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리고 기다렸던 여름휴가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가마솥 같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이다 보니 매주 산을 찾아 전국을 누비는 산꾼도 산 타는 것을 망설이게 합니다. 그래도 매주 산의 기운을 받아 스트레스를 풀며 한 주일을 보냈는데 덥다고 산행을 안 갈 수도 없는 일, 필자는 휴가에 맞추어 무더위를 떨쳐버릴 산행지로 '이창우의 내청춘 산에 걸고' 블로그에 소개했던 시원한 계곡 산행과 둘레길을 엄선해 골라보았습니다. 여름은 역시 어름장 같은 물이 흐르는 계곡 산행이 삼복더위를 이기는데 먹는 최고 보약과 같습니다. 근교산 취재팀이 추천하는 폭염을 날려버리는 보약 같은 계곡산행과 둘레길은 경남 밀양 가지산 용수골~쇠점골, 양산 청수우골~시살등~통도골, 포항 내연산 숲길 청하골 코스, 경북 안동 왕모산성길 4 코스입니다. 울창한 숲에 시원한 계곡과 폭포를 포함하고 있어 여름 산행의 진수를 만끽하는 산길입니다.

◆경남 밀양 가지산 호박소~용수골~쇠점골

동부 경남에서 높이 1000m 넘는 가지산 운문산 신불산 천황산 재약산 영축산 간월산 고헌산 문복산을 두고 영남알프스라 합니다. 9개봉이며 울산 울주군, 경남 밀양·양산, 경북 청도·경주를 경계 짓는 영남의 지붕입니다. 주봉은 가지산(加智山·1240.9m)인데 북쪽 청도 방향은 학심이골 심심이골 이 발원해 동창천이 되면서 청도천과 만납니다. 남쪽 밀양 방향은 용수골과 쇠점골의 물이 동천에 흘러듭니다. 청도천과 동천의 두 물이 섞어 밀양강이 되어 종국에는 낙동강과 만납니다. 동쪽 울산 방향은 석남사 계곡이 덕현천과 만나 회야강이 되면서 태화강에 흡수됩니다.

가지산에는 그만큼 알려진 계곡이 많으나 이 중에 밀양 쪽 용수골과 쇠점골만 물길 산행이 가능합니다. 석남사계곡은 절에서 원천 통제를 해 아예 출입 할 수 없으며, 학심이골 심심이골은 등산로를 따라서만 산행이 가능합니다. 그러다 보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용수골과 쇠점골은 부산과 울산, 동부 경남 산꾼에게는 계곡 산행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필자는 절정의 불볕더위를 식히는 최고의 계곡 산행으로 부산과 가까운 밀양 가지산 용수골~쇠점골을 휴가 특집 산행 첫 번째로 꼽은 이유입니다.

가지산에서 최고 여름 피서지는 뭐니 뭐니 해도 용수골과 쇠점골의 호박소 계곡과 오천평 반석입니다. 호박소는 구연(臼淵)으로도 불리며 ‘시례 호박소’라 합니다. 방앗간에 쓰던 절구의 일종인 호박을 닮은 데서 유래합니다.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소(沼)에다 명주실 한 꾸러미를 풀어 넣으면 신불산 왕봉골의 파래소에 실 끝이 올라왔다 합니다.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호박소주차장~백연사~호박소·석남터널·오천평반석 갈림길~호박소~석남터널 방향 옛 ‘울밀선’ 도로~삼양교~국립밀양등산학교(옛 제일 관광농원주차장) 우회~용수골~밀양재~가지산 정상~밀양재~중봉~석남터널 방향 갈림길~밀양 쪽 석남터널 입구~컨테이너 매점~쇠점골~오천평 반석~현수교~백연사를 거쳐 호박소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입니다. 산행 거리는 약 11㎞이며, 6시간 안팎 걸립니다. 참조:https://yahoe.tistory.com/3869

