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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17> 소룡산 ~ 논덕산

 
  합천호에 물드는 석양을 등에 업고 논덕산 정상에 오른다. 뒤로 칼날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다.

촘촘히 이 능선 저 능선으로 뻗어있는 길이 수십 갈래도 넘는다. 그리고 숫돌에 싹싹 간 칼날처럼 좁고 급박한 능선은 끝이 없었다.

합천호는 한참을 따라오다 마침내 숨이 찬듯 주저앉는다. 희뿌연 겨울 오후를 연출하던 해가 남긴 석양이 호수 위로 서서히 저물어간다.

소룡산에서 논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양쪽이 모두 직벽처럼 가파르다. 사람의 손으로 쌓는다 해도 이런 능선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취재팀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때묻지 않은 낙엽을 밟으며 걷는 능선 길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산행코스는 가호마을 정류장~진주 류씨묘~취수장~산불지역~헬기장~소룡산(519.7곒)~가족묘지~아리랑재~비룡재(418곒)~논덕산(545곒)~김씨묘~인곡마을회관. 약 5시간 걸린다.

가호마을 정류장에 내리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산고수장(山高水長)’ 표지석이다. ‘산은 높고 물은 길다’. 마을 가까이는 의룡산 악견산, 멀리는 황매산 지리산 등으로 뻗은 고산준령으로 둘려 싸여있다. 산 기슭에서 시작해 가늘게 늘어진 황강은 길다. 마을표지석치고는 실로 적확한 표현이다.
 

산행은 정류소 뒤로난 콘크리트 도로로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마을에서 오른쪽으로 바위가 많은 산이 소룡산이다. 가호동교회 이정표를 지나 새로 지은 가호리마을회관 앞에 선다. 컨테이너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녹색 기와지붕과 노란색 물탱크를 지난다. 진주 류씨묘 앞으로 길은 이어진다. 선산을 지키는 훤칠한 소나무 두 그루가 길 양옆으로 섰다.

산길로 접어들면서 오른쪽으로 비켰다가 길을 찾는다. 파란색 호스를 따라가도 된다. 주의사항. 파란호스는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식수이므로 절대 훼손해서는 안된다. 특히 스틱을 조심할 것.

제대로 따라왔다면 취수 지점에 닿는다. 산불로 나무가 울창하지 않은 산치고는 수량이 풍부하다.

오른쪽으로 틀면 경사 구간이 나온다. 가파른 오르막에 잔 자갈이 섞인 모래땅이라 발걸음을 잘 디뎌야 한다. 중간쯤 오르다 뒤돌아 보면 의룡산 악견산 황매산 할미봉 등이 보인다.

불난 자리를 지나 능선에 닿을 때 쯤 전망대가 하나 나온다. 평평한 바위다. 검게 불에 타 쓰러진 나무들이 어지럽게 나뒹구는 현장이다.

좀더 오르면 뚫렸던 조망이 어두워진다. 길 찾기가 쉽지 않다. 가시덤불에 덮여 앞으로 나가기 힘들고 길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섰다 직진.

봉우리에 오르면 헬기장이 있다. 널따랗다. 나무에 둘러싸여 조망이 트여 있지는 않다. 그러나 헬기장은 커다란 원의 중심처럼 전체적으로 보면 사방으로 열린 봉우리다. 30곒 더 가면 소룡산 정상. 올라올 때의 암릉 구간과는 다른 맛이다. 오히려 경주나 포항 등 경북 남부쪽의 산과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

정상을 넘어 갈림길에서는 직진하지 말고 오른쪽으로 튼다. 5분뒤 갈림길에서도 오른쪽이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잔 가지사이로 합천호가 고개를 내민다. 5분 정도 가다 봉우리로 오르기 직전 왼쪽길로 붙는다.

이때부터 헷갈릴만한 지점이 많다. 고상한 모양을 한 소나무 앞에서 뚜렷한 길을 벗어나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뚜렷하게 나 있더라도 길이 아니다. 이 길을 버리고 짐승들이나 다닌듯한 샛길로 들어서야 논덕산에 닿는다.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야 한다.

여덟기가 묻힌 가족 공동묘지에서 10분쯤 내려서면 묵은 임도가 나온다. 이곳이 아리랑재. 직진해서도 칼날능선은 계속된다. 걷기에도 아찔할 정도로 좁다. 왼쪽으로는 길게 이어진 합천호가 자꾸 따라온다.

30분이면 나무를 베어놓아 어지러운 봉우리에 닿는다. 비룡재다. 봉우리 정상에 넘어진 나무가 많아 오르기가 쉽지 않다. 합천호를 바라보면 절경이다.

