삼봉산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에는 ‘덕유삼봉산’이라 씌어 있다.

정상은 폭이 좁지만 주변 경관은 확 트여 있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서쪽으로 향적봉을 비롯, 덕유산의 주요연봉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하산을 시작한다. 정상을 지나 계속해서 산길을 잇는다. 일부 바윗길이 있지만 가볍게 비켜나간다. 응달에서는 굳어버린 잔설이 희끗희끗하다. 30분이면 하산을 결정하는 삼거리다. 오른쪽 내리막으로 살펴보자. 다소 급한 경사길이 계곡을 헤집으며 아래로 내닫고 있다. 조심조심 내려달아 30분이면 산죽이 많은 완경사 구간에 닿는다. 긴장했던 발을 풀며 푹신한 흙길을 따라 걷는다.

임도에 잠시 닿았다 맞은편 산길로 다시 붙는다. 작은 언덕을 넘어서니 대단위 고랭지 채소밭이다. 밭의 왼쪽을 100여곒가량 따르면 숲 사이로 내려닫는 산길을 발견할 수 있다. 산길 끝은 다시 채소밭. 이를 지나 임도를 만나면 곧 소사고개에 닿을 수 있다.

소사고개로 무주와 거창을 잇는 1089번 국도가 지나고 있다. 왼쪽으로 꺾어 소사마을로 가면 쌍봉초등학교 소사분교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 글·사진=김용호·박병률 기자



-------------------------------------------------교통편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가 첫차로, 40~50분 간격으로 떠난다. 요금 1만1천6백원. 2시간40분 소요.

거창시외버스터미널 입구로 나와 왼쪽으로 튼 뒤 5분 정도 걸어 중앙교 앞까지 간다. 중앙교에서 성은아파트를 보며 거창시장 쪽으로 간다. 10분 정도 걸어 두번째 버스정류장까지 가면 ‘고제선’ 버스를 탈 수 있다. 고제선 버스를 탄 뒤 ‘상수내’마을에서 내려야 한다. 버스는 오전 7시40분, 10시20분 등에 정류장을 지나간다. 버스요금 1천6백50원. 소요시간 1시간 가량.

산에서 내려오면 고제면 소사마을이다. 오후 4시50분, 6시, 7시10분 등. 요금 2천1백50원.

사람이 없는 날은 마지막 버스가 마을까지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늦게 하산했다면 서흥여객(055-944-3720)에 전화를 걸어 버스를 요청해 놓는 것이 좋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떠나기전에


삼봉산은 거창의 진산이다. 거창 고읍지 및 조선환여승람 거창군 산천조에도 ‘삼봉산은 거창 북쪽 오십리에 있으며 무주로부터 대덕산 서쪽 가지이다’라고 적혀 있다. 해발 1,254곒의 거봉으로 봉우리가 셋이라서 삼봉(三峰)이란 이름을 얻었다. 정상의 주봉을 중심으로 투구봉 노적봉 칠성봉 신선봉 석불바위 장군바위 칼바위 등으로 이름붙은 자연산경과 금봉암(金鳳庵)이 어우러져, 소금강의 신비경을 연상케 한다.

삼봉산의 봄은 눈을 안고 있다. 양지에는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응지에는 잔설이 짙게 남아 있다. 특히 주능선에서 소사고개로 내려닿는 길은 아직도 돌부리에 잔얼음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 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kyh73@kookje.co.kr  입력: 2002.03.2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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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장군재∼의상봉∼별유산

 
경남 거창군은 높이 1천m대의 봉우리만 스무개 가까이되는 산의 고장이다. 별 유산(1046.2m)과 의상봉은 그중에서도 산세가 수려한 이름난 산들이다.

그간 주로 이용돼 온 이 산의 등반로는 고견사주차장에서 출발해 고견사를 거쳐 곧 장 별유산 의상봉 정상을 밟는 코스였다. 이 길은 산행시간이 짧은 것이 장점 이다.

하지만 기암괴석으로 뒤덮혀 탄성이 절로 새 나올 만큼 빼어난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번에 다시찾는 근교산팀이 오른 길은 아름다운 별유산 의상봉의 전모를 한눈 에 바라보며 산행을 할 수 있는 코스다.게다가 가파른 바윗길과 삐죽삐죽 솟 은 암봉이 연이어 버티고 있어 일반 육산을 걷는 것과는 완연히 다른 재미를 실컷 맛볼 수 있다.

반면 구간이 다소 길고 바위지대를 지날 때는 두다리 뿐만 아니라 온몸을 사용해야 하므로 체력소모가 뜻밖에 크다. 초심자들은 체력안배 에 신경써야 한다. 알칼리성 온천인 가조온천이 가까이에 있어 산행후 피로를 풀기에는 적격이다.산행경로는 별유산매표소-작은바리봉-889m봉-장군재-우두재-의상봉-별유산-앙 천석을 거쳐 고견사주차장 바로 위에 있는 매점인 고견산장으로 하산하는 코스 이다.

산행시간은 6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출발지점과 도착장소가 같아 승용 차를 몰고 가도 좋다.산행은 별유산입구 매표소에서 100여m 위쪽 개울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왼쪽 계곡으로 접어들면 시작된다. 고견사주차장까지 올라갔다면 100여m를 되짚어 내려온다. 물은 주차장 매점에서 구해둔다.계곡길은 꽤 묵었다. 사람 다닌 흔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걷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20분쯤 계곡을 오르면 왼쪽 산사면으로 올라붙는 길이 나온다.

이 첫번 째 길을 놓쳤다면 10분쯤 더 올라가 계곡물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또 한번 길이 열린다. 산사면으로 올라서 계곡을 버리고 산길을 10분쯤 오르면 5 분간격으로 연이어 두번의 세갈래 갈림길을 만난다.

다시찾는 근교산팀의 리본 표식을 잘 보고 첫번째에서 왼쪽(직진), 두번째에서 오른쪽 길로 오른다.두번째 갈림길을 출발해 조금만 가면 이내 바위지대가 시작된다. 바위를 잡고 가파른 경사면을 30분 남짓 올라서면 작은바리봉. 이 봉우리는 정면으로 펼쳐 진 웅장한 의상봉 별유산 능선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병풍처럼 둘 러쳐진 희고 푸른 암봉의 파노라마, 산꾼의 발길을 기다리는 뾰죽뾰죽한 바위 능선의 실루엣이 TV에 잠깐씩 비치던 금강산의 바위지대를 연상시킨다. 이곳에 서 조금만 더 능선쪽으로 가면 봉우리 아래로 암벽등반가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넓직한 암반지대가 버티고 앉은 모습도 인상깊다.작은바리봉에서 칼날같은 바위지대를 조심조심 내려선후 다시 20분 정도 바위 를 잡고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889m봉. 덤불과 나뭇가지에 가려 조망은 좋지 않다. 올라온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5분만 더 가면 세갈래길 표지판이 서있는 장군재다.

장군재에서 점심을 먹을 경우 여기서 조금 위쪽 안부에서 자 리를 펴는 것이 좋다. 겨울인 요즘 장군재는 사방에서 바람이 몰아쳐 조금만 머물러도 몹시 춥다.장군재에서 5분만 더 가면 다시 갈림길. `의상봉 3.2Km'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의상봉으로 향하는 능선이다. 이상봉까지 바위봉우리 3개 정도를 넘어야 한다.

팔다리를 다 써가며 온몸으로 올라야 하는 만큼 땀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사방이 뚫린 능선에서 보는 거창 의 산군과 멀리로 보이는 그림같은 가조면의 전경을 위안삼아 꾸준히 간다.1시간쯤 힘들여 바위를 타고 넘으면 우두재에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고견사로 빠지는 탈출로가 열리는 곳. 바로 앞에 우뚝 선 거대한 바위봉우리가 의상봉이 다.

이 봉에 오르려면 왼쪽 길로 내려선 뒤 의상봉을 돌아 반대편 입구로 올라 서야 한다. 리본표식을 잘 참고해야 한다.의상봉은 긴 철제계단이 설치돼 있다. 의상봉에 올라 사방으로 열리는 환상적 인 경치를 생각하면 이 계단은 힘들여 오를 가치가 있다.의상봉을 내려서면 다 소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반대편 바위봉으로 올라서야 한다. 길은 왼쪽으로 약간 내려선 후 올라서는데 가파르기가 만만찮다.30분 정도면 별유산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여기서 직진하는 능선을 타면 해인사 방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비계산에서 달려온 능선쪽으로 가다 리본표식을 참조해 우측으로 길을 잡 으면 앙천석을 거쳐 주차장으로 하산이다. 하산은 1시간이면 넉넉하다.산을 내려와 고견산장에서 맛보는 오가피동동주와 촌두부 맛이 별미다.


# 교통편

거창은 오래도록 서북경남의 오지로 알려져 있는 만큼 교통이 불편한 편이다. 승용차를 이용하려면 구마고속도로를 이용해 88고속도로로 올라선 후 거창군 가조인터체인지에서 가조면으로 들어서면 쉽게 고견사주차장으로 갈 수 있다. 1인당 입장료 800원.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서부(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 행 버스를 탄다. 요금 1만7백원. 첫차는 오전 7시. 당일산행을 위해선 적어도 오전 8시30분에 출발하는 두번째 버스라도 타야한다. 이 차를 놓쳤다면 당일산 행은 포기해야 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로 가조면까지 간후 택시로 별유산 입구까지 간다. 택시비는 정액 4천원. 거창에서 부산행 막차가 오후 6 시40분에 있어 이를 감안해 산행시간을 맞춘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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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거창 보해산

 
경남 거창의 산들은 산꾼들을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거창군 안에만 1천m급 봉우리가 스무개 남짓. 저 유명한 금원산 기백산과 유안청계곡, 의상봉 별유산 바리봉으로 이어지는 호쾌한 바위능선을 밟고 와서 `별유천지'라고 말하지 않는 산악동호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부산서 직행시외버스가 아닌 국도 운행 노선버스를 탄다면 `경북' 현풍을 거쳐야만 도착하는 곳이 `경남' 거창이다. 이곳이 서북 경남의 후미진 오지라는 점도 거창쪽 산행의 큰 매력 중 하나다.

거창군 가북면에 터를 닦은 보해산(寶海山.917.7m)은 이 명산의 고장에서도 그리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주'다. 다시찾는 근교산팀이 답사를 마친 뒤 어렵사리 추려낸 보해산만의 매력은 크게 3가지였다.

더운 나라의 밀림 속이 연상될 만큼 짙게 우거진 수림. 등로주변 곳곳엔 산딸기와 취나물이 지천인데 용케 길은 또렷한 편이다.

거창을 둘러싼 산세를 향해 탁 트인 조망. 능선에만 올라서면 여러 군데 전망포인트에서 거창의 산들이 펼치는 거침없는 파노라마를 보고 또 보며 걸을 수있다. 그리고 `바위'다. 보해산 정상을 넘어서면서 울퉁불퉁 바위길, 깎아지른 절벽전망대가 끝없이 이어진다. 특히 가파른 바위하산길을 내려와 능선에 접어들면 왼쪽으로 올려다보이는 보해산 암벽지대의 장관이 산행의 모든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산행경로는 남산1구마을입구(기점)-묵은터-묵은터소류지-헬기장-보해산정상-암벽지대를 거쳐 가북면 용산리 용산마을로 하산한다.

6시간30분 소요.거창읍내 삼거리정류소슈퍼마켓앞 강양버스승강장에서 남산방면 차를 타고 남산1구마을(묵은터)입구에 하차하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들길을 따라 20여분 곧장 가다보면 작은 저수지인 묵은터소류지가 나온다. 갈림길 한곳을 무시하고 저수지방향으로 쑥 들어서면 도랑을 낀 산길로 접어든다.온갖 수종의 눅눅하고 우거진 수풀을 양손으로 헤치며 가야한다.

크게 희미한 길은 없다. 산딸기와 취나물 군락은 여기서 펼쳐진다.

출발 15분쯤 뒤부터 길이 평평하고 넓어진다. 계속 오르다보면 헬기장을 만나는데 그 뒤부터는 곧장 내리막길이 기다린다. 헬기장을 내려서자마자 능선이 이어지는 왼쪽길을 버리고 무덤 1기가 자리한 오른쪽 길을 잡아야 한다. 이내 사거리 고갯길에 내려서서 계속 직진한다. 솔잎이 잔뜩 깔려 푹신한 오르막과 평평한 길이 번갈아 나선다. 시야가 점점 트이면서 보해산의 우람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능선길이 처음 내리막으로 바뀐 뒤 만나는 고갯길도 사거리. 정면으로 달려 오르막을 타야한다. 지금부터 위로는 하늘이 가려지고 온몸으로 산행을 감행하는 잡목수풀구간이다. `기가 막히게' 묵은 길이다.

30분 산림욕을 겸한 고된 산행끝에 사방이 트이는 봉우리 바로 아래지점에 도착한다. 이 오르막을 가다 거대한 전망대바위를 만난다. 반쯤은 암벽등반을 하는 폼으로 올라서자 `세상 모든 게 그림같다'는 시원함이 몰려온다. 바위 위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서면 왼쪽부터 양각산 흰배미산 수도산 단지봉이 도열했고 왼쪽 멀리로는 가야산의 자태가 한눈에 들어 온다. 다른 방향으로 금원산 기백산 남덕유산이다. 이 바위를 오르려면 왼쪽 우회로도 있다.

전망대를 지나쳐 계속 오르면 힘들지 않게 보해산정상에 도달한다. 정상에 삼각점이 있다. 산 일대가 3년전 발생한 산불의 상처로 훼손돼 있는 점은 가슴 아프다.

정상에 서면 용산리쪽에서 올라오는 등로가 열려있는데 이길로는 많은 팀들이 다녀간듯 산행단체의 리본이 꽤 많이 달려있다. 올라온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 능선을 타면 하산길이다. 내려서면서는 정신을 다잡아야 한다. 5분 간격으로 나타나는 빼어난 바위구간과 깎아지른 절벽전망대에 넋을 빼앗겨 버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정도로 걷는 맛이 훌륭하다.

하산시작 50-60여분 만에 저 멀리 의상봉의 뾰족한 봉우리에 마지막 눈길을 준 뒤 본격 하산길을 타게 된다. 상당히 가파른 바위구간이라 초심자에겐 약간 부담스럽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30분 정도만 내려서면 솔잎 잔뜩 깔린 푹신한 솔숲 사이길로 내려선다. 40분이면 임도를 거쳐 가북면 용산리 용산마을로 하산한다. 하산길 내내 왼쪽 보해산 암릉지대를 올려다보면 "과연 거창의 산이로구나"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 교통편

 
부산서 거창까지는 서부(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직행버스가 오전 7시, 8시30분에 있고 그 이후로는 오후 6시까지 50-60분 간격으로 다닌다. 현풍을 경유하는 국도운행 버스도 오전 7시50분에 있다. 2시간 30분 소요. 요금 1만7백원.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하차해 읍내쪽으로 300여m 걸어가면 삼거리정류소슈퍼앞에 강양버스정류소가 있다. 여기서 남산방면 버스를 타고 묵은터입구(남산1구마을)에 하차. 오전 7시, 7시40분, 8시25분, 하루 10회 운행. 요금 500원.

용산마을 뒤로 하산해서 송라교를 건너면 마을구판장앞에 거창행 버스가 정차한다. 하루 13회 운행. 오후시간대는 4시25분, 4시50분, 6시50분에 있다. 거창서 부산까지는 오후 7시가 막차다. 이 버스를 놓치더라도 거창-대구행 고속버스가 오후 7시24분, 8시, 8시30분, 9시(막차)에 있다. 요금 3천8백원. 대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지하철로 대구역까지 가서 경부선 열차(요금 4천4백원)를 이용할수 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8 / 수정: 2006.11.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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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합천 오도산

 
"숲이 우거져서 올라가시면 멧돼지 많을거요. 새끼 데리고 다니는 놈들은 사나우니까 특히 조심들 하소. 또 이 산엔 69년도에 방목됐다가 산속으로 도망쳐버린 흑염소떼가 새끼를 쳐 야생상태로 서식하고 있어요."

경남 합천 오도산(吾道山.1133.7m)을 찾은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에게 마을사람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짜릿한 설레임을 느끼게 했다. 군사목적으로 개설된 도로가 산 아랫자락에서 이마빼기까지 휘감고 있는데도 아직 그렇게 깊고 깨끗하단 말인가.

하지만 취재팀이 이 멧돼지나 야생흑염소를 만날 기회는 없었다. 이번 산행은 여름철 산꾼들에게 흥분과 재미를 선사하는 `계곡산행'이기 때문이다.

계곡산행은 젖은 바위에서도 잘 미끄러지지않는 계곡등산용 샌들을 신고 산길 대신 계곡물길을 거슬러 산을 오르는 산행의 한 방식이다. 여름등산만의 별미다. 합천 오도산은 계곡산행의 조건을 빼어나게 갖췄고 깊은 유서도 전해지는 수려한 근교산이다.

신라 말엽 유명한 도선(道詵)국사가 그 기운과 자태에 탄복해 머물며 수련한 산이기도 한데, 멀리서 보는 외관과 달리 참한 계곡을 여럿 품고 있다. 폭포골 지실골 한시골 두산지음골등의 물길이 산을 호위하고 있다. 오도산은 또 웬만한 근교의 산들은 따르지 못할 호화로운 산세조망이 일품이다.

취재팀은 계곡산행경로를 합천군 묘산면 반포리 안마을을 기점으로 잡아 폭포골-오도산정상-지실골-임도-오도산자연휴양림공사현장-압곡리 지실부락 하산길로 잡았다.

계곡으로 시작해 계곡으로 끝나는 군침도는 여름코스다. 산행시간은 6시간-6시간30분. 알맞게 불어오른 청정계곡을 따라 오르는 폭포골 오름구간은 시원하고 상큼하다.

묘산면소재지에서 반포리까지 들어가 도로변에 서 있는 반포마을 표지판을 보고 부락으로 들어서면 산행은 시작된다.

반포마을회관을 지나 마을 안쪽으로 더 들어간다. 이내 마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개울이 나서는데 건너지말고 왼쪽으로 꺾어 개울을 따라 산쪽으로 올라붙는다. 샛길 무시하고 10여분 직진하자 개울 징검다리 하나를 건너선 뒤 계곡으로 내려설수 있다. 지금부터 시원짜릿한 계곡산행이다(다만 비가온 직후는 물길산행을 삼가야한다). 작은 폭포와 아담한 소(沼), 깨끗한 계류를 밟는 기분이 상쾌하다.

미끄러운 바위가 버틴 난코스는 2곳 정도. 40여분만에 물길 합수지점에 닿고 이곳서 오른쪽으로 물길을 15분 정도 더 올라간 지점에서 계곡을 버리고 왼쪽 산사면으로 올라붙어야 한다. 뭍으로 올라붙는 입구가 명확치않아 취재팀은 신경써 리본을 부착해뒀다. 샌들은 등산화로 갈아신고 반바지는 긴바지로 바꿔입고 본격 `산행'을 시작한다. 산으로 올라서서 잠시 등산로가 매우 불확실하고 잡목수풀이 심하게 우거진 구간을 30여분 힘겹게 헤쳐나갔다. 하지만 이내 능선으로 향해 난 길을 만날수있고 묘지도 1기 지나치게 된다. 어느 정도 오르면 정면으로 오도산정상과 정상의 군사시설물이 눈에 들어온다.

계곡을 버린지 약 40여분만에 취재팀은 아스팔트도로위로 올라섰다. 도달한 지점은 도로반사경 바로 뒤편. 여기서 위로 30여m 걸어간 뒤 다시 도로난간을 넘어 서 산쪽으로 들어선다. 이 지점에서 갈림길이 열리는데 이번 산행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분기점이다. 왼쪽 직진길은 산사면을 에돌아 처음 만나는 너덜지대에서 너덜건너편 가장자리를 타고 5분 정도 올라선후 반대편 숲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그 뒤로도 수풀과 가시덤불로 전진이 매우 힘든 잡목구간과 2군데의 너덜지대를 더 오른다. 이 길은 매우 험할 뿐만 아니라 희미하다. 무엇보다 아직 안정되지 않은 너덜의 돌들이 앞사람의 발길에 여차하면 굴러내려 부상과 실족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초심자 또는 단체산행팀은 삼가야한다. 정상 바로밑 도로까지 올라서는 시간도 1시간 이상 소요된다.

반면 출발지점에서 오른쪽 오르막은 능선구간이다. 길도 편하고 조망도 빼어나며 20분 정도면 다음 목적지까지 올라설 수있다. 취재팀은 두 구간을 모두 답사해 리본을 부착했으나 2번째 길을 추천한다.
정상바로 밑 도로에 올라섰으나 정상이 군사시설물이라 오를 수가 없다. 이 도로의 가장 높은 지점까지 가는 것에 만족해야한다.

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야트막한 야산 하나가 반사경 뒤로 봉긋 솟아있는 지점이 가장 높다. 이 곳 조망은 꿈결같다. 멀리 지리산 남덕유 북덕유능선, 좀 가까이 매화산 가야산 의상봉 별유산등의 파노라마는 주위에선 좀체 보기 힘든 장관이다.

하산은 위에 언급한 도로변 야산으로 올라서 반대편으로 내려서면서 시작한다. 15분 정도 가서 길따라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지실골까지 내려가야하는데 숲이 짙은 이 구간 등산로가 매우 불확실하다. 20분쯤 내려서다 갑자기 길이 끊기는 듯한 지점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10여분 더 내려가면 지실골 물길을 만난다.

그 뒤로는 별 걱정없지만 계곡 말고는 다른 산길이 없어 비로 물이 불었을때는 하산이 곤란해진다. 1시간20분 정도면 계곡에서 완전히 벗어나 임도에 올라선다. 임도 끝은 자연휴양림공사가 한창이다.

# 교통편

 
합천군 묘산까지 가려면 서부(사상)시외버스터미널서 국도로 가는 거창행버스를 탄다. 오전 7시50분, 9시20분등 하루 6회. 막차 오전 6시. 2시간20분 소요. 묘산서 반포마을까지는 묘산파출소옆 대흥수퍼마켓 버스정류소에서 하루 15회 버스운행. 요금 600원. 택시 2천원. 면내 개인택시 (0599) 9320082, 9336003, 9326618등. 하산 때도 이용가능. 하산지점 압곡리 지실마을입구서 묘산면까지 8천원 정도. 하산해서는 택시를 이용하거나 압곡리 입구 도로까지 걸어나가 권빈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이용. 1시간20분 간격 운행.

합천군 묘산은 토종흑돼지 산지로 유명하다. 합천군이 지정한 명품. 묘산면소재지서 약간 벗어난 곳에 고향식당(05999331180)에 가면 맛볼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찾아낸 토종돼지를 사육하는 인근 웅기마을 8가구에서 돼지를 공급받는다. 일반 돼지고기보다 다소 비싸지만 담백하고 돼지냄새가 없어 즐겨볼 만하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7 / 수정: 2006.11.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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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합천 두무산

 


합천과 거창쪽 산야는 근교산 단골산꾼들에게 미답의 `멋진 신세계'라 불릴만한 봉우리들을 여전히 여럿 품고 있다.
이유는 이렇다. 서부경남인 이 지역은 부산서 대중교통으로 최소 2시간30분은 걸려야 도착할 만큼 비교적 `먼' 근교에 속한다.

부산으로 되돌아 나오는 차편 역시 일찍 끊겨 여차하면 대구를 경유해 귀환해야만 한다.불편한 교통사정으로 인해 근교산 동호인들의 발길을 타지않은 새로운 산행로가 많이 보존되어 있는 역설이 성립하는 것이다.

게다가 천하명산 국립공원 가야산이 지척이라, 1천m 수준의 봉우리들이 수두룩한데도 이 곳의 산들은 그간 산꾼의 눈길을 크게 끌지 못했다.

합천 두무산(1038.3m)은 바로 이런 곳에 자리한 `숨겨진 명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다.

두무산에는 유리알처럼 맑고 청량한 계곡과 깨끗하고 고운 숲길, 산행의 긴장감을 더해주는 가파른 오르막구간, 온몸을 짜릿짜릿하게 만드는 호쾌한 암릉구간이 차례로 나선다. 가야산 매화산을 비롯한 거창 합천 방면의 산세를 호령하는 조망에는 막힌 속이 뚫린다. 찾는 이 적은 가을산답게 능선에는 산초열매가 지천이고 곳곳에서 더덕 어름 개암 부처손등의 산물을 접할 수 있었다.

산행경로는 합천 묘산면 시외버스정류소-묘산초등학교앞-교동마을회관앞-산제부락-관수사(암자)-산제저수지-두산지음골-두산지음재-두무산정상-암릉구간을 거쳐 합천 가야면 성기리마을로 하산한다. 5시간-5시간 30분 소요.부산서 국도운행 거창방면 버스를 타고 합천 묘산면 정류소에 하차하면 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버스진행방향으로 직진해 파출소와 묘산초등교를 지나쳐 성수슈퍼앞 갈림길에서 도로를 버리고 오른쪽길로 들어서면 산제부락. 마을 끝집을 지나치면 관수사라는 작은 사찰이 자리했다. 여기서 오른쪽 농로는 무시하고 계속 직진해 저수지 제방까지 올라서야한다.

저수지까지 올라서 콘크리트길을 따라 가자 이내 양봉 벌통들이 길가에 널려있다. 여기서 100m 채 못되는 곳에 길 왼쪽으로 소나무사이 갈림길. 이 왼쪽길로 접어들어 개울을 한번 건너면 본격 산행시작이다. 계곡길을 계속 따라 가는데다 경사가 갑자기 급해지는 구간이 없어 두산지음재까지는 큰 체력소모없이 산행이 여유롭다. 맑은 계곡을 몇차례 건너며 묵은 계곡길을 따라 오르기를 30여분, 묘지 1기앞에서 왼쪽 뒤편으로 이어지는 길에 올라서자 계곡을 벗어났는지 길이 한결 푹신하다.

10여분 더 올라서자 고개인 두산지음재. 여기서 오른쪽으로 90도 각도로 틀어 능선을 향해야 한다. 능선은 깨끗한 숲속인데다 꼭 한사람이 걷기에 적당할 정도로 폭이 좁다. 조금 더 진행하자 얌전하던 길이 갑작스럽게 가파른 오르막으로 바뀐다. 길이 무척 깨끗하고 푹신한데다 군데군데 산더덕도 눈에 띈다.

20여분 가쁜 숨 몰아쉰 끝에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왼쪽으로 틀어 능선길을 잡자 조망이 쾌청하게 열린다. 잘 가꿔진 헬기장을 한 곳 지나 15분 만에 암봉으로 이뤄진 두무산 정상을 밟는다. 1천m가 넘는 산답게 사방으로 조망이 그지없이 시원하다. 가야산 매화산 황매산과 미숭산 비계산 보해산 미녀봉등 사방이 산이고 물결치는 황금들녘 풍경도 풍요롭다. 정상에는 `거창군 극동점'이라는 표지석이 있다.정상에 서면 긴장이 풀리기 쉬운데 두무산에서는 곤란하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야할 길이 훨씬 멀기 때문이다.

정상을 방불케하는 멋진 전망대를 몇군데 더 거쳐 아래로 호방하게 펼쳐지는 암릉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진행방향 직진. 바위의 기세가 등등해 짜릿하다. 암릉을 통과하자 갑자기 길이 불확실해지며 무성한 싸리나무밭으로 하산길이 이어진다. 취재팀은 집요하게 앞을 막는 싸리나무 군락지 사이로 길을 만들며 20여분 만에 아랫쪽 안부의 묘지에 도착했다. 리본을 주의깊게 살펴야할 구간이다.

무덤에서 오른쪽으로 난 또렷한 외길 하산로로 30분 정도면 산아래 도착한다. 마을까지 거의 다 내려와서 갈림길을 만나는데 여기서 오른쪽을 택해 산비탈을 통과 한뒤 논둑길을 걸어 마을로 접어들어야 한다.


# 교통편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국도거창'버스로 합천군 묘산면까지 간다. 당일산행을 위해선 오전 7시50분차를 타야한다. 오후 12시40분 2시40분 6시 등 하루 4차례 운행. 8천8백원. 2시간20분 소요.하산길 교통편이 까다로운 편. 축산단지인 합천군 가야면 성기리로 내려오면 성기리 마을회관앞까지 간다. 여기서 가야면소재지까지 나가야한다. 오후 3시 5시 버스가 있다. 택시는 5천원. 개인택시 (0599)9328454. 가야면소재지에서는 시장슈퍼(05999327617)가 버스정류소. 고령까지 나가면 부산행 오후 6시40분 7시20분(막차) 버스 이용 가능.

여기서 부산직행은 오후 4시40분 하루 1대 뿐이다. 8천8백원. 대구까지는 20분 간격으로 오후 8시5분이 막차. 2천6백원. 동대구역에서 부산행 열차편을 이용할 수 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7 / 수정: 2006.11.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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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합천 대암~태백~천황산

 


대암산(大岩山.591m) 무월봉(舞月峰.612m) 태백산(太白山.577m) 천황산(天皇山.665.6m). 경남 합천군 대양면과 초계면을 가르고 적중면까지 길게 이어지는 능선위의 연봉들이다. 이번 산행은 합천 들판 가운데 솟은 이 네 봉우리를 신 나게 `달린다'. 말그대로 전형적인 워킹 근교산행로다. 모두 5개의 봉우리가 능선위에 열병하듯 버티고 서 있어 제법 땀을 쏟아야 한다.

사람 발길을 꽤 오래 타지 않은 듯 잡목은 우거지고 숲은 어두침침한 편이다. 하지만 산행로의 구성이 단순하고 산행 내내 왼쪽으로 펼쳐지는 초계면 너른 들판의 정경이 한없이 정답다. 시야를 압도하는 웅장한 조망으로 치자면 좀 모 자란 듯 하고 그나마 하일라이트는 마지막 봉우리인 천황산 권역에 접어들면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산행의 `도전포인트'는 역시 대간이나 정맥을 종주하는 호기로운 자세로 연봉을 타고 넘어다니는데 있다.

산행시간은 마지막 목적지 봉우리인 천황산을 포기하고 산행도중 처음 만나는 임도에서 왼쪽으로 빠져 초계면으로 하산할 경우 5시간, 천황산을 포함할 경우 7시간 가량이다. 산행경로는 사상 시외버스터미널서 합천행 버스를 타고 가다 합천군 대양면 정류소(경전상회앞) 하차-무곡리마을회관-보원사-대암산-무월봉 -태백산-임도(왼쪽방면 초계면쪽 하산길 열림)-686m봉-천황산-임도-검곡저수지 하산으로 이어진다.

합천방면 시외버스로 가다 대양면 정류소에서 하차하면 경전상회앞. 도로를 따 라 합천방향으로 걷다 덕정교를 건넌 뒤 길가 `대양교회'표지판을 보고 오른쪽 으로 꺾어 무곡리 마을안으로 들어선다. 출발 20여분 만에 `무곡마을회관'앞을 지나치고 다시 20여분을 더 가면 마을을 벗어나면서 비포장길에 올라선다. 이 지점에서 작은 다리를 넘어 개울을 건너면 5분 거리에 보원사라는 아담한 절집 건물이 나선다. 보원사를 출발하면 이내 오른쪽 아래 개울가에 정자건물이 한채 보인다. 정자를 지나쳐 100m여 비포장길을 오르면 길왼쪽에서 논이 끝나고 솔숲이 시작되는 지 점에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로 들어선다. 산사면으로 올라붙은 셈인 데 십수기의 공동묘지를 지나 이내 경사가 45도는 족히 넘어뵈는 비탈에 달라 붙는다. 솔숲이 짙고 갈비가 잔뜩 깔렸지만 송이채취꾼들의 흔적이 뚜렷해 길 찾기는 편하다. 약 20분 땀을 흘리자 능선에 도착. 오른쪽으로 꺾어야 대암산 방향이다. 정상까지는 30분 거리인데 취재팀은 40분을 잡아먹었다. 정상이 뻔 히 보여도 가시덤불과 잡목가지의 방해를 받았던 것이다. 정상엔 헬기장과 산 불감시초소가 있다.

하지만 대암(大岩)이라는 명칭이 뜻하는 큰 바위는 찾을 수 없어 산이름의 유래가 궁금하다. 합천의 산들은 대개 주변 봉우리 조망이 시원한데 대암산 역시 5시방향 지리산 천왕봉, 6시 황매산, 9시 가야산, 11시 비슬산등이 좋다. 지금부터는 너른 합천 초계면 들판을 동무삼아 걷는 능선산행이다.

무월봉까지 는 30분 거리로 길이 꽤 쉽다. 무월봉에서 다음 봉우리인 태백산까지는 조금 주의해야 한다. 길이 조금 음침하고 굴곡진 구간도 나타난다. 무월봉을 출발해 15분 정도만에 완만한 내리막이 오르막으로 바뀌는 지점에서 길흔적이 오른쪽 산사면으로 이어져 자칫하면 들어서기 쉬운데 반드시 국제신문의 리본을 확인 해 잡목이 우거진 능선오르막을 타고 직진해야 한다.


좁고 숲이 우거진 태백산 정상까지는 30여분 거리. 태백산 정상에서 조금 힘겨운 가시잡목구간을 통과해 45분 정도면 철탑건설공사를 위해 뚫려있는 임도와 만난다. 임도의 왼쪽으로 내려서면 교통이 비교적 편한 초계방면 하산길을 잡을 수 있다. 애초에 이 지점까지 답사하려던 취재팀은 임도하산길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맞 은 편 오르막 임도(공사중 팻말이 붙어있음)로 올라섰다.

경사가 매우 심한 임 도와 능선을 잇따라 걸어야 하는 이 구간은 체력소모가 매우 심하다. 특히 단 조로운 임도의 급경사 오르막이 얼마나 지루하고 힘든지 체험해 볼수 있다. 이 번 산행을 통틀어 가장 높고 조망도 시원한 686m봉까지는 50분쯤 걸린다. 정상 에서 철쭉나무군락지를 통과해 약 20분 내려서면 천황산 정상이고 다시 직진방 향으로 10분 내려서면 임도에 도착한다. 임도는 급경사 내리막구간이라 걷기 만만찮은데 1시간10분 내려서면 인가가 있는 검곡저수지 뒤편으로 하산한다.

