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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과 제석봉으로 이어지는 종주길

지리산은 국립공원의 1호이다. 한반도 육지에선 최고의 높이를 자랑한다, 그 명승에 걸 맞게 수 많은 계곡과 능선이 지리능선에서 흘러 내린다. 그중에서도 산꾼들이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계곡은 백무동의 한신계곡일 것이다. 장터목에서 흘러 내리는 한신지계곡과 함께두 개의 계곡이 흘러 내려 백무동을 형성하는 한신계곡은 예전에는 많은 무당들이 백무동 골골에 터를 잡고 신내림 기도를 하여 한때는 백명의 무당들이 들어와 신내림을 하였다하여 백무동으로 불리는 비경의 골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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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계곡 최대의 비경인 가네소 폭포. 도승이 마지막 수행을 실패한후 떠난다고 하여 "가네"라고 한후 이름이 붙었다는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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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동에서 세석대피소로 오르는 한신계곡은 많은 소와 폭포를 걸어 두고 있다. 첫나들이,가네소, 오층, 한신폭포등 이름을 달고 있는 폭포 외에 무명의 폭포 들이 즐비하다. 여름철 수량이 풍부하여 지리산 산길 산행에서 최고로 자랑을 한다. 옛매표소를 지나면서 산길은 대로 같은 넓은 길을 형성한다. 야영장에서 하동바위 코스로 갈려지고 산길은 2km 넓은 길을 따라 편안하게 이어 갈 수 있다. 산길은 다시 갈라지는 계곡을 따라 둘로 나뉘는데 왼쪽으로 출입통제를 알리는 지점이 장터목으로 오르는 한신지계곡 오름길이다. 지금은 휴식년제로 출입을 할 수가 없다. 첫나들이 폭포를 지나 여기 부터는 안전 시설인 철다리를 3개 건너고 한신계곡 최대의 선물인 가네소 폭포와 만난다. 등로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협곡 사이로 떨어지는 물기둥이 검푸른 가네소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안내판을 보니 남자는 어쩔 수가 없나 보네요, 먼 옛날 도인이 12년 동안 이곳에서 수도를 한 후 어느날 마지막 과제인 가네소 폭포 양 끝에 줄을 묶고 눈을 가린후 밧줄위를 걸어가는데 지리산 마고할미의 딸인 지리산녀가 심술을 부려 도인을 유혹하니 그만 가네소로 떨어져 버렸다 그래서 나는 이제 가네하였다 하여 가네소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그리고 이 소에서 가뭄이 들 때에는 기우제를 지내 비내림을 기원하였다 한다. 시원함을 가슴에 담고 산길은 계곡을 건너고 돌길을 따라오르고 하면 오련폭포로 일명 오층 폭포로도 불린다. 다시 산길은 빤질빤질 산길을 따라 오르면 우측으로 한신폭포로 가는 갈림길. 등로와 떨어져 있다. 이곳을 지난후 게곡의 폭과 수량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세석대피소 까지 가파른 오르막산길이 이어진다. 한마디로 말해 고행의 산길이다. 백부동에서 출발후 4시간이면 세석마루금에 오른다, 능선에 올라서면 삼거리 갈림길 우측은 영신봉을 거쳐 노고단으로 가는 종주길이고, 좌측은 촛대봉을 거쳐 지리산 최고의 봉우리인 천왕봉으로 가는 길이다. 직진하면 세석대피소를 거쳐 거림 또는 삼신봉, 대성골로 내려가는 중심지로 좌측 촛대봉으로 향한다. 등로 좌우로는 나도 옥잠화 등 화려한 야생화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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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엉켜있는 촛대봉, 멀리서 보면 양초를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뽀쪽하여 촛대봉으로 불리는 지 모를 일이다. 여기서 보는 천왕봉의 웅장함이란, 가히 심장을 누르고 남을 일이다. “하늘은 울어도 지리산은 울리 않는다”는 성현의 말씀이 실감이 가는 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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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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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석평전을 올라서면 만나는 갈림길로 우측은 영신봉을 거쳐 노고단 가는 길, 직진하면 대피소를 지나 거림, 삼신봉, 대성골로 하산하고 좌측은 촛대봉을 거쳐 천왕봉가는 길, 촛대봉을 거쳐 천왕봉을 오르는 누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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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 일경 합천 가야산의 전경, 돌불꽃 석화성의 웅장한 모습이 장대하다. 왼편으로 해인사의 모습도 확인된다.

합천 매화산 남산제일봉

능선 뒤덮은 기암괴석 천태만상을 수놓다

오묘한 암릉지대 수석 전시장 방불

탁트인 조망· 시원한 계곡 '이름값'

불가선 천불산… 부처님 도량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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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그 어떤 산과 비교해도 경관 면에서 전혀 뒤질 게 없다는 절승의 남산제일봉. 불가에서는 능선을 뒤덮고 있는 기암괴석이 천 개의 불상과 같다고 해 천불산(千佛山)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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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향해가는 능선상에서 우측으로 돌아보면 석화성 가야산이 우두봉과 칠불봉이 그리고 가야산 공룡능선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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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산인 매화산은 천개의 불상으로 뒤덮여 있는 수석의 전시장을 연상하게 한다. 기기묘묘한 바위군들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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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산 남산 제일봉에서 내려서는 계단길, 그 앞 왼쪽으로 부터 비계산 오두산 우두산 남산제일봉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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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찌를듯이 솟아 있는 천개중 하나의 불상일까?


경남 합천 거창과 경북 성주에 걸쳐있는 가야산 국립공원에는 '석화성(石火星)' 가야산이라는 명산이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지만 사실 숨은 명산이 또 하나 있다.

가야산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남산제일봉이 그것이다. 만추의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홍류동 계곡을 가운데 두고 북쪽에 가야산이 있다면 남산제일봉은 남쪽에 위치해 있다.

해서, 혹자들은 남산제일봉을 두고 가야남산이라고도 한다. 가야산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산세를 지니고 있는 탓이다. 남산제일봉은 한마디로 바위산이다. 기암괴석과 날카로운 암봉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으며 온 산을 뒤덮고 있다.

하지만 위압적이지 않다. 설악이나 월악처럼 접근조차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오묘한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장흥 천관산이 떠오를 정도로 친근감이 든다.

불가에선 남산제일봉을 천불산(千佛山)이라 일컫는다. 실제로 들머리의 천년고찰 청량사를 알리는 커다란 이정석에는 남산제일봉 대신 '천불산 청량사'라고 음각돼 있다.

송림 사이로 오글오글 솟은 기암괴석이 아마도 천 개의 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명명된 모양이다.

도선 국사가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며 운주사를 품은 영구산 계곡과 산등성이에 천불천탑을 세우려 했듯이 청량사의 이름없는 한 노승이 도선을 그리면서 남산제일봉의 수많은 기암괴석을 보고 부처님을 떠올렸을 것이라고 상상의 나래를 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흔히 산꾼들은 매화산과 남산제일봉을 혼용하고 있다. 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매화가 피어있는 형상인 매화산(954m)은 남산제일봉(1010m)에서 남동쪽으로 2㎞ 정도 떨어진 산. 남산제일봉은 매화산 자락의 하나의 봉우리로 보면 무난하다. 지리산의 적지 않은 봉우리 중 천왕봉이 으뜸이듯 매화산에선 남산제일봉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화산 남산제일봉이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합당할 듯 싶다.

산행은 국립공원 가야산 청량동 매표소~청량사 갈림길~청량사~주능선~잇단 철계단~남산제일봉~돼지골~계곡합수점~임도~해인관광호텔 주차장~치인리집단시설지구(버스정류장) 순. 순수 걷는 시간은 3시간 안팎. 화려한 암릉미, 막힘없는 조망, 시원한 계곡수로 크게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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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산 입구인 국립공원 탐방지원센타와 청량사 입구

매표소 바로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포장로를 따라 걷는다. 경사가 제법 만만찮다. 길 좌우에 숲을 이룬 노송의 자태가 수려하고 아름답다.

400m쯤 오르면 청량사 갈림길. 갈래길 사이에 음수대와 '남산제일봉 1.9㎞'라 적힌 이정표가 나란히 서 있다. 등산로는 좌측이지만 사찰쪽에서도 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절 구경을 위해 직진한다.

고운 최치원이 즐겨 찾았다는 신라 천년고찰 청량사의 첫 인상은 부산스럽지 않고 단정하다. 설영루를 통과해 대웅전으로 향한다. 각각 보물인 석등과 석탑, 그리고 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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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여래좌상을 둘러보고 '천불산 등산로'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간다. 나무다리를 건너면 본격 등산로로 진입한다.

주능선까지는 숲이 울창하고 오름길이 연속인 그저 평범한 산이다. 돌계단과 침목계단을 연이어 오른다. 은근히 힘이 든다.

35분쯤 뒤 주능선. '민초정 0.3㎞, 남산제일봉 0.8㎞'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왼쪽으로 향한다. 3분 뒤 전망대. 비로소 '돌불꽃' 가야산과 마주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 왼쪽으로 두리봉,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저 멀리 팔공산 비슬산 화왕산 관룡산 자굴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발 아래는 매표소 바로 아래의 황산저수지와 그 뒤로 88고속도로가 확인된다. 무엇보다 천 개나 된다는 크고 작은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자태가 처음으로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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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제일봉 정상에서 본 가야산. 왼쪽에는 해인사가 보인다.

기암괴석군(群)에 발걸음이 멈춘다. 돌고래, 다정스레 손잡은 연인, 나들이 나온 가족 등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천태만상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모여있다. 잠시 올라보자. 정면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매화산, 왼쪽 발아래로는 청량사 경내가 한 눈에 펼쳐진다.

이때부터 발걸음을 옮길수록 기이하고 아기자기한, 때로는 집채만한 기암괴석의 잇단 행렬이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마치 키재기 경연을 하듯 첩첩이 쌓여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봉우리가 절승이다.

잠시 숲길을 지나면 다시 시야가 트이며 가야산이 더 가까이 보인다. 눈 앞에는 철계단이 아이들의 장남감 소방차 사다리처럼 기암괴석에 매달려 있는 듯하다.

본격 암릉지대. 70도 가량 되어 보이는 철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암봉 오른쪽으로 에돌아 가기도 한다. 때론 직접 타고 오르기도 하고 바위 틈새로 기어오르기도 한다. 중간중간에 급경사 침목계단과 돌계단도 이어진다.

이렇게 암봉을 힘겹게 넘자 정면에 또 하나의 암봉이 기다린다. 정상이다. 역시 철계단부터 시작되지만 중간중간에 예기치 못한 산길을 만난다. 집채만한 암벽 옆을 따라가기도 하고 편안한 숲도 잠시나마 지난다. 마침내 정상. 기암괴석군에서 50분.

정상석은 없다. 대여섯 평 되는 이곳 정상에도 기암괴석이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 정상석이 왜소해 보일 것을 우려한 배려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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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청량사 대웅전과 앞의 삼층석탑 그리고 석등. 둘 다 보물이다.

우선 사위에 막힘없는 조망감이 절정을 이룬다. 가야산은 물론이고 해인사 홍제암도 확인된다. 발 아래 움푹 파인 곳이 홍류동 계곡이다. 해인사 반대방향으론 정상에 철탑이 서 있는 오도산과 두무산 비계산 별유산 의상봉 작은가야산 남산깃대봉 단지봉 좌일곡령, 그 뒤로 덕유산 남덕유 금원 기백 황석 거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비슬산쪽엔 대구 시가지도 보인다.

하산은 반대편 철계단으로 내려선다. 주변의 기암괴석들이 마치 활짝 핀 꽃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답다. 명산의 반열에 올려도 전혀 손색이 없다. 철계단이 끝나는 지점은 갈림길. 단지봉을 거쳐 고운암 또는 별유산 의상봉으로 가는 능선종주길이다. 하지만 지금은 비법정 탐방로로 막혀 있다. 때문에 오른쪽 나무계단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내려선다.

이전과 달리 부드러운 숲길이다. 혹 길이 날머리인 해인사(치인리) 집단시설지구와 반대방향이라고 오해하기 쉬우나 길이 크게 시계방향으로 휘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는 없다.

샘터를 지나면서 물길과 만난다. 돼지골이다. 정상에서 30분 소요.

호랑버들나무 앞에서 계곡을 건너 10여 분 계곡과 나란히 달린다. 계곡수 탓인지 바람이 더욱 더 시원하다.

나무다리를 건너면 계곡 합수점. 치밭골과 만난다. 합수지점에 조그만 동굴이 눈길을 끈다. 유량이 늘어 제법 너른 소와 낮은 폭포도 보인다.

등로는 임도 수준의 산책로로 변한다. 사실상 산행 끝. 5분 뒤 해인관광호텔 주차장을 지나고, 여기서 집단시설지구 버스 정류장까지는 9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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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기전에

- '민초정'은 김동영씨 아호따온 샘터

당초 산행팀은 남산제일봉에 올라 단지봉을 거쳐 청량사와 함께 최치원이 말년에 머물렀다는 고운암으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단지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비법정 탐방로로 묶여 있어 시원한 계곡이 일품인 돼지골로 하산했다. 때문에 산행시간이 예정보다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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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정과 관련, 한마디. 주능선에 오르면 '민초정 0.3㎞'라 적힌 이정표가 있다. 처음엔 민초정을 크고 작은 기암괴석이 몰려 있는 지점(사진)으로 파악했다. 언젠가 화순 운주사를 찾았을 때 수많은 불상 중 볕을 쬐러 나온 가족불상이 연상됐기 때문이다. 우리 민초들의 삶의 모습을 묘사했을 것이라고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말이다.

정확한 위치와 유래 등을 알아보기 위해 산행 후 가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문의했다. 유감스럽게도 정확히 아는 직원은 없었고, 대신 퇴직한 직원의 연락처를 알려줬다.

사연은 이랬다. 민초는 'YS의 왼팔'이었던 고 김동영의 호였다. 10여 년 전 거창이 지역구인 그는 남산제일봉에 오른 후 당시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금일봉을 전달하면서 조그만 샘터를 손 봐 자신의 호인 민초를 붙여주기를 원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민초정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민초정은 그와 함께 하늘나라로 가버렸는지 지금은 없었다. 퇴직한 그 분이 설명을 친절하게 했지만 산행팀은 하산할 때 샘터를 하나 봤을 뿐 오름길에선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여튼 민초정(民草쬱)이 민초정(民草亭)으로 변할 뻔한 위기는 다행히 넘겼다.

마지막으로 오가는 산꾼들의 목을 축여주기 위한 고 김동영 씨의 산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뒤늦게나마 근교산 지면을 통해 꼭 전하고 싶다.

# 교통편

- 대구서 해인사행 버스 이용 권장

부산서 합천행 버스는 많지만 합천서 해인사로 가는 버스는 오전 10시40분 한 차례밖에 없다. 때문에 기차를 타고 대구로 간 후 거기서 수시로 다니는 해인사행 버스를 타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

부산역에서 열차편을 이용, 동대구역에서 내린 후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부터미널이 가까운 성당못역에서 내린다. 서부터미널에서 해인사행 버스는 오전 9시25분, 9시40분 등 20~4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요금은 4500원이다. 하차는 해인사 직전 청량사 입구인 구원(리)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여기서 들머리 청량동 매표소까지는 걸어서 30분 걸린다.

해인사 집단시설지구 버스정류장에서 대구 서부터미널행 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오후 7시5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 화원TG~화원 방향으로 나와 다시 U턴, 다시 고속도로 광주 마산 방면~굴다리 통과~화원TG~88고속도로 광주 성산~해인사IC~해인사 가야산 방향 우회전~청량사 남산제일봉 방향~근민교 지나~가야산 국립공원 청량동 매표소 옆 주차장. 날머리 집단시설지구 버스정류장에서 차가 있는 주차장까지는 택시(055-932-7262)를 이용하면 된다.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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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골과 치밭골의 합수점인 동굴과 돼지골의 시원한 계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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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골의 편안한 하산길과 계곡옆의 샘터에서 시원하게 목을 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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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입력: 2006.07.06 18:29 / 수정: 2007.02.27 오후 5: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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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구리봉~해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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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얼음골, 밀양 얼음골 못잖아요

열대야가 본격 시작된 여름. 가만히 앉아 있어도 쉴 새 없이 흐르는 땀방울. 찬물로 샤워를 해도 잠시뿐.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무기력증의 연속이다. 이쯤 되면 머릿속엔 찬바람이 쌩쌩 불어대는 한겨울이 그리워진다. 에어컨 바람 말고 대자연속의 시원한 찬바람이 부는 곳이 어디 없을까. 한여름속 겨울, 이한치열(以寒治熱)이 실제로 존재하는 그런 곳 말이다.

부울경 장삼이사들이야 대번 밀양 얼음골을 떠올릴 것이다. 산내면 남명리 천황산 기슭 해발 700m쯤에 위치한 신비의 골짜기 밀양 얼음골은 복더위에 얼음이 얼고 겨울에는 더운 김이 솟는다. 얼음골 입구에서 불과 1.2㎞ 지점에는 뭣이라도 삼킬 듯한 호박소와 오천평반석까지 위치해 있어 얼음골은 이래저래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경남 밀양에 얼음골이 있다면 경북 청송에도 얼음골이 있다. 주당들이야 '청송 얼음골 막걸리'를 본거지라며 익히 알고 있겠지만 일반인들에겐 사실 새로운 사실일 게다. 밀양 얼음골이 시례빙곡(詩禮氷谷)이라는 정식 이름을 갖고 천연기념물 제224호로 지정돼 있지만 청송 얼음골은 그 흔한 지방기념물로도 지정돼 있지 않아 어쩌면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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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봉에서 하산 도중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송 얼음골 전경. 해발 62m의 거대한 인공폭포와 태극방향을 이루는 얼음골계곡 물길이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왼쪽 뒤 저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영덕 팔각산이다.

청송군 부동면 내룡리에 위치한 청송 얼음골은 해월봉 2부 능선 돌무더기 사이에서 찬바람과 함께 얼음이 맺히는 곳이다.

밀양 얼음골이 주차장에서 도보로 25분 정도 걸리고 정작 얼음이 어는 지점은 햇볕이 내리쬐는 데다 울타리를 쳐서 접근을 막고 있는 반면 청송 얼음골은 주차장에서 폭 20m의 계곡을 징검다리로 건너면 곧바로 만난다. 이곳에는 약수터 조성을 위해 굴을 만들어 찬바람이 쌩쌩 부는 가운데 약수를 뜰 수 있어 한여름이면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이 굴 위쪽에도 찬바람이 나와 많은 사람들이 한여름 피서지로 애용하고 있다.

청송 얼음골에서 930번 지방도를 타고 영덕과의 경계를 지나 5㎞쯤 떨어진 지점에는 옥계계곡이 있다. 영덕군 달산면 옥계리에 위치한 옥계계곡은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괴석 아래로 이름 그대로 옥같이 맑고 투명한 계류가 흐르는 절승지. 청송 얼음골 물과 포항 죽장면 하옥리계곡수가 합류하는 이곳은 특히 주변 경관이 빼어난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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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말라리

유명하다. 조선 광해군 때 선비 손성을이 이처럼 빼어난 절경에 반해 옥계계곡에서 경관이 으뜸인 자리에 침수정이란 정자를 세워 '옥계37경'을 명명하며 여생을 보냈다고 전해온다.

이번 주 산행지는 청송 구리봉(595m)~해월봉(610m). 앞서 뜬금없이 옥계계곡과 청송 얼음골을 장황하게 늘어 놓은 이유는 들머리가 옥계계곡 인근이고 날머리가 청송 얼음골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두 봉우리는 인근에 우뚝 솟은 국립공원 주왕산과 팔각산 동대산 바데산의 명성에 가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이 점이 되레 때묻지 않은 청정 산길임을 뒷받침하는 보증수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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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영덕군 달산면 도전리 옥계유원지 팔각산장 주차장~옥계유원지 매표소(선경옥계 표지석)~송이채취 안내판~전망대~송이채취 움막~안부 사거리~김녕 김씨묘~541봉~잣나무숲~임도~경주 이씨묘~원구리 갈림길~구리봉~해월봉~돌탑봉~얼음골 전망대~목책~돌다리~얼음골 약수터. 걷는 시간만 3시간20분 정도 걸린다. 들머리와 날머리는 계곡이지만 산길은 샘터 하나 없는 전형적 육산이다.

팔각산장 주차장에서 나와 도로를 바로 건너 포장로를 따라 간다. 입구 좌측엔 옥계유원지 매표소, 우측은 '선경옥계(仙境玉溪)'라 적힌 대형 표지석이 서 있다. 잠시 뒤돌아보자. 상어이빨처럼 솟은 봉우리가 팔각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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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m쯤 뒤 좌측 계곡 쪽으로 내려선다. 계곡과 나란히 50m 정도 걷다 물을 건너 잡풀숲을 뚫으려고 했지만 불가능해 좌측 병풍바위 쪽으로 붙어 나아간다. 살짝 오르면 비닐하우스를 지나고 곧 이어 좌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본격 들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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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묵었지만 의외로 길이 있다. 8분 뒤 갈림길. 얇은 판자가 걸려 있는 우측으로 향한다. 간벌 후 뒷정리를 하지 않아 나뭇가지가 길을 막고 있다. 뚫고 오르면 무덤과 만난다. 무덤 좌측으로 오른다. 역시 나뭇가지들이 널브러져 있지만 60m쯤 올라서면 나아진다. 숲사이로 우측 바데산, 좌측으로 팔각산 능선이 보인다.

차츰 경사가 심해진다. 무덤에서 8분 뒤 부처손이 널려 있는 전망대에 서면 들머리 팔각산장 주차장과 팔각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20m쯤 올라서면 이곳이 송이가 나는 산임을 알리는 얇은 판자가 걸려 있다. 이후부터 10분 정도는 살인적 경사의 된비알. 낙엽까지 수북해 체력 소모가 심하다. 우측 전망대가 하나 보이지만 앞서 본 풍경과 큰 차이는 없다.

이어지는 된비알. 가마솥 더위에 거의 쓰러질 정도로 힘들다. 6분 뒤 송이 채취 움막을 지나면서 경사는 누그러지고 솔가리길이 기다린다. 영덕에서 청송으로 가는 길이다.

잠시 후 안부 사거리. 좌측은 영덕군 달산면 도전리 옥녀암 방향, 우측은 옥계유원지 쪽, 산행팀은 직진한다. 역시 오름길의 연속이다. 20분 뒤 김녕 김씨묘를 지나면서 잠시 오르막은 주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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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얼음골 약수터. 여름철엔 온종일 물을 뜨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얼음굴 옆으로 더위를 피해풍혈을 찾아 않아 있는 관광객들 좌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햇볕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청정 산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잠시 내려갔다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로 올라서면 541봉에 닿는다. 김녕 김씨묘에서 19분. 이때부터 그간 안 보이던 안내 리본이 보이기 시작한다. 541봉은 청송 영덕 포항의 경계 지점이다.

직진하며 내려선다. 이 길은 '좌 포항, 우 청송'으로 이어지는 시군 경계길. 그러니까 이 길 좌측으로 포항 하옥리계곡, 우측으로 청송 얼음골계곡이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즉, 산은 스스로 물을 가르는 고개가 된다는 산경표의 주 이론이 딱 들어맞는 셈이다.

곧 좌측으로 잣나무숲이 펼쳐진다. 이후 산길이 우로 휘더니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안부를 지나면 이내 임도에 내려선다. 우측 청송군 부동면 진흥사, 좌측은 포항시 죽장면 하옥리 방향. 잠시 땀을 식히며 아름드리 소나무들을 감상한 후 임도를 건너 바로 산으로 올라선다. 경주 이씨묘를 지나며 오름길이 이어지고 이후 우측으로 잠시 평편한 길이 지속되다 3분쯤 오르면 무명봉. 돌과 나뭇가지가 널려 있는 거친 길로 내려서다 급경사길로 치고오르면 갈림길. 우측은 원구리로 가는 탈출로. 체력이 부치면 이 길로 하산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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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군 부동면 진흥사에서 포항시 죽장면 하옥리로 넘는 고개 임도에서 쉬고 있는 취재팀

이어지는 완경사 오르막. 도중 1시 방향으로 저 멀리 해월봉이 보인다. 이후 산길은 능선으로 올라가지 않고 8부 능선쯤에서 우측으로 돈다. 운동장 트랙으로 비유하자면 안쪽으로 도는 셈이다. 길은 반듯하지만 잡풀이 웃자라 헤치고 나아가야 한다. 도중 길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주변 산의 조망이 가능하다. 맨 왼쪽부터 숲사이로 일부만 보이지만 팔각산과 그 우측으로 바데산 동대산 내연산 삼지봉이 확인되고, 동대산 좌우로 경방골과 마실골의 위치가 가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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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팔각산 바데산 동대산 과 경방골 마실골이 확인된다.

다시 직진한다. 완만한 오름길이다. 좌측으로 잣나무가 또 보인다.서서히 경사가 가팔라져 지그재그 오름길로 변한다. 5분이면 구리봉 에 올라선다. 숲에 가려 조망은 없다. 정상석도 없고 '구리봉'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한가운데에는 밀양 박씨묘가 자리잡고 있다.

날머리인 얼음골까지는 2㎞. 이제 해월봉을 향한다. 두 번의 내리락오르락을 반복하면 해월봉. 6분쯤 걸린다. 역시 조망은 없다. 이정표 옆에는 나무를 베어 만든 조그만 벤치가 여러 개 있어 쉬어갈 수 있다. 벤치 좌측에 보이는 '등산로 아님'이라 적힌 팻말이 보인다. 사실은 등산로다. 이 길로 가면 낙동정맥 통점령과 만난다. 이 능선 우측 계곡 건너 보이는 산줄기인 팔각산도 양설령을 거쳐 주산재로 이어져 결국 낙동정맥과 합치므로 결국 두 능선이 일정 거리를 두고 낙동정맥과 만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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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하산은 벤치 우측으로 내려선다. 6분 뒤 만나는 돌탑봉에선 왼쪽으로 내려선다. 방향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지만 능선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돌아나간다. 돌탑봉에서 8분 뒤 만나는 전망대에선 발아래 거대한 폭포와 태극 방향을 이루는 얼음골계곡 물길이 눈길을 끈다. 비록 인공폭포지만 보기만 해도 더위가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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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막바지. 수차례 밧줄에 의지해 내려서면 숲사이로 얼음골 유원지가 보인다. 돌길이 끝나면 목책을 따라 동선이 안내된다. 도중 얼음골의 원리가 숨어 있는 대형 너덜을 본 후 돌다리를 건너면 '해월봉 등산로 입구 1.5㎞'라 적힌 안내판을 지난다. 얼음골 약수터는 주차장을 가로질러 또 다른 돌다리를 건너면 바로 만난다.

산행 도중 바라본 풍경. 들머리 팔각산장 주차장과 저 멀리 팔각산이 보인다.

# 떠나기 전에

- 1억3000만 원 들인 높이 62m 얼음골 인공폭포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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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얼음골은 밀양 얼음골에 비해 지명도는 한참 떨어지지만 경북 내륙지방에선 꽤 유명한 여름철 관광지이다. 청송은 울타리를 쳐서 접근을 막고 있는 밀양 얼음골과 달리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얼음물이 나오는 지점에 굴을 조성해 찬바람을 돌 틈 사이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약수터의 유량도 많아 여름철이면 항상 물을 뜨려는 사람들로 북적된다.

얼음골의 명물 폭포는 청송군이 지난 1999년 밀레니엄 기념사업으로 1억3000여만 원을 들여 천연 암벽에 계곡수를 끌어올려 만든 인공폭포. 처음보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귀띔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높이 62m로 국내 최대 규모인 이곳에서는 매년 1월이면 폭 100m의 얼음벽을 조성해 청송 주왕산 빙벽대회를 개최한다.

폭포에서 약 150m쯤 영덕방향으로 가면 곡각지점에 인공폭포만큼은 못 돼도 제법 큰 규모의 절벽이 하나 보인다. 원구리다. 이번 산행 중 탈출로의 날머리이기도 한 이곳은 옛날 원님이 말을 타고 순시차 절벽을 넘다가 말과 함께 절벽 밑으로 떨어져 명명됐다고 전해온다. 즉 원님이 떨어진 굴이라는 의미란다.

구리봉과 해월봉은 왜 이렇게 불리게 됐을까. 이곳 사람들은 이렇게 풀이했다. 구리봉은 산아래 굴이 있는 봉우리라, 해월봉은 정상에 오르면 달(月)과 등불을 밝힌 고깃배가 떠다니는 동해바다를 잘 볼 수 있다고 해서 명명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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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편

- 갈 땐 영덕에서 들어가고, 올 땐 청송에서 부산와야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경주IC~울산 포항 경주 7번~포항 위덕대학교~포항 안강 7번~포항 울진 7번~울진 영덕 7번~위덕대학교 지나~울진 영덕~삼사해상공원 지나~팔각산 청송 달산 914번 지방도 좌회전(대금기사식당)~달산면 안내판~부남(팔각산 옥계유원지 주왕산) 좌회전~옥계2교 지나자마자 팔각산 등산로 입구 주차장(팔각산장 간판) 순.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영덕행 시외버스(포항 경유)는 오전 7시5분, 7시52분, 9시41분에 있다. 3시간 걸리며 1만1600원. 영덕터미널에서 옥계유원지행 버스는 오전 9시50분, 11시40분에 있다. 30여 분 걸리며 3260원. 날머리 청송 얼음골 휴게소 앞에선 청송터미널행 버스를 탄다. 오후 3시30분, 6시30분. 청송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2시30분, 6시에 출발한다. 3시간 걸리며 1만6100원. 또 얼음골 휴게소에서 오후 3시20분 영덕과 청송의 경계까지 가는 버스가 한 차례 있다. 여기서 영덕터미널행 버스가 연계된다. 영덕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3시5분, 5시32분, 7시5분(막차)에 있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취재산행 뒷이야기
청송군과 영덕군의 군경계에 세워진 옥계계곡 표지석, 군내버스가 오후 한번 여기서 서로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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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열대야가 기성을 부리는 현 시점에 산행지 선택이란 매우 어렵다. 보통 산은 필 수 이고 거기에다  옥구슬 굴러가는 청청의 계곡수가 거침없이 흐르는 곳에 폭포라도 하나 걸려 있어면 그 보다 더 좋은 여름 취재 산행지는 없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밀양 얼음골과 같은 원리로 얼음이 송글송글 맺히는 청송 얼음골을 선택하였다. 주위에 얼음골계곡이 흘러 옥계로 빠져나가고 포항의 죽장면 하옥리에서 내려오는 계곡수가 서로 만나는 합수지점에   침수정이란 정자를 세워 여생을 보낸 손성을, 그 주위에 옥계37경의 비경이 숨어 있어니 여름 취재산행지로 안성맞춤일 것이다. 옥계는 취재팀과 근교산꾼에게는 낮설지 않은 곳이다. 취재팀이 소개한 동대~바데,포항 내연산 삼지봉~동대산의 마실골~덕골,삿갓봉~향로봉, 팔각산등 많은 산행지를 계곡과 함께 소개를 하였다. 이번 여름에도 휴가철 또는 청송얼음골, 62m의 인공폭포의 장관과 함께 무더위를 날여 보내길 바랍니다. 능선상에는 식수를 구할 수 없습니다. 여름철에는 충분한 식수를 준비하며, 초반에는 긴바지 긴팔옷을 입어야 합니다. 교통편은 자가이용시 영덕과 청송의 군 경계선을 지나 출발지점인 옥계유원지까지 가기는 불편합니다. 지나가는 차를 이용하거나 오후 3시20분 청송과 영덕군의 경계지점까지 가는 버스를 이용하여 1.3km을 걸어가는 수고를 하여아 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시간과 힘을 허비하여도 주변의 경관에 비하면 수지맞는 장사입니다. 자, 얼음골로 함 떠나 봅시다.
 입력: 2008.07.24 16:50 / 수정: 2008.07.2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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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대성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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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맛에 산행을 한다니까요. 지리산 대성골은 다양한 크기의 바위가 모두 둥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최근에는 많은 비로 유량이 풍부해 물소리가 엄청 크다.

산꾼들에게 지리산은 언제나 마음의 고향. 가까운 봉우리를 오르내리다 자신감이 생기면 너나 할 것 없이 찾는 곳이 바로 이 곳 지리산이기 때문이다. 평소 열명 남짓 하던 주말산행에 모처럼 지리산이라도 한 번 가려면 회원 대부분이 참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

천왕봉 반야봉 등 20여개의 울창한 고봉준령에다 피아골 뱀사골 등 깊은 계곡에 그림같은 폭포가 걸려있는 민족의 영산(靈山)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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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번 주 산행은 지리산 계곡 중 방대한 산세와 깊은 골짜기, 그리고 유난히 둥근 바위와 시원하고도 장쾌한 물줄기가 돋보이는 대성골로 떠났다.

대성골은 6·25 전쟁 중 토벌대와 파르티잔 사이의 최후 격전지로, 분단의 아픈 현실을 간직한 현대사 비운의 현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50여년의 성상이 흐른 2003년 8월의 대성골엔 당시의 흔적은 오간데 없고 물은 물대로, 바위는 바위대로 수천 수만년을 내려오면서 그래왔듯 묵묵히 인간이 하는 일을 모른 체 하며 지켜보고 있다.

산행은 하동군 의신마을~의신매표소~밤나무 단지~대성마을~원대성마을~철다리(작은세개골)~철다리(큰세개골)~전망대~삼거리(지리산 남부능선)~음양수~삼거리~산청군 거림골~거림매표소 순으로 6시간 내지 6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찾는 사람이 비교적 적어 유유자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특히 2박3일간 지리산 종주가 아직도 아스라이 뇌리 속에 남아 있지만 지금은 다리힘이 달려 엄두를 못내는 중장년층에게 이 코스는 여름철 지리산의 향수를 달래기에 제격이어서 강력 추천한다.

가파른 계곡과는 달리 산행길은 오를 때 일부 구간의 오르막을 제외하곤 비교적 평탄하다. 그러나 하산길인 거림골은 온통 바위길이라 한 발자국 내디딜 때마다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그래도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하는 그 기분은 해 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흔히 대성골 코스는 대성교와 의신 등 두 군데서 출발한다. 하지만 대성교 코스는 현재 자연휴식년제에 묶여 의신에서만 출발 가능하다. 두 지점은 2㎞ 정도 떨어져 있다.

들머리인 선비샘황토방에서 올라서면 벽소령산장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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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종점인 의신마을에서 내려 50m쯤 내려와 조그만 등산로 안내판이 보이면 시멘트길로 오른다. 눈에 띄는 간판은 선비샘 황토방. 이어 벽소령산장 간판이 보이면 오른쪽으로 길을 잡고 여기서 100m쯤 직진하면 ‘지리산 공비토벌 루트 안내도’와 함께 ‘세석 9.1㎞’ 팻말이 서 있다. 본격 산행의 시작이다.

의신매표소를 지나면 백일홍 무궁화 개망초가 활짝 펴 있고 산비탈을 따라 돌면 밤나무가 잇따라 반긴다. 몇 차례 평탄한 산굽이를 돌면 ‘공비토벌 최후 격전지 2.8㎞’ 팻말이 나온다. 오른쪽 등산로는 폐쇄돼 있다. 대성교에서 출발하면 이 길로 올라온다.

한 발자국 옮길 때마다 서서히 오른쪽 저 멀리서 시원한 물소리가 다가온다. 10여분 지났을까. 대성계곡과 만나는 지계곡을 몇 개 지나면 이제 산길은 대성계곡과 근접한 채 나란히 달린다. 비 온 뒤라 유량이 방대하고 물소리 또한 엄청나다.
2가구인 대성골의 유일한 대성마을과 대성골 지류에서 흘러내려오는 계곡을 건너기 위해서는 철다리를 건너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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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밤나무와 큰 소나무를 지나면 산 속 마을인 대성마을. 들머리에서 대략 1시간 걸린다. 해발 550m인 대성마을에는 현재 2가구만 살고 있으며 대성계곡과 가장 인접해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본 물은 제법 깊이가 있는데도 바닥이 보일 정도로 투명하다. 인상적인 점은 집채 만한 바위가 대부분 둥글다는 점. 둥근 바위들은 깊고 넓은 소(沼)의 물 속에 박혀 있고 더러는 솟아올라 불룩한 배로 물줄기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또 조금이라도 높낮이가 있으면 폭포를 만들어 하얀 포말을 일으킨다. 어느 방향에서 보건 한 폭의 수채화다.

낙석주의를 알리는 절벽과 잇단 너덜지대를 지나면 대성마을의 원래 위치인 원대성마을. 집터 등 흔적은 보이지 않고 밭이었던 편평한 땅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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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골 산행길에서 만난 야생화들. 왼쪽부터 동자꽃, 까치수염, 도라지모시대, 참나리.

모처럼 확 트인 하늘과 주변 봉우리가 보이면 물소리가 갑자기 커진다. 작은세개골과 대성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이다. 작은세개골 위로 철다리가 놓여 있다. 아직도 세석산장까지는 5.2㎞.

너덜과 인상적인 산죽길을 지나 두번째 철다리가 보이면 큰세개골. 대성계곡의 본류인 큰세개골을 따라 오르면 지리산 최고의 기도처로 알려진 영신대. 하지만 이 코스는 정상적인 산길이 없기에 버리고, 철다리를 건너 왼쪽 가파른 산길로 오른다. 이 곳에서 해발 1,400m급인 지리산 남부능선까지 2.4㎞ 구간이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코스. 물소리가 서서히 멀어지면서 흙길에 이어 돌밭길, 침목계단이 차례로 나타나는 이 구간은 강한 인내와 체력을 요한다.

1시간20분동안 바짝 땀을 흘리면 드디어 삼거리인 남부능선. 왼쪽 세석대피소 방향으로 간다. 오른쪽 길은 삼신봉 방향. 15분 후엔 전망대. 우측에 삼신봉이 보이고 정면에 촛대봉이 운무에 가려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산죽길과 지그재그 산길을 반복하면 음양수. 큰 바위 사이에 나오는 석간수인 음양수는 마시면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신비의 물. 이곳에서 세석산장과 거림골로 갈라지는 삼거리까지는 걸어서 10분.

취재팀은 세석산장 500m 앞에서 거림골로 발길을 돌렸다. 우중산행으로 시간이 지체된데다 하산시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총 길이 5.5㎞인 거림골은 세석교 북해도교 천팔교 등을 지나 2시간 정도면 산청군 거림매표소에 닿는다. 대부분의 구간이 바위길이라 신경이 쓰이지만 재미있다. 거림골의 진면모를 보여주는 세 줄기 폭포와 국립 진주산업대가 단 나무이름 팻말이 산행을 심심치 않게 해준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245-7005

[떠나기 전에] 인파 적어 한적함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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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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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중심은 과연 어디일까.