앞에 뾰족 솟은 봉우리가 논덕산이다. 칼날능선은 이어진다. 양 옆으로 깎여나간 경사는 직각에 가깝다. 나무가 없었다면 공포감이 밀려올 정도. 논덕산에 가까이 갈수록 오르막이 급해진다. 코를 땅에다 붙이고 걸어야 한다. 비룡재에서 논덕산까지는 50분 정도 걸린다. 정상에는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전망이 좋다.

하산은 산불초소가 있는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50여곒만 내려서면 봉분이 없는 깨끗한 묘지와 만나고 산길은 잘 나 있다. 송이 채취기간에는 입산을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보인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산길은 직진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아래로 이어진다.

 
[벌목작업으로 어지러운 비룡재. 벌목후 주변 정리를 하지 않아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허리를 잔뜩 숙이고 기어가다시피 해야 한다.]

안부에 닿으면 사거리. 왼쪽 깨끗한 길을 따라간다. 넓은 길에 고랑이 깊게 패어 있고 30여분이면 거창과 합천을 잇는 도로에 도착한다. 도로를 걸어 오른쪽으로 20여분 가면 인곡마을 회관 앞이다.

/ 글·사진 = 김용호기자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교통편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합천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 7시50분 출발. 8천5백원.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합천읍에서는 평학선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오전 9시, 9시30분, 10시30분. 부산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합천에서 9시30분 버스와 시간이 거의 맞아 떨어진다.

인곡마을에서 합천으로 나오는 버스는 오후 2시, 4시40분, 5시에 있다. 늦어도 오후 5시 버스를 타야 한다. 시골버스이므로 10분전에 미리 버스를 기다려야 안전하다. 요금은 800원. 합천 터미널에서 부산행 막차는 오후 7시. 늦을 때에는 진주를 거쳐 심야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들어 올 수도 있다.



떠나기전에
합천에는 삼산(三山)과 삼덕산(三德山)이 있다. 금성산 악견산 허굴산이 삼산이요, 강덕산 인덕산 논덕산을 삼덕산이라 부른다.

원래 우산 매산 치산이라 불렸던 삼덕산은 선조때 남명 조식 선생이 용암서원을 짓고 후학을 가르칠 때 주위의 세 산에 이름을 붙였다 한다.

합천호를 감싸는 소룡산~논덕산은 새로운 산길을 갈망하는 산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코스이다. 발밑에 전해오는 솜사탕같은 감촉은 달콤함과 신선함이 느껴진다.

실낱같은 능선길이 합천호를 끼면서 이어지고 산길은 주위의 황매산 오두산 의령의 자굴산 등 조망은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논덕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합천호의 낙조는 마음속 깊이 파고들 것이다. 식수는 미리 준비.

산길은 매우 거칠다. 근교산 취재팀은 소룡산~논덕산 칼날능선 답사를 위해 두 번이나 걸음을 했다. 산길을 정리하는데 많은 애로를 겪었다.

산행후 합천읍의 조선옥(055-933-1223)에서 먹어보는 흑돼지구이가 일품이다. 육질이 질기지 않고 쫄깃쫄깃하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kyh73@kookje.co.kr  입력: 2002.11.2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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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입구 음식거리 한 가운데 위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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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음식점(051-508-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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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경도 원산이 고향인 시어머니 밑에서 15년간 배운 솜씨를 안주인 김미정(52) 씨가 그맛 그대로 전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 후 3~4인일 경우 수육모듬(순대 수육 족발·2만 원·사진)을 권하고 싶다. 모두 북한식이다. 특히 족발의 경우 2시간30분 정도 삶은 후 프라이팬에 튀겨 담백하다. 북한에서 잔치할 때 주로 해먹는 요리란다. 가자미식해가 밑반찬으로 제공된다. 북한식 만두와 녹두빈대떡도 일품이다. 금정산을 다니는 산꾼들 사이에선 이 집 모르면 간첩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범어사 순환버스를 타고 '어린이놀이터 정류장'에서 내려 200m쯤 걸으면 도로 우측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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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08> 금성산-악견산


 
[금성산 정상 아래의 절벽 . 깎아지른 듯한 바위 위에 서면 만수위에 이른 합천호가 그림처럼 쫙 펼쳐진다.]