# 교통편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버스를 타되 승차권은 대양(면)까지만 끊는다. 합천행 버스는 7천1백원이지만 대양행은 6천8백원이다. 차비가 문제가 아니다. 대양에 하차하면 곧바로 산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합천까지 들어가면 곤란하다. 하산길에는 임도에 내려서서 1시간이상 내려오면 검곡저수지 뒤편이다. 여기서 는 우선 초계면소재지까지 들어가야만 귀환 교통편이 열린다. 초계까지 걸어가 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 저수지까지 거의 다 내려와서 택시를 부르는 편이 낫다.

10여분 거리. 3천원. 초계면 동성개인택시 (0599)932-1254. 011-853-1254. 초계까지 나왔다면 마산을 경유해 부산으로 오는 버스가 오후 4 시, 6시에 있다. 2시간 가량 소요. 이 버스를 못탔다면 대구까지 가서 열차로 부산으로 돌아오는 방법이 있다. 오후 4시20분, 5시50분, 6시50분 차가 있다. 4천3백원. 대구 서부터미널은 지하철 성당못역과 연계돼 철도 동대구역까지 손 쉽게 갈 수 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6 / 수정: 2006.11.2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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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거창 비계산

 


"할머니, 비계산으로 올라가려면 이리로 가면 되나요." 마을이 끝나는 산길 초입.

지붕에 기와를 인 허름한 오두막 마루에 홀로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노파에게 취재팀이 물었다. "뭐? 산에 간다고? (길을 가리키 며)이 뒤로 올라가봐. 거기 가면 죄다 산잉께." `죄다 산'이라는 이 대답 한마 디에 취재팀은 다시 거창땅에 들어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할머니, 비계산으로 올라가려면 이리로 가면 되나요." 마을이 끝나는 산길 초입. 지붕에 기와를 인 허름한 오두막 마루에 홀로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노파에게 취재팀이 물었다. "뭐? 산에 간다고? (길을 가리키 며)이 뒤로 올라가봐. 거기 가면 죄다 산잉께." `죄다 산'이라는 이 대답 한 마디에 취재팀은 다시 거창땅에 들어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알려진 대로 거창은 산들의 고장이다.

거창 고을을 빙 둘러 1천m가 넘는 봉우 리들이 열 몇개를 헤아리고 그 기세는 인근 합천의 가야산 산줄기, 무주땅의 덕유산능선과도 어깨를 잇댄다. 산에 둘러쌓인 `오지'라는 별명이 여태 따라다 니는 거창은 지금껏 국제신문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을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고장이기도 하다.이번에 찾은 봉우리는 거창군 가조면과 합천군 가야면을 나누는 비계산(飛鷄山.1125.7m). 비계산은 부산경남 등산동호인들에게 낯선 산은 아니다.

88고속 도로위의 거창휴게소에서 능선으로 곧장 올라서고, 다시 마당재를 거쳐 별유산 과 의상봉으로 연결되는 산행로는 이미 `비계-별유코스'등의 이름으로 잘 알려 져 있다.취재팀은 기존 산행로와는 다른 길을 잡아 비계산을 올랐다. 날아오를 듯 홰를 치는 힘찬 닭 형상의 비계산능선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걸어보자는 의도였 다. 산행경로는 거창군 가조면 일부리 상수월마을에서 시작해 능선도착-돌탑바 위봉-삼거리(별유산쪽 산행로 열림)-비계산정상을 거쳐 가조면 도리 대학동마 을앞 997번 지방도하산으로 이어진다. 5시간 가량 소요.상수월마을에서 올라 능선까지 이르는 길은 비록 흔한 산악회리본 하나 붙어있지 않았어도 꽤 또렷 하고 넓어 산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암봉과 바 위능선을 잇달아 통과해야 하므로 약간의 체력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초심자에 겐 버겁고 위험부담 따르는 지점도 2군데 정도 나선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가야산 별유산 의상봉 덕유산능선의 조망에 넋을 빼앗기지 말고 한발한발 조심 스레 떼야하는 산길이다.가조 버스정류소에서 하차하면 도로를 되짚어 약 200m 걸어내려와서 대동탕과 전원아파트가 보이는 왼쪽 골목으로 들어선다.

골목안의 거창농지개량조합가조 지소를 지나쳐 첫 갈림길에서 `산채비빔밥'간판이 서 있는 오른쪽으로 직진. 노란색 `가족눈썰매월드랜드'철간판이 서있는 왼쪽길은 무시한다. 100여m 앞에 서 다시 갈림길. 오른쪽으로 꺾어 다리를 건너 `상수월'표지석 안내대로 간다. `고견사 4.8Km 의상봉 6.0Km'표지판은 무시한다. 이내 상수월마을 입구 삼거리 에 닿는데 오른쪽으로 길을 잡자 상수월새마을회관 왼쪽으로 골목이 보인다. 이 골목으로 접어들면 곧바로 산길이 시작된다.이 초입은 산사면을 꽤 돌아가다 조금 가파르게 곧장 능선위까지 이어진다. 능 선안부까지 30-40분 정도는 걸린다.

능선안부에 올라서면 왼쪽으로 신령스럽기 까지 할 정도로 또렷이 보이는 의상봉-별유산능선을 즐기며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너럭바위전망대가 두어군데 있다.닭벼슬을 연상시키는 다음 바위봉우리까지는 약 40여분 거리다. 얌전하던 바위 능선길이 이 암봉에 다가설수록 조금씩 우락부락해진다. 봉우리 올라서기 직전 에 이르러 어른 키 보다 조금 큰 수직바위를 만나면 초심자들로선 올라서기가 조금 버거울듯하다. 이 바위는 배가 불룩 나와있어 가슴에 카메라 따위의 장애 물이 있으면 잡고 오르기가 더 거북하다. 하지만 발판과 손잡이로 삼을 만한 돌기와 홈이 많아 취재팀 이창우 산행대장의 진단대로 "겁만 버리면" 누구나 올라서겠다.

이 바위봉의 정상에는 돌탑이 서있는데 여전히 다른 산악회가 남겨놓은 리본따 위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봉우리의 조망은 과연 시원하다. 길의 진행방향 을 기준으로 10시방향 가야산 매화산 남산제일봉, 9시 의상봉 별유산과 그뒤로 수도산 능선, 7시 보해산, 6시 박유산과 가장 뒤쪽으로 덕유능선, 5시 감악산 과 황매산등이다.

돌탑봉우리에서 길을 따라 다시 바위능선이 달리는데 바위 위를 타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하며 울퉁불퉁한 길이다. 15분 만에 삼거리를 만나는데 오른쪽 길 이 거창휴게소에서 올라오는 기존등산로다. 여기부터 산악회리본을 무수히 볼 수 있다. `수월리 4.0Km 의상봉 5.8Km 비계산 0.7Km 휴게소 2.8Km'표지판이 있 다. `비계산'방향을 따라 다시 직진하면 10분만에 또 갈림길. 왼쪽으로 틀면 마장재를 거쳐 별유산으로 이어진다.

표지판은 `의상봉 5.5Km'로만 나와있고 직진방향은 `비계산 0.6Km'로 되어 있다. 예서 비계산 정상 바위봉까지는 30분 을 더 간다. 비계산정상에는 표지석이 섰다.취재팀은 하산길도 기존 하산로와 다르게 잡았다. 정상에서 진행방향기준으로 직진해 10여분 내려서다 다시 왼쪽갈림길로 올라서 능선위로 올라간뒤 오른쪽 내리막을 택한다.

산사면을 타고 매우 급하게 내려서는 길이다. 처음에 뚜렷하 던 길이 갑자기 극도로 희미해져 취재팀도 한순간 당황했으나 길은 이내 다시 나왔다. 숲속이라 찬 저녁바람이 닿지않고 경사가 급해 하산시간도 빠른 길이다. 55분쯤 타고 내려오면 농로 정도의 큰길을 만나고 다시 15분 만에 88고속 도로옆 997지방도상의 도리 대학동마을 입구로 하산한다.

산행정보문의=국제신문 다시찾는근교산 취재팀(051-500-5137) 또는 이창우 산 행대장(051-852-0253)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이번 산행로는 기존 비계산 등로와는 달리 거창군 가조면 일부리 상수월마을에 서 시작한다. 부산서 거창까지 곧장 들어가지 않고 중간경유지인 고령에서 가 조행 버스로 갈아타는 편이 빠르다.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고령행 버스 를 탄다. 첫차 오전 7시, 40-50분 간격 운행. 하지만 요즘 당일 산행을 위해선 늦어도 오전 7시50분 차는 놓치면 안된다. 고령까지 2시간 소요. 7천2백원. 고 령버스터미널서 가조행 버스로 갈아탄다.

오전 8시50분 10시15분 11시20분 12시등 하루 10회 운행. 부산서 오전 7시나 7 시50분 버스를 타면 가조행 10시15분차와 연계된다. 35분 소요. 2천7백원. 88 고속도로 거창휴게소 부근 도리 대학동마을앞으로 하산하면, 대학동마을 입구 도로상에서 거창행 버스를 기다린다. 오후 5시30분 6시15분 6시40분 차가 있 다. 30분 소요. 1천1백50원.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우선 대구로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거창-부산간 막차가 오후 6시40분에 있기 때문. 거창∼부산 1만700원. 거창-대구간 저녁 시간대 버스는 오후 6시54분 7시24분 8시 8시30분 9시(막차)에 있다. 3천8백원. 대구서부터미널에서 지하철로 동대구역까지 가 열차편으로 귀환한다.

거창까지 나와 저녁을 먹으려면 거창시외버스터미널 옆 123식육식당 (059-8944-6105) 정도면 밥 먹을 만 하다. 겉보기엔 별 특색도 없고 누추하게 까지 느껴지는 밥집이지만 주인할머니가 내놓는 밑반찬이 경상도사람들 입맛에 맞게 맛깔스럽고 삼겹살에 딸려 나오는 푸성귀들을 연신 텀벙텀벙 얹어주는 인 심이 살아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5 / 수정: 2006.11.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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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젖혀두고라도, 정상에 올랐을 때 `몸속까지' 시원해지는 듯한 조망이 `촤르륵' 펼쳐지면 산꾼들에게 그만한 선물도 없다.

거창 감악산(紺岳山.951m)은 그런 점에서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한 선물바구니다.

어떤 900m급 산 정상에서 이다지도 멋진 조망을 껴안아 볼수 있을까. 제왕같은 지리산 천왕봉의 먼 자태를 시작으로 북덕유와 남덕유, 기백산 금원 산, 왕산 필봉 웅석봉, 가야산과 오도산, 황석산과 거망산 거기에 바다처럼 푸 른 합천호의 물빛까지.... 몸을 한바퀴 빙 돌려 보아도 시선이 닿는 곳곳은 일.망.무.제.명산 조망의 백화점이라 부른들 거리낄 것이 없다.

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은 감악산의 `조망 좋음'에 대한 반증으로 봐도 좋을만 한 광경을 정상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KBS와 MBC의 방송중계탑들과 SK텔레콤 신세기통신 세정텔레콤의 통신시설물이 약속이나 한듯 이 봉우리의 정상지대에 몰려있었던 것이다.

어느 한쪽 면이라 도 전파가 막힐만한 장애물이 있었다면 이런 풍경은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거창 감악산은 이와함께 `무공해' 숲길과 경치좋은 암릉길까지 갖췄다.

취재팀 은 답사산행 당시 다른 산악회의 리본표식을 단 한장도 발견할 수 없었다.

믿 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런 산이 여태 알려지지 않았다니...'. 산행경로는 경남 거창군 남상면 명산(골)마을입구-능선진입-암봉-무덤1기-감악 산정상(연수사쪽 하산로 열림)-KBS.MBC방송중계탑과 이동통신시설-고랭지채소 밭진입-(채소밭 철문통과)-고랭지채소밭-801.5m봉-(등산로불확실지대)-거창군 신원면 내동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6시간 남짓 소요.이번 산행은 능선으로 곧장 올라붙어 애오라지 그 능선길로만 걷게되므로 경로는 단순한 편이다.정 상까지는 한두군데 갈림길만 조심하면 된다. 문제는 하산길이다.

취재팀은 내동마을로 하산해서야 감악산정상에서 우리가 내려선 쪽의 반대방향인 연수사(演水寺)등산로만 나 있을뿐 다른 쪽 길은 존재 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취재팀은 지도상의 옛 길흔적에 의지해 앞이 안보일 정도로 묵은 잡목구간을 헤치고 나서야 하산을 마무리할 수 있었 다.

새로운 하산로 하나를 만들어 낸 셈이다.

순한 연수사쪽 하산로로 가거나 취재팀의 하산로를 택할 경우 잡목구간에 들어 선 순간부터 국제신문리본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거창서 버스편으로 신원선 버스를 타고 전척다리를 지나자 마자 명산골입구에 하차한다.

1084호 지방도상이다.

도로 오른쪽의 명산마을표지석을 보고 콘크리 트길로 올라서면 이내 8가구가 사는 명산마을이다.창고건물 못미쳐 마을끝집 오른쪽 오르막샛길로 곧장 올라선다.산행시작이다.10분만에 갈림길과 마주친다.

오른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뚜렷한 길을 무시하고 직진(왼쪽)해서 능선에 올라붙어야 한다.이번 산행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 다.

제법 경사가 센 첫 오르막을 벗어난지 10분만에 다시 급한 오르막이 버티고 섰 다.25분쯤 올라서면 조망이 멋진 암릉구간으로 접어든다.

암릉 한 곳을 건너 바위전망대에 올라서자 기가 막히게 시원한 조망이 뽐을 낸다.

정상 조망 뺨치 는 수준이다.그 뒤로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약 35분 가량 더 가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속기 쉬운 갈림길을 만난다.

능선위로 난 또렷한 길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직 진하듯 왼쪽으로 휜다.

여기서 취재팀의 리본을 반드시 확인해 오른쪽으로 90 도 꺾어서 진행해야 한다.

이 지점을 무사히 통과했다면 오르락내리락 숲속길 을 걷다 헬기장과 묘지 1기를 잇달아 통과하고 1시간만에 마지막 경사구간을 치고 올라 감악산 정상에 닿는다.

올 1월1일에야 세워진 정상표지석 앞에 일단 선다.진행방향을 기준으로 정면 (12시방향) 방송사중계탑 너머 가장 뒷능선이 지리산 천왕봉, 그 반대방향이 오도산과 합천호의 정경이다.

산불감시초소 지붕너머로 보이는 먼 능선이 가야 산, 오른쪽 멀리로 북덕유와 남덕유산이 말을 달린다.2시방향의 울퉁불퉁 봉 우리는 황석산. 산불초소직원에게 지도나 산세설명을 부탁할 수 있다.진행방향 기준으로 직진해 방송중계탑쪽으로 내려서면 하산로다.방송중계탑을 둘러싼 철조망을 돌아 다시 능선위로 올라서면 콘크리트길이 시작된다.

25분쯤 걸어 콘크리트길이 오른쪽으로 휘어 내려서는 지점에서 정면 철문 달린 농장지 대안으로 들어선다.

고랭지채소지대 한가운데 길을 10분쯤 걸어 삼거리를 만나 는 지점이 감악재.(연수사 하산로)삼거리에서 노란물통이 서있는 정면길로 직 진한다.

갈수록 길이 좁아지면서 다시 산길로 변해가는데 그지없이 또렷하던 길이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정면의 절벽같은 급경사구간을 만나면서 사라져버 린다.

여기서는 당황하지 말고 왼쪽으로 서서히 꺾어가며 산사면을 타야한다.

국제신 문리본을 한발한발마다 챙기며 지독하게 텃세를 부리는 묵은 내리막 잡목구간 을 통과하면 90여분 만에 거창군 신원면 내동마을 뒤로 내려설 수 있다.

무수 한 밤하늘 별빛을 볼 수있는 동네다.

△산행정보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51-852-0254)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부산서 거창까지는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편을 이용한 다.

첫차 오전 7시, 막차 오후 6시로 40-50분 간격 운행. 2시간 40분 소요. 1 만7백원. 경남안에서만 보자면, 거창과 부산은 `극과 극'이라 할만큼 먼 거리 다.

오전 7시 첫차를 탄다해도 거창 도착시간은 오전 9시35분께가 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산행기점인 남상면 전척리 명산마을까지 들어가려면 ` 신원선' 군내버스를 타야한다.

우선, 주민들이 `버스종점'이라고 부르는 `군내 버스정류소'까지 걸어가야 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읍내쪽(왼쪽)으로 약 100m 떨어진 첫번째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약 10분간 걸어내려간다.

여기서 두번째 사거리를 만나는데 오 른쪽(아파트건물 있는 쪽)으로 틀어 150m 올라가면 길 왼쪽에 버스정류소가 있 다.

`신원선' 버스는 오전시간대에는 8시, 9시30분, 10시30분에 출발한다.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할 경우 오전 7시 첫차를 타고 간다해도 이 곳에 도착해서는 오전 10시30분차 밖에는 탈 수가 없게 된다.

더 빨리 산행을 시작하고 싶다면, 이른 열차편으로 대구역으로(1시간15분 소요) 간 뒤 다시 지 하철로 대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지하철 성당못역)로 옮겨 거창행 버스를 타는 수도 있다.

이 방법은 차비가 싸게 먹히고, 차편이 풍부하다.

전척다리를 지나 명산(골) 마을입구에 내리면 초입. 25분 소요.한편 거창읍내 번화가의 교보생 명건물옆 LG전자프라자앞에서도 `신원선'버스를 탈 수 있다.

거창군 신원면 내동마을로 하산하면 거창가는 오후 6시50분 막차를 탈수있다.

거창에서는 대구를 거쳐 열차편으로 부산으로 올수 있다.

인근의 과정을 거쳐 산청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과정개인택시 (05989428080). 차비 5천원 정 도. 과정에서 산청까지 버스(오후 4시10분 6시)를 이용할 수 있고 산청에서는 진주나 부산으로 가는 버스가 밤늦게까지 다닌다.

참고로 진주발 부산행 심야버스 밤 11시 12시 새벽 1시. 8천원.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4 / 수정: 2006.11.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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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거창 양각산~흰대마산

 


힘찬 합천 가야산(1,430m)의 산줄기는 서쪽으로 길게 내빼 수도산(1,316m)까지 그 등등한 기세를 이어간다. 수도산에 이르러 수그러들 듯 하던 이 산세가 이번에는 남쪽으로 방향을 바꿔 다시 풍모 당당한 1천m급 봉우리 두 개를 솟구쳐 놓았다. 바로 거창의 양각산(兩角山·1,158m)과 흰대미산(1,018m)이다.

거창 양각산∼흰대미산 능선은 영남의 숱한 산줄기를 밟고 다녀온 국제신문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이 이쪽을 바라볼 때마다 「저 산 참 잘생겼다」하고 답사를 별러 왔던 봉우리들 중 한 그룹이기도 하다.

지난 겨울을 보내고 봄철 산행기에 맞춰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양각산∼흰대미산」코스를 답사해보았다. 산행로의 대부분 구간이 사방으로 뚫린 높은 능선길이어서 겨울에는 차디 찬 골바람 능선바람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터였다. 조망이 시원하게 열리는 높다란 능선산행로 특유의 맛과 봄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산빛을 즐길 수 있는 이 코스는 지금 계절에 좋은 산길이다.

능선 위에 올라선 뒤로는 수도산 단지봉 비계산 오도산 별유산 의상봉 기백산 금원산 등의 명산 조망이 쉴새없이 이어지고, 때론 칼등같은 능선길로 때론 숨이 차오르는 요철(凹凸)구간으로 보는 재미와 걷는 맛 모두 탁월하다. 하산길까지 감안하면 코스가 긴 편이라 초중반 체력안배에 각별히 유의하고 샘이 없어 식수를 산밑에서 미리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는 점은 필수사항이다.

「양각산∼흰대미산」구간은 그간 다른 부산경남 단위산악회들이 이미 몇 차례 찾아든 바 있다. 하지만 취재팀은 이 능선의 경로를 최대한 소상하게 살펴보기 위해 보통의 경로와 다르게 길을 잡았다. 따라서 이번 산행은 경로가 두가지다. 취재팀 답사산행길인 「적하코스」 조금 짧지만 실제 산행의 재미는 고스란히 살아있는 「우두령코스」(교통편기사 참조)로 구분할 수 있겠다.

산행경로는 경북 김천시와 경남 거창군의 경계지점인 적하마을 버스종점∼하곡마을∼우두령(우두령코스 초입)∼우두령재∼수도산·양각산 갈림길∼양각산 정상∼감투봉재(헬기장)∼(심방방면 하산로 열리는 고개)∼흰대미산 정상∼태양석재∼임도를 거창군 웅양면 강천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적하코스 7시간, 우두령코스 6시간 소요.

거창읍내에서 웅양행버스로 종점인 적하마을에 내리면 눈앞 멀리로 덕유삼봉산이 위용을 드러낸다. 3호 국도상인데 「안녕히가십시오」라고 적힌 커다란 아치형관문이 도로위에 서있다. 이 아치형관문을 통과하면 경북 김천시 대덕면인 것이다.

아치문의 오른쪽에 비닐하우스단지 앞으로 난 샛길로 들어선다. 콘크리트길을 따라 좌우 갈림길들은 무시하고 20여분 걸어가면 몇집 안되는 오래된 마을인 하곡이 나온다. 마을을 벗어나면서 콘크리트길이 끝나는 지점 갈림길에서 무덤이 보이는 왼쪽길로 올라선다. 이내 해묵어 보이지만 넓고 또렷한 고갯길로 접어들었다가 길이 내리막으로 바뀌면서 길 왼쪽으로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는 것이 보인다. 여기서 내리막 오솔길을 따라 계속 가면 콘크리트포장농로를 거쳐 비포장도로위로 올라선다. 오른쪽 아래는 우두령마을인데 길 왼쪽으로 쳐다보면 녹색도로표지판이 보인다. 「경상북도 김천시 대덕면」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곳이 해발 580m의 우두령이다. 적하버스정류소서 1시간 거리인데 우두령에서 곧장 산행을 시작할 수도 있다.(교통편참조)

도로표지 뒤로 난 산길로 올라서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길에 접어들자마자 넓은 직진 길을 버리고 왼쪽 좁은 오르막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서야 한다. 얌전한 듯 하면서도 잡목이 우거진 오르막이 줄곧 이어져 처음부터 「진」이 빠지기 시작한다. 15분 만에 헬기장 한곳을 지나쳐 잡목을 뚫고 20여분 올라섰다가 다시 10여분을 내려선다. 그 뒤부터는 줄곧 숲속의 오르막 구간이다. 힘든 구간이다. 우두령출발 후 약 2시간 20분간의 고전끝에 주능선이 시작되는 1,230m봉에 올라섰다. 조망이 트인다. 왼쪽으로 수도산이 우람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왼쪽 갈림길은 수도산으로 연결된다. 이번 산행에선 오른쪽으로 틀어 사방이 뚫린 주능선을 밟기 시작한다. 중간에 「수도산 1.8㎞」표지판을 통과하며 양각산 정상 바로 아래서 「수도산 2.5㎞」라는 표지판을 다시 만난다. 왼쪽으로 수재마을로 이어지는 가파른 탈출로가 열린다. 1,230m봉에서 약 40분 만에 양각산 정상이다.

걸어왔던 방향의 뒷꼭지를 기준점으로 잡아 12시 방향 수도산, 2시 단지봉, 4시 차례로 별유산 의상봉 비계산 오도산, 5시 보해산과 금귀산능선, 7시 기백산과 금원산, 8시 남덕유산…. 숫제 명산들의 도열이다. 양각산은 북으로 경북 김천, 서쪽으로 전북 무주, 남으로 거창 웅양면과 가북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정상에 개인이 만든 표지석이 있다.

직진해서 양각산을 내려선다. 멀리 보이는 흰대미산은 아득히 보인다. 흰대미산까지는 때때로 칼날능선도 지난다. 50분 가량 산행을 이어가자 산불초소가 있는 흰대미산 정상. 정상은 바위절벽이 있어 경치가 스릴이 있고 특히 봉우리 두개가 뿔처럼 툭 솟은 양각산은 경치가 아름답고도 뿌듯하다.

하산길은 조금 까다롭다. 산불초소 뒤로 난 능선길로 내려선다. 또렷하게 잘 이어지던 길이 약 20분 만에 숲속으로 이어진다. 낙엽숲길 속의 첫 갈림길에서 무덤이 있는 왼쪽길을 잡아야 한다. 길이 희미하고 잡목의 훼방이 심해 국제신문리본에 신경을 곤두세워가며 하산한다. 흰대미산 출발 50여분 만에 숲을 벗어나 계곡을 건너 맞은 편 임도로 올라선 뒤 오른쪽으로 꺾어 20분 더 내려오면 강천마을에 닿는다.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백두산장 051-852-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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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부산서 거창까지 들어가는 길은 그동안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다.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서 거창행 버스를 탄다. 첫차 오전 7시, 막차 오후 6시로 40∼50분 간격 운행. 평일을 기준으로 정상 속도로 달린다면 2시간 30 남짓 걸린다. 1만7백원. 산행초입으로 들어가는 연계교통편을 감안해 무조건(?) 첫차 타기를 권한다.

취재팀이 산행초입으로 잡은 적하까지 들어가려면 「웅양」행 버스를 타야한다. 이 버스를 타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기본요금 거리인 「거창군내버스종점」까지 가야 한다. 웅양행버스 출발시각이 오전 9시50분인데 부산∼거창간 7시 첫차가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는 시각이 대략 오전 9시35분이기 때문이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군내버스종점까지는 걸어서 약 20분 거리다. 적하까지 1천8백원. 30분. 오전 6시20분 6시50분 7시20분 7시50분 8시10분(우두령정차) 8시30분 9시10분 9시50분 10시30분 등에 있다.

웅양행 버스를 타는 두번째 방법은 약 10분을 걸어 거창읍내 버스정류소로 가는 방법이다. 이 버스정류소까지 가려면 터미널을 나와 왼쪽으로 꺾어 조금 가다 다리 하나를 건너 읍내방면으로 300여m를 걸어간다. 도로 오른쪽 「경남문구완구」앞에 정류소표지판이 있다. 이 곳에 웅양행버스가 도착하는 시각은 오전 9시55분께.

취재팀은 이번 산행에서 능선의 완전한 생김새를 파악하기 위해 다소 고지식한 산행경로를 택했다. 일반동호인들이 좀더 짧고 알찬 산행을 하려면 적하까지 가지않고 우두령에서 곧장 양각산을 향해 올라서면된다. 산행을 단축하면서 등산재미는 고스란히 맛볼 수 있는 이 방법을 취하려면 적하까지 가지 않고 도중에 「웅양면사무소」에 하차하면 된다. 여기서 웅양면의 택시편으로 도로상인 우두령까지 가면된다. 개인택시(0598)942-4972. 942-3349.

강천마을로 하산하면 마을앞을 지나는 도로까지 나가야 한다. 거창행버스가 오후 7시10분께까지 30∼40분 간격으로 다닌다. 1천1백원. 한가지 주의사항은 이 버스가 마을안 버스정류소를 거치지 않고 정류소뒤쪽 도로로 곧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류소가 아닌 큰 도로까지 나가 기다리는 편이 안전하다. 거창읍내에서 내려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10여분 도보. 거창∼부산 막차 오후 7시. 거창∼대구 버스가 오후 7시24분 8시 8시30분 9시(막차)에 있어 대구를 거쳐 열차로 부산에 올 수도 있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서 「밥 먹을 만한 식당」으로 일전(99년 12월 16일자)에 소개된 바 있는 「123식육식당」(0598-944-6105)의 인심은 여전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3 / 수정: 2006.11.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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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합천 허굴산

 


합천에도 봄은 왔다.

합천의 봄은, 산 밑이라면 「바다」를 연상시킬만큼 거대하고 푸른 합천호의 정경과 그 둘레를 꿈길처럼 치장하는 벚꽃길로 피어난다. 산 위에서라면 많은 이들이 황매산(1,108m)정상 평전을 뒤덮는 철쭉군락을 떠올린다.

봄풍경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돼 버린 이같은 명소들 틈새에서 좀 한갓지고 여유롭게 돌아볼만한 또 다른 산행로를 캐내볼 수는 없을까.

합천군 대병면에 들어가보면 무척 색다르고 동시에 매우 친숙하게 느껴지는 풍경을 접할수 있다. 높지않은 세 개의 잘생긴 봉우리가 병풍처럼 마을을 호위하고 있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인상이 친숙함이라면, 그 세 개의 산들이 모두 울퉁불퉁하고 씩씩하기 그지없게 생긴 바위산이라는 점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허굴산 악견산 금성산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일대는 지대가 높고 산세가 험한 곳이었다. 바깥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합천땅 안에서는 경치좋고 물 좋기로 이름을 떨치고 있었던 지역이다. 합천댐이 들어선 지금 「물 좋다」는 자랑거리 하나는 옛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임진왜란때 민중의 영웅으로 이름을 떨친 의병장 곽재우 장군의 전설이 곳곳에 살아있는 세 개 봉우리들의 위용은 「의구」하다.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이 봉우리들 중 하나인 허굴산(虛山·681.8m)을 다녀왔다. 허굴산은 고도로 볼 때는 낮은 축이지만 산세만큼은 비범한 면모를 갖췄다. 산 전체가 거대한 암괴와 암릉으로 이뤄져 있어 바위산 특유의 「산 타는 맛」, 「탁 트이는 경치」, 「온몸으로 기어오르는 재미」 등 산행자에게 다양한 감흥을 안겨 준다. 다른 산과 능선이 연결되지 않는 독립된 봉우리 형국이어서 산행시간은 4시간 가량으로 매우 짧다. 길도 단순하다. 여유있게 걷고 쉬고 즐겨가며 온 몸으로 「봄기운」을 맛보려는 동호인들에게 딱 맞는 코스다.

산행경로는 합천군 대병면 양리 송정마을∼농로∼(산길진입)∼(암릉구간올라섬)∼용바위∼정상(산불감시초소)∼옛성터∼555m봉∼임도를 거쳐 초입과 멀지 않은 대병면 장단면으로 내려선다.

양리 송정마을입구에 하차하면 마을 안쪽으로 이어지는 길입구에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 안내대로 걷다 커다란 기와집앞의 첫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는다. 100m쯤 가다 길이 오른쪽으로 꺾이는 지점에서 길을 무시하고 직진해 콘크리트로 된 수로시설 위로 개울을 건넌다. 정면으로 보이는 허굴산 아랫자락에 산길이 뚜렷하게 보인다.

허굴산은 이 지역의 많은 동호인들이 심심찮게 찾고 있는 산이어서 길이 또렷하고 산악회의 리본도 잘 정돈되어 있다.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는 거의 없다.

조금 산길을 타고 올라서자마자 이내 정상까지 곧장 이어지는 암릉길이 시작된다. 바위로 덮힌 산들의 특징은 조망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어 경치가 속이 시원할 정도로 쾌청하다는 점과 바위 기어오르는 재미와 스릴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거북모양의 바위, 탁자모양의 바위, 거대한 벽같은 바위가 이어지고 산 자체도 티없이 깨끗하다. 하산후 마을사람들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지만 허굴산 능선의 큰 바위들은 대부분 전설이 얽힌 이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름표나 표식 따위는 전혀 없어 취재팀으로선 무척 아쉬웠다.

40여분 가량 올랐을 때 커다란 바위밑에 지어진 움막을 만난다. 움막쪽을 무시하고 오른쪽으로 살짝 꺾어야 능선으로 길이 이어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시원해지는 조망을 탁 트인 전망대 위에 서서 살펴보았다. 눈길이 가장 먼저 빨려드는 봉우리는 정면(길)을 기준으로 10시 방향의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 그 왼쪽으로 웅석봉이, 그 앞쪽으로 감암산과 모산재가 보인다. 12시 방향은 황매산이고 그 왼쪽 능선이 베틀굴,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2시방향) 눈앞의 큰 암봉이 금성산, 그 오른쪽이 악견산이다.

30여분 더 타고 올라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안부에 닿자 오른쪽으로 갈라진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이 곳이 「용바위」다. 취재팀이 리본으로 따로 표식을 해두었다. 「용을 써서 오른다」고 용바위인데 바위의 갈라진 틈새를 뛰어 건너면 장수한다는 전설이 얽혀있다.

용바위에서 약 20여분 다가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허굴산정상에 닿는다. 중간에 청강사에서 올라오는 오솔길을 두군데 만난다. 정상도 조망이 훌륭하다. 그렇지 않다면 산불감시초소가 들어섰을리도 없을 것이다. 합천군들의 산을 다 둘러볼 수 있고 멀리로 합천호 푸른 물빛도 손에 잡힐 듯하다.

올라선 방향을 기준으로 직진하면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뜻밖에 꽤 묵은데다 잡목의 기습과 방해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길이 또렷해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산을 시작한지 60분 정도면 넉넉하게 임도에 내려선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곧 마을에 닿는다.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백두산장 051-852-0254)/글·사진 조봉권기자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우선 합천까지 들어가야 한다. 부산서 합천까지는 약 2시간 가량 소요되는 비교적 먼길이므로 일찍 출발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 7시40분, 8시20분 등에 출발하며 평균 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7천1백원.

합천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그 곳에서 바로 군내버스로 갈아탈 수 있다. 산행초입인 대병면 양리마을로 들어가려면 「용주선」이라고 적힌 노선버스를 타면 된다. 대병면 양리 송정마을앞 하차. 오전 7시30분, 8시, 8시20분, 9시40분, 10시30분, 11시30분 등. 택시요금은 1만8천원이나 돼 이용하기가 다소 부담스럽다. 이번 산행은 소요시간이 짧은 편이라 조금 늦게 출발해도 크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

하산길은 합천군 대병면 장단리로 이어진다. 하산해서 삼산초등학교를 지나 마을앞을 지나는 도로까지 나오면 가정집과 비슷해 눈에 거의 띄지 않는 구판장이 있어 차편을 문의해 볼수 있다. 합천까지 들어가는 버스가 매시 40분마다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막차는 오후 6시40분께. 합천까지 20㎞ 거리로 30여분 소요. 1천3백원.