산꾼이라면 의신마을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영신봉~칠선봉~덕평봉~벽소령~형제봉~명선봉~토끼봉으로 이어지는 1,500m급의 지리산 주능선과 삼신봉으로 내려서는 남부능선이 의신마을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은 우리 질곡의 현대사를 간직하고 있다. 바로 파르티잔 투쟁 때문이다. 그 중심지가 이번 산행의 주 코스인 의신마을~대성골이다.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의신마을 빗점골에서 사살되었고, 그 오른쪽의 대성골은 3일 밤낮으로 쏟아진 포탄과 화염으로 인해 피로 물든 죽음의 계곡이었다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흔적을 찾을 길이 없다.

수곡골, 작은세개골, 큰세개골 등 골골의 물이 대성골로 모여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면서도 인파에 시달리지 않는 한적함에 마지막 여름 산행지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대성골 산행은 온화한 산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도함을 자랑하듯 인내심을 요하는 산길도 기다리고 있다. 석간수인 음양수로 지리산의 정기도 맘껏 받아보자. 덧붙여 야생화의 환한 미소까지 담아오자.

하산 루트는 한신계곡이나 벽소령대피소로 내려서는 원점회귀산행, 천왕봉 또는 거림을 거쳐가는 1박2일이나 당일코스 등 다양하니 체력에 맞는 산행을 권한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하동서 의신행 군내버스 이용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하동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을 시작으로 7시10분, 7시50분 등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9천5백원. 하동시외버스공용터미널에서 의신행 군내버스는 오전 9시50분, 11시50분에 있다. 2천6백원. 1시간 정도 걸린다.

날머리인 거림매표소를 지나 5분 거리인 두지바구산장 앞 버스종점에서 덕산행 군내버스는 오후 3시, 5시50분(막차)에 출발한다. 4천6백원. 만약 막차를 놓쳤을 경우 택시(055-972-9393)를 타고 덕산까지 나가야 한다. 1만6천원 내외. 덕산에서 진주행 버스는 막차가 오후 7시50분에 지나간다. 진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 서부터미널까지 시외버스는 10~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10분. 6천원. 심야버스는 밤 10시, 11시, 자정에 출발한다. 8천5백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하동IC에서 빠져나와 19번 국도~쌍계사를 지나면 의신마을에 닿는다.

뱀사골·피아골 연계 코스

여름 계곡 산행지로 적격

3개도 5개 시·군에 걸쳐있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은 장엄하다.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이 만들어 낸 자연의 조화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특히 지리산 계곡은 아무리 가물어도 수량이 줄어들지 않아 여름철 산행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계곡과 연계해 오를 수 있는 대표적 봉우리와 코스를 소개한다.

뱀사골~반야봉 코스는 지리산 계곡중 경사가 가장 완만한 곳. 요룡소 병소 등 소와 담이 이어져 여름철 산행지로 그지없이 좋다. 화개재를 거쳐 반야봉에 올랐다가 성삼재로 하산하거나 피아골로 내려갈 수 있다. 피아골~노고단 코스 또한 풍부한 유량으로 여름에 제격. 성삼재에서 노고단, 임걸령을 거쳐 피아골로 하산하거나 삼도봉까지 간 후 용수암을 거쳐 피아골 산장 쪽으로 하산해도 된다. 피아골로 하산할 경우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도가 있는 연곡사를 빠뜨리지 말자.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국내 3대 계곡으로 유명한 칠선계곡을 통해 천왕봉으로 올라보자. 선녀탕 칠선폭포 등을 보유한 칠선계곡은 지리산에서 가장 길고 험하다.천왕봉은 아침 일찍 중산리나 백무동계곡에서 출발, 당일 코스로도 도전 가능하다.

이밖에 대원사계곡 화엄사계곡 심원계곡 내원골 조개골 광대골 등도 여름산행지로 손색이 없다.

hung@kookje.co.kr 입력: 2003.08.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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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내연산 삼지봉 (마실골~덕골)

청류따라 굽이굽이 원시의 비경

울창한 원시림·기기묘묘한 암벽

자연미 그대로 간직한 마실·덕골

정상 오르면 푸른 동해가 한눈에

들·날머리 하옥까지 대중교통 불편… 승용차 이용을

덕골 '황금수 온천' 눈길… 하옥산장 1박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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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원시림으로 뒤덮인 덕골의 U자 협곡을 따라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는 산꾼들. 경사진 암반은 이끼가 껴 아주 미끄럽다.

어느샌가 햇볕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새삼스레 시원한 계곡이 그리워진다. 확트인 시야의 능선길 대신 하늘을 가린 숲길이었으면 좋겠다.

바야흐로 계곡산행 시즌이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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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꾼들은 계곡도 계곡 나름이라며 무척 까탈스럽다. 이름깨나 알려진 곳은 사람들이 북적대 싫고 일부 국립공원은 '그림의 떡'마냥 아예 접근조차 불허해 더욱 싫다.

그래서 산꾼들은 원시림에 대자연의 신비감을 고스란히 간직한 절경의 골짜기를 기를 쓰고 찾아 나선다. 좁은 땅덩어리에 '물 좋고 정자 좋은' 계곡이 널려 있겠냐마는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모처럼 자신있게 숨은 계곡을 내놓는다.

경북 영덕과 인접한 포항 북부 내연산(內延山) 마실골과 덕골이다.

흔히 내연산 하면 보경사와 12폭포가 절경을 이루는 청하골을 먼저 떠올린다. 7번 국도 상에서 접근이 용이해 산깨나 탄다는 사람들은 이미 한 번쯤 다녀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하골이 내연산을 기점으로 남동쪽의 널리 알려진 계곡이라면 마실골과 덕골은 그 반대편 오지인 북서쪽의 숨은 계곡이다. 두 골짜기는 사시사철 청류(淸流)가 흐르는 하옥리 계곡의 지류이다.

하옥리 계곡은 '옥계 37경'으로 유명한 영덕의 옥계계곡과 이어지는 상류쪽 계곡. 도로를 따라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절경을 이룬다. 주계곡이 이럴진대 지계곡과 산줄기의 경관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속된 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마실골과 덕골은 순수 자연미를 얼마나 간직하고 있는가에 비중을 두는 까다로운 산꾼들에겐 최고의 계곡으로 손꼽힌다. 기기묘묘한 암벽과 단애, 이름 모를 무수한 폭포와 소, 하늘을 가릴 듯한 울창한 숲은 곳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산행은 마실골~Y자 계곡 갈림길~삼지봉·동대산 주능선~(동대산·791m)~동지봉(789m·좁다란 헬기장)~마두교·삼지봉 갈림길~문수봉·삼지봉 갈림길~내연산 삼지봉(710m)~마두교·삼지봉 갈림길~덕골~마두교 순. 순수 걷는 시간은 5시간50분 안팎. 자고로 능선은 오르면서, 계곡은 내려가면서 길찾기가 쉽다고 한다. 마실골은 그나마 힘겹게 올랐지만 덕골만큼은 예외라고 강조하고 싶다. 험한데다 에돌아 가야 할 산길마저 꼭꼭 숨어있기 때문이다. 초보자나 나홀로 산행은 결단코 말리고 싶고, 최소한 서너 명은 함께 하길 권한다.

들머리 마실골 입구는 버스종점인 하옥리 포항학생야영장에서 비포장로를 따라 700m쯤 가면 만난다. 바로 앞에는 잠수교가 있다. 100m 전쯤에는 공중화장실과 신축 중인 기도원, 그리고 '포항학생야영장 2포스트' 안내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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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골에서 만난 촛대바위. 이창우 대장이 장난감 크기로 보인다.

발걸음은 잠수교 직전 우측 논을 따라 옮긴다. 150m쯤 뒤 오른쪽으로 돌자마자 바로 바윗길로 올라선다. 이 길만 찾으면 일단 들머리를 찾은 셈. 이후 계곡을 따라 산허리를 돌아간다.

10분이면 계곡에 닿는다. 30m쯤 대각선 방향으로 물길을 건너면 다시 산길. 입구의 초롱꽃이 아주 곱다.

늘 그렇듯 계곡산행은 정답이 없다. 그저 물길을 따라가기도 하고, 계곡 좌우 산사면길로 걷기도 한다. 또 경사도가 제법 되는 암반을 손발을 모두 동원해 지나기도 한다.

이번 마실골도 마찬가지. 골 안으로 접어들면 평범했던 겉모습과 달리 햇빛 한 점 들지 않는 울창한 숲에 대롱대롱 매달린 덩굴, 이끼 낀 바위가 우선 시선을 붙잡는다. 좌우 기암절벽과 자그마한 폭포, 소 등은 기본. 비록 꽃은 지고 없지만 금낭화 군락지도 자주 발견되고 너덜길도 오른다.

이렇게 1시간30분 정신없이 오르다 보면 주능선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이고 물소리가 차츰 멀어진다. 어느새 두 골짜기가 만나는 합수지점 약간 위에 올라 서 있다. 일명 Y자계곡이다. 이때부터 두 골 사이로 열린 지능선을 타고 오른다. 된비알이지만 길은 반듯해 20여분이면 주능선에 닿는다. 왼쪽은 동대산, 오른쪽이 내연산 삼지봉 방향. 동대산은 25분이면 다녀올 수 있다. 동대산에선 정면 향로봉과 왼쪽으로 내연산 삼지봉과 천령산이 가까이 손짓하고, 정상석 뒤로 동해바다가 펼쳐진다.

이제 삼지봉으로 향한다. 푹신푹신한 낙엽길이다. 독특한 형상의 투명한 수정난풀도 보인다. 45분이면 조그만 헬기장에 닿는다. 동지봉이다. 조망 등 별 특징이 없어 지체할 이유가 없다. 곧바로 직진한다. 이내 등로는 왼쪽으로 쏟아진다. 4분 뒤 마두교 갈림길. 동대산과 마찬가지로 삼지봉을 다녀온 후 이곳에서 마두교 방향으로 하산한다. 참고 하나. 체력이 여의치 않을 경우 동지봉에서 삼지봉으로 가지 않고 바로 지계곡을 거쳐 덕골로 내려서도 된다. 길은 뚜렷하지 않지만 크게 반시계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하자. 리본도 달아놨다. 덕골 주계곡과의 합류는 대략 40여 분 뒤.

왼쪽 산허리를 잠시 돌면 삼지봉·문수봉 갈림길. 삼지봉 안내판 뒤로 200m쯤 오르면 삼지봉(三枝峰). 동지봉에서 12분. 향로봉 동대산 문수봉으로 가는 세 갈래 능선이 각각 펼쳐져 명명됐다 한다. 손에 잡힐 듯한 향로봉 산줄기가 여인의 누운 형상으로 보이며 상봉 부위가 가슴이라고 한다.

이제 마두교 방향으로 내려선다. 2, 3분 희미한 산길을 내려서면 덕골 최상류 물길. 이 물길을 따라 다시 계곡산행이 시작된다.

꽤나 높은 폭포 때문에 산사면길을 찾아도 좀체 보이지 않고, U자 협곡의 암벽 아래 살짝 튀어나온 암반 위를 걸어도 이끼 때문에 미끄럽다. 어쩌다 홀로 되면 당혹스러움을 느낄 정도다. 이쯤 되면 거리감각이 무뎌져 어디가 어딘지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하여튼 필설로는 다할 수 없는 고생 아닌 고생이다.

동대산 정상에서의 설송산악회 회원님과 내연산 삼지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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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어느 순간 계곡물이 사라지면서 건천을 이뤄 한 동안은 길찾기 걱정없이 건천을 걷는다. 이렇게 1.5㎞ 정도. 다시 골이 좁아지며 양편에 이끼가 잔뜩 낀 벼랑을 이룬다. 촛대를 닮은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절벽과 앙상블을 이루고 발 아래는 각양각색의 암반 위로 맑디 맑은 옥수가 흘러내린다. 이쯤 되면 고생은 좀 되더라도 '원시 계곡의 백미' '계곡 산행의 히든카드'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어진다.

에돌아가는 산길에는 특이하게 애기 손톱만한 잎이 촘촘하게 맺혀 있는 독특한 향의 제피나무가 자주 눈에 띈다. 마무리는 막판 숲길로 이어지다 한순간 계곡으로 떨어진다. 동시에 환호성을 지른다. 정면에 긴 교각인 마두교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오랜 어둠 속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다. 산꾼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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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편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포항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 첫 차를 시작으로 10분 간격으로 있다. 하지만 들머리인 포항 최북단 오지 하옥으로 이어지는 연계 버스의 출발시간이 맞지 않아 대중교통편으로 당일치기는 불가능하다.

승용차로 출발하면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경주IC~보문단지 입구 지나~울진 포항 7번 국도~울진 영덕 28번(포항 우회도로)~울진 영덕 7번 국도~위덕대 지나~월포해수욕장 입구에서 청하 방면 좌회전~청송~청송 상옥 경북수목원 우회전~청송 부남 우회전~하옥 우회전~영덕 포항학생야영장 우회전~(상옥부터)비포장로~하옥교(옛 향로교)~마두교~두 번째 잠수교 앞.

날머리 마두교에서 들머리 두 번째 잠수교 앞까지는 대략 3.2㎞. 귀갓길을 고려해 마두교 앞에 주차한 후 들머리로 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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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기전에

산행 후 우연히 만난 하옥산장 주인 권갑철 씨는 덕골에는 사시사철 10도를 유지하는 샘이 있다고 말했다. 일명 '황금수 온천'이란다. 건천이 끝나는 지점에서 대략 1㎞쯤 떨어진 계곡 우측 암벽 아래 바위 옆이라고 했다. 직경이 60㎝쯤 되는 작은 웅덩이란다. 이 때문에 영하 20도 속에서도 이 황금수 온천 하류 계곡의 2㎞ 정도는 얼지 않는단다.

마두교·삼지봉 갈림길에는 태백알파인클럽이 나무에 '마두교 계곡 가는 길'이라 적은 하얀 안내 팻말을 붙여 놓았다. 여기에는 '등산로 없음. 계곡 탐사길 문의'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전화번호의 국 자리가 두 자리여서 꽤나 오래 전에 붙인 것으로 추정됐다. 중요한건 그 만큼 험로임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하옥리 계곡은 영덕쪽의 옥계계곡과 도로로 이어진다. 포항과 영덕의 경계 부분으로 비포장로다. 극히 일부 구간은 사륜구동만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험하다. 위도 상으론 옥계계곡이 위쪽이지만 해발로 따지면 하옥리계곡이 상류이다. 두 계곡은 모두 도로를 따라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특히 하옥리계곡쪽은 건너편의 솔밭 또한 수려해 휴가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옥계계곡은 팔각산과 동대산 경방골의 들머리이기도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덕골계곡의 기암

여유있게 산행을 떠나려면 날머리 마두교 인근 하옥산장(054-262-7885)에서 1박을 하자. 4만~8만 원(성수기). 예약 필수. 통오리 바비큐(3만5000원), 바비큐 모듬(1인당 1만원)도 일품이다.

또 한가지. 내연산의 주봉은 최고봉인 향로봉. 하지만 포항시쪽에서 가장 먼 서쪽 한 구석에 위치해 있어 동대산 향로봉 문수산의 한 가운데 위치한 삼지봉이 정신적 주봉으로 인식되고 있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입력: 2006.06.15 17:15 / 수정: 2007.02.27 오후 5: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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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동대산~바데산

떠나는 봄 아쉬웠더니 계곡엔 여름 벌써 와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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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산의 대표적인 청정계곡인 경방골의 호박소 앞에 선 취재팀. 소 상단부 암반으로 흘러내리는 와폭과 수정같이 맑은 물은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계곡산행을 떠나보자. 혹자들은 아직은 이르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 산속엔 벌써 여름이 와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등줄기에 땀이 흥건해지고 김이 안경에 껴 오히려 산행에 방해가 될 정도이다. 기암괴석과 수정같이 맑은 물은 계곡이 당연히 갖춰야 할 충분조건. 여기에다 '인간공해'가 거의 없는 인적 드문 청정계곡이라면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곳이다. 또 한가지.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고 땀에 흠뻑 젖은 몸을 '풍덩' 담글 수 있는 그런 계곡이면 금상첨화. 국립공원 등의 수려한 계곡은 원칙적으로 대부분 휴식년제나 상수원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돼 물한방울 손에 묻힐 수 없다. 그저 주마간산 격으로 감상만 해야 하는 '그림의 떡'과 같은 계곡이다.




동의나물과 벌께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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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은 때이른 여름, 경북 영덕의 청정계곡이 숨어있는 동대산(791m)과 바데산(646m) 계곡으로 떠났다.

남으로는 포항의 내연산 향로봉과 삼지봉으로 연결되고 북으로 바데산을 머리에 이고 있는 동대산은 동서로 여러 갈래의 숨은 계곡과 골짜기를 만들어 놓고 있다.

북서쪽의 경방골 물침이골과 서쪽의 마실골은 아직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데다 자연의 신비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계곡산행으로 제격이다.

전망 또한 빼어나 바데산과 함께 동해바다의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을 맘껏 감상하며 땀을 식힐 수 있다.

금낭화와 광대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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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은 경방골과 물침이골을 거쳐 동대산 정상에 오른 후 능선을 타고 바데산으로 향하는 코스를 잡았다. 옥계식당~옥계교~(옥계)신교~경방골~호박소~물침이골~너덜~주능선~동대산 정상(헬기장)~바데산 갈림길~십자로 안부~잇단 전망대~학성바위(쌍바위)~묘지~바데산 정상~잇단 묘지~옥녀교~신교 순. 6시간 정도 걸린다. 인적이 드문데다 갈림길이 워낙 많아 '국제신문 산행안내 리본'을 참조하며 길찾기에 유의해야 한다.

영덕에서 옥계 방면 69번 지방도를 타면 팔각산을 지나 옥계유원지에 닿는다. 도로변에 큰 간판의 옥계식당이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식당 건너편엔 옥연암 이정표가, 그 옆에 화장실이 있다. 그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계곡을 건너 비포장로를 달리다 (옥계)신교를 지나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다. 경북문화재이기도 한 그 유명한 침수정은 다리를 지나면서 오른편 언덕바지에 살포시 터를 잡고 있으니 놓치지 말자.

노랑무늬붓꽃과 괭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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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난 산길로 진입하면서 시작된다.

곧 자연 그대로의 청정한 경방골 비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독특한 자태와 색상을 뽐내는 암반과 기암절벽 위에 걸린 푸른 소나무는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고 맑은 공기와 시원한 물소리, 새소리는 오감을 즐겁게 해준다.

텐트 치고 물놀이나 하고 가자는 동행한 산꾼의 엉뚱한 제안에 내심 정말 그러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계곡을 따라 달리다 작은 소가 나타나면 물을 건너고, 그것마저 불가능해지면 절벽 아래를 타고 가기를 수차례. 어느새 경방골의 명물인 호박소 앞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35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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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평쯤 될까. 첫 인상은 숲속의 작은 연못. 어른 허리 정도 깊이로 보이는 호박소 앞에서 산꾼들은 이구동성으로 감탄사를 쏟아낸다. 호박소 상단부 암반으로 흘러내리는 약 5m의 와폭 또한 그림같다.

호박소에서 5분 정도 가면 계곡이 둘로 갈라진다. 정면으로 난 골은 경방골의 주계곡으로 동대산 정상 동쪽 바로 아래까지 물길이 이어지고, 오른쪽길은 협곡성 골짜기인 물침이골을 지나 주능선을 타고 동대산으로 오른다. 물침이골로 간다. 초입부를 제외하면 계곡을 기준으로 지그재그로 사면을 따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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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방골에선 한 걸음 한 걸음 오를 때마다 새로운 비경이 눈앞에 나타난다.

5분 후 제법 긴 너덜구간을 지나면 발아래 비탈진 계곡에 쌍둥이 모양의 두 줄기 실폭포가 시선을 당긴다. 계곡은 상류로 올라올수록 점차 그 양태가 달라진다. 폭이 좁아지면서 수량이 줄어들고 바위에 푸른 이끼가 많이 보인다. 규모만 작을 뿐 한라산의 탐라계곡이 연상될 정도로 비경이다.

이젠 계곡을 버리고 왼쪽으로 난 가파른 사면을 따라 능선으로 치고 오를 차례. 이 지점은 물침이골에서 약 35분 정도 거리로 아주 긴 나무가 쓰러져 이끼가 낀 점이 특징이다. 이 길이 이번 산행에 중요한 지점.

지금까지 비교적 여유로웠던 계곡길과는 달리 아주 가파른 된비알이다. 이렇게 20분 헉헉거리면 주능선.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평탄한 산길을 10여분 걸으면 좌측에 동해바다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다시 20분 후면 마침내 동대산 정상(791m) 겸 헬기장. 일망무제의 조망. 동해바다가 일자로 시원하게 열려 있고 남으로 천령산 매봉 내연산 향로봉 삼지봉이 선명하고 저멀리 대구 팔공산이 아련하다. 북으로는 팔각산과 주왕산을 확인할 수 있다.

바데산 방향은 진행방향 기준으로 직진이다. 초소를 지나면 바데산 갈림길. 직진하면 내연산 삼지봉이니 버리고 왼쪽 바데산, 정암리 방향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엔 동해바다, 왼쪽엔 우리가 온 능선이 보인다.

길찾기에 유의해할 지점이 한곳 나온다. 바데산 갈림길에서 25분쯤 뒤 무명봉에 오르면 왼쪽에 확트인 능선이 보인다. 바데산 능선으로 가는 길이다. 급경사 내리막길이면 맞다. 직진하면 포항 청하 방면.

15분 뒤 십자로 안부에선 직진한다. 왼쪽길은 경방골에서 올라오는 길이니 유의할 것. 왼쪽 멀리 동대산 정상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다시 20분 정도 진행하면 비로소 정면에 바데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데산 정상 밑 학성바위, 일명 쌍바위를 왼쪽으로 에돌아 전망대와 묘지를 지나면 바데산 정상(646m). 정상석 대신 초라한 나무 표지판이 외로이 서있다. 주변 나무에 가려 전망은 좋지 않지만 나무 사이로 그 나마 동해바다를 한번 더 볼 수 있다.

하산은 정상목을 보고 왼쪽길로 내려선다. 길이 가파르니 유의해야 한다. 30분뒤 우측에 마을이 보이고 다시 25분뒤 비포장도로인 옥녀교 옆 간이 화장실로 산길을 벗어난다. 여기서 들머리 신교까지는 5분 걸린다.

동대산 정상석과 바데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에서 바라본 바데산, 왼쪽 계곡은 경방골로 원점회귀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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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기 전에 - 옥계37경 손때 덜묻은 청정산

동대산은 낙동정맥에서 곁가지를 친 괘령산~샘재~매봉~향로봉~삼지봉으로 그 능선이 이어져 낙동정맥과 마주 보고 있는 산이다.

경북 포항시 죽장면과 청하면, 영덕군 달산면에 걸쳐 있는 동대산은 각종 동식물의 보고로 한때 학계의 지대한 관심 속에 학술조사가 이뤄진 '청정의 산'이다. 아직 '한국의 산하' 등 산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등록되지 않을 정도로 덜 알려져 있다. 바데산도 마찬가지. 기온이 부쩍 올라가기 시작하는 지금부터 무더위가 한창인 8월까지 찾을 수 있는 산으로 추천한다.

산행 들머리인 (옥계)신교에서 바데산~동대산~삼지봉을 잇는 종주코스는 건각을 위한 코스로 적극 추천하며, 경방골~동대산~폭포를 거치는 4시간 정도의 가족 산행코스는 원점회귀 산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상옥리에서 옥계로 이어지며 동대산을 둘러싸고 있는 대서천은 하늘만 빠끔히 열리는 오지의 골짜기. 지금은 개발의 미명아래 비포장도로가 열렸다. 이 때문에 토사가 계곡 곳곳을 오염시키며 또 하나의 절경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과거 많은 시인묵객이 대서천과 옥계천의 합수점 인근에 '옥계37경'을 정해 풍류를 즐기며 세월을 잊었다. 일월봉(日月峰) 팔각봉(八角峰) 복룡담(伏龍潭) 천연대(天淵臺) 부벽대(俯碧臺) 삼층대(三層臺) 세심대(洗心臺) 탁영담(濯纓潭) 학소대(鶴巢臺) 병풍대(屛風臺) 구정담(臼井潭) 존심대(存心臺) 선인굴(仙人窟) 강선대(降仙臺) 풍호대(風乎臺) 등이 그것으로 산행후 가족과 함께 계곡의 물소리, 바람소리에 마음을 씻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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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 교통편 - 부산~영덕 시외버스 30분간격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051-508-9400)에서 경북 영덕시외버스터미널(054-732-7673)까지 가는 시외버스는 오전 5시56분, 6시9분, 6시22분, 7시5분, 7시52분, 7시52분, 9시41분, 10시47분으로 출발한다. 1만1천600원. 2시간30분~3시간 걸린다. 영덕시외버스터미널에서 들머리 입구인 옥계상회(옥계계곡 또는 원담)까지 시내버스가 운행된다. 오전 6시45분, 8시10분, 9시50분.11시40분, 3260원.

옥계상회에서 영덕시외버스터미널행 시내버스는 오후 6시00분, 7시50분(막차)에 있다. 영덕시외버스터미널에서 노포동종합터미널행 시외버스는 오후  7시28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경주IC~울진 포항 7번 국도~울진 영덕 28번 국도(포항 우회도로)~울진 영덕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삼사해상공원을 지나 만나는 첫 삼거리에서 달산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이후 옥계 주왕산 방면으로 다시 한번 좌회전하면 옥계상회에 닿는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51)245-7005

입력: 2004.05.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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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종남산~팔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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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강 최고 걸작품 섬마을 삼문동이 한눈에

비슬지맥 마지막 구간…걷는시간만 5시간30분 강행군

정상에서 바라본 물돌이마을 삼문동 풍광 한폭의 그림

영남알프스 산군 배경 더하면 예천 회룡포보다 한 수 위

여름 코스 치곤 벅차지만 샘터 한 곳 있어 나서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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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는 영락없는 섬이지만 자세히 보면 섬은 결코 아니다. 이 섬 아닌 섬 주변을 강줄기가 한 바퀴 돌아나가기에 먼발치서 보면 마치 육지 속의 섬마을로 보이기 때문이다. 모래 한 삽만 뜨면 섬이 될 것 같은 육지 속의 섬마을을 두고 호사가들은 물돌이동 또는 물돌이마을이라는 사전에도 없는 예쁜 이름을 안겼다.

현재 널리 알려진 국내의 대표적인 물돌이동은 예천 회룡포, 안동 하회마을, 영주 무섬마을. 셋 다 경북 북부에 위치해 있다. 한 바퀴 휘감아 흐르는 물굽이와 금빛 모래톱으로 둘러싸인 육지 속의 섬마을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이를 보려는 관광객이 사시사철 전국에서 몰려든다.

부산과 인접한 밀양땅에도 물돌이마을이라 부를 만한 곳이 있다. 바로 삼문동이다. 정확히 말해 삼문동은 앞서 언급한 세 곳의 물돌이마을보다 침식이 더 진행돼 엄연한 작은 섬이다. 밀양의 안산 종남산에 오르면 발아래 오롯이 확인된다. 규모나 주변 산세와의 조화를 고려한다면 경북 북부의 물돌이마을보다 한 수 위다. 한마디로 천혜의 경관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밀양의 물돌이마을인 삼문동에는 아파트촌이 들어서 고풍스러운 옛 맛이 남아 있지 않다. 되레 삭막하다. 농지와 시골마을 그리고 이를 감싸는 물굽이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회룡포 등 기존 물돌이마을과 견줘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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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산 정상에서 본 밀양시 삼문동 풍광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밀양강에 둘러싸여 있는 물돌이마을인 삼문동 좌측에는 영남루를 위시한 밀양시가지가, 맨 뒤로는 가지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가 한눈에 펼쳐진다. 밀양시청 제공. 동영상 www.kookje.co.kr

예천군은 회룡포를 널리 알리기 위해 회룡대라는 정자를 세웠고, 안동의 경우 하회마을보존회에서 전통 나룻배를 띄워 강 건너 마을 조망이 가능한 부용대로 안내하고 있다.

흔히 장삼이사들이 품속의 보석의 진가를 잘 알지 못하듯 밀양시는 아직도 물돌이마을인 삼문동의 소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종남산에서 내려다보이는 밀양 삼문동을 잠시 살펴보자. 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밀양강과 그 좌측으로 영남루 등 밀양시가지 전체가 한눈에 펼쳐지고 물돌이마을 뒤로는 저 멀리 가지 운문 천황 재약산 등 영남알프스 주요 산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한 폭의 한국화를 그려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풍광이 소위 밀양 10경에 왜 포함되지 않았는지 의아심이 들 정도이다.

만일 이 삼문동을 회룡포나 하회마을처럼 개발하지 않고 옛 모습 그대로 남겨두고, 이 풍광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종남산의 한 지점에 접근성이 빼어난 전망대를 조성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도심 속 섬마을로 유명세를 타면서 밀양을 넘어 전국의 볼거리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관광이라는 측면에서 백년대계를 세우지 못한 밀양고을 옛 원님들의 단견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영남알프스라는 천혜의 경관을 지닌 '산의 도시' 밀양시가 한번쯤 곱씹어야 할 대목인 듯 싶다.


이번 주 산행지는 밀양 종남산~팔봉산. 산세로 봐선 비슬지맥의 마지막 구간이다. 다시 말해 낙동정맥 사룡산 분기점에서 선의 용각 비슬 화악산 등을 거쳐 낙동강으로 떨어지기 전의 구간이다.

산행은 상남면 기산리 예림대동아파트~체육시설 오거리(관음사 갈림길)~봉화재~전망대~헬기장~비슬지맥 갈림길(방동 갈림길)~샘물 갈림길~종남산(남산봉수대·664m)~헬기장~임도(남산고개)~청도 김씨묘~유대등(철탑)~밤나무숲~철탑~팔봉산(삼각점)~비슬지맥 갈림길~상남면 연금리 외금동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30분 정도. 해발고도는 높지 않지만 오르내림이 심해 여름 산행 치고는 다소 벅찬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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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예림대동아파트 입구에서 50m쯤 가면 '가요무대 노래연습장'이라 적힌 간판이 눈에 띄는 건물 앞에서 좌회전, 아파트 쪽으로 들어가지 말고 우측 포장로를 따라가면 갈림길. 좌측 로뎀나무어린이집 쪽 대신 직진하면 이내 갈림길. 약재로 쓰이는 맥문동밭에서 일하던 한 할아버지가 친절하게 종남산에 가려면 좌측으로 가라고 일러준다. 축사 옆 좁다란 길로 살짝 오르면 임도. 이 임도는 종남산 산허리를 잇는 순환도로. 아쉽게도 이 임도를 제법 걸어야 한다. 100m 정도 걸으면 10시 방향의 제일 뒤 높은 봉우리가 종남산이다.

5분 뒤 체육시설이 보이는 관음사 갈림길인 오거리. 이정표를 따라 좌측 헬기장(1㎞), 종남산 정상(2.7㎞) 방향으로 간다. 밋밋한 포장로가 부담스러워 산길이 없을까 기웃거리던 산행팀. 15분 뒤 마침내 좌측 산길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 8분 뒤 임도와 만난다. 40m쯤 뒤 다시 산길로 올랐지만 이번엔 6분 뒤 임도와 만난다. 삼세번이라고 이번엔 우측 대각선 방향으로 가로질러 산으로 진입해도 역시 2분 뒤 임도로 내려선다. 하는 수 없이 임도를 따라간다. 2~3분 뒤 좌측 나무를 베어 벤치를 조성한 쉼터를 지난다. 봉화재다.

여기서 50m쯤 가면 좌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성주 도씨 가족묘를 지나면 또 임도. 이정표가 안내하는 '남산 등산로 2㎞' 방향 임도 대신 이 임도를 가로질러 오르면 좌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본격 산행이 시작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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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로 걷다 모처럼 만난 산길. 하지만 코가 땅에 닿을 만큼의 된비알로 산꾼들이 흔히 말하는 깔딱고개의 연속이다. 1차 목적지인 주능선상의 헬기장까지는 40분. 도중 만나는 우측 전망대에서 삼문동 물돌이마을이 보이니 잠시 감상하자.

헬기장에 서면 우측으로 봉수대가 확인될 정도로 종남산 정상이 손에 잡힌다. 대개 깔딱고개를 지나와 지친 상태에서 "저길 어떻게 올라가"하고 지레 겁을 내지만 20여 분이면 올라선다. 처음엔 3분쯤 내려간 후 능선삼각지에서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해 파란 물탱크 앞 삼거리를 만난다. 우측 '방동 가는 길'이라고 적힌 이 길이 비슬지맥길. 이 길로 내달리면 방동고개~우령산을 거쳐 비슬산 사룡산으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종남산은 비슬지맥에서 7분 정도 비켜나 있는 셈.

이 비슬지맥 갈림길에서 50m쯤 오르면 '샘물터 150m'라고 적힌 팻말이 걸려 있다. 상남면 청년회에서 만든 것이다. 이번 코스에서 유일한 샘터이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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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산에서 본 야경.

정상석과 남산봉수대 이정석이 나란히 서 있는 정상 봉수대에 서면 조망이 가히 압권이다. 우선 물돌이마을과 밀양시가지, 그 뒤로 가지 운문 천황 재약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그 우측 2시 방향으로 낙타등처럼 생긴 쌍봉인 팔봉산과 그 우측 뒤로 비슬지맥의 종점인 붕어등, 밀양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점, 하남평야가 확인되고, 그 뒤로 만어산 구천산 금오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좌측 뒤인 8시 방향으론 밀양시에서 보면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형상인 복호암과 소가 누워있는 모습의 우령산이, 그 뒤로 화왕 관룡 덕암 종암산 등 창녕 밀양의 산도 확인된다.

다시 헬기장으로 와서 우측 숲길로 향한다. 본격 비슬지맥 종주길이다. 곧 갈림길. 좌로 내려선다. 지형도를 봐도 한눈에 좌측으로 능선이 휨을 알 수 있다. 오래 전 태풍으로 인해 수목들이 쓰러져 있어 길찾기에 다소 애로가 있지만 국제신문 리본을 촘촘히 달아 놓았다.

20분 뒤 임도에 닿는다. 산행 초입의 임도와 연결되는 길이다. 좌측으로 200m쯤 직진, 곡각지점 우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부드러운 솔가리길이지만 간벌을 하지 않아 죽어가는 송림길이다.

이때부턴 이름 없는 무명봉을 수차례 오르내리며 능선길을 내달린다. 숲길 좌측으로 물돌이마을이 보이기도 하고, 청도 김씨묘를 지나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선 우측으로 종남산 정상도 볼 수 있다.

이렇게 40여 분. 저 멀리 숲 사이로 팔봉산이 희미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때론 울울창창한 숲길이 헷갈리기도 하지만 비슬지맥 종주자들의 리본이 안내자 역할을 한다. 팔봉산의 모습을 본 뒤 30분쯤 뒤 송전철탑을 지난다. 철탑에는 '유대등(342m)'이라고 적힌 건건산악회 최남준 씨의 팻말이 걸려 있다. 비로소 1시 방향으로 팔봉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여기서 또다시 내려갔다 올라서면 뜻밖에도 밤나무숲. 화물운반용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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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숲에서 10분쯤 가볍게 오르면 잡풀과 덩굴이 무성한 지점에 철탑이 서 있고 이곳에서 다시 8분쯤 마지막 젖 먹던 힘을 다하면 삼각점이 있는 팔봉산(391m)에 오른다. 주변 숲에 가려 조망은 없지만 동쪽 으로 만어 구천 천태산과 신대구부산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내달린다.

하산은 좌측으로 내려선다. 급내리막길이다.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 서면 우측으로 한국화이바 밀양공장이, 좌측으로는 상남면 연금리 외금마을이 동시에 보인다.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산행팀은 좌측으로 내려선다. 우측길이 비슬지맥길이지만 좌측 외금마을 쪽이 교통이 편리하기에 이 길을 택했다.

갈림길에서 20분이면 산을 벗어나 마을에 닿고, 여기서 좌측으로 30m쯤 가서 만나는 우측 도랑을 따라 내려가면 버스정류장 인근의 '우리약국' 앞에 도착한다.

종남산 정상 봉수대에서 바라본 모습. 날씨가 흐려 삼문동이 희미하게 보인다.

# 떠나기 전에

- 종남산, 영남루와 함께 밀양인들의 지지않는 망향의 표상

밀양시 상남, 부북, 초동면에 걸쳐 있는 밀양의 안산 종남산은 영남루와 더불어 고향을 떠난 밀양사람들의 지지 않는 망향의 표상이다.

산꾼들은 통상 이웃한 종남~덕대, 종남~우령산 종주 코스를 애용하지만 이 두 코스를 모두 소개한 산행팀은 비슬지맥으로 이어지는 무명의 팔봉산을 연결했다. 여름 코스로 다소 길지만 도중 샘터가 한 곳 있는 데다 물돌이마을과 주변 조망이 빼어나 한번 나서볼 만하다.

종남산의 원래 이름은 자각산(紫閣山). 이후 밀양땅 남쪽에 위치해 있어 남산으로 불리다가 다시 종남산(終南山)으로 변했다. 옛날 큰 해일이 났을 때 이 산의 정상이 종지만큼 남아 종지산으로 불리다 역시 남쪽에 있어 종남산으로 변했다는 설도 있다. 또 의적 종남이가 숨어 살던 산이라 해 종남산이라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종남산에 서면 섬마을인 삼문동을 감싸는 밀양강과 그 밀양강이 만나는 낙동강의 유장한 흐름 및 너른 들녘, 그리고 영남알프스 산군이 시원하게 펼쳐져 오랫동안 뇌리에 남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창우 대장은 주변 산세와 관련, 삼문동을 이렇게 비유했다. 만어산에서 굽이쳐 내려오는 능선은 산성산을 쳐올린 후 맨 끝으로 용두산에서 그 맥이 밀양강으로 빠져든다. 밀양강에 떠 있는 섬마을인 삼문동은 용의 여의주에 해당되지 않을까 라고.

# 교통편

-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남밀양IC로 나와 첫 번째 좌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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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를 이용, 곧바로 밀양터미널로 가는 직행버스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들머리 상남면 예림대동아파트행 버스는 오전 6시40분, 6시45분, 8시10분, 9시10분, 11시50분에 있다. 1000원. 시내버스의 경우 터미널에서 나와 길을 건너 LG슈퍼 앞에서 7-1번을 타면 된다. 9시5분, 10시10분, 11시40분(이상 평일), 주말엔 9시40분, 10시30분 추가. 택시(055-352-3333, 356-5656, 355-5555)를 이용하면 5000원 정도 나온다.