◆포항 내연산 숲길 청하골 코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면 항상 미디어에서 최고의 계곡 트레킹 코스로 빠지지 않고 소개하는 곳이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내연산(711m)이 품은 청하골입니다. 청하골에는 열두 개 폭포가 걸려 있어 12 폭포라 합니다. 천년고찰 보경사가 입구에 있어 보경사 계곡으로 더 많이 알려졌습니다. 내연산 청하골의 유명세는 익히 알려져 조선 시대 수많은 시인묵객이 찾은 데서 알 수 있습니다.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이 청하 현감 때 이곳을 찾아 연산·관음·잠룡 세 폭포를 화폭에 담았는데 ‘내연삼용추도(內延三龍湫圖)’입니다. 창검 같은 수직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기둥에서 청하골의 진면목을 보게 됩니다. 청하골 코스는 보경사에서 출발해 계곡을 거슬러 올라 경북수목원에서 끝납니 다. 산길은 완만하게 계곡을 끼고 나 있어 경북수목원까지 별 어려움이 없지만, 무더운 날씨에는 쉽게 몸이 지칩니다. 이때는 역 방향 산행으로 경북수목원에서 여유를 가지며 내려가는 산길을 추천합니다.

12폭포에서 등산로와 떨어진 실폭포 잠룡폭포 삼보폭포를 제외하고, 아홉 개 폭포를 만나는데 하산길 내내 거울같이 맑은 물과 옥구슬이 구르며 내는 물소리에 눈과 귀를 씻고 탁족도 가능합니다. 시명 폭포에서는 기존 등산로를 따라 가도 되나 이때는 복호 1 폭포와 2 폭포의 비경은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계곡은 등산로가 따로 없으나 복호폭포로 내려 간 뒤 계곡 산행에 도전 해 봅니다.. 비 온 뒤나 기상 악화 때는 ‘청하골 코스’ 산행은 하지 않도록 합니다.

경북수목원정류장에서 출발해 수목원 정문~제3주차장 초소~아름드리 소나무 사거리~매봉등산로·매봉관찰로 갈림길~매봉전망대·삼거리(숲길)·삼거리(임도) 갈림길~임도~삼거리~시명리~보경사·향로봉(밤나무등 코스) 갈림길~시명폭포 갈림길~시명폭포~복호1·2폭포~삼지봉(미결등 코스)·은폭포·보경사 갈림길~보도교~은폭포~삼지봉(조피등 코스)·소금강 전망대·선일대 갈림길~우척봉 갈림길~선일대 갈림길~관음폭포~연산폭포~보현폭포~상생폭포~보경사를 지나 보경사 주차창(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산행거리는 약 13.4㎞이며, 시명폭포와 복호1·2폭포를 통과하면 약 6시간 안팎 걸립니다. 참조:https://yahoe.tistory.com/3757

◆양산 시살등

부산과 가까운 양산 배내골에서 무더위를 식히는 계곡 산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영남알프스 청정계곡인 청수우골~시살등(981m)~통도골입니다. 경남 양산시 원동면 선리 배내골 지류인 청수골은 하북면 통도사와 함께 영축산을 오르는 들머리였습니다. 많은 등산객이 통도사를 통해 오른다면, 청수골은 오지 산행을 경험하며 정상까지 완만하게 이어져 조용한 산행을 원하는 골수 산악인이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사유지였던 청수골이 출입 통제되어 더는 청수골을 통한 영축산(1081m) 산행은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당시 산악인은 영남알프스의 절반을 잃는 심정일 만큼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뒤부터 필자는 청수골 코스를 다시 찾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몇 해 전 청수 우골 등산로가 다시 개방됐습니다. 현재 청수우골과 중앙능선 시살등 북서릉은 산행이 가능하나 청수좌골은 여전히 출입을 통제하니 들어가지 않도록 합니다.