합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 버스는 오후 4시, 4시30분, 5시, 5시50분, 6시20분, 7시(막차). 진주행 버스가 오후 6시50분, 8시10분에 있어 부산행 막차를 놓쳤다면 「탈출로」로 삼으면 된다. 3천7백원.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입력: 2002.01.17 16:42 / 수정: 2006.11.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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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거창소남봉~시루봉~호음산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계절변화에 민감하다.

누구라도 매주 한번 이상씩 산으로 들어간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3∼7일 간격으로 밟고 또 몸으로 느끼는 자연은 놀랍다.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인듯 하면서도 때만 되면 반드시 그 계절에 맞게 변해있기 때문이다. 「정중동( 靜中動)」이라는 말은 아마 이 자연의 변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일 것 이다. 그런 취재팀에게 4월과 5월은 언뜻 비슷해 보여도 분명 다른 모습으로 다 가든다. 4월은 온 산에 불을 놓은 듯한 진홍빛 진달래를 앞세운 「꽃」의 달 이라 할만하다. 그렇다면 5월은 꽃에서 「나무」로 눈길을 돌려볼만한 달이 다.

「5월 철쭉」을 모르느냐는 면박이 돌아올 법도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 하지가 않다. 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5월의 숲」은 꽃보다 아름답다. 짙은 초록색을 그대로 간직한 침엽수 사이사이로 이제 막 맑은 연두색 물이 오르기 시작한 나무들이 어우러진 광경은, 탁한 콘크리트 빌딩숲에 시달려 온 눈의 피로를 말끔히 남김없이 날려보낸다. 경남 거창의 「소남봉∼시루봉(960.2m)∼호음산(虎音山·929.8m)」코스는 여유있게 5월을 느끼며 다녀올 수 있는 산행로다. 근교산 치고는 키가 큰 축인 900m급의 연봉이지만 초입지점의 고도 자체가 워낙 높아 「 어느새」 능선에 올라붙고, 거창 산골 특유의 깨끗한 정경도 탐스럽다. 호 음산의 조망은 기백산 금원산 남덕유 향적봉까지 열린다. 식수를 구할 수 있 는 개울이 초입 인근에 있지만 수량이 풍부하지 않아 물은 미리 준비해가는 편이 낫다. 산행경로는 경남 거창군 북상면 소정마을(소정초등학교앞 하차)∼갈항 마을∼칡목골(도로공사현장 경유)∼(능선진입)∼소남봉∼시루봉∼호 음산정상∼헬기장을 거쳐 거창군 고제면 원농산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4 시간30분 소요. 우선 거창군내버스정류소에서 「송계사 북상 위천」방면 버스를 타고 소 정마을(소정초등학교 앞)에 하차해야 한다.

버스가 떠난 방향으로 100m 가량 도로를 따라 직진 해 「갈항마을」이라는 표지석을 보고 마을로 들어선다. 짧은 다리 하나를 건너 개울을 건너서 조금만 걸어가면 다시 갈항마을 벗어나고 길은 콘크리 트길에서 넓직한 비포장 농로로 바뀐다. 길은 마을 뒤쪽의 칡목골이라는 깊은 골짜기로 이어진다. 새 길을 닦고 있 는 도로공사현장을 왼쪽에 끼고 걸어나가다 거대한 축대시설앞에 닿으면 오 른쪽으로 꺾어 이 공사중 비포장도로 위를 걷는다. 축대시설이 끝나는 지점 오른쪽으로 능선으로 이어지는 넓은 산길이 쉽게 보인다. 마을의 고도가 얼마나 높은지 바로 눈앞에 야산처럼 낮게 보이는 소남봉 능선이 900m대라는 사실이 잘 수긍이 가지 않을 정도다. 축대 바로 밑까지 내려서면 개울이 한 곳 있다. 10분이면 능선위로 올라서는데 주변에 키 큰 진달래나무가 잔뜩 서 있다. 오른쪽으로 꺾어 능선을 타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힘겨운 급경사 오르막은 별로 만나지 않는다. 상쾌하게 산행을 이어가면 된다. 10분 쯤 뒤에 길이 오른쪽으로 꺾이면서 왼쪽으로 갈림길이 1곳 보이는데 왼쪽으로 꺾는다. 10분 순한 오르막을 올라서자 소남봉 정상이다.조망은 가 리는 편이라 출발을 재촉한다.

20여분 평탄한 능선길을 가다 숲속에서 높게 쳐진 견고한 철조망을 만난 다. 철조망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된다. 철조망과 멀어지기 시작한 지점에서 10분 채 안 걸어 능선위로 다시 올라서는데 15분 정도 뒤면 시루봉 정상을 밟는다. 960.2m라는 고도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수월하게 왔다. 조망 이 제법 열린다. 진행해 가야할 방향을 12시로 잡고 2시 금원산 3시 남덕유 와 그 뒤로 덕유산 서봉(장수덕유산), 5시방향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과 중봉을 즐긴다. 이곳의 조망을 살핀 이창우 산행대장은 『이번 코스는 덕유 산이 참 잘 보이는 산』이라고 특징지었다. 시루 봉을 출발하자 곧 낮은 봉우리 하나와 마주치는데 길은 능선을 타지 않고 왼쪽 소로로 에돌아간다. 취재팀은 2개의 리본으로 입구를 표시해뒀다. 이 좁은 길로 접어들자 이제껏 보지못한 방향의 산사면이 눈에 들어오면서 비 로소 높은 산에 올라왔음을 눈으로 실감할 수 있다. 조금 거추장스러운 잡목구간을 잠깐 통과해 30분 가량 물오른 나무들 사이 능선길을 뚫고 올라서자 호음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산」이라는 뜻의 호음산의 유래를 이 곳 주민 인 산불감시원에게 물었으나 자세한 내력을 알아낼 수는 없어 아쉬웠다. 호음산 정상은 오르는 기분이 남다르다. 계속 조망이 가리는 숲속 능선길을 걷다 천지사방으로 조망이 뚫린 봉우리위로 「난데없이」 올라서는 기분은 시원함 자체다.

호음산 뒤쪽 능선은 몇년전 산불에 큰 피해를 입었으나 지 금은 많이 복원돼 놀라운 자연의 치유력을 느껴볼 수 있다. 정상에서 조망을 살핀 뒤 그대로 직진해서 능선을 타고 하산을 시작한다. 20분 정도 내려서다 첫번째로 임도를 만났을 때 이를 무시하고 맞은 편 산 길로 내려선다. 두번째 임도에 내려서면 200m 임도를 따라가다 다시 오른 쪽 산길로 올라붙어 하산 길을 잡는다.

헬기장 1곳을 지나쳐 하산시작 1시 간 정도만에 아담한 원농산마을로 내려설 수 있다. /글·사진 조봉권기자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백두산장대표 051-852-0254)

# 교통편

거창까지 먼 길을 나서야 한다. 사상 서부시외버스에서 오전 7시가 첫차다. 오전 7시50분 8시30분등 이용가능한 아침시간대 차편은 3회 뿐이다. 2시간30분가량 소요. 1만7백원. 부산서 출발한다면 거창 현지교통편과 연계하기위해 오전 7시 첫차를 타야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군내버스정류소로 이동해야 한다. 이 군내버스정류소에서는 「가조가북선」「안의선」 「웅양선」 「신원선」 등 거창군내를 연결하는 버스가 출발한다.

거창터미널에서 이 군내버스정류소로 가는 방법은 걸어가거나 택시를 타는 것 두가지가 있다.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밖에 나오지 않지만 걸어도 20분이면 족한 거리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을 나와 시내쪽(왼쪽)으로 100m정도 가다 첫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건너 다시 왼쪽 방향을 잡는다.

그 뒤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150m 더 올라가면 정류소다. 「웅양행」이라고 적힌 버스를 타고 북상면 「소정마을」(또는 소정초등학교앞)에서 하차한다. 40분 거리로 오전 7시40분(첫차) 9시 10시 버스등을 이용할 수 있다. 부산서 7시 첫차로 거창에 도착했다면 여기서 10시 버스를 무리없이 탈수있다.

1천6백원. 하산지점은 거창군 고제면 원농산마을이다. 마을앞 도로가 버스정류소에서 거창행 버스가 오후 5시20분 6시20분 6시40분 7시등 자주 선다. 버스정류소 맞은 편의 「신토불이촌두부」는 촌두부를 직접 만들어 파는 맛집이다.

식당건물옆의 조그만 오두막에서 가마솥에 장작을 때 두부를 만드는 정감어린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싱싱한 미나리무침과 김치가 두부와 함께 나오는데 보기만 해도 신침이 괸다. 하산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이상열씨 (0598)943-4307.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계절변화에 민감하다.

누구라도 매주 한번 이상씩 산으로 들어간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3∼7일 간격으로 밟고 또 몸으로 느끼는 자연은 놀랍다.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인듯 하면서도 때만 되면 반드시 그 계절에 맞게 변해있기 때문이다. 「정중동( 靜中動)」이라는 말은 아마 이 자연의 변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일 것 이다. 그런 취재팀에게 4월과 5월은 언뜻 비슷해 보여도 분명 다른 모습으로 다 가든다. 4월은 온 산에 불을 놓은 듯한 진홍빛 진달래를 앞세운 「꽃」의 달 이라 할만하다. 그렇다면 5월은 꽃에서 「나무」로 눈길을 돌려볼만한 달이 다.

「5월 철쭉」을 모르느냐는 면박이 돌아올 법도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 하지가 않다. 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5월의 숲」은 꽃보다 아름답다. 짙은 초록색을 그대로 간직한 침엽수 사이사이로 이제 막 맑은 연두색 물이 오르기 시작한 나무들이 어우러진 광경은, 탁한 콘크리트 빌딩숲에 시달려 온 눈의 피로를 말끔히 남김없이 날려보낸다. 경남 거창의 「소남봉∼시루봉(960.2m)∼호음산(虎音山·929.8m)」코스는 여유있게 5월을 느끼며 다녀올 수 있는 산행로다. 근교산 치고는 키가 큰 축인 900m급의 연봉이지만 초입지점의 고도 자체가 워낙 높아 「 어느새」 능선에 올라붙고, 거창 산골 특유의 깨끗한 정경도 탐스럽다. 호 음산의 조망은 기백산 금원산 남덕유 향적봉까지 열린다. 식수를 구할 수 있 는 개울이 초입 인근에 있지만 수량이 풍부하지 않아 물은 미리 준비해가는 편이 낫다. 산행경로는 경남 거창군 북상면 소정마을(소정초등학교앞 하차)∼갈항 마을∼칡목골(도로공사현장 경유)∼(능선진입)∼소남봉∼시루봉∼호 음산정상∼헬기장을 거쳐 거창군 고제면 원농산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4 시간30분 소요. 우선 거창군내버스정류소에서 「송계사 북상 위천」방면 버스를 타고 소 정마을(소정초등학교 앞)에 하차해야 한다.

버스가 떠난 방향으로 100m 가량 도로를 따라 직진 해 「갈항마을」이라는 표지석을 보고 마을로 들어선다. 짧은 다리 하나를 건너 개울을 건너서 조금만 걸어가면 다시 갈항마을 벗어나고 길은 콘크리 트길에서 넓직한 비포장 농로로 바뀐다. 길은 마을 뒤쪽의 칡목골이라는 깊은 골짜기로 이어진다. 새 길을 닦고 있 는 도로공사현장을 왼쪽에 끼고 걸어나가다 거대한 축대시설앞에 닿으면 오 른쪽으로 꺾어 이 공사중 비포장도로 위를 걷는다. 축대시설이 끝나는 지점 오른쪽으로 능선으로 이어지는 넓은 산길이 쉽게 보인다. 마을의 고도가 얼마나 높은지 바로 눈앞에 야산처럼 낮게 보이는 소남봉 능선이 900m대라는 사실이 잘 수긍이 가지 않을 정도다. 축대 바로 밑까지 내려서면 개울이 한 곳 있다. 10분이면 능선위로 올라서는데 주변에 키 큰 진달래나무가 잔뜩 서 있다. 오른쪽으로 꺾어 능선을 타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힘겨운 급경사 오르막은 별로 만나지 않는다. 상쾌하게 산행을 이어가면 된다. 10분 쯤 뒤에 길이 오른쪽으로 꺾이면서 왼쪽으로 갈림길이 1곳 보이는데 왼쪽으로 꺾는다. 10분 순한 오르막을 올라서자 소남봉 정상이다.조망은 가 리는 편이라 출발을 재촉한다.

20여분 평탄한 능선길을 가다 숲속에서 높게 쳐진 견고한 철조망을 만난 다. 철조망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된다. 철조망과 멀어지기 시작한 지점에서 10분 채 안 걸어 능선위로 다시 올라서는데 15분 정도 뒤면 시루봉 정상을 밟는다. 960.2m라는 고도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수월하게 왔다. 조망 이 제법 열린다. 진행해 가야할 방향을 12시로 잡고 2시 금원산 3시 남덕유 와 그 뒤로 덕유산 서봉(장수덕유산), 5시방향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과 중봉을 즐긴다. 이곳의 조망을 살핀 이창우 산행대장은 『이번 코스는 덕유 산이 참 잘 보이는 산』이라고 특징지었다. 시루 봉을 출발하자 곧 낮은 봉우리 하나와 마주치는데 길은 능선을 타지 않고 왼쪽 소로로 에돌아간다. 취재팀은 2개의 리본으로 입구를 표시해뒀다. 이 좁은 길로 접어들자 이제껏 보지못한 방향의 산사면이 눈에 들어오면서 비 로소 높은 산에 올라왔음을 눈으로 실감할 수 있다. 조금 거추장스러운 잡목구간을 잠깐 통과해 30분 가량 물오른 나무들 사이 능선길을 뚫고 올라서자 호음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산」이라는 뜻의 호음산의 유래를 이 곳 주민 인 산불감시원에게 물었으나 자세한 내력을 알아낼 수는 없어 아쉬웠다. 호음산 정상은 오르는 기분이 남다르다. 계속 조망이 가리는 숲속 능선길을 걷다 천지사방으로 조망이 뚫린 봉우리위로 「난데없이」 올라서는 기분은 시원함 자체다.

호음산 뒤쪽 능선은 몇년전 산불에 큰 피해를 입었으나 지 금은 많이 복원돼 놀라운 자연의 치유력을 느껴볼 수 있다. 정상에서 조망을 살핀 뒤 그대로 직진해서 능선을 타고 하산을 시작한다. 20분 정도 내려서다 첫번째로 임도를 만났을 때 이를 무시하고 맞은 편 산 길로 내려선다. 두번째 임도에 내려서면 200m 임도를 따라가다 다시 오른 쪽 산길로 올라붙어 하산 길을 잡는다.

헬기장 1곳을 지나쳐 하산시작 1시 간 정도만에 아담한 원농산마을로 내려설 수 있다. /글·사진 조봉권기자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백두산장대표 051-852-0254)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거창까지 먼 길을 나서야 한다. 사상 서부시외버스에서 오전 7시가 첫차다. 오전 7시50분 8시30분등 이용가능한 아침시간대 차편은 3회 뿐이다. 2시간30분가량 소요. 1만7백원. 부산서 출발한다면 거창 현지교통편과 연계하기위해 오전 7시 첫차를 타야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군내버스정류소로 이동해야 한다. 이 군내버스정류소에서는 「가조가북선」「안의선」 「웅양선」 「신원선」 등 거창군내를 연결하는 버스가 출발한다.

거창터미널에서 이 군내버스정류소로 가는 방법은 걸어가거나 택시를 타는 것 두가지가 있다.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밖에 나오지 않지만 걸어도 20분이면 족한 거리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을 나와 시내쪽(왼쪽)으로 100m정도 가다 첫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건너 다시 왼쪽 방향을 잡는다.

그 뒤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150m 더 올라가면 정류소다. 「웅양행」이라고 적힌 버스를 타고 북상면 「소정마을」(또는 소정초등학교앞)에서 하차한다. 40분 거리로 오전 7시40분(첫차) 9시 10시 버스등을 이용할 수 있다. 부산서 7시 첫차로 거창에 도착했다면 여기서 10시 버스를 무리없이 탈수있다.

1천6백원. 하산지점은 거창군 고제면 원농산마을이다. 마을앞 도로가 버스정류소에서 거창행 버스가 오후 5시20분 6시20분 6시40분 7시등 자주 선다. 버스정류소 맞은 편의 「신토불이촌두부」는 촌두부를 직접 만들어 파는 맛집이다.

식당건물옆의 조그만 오두막에서 가마솥에 장작을 때 두부를 만드는 정감어린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싱싱한 미나리무침과 김치가 두부와 함께 나오는데 보기만 해도 신침이 괸다. 하산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이상열씨 (0598)943-4307.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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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합천 절갓

 


산이 많고 또 좋기로 치자면, 거창과 합천은 서로 어깨를 견줘보겠다고 나설만 하다. 이 두 고을에는 개성은 조금씩 달라도 맵시가 여간 아닌 봉우리들이 많아 산악동호인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근교산 산행은 경남 거창에서 오르기 시작해 합천으로 내려오는 산길을 답사했다. 이 산행로의 주봉은 「절갓(737m)」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갖고있다. 절갓은 거창의 이름난 산 가운데 하나인 월여산(862m)과 같은 능선에 솟아있는 암봉이기도 하다.

어떤 자료에는 이 737m봉이 「재안산」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그렇지만 취재팀은 산행의 입구인 거창군 신원면 양지리 수옥마을에서도, 하산지점의 첫 마을인 합천군 대병면 대기리에서도 「재안산」이라는 이름을 알고있는 주민을 만나지 못했다. 다만 대기리쪽에서 이 737m 봉과 그 일대 암릉지대를 「절갓」이라고 부른다는 토박이들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이름은 옛날 능선 바로 아래에 큰 절이 있었던 데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취재팀은 마을 주민들의 설명을 좇아 이번 산행코스를 「합천 절갓」으로 표시키로 했다.

이번 산행은 사람이 다닌 흔적을 좀체 찾아볼 수 없는 울창한 숲과, 오금이 저려올 정도로 아찔한 구간을 품고 있는 멋진 암릉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무공해 워킹산행과 시원한 암릉구간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코스다. 수옥마을∼551.3m봉∼절갓∼(암릉지대)∼지리재∼대기리 안감골로 이어진다. 5시간 30분 소요.

산행은 거창군 신원면 양지리 수옥마을에서 시작한다. 율원초등학교앞 양지버스정류소에 하차하면 왼쪽길로 꺾어 들어가 오래된 작은 다리인 수옥교를 건넌다(이곳에 수옥마을 표지석이 있다). 다리를 건넌 뒤 왼쪽의 정자나무를 지나쳐 오른쪽으로 난 첫번째 골목길로 접어든다(가옥의 벽에 「대평잔디」라는 글씨가 적혀있는 쪽 골목이다). 개울을 따라 5분쯤 올라서면 흰색 페인트칠을 한 작은 기와집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개울을 끼고 이어지는 왼쪽길을 버리고 바로 앞의 재실건물(신식기와집)을 보고 오른쪽길로 들어선다. 5분 채 못 올라가 첫 갈림길에서 잘 닦인 농로를 버리고 계곡쪽으로 들어서는 좁은 왼쪽 오솔길을 택한다. 이 계곡이 절골이다. 계곡곁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15분 정도면 묘지 2군데를 잇달아 통과한다. 두번째로 만나는 묘지앞을 지나 숲속으로 들어서자마자 갈림길과 마주한다. 이곳에서 국제신문리본을 잘 살펴 희미한 왼쪽 오솔길로 방향을 잡아 가파른 산사면길을 5분 정도 올라간다. 이내 주능선에 닿고 여기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주능선에서 또렷한 길을 따라 30분 정도면 처음 만나는 봉우리인 551.3m봉이다. 가파른 오르막구간을 거쳐 도달하는 이 봉우리에는 삼각점이 표시돼있다.

이날은 출발부터 내리기 시작한 장마비와 함께 안개가 한치앞을 확인할 수 없도록 온 산을 뒤덮어 조망을 즐기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고 지도를 참조해가며 산행을 이어가는 것도 꽤나 힘들었다. 주변의 지형지물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길을 잡아나가는 데는 이창우 산행대장이 정확하게 읽어내는 독도가 한몫을 했다. 그러나 취재팀의 진행속도는 평소보다 조금씩 처지고 있었다.

551.3m봉을 내려선 지 5분 만에 능선위에서 두갈래길과 마주친다. 내리막인 오른쪽 길은 쳐다보지 말고 평평한 왼쪽길을 택한다. 이 왼쪽길에 취재팀은 2장의 국제신문리본으로 입구표시를 해뒀다.

능선의 고도는 점점 높아지기 시작한다. 직전 갈림길을 출발한지 10분만에 짙은 숲속으로 들어서는데 오른쪽으로 좁은 오르막 오솔길이 나 있다. 헷갈리기도 쉽고 이번 산행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기도 하다. 이 오솔길을 통해 능선으로 올라선 뒤 왼쪽으로 꺾어 잠깐 내려서면 곧장 오른쪽으로 90도 꺾어야 한다. 희미한 직진 길을 이탈하는 것이다. 우거진 수풀속이라 국제신문 리본을 잘 확인해야 한다.

약 45분 산행을 이어가면 잘 단장된 묘지 1기를 지나 첫 바위전망대에 올라선다. 이 전망대를 통과해 30분쯤 더 오르막지대를 지나면 비로소 사람을 압도하는 듯 「씩씩한」 암릉지대로 접어든다. 여기부터가 절갓이다. 험하고 가파로운 지점이 있어 초심자는 한발한발 조심해야 한다.

이내 가파른 내리막을 통해 높은 바위봉우리 1곳을 에돌아 다시 능선으로 올라서게 된다. 20분 가량 능선을 따라가면 널찍하고 모양새 좋은 바위전망대에 닿는다. 여기서 나아가는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 산사면을 타고 15분 내려서자 지리재라는 고개에 도착한다. 바위전망대를 벗어날 때부터 이 곳까지는 길의 흔적이 거의 없는 빽빽한 솔숲속이다. 고개에 도착하자 수백년은 묵었음직한 나무 한그루가 이 곳을 지키고 서 있다. 이 고목앞에서 왼쪽으로 꺾어 옛길 흔적을 더듬어 30분 가량 내려오면 합천군 대병면 대기리의 안감골이다. 막바지에 흑염소농장 철조망안으로 들어서지 않게 조심해야한다.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멀리 경남 거창까지 나가야 하는 만큼 이번 산행은 교통편 이용에 시간제약이 뒤따른다. 현지 연계교통편을 고려하면 부산서는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아침 7시 첫차를 타는 편이 가장 좋다. 오전 7시(첫차)∼오후 6시(막차) 사이 40∼50분 간격 운행. 2시간40분 소요. 1만7백원.

최근에는 부산서 아침기차를 타고 동대구역까지 간 뒤 대구 서부터미널에서 거창행 버스를 이용하는 동호인들도 많다. 이 방법은 차비가 더 싸게 먹히는 장점이 있다. 동대구역에서 대구 서부터미널까지는 지하철이 다닌다. 지하철 성당못역 하차.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리면 다시 「거창군내버스종점」까지 이동해야 한다. 택시를 이용해도 기본요금이면 되고 걸어서는 약 20분 거리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을 빠져나와 거창중심가(왼쪽)로 100m 정도 걸어간뒤 첫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다시 약 10분 걸어간다. 두번째 사거리인 이 곳에서 오른쪽 길로 150m 올라가면 된다.

군내버스종점에서는 「신원선」버스를 이용한다. 오전 8시 9시 30분 10시 30분에 있다. 부산서 오전 7시 버스로 왔다면 10시30분 출발 「신원선」버스를 여유있게 탈 수 있다. 만약 오전 7시 50분 차로 부산서 출발했다면 산행초입까지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산행기점인 거창군 신원면 양지리 수옥마을까지 미터요금으로 1만2천원선.

하산길은 거창군 대병면 대기리로 이어진다. 가장 먼저 도착하는 마을은 안감골. 대병면에서 가장 외진 마을이다. 버스편을 놓쳤거나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여기서 택시를 불러 합천으로 들어가면 된다. 버스는 오후 5시에 끊긴다. 택시요금은 대병면소재지까지 7천원, 합천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2만원이다. 대병택시 (0599·이하 지역번호 오는 7월2일 이후부터는 055)933-7633. 박무영씨 011-835-9955.

합천∼부산간 막차는 오후 7시. 약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요금은7천1백원. 2시간20분 소요. 합천서 부산행 막차를 놓쳤다면 진주를 경유하는 방법이 있다. 합천∼진주간 차편이 오후 6시 30분 6시 50분 8시 10분(막차)에 있다. 3천7백원. 진주∼부산간 정규버스는 오후 9시 10분에 끊기지만 심야버스가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간격으로 있다. 하지만 요금이 8천원으로 비싼 것이 흠이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입력: 2002.01.17 16:40 / 수정: 2006.11.2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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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조망 맛부터 한번 봅시다.』

국사봉(國師峰·688m) 정상에 올라선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만장일치로 합의를 보았다. 국사봉의 조망은 탐스럽다는 느낌이 들만큼 시원스럽고 특별나다. 이같은 조망은 이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미타산(662m)에서도 비슷했다.

이번 주 산행로는 「경남 합천 국사봉∼천황산(655.6m)∼미타산 종주」코스다. 합천군 초계면의 들녘을 끼고 그 주변 능선을 길게 타고가는 특유의 근교산행지다.

취재팀은 이 코스를 완주한 뒤 각각 성격이 다른 3가지의 등산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첫 코스는 국사봉 단독등산로이다. 취재팀이 올라간 경로를 따라 국사봉 정상에 닿은 뒤 정상 정면으로 난 기존등산로를 따라 국왕사로 곧장 내려오는 순한 산길로 가족산행지로 활용할 만한 코스다. 산행시간은 3시간. 두번째는 국사봉에서 능선을 타고 천황산을 올랐다가 임도를 따라 곧장 상홍사 방면으로 하산하는 방법이다. 5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해가 짧은 요즘 당일 등산코스로 활용할만 하다. 세번째는 취재팀의 답사길을 그대로 따르는 종주코스다. 미타산의 아담한 산세와 시원한 조망이 매력이다. 6시간 30분 소요. 미답의 산길을 오래도록 걷기 좋아하는 동호인들에게 권할만 하다.

두번째와 세번째 코스는 천황산 정상을 전후해 매우 사나운 잡목구간에 시달려야 하며 하산로가 가파르고 지겨운 임도로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오산슈퍼앞에 하차하면 도로를 건너 맞은 편 언덕 노거수 뒤로 난 오솔길로 접어든다. 이 길은 묵은 구간과 또렷한 구간이 반복해서 나타나지만 길의 흔적은 분명하다. 정상까지 1시간 20분 정도면 올라설 수 있는데 제법 힘든 코스다. 정상까지 거의 다 올라와서 갑작스럽게 묵은 구간이 나오므로 국제신문리본을 유심히 살피며 산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국사봉 정상에는 흔들바위와 표지석이 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열린다. 표지석의 「국사봉」글씨가 씌어진 면을 기준으로 12시 방향 가장 뒤쪽이 의령 자굴산과 한우산, 1시 방향 가장 멀리로는 지리산 천왕봉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2시 방향 조금 지나쳐 둥그스런 황매산과 그 앞 허굴산 악견산 금성산이 보인다. 3시 방향에 덕유산 능선이, 5시 방향 가야산, 7시 방향 화왕∼관룡산이 눈을 시원스럽게 만들어 준다.

정상에서 왔던 길로 돌아나와 샛길로 빠져나가지 않고 곧장 능선을 타고 가야 한다. 5분만에 새로 단장한 헬기장을 통과하며 25분 더 「고속도로」위를 달리면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가로질러 맞은 편 고랭지채소밭을 통과하면 이내 다시 산길로 접어드는 입구가 있다. 이쪽으로 들어서면 이내 산불감시초소를 만난다. 초소 뒤쪽은 솔숲지대인데 이 숲속을 통과하면 잡목이 심하게 엉킨 고개를 거쳐 맞은 편 봉우리로 올라붙어야 한다. 잡목 탓에 고개까지 내려서기가 힘겹다.

길이 오르막으로 바뀌자 숲속에서 잇달아 묘지들을 만난다. 비석이 세워진 마지막 봉분 뒤로 희미하게 뚫린 오르막길을 20여분 올라서면 685.5m봉 정상이다. 이 봉우리를 넘어 10분 정도면 천황산 정상에 닿는다. 하지만 이 곳이 「마의 구간」이다. 철쭉나무들이 너무도 심하게 엉켜 한발 내딛기가 어렵다.

천황산 정상에서 그대로 직진해 내려가면 15분만에 임도에 닿는다. 이 구간 역시 만만치 않다. 리본을 잘 확인해야 한다.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상홍사방면 하산로다. 미타산까지 계속 나가려면 임도를 따라 50m 정도 내려가다 오른쪽의 산길입구로 접어들면 된다. 이 길로 접어들면 약 50분을 빠른 속도로 걸어야 미타산 정상을 밟는다. 길의 첫 부분은 묵었지만 갈수록 길이 또렷해지므로 산행에 큰 지장은 없다.

하산길은 정상에서 진행방향 기준 정면으로 열린다. 아래 보이는 송전철탑을 보고 가면 된다. 10여분 만에 철탑을 통과하면 임도가 시작된다. 매우 경사가 급한 길이므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임도를 따라 45분 정도면 상홍사 경내에 들어선다. 여기서 마을까지는 다시 20여분을 걸어나가야 한다.


# 교통편

부산이 출발지라면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양」행 차표를 끊으면 된다. 대양은 합천에 속한 곳으로 합천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가 정차하는 면소재지이다. 요금은 7천4백원. 1시간 30분 소요. 오전 7시(첫차), 7시40분, 8시20분 등에 출발한다. 대양에 도착하면 내린 곳에서 「오산리」 양지마을 들어가는 차로 갈아타야 한다. 이 차가 오전 10시30분에 있으므로 부산서 늦어도 오전 8시20분 출발 대양행 버스를 타야한다. 오산에 내리면 국사봉 산행이 바로 시작된다.

하산 루트는 기사에 소개한 바와 같이 최소한 3개. 각 루트마다 하산 뒤 교통편이 조금씩 다르다. 국사봉에서 암자쪽으로 곧장 하산한다면 오산리로 도로 내려간다. 들어왔을 때의 교통편을 역순으로 되짚어 나가면 된다. 두번째 등산로를 따른다면 검곡저수지와 상홍사라는 암자를 거쳐 합천군 적중면으로 하산한다. 검곡저수지나 상홍사에서 초계면의 택시를 불러야 한다. 초계개인택시(055)932─9968. 동성개인택시 (055)932─1254. 10분 소요. 4천원선. 초계면소재지에서 마산을 경유해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오후 4시, 6시(막차)에 있다. 부산행 버스를 놓쳤을 경우 대구를 경유해서 부산으로 오려면 6시 50분 막차를 이용할 수 있다. 대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 하차 뒤 지하철로 동대구역까지 가면 된다.

초계에서 합천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진주를 경유해 부산으로 올 수도 있다. 합천∼진주간 버스는 오후 6시30분, 7시, 7시30분, 8시 등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요금은 4천1백원. 1시간 소요. 진주∼부산간은 10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막차 오후 9시10분. 요금은 4천9백원.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입력: 2002.01.17 16:39 / 수정: 2006.11.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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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해(雲海)에 둘러싸인 주변의 능선이 올망졸망한 섬처럼 다가오는 산길을 걷는 맛은 특별나다. 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이 이번에 답사한 곳은 이처럼 조망이 남다른 곳이다. 서부경남의 크고 작은 산에서 부터 지리산 천왕봉까지 우리 지역의 산들이 펼치는 만추(晩秋)의 파노라마는 산행자를 더없이 즐겁게 한다.

여기다 산길 곳곳에 남아있는 선인들의 족적을 따라가면 또다른 감흥을 받는다. 특히 남명 조식선생이 자주 올랐다는 절터샘, 신선바위에 오르면 세상근심이 모두 사라진다.

경남 합천과 의령을 경계지우는 자굴산~한우산~산성산~외초고개~동이봉~한티재 코스는 눈이 부실만큼 붉은 단풍과 융단처럼 포근한 낙엽길을 원없이 걸을 수 있다. 가을산의 마지막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이번 산행길을 한번에 종주하려면 9~10시간이 소요된다. 워킹산행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한번에, 그렇지 못한 산행자는 2번에 나눠 산행을 하면 된다.그러나 늦가을 산행은 해가 짧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번 산행은 종주의 중간지점인 산성산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첫번째 코스는 '의령군 칠곡면 중촌마을~내조리 마을회관~절터샘~신선바위~자굴산(897m)~쇠목재~한우산(835m)~능선 4거리~산성산(741.4m)~합천군 쌍백면 외초리'로 산행시간이 6시간 소요된다.

산행은 버스에서 내리는 의령군 칠곡면 중촌리에서 출발한다. 칠곡면사무소에서 합천쪽으로 200m쯤 가다 오른쪽으로 꺾어 마을어귀로 접어든다. 콘크리트포장도로로 이어지는 이 길을 10여분 따라 가면 m소정들 장승룘과 만난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이내 내조리 마을회관에 닿는다.