한국화이바 밀양공장과 날머리 외금마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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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머리 외금마을(금동) '우리약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5번 버스를 타면 밀양역을 거쳐 밀양터미널에 갈 수 있다. 오후 1시33분, 2시53분, 3시38분, 4시18분, 5시48분, 6시23분, 7시38분, 8시29분. 밀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직행버스는 매 정시에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에 있다. 밀양역에서 부산행 경부선 열차는 수시로 있다. 날머리에서 밀양터미널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6000원 안팎.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남밀양IC~청도 밀양 25번 국도 우회전~첫 번째 신호등(호야 카센터) 앞에서 좌회전~예림대동아파트 순. 날머리 외금마을에서 차를 회수하기 위해선 5번 버스를 이용하면 들머리 예림대동아파트에 정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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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8.07.17 19:40 / 수정: 2008.07.17 오후 8: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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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 학심이계곡

 

영남권 최고의 비경

학소대 제1, 2폭포와 넓고 깊은 소, 감탄사 연발

학심이계곡, 상류서 좌우골이 만나 하류 이어져

상운산 입구 헬기장, 영남알프스 한눈에 펼쳐져

누가 뭐래도 영남알프스의 간판은 최고봉인 가지산(124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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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면 산세, 전망이면 전망, 계곡이면 계곡, 계절에 따라 피는 야생화 등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그야말로 영남알프스의 복덩이다.

 

산이 깊으면 골이 깊다는 정설대로 가지산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계곡을 무려 다섯 개나 품고 있다.

영남권에서 최고의 계곡이라 자타가 인정하는 포항 내연산계곡에 비해도 전혀 뒤질게 없는 학심이계곡, 아랫재에서 올라 학심이골과 연결되는 심심이계곡, 가지산과 가지산 중봉 사이의 밀양재에서 24번 국도변으로 떨어지는 용수골, 호박소에서 석남터널 쪽으로 이어지는 오천평반석이 위치한 쇠점골, 가지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석남사계곡이 바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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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취재당시 천지를 뒤흔드는 우렁찬 물소리가 들려오는 학소대 1폭포.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힘찬 물줄기가 내려꽂히는 이 폭포는 생김새가 독특해 최하단부에선 쌍폭으로 갈무리를 하고 있다.

 

이번 주 산행지는 가지산 다섯 개의 폭포 중 나머지 넷과 격이 다른 학심이계곡.

학심이계곡으로의 접근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원래 운문사 산내 암자인 사리암 쪽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주등산로였지만 오래 전부터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이 제한돼 있다. 밀양 산내면 삼양리에서 아랫재로 올라 심심이계곡으로 접근하는 길은 너무 길어 무리가 따른다. 해서 지금은 영남알프스의 청도 쪽 베이스캠프 격인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삼계리(마을)를 많이 이용한다.

학심이계곡의 첫인상은 지리나 설악의 계곡에서 느낄 수 있는 웅장함이다. 아기자기함이 우선 묻어나는 여타 폭포와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우렁찬 물소리를 내며 물기둥을 쏟아내는 학소대 1, 2 폭포와 이를 여유있게 담아내는 넓고 깊은 소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해서 계곡화를 신고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학심이계곡의 비경을 구석구석 비교적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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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은 학소대 사진이며 우측은 올해 장마기간이지만 가뭄으로 수량이 적어 작년의 학소1폭과 비교가 된다.

산행은 삼계리~천문사 주차장~돌탑 앞 갈림길~배넘이재~학심이계곡~학소대 1폭포~학소대 2폭포~헬기장~쌀바위~가지산 대피소~헬기장(상운산 갈림길)~석남사 갈림길~운문령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6시간 안팎.

삼계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칠성가든 옆 '천문사' '가슬갑사' 이정표를 보고 왼쪽으로 간다. 곧 '등산로' '가슬갑사'를 가리키는 오른쪽으로 향하면 이내 천문사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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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발견된 노란 망태버섯.

 

주차장 우측 '등산로' 팻말을 따라 계류와 나란히 걷는다. 10여 분 뒤 돌탑 앞 갈림길. 오른쪽은 나선폭포 또는 지룡산 가는 길, 산행팀은 배넘이재 쪽으로 직진한다. 10분 뒤 다시 갈림길. 왼쪽은 시원한 계곡수가 흐르는 배넘이계곡으로 접근하는 길, 오른쪽 돌길로 오른다. 길섶에는 귀한 노란 망태버섯이 눈길을 끈다.

100m쯤 뒤 갈림길. 곧 만나므로 신경쓰지 말자. 이때부터 된비알이 기다린다. 10분 정도 땀을 바싹 흘리면 시원한 바람이 부는 제법 너른 사거리가 나온다. 배넘이재다. 왼쪽 쌍두봉 상운산, 오른쪽은 지룡산 방향, 산행팀은 학심이계곡 쪽으로 직진한다. 급내리막길이지만 지그재그길이라 그리 힘들지는 않다.

10분 뒤 갈림길에선 우측으로 가 지계곡을 건너면서 등로가 임도급으로 넓어진다. 수 십 개의 나무를 받쳐 놓은 집채만한 바위를 지나면 또 갈림길. 두 길 모두 학심이계곡에서 만나지만 우측길이 더 반듯해 그쪽으로 간다. 계곡과 만나기 직전의 약간 너른 터는 옛 집터로 5~6년 전까지도 사람이 거주했다고 이창우 대장이 말한다.

계곡을 건너면 길찾기에 유의해야 하는 세 갈래길을 만난다. 직진하면 가지산 북릉 또는 심심이골, 오른쪽은 운문사 사리암 방향, 산행팀은 왼쪽 학심이계곡 쪽으로 간다. 이 길은 쌀바위 가지산 상운산으로도 이어진다.

완만한 경사길로 올라 또 다시 계곡을 건너 숲으로 진입해 오르면 갈림길. 왼쪽은 능선길로 상운산으로 이어진다.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와 지계곡을 따라 30m쯤 내려오면 학심이 주계곡을 만난다. 영남알프스 최고의 계곡답게 주변 풍광이 기가 막히다. 지계곡을 살짝 건너 주계곡과 나란히 가다 계류 폭이 좁은 지점에서 건너면 산죽길 입구에 '산악사고 119-학소대 1폭포'라 적힌 표지판이 서 있다.

산죽길을 따라 50m쯤 오르면 전방 저 멀리 천지를 뒤흔드는 우렁찬 물소리가 들려온다. 학소대 1폭포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힘찬 물줄기가 내려꽂히는 이 폭포는 생김새가 독특해 최하단부에선 쌍폭으로 갈무리를 하고 있다.

학소대 2폭포는 왔던 길로 내려가 산죽길 입구 6, 7m 지점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10여 분쯤 거친 산길을 헤치고 가면 역시 전방에 우레와도 같은 한 줄기 굵은 물기둥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학소대 2폭포다. 2폭포는 1폭포와 달리 가지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일종의 지계곡에 위치해 있다. 산행팀은 편의상 1폭포가 걸린 곳을 학심이좌골, 2폭포가 위치한 곳을 학심이우골로 표기한다.

이제 계곡을 건너 좌측으로 산허리를 따라 간다. 이내 갈림길. 왼쪽은 1폭포로 내려서는 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7분 뒤 학심이우골을 약간 못 미쳐 우측으로 열린 길로 오른다. 30m쯤 뒤 만나는 갈림길에서 다시 우측으로 간다. 산허리길로 10분쯤 가면 '운문산 6번 지점'이라 적힌 안내판을 지나고, 여기서 또 다른 지계곡을 약간 위쪽으로 건너면 학심이우골과 만난다. 이 지점은 2폭포 상류쯤 되는 곳이다.

이제 학심이우골을 거슬러 영남알프스 주능선을 향해 오른다. 이끼 낀 크고 작은 돌들이 거칠게 널려 있는 데다 나무 덩굴이 주렁주렁 매달려 수 차례 갈 길을 막을 정도로 원시성을 간직하고 있다.

20여 분 이렇게 거친 길을 따라 오르면 제대로 된 산길을 만난다. 이때부터 40분 정도 산죽길을 따라 오르면 마침내 주능선상의 헬기장(1118m)에 닿는다. 여기서 산길은 두 갈래. 오른쪽은 가지산 정상(40분 소요), 산행팀은 왼쪽 쌀바위 쪽으로 내려선다.

8분 뒤 난간을 대신한 굵은 밧줄이 끝날 즈음 우측으로 가면 추모비가 서 있다. 쌀바위 윗지점이다. 이곳에서 5분이면 쌀바위 정상석(1109m)에 닿고,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전설상 쌀 대신 물이 나온다는 샘터이다.

이제 산행은 막바지. 쌀바위에서 3분이면 가지산 대피소에 닿고 여기서부터 임도가 기다린다. 7분 뒤 임도 좌측에 세우다 만 작은 돌탑 앞에 산길이 열려 있다. 학심이좌골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참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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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 뒤 다시 헬기장. 왼쪽 산길로 오르면 상운산과 귀바위를 거쳐 다시 이 임도로 내려서지만 산행팀은 임도를 따라 간다. 헬기장 끄트머리 벤치 앞에 서면 왼쪽으로 고헌산, 오른쪽으로 배내봉 간월 신불 영축산이 한눈에 펼쳐지고 발 아래로는 석남사주차장과 24번 국도, 가지산온천이 확인된다.

임도를 계속 따라 가면 하산길은 세 갈래. 석남사 가지산온천 운문령이 그것으로 석남사와 가지산온천 방향은 중간에 이정표가 친절하게 서 있다. 임도의 끝은 운문령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헬기장에서 운문령까지는 50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비 때문에 당초 계획과 달리 산행

산행팀은 학소대 1폭포가 걸려 있는 학심이좌골을 건너 쌀바위와 상운산 사이의 임도(세운다 만 작은 돌탑이 위치한 지점)로 올라선 후 상운산~귀바위~상운산~쌍두봉~황등산~천문사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산행 당일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전날 밤 기상청은 중부지방은 호우주우보가 발령되고 남부지방도 30~100㎜의 폭우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산행팀은 전날 밤 산행 당일 아침 날씨를 보고 산행 여부를 결정짓자고 약속했고, 예상과 달리 다음날 새벽 부산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오랜 고민 끝에 오전 10시께 부산을 출발, 청도로 향했다. 오전 11시 20분 천문사 주차장을 출발한 후 배넘이재에 올라선 낮 12시 5분께 일순간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낙뢰 및 천둥소리와 함께.

이 때문에 산행팀은 학심이좌골에 물이 불어 건너지를 못해 그 대안으로 학심이우골로 오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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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산행팀은 학심이좌골을 건너기 위해 이러저리 폭이 짧고 유량이 적은 지점을 찾으려고 애써다 보니 많은 시간을 허비, 상운산 입구 헬기장에 오후 6시 5분에 도착했다. 비맞은 생쥐마냥 흠뻑 젖은 지친 산행팀은 결국 상운산을 코 앞에 두고 가장 가까운 하산로인 운문령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참고 하나. 학심이계곡은 상류 쪽 두 갈래가 합쳐져 하류로 이어진다. 흔히 산행지도에선 학심이좌골이 주계곡으로 표시돼 있지만 가지산 정상과의 근접성을 따지자면 학심이우골을 주계곡으로 볼 수 있다. 해서 산행팀은 학심이 좌·우골로 각각 표기했다.

○ 교통편

삼계리 천문사 주차장서 출발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있다. 1시간 걸리고 2900원. 언양터미널에선 대구행 시외버스를 타고 삼계리 칠성가든 앞에서 내린다. 오전 9시, 10시30분. 45분쯤 걸리고 . 날머리 운문령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후 2시50분, 5시40분에 출발한다. 언양~대구남부터미널을 오가는 시외버스 출발 시각은 2008년 6월 20일부터 변경됐다. 언양에서 노포동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가지산 석남사)~경주 봉계 35번 직진~밀양 상북 24번~밀양 석남사 24번 우회전(언양교차로)~밀양 상북 24번~창녕 밀양 24번~청도 배내골 석남사 69번~청도 경주 69번 우회전~가지산온천 지나~운문령 지나~운문산 자연휴양림~삼계리 쌍두봉 가든및 칙성가든~천문사, 가슬갑사표지석 좌회전~등산로 사슬갑사 우회전~천문사 주차장.

열차를 이용할 경우 부산역에서 무궁화호를 타면 된다. 오전 6시22분, 7시45분, 9시3분, 11시55분에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5000원. 청도역 건너편 청도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동곡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9시10분, 10시20분, 11시10분. 2900원. 이어 동곡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를 타고 삼계리에서 하차한다. 오전 8시40분, 11시. 2300원. 날머리 삼계리에서 대구행 버스를 타고 동곡에서 하차한다. 오후 5시10분, 7시10분(막차). 동곡에서 청도행 버스를 타고 청도터미널에서 내린다. 오후 4시15분, 5시20분, 6시10분, 7시40분(막차) 길건너 청도역에서 부산행 경부선 열차는 오후 4시52분, 6시12분, 6시42분, 7시42분, 8시55분, 9시45분에 있다.

또 한 가지. 부산역 인근 올림픽예식장 앞에서 출발하는 운문사 산내 암자인 사리암행 버스를 타고 삼계리에 내리면 된다. 매일 오전 10시 출발. 7000원. 삼계리에서 부산행 버스는 매일 오후 4시30분(단 토요일만 오후 4시 출발)에 있다.

승용차를 천문사 주차장에 두고 운문령으로 하산했을 경우 운문령에서 대구행 경산버스를 타고 삼계리에서 하차한다. 7시쯤에 정차한다. 또 오리불고기가 일품인 삼계리 칠성가든(054-371-5287)에서 식사를 할 경우 승합차가 실어다 준다. 거리상으로 약 6㎞. 석남사로 하산했을 경우 삼계리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2만 원. 문의 언양 한마음콜택시 (052)263-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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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가든의 오리 불고기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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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가지산 계곡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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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 조망·깊은 계곡… 역시 영남알프스 맏형

 

여름 더위가 가시기 시작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건만 여전히 가마솥 불볕더위는 수그러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 흩어지는 물보라가 여전히 구미를 당기지만 한 달 남짓 계곡산행을 하다 보니 한편으론 시원한 능선길을 내달리며 바라보는 환상적인 조망이 그립기도 하다.

해서 한 주 더 계곡산행을 연장키로 결정한 산행팀은 계곡 위주의 이전 산행과는 달리 조망을 만끽하기 위해 마루금 구간을 연장했다. 계곡과 조망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이른바 양수겸장의 산행을 시도한 것이다.

산행지는 가지산(1240m). 그리 멀지도 않고 계곡도 시원한데다 환상적인 조망을 갖췄다. 무엇보다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맏형이라는 상징성도 빼놓을 수 없다. 낙동정맥의 영남권 봉우리 중에서 최고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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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점골의 명소 오천평반석. 비스듬한 화강암반이 워낙 넓어 명명됐다고 전해오지만 땡볕이 그대로 내비쳐 약간은 실망스럽다.

 

경남 밀양, 울산 울주, 경북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가지산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계곡을 무려 네 개나 끼고 있다.

영남알프스 최고의 계곡으로 손꼽히는 학심이골을 비롯해 아랫재에서 학심이골로 연결되는 심심이골, 호박소에서 석남재로 이어지는 쇠점골, 가지산과 중봉 사이의 밀양재에서 24번 국도변의 제일관광농원으로 떨어지는 용수골이 바로 그것.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정설대로 하나같이 전국의 내로라하는 계곡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학소대폭포와 쌍폭 등 시원한 물줄기와 너른 소로 대변되는 청정 골짜기 학심이골은 현재 운문사 암자인 사리암 입구에선 출입이 제한돼 문복산의 들머리인 삼계리쪽 천문사에서 배넘이골을 거쳐 가야 한다. 아니면 운문산과 가지산 사이의 아랫재에서 심심이골을 거쳐 학심이골로 갈아탄 다음 쌀바위쪽으로 올라 가지산 또는 상운산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산행팀은 최근 원점회귀를 선호하는 독자들의 뜻에 따라 호박소 입구 백연사에서 쇠점골을 거쳐 가지산에 오른 후 용수골로 내려왔다.

전국 100대 명소 중 하나인 그 유명한 호박소와 구연폭포. 시퍼런 물빛은 무엇이라도 삼킬 듯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산행은 호박소 주차장~백연사~호박소·오천평반석 갈림길~다리 건너~쇠점골(오천평반석~형제폭포)~24번 국도 이모집 앞~석남터널 입구 이정표~삼거리~중봉~밀양재~가지산~밀양재~너덜길~용수골~제일관광농원~24번 국도~이동통신 중계탑~백연식당~호박소 주차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안팎. 여름산행으로 약간 벅찬 편이다. 갈림길도 별로 없고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호박소 주차장 우측에는 현재 능동터널 공사가 한창이다. 언양에서 석남사를 거쳐 밀양 가는 24번 국도의 물류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밀양 산외~울주 상북 구간을 직선형으로 확장하는 공사다. 24번 국도를 만들면서 가지산 허리를 잘라 먹더니 이번에는 능동산마저 경제논리의 미명 아래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주차장에서 백연사를 거쳐 조금만 가면 금문교 앞 갈림길. '직진 호박소 100m' '오른쪽 오천평반석 1.2㎞'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잠시 호박소를 다녀온 후 다리를 건너 쇠점골 오천평반석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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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0대 명소 중 하나인 호박소는 높이 10m의 와폭인 구연폭포 아래 둘레 30m쯤 돼 보이는 절구통 모양을 한 너른 소(沼). 규모에 놀라고 물소리에 감탄한다. 시퍼런 물빛은 무엇이라도 삼킬 듯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이제 다리를 건너 계류를 우측에 끼고 숲으로 향한다. 10분 뒤 길섶에 '석남터널'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그 오른쪽 계곡 지점이 오천평반석이다. 계류가 흐르는 비스듬한 화강암반이 워낙 넓어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수년 전 태풍의 영향으로 북사면에 사태가 발생해 수목이 훼손됐는지 땡볕이 그대로 내비쳐 약간은 실망스럽다.

호박소를 지나면서 잡풀이 우거진 숲으로 접어든다. 노란 달맞이꽃이 반긴다. 계류 우측엔 능동터널 공사 때문인지 '위험 접근금지'라며 밧줄이 쳐져 있다.

오천평반석에서 20여 분, 계곡 따라 난 길이 끊겨 있다. 왼쪽 옆으로 에돌아 오르든지, 계류를 따라 가든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두 곳 모두 리본을 달아 놓았다.

산행팀은 계류를 따라 올랐다. 형제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5분 정도 오르면 만난다. 높이(7m)에 비해 폭(5m)이 의외로 넓다. 폭포 왼쪽 가장자리에 밧줄이 묶여 있지만 다소 위험할 것 같아 폭포 입구쪽 산죽길로 올라가 오른쪽으로 에돌아간다. 이렇게 다시 계류와 만나고 대각선 방향으로 20m쯤 건너 올라오면 계류와 나란히 달리는 본래의 등로를 만난다.

이후 두 차례 정도 계류를 왔다갔다 하다 보면 호박소의 축소판쯤으로 보이는 일명 애기호박소에 닿고 여기서 다시 계류를 건너 된비알로 치고 오르면 24번 국도 상의 포장마차 이모집 옆으로 나온다. 도로를 따라 석남터널쪽으로 간다. 울산과 밀양의 경계 표지판을 지나 터널까지 150m쯤 남기고 왼쪽으로 열린 산길로 오른다. 산길 옆에는 '표충사 영남루 얼음골'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된비알의 연속이다. 중봉을 거쳐 가지산 정상까지는 대략 1시간30분. 땀깨나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45분 뒤 삼거리. 오른쪽은 석남터널 울산 방향으로, 능동산 배내봉으로 이어진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이때부터 낙동정맥길이다. 13분 뒤 가지산의 전위봉인 중봉(1160m). 주변에 며느리밥풀꽃 원추리 동자꽃이 보인다. 7분 뒤 안부 삼거리인 밀양재를 지나 15분 정도 바짝 오르면 마침내 가지산 정상. 영남알프스 최고봉답게 전망이 빼어나다. 북서쪽 지룡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옹강산 문복산 고헌산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죽바우등 재약산 천황산 구천산 정승봉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가까이로는 북동쪽 쌀바위와 그 뒤 상운산, 그 우측 작은 마을이 고헌산 아래 신기마을, 그 우측 번화가(?)가 언양읍내다. 헬기장 뒤로 백운산, 서쪽 저 멀리 아랫재와 운문산이 확인된다.

하산은 왔던 길로 내려와 밀양재에서 제일관광농원(3.2㎞)쪽으로 하산한다. 용수골이다. 산죽길에 이어 뜻밖의 복병 너덜길을 만난다. 천황산에서 얼음골로 내려오는 너덜보다는 덜 험하지만 하여튼 여간 곤혹스러운 길이 아니다. 40분쯤 뒤 너덜이 끝이 나면서 저 멀리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계류와는 9분 뒤 만난다.

용수골은 쇠점골과 달리 주로 계류 우측으로 난 길로 내려선다. 발길 옮길 때마다 비스듬히 누운 폭포와 너른 소가 자태를 달리해 등장, 산꾼들의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한다. 제일관광농원은 계류와 접한 뒤 45분이면 만난다. 농원을 나오면 24번 국도. 왼쪽 석남터널쪽 대신 오른쪽 밀양 방향으로 300m쯤 국도를 따라 걸으면 피뢰침이 달린 이동통신중계탑이 서 있는 지점에 닿는다. 이 길로 내려서면 호박소 주차장과 백연사 사이에 위치한 백연식당 뒤 대나무숲으로 나온다. 주차장은 바로 코앞이다.

# 떠나기전에

- '쇠점골' 말발굽쇠 갈던 주막 이름서 유래

동자(童子)의 환생이라 불리는 동자꽃.

가지산 중봉 코스는 근교산 시리즈 337회때 한 번 소개했다. 쇠점골로 올라 중봉 가지산을 잇따라 오른 뒤 용수골로 하산한 이번 코스와 달리 당시엔 24번 국도 울산 상북면 천주교 살티성지 인근에서 능선을 타고 중봉 가지산을 잇따라 오른 뒤 쇠점골과 용수골 사이의 능선으로 하산했다. 하산 지점은 중봉 인근 '119 긴급연락처' 표시 앞에 열린 산길이었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당시 산행때 이 코스를 두고 "울산쪽에서 가지산으로 오르는 코스 중 주변 조망이나 암릉의 적절한 기복 등 산행의 묘미를 배가시켜주는 모든 조건을 구비한 완벽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결국 가지산 중봉 코스는 능선이면 능선, 계곡이면 계곡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계절 전천후 코스로 영남알프스의 보석같은 산길로 많은 산꾼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쇠점골과 용수골은 모두 옛날 밀양 산내면쪽 사람들이 지금의 석남터널이 뚫리기 전 언양장을 보러 다니던 옛 길이다. 쇠점골이란 이름은 석남재를 오르내리던 말들의 말발굽쇠를 갈아주고 술도 팔던 주막 '쇠점'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온다.

# 교통편

- KTX 등 기차편 많아 버스보다 편리

부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 내려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 얼음골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밀양행 KTX는 오전 7시20분, 8시30분, 9시45분, 새마을호는 오전 10시30분, 무궁화호는 오전 7시30분, 8시3분, 9시5분, 9시35분에 있다. 요금은 각각 7000, 6700, 3400원. 밀양역 앞에서 정차하는 거의 모든 버스는 터미널을 경유한다. 20분 소요. 터미널에서 얼음골행 버스는 오전 8시30분, 9시5분, 9시35분, 10시10분, 11시30분에 있다. 3200원. 얼음골에서 밀양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 4시35분, 5시, 6시, 7시, 7시35분(막차)에 있다.

밀양역에서 부산행 KTX는 오후 5시23분, 6시26분, 8시53분, 새마을호는 오후 5시29분, 무궁화호는 오후 5시10분, 5시59분, 6시59분, 8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방향 24번 국도 우회전(표충사 얼음골 방향)~산내면~언양 얼음골 시례호박소~울산 언양 얼음골~검문소(얼음골)~구연마을 이정석~호박소 주차장 순.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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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금오동천 금오산

사람의 얼굴일까?. 부처의 얼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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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수로 변한 선녀의 눈물

우리나라 도립공원의 효시, '경북 8경' 중 하나, 경북의 '금강산'. 금오산 앞에는 언제나 이같은 수식어가 떠나질 않는다. 수려한 경관뿐 아니라 답사를 왔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역사 속의 볼거리가 곳곳에 보석처럼 쏙쏙 박혀 있기 때문이다.

경북 구미시 칠곡군 김천시 등 3개 시군에 걸쳐 있는 금오산은 이름부터 우선 의미심장하다. 신라에 불교를 전한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구미땅에 머물 때 태양에 산다는 황금까마귀, 금오(金烏)가 이 산의 노을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본 후 명명했다고 전해온다.

 


 

산세 또한 독특하다. 품안으로 들어서면 8부 능선쯤에 뜻밖에도 너른 분지가 형성돼 있으며 그 아래쪽은 칼날같은 절경의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이는 천혜의 요새로 이어져 우리 선조들은 고려 때부터 조선시대까지 왜적의 침입에 대비해 산릉을 따라 성을 구축, 군사적 요충지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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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중 용마가 사라져 천상으로 오르지 못한 선녀가 옥황상제께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해달라고 눈물로 기원하던 높이 15m의 일명 눈물폭포는 수려한 경관으로 많은 산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수년 전 북릉에 해당되는 구미 코스를 소개한 산행팀은 이번엔 칠곡 쪽에서 금오동천을 품은 남릉을 통해 올랐다. 금오동천길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북릉 코스에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금오산을 금정산에 비유하자면 널리 알려진 구미 코스는 동문 내지 범어사 코스라 할 수 있고, 칠곡 쪽 금오동천 코스는 아직도 인적이 드문 양산 쪽 코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산행은 칠곡군 북삼읍 숭오1리 금오식당~금오동천(1폭~4폭)~범바위~옛 집터~성문 입구(안내판)~습지~성안·정상 삼거리~성안(금오정)~금오산 정상(976m)~약사암~금오산 정상~헬기장~도수령·금오동천 갈림길~소림사·금오동천 갈림길~부처바위~석굴(법당)~소림사~석암사~금오사~굴암사~도로. 걷는 시간만 3시간40분. 하지만 도중 볼거리가 무궁무진해 산행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린다.

들머리는 '금오동천' 식당가의 맨 마지막집인 금오식당 옆으로 열려 있다. 입구엔 '폭포가는 길 1.2㎞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좁다란 오솔길로 7분쯤 갔을까. 벅시소(제4폭포)를 만난다. 사실 폭포라 하기에 좀 쑥스럽다. 소는 그대로 봐줄 만하다. 차라리 소 옆으로 솟은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절벽에 더 눈이 간다. '벅시소'라 적힌 이정표를 보고 내려서면 폭포 상류 쪽과 만나므로 산길 좌측 기암절벽이 보일 때 계곡 쪽으로 내려가야 폭포 밑으로 내려서게 된다. 유의하길.

용시소(제3폭포)는 벅시소에서 6분 뒤. 산길도 있지만 그냥 계곡을 따라가면 만난다. 앞서 본 폭포에 비해 높이는 더 높지만 소는 오히려 좁다. 폭포 좌측 암벽을 타고 한 굽이 더 올라서면 그제서야 제법 폭포다운 폭포가 숨어 있다. 제2폭포와 구유소이다. 골짜기에 박힌 해골을 닮은 바윗덩어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일품이다. 이번엔 폭포 우측으로 올라선다. 바위가 계단식으로 홈이 패어 있어 오르는 데 별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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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폭포 바로 아래 위치한 제2폭포와 구유소. 용마가 물을 마신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용시소에서 100m쯤 더 올랐을까. 선녀탕(제1폭포)이라고 적힌 제법 큰 안내판이 서 있고, 그 우측으로 제1폭포와 선녀탕이 숨어 있다. 안내판을 읽고서야 궁금증이 비로소 풀린다. 선녀탕은 용마를 타고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가 목욕을 했던 곳이며, 제1폭포는 목욕 중 용마가 사라져 천상으로 오르지 못한 선녀가 옥황상제께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해달라고 눈물로 기원하던 곳이라 일명 눈물폭포라 불린단다. 또 용마가 물을 마신 곳이 구유소, 몸을 씻은 곳이 용시소이다. 하지만 벅시소에 대한 언급은 없다. 15m 높이의 눈물폭포는 그 사연과 달리 위압적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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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시소와 4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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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폭포를 지나면서 금오동천 골짝은 산세가 완전히 달라진다. 4개의 소와 폭포가 눈요기를 듬뿍 시켜준 초반부와 달리 이후 산길은 다소 지루할 정도로 끊임없이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산길은 폭포 우측 침목계단으로 이어진다. 침목계단 끝 지점이 자연관찰로와 만나는 지점이다. 7분 뒤 자연관찰로가 끝나는 지점이라 이를 정리하는 종합안내도와 돌탑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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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범바위와 금오산으로 오르는 산길

계곡을 건넌다. '정상 2.6㎞, 성문 1.7㎞'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산길은 반듯해 길찾기엔 전혀 문제가 없다. 금오산성 및 등산안내도가 나란히 서 있는 성문 입구까지는 1시간쯤 걸린다. 애오라지 숲길이며 도중 끊어졌다 이어지는 물길은 정확히 네 번 건넌다. 범바위도 지나며 딱 한 번 숲을 벗어난다. 화전민들이 살았던 옛 집터로 지금은 잡풀이 우거져 있다. 운이 좋으면 산뽕나무 열매인 오디도 맛볼 수 있다.

 

오름길의 끝, 성문 입구서부턴 신기하리만치 경사가 사라진 평지이다. 안내판에서 50m쯤 가면 산상 습지. 낙엽송 한 그루가 쓰러져 있는 이곳엔 한눈에 봐도 개구리들이 한가롭게 물질을 하고 있다.

이내 삼거리. 우측 정상으로 바로 가는 대신 좌측 성안을 거쳐 정상에 오르기로 한다. 성안 가는 길은 호젓함을 넘어 으스스한 숲길이다. 나무다리 건너 만나는 성안은 축구장 면적의 절반쯤 되는 평지. 금오정(金烏井)이란 샘이 길섶에 있고 한 켠에는 대피소로 이용되는 정자 둘과 목장승 및 돌탑이 서 있다. 이곳 성안에서 분출하는 물은 금오산 주계곡인 대혜골 명금폭포를 거쳐 금오산저수지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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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 기암절벽 아래 위치한 약사암의 범종루. 현수교가 무척 인상적이다.)

 

산속에 이처럼 평지에 물이 많다 보니 조선시대 외적의 침입에 대비, 3500명의 군사가 주둔했고 이후에도 쭈욱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지 않았나 싶다. 성안에선 비로소 정상이 보인다. 성안 입구로 되돌아가 나무다리를 건너 왔던 길로 가지 않고 좌측으로 향한다. 30m쯤 가면 고색창연한 비석이 보인다. 조선 고종 때 만든 금오산성 중수송공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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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 뒤 갈림길. 오른쪽은 금오동천 방향 즉 하산길, 왼쪽 정상으로 향한다. 9분 뒤 집채 만한 바위 옆으로 경사진 암반을 오르면 시야가 트인다. 좌측 칠곡, 정면 김천, 우측 뒤가 구미이다. 발밑에는 신기하리만치 방금 지나온 성안 지역이 푹 꺼진 독특한 산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정상을 향해 숲으로 들어선다. 정상 직전 옛 미군 부대였음을 알리는 철조망 앞에서 잠시 이정표를 눈여겨보자. 우측 북삼(금곡) 방향이 향후 산행팀의 최종 하산로이다.

'금오산 현월봉(懸月峰)'이라 적힌 정상석은 크지만 초라하다. 바로 옆에는 엄청난 높이의 KBS송신탑이 흉물스럽게 서 있기 때문이다. 서쪽으로 삼도봉 민주지산 황학산 등 백두대간 산줄기가, 남서쪽으로 가야 수도산이, 동으로 팔공산이 시원하게 펼쳐져야 하지만 아쉽게도 날씨가 좋지 않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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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 아래 열린 길로 내려선다. 신라 고승 의상이 참선했다고 전해오는 약사암이다. 정상 암봉 바로 아래 위치해 있다. TBC 송신탑을 지나면 제법 너른 길과 만난다. 좌측은 대혜골을 거쳐 구미 쪽 관리사무소로 내려가는 길, 산행팀은 일주문인 '동국제일문'으로 간다. 하늘을 찌를 듯한 절벽 사이, 산꾼들이 흔히 말하는 통천문을 통과하면 만난다. 절벽 위 오롯이 터잡은 약사암에 서면 낙동강 품에 안긴 구미시와 발아래 금오산 도립공원 입구가 한눈에 펼쳐진다. 여기에 구름다리로 연결해놓은 범종각은 여느 암자에서도 만날 수 없는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다시 정상으로 올라 미군 부대 철책을 따라 이정표가 가리키는 '북삼(금곡)' 방향으로 향한다. 헬기장을 가로질러 급내리막길로 내려선다. 곳곳에 산성 흔적이 역력하다.

13분 뒤 갈림길. 이정표가 없어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다. 우측은 성안 방향, 산행팀은 좌측으로 오른다. 이는 성벽 따라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곧 이어 만나는 전망대에선 금오산 정상 암봉과 그 절벽 아래 약사암 및 범종각이 보인다. 한 폭의 그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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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분 뒤 갈림길. 좌측 도수령 방향 대신 금오동천 방향으로 직진한다. 7분 뒤 또 갈림길. 직진하면 원점회귀가 되지만 볼거리가 많은 좌측 굴암사 소림사 방향으로 내려선다. 6분 뒤 너른 전망바위를 지날 때면 저멀리 보현산과 팔공산이, 발아랜 칠곡군 북삼읍과 KTX 철길도 보인다.

 

이어지는 내리막길. 밧줄을 잡고 내려오면 독특한 형상의 바위가 눈에 띈다. (미륵)부처바위다. 인근에는 움막을 짓고 사시사철 치성을 드리는 팔순을 바라보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부처바위 아래 갈림길에선 우측 대신 좌측으로 내려가야 굴법당을 바로 만난다. 우측 탑 쪽으로 내려서도 하산에는 관계없지만 굴법당을 지나치기가 쉽단다.

부처바위를내려서는 하산길은 안전로프가 설치 되어 있고 마지막에 자연굴인 굴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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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에 의지하고 철계단을 내려서면 굴법당. 자연 석굴 안에 부처님을 모셔놓은 기도처다. 10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규모이다.

 

굴법당을 지나면 사실상 산행은 끝. 독립가옥과 소림사를 지나면 산을 벗어나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석암사 굴암사 금오사를 지나 도로와 만난다. 굴법당에서 18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산 정상 오래 전 철수한 미군 시설물 등 하루빨리 철거해야

혹자들은 흔히 금오산 하면 야은 길재 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채미정, 도선 국사가 득도했다는 도선굴, 산을 울릴 정도로 물소리가 우렁차다는 명금폭포(대혜폭포) 등을 떠올리지만 이는 구미 쪽에서 오를 경우 만나는 볼거리다. 금오산 탐방객의 십중팔구가 구미 쪽 등산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금오산의 총면적은 37㎢. 구미 21㎢, 김천 칠곡이 각각 8㎢여서 사실상 구미의 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산행팀은 칠곡 금오동천 코스로 올랐다. 해서 칠곡 금오산으로 표기했다. 이 코스는 호젓한 산행을 원하는 산꾼들이 늘면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추세이다. 참고로 금정산의 면적은 23㎢이다.

금오산 정상은 흉측스럽기까지하다. 운용중인 방송사 송신탑은 그렇다 치고 오래 전 철수한 미군부대 시설물과 심지어 무선호출(삐삐) 송신탑까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산정은 각종 송신탑에 정신이 없고 산밑으론 고속철이 오가는 북삼터널이 뚫려 정기마저 빠지는 기분이다. 터널이야 어쩔 수 없지만 산정의 각종 시설물은 지자체가 정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처바위 옆에는 움막을 짓고 치성을 드리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부처바위 아래 갈림길에서 산행팀은 좌측으로 내려왔지만 우로 40m쯤 내려서면 돌탑이 하나 있다. 무미건조한 기존의 돌탑과 달리 제법 탑의 양식을 갖춘 세밀한 탑이다. 또 한 가지. 금오식당 옆 들머리 이전에 대형 '금오산 등산로 안내도' 옆으로 새 등산로가 열려 있다. 이는 학생들을 위한 자연관찰로. 물론 두 길은 벅시소 앞에서 만나므로 어느 길을 택해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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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편

- 경부고속도로 왜관IC서 나와 왜관 김천 방향 4번 국도 타야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를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왜관IC~왜관 4번 우회전~김천 구미 성주 4번 좌회전~김천 성주~김천 구미~김천~영동 김천~대형 금오산 도립공원 안내도 무시하고~복성삼거리서 영동 김천 남구미IC 직진~금오동천 안내판~공영 주차장 순. 평일엔 들머리 옆 금오식당 소유 주차장에 주차하면 되지만 주말에는 거리가 좀 떨어진 공영주차장에 세워야 한다. 100% 원점회귀가 안 되므로 차를 회수하기 위해선 택시(054-973-2233, 8250)를 불러야 한다. 택시는 소림사 아래 너른 터까지 올라온다. 넉넉잡아 10분이면 온다. 금오동천까지 1만 원.

대중교통편을 이용할 경우 부산역에서 오전 7시55분 경부선 무궁화호를 타야 단 한 번뿐인 연계버스 시간이 맞다. 2시간 걸리고 9900원(주말 1만400원). 구미역에서 오전 10시10분 출발 62번 버스를 타고 금오동천 입구에 내리면 된다. 45분 걸리고 1850원. 날머리에선 택시를 불러 북삼읍(1만 원)으로 이동한 후 여기서 11, 111번 버스를 타고 구미역에서 내리면 된다. 각각 1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구미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무궁화호 오후 4시56분, 5시30분, 6시41분, 8시30분, 새마을호 오후 4시59분에 있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8.07.10 20:06 / 수정: 2008.07.10 오후 8:52:23

ⓒ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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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산과 용각산은 정상에 일제시대 때 한반도의 정기를 끊을 목적으로 산정상의 혈을 찾아 쇠막대기를 박아 영원한 식민지화를 꾀할여고 하였다 합니다. 지금도 선의산 정상에는 쇠막대를 꼽은 흔적을 표시하고 있어며 청도읍에서 용각산을 보면 일본의 후지산과 흡사하다고 합니다.
청도 선의산~용각산
황홀한 조망에 넋놓다
학일 통내 사룡 관룡 비슬 가지산 등 영천 대구 창녕 밀양의 산들 한눈에
사위질빵 익모초 무릇 등 야생화도
들머리선 감 복숭아 자두 등 과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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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산행지는 청도 선의산~용각산.

