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특집, 무더위를 식힐 계곡과 섬 산행 4곳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올 장마는 전국적으로 많은 생채기를 남기고 물러나면서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찜통 같은 무더위를 식히는 데는 역시 얼음장 같은 물이 흐르는 계곡만한 곳도 없습니다. 그러나 산행을 한 뒤 바닷물에 몸도 담글 수 있는 섬 산행도 휴가에 맞추어 해볼 만합니다. 필자는 여름휴가에 맞추어 찾아가면 좋은 곳으로 산행과 둘레길을 걷는 계곡과 섬, 네 곳을 골라 보았습니다. 계곡 산행은 부산과 가까운 경남 밀양 구만산 구만계곡, 경북 울진 왕피천 생태탐방로 2구간이며, 섬 산행은 여수 낭도 상산~섬 둘레길과 통영 소매물도 등대길입니다. 모두 청정 산길로 손색없는 코스입니다.
▶경남 밀양 구만산 구만 계곡
구만산 구만계곡은 부산과 대구를 포함한 경상도 산꾼에게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필자의 블로그인 ‘이창우의 내청춘 산에 걸고“에서도 계곡화를 신고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계곡 산행으로 소개하면서 영남알프스에서 ‘물탕’하면 떠오르는 산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사실 계곡 산행으로 구만산을 소개한다는 자체가 이제 의미가 없을 만큼 두말이 필요 없는 산입니다.
그래도 알릴 건 알려야 해서 구만산을 소개 하면 임진왜란 때 계곡에 9만 명이 피란한 데서 유래합니다. 그만큼 계곡의 품이 넓은데다 수려합니다. 압권은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인데, 물소리가 퉁소 소리를 낸다해 퉁소 또는 통수폭포로 불립니다. 산꾼들 사이에서는 구만폭포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수백 m의 깎아지른 천태만상의 기암절벽이 펼쳐지며, 폭포에서 구만약물탕·구만약수에 이르는 약 1.3㎞ 계곡은 좁은 협곡이 남북으로 길게 뚫려있어 마치 깊은 통속 같다 해 ‘통수골(동소곡·洞簫谷)’로 불리며 구만동천(九萬洞天)이라 합니다. 곳곳에 자리한 넓은 암반과 소(沼)는 등산동호인이 여름에 구만산을 귀신에 홀린 듯이 찾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구만산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산내면다목적센터~봉의교(동천)~양촌마을 입구 갈림길~가라마을회관~구만산장 입구~구만암~능선 구만산 (3.2㎞) 이정표~전망대~구만산·봉의저수지 갈림길~구만산·억산 갈림길~구만산 정상~구만계곡 상류~구만폭포~구만약수·구만약물탕(덱 계단)~구만암을 지나 산내면다목적센터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입니다. 산행거리는 약 11.5㎞이며, 5시간 안팎 걸립니다.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다 보면 산행시간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경남 밀양 산행)가마솥더위 식히기 좋은 부산 근교 구만산 구만계곡 구만폭포 산행 참조)
▶경북 울진군 왕피천 생태 탐방로 2구간
왕피천 생태탐방로(http://www.wangpiecotour.com)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탐방로는 1·1-1·1-2·2·3-1구간이며, 총 다섯 코스로 나뉩니다. 1·1-1·1-2구간은 개인 탐방은 할 수 없으며 반드시 왕피천 에코투어사업단(054-781-8897)에 예약 한 뒤 해설사와 동행해야 합니다. 대신 필자가 찾은 2구간은 예약이 필요 없고 오전 9시 이후면 개별로 자율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금강송면 왕피리 주민이 매화장과 울진읍 내를 찾아가던 옛길을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재정비했습니다.
굴구지 마을에서 속사마을 왕복은 약 6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일로 부산에서 출발했다면 완주가 쉽지 않습니다. 이때는 필자의 최종 목적지였던 거북바위 전망대에서 되돌아갑니다. 속사마을까지 편도 산행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속사 마을에는 군내버스가 들어오지 않는 데다 굴구지 마을까지 약 50㎞ 거리로 먼만큼 택시 이용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왕피천 길이는 약 66㎞이며 경북 영양군 수비면과 울진군 온정면에 걸쳐 있는 금장산(862.2m)에서 발원해 동해로 흘러듭니다. 워낙 오지다 보니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환경부에서 2005년 왕피천(왕피리) 일원 102.84㎢를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 고시했습니다. 산양 수달 삵 담비 노랑무늬붓꽃 산작약 꼬리진달래 고려엉컹퀴 등 멸종 위기 동·식물이 서식하는 청정 계곡입니다.