산행개념도를 미리 숙지하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조금만 가면 오른쪽에 "산불조심"이라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 이 길로 올라서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지금부터 자굴산 정상까지는 산길을 걱정하지 않고 올라도 좋다. 경사가 급하지는 않지만 오르막길로 이어져 조금은 힘이 든다. 50여분 땀을 흘리며 올라서면 남명이 매일 올랐다는 절터샘에 닿는다. 시원한 감로수로 목을 축인뒤 주위의 경관을 살피면 선계가 바로 이곳임을 알게 된다. 열병하듯 도열해 있는 능선의 허리를 휘감은 운무하며 중첩돼 다가오는 능선들이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절터샘에서 이어지는 산길은 두 곳으로 열린다. 왼쪽 윗길(3시방향)은 바로 능선으로 오르는 산행로이고 산죽밭으로 나 있는 오른쪽(6시방향) 산길은 홀할너덜을 지나 신선바위로 이어진다. 암벽을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3시 방향으로 난 산길을 선택해도 좋다.

이번 산길은 신선바위쪽으로 잡았다. 산죽밭을 헤치고 나아가면 홀할너덜을 지나고 이어 신선바위에 선다. 주위의 지형지물을 활용해 자일을 잡고 올라서면 능선위다. 이곳에는 또 하나의 동굴샘터가 있다. 금지샘이다. 가뭄이 심해도 물이 줄지않는다는 금지샘에는 치성을 드리는 사람이 많아 곳곳에 반쯤 녹은 초들이 어지럽게 늘려있다.

다시 산길을 잡아 오른다. 10여분이면 능선 3거리 산불감시 초소에 닿는다. 이곳이 절터샘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자굴산 정상이 눈앞에 들어온다. 정상에는 정상석이 서 있다. 절터샘에서는 주위의 능선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인근의 산들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 12시 방향 가야산, 2시 방향 화왕긿관룡산, 5시 방향 무학산, 6시 방향 방어긿계방산, 10시 방향 지리산 천왕봉, 11시 방향 덕유산 등 서부경남 지역의 근교산들이 산행자를 반기듯 모습을 보여준다.

경관이 남다르다고 이곳에서 너무 지체할 수는 없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한우산으로 가는 산길은 11시 방향, 왼쪽 아래로 연결된다. 내리막길이다.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가파른 산길을 15분 정도내려서면 룗둠배기 만당룘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느닷없이 임도와 마주한다. 임도를 그대로 따라도 좋고 이 길이 싫다면 억새숲길로 들어갔다가 다시 임도로 복귀해도 된다. 10여분이면 3거리에 닿는데 여기가 쇠목재다. 산길은 건너편 능선으로 연결된다.

지금까지 내려온 만큼 산길을 다시 올라야 한다. 25분 정도를 힘겹게 걷다보면 바위전망대를 지나고 5분여 능선길을 달리면 한우산 팔각정에 닿는다. 건너편에 한우산 정상(835m)이 보인다. 임도를 건너 능선을 타고 10분정도면 한우산 정상이다. 현지인들은 더운 여름철에도 찬비가 내린다고 하며 한우산을 찰비산으로 부른다. 이곳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설치돼 있어 부산 경남지역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

활공장을 가로질러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싸릿대가 즐비한 산길을 지나게 된다.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길을 헤치고 20여분을 내려서면 안부고개에 닿는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찰비골이다. 고개에서 직진한다.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15분 힘겹게 올라서면 봉우리에 닿고 여기서 5분 정도 능선을 달리면 산성산 정상(741.4m)이다. 과거 산성이 있었다는 산성산 능선에는 연화문 와당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기와편들이 발길아래 널려 있다.

산성산에서 하산길은 2시 방향의 헬기장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서면 된다. 산 허리를 돌아서 내려가는 이 길에도 명심해야 할 곳이 한 곳 있다. 10여분 길을 따르다 오른쪽으로 나 있는 문을 통과해 다시 오른쪽 아래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다시 10여분 내려서면 사방으로 길이 나 있는 외초고개에 선다. 이곳에선 임도를 버리고 정면 왼쪽 아래로 연결되는 오솔길로 들어서야 한다. 20여분이면 이번 산행의 종점인 합천군 쌍백면 외초리에 닿는다.

#교통편

 
서부(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오전 7시50분, 8시30분, 9시10분 등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의령을 지나 칠곡면사무소에서 하차한다. 평일 소요시간은 1시간30분이면 넉넉하지만 주말이라면 2시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둬야 한다.

외초마을로 하산하면 삼가버스 정류장까지는 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버스는 오후 1시30분, 6시30분 두차례 있다. 요금은 650원. 택시는 3인 기준 6천원이다. 삼가택시 055-932-4656. 외초마을에서 삼가까지 걸아가면 33번 국도까지 1시간, 33번국도에서 버스정류장까지 40분 가량 걸린다.

삼가에서 부산행 버스는 오후 5시30분, 6시10분, 6시40분, 7시20분 등에 있다. 요금은 6천4백원. 부산까지 소요시간은 약 2시간. 교통여건에 따라 승차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차타기 15분전 미리 정류소에 나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삼가에서 부산행 막차를 놓치면 진주로 간뒤 부산행 버스를 티야 한다. 진주행 버스는 밤 10시, 11시, 12시까지 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박병률기자

입력: 2002.01.17 16:38 / 수정: 2006.11.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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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동호인들의 입맛은 제각기 다르다. 주변의 조망을 즐기며 여유로운 산행을 즐기려는 동호인들이 있는가 하면 짜릿함을 만끽하며 바위를 타고 오르내리는 암릉코스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굴산에서 한우산, 산성산을 거쳐 외초고개, 꾀꼬리등, 동이봉으로 해 한티고개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은 모든 산악동호인들의 입맛을 충족시켜 준다. 지난주 소개했던 코스가 남달랐던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면 이번주 답사 산행로는 군데군데 자리한 「힘겨운」 암릉길을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일을 타야 할만큼 험한 암릉이 걸려 있지는 않아 쏠쏠한 산행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곳곳에 터잡은 바위전망대에 서면 세상의 모든 근심이 사라진다.

이번 주 산행은 지난주 하산했던 외초마을에서 시작한다. 산행길은 「외초마을~외초고개~꾀꼬리등(600곒)~동이봉(656곒)~584곒봉~한티재~대현리~평촌리」로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 걸린다.

부산에서 합천행 버스를 타고 삼가에서 하차한다. 이곳에서 외초리행 군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산행기점인 합천군 쌍백면 외초리 새마을창고까지 들어간다. 버스에서 내려 당나무(마을신목)를 끼고 길을 따르면 외초마을회관에 닿는다. 지난주 하산했던 산 아래 노란색 물탱크까지는 버스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린다.

물탱크를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억새밭이 기다린다. 「쌍12-2」라고 적어둔 표지판이 서 있는 3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지난주 하산했던 길이라 눈에 익을 것이다. 내려올 때는 크게 힘들지 않았지만 경사가 심해 오르기는 힘이 든다. 50여분 오르막길을 힘겹게 달리면 외초고개에 닿는다.

 
 오른쪽에 지난주 올랐던 산성산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산행은 정면 벽계마을 쪽임도를 따라야 한다. 철탑이 보이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서는 안된다. 이 능선길은 지능선으로 올라 대현리로 하산하는 산행로다.

10여분 이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3거리를 만난다. 이곳에서 왼쪽 오르막으로 방향을 잡아 50곒쯤 오르면 송전탑이 시야에 들어오는 능선상에 선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틀면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희미한 오솔길로 접어든다. 잡목과 소나무가 우거져 산행자를 괴롭힌다. 하지만 발아래 깔린 낙엽이 발길을 한층 가볍게 해준다.

산길을 따라가면 세 갈래길과 마주친다. 희미한 길이 이어지는 구간인 만큼 갈림길에선 각별히 길찾기에 유념해야 한다. 이곳에는 예외없이 국제신문의 산행리본이 부착돼 있으므로 참고해 주기 바란다. 꾀꼬리봉으로 오르려면 철조망이 보이는 오른쪽 산행로를 선택해야 한다.

경사가 심한 산길이 버티고 있어 산행자를 「괴롭게」한다. 땀을 흘릴 각오를 하고 발품을 팔아 오르면 시원한 골바람이 불어와 큰 힘을 들이지않고도 오를 수 있다. 철조망이 쳐진 오르막 산길을 30여분 걷다보면 암봉 아래에 선다. 지금부터 암릉길이 이어진다. 산행자들은 마음을 다잡아 먹어야 한다.

첫번째 암봉에 올라서면 시원스런 조망이 펼쳐진다. 지난주부터 현재 서 있는 지점까지 지나온 산길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또 앞으로 가야 할 「험한」산길도 미리 바라 볼 수 있다. 바위, 릿지산행이 시작되는 만큼 등산화를 다시 한번 단단히 조여 맨다. 서둘지 않으면서 조심조심해 바위를 음미하며 산행을 계속한다.

이번 산행길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간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곳곳에 자리한 바위봉우리들이 전망대 역할을 한다. 전체 산행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 만큼 쉬엄쉬엄 산행을 하더라도 시간에 구애받지는 않는다. 바위를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꾀꼬리등에 선다.

꾀꼬리등이 600곒봉이고, 앞에 물동이처럼 생긴 바위봉우리 동이봉이 656곒봉인만큼 산길은 다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꾀꼬리등에서 10여분이면 동이봉에 선다.

동이봉을 지나면 곧이어 헬기장과 만난다. 암릉은 이곳을 지나면서 끝이 난다.

산길은 다시 순해지고 융단처럼 깔린 낙엽이 암봉을 오르내리며 뻐근해진 근육을 풀어준다. 물론 군데군데 바위가 걸려 있기는 하지만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30여분 근육을 풀어주면서 산길을 달리면 584곒봉이다. 봉우리에서 30곒를 지나면 갈림길과 만난다. 이곳에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낭패를 당한다. 산길은 왼쪽으로 열린다. 이번 산행의 마지막 능선상에 걸린 지점이다.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잡목과의 전쟁」이 벌어진다. 가지만 드러내 놓은 진달래, 가시덤불 등이 산행자의 얼굴과 손등을 할퀸다. 30여분 잡목들과의 전쟁을 끝내고 나면 억새숲이 어어져 숨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면 다시 20여분을 잡목들과 함께 해야 한다.

지루한 잡목터널을 빠져나오면 오솔길로 이어진다. 10여분 이길을 따르면 한티재에 닿는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애처롭기 이를 데 없다. 송전탑 공사를 위해 산의 허리를 깎는 바람에 그 모습이 흉물스럽기 때문이다.

한티재에서 하산길은 의령군 궁류면쪽으로 잡는다. 얼마 후면 오지마을인 대현리를 지난다. 경주최씨 재실(용산재), 경주김씨 선산이 자리하고 있고 마을 뒤에는 용이 승천했다는 용천샘이 있다. 이 길을 따라 1시간 정도 내려오면 평촌마을에 닿는다. 산행을 일찍 끝내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세계 최대 규모의 동굴법당(기네스북 등재)이 있는 일붕사를 둘러봐도 좋다. 727년 신라 혜초스님이 창건했다는 성덕암을 확장한 사찰로 석굴법당 나반존자 약사여래불 등이 볼만 하다.

 


# 교통편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버스를 타고 삼가에 내린다.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에 있다. 소요시간은 2시간. 요금은 6천4백원이다. 삼가에서는 내초행 버스를 탄뒤 외초리 새마을창고 앞에서 내린다. 오전 7시30분, 9시30분, 11시30분에 출발한다. 요금은 650원. 늦어도 오전 9시30분 출발하는 내초행 버스를 타야 10시부터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 부산서 출발할 때 합천행 첫차인 7시차를 타는 것이 좋다. 주말에는 부산서 삼가까지 3시간 이상 걸리는 수도 있다.

만약 삼가에서 내초행 버스를 놓쳤다면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삼가 버스 하차장 바로 앞에 삼가택시정류장이 있다. 요금은 4인기준 6천원. 소요시간은 15분.

대현마을로 하산하면 버스가 없으므로 택시를 타야한다. 궁류면사무소 앞 궁류장터까지 5천원. 평촌마을에서도 오후 2시20분 출발하는 버스만 있을 뿐이어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달성상회 앞에서 궁류장터까지 요금은 3천원. 궁류삼성택시 055-572-8026.

궁류장터에서는 오후 3시20분, 4시10분, 5시, 6시30분에 의령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요금 2천원. 소요시간 40분. 택시를 타고 의령까지 나가면 1만5천원이상 나온다. 의령에서 부산행버스는 오후 5시50분, 6시30분, 7시5분, 7시50분에 있다. 요금은 4천9백원.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박병률기자 brpark@kookje.co.kr

입력: 2002.01.17 16:37 / 수정: 2006.11.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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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봉에서 뒤돌아본 금귀봉



  

다시찾는 근교산팀이 송년산행지로 정한 곳은 거창의 금귀산~괭이봉 종주코스다. 황금빛 솔가리가 융단처럼 깔린 산길에다 암릉이 이어지는 「공룡능선」을 함께 달리는 이번 산행은 재미가 남다른 곳이다. 뿐만이 아니다. 능선에 오르면 주위의 명산들이 손에 잡힐 듯 다가 와 시원스런 조망을 안겨준다. 이같은 매력 때문에 근교산 동호인들은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거창의 산군(山群)을 찾아 나선다.

거창 금귀산(金貴山·827m)은 근교산취재팀의 기준으로 볼 때 결코 낮은 산이 아니다. 그러나 1,000m급 산이 20곳이 넘는 거창에서 태어나서 「꼬마산」이 됐다. 키는 작지만 이 산은 거창사람들에게 신령스런 산이다. 마을사람들은 이산을 「금처럼 귀중한 산」으로 여긴다. 옛날 사람들은 이 산이 갓아래 받쳐쓰던 관인 탕건을 닮았다고 생각해 「탕건산」이라 부르기도 했고 거북형상과 같다고 해서 금구산(金龜山), 또는 구잠(龜岑)이라고도 불렀다.

산행코스는 「거창군 주상면 학리 원동마을~농원~610m봉~송이재배지~710m봉~금귀산~봉우재~암릉구간~범어치재~괭이봉~봉우당골~거창읍 양평리 당동마을」로 산행시간은 4시간~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이번 산행을 짧게 잡은 것은 근교산동호인들이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산행을 즐기며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라는 의미다.

이번 산행은 크게 두 구간으로 나누어진다. 초입부터 금귀산까지는 황금빛 솔가리가 깔린 융단같은 길이어서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러나 후반부인 금귀산에서 괭이봉까지는 오르내림이 심한 암릉구간이므로 산행시 체력안배를 잘 해야 한다. 바윗길 산행에 자신이 없다면 봉우재에서 땅재로 빠져 봉우당골을 거쳐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이 코스를 따르면 3시간30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뒤 서흥여객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한다. 서흥여객버스정류장은 터미널 출입구 왼쪽 네거리 교차로에서 합천방향으로 길을 잡아 15분정도 가야 한다. 버스정류장에서 고제선, 남산선 버스를 탄 뒤 원동학리에서 내린다. 하차하면 SK주유소가 눈에 들어온다. 「학동마을」 표석과 SK주유소 사이로 열리는 샛길로 방향을 잡는다. 50m 정도 들어가면 학리교가 있다. 이 다리를 건너 「외학마을」, 「학림농원」 표석을 잇따라 지난다.

길을 따라가는 사과밭이 산행자의 눈길을 끈다. 이 마을은 거창사과의 주생산지 가운데 한 곳이다. 「효자김공 3형제 효행기실비」(孝子金公3兄弟孝行紀實碑)를 지나 만나는 3거리에서 오른쪽으로 20분 가량 걸으면 콘크리트포장도로 끝의 농원에 닿는다. 농원건물을 통과하면 들머리다. 사과밭을 관통하는 왼쪽과 산사면을 오르는 오른쪽 어느 곳을 선택해도 좋다. 농원주인은 취재팀에 두 길 모두 개방했다. 하지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오른쪽 비탈길을 이용해 주기 바란다. 오른쪽 비탈길은 사람 한명이 지나가면 알맞을 정도다. 10여분 이 길을 오르면 양지바른 봉분 1기를 만난다. 이곳을 통과하면 산길이 넓어진다.

『야, 이것들을 갈퀴로 긁어서 아궁이에 넣으면 안방 한번 따뜻하겠다.』

취재팀 중 누군가가 땅바닥에 깔린 마른 솔가리를 보고서 탐을 낸다. 황금빛으로 물든 솔가리가 칼날능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다. 20분 뒤 좁지만 완만하던 능선이 갑자기 꿈틀거린다. 산길이 희미해지면서 경사가 급해지기 때문이다. 300m 정도 거친 숨을 내뱉으며 오르면 610m 봉이다. 3거리인 이곳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주능선으로 이어진다. 마른 잔가지 사이로 우뚝 솟은 봉우리 하나가 눈에 띈다. 금귀산 정상이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오르기는 만만찮을 것 같은 느낌이다.

20여분 힘겹게 올라서면 「송이버섯채취지」라는 팻말과 만나는데 50m 전방에 710m봉이 솟아 있다. 710m봉을 직접 오르지 않고 정상 아래서 왼쪽으로 꺾어 능선길을 이어간다. 앙상한 소나무숲이 우거진 곳으로 접어들면 산은 깊어진다. 소나무군락의 호위를 받으며 오르는 맛이 남다르다. 40여분 따라오던 소나무들이 숨이 찬 듯 주저앉기 시작한다. 조망은 여기서부터 열린다. 왼쪽 계곡너머로 보해산이 머리를 오롯이 드러내는 순간 금귀산 정상에 올라선다.

  

 금귀산 정상의 조망은 거창군민들이 신성스럽게 여길 만큼 눈부시다. 12시 방향으로 흰대미산·보해산이, 2시 가야산, 4시 오도산, 6시 감악산, 9시 기백산, 11시 남덕유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금귀산 정상부근에는 와편과 사기그릇 파편이 적잖이 모습을 보인다. 가야시대의 산성터로 추정하고 있다는 마을주민들의 언급이 실감난다. 정상의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50여m 곧바로 떨어지면 봉우재다. 「땅재 0.5km, 범어치재 2km」라 적힌 이정표가 있다. 가족들과 함께 한 산행자라면 이곳에서 땅재로 하산해도 좋다. 1시간이면 봉우당골에 닿는다.

취재팀은 그러나 거창의 명물인 바윗산을 포기할 수 없었다. 범어치재를 지나 괭이봉으로 산길을 잡는다. 범어치재로 빠지는 순간부터 드라마틱한 암릉 산행이 시작된다. 기다렸다는 듯 삐죽삐죽 비어져나온 바위가 앞길을 가로막는다. 뒤를 돌아보면 기암괴석으로 갑옷을 두른 금귀산의 또다른 모습에 탄성이 절로 새어나온다. 바위틈새로 조망도 시원스레 열린다. 내리막이어서 힘은 들지 않지만 미끄러질 위험도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산길을 이어가야 한다. 아래로 내려다 보면 천길 낭떠러지가 곳곳에 터잡고 있다.

암릉 산행을 시작한지 40분만에 안부로 내려선다. 이곳에서 잠시 다리근육을 풀어주고 차림새를 여미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 뒤이어 마지막 암릉이 동호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분 오르막길을 이으면 오롯이 솟은 두개의 바위 봉우리와 마주친다. 이번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괭이봉이다.

첫번째 봉우리는 1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해 주위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을 만큼 크고 넉넉하다. 암반에 올라서면 멀리는 거창의 명산들이, 가깝게는 금귀산의 전경이 시야를 떠나지 않는다. 10m 거리를 두고 두번째 바위봉우리가 나란히 솟아있다. 괭이봉이란 이름은 두 봉우리가 나란히 한 모습이 흡사 고양이 눈처럼 생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괭이봉을 내려서면 두 갈래길이다. 왼쪽 급경사 구간으로 떨어지는 산길이 하산로다. 10여분 정신없이 아래로 내려오면 무덤군을 만난다. 인도가 있는 봉우당골까지는 무덤과 계단식 논을 지나 30분 정도 걸린다.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백두산장 대표 051-852-0254·홈페이지 www.yahoe.co.kr)

  



# 교통편

이번 산행은 서두르는 것이 좋다. 목적지까지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거창까지 평일에는 2시간40분 정도 걸리지만, 주말에는 3시간30분이나 걸린다. 첫차는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한다. 이후오전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 등. 요금은 1만1천6백원.

거창에서 산행기점으로 가는 연계버스를 타기 위해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흥여객버스정류장으로 옮겨간다. 걸어서 15분 정도. 이곳에서 고제선 혹은 남산선을 탄다. 고제선은 오전 9시30분, 10시20분, 11시30분 등에, 남산선은 오전 8시30분, 11시10분에 있다. 요금은 700원. 소요시간 15분.

봉우당골로 하산하면 콘크리트포장도로를 따라 양평리 당동마을, 양평마을을 차례로 지나야 한다. 마을까지 들어오는 버스는 오후 7시에 있다. 따라서 40분 가량 걸어 1084번 지방도까지 내려오는 것이 낫다. 가조에서 거창읍내로 들어오는 버스가 수시로 다닌다. 요금은 700원. 택시를 이용하면 4천5백원 정도. 거창개인택시 055-944-4414.

거창에서 부산으로 오는 버스는 오후 5시20분, 6시, 6시40분 등에 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박병률기자
입력: 2002.01.17 16:36 / 수정: 2006.11.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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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산 미폭


“아이고마, 여기저기 다 바위산이지요. 또 골속골속 계곡이고 폭포 아닌겨. 우리 고장만큼 산좋고 물맑은 고을이 또 어디 있겠는겨.”

버스에서 만난 촌로의 거창자랑이 끝이 없다. 거창은 바위많기로 소문난 고장. 산비탈마다 바위로 철갑을 두른 듯한 이 지역의 산세는 ‘거창’한 폭포와 계곡을 수없이 빚어놓았다. 수승대 월성계곡 건계정계곡 유안청폭포 등은 지명만으로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국보급 계곡과 폭포다.

폭포산행 세번째 코스는 거창 현성산에서 찾았다. 현성산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금원산을 떠올리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현성산은 금원산에 바로 이웃한 산이기 때문이다. 1천3백고지의 금원산·기백산에서 흘러나온 맥이 현성산을 곧추 세우고는 산자락을 타고 내려가며 한바탕 질펀한 바위잔치를 벌인다. 동쪽으로 휘어가던 마루금은 단애, 기암, 폭포, 그리고 암릉을 빚어놓은 뒤에야 비로소 위천면 들판으로 잦아든다.

산행구간은 ‘미폭~암릉길~현성산(935m)~서문가바위~필봉(965m)~928m봉(삼각점)~말목고개~정온생가~강동마을’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5시간30분~6시간. 이번 산행은 청량한 폭포와 시원한 암릉길이 잘 버무려져 있다. 바위능선에서 맛보는 덕유산의 백두대간 마루금은 덤이다.

장기마을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 미폭(米瀑)에서 내린다. 미폭은 금원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아래 100m 지점에 있다. 미폭의 폭포수는 위에서 아래로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바위등을 타고 부드럽게 흘러내리며 흰 물결 무늬를 일으킨다.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마치 흰 쌀뜨물이 흘러내리는 것 같아 쌀폭포라는 뜻의 미폭이라고 부른다.

들머리는 폭포 앞 쌍무덤이다. 의성 김씨와 거창 유씨의 쌍분 뒤로 숲길이 열려있다. 300여m 산길을 올라가면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300여곒 더 올라가면 4거리 안부. 그대로 직진해 고도를 높여간다. 솔그늘 짙은 묘지 1기를 지나면 다시 바위전망대가 자리해 있다. 여기를 지나자마자 매끄러운 암봉이 앞길을 막는다. 이곳에서는 로프를 잡고 올라가야 한다. 암봉 윗머리에 기묘하게 자리를 튼 소나무에 로프가 걸려있다. 길이로 20m 쯤 되지만 경사가 크게 심하지 않으므로 여성들도 충분히 오르며 암벽등반의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암봉을 오른 뒤 계속해서 오르막 길을 따른다. 거창군 위천면 들녘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너럭바위까지 10분이면 충분하다.

너럭바위에서 한숨을 돌린 다음 오솔길로 파고든다. 간만의 흙길인가 싶더니 곧 암릉길이 나타난다. 바위봉우리를 휘돌며 오르락내리락하는 공룡능선이 정상까지 치달아가고 있다. 집채만한 바위군을 지나면 현성산 정상이 드러난다. 암릉에 우뚝 솟은 현성산 멧부리도 전형적인 바위봉우리. 그 멧부리에 서면 금원산과 기백산의 우람한 자태가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내려와 다시 능선길을 잇는다. 울퉁불퉁한 바윗길이 절경을 빚어내고 있다. 월악산과 북한산이 부러울 것이 없다는 탄성이 절로 흘러나온다.

20여분 뒤 안부를 지나자마자 삼거리를 만난다. 오른쪽이 이어지는 산길. 왼쪽은 지재미골로 내려선다. 5분 뒤 웅장한 바위 한채가 길을 가로막고 있다. 서문(西門)가 바위다. 고려말 충신 서문기가 태조 이성계의 부름을 거절하고 이 바위에 은둔해 살았다고 전해진다. 서문가바위를 지나가면 오밀조밀한 암릉길이 다시 이어진다. 오르막 삼거리를 만나면 그대로 직진해 올라간다. 10여분 뒤에 삼거리가 있는 필봉 정상에 선다. 이정표를 따라 수승대로 내려간다.

바윗길은 홀연히 사라지고 흙길이 나타난다. 솔가리가 짙게 깔려 발걸음이 가볍다. 우거진 수풀 사이로 바위전망대가 잇따라 나온다. 삼각점이 있는 928봉을 지나면 왼쪽으로 덕유산에서 이어나오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20여분 내려오면 큰 바위인 ‘끄덕바위’를 능선길에서 만날 수 있다. 두명이 밀면 흔들대는 모양이 설악산의 흔들바위를 연상케한다.

바위능선과 흙길이 뒤섞인 숲길을 따라 15분 가량 더 내려닿으면 길 양옆으로 오뚝 선 쌍바위에 닿는다. 길은 이곳부터 아래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200여m 아래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틀어 계속해서 능선을 이어간다. 다음 사거리에서 직진해 나가면 50m 위에서 대형암봉을 만난다. 이 바위봉우리를 돌아가는 맛도 쏠쏠하다.

봉우리를 돌자 길이 아래로 뚝 떨어진다. 그 와중에도 몇번의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는 가장 또렷한 길을 잡아갈 것을 당부한다. 안부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울창한 송림으로 빠져든다. 송이밭인 듯 마사토가 발아래에 널려있다. 물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계곡이다.

20여분 뒤 산길은 좁은 골로 내려선다. 이곳은 중요한 갈림길인 말목고개. 이 고개는 바깥에서 보면 능선이 이어지다 개미 허리처럼 옴쑥하니 들어 패있다.

취재팀은 오른쪽으로 틀어 산행을 끝마치기로 했다. 오른쪽 수풀 사이로 50여곒만 내려오면 너른 논배기가 펼쳐진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직진해 다시 치고 올라가기를 권한다. 이 길은 뚜렷한 능선길로 2㎞가량 이어가다 수승대의 검푸른 계곡에서 끝을 맺는다.

오른쪽으로 빠져 나오면 논두렁길이 시작된다. 논두렁을 벗어나 마을로 내려간다. 멀리 위천초등학교의 체육관 건물이 보인다. 마항경로당을 지나 10분 쯤 내려가면 종온선생 종택(중요민속자료 205호)이 있다. 길을 따라 마을어귀까지 내려가면 ‘강천리’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거창 군내버스정류소행 버스를 탈 수 있다.
교통편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부산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 첫차. 요금 1만1천6백원. 소요시간 2시간 40분.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린 뒤 군내버스정류소로 가야한다. 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튼 뒤 건널목 앞에서 다시 왼쪽으로 간다. 터미널에서 정류소까지는 15분 거리.

군내버스정류소에서 위천선 버스를 탄 뒤 위천면 사무소가 있는 장기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10시, 10시30분, 11시 등 30분 간격으로 있다. 1천50원. 소요시간 30분. 버스에서 내리면 위천개인택시 주차장이 맞은 편에 있다. 택시를 타고 금원산 자연휴양림 아래 미폭까지 가야한다. 요금 5천원.

강천리 표지석 앞에서는 오후 7시20분께 거창 군내버스정류장행 버스가 지나간다. 이를 놓쳤다면 위천을 지나 교통표지판이 보이는 큰 거리(1082번 지방도)까지 5분 정도 걸어 나간다. 이곳에서는 7시40분께 막차가 떠난다.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 막차는 오후 6시40분. 1만1천6백원. 이를 놓쳤다면 대구로 간 뒤 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 대구 막차는 오후 9시. 요금 4천1백원.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 글·사진=박병률기자
/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 이창우 산행대장(www.yahoe.co.kr)
brpark@kookje.co.kr  입력: 2001.08.0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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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월여산 정상은 대형 바위봉이 자리잡고 있어 힘차고 스릴있다. 제2봉을 오르는 근교산 취재팀 뒤로 호쾌한 바위능선이 뻗어나가고 있다.]“야, 이런 산도 있었네!”누군가로부터 탄성이 흘러나왔다. 또 하나의 보석이 거창땅에 숨어 있었다. 그 산에는 호쾌한 암릉이 있고 자지러지는 철쭉이 있고 상쾌한 솔숲이 있었다.




  


거창 월여산(月如山). 월여산은 백두대간의 피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산이다. 남덕유산에서 흘러온 맥이 합천호에 잠기기 전 월여산을 빚어 놓았다. 1천곒가 훨씬 넘는 고산이 즐비한 거창 땅에 800고지의 키로도 당당히 버티고 서 있으니 월여산은 ‘산속의 산’인 셈이다.

거창군 신원면과 합천군 대병면을 가르는 월여산은 산정이 세개의 바위 봉우리로 이뤄져 삼봉산(三峰山)이라 불리기도 한다. 산세가 빼어나, 무학대사는 월여산을 황금닭이 알을 품은 금계포란형(金鷄包卵形)이라며 해동 제일의 명당으로 꼽기도 했다.

월여산 산행구간은 ‘거창군 신원면 구사리~신기마을~원적암~채소밭~지리재~바위전망대~제1봉~제2봉~월여산(862.6m)~삼거리~팥죽재~밤나무밭~내탐~거창양민학살합동묘지~신원면 과정리 면사무소’로 이어진다. 소요시간은 5시간. 이번 산행은 뛰듯이 지나가기 보다는 늦봄의 여유로움을 한껏 즐기는 것이 좋다. 암봉, 철쭉, 조망 등 산꾼을 유혹하는 감미료들이 곳곳에 뿌려져 있다.

신원행 버스를 타고가다 구사리에서 내린다. 도로를 건너 ‘신기마을’ 표지석을 확인하고 버스승강장을 지나 마을로 향한다. 신기교를 지나 세갈래 길에서 직진하면 신기마을이다. ‘원적암’이라 적혀 있는 전봇대를 따라 영은정(永恩亭)을 지나면 20분 뒤 원적암에 닿는다. 계곡을 따라 임도를 오르다가 채소밭 바로 아래 삼거리에서 멈춰 선다. 이곳이 들머리다. 직진해 야트막한 채소밭을 통과하거나, 오른쪽으로 꺾어 너른 고랭지밭을 지나가면 월여산으로 오를 수 있다. 취재팀은 직진하는 길을 택했다. 여유로운 산길을 즐기며 아기자기한 풍광을 벗하기에는 ‘직진 길’이 낫다.

밭두렁을 따라 채소밭을 지난다. 계곡이 잠시 비치는 듯하더니 곧 임도다. 몇 번의 갈래길이 나오지만 너른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치고오르는 산길이 시작된다.

수풀이 우거진 비탈길을 15분 가량 헤치고 오르면 지리재에 닿는다. 지리재에서 오른쪽이 월여산으로 가는 주능선이다. 직진해 재를 넘어가면 합천 땅으로 떨어진다.

분홍빛 철쭉군락을 헤치면 오른쪽으로 첫번째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들머리였던 신기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두번째 바위전망대는 왼쪽으로 나타난다. 합천 일대를 조망하기에 좋다. 200여곒 위에는 세번째 바위전망대가 짙푸른 소나무 군락에 고개를 감추고 있다.

바위전망대에서 절경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삼거리 능선길이다. 왼쪽으로 꺾어 오르막 능선을 탄다.

5분여 뒤 거창, 합천 일대를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바위전망대가 능선길을 가로막는다. 세개의 암봉으로 이뤄져 있는 월여산은 정상도 뚜렷하다.

암봉을 비켜 내려오면 산철쭉이 산꾼의 발목을 잡는다. 어깨 너머까지 자란 철쭉 군락이 핑크빛 꽃잎을 펑펑 터트리고 있다. 철쭉으로 뒤덮인 무덤을 지나 안부까지 10여분간 철쭉길이 이어진다. 철쭉제가 한창인 황매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조용함과 아늑함이 스며져 있다.

안부는 고산평원이다. 이곳에는 억새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다. 왼쪽 내리막은 합천의 백기재로 내려서는 길.

정면으로 우뚝 솟은 암봉이 월여산 제1봉이다. 암봉 사이로 내려진 로프를 붙잡고 오른다. 암봉 위로 올라서면 바위능선을 따라 또 다른 바위봉이 고개를 치켜세우고 있다. 제2봉이다. 바위 틈을 비집고 오르는 제2봉에서 독특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등 뒤로 힘찬 산줄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제2봉 너머 마지막 봉우리가 월여산 멧부리다. 정상에는 월여산을 알리는 표지목이 서 있다. 삼각점을 참조하며 탁 트인 주위를 조망해 보자.

남으로는 황매산 지리산이 열리고, 북으로는 수도산 가야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로는 바랑산 소룡산 매봉산이 돌아나가고, 동으로는 품 넓은 합천호가 햇살에 반짝인다.

하산은 북쪽으로 한다. 산청으로 가기 위해서다. 하산길은 누런 황토가 두텁게 깔린 소나무길이다. 10여분 뒤 갈림길을 만난다. 내리막길을 좇아 왼쪽 길로 계속 내려온다. 오른쪽으로 틀면 공룡능선을 타다 거창으로 떨어진다. 왼쪽 하산길은 여유롭고 고즈넉하지만 틈틈이 바위전망대가 자리잡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깨끗한 오솔길을 따라 내려간다. 두번에 걸쳐 오른쪽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 갈림길로 빠지면 출발지였던 구사리로 떨어진다.(박스기사참조)

40여분 뒤 하산을 결정하는 중요 지점에 다다른다. 능선에 자리잡은 무덤을 만나면 곧바로 왼쪽으로 틀어야 한다. 밤나무밭, 담배밭을 지나 20분 정도 걸어 내려오면 내탐마을이다.