마루금이 남북으로 이어져 마치 하나의 산처럼 종주 가능한 이 두 산의 자랑은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장쾌한 조망과 봄 한 철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 군락지.

여전히 더위가 수그러들지 않는 요즘 선의산~용각산을 찾는다면 들머리에서부터 정신없이 눈이 휘둥그레진다. 워낙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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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도 선의산 정상 인근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망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정면의 봉우리는 706봉, 그 우측 뒤로 용각산, 그 뒤 왼쪽 끝에서 우측으로 비룡산 시루봉 대남바위산 철마산 화악산 남산 등 청도의 산들이 확인된다.
 
청도의 특산물인 감나무를 비롯해 복숭아 사과 자두 피자두 모과 밤 등이 알토란처럼 익어가고, 여기에 오가피 두충 제피 그리고 지금 꽃을 활짝 피우고 있는 두릅나무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산 속으로 들어가면 우리 전통 과일 중 하나인 으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발 밑으로는 이름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사위질빵 며느리밑씻개 짚신나물 박주가리 등 각종 야생화가 즐비하다. 영지 등 버섯류도 빼놓을 수 없다.

산행 초입에는 가시덩쿨을 헤치고 가야 하는 고행길이 제법 기다리지만 이 구간만 무난히 넘긴다면 근래에 보기드문 볼거리 많은 산행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산행은 청도군 매전면 두곡리 마을회관~중들마을~숲실마을~암자골~주능선~선의산(756m)~706봉~용각산(697m)~달성 서 씨묘~임도~두곡리 마을회관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 정도이며, 산으로 접어드는 초입 부분만 잘 찾으면 이후에는 별 문제가 없다.

두곡리 마을회관에서 마주보이는 산이 용각산이며, 선의산은 보이진 않지만 회관 뒤쪽 청도와 경산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결국 마을회관을 기준으로 선의산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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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위 왼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선의산 정상에 위치한 일제의 쇠말뚝 뽑은 표식(사진 내 오르쪽) 운지버섯 영지버섯 며느리밑씻개 사위질빵 익모초.
 
산행은 마을회관 우측으로 열린 포장로를 따라가며 시작된다. 주변에는 감과 복숭아가 널려 있고 그 사이사이로 오가피 두충 모과나무도 눈에 띈다. 논자락에는 벼 이삭이 탐스럽게 익어가는 전형적인 우리네 농촌 풍경이다.

 

조금 더 올라가면 사과 및 배나무까지 보이고 왼쪽 건너편 산비탈에는 아카시아나무 군락지와 활짝 핀 두릅나무 꽃도 시선을 붙잡는다.

첫 번째 만나는 중들마을을 지나 숲실마을 앞에서 갈림길. 개울물이 흐르는 왼쪽으로 간다. 5분 뒤 개울을 건너는 다리 앞에서 다시 갈림길. 이번엔 오른쪽으로 간다. 이때부터 타 산악회의 안내리본이 한 두 개씩 보인다. 개울 주변에는 온통 오가피나무다. 그간 안 보이던 자두 및 피자두 나무도 확인된다.

아직도 포장로의 연속. 길 우측에는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며 그 주변에는 앞서 봤던 감 복숭아 오가피 자두나무 등이 가을의 결실을 준비하고 있다.

정면 저 멀리 그림같은 별장이 보일 무렵 흙길로 이어진다. 5분 뒤 별장에 닿는다. 오래 전 암자터였던 이곳 암자골 옛 가옥은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화려한 별장 두 채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위쪽 별장 좌측으로 15m쯤 올라 우측 샛길로 향한다. 시원한 대숲을 지난다. 오래 전엔 대숲을 관통해 올라왔지만 별장 때문에 우회하는 셈이다.

10분쯤 뒤 이번엔 좌측으로 샛길이 열려 있다. 그간 인적이 드물어 잡풀이 무성하다. 5분 뒤 오래 전 경작지였는지 경사가 완만한 터에 선다. 이때부터 길은 애매모호하다. 정답은 물소리가 나는 계곡과 반대쪽인 왼쪽 지능선 쪽이었다. 노란 안내 리본을 촘촘하게 달아 놓았다. 참고하길. 이곳에서 산행팀은 사방팔방 길을 찾느라 30여 분을 허비했다. 찾고 보면 겨우 1분이면 통과하는 구간인데 말이다. 길을 찾다 보니 주변에 작은 바나나 모양의 으름이 자주 눈에 띈다.

이때부터 산행은 일사천리. 고진감래라고. 반듯한 산길이 이렇게 고마운 줄 새삼 느끼며 가볍게 발걸음을 옮긴다. 도중의 길섶에는 사위질빵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꽃 참나리 짚신나물 참취꽃 파리풀 주름잎 이질풀 무릇 익모초 박주가리 층층꽃 등 요즘 볼 수 있는 웬만한 야생화 및 야생초가 목격돼 자주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산길은 서서히 경사를 올리더니 주능선에 닿기 전 마지막 20분 정도는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경사가 급하다. 주능선부턴 비슬기맥길. 우측은 잉어재 삼성산 대왕산 학일산 통내산 방향, 산행팀은 왼쪽으로 향한다.

완경사길로 농짝만한 바위와 집채만한 바위를 잇따라 오르면 정상에 선다. 능선 갈림길에서 5분.

옛 정상석 쪽의 전망대 바위에 서면 좌측 10시 방향의 둥근 대왕산에서 우측으로 큰골산 학일산 통내산 효양산 비룡산 시루봉 대남바위산 원정산이, 학일산과 통내산 사이의 뒤로 문복산 쌍두봉 상운산 가지산 운문산 억산 천황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이, 대왕산 뒤로 구룡산 발백산 사룡산 단석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방향을 바꿔 북쪽인 경산 쪽으론 우측 삼성산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백자 성암 병풍 주암 비슬산이 확인된다. 1시 방향의 용각산은 손에 잡힐 듯하다.

하산은 게양대가 서 있는 급내리막길로 시작한다. 밧줄을 잡고 내려서면 이내 갈림길. 오른쪽은 도성사, 산행팀은 이정표를 따라 왼쪽 용각산(5㎞) 방향으로 간다. 길은 묵은 완경사 내리막길이다.

20여 분 뒤 갈림길. 왼쪽은 전망대에서 본 용각산 앞 706봉을 거쳐 가는 길, 산행팀은 우측 우회길로 향한다.

이때부터 제법 산길다운 호젓한 오솔길. 마냥 걷고 싶은 길이다. 길섶에는 초록의 완연한 부처손과 바위채송화, 그리고 영지 등 다양한 버섯류도 만나고 푹신푹신한 송림길도 지난다. 흠이라면 전 구간이 숲길이라 주변 조망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50분쯤 뒤 비로소 정면 숲 사이로 용각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 30분'이라 적힌 간이 이정표를 지난다. 17분 뒤 갈림길. 우측은 용암온천 상설투우장 방향, 산행팀은 직진한다. 이제 정상은 불과 200m.

제법 경사진 산비탈에 어른 키만큼 자란 진달래길을 오르면 마침내 정상. 커다란 자연석에 '용각산'이라 음각돼 있고 그 위에 돌탑을 세워놨다.

발아래 남쪽으로 청도읍을 병풍처럼 둘러싼 남산 화악산 철마산과 그 왼쪽으로 원정산 대남바위산 시루봉 비룡산 효양산 통내산 학일산 단석산이, 서쪽 비슬산 왼쪽으로 화왕산 관룡산이, 북쪽으로 선의산을 기준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팔공산 가산 유학산 주암산이, 동쪽으로 문복 고헌 상운 가지 운문 억산 천왕산 향로산 등이 한자리에서 확인 가능하다. 청도 경산 대구 양산 밀양 울산 창녕의 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하산은 왼쪽 곰티재 방향으로 내려선다. 정면으로 보이는 마을이 들머리인 두곡리다. 운산리 쪽 정상 아래 10m쯤엔 산신제를 올리는 제단이 보인다.

숲으로 진입하면 경사가 꽤 급하다. 30여 분 뒤 달성 서 씨묘를 지나면 곧 임도. 왼쪽 곰티재 방향으로 간다. 5분 뒤 임도 갈림길. 원점회귀를 위해 왼쪽 두곡리로 방향을 잡으면 30분 뒤 마을회관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선의산, 일제 쇠말뚝 뽑은 표식 눈길

청도 매전면과 경산 남천면의 경계에 위치한 선의산에는 경산시에서 세운 정상석이 서 있다.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는 형상이라 하여 명명된 선의산(仙義山)을 두고 청도 매전면에선 마음산, 경산 남천면에선 쌍계산이라고도 부른다.

정상석 바로 옆에는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있다. 일제가 산의 정기를 끊기 위해 박아 놓은 길이 150㎝, 지름 15㎝ 되는 쇠말뚝을 남천면 송백리 주민들이 뽑았다는 표식이 바로 그것이다.

선의산 동쪽의, 경산 남산면과 청도 금천면의 경계에 위치한 대왕산에도 정상석 바로 옆에 '항일 대왕산 죽창의거 전적비'가 있다. 이것으로 보아 청도와 경산의 경계 주변이 일제강점기 때 항일활동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준다.

청도읍과 매전면, 경산 남천면의 경계에 위치한 뿔 같이 생긴 용각산(龍角山)은 용이 땅을 뚫고 하늘로 승천하면서 생긴 것이라 하여 명명됐다.

특히 용각산은 자욱한 비안개가 내릴 때 운무에 덮이는 광경이 마치 선계와 같아 '용각모우(龍角暮雨)'라고 하여 청도팔경의 하나로 꼽힌다.


  
 
◆ 교통편

# 청도터미널서 운문사행 버스 타야

부산역에서 청도행 열차는 오전 7시5분, 7시45분, 9시3분, 11시55분에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4800원. 청도역 건너편에 위치한 청도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들머리인 두곡마을 입구 덕산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9시10분, 10시20분, 11시10분에 있으며 요금은 1300원. 덕산에서 두곡까지는 걸어서 15분쯤 걸린다.

덕산에서 청도행 버스는 오후 4시20분, 4시35분, 5시40분, 6시30분, 8시, 8시55분(막차)에 출발한다. 청도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오후 4시52분, 6시12분, 6시42분, 7시42분, 8시55분, 9시45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청도IC~밀양 청도 25번 우회전~경주 운문 20번 좌회전~두곡리 덕산리 좌회전(길건너편 위치한 조그만 이정표)~두곡교~두곡리 회전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7.08.23 19:58 / 수정: 2007.08.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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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구만산 계곡산행
시원한 원시 비경속으로 '물 좋은 산행'
左 통수골 右 가인계곡
구만폭포·기암절벽 장관
정상길 햇볕 노출 급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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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산행은 계곡 좌우로 열린 산길을 따라 시원하게 펼쳐지는 폭포와 소, 담을 바라보며 걷는 밋밋한 발걸음은 결코 아니다.

 

억겁의 세월 동안 물살에 씻기고 땡볕에 달궈진 암반 위의 계류를 온 몸으로 체험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몸부림이다.

때론 물길을 낭창낭창 걷기도 한다. 수십m 의 수직 절벽에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낙하하는 폭포수를 만나면 이내 온 몸을 내던진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넘실대는 파도와 한 판 승부를 펼치는 해수욕장의 풍경과는 차원이 다른 선계(仙界)에 다름 아니다.

이번주 산행팀은 계곡산행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밀양 구만산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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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구만폭포는 나이를 잊은 어른들의 물놀이 장으로 인기가 높다.


구만산을 꼭짓점으로 왼편에는 통수골, 오른편에는 가인계곡이 절묘하게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산행 시간의 70%쯤이 계곡인 그야말로 맞춤형 계곡 산행지이다.

 

경남 밀양 산내면과 경북 청도 매전면의 도계(道界)를 이루는 구만산은 영남알프스 산군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다. 운문산에서 출발, 억산~구만산~육화산~용암봉~중산~낙화산~보두산~비학산을 거쳐 밀양강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33.7㎞에 달하는 운문지맥의 한 봉우리이기도 하다.

계곡을 벗어나면 구만산은 그저 평범한 산이다. 해발도 785m로 영남알프스 산군 중 낮은 축에 속하고 전망도 수목에 가려 온전치 못하다.

계곡 말고는 어디 하나 자신있게 내세울 게 없다. 오죽했으면 임진왜란 당시 구만 명이 난을 피해 은신한 곳이라 하여 구만산(九萬山)으로 명명됐을까. 4㎞가 넘는 골짜기에는 구만폭포와 천태만상의 기암이 절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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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구만산은 통수골(구만계곡)과 가인계곡을 끼고 있는 계곡산행의 고전으로, 여름이면 많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사진은 계곡 옆 산길 대신 통수골 물길로 오르는 산꾼들.
 
하산길의 가인계곡은 통수골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계곡은 한마디로 중후하다. 유량도 풍부한데다 바윗돌의 규모가 엄청나 얼핏 지리산의 계곡을 연상시킨다.

 

무엇보다 가인계곡은 숲에 가려 계곡의 물소리만 들릴 뿐 산길에선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접근하기 위해선 작은 소로를 따라 내려가야 만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여름 한 철 붐비는 여타 계곡에 비해 아직 원시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행은 구만산장 입구~구만암~구만약물탕~철사다리~잇단 너덜~구만폭포~전망대~구만산 정상~양촌마을 갈림길~육화산·억산 갈림길~봉의(인곡)저수지·억산 갈림길~가인계곡~너덜~봉의저수지 지나~(인골산장)~가인리 인곡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안팎이지만 계곡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산꾼들의 마음에 달려 있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구만산장 입구의 주차장에 주차한 후 곧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송백리 농협판매장 앞에서 내려 들머리 구만산장 입구까지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산내초등 우측 담장~왼쪽으로 한 번, 오른쪽으로 한 번 턴~봉의교~양촌 이정석~우리이용원~구만사 입구 순이다. 도중 길가에는 며느리밑씻개 닭의장풀 참깨꽃 땅콩꽃과 풋열매가 열린 대추나무 감나무 사과나무가 객을 반갑게 맞는다.

구만산장 입구 주차장에서 구만암을 지나 계곡산행의 기점이 되는 구만약물탕까지는 대략 20분. 약물탕은 계류 우측에 위치한 4, 5m 높이에서 두 세 가닥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로, 예부터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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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류를 건너 바위틈새를 통과, 쇠줄을 잡고 올라 직벽에 세워진 쇠사다리를 오른 후 바위 가장자리를 따라 조심스레 걷는다. 이때부터 본격 계곡산행. 전국의 내로라하는 계곡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계곡 옆으로 난 숲길도 좋지만 계곡화나 샌들을 준비했다면 계곡수를 따라 오르는 재미 또한 일품이다. 너른 소가 있는 그늘진 명당 곳곳에는 아예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피서를 즐기는 팀들이 눈에 띈다.

산길은 주로 계곡 왼쪽으로 나 있지만 수 차례 계곡을 건넌다. 주지 사항 하나. 간혹 계곡을 건너야 되는 지점에서 정면 산길이 반듯하다고 그쪽으로 오르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웃한 육화산 가는 길이므로 유의하자. 적어도 구만폭포까지는 산길과 계곡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멀어지지 않는다.

구만폭포는 약물탕에서 50분이면 닿는다. 계곡으로 올라오면 더 걸린다. 하지만 이 시간은 의미가 없다. 중간중간에 지체하는 시간이 천차만별이니까.

족히 40, 50m쯤 돼 보이는 기암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구만폭포는 한마디로 장관이다. 그 아래 시퍼런 물빛의 너른 소에는 10여 명이 물장구를 치고 있다. 어른 키보다 훨씬 깊다고 한다. 대개 여기서 점심식사를 한다.계곡산행은 사실상 여기서 끝. 산길은 폭포 왼쪽으로 열려있다. 상당한 인내를 요하는 된비알의 연속이다. 폭포를 에돌아가는 길이다. 5분쯤 뒤 발아래로 폭포 아래쪽이 아스라이 멀어져 보인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뙤약볕에 노출된 급경사 오르막이다. 왼쪽 뒤론 청도의 육화산에서 흰덤산으로 가는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40여 분 뒤 전망대. 정상은 조망이 없으니 여기서 꼼꼼히 확인하자. 정면 오례산(성)과 그 왼쪽 뒤로 화악산 남산 비슬산, 육화산 왼쪽으로 용암봉 백암산 낙화산 보두산이 확인된다. 바로 앞 물길은 동창천이다.

전망대에서 정상은 12, 13분. 정상석 하나 달랑 있고 사방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그냥 스쳐간다. 길찾기에 유의할 세 지점이 있다. 5분 뒤 삼거리봉. 나무에 양촌마을이라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다. 왼쪽으로 간다. 7분 뒤 다시 갈림길. 뚜렷한 왼쪽길은 흰덤산 육화산 방향이라 오른쪽 억산 가지산 운문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다시 8분쯤 뒤 갈림길. 왼쪽 억산 방향이어서 오른쪽 인곡저수지(2.5㎞) 쪽으로 향한다. 본격 하산길이다.

  
 
세 번의 갈림길만 잘 찾으면 하산길은 만사형통. 25분 뒤 시야가 트인다. 왼쪽 기암절벽 우측 저 멀리 문바위와 그 오른쪽 북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여기서 5분 동안 꼬불꼬불 산길로 내려서면 마침내 가인계곡. 유량도 많고 규모 면에선 구만계곡보다 한 수 위다.

물을 건너 계곡 왼쪽으로 열린 산길로 내려선다. 중간에 계곡에서 쉬었다 가려면 소로를 따라 계곡으로 내려서면 된다. 계곡 시점에서 봉의저수지까지 20분 걸리고 여기서 다시 인골산장까지 9분 소요된다. 산장에서 버스정류장이 있는 도로까지는 20분 걸린다.


# 교통편

- 밀양서 시외버스타고 송백 하차

부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 내려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 석남사행 버스를 타고 송백에서 내리면 된다. 밀양행 KTX는 오전 7시20분, 8시30분, 9시45분, 새마을호는 오전 10시30분, 무궁화호는 오전 7시30분, 8시3분, 9시5분, 9시35분에 있다. 요금은 각각 7000, 6700, 3400원. 밀양역 앞에서 정차하는 거의 모든 버스는 터미널을 경유한다. 20분 소요. 터미널에서 석남사행 버스는 오전 9시35분, 10시40분, 11시10분에 있다. 1900원. 날머리 가인리에서 밀양행 직행버스는 오후 3시40분, 4시15분, 4시45분, 5시15분(완행), 5시45분, 6시15분, 6시35분, 7시15분, 7시35분(막차). 2200원.

밀양역에서 부산행 KTX는 오후 5시23분, 6시26분, 8시53분, 새마을호는 오후 5시29분, 무궁화호는 오후 5시10분, 5시59분, 6시59분, 8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방향 24번 국도 우회전(표충사 얼음골 방향)~산내면 방향~산내면사무소·용전리 우회전~동천(용전교 건너)~구만폭포 구만산장~팔풍~산내면사무소~산내초등 우측 담장~봉의교~구만산장 입구 주차장 순. 인골산장에서 구만산 입구인 가라마을까진 택시(055-352-7550, 011-488-6104)를 이용하자.


# 떠나기전에

  
  인골산장의 흑염소와 닭백숙.
 
- 인근 얼음골·호박소 피서 명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만일 승용차로 갔다면 천연기념물 제224호인 얼음골과 여기서 불과 1.2㎞ 지점에 위치한 호박소를 찾아보자. 밀양에선 알아주는 피서지다. 높이 10m, 둘레 30m인 호박소의 시퍼런 물빛은 뭣이라도 삼킬 듯한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봉의저수지 입구에는 인골산장(055-353-6531)이 있다. 산꾼들에겐 아주 유명한 집이다. 후덕한 주인 부부의 마음씨와 별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닭 오리 백숙과 흑염소 등이 주메뉴. 방목하는 흑염소는 주문을 받으면 직접 잡아와 요리하며 토종닭과 오리도 직접 키워 약이나 다름없다. 밑반찬 모두 유기농 야채이거나 산에서 직접 캐온 것이다. 들머리쪽 구만산장(055-353-7252)도 산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이곳은 민박도 한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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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태극종주(4) 문복산-고헌산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치닫다 영남지역에서 치켜세운 1천고지의 9개 봉우리가 있다. 산무리들은 아래서 바라보니 세가 웅장하더니 위에서 내려보니 탁트인 풍광이 천하 일품이다. 언제부터 이곳이 ‘영남알프스’라 불렸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이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는 것이다.
 영남알프스 9개 준봉을 잇는 태극종주 마지막 구간이다.
 영축산에서 시작했던 종주는 이제 단 두개의 고봉만 남겨놓았다. 이번 구간에서는 영남알프스의 최북단, 문복산~고헌산 코스로 간다.
 문복산은 신라의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세속오계를 전수했던 가슬갑사를 품었던 명산이다. 이 산은 육산의 모습을 보이지만 하산길에는 곳곳에 자리한 멋진 바위봉이 산꾼의 눈을 사로잡는다.
 고헌산은 언양의 진산이다. 언양고을 사람들은 가뭄이 들면 산정에 올라 기우제를 지냈다. 고헌산은 두리뭉실한 산세를 가지면서도 산자락에는 깊은 골을 껴안고 있다.
 

 


 


 이번 산행코스는 ‘청도군 운문면 삼계리 칠성슈퍼~811곒봉~하늘문~너럭바위~문복산(1014곒)~ 바위전망대~894곒봉~산내 불고기단지~외항재~1020곒봉~고헌산(1033곒)~구암사~울산시 상북면 신기마을’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7~8시간.
 동곡에서 언양행 버스를 타고 가다 삼계리에서 내린다. 이곳은 태극종주 3차구간의 종착지로 4차구간에서는 기점이다. 칠성슈퍼 앞에서 하차한 뒤 삼계2교를 건넌다. 삼계2교와 민가 사이, 오른쪽으로 골목길이 있다. 담벼락을 따라 골목길로 들어간다. 두번의 삼거리에서 모두 왼쪽으로 틀면 나대지를 건너 ‘문복산 등산로 안내도’가 서있다. 이곳이 들머리다.
 산길은 솔숲 사이로 고즈넉이 열린다. 깨끗한 흙길을 따라 5분쯤 오르면 왼쪽으로 오르막길이 보인다. 너른 길을 따라 직진하면 가슬갑사지를 거쳐 문복산으로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길은 등산객이 많은데다 밋밋한 맛이 든다.
 왼쪽 비탈로 올라서면 등줄기에 땀이 촉촉이 맺힐 만큼의 경사가 기다리고 있다. 40분 가량 꾸준히 올라야 산등성이에 닿는다. 능선길은 진달래가 폭죽을 터트리는 멋진 산길이다. 푹신하고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헬기장을 지나면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다. 잡풀이 나있는 두번째 헬기장을 지나 25분쯤 가면 기묘한 바위를 만난다. 이 바위 밑으로 한사람이 기어 지나갈 수 있을 듯한 터널이 있다. 터널의 끝은 낭떠러지여서 반대쪽 입구로부터 들어오는 빛이 강렬하다. 이곳을 지난다면 선계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취재팀은 이 바위를 ‘하늘문’이라 부르기로 했다.
 하늘문을 지나면 울창한 산림이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삼림욕장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그 끝머리에 반석이 자리하고 있다. 300여명은 족히 머무를 수 있을 듯한 너른 바위의 정면에 1천고지의 웅자를 드러낸 문복산이 우뚝 솟아 있다.
 

 다시 오르막이다. 산길이 점차 흐려지면서 옛사람들이 다녔음직한 흔적만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진달래 산수유 군락을 넘어 완경사 구간을 지나간다. 산정까지는 뚜렷한 길이 보이지 않기에 취재팀은 촘촘히 리본을 묶어놓았다. 능선을 따라 10여분 오르면 잡목이 우거지며 시야를 가린다. 개척산행 구간이다. 메마른 가지를 헤치고 20여분이 지나서야 깨끗한 산길을 만난다. 이 길은 삼계리에서 가슬갑사지를 거쳐 올라오는 길이다. 정상까지 10분이면 충분하다.
 문복산 정수리는 시원한 조망을 갖고 있다. 남쪽으로 가지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의 준봉들이 첩첩이 이어진다. 동쪽으로는 마지막 목적지, 고헌산이 아담하게 자리해 있다.
 정상은 세 방향으로 갈라진다. 남동쪽이 고헌산으로 이어가는 능선길이다. 북동쪽은 살미등으로 내려선다. 헬기장을 지나면 돌무덤이 있는 삼거리다. 이곳에서는 고헌산을 보며 왼쪽으로 꺾어 내려선다. 50여곒 직진하면 멋들어진 바위 전망대와 만날 수 있다.
 하산 능선길에서는 왼쪽에 우뚝 선 하얀 바위봉우리가 단연 시야를 사로잡는다. ‘드린바위’다. 이 바위는 높이 130곒, 너비가 100곒에 이르러 영남지역에서는 수직벽을 가진 최대 암봉으로 손꼽힌다.
 오르내림이 있는 능선마루를 타고 철쭉밭을 지나간다. 정상에서 20여분 더 걸으면 삼거리를 만나는데 이곳에서는 오른쪽으로 튼다. 왼쪽으로 떨어지는 하산길을 무시하고 20분 가량 걸으면 문복산, 고헌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태극종주 4구간을 천천히 음미하기에 좋은 자리다.
 전망대에서 세갈래로 찢어진다. 중요구간이다. 반드시 왼쪽 하산길로 내려서야 한다. 10분 뒤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따른다. 울창한 송림 속으로 들어가다 40분뒤 895곒 삼각점이 있는 낙동정맥 봉우리에 올라선다. 세갈래 길인 이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하산길을 밟는다. 오른쪽으로 가면 운문령으로 빠져나간다.
 너른 능선길이 철쭉과 진달래를 헤치며 뻗어있다. 30여분 뒤 축사가 있는 산내면 불고기단지로 떨어진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 도로에 이르면 많은 상점과 식당을 만날 수 있다. 오른쪽 정상휴게소를 지나면 ‘간산사’ ‘속불암’ 표지석 사이로 좁은 도로가 열린다. ‘산내숲속숯불 생고기’ 간판이 서 있는 이 길을 따라 고갯마루까지 이어간다.
 15분 뒤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이 외항재다. 도로 오른쪽으로 오솔길이 열린다. ‘고헌산 정상 3㎞’라는 표지판도 눈에 띈다.
 고헌산 정상길은 잘 가꾸어진 숲속 산책로를 연상케 한다. 이 일대는 천연림 육성지역이다. 정상까지 경사가 완만한 너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주작대로’ 같은 길을 따라 30여분 더 오르면 멧부리다. 돌무덤이 살짝 솟아있는 이곳은 고헌산의 제2봉인 1020곒봉이다. 왼쪽 너머에 솟아있는 봉우리가 고헌산 주봉이다. 제2봉과 주봉 사이의 간격은 약 100곒. 억새가 간헐적으로 손을 흔드는 1천곒능선을 따라 주봉으로 향한다.
 마침내 태극종주 마지막 목적지인 고헌산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8개 준봉들이 한폭의 산수화를 떠올리게 한다. 해질녘에 산정에 오르면 상운산으로 떨어지는 저녁노을을 만날 수 있다. 영남알프스 일대를 붉게 물들이는 고헌산의 낙조는 사람의 넋을 놓게할 정도로 황홀하다. 멧부리의 삼거리에서 남쪽 고헌사 방면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샘터를 지나 1시간 가량 떨어질 듯 내려닿는 곳이 신기마을이다.
<교통편>
 이번 산행은 가는 차편은 까다로운 대신, 돌아오는 차편은 넉넉하다.
 부산역에서 오전 6시15분 기차를 타고 청도로 간다. 평일 4천7백원. 청도역에서 200곒 떨어진 곳에 공용버스정류장이 있다. 이곳에서 동곡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35분, 7시45분, 9시10분, 10시20분 등에 출발한다. 버스요금은 2천1백원.
 동곡에서는 삼계리·언양행 버스를 탄다. 오전 8시40분, 11시 등에 있다. 요금은 1천7백원.
 산을 내려오면 울산시 신기마을이다. 마을입구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317번 515번 370번 등 언양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즐비하다. 언양에서 부산직행은 오후 8시30분이 막차. 완행은 밤10시까지 있다. 직행 2천6백원, 완행 1천원.
/ 글·사진= 박병률기자
 / 산행정보 문의=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 500- 5150)
이창우 산행대장(011- 563- 0254·www.yahoe.co.kr)

brpark@kookje.co.kr  입력: 2001.04.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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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태극종주(3) 운문산-가지산

 
‘운문산 가지산을 밟지 않고서 절대 영남알프스를 논하지 말라!’
 영남알프스 9개 봉우리를 4회에 걸쳐 넘는 태극종주. 그 세번째 구간에서는 영남알프스의 진주, 운문산과 가지산에 도전한다.
 운문산은 짙은 소나무 사이로 힘찬 바위봉과 너른 억새밭이 자리잡고 있다. 가지산은 영남알프스의 맏형으로 8개 봉우리를 모두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을 가지고 있다. 어깨를 맞대듯 나란히 서 있는 두 산은 영남알프스의 백미로 손꼽힌다.
 운문산과 가지산을 한번에 잇는 종주코스는 해발 1천곒의 능선을 타고 심산유곡을 헤쳐나가는 ‘꿈의 구간’이다. 고봉을 오르내리는 만큼 긴 산행시간을 각오해야 한다. 예상 산행시간은 9 ~10시간.
 산행은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하양~ 운문산(雲門山·1,188m)~ 아랫재~ 바위전망대~가지산(加智山·1,240m)~ 쌀바위~상운산(1,114m)~헬기장(1,040m)~ 쌍두봉~천문사~청도군 운문면 삼계리’로 이어진다.
 이번 구간은 산길이 긴데다 오르내림이 심해 체력 소모가 크다. 따라서 긴 산행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두개의 구간으로 나누는 것이 좋다. 남명리~ 운문산~가지산, 가지산~상운산~삼계리로 끊을 수 있다. 산행이 후반부로 접어들면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다. 물은 출발전 넉넉히 준비할 것을 권한다.


 


 들머리는 태극종주 2구간에서 하산했던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다. 남명초등학교 앞에서 내리면 밀양방면으로 S-Oil 주유소가 보인다. 주유소 앞에서 ‘하양지’ 표지석을 따라 고샅길로 들어선 뒤 하양교, 오수처리장을 지난다. 새마을회관 네거리에서 직진해 돌담길을 끼고 나가면 당산나무를 지나 작은 암자를 만난다. 왼쪽으로 꺾어 임도를 따라가면 빨간 벽돌집 뒤로 산길이 열린다.
 이곳 초입에는 중요한 갈림길이 숨어 있다. 산길을 10분정도 오르다 만나는 첫번째 삼거리에서 반드시 오른쪽으로 꺾어야 한다. 10여곒 앞 삼거리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틀어야 한다. 왼쪽길도 폭포를 건너 운문산으로 오를 수 있지만, 취재팀은 때묻지 않은 진달래길로 가기 위해 오른쪽길을 택했다.
 늦추위가 아직도 심술을 부리곤하지만 산밑은 벌써 춘색이 완연하다. 푸른 솔잎의 싱그러운 내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가지런히 자리잡은 5기의 묘를 지나면 경사가 서서히 가팔라진다. 묘지 200여곒 위 암봉에서 왼쪽으로 슬쩍 방향을 틀면 진달래가 군락을 이룬 오솔길이다. 길은 서서히 흐려진다. 잡목이 배낭을 붙잡는 비탈길을 지나면 떡갈나무 낙엽이 포근하게 깔린 호젓한 산길이다. 20여분 올라가면 첫번째 바위전망대를 만난다. 머리 위로 운문산, 발 아래로는 밀양시 산내면이 보인다. 이 전망대를 신호로 정상까지 계속 오르면 또다시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10여분 뒤 너른 안부에 다다른다. 안부에 올라서면 눈앞에 병풍처럼 드리워진 바위절벽이 압도해 온다. 경사가 완만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너덜이 시작되는 전형적인 개척산행 구간이다. 거칠고 까다로운 산비탈을 20여분 쉼없이 오르면 비로소 주능선길이 나온다. 한가닥으로 이어진 능선길 오른쪽으로 운문산 정상이 오롯이 돋아있다.
 너른 반석 사이사이로 억새가 지천으로 깔린 운문산 멧부리에는 거대한 정상석이 우뚝 서있다. 정상에서 동쪽은 가지산길, 서쪽은 억산길, 북쪽은 운문사길이다. ‘남명리 5.5㎞’ 이정표를 따라 동쪽으로 내려선다. 동쪽 사면도 기기묘묘한 바위암봉이 똬리를 틀고 있다. 산허리를 내려올수록 산길은 부드러운 황톳길로 바뀐다.
 40분 미끄러질 듯 내려오면 아랫재다. 십자로로 이어진 아랫재에서는 ‘가지산 3.4㎞’ 이정표를 따라 직진한다. 간이대피소를 지나면 가지산으로 가는 오르막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내려온만큼 다시 올라가야 하는 산길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발걸음도 서서히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40분 뒤 안부를 거쳐 오른쪽으로 향하면 동굴이 나온다. 산그림자가 짙게 깔린 곳이라 동굴 입구에는 굵은 고드름과 두터운 잔설이 아직 남아 있다.
 20여분 더 오르면 능선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떨어지면 호박소 백운산으로 간다. 직진해 삼거리봉을 왼쪽으로 지나면 운문산~가지산 코스중 최고의 바위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천길 낭떠러지를 이룬 너른 바위전망대에 서면 동쪽으로는 가지산이, 남쪽으로는 용수골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슴속까지 후련해지는 조망을 뒤로 하고 동쪽으로 길을 잇는다. 산길은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우툴두툴 암릉길과 솔가리로 다져진 흙길을 40여분 지나면 영남알프스 최고봉이 웅자를 드러낸다.
 가지산 정상은 거대한 바위덩어리를 올려놓은 듯한 모습이다. 나무가 한 그루도 자라지 않은 덕에 영남알프스 주봉들을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조망이 생겨났다. 남쪽으로 사자봉 수미봉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서쪽으로 운문산, 북쪽으로 문복산 고헌산 등 8개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은 북동쪽으로 이어간다. 쌀바위와 상운산으로 흘러가는 북동쪽 산줄기는 힘차고 당당하다 못해 도도하다.
 잔설의 기운이 남아 있는 하산길은 빙판이 많아 제법 미끄럽다. 안전을 위해 로프가 산행로 주변에 설치돼 있다. 헬기장을 지나면 거친 바위봉이 우뚝 서 있다. 쌀바위다. 쌀바위에는 인간의 탐욕을 경계하는 전설이 서려 있다. 옛날 쌀바위에는 구멍이 하나 있었는데 이 구멍에서는 쌀이 나왔다. 한 승려가 더 많은 쌀을 갖고 싶은 욕심에서 구멍을 크게 팠더니 그 뒤로는 쌀이 나오지 않고 물만 나오더라는 것이다.
 쌀바위를 넘어 내려오면 로프를 따라 안부에 닿는다. 이곳에는 간이매점과 벤치가 있다. ‘운문령 3.5㎞’ 이정표를 따라 너른 임도가 시작된다. 10여분 따라가면 갈림길이 있는 헬기장이다. 왼쪽 숲길을 타면 상운산으로 가는 능선길이다.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길을 잡으면 운문령으로 빠질 수 있다.
 20여분 완만한 경사길을 오르면 산죽밭을 지나 상운산 멧부리(1,114m)에 닿는다. 상운산 표지목만 홀로 서있는 정상이 소박한 맛을 준다. 정상을 50여m 뒤돌아 나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비슷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헬기장 2곳을 지나 40여분이면 3번째 헬기장에 오른다. 이곳도 해발 1,000m를 훌쩍 뛰어넘는 1,040고지.
 갈림길에서 오른쪽 쌍두봉 가는 길로 떨어진다. 왼쪽으로 빠진다면 배넘이재~지룡산으로 갈 수 있다. 쌍두봉길은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이다. 굴곡이 심하고 곳곳에 암반이 버티고 있어 가벼운 하산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두개의 봉우리가 봉긋 솟은 쌍두봉을 비켜 내려서기 때문에 조망은 힘차고 시원스럽다.
 헬기장에서 20여분 내려오면 쌍두봉 주봉. 왼쪽으로 비켜서면 너덜구간이 두번째 봉까지 닿아있다. 바위길은 무덤이 있는 봉우리까지 이어진다. 봉우리를 지나면 너른 하산길이 시작된다. 갈지(之)자로 내려가면 20분 뒤 천문사 옆으로 떨어진다.
/ 글·사진 = 박병률기자
 / 산행정보 문의=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 500 -5150) 이창우 산행대장(011- 563- 0254 · www.yahoe.co.kr)

 

▶ 교통편

 산행구간이 길기 때문에 아침 일찍 나서도록 한다.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부산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를 탄다. 다음 차편을 고려하면 늦어도 오전 7시께 버스를 타야 한다. 요금은 2천6백원. 소요시간 1시간.
 언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석남사행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약 20분 간격으로 있다. 요금 630원. 석남사 버스주차장에서 오전 8시50분 출발하는 밀양행 버스가 있다. 요금 1천5백원. 소요시간 20분. 다음 버스는 오전 9시55분, 10시40분 등에 있다.
 밀양역에서 남명리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부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밀양역으로 이동한다. 역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밀양 시외버스터미널로 간 뒤 남명리·석남사행 버스로 갈아탄다.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요금 2천3백원.
 산을 내려오면 청도군 운문면 삼계리에서 오후 5시20분 언양행 막차를 탈 수 있다.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오후 7시10분께까지 있는 동곡·대구행 버스를 탄다. 동곡에서는 오후 7시40분에 청도행 버스가 있다. 청도역에서 부산행 기차를 탄다.
 하산시간이 더 늦어지면 칠성가든(대표 최원석)에 도움을 청하면 된다. 등산객을 위해 모든 편의를 제공해 준다. 이곳에서 마시는 고로쇠 커피, 동동주는 별미. 054-371-5287
brpark@kookje.co.kr  입력: 2001.04.0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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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태극종주(2) 재약산 수미봉~사자봉

영남의 지붕, 영남알프스에도 서서히 봄이 찾아든다. 정상에는 아직도 눈더미가 희끗희끗하지만 산아랫녘 실개천에는 버들개지가 복실한 움을 하나둘씩 틔운다. 봄볕을 받은 잔설이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면서 계곡 사이로 시원스런 물소리가 들려온다.
 