배내골 하류에 식수원인 밀양댐이 생기면서 배내골로 흘러드는 수많은 지류는 상수원보호구역에 묶여 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청수우골과 통도골 역시 상수원보호구역에 지정돼 있어 물에 들어 갈 수 없으니 참고 합니다. 그러나 굉음을 내며 흐르는 물소리와 하늘을 가리는 빼곡한 숲은 근교산에서 한 여름 오아시스 같은 산길입니다. 시살등은 임진왜란 때 철옹성으로 불리던 단조성에서 패배한 의병이 전열을 재정비해 왜군과 맞서 싸웠습니다. 화살이 비오듯 쏟아지는 상황에서 산성을 되찾으려 마지막까지 항전해서나 전멸한 데서 유래합니다.

시살등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파래소폭포배내골종점정류장~태봉교~파래소 2교~청수좌·우골 합수점~중앙능선 갈림길~한피기고개~시살등 정상~안부 이정표 기둥~장선 마을 갈림길~신동대굴~도태정 임도 갈림길~원동 장선 마을·배내골 트레킹(고점교)갈림길~선녀탕~장선마을·태봉마을(트레킹길) 갈림길~화장실 팻말 삼거리~장선마을회관~장선 2교를 건너 장선마을정류장에서 마칩니다. 거리는 약 9㎞이며, 5시간 안팎 걸립니다. 참조: https://yahoe.tistory.com/3754

◆경북 안동 왕모산성길

경북 안동 하면 영남학파의 거두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퇴계 선생은 1534년 벼슬길에 올랐다가 59세가 되던 1560년 낙향해 도산서당을 짓고 학문 연구와 후진 양성에 힘썼습니다. 또한 유년 때 숙부인 이우에게 학문을 배우려고 낙동강을 따라 청량산(869.7m)을 즐겨 찾았습니다. 선생이 걷던 길이라 해서 퇴계 오솔길이라 합니다. 퇴계 오솔길은 안동시에서 조성한 선비순례길 9코스에서 4코스인 ‘퇴계 예던길’로 명명됐는데 ‘퇴계 녀던길’로도 불립니다.

안동시는 퇴계가 청량산을 향해 걷던 길인 단천교에서 낙동강을 따라 미천장담~벽력암(한속담)~가송리에 이르는 약 3㎞ 강변 길을 ‘퇴계 녀(예)던길’로 조성했으나, 사유지 분쟁이 발생하면서 일부 폐쇄하고 대안으로 건지산(557m)을 경유해 가사마을에서 축융봉(850m)을 오른 뒤 끝나는 퇴계 예던길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퇴계 선생이 걷던 옛길에서 많이 벗어 나 있어 주민들의 기억을 더듬어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퇴계 녀던길과 마주 보는 백운지에서 맹개마을 벽력암 월명소의 바위 벼랑을 연결하는 옛길을 새로 찾아냈습니다. ‘가송리 예던길’로 불리며 퇴계 예던길에 더욱 가깝다 하겠습니다. 이 길이 안동 선비순례길 5 코스인 왕모산성 길에 포함 됐습니다.

왕모산성 길은 퇴계 선생이 강가에 늘어선 소나무가 참으로 아름다워 ‘가송(佳松)’이라 했다는 가송리 고산정에서 출발합니다. 고산정을 가기 위해서는 소두들마을을 거쳐 잠수교를 건너야 하는데 마을 앞 낙동강 건너 천길 절벽이 눈에 들어 옵니다. 가송협 또는 고산협으로 불리는 바위 절벽입니다. 소두들마을 앞에 솟은 작은 암봉을 고산이라 합니다. 원래 가송협 절벽과 이어져 있었다 하며, 용이 꼬리를 쳐 바위를 갈라 굽어 돌던 물길을 바로 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왕모산성길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산정~잠수교 입구 삼거리~가사마을~월명정~두 번의 갈림길~벽력암 전망대~맹개 마을~경암~임도·단천교 갈림길~단천주차장~문곡농장~백운쉼터~백운지정류장~단천교 앞 ‘묵시골 입구’ 정류장~밀골 독립가옥 위 삼거리~폐가옥~나무 덱 길 갈림길~왕모산 등산로 갈림길~칼선대(갈선대)~왕모당을 거쳐 왕모산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안내도의 산행 거리는 약 12㎞이며, 4시간30분 안팎 걸립니다. 참조:https://yahoe.tistory.com/38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