내탐마을 일대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 서려 있는 곳이다. 한국전쟁중 일어난 거창 양민학살 사건의 현장이다. 마을 어귀에 서 있는 ‘북괴도발 못막으면 자유잃고 노예된다’는 낡은 표지석이 을씨년스럽다. 지금 이곳에는 양민학살 현장의 성역화 사업이 진행중이다. 마을에서 내려오면 도로(59번지방도)에서 산청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여기까지 왔다면 볼거리 하나를 더 챙기자. 15분 정도 오른쪽 방향으로 걸어가면 ‘거창 양민학살합동묘지’가 있다.

이곳에는 남자, 여자, 남녀 어린이 등 4기의 무덤에 고운 떼가 자라고 있었다. 낡은 나무비에는 학살된 750명을 애도하는 글이 남겨져 있다.

묘지에서 물러나와 지방도를 10여분 걸어가면 신원면사무소 앞에서 산청, 혹은 거창행 버스를 탈 수 있다. /글·사진=박병률기자

/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 이창우 산행대장(011-563-0254 · www.yahoe.co.kr)

◆짧지만 알찬 원점회귀 산행 해 볼만

월여산 산행은 산행 시간이 짧은데다 볼거리가 많아 가족산행으로 추천할 만하다. 원점회귀 코스를 이용하면 승용차를 이용할 수 있다. 승용차는 신기마을에 주차시킨다. 산행코스는 신원면으로 떨어지는 구간과 거의 똑같다. 단 하산길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틀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산행구간은 ‘신원면 신기마을~원적암~채소밭~지리재~바위전망대~제1봉~제2봉~월여산(862.6m)~삼거리~원만부락~원평마을~신기마을’로 이어진다.(지도참조) 삼거리에서 신기까지 가는데는 40분이면 충분하다.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부산~거창행 버스는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부터 40~50분 간격으로 있다. 요금 1만1천6백원. 소요시간 2시간40분.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린 뒤 군내버스터미널로 간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100여곒 가다 첫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건너 다시 왼쪽으로 튼다. 10여분 내려가다 다음 사거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150여곒더 걸어간다. 왼쪽으로 군내버스터미널을 만날 수 있다.
 `신원'선 버스를 탄 뒤 `구사'에서 내린다. 버스는 오전 7시20분, 8시, 9시40분, 10시40분, 11시:40 등에 출발한다.  소요시간 40분.
 산을 내려오면 신원면 과정리다. 신원면 사무소 앞에서 거창행 혹은 산청행 버스를 탈 수 있다.
 부산에서 출발했다면 산청행 버스가 낫다. 산청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진주행 버스가 다니기 때문이다. 신원면~산청행 버스는 오후 4시, 5시50분 등에 있다. 요금 2천원. 산청교통 055-973-5191. 신원에서 산청까지 택시를 탄다면 1만5천원. 055-942-8080.
 산청~진주는 밤 9시20분까지 약 20분 간격으로 있다. 요금은 2천5백원, 소요시간은 1시간 40분 가량. 진주에서 부산행 버스는 밤 9시10분까지 있다. 요금 4천9백원. 진주에서는 부산행 심야버스도 있다. 밤 10시30분, 11시30분 등.
 신원면에서 거창행 버스를 탈 수도 있다. 오후 4시, 5시, 6시 등. 막차는 오후 7시25분.
거창에서 부산행 막차는 오후 7시다. 더늦으면 대구로 나가서 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
자가운전시 대전 통영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산청T.G에서 내려 산청방향우회전한뒤 59번 도로를 타고 차황면 소재지를 지난후 신원면 소재지도 지나고 합천봉산방면으로 우회전하면 신기마을 안내판이 나온다.
 신원면사무소 055-942-8005.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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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 사람이 없어, 여기 금정산 맞아
양산 동면 가산리서 출발, 범어사로 하산
산행중 양산 쪽에선 산꾼 거의 없어 한산
걷는 시간만 4시간20분, 근교산행지로 제격
금샘 원효암 의상대 거치는 '엑기스'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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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도심에 금정산만큼 접근성이 뛰어나고 수려한 경관을 가진 산이 또 있을까. 지역 산꾼들은 이 점에 있어선 축복받았다고 생각하며 아끼고 사랑하고 그래서 오르고 또 오른다. 해서, 주말 금정산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는 등산로를 따라 인산인해를 이룬다. 만일 하늘에서 봤다면 여왕 개미를 향한 일개미 군단의 행렬에 비유될 듯싶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지나친 사랑도 좋지만 그와 비례해 폐해도 적지 않다. 호젓해야 할 산길이 시골장터마냥 떠들썩하다. 무념무상의 경지로 임해야 될 산행이 되레 스트레스만 듬뿍 안겨준다.

그렇다면 이제 금정산은 산행지로서의 기능을 잃었단 말인가. 시경계를 넘어 인접한 양산에서 오르면 다행히도 아직 호젓한 산길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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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에서 오르는 금정산은 의외로 산꾼들이 없어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 도중 만난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과 지류인 양산천 그리고 무척 오봉 토곡 선암 금동 석룡 동신어 신어 백두 까치 돛대산 등 김해 양산 쪽의 산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


 
양산에서 출발하는 금정산은 부산의 금정산과는 딴 산이다. 시골 풍취도 남아 있고 호젓하며 제법 운치도 있다. 무엇보다 지도상에는 등산로가 뚜렷하다고 표기돼 있지만 막상 가보면 의외로 오랜 기간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개척하는 재미도 있다.

여기에 수석전시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둥그스름한 기암괴석까지 산사면에 쏙쏙 박혀 있어 눈까지 호사시켜 준다. 거기에다 최근 고유가로 인해 너무 먼 산의 소개를 자제해 달라는 독자들의 요청까지 만족시켜 줄 수 있어 금상첨화의 코스라 아니할 수 없다.

금정산 등산은 출발지가 부산이든 양산이든 정상인 고당봉에 올라선다. 여기서 산행팀은 금정산 내 의미있는 볼거리를 가급적 많이 소개하기 위해 금샘 원효암 의상대 범어사를 차례로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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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올려다 본 양산 쪽 산사면.
왼쪽 바위 뒤가 729봉.우측으로 낙동정맥길이 이어진다.




산행은 양산시 동면 가산리 중리마을 정류장~금정암~잇단 철탑~잇단 임도~(410봉)~전망대~흔들바위~산죽길~석문~729봉(주능선)~가산리 마애여래입상~철탑~금샘~금정산 고당봉~금정산장~북문~원효암~의상대~범어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 20분. 도중 볼거리가 많아 식사시간 등을 포함하면 넉넉잡아 6시간 정도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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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팀이 발굴한 양산 쪽의 흔들바위. 실제로 흔들린다.



가산(중리)정류장에서 내려 바로 우측 포장로를 따라가며 산행을 시작한다. 100m 뒤 첫 갈림길에서 우로 간 후 '금정암' 팻말을 보고 좌측으로 향한다. 이후 또 갈림길. '중리교'라 적힌 이정석이 보이는 좌측으로 100m쯤 가면 또 다른 갈림길. 역시 '금정암' 팻말을 따라 가면 막다른 골목에 금정암이 보이고, 산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정면 담쟁이덩쿨이 보이면    
 

좌측으로 가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야 본격 산으로 진입한다. 잠시 잡풀을 헤치고 나아가면 반듯한 길과 함께 정면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여기까지 오면 초입 부분 어려운 길찾기는 끝.

경주 김씨묘를 지나 소나무숲을 따라 두 번째 묘지를 지나면 갈림길. 능선으로 향하는 왼쪽으로 올라선다. 첫 번째 철탑을 통과하면 이내 오름길. 너무 한적해 강원도 오지라 해도 속을 듯하다. 8분 뒤 또 갈림길. 왼쪽 가산마을로 내려가는 하산길 대신 우측으로 간다. 소나무 재선충 훈증처리 지점을 지나면 집채만한 바위 앞에서 또 갈림길을 만난다. 얼핏 선명한 좌측 길로 가기 쉬우나 직진형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바위 우회로인 셈이다. 9분 뒤 오르막 정점은 두 번째 철탑. 여기서 그냥 반듯한 직진길 대신 좌측 철탑을 통과해 산길로 오른다. 한눈에 봐도 길은 묵어 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올라갈 수 있다. 잠시 후 임도와 만난다. 우로 20m쯤 가서 좌측 침목을 덧댄 산길로 들어서면 3분 뒤 한 굽이 돌아오는 임도와 다시 만난다. 좌측 금정산 종주의 시점인 양산 다방동 방향 대신 우측 호포 방향으로 250m쯤 간 뒤 두 번째 곡각지점을 돌자마자 임도 좌측 열린 길로 올라선다. 오르기 전 그간 안 보이던 금정산줄기가 저멀리 보인다. 찾기가 어렵지 일단 올라서기만 하면 반듯한 산길로 이어진다. 15분 뒤 다시 임도. 이번엔 왼쪽으로 간다. 지도상의 410봉은 임도 좌측에 위치해 있다. 150m쯤 진행한 뒤 뒤 묘지를 지나 숲으로 진입한다. 임도는 여기서 끝.

지금부턴 금정산 특유의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이와 만 마리의 자라)'로 불리는 기암괴석을 감상하며 주능선을 향한다. 밧줄을 잡고 올라 농짝만한 바위 맞은편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과 지류인 양산천, 양산신도시가 보이고, 정면 무척산에서 우측으로 오봉 토곡 선암산이, 낙동강 건너 좌측으론 금동 석룡 동신어 신어 백두 까치 돛대산이 확인된다.

이제 간혹 만나는 바위를 우회해 올라 주변 조망을 감상하고 다시 숲길로 올라서는 운행이 반복된다. 20분 뒤 길 우측으로 일명 흔들바위를 만난다. 실제 혼신의 힘을 다해 밀면 약간 움직인다.

7분 뒤 다시 전망대에 선다. 뒤돌아보면 기암괴석이 보석처럼 산사면에 쏙쏙 박혀 있고 정면으론 저멀리 낙동강을 배경으로 호포지하철기지창에서 발아래 계곡을 거쳐 마애불과 토굴로 올라오는 산길도 훤히 보인다. 또 한 가지. 정면 초록색의 지붕이 보이는 기암이 보인다. 가산리 마애여래입상이 있는 지점이다.



이번엔 산죽 오름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18분쯤 뒤 어느새 마애불 눈높이까지 올라선 듯하다. 우측에 보이는 기암 반대편 직벽에 마애불이 있다. 5분 뒤 갈림길. 좌측 대신 직진하면 곧 갈림길. 이번엔 마애불 가는 직진 방향 대신 좌측으로 올라선다. 고무판이 깔린 조그만 석문을 통과하면 금정산 주능선이며 낙동정맥이자 지도상의 729봉에 닿는다. 좌측 장군봉 계명봉 방향 대신 우측 고당봉으로 향한다. 5분 뒤 마애불 갈림길. 주능선에서 80m 지점에 1000년의 오랜 성상 동안 비바람에 씻기면서 말없이 방문객을 내려다보고 있다. 마애불 아래 두릅나무가 자라고 있는 지점이 과거 움막이 있던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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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리마애여래입상

이어지는 반듯한 낙동정맥길. 잣나무 조림지와 철탑을 지나면 이내 사거리. 좌측 '정상 0.3㎞' 방향으로 간다. 곧 갈림길. 직진해 바로 오르면 정상이지만 산행팀은 금샘을 보기 위해 좌측으로 향한다. 2분 뒤 '금샘 가는 길과 금샘과 범어사 설화'가 적힌 안내판 앞에 선다. 안내판 우측 뒤로 간다. 금샘까진 0.2㎞. 5분 걸린다. 금샘은 한 마리의 금빛 물고기가 오색 구름을 타고 범천(梵天)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곳. 금샘 안내판으로 되돌아와 이번엔 '북문 가는 길'이라 적힌 이정표 방향 대신 이 방향으로 2m쯤 간 뒤 우측 열린 길로 올라선다. 고당봉으로 가기 위해서다. '북문 가는 길'은 고당봉을 가지 않고 바로 북문으로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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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샘

6분이면 나무계단 앞. 앞서 정상 직전 갈림길에서 곧바로 직진하면 이곳으로 올라선다. 금샘을 보기 위해 한참을 돌아 이곳으로 온 것이다. 나무계단과 나선형 계단을 돌아 오르면 이내 고당봉 정상. 장군봉 천성산 계명봉 원효봉 의상봉 신어산 동신어산 오봉산 등과 낙동강이 모두 확인되는 거칠 것 없는 조망이 펼쳐져야 하지만 아쉽게도 짙은 운무에 의해 시계 제로.

  


하산은 북문 방향으로 향한다. 20분이면 고모당과 고당샘을 거쳐 북문산장에 도착한다. 잠시 숨을 돌린 후 북문을 통과해 범어사 방향으로 내려선다. 10분 뒤 '북문 0.6㎞', '더 푸르게 더 맑게'라 적힌 안내판을 지나면서 메인 등산로를 버리고 우측으로 간다. 원효암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9분이면 '원효암'이라 적힌 조그만 현판이 걸린 문을 통과, 12분을 더 가야 암자에 다다른다. 도중 부도와 삼층석탑 그리고 편백과 향나무숲길이 무척 아름답다. 참선수도 도량인 이곳에는 범어사 조실 지유 스님이 주석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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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 원효암 안내판이 보이는 사거리에서 앞서 올라온 길 바로 우측으로 향한다. 20~30m쯤 갔을까, 우측 바윗길로 오르면 드넓은 바위가 소나무를 끼고 있다. 범어사를 창건한 의상 대사가 기거했다는 성스러운 자리로, 예부터 금정산에서 전해오는 '금정8경'의 하나로 의상망해(義湘望海)라 불린다. 바위 좌측에는 용이 승천하는 듯한 글씨체로 '의상대(義湘臺)'라 새겨져 있다. 조망도 기가 막혀 정면 남산봉과 회동수원지를 감싸는 아홉산 황령산 광안대교 그리고 발아래 상마 하마마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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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대에서 바라본 조망. 남산봉 뒤로 회동수원지가 보인다.



드디어 본격 하산길. 4분 뒤 갈림길에서 좌로 100m쯤 내려서면 갈림길. 직진하면 상마마을, 좌측으로 크게 꺾으면 범어사로 이어진다. 좌측으로 8분이면 범어사에서 북문으로 가는 메인 등산로와 만나고, 여기서 10분이면 범어사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북한음식점' 산꾼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

'동국여지승람'과 '범어사 창건 사적'에도 나오는 금샘. 금정산(金井山)의 금정(金井)은 금샘을 의미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학계의 견해이다. 즉 금샘이 있기에 금정산이란 이름이 생겨났고, 그 금샘으로 인하여 범어사가 이 산에서 탄생됐다.

하지만 초행자의 경우 이 금샘을 찾기가 무척 어렵다. 단적인 사례 하나. 부산 남구 용당동에 산다는 한 50대 산꾼은 금샘 안내판 앞에서 산행팀을 보자 무척 반가워했다. 어디로 가야할지 도통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미 안내판 좌측 뒤로 가서 허탕을 쳤다는 그는 자신이 없어 고민 중에 있었다. 안내판 우측 뒤로 가야 된다고 설명하자 그는 발걸음을 금샘 방향으로 옮겼다. 뒤따라 나선 산행팀은 5분 뒤 금샘에 도착했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산행팀이 그 아저씨를 부르자 아, 글쎄 금샘 좌측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답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그는 "도중 '금샘 가는 길'이라 적힌 이정표는 보였지만 정작 밧줄을 붙잡고 올라선 후 '금샘'이란 안내판만 보였어도 이처럼 고생을 하지 않았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듣고 보니 그랬다. 초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그렇겠다는 수긍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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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모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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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떡 만두 수육모듬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입구 음식거리 한 가운데 위치한 북한음식점(051-508-3035). 함경도 원산이 고향인 시어머니 밑에서 15년간 배운 솜씨를 안주인 김미정(52) 씨가 그맛 그대로 전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 후 3~4인일 경우 수육모듬(순대 수육 족발·2만 원·사진)을 권하고 싶다. 모두 북한식이다. 특히 족발의 경우 2시간30분 정도 삶은 후 프라이팬에 튀겨 담백하다. 북한에서 잔치할 때 주로 해먹는 요리란다. 가자미식해가 밑반찬으로 제공된다. 북한식 만두와 녹두빈대떡도 일품이다. 금정산을 다니는 산꾼들 사이에선 이 집 모르면 간첩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범어사 순환버스를 타고 '어린이놀이터 정류장'에서 내려 200m쯤 걸으면 도로 우측에 위치해 있다.


◆ 교통편

- 지하철 2호선 호포역 내려 빨간색 버스 타야

지하철 2호선 호포역에서 내려 1번 출구 앞 호포역 버스정류장에서 23, 24, 87, 88, 93, 107, 113번을 타고 양산시 동면 가산리 중리마을 정류장(표기는 가산(중리)마을로 돼 있음)에서 내린다. 기사 아저씨는 번호와 관계없이 빨간색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한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8.06.19 19:38 / 수정: 2008.06.19 오후 10: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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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리 중리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왼쪽  시멘트 마을길로 들어선다. 금정암 안내판을 따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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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百聞) 불여일등(不如一登)' 영남알프스 뺨쳐요
밀양 북부면 퇴로리서 출발, 청도읍 한재미나리마을 하산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보석같은 산길 여느 명산 못잖아
퇴로리 저수지와 영화 '오구' 촬영지 고가 한폭 그림같아
전망 좋아 밀양 청도 창녕 쪽 산과 영남알프스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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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百聞)이 불여일등(不如一登)이라 했던가.

산에 오르다 보면 산세가 생각보다 빼어나 횡재를 한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화악산(華岳山·932m)이 바로 이런 범주에 속하지 않나 싶다.

밀양시 부북면과 청도군 청도읍의 경계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가지산을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길게 능선이 펼쳐져 있는 영남알프스 산군과는 별개인 화악산은 청도 남산, 철마산과 함께 독자적인 산군을 형성하고 있다. 건각들이 내달려도 10시간은 넘을 법한 이 산군은 사실 영남알프스에 비해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우리땅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종주 코스 중의 하나이다. 이 중 청도남산과 철마산의 한가운데 우뚝 선 화악산은 세 봉우리의 맏형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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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을 밟고 올라서는 산꾼들 뒤로 방금 지나온 윗화악산 아래화악산 철마산이 나란히 솟아있고 그 뒤로 청도군의 원정산에서 오례산성으로 이어지는 일자 능선이 펼쳐져 있다.


  
우선 이 일대에서 가장 높아 날이 맑을 경우 영남지역의 내로라하는 봉우리들이 죄다 확인된다. 낙동정맥 분기봉인 사룡산에서 갈라져 나온 비슬지맥이 통과하는 곳도 바로 이 봉우리다. 이웃한 청도남산은 화악산의 북쪽, 철마산은 남동쪽으로 약간 비켜나 있다.

무엇보다 화악산의 자랑은 헌걸찬 능선. 마음껏 내달릴 수 있는 마루금과 이따금씩 만나는 기가 막힌 암릉과의 조화는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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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구'의 촬영장소이기도 한 밀양 퇴로리 여주 이씨고가

산행은 밀양시 부북면 퇴로리 부북농협(퇴로버스정류장)~퇴로리 여주 이씨 고가~매화나무 과수원~임도~밀양 박씨 가족묘~401봉~(너덜)안부~돛대산(449봉)~도로(평밭마을 표지석)~전망대~옥교산 갈림길~헬기장~아래화악산(755m)~안부(한재 갈림길)~윗화악산(소화악산·837m)~비슬기맥 갈림길~운주암 갈림길~추모비(돌탑)~화악산(930m)~추모비(돌탑)~암릉(전망대)~절골~불당~중리~청도군 청도읍 평양1리 노인회관(약국) 순.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 정도. 미답 구간인 들머리에서 돛대산 직전 지능선까지만 힘겹게 나아가면 여느 명산 못지 않은 보석같은 산길을 만끽할 수 있다.

퇴로버스정류장 바로 옆 부북농협 창고건물을 정면으로 보고 우측으로 30m쯤 가면 왼쪽으로 포장로가 열려 있다. 진행 방향이다. 첫 갈림길에선 좌측, 두 번째 갈림길에선 우측으로 간다. 정면 기와촌은 알고보니 꽤 유명한 퇴로리 고가마을로 영화 '오구'의 촬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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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지정 문화재인 여주 이씨 고가를 지날 무렵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가 산행팀의 첫 기착지인 돛대산.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대나무숲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키작은 흙담장과 나란히 걷는다. 곧 전봇대 앞 사거리. 이번엔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시멘트 관로 아래로 통과하기 직전 우측 흙길로 접어들면 이내 좌측으로 길이 열려 있다. 매화나무와 감나무가 도열해 있는 과수원길이다. 곧 만나는 갈림길 왼쪽으로 가면 반듯한 길을 만난다.

  
 

다시 갈림길. 왼쪽으로 가서 30m 올라서면 임도 갈림길. 우측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선다. 10분 뒤 또 갈림길. 우측 소로 대신 직진한다.

반복되는 갈림길. 두 길 모두 우측 가족묘로 가는 길이라 어느 길로 가도 상관없다. 묘지에 앞서 허름한 자재 창고가 하나 보인다. 묘지에서 뒤돌아본 퇴로리는 자연발생적 저수지로 여겨지는 가산지(퇴로지)를 중심으로 숲과 가옥 그리고 농지가 어우러져 무척 평화롭고 목가적인 시골마을로 보인다. 좌측이 옥교산이다.

산길은 가족묘 우측 상단 뒤로 열려 있다. 이때부터 정글숲을 헤쳐나가듯 산길을 개척해 나간다. 무덤 5기 앞에선 좌측 2기 뒤로 보이는 산길로 올라선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길을 찾다 보니 발밑에는 고사리가 지천이다. 동행한 한 산꾼은 "마을사람들이 고사리 채취를 위해 많이 다녀서인지 전부가 길인 것 같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며 길찾기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무덤 5기에서 23분쯤 뒤 시야가 약간 트이는 지도상의 401봉을 지나면 정면으로 암벽이 보이지만 아직 반듯한 산길은 숨어 있다. 소나무가 도열한 우측 아래로 발길을 옮겨 좌측으로 헤치고 내려서면 시원한 바람이 부는 돌길 안부에 닿는다. 대각선 방향으로 올라서면 곧 시야가 트이며 지능선에 올라선다. 주변은 온통 오래 전 불이 난 흔적이 역력하다. 앞서 본 퇴로리 마을의 전경이 더 넓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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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바라본 들머리 부북면 퇴로리. 넓은 저수지가 가산지(퇴로지)이다.


 

여기까지 오면 힘든 길은 거진 끝난 셈. 우측 운치있는 길로 4분쯤 걸으면 돛대산 정상. 국제신문 2대 산행대장을 역임한 최남준 씨가 '돛대산'이란 조그만 팻말을 걸어놓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을 만큼 별 특징이 없다. 팻말엔 452m라 적혀 있지만 최신 버전 지형도엔 449m로 표기돼 있다.

여기서 송림길로 10여 분 내려서면 '화악산 평밭마을'로 가는 도로변에 닿는다. 20m쯤 포장로를 따라 가면 우측 산불기간 중 입산통제를 알리는 안내판 뒤 열린 산길로 오른다. 보랏빛 꿀풀이 무성한 묘지 3기를 지나면 운치있는 송림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갈림길을 만난다. 우측 된비알로 오른다. 농짝만한 바윗길 사이로 오르면 전망대에 올라선다. 들머리 퇴로리와 방금 지나온 돛대산과 그 우측 뒤로 덕암 종남 영취 관룡 화왕산이, 그 앞으로 비슬지맥이 내달린다.

계속되는 오르막. 바위틈새로 부처손이 만연한 무명봉을 살짝 넘으면 시나브로 완만한 숲 한 가운데 선다. 옥교산 갈림길이다. 우측 옥교산 방향은 길이 희미하다. 여기서 좌측으로 100m쯤 가면 헬기장.

이제부턴 능선길 산행. 13분 뒤 폐헬기장을 지나 11분쯤 오르면 능선이 좌측으로 휘면서 전망대에 올라선다. 좌측 아래화악산, 정면 발아래 한재미나리 마을 뒤 저멀리 청도남산 봉화대능선, 우측으로 볼록 튀어나온 철마산, 봉화대능선 우측 뒤로 선의산 용각산 대왕산 대남바위산 원정산 오례산성과 그 뒤로 육화산 구만산 억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도 희미하나마 확인된다.

4분 뒤 무명봉에 올라서면 좌측으로 향후 오를 아래화악산 윗화악산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헌걸찬 능선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곧 사거리 안부. 리본이 많이 걸려 있는 우측은 철마산 방향, 산행팀은 직진해 아랫화악산에 오른 뒤 다시 사거리 안부로 내려와 좌측 윗화악산을 향해 급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이후 산길은 우측으로 올라선다. 알고 보니 아래화악산이 암봉이라 좌측으로 우회한 것. 참고로 아래화악산에는 정상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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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시야가 트이는 주능선으로 올라서면 정면으로 청도 남산과 삼면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12분 뒤 사거리.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안내판이 서 있다. 우측 한재 방향, 산행팀은 직진한다. 화악산은 3㎞, 윗화악산은 0.9㎞ 남았다.

오름길로 직진한다. 시원한 골바람이 불어대는 숲길을 벗어나 멋진 암릉길을 지나면 윗화악산(837m)에 올라선다. 아래화악산에서 32분. 조망이 한층 더 넓어져 화악산 남산 한재(미나리마을) 아래화악산과 철마산 그리고 저멀리 밀양시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상석 뒤로 내려선다. 숲길과 곳곳의 옹골찬 암릉길이 반복된다. 15분쯤 뒤 쉼터 격인 긴 암릉. 뒤돌아보면 윗화악산 아래화악산 철마산과 그 뒤로 영남알프스 산군이 멋진 산그리메를 그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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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 구간을 지나면 이내 너른 터. 비슬기맥 갈림길이다. 낙동정맥 분기봉인 사룡산에서 비슬산을 거쳐 화악산에서 형제봉으로 내려서는 지점이다. 이정표는 없다.

직진한다. 곧 운주암 갈림길을 지나 9분 뒤 추모비가 서 있는 돌탑봉에 닿는다. 우측으로 열린 길이 진짜 하산길이다. 산행팀은 이제 0.7㎞ 거리의 화악산 정상을 다녀온 뒤 이곳으로 되돌아와 한재미나리마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청도읍 불당마을로 내려선다.

추모비에서 13분이면 화악산에 선다.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대형 정상석이 눈길을 끈다. 앞서 본 조망과 큰 차이가 없으며 직진하면 밤티재 또는 평양리 방향이다.

이제 추모비가 서 있는 돌탑봉에서 우측 한재 방향으로 본격 하산길로 내려선다. 일부 구간에 밧줄이 매여 있을 정도로 처음엔 매우 가파르다. 15분 뒤 경관이 빼어난 암릉 구간. 왼쪽으로 남산, 우측으로 윗화악산과 아래화악산이 동시에 보인다.

이제부터 다소 거칠지만 비교적 길은 반듯하다. 30분 뒤 계곡을 건너며, 여기서 5분 뒤 산을 벗어난다. 분재를 빼닮은 노송이 얹혀 있는 탕건바위와 잠실농장 입간판을 잇따라 지나 청도읍 평양1리 노인회관(약국)까지는 35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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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기 전에

- '윗화악산과 소악산은 같은 봉우리' 혼동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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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산의 맑은 물이 빚어낸 한재미나리

지금까지 알려진 화악산의 산행 기점은 다양하다.

청도 쪽으론 가장 보편적인 밤티재와 한재미나리 마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불당(마을) 그리고 음지리 쪽에서 독짐이고개로 올라서는 코스가 대표적 들머리이다.

밀양 쪽은 청도면 요고리 요고지와 운주암 및 운주골, 그리고 부북면 평밭마을 인근 지장사에서 윗화악산과 윗화악산~아래화악산 사이로 올라오는 코스가 보편적 등로이다.

오래 전 이 모든 코스를 소개한 산행팀은 이번엔 밀양시 부북면 돛대산을 거쳐 아래화악산으로 올라 화악산 주능선을 타고 오르는 새 코스를 개척했다.

혹자들은 윗화악산을 소화악산으로도 부른다. 화악산을 기준으로 하면 윗화악산 대신 소화악산이 되고, 아래화악산을 기준 잣대로 보면 소화악산이 윗화악산이 되는 것으로 추정될 뿐 뚜렷한 정설은 없는 듯하다.

밀양은 안동 함양과 더불어 자타가 공인하는 양반고을. 들머리인 부북면 퇴로리 또한 그 중의 하나. 퇴로리 이씨 고가는 교동 손씨 고가, 산외면 다죽리 손씨 고가, 단장면 허씨 고가와 함께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퇴로리 고가촌은 이윤택 감독의 영화 '오구'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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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건바위


◆ 교통편

- 시외버스 내린 후 밀양터미널에서 농어촌 시내버스 타야

이번 코스는 원점회귀가 아니어서 대중교통편을 이용해야 편리하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퇴로리 가는 농어촌 시내버스는 오전 7시30분, 8시45분, 9시47분 11시45분에 있다. 1000원.

날머리 청도읍 평양1리 노인회관(약국) 앞 버스정류장에서 청도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2시10분, 4시20분, 6시50분에 출발한다. 1800원. 청도터미널에서 청도역은 길 건너 인근에 위치해 있다. 청도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5시51분, 6시15분, 6시40분, 7시52분, 밤 9시40분에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4800원(주말 5000원).

하산 후 버스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개인택시(011-829-5812)를 이용해도 된다. 청도역까지 1만5000원 안팎.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산행수첩*****
*9시50분 퇴로리 퇴로마을 버스 정류장,
주변에 고택들이 수두룩하며 정류장 뒤로 부북농협창고가 있다. 우측 열린 길로 따라오름오구 영화 촬영지 전에 우측으로 여주이씨 고택과 흙담장이 인상적임. 다시 좌측으로 틀고 또다시 우측, 정면에 술이흐르는 세멘트 수로인 관로가 보임, 관로(35도33'09"N 128도42'02"E)앞에서 우측으로 오름. 매실나무가 있음. 매실을 따고 있는 아낙들
*10시27분 밀양박씨묘(35도33'30"N 128도42'01"E)
임도를 따라 오르는 길임. 갈림길 임도에서 우측으로 오름, 맨끝에 밀양박씨묘지를 조성. 뒤돌아보면 가산지와 퇴로마을 그리고 밀양시와 밀양의 안산 종남산, 목가적인 아침풍경이 인상적임. 박씨묘를 시계방향으로 돌면 돛대산 오름길,
*11시22분 401m봉(35도33'40"N 128도42'01"E)
박씨묘를 지나면서 부터 뚜력한 산길 없음, 산불 발생후 길이 사라지고 고사리가 지천임, 고사리 채쥐로 마을 주민들이 이리저리 다녀서인지 길이아닌 길이 많음. 긴팔과 긴바지 착용, 401봉에 올라서면 우측으로 너덜의 안부에서 다시 건너편으로 올라선다.
*11시35분 돛대산(449m 35도33'43"N 128도42'06"E)
불난 흔적과 고사목, 그사리로 보이는 가산지와 억새, 돛대산까지 오름길, 정상에는 준.희님의 돗대산 표지판만 덩그렁, 우측으로 대각정사에서 올라오는 희미한 흔적이보임. 우측으로 창년화왕산 관룡산 영축 종남 덕암으로 이어지는 열왕지맥
*12:02 평밭고개(약370m 35도33'58"N 128도42'21"E)
정상에서 내려서는 산길은 뚜렷한 산길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짐
평밭마을 표지석과 시멘트 포장길, 맞은편 좌측으로 10m후 입산통제 안내판 그뒤로 산길 열림. 4기의 가족표지를 올라 소나무 숲 터널을 따라감,
좌측으로 고산마을인 평밭마을, 옛평밭마을과 그 뒤로 아랫화악산아래까지 차고올라온 현대식 건물, 아마 전원주택지인 것 같음.
*13시23분 옥교산 갈림길(약552m 35도34'12"N 128도42'54"E)
점심식사후 출발, 갈림길로 좌측길은 553봉을 돌아 가는 길, 우측길이 능선을 따라오름, 두번의 전망대, 모두 퇴로기와 가산지등 농촌풍경, 553봉은 봉우리인지 모르고 지나갈 정도임 내려서면 산불흔적으로 우측으로 옥교산갈림길 열림. 길흔적이 없어 지나가길 쉬움, 바로 위 헬기장
*14시11 아래화악산(755m 35도34'42"N 128도42'56"E)
산길은 꾸준한 오름. 바위 전망대로 옥교산 능선이 이어짐, 오르막뒤 전망터임, 우측으로 암봉이 우뚝한 철마산, 발아래 평지리 불달마을과 중리, 온통 한재미나리로 유명한 비닐하우스가 보임, 건너편 남산 봉수대능선, 정면의 봉우리가 아랫화악산,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크게 한번 떨어져 오름. 독짐이고개이며, 국화석으로 유명한 산지임, 아랫화악산 못미처 사거리길, 우측은 철마산으로,좌측은 화악산가는길, 직지10m오르면 아래화악산임 화악산과 윗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황소의 잔등과 같이 미끈하고 건너편 남산과 삼면봉능선이 한일자로 긋고 있슴,
다시 사거리로, 내려온 방향 우측으로
*14시27분 한재갈림길(약714m 35도34'46"N 128도42'41"E)
금한 내리막. 미끄럼조심, 바위봉우리인 아래화악산을 돌아 능선에 다시오름, 우측 불당마을족은 단애를 이룬 낭떨어지. 추락주의, 한재갈림길로 사거리길 좌측 평밭가는길은 사라지고 있슴. 우측 한재1.7km 직진 정상3.0km, 나무판 안내한으로 청도산악회에서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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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삼각점 봉우리에서 지리산 주능선 쪽으로 본 풍경. 우측 앞 봉우리가 촛대봉 전위봉, 그 왼쪽 뒤로 황장산, 그좌측 황장산, 그 뒤 우측에서 좌측으로 반야봉 임걸령 돼지평전의 능선이 노고단으로 이어진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산행팀은 참으로 황당한 시추에이션을 경험했다. 소싯적부터 산깨나 좀 탄다고 자부하던 60대의 한 산꾼이 고향 뒷산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니.