(사진1-재약산 수미봉과 사자봉 정상은 오밀조밀한 암릉구간이 나타나 산행의 맛을 더한다. 근교산 대원이 사자봉 멧부리를 지나가고 있다.)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두번째 구간이다. 이번 구간에서는 국내 최대의 억새벌판인 사자평을 지나 재약산의 수미봉과 사자봉을 넘는다. 수미봉과 사자봉이라는 지명은 아직 등산지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지도는 수미봉을 재약산으로, 사자봉을 천황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천황산은 일제때 붙여진 지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최근 산악인들은 두 봉우리를 재약산의 형제봉으로 부르고 있다.
 수미봉과 사자봉은 예로부터 `삼남의 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재약산 기슭은 광활한 억새평원 사이로 얼음골 표충사 층층폭포 금강폭포 등 수많은 명소를 간직하고 있다. 재약산의 준봉들은 산허리까지는 전형적인 육산이지만 주봉에 다가가면 암릉구간으로 돌변한다.


 

 


 이번 산행의 들머리는 양산시 상북면 이천리 죽전마을. 지난 산행의 하산지였던 대리마을에서 원동방향으로 걸어서 약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산행 구간은 `양산시 상북면 이천리 죽전마을~공동화장실~능선 삼거리~사자평~수미봉(1115.5곒)~사자재~사자봉(1189곒)~능선 삼거리~큰상투봉~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내촌마을'이다. 소요시간은 6시간~6시간30분. 태극종주 4개구간 중 가장 짧고 길도 좋아 당일 산행코스로도 그만이다.
 언양에서 배내골행 버스를 타고가다 죽전마을에서 내린다. 가든과 산장이 즐비한 이곳에는 관광객을 위한 공동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에서 원동 방향으로 몸을 틀면 사자평으로 오르는 산길이 열린다.
 조붓한 오솔길이 산허리를 타며 갈지자로 올라간다. 쉬엄쉬엄 발걸음을 옮기면 30분쯤 뒤 탁 트인 너럭바위에 닿는다. 너럭바위에서 4시 방향으로 태극종주 첫구간에서 초입으로 잡았던 태봉마을이 어렴풋이 보인다. 마을에서 솟아오른 능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 정상이 차례로 머리를 내민다.
 30분 정도 더 오르면 사자평 고개다. 9시 방향으로 우뚝 솟아있는 산이 재약산 수미봉이다. 수미봉 아래 펼쳐진 너른 벌판이 사자평. 이곳은 가을이면 평원에 일렁이는 억새들이 파도같이 일대 장관을 이룬다. 그래서 광평추파(廣平秋波)라 했던가.
 고개에서는 두 갈래로 길이 나있다. 태극종주 2구간에서는 직진해 사자평으로 내려서야 한다. 고개에서 왼쪽으로 국제신문 리본이 붙여져 있다. 이곳은 지난 230회(본지 1월4일자)에 소개된 길로 코끼리봉을 거쳐 약무덤으로 가는 길이다.
 수백만평 너른 벌판 위에 길이 서너 갈래로 흩어진다. 당황하지 말고 억새밭을 가로지른다는 생각으로 큰길을 따라 걷는다. 평원 가운데 즈음에서 철조망을 만날 수 있다. 철조망을 왼쪽에 끼고 걸으면 곧 두어개의 작은 개울이 나타난다. 개울을 건너 계속 직진하면 자갈이 밭을 이룬 작전도로 삼거리다. 조금 더 직진해 전봇대와 너른 암반이 보이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올라선다. 이정표가 서있는 사이로 소나무 묘목들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다.
 이곳은 하늘 아래 가장 높은 학교였던 고사리분교가 있던 자리다. 고사리분교는 지난 98년 폐교됐다. 지금은 그 흔적조차 없어져 학교를 기억하며 찾아오는 산꾼들을 아쉽게 한다.
 이정표는 재약산(1.0㎞) 진불암(1.0㎞) 층층폭포(0.7㎞)를 가리킨다. 재약산 길을 따라 15분정도 오르면 임도다. 임도를 곧바로 건너면 수풀 사이로 오르막 산길이 열린다. 수미봉 정상까지는 0.7㎞. 40여분 꼬박 올라야 하는 비탈길이다.
 수미봉 정상은 미끈하게 생긴 거대 암봉으로 둘러싸여 있다. 정상에서 보는 조망도 뛰어나다. 북쪽에서 동쪽으로 사자봉 운문산 가지산 문복산 고헌산 정상이 병풍을 두르듯 이어진다.
 하산길도 암반이 삐죽삐죽 튀어나온 암릉구간이다. 반석을 발걸이 삼아 로프를 잡고 내려와야 하는 길도 있다. 북쪽 비탈이어서 곳곳에 미끄러운 얼음이 숨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20여분 내려오면 돌부리는 사라지고 평원이 시작된다. 사자재다. 고갯길은 십자로로 갈라진다. 왼쪽은 표충사로, 오른쪽은 전술도로로 빠진다.
 

 사자재에서 직진해 다시 비탈을 탄다. 오르막 끝머리, 봉긋 솟은 바위봉우리가 사자봉이다. 사자봉 멧부리에 가까워질수록 암반층이 두터워진다. 정상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 정상은 우둘투둘한 바위봉우리로 멀리서 보면 마치 사자처럼 보인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사자봉이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서쪽으로 떨어지면 한계암을 거쳐 표충사로 간다. 암봉을 돌아 200여곒 내려오면 `T'자형 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왼쪽으로 꺾어 능선을 타도록 한다. 오른쪽으로 길을 잡으면 얼음골로 곧장 빠져나간다.
 길이 점점 뚜렷해진다. 가리마처럼 타진 한가닥 길은 억새와 산죽, 소나무군락을 헤치며 뻗어있다. 10여분 뒤 철쭉이 지천으로 깔린 바위암릉 구간을 만난다. 큰상투봉이다. 만물상을 새겨 놓은 단애의 아름다움이 영남알프스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20여분 더 길을 내려오면 황토가 토실토실 다져진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틀어 하산 능선을 탄다. 모롱이가 뚜렷하고 길이 잘 다져져 발걸음이 가볍다. 30여분 내려오면 길이 희미해지는 산죽밭이다. 산죽밭을 가로질러 200여곒 내려오면 사람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오솔길이 나타난다. 30여분 더 내려닿으면 경주이씨의 가족묘를 지나 임도에 닿는다.
 임도에서 왼쪽 오르막은 도래재를 넘어 표충사로 가는 길이다. 산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오른쪽 내리막을 따라 내촌마을로 내려간다. 포장도로를 따라 30여분 더 가면 버스를 탈 수 있는 국도에 닿을 수 있다./글긿사진=박병률기자brpark@kookje.co.kr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011-563-0254 긿 www.yahoe.co.kr)

==========교 통 편========


 명륜동 동부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를 탄다.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요금은 2천6백원. 소요시간 1시간.
 언양에서 배내골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에는 한대밖에 없다. 오전 8시 45분. 석남사, 배내고개를 지나 죽전마을까지 요금은 630원. 소요시간 1시간. 만약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2만~2만5천원 정도 든다.
 산을 내려오면 밀양 산내면 남명리 내촌마을이다. 남명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석남사행·밀양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석남사행 버스는 오후 6시께가 막차. 요금 1천5백원. 석남사에서는 언양으로 가는 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있다. 요금은 630원. 언양에서 부산까지 직행은 오후 8시30분, 완행은 밤 9시40분이 막차다.
 밀양행 버스는 오후 7시께가 막차. 요금 2천3백원. 밀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밀양역으로 이동한다. 밀양역으로 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다. 요금은 800원. 택시로는 3천원 정도백원. 소요시간은 47분이다..
  입력: 2001.03.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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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 굴암산(662m)
흩날리는 운무 신선이 안 부럽소
김해 장유면 신안마을 원점회귀…걷는 시간만3시간35분
최근 장유 신도시 조성되면서 진해 성흥사 코스보다 인기
거제도 가덕도 진해만 몰운대 다대포 등 그림처럼 펼쳐져
화산(팔판산) 정상 군 부대 주둔, 주능선 막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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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와 진해를 가로지르는 굴암산(窟庵山)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가깝지만 먼 산이었다. 거리상으론 지척인 전형적인 근교산이지만 비교적 덜 알려진 데다 오지에 숨어 있어 심리적으론 머나먼 산이었다는 의미일 게다.

산 아래 바위굴에 암자가 있었다고 해서 명명됐다고 전해오는 이 굴암산에 최근 부산 산꾼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굴암산의 들머리는 열에 아홉은 진해시 대장동에 위치한 신라 천년고찰 성흥사였다. 하지만 2003년쯤부터 김해 장유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오지 속의 오지였던 이곳이 번화가(?) 아닌 번화가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들머리인 장유 신도시 인근의 장유면 신안마을 쪽의 교통 사정이 나아져 진해 성흥사 쪽보다 산꾼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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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립주택 크기의 바위를 힘겹게 올라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운치있는 소나무 두 그루가 바삐 움직이는 운무와 조화를 이뤄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이창우 산행대장도 굴암산과 관련 ,이렇게 회상했다.

"1990년 초반까진 굴암산에 가기 위해선 김해 장유 쪽은 생각도 못했고 오로지 진해 성흥사로 향했죠. 진해행 시외버스를 타고 웅동(마을)에 내려 40~50분 걸어야 했죠. 정말 가깝지만 먼 산이었죠."

해발 662m로 고만고만한 산이지만 절대 얕봐선 안 된다. 주능선으로 오르는 된비알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울창한 숲은 산행 내내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고 들머리의 계곡은 지리산의 그것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수려하다. 조망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거제도 진해만 가덕도 몰운대 다대포 등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산행은 김해 장유면 관동리 신안마을~갈림길~잇단 전망대~533봉~잇단 전망대~안부 사거리~정자 앞 삼거리(613봉)~굴암산~잇단 전망대~신안마을·헬기장 갈림길~헬기장(화산(팔판산)·679m)~분성 배씨묘~신안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35분. 마을 입구부터 들머리, 이어 하산 때까지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는 데다 산길도 반듯하게 정비돼 있어 전혀 문제가 없을 듯하다.

신안마을로 접어들면 우선 커다란 마을 이정석을 만난다. 마을 유래가 상세하게 적힌 이정석 건너편에는 마을 주차장이 있다.

산행은 마을을 관통하는 포장로를 따라가며 시작된다. 경로당을 지나면 갈림길.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정면에 '등산로 가는 길, 입구까지 400m'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기 때문이다. 계곡물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넌다. 여기서 이번 산행의 큰 그림을 잠시 그려보자. 좌측 굴암산 쪽에서 우측으로 능선을 타고 팔판산(화산) 쪽으로 와서 다시 이곳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임을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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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마을 입구에 위치한 커다란 마을 이정석.

마을은 전체적으로 깔끔하며 자투리땅에는 우리네 시골 모양 상추와 고추가 심겨져 있다. 도중 샛길이 있어도 무시하고 큰길로만 간다.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도 역시 이정표가 안내한다. 로뎀전원교회와 기독교 장유수양관 입구를 잇따라 지나면서 안 보이던 산행 안내 리본도 눈에 띈다. 한 굽이 돌아 '반곡정' 주차장을 지나 '돌담집' 문안으로 들어서면 좌측으로 '굴암산 662m'라고 적힌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고 그 뒤론 운치있는 계곡이 눈에 펼쳐진다. 들머리에서 15분.

이 계곡을 건너면서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입구에 '굴암산 2.3㎞'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산길을 따라가면 곧 체육시설 앞 갈림길. 반듯한 우측으로 간다. 앞서 본 계곡과 나란히 걷는 셈이다.

9분 뒤 갈림길. 두 곳 모두 정상 가는 길로 표기돼 있지만 산행팀은 좌측으로 오른다. 울창한 숲이지만 관리가 잘 돼 있어 보기에도 시원하고 정감이 간다. 5분 뒤부터 차츰 경사가 심해져 30여 분간 애오라지 된비알로만 오른다. 잠시 경사가 누그러지더니 곧이어 된비알이 이어진다. 잠시 숨고르기를 하라는 의미였다.

5분쯤 뒤 일순간 운무가 그치고 꽉 막혔던 시야가 트인다. 곧이어 이끼 낀 바윗길이 기다린다. 산은 작아도 보여줄 수 있는 구색은 다 갖추고 있다. 한 굽이 돌아 올라서면 제법 너른 전망대. 정면 부산 지사과학단지로 쪽으로 이어지는 옥녀봉 능선이 희미하게 보일 뿐 나머지는 확인 불가능하다.

이어지는 오르막. 4분 뒤 연립주택 크기의 바위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올라서면 운치있는 소나무 두 그루가 서 있는 멋진 전망대다. 운무, 즉 산꾼들이 흔히 말하는 '깨스'가 무대 위에 펼쳐지는 드라이아이스 모양 급속도로 오락가락해 비로소 주변 산세가 조금씩 가늠된다. 우측 능선이 팔판산에서 내려오는 산줄기이며, 그 우측 뒤가 장유폭포를 품은 장유봉, 그 아래 보이는 도로는 창원터널을 거쳐 창원가는 길이다. 그 우측으로 보이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장유 신시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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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에 만나는 계곡. 비 온 뒤라 유량이 특히 많다.

다시 숲으로 진입, 한 굽이 올라 119 구조대 표지목(533봉)과 두 개의 전망대를 지난다. 제법 너른 두 번째 전망대 우측 끄트머리에 서면 우측으로 굴암산과 그 좌측으로 옥녀봉 보배산이 희미하게 확인된다. 산세로 봐서 이후 산행은 안부로 떨어졌다 올라선다. 실제로 5분쯤 내려서면 안부 사거리. 골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지점인지 마침 벤치도 둘 있다. 삼림욕장에 온 듯하다. 이정표가 서 있지만 내용물이 떨어져나가 무용지물이다. 우측은 계곡을 거쳐 하산하는 길인 듯, 산행팀은 직진한다. 오름길이다. 10분 뒤 정자 앞 삼거리로 613봉이다. 동시에 김해 장유면, 부산 강서구, 진해 대장동을 경계짓는 삼시봉(參市峰)이다. 즉 정면이 진해, 방금 온 뒤쪽이 김해, 좌측이 부산 강서구이다. 좌측은 옥녀봉 마봉산 보배산 방향. 100m쯤 가면 다시 옥녀봉, 마봉산 보배산 방향으로 각각 나뉜다. 옥녀봉은 오래 전 산행팀이 개척, 소개한 봉우리다.

이제 정상은 불과 400m. 우측으로 간다. '좌 진해, 우 김해' 능선길이다. 9분이면 올라선다. 남쪽 즉 좌측으로 거제도 가덕도를 품은 남해바다가 보여야 하는데 불행히도 뿌연 운무 때문에 사방팔방이 시계 제로이다. 좌측으로 열린 길은 성흥사 가는 길이다.

산행팀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직진한다. 목적지는 북서쪽으로 뻗은 팔판산. 소요시간은 대략 45분. 도중 진해 성흥사(등로 기준 좌측) 또는 들머리인 신안마을(〃 우측) 내려가는 등로가 열려 있으니 체력에 맞게 운용하면 된다. 이 능선길 곳곳에는 전망대가 위치해 있으나 여전히 운무 때문에 볼 수 없었던 것이 흠이라면 흠. 만일 날씨가 좋았더라면 시간은 더 걸렸을 터.

등로는 무료하지 않게 내려섰다 올라섰다를 반복하며 집채만한 바위 앞에서 우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사는 그렇게 심하지 않다. 이렇게 20여 분. 119 구조대 표지목 앞에 선다. '헬기장 아래'라고 적혀 있다. 우측으로 신안마을 가는 길이 열려 있다. 참고하길.

표지목에서 5분 뒤 갈림길. 좌측 오름길은 능선길, 우측 숲길은 원래 등산로이다. 전자는 전망이 좋고 후자는 8부 능선쯤 된다. 두 길은 3~4분 뒤 만나므로 어느 길을 택해도 상관없다. 이후 한번 더 내리락 오르락하면 마침내 헬기장에 닿는다. 이 헬기장 우측 나무에는 '화산(팔판산) 679m'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다. 산 정상도 아닌데 말이다.

사연은 이렇다. 이곳 헬기장에서 직진하면 팔판산(화산) 정상이지만 군부대가 주둔해 있어 출입금지 구역이다. 실제로 7분쯤 가면 철조망과 함께 지뢰매설 경고 안내판이 서 있다. 해서 이 산자락이 팔판산임을 알려주기 위한 누군가의 배려인 듯하다. 참고로 헬기장을 가로질러 직진해 철조망 앞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돌면 불모산~웅산~시루봉으로 이어지고, 우로 우회하면 들머리인 신안마을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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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중 만나는 털중나리꽃

산행팀은 헬기장에서 10m쯤 뒤로 가서 119 표지목 우측으로 열린 길로 하산한다. 40m쯤 뒤 갈림길에서 좌측 급경사길을 택해 내려간다. 15분 뒤 계곡 상류와 만난다. 8분 뒤 물길을 한번 건너면 등로의 상태가 좀 나아진다. 이후 좌측으로 방향으로 택해 물길을 두 번 건너면 119 구조대 표지목을 만난다. '팔판산 아래'라고 적혀 있다. 이곳은 화산 안내판이 걸려 있는 헬기장을 지나 우측으로 철조망을 따라 내려서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7분 뒤 분성 배씨묘를 지나면 일순간 시야가 트이며 정면으로 들머리와 장유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산행은 사실상 막바지. 물길을 건너 감나무밭과 대숲을 지나면 이내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를 만난다. 여기서 6분이면 신안마을 이정석 앞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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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성 배씨묘를 지키는 장승, 눈이 왕방울만하고 코가 큰 돌로만든 장승으로 주인을 잘지키고 있다.

◆ 떠나기 전에

-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엔 팔판산 대신 화산으로 표기돼

신안마을 이정석에는 의외로 많은 정보가 담겨 있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 또한 들어 있다.

우선 '팔판산 사기점골 신안마을…'로 시작하는 것으로 봐서 이 마을은 굴암산보다는 팔판산을 모산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팔판산 기슭에 아담한 마을'로 시작되는 신안마을 노래 가사에도 적혀 있다. 팔판산은 일명 갈판산으로 불린다는 사실도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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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시 대장동의 들머리인 성흥사. 규모는 크지 않아도 제법 운치있는 절집이다.

이곳은 원래 그릇을 굽던 곳이어서 옛날에는 사기점(沙器店)골로 불리다 조선 순조 때부터 신안(新安)으로 개칭됐다. 계곡 이름도 언급돼 있다. 산행팀이 오른 골짝이 큰골이며 내려온 곳은 작은골의 내리바우실이다.

잘못된 점도 있다. 팔판산이 김해 진해 창원의 경계를 이룬다고 언급돼 있지만 이는 불모산. 실제론 김해와 진해의 경계를 가른다. 이웃한 굴암산 613봉은 김해 창원 부산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팔판산(八判山)은 이 산줄기에 3정승 8판서가 태어날 명당이 있다는 풍수설에 기인해 명명됐다 전해온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는 팔판산 대신 화산으로 표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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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지사동이 들머리, 그 입구에 있는 경마공원
◆ 교통편

- 남해고속도로 장유IC로 나와 수가·무계방면 우회전해야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장유행 시외버스를 타고 장유농협 앞에서 내린다. 오전 6시10분부터 20~30분 간격으로 있다. 1600원. 장유농협 앞에서 들머리 신안마을행 버스는 24, 26번이 있다. 24번은 오전 7시15분부터 1시간마다, 26번 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있지만 신안마을 건너편 팔판마을 푸르지오아파트 앞이 종점이다. 날머리 신안마을에선 24번 버스를 타고 장유농협 앞에 내린다. 오후 3시40분, 5시15분, 6시55분, 8시25분. 1000원. 길을 건너 정학프라자 앞에서 김해여객 버스를 타면 부산 서부터미널에 도착한다. 배차 간격 3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서부산TG~장유 방향~장유IC~수가 무계 우회전~수하 율하 우회전~장유폭포 신안 우회전~창원 장유사 장유폭포 좌회전~창원 장유사 장유폭포 직진~율하 하촌 덕정 좌회전~신안 직진~창원 신안 우회전 후 첫 번째 좌회전~신안마을. 입구에 '살기 좋은 신안마을''등산로 가는 길 입구까지 500m' '로뎀전원교회' '장유수양관' 등 안내판이 여럿 보인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8.07.03 22:01 / 수정: 2008.07.03 오후 10: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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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490> 건흥산~아홉산
'백제의 恨' 서린 거창읍 진산
읍 바로 뒤편 위치… 군민들 가장 즐겨찾아
평탄한 산세 · 야생화 지천… 고즈넉한 산길
들머리 영천변 건계정 · 거열산성도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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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서북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산의 고장 거창은 해발 1000m 이상의 고봉만 25개는 족히 넘는다. 무주와 어깨를 잇댄 서북쪽엔 덕유산 자락의 삼봉산을 비롯, 백암봉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큰 획을 긋고, 함양과 인접한 서쪽으론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 등이 산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김천과 맞닿은 동북쪽으론 수도산 단지봉 좌일곡령이 이웃한 백두대간을 호위하고 있고, 합천과 경계를 이루는 동쪽으론 '돌불꽃' 가야산 자락의 두리봉 깃대봉 의상봉과 별유산(우두산) 비계산 두무산 오도산이 철옹성을 쌓고 있다. 이상이 대략 뽑아본 1000m대의 호쾌한 능선의 산줄기다. 한 단계 낮춰 900m급의 봉우리도 만만찮다. 장군봉 미녀봉 보해산 호음산 수리덤 조두산 현성산 감악산 등이 900m에서 각각 1, 2m 모자란 숙성산(899m) 시루봉(898m)과 함께 옹골차게 포진하고 있다. 워낙 고봉준령이 즐비하다 보니 해발 700, 800m대의 산들은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곳이 바로 거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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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열산성을 지나 건흥산 정상 직전 능선에서 바라 본 거창의 명산들과 거창읍내. 맨 왼쪽 뾰족봉인 금귀봉과 그 뒤로 별유산 미녀봉 숙성산이 확인된다.


   거창에는 산이 대략 몇 개쯤 될까. 거창문화원의 부원장인 정태준 씨가 펴낸 '거창의 명산'에 따르면 거창의 산은 대략 60여 개. 주봉이 거창땅 너머에 있지만 산줄기가 거창으로 이어지는 봉우리까지 합치면 70여 개에 달한다. 실로 엄청난 숫자다.

이번주 소개할 거창의 산은 건흥산(563m)과 바로 이웃한 아홉산(792m).

거창읍의 바로 뒤편에 위치한 건흥산은 거창읍의 진산(鎭山)으로 불린다. 높이로 봐선 전혀 거창의 산답지 않다. 그래도 거창군민들이 즐겨 찾는 '거창의 금정산'이다. 참고로 거창의 진산은 덕유산 산줄기가 시작되는 최북단 고제면의 삼봉산(1254m)이고, 어머니의 품과 같은 안산(案山)은 거창사건 추모공원의 북쪽 맞은편에 위치한 신원면의 감악산(951m)이다.


산행은 거창읍 상림리 건계정~쉼터~출렁다리~하부 약수터~거열산성~건흥산 정상~한양 조씨묘~넘터마을(호음산)·아홉산 갈림길~아홉산 정상~3번 국도(굴다리 지나)~죽림정사(옛 부지개울)~죽동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30분 안팎이며 길찾기는 전혀 어렵지 않다.

건계정 입구 주차장에서 아름다운 영천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산성교를 건너 왼쪽으로 가면 거창군이 최근 조성한 산책로 덱이 조성돼 있다. 영천변에 비스듬히 솟은 경사진 암반 위에 대형 물레방아가 길손을 맞는다. 물레방아를 배경으로 한 영천변의 풍광은 한 폭의 수채화로 다가온다. 곧 건계정으로 가는 갈림길. 영천변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명당에 터를 잡은 건계정은 거창의 명문 세력가 집안 중의 하나인 거창 장(章)씨들이 선조를 기리기 위해 1905년에 세운 고풍스러운 정자이다. 정자 아래 거북 모양의 구배석(龜背石)이 독특하다. 정자 인근의 조그만 다리는 산책로와 산성교가 새로 생기기 전 애용되던 건계정교. 참고로 영천 건너편은 망실봉이다.

계단을 올라 산으로 향한다. '약수터 1.2㎞, 거열산성 1.5㎞'라고 적힌 이정표와 거열산성 안내도가 보인다. 왼쪽으로 오른다. 본격 산길이다. 완만한 경사의 돌길이다. 소나무와 활엽수가 적절한 조화를 이뤄 하늘을 거의 가린다. 20여 분 뒤 쉼터. 벤치와 체력단련 시설이 있다. 하부 약수터는 여기서 0.6㎞. 우회하는 듯한 오솔길을 7분 정도 따라가면 시야가 확 트이면서 나무로 만든 덱이 기다린다. 습지 보호를 위해 조성한 덱의 첫 마디가 출렁인다. 이름하여 '출렁다리'다. 이 덱을 따라가면 이내 하부 약수터. 동네 뒷산에서 흔히 보는 체육공원이다. 지압로와 정자도 있다. 약수터 아래 잡초 무성한 너른 평지는 과거 논인 듯했다. 얼핏 봐도 5000평은 족히 된다. 앞서 만난 쉼터 주변의 계단식 터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약수터 건너편으로 오는 길은 미륵댕이서 올라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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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흥산 정상 바로 아래 위치한 거열산성. 백제의 부흥군이 신라에 대항한 최후의 항전지여서 백제인들의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약수를 한 잔 들이키고 정자 옆으로 난 산길로 오른다. 3분 뒤 갈림길. 왼쪽은 거열산성, 오른쪽은 샘터(아마도 상부 약수터인 듯)를 거쳐 각각 정상 바로 앞에서 만난다. 이 샘터가 오래전 거창부사가 기우제를 지냈다 하는 샘물인 듯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산성교 바로 옆 샘터의 물이 이 샘터에 파이프를 묻어 연결된 것이라고 한다.

거열산성 방향으로 30m 정도만 오르면 곧바로 산성에 닿는다. 옛 동문지(址)에 해당되는 지점이다. 산성을 밟고 걷는다. 복원된 300m쯤 되는 성은 비록 고즈넉한 맛은 없지만 울창한 숲과 능선의 기복을 이용해 만들어 요새적인 성격이 강하다. 산 아래에선 전혀 보이지 않는단다.

산성이 끝나는 지점에서 정상은 6분 뒤. 조그만 정상석이 서 있다. 정상석을 보고 왼쪽으로 금원 기백 황석 거망 남덕유가, 등 뒤 오른쪽 거창읍 뒤로 숙성산 미녀봉 오도산 감악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정상석 바로 아래 아홉산(792m) 등산로 안내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한다. 건흥산 정상에서 북쪽 3㎞ 지점에 솟아있으며 지도상에는 흔히 취우령으로 표기돼 있다.

건흥~아홉산 능선은 포효하는 호랑이가 엎드린 형국의 호능(虎陵)으로 풍수가에서 흔히 말하는 상서롭고 힘찬 산줄기. 이름 그대로 고만고만한 아홉개의 봉우리가 오르락내리락하게 만든다. 하지만 인적이 드물어 잡풀이 무성하고 줄딸기가 말라 비틀어진 묵은 길로 변해있다. 대신 노루발 옥잠난초 엉겅퀴 매꽃 패랭이 등 야생화가 즐비하다.

줄곧 송림길이던 등로가 시야가 트이면서 일순간 개망초가 무성한 한양 조씨묘를 만난다. 주변에 패랭이와 매꽃이 눈에 띈다. 이후 등로는 급경사 오름길. 4분쯤 오르면 갈림길. 우측으로 20m쯤 가면 산불 초소가 있는 아홉산 정상(지도상으론 취우령으로 표기돼 있음), 좌측으론 호음산~칡목재를 거쳐 백두대간인 대봉으로 이어진다.

산불감시 초소에선 정면 금귀봉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보해산 불령산 백석산 양각산 수도산과 그 뒤로 단지봉 가야산이 확인된다.

하산은 산불초소를 지나 직진해 내려선다. 잡풀이 웃자라 길찾기가 사실 쉽지 않다. 쓰러진 나무와 덩굴, 웃자란 잡풀 때문에 수 차례나 헤매고 또 헤맸다. 잡풀이 너무 많아 길바닥이 보이질 않는 경우도 많았다. 험난한 고행길에 다름 아니다.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방금 멧돼지가 흙목욕을 한 흔적도 만난다. 초행자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분재를 닮은 소나무, 촉촉이 젖은 솔가리의 푹신푹신함, 발밑의 노루발과 매화노루발, 아직도 남아있는 줄딸기의 매콤함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패랭이가 예쁘게 핀 김해 김씨묘를 지나면 수로 공사 현장. 여기서 신설된 3번 국도까지 7, 8분 정도 걸린다. 정상에선 1시간30분 소요된다.



  

# 떠나기전에

- 미륵댕이 건흥사 존재 뒷받침

- 산악인 정태준씨 지난달 작고

해동지도나 거창부 읍지에 따르면 건흥산이란 이름은 옛날 이 산 기슭에 건흥사라는 절이 있었던 것에 유래한다.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길이 없지만 건계정과 함께 또 다른 들머리인 보물 제 378호인 상림리 석조관음입상(일명 미륵댕이)이, 비록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건흥사의 존재를 뒷받침하지 않나 싶다.

정상 바로 아래 거열산성이 위치한 건흥산은 지난 1983년 정상부 인근 거열산성을 포함해 4.25㎢가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거열산성 때문인지 동국여지도 향적봉기 등에서는 건흥산이 고성봉(古城峰)으로 표기돼 있다.

성 넓이 1만8452평, 둘레 2.1㎞, 높이 8m, 폭 7m인 거열산성은 1997년 당시 심봉근(동아대 박물관장) 조영재(경상대 박물관장) 등과 지역 공무원 및 관계자들이 함께 지표 조사를 한 후 복원 축조했다. 비록 300m 정도였지만 거창군은 거열산성 전체를 복원할 장기적 계획을 갖고 있다.

안타까운 소식 하나. '거창의 명산' 저자이자 거창문화원 부원장인 정태준 씨가 지난달 말 지병(통풍)으로 작고했다. 향년 63세. 산악 시인이기도 한 그는 거창산악회 회장, 경남산악연맹 이사를 역임했으며 거창문학회, 한국산악문학 동인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거창의 46개 등산 코스집' '거창의 바위 불교 茶문화' 등이 있다. 큰 별이 사라졌다고 거창 문화계나 산악계는 지금도 그의 죽음을 애석해 하고 있다.



# 교통편

- 거창터미널 인근 대동정류소서 군내버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7시50분, 8시40분, 9시20분에 출발한다. 1만1900원. 산행 들머리인 건계정행(위천 북상 방면) 군내버스는 오전 10시, 10시30분, 10시50분, 11시, 11시50분에 있다. 850원. 군내버스를 타는 대동정류소는 거창터미널에서 나와 만나는 사거리에서 우측 다리를 건너 좌회전 한 번, 우회전 한 번 하면 만난다. 걸어서 10분. 거창터미널 앞에 줄지은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4000원 안팎.

하산 후 터미널행 군내버스는 3번 국도에서 굴다리를 건너 죽림정사(옛 부지개울)를 지나 죽동마을에서 타야 된다. 10분 소요. 오후 3시20분, 5시50분(막차). 900원. 시간이 안 맞으면 택시를 타도 된다. 80번택시(055-944-2080) 거창택시(055-944-7077) 신창택시(055-943-9993). 건계정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거창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10분, 5시, 5시50분, 6시40분(막차)에 있다. 막차를 놓쳤다면 서대구행 버스(막차 밤 9시)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 동대구역으로 이동한 후 부산행 열차를 이용하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 화원TG~화원 방향으로 나와 U턴, 다시 고속도로 광주 마산 방면~굴다리 통과~화원TG~88고속도로 광주 성산 방향~거창IC~건계정 수승대 금원산휴양림 방향 우회전~수승대 남상 좌회전~진주 무주 수승대 직진~무주 함양 수승대 좌회전~건계정 입구 주차장 순.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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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뒤덮은 기암괴석 천태만상을 수놓다
오묘한 암릉지대 수석 전시장 방불
탁트인 조망· 시원한 계곡 '이름값'
불가선 천불산… 부처님 도량 연상

 
  우리 나라 그 어떤 산과 비교해도 경관 면에서 전혀 뒤질 게 없다는 절승의 남산제일봉. 불가에서는 능선을 뒤덮고 있는 기암괴석이 천 개의 불상과 같다고 해 천불산(千佛山)이라 부른다.


 



경남 합천 거창과 경북 성주에 걸쳐있는 가야산 국립공원에는 '석화성(石火星)' 가야산이라는 명산이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지만 사실 숨은 명산이 또 하나 있다.

가야산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남산제일봉이 그것이다. 만추의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홍류동 계곡을 가운데 두고 북쪽에 가야산이 있다면 남산제일봉은 남쪽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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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혹자들은 남산제일봉을 두고 가야남산이라고도 한다. 가야산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산세를 지니고 있는 탓이다. 남산제일봉은 한마디로 바위산이다. 기암괴석과 날카로운 암봉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으며 온 산을 뒤덮고 있다.

하지만 위압적이지 않다. 설악이나 월악처럼 접근조차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오묘한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장흥 천관산이 떠오를 정도로 친근감이 든다.

불가에선 남산제일봉을 천불산(千佛山)이라 일컫는다. 실제로 들머리의 천년고찰 청량사를 알리는 커다란 이정석에는 남산제일봉 대신 '천불산 청량사'라고 음각돼 있다.

송림 사이로 오글오글 솟은 기암괴석이 아마도 천 개의 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명명된 모양이다.

도선 국사가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며 운주사를 품은 영구산 계곡과 산등성이에 천불천탑을 세우려 했듯이 청량사의 이름없는 한 노승이 도선을 그리면서 남산제일봉의 수많은 기암괴석을 보고 부처님을 떠올렸을 것이라고 상상의 나래를 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흔히 산꾼들은 매화산과 남산제일봉을 혼용하고 있다. 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매화가 피어있는 형상인 매화산(954m)은 남산제일봉(1010m)에서 남동쪽으로 2㎞ 정도 떨어진 산. 남산제일봉은 매화산 자락의 하나의 봉우리로 보면 무난하다. 지리산의 적지 않은 봉우리 중 천왕봉이 으뜸이듯 매화산에선 남산제일봉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화산 남산제일봉이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합당할 듯 싶다.

산행은 국립공원 가야산 청량동 매표소~청량사 갈림길~청량사~주능선~잇단 철계단~남산제일봉~돼지골~계곡합수점~임도~해인관광호텔 주차장~치인리집단시설지구(버스정류장) 순. 순수 걷는 시간은 3시간 안팎. 화려한 암릉미, 막힘없는 조망, 시원한 계곡수로 크게 요약된다.

매표소 바로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포장로를 따라 걷는다. 경사가 제법 만만찮다. 길 좌우에 숲을 이룬 노송의 자태가 수려하고 아름답다.

400m쯤 오르면 청량사 갈림길. 갈래길 사이에 음수대와 '남산제일봉 1.9㎞'라 적힌 이정표가 나란히 서 있다. 등산로는 좌측이지만 사찰쪽에서도 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절 구경을 위해 직진한다.

고운 최치원이 즐겨 찾았다는 신라 천년고찰 청량사의 첫 인상은 부산스럽지 않고 단정하다. 설영루를 통과해 대웅전으로 향한다. 각각 보물인 석등과 석탑, 그리고 석조석가여래좌상을 둘러보고 '천불산 등산로'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간다. 나무다리를 건너면 본격 등산로로 진입한다.

주능선까지는 숲이 울창하고 오름길이 연속인 그저 평범한 산이다. 돌계단과 침목계단을 연이어 오른다. 은근히 힘이 든다.

35분쯤 뒤 주능선. '민초정 0.3㎞, 남산제일봉 0.8㎞'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왼쪽으로 향한다. 3분 뒤 전망대. 비로소 '돌불꽃' 가야산과 마주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 왼쪽으로 두리봉,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저 멀리 팔공산 비슬산 화왕산 관룡산 자굴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발 아래는 매표소 바로 아래의 황산저수지와 그 뒤로 88고속도로가 확인된다. 무엇보다 천 개나 된다는 크고 작은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자태가 처음으로 한 눈에 들어온다.

 
  남산제일봉 정상에서 본 가야산. 왼쪽에는 해인사가 보인다.
기암괴석군(群)에 발걸음이 멈춘다. 돌고래, 다정스레 손잡은 연인, 나들이 나온 가족 등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천태만상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모여있다. 잠시 올라보자. 정면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매화산, 왼쪽 발아래로는 청량사 경내가 한 눈에 펼쳐진다.

이때부터 발걸음을 옮길수록 기이하고 아기자기한, 때로는 집채만한 기암괴석의 잇단 행렬이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마치 키재기 경연을 하듯 첩첩이 쌓여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봉우리가 절승이다.

잠시 숲길을 지나면 다시 시야가 트이며 가야산이 더 가까이 보인다. 눈 앞에는 철계단이 아이들의 장남감 소방차 사다리처럼 기암괴석에 매달려 있는 듯하다.

본격 암릉지대. 70도 가량 되어 보이는 철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암봉 오른쪽으로 에돌아 가기도 한다. 때론 직접 타고 오르기도 하고 바위 틈새로 기어오르기도 한다. 중간중간에 급경사 침목계단과 돌계단도 이어진다.

이렇게 암봉을 힘겹게 넘자 정면에 또 하나의 암봉이 기다린다. 정상이다. 역시 철계단부터 시작되지만 중간중간에 예기치 못한 산길을 만난다. 집채만한 암벽 옆을 따라가기도 하고 편안한 숲도 잠시나마 지난다. 마침내 정상. 기암괴석군에서 50분.

정상석은 없다. 대여섯 평 되는 이곳 정상에도 기암괴석이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 정상석이 왜소해 보일 것을 우려한 배려이리라.

 
  들머리 청량사 대웅전 앞의 삼층석탑과 석등. 둘 다 보물이다.
우선 사위에 막힘없는 조망감이 절정을 이룬다. 가야산은 물론이고 해인사 홍제암도 확인된다. 발 아래 움푹 파인 곳이 홍류동 계곡이다. 해인사 반대방향으론 정상에 철탑이 서 있는 오도산과 두무산 비계산 별유산 의상봉 작은가야산 남산깃대봉 단지봉 좌일곡령, 그 뒤로 덕유산 남덕유 금원 기백 황석 거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비슬산쪽엔 대구 시가지도 보인다.

하산은 반대편 철계단으로 내려선다. 주변의 기암괴석들이 마치 활짝 핀 꽃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답다. 명산의 반열에 올려도 전혀 손색이 없다. 철계단이 끝나는 지점은 갈림길. 단지봉을 거쳐 고운암 또는 별유산 의상봉으로 가는 능선종주길이다. 하지만 지금은 비법정 탐방로로 막혀 있다. 때문에 오른쪽 나무계단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내려선다.

