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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동고개를 지나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영남알프스 산군. 맨 뒤 좌측 대부산에서 우측으로 구름을 이고 선 문복산, 가지산, 그 우측 앞 정면의 봉우리가 옹강산, 그 우측 뒤로 지룡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이 확인된다. 발아래 물길은 운문호로 흘러들어가는 동창천이다.




오지속의 오지 달등이산 이제서야 찾았네




산내면(山內面). 말 그대로 산 안에 있는, 가도 가도 산뿐인 그야말로 산속의 오지이다.

산내면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자체로 얼핏 떠오르는 곳이 지리산 아래 남원과 운문산 기슭의 밀양 그리고 이번 주 소개되는 경주.

지리산 아래야 두말하면 잔소리고, 밀양 산내면도 석남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오지 속의 오지였다. 최근에야 석남터널 아래 능동터널과 표충사 입구인 단장면 삼거와 산내면 남명의 도로가 완공됐을 정도로 사실 접근이 쉽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그래도 가장 오지인 곳은 경주 산내면이다. 북으로 영천시 북안면, 동쪽엔 경주 건천읍과 내남면, 서쪽으론 청도 운문면, 남으로 울산 울주군과 접해 있는 경주 산내면에는 장육산 조래봉 불송골봉 정족산 대부산 등이 있고, 이웃 지자체와의 경계에 위치한 사룡산 부산성 옹강산 문복산 서담골봉까지 포함한다면 산내면은 가히 산의 장막이라 불러도 무난한 듯싶다.

개척산행을 모토로 뛰고 있는 산행팀은 경주 산내면의 봉우리를 또 하나 발굴했다. 바로 달등이산이다. 3년 전 발굴한 정족산과 지난해 개척한 불송골봉에 이은 산행팀의 또 하나의 성과이다.

  
경주 산내면과 이웃한 내남면이 고향인 이창우 산행대장이 아니면 결코 세상에 소개할 수 없는 숨은 산이다.

지도를 펴놓고 보면 산내면소재지인 의곡리의 진산으로, 동쪽으론 낙동정맥의 방주교회와 OK목장이, 서쪽으론 장육산이 위치해 있다.

혹자는 달등이산을 두고 둥근 달을 의미하는 '달덩이'의 오기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기장1경으로 정상에 서면 일광 임랑 송정 등 탁 트인 동해바다가 펼쳐지는 기장 달음산이 그렇듯 한자와 한글이 조화를 이룬 이름이다. 다시 말해 달이 뜨는 산이라 해서 명명된 달음산은 월음산(月陰山)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많은 산꾼들이 '월(月)' 자를 순우리말인 '달'로 불러 달음산으로 굳어졌다.

달등이산도 '달'은 우리말이고 '등'은 한자인 '오를 등(登)' 자를 섞어 만들어진 봉우리다. 들머리인 산내면 외칠리에서 만난 한 촌로의 증언에서다.

개척산행이 늘 그렇듯 달등이산은 미답의 산길을 조용히 걷고 싶은 산꾼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반듯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체력을 급격히 소진해가며 뚫고 나아가는 그런 산은 결코 아니다. 한마디로 소박한 시골 아낙과도 같은 산이다.

산행은 산내면 외칠1리 방동마을 경로회관~월성 김씨묘~방동고개~월성 손씨묘~전망대바위~달등이산(540m)~매봉(삼각점·585m)~곧은터고개(산막마을)~517봉~잣나무숲~신안 주씨묘~서낭재(임도)~감산리 소목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4시간 정도 걸린다. 이정표 하나 없는 산길, 산행팀이 꼼꼼하게 노란 안내리본을 많이 달았다. 참고하길.

외칠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70m쯤 직진하면 방동마을 경로회관. 이 경로회관 우측 마을로 발걸음을 옮긴다. 첫 갈림길에서 우측, 20m 뒤 갈림길에선 좌측, 세 번째 갈림길에선 직진형 우측 길로 간다. 반갑게 맞이하는 연분홍 진달래를 바라보며 본격 산행을 시작한다.

곧 갈림길. 눈앞의 작은 물길을 건너 좌측으로 가면 또다른 작은 물길이 기다린다. 재차 건너 산길로 접어든다. 의외로 길이 반듯하다. 이후 갈림길 같지만 좌측 무덤 가는 길은 무시하고 우측으로 간다. 월성 김씨묘를 지나자마자 또 갈림길. 왼쪽 오름길로 향한다. 도중 길 좌측 물이 졸졸 흐르는 것을 보고 이 대장은 샘터 조성을 위한 적격지라고 말한다.

  

오름길의 첫 정점은 방동고개. 들머리에서 23분. 아름드리 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끈다. 도로가 나기 전 이곳은 외칠리에서 산을 넘어 감산리~당고개~건천땅을 거쳐 경주로 오가던 고갯길인 셈이다.