사연은 이랬다. 조영남의 노랫말처럼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화개장터가 자리한 하동 화개면 출신인 그는 월남전 참전과 대학시절을 제외하곤 줄곧 고향을 지켜온 그야말로 토박이 중 토박이다.

산은 이미 고교시절부터 다 해어진 미군 배낭을 어렵사리 구해 방학 때면 지리산은 물론이고 설악산 등 전국의 내로라하는 명산을 섭렵한 자칭 산꾼이다.

그런 그가 눈 감고도 오르내려야 할, 화개장터에서 가장 가까운 촛대봉을 모르고 있었다. 삼신봉 형제봉 시루봉 깃대봉 칠성봉 분기봉 구제봉 옥산 등 하동의 산은 줄줄 꿰면서 말이다. 그도 그런 자신이 한심한 듯 '우째 이런 일이…'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젊은' 노인축에 속하는 자칭 산꾼이 그럴진대 산과 무관한 나머지 하동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없는 것이 없다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촛대봉'을 쳐보면 지리산 촛대봉과 경북 문경, 경기도 가평에 각각 하나씩 있다고 나온다. 그 똑똑하다는 네이버 지식iN도 하동 촛대봉은 금시초문이란다.

산행팀이 다녀온 하동 촛대봉은 이랬다.

동서로 길게 뻗은 지리산 주능선상의 삼도봉에서 지능선 하나가 남으로 뻗어 아름다운 벚꽃길인 19번 국도와 내달리는 섬진강에서 그 맥이 끝이 난다. 삼도봉에 이어 불무장등 통꼭봉 황장산을 거쳐 맨 남쪽에 솟구친 봉우리가 바로 촛대봉이다. 황장산과는 불과 2.6㎞ 떨어져 있다.

그러니까 19번 국도변에서 북으로 이 산줄기를 따라 오르면 맨 먼저 촛대봉을 밟고 이어 황장산 통꼭봉 불무장등을 거쳐 백두대간인 삼도봉에 닿는다. 하지만 지금은 지리산 국립공원 안으로는 비법정 탐방로여서 산행을 이어갈 수 없다.

해발 728m인 촛대봉은 화려하진 않지만 토종 소나무가 지천인 때묻지 않은 전형적인 육산이다. 조망 또한 일품이어서 지리산 연봉과 하동의 주요 산들을 빠짐없이 감상할 수 있어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산행은 화개터미널~화개삼거리(19번 국도)~가족묘~318봉~잇단 갈림길과 잇단 무덤~삼각점봉~기암(올빼미바위)~촛대봉~전망대바위~밤나무밭~무덤군~화개면 삼신리 온천모텔사우나.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30분 정도. 날머리인 사우나에서 피로를 풀고 화개장터에서 장도 보고, 쌍계사 구경도 가능한 산행과 여행을 겸한 맞춤 코스이다.

화개터미널을 등지고 좌측 화개교를 건너지 않고 직전형 우측 도로를 따라 가면 19번 국도와 만나는 화개삼거리. 여기서 우측 구례 방향으로 50m쯤 가면 국도변 철망 사이로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도로 건너편은 아름다운 섬진강. 아마도 터미널에서 최단거리 들머리일 듯싶다.

처음부터 가파른 된비알이지만 비교적 반듯하다. 이 길은 구례와 하동의 경계라서 이따금 만나는 갈림길의 경우 좌측은 구례, 우측은 하동 화개장터 방향임을 머릿속에 숙지해야 한다. 간혹 우측 저 멀리 화개장터에서 흘러나오는 스피커 소리도 들린다.

곧 가족묘. 주변 소나무들이 운치있다. 잠시 뒤돌아보면 백운산 밥봉과 매봉 형제봉이 손에 잡힌다. 좌측 대각선 방향으로 오른다. 소나무가 울창한 데다 산길마저 푹신푹신해 그저그만이다. 여기에 경사 또한 수그러진 데다 국립진주산업대가 친절하게 걸어놓은 나무이름 팻말을 일일이 맞춰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체적으로 등로는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다. 약간 오르막이 심하다 싶으면 호젓한 평길이 기다리고 무료하다 싶으면 농짝만한 바위 등 크고 작은 바위가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또 양지바른 곳이면 어김없이 묘지가 있어 전체적으로 터가 좋은 곳임을 암시해준다.

가족묘에서 37분쯤 뒤 지능선 분기점. 좌측 구례 외곡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올라갈 땐 상관없지만 하산할 때 헷갈리는 지점이다. 참고하길. 여기서 10분 뒤 갈림길. 좌측 능선길로 올라 무덤을 지나면 이내 갈림길. 좌측길도 반듯하지만 우측으로 우회하자마자 다시 좌측으로 오른다. 원래 주능선은 첫 갈림길에서 다 죽어가는 송림으로 직진해야 하지만 여의치 못해 길을 돌려놓은 것이다. 이 길만 찾으면 정상 가는 길은 아무 문제없을 듯하다.

이어지는 오름길. 파헤쳐진 무덤을 지나면 또 갈림길. 이 길 역시 올라올 땐 그냥 직진만 하면 되지만 내려올 땐 우측길이 더 넓어 착각하기 십상. 역시 참고하길.

이제 산행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6분 뒤 시야가 트이면서 삼각점봉에 선다. 앞에서부터 촛대봉(정상이 아니고 전위봉임) 황장산, 시선을 좌측으로 돌리면 왕시루봉 문바우등 질등, 그 우측 뒤로 노고단 돼지평전 반야봉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전남 전북 경남이 만나는 삼도봉은 황장산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이때부터 낙엽길로 변하면서 시야가 더 넓어져 왼쪽부터 형제봉 벽소령 덕평봉 칠선봉 영신봉 촛대봉이 확인된다. 10분 뒤 갈림길. 바닥에 '황장산'이라고만 적힌 조그만 이정표가 누워있다. 직진하면 화개면 삼신마을, 산행팀은 좌측 황장산 촛대봉 방향으로 간다. 돌로 둘러쳐진 독특한 무덤을 지나면 한적한 소로가 기다린다. 공부하다 머리를 식히며 걷는 절 뒤 스님들의 산책로를 연상시킨다.

9분 뒤 다시 시야가 트이면서 엄청나게 큰 바위가 길을 막는다. 얼핏 봐도 높이 4, 너비 1.6m쯤 돼 보인다. 무슨 이름을 지어 줄까 고민하다 정면 바로 앞에서 보니 영판 올빼미를 닮았다. 이제부턴 넌 올빼미 바위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정면 형제봉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신선봉 원강재 시루봉이 보인다.

이곳에서 25분이면 촛대봉 정상에 선다. 도중 바위 위 소나무가 인상적인 큰 바위군과 지난해 12월말 반달가슴곰과 함께 지리산국립공원 깃대종으로 선정된 히어리도 지난다.

뜻밖에도 구례군에서 세운 정상석이 서 있다. 숲에 가려 조망은 좋지 않지만 정상석 뒤 한 방향으로만 다행히 열려 있다. 정면 독바위를 기점으로 왼쪽 쇠통바위 삼신봉이, 오른쪽으로 시루봉 원강재 형제봉이 보인다.

하산은 정상석 뒤로 내려선다. 급경사길로 좁다란 진달래 터널이다. 하산길은 화개천과 정상부에서 본 지리산 연봉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소나무가 멋진 전망대 한 곳을 제외하곤 볼거리가 거의 없다. 늘푸른 산죽과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을 잇따라 지나면 큰 바위가 등로를 막고 있다. 정상에서 30분. 우측으로 크게 우회해 내려서면 8분 뒤 앞서 언급한 멋진 전망대. 지리산 연봉에서 흘러내린 청정수가 대성골 빗점골을 타고 내려오다 합수하는 화개천과 그 주변 산자락에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그 유명한 화개골 야생차밭의 조화가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5분 뒤 갈림길. 반듯한 우측 대신 좌측으로 내려선다. 이때부터 차츰 길이 희미해진다. 앞선 갈림길에서 20분 뒤 밤나무밭에 들어선다. 약간 우측으로, 나침반으로 남위 140도 방향으로 가로질러 가면 이내 잇단 무덤을 만난다. 맨 끝 무덤에서 열린 산죽터널을 통과하면 산을 벗어나면서 온천모텔사우나에 닿는다. 정상에서 1시간20분 걸린다.


◆ 교통편

- 서부터미널서 구례행 시외버스 타야 편리

하동행 시외버스를 타면 하동터미널에서 화개터미널행 버스로 한 번 갈아타야 하며, 구례행 버스를 타면 곤양 내지 진교를 경유하지만 한번만 타면 된다.

하동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2시간30분 걸리며 9900원. 하동터미널에서 화개터미널행 버스는 오전 9시30분, 9시50분, 10시30분, 10시55분에 있다. 1800원. 구례행 시외버스를 타고 화개터미널에서 내린다. 오전 7, 8, 10시. 3시간 걸리며 1만1700원.

날머리 온천모텔사우나 앞에서 화개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10분, 3시30분, 4시10분, 5시, 5시20분, 5시40분, 6시10분, 6시40분에 있다. 여기서 방법은 두 가지. 갈아타지 않고 부산으로 곧장 가는 시외버스는 오후 4시45분, 5시35분, 6시45분에 있다. 또 화개에서 하동행 버스는 오후 3시25분, 4시15분, 4시45분, 5시35분, 6시20분, 6시45분에 있다. 하동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30분, 5시30분, 6시30분, 7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하동IC~하동 19번~구례 쌍계사 하동~하동포구터널~구례 하동 쌍계사~남원 구례~구례 화개 쌍계사~화개 쌍계사 방향 우회전 순.


◆ 떠나기 전에

- 쌍계사 입구 수석원식당 영양돌솥밥 일품

  

3개 도에 걸쳐 있는 삼도봉(1499m)에서 불무장등(1446m)을 거쳐 통꼭봉(904m) 황장산(942m)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통꼭봉 바로 아래에서 신분이 갈린다. 통꼭봉까지가 지리산 국립공원 권역이고 그 아래 황장산 촛대봉은 아쉽게도 국립공원 밖이다. 산깨나 탄다는 하동사람들의 대부분은 황장산까지는 그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촛대봉을 알고 있는 경우는 아예 없었음을 밝혀둔다. 촛대봉 정상석엔 722m로 표기돼 있지만 새 지형도에는 728m로 적혀 있다.

날머리 온천모텔사우나(055-883-7101)는 모텔과 온천을 겸하는 휴식공간. 게르마늄 유황광천수인 이곳의 녹차탕은 노폐물 제거에 도움이 된다. 국제신문 '근교산& 그너머' 기사가 실린 신문을 갖고 올 경우 목욕비 500원을 할인해준다.

사우나에서 화개장터까진 1.4㎞, 쌍계사는 1.2㎞. 목욕 후엔 김동리의 소설 '역마'의 무대이기도 한 화개장터에서 장을 보거나 쌍계사 구경을 해도 좋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벚꽃길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차가 재배되기 시작한 차 시배지이다. 828년 신라 흥덕왕 때 사신으로 당나라에 갔던 김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다 이곳에 심은 것이 국내 차 역사의 효시가 됐다고 한다. 실제로 쌍계사 아래 장죽전(長竹田)에 차 시배지가 있다. 인근에는 수령 천년이 넘는 야생 차나무(도기념물 제264호)도 있다. 이 차나무에서 딴 녹차 100g은 지금도 2000만 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맛집 두 곳 소개한다. 쌍계사 입구 쌍계교 바로 앞에 위치한 '쌍계 수석원 전시식당'(055-883-1716). 소문난 영양 돌솥밥집(사진)이다. 장수 곱돌에 찹쌀 멥쌀 흑미 차조 쑥쌀 대추 검은콩 등 잡곡을 넣고 지리산 약수로 밥을 짓는다. 반찬은 지리산 깊은 골짝에서 채취한 취나물 고사리 등 산나물이 나오지만 이 집의 별미는 바로 물갓김치. 담백하면서도 톡 쏘는 갓김치 고유의 맛이 은은하게 살아 있다. 8000원. 청국집 전문점도 있다. 화개장터에서 하동IC로 가는 19번 국도변의 깔끔한 한옥인 무량원(055-883-7459)이다. 6000원. 청국장 판매도 한다. 6인분 한 덩어리 5000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사용자 삽입 이미지삼각점 봉우리에서 지리산 주능선 쪽으로 본 풍경. 우측 앞 봉우리가 촛대봉 전위봉, 그 왼쪽 뒤로 황장산, 그좌측 황장산, 그 뒤 우측에서 좌측으로 반야봉 임걸령 돼지평전의 능선이 노고단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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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드문 문복산 계살피계곡에선 누구나 나이를 잊고 물장구를 치며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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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전망대에선 가지 운문 억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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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화랑 물장구 치며 놀던 곳
계곡 하류 화랑 수련지 추정 가슬갑사 유적비
평상시 뜸하다 여름되면 전국서 찾는 이 많아
가지 운문 상운 범봉 억산 옹강산 등 한 눈에




낙동정맥이 남으로 내달리다 영남 지역에 가지를 쳐서 만든 9개의 산군인 영남알프스.

이 영남알프스는 정부나 각 지자체가 명명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과 달리 누가, 언제, 어떤 연유로 불렀는지 확실하지 않은 자연발생적이고도 비공식적인 이름이다.

국토의 7할이 산으로 뒤덮인 우리나라에서 이 영남알프스만큼이나 존재의 독특함을 간직한 산군은 없을 듯하다.

   

흔히 내로라하는 명산은 나홀로 또는 주변의 위성봉 한 두 개를 묶어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영남알프스 산군은 산세 대신 양산 밀양 청도 등 5개의 이웃한 지자체에 모여 있는 데다 1000m 이상의 해발고도를 지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산꾼들은 이 영남알프스를 두고 2박3일 정도로 '태극종주'라는 이름으로 종주산행을 하고 최근에는 인근 봉우리를 더 끌어들여 '대태극종주'라고 확장해서 사시사철 내달리고 있다.

이 9개의 산군 중 지명도가 가장 낮은 봉우리를 꼽으라면 아마도 최북단의 문복산(1014m)일 게다. 단석 고헌 가지 간월 신불 영축산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낙동정맥에서도 한참 비켜난 그야말로 독립봉이어서 문복산만을 찾는 산꾼들이 생각만큼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간월 신불 영축 천황 재약산처럼 주변 언저리봉과 이어져 있으면 스쳐 지나가기라도 할텐데 문복산은 이런 여건 또한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하나, 여름철은 예외다. 계살피계곡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산 인근의 내원사계곡이나 밀양 호박소처럼 피서인파로 넘쳐나는 그런 계곡은 결코 아니다.

비록 상류 쪽엔 최근 수년간의 태풍 탓인지 등산로 일부와 계곡이 흐트러져 있지만 소와 작은 폭포들의 풍광을 즐기면서 계곡산행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전혀 없다.


계살피계곡은 또 신라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세속오계를 전한 곳으로 알려진 가슬갑사 터로 추정되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산행은 청도군 운문면 삼계리~잇단 헬기장~하늘문(전망대)~마당바위~문복산 정상~돌탑삼거리~전망대~계살피계곡~가슬갑사 유적비~잇딴 너덜길~삼계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20분 정도지만 계살피계곡의 적당한 지점에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들머리는 운문산자연휴양림과 운문사 입구의 중간 지점인 삼계리. 칠성가든(슈퍼) 앞에서 하차한 뒤 청도(운문사) 방향으로 향한다. 길가 전봇대에 '문복산 등산로'라고 걸린 조그만 팻말은 무시하고 운문령식당 앞의 다리(삼계2교)를 건너자마자 곧바로 우측 계류를 따라 골목길로 들어간다. 곧 갈림길. '고향집민박'이라 적힌 이정석이 보이는 우측으로 가서 차량진입금지를 알리는 쇠줄을 통과해 잡풀이 무성한 나대지를 건너면 비로소 '문복산 등산로 안내도'가 서 있다. 그 뒤로 들머리가 열려 있다.

산길은 급경사 오름길이지만 시원한 바람이 부는 그늘진 숲길이다. 4분 뒤 첫 갈림길. 계살피계곡을 거쳐 정상 가는 우측길은 하산길로 남겨두고 산행팀은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오른다.

등줄기에 땀이 촉촉히 젖을 정도의 외길 된비알을 45분 정도 걸으면 첫 헬기장. 도중 뒤돌아보면 지룡산과 배너미재가, 산길 우측으로 쌍두봉이 보인다.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선 우측으로 간다.

너른 반석과 편안한 낙엽길을 여유있게 지나면 우측에 집채만한 바위를 만난다. 바위 아래에는 한 사람이 기어 지나갈 수 있는 거친 터널이 있다. 오래 전 국제신문 산행팀은 이를 '하늘문'이라 명명했다 한다. 바위 위는 멋진 전망대. 잠시 올라서면 진행 방향으로 둥그스럼한 문복산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상운산 가지산 쌍두봉 아랫재 운문산 딱밭재 범봉 억산이, 10시 방향 서담골봉, 9시 방향에 옹강산이 위치해 있다.

  

6분 뒤 이번엔 수백 명이 너끈히 앉을 수 있는 너른 바위 절벽. 일명 마당바위다. 이 마당바위를 지나면 계살피계곡의 지류 앞 갈림길. 안내 리본이 많이 걸려 있는 우측 계곡 대신 좌측 능선길로 오른다. 산길을 가로막는 잡풀을 헤치고 20분쯤 오르면 마침내 문복산 정상. 정면(남동쪽) 마을이 경주 산내불고기 단지이며 그 뒤 고헌산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낙동정맥 갈림길인 894봉이, 좌측으로 소호령 백운산 삼강산 소호고개 단석산이 펼쳐진다.

정상에서 하산길은 두 갈래. 왼쪽은 경주 서담골봉 옹강산 또는 산내면 중리 방향, 산행팀은 오른쪽 894봉 고헌산 방향으로 간다. 3분 뒤 헬기장을 지나자마자 돌탑 삼거리. 여기선 왼쪽 894봉을 거쳐 고헌산 가는 길 대신 오른쪽 계살피계곡으로 간다. 내려서기 전 좌측으로 웅장한 바위절벽이 클라이머들에게 유명한 드린바위이다.

가지산에서 운문산을 거쳐 억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주능선을 완벽하게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바위를 지나면 계곡으로 떨어지는 급내리막길이 기다린다. 40분이면 계살피계곡에 닿는다. 계곡 상류라 유량이 아주 적다. 곧바로 계류를 건너 산길로 올라선다. 이내 지계곡을 건너 산허리를 약간 돌면 다시 계곡에 내려선다. 이번엔 대각선 방향으로 계곡을 건너면 산길이 열려 있다. 아직도 유량은 기대치에 못 미친다.

계곡 합수점을 지나 계곡과 나란히 걷다 시야가 트이는 지점으로 내려서면 물은 오간 데 없고 자갈밭을 만난다. 실망을 머금고 50m쯤 자갈밭을 가다 다시 우측 산길로 향한다. 10분 뒤 지금까지 품었던 우려를 싹 가시게 해주는 너른 소를 만난다. 포항서 왔다는 50대 산꾼들이 동심으로 돌아가 물장구를 치고 있다.

이후부터 계곡은 소와 담 그리고 앙증맞은 폭포들이 잇따라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간혹 소의 깊이가 어른 키를 넘는 경우도 있다.

계곡화를 준비했으면 여유있게 물길을 따라가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계곡 우측길을 따라 내려가야 된다. 이 길은 계곡과 약간 떨어져 있어 숲 사이로 걷다 괜찮은 너른 소가 보이면 잠시 내려가 쉬었다 가면 된다. 계살피계곡은 비교적 한적해 대개 소 하나에 한 팀씩 쉬고 있는 모습이 목격된다.

하류로 내려올수록 계류와 나란히 달리는 산길은 멀어진다. 앞선 길과 달리 잠깐의 대숲을 통과하면 길섶에 조그만 비석이 서 있다. 가슬갑사 유적비다.

이제 산행은 막바지. 잇단 너덜길을 지나 산행 시작 후 만났던 첫 갈림길을 지나면 이내 들머리에 닿는다. 가슬갑사 유적비에서 40분쯤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정류장 앞 칠성가든 오리불고기 맛 일품

  

지역 산꾼들의 영원한 '베아트리체' 영남알프스는 양산 밀양 경주 청도 울산 등 5개 시·군에 걸쳐있어 권역별로 이른바 베이스캠프가 존재한다.

맏형 격인 가지산권의 경우 비구니 사찰인 석남사나 운문령이 여기에 해당되고 밀양에선 산내면 남명리가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이곳에선 운문산 가지산 천황산을 갈 수 있어 많은 산꾼들이 주말이면 모여든다.

표충사는 재약산과 천황산을 오르는 들머리로 애용된다.

영남알프스 남동부 쪽엔 통도사와 등억온천이 눈에 띄는 베이스캠프다. 통도사는 영축산과 그 언저리인 오룡산 시살등의 들머리로, 등억온천은 신불산 간월산 배내봉을 찾는 산꾼들이 대부분 이곳에서 출발한다.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삼계리는 영남알프스 북쪽인 청도권의 베이스캠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행정구역 단위가 아니라 마을 이름인 삼계리의 정확한 주소지는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이 삼계리는 주변의 배넘이계곡 생금비리계곡 계살피계곡 등 세 계곡이 만나기 때문에 명명됐으며 운문산자연휴양림과 운문사 입구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 각각 3㎞ 정도씩 떨어져 있다.

이 삼계리에선 문복산을 비롯, 가지산 상운산 심지어는 울산 울주의 고헌산까지 연결된다. 또 지룡산을 거쳐 운문사까지 이어진다. 자연휴식년제로 등산로 통제를 하는 운문사 대신 명실상부한 영남알프스 북쪽인 청도권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삼계리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삼계리 버스정류장 역할을 하는 칠성가든(054-371-5287). 비빔밥 도토리묵 닭백숙 오리백숙 오리불고기 (사진)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안주인 채자이(56) 씨의 인심이 넉넉해 삼계리를 찾는 산꾼들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이제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깔끔한 시골 특유의 밑반찬과 채 씨의 손맛이 일품이다.


# 교통편

- 부산역 앞 출발 사리암행 버스 타면 편리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있다. 1시간 걸리며 2200원. 언양터미널에서 대구행 버스를 타고 삼계리에 내린다. 오전엔 11시 단 한 번 출발한다. 1800원.

날머리 삼계리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10분에 있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에 있다.

열차를 이용할 경우 부산역에서 무궁화호를 타면 된다. 오전 6시22분, 7시45분, 9시3분, 11시55분에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5000원. 청도역 건너편 청도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동곡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9시10분, 10시20분, 11시10분. 2900원. 이어 동곡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를 타고 삼계리에서 하차한다. 오전 8시40분, 11시. 2300원. 날머리 삼계리에서 대구행 버스를 타고 동곡에서 하차한다. 오후 5시10분, 7시10분(막차). 동곡에서 청도행 버스를 타고 청도터미널에서 내린다. 오후 4시15분, 5시20분, 6시10분, 7시40분(막차). 길건너 청도역에서 부산행 경부선 열차는 오후 4시52분, 6시12분, 6시42분, 7시42분, 8시55분, 9시45분에 있다.

또 한 가지. 부산역 인근 올림픽예식장 앞에서 출발하는 운문사 산내 암자인 사리암행 버스를 타고 삼계리에 내리면 된다. 경유하는 곳 없이 곧바로 가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다. 매일 오전 10시 출발. 7000원. 삼계리에서 부산행 버스는 매일 오후 4시30분(단 토요일만 오후 4시 출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35번 언양~경주 봉계 35번~언양교차로서 밀양 석남사 24번~창녕 밀양~경주 청도 궁근정리 상북농공단지~경주 청도~궁근정삼거리서 우회전(몬타냐 간판)~언양 석남사 좌회전~청도 운문사 우회전~운문령 지나~운문산자연휴양림 지나~삼계리 순(쌍두봉가든 칠성가든 등 큰 간판 보임).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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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 만나는 첫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정면 안전산 우측의 푹 꺼진 V자 고개가 배태고개이고, 안전산 좌측 산줄기가 염수봉 자락이다. 발아래엔 방금 지나온 고점마을과 고점교가 보인다.


털중나리.


큰까치수염.

절경 없어도 한여름 휴가산행에 최적




우리나라 산이름 중 가장 흔한 것은 뭘까. 비공식적이지만 산꾼들 사이에선 천황봉 백운산 순으로 꼽힌다.

20개쯤으로 추산되는 천황봉이라는 이름은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황국사관을 강조하기 위해 편찬한 지도책에 적힌 것을 근거로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일부 산꾼들이 옛 산이름 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주무 기관인 국립지리정보원은 하세월이라 안타깝기만 하다.

두 번째는 '흰 구름 산'이라 불리는 백운산. 자연 발생적인 이름이라 대개 1000m급 이상의 고봉이 주를 이룬다. 함양 광양 원주의 백운산이 유명하지만 기장 백운산은 예외인 듯하다.

향로봉이란 이름도 백운산에 필적한다. 북한산 내연산 치악산 그리고 민통선 내 인제군 원통면의 향로봉이 널리 알려져 있다.

양산과 밀양의 경계에도 하나 있긴 하지만 밀양 단장면의 향로산(979m)에 묻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되레 같은 산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해발 727m의 아담한 봉우리인 향로봉은 오래 전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말년에 여생을 보냈다는 밀양 단장면 고례리 농암대에서 산행이 시작됐지만 밀양댐이 생기면서 지금은 이웃한 양산 원동 대리 고점마을 내 성불사를 기점으로 산행이 이뤄지고 있다.

- 들머리 고점마을 펜션 조성

이웃한 백마산이나 향로산처럼 전망은 빼어나지 않지만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 적당히 내달리며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부산 근교의 숨은 산이다. 고점마을은 최근 펜션단지로 개발돼 한여름 휴가를 겸한 산행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산행은 원동면 고점마을 성불사~잇단 전망대~434봉(삼각점)~숯가마터~옛 헬기장~향로봉 정상~백마산·선리 갈림길~무덤5기~사과밭~선리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 10분 남짓. 하산길 두어 차례 갈림길에 유의하면 산행 내내 길 찾기는 큰 문제가 없다.

  

들머리 고점마을은 배내골에서 내려온 물이 밀양댐으로 흐르기 위해 우측으로 크게 용트림을 하는 지점으로, 배내천의 최하류이자 밀양댐의 최상류라 할 수 있다.

고점교를 지나 대형 입간판이 눈에 띄는 성불사 입구에서 하차, 그림같은 펜션 단지를 지나면 '부처님 궁전' 성불사. 극락보궁 좌측에는 대형 입상 금동불이 뭇 중생을 맞이한다.

들머리는 극락보궁 우측 요사채 옆으로 열려 있다. 절 입구에서 한눈에 보인다. 절묘하게 쩍 갈라진 집채만한 바위가 병풍처럼 절을 감싸고 있다. 절에서는 미륵바위라고 부른단다.

처음부터 급경사 된비알이 기다린다. 아직 때묻지 않은 좁은 소로에 잡목 가지와 잡풀이 진행을 약간 방해한다. 2, 3분 뒤 우측에 첫 전망대. 방금 지나온 고점마을 주변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정면 안전산 우측의 푹 꺼진 V자 고개가 배태고개이고, 좌우측 산줄기가 각각 염수봉 매봉 자락이다. 발아래 고점교 아래로 배내골에서 내려온 물이 우측 밀양댐으로 흐르는 모습도 보인다.

- 드문드문 길손 반기는 야생화들

  

10분 뒤 너른 옛 무덤터를 지나면 전망대 바위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다. 우측 바위에 서면 밀양댐으로 가는 1051번 지방도와 밀양댐 상류 그리고 밀양댐 팔각정 전망대도 시야에 들어온다.

양산과 밀양의 경계인 산길에는 진홍빛의 털중나리와 우윳빛 큰까치수염이 나그네를 반긴다. 두 야생화는 거의 날머리까지 잊을라 하면 나타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이어지는 오름길. 도중에는 잇단 전망대와 이 산이 명당인 듯 무덤터가 반복된다. 전망대에선 왼쪽 염수봉, 오른쪽 축전산이 확인된다.

들머리에서 40분, 삼각점이 있는 정점에 닿는다. 지도상의 434봉이며 쓰러진 나무가 제법 눈에 띈다. 동쪽으로 오룡산이 보인다.

5분 뒤 봉분이 크지만 일부 파헤쳐진 묘지 좌측으로 예상 외로 깔끔한 산길이 열려 있다. 이내 이번 산행 중 첫 내리막길이 나오고 이후 다소 여유로운 산길이 6, 7분 정도 계속된다. 분홍빛 싸리나무꽃도 한창이다.

- 하산길 '발목 잡'는 호젓한 내리막길

다시 급경사길. 700m대로 향하는 된비알이다. 4, 5분 뒤 길 좌측 너덜이 보인다. 잠시 후 아름드리 소나무 두 그루 옆 움푹 패인 옛 숯가마터를 지나면서 경사가 더 심해진다. 이번 산행 중 가장 힘든 구간이다. 숲 사이로 그 나마 시원한 바람이 불어 다행이다.

10여 분 뒤 무명봉인 704봉을 지나면서 자연스레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길 우측 이끼 낀 깨진바위 전망대. 정면을 중심으로 10시 방향 재약봉, 11시 죽바우등, 1시 오룡산 등 영남알프스 언저리 봉우리가 모처럼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어지는 내리막길. 부드럽고 호젓하다. 옛 헬기장을 지나면 소나무숲에 이어 차츰 굴참 갈참 졸참나무 등 낙엽활엽수림이 이어진다. 온통 초록빛이다. 발 아래는 털중나리가 자주 보이고 머리 위론 운치있는 홍송이 힘찬 자태를 과시할 무렵 조그만 구덩이를 지나면 발밑에 삼각점이 눈에 띈다. 향로봉 정상이다. 아쉽게도 조망은 없다.

하산은 직진한다. 내리막길이 10분 정도 이어진 후 낙엽활엽수가 우점종인 호젓한 산길이 계속된다. 마냥 걷고 싶은 평화로운 길이다.

정상에서 15분 뒤 갈림길. 길 찾기에 유의해야 할 지점이다. 직진하면 백마산 향로산 방향이어서 산행팀은 오른쪽 선리마을을 향해 내려선다. 발밑에는 백마산 쪽으로 가는 산꾼들이 선리 쪽으로 넘어가지 말라고 나무를 깔아놓았다. 참고하길.

물마른 계곡을 건너 산허리길을 돌면 다시 물마른 계곡으로 떨어진다. 수 그루의 나무가 쓰러져 다소 혼란스럽지만 20, 30m 정도만 힘겹게 나아가면 좁지만 반듯한 길이 보인다.

이 길은 계곡과 나란히 달리며 도중엔 고로쇠파이프도 만난다. 다시 갈림길. 갈라지는 지점에 서 있는 나무에 철조망이 박혀 있다. 직진한다. 산딸기가 지천이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산허리길을 따라 다시 15분쯤 가면 숲 사이로 마을이 보이지만 산딸기 가시넝굴에 의해 아예 길이 막혀 있다. 해서 우측으로 에돌아 내려오면 개망초가 지천인 무덤군에 닿는다. 정면으로 선리마을이 보인다. 사실상 산행끝. 5기의 무덤 쪽으로 직진, 사과밭을 지나면 선리마을. 여기서 200m쯤 왼쪽으로 가면 선희상회. 이곳이 버스정류장이다.

# 떠나기전에
-상수원보호구역 코앞에
-웬 스키장·골프장 건설

양산에서 어곡양산공단과 신불산 공원묘지를 잇따라 지나면 에덴밸리CC와 현재 공사 중인 에덴벨리 콘도 및 스키장을 만난다. 에덴밸리CC는 현재 영업 중이고 콘도와 스키장은 올 12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 하류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배내천과 합류하는,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고점마을이다. 밀양댐은 고점마을에서 손에 잡힐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현재 콘도 건물 공사장 주변에는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으로 설치된 출입금지 철조망이 그대로 남아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지정해 놓고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는 대신 바로 위에는 오폐수를 대거 배출하는 스키장과 콘도가 건설 중이고, 그 상류에는 골프장이 영업 중이다. 골프장은 인근 고산습지도 뭉개버렸다.

지자체 세수 확대 측면에선 골프장이나 스키장 개설을 무작정 반대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필이면 상수원 보호구역 바로 상류에 허가한다는 사실 자체가 찜찜하기 그지없다. 물론 허가과정에서 시행사가 오폐수 처리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겠지만.

양산시는 오래 전부터 배내천 주변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펜션과 콘도를 허가해놓고 사람들에겐 여름철에 발도 못 담그게 하더니 이번에는 골프장과 스키장을 허가했다. 하여튼 배내골과 관련된 양산시의 정책은 이해할 수 없다.

날머리에는 50여 년된 전통의 선리양조장(055-363-8933)에 들러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여보자. 선리노인정 인근에 위치한 이 양조장은 원래 김태웅(65) 씨가 37년 정도 술을 빚었지만 지난해부터 먼 친척 조카 부부가 김 씨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아 술을 빚고 있다. 전통 방식을 고집, 마신 뒤 머리가 아프지 않다. 산꾼들이 주로 찾는다. 동동주 1되 3000원, 전주(원액) 4000원, 막걸리(750㎖) 1000원, 청주 1되 6000원. 순두부 도토리묵 파전(각 1만 원) 등도 판다.