이전과 달리 부드러운 숲길이다. 혹 길이 날머리인 해인사(치인리) 집단시설지구와 반대방향이라고 오해하기 쉬우나 길이 크게 시계방향으로 휘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는 없다.

샘터를 지나면서 물길과 만난다. 돼지골이다. 정상에서 30분 소요.

호랑버들나무 앞에서 계곡을 건너 10여 분 계곡과 나란히 달린다. 계곡수 탓인지 바람이 더욱 더 시원하다.

나무다리를 건너면 계곡 합수점. 치밭골과 만난다. 합수지점에 조그만 동굴이 눈길을 끈다. 유량이 늘어 제법 너른 소와 낮은 폭포도 보인다.

등로는 임도 수준의 산책로로 변한다. 사실상 산행 끝. 5분 뒤 해인관광호텔 주차장을 지나고, 여기서 집단시설지구 버스 정류장까지는 9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민초정'은 김동영씨 아호따온 샘터

 
당초 산행팀은 남산제일봉에 올라 단지봉을 거쳐 청량사와 함께 최치원이 말년에 머물렀다는 고운암으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단지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비법정 탐방로로 묶여 있어 시원한 계곡이 일품인 돼지골로 하산했다. 때문에 산행시간이 예정보다 단축됐다.

민초정과 관련, 한마디. 주능선에 오르면 '민초정 0.3㎞'라 적힌 이정표가 있다. 처음엔 민초정을 크고 작은 기암괴석이 몰려 있는 지점(사진)으로 파악했다. 언젠가 화순 운주사를 찾았을 때 수많은 불상 중 볕을 쬐러 나온 가족불상이 연상됐기 때문이다. 우리 민초들의 삶의 모습을 묘사했을 것이라고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말이다.

정확한 위치와 유래 등을 알아보기 위해 산행 후 가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문의했다. 유감스럽게도 정확히 아는 직원은 없었고, 대신 퇴직한 직원의 연락처를 알려줬다.

사연은 이랬다. 민초는 'YS의 왼팔'이었던 고 김동영의 호였다. 10여 년 전 거창이 지역구인 그는 남산제일봉에 오른 후 당시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금일봉을 전달하면서 조그만 샘터를 손 봐 자신의 호인 민초를 붙여주기를 원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민초정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민초정은 그와 함께 하늘나라로 가버렸는지 지금은 없었다. 퇴직한 그 분이 설명을 친절하게 했지만 산행팀은 하산할 때 샘터를 하나 봤을 뿐 오름길에선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여튼 민초정(民草쬱)이 민초정(民草亭)으로 변할 뻔한 위기는 다행히 넘겼다.

마지막으로 오가는 산꾼들의 목을 축여주기 위한 고 김동영 씨의 산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뒤늦게나마 근교산 지면을 통해 꼭 전하고 싶다.


# 교통편

- 대구서 해인사행 버스 이용 권장

부산서 합천행 버스는 많지만 합천서 해인사로 가는 버스는 오전 10시40분 한 차례밖에 없다. 때문에 기차를 타고 대구로 간 후 거기서 수시로 다니는 해인사행 버스를 타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

부산역에서 열차편을 이용, 동대구역에서 내린 후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부터미널이 가까운 성당못역에서 내린다. 서부터미널에서 해인사행 버스는 오전 9시25분, 9시40분 등 20~4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요금은 4500원이다. 하차는 해인사 직전 청량사 입구인 구원(리)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여기서 들머리 청량동 매표소까지는 걸어서 30분 걸린다.

해인사 집단시설지구 버스정류장에서 대구 서부터미널행 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오후 7시5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 화원TG~화원 방향으로 나와 다시 U턴, 다시 고속도로 광주 마산 방면~굴다리 통과~화원TG~88고속도로 광주 성산~해인사IC~해인사 가야산 방향 우회전~청량사 남산제일봉 방향~근민교 지나~가야산 국립공원 청량동 매표소 옆 주차장. 날머리 집단시설지구 버스정류장에서 차가 있는 주차장까지는 택시(055-932-7262)를 이용하면 된다. 1만 원.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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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를 곁에 두고도 예삿고개 보듯해 미안허이
해발 1258m, 수도~가야 종주능선에 위치
미답의 숲 터널 지나면 빈바랑골 폭포 장관
거친 암릉 지나 정상, 수도 · 가야산 한 눈에

 
  수도재를 지나 올라서는 능선에서 본 좌일곡령(왼쪽)과 국립공원 가야산(가운데). 그 우측으로 가야공룡능선이 이어진다.


제 이름은 좌일곡령입니다.

'고개 영(嶺)' 자로 끝나 고갯마루로 간혹 오해를 받곤 하지만 명색이 산이랍니다. 그것도 해발 1258m나 되는 꽤 높은 암봉이랍니다.

경남 거창에 있지요. 구체적으로 거창 가북면과 경북 김천 증산면을 가로지르는 총 길이 24㎞나 되는 소위 수도~가야 종주능선 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길은 평균 1000m 이상의 고봉준령의 마루금으로, 백두대간이나 영남알프스에 견줄 만큼 산꾼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많은 산꾼들, 심지어 저를 한 번 밟고 지나간 사람들조차도 절 알지 못합니다. 조망이 기가 막힌 저의 정수리에 걸터 앉아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을 터인데도 바로 이웃한 펑퍼짐한 단지봉은 기억해도 암봉인 저 좌일곡령은 끝내 금시초문이랍니다. 정말 곡소리나게 울고 싶습니다.

 


 



정상석이 없어서 그렇지 2만5000분의 1 지형도나 웬만한 산행지도에 제 이름 넉자가 빠진 곳은 한 곳도 없는 데도 말입니다. 외길 능선인 단지봉에서 불과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데다 한 눈에 봐도 전망 좋은 암봉인 저를 왜 알아보지 못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름 때문인가요.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요.

같은 영(嶺) 자 돌림인 망부석 전설로 유명한 치술령(隧述嶺·796m)이나 설악의 마등령(馬登嶺·1327m)은 안 가보고도 너무나 잘 알지 않습니까.

 
  높이 20m쯤 되는 빈바랑골의 백미 빈바랑 폭포. 이 계곡을 통해 김천의 수도암과 청암사, 합천 해인사로 각각 이어져 '바랑'이라 명명됐는가. 하여튼 속세의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오라는 뜻인지 '빈'바랑이다.
산꾼들을 대상으로 저를 알리고 싶어도 부끄럽게도 제가 저 자신을 잘 몰라 그렇게 하질 못합니다. 제 이름이 어이해서 '봉'이 아닌 '령'으로 붙여졌는지, 혹 이름과 관련된 전설이나 사연이 있는지, 또 한자 이름은 무엇인지 등 태생의 비밀을 알고 싶습니다.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기가 막히게도 좌대곡령이라 표기돼 있답니다.

그간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온 저 좌일곡령은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영남알프스의 고헌산이나 문복산을 두고 한수 이남에서 1000m급 봉우리치고 제대로 된 대접을 못받는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이는 배부른 소리라고. 절 두고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신단 말입니까.

며칠 있으면 새로 뽑히는 거창군수님께 정상석 하나 세워달라는 민원이라도 낼까 봅니다.

산행은 가북면 홍감버스정류장~홍감마을~축사~계곡(빈바랑골)~빈바랑 폭포~주능선(수도재)~좌일곡령~용암봉(1125봉)~목통령~상개금(마을) 순. 순수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안팎이며, 숨은 비경을 간직한 빈바랑골은 과거 태풍 당시 상흔 때문인지 곳곳에 길이 들쭉날쭉해 길찾기에 유의해야 한다.

홍감버스정류장에서 마을로 오르는 포장로를 150m쯤 가면 갈림길. 우측으로 간다. 길섶엔 붓꽃과 찔레꽃이, 홍감마을에선 담홍빛 금낭화와 목단이 반긴다. 오동나무에도 보랏빛 꽃이 예쁘다. 꽃잔치다.

마을 뒤 산줄기가 수도~가야 능선이지만 동네 뒷산처럼 느껴진다. 잠시후 T자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저 멀리 단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내 세 갈래길. 맨 왼쪽길로 내려선다. 근처 사과밭을 바라보며 축사를 지나면 흙길로 들어선다. 우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산길로 들어선다. 빈바랑골 진입로이자 본격 들머리다.

미답의 숲 터널이다. 국립공원이었으면 아마도 '길 유의' 표지판이 있음직할 정도로 거칠다. 좀 더 오르면 수정같이 맑고 유량이 풍부한 계곡으로 길이 붙는다. 예상치 못한 계곡산행이다. 과거 태풍에 의한 사태 때문인지 일부 구간은 길이 끊겨있다. 해서, 계곡을 이리저리 수 차례 건넌다. 길을 못찾으면 그냥 계곡을 따라 거슬러 가도 상관없다.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이곳엔 도롱뇽도 발견된다. 백색의 너른 암반에 주변의 숲도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빈바랑골의 백미는 폭포. 산길 바로 옆에 있다. 높이 20m, 폭 3m쯤 돼 보이는 이 폭포는 규모나 유량, 그리고 숲과의 조화 등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들머리서 50여분.

산죽과 잡목을 헤치고 계곡 건너기를 수 차례. 폭포에서 35분쯤 뒤 계곡 왼쪽 지점에서 일순간 길이 사라진다. 계곡쪽 대신 왼쪽 숲방향으로 크게 시계 방향으로 돌면 다시 길을 만난다. 비교적 양호한 길이다. 산죽 및 낙엽길도 만난다. 이제 계곡과 결별, 본격 능선으로 향한다. 지형도 상 좌일곡령은 크게 보아 우측 방향에 있다. 참고하길.

25분이면 능선에 닿는다. 수도재다. 왼쪽은 단지봉 수도산 수도암 청암사, 오른쪽은 좌일곡령 가야산 방향. 나물 채취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취나물 곰달피 등이 배낭에 가득하다.

이제 우측으로 향한다. 순탄한 길이다. 이제까진 계곡산행이었지만 이후론 조망의 산행이다. 머리 뒤로 단지봉, 오른쪽으론 오두산 미녀봉 별유산 의상봉 보해산 박유산 등 거창의 산들과 지리산 천왕봉도 흐릿하지만 확인된다. 한 굽이 오르면 가야산과 그 오른쪽으로 가야공룡 남산제일봉 남산깃대봉 매화산이, 또 한 굽이 넘으면 비로소 암봉인 좌일곡령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다가갈수록 순탄하던 길이 암릉길로 변한다. 몇 차례 용을 쓰고 올라서면 마침내 좌일곡령. 수도재에서 23분. 소문대로 조망이 환상적이다. 능선 뒤로 펑퍼짐한 단지봉과 돌탑이 뚜렷한 수도산 및 수도암이 보이고, 수도산 왼쪽으로 양각산, 그 뒤로 덕유산 향적봉, 그 오른쪽으로 지봉 삼봉산 대덕산 민주지산 황악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도~가야 능선쪽으론 분계령 두리봉 가야산이, 그 왼쪽으로 석항령 형제봉 독용산도 확인된다.

하산길은 약간의 암릉지대로 다소 거친 산세가 이어진다. 능선 왼쪽은 김천 증산면, 오른쪽은 거창 가북면으로, 도경계인 셈이다. 능선 하산 지점인 목통령까진 1시간 정도 걸리는 데다 이정표 하나 없어 약간은 무료하다. 하지만 목통령엔 이정표가 있어 지나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산죽길로 쭉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가북저수지가 한 눈에 보이는 전망대와 암봉인 일명 용(두)암봉(1125m)을 지난다. 물론 삼각점이 있는 이곳에 올라설 수 있지만 대개 왼쪽으로 에돌아간다.

목통령에서 상개금마을은 35분이면 내려간다. 도중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낙엽송의 푸름이 상쾌하다. 목통령에는 '식수, 왕복 15분 거리'라 적힌 안내문이 나무에 걸려있다. 샘터가 아니라 낙엽송숲 지나 길 우측 30m 지점에 위치한 계곡물을 의미한다. 야영객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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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기전에...

- 온천욕 후 어탕국수 한 그릇

- 놓치지 말자! 거창의 명물

 
근교산 취재팀은 수도~가야산 종주능선 상의 봉우리를 이전에 몇 차례 소개했다. 거창 단지봉(근교산 341회) 가야산(〃 369회) 김천 수도산(〃 470회)이 그것이다. 참고하길. 김천에서 시작할 경우 수도암(내지 청암사)~단지봉~좌일곡령~가야산 순이다. 통상 2박3일 걸린다.

산꾼들로부터 산 속의 산이라 불리는 거창의 산에 오면 어탕국수(사진)와 온천을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먼저 거창의 진미인 어탕국수. 대명식당(055-942-1005)이 잘 한다. 미꾸라지 망태 등 민물 잡어를 푹 고아 뼈를 제거한 뒤 풋배추 부추 우거지 등을 넣고 끓인 다음 국수를 말아 먹는다. 취향에 따라 마늘과 다진 고추, 산초가루'를 곁들이면 더 맛이 있다. 밥도 서비스로 제공될 만큼 인심도 후덕하다. 5000원. 제일탕에서 2분 거리.

물이 매끄럽고 부드러운 가조온천도 놓쳐선 안 될 명소. 원조인 제일탕은 현재 휴업상태다. 찜질방 등 시설 보완을 위해서다. 제일탕에서 차로 5분 거리인 백두산온천도 물 좋기로 두 번째라면 서러운 온천이다. 강알칼리성 온천으로 비누가 필요없을 정도로 물이 매끄럽다.



# 교통편

- 부산→거창 첫 버스 오전 7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버스는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에 있다. 2시간40분 걸리고 1만1900원. 산행 들머리인 홍감마을행 군내버스는 오전 7시10분, 9시40분, 11시에 있다. 2300원. 군내버스를 타는 대동정류소는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간 후 만나는 사거리에서 우측 다리를 건너 시장 입구 맞은 편에 있다. 15분 걸린다.

날머리 상개금마을 팔각정 앞에서 거창행 버스는 오후 3시40분, 6시10분(막차)에 있다. 거창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40분, 5시20분, 6시, 6시40분(막차)에 출발한다. 막차를 놓쳤다면 서대구행 버스를 이용한 후 지하철을 타고 동대구역으로 가서 부산행 열차를 이용하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 현풍IC~대구 고령 방향~88고속도로 성산IC 진입, 고령 광주 방향~가조IC~1091번 지방도 가조 방향 우회전~김천 거창 방향 좌회전~가조 가북~가북 우회전~용암~홍감버스정류장 순. 날머리에서 차가 있는 들머리까진 막차인 오후 6시10분 차를 이용하자.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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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6.05.25 15:32 / 수정: 2007.02.27 오후 7: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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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소리나게 헉헉 오르면
그림같은 합천호 풍광 '아~'
다소 낮지만 거칠고 옹골찬 바위산
발 아래 호반은 다도해인지 '착각'
가파른 암릉길… 빼어난 경관 자랑

 
  악견산 정상에서 바라본 합천호 전경. 그 뒤론 뾰족봉인 금귀봉 등 거창의 고봉준령이 시야에 들어온다.
합천땅 서쪽에는 국내에서 다섯번째 규모인 내륙의 바다 합천호가 사시사철 관광객을 유혹한다. 특히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 4월이면 백리 벚꽃길이 나라땅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는 산과 무관한 장삼이사들의 생각.


 


그럼 산꾼들에게 합천호는 어떻게 비칠까. 대략 이렇게 시작되지 않나 싶다.

합천군 서부에 위치한 합천호 주변에는 철쭉산으로 유명한 황매산을 비롯, 소룡 의룡 악견 금성(봉화) 허굴 인덕 논덕 강덕산 등과 거창쪽의 월여 감악 숙성산 등 크고 작은 아름다운 산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이중 대병면에 위치한 황매 의룡 악견 금성 허굴산은 이른바 '대병 5악(惡)'이라 불린다. 암팡지면서도 옹골찬 암봉을 자랑하는 이들 대병 5악은 합천호의 푸른 물결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대병 5악은 해발 1108m의 황매산을 제외하곤 의룡 악견 금성 허굴산 모두 400~600m대의 고만고만한 봉우리. 해서, 혹자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황매산 대신 황강 북쪽의, 대병면과 이웃한 용주면의 또 다른 암봉인 소룡산을 넣어 합천호반 동쪽의 옹골찬 다섯 암봉이라 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물좋고 정자좋은 명당은 없는 법.

'악!'소리 나는 이들 산은 덩치가 왜소해 대부분 3시간이면 거뜬히 산행을 끝낼 수 있어 건각들에겐 허전함마저 느껴진다. 참다못한 산꾼들이 인접 봉우리를 이어보려고 해도 능선이 도로 등 개발의 여파로 끊겨있어 아쉬움만 남는다.

이에 산행팀은 무명에 가까운 의룡산을 악견산과 새롭게 묶어 이어 보았다. 의룡산(485m)은 해발고도로만 보면 동네 뒷산군으로 분류되지만 들머리가 거의 해발 50m 정도에 불과한 데다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속담이 연상될 정도로 아주 거칠고 옹골차다. 정상에서 합천호의 일부밖에 볼 수 없지만 대신 합천댐에서 흘러내려온 황강물을 막아 만든 조정지(調整池)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로 유명한 합천영상테마파크를 바라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황매산의 황포 돛대바위와 크기와 모습이 쏙 빼닮은 돛대바위(왼쪽). 정면의 봉우리는 앞에서부터 악견산 금성산 황매산.

악견산(岳堅山·620m)은 이름 그대로 바위덩어리로 이뤄진 악산.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막기 위해 쌓은 악견산성의 흔적이 일부 남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의룡산과 마찬가지로 천길단애를 이루는 곳이 많으며 무엇보다 산행 내내 늘푸른 합천호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산행은 용주면 용문유원지(용문정)~V자 홈통바윗길~돛대바위~의룡산 정상~사거리 임도~밤나무밭~평학마을 갈림길(삼각점)~통천문(구멍바위)~악견산 정상~철계단~동광가든 입구 순. 순수 걷는 시간은 4시간10분 안팎이지만 주변 경관이 빼어나 예상보다 전체 산행시간이 길어진다.

들머리는 용문유원지. 영상테마파크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위치한 송림. 이곳은 진양 유씨 문중땅으로 조선 후기에 세워진 용문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주차장도 넓다. 도로를 기준으로 우측에 있으며, 좌측은 황강 물줄기를 뒤로 하고 의룡산이 우뚝 서 있다.

용문정슈퍼 맞은 편으로 도로와 계류를 잇따라 건너면 지계곡의 큰 바위가 앞을 막고 있다. 오른쪽으로 돌면 암반길이다. 곧 갈림길. 왼쪽 급경사 오름길로 바로 치고 오른다. 길은 다행히 또렷하다. 곧이어 이번엔 오른쪽으로 치고 오른다. 주변 바위 규모로 봐선 지리와 설악이 연상될 정도다. 발아래는 방금 달려온 15번 군도와 황강이 나란히 달리고, 용문정 수자원공사 영상테마파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용문정 뒤 봉우리는 소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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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혼을 쏙 빼놓는다. 홀로 오르기엔 다소 벅차다. 네발로 엉금엉금 기어오른다. 잠시 호흡 조절용 송림길이 이어지다 다시 바위 오름길이 반복된다. 밧줄도 아쉽게 끊겨있다. 이렇게 엉금엉금 55분. 점차 시야가 넓어지며 주변 합천의 산이 조망되기 시작한다.

집채만한 바위 사이 V자 홈통길로 50m쯤 오르면 왼쪽 전망대, 오른쪽엔 황매산의 황포 돛대바위를 연상케 하는 돛대바위가 눈길을 끈다. 이어 송림길을 2, 3분 살짝 우회하면 정면에 의룡산 정상이 근접해 있다. 의룡산 우측 악견산과 그 뒤 금성산, 그 왼쪽 허굴산, 악견산과 금성산 사이 저 멀리 황매산도 보인다.

이제부턴 발길 닿는 곳이 전망대. 부부묘를 지나면 오른쪽이 천길단애인 암릉. 비로소 합천호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상봉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대략 1시간30분. 가깝게는 방금 올라온 암릉과 향후 악견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악견산이 한 눈에 가늠되고 멀게는 거창의 산들도 확인된다. 영상테마파크 뒤 탑이 서 있는 오두산과 우측의 두무산, 그 사이 매화산이 보인다. 두무산 오른쪽으로 가야산, 오두산 왼쪽으로 미녀봉 숙성산, 그 왼쪽 뒤 양각산 흰대미산 보해산 금귀봉도 보인다. 합천호 뒤론 덕유산도 확인된다.

하산은 암릉길로 직진한다. 4분 뒤 갈림길.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10분 뒤 사거리. 왼쪽은 산골마을 오동골, 직진한다. 잠시 송림길로 호흡을 가다듬으면 이내 암릉길. 하나 그리 힘들지는 않다. 십자바위 삼층바위를 지나 집채만한 암봉 앞에서 왼쪽으로 에돌아 내려서면 임도 사거리. 의룡산 끝, 악견산 시점이다. 정상에서 45분.

악견산으로 직진한다. 주변이 온통 밤나무밭이다. 소문과 달리 부드러운 육산으로 시작된다. 20분 뒤 갈림길. 오른쪽은 평학마을 하산길, 왼쪽 급경사길로 오른다. 평학마을 가는 10m지점에 삼각점이 있다. 참고하길.

'악견 본색'은 이때부터 드러난다. 밧줄에 온 몸을 맡겨야 하는 암릉길의 연속이다. 동시에 합천호의 맑은 물줄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W자 합천호 사이 뒤로 뾰족봉인 금귀봉도 보인다.

집채만한 바위들이 길을 대신한다. 이 놈들은 서로 쌓이고 엉켜 좁은 틈을 만들기도 하고 아예 너른 굴을 만들기도 한다. 마침내 정상. 평학마을 갈림길에서 28분. 정상석은 제법 너른 제단같은 바위 위에 기대있다.

직진한다. 5분쯤 뒤 갈림길. 어느 길을 택해도 15번 군도와 만난다. 오른쪽길은 군도 입구에 '악견산 등산로'라 적힌 안내도가 서 있는 익히 알려진 길. 해서, 왼쪽길로 내려선다. 발아래론 합천댐과 창의기념관이, 머리 위론 금성산이 점차 가까워온다. 암릉절벽의 요소요소에 악견산성의 흔적도 남아 있다. 급경사 철계단도 지난다. 40분쯤이면 산을 벗어나 소로를 거쳐 동광가든 인근 15번 군도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 인근 임란의병 충절 기린 창의기념관

악견산성은 임진왜란때 권양 박사겸 등 합천의 선비들이 의병을 모아 축성, 왜적과 싸웠던 역사의 현장이다. 또 날머리 동광가든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엔 역시 임란때 정인홍 의병장을 비롯한 의병들이 목숨을 걸고 싸운 것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합천임란 창의기념관(창의사)이 있다.

악견산과 금성산이 관련된 전설도 전해온다. 내용은 이렇다. 당시 왜적들이 장기전을 꾀하자 이웃한 금성산 바위에 구멍을 뚫어 악견산과 줄을 이은 다음 그 줄에 홍의(紅衣)를 입힌 허수아비를 매달아 달밤에 당겼다. 이를 본 왜적들은 신장(神將)이 하늘에서 내려온줄 알고 혼비백산하여 패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악견산에서 금성산으로 가기 위해선 도로를 따라 30분정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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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한 곳 소개한다. 합천호반 회양관광지 내 선착장 인근 황강호식당(055-933-7018). 일명 합천 똥돼지라 불리는 토종 흑돼지(사진) 전문점이다. 합천 토박이 주인 장태경(60)씨가 직접 키워 생고기로 판다. 일반 돼지가 5개월이면 150근 나가는 데 반해 이 흑돼지는 11개월을 키워야 겨우 110근이 될 정도로 육질이 야물어 쫄깃하다. 맛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참기름이나 파무침 대신 소금과 된장 새우젓, 그리고 묵은 김치만 나온다. 1인분 6000원. 이 흑돼지는 수육으로 먹으면 더 맛있다. 수육(대) 3만원.

황강호식당 인근에는 지난해 12월 문을 연 합천호 청정사우나가 있다. 워낙 물이 좋아 합천읍에서 군민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다. 목욕비 2500원.
위의 자료는 취재시의 자료입니다. 일부 변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교통편 - 합천서 대병행 버스타고 용문정 하차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10분에 출발한다. 2시간20분 걸린다. 9000원. 합천터미널에선 평학 대병(용주 대병행은 아님)행 완행버스를 타고 들머리인 용문정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9시30분, 10시, 10시30분에 있다. 1400원.날머리 동광가든 인근에서 합천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20분, 5시20분, 5시40분에 있다. 합천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 4시30분, 5시10분, 5시50분, 6시20분, 7시(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군북IC~의령 79번 국도 우회전~합천 의령~의령군 의령읍 안내판~의령 관문 통과~합천 대의~진주 단성~가례 합동주차장 우회전~합천 가례~진주 단성~합천 대의~대의고개쉼터~대의교차로서 고령 합천 33번국도 우회전~합천군 삼가면~쌍백터널 통과~로터리 지나~다리(제2남강교) 지나자마자 좌회전~합천호~합천영상테마파크~수자원공사~용문정 주차장 순으로 가면 된다.
교통편은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각 지자체의 시외버스터미널에 반드시 문의바람니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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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396> 거창 미녀봉
'裸身의 산'과 사랑에 빠진다
반듯이 누운 여인 형상
가조IC 부근 '실루엣' 또렷
능선산행 '묘한 기분' 자아내
하산길 계곡 '오아시스' 만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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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고속도로 대구 방향 가조IC 진입 직후 갓길에서 본 미녀봉. 오른쪽 머리카락을 길게 널어뜰린 채 단아한 이마, 새까만 눈썹, 오똑한 콧날, 헤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볼록 솟은 젓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의 모습은 영락없는 미녀의 누운 자태 그대로다.
 
 
우선 그 이름부터가 흥미롭다. 거창 미녀봉(935m).


 


흔히 봉우리의 이름이 독특하면 사연이 있게 마련. 하지만 미녀봉은 겉모습이 그 사연도 잊게 만들 정도로 특이하다.

한마디로 아기를 밴 듯 배가 부른 여성이 누워있는 형상이다. 서쪽인 머리에서 동쪽 하체까지 상세히 묘사하면 이렇다. 황강의 지류인 가천을 향해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단아한 이마, 새까만 눈썹, 오뚝한 콧날, 헤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볼록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의 모습은 여러 개의 산봉들이 빚어낸 대자연의 걸작으로 손색이 없다.

미녀봉의 형상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는 지점은 88고속도로 대구방향 가조IC 부근. 거창휴게소~가조IC~가조면 석장리 마을어귀까지 어느 곳에서나 적나라한 여체를 관찰할 수 있다. 그중 백미는 가조IC 진입 직후 만나는 갓길. 마을어귀는 비닐하우스와 전봇대가 함께 보여 그 맛을 반감시키지만 초록 들녘과 나라꽃 무궁화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고속도로 갓길에선 대자연 속의 누드화를 보는 듯하다.

흔히 이런 모습은 보는 각도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 인식할 수 없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미녀봉은 신기하리만치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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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봉과 주변 봉우리가 앉은 터도 재미있다. 미녀봉의 미모가 워낙 출중하다 보니 미녀봉이 뻗은 발을 무뚝뚝하게 내려다보는 두무산(1038m), 미녀의 무릎 옆에 앉아 명상에 잠긴 오도산(1134m), 미녀 머리 위로 날아오르는 비계산(1126m), 전설 속에서 미녀봉과 사랑을 나눈 장군봉(935m), 그리고 의상봉 보해산 금귀산 숙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싸 연심을 보내고 있다. 조물주의 짓궂은 장난인지 아니면 호사가들이 꾸며낸 스토리인지 하여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산임엔 틀림없다.

미녀봉 산행길은 크게 두 가지. 가조면 석강리 음기마을에서 출발, 유방샘 등을 거치는 거창 코스와 반대편인 합천쪽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다.

이번 산행은 일반적인 거창 코스 대신 합천 코스를 택했다. 무더운 여름인지라 하산때 계곡산행을 맛보기 위함이다.

산행은 오도산 자연휴양림~미녀봉 주능선(이마→코→입→턱)~유방봉~헬기장~미녀봉 정상(배 부분)~오도재(오도치)~계곡(지실골)~오도산 자연휴양림 순. 3시간30분에서 4시간 정도 걸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는 오도산보다 미녀봉이 더 가깝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계곡을 따라 포장로를 10분 정도 걸으면 왼쪽에 등산로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들머리다. 주변엔 연보라 벌개미취가 한창이다. 7~8분쯤 뒤 풍화된 암석길이 나올 무렵 우측 저 멀리 미녀봉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길은 약간 오르막이지만 비교적 잘 나 있다. 20여분 뒤 정면에 큰 소나무가 서있는 주능선에 닿는다. 미녀봉을 중심으로 남서쪽의 숙성산과 동쪽의 오도산이 연결된다. 숲 사이로 거창 가조벌판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정면 금귀봉을 중심으로 왼쪽 박유산과 오른쪽 보해산이 포진해 있다. 5분 뒤 산모롱이를 돌면 첫 전망대. 날씨가 좋을 땐 뾰족한 박유산 뒤로 금원 기백 황석 거망산도 보인다.

이제는 오르막길. 쉽게 등정을 허용치 않으려는 미녀와 미녀 정복을 위해선 이쯤 고생은 감내해야지 하는 산꾼들의 기싸움이 시작된다. 미녀봉 능선까지는 들머리에서 대략 1시간. 지도상으론 미녀봉의 이마 부분.

지금부터는 여체를 밟고 지나가는 능선산행. 말이 능선산행이지 실제론 눈썹 코 입 턱 부분이 모두 굴곡이 심한 암릉코스로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 집채만한 바위가 길을 막고 있는가 하면 깎아지른 암벽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뭇남성들의 접근을 막으려는 미녀봉의 심술인가 보다.

다행히 밧줄이 매어져 있기도 하고 바위를 넘지 않고 에돌아 가는 길도 있으니 선택은 당사자들의 몫.

이렇게 바위 오르내리기를 수차례하면 오아시스같은 이정표가 하나 나온다. '미녀봉 0.7㎞, 왼쪽방향 유방샘 0.8㎞'. 유방봉이 이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오르막길. 패랭이와 도라지가 활짝 핀 무덤을 지나면 유방봉. 이어지는 숲길. 갈림길과 헬기장을 잇따라 지나면 미녀봉 정상. 사방 모두 숲으로 가려 전망은 없다. 헬기장에서 20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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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산 자연휴양림의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는 한 중년 여성.


 
 
고백 한가지. 사실 산행팀도 멀리서 본 여인의 실루엣과 달리 막상 산속에 들어서니 어디가 눈썹바위인지 턱바위인지 유방봉인지 구별이 힘들었다. 배 부분인 정상에 도착한 후 복기를 하면서 단지 유추할 뿐이었다. 해당 지자체가 이 좋은 관광상품을 그냥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계속되는 능선길. 30분쯤 뒤 미녀봉의 끄트머리에 해당되는 봉우리에 닿는다. 거창과 합천의 내로라하는 봉우리가 한 눈에 펼쳐진다. 우측 통신탑이 보이는 오도산, 정면에 두무산, 그 앞 비계산, 비계산 왼쪽으로 바위산인 장군봉과 보해산 금귀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인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미녀봉에서 오도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20분 뒤 오도재. 직진하면 오도산. 산행팀은 오른쪽 (휴양림)수련장 방향으로 간다. 앞서 왔던 길과 달리 숲길이 그늘지고 평온하다. 8분 뒤 '오도재 오도산'을 알리는 첫 팻말이 보일 무렵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이후 계곡류를 만난다. 이 지점이 오도산 자연휴양림 계곡의 시점이다. 계곡류가 맑고 얼음처럼 차다. 계곡에는 휴양림을 찾은 사람들이 옛 선비마냥 수박을 물에 담근 채 탁족을 즐기고 있다. 계곡에서 시멘트길로 올라선 후 15분 후면 들머리인 등산로 입구에 닿는다.



# 교통편

 
여인의 나체를 연상케 하는 미녀봉의 전경(①얼굴 ②가슴 ③배 ④다리).  
- 거창행 버스타고 합천 묘산터미널 하차

부산서 미녀봉 산행들머리인 오도산 자연휴양림에 가기 위해선 부산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거창행 완행버스를 타고 합천군 묘산터미널에서 내린다.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 1만900원. 묘산에서는 거창행 군내버스를 타고 오도산 자연휴양림 입구인 권빈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오전 8시20분, 9시40분, 10시20분, 11시20분. 750원.

권빈정류장에서 오도산 자연휴양림까지 3.7㎞. 걸어서 40~50분 걸리는 제법 먼 거리다. 권빈정류장 옆 천일상회에서 택시를 부를 수도 있다.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부산가는 방법은 두 가지. 휴양림 입구 권빈정류장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를 타면 된다. 오후 1시, 2시50분, 6시15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현풍IC~5번 국도 이용(이정표는 광주 방향 또는 성산IC 방향)~88고속도로 성산IC서 진입~해인사IC~좌회전 합천 방향~고령 18㎞, 묘산 8㎞~분기삼거리서 거창 26번 국도~오도산 자연휴양림 순.

교통편은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각 지자체의 시외버스터미널에 반드시 문의바람니다.

# 떠나기 전에

- 이름만큼 아름다운 전설 가득

미녀봉과 관련된 전설.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장군이 탄 나룻배가 표류하고 있었다. 이를 본 옥황상제가 장군을 구하기 위해 도력이 뛰어난 자기 딸을 지상으로 내려보냈다. 하지만 옥황상제의 딸과 장군은 첫 눈에 반해 둘은 사랑에 빠졌다. 장군을 구해주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린 옥황상제는 이를 보고 노해 "너희 둘은 영원히 산으로 변해 누워 있으라"는 형벌을 내렸다. 그래서 미녀봉이 지금의 이 자리에 생겨나고 그 북쪽에 장군봉이 솟아나게 되었다.

두 봉우리는 가조 들녘을 중심으로 마주보고 있다. 장군봉은 바위봉으로 한눈에 남성적임을 알 수 있고 미녀봉은 말그대로 여성적이다. 두 봉우리의 해발고도가 935m로 같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오도산 자연휴양림(055-930-3733)을 추천한다. 거창군과 인접하고 합천댐과 해인사의 중간 지점에 있다. 가족과 함께 등산, 야외 물놀이, 삼림욕을 하며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참고 하나. 오도산 자연휴양림쪽에서는 미녀봉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없다. 미녀봉의 전체 윤곽을 보기 위해선 휴양림에서 나와 우회전, 거창 가조 방향~가조온천 방향 우회전~석강리~가조IC 순으로 가면 된다. 석강리에서 미녀봉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며, 가조IC 진입 직후 고속도로 갓길에서 가장 또렷하게 볼 수 있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 이창우 산행대장011-563-0254 www.yahoe.co.kr



  입력: 2004.08.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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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379> 거창 금원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 있는 금원산(1353m)은 지리산 대성골과 공통점이 있다. 바로 분단의 아픈 현실을 간직한 현대사 비운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중 국군 토벌대와 파르티잔 양측의 최후 격전지가 지리산 대성골이라면 덕유산에 집결한 500여명의 남부군이 지리산으로 가는 길에 들러 계곡에서 목욕을 한 곳이 바로 금원산이다.

물론 차이는 분명히 있다. 대성골이 피비린내 나는 전장(戰場)이었다면 그래도 금원산은 분명 파르티잔의 일시적 휴식공간이었던 셈. 바로 그곳이 금원산이 자랑하는 유안청계곡. 유안청폭포를 비롯, 소와 담이 주변 숲과 어우러져 '거창 제1의 계곡'으로 손꼽힌다.

영화 '남부군'에서 수백 명의 파르티잔이 남녀 구분없이 알몸으로 목욕하던 장면이 바로 유안청계곡이라고 하면 '아!'하며 새삼 그 장면을 떠올리는 산꾼들이 많을 것이다.




40여년이 지난 1993년 금원산에는 자연휴양림이 들어섰다. 그리고 유안청계곡은 등산로의 일부로 새롭게 정비돼 만인들에게 개방됐다. 비록 파르티잔의 흔적은 오간데 없지만 산꾼들은 계곡을 보며 현대사의 아픔을 되새긴다.

흔히 자연휴양림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취재팀도 가섭사지 마애삼존불상 등 볼거리가 많은 지재미골로 올라 '역사의 현장' 유안청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다.

물론 함양의 용추폭포에서 기백산을 거쳐 금원산을 오르는 짧은 코스도 있지만, 이 코스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볼거리가 없어 '금원·기백'을 올랐다는 기록만 안겨줄 뿐이다.

금원산 자연휴양림 안내도(매점)~문바위~가섭암지 마애삼존불~지재마을(민가)~임도~지능선~주능선~전망대~금원산 정상~헬기장~돌탑봉우리(1315m봉)~전망대~임도~유안청폭포~자운폭포~복합산막 입구~매점 순. 5시간 정도 걸린다. 산길이 평탄한데다 이정표도 잘 정비돼 있어 가족산행지로 추천할 만하다.

매점 앞 휴양림 안내도 앞에서 '마애삼존불상' '문바위' 팻말이 가리키는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수정같이 맑은 계곡을 지나면 곧 문바위 갈림길. 정면에 문바위가 보이고 '금원산 6.5㎞' '마애삼존불' '현성산'은 오른쪽 방향.

잠시 문바위를 보고 가자. 지재미골 입구에 서있어 문바위라 명명됐다. 높이 20m, 너비 15m 규모로 국내에서 단일바위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저 보기만 해도 입이 쩍 벌어진다.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마애삼존불 방향으로 향한다. 이제야 본격 산길이다. 산죽길을 에돌면 또 한 번 놀란다. 아름드리 이상의 장대한 소나무가 기다린다. 왼쪽엔 문바위 뒷모습이 보인다. 그 높은 곳에 누군가 올라가 돌탑을 세워놨다. 올라가는 것은 차치하고 돌은 어떻게 운반했을까. 이내 가섭암 터. 마애삼존불상 관리건물 뒤쪽으로 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위굴이 있고, 그 중 안쪽 남향 바위에 삼존불이 새겨져 있다. 보물 제530호.

다시 편안하게 오솔길을 걷다가 나무다리를 건너면 민가가 나온다. 지재마을이다. 밭이 일궈져 있고 양지바른 곳에 진돗개가 졸고 있다. 10분 뒤 삼거리. 직진한다. 비로소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까지는 3.2㎞. 잇단 무덤을 지나면 임도. 오른쪽으로 50m 가다 다시 산길로 길을 잡는다.