직진하면 내칠리 정족산(경주) 입구로 이어지므로 산행팀은 우측으로 크게 꺾는다. 반듯한 산길이 이내 사라진다. 월성 손씨묘 좌측 희미한 길로 오른다. 진달래길의 연속이지만 길은 거칠다.

하지만 이 대장은 "약간 거칠지만 정비하면 괜찮은 등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굽이 오르면 정면으로 높은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달등이산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의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표기돼 있다.

9분 뒤 길 우측에 첫 전망대. 발 아래 우측 산행팀이 올라온 계곡이고, 들머리 방동마을은 야산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그 왼쪽이 달등이산 아랫마을인 원두마을이다. 정면 저 멀리 억산에서 왼쪽으로 범봉 운문산 가지산 상운산 문복산 소담골봉 대부산이고, 그 능선의 앞쪽 우뚝 솟은 봉우리는 옹강산, 억산에서 우측 1시 방향으로 오리골 정상인 매곡, 우측 3시 방향 안테나가 서 있는 곳이 반룡산이다.

직진한다. 낙엽이 더 수북해지고 진달래는 여전히 산행팀을 반긴다. 두 계절을 뛰어넘은 카키색 낙엽과 연분홍 진달래의 부조화 속 조화가 일품이다. 등로 좌측 숲 사이로 장육산과 정족산이 이따금씩 보이고, 우측 열린 길은 원두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전망대에서 15분 뒤 무명봉에 올라선다. 달등이산이 비로소 손에 잡힌다. 주변이 온통 진달래 천지다. 직진하며 내려선다. 이번 산행에서 첫 내리막이다.

5분 뒤 정상 직전 갈림길. 왼쪽 정상 우회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3분이면 상봉에 올라선다. 정상석은 없고 대신 구덩이가 파여 있다. 과거엔 마을 사람들이 달맞이하러 다녔다지만 지금은 나무가 웃자라 조망은 거의 없다.

좌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13분 뒤 봉우리에 올라선다. 내칠리 개미골을 감싸고 있는 봉우리다. 좌측으로 장육산 정족산 그리고 낙동정맥과 비슬기맥의 분기점인 사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내려선다. 낙엽길이다. 우측으로 쭉쭉 뻗은 소나무가 시원하다. 정면으로 넝쿨이 길을 막고 있다. 약간 우측으로 갔다가 또 막혀 있어 좌측으로 간다. 결국 요리조리 피해간다. 뿌리째 뽑힌 나무를 지나 산길이 희미해지더니 이후 아예 길이 사라진다. 방향을 크게 우측으로 잡고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쓰러진 나무 옆에 삼각점이 하나 보인다. 매봉(585봉)이다. 방동마을에선 매봉재로 불린다.

다시 내려선다. 이때부터 본격 개척산행이다. 이럴 경우 힘들어도 능선을 타야 된다. 우측 길이 좀 낫지만 심하게 떨어지는 계곡길이라 절대 불가!

10분쯤 힘겹게 뚫고 나가면 소나무가 울창한 낙엽길. 예의 진달래도 반긴다. 내려갈수록 수종이 낙엽송으로 바뀐다. 내리막길의 종착역은 곧은터고개. 우측 산막마을과 좌측 내칠리 곧은터를 넘나들던 고갯마루이다. 매봉에서 42분. 과거 목장이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은 억새 무성한 허허벌판으로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다. 울타리 좌측을 따라 올라 봉우리를 넘어 내려선다.

정면으로 높이가 엇비슷한 두 개의 봉우리가 기다린다. 10여 분 뒤 묘지를 지난다. 첫 봉우리는 좌측으로 돌아 안부에 닿고, 두 번째 봉우리는 우측으로 우회하다 곧 길이 사라져 능선을 타고 517봉에 오른다. 묘지에서 30분.

517봉에서 내려서면 이번 산행의 주요 기점인 묘지에 닿는다. 직진하지 않고 우측 시계 방향으로 돌아 50m쯤 가면 좌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보인다. 잣나무숲길로 낙동정맥의 석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이 길 좌우의 능선은 비교적 반듯하지만 계곡으로 떨어진다. 참고하길. 신안 주씨묘를 지나면 서낭재(임도). 길 건너 바로 산으로 올라선다.

산행은 이제 막바지. 9분이면 낮은 봉우리를 넘어 안부에 닿는다. 여기서 1분만 더 가면 갈림길. 직진하면 만봉산과 석두봉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산행팀은 우측으로 간다. 15분쯤 뒤 도로. 서낭재로 감산리 소목마을 입구다. 여기서 우측으로 30분쯤 도로를 따라가면 감산합동정류소가 있는 20번 국도와 만난다.