  

# 교통편

부산역에서 원동행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45분에 출발한다. 부전역에선 경전선 무궁화호가 오전 6시55분, 10시에 있다. 각각 3200원이며 소요시간은 부산역 35분, 부전역 40분 걸린다. 연계 버스는 원동역 앞에서 대부분 열차시간에 맞춰 운행하기 때문에 바로 탈 수 있다. 배내 또는 장선행 마을버스(055-382-5459)를 타고 고점에서 정차해야 하지만 기사 아저씨에게 말해 고점교를 지나 성불사 입구에서 내려 길만 건너면 된다. 오전 6시10분, 8시20분, 10시50분. 1700원.

날머리 선리에서 원동행 마을버스는 오후 4시35분, 5시55분, 6시40분, 7시35분(막차)에 있다. 원동역에서 부산역행 열차는 오후 5시30분, 6시44분(막차)에 있고 부전역행 열차는 오후 5시20분, 7시36분에 출발한다.

지하철을 경유해 원동역으로도 갈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종점인 호포역에 내리면 세원여객(055-384-6612) 137번 시내버스가 다닌다. 호포역에서 오전 7시20분, 10시에 출발하며 종점인 소원동상회(055-382-5287)에서 내린다. 1000원. 호포역으로 나오는 시간은 오후다.

승용차는 경부고속도로 양산IC~언양 35번 국도~배내골 어곡터널 어곡양산지방공단 좌회전~어곡터널~배내골 어곡지방산업단지 우회전~용선 배내골 1077번 지방도~에덴벨리CC 안내판~신불산 공원묘지~배내골~신흥사(선리)~하양교 지나 석남사 배내골 69번 우회전~고점교~성불사 좌회전~성불사 순. 날머리에서 들머리는 4.2㎞. 선리에서 원동가는 버스를 타고 이용해야 한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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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에선 푸름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온 산이 푸름의 극치를 이룬다. 길섶에는 은방울꽃 애기나리 등 야생화와 야생초가 지천이라 등산화로 밟기가 미안할 정도다.


산행 도중 만나는 옛 구리광산인 동곡광산. 한 발 들어서면 거짓말처럼 냉기가 밀려온다


푸름의 극치!!
낙동정맥길과 문복산 사이 긴 능선
국제신문 산행팀 개척,국내 첫 소개
때묻지 않은 청정 산길 감탄사 절로




밀양 청도 울산 경주 양산 등 영남알프스를 품은 5개의 지자체 중 산행팀이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부하는 곳이 바로 경주의 산이다. 문화재가 우선인 경주의 많은 산들이 이처럼 상세하게 소개된 것은 바로 고향이 경주인 이창우(46) 산행대장의 숨은 노고 덕분이다. 지금까지 경주의 산이 나머지 4개 지자체의 그것에 비해 등한시돼 왔기에 이 대장의 공은 더욱 더 크게 느껴진다.

남산 토함산을 비롯해 사룡 소금강 옹강 구미 용림 마석 단석 오봉 인내 금곡 입암 장육 조래 봉서 동대봉 만봉 석두 도덕 자옥 어래산 등이 단적인 예. 2년 전 양산 정족산과 한자 및 해발이 모두 같은 동명이산인 정족산을 개척했던 산행팀은 2년 만에 또 '한 건'을 했다. 바로 불송골봉(745m)이다. 정족산과 같은 산내면에 속하지만 불송골봉은 불고기 단지로 유명한 울산과 경계인 산내면 대현1리에 위치해 있다. 불고기 단지 뒷산인 셈이다.

  

지도 상으로 길쭉한 고구마를 빼닮은 불송골봉은 거의 남북으로 내달린다. 동쪽은 단석산에서 삼강봉 백운산 소호령을 거쳐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길이고, 서쪽은 산내면소재지 뒷산인 살미등 대부산 서담골봉 문복산을 거쳐 낙동정맥 분기점인 895봉과 만나는 능선이다. 이 세 능선이 남북으로 나란히 달리다 맨 동쪽의 낙동정맥이 두 능선의 끄트머리 부분을 감싸안는 형국이다.

불송골봉은 미답의 산길을 걷고 싶은 산꾼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렇다고 체력을 소진해가며 무작정 숲길을 헤치는 그런 산길은 결코 아니다. 비록 길은 묵어 고생은 되지만 수목 간의 간격이 비교적 넓고 길섶에는 야생초나 야생화가 지천이다. 간벌한 흔적이 있는 데다 숲의 미래목에 흔히 칠하는 흰 페인트 흔적도 남아 있어 아예 내팽개쳐진 산은 아닌 듯하다.

흠이라면 조망이 없다는 것. 그 흔한 전망대 하나 없다. 결국 등로 좌우 숲 사이로 이웃 능선과 봉우리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

산행은 산내면 대현1리 범곡마을~주능선(537봉)~대형 철탑~삼각점(563봉)~안동 권씨 묘~임도~옛 구리광산~불송골봉~돌탑(700봉)~삼각점(719봉)~낙동정맥 갈림길~삼거리~정상휴게소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6시간 정도. 개척 산행길이라 안내 리본을 전 구간에 걸쳐 촘촘히 달아놨다.

범곡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우측 범곡마을로 향한다. 마을로 진입하면 정면의 산이 우리가 탈 능선이고 1시 방향으로 보이는 묘지 쪽이 들머리다. 큰 길로만 계속 간다. 7분 뒤 멋진 향나무가 보이는 집 앞 갈림길에서 왼쪽, 다시 20m 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민가를 지나 대숲과 만난다. 본격 들머리다.

4분 뒤 갈래길. 우측 묘지 쪽으로 가서 묘지 왼쪽으로 오른다. 2시 방향 대부산, 5시 방향 살미등이 확인된다.

묘지 4기를 왼쪽으로 치고 오른다. 이 때부터 길은 애매모호. 오래 전 간벌한 흔적이 보이는 쪽으로 향한다. 짐승 배설물이 수북히 쌓여 있고 산길 좌측에 너덜과 운치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도 보인다.

  

마침내 주능선. 537봉이다. 들머리에서 45분. 우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무난한 산길이다. 여기서부터 50분간 3개의 무명봉을 오르내리지만 크게 힘들진 않다. 산길 좌우 수목 사이로 낙동정맥 능선과 문복산 능선이 보이고, 길섶에는 백미꽃 삿갓나물 우산취가 눈에 띈다. 울창한 숲길이지만 시원한 바람도 끊이질 않는다.

첫 지형지물인 대형철탑을 지나면 마른 억새밭. 지도상으론 삼각점이 있는 605봉인데 찾을 길이 없다. 20분 뒤 갈림길. 직진하면 계곡으로 떨어져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능선을 갈아타는 셈이다. 8분 뒤 가장 저점인 안부에서 올라서면 약간 너른 터에 삼각점이 있는 563봉. 바로 옆 쓰러진 나무 밑을 통과하면 발목까지 덮는 뜻밖의 카키색 낙엽길과 영롱한 새소리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안동 권씨 묘를 지날 무렵엔 정면 소나무 뒤로 불송골봉과 그 아래 580봉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뒤 임도. 우측 경주 동곡, 좌측 경주 울산 경계인 태종 마을 가는 길. 산행팀은 좌측으로 10m쯤에 열린 너른 임도 수준의 길로 향한다. 한 굽이 돌면 임도 왼쪽에 굴이 보인다. 과거 구리를 캐던 동곡광산이다. 잠시 들러보자. 굴안이 무척 시원하다. 2층 구조여서 정각산 굴이 연상된다.

굴을 뒤로 하고 다시 진행 방향인 우측 능선을 타고 오른다. 폐드럼통을 지나 580봉인 듯한 봉우리를 스쳐지나면 등로는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이후엔 호젓한 산길이 지속되며 능선이 좌측으로 크게 휜다. 이제 정상은 손에 잡힌다.

그간 안 보이던 바위가 제법 눈길을 끈다. 직접 오르고 우회하기도 한다. 진달래나무가 빼곡한 능선길을 힘겹게 오르면 희미한 길 흔적을 만난다. 중요한 갈림길이다. 우측 내리막길은 잠시 후 하산길이다.

10m쯤 올라서면 불송골봉 정상. 정면 아름드리 소나무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십자가가 표시돼 있다. 조망은 없다. 왼쪽은 태종마을 가는 길.

하산은 앞서 올라온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선다. 안내 리본 뒷면에 '대현고개 산내 불고기 단지' 방향임을 적어 두었다. 정상에서 대현고개 직전인 낙동정맥 갈림길까지는 도 경계길이다. 다시 말해 왼쪽은 울산 울주군 상북면, 오른쪽은 경주시 산내면이다.

묵은 길인 데다 급경사지만 길섶의 나무엔 흰색 십자가가 표시돼 있다. 정상에서 10분 뒤 안부 갈림길.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산길은 불송골봉을 오르지 않는 우회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작은 돌탑 2기가 서 있다. 지도 상의 700봉이다. 능선은 T자로 갈린다. 여기서 능선을 갈아 탄다. 길 찾기에 유의할 지점이다. 우측은 동곡마을 가는 길, 산행팀은 왼쪽 대현고개 방향으로 간다. 조망은 없지만 발 밑에는 은방울꽃 애기나라 등 이름모를 산야초가 온 능선을 뒤덮고 있다.

하늘이 열리는 727봉에선 우측으로 향한다. 호젓한 산길이 삼각점이 있는 719봉을 거쳐 낙동정맥 갈림길까지 쭈욱 계속된다. 돌탑봉에서 35분. 직진하면 와항재를 거쳐 고헌산 가는 길,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이 길은 대현고개를 거쳐 가지 능동 배내 간월 신불 영축을 거쳐 금정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길이다.

묘지 4기가 위치한 너른 터에 서면 건너편 낙동정맥 분기점인 895봉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며, 그 방향으로 직진한다. 잠시 후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한 독립가옥. 산행은 사실상 끝.

독립가옥을 지나면 이내 도로와 만난다. 왼쪽은 와항재를 거쳐 울주 상북면 소호리 가는 길, 산행팀은 우로 간다. 100m쯤 가면 그 유명한 산내 불고기 단지로 정상휴게소가 보이는 삼거리길이다. 가게들이 즐비한 우측으로 가면 들머리인 범골과 산내면소재인 의곡리에 닿는다. 버스정류장은 좌측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산내들 숯불가든' 앞. 낙동정맥 갈림길에서 15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문복산가든, 10명 이상일 땐 부산에도 차량 보내

국제신문 산행팀은 10년 동안 영남알프스와 그 언저리 봉우리를 손금보듯 샅샅이 훑어왔다. 초보자들이 힘들이지 않고 휑하니 내달리게 된 것도 그간 산행팀이 닦아 놓은 산길임은 알만한 산꾼들은 다 안다. 현행 산 관련 잡지나 지역 일간지들이 지면을 할애해 소개하는 산들은 사실 산행팀이 이미 개척한 산길을 조합한 최신 버전일 뿐이다. 산행 지도 또한 마찬가지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이번 산행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이 불송골봉 능선만 타면 영남알프스와 그 언저리 봉우리의 능선이란 능선은 모두 소개한 셈이 된다고.

다소 거친 불송골봉을 타면서 이 대장은 "영남알프스의 그 많은 산길도 처음엔 이와 유사했다"며 "산길도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진화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문복산가든(054-751-7043). 산내불고기 단지에서 들머리인 범곡마을 방향으로 1㎞쯤 떨어져 있다. 이 집은 가족 외식은 기본이고 산꾼들을 위한 집이기도 하다. 단체 10명 이상일 경우 부산 양산 울산 대구 경주 포항까지 차량을 보내 손님을 태워 들머리에 내려준 후 날머리까지 가서 직접 식당까지 태워준다.

불송골봉 산행 때도 식사만 하면 차량 편의를 제공해준다. 비단 불송골봉뿐 아니라 인근 문복산 가지산 등을 산행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곳은 고기맛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암소를 마리째 구입하기 때문에 모든 부위를 얼리지 않은 채 신선하게 맛볼 수 있다. 야외 수영장과 계곡 수영장, 노래방도 있다. 10월 중순부터 12월까지는 모든 손님들에게 직접 재배한 배추 5포기와 무를 선물로 증정한다. 뼈나 국거리도 판매한다. 소금구이 양념구이 각 1만6000원.

◆ 교통편
- 노포동터미널~언양터미널~경주 산내면 순으로 가야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50분 걸리고 2900원. 언양에선 금아교통 경주 산내행 버스를 타고 범곡마을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오전 10시50분. 1500원.

날머리 산내 불고기 단지 '산내들 숯불가든' 앞 버스정류장에서 금아교통 언양행 버스는 오후 6시35분에 출발한다. 울산과 경주의 경계인 태종에서 소호리를 거쳐 산내 불고기 단지에서 정차하는 대우여객 언양행 버스는 오후 3시40분, 8시20분에 있다. 1000원. 언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 국도~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 24번~밀양 석남사~밀양 상북~창녕 밀양 24번~경주 청도 궁근정리 상북농공단지~경주 청도 우회전~경주~경북 경주시 산내면~경주 산내 921번 지방도~청도 산내~대현1리(범곡) 버스정류장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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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바위 전망대에 서면 지리산 주능선이 '한 일(一)'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면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오공능선이고 그 만나는 지점이 덕평봉, 그 우측으로 벽소령 형제봉 삼각고지 영원재 삼정산이 선명하고, 덕평봉 왼쪽으로 칠선봉이 보인다. 산행 초입에는 천왕봉이 보였지만 창암산 능선이 휘면서 깨진바위에선 유감스럽게도 천왕산이 보이지 않는다.



1995년 문화재청 지정 국가명승지 후보로 올랐지만 면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함양 마천면 일대 의 다랭이논. 남해 가천마을 다랭이논 못지 않게 장관이다.



쏘가리 매운탕

들리는가 지리산의 숨결이
지리산 주변 봉 중 천왕봉과 가장 근접
웃자란 수목만 조금 베면 최고의 조망
사실상 개척산행, 야생화 야생초 즐비
발밑 다랭이논, 남해 가천마을 못잖아





백두와 금강을 제외하고 산꾼들이 가장 오르고 싶어하는 곳이 아마 지리산일 게다. 탐방객 유치에 혈안이 돼 있는, 지리산을 품고 있는 각 지자체로선 여간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산 자체도 매력이 넘치지만 주봉인 천왕봉에 오르지 않더라도 이웃 봉우리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희열을 느낀다. 정기를 받는다느니, 깨달음의 경지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다고도 회자된다.

함양 산청 하동 구례 남원 등 지리산을 조금이라도 품은 지자체 중 지리산을 활용해 근래 들어 눈에 띄는 히트작을 낸 곳은 함양. 오도령 정점에 위치한 '지리산 제일문'이 그것으로, 함양땅에서 이 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지리산으로 갈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군은 지리산이 한눈에 펼쳐지는 인근 명당에 지리산 조망공원을 조성, 지득정(智得亭)이라는 전망대와 조망안내판을 설치해 20㎞나 되는 주능선의 봉우리들을 일일이 확인할 수 있게 해놓았다.

  
  
산청이나 하동에도 이런 명당자리가 없겠냐마는 한발 앞선 함양의 아이디어에 내심 속깨나 앓았을 게다.

그럼,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 주능선을 깔끔하게 조망할 수 있는 봉우리는 어딜까.

산꾼들은 함양 삼봉산과 금대산, 하동 삼신봉, 산청 주산 등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함양 마천면 창암산(923m)도 지리 천왕봉을 위시한 주능선의 향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봉우리로 손색이 없다. 칠선계곡과 백무동계곡 사이에 오롯이 솟은 창암산은 주변 봉우리 중 천왕봉과 가장 인접해 있다. 지도에서 보면 영신봉을 기점으로 주능선 남쪽의 삼신봉과 대칭되는 북쪽에 위치해 있다.

지리산을 우러러보고 있는 지리산의 손자 뻘쯤 되는 산 중의 하나로, 산세는 그리 빼어나지 못하지만 숲이 울창하고 야생초나 야생화가 지천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산길이 묵은 데다 나무들이 웃자라 천왕봉 등 지리산 주능선을 일부 가리고 있다. 시야가 트이는 곳엔 눈엣가시 같은 몇 그루만 베면 한결 나아질텐데 하는 바람이 남는다.

함양군이 창암산의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한다면 또 하나의 멋진 '지리산 전망대'가 혜성과 같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산행은 마천면 의탄리 의평마을~비녀바위~남원 양 씨묘~두지터 갈림길~창암산 정상(삼각점)~쌍무덤~창바위(상투바위)~깨진바위 전망대~상수원 집수정~임도~마천면 가흥리 가채마을~내마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 정도며 길 찾기 곤란한 지점이 몇 군데 있다. 안내 리본을 참고하자.

  
  
예전의 경우 창암산은 가채마을에서 출발, 두지터~칠선계곡을 거쳐 천왕봉으로 올랐지만 지금은 창암산에서 두지터로 이어지는 구간이 국립공원구역으로 비법정 탐방로로 묶여 있다.

의평마을 입구 보호수인 느티나무 앞에서 하차, 조금 가다 보면 갈림길. 직진하면 칠선계곡 가는 길, 산행팀은 우측 의평1, 2교를 건너 우측 포장로로 간다. 150m 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식수탱크와 대숲을 지나 Y자 갈래길에서도 역시 왼쪽 오름길을 택한다. 이때부터 포장로는 끝나고 본격 산길로 접어든다. 보호수에서 10분.

60m 뒤 다시 Y자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산길은 풀들로 무성하나 가만히 살펴보면 지칭개 머구 참취 둥글레 국수나물 은난초 노루발 천남성 꽃창포 붓꽃 등이 확인된다.

본격 산길에서 28분, 안부 갈림길에 선다. 숲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 희미하지만 정면 숲 사이로 창암산의 윤곽이 드러난다. 90도쯤 왼쪽으로 꺾자 이내 갈래길. 좌측 능선길로 향한다. 곧게 뻗은 거의 모든 소나무를 덩굴이 감싸고 있다.

이 때부터 산길은 없는 듯 있고, 있는 듯 이내 사라져 애깨나 태우고 등로 좌측 솔가리가 수북한 조그만 바위 이후 만나는 된비알과 길을 막고 있는 잡풀 및 잡목은 상당한 체력 소모를 요한다. 멧돼지가 흙목욕한 흔적도 곳곳에 눈에 띈다.

주변 수종이 낙엽송으로 변하면서 방치된 묘지가 위치한 너른 터를 지나면 농짝만한 바위군을 만난다. 20m쯤 이어지고 끄트머리에 조그만 바위가 보인다. 얼핏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형상으로 봤지만 하산 후 만난 마을 주민들은 비녀를 닮아 비녀바위라 부른다.

1시 방향으로 숲을 뚫고 오른다. 집채만한 바위군을 지난다. 그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둥글레가 천지인 남원 양 씨묘와 최근 이장한 묘지터를 잇따라 지나면 발목까지 덮히는 낙엽길. 이어 예상외로 평평한 산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 무렵 좌측으로 시야갸 트인다. 고대하던 지리 주능선이다. 두류봉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과 하봉에서 이어지는 초암능선, 그 좌우로 국골 칠선계곡이 각각 확인된다. 너무 가까워 약간 과장하면 등산객도 보일 듯하다.

여전히 묵은 길. 신경을 안 쓰면 놓치기 일쑤다. 30분 뒤 갈림길. 왼쪽은 두지터 백무동 하산길로 제석봉으로 이어지는 일명 창암능선 가는 길이지만 지금은 비법정 탐방로다. 여기서 50m쯤 더 직진하면 길 위에 삼각점이 보인다. 창암산 정상이다. 조망은 없지만 섭섭할까봐 누군가 등로 좌측에 나무를 베어 터를 조성해 놓았다. 지금은 웃자라 시야를 약간 가린다. 백무동에서 하동바위 참샘을 거쳐 장터목 제석봉으로 이어지는 정면의 능선과 그 우측으로 삼정산이 선명하다. 아쉽게도 천왕산은 보이지 않는다.

직진하며 내려선다. 잠시 뒤돌아보면 정상 지점이 오래 전 묘지였음을 알 수 있다. 8분 뒤 등로 왼쪽에 전망대. 쇠뿔 모양으로 두 개가 볼록 솟은 형제봉 왼쪽으로 벽소령 덕평봉 칠선봉이, 오른쪽으로 삼각고지 영원령 삼정산 등이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쌍무덤을 지나면 수목 사이로 엄청난 규모의 입석이 시야에 들어온다. 역시 하산 후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쌍투바위 또는 창바위라고 한다. 산길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뒤에서 입석을 보면 크고 작은 바위들이 뒤엉켜 있다. 바위 사이로 한 굽이 오르면 지리산 주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깨진바위 전망대 건너편에는 또 다른 깨진바위 전망대가 보인다. 직접 오를 수 있다. 정면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오공능선이고 그 만나는 지점이 덕평봉, 그 우측으로 벽소령 형제봉 삼각고지 영원재 삼정산이 선명하고, 덕평봉 왼쪽으로 칠선봉이 보인다. 특히 발 아래 가파른 비탈에 석축을 쌓아 만든 다랭이논이 장관이다.

2분 뒤 좌측에 또 전망대. 앞서 본 조망과 유사하며 발 밑으로 마천초·중학교와 날머리 가채마을이 뚜렷하다.

이제 본격 하산. 거친 급내리막길과 늘푸른 산죽길이 한동안 지속된다. 20분 뒤 검은 그물을 쳐놓은 식수 집수정 밑 임도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여러 갈래로 가지를 뻗은 특특한 형상의 소나무. 이 소나무를 지나면 산길을 벗어난다. 마지막 전망대에서 37분 소요.

10분이면 다랭이논을 가로질러 가채마을에 닿고, 여기서 7, 8분이면 내마 버스정류장에 도달한다.

  

# 떠나기전에
- 한양식당, 생초 9개 민물요리점 중 원조

흔히 다랭이논이라고 하면 필부들은 남해 남면 다랭이 마을을 떠올린다.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 물미해안도로를 따라 방조어부림, 미조항, 금산 보리암을 구경한 후 앵강만의 절경을 감상하며 서쪽으로 내달리면 만나는 조그만 바닷가 마을 말이다. 정식 이름은 가천마을이다.

산비탈을 깎아 석축을 쌓고 만든 이 계단식 다랭이논은 지난 1995년 문화재청에 의해 국가 명승지로 지정됐다.

창암산에서 내려다 본 다랭이논 또한 가천마을 그것 못지 않게 장관이다. 함양군 관계자는 "마천면 일대의 다랭이 논도 당시 남해 가천마을과 함께 국가지정 명승지 후보로 올랐지만 만일 지정되면 건축행위가 제한된다며 면민들이 극구 반대해 제외됐다"고 전했다.

바다와 인접해 이국적 풍취가 배어나는 가천마을 다랭이 논과 달리 마천면의 그것은 산 중턱까지 올라와 있어 한 뼘이라도 농토를 넓히려는 인고의 삶이 더 묻어난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민물고기 요리점인 한양식당(055-972-1818). 생초IC를 나와 만나는 사거리에서 직진한 후 산청 생초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만나는 9개의 생초민물횟집타운 중 원조집이다. 물맑은 경호강에서 잡은 자연산 쏘가리 매운탕(사진)이 기가 막히다.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배어나며 육질은 담백해 회로도 즐겨 먹는다. 3만~5만 원. 은어 피리튀김도 고소해 별미다. 워낙 맛이 빼어난 데다 생초IC에서 2, 3분 거리여서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쏘가리꾼'들이 적지 않다. 안주인 김영남(66) 사장과 주방장 아주머니는 23년간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딸이 일곱명이라 일명 '7공주집'으로 유명하다.


  

# 교통편
- 부산선, 함양IC보다 생초IC가 더 빨라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함양행 직행버스는 오전 7시, 9시에 있다. 2시간 소요. 3시간 걸리는 완행은 8~20분 간격으로 있다. 모두 1만2400원.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길 건너 위치한 군내버스 터미널에서 추성행 함양지리산고속 군내버스를 타고 의탄리 의평마을에서 내린다. 매시 정시와 30분에 각각 출발한다. 50분쯤 걸리고 2800원. 날머리 내마 버스정류장 함양터미널행 군내버스는 오후 3시30분, 4시, 4시30분, 5시5분, 5시30분, 6시, 6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55분 소요, 29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 생초IC~화계 방면(왕산 필봉산 유의태 약수터 구형왕릉)좌회전~ 함양 마천 60번 지방도 우회전~임천교~마천 함양 자연휴양림 좌회전~지리산 마천~남원 인월 마천~백무동 칠선계곡~지리산 백무동 칠선계곡 마천~칠선계곡 벽송사 서암 좌회전~의탄교~의탄리 의평마을 보호수 순. 차를 회수하기 위해선 내마정류소에서 마천 개인택시(055-902-5110)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6000원. 버스를 이용하려면 내마정류장에서 함양행 군내버스를 타고 마천에서 내려, 의탄행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참고 하나. 가채마을(가흥리) 입구 버스정류장 이름이 내마마을(덕전리)인 것은 백무동에서 내려오는 정류장 앞 개울이 경계이기 때문이다. 도로 건너편, 다시 말해 마천초·중학교가 위치한 마을이 내마마을이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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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원효봉에서 동문 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금정산성의 쭉빠진 각선미는 그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산성의 정점이 의상봉이며 그 왼쪽 암봉이 금정산 최대 암장인 무명암, 그 우측으로 제4망루와 중성이 확인된다.



금샘


제2금샘

산성은 일부 끊겨 있어도
그 흔적은 오롯이 남아
서문~496봉~고당봉 구간 부드러운 오솔길
금샘 제2금샘 미륵바위 등 볼거리 무궁무진
계곡에 세워진 서문, 예술적 감각 가장 앞서




이번 주 산행의 시점은 서문. 이 문은 금정산성 4대 성문 가운데 유일하게 계곡에 세워져 있다. 화명동에서 산성마을을 향해 대천천을 따라 오르면 만난다. 17.337㎞나 되는 금정산성 성곽 중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지점에 위치한 서문 바로 옆에는 세 개의 아치를 이룬 수문이 조화를 이뤄 4개의 성문 중 예술적 감각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행은 서문~부부묘~도원사 사거리~중성 갈림길~도원사~전망대~부산학생교육원(사시골)~철탑~주능선(496봉)~ 석문~제2금샘 사거리~금곡동 갈림길~미륵사 갈림길~미륵사~미륵바위 전망대~북문 갈림길~고당봉(802m)~고당샘~금샘~금정산장~북문~원효봉~의상봉~제4망루~무명안부~부채바위~제3망루~나비암~동문~산성고개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10분 정도.

서문을 중심으로 좌우로 이어지는 지형은 기존 금정산의 그것보다 험준하다. 기존의 금정산 관련 책자에도 이 지역은 등산로가 없는 것으로 표기돼 있을 정도다.

파류봉서 내려와 얼음골 입구에서 서문까지의 산성길을 개척한 산행팀은 이번엔 서문에서 496봉과 만나는 석문 능선을 향해 오른다.

서문 성곽을 즈려밟고 숲으로 들어간다. 예상대로 산길이 없어 산성을 밟고 오른다. 9분 뒤 농짝만한 바위군 앞에선 좌측으로 우회, 급경사길로 오르다 다시 산성을 넘어 우측 산길로 간다.

  


부부묘를 지나 찔레꽃을 감상하다 보니 순간 산성이 사라졌다. 알고 보니 발밑 흙길이 산성이다. 우측 민가는 죽전마을 82번지. 이내 사거리. 왼쪽은 도원사 방향, 직진한다. 이내 사라졌던 산성 측면이 보여 능선이 휘어짐을 알 수 있다.

한 굽이 올라서면 갈림길. 개발제한구역 표시석이 서 있다. 왼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은 중성(中城)으로 제4망루와 연결된다.

  


3분 뒤 도원사. 허름한 요사채 뒤로 용왕당과 산신각이 있다. 직진하면 50m 뒤 큰 바위군이 길을 막고 있고, 그 앞 계단은 기도처 가는 곳. 산행팀은 계단을 15m쯤 못가 우측 희미한 길로 간다. 묘지 2기를 잇따라 지나 묵은 산길을 따라가며 지능선을 자연스레 넘으면 전망대에 닿는다. 왼쪽으로 낙동강이, 발밑에는 학생교육수련원과 산성이, 정면으론 철탑 좌측 암봉인 496봉이 보인다. 이 암봉에서 우측으로 소위 석문 능선이라 불리는 마루금을 따라가면 고당봉을 만난다. 또 496봉으로 이어지는 곡선형의 산성 또한 가만히 살펴보면 숲 사이로 확인된다. 산행팀이 향후 오를 경로의 큰 그림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깔끔히 정비된 200m쯤 되는 산성을 밟고 지난다. 사시골 계류가 성 아래로 흐르는 이 구간은 지리나 설악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잡풀이 웃자라 산길이 아예 없다. 하던대로 산성을 좌우로 넘나들며 상대적으로 걷기 쉬운 길을 찾아 가다 이 마저 여의치 않으면 산성을 밟고 오른다. 이따금 돌이 흔들려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재미도 있고 스릴도 있다.

  

철탑을 지나 정면으로 암봉이 보일 무렵 성벽을 넘어서면 지난 가을 모습 그대로의 수북한 카키색 낙엽길도 걷고 잡풀을 뚫기도 한다.

마침내 주능선. 말끔한 산성에서 40분 소요. 왼쪽은 화명 금곡동 방향, 산행팀은 우측으로 간다. 5분 뒤 등로 우측에 전망대. 서문에서 방금 올라온 등로와 저 멀리 고당봉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금정산 종주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다시 한 굽이 돌면 석문(石門) 하나가 황량하게 옛 모습 그대로 서 있다. 물리재 끝에 있어 흔히 물리재 석문이라 불린다. 향토 학자들은 이 곳을 장골봉이라 부른다. 이 석문은 건물이 없는 일종의 망대다. 지금은 석문과 함께 세웠을 건물이나 다른 시설은 오간 데 없다. 바로 옆에는 '고당봉 3.6㎞'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이때부터 산성과 함께 부드러운 오솔길이 기다린다. 금정산에 이처럼 한적하고 운치있는 산길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냥 걷고 싶은 길이다. 주변엔 송림이 울창하고 낙동강도 조망된다.

이어 성 쪽에 석문을 빼닮은 문이 하나 보인다. 암문(暗門) 또는 야문이다. 적군 몰래 아군이 드나들던 문이다. 이 문을 지나면 이내 사거리. 왼쪽은 금곡, 오른쪽 학생교육원 또는 정수암 방향이다. 잠시 교육원 가는 길 우측 소나무 사이로 가면 물이 제법 고여 있는 바위가 눈에 띈다. 제2금샘이다. 주변의 크고 작은 형상의 기암괴석들도 눈길을 끈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금곡동 갈림길을 지나 8분 뒤 또 갈림길. 이정표는 우측 미륵사 방향으로 접어들면 보인다. 절은 불과 300m 떨어져 있다. 의상 대사가 범어사를 세웠던 신라 문무왕 18년인 678년 바로 그 해에 원효 대사가 창건한 기도 도량인 천년고찰 미륵사 뒤편의 미륵바위는 웅장한 기개에 힘이 넘친다. 염화전 좌측 미륵바위 아래 위치한 독성각 한쪽에는 원효가 왜적에 맞서 신라 장군기를 꽂았다는 전설의 구멍이 바위에 그대로 남아 있다.

미륵사에선 절 입구 화장실을 지나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8분쯤 오르면 다시 주능선에 닿는다. 3분 간격으로 잇단 전망대를 지나면 갈림길. 이제 고당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우측은 고당봉을 거치지 않고 북문 가는 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눈앞에 보이는 고당봉 좌측 입석을 경유해 올라간다.

8분 뒤 고당봉 직전 갈림길. 곧바로 오르는 것은 무리라서 왼쪽으로 우회해 수 차례 험로를 거쳐 상봉을 향한다.

고당봉은 마지막 갈림길에서 12분 걸린다. 북으로 장군봉 천성산, 동으로 계명봉과 계명암, 남으로 원효봉 의상봉, 서쪽으로 신어산 동신어산 오봉산 등 주변의 봉우리는 죄다 확인되는 거칠 것 없는 조망이다.

하산은 고모당을 지나 10분이면 고당샘에 닿는다. 북문으로 가도 되지만 왼쪽으로 400m 거리에 금샘(金井)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금빛 물고기(梵魚)가 하늘(梵天)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그곳이다.

2분 뒤 만나는 첫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면 그 이후부턴 '금샘 가는길'이란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한다. 마지막에 밧줄을 잡고 올라서면 바위 위에 제법 깊은 물이 고여 있다. 앞서 본 제2금샘과 차원이 다른 비범함 그 자체다.

고당샘에서 북문까진 10분이면 닿는다. 북문에서 왼쪽은 범어사, 오른쪽은 옛 천주교 목장. 산행팀은 동문(4㎞) 방향으로 직진한다. 백양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길인 이 길은 사실 산행지로서의 기능은 이미 상실했다고 흔히 말한다.

이제 성곽을 따라 걷는다. 북문 쪽에서 바라보는 금정산성의 매끈한 곡선미는 언제봐도 매력적이다. 15분 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선다. 원효봉(687m)이다. 최근에는 패러글라이딩의 출발점으로 애용된다. 원효봉에서 내려와 우측 너른 등산로 대신 왼쪽 성벽 능선을 택하면 제4망루에 닿기 전 뾰족한 돌산에 선다. 의상봉(641m)이다. 멀리서 보면 사자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닮아 사자봉으로도 불린다. 그 옆(동쪽)으로 금정산 최대 암장인 무명암이 뻗어있다.

이어 산불초소를 지나면 제4망루. 방금 온 북쪽으로 돌아보면 의상봉 원효봉 고당봉이 한눈에 펼쳐지고 서쪽으로 중성이 이어진다. 다시 남행. 7분 뒤 너른 터에 닿는다. '현 위치번호 808'이라 적힌 팻말이 있는 무명안부로 북문에서 동문까지의 중간 지점이다. 흔히 범어사 입장료를 아끼기 위해 절 바로 아래 상마마을에서 올라오면 만나는 곳이 바로 여기다.