8분 뒤 지능선에 닿는다. 정면엔 현성산 정상(955m). 멀리서 봐도 단번에 화강암산임을 알 수 있다. 정상 왼쪽으로 서문가바위와 필봉이 이어진다. 서문가바위 이름의 유래가 재밌다. 임진왜란때 서씨와 문씨 그리고 한 여인이 이곳으로 피란을 왔다가 아이를 이곳 바위 옆에서 출산했다. 하지만 아이 아빠가 서씨인지 문씨인지 정확히 몰라 서문가바위로 명명됐단다.

지능선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낙엽과 솔잎이 한데 얽혀 마치 푹신푹신한 양탄자 길과 바윗길을 번갈아 20분 정도 오르면 주능선. 정상까지 2.7㎞. 이정표 뒤로 남덕유산 삿갓봉 무룡산 백암봉 등 백두대간 능선이 펼쳐져 있다.
 

지금부터 정상을 보고 능선길을 달린다. 10분 뒤 전망대. 왼쪽에 현성산과 오도산 비계산 별유산, 그 뒤로 가야산 단지봉 수도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점점 경사가 급해지면서 곳곳에 밧줄이 놓여져 있다. 능선마루에서 보는 경관은 빼어나다. 하지만 약간은 무료하다. 이렇게 1시간30분 정도 지나면 마침내 금원산 정상.

거창에서 출발했지만 정상은 함양군이다. 정면에 돌탑 봉우리가 보이고 그 오른쪽 봉우리가 기백산이다. 기백산으로 뻗어나가는 능선을 보니 육중한 산세가 주는 장쾌함과 호방함이 뼈속까지 스며든다. 그 뒤로 거망산과 황석산이 이어지고 괘관산 백운산은 저멀리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왼쪽으로 내려선다. 헬기장을 지나 8분 뒤 돌탑 봉우리(1315m봉)에 닿는다. 여기서 유안청폭포 방향으로 직진한다. 15분 뒤 전망대. 우리가 올라왔던 왼쪽 능선길이 훤히 보인다. 좀 더 내려가면 오른쪽에 기백산 책바위가 또렷하다.

다시 40여분 내려오면 임도. 대각선으로 길을 건너 산길로 내려선다. 이제 '유안청폭포' '휴양림' 이정표를 보고 길을 잡는다. 숲그늘 짙은 계곡을 따라 20분 정도 내려오면 유안청폭포. 90m 정도의 비스듬한 일종의 와폭인 유안청폭포와 주변 경관을 보노라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폭포 끝단 쯤 폭포 감상을 위한 일종의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 자운폭포와 복합산막을 지나 20분 뒤면 들머리인 매점에 닿는다.




■ 금원산 자연휴양림
 

산꾼들 사이에서 금원산은 항상 기백산과 짝을 이뤄 언급된다. 같은 능선으로 연결돼 한번 산행으로 두 산을 함께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금원·기백'으로 불린다.

금원·기백에 비해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이웃 함양군에도 항상 붙어 다니는 산군이 있다. 바로 거망산(1245m)과 황석산(1235m)이다. 역시 한 능선으로 이어져 '거망·황석'으로 지칭된다.

이들 4개 산의 모산(母山)은 경남 거창 함양군과 전북 장수군에 걸쳐있는 남덕유산(1507m). 남덕유산에서 남동쪽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월봉산(1279m)을 거쳐 두개의 능선으로 나란히 갈린다. 거창쪽으로 금원산~기백산, 함양쪽으론 거망산~황석산이다. 결국 크게 보면 금원~기백~거망~황석산이 말발굽처럼 하나의 능선으로 연결돼 있는 셈. 이들 산은 모두 1000m가 넘는 고봉이어서 조망이 탁월한데다 산세 또한 하나같이 빼어나 부산을 비롯한 전국 산꾼들의 흠모의 대상이 되고 있다.

거창군의 금원산 자연휴양림과 함양군의 용추 자연휴양림이 이들 봉우리 사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각각 위치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아침 일찍 부산을 출발하면 금원산 기백산을 하루에 종주할 수 있다. 원점회귀 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한걸음에 내달아야 한다.

금원산 자연휴양림을 찾아 동화에나 나옴직한 통나무집과 주변 경관을 보았을 때 모두들 후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전날 출발해 아름다운 대자연을 만끽한 후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했으면 하는 생각 때문이다.

TV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을 갖춘 콘도식 복합산막(사진)과 낭만적인 산꾼들을 위한 방갈로식 산막, 그리고 숲속수련장과 숲속야영장을 갖춰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다. 산행을 하지 않더라도 하루 이틀 이 곳을 찾아 도심 속의 때를 말끔히 씻어내기에 최적의 장소로 추천하고 싶다. 콘도식 산막의 경우 5명이 하룻밤을 묵을 경우 사용료는 5만원. (055)943-0340, 940-3574

상세한 자료는 금원산 자연휴양림에 문의 하세요.






- 교통편 -

부산에서 거창 금원산 자연휴양림까지는 시외버스를 탄 후 거창읍에서 군내버스를 갈아타고 위천면에서 택시를 타는 방법이 가장 편리하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거창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첫차를 시작으로 20~40분마다 있다. 1만1800원. 2시간40분 정도 걸린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에서 위천면 방면으로 가는 군내버스(서흥여객, 055-944-3720)는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150원. 군내버스정류장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가다 다리(중앙교)를 건너면 만나는 중앙시장 안에 있다. 10분 정도 걸린다.

위천면에서 휴양림까지는 택시(055-943-0300)가 편리하다. 5000원 정도. 거창읍에서 휴양림까지 바로 가는 택시(055-942-2080)를 타면 1만5000원 정도.

위천면에서 거창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군내버스 막차는 오후 7시40분에 있다.

거창에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행 시외버스는 30~4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6시4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서진주 분기점~대진고속도로~지곡·안의IC~좌회전 안의 거창 방면~마리삼거리 좌회전~위천 무주 방면~위천면 좌회전~금원산 자연휴양림 순. 수승대에서 5㎞ 정도 거리.


  입력: 2004.03.26 15:14
교통편은 변동 사항이 있어니, 지자체의 시외버스터미널로 반드시 문의 확인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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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산 자연휴양림 내 용미폭포. 폭포 규모나 거무튀튀한 암벽 색 등 첫인상이 마치 지룡산 배넘이골 인근 나선폭포를 쏙 빼닮았다. 동영상 www.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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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수 아래 쉬었다 가세 그려
운문산 자연휴양림서 원점회귀, 걷는 시간만 3시간20분
운문령서 쌀바위 입구까지 임도 때문 의외로 사람 적어
엄연히 가지산 줄기여서 '가지산 상운봉'으로 불러야
울산귀바위 부처바위 용미폭포 등 산행 중 볼거리 많아




국토의 7할이 산지인 우리땅. 한라 지리 설악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산에서부터 시골마을 구릉지의 무명봉에 이르기까지 수백 수천 개의 봉우리가 산그리메를 드리우며 산꾼들을 유혹한다.

그 많은 산들 중에서 그나마 이름을 부여받은 봉우리는 채 1할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악계의 추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영남알프스의 상운산(上雲山)은 무척 운이 좋은 듯하다. 경북 청도와 울산 울주의 경계에 위치한 상운산은 산세로 봐선 분명 가지산 줄기이나 어엿한 독립봉으로 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형도나 일반 등산지도를 한번이라도 보기만 하면 대번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상운산이란 이름을 부여받은 건 적어도 1980년대 초반 이후이다. 학번이 80년대 초반인 이창우 대장이 이를 입증한다.

이 대장에 따르면 당시만 하더라도 길도 제대로 나 있지 않은 이곳을 대학 신입생 때 올라와보니 정상석은 물론이고 이름조차 없던 철저한 무명봉이었다는 것.

  

이 대장은 "기억이 정확히 나진 않지만 이후 다시 찾으니 '상운산악회'에서 정상목을 세워 거기에 '상운산'이라는 이름을 부여해 모산(母山)으로 삼고 있었다"고 말했다. 터가 좋은지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004년에는 모 기업이 역시 모산으로 삼기 위해 까만 대리석으로 깔끔한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가지산 북동쪽에 위치한 상운산은 정확히 말해 가지산 전위봉이자 위성봉이다. 가지산 남동쪽에 터잡은 가지산중봉과 같은 레벨인 것이다. 해서, 가지산 상운봉이라 불러야 맞지 않을까 싶다. 지리산 천왕봉, 설악산 대청봉, 금정산 고당봉 하듯이 말이다.

한 술 더 떠 최근에는 '1000m 이상의 영남지역의 산군'이라는 영남알프스의 정의에 부합된다며 이 상운산(1114m)을 가지산 운문산 등과 함께 영남알프스 산군에 새롭게 추가해야 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산행팀은 상운산의 경우 영남알프스의 맏형 가지산에서 펼쳐지는 북동릉상의 한 봉우리로 여기서 한 가닥은 쌍두봉 지룡산 운문사로, 또 한 가닥은 운문령을 거쳐 문복산 또는 고헌산으로 갈라지는 정거장봉으로 보면 될 듯싶다.

   


하지만 상운산을 찾는 이는 예상 외로 적다. 운문령에서 출발하는 산꾼들의 십중팔구는 상운산을 오르지 않고 임도를 따라 쌀바위 입구까지 간 후 가지산을 타기 때문이다. 이는 낙동정맥 또는 영남알프스 종주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쌍두봉~상운산, 지룡산~상운산 종주자들 그리고 여름철 학심이계곡을 타는 산꾼들 정도가 정상을 밟을 뿐 대부분의 산꾼들은 오르지 않는다.

이에 산행팀은 '외로운' 상운산을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소개한다. 시종점은 청도군 운문면에 위치한 운문산 자연휴양림이다.

산행은 운문산 자연휴양림~대피소·용미폭포 갈림길~삼각점봉~무명봉(TV안테나)~주능선(낙동정맥)~울산귀바위~상운산 정상~상운산 삼거리(이정표)~헬기장~휴양림 갈림길~휴양림·생금비리쉼터 갈림길~부처바위~용미폭포 갈림길~용미폭포~팔각정(대피소)~관리사무소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20분. 쉬이 멀리 떠나지 못하는 장마철 잠시 다녀오는 산행으로 제격이다.

휴양림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이내 만나는 사거리에서 좌측 '숲속수련장' 방향으로 30m쯤 오르면 우측으로 침목계단으로 숲으로 인도한다. 들머리다. 산죽길을 한 굽이 오르면 너른 터. 가로질러 똑같은 침목계단으로 오르면 휴양림 내 임도. 역시 가로질러 이번엔 돌계단을 밟고 숲으로 진입한다. 오랜 기간 사람이 안 다녀서인지 잡풀이 산길을 덮고 있다. 길섶엔 노란 망태버섯이 발길을 붙잡는다.

18분 뒤 첫 이정표. 우측 '대피소 탐방로 용미폭포' 방향 대신 직진한다. 6분 뒤 잠시 숲을 벗어나 시야가 트이는 삼각점봉에 선다. GPS단말기상으론 해발 635m.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3분 뒤 두 번째 이정표 앞에 선다. 길찾기에 유의해야 할 지점이다. '등산로'라고 적힌 조그만 이정표가 있지만 이는 휴양림에서 만든 순환 탐방로를 알리는 표시. 무시하고 이정표 뒤로 직진한다.

TV수신용 안테나가 서 있는 무명봉을 지나면 키작은 산죽길. 곳곳엔 멧돼지가 목욕한 흔적과 배설물이 눈에 띈다. 고도를 높일수록 이와 비례해 산죽의 키도 더 커져 이제 어른 키에 육박한다.

숲은 여전히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하고 산길은 점차 기울기를 더 세워 된비알 정도로 치닫고 있다. 동시에 확실한 산길은 사라진다.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전부가 산길로 오해받을 정도로 종잡을 수 없다는 것.

  
 

이후 경사는 더 심해진다. 전체적으로 17, 18분쯤 힘겹게 오르면 된비알은 끝이 나고 산길은 우로 휘어진다. 좌측 뒤 열린 길은 운문령 아래 쉼터인 매점 방향이다.

여기서 6분이면 시야가 트이며 묘지 한 기가 들어설 터에 닿는다. 주능선으로 낙동정맥길에 올라선 것이다. 좌측 운문령 방향 대신 우측 귀바위 상운산 가지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2분 뒤 반듯한 등로와 만나면 우로 발길을 옮긴다. 이 길은 원래 등산로, 방금 온 길은 능선 등산로이다.

산길 좌우로 전망대가 보이지만 아쉽게도 이날은 뿌연 운무 때문에 거의 시계 제로. 4분 뒤 연립주택 크기의 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불과 10m 떨어진 지점에 와서야 그 흔적이 확인될 정도이다. 울산 귀바위(1081m)다. 부처의 귀를 닮았다는 이 바위는 청도귀바위에 비하면 규모가 적은 대신 조망이 워낙 빼어나다고 명성이 자자하지만 이날만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귀바위에 올라서면 곧바로 산길이 이어진다. 이 길 좌측 아래가 운문령에서 쌀바위로 가는 임도이다. 참고하길. 상운산 정상은 귀바위에서 9분이면 올라선다. 상운산악회에서 세운 오래된 하얀 정상목과 삼성정밀의 검은색 정상석이 나란히 서 있다. 여전히 운무 탓에 주변 산세가 보이진 않는다. 허나, 이창우 대장은 지형도와 과거 오른 경험을 토대로 정상석 우측으로 문복산과 그 우측으로 백운 고헌산 등 낙동정맥, 그리고 발아래 생금비리계곡과 방금 산행팀이 올라온 능선이 보일 것이라고 한다.

하산은 직진. 20m쯤 가면 삼거리 이정표. 좌측은 운문령에서 이어지는 임도로 해서 쌀바위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길, 산행팀은 지룡산 운문사로 연결되는 직진형 우로 향한다. 3분 뒤 임도로 내려서는 또 다른 갈림길을 만나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이 구간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청정산길이다.

삼거리 이정표에서 10분이면 헬기장을 지나고 여기서 12분쯤 푹신푹신한 산길로 내려서면 갈림길. 좌측 쌍두봉 지룡산 배넘이재 운문사 삼계리 방향 대신 우측 휴양림 또는 생금비리쉼터 방향으로 내려선다. 입구에 '운문산 자연휴양림'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다.

  

13분 뒤 아름드리 홍송을 지나면 이내 갈림길. 좌측 생금비리쉼터 대신 우측 휴양림쪽으로 간다. 7분 뒤 집채만한 바위를 만난다. 일명 부처바위다. 산속에선 코끼리 다리 만지기지만 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보면 마치 논산 관촉사의 은진미륵불로 잘 알려진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 제218호)을 빼닮아 명명됐다 한다. 실제로 갓 얼굴 몸통 부분 등 세 부분으로 나눠지는 미륵불 둘이 등을 지고 있는 형국이다. 부처바위 옆에서 고개를 내밀면 발아래 휴양림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처바위에서 20m쯤 더 내려가면 갈림길. 이정표엔 '좌 휴양림, 우 용미폭포'라 적혀 있다. 산행팀은 잠시 폭포를 보고 되돌아와 하산하려고 했는데 폭포에서 별도의 하산길이 있었다. 폭포까진 6분 걸린다. 천년 묵은 백룡이 힘에 겨운 나머지 꼬리를 바위에 걸쳐 놓은 채 몸통만 승천, 남은 용꼬리가 폭포로 변했다는 전설의 이 용미폭포는 높이나 거무튀튀한 암벽 색 등 첫 인상이 지룡산 배넘이골 인근에 위치한 나선폭포를 쏙 빼닮았다.

하산은 밧줄을 따라 열린 너덜길로 계곡과 나란히 걷는다. 숲 사이 보이는 우측 능선이 우리가 올라온 능선이다. 팔각정을 지나며 산을 벗어나며 여기서 관리사무소까지는 14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운문산 자연휴양림 뒤엔 운문산이 없다

그것이 궁금했다. 휴양림을 품고 있는 산이 산줄기로 봐선 분명 가지산인데 왜 이름이 운문산 자연휴양림인지.

알고 보니 이 휴양림은 2000년 8월 문을 열 때부터 지금까지 이름과 관련해 적잖은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지금도 휴양림을 찾은 방문객들이 가까운 상운산이나 가지산을 제쳐두고 '운문산까지는 몇 시간 걸리느냐'고 물을 땐 빨리 이름을 바꿔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운문산 자연휴양림으로 결정된 배경은 이랬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이 휴양림의 주소지는 청도군 운문면이고 휴양림을 품고 있는 뒷산은 가지산 줄기. 문제는 가지산 정상이 밀양 산내면과 울산 울주군의 경계라 청도와는 별개였던 것. 하지만 아랫재를 기준으로 가지산과 이웃한 운문산 정상은 청도 운문면과 밀양 산내면의 경계여서 청도의 산이라 해도 사실 무방하다.

결국 청도땅에 있는 이 휴양림 이름에 청도의 대표 산인 운문산 이름을 앞에 갖다붙이는 다소 어설픈 조합을 완성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개장 당시부터 이름과 관련, 방문자들로부터 이름이 부적합하지 않느냐 하는 질문을 수시로 받으면서 지난해에는 한때 내부적으로 이름을 바꿔볼까 하고 검토도 해봤지만 이미 8년간 뿌리내린 데다 홍보물까지 전국적으로 배포돼 있어 유야무야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계속 이름과 관련한 문의가 잇따르자 새롭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운문령 자연휴양림'이라고 말했다. 운문령은 청도 운문면과 울산 울주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으니 무리가 없다는 것.

휴양림 앞에 산 이름을 붙이는 것이 관례이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산림청이 운영하는 34개 휴양림 중 강원도에 '대관령 자연휴양림'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곤 '운문령 자연휴양림' 건도 내부의 한 의견일 뿐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섣부른 보도를 경계했다. 입장료 1000원, 주차비 3000원. (054)371-1323


  
  운문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본 부처바위. 관촉사 은진미륵불을 닮았다.

# 교통편

- 지난 20일부터 언양~대구행 시외버스 증차돼 편리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있다. 1시간 걸리고 2900원. 언양터미널에선 대구행 시외버스를 타고 운문산 자연휴양림에서 내린다. 오전 9시, 10시30분. 40분쯤 걸리고 1800원. 날머리 운문산 자연휴양림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후 2시50분, 5시40분에 출발한다. 언양~대구남부터미널을 오가는 시외버스 출발 시각은 지난 20일부터 변경됐다. 언양에서 노포동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가지산 석남사)~경주 봉계 35번 직진~밀양 상북 24번~밀양 석남사 24번 우회전(언양교차로)~밀양 상북 24번~창녕 밀양 24번~청도 배내골 석남사 69번~청도 경주 69번 우회전~가지산온천 지나~운문령 지나~운문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은 관리사무소 지나 첫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보인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8.06.26 20:24 / 수정: 2008.06.26 오후 10: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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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369> 가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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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성(石火星). 굳이 우리 말로 바꾸자면 돌불꽃이다. 전국 방방곡곡의 웬만한 산을 섭렵한 산꾼이라면 ‘아!, 가야산’하고 곧바로 맞장구를 칠 것이다.


이 말은 예부터 가야산의 크고 작은 뾰족한 기암봉을 비유한 것으로 입에서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온 것. 출처는 알고 보니 조선 후기 지리서인 이중환의 ‘택리지’. 이 책에는 ‘합천 가야산은 끝이 날카로운 바위들이 늘어선 모양새가 흡사 불꽃이 공중에 솟은 듯하다’고 적혀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어쩜 이렇게 적확한 표현을 썼는지. 뛰어난 관찰력이 없는 범부일지라도 이중환의 표현을 실감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야산 전체를 총칭해 석화성이라고 하지만 그 중에서 기암봉들이 촘촘히 밀집해 있는 곳은 주봉인 상왕봉의 남동쪽 일대 공룡능선과 만물상능선으로 흔히 석화성의 백미라고 불린다. 설악산이나 금강산의 그것과 비교해 규모면에서 떨어지지만 오히려 그 점이 가야산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거대한 설악의 공룡능선 암봉은 막상 가까이 가면 그저 밋밋한 벽으로 다가오지만 가야산의 암봉 앞에 서면 암봉 그 자체 뿐만 아니라 근처 암봉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주봉은 상왕봉(象王峰·1430m) 또는 우두봉(牛頭峰). 상왕(象王)은 ‘열반경’에서 모든 부처를 의미하며 우두봉은 정상의 바위가 소의 머리를 닮아 붙여졌다.


산행은 성주군 백운동 매표소~백운1-4교~옛 백운동대피소(가야산 등산안내도)~백운암지~서성재~가야산성터~전망대~칠불봉~안부~상왕봉~석조여래입상~헬기장~옛 가야산대피소~토신골갈림길~마애불입상~용탑선원~해인사 순. 5시간30분~6시간 정도 걸린다. 현 시점에서 가야산에서 열린 유일한 등산로다.


매표소를 지나면 계곡으로 들머리가 열린다. 용기골이다. 계곡을 따라 백운교 4개를 잇따라 지난다.


백운1교에서 30분쯤 뒤 쉼터가 나온다. 옛 백운동대피소다. 정면에 ‘영남의 영산 가야산’이라고 적힌 커다란 안내판이 서있다. 그 옆에 ‘칠불봉 2.5㎞’ ‘상왕봉 2.7㎞’ 팻말이 보인다.


지금부터는 길이 약간 얼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5분 정도 가면 백운암지. 통일신라때 이 곳 용기골에는 해인사에 버금가는 금당사라는 절과 이에 딸린 100여개의 암자가 있었는데 백운암도 그 중의 하나로 추정된다고 적혀있다. 20분쯤 더 가면 서생재. 제법 너른 평지로 네갈래길이 나있다. 왼쪽은 만물상능선 및 공룡능선 가는 길이고 정면은 마애불입상으로 가는 방향이다. 하지만 폐쇄돼 있다. 칠불봉으로 향하는 오른쪽 길을 택한다. 나무 계단을 지나면 곧 너덜길. 안내판을 보니 이는 가야산성터다. 이제 상왕봉까지는 1㎞.


가야산성터를 지나면 왼쪽에 탁 트인 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정면 산 정상에 조그만 정상석이 튀어나온 오도산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비슬산 앞산 황매산이, 오른쪽으로 비계산 별유산 지리산 천왕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부터는 급경사의 연속. 이 때문에 철계단을 많이 설치해 놓았다. 철계단이 없으면 산행을 못할 정도로 주변에 눈이 아직 녹지 않았다. 두 개의 철계단과 집채만한 바위를 에돌아 오르면 석화성의 진면목이 기다리고 있다. 왼쪽 만물상능선, 오른쪽 공룡능선. 잔설이 희긋희긋한 석화성에 넋을 잃는다. 정말 돌불꽃이 공중에 솟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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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계단의 한 지점에 다다르면 정면 칠불봉, 뒤쪽 만물상 및 공룡능선, 오른쪽에 해인사가 모두 보인다. 곧 칠불봉(1433m)에 닿는다.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허왕후의 오빠 장유화상을 스승으로 모시고 3년간 수도 후 생불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서성재에서 1시간10분 정도 걸린다. 장쾌한 조망이 인상적이다.


서쪽으로 향적봉~무룡산~삿갓봉~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덕유능선과 그 밑으로 금원산 기백산 능선과 덕유산을 잇는 삼봉산 대덕산 초점산 능선이 파도처럼 출렁이고 북쪽 코앞에는 성주 독용산이, 저 멀리 민주지산과 황악산이 하얗게 변해있다. 동쪽엔 팔공산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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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222호 마애불입상
 


주봉인 상왕봉(1430m)까지는 10분 거리. 그 사이가 도경계. 칠불봉은 경북 성주, 상왕봉은 경남 합천에 있다.


하산은 정상석 밑으로 내려선다. 워낙 급경사인데다 눈 덮인 바위가 살짝 얼어 있어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다. 한 발 한 발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길 옆 큰 바위에도 두꺼운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30분 뒤 보물 264호 석조여래입상을 지나면 헬기장과 옛 가야산대피소가 잇따라 나온다. 대피소 자리에는 구상나무를 심어 쉼터를 조성했다. 가야산의 또하나의 명물인 산죽밭도 지난다. 눈덮인 평탄한 산길 사이로 초록 댓잎에 하얀 눈이 얹힌 산죽이 인상적이다.


곧 갈림길. 토신골은 휴식년제로 막혀있어 직진한다. 계곡을 한 번 건너면 주변에 곧게 뻗은 홍송이 보이고 그 왼쪽에 보물 222호인 마애불입상이 서있다. 높이가 5.8m인 마애불과 주변 아름드리 홍송의 조화가 일품이다.


이제부턴 본격 하산길. 계곡을 건넌 뒤 계곡과 나란히 걷는다. 용탑선원까지는 40분 정도 걸리고 해인사 일주문은 10분 후에 닿는다.



- 합천 가야산? 성주 가야산? 주봉 자리 놓고 두지역 신경전


백운동 매표소에서 해인사 쪽으로, 또는 그 반대 방향으로 산행을 하면서 등산안내도와 정상석을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한가지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익히 알려진대로 가야산의 최고봉은 상왕봉으로 해발 1430m. 하지만 경북 성주군 백운동 쪽에서 올라오다 보면 하나같이 칠불봉이 1433m로 가장 높다고 적혀 있다. 칠불봉 정상석 아래 적힌 ‘가야산(칠불봉) 전설’이나 옛 백운동 대피소 앞의 ‘영남의 영산 가야산’ 등산안내도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가야산에서 가장 높은’이라는 수식어가 칠불봉 앞에 따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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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성주군에 위치한 칠불봉 정상.
 


상왕봉은 경남 합천군에, 칠불봉은 경북 성주군에 위치해 있다. 두 봉우리 간격인 200m 사이에 도 경계선이 지나간다.


성주군의 이같은 노력은 바로 합천 가야산이 아니라 성주 가야산으로 널리 알려지기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가야산 면적의 61% 정도가 성주군에 포함돼 있어 칠불봉이 상왕봉보다 높다는 사실만 인정되면 확실하게 성주 가야산으로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산의 면적이 얼마나 포함돼 있느냐 보다는 주봉의 위치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산 앞에 그 지방의 이름이 붙는다.


하지만 성주군의 노력은 몇 가지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성주군의 주장대로 해발고도가 3m나 낮다는 상왕봉 정상의 정상석은 답사자들은 잘 알겠지만 상왕봉의 최고점이 아니라 최고점 아래 평평한 곳에 설치돼 있다. 실제 최고점과 정상석이 놓인 두 지점간의 간격이 3m 이상이라는 것이 목격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또 한가지. 국토지리정보원의 유권해석. 이에 따르면 성주군이 주장하는 칠불봉의 높이인 1433m는 전혀 근거가 없으며, 때문에 현재로선 가야산 주봉은 상왕봉이라는 것.


한 관계자는 “경상도의 지형도 수정작업이 실시되는 내년에 반드시 재측량을 해 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산꾼들은 성주군의 노력을 높이 사고 있다. 성주쪽의 등산로가 합천쪽의 그것보다 훨씬 잘 정비돼 있기 때문이다.



- 교통편



부산 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거창행 시외버스를 탄 후 고령에서 내린다.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 10시 출발. 8600원. 1시간50분 정도 걸린다. 고령시외버스터미널(054-954-4455)에서 산행 들머리인 백운동행 버스는 오전 9시40분(1850원), 9시45분(2000원), 11시40분(1850원)에 있다.


날머리인 해인사 입구에는 부산행 버스가 없어 고령까지 와서 시외버스를 타야 한다. 20분 간격으로 있으며 오후 7시50분이 막차. 2700원. 고령에서 서부버스터미널까지는 오후 4시40분, 5시20분, 5시55분, 6시45분, 7시20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는 남해고속도로~칠원분기점~구마고속도로~현풍IC~좌회전~국도5번~위천삼거리 좌회전~88고속도로 성산IC~해인사IC~백운동 순으로 가면된다.


가야산으로 가기 위해 이용되던 옥포분기점이 폐쇄됐기 때문에 현풍IC에서 나와야 된다. 날머리 해인사에서 들머리 백운동까지는 택시(055-932-7321, 011-512-7325)로 이동해야 한다. 20여분 걸리며 1만5000원 정도 나온다 .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 글, 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 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51)245-7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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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50> 덕유산 삿갓봉 '신선이 안부럽소'

 
  토옥동 계곡의 폭포. 덕유산 삿갓봉 산행은 오를 때와 하산할 때 모두 계곡과 함께 해 여름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어지간한 애착을 갖지 않고선 웬만한 산꾼들도 여름산행을 기피한다. 특히 요즘같이 낮에는 작열하는 태양,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마솥 더위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취재팀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산도 산 나름이라고.

행 도중 힘에 부치면 곧바로 발을 담글 수 있는 계곡이 언제나 옆에 있는 그런 산이면 어떨까. 비싼 돈을 바쳐가며 다이어트도 하는데 배낭 하나 달랑 메고 1㎏ 감량효과까지 본다면 이거야 말로 이열치열에 일거양득의 효과가 아니겠는가.

경남 거창의 덕유산 삿갓봉으로 떠나보자. 가는 길은 멀지만 이 정도는 산행으로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다. 이번 산행은 오를 때와 하산할 때 모두 계곡과 함께 하는 전형적인 계곡산행이다. 흰 포말의 작은 폭포와 어른들도 수영이 가능한 소(沼), 선녀들이 목욕을 했을 법한 타원형 욕조모양의 웅덩이, 소와 폭포를 둘러싼 주변의 단애와 급사면의 울창한 숲이 이어져 과연 산행을 왔는지 유람을 왔는지 헷갈릴 정도. 얼음물 같이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근 채 점심을 먹고 있자면 그냥 영원히 이 자리에 남고픈 생각이 절로 든다.

여기에다 곳곳에 밧줄을 타고 오르는 암벽과 철계단, 대표적 여름꽃인 원추리 나리꽃 초롱꽃 산수국 그리고 정상에서의 장쾌한 조망은 한 순간도 무료함 없이 일사천리로 산행을 즐겁게 해준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산행이 되리라 확신한다.

 
산행은 거창군 황점매표소 입구~쉼터바위~마지막 계곡~샘터~삿갓골재 대피소~삿갓봉~월성재~샘터~토옥동계곡~전북 장수군 양악양어장~주고마을 순. 6시간 산행시간 중 절반 이상이 계곡과 함께 이어진다.

버스종점 앞 가게에서 50m 전방에 황점매표소가 보인다. 들머리는 매표소에서 10m 못간 오른쪽 아스팔트 길. 입구에 ‘삿갓골 대피소 3.4㎞’ 팻말이 서 있다. 20여분 걸으면 덕유산국립공원측이 만든 주탐방로 안내판이 보인다. 나무다리를 지나면서 본격 삿갓골로 진입한다. 계곡물의 냉기가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물살이 세고 소리 또한 시원하다. 울창한 숲속에 매미울음과 새소리가 한데 어울려 마치 교향악단의 클라이맥스를 접하는 듯하다.

‘삿갓골재 대피소 1.7㎞’ 팻말을 지나면 곧 쉼터바위. 이름 그대로 성인 30여명이 너끈히 앉아 더위를 식힐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반석이다.

산행도중 일부러 계곡물 쪽으로 내려갈 필요가 없다. 산길에 몸을 맡기면 멀어졌다 다시 가까이 다가가고, 이따금씩 계곡을 건너는 기회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참나리
계곡 쪽으로 쓰러진 나무에는 버섯이 자라고, 주변에는 덩굴들이 뻗어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산수화다.

들머리에서 1시간30분 정도면 ‘마지막 계곡’에 닿는다. ‘우수 위험’이란 팻말과 함께 밧줄로 계곡사이를 연결해 놓았다. 이후부터 산길산행. 삿갓골재 대피소까지는 800m 남았지만 심한 오르막길이라 만만찮다.

대피소로 향하는 마지막 긴 계단은 나무를 통으로 잘라 만들어 놓았다. 우측 샘터를 지나면 삿갓골재 대피소. 지금부터는 백두대간. 오른쪽으로 가면 무룡산(1,492m) 동엽령(1,320m) 향적봉(1,614m), 왼쪽으론 삿갓봉(1,418m) 월성재(1,240m) 남덕유산(1,507m) 방향.

 
  초롱꽃
대피소를 등에 지고 정면엔 월봉산 누룩덤과 그 뒤로 거망산 황석산이 구름에 가려 희미하게 다가온다.

리꽃과 초롱꽃이 입구에 활짝 핀 왼쪽 오르막길을 택한다. 쇠줄을 연결한 난간을 지나고 바위를 에돈다. 때론 밧줄을 잡고 오를 정도로 길이 재미있다. 이렇게 30여분 오르면 마침내 삿갓봉. 장쾌한 조망에 앞서 온 사방이 고추잠자리떼라 우선 놀란다. 오른쪽에 보이는 낙타봉처럼 연결된 잇단 봉우리가 산행방향이고 그 뒤쪽이 월성재. 오른쪽 길로 하산한다. 삼거리가 나오면 왼쪽길을 택한다. 산죽이 길따라 도열해 반긴다. 오르락 내리락의 반복. 난간도 지나고 밧줄을 잡고 바위도 오른다. 갑자기 주변이 노랗다. 원추리꽃 군락지다.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온통 원추리다.

월성재가 오른쪽에 보이는 마지막 봉우리에서 지금까지 넘은 작은 봉우리가 대략 예닐곱개였음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3, 4분 후 마침내 남덕유산과 삿갓봉 사이의 안부인 월성재에 닿는다. 직진하면 남덕유산이고 좌측으로 가면 월성계곡을 거쳐 들머리인 황점매표소.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원점산행으로 가능한 코스다.

 
  산수국
안내판 뒤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샘터를 지나면 토옥동계곡. 폭포 소 등이 끊임없이 이어져 전국의 내로라하는 명승지 폭포 및 계곡이 부럽지 않다. 특히 남덕유계곡에서 흘러 온 물과 삿갓봉에서 형성된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 만나는 합수점에선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주변경관이 빼어나 압권이다. 수심이 깊어 ‘수영금지’ 팻말과 함께 소 앞에 안전튜브가 비치돼 있는 곳도 있다.

날머리인 양악양어장까지는 2시간 정도. 저수지를 지나 3㎞를 걸으면 장수군과 무주군 경계 인근에 주고버스정류장이 있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245-7005



[떠나기 전에]

덕스러운 산, 덕유산은 남한 제4위의 산이다. 평균 해발 1,300m의 능선에는 모시대 등대시호 원추리 솔나리 흰여로 산수국 동자꽃 등 지금 야생화 천국이다. 삿갓골재대피소(011-423-1452)~삿갓봉~월성재로 이어지는 능선은 덕유산 산행의 백미이며, 첩첩이 포개진 봉우리가 한폭의 산수화다. 황점에서 이어지는 위천천에는 뛰어난 경관으로 팔담팔정이 있었다 하나 지금은 용암정 행기숲 갈계숲 강선대 분설담 장군바위 내계폭포 월성숲 사선대 빙기실계곡 마학동계곡 송계사계곡 수리덤을 ‘북상 비13경’을 지정해 놓았다. 그 외에도 수승대 가선림 모암정 덕산정 등도 휴가철을 맞아 드라이브를 겸해 찾아볼 것을 권한다

무주군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딧불이가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되었고 오는 22~30일 무주 남대천과 한풍루에서 ‘무주 반딧불이 축제’가 열린다.

토옥동 계곡은 덜 알려진 계곡으로 장수군에서는 무주구천동과 쌍벽을 이루는 계곡. 상수원 보호구역이며 수량이 풍부하고 물이 깨끗하다. 수질을 오염시키는 일은 삼가자.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7시50분 등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2시간5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1만1천8백원. 산행 들머리인 황점까지는 군내버스를 이용한다. 오전 9시30분, 11시. 2천4백원. 군내버스정류장은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가다 두번째 사거리에서 길을 건넌다. 중앙교를 지나 중앙시장내 있다. 걸어서 10분 정도.

날머리인 양악양어장에서 3㎞쯤 걸어 국도변의 주고마을 앞에서 무주행 버스는 오후 4시40분, 6시40분에 있다. 2천1백원. 그렇지 않으면 양악양어장에서 안성공용터미널까지 택시(063-323-2020(개인), 0088(회사))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1만원 내외. 이후 안성공용터미널에서 오후 6시30분, 6시50분, 7시10분, 8시15분 무주행 버스를 타면 된다. 1천6백원.

무주터미널에서 영동행 시외버스는 오후 6시50분, 7시25분, 8시20분에 출발한다. 2천1백원. 영동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기차는 오후 8시23분, 8시51분, 밤9시9분에 있다. 1만2천원(주말기준).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서진주IC~대진고속도로~함양IC~88고속도로 대구방향~거창IC로 빠져나와 좌회전, 위천 혹은 수승대 방향으로 달린다. 이후 북상면 갈계갈림길에서 좌회전, 황점 월성 방향으로 1001번 지방도를 타면 들머리인 황점마을에 도착한다. 자가운전보다는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kyh73@kookje.co.kr  입력: 2002.05.01 21:03

hung@kookje.co.kr  입력: 2003.08.0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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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41> 거창 단지봉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단지봉 전나무 숲속을 걸으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천상의 황제가 된 듯하다.
단지봉은 그동안 할 말이 많았겠다. 어느 산하 못지 않게 수려한 조망을 간직하고 있는데다 품안의 곧게 뻗은 전나무 숲과 야생화 밭은 가히 삼림욕장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울창하기 그지없다.

백두대간의 초점산에서 이어진 가야산 수도산 등과 함께 한 봉우리로 우뚝 솟아 있건만 어찌 속세의 산꾼들은 알아주지 않았던가. 기껏 언급돼봤자 수도암으로 유명한 김천의 수도산을 거쳐 가야산으로 향하는 종주중 거쳐가는 하나의 산 정도. 봉우리가 낮아 안보였다면 이해라도 할텐데 1,430m의 가야산보다는 못하지만 1,317m의 수도산보다 9.7m나 높다. 영남알프스 봉우리중 누가 단지봉보다 높단 말인가.

뾰족한 돌산으로 접근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산길은 인적이 드문 원시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정상 인근에는 연분홍 철쭉이 아직도 만개해 볼거리 또한 즐비하다.

경남 거창군 가북면과 경북 김천시 증산면 사이의 단지봉(일명 민봉)은 정상 인근 일부를 제외하곤 암석을 볼 수 없는 전형적인 육산이다. 단지봉이란 이름은 산세가 아래는 배가 볼록하고 정상은 뚜껑을 덮어놓은 것처럼 편평한 단지모양을 닮았다 하여 붙여졌다.

산행은 거창군 가북면 중촌리 동촌마을 중촌교회에서 출발, 임도 시설비~거창 장씨 묘~탈의산~전망대~고비골 앞산~헬기장~단지봉~샘터~고비마을을 거쳐 중촌교회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6시간 정도 걸리는 비교적 긴 여정.