왕피천 생태탐방로 2구간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산3리 마을회관 주차장~상천동~상천 4초소~용소 전망대~학소대 전망대~거북바위 전망대~속사마을 1.4㎞ 이정표에서 왔던 길을 되짚어 구산3리 마을회관에서 마칩니다. 산행거리는 약 9.4㎞이며, 5시간 안팎 걸립니다.((경북 울진 여행)왕피천 생태경관 보전 지역, 왕피천 생태탐방로 2구간을 걷다. 참조)
▶통영 소매물도 등대길
소매물도 등대길은 대매물도 ‘해품길’과 함께 둘레꾼이 꼽는 최고의 명품 길입니다. 소매물도에서 바라보는 등대섬은 ‘통영 8경’의 하나이며 국가지정 명승 제 18호 입니다. 살면서 꼭 한번은 가 볼만한 곳을 꼽는다면 소매물도 등대섬 구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에 열목개가 있습니다. 하루에 두 번 썰물 때에만 몽돌길이 열려 등대섬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반드시 산행 전에 국립해양조사원(www.khoa.go.kr) 홈페이지에서 소매물도 물때표를 확인하고 떠나야 합니다. 이를 모르고 찾았다가는 물때가 맞지 않아 열목개 입구에서 등대섬만 멍하니 바라보다 되돌아서는 경우가 다반사 입니다. 반드시 물때표를 보고 여유를 두고 섬을 나가는 배편을 예약 합니다. 또 물때표 시간에 맞추어 등대섬으로 바로 갈지, 아니면 남매바위로 둘러갈지 선택합니다.
매물도(每勿島)는 군마를 닮아 마미도(馬尾島)라 한 게 변했다 하며, 땅이 워낙 척박해 메밀을 많이 심은 데서 유래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등대섬은 원래 해금도(海金島)라 불렀으나 등대가 들어선 뒤 2002년 국토지리정보원 고시에 따라 등대도로 바뀌었습니다.
소매물도 선착장을 출발해 화장실 위 사거리 갈림길~바다백리길 6구간 등대길 출입문~남매바위~가익도 전망대~동백나무 쉼터~등대섬·관세역사관 갈림길~망태봉(관세역사관) 정상~망태봉 전망대~공룡바위 전망대~등대섬 전망대~열목개~등대섬 등대~가익도 전망대로 되돌아와 소매물도 선착장으로 원점회귀 합니다. 산행거리는 약 4.2㎞이며, 2시간 30분 안팎 걸립니다. ((경남통영여행)사람이 살면서 꼭 한 번은 가볼 만한 여행지, 바다 백리길 소매물도 등대길을 가다. 참조)
▶여수 낭도 상산~섬 둘레길
남해와 서해의 많은 섬 중에서 다리를 놓아 육지와 연결된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여수와 고흥을 잇는 국도 77호선은 조발도, 둔병도, 낭도, 적금도를 연결하는 5개의 다리로 놓아 2020년 2월 28일에 개통했습니다. 이제 배를 타는 섬 산행이 아니라 승용차로 여수 낭도 상산(278.9m) 산행을 할 수 있어 찾기가 편리해 졌습니다.
여수시 여자만 해넘이 전망대에서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까지이며 거리는 약 10㎞에 승용차로 11분이면 갈 수 있어, 이제 두 지자체는 가까운 이웃이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섬이 낭도입니다. 낭도(狼島)는 섬의 모양이 여우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낭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 상산입니다. 여산 마을, 규포 마을, 규포 선착장, 역기미 삼거리에서 상산을 오르는 4개의 등산로가 있으며, 섬의 남쪽과 동쪽 해안에는 ‘낭만 낭도 섬 둘레길’ 3개 코스를 조성해 둘레꾼과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필자는 먼저 상산을 올랐다가 역기미 삼거리로 하산해서 낭도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다는 낭만 낭도 섬 둘레길 1, 2 코스를 함께 걸었습니다. 낭도를 ‘낭만적인 섬’이라 하여 낭만 낭도란 애칭으로 불립니다.
낭도 상산~섬 둘레길 산행경로는 다음과같다. 여산마을 낭도선착장 주차장~상산 등산로 출발점 갈림길~쉼판터 전망대~규포 분기점~역기미 분기점~상산 정상~(역기미 분기점)~역기미 삼거리~낭도 상수원~장사금 해수욕장~산타바 오거리~남포 등대~천선대~신선대~낭도 방파제 입구~캠핑장~낭도 선착장 주차장 순인 원점회귀 코스입니다. 산행거리는 약 10.5㎞ 이며 산행시간은 4시간 안팎 걸립니다.((전남여수여행)'낭만적인 섬'이라는 낭만 낭도 상산~낭만 낭도 섬 둘레길 산행. 여수 낭만 낭도 상산 낭도 섬둘레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