무명안부에서 한 굽이 돌면 부채바위 가는 길. 멀리서 보면 하나의 암장이지만 막상 다가가서 보니 두 개로 갈라져 있다. 앞쪽이 동자바위, 뒤쪽이 부채바위다. 여기서 좀 더 걸으면 제3망루가 기암절벽 위에 절묘하게 얹혀 있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 나오면 나비가 춤을 추는 듯한 형상을 한 나비암. 이곳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 구서동, 산행팀은 우측 너른 등산로 쪽으로 간다. '현 위치번호 809'라 적힌 팻말이 서 있다. 나비안부다. 20, 30년 전엔 할머니 파전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이제 산행은 막바지. 이곳에서 동문까진 20분 정도 걸리고, 동문에서 성곽을 따라 다시 8분 뒤면 산성고개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 나비안부, 오래 전 산꾼들의 단골 야영 장소

지난해 작고한 부산대 지리교육학과 오건환 교수는 부산의 진산 금정산을 일컬어 "산정은 성채와 같고 산릉은 성곽과 같다"고 말했다. 아마도 금정산을 이처럼 명쾌하고 적확하게 표현한 문장은 없으리라.

서문을 지나 부산학생교육원이 보일 무렵의 산성은 북문에서 동문으로 이어지는 구간과 마찬가지로 산성이 말끔하게 정비돼 있다. 사시골 계류가 흐르는 이곳은 알고 보니 학생교육원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이다. 숲에 가려 허물어진 성곽은 내버려두고 눈에 보이는 부분만 정비해 놓고 있어 전시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나비안부를 지나면서 이창우 산행대장은 옛 기억을 더듬으며 25, 26년 전의 상황을 들려줬다. 그에 따르면 나비안부는 인근의 무명안부와 함께 바위를 타는 산꾼들의 단골 야영 장소. 현재의 꽝꽝나무(팻말 걸려 있음) 아래에 샘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20m쯤 떨어진 지점에 호스로 연결돼 있다.

나비안부에는 또 항상 한 할머니가 파전을 부치고 있어 당시 가난한 대학생 산꾼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또 한 가지. 금정산성 성내의 총 면적은 대략 251만 2000평. 부산대학 부지의 5배쯤 된다.

# 교통편
# 지하철 화명역 인근에서 마을버스 1번 타야

지하철 2호선 화명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와 40m쯤 걸으면 백양주유소. 이 주유소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곧바로 '와석' 버스정류장이다. 여기서 마을버스 1번을 타고 서문 입구에서 내린다. 1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요금은 1000원.

날머리 산성고개 남문 입구 정류소에선 203번 시내버스를 타고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 맞은편에서 내린다. 1500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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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류봉 인근 전망대에서 바라본 파류봉과 금정산 주능선. 이곳에 서면 금정산성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 왼쪽 부산학생교육수련원 뒤 고당봉에서 우측으로 원효봉 의상봉 무명암 제4망루와 중성, 나비암 등이 금정산성을 따라 시원하게 펼쳐진다. 파류봉 아래 마을은 산성마을 공해부락


금정산 케이블카에서 불과 600m 떨어진 남문.


산성고개~남문~서문~고당봉~북문~동문 17㎞ 대장정 '1% 산꾼'만의 경험
국내 최장 산성 … 그 자체가 예술작품
"뻔한 산길" 막상 일주한 등산객 드물어
파류봉 내려와 얼음골 입구~서문 개척




'금정산성 일주를 한번 해보신적이 있나요'.

일전에 산깨나 탄다는 산꾼들의 모임에 초대를 받아 참석한 적이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금정산이 화두로 떠오르자 한 지인은 우스갯소리로 "한 30년 동안 금정산을 훑고 다니다 보니 금정산에 관한 한 내가 이창우 대장보다는 한 수 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금정산성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나 전망 좋은 곳에만 말끔하게 단장을 해놓고 인적이 드문 곳에는 아예 방치해 전시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는 주장과 그래도 지금처럼 그대로 두는 것이 한편으로 오랫동안 보존하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다.

그날 뜻밖에도 새로운 사실이 하나 나왔다. 놀랍게도 참석자 모두 금정산성을 일주한 적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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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금정산에 관해선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했지만 금정산성 일주와 관련해선 누구하나 정색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두들 "왜 그런 생각을 못했었지"라는 반응이었다. 재밌는 점은 이창우 대장도 여태까지 산성 일주는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금정산 주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긴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 금정산성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 밟아 보지 않았다는 문제의 구간은 파류봉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얼음골 입구~서문.

이참에 산행팀은 총 길이가 17.337㎞로 국내 최장인 금정산성을 두 번에 걸쳐 나눠 돌아봤다.

부산시 사적 제215호인 금정산성은 성 자체가 예술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북문 쪽에서 원효봉 의상봉 방향으로 바라보는 비교적 평탄한 마루금에의 쭉빠진 각선미는 일품이다.

산행은 남문입구 산성고개(목장승)~전망대~평평바위~제2망루~남문~망미봉~헬기장~사거리~상학산 상계봉(640m)~제1망루터(638m)~파류봉(파리봉·615m)~임도~산성로~서문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25분. 전체적으로 평이한 길이며 문제의 구간인 얼음골 입구에서 서문까지는 산행팀이 개척했다.

남문 입구 정류장인 산성고개에서 하차, 길을 건너 너른 임도 대신 그 왼쪽에 열린 산길로 오른다. 목장승을 지나 산성과 나란히 내달리는 산길을 따라 간다. 이번 산행에선 길찾기가 애매모호할 경우 산성만 따라가면 된다.

  


4, 5분 뒤 이창우 대장은 등로 좌측에 암벽타기를 많이 하는 대륙암이 있지만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첫 전망대는 들머리서 10분 뒤. 고당봉을 위시해 원효봉 의상봉 무명암 등과 회동수원지 아홉산 윤산 배산 금련산 황령산 광안대교 장산 달음산 일광산 철마산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잠시 후 능선이 휘어지며 어느 한 정점에 도달한다. 대륙봉이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쉬워 신경을 써야 확인 가능하다.

이제 정면으로 맨 왼쪽부터 망미봉 상계봉 파류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곧 아주 너른 바위에 닿는다. 평평바위이다. 향후 지나갈 능선이 한눈에 확인되고 바위 우측에 '남문 1.4㎞'라 적힌 조그만 이정표가 서 있다.

평평바위를 가로질러 간다. '금정산 역사탐방로' 안내판을 지나면서 10여 분간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지다 완경사 오름길로 여유롭게 걷다 보면 어느새 제2망루. 쓰러지기 직전인지 쇠기둥을 덧대 보기가 흉칙하다.

곧 만나는 임도를 가로질러 산성을 따라 내려서면 잘룩이 고개에 위치한 남문. 신라의 축조 기법이 깃들어 있다는 소박한 모습이다.

남문에선 양갈래길. 우측은 수박샘을 거쳐 상계봉으로 가는 길, 산행팀은 이정표 상의 '파류봉 상계봉 제1망루'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오름길이다. 소나무 뿌리가 다 드러난 황폐한 산길이다. 5분쯤 뒤 산길 왼쪽 바위에 밧줄이 걸려 있어 이를 잡고 오르면 전망이 아주 좋다. 곧 만나므로 직진해도 상관없다.

다시 산성을 따라 걷는다. 정면의 암봉이 망미봉이다. 이곳에 서면 고당 원효 의상봉 등 금정산의 진면모와 기장 울주 및 양산의 산들이 확인된다.

  

왼쪽 상계봉 쪽으로 내려섰다 올라서면 헬기장. 백양산과 구덕산 엄광산이 손에 잡힌다.

다시 산성을 따라 내려선다. 이때부터 낙동강과 수석전시장을 연상케 할 만큼 기암괴석이 펼쳐진다. '금정산의 재발견' 저자인 본사 최화수 논설고문은 이를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이와 만 마리의 자라)'이라 표현했다. 산성로를 기준으로 북쪽의 금정산이 어머니의 품처럼 푸근한 반면 상계봉을 기점으로 한 남쪽은 남성적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사거리에서 직진, 등산로와 산성길의 두 갈래 중 산성을 따라 간다. 8분 뒤 갈림길. 왼쪽 상계봉 가는 길, 직진하면 상계봉을 가지 않고 제1망루와 파류봉 가는 길이다. 상계봉은 산성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고당봉과 함께 금정산을 대표하는 봉우리라 빼놓을 수 없었다.

갈림길에서 상계봉까지는 대략 7분. 도중 뾰족하게 솟은 기암이 만들어 놓은 형상은 절묘하다.

하산은 왔던 길로 내려오다 '산불 조심'이라 적힌 바위를 지나 50m쯤 가면 갈림길. 파류봉 가는 왼쪽 오름길로 향한다. 상계봉에서 10분 뒤 제1망루터에 닿으면서 산성과 다시 만난다. 제1망루는 2002년 태풍 '루사' 때 붕괴된 후 아직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

직진하면 세 갈래길. 가운데 길로 내려서면 모처럼 한적한 소로. 이 소로 좌측 산성 뒤로 불모 신어 동신어 백두 돛대 무척산 등 김해 쪽 연봉과 낙동강 본류 및 서낙동강이 한눈에 펼쳐진다. 장관이다.

이어지는 보석같은 산길. 장방형의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금정산성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잇단 전망대가 기다린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산성 역할을 하는 이곳 전망대는 금정산의 웬만한 곳은 거의 다 조망할 수 있다. 우측 발 아래는 공해마을.

파류봉은 전망대에서 10분 거리. 최근 조성한 전망 덱이 있고, 이 길로 내려서면 화명정수장을 거쳐 화명전철역으로 갈 수 있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꽤 험한 암릉을 통과한다. 밧줄이 있어 걱정은 없지만 분명한 건 발 아래 수십m의 낭떠러지라는 점이다. 몇 차례 밧줄에 의지해 힘겹게 통과하면 산성을 따라 난 능선길을 만난다.

처음엔 산성 높이가 제법 되고 뚜렷하지만 내려올수록 일부 지점에선 무너져 있고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30분이면 임도에 닿는다. 북구와 금정구의 경계지점으로 왼쪽은 얼음골을 거쳐 화명정수장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공해마을 가는 길이다.

서문으로 가기 위해선 직진한다. 여기서부터 산성로까지의 구간이 산깨나 탄다는 금정산 산꾼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구간이다. 길 좌측 밭 옆으로 산성은 계속된다.

100m쯤 뒤 왼쪽 숲으로 들어가 산성을 넘으면 산길이 보이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진행하기엔 막막하다. 다시 산성을 넘어서니 산성 우측으로 길이 있다. 산성 우측 바로 옆에는 허름한 독립가옥이 한 채가 보인다. 밭을 일군 흔적이 있어 거주하고 있는 듯하다.

조금 더 전진하면 이번엔 산성 좌측으로 흑염소 농장이 있고 여기를 지나면 산성 좌우에 마땅한 산길이 없어 산성을 밟고 간다. 결국 산성을 중심으로 좌우 산길로 가거나 이마저 없으면 할 수 없이 산성 위로 걷는 셈이다. 어폐가 있는듯 하지만 완전히 '금정산 개척산행'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흔한 안내 리본 하나 보이지 않는다. 예외로 '부산시장기 등반대회' 코스 안내 리본이 몇 개 보였지만 이마저도 산성길을 뚫지 못해 결국 우측으로 우회시켜 놓았을 정도로 난코스이다.

산성로로 다가갈수록 산성과 점차 멀어진다. 결국 30분 뒤 산성로에 닿는다. 여기서 화명동 방향인 왼쪽으로 150m쯤 가면 볼록거울(반사경)이 둘 있는 금정구와 북구의 경계에 선다. 산성 대신 바위군이 주능선을 따라 내려오는 지점엔 철조망이 쳐져 있다. 볼록거울 사이로 성을 따라 내려서면 곧바로 서문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파류봉·파리봉 둘 다 사용

현존하는 금정산성은 조선 숙종 29년인 1703년 동래부사 박태항이 쌓았다. 학계에서는 축성 기법으로 미뤄 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문헌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금정산성에는 4개의 성문과 4개의 망루 그리고 석문이 있다. 이번 코스에서도 남문과 서문, 제2망루와 제1망루를 만난다. 하지만 성문과 망루 앞에는 모두 금정산성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을 담은 똑같은 안내판만 있을 뿐 남문인지 제1망루인지를 알려주는 설명이 하나도 없다.

이번 코스의 날머리 서문은 금정산성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계곡에 세워져 있다. 지난해 9월 폭우로 인해 아치형 수문 아래 위 석축이 무너져 현재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다음달 중순이면 완공된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산성로에서 서문으로 내려서는 진입로엔 현재 '공사 중 출입금지'라는 안내판이 있지만 서문 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내려가도 공사에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 교통편 - 203번 타고 남문 입구 하차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육교를 건넌다. 온천장역 맞은편에서 온천장역과 산성마을 죽전부락 사이를 오가는 203번 시내버스를 타고 남문 입구(산성고개) 정류장에서 내린다.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500원.

날머리에서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화명동으로 가는 금정1번 마을버스(1000원)를 타고 지하철 2호선 화명역으로 갈 수 있고, 또 하나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죽전부락까지 가서 203번 버스를 타고 온천장역으로 가면 된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동영상 www.kookj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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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길바위에 올라서면 간월공룡능선(앞쪽)과 신불공룡능선(왼쪽 뒤)이 한 눈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주능선 상에서 본 천길바위



천길바위 아래에서 본 천길바위 전경

천길바위 올라서니 간월·신불공룡이 한눈에
능동산과 함께 영남알프스 최고 전망대
배내봉 밟지 않고서는 태극종주 불가능
교통 불편…한적한 데다 날등 타는 재미




배내봉은 영남알프스의 간이역이다.

울주 상북면에 위치한 이 봉우리는 능동산과 더불어 영남지역의 해발 1000m 이상의 9개 봉우리를 지칭하는 영남알프스 산군의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이 배내봉을 밟지 않고서는 가지산이나 천황산 쪽에서 영남알프스의 남동쪽 주능선 상에 잇따라 우뚝 선 간월 신불 영축산 등의 연봉으로 접근할 수 없다. 영남알프스 태극종주의 정거장인 셈이다.

배내봉은 관점을 달리해 생각해 보면 이웃한 능동산과 함께 영남알프스와 그 언저리 봉우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 전망대 중 하나라 부를 만하다. 실제로 이곳에 서면 영축산을 제외한 나머지 영남알프스 8개 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원점회귀 산행을 위해 이어 붙인 이웃한 밝얼산은 배내봉만큼은 못하지만 영남알프스 주변 봉우리가 조망되는 데다 배내골 사람들이 언양장을 보기 위해 넘나든 옛길이 묵은 채로 오롯이 남아있다.

  
 

산행은 알프스 산장~간월굿당~임도~천길바위~912봉~배내봉(966m)~잇단 갈림길~밝얼산(738m)~임도~채석장 입구~알프스 산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들머리인 상북면 등억리 안간월은 영남알프스 들머리 중 대중교통편이 상대적으로 불편해 예전보다는 덜 하지만 여전히 산꾼들의 발걸음이 적은 편. 해서 여유 있는 산행을 원한다면 이 코스가 제격이다.

이창우 대장은 이 코스를 산행하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이렇게 언급했다.

"수많은 영남알프스 마루금 중 만일 맘에 드는 구간을 세 곳 꼽으라면 영축산~오룡산, 가지산~백운산 갈림길, 간월산~배내봉 구간이지요. 우선 한적한 데다 날등을 타는 재미와 조망이 워낙 빼어나 고전적 산행의 참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배내봉이란 이름은 이웃한 간월공룡과 함께 오래 전 국제신문 산행팀이 명명해 지금은 국내 주요 산 전문 사이트나 잡지 등에 널리 통용되고 있다.



산행은 알프스 산장 앞에서 작괘천 상류 계류를 건너며 시작된다. '간월·신불 등산로 안내판'를 지나 계류를 따라 포장로를 오른다. 골짝 이름은 천상골이란다. 1시 방향으로 곧 오를 천길바위가 마루금 위로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6분 뒤 갈림길. 우측 임도는 간월휴양림 또는 간월공룡 입구 방향, 산행팀은 직진한다. 4분 뒤 간월굿당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진입하며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간월굿당은 30만 무속인들의 단체인 (사)대한경신(敬信)연합회 지정 무속제례장소. 이 대장은 10년 전만 해도 다 쓰러져가던 '하꼬방'이었는데 이젠 2층으로 틀을 갖췄다고 말했다.

신록이 하늘을 가린 숲길로 왼쪽 발 아래엔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잇단 산죽길을 지나면 임도. 간월굿당에서 20분.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임도를 건너 산으로 올라선다. 전체적으로 오름길이지만 지그재그형 옛길이라 힘은 그리 들지 않는다. 몇 차례의 갈림길을 접하지만 이후 만나는 길이라 무시하고 오른다. 20분 뒤 유의해야 할 진짜 갈림길. 그 사이에 새총 모양의 나무가 있고, 오래 전 이정표 역할을 한 듯한 지주목만 걸려 있다. 왼쪽은 간월산과 912봉 사이의 사거리 안부로 가는 길, 산행팀은 천길바위를 거쳐 912봉에 바로 연결되는 급경사길로 향한다. 길섶에는 선밀나물 천남성 취나물 그리고 간혹 삿갓나물도 눈에 띈다.

  
 

갈림길에서 27분쯤 걸리는 천길바위는 이름 그대로 사방이 천길 낭떠러지를 이루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규모의 바위. 예닐곱 그루의 소나무가 그늘을 제공해 줘 쉬어가기 아주 좋다.

무엇보다 전망이 기가 막히다. 정면에는 간월공룡과 신불공룡이 한 화면에 잡히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등억온천과 울산의 문수봉 남암산, 그 앞으로 자수정동굴나라가 펼쳐진다. 공룡능선 반대편에는 고헌산과 언양읍내 뒤로 치술령 국수봉 등도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우측 뒤로 보이는 912봉을 향한다. 영남알프스 주능선이자 낙동정맥길인 912봉은 천길바위에서 25분. 바로 아래 두꺼비 모양의 바위도 놓치지 말자. 암봉인 이곳에 서면 11시 방향 재약산, 12시 천황산, 그 우측으로 능동산, 그 능선 우측으로 운문산 가지산 쌀바위 상운산 문복산 고헌산이 펼쳐지고, 능동산 앞쪽으로 배내봉과 오두산이 손에 잡힌다.

이어지는 산길은 왼쪽 간월산 간월재 신불산 방향 대신 오른쪽 배내봉 쪽으로 내려선다. 이때부터 이 대장이 적극 추천하는 등로 우측이 낭떠러지인, 거의 굴곡 없는 날등 구간. 일부 구간은 숲길이지만 전체적으론 좌우가 확 트인 보기 드문 마루금이다. 등로 좌측으로 재약산 천황산, 우측으로 간월산장과 밝얼산이 보이고 발 밑에는 죽도리풀과 잎에 흰점이 있는 개족도리풀, 둥글레 등도 눈에 띈다.

912봉에서 30분 뒤 고산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노랑무늬붓꽃 군락지를 지나면 집채만한 바위가 막기도 한다. 직접 올라도 되고 좌측으로 우회해도 된다. 이 지점을 지나면 왼쪽 재약산과 향로산도 보인다.

조망이 빼어난 드넓은 헬기장인 배내봉은 912봉에서 50분이면 닿는다. 이웃한 능동산이 바로 왼쪽 코 앞에 있고, 정상석을 정면으로 보고 9시 방향의 가지산에서 우측으로 쌀바위 상운산 문복산 고헌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정상석 왼쪽 오두산 방향 대신 오른쪽 밝얼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예상치 못한 철쭉 터널에 이어 하늘을 가릴 정도의 신록이 발걸음을 무지 가볍게 한다. 마냥 걷고 싶은 산길이다.

이렇게 30분. 일순간 우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정면에 912봉과 그 뒤로 간월공룡과 신불공룡이 보인다. 발 아랜 간월휴양림과 저승골. 8분 뒤 이번엔 갈림길. 우측은 정상으로 가지 않고 휴양림 인근 채석장 쪽으로 하산하는 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30m쯤 뒤 다시 갈림길. 왼쪽 길천리 순정마을 하산길 대신 우측 밝얼산으로 간다. 조그만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다. 밝얼산은 갈림길에서 8분 뒤. 밝음 또는 광명을 의미하는 이 산은 배내봉만큼은 못하지만 주변 봉우리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2년 전부턴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하산은 정상석에서 아래로 내려와 진행 방향으로 그대로 내려선다. 참고로 정상석 바로 우측으로 가면 순정마을 하산길로 산악회의 안내리본이 많이 걸려 있다. 참고하길. 8분 뒤 정상을 거치지 않고 내려서는 길과 합류한 후 10여 분 뒤 다시 마지막 갈래길을 만난다. 원점회귀를 위해 우측으로 내려선다. 직진하면 작천정 뒷산인 봉화산으로 연결된다.

급경사길로 13분쯤 내려서면 임도.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겨 채석장 입구를 돌아가니 발파장이라며 입구를 막아놨다. 어쩔 수 없이 사다리를 타고 하천으로 내려가 다시 임도로 올라온다. 여기서 들머리 알프스 산장까지는 6분 걸린다.

  

# 교통편
# 간월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들머리까지 걸어서 30분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50분 걸리고 2900원. 등억온천 또는 간월행 버스는 언양터미널 후문으로 나오면 만나는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탄다. 대우여객(052-264-2525) 323번으로 오전 7시10분, 8시10분, 9시10분, 10시10분, 11시10분에 출발하며 간월입구 정류장(홍류상회 앞)에서 내린다. 1000원.

간월 입구에서 언양행 버스는 오후 3시20분, 4시20분, 5시20분, 7시20분, 8시20분(막차)에 있다. 언양에서 노포동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

323번 버스는 간월 입구에 정차한 후 좌측 온천교를 건너 등억온천을 경유하며 언양으로 되돌아간다. 해서 들머리인 알프스 산장까지는 계속 직진, 걸어가야 된다. 거리는 3.2㎞로 30분쯤 잡아야 한다. 참고하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양산 35번(작천정 신불산)~작천정 울산12경 우회전(등억온천단지 대형 입간판)~상북면~등억리~간월 입구 정류장 및 홍류상회 지나~알프스 산장 순.

# 떠나기 전에
# 산행 후 피로는 등억온천 단지에서 풀자

산행 중 만나는 첫 임도 좌측 곡각지점은 현재 공사 중이다. 이 임도는 간월휴양림 갈림길 또는 간월공룡능선 입구로 연결된다.

공사 이유는 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수의 유량에 비해 임도 아래 수로관거의 폭이 턱없이 좁아 그간 계곡물이 주변의 산사면으로 넘쳐 기존 등산로가 황폐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산행 중엔 이유를 몰랐지만 임도로 올라와 공사 현장을 보면서 지자체가 범람하는 계곡물을 막아보려는 의도로 공사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후약방문'격인 공사가 비록 늦었지만 제대로 돼 더 이상 등산로가 파괴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행 후에는 등억온천에서 피로를 풀자. 현재 3개의 대중탕이 있다. 가장 먼저 생긴 언양온천(052-264-8822)과 신불산온천(052-262-8300) 자수정온천(052-254-5011). 약알칼리성 중조천에 가까운 온천수로 신경통 소화기질환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정보 하나. 울산지도센터(052-276-3434)는 최근 영남알프스 등산지도(5000원)를 펴냈다. 부산 지역 대형 서점에도 판매한다. 또 한 가지. 이번 산행 구간에는 샘터가 없다. 알프스 산장 입구에서 물을 보충하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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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이나 월악에서조차 구경하기 힘든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규모의 매바위. 오래 전 산처럼 커 '뫼바위'라 불리다가 매바위로 변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정상석에는 '매암산'으로 표기돼 있다. 이곳에 서면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매바위 우측 암봉이 달음산이다.





위부터 개별꽃, 둥글레, 큰구슬봉이



새로만든 철마산 정상석

神의 화원'을 찾아내다
500~600m 손타지 않은 봉우리들…지천에 널린 야생화




흔히 부산의 산을 언급할 때 혹자들은 십중팔구 금정산 백양산 장산 정도를 떠올리겠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만 않은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문턱이 닳도록 자주 찾다 보니 주능선은 이제 등산로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점차 상실해 가고 있지 않나 싶다. 그만큼 식상하다는 것이다.

해서 요 근래 들어 시선을 돌리는 곳이 바로 기장 쪽의 오밀조밀한 봉우리들이다. 실제로 지도를 펴놓고 찬찬히 들여다 보면 예상 외로 많다. 아마도 기장을 제외한 부산의 산들을 모두 합해도 수적인 면에서 한 수 위가 아닐까 싶다.

  
500, 600m대의 때묻지 않은 아기자기한 이들 봉우리에 오르면 동해바다의 일렁이는 물결과 내륙의 산들이 한데 어울려 조망의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부산의 신흥 산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사실은 어쩌면 당연지사일 터. 코스도 다양하게 엮을 수 있다. 기장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달음산~천마산~치마산(함박산)~문래봉~철마산 코스(8~9시간 소요)와 기장에서 울산으로 이어지는 남북 코스인 함박산~석은덤~시명산~대운산(6~7시간 소요) 등도 있다. 산행 도중엔 하산지로 이어지는 탈출로가 여럿 열려 있는 데다 봉우리가 높지 않아 원하는 봉우리로 쉬이 갈아탈 수도 있다. 기장의 산은 또 야생화의 숨은 군락지다. 야생화 마니아들이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아주 이른 봄부터 발걸음을 옮기는 곳이 바로 철마산을 위시한 기장의 산이다. 종류 또한 다양해 이 즈음에 볼 수 있는 웬만한 야생화는 모두 있다 보면 된다.

이번 주 산행지는 기장의 또 다른 남북 코스인 철마산~매바위~망월산~백운산. 멀리 가지 않고 명산에서 누리는 웬만한 호사는 모두 누릴 수 있다.



산행은 기장군 철마면 송정정류장~입석마을(선돌)~잇단 전망대~돌탑 봉우리(서봉)~철마산(605m)~의양골 갈림길~능선안부~임도~너른 억새밭(옛 헬기장)~574봉~소두방재~옛 헬기장~매암산(매바위·516m)~헬기장~망월산(549m)~대형 철탑~해밋고개(사거리)~옛 산불초소~백운산(522m)~금광사~백운암~정관면 임곡리 임곡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그리 힘든 구간이 없어 가족산행도 충분히 가능하다.

송정버스정류장에 하차, 버스 진행 방향과 반대 쪽으로 5m쯤 가다 정면 부경교회를 보고 왼쪽으로 간다. 광천탕을 지나면서 1시 방향으로 철마산이 보인다. 대형 입석마을 선돌 앞에서 우측으로 가면 입석청년회 자율방범대 가건물과 입석회관, 간이급수시설 취수원을 잇따라 지나면 곧바로 우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송정버스정류장에서 10분.

무덤 2기를 지나면서 곧바로 오름길이지만 경사는 그리 심하지 않다. 길섶에는 옥녀꽃대 줄딸기 애기나리 제비꽃이 눈에 띈다. 30분쯤 뒤 첫 전망대. 금정산 고당봉과 계명봉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13분 뒤 두 번째 전망대에 서면 회동저수지 왼쪽 뒤로 오밀조밀하게 솟은 아홉산과 개좌산, 회동수원지 뒤로 윤산과 황령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발 아랜 두구동 연밭이 아직은 평범한 소류지로 남아 있다.

계속되는 된비알. 잇단 바위군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 2, 3m 거리의 조그만 전망대에서 잠시 웅상읍과 법기수원지, 그 뒤로 펼쳐지는 운봉산 천성산 은수고개 천성산 제2봉 등을 살펴보고 우측으로 향한다. 곧 돌탑이 두 개나 서 있는 봉우리에 선다. 일명 서봉이다. 철마산의 서쪽에 위치해 그렇게 부른다. 정면의 봉우리가 철마산이고, 그 왼쪽으로 뻗은 한 일 자 능선이 향후 갈아 탈 산줄기다.

철마산은 10분이면 오른다. 회동저수지가 더 넓게 보이는 가운데 정상석을 보고 우측 가까이 거문산, 그 왼쪽 철마 아홉산, 그 뒤로 일광산이 확인된다.

  

하산은 정상석 뒤로 내려선다. 150m쯤 뒤 갈림길. 왼쪽은 의양골을 거쳐 임기리,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철쭉터널이다. 발밑엔 은방울꽃 족도리풀 각시붓꽃. 15분 뒤 갈림길 안부. 이제 574봉을 향해 직진한다. 고깔제비꽃도 눈에 띈다. 10분 뒤 임도. 오른쪽 소산벌 거문산, 왼쪽 매바위 망월산 방향이다. 임도를 가로질러 바로 산으로 오른다. 참호를 지나 너른 억새밭인 옛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7분 정도 가면 바위가 여기저기 박혀 있는 574봉. 여기서 8분쯤 서서히 고도를 낮추면 소두방재. 오른쪽 소산벌 거문산 달음산 방향, 산행팀은 오름길로 직진한다. 6분 뒤 키 작은 소나무가 지천인 옛 헬기장을 지나 또 다른 헬기장에 닿기 30m 전 우측 오솔길로 들어선다. 4분 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인 매바위. 오래 전에는 산처럼 커 뫼바위라 불렸단다. '매암산'이라 적힌 정상석이 서 있다. 예부터 학의 보금자리란 의미로 소학대라고도 불린 매바위에 서면 발 아래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정관공단과 신도시 달음산 고리원전과 동해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주변엔 매바위 규모에 준하는 네댓 개의 바위가 이웃해 있어 경관이 아주 빼어나다.

직진한다. 임도 수준의 너른 길로 5분쯤 가면 집채만한 바위 앞에서 갈림길. 우측으로 올라서면 이내 산불초소가 위치한 암봉인 망월산. 이번 코스에서 최고의 전망대다. 아시아드CC를 중심으로 우측엔 석은덤 함박산이, 그 뒤로 시명산과 저 멀리 대운산이 보인다.

이제 백운산으로 향한다. 북쪽 능선을 따라 정면으로 낮은 봉우리 두 개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해발고도는 같지만 왼쪽이 백운산이다. 대형 철탑을 지나면 고개사거리. 오래전 왼쪽 철마면 상곡에서 오른쪽 정관면으로 넘나들던 해밋고개지만 지금은 사유지라 그런지 상곡 쪽에 철조망을 쳐놨다. 지금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망월산에 본 대정공원묘지. 직진한다. 23분 뒤 우측 오르막 갈림길. 잠시 올라서면 오래 전 산불초소가 있던 자리로 지금은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다시 내려와 5분쯤 키 작은 소나무 앞에서 다시 우측으로 오르면 바닥에 삼각점이 보인다. 백운산 정상이다. 주변 조망은 없지만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능선만 확인될 뿐이다.

하산은 삼각점 우측(동쪽)으로 내려선다. 뜻밖에 푹신푹신한 송림길이다. 8분 뒤 갈림길. 우측 정관고개 용천산 방향, 좌측 금광사로 내려선다. 너덜길을 거쳐 도착한 절은 천막과 비닐로 뒤덮은 대웅전에 제대로 된 전각조차 없지만 선바위라는 비범한 돌이 눈길을 끈다. 10여 분이면 백운암. 대웅전 앞으로 시원한 계류가 흐르고 경내에는 금낭화 매발톱꽃 등 온갖 꽃이란 꽃은 다 보이는 소식물원이다. 절에서 임곡마을까지는 7분 걸리고, 임곡교를 건너 왼쪽으로 가서 굴다리를 통과해 임곡버스정류장까지는 12분 소요된다.

# 교통편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 정류장에서 용진버스 2-2, 2-3번 마을버스를 타고 철마면 송정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6시15분, 6시45분, 7시15분, 7시50분, 8시30분, 9시15분, 9시55분, 10시45분, 11시25분, 낮 12시5분. 800원.

같은 장소에서 법서교통 마을버스 1번을 탈 경우 입석마을에서 내린다. 이럴 경우 하차하자마자 곧바로 오른쪽 마을쪽으로 가면 된다. 오전 7시, 7시30분, 8시, 8시30분, 9시, 9시30분, 10시10분, 10시50분, 11시30분, 낮 12시10분. 1000원. 날머리 임곡버스정류장에서 노포동행 버스는 37, 50, 147, 247, 301번이 있다. 오는 15일부터 정차하는 버스는 37, 50, 301, 1002번으로 바뀐다.

# 떠나기 전에
# 거짓말쟁이로 몰린 산행팀 "억울해~"
철마산 정상석과 관련된 일화 하나.
  

2년 전인 2005년 3월쯤 산행팀은 거문산~철마산(근교산&그너머 426회) 코스를 소개했다. 당시 산행팀이 올랐을 땐 지금의 커다란 정상석 대신 바로 옆의 조그만 정상석만 하나 달랑 있었다. 문제는 산행팀이 다녀간 뒤부터 신문에 소개되기까지의 일주일 정도 되는 기간 중에 철마거문산악회에 의해 커다란 정상석이 세워졌다는 것.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 평소에는 취급하지 않던 정상석 사진을 그날따라 신문에 게재까지 했으니 여러 곳으로부터 문의전화를 받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한 것은 당연지사. 신문을 보고 철마산을 찾은 한 지인은 신문사진에도 없는 커다란 정상석이 새로 생긴 사실을 보고 모두들 "국제신문 산행팀이 정말 다녀간 것 맞냐"는 뼈있는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사건(?)이었다.

해발고도와 관련, 철마산과 매바위는 정상석에 적힌 고도가 맞지만 망월산과 백운산의 경우 약간의 차이가 있다. 망월산은 2007년판 지형도에선 549m로 표기돼 있다. 하지만 정상석에는 522m로 적혀 있다. 이는 이웃한 백운산의 높이를 착각한 듯하다. 또 백운산에는 '502m'라고 걸려 있지만 522m가 맞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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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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