 

중촌교회앞 다리를 건너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오른쪽엔 면우정이란 정자가 있다. 20m 앞에 중촌보건진료소가 나타나면 오른쪽 길을, 다시 10m 앞에는 임도 개설비가 서있다. 왼쪽 시멘트포장길로 오른다. 네갈래 길이 나오면 직진한다. 주변은 온통 고추 감자 매화나무밭.때마침 만난 마을 촌로에게 단지봉 산길을 묻자 “그곳은 마을사람들도 안간지 4, 5년은 족히 돼 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뚫어야 하는 것이 근교산팀의 일.

들머리 찾기가 예사롭지 않다. 네갈래 길을 지나 150m 올라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 다시 50m 뒤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택한다. 이때부터 흙길. 100m 뒤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 또다시 100m 뒤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가면 왼쪽에 사과나무밭이 나온다. 열매를 봉지로 씌워 놓았다. 이때까지 대략 30분 소요. 흔적만 남은 넓은 길에 수풀이 우거져 있다. 왼쪽으로 들어선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길이다. 100m 뒤 갈림길에선 오른쪽 길을 택한다. 10여분 뒤 좌우측에 무덤이 보인다. 마을촌로의 말대로 수년간 사람이 다니지 않아 길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나무가지와 잡풀이 길을 가로막고 있고 곳곳에서 머리와 허리를 숙이기 일쑤다. 아예 길을 막고 서있기도 하다. 이같은 상황은 산행 도중 절반 정도 계속된다.

7, 8분 뒤 왼쪽에 또 무덤이 나오고 길 주변에 취나물이 늘려있다.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는 산길을 30여분 오르면 주능선에 닿는다. 좁지만 제법 편평하다. 오른쪽이 틔어 있다. 하늘을 향해 쭉 뻗은 전나무가 유달리 이곳에선 굵다. 나무가지를 헤치고 15분 정도 걸으면 정면에 임도가 보이고, 오도산 비계산 별유산 의상봉 장군봉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임도 삼거리 길에서 왼쪽으로 100m 정도 가면 왼쪽으로 오르는 샛길이 나온다. 회색빛 바위를 지나 오른쪽으로 간다. 거창 장씨 무덤 4기가 나온다. 덕유산 향적봉이 보이고 금원산 기백산이 저멀리 눈에 아른거린다. 무덤 사이 숲길로 향한다. 이제부터 산길이 없어 길찾기가 어렵다. 작은 무덤 1기를 지나 능선 방향을 따라 25분간 오르면 탈의산 정상. 정상석은 없고 지도상의 봉우리일 뿐이다.

 
  단지봉 정상 주변은 연분홍 산철쭉이 지천으로 피어 산꾼들을 반기고 있다.

이번엔 내리막길. 15분 정도 편하게 걸으면 이름모를 야생화밭이 나오는데 쭉 뻗은 전나무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30여분 땀을 바짝 내고 오르면 왼쪽에 무덤이 나오고 그 뒤로 산길이 모처럼 열린다. 여기서 25분 정도 걸으면 이번 산행 첫 전망대가 나온다. 두루봉과 가야산 능선이 선명하게 눈에 잡히고 왼쪽으로 양각산 흰대미산 신선봉 수도단 단지봉이 펼쳐져 있다. 또 한군데의 전망대를 지나면 곧바로 고비골 앞산 정상. 낮은 돌탑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다. 왼쪽에 흰대미산 양각산 신성봉 수도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정면에 곧 오를 단지봉이, 그 오른쪽에 가야산과 남산제일봉 별유산 두문산이 보인다.

직진해 15분 정도 걸으면 안부에 도착한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이제 단지봉을 향해 오른다. 이때부터 길이 비교적 잘 나 있다. 5분 정도 걸으면 손바닥보다 큰 취나물이 아예 밭을 이루고 있다. 10분 뒤 전망대 발밑에선 날머리인 고비마을이 보이고 저멀리 백두대간 능선이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온다.

단지봉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아 마지막 힘을 다해 오르면 헬기장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난 길로 30m 걸으면 단지봉 정상. 이 30m 구간은 온통 철쭉 천지. 만개한 연분홍꽃이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가면 가야산으로 가는 길.

하산은 헬기장 반대편 돌탑쪽으로 난 길로 내려선다. 이때 수도암이 보인다. 능선길을 따라 30여분 뒤 네갈래 갈림길을 만난다. 직진하면 수도산, 오른쪽 길은 수도리 방향. 왼쪽길을 택한다. 5분 후엔 샘터를 지나며 40분 뒤엔 고비마을에 닿는다. 이곳에서 들머리 중촌교회까지 30분 걸린다. / 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 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51)245-7005







< 교통편 >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버스는 오전 7시를 시작으로 매 50분마다 있다. 2시간40분 걸린다. 거창에서 산행 들머리인 심방 중촌행 군내버스는 강양정류소(김정형 외과) 앞에서 오전 11시10분에 출발한다. 2천원(문의 서흥여객·055-944-3720). 강양정류소는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20분 거리. 중촌에서 거창군내버스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5, 7시에 있다. 거창군내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인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대구고속버스터미널행 시외버스는 오후 8시, 8시30분, 9시, 10시30분에 있다. 4천5백원. 지하철을 타고 동대구역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기차는 오후 8시35분, 9시39분, 10시6분, 10시25분에 있다. 6천2백원(주말 기준). 거창에서 부산행 시외버스 막차는 오후 6시4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 방향으로 가다 구마고속도로로 갈아탄다. 현풍을 지나 88고속도로로 다시 갈아탄 후 광주 방향으로 달리다 가조IC에서 빠져 나온다. 가조읍내 삼거리에서 좌회전한 후 가북 방향으로 간다. 가북읍에서 좌회전해 중촌 방향으로 진입하면 된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 떠나기 전에 >


산꾼에게는 거창의 산을 산속의 산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골이 깊고 명산이 즐비하다는 뜻일게다. 그에 걸맞은 수도산~가야산 종주는 2박3일의 산타는 재미로 산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 중간에 솟은 단지봉에서 야영을 하며 하늘을 보라. 떠오르는 달을 보며 자연의 신비감에 도취될 것이다. 들머리 중촌리 동촌마을은 다원으로 다비지라 부르며 1896년 면우 곽종석 선생이 다전이라 이름 지었다. 이에 김해 김씨 고연공 삼형제가 다전에서 호를 따 다봉 다포 다태라 하였다는 ‘면우 선생 다전 사적비’가 초입의 면우정에 있다. 찻물에 쓰였던 차샘도 있다. 하산길에 만나는 샘터는 종주를 즐기는 산꾼에게는 생명과 같은 샘. 감로수의 차디찬 물맛을 보라. 식수는 충분히 준비하고 산행시 산길에 유의하자. 전체적으로 산길을 기대하지 말자. 그만큼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호젓하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hung@kookje.co.kr  입력: 2003.05.2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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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38> 누룩덤~부암산

 
  누룩이 포개져 있는 형상이라 하여 누룩덤이라 불리는 이 암봉은 이번 산행의 첫 기착점이다. 서울에서 온 여성산악회 회원들이 에둘러 가는 쉬운 길을 버리고 과감히 누룩덤을 넘고 있다
‘가파른 바위산을 오르내리며 천길 낭떠러지를 내려다보는 스릴을 경험해 보시겠습니까. 그렇다고 흙 한번 제대로 밟아 보지 못하고 산행 내내 신경을 곧추 세워야만 하는 그런 위험한 산행은 절대 아닙니다. 전망요, 움직일 때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온통 진경산수화에 버금가지요. 계곡물과 약수물도 잊을만 하면 나타나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여기에다 연보라 연분홍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려 시종일관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지요’.

경남 합천의 누룩덤을 지나 합천과 산청의 경계에 놓인 부암산 능선길로 이어지는 산행길은 이같은 조건을 두루 갖춘 환상적인 코스이다. 산행도중 만나는 웅장한 암봉이나 기암괴석 그리고 가지각색의 바위 모양은 대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산행코스는 대기마을~슬랩~매바위~세손가락바위~누룩덤~칠성바위~감암산~삼거리~전망대~안전시설물~암수바위~느리재~715m봉~안전시설물~배넘이재~부암산 정상~부암사 석굴~부암사~이교마을 버스정류장. 6시간 정도 걸린다.

대기버스정류장에 내리면 정면에 삼라만상의 기암괴석으로 형성된 모산재와 이번 산행의 중간 기착지인 누룩덤이 보인다. 누룩덤은 말그대로 술을 빚는 발효제인 누룩이 포개져 있는 형상을 본따 지어진 이름.

버스정류장을 끼고 왼쪽으로 진입하면 묵방사 이정표가 나온다. 묵방사로 오르는 길 왼쪽 계곡의 물소리는 마치 피날레를 향해 치닫는 오케스트라의 음률과 대비될 정도로 웅장하다.

10여분 후엔 묵방사 모산재 천황재 등산로 이정표가 나오고 여기서 또 10분 정도 직진하면 상수도 보호구역 알림판이 나온다. 갈림길이다. 천황재 등산로 안내판을 따라 왼쪽길을 택한 후 개울을 건너 산길로 오른다. 다시 작은 개울을 건너면 슬랩이 기다리고 있다. 길이 50m 폭 15m 정도의 전형적인 슬랩으로 경사가 완만하다. 주변이 온통 바위 산이어서 고개를 돌리는 매순간 전혀 다른 진경산수화가 나타날 정도. 곧 첫 전망대가 나온다. 정면에 대기저수지가 발밑에 있고 왼쪽 뒤편 저멀리 허구산이, 오른편엔 의령 자굴산이 보인다.

밀양 박씨 묘를 지나 두번째 전망대에 닿으면 끄트머리가 거북 머리모양을 한 바위가 보인다. 어떻게 보면 부처님의 웃는 얼굴 같기도 하다. 매바위다. 직접 오르면 왼쪽에는 모산재 정상이, 오른편 발밑엔 묵방사가 보인다. 8분 정도 오르막 길을 따라 땀을 흘리면 이번엔 손가락 세개를 엇갈리게 포갠 듯한 세손가락바위가 나온다. 익히 알려진 특이한 모양의 바위가 나올 때마다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이름없는 바위는 직접 명명해보는 것이 이번 산행의 묘미다.

또 슬랩이 나온다. 암석이 풍화돼 바닥이 미끄러워 로프가 놓여있다. 눈앞에는 누룩덤이 떡 버티고 있다. 어쩜, 이토록 재밌게 이름을 지었을까.

길은 두 갈래. 오른편으로 가면 누룩덤을 에둘러 가고, 정면으로 오르면 누룩덤으로 향한다. 누룩덤은 정상등정을 허락하지 않았다. 정상 직전 바위간 간격을 띄워 놓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시계방향으로 전진, 로프를 타고 내려오면 애당초 에둘러 온 길과 만난다. 그 곳엔 이곳이 누룩덤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다.

바위 능선을 타고 계속 오르다 보면 정면에 철쭉으로 유명한 베틀봉 황매산 중봉 상봉이 잇따라 보인다. 지금쯤이면 산 전체가 불타올라야 하는데 올해는 만개시기가 늦다.

7개의 작은 바위가 얹혀있는 칠성바위를 지나면 슬랩부터 시작된 직벽구간이 끝난다.

이제부터는 전형적인 산길. 10분쯤 걷다보면 도중에 나무를 밴 밑동이 4, 5개 보인 후 삼거리가 나온다. 내리막길인 왼쪽길을 택한다. 길 입구 바닥에 소나무가 놓여있다. 유의하자. 오른쪽으로 가면 황매산 천황재로 향한다. 지도상엔 이곳이 감암산 정상으로 돼 있지만 그런 느낌이 전혀 안든다. 무덤 1기를 지나면 인적이 드문 탓인지 길가에 취나물이 늘려 있다. 얼마 안가 확트인 전망대가 나온다. 호렴봉 정수산, 그 왼쪽으로 둔철산, 웅석봉이, 저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오른쪽엔 왕산필봉, 덕두산이 보인다.

다시 암릉길. 누룩덤 주변 암릉과는 달리 암석이 풍화를 많이 받아 미끄럽다. 마사토가 많을 경우 마치 모래사막을 걷는 기분이다.
 

심한 내리막길도 나온다. 안전을 위해 쇠줄난간이 설치돼 있지만 그래도 위험하니 조심하자. 20여분 후에는 암수바위가 기다린다. 여자엉덩이 모양을 한 바위 뒤에 남근이 붙어있는 형상이다. 남근은 바위의 오른쪽에서 보면 그 모양이 확실하다. 암수바위를 끼고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바로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을 택한다. 지금부터 편안한 산길. 부암산을 향해 걷지만 얼핏 능선이 우측으로 굽어 있다는 사실이 느껴진다. 방향을 혼돈하지 말자.

갈림길이 또 한곳 나온다. 오른쪽 길을 택한다. 곧 작은 샘터가 보이면 맞다. 샘터에는 도롱뇽 알이 보인다. 지도상엔 느리재로 표기돼 있다. 능선을 타고 오른다. 왼쪽엔 철쭉 군락지다. 전망대 두곳을 지나면 715m봉. 오르면서 부암산 정상인 줄 알았건만 속은 느낌이 든다. 눈앞의 봉우리가 부암산 정상.

30m 되돌아 나와 바위를 넘어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5분 정도 후엔 또 안전시설물. 부암산 정상(695.6m)은 이곳에서 10여분 거리. 정상에는 이름없는 산악회에서 세운 작은 정상석이 서있다. 하산은 남쪽인 반대편으로 내려선다. 너덜지대를 지나 10여분 후에는 부암산 석굴이 나온다. 굴안에 약수가 있으니 시원하게 한잔 들이키자. 이곳에서 20분 후엔 부암사가 나오며 다시 15분 후엔 이교마을이 나온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교통편>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하는 합천행 시외버스를 타 삼가에서 하차한다. 6천9백원. 1시간30분 걸린다. 삼가버스터미널에서 오전 8시30분에 출발하는 가회행 군내버스를 타고 대기마을에서 내린다. 1천1백50원. 가회행 군내버스의 다음 출발시간이 오후 2시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

산행 날머리인 이교마을에서 산청군 원지행 군내버스는 오후 1시, 5시에 출발한다. 1천6백원.

원지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40분, 55분, 6시5분, 45분, 7시30분, 막차는 8시30분에 있다. 7천5백원. 원지에서 진주행 버스는 자주 있다. 만일 이교마을에서 원지행 오후 5시 군내버스를 놓치면 산청군 신등면 면소재지인 단계까지 개인택시(011-851-6452, 055-973-6452)를 이용한다. 7천원 내외.

단계에서 진주행 시외버스는 오후 6시10분, 7시20분 두번 뿐. 2천3백원. 진주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 10~2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9시10분. 6천원.


<떠나기 전에>
5월의 산 하면 황매산을 빼놓을 수 없다. 온산을 철쭉으로 자신의 몸을 태우기 때문이다. 지금 황매산과 모산재 일원은 붉은색으로 치장을 하고 있다. 그 능선을 잇는 감암산과 부암산은 황매산과 형제임을 과시하듯 암봉과 바위능선을 자랑한다. 감암산이라는 산명은 모산재 입구의 감바위란 지명에 의해 생겨났는데 실제 대기마을의 촌로는 그런 산명을 모른다고 강변한다. 대신 누룩덤 두리봉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암산은 스승바위산으로 지형도에는 전암산 또는 석봉산으로도 알려져 있다. 정상은 윗음달덤으로 불린다. 북봉이 715m로 정상보다 높으며 전망도 뛰어나다. 황매산의 유명세에 바로 옆의 감암산-부암산은 한적하므로 나만의 산행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충분한 식수를 준비하자. 느리재의 샘터는 관리가 되지 않아 식수로 쓸 수 없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hung@kookje.co.kr  입력: 2003.05.0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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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17> 소룡산 ~ 논덕산

 
  합천호에 물드는 석양을 등에 업고 논덕산 정상에 오른다. 뒤로 칼날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다.

촘촘히 이 능선 저 능선으로 뻗어있는 길이 수십 갈래도 넘는다. 그리고 숫돌에 싹싹 간 칼날처럼 좁고 급박한 능선은 끝이 없었다.

합천호는 한참을 따라오다 마침내 숨이 찬듯 주저앉는다. 희뿌연 겨울 오후를 연출하던 해가 남긴 석양이 호수 위로 서서히 저물어간다.

소룡산에서 논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양쪽이 모두 직벽처럼 가파르다. 사람의 손으로 쌓는다 해도 이런 능선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취재팀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때묻지 않은 낙엽을 밟으며 걷는 능선 길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산행코스는 가호마을 정류장~진주 류씨묘~취수장~산불지역~헬기장~소룡산(519.7곒)~가족묘지~아리랑재~비룡재(418곒)~논덕산(545곒)~김씨묘~인곡마을회관. 약 5시간 걸린다.

가호마을 정류장에 내리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산고수장(山高水長)’ 표지석이다. ‘산은 높고 물은 길다’. 마을 가까이는 의룡산 악견산, 멀리는 황매산 지리산 등으로 뻗은 고산준령으로 둘려 싸여있다. 산 기슭에서 시작해 가늘게 늘어진 황강은 길다. 마을표지석치고는 실로 적확한 표현이다.
 

산행은 정류소 뒤로난 콘크리트 도로로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마을에서 오른쪽으로 바위가 많은 산이 소룡산이다. 가호동교회 이정표를 지나 새로 지은 가호리마을회관 앞에 선다. 컨테이너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녹색 기와지붕과 노란색 물탱크를 지난다. 진주 류씨묘 앞으로 길은 이어진다. 선산을 지키는 훤칠한 소나무 두 그루가 길 양옆으로 섰다.

산길로 접어들면서 오른쪽으로 비켰다가 길을 찾는다. 파란색 호스를 따라가도 된다. 주의사항. 파란호스는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식수이므로 절대 훼손해서는 안된다. 특히 스틱을 조심할 것.

제대로 따라왔다면 취수 지점에 닿는다. 산불로 나무가 울창하지 않은 산치고는 수량이 풍부하다.

오른쪽으로 틀면 경사 구간이 나온다. 가파른 오르막에 잔 자갈이 섞인 모래땅이라 발걸음을 잘 디뎌야 한다. 중간쯤 오르다 뒤돌아 보면 의룡산 악견산 황매산 할미봉 등이 보인다.

불난 자리를 지나 능선에 닿을 때 쯤 전망대가 하나 나온다. 평평한 바위다. 검게 불에 타 쓰러진 나무들이 어지럽게 나뒹구는 현장이다.

좀더 오르면 뚫렸던 조망이 어두워진다. 길 찾기가 쉽지 않다. 가시덤불에 덮여 앞으로 나가기 힘들고 길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섰다 직진.

봉우리에 오르면 헬기장이 있다. 널따랗다. 나무에 둘러싸여 조망이 트여 있지는 않다. 그러나 헬기장은 커다란 원의 중심처럼 전체적으로 보면 사방으로 열린 봉우리다. 30곒 더 가면 소룡산 정상. 올라올 때의 암릉 구간과는 다른 맛이다. 오히려 경주나 포항 등 경북 남부쪽의 산과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

정상을 넘어 갈림길에서는 직진하지 말고 오른쪽으로 튼다. 5분뒤 갈림길에서도 오른쪽이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잔 가지사이로 합천호가 고개를 내민다. 5분 정도 가다 봉우리로 오르기 직전 왼쪽길로 붙는다.

이때부터 헷갈릴만한 지점이 많다. 고상한 모양을 한 소나무 앞에서 뚜렷한 길을 벗어나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뚜렷하게 나 있더라도 길이 아니다. 이 길을 버리고 짐승들이나 다닌듯한 샛길로 들어서야 논덕산에 닿는다.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야 한다.

여덟기가 묻힌 가족 공동묘지에서 10분쯤 내려서면 묵은 임도가 나온다. 이곳이 아리랑재. 직진해서도 칼날능선은 계속된다. 걷기에도 아찔할 정도로 좁다. 왼쪽으로는 길게 이어진 합천호가 자꾸 따라온다.

30분이면 나무를 베어놓아 어지러운 봉우리에 닿는다. 비룡재다. 봉우리 정상에 넘어진 나무가 많아 오르기가 쉽지 않다. 합천호를 바라보면 절경이다.

앞에 뾰족 솟은 봉우리가 논덕산이다. 칼날능선은 이어진다. 양 옆으로 깎여나간 경사는 직각에 가깝다. 나무가 없었다면 공포감이 밀려올 정도. 논덕산에 가까이 갈수록 오르막이 급해진다. 코를 땅에다 붙이고 걸어야 한다. 비룡재에서 논덕산까지는 50분 정도 걸린다. 정상에는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전망이 좋다.

하산은 산불초소가 있는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50여곒만 내려서면 봉분이 없는 깨끗한 묘지와 만나고 산길은 잘 나 있다. 송이 채취기간에는 입산을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보인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산길은 직진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아래로 이어진다.

 
[벌목작업으로 어지러운 비룡재. 벌목후 주변 정리를 하지 않아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허리를 잔뜩 숙이고 기어가다시피 해야 한다.]

안부에 닿으면 사거리. 왼쪽 깨끗한 길을 따라간다. 넓은 길에 고랑이 깊게 패어 있고 30여분이면 거창과 합천을 잇는 도로에 도착한다. 도로를 걸어 오른쪽으로 20여분 가면 인곡마을 회관 앞이다.

/ 글·사진 = 김용호기자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교통편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합천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 7시50분 출발. 8천5백원.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합천읍에서는 평학선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오전 9시, 9시30분, 10시30분. 부산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합천에서 9시30분 버스와 시간이 거의 맞아 떨어진다.

인곡마을에서 합천으로 나오는 버스는 오후 2시, 4시40분, 5시에 있다. 늦어도 오후 5시 버스를 타야 한다. 시골버스이므로 10분전에 미리 버스를 기다려야 안전하다. 요금은 800원. 합천 터미널에서 부산행 막차는 오후 7시. 늦을 때에는 진주를 거쳐 심야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들어 올 수도 있다.



떠나기전에
합천에는 삼산(三山)과 삼덕산(三德山)이 있다. 금성산 악견산 허굴산이 삼산이요, 강덕산 인덕산 논덕산을 삼덕산이라 부른다.

원래 우산 매산 치산이라 불렸던 삼덕산은 선조때 남명 조식 선생이 용암서원을 짓고 후학을 가르칠 때 주위의 세 산에 이름을 붙였다 한다.

합천호를 감싸는 소룡산~논덕산은 새로운 산길을 갈망하는 산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코스이다. 발밑에 전해오는 솜사탕같은 감촉은 달콤함과 신선함이 느껴진다.

실낱같은 능선길이 합천호를 끼면서 이어지고 산길은 주위의 황매산 오두산 의령의 자굴산 등 조망은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논덕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합천호의 낙조는 마음속 깊이 파고들 것이다. 식수는 미리 준비.

산길은 매우 거칠다. 근교산 취재팀은 소룡산~논덕산 칼날능선 답사를 위해 두 번이나 걸음을 했다. 산길을 정리하는데 많은 애로를 겪었다.

산행후 합천읍의 조선옥(055-933-1223)에서 먹어보는 흑돼지구이가 일품이다. 육질이 질기지 않고 쫄깃쫄깃하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kyh73@kookje.co.kr  입력: 2002.11.2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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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08> 금성산-악견산


 
[금성산 정상 아래의 절벽 . 깎아지른 듯한 바위 위에 서면 만수위에 이른 합천호가 그림처럼 쫙 펼쳐진다.]

나무보다 바위가 많은 산이 있다. 예쁜 구석이라곤 별로 없는,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들 같은 바위산이다. 그 바위들은 한가롭게 합천호를 응시한다. 능선을 따라 활엽수 그늘 아래를 걷는 산행이 조금 지겹다면 금성산과 악견산을 이어달리기 해보자. 두개라고 하지만 해발 500~600곒 정도라 크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금성산과 악견산을 오르다 보면 못해도 세번은 ‘악’ 소리를 지르게 된다. 길지는 않지만 화끈한 오르막에서 저절로 터져나오는 신음이 첫번째이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합천호의 아름다움에 반해 내지르는 즐거운 비명이 두번째, 조물주가 빚은 암벽과 바위봉우리에 대한 감탄사가 그 세번째다.

두 산 중간에 30분 정도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하는 게 흠이긴 하지만 바위봉우리에 푹 파묻히는 맛이 이를 보상하고도 남는다.

산행코스는 회양교 앞 새터마을~밤나무 과수원~금성산(592.1곒)~대원사~합천댐 휴게소~합천댐 관광농원~악견산 등산안내도~납골묘~악견산(620곒)~492곒봉(삼각점)~광산 김씨묘~평학마을. 약 5시간~5시간30분 소요.

군내버스를 타고 합천댐 수문을 지나면 회양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기 직전 내린다. ‘봉화산 빙어가든’과 ‘금성산 슈퍼’가 있다. 플라타너스나무 앞을 지나 새터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주변은 밤나무 과수원 천지다.

미리 당부할 점은 길 가운데 떨어진 밤이라도 절대 손대지 말 것. 한 톨쯤이야 하겠지만 굳이 ‘농민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란 구태의연한 표현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사방에 감시의 눈길이 많다. 요즘처럼 밤이 익어가는 시절에는 더 그렇다.

마을 공터에서는 왼쪽, 마을 끝에서는 오른쪽.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간다. 5분 뒤엔 진주 유씨 묘가 나온다. 갈림길에서 길가에 평평한 바위가 있는 오른쪽으로 간다.
 

밤나무 과수원을 벗어나면 소나무 숲이다. 눈 앞에 펼쳐진 바위산이 점차 다가온다. 오르막이 시작되고 도저히 한 번 쉬어야 되겠다고 생각되는 지점에 전망대가 나온다. 길쭉한 바위다. 휴식을 취한 뒤 15분쯤 오르면 너덜겅. 여기서 100곒쯤 가면 갈림길이다. 오른쪽으로 10분이면 지리한 오르막이 끝나고 능선에 붙는다.

왼쪽으로 조금 더 가면 곧 봉우리가 나온다. 바위 봉우리. 크고 험해 타고 넘을 수는 없다. 정상 아래에는 동굴이 만들어져 있다. 산죽군락 사이로 난 길로 빠져나가면 이정표가 섰다. 정상 오르는 길을 가리킨다. 철계단이 끝나면 정상. 황매산과 허굴산이 보인다.

하산은 이정표까지 되밟아 내려가 주차장 방향을 따라간다. 내려서는 길에 악견산이 정면으로 보인다. 철계단이 많다.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떨어진다. 15분 정도 내려가면 공터가 나오고 직진하면 불사가 진행중인 대원사다. 100곒앞이 도로.

도로에서 오른쪽 삼거리의 아래로 내려서는 길을 택한다. 여기서 합천댐 휴게소까지는 1.1㎞. 아침에 출발했다면 이쯤에서 점심 때가 된다.

휴게소에서 합천읍 방향의 도로를 따라간다. 합천댐 관광농원 앞에는 무학대사 출생비가 섰다. 150곒 더 가면 악견산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악견산은 갈림길이 몇 곳 없는데다 길이 뚜렷해 헤맬 염려는 없다. 초입에 시작된 임도를 따라간다. 납골묘를 지나면 아기자기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길 바닥에 잔 돌이 많지만 경사는 비교적 완만하다. 완만하던 길이 서서히 급해진다. 25분 정도 오르면 철계단.
 
[한껏 달궈진 바위 사이를 비집고 오르는 길. 시원한 참나무 그늘을 걷는 것보다 재미있다.]


뒤로 돌아보면 수문 너머로 합천호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쫙 펼쳐진다. 유람선이 한 척 떠 가자 호수는 그림으로 바뀐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가슴이 탁트인다. 땀을 훔치고 또다시 오른다. 길은 여전히 급경사. 합천호의 물을 배낭에 가득 담아 오르는 형국이다.

약간 평탄한 길이 나오고 소나무 숲이 반갑다. 10분 뒤엔 악견산성터. 다시 10분이면 악견산 정상이다. 정상표시는 바위에 둘러싸여 숨었다. 금성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정상 표지석에서는 491곒로 돼 있는데 잘못된 표기다. 이는 내려서는 길에 있는 삼각점의 높이를 착각한 것 같다.

하산길의 첫 관문은 바위틈새다. 동굴같다. 덩치가 큰 사람은 빠져나가는데 애를 먹을 만큼 좁다. 암릉구간을 지나 갈림길에선 왼쪽. 급히 쏟아지는 길이다. 잡목과 소나무 숲을 지나 잠시 오른쪽으로 빠지는 듯하다 다시 아래로 떨어진다.

정상에서 20분 정도면 벌목지대에 다다른다. 삼각점이 있다. 491.7곒지점이다. 다시 30분 정도 가면 광산 김씨묘를 지나고 곧 만나는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한다. 5분이면 밤나무 과수원에 다다른다.

등산코스 마지막 부분은 길이 미끄럽다. 10분이면 도로가 나오고 평학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 글·사진=김용호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금성산과 악견산은 따로 떼어 생각 할 수 없는 산행지이다. 바위에 걸터 앉아 바라보는 합천호의 풍광을 감안하면 초가을 산행으로도 제격이다.

각각 독립된 산으로 산행 시간이 다소 짧아 산악 동호인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는데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에서 두 산을 동시에 오르는 코스를 소개한다.

합천읍에서 서쪽으로 15㎞ 지점에 나란히 솟아 있는 금성산은 정상 주위에 펼쳐지는 바위능선과 3개의 암봉이 합천호와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악견산, 허굴산과 더불어 합천의 삼산(三山)으로 불리며 한폭의 산수화같다.

금성산은 악견산과 함께 임진왜란때 곽재우 장군에 얽힌 전설이 있다. 악견산성에서 의병들이 왜적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왜적들이 산성을 포위한 채 장기전을 꾀하자 의병장들이 금성산 정상 큰 바위에 구멍을 뚫어 악견산과 줄을 메어 붉은 옷을 입힌 허수아비를 띄웠다고 한다. 달밤에 줄을 당기니 마치 하늘에서 신상이 내려와 다니는 것 같이 보였다. 이에 왜적들이 겁에 질려 도망쳤다는 것이다.

회양리 일대는 합천호의 수몰민들이 많이 이주하여 살고 있으며 관광단지로 조성됐다. 들머리 새터도 신기동이라 부르며 새로 생긴 마을이란 뜻이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 7시40분, 8시20분. 약 2시간 20분 걸린다. 8천5백원. 합천읍에서는 군내버스 평학선 노선을 이용한다. 오전 9시, 9시30분, 10시30분.

평학마을에서 합천읍까지는 오후 4시10분, 5시40분, 6시10분 등이 있다. 지나가는 곳이므로 버스시간은 다소 유동적이다.

자가운전을 한다면 삼가에서 합천읍으로 들어가지 말고 합천댐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 한다. 합천댐 회양유원지에서 합천읍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회양교를 건너고 바로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kyh73@kookje.co.kr  입력: 2002.08.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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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295> 우두산


고견사 주차장에 내리면 의상봉이 병풍처럼 가로막는다. 푸르게 변해 가는 숲 사이로 점점이 박힌 바위가 눈을 사로잡는다. 그렇더라도 일단 뒤부터 돌아보자.
 
[인절미바위를 지나 나타나는 바위성벽. 오르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만리장성 못지않은 위압감을 준다.]

산 자락과 자락이 맞붙은 지점으로 길이 났다. 자락과 자락은 삼각형의 빗변. 그래서 고견사 주차장으로 들어온 길은 역삼각형의 아래 꼭지점이 된다. 그 역삼각형을 통해 보는 V자 전경이 특이하다.

산행코스는 고견사 주차장~마장재~암릉구간~우두산~헬기장~작은 가야산~큰재~해인사 주차장. 약 5시간 소요.

산행은 계곡을 건너면서 출발. 이정표를 따라 마장재를 향해 오른다. 재까지는 2㎞. 청설모 한 마리가 흘끔 돌아보고는 도망간다. 취사장을 지난다. 시원한 소나무 밭이 이어진다. 잦은 봄비로 계곡물이 불었다. 흘러내리는 물 소리가 세차다.

아카시아나무 사이를 지날 땐 고개를 오른쪽으로. 계곡 건너편의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이 웅장하다. 15분쯤 가면 네갈래길. 여기서 마장재까지는 1.3㎞.

이정표를 지나면 또 계곡이다. 물이 너무 맑아 손을 담그기조차 망설여진다. 청정(淸淨) 그 자체이다.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아득해질 무렵 땀이 흐른다. 끝물 철쭉이 온힘을 다해 사르는 분홍빛이 더욱 선명하다. 쉴 새 없이 맺히는 땀방울. 그러나 쏴~아, 천연의 계곡바람이 한 번 지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마장재에 오르기 직전 오르막이 한 번 있다. 재 능선에 서면 무덤이 하나. 정면은 합천 땅이다. 미숭산 가야산 매화산이 보인다. 10시 방향으로 남산제일봉.

우두산 이정표를 따라 다시 출발. 거창군과 합천군의 경계 능선을 따라 걷는다. 왼쪽은 거창, 합천은 오른쪽. 거창 쪽에 뾰족하게 솟은 낮은 봉우리가 박유봉이다. 동국여지승람에 보면 박유는 신라말 학식 높은 선비로 고려 태조의 부름을 여러 번 받았다. 그러나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 하여 조정으로 나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박유봉의 유래다.

다시 내리막 오르막 10분이면 전망대. 여기서부터 잘 생긴 바위들이 숨가쁜 경연을 펼친다. 기암절벽이 쉴 새 없이 나타난다. 3시 방향으로 구름치마를 두른 지리산도 얼굴을 내밀었다. 마장재에서 30분이면 삼거리. 이정표가 서 있다. ‘의상봉 2㎞, 비계산 4.7㎞’.

계속되는 바위군단의 황홀한 향연.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여기는 별천지라 인간 세상 아니라네. 이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의 한 부분이다. 우두산의 또 다른 이름은 별유산이다. 별유산의 기암괴석과 빼어난 산세는 인간 세상이 아니라고 해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둥그런 바위가 나왔다. 인절미바위. 절벽 끝에 나앉은 형태가 살짝 밀면 그대로 절벽 아래로 구를 것 같다. 힘을 합쳐 밀어 본다.

이번엔 거대한 바위 성벽. 점령하기가 간단치 않을 듯하다. 만리장성 못지 않은 웅장함이 위압감마저 준다. 올라서면 바위, 내려서면 또 바위다.

그러나 조심. 올망졸망 삐죽삐죽한 바위들을 무작정 타고 넘기엔 무리가 따른다. 자신 없는 곳은 돌아가는 길을 찾자. 바위 주변으로 둘러가는 길이 있다.

바위마다 앉아 쉬다 보면 산행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릴 게 뻔하다. 유의할 것.

바위 성벽을 넘어서면 119조난위치 표지판이 섰다. 좀더 가면 의상봉이 보인다. 철계단이 선명할 만큼 가깝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의상봉으로 가지 않고 능선으로 오른다. 또 이정표. ‘의상봉 0.6㎞, 비계산 6.2㎞’. 여기가 우두산(1,046곒·별유산)이다. 바위군락을 지나면서 흥분됐던 기분을 가라앉힌다.

하산길은 ‘죽전 가는 길’ 이정표를 따라 시작한다. 내려서자마자 왼쪽 능선을 탄다. 10분쯤 가면 내리막에 밧줄을 매어 놓은 곳이 있다. 그러나 밧줄이 너무 낮게 매어져 위험하다. 발이 걸리면 앞으로 넘어질 수 있다. 조심.

10분쯤 더 가면 헬기장이다. 너럭바위를 넘는다. 우두산에서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바위. 절벽에 걸터앉아 도를 닦는 듯한 형상을 한 바위. 용맹한 장군이 칼로 내리쳐 조각조각 낸 듯한 바위. 눈 코 잎이 또렷한 요괴 형상의 바위. 바위 또 바위. 바위 이름 지어 주는 재미도 괜찮다. 같은 바위인데도 보는 사람에 따라 형상이 다르다.

능선을 따라 달린다. 또렷한 길이라 거침없이 갈 수 있다. 우두산에서 1시간여 넘게 왔다면 갈래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10여분을 더 가면 폐무덤이 나온다. 다시 10분쯤 가면 임도.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하면 단지봉 매화산으로 통한다. 직진하지 않고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30분쯤 가면 물레방아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이곳에서 해인사 주차장까지 약 1시간이면 산행 끝. 휴대전화 서비스도 안 되는 심심산골 가야산. 계곡과 숲을 따라 걷다 보면 산행의 피로가 절로 풀린다.

/ 글·사진=김용호기자

/ 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불꽃이 공중에 솟은 듯하다’.

이중환의 택리지는 가야산을 타오르는 불꽃으로 표현하고 있다. 석화성(石火星). 가야산의 남쪽으로 뻗은 능선에 우두산이 솟구쳤다. 두리봉 남릉은 거창군과 합천군을 가르며 가야산을 연꽃 모양으로 포근히 감싸 안았다.

우두산은 별유산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하다. 또 우두산보다 소뿔처럼 생긴 의상봉이 정상으로 대접받고 있다. 우두산에는 여러 갈래길이 있다. 근교산 지면에 소개되었던 우두산(별유산) 종주코스는 주차장밑 다리~작은 바리봉~장군재~장군봉~우두재~우두봉~의상봉~우두산~앙천석~고견사 주차장으로 오르 내림이 심해 6시간은 잡아야 하는 힘든 산길이다. 마장재에서 우두산까지 이어지는 갈기진 암릉은 산행의 기쁨을 선사한다.

우두산 정상에서 작은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스님들의 왕래가 많은 절길로서 능선을 따라 길이 잘 나 있다.

작은 가야산의 침봉에서 보는 가야산 남산제일봉의 거대한 장벽이 산행 뒤에도 내내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 마령 아래 큰재는 잘못 표기된 것이다. 실제 큰재는 죽전리에서 치인리로 넘어가는 임도가 있는 고개길이다. 충분한 식수 준비는 필수.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부터 4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거창행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1만1천6백원. 2시간30분 소요. 거창 시외버스터미널을 나와 왼쪽으로 걸어 시내로 들어간다. 두번째 다리 중앙교를 오른쪽으로 건너 100곒지점에 대동정류소마트 앞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다. 가조행 버스를 탄다. 9:00 9:40 10:30 11:00 출발. 가조까지 30분 소요. 9백50원. 가조에서 고견사 주차장까지는 6㎞. 택시를 이용하면 4천원.

해인사에서 부산까지 곧장 오는 시외버스는 없다. 대구로 둘러 와야 하는데 2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막차는 오후 7시50분이다. 1시간30분 소요. 대구 서부터미널에서 동대구역까지는 지하철 이용. 거창 서흥여객 (055)944-3720. 고견산장 (055)942-3636.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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