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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폭정(觀瀑亭)에서 바라본 구룡폭포. 이 폭포는 개성 박연폭포, 설악산 대승폭포와 함께 우리 나라 3대 폭포로 손꼽힌다.



구룡대에 서면 세존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쉬어가는 길목마다 발길 잡는 비경이
구룡폭포까지는 트레킹하듯 평탄
앙지대·옥류동 등 코스 곳곳 절경
세존봉 직전 30분간 계단 이어져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옛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금강산의 아름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기자는 금강산을 다녀온 뒤 조물주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 기기묘묘한 조화의 끝을 도저히 가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강을 빼놓고 백두나 한라, 지리나 설악만으로 한국의 산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사실 또한 실감했다.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는 "고려에 태어나서 금강산을 한 번 가보는 것이 소원이다"라고 읊었고, 육당 최남선은 "금강산을 읊은 시를 다 모으면 도서관을 하나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후기 화가 최북은 구룡연에서 "비로소 죽을 곳을 찾았구나"라고 말한 뒤 곧바로 구룡연에 뛰어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금강산은 목숨을 바치고 싶은 진경으로 일컬어져 왔다.

금강산은 주봉인 비로봉(1638m)을 정점으로 백두대간 마루금이 남북으로 길게 내달린다. 이 백두대간의 서쪽을 내금강, 동쪽을 외금강이라 하며 해금강은 동해안을 따라 길게 펼쳐진 푸른 소나무로 덮인 섬바위군을 말한다.

현재 외국인에게 개방된 곳은 구룡연, 만물상, 삼일포 및 해금강 코스. 대략 3~4시간 걸려 손쉽게 다녀오는 트레킹 내지 관광코스다.

해서, 산행팀은 외금강에서 으뜸가는 절경으로 손꼽히는 구룡연 코스를 거쳐 외금강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세존봉으로 올라 동석동 계곡으로 하산했다. 구체적인 경로는 온정리~주차장~목란관~금강문~옥류동~구룡대 갈림길~구룡폭포(관폭정)~사자목~세존봉 정상~세존봉 전망대(천화대)~직벽 철계단~합수목~동석동~주차장 순. 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해 7~8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은 북측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당인 목란관을 지나면서 사실상 시작된다. 구룡폭포까지는 말이 산행이지 계곡을 따라 거닐며 잇단 절경을 감상하는 탐승에 다름 아니다.

구룡연 코스에서 공기가 가장 맑다는 수림대를 지나면 앙지대(仰止臺).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병풍처럼 둘러쳐진 주변 기암절벽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북측 안내원이 머리 위 기암절벽 중간에 꼭꼭 숨은 자라바위와 도마뱀바위를 찾아준다.

산삼과 녹용이 녹아 흐른다는 삼록수를 한 잔 마시고 조금 더 오르면 금강문. 집채만한 바위가 엉켜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 놨다. 본격 금강산으로 진입하는 문이다. 구룡폭포까지 절반 거리쯤에 위치해 있다.

숨어있던 비경이 이때부터 모습을 드러낸다.

한 굽이 꺾어 돌면 시야가 트이면서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었다는 무대바위를 만나고, 뒤이어 아름다운 옥류동이 기다린다. 수정같이 맑은 물이 구슬처럼 흘러내린다고 명명된 이곳은 금강산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옥류담과 와폭(58m)으로 구성돼 있다. 머리 위론 세존봉 천화대가, 반대편엔 옥녀봉이 감싸 안고 있는 골안 풍경은 더없이 황홀하다. 기암절벽의 바위 틈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의 의연함도 주변 경관의 운치를 더해준다.

조그만 초록빛 못이 비단 실로 꿰어 놓은 듯 연이어 있다고 명명된 연주담을 지나면 세존봉 절벽을 타고 하늘에서 흘러내리는 높이 139m의 비봉폭포. 봉황이 날개를 펴고 꼬리를 휘저으며 하늘 높이 날아가는 형상이라지만 폭포의 존재이유인 물줄기가 너무 가는 것이 흠이라면 흠. 여기서 20m 떨어진 지점에는 무봉폭포가 있다. 춤추는 봉황 형상이라지만 높이가 20m에 불과해 오랫동안 눈길을 끌지는 못한다.

10분쯤 뒤 갈림길. 직진하면 이번 구룡연 코스의 하이라이트인 구룡폭포와 구룡연. 맞은편은 폭포 관람 장소로, 정자 관폭정이 있다. 주차장에서 대략 1시간40분 소요.

개성 박연폭포, 설악산 대승폭포와 함께 우리 나라 3대 폭포로 손 꼽히는 높이 74m, 너비 4m의 구룡폭포를 보노라면 예부터 왜 그토록 많은 시인묵객들이 발품을 팔아 이곳을 찾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유량이 특히 많은 이 폭포 아래의 구룡연은 오랜 세월 파이고 파여 깊이가 무려 13m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구룡폭포 위는 팔선녀가 목욕을 했다는 '금강산 팔선녀' 전설이 깃든 상팔담. 8개의 담소가 굽이치는 비경이다. 상팔담은 앞선 갈림길에서 우측 구룡대로 가면 한눈에 볼 수 있다. 왕복 1시간 걸린다.