  

◆ 떠나기 전에

- 35년 전통 산내면 일광식육식당 부산 대구 등 단골 많아

운문호로 유입되는 동창천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달등이산은 산 아래 주민들을 제외하곤 산행팀이 처음 오른 개척산이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노인은 "오랫동안 다니지 않아 산길이 있으려나"하고 우려를 표했지만 다행히 버려진 산길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었다.

하지만 달등이산에 오르면 달은 온전히 볼 수 없을 것 같다. 숲이 우거져 하늘이 겨우 보이기 때문이다. 향후 이름값을 하기 위해선 면사무소나 마을사람들이 일부 산길과 정상의 나무들을 손을 좀 봐야 할 것 같다.

들머리 방동(芳洞)은 오래 전 방화사(芳花寺)란 절이 있어, 그 마을이 꽃처럼 아름답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고, 달등이산 아랫마을인 원두(院頭)는 원님이 관내 순시 때 유숙하던 원집이 있었다 하여 명명됐다 한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경주 산내면소재지인 의곡리는 이웃한 대현리와 함께 소위 불고기센터로 유명한 곳이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원조집은 산내터미널 인근 '원조 일광식육식당'(054-751-5757). 35년 전통을 자랑한다. 10여 곳의 식육식당 중 유일하게 직접 소를 키워 판매한다. 맛의 비결은 소를 키울 때 사료 대신 거름 등을 섞은 먹이를 준다는 것. 상추 파 마늘 곤달피 등 야채는 직접 키우며 된장 또한 직접 담가 일품이다. 200g 1인분 1만7000원. 워낙 맛이 있어 부산 대구 등지의 단골들도 아주 많다.


◆ 교통편

- 경부고속도로 건천IC서 내려 청도 운문 방면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4000원. 경주에서 금아교통 350번 버스를 타고 방동마을(외칠1리)에서 내린다. 오전 8시35분 단 한 차례. 타는 곳은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고속버스터미널 앞 버스승강장.

날머리 감산합동정류소에서 경주행 350, 351, 355번 버스는 오후 3시, 3시15분, 3시40분, 4시5분, 4시25분, 5시20분, 5시55분…막차는 8시40분. 경주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5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천IC~청도 운문 방면 20번 국도 우회전~땅고개 휴게소~산내면 이정표~청도 운문~의곡교~청도 운문 우회전~외칠1리(방동) 버스정류장~방동마을 경로회관 순.

승용차를 방동마을에 주차했을 경우 감산합동정류소에서 산내행 버스를 타야 한다. 30~40분 간격으로 자주 있다. 산내면에서 방동마을까지 버스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택시(054-751-5955)를 이용하면 된다. 3000원.

감산합동정류소에서 방동마을로 바로 가는 버스는 오후 2시45분, 4시45분, 5시, 6시25분에 있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산행 뒷이야기
요즘 취재 산행하기가 무척힘이든다

날씨가 받쳐주지 않으니 매주 주말 또는

수요일날 비가 한주도 빠지지 않고 내리니 말이다..

달등이봉 가는 수욜도 기상예보로는 비가 온다고 하니...

일단 아침에는 비가 안오니 산행지로 출발을 하기로 하였다.

이전에는 비가와도 눈이와도 태풍이 불어도 어김없이 취재 산행을 갔는데

요즘은 칼라지면에다 동영상까지 있어 날씨가 받쳐 주지 않으면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사진의 중요성과 화질면에서도

맑은 날씨가 독자들에게 그 산을 어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등이봉, 이름상으로는 달덩이가 맞다고 이야기가 나왔지만 앞의 달은 순 한글이고 뒤 등은 오를등(登)으로 볼 수 가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가까운예로 좌천 달음산도 그러하고....

산내면은 동서남북 산으로 둘러쌓인 오지의 산이다. 그래서 아마 달등이봉에 올라서면 동쪽에서 떠오르는 달을 볼 수 있어 달등이로 부르지 않나 싶다.

산길은 수더분한 우리의 뒷동산으로 내새울 것 없지만 새로운 산을 찾는

깨끗한 산으로 내마음에 다가온다. 동서로 넘나더는 수많은 고개하며

고산에 있는 농장 산막하며... 산막으로 내려서니 곧은터 고개에서 한두방울 떨어지든 빗방울은

거세게 내린다.

배낭과 카메라등 디지탈 장비를 단두리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개척산행으로 새로운 산길을 독자들에게 소개를 한다는 의미로

취재산행을 했지만 흥곤이는 불만이 많은 것 같다.

기사꺼리가 없다고....

떠나기전에 들어갈 내용이 없다고 하산후 기사 작성시에....

그러나 새로운 산을 알리는 그것으로 만족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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