관광객은 대개 관폭정에서 발걸음을 되돌린다. 산행팀은 이제 세존봉 등반길에 오른다. 관폭정 왼쪽으로 길이 열려 있다. 여기서부턴 북측 안내원과 현대아산 조장이 길안내를 한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고행의 돌계단에 이어 철계단이 이어진다. 위를 보면 계단의 끝이 안보일 정도다. 각각 15분씩 30분 정도 오로지 계단을 오르면 고개 정상. 일명 사자목이다. 가장 힘든 구간이라 생각했는데 북측 안내원이 좀 더 힘든 코스가 남았단다.

이제 등로는 완만한 흙길. 10여 분 뒤 쓰러진 아름드리 고사목이 등로를 막아 넘어선다. 이후 산길은 오르락 내리락의 연속. 30분쯤 뒤 첫 개울을 건너면 오름길다. 10여 분 뒤 비로소 세존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번엔 북측 안내원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 '마의 30분' 철계단.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철계단의 끝이 바로 세존봉 상봉이다. 이어 왼쪽으로 70m 정도 엇비슷한 높이의 뾰족 암봉이 하늘을 향해 꽃잎처럼 펼쳐져 있다. 그 끝은 세존봉 전망대라 불리는 일명 천화대다. 외마디의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발 아래가 천길단애인 이곳에 서면 금강산 주봉인 비로봉을 비롯, 집선봉 채하봉 삼일포 온정리 그리고 장전(고성)항이 한눈에 펼쳐진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세존봉으로 되돌아와 우측 하산길로 접어든다. 또 철계단이다. 세존봉 코스를 만들면서 현대아산이 지난해 새로 놓은 92m짜리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이다. 10분 뒤 철계단을 내려와 동석동으로 향한다.

인공 시설물 구간은 끝나고 이제부터 여느 산과 다름없는 숲길이 이어진다. 2시간쯤 뒤 두 물길이 만나는 지점에 절묘하게 위치한 합수목폭포와 배바위라 불리는 흔들바위를 잇따라 지나면 산행종점인 동석동 다리에 닿는다. 합수목폭포에서 1시간40분 걸린다. 긴장이 풀렸는지 산행 말미에는 약간 지루함이 느껴진다.



# 떠나기전에

- 세존봉 등산 사전예약 필수… 수능 끝낸 고3생 위한 상품도

 



구룡폭포 직전 갈림길에선 이정표가 서 있다. 직진하면 구룡폭포, 오른쪽으로 가면 상팔담 가는 길이라고 적혀있다. 정확히 말하면 상팔담 보러 가는 길이다. 다시 말해 구룡대에 올라 발 아래 펼쳐진 상팔담을 감상하는 것이다. 시종일관 철계단으로 오르며 왕복 1시간 정도는 잡아야 된다.

상팔담은 구룡폭포 위쪽으로 8개의 큰 구멍이 난 듯한 소(沼)가 일정 간격을 두고 계속 이어져 내려오면서 비경을 연출한다. 상팔담은 예부터 전해오는 '선녀와 나무꾼' 전설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구룡대에 서면 또 상팔담뿐 아니라 세존봉과 구정봉 옥녀봉 관음연봉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저 멀리 고성항도 시야에 들어온다.

부산에서 금강산 관광 상품은 크게 두 가지. 1박 3일, 2박 3일 상품이 있다. 최소 12일 전에 신청을 해야 한다.

금강산 관광 정기운행 수송업체인 새부산관광(051-851-0600)은 수능시험을 끝낸 고3생을 위한 2박3일 상품을 내놓았다. 출발일은 이달 15, 20, 22일 세 차례. 26만5000원(학부모 동반시 요금 동일).

1박3일 상품은 내년부터 매주 금요일 야간에 정기적으로 출발한다. 20만1000~22만8000원(성인기준).

만일 세존봉 등산을 원한다면 사전 예약이 필수. 예약을 하지 않으면 세존봉 코스에 절대 오를 수 없다.

그간 금강산 상품을 판매하던 철도청 부산지사(051-440-2174)는 12월에는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단체 240명 이상이 신청할 경우 임시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온정각에서 금강산 온천과 교예공연은 빠뜨리지 말자. 1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금강산 온천 노천탕에선 집선봉 소반덕 채하봉 세존봉 비로봉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고, 평양 모란봉 교예단이 선보이는 교예공연은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요금은 별도로 내야 한다.

끝으로 반가운 소식 한 가지를 전한다. 현대아산측에 따르면 내년 봄부터는 내금강 관광이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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