나무보다 바위가 많은 산이 있다. 예쁜 구석이라곤 별로 없는,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들 같은 바위산이다. 그 바위들은 한가롭게 합천호를 응시한다. 능선을 따라 활엽수 그늘 아래를 걷는 산행이 조금 지겹다면 금성산과 악견산을 이어달리기 해보자. 두개라고 하지만 해발 500~600곒 정도라 크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금성산과 악견산을 오르다 보면 못해도 세번은 ‘악’ 소리를 지르게 된다. 길지는 않지만 화끈한 오르막에서 저절로 터져나오는 신음이 첫번째이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합천호의 아름다움에 반해 내지르는 즐거운 비명이 두번째, 조물주가 빚은 암벽과 바위봉우리에 대한 감탄사가 그 세번째다.

두 산 중간에 30분 정도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하는 게 흠이긴 하지만 바위봉우리에 푹 파묻히는 맛이 이를 보상하고도 남는다.

산행코스는 회양교 앞 새터마을~밤나무 과수원~금성산(592.1곒)~대원사~합천댐 휴게소~합천댐 관광농원~악견산 등산안내도~납골묘~악견산(620곒)~492곒봉(삼각점)~광산 김씨묘~평학마을. 약 5시간~5시간30분 소요.

군내버스를 타고 합천댐 수문을 지나면 회양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기 직전 내린다. ‘봉화산 빙어가든’과 ‘금성산 슈퍼’가 있다. 플라타너스나무 앞을 지나 새터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주변은 밤나무 과수원 천지다.

미리 당부할 점은 길 가운데 떨어진 밤이라도 절대 손대지 말 것. 한 톨쯤이야 하겠지만 굳이 ‘농민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란 구태의연한 표현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사방에 감시의 눈길이 많다. 요즘처럼 밤이 익어가는 시절에는 더 그렇다.

마을 공터에서는 왼쪽, 마을 끝에서는 오른쪽.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간다. 5분 뒤엔 진주 유씨 묘가 나온다. 갈림길에서 길가에 평평한 바위가 있는 오른쪽으로 간다.
 

밤나무 과수원을 벗어나면 소나무 숲이다. 눈 앞에 펼쳐진 바위산이 점차 다가온다. 오르막이 시작되고 도저히 한 번 쉬어야 되겠다고 생각되는 지점에 전망대가 나온다. 길쭉한 바위다. 휴식을 취한 뒤 15분쯤 오르면 너덜겅. 여기서 100곒쯤 가면 갈림길이다. 오른쪽으로 10분이면 지리한 오르막이 끝나고 능선에 붙는다.

왼쪽으로 조금 더 가면 곧 봉우리가 나온다. 바위 봉우리. 크고 험해 타고 넘을 수는 없다. 정상 아래에는 동굴이 만들어져 있다. 산죽군락 사이로 난 길로 빠져나가면 이정표가 섰다. 정상 오르는 길을 가리킨다. 철계단이 끝나면 정상. 황매산과 허굴산이 보인다.

하산은 이정표까지 되밟아 내려가 주차장 방향을 따라간다. 내려서는 길에 악견산이 정면으로 보인다. 철계단이 많다.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떨어진다. 15분 정도 내려가면 공터가 나오고 직진하면 불사가 진행중인 대원사다. 100곒앞이 도로.

도로에서 오른쪽 삼거리의 아래로 내려서는 길을 택한다. 여기서 합천댐 휴게소까지는 1.1㎞. 아침에 출발했다면 이쯤에서 점심 때가 된다.

휴게소에서 합천읍 방향의 도로를 따라간다. 합천댐 관광농원 앞에는 무학대사 출생비가 섰다. 150곒 더 가면 악견산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악견산은 갈림길이 몇 곳 없는데다 길이 뚜렷해 헤맬 염려는 없다. 초입에 시작된 임도를 따라간다. 납골묘를 지나면 아기자기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길 바닥에 잔 돌이 많지만 경사는 비교적 완만하다. 완만하던 길이 서서히 급해진다. 25분 정도 오르면 철계단.
 
[한껏 달궈진 바위 사이를 비집고 오르는 길. 시원한 참나무 그늘을 걷는 것보다 재미있다.]


뒤로 돌아보면 수문 너머로 합천호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쫙 펼쳐진다. 유람선이 한 척 떠 가자 호수는 그림으로 바뀐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가슴이 탁트인다. 땀을 훔치고 또다시 오른다. 길은 여전히 급경사. 합천호의 물을 배낭에 가득 담아 오르는 형국이다.

약간 평탄한 길이 나오고 소나무 숲이 반갑다. 10분 뒤엔 악견산성터. 다시 10분이면 악견산 정상이다. 정상표시는 바위에 둘러싸여 숨었다. 금성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정상 표지석에서는 491곒로 돼 있는데 잘못된 표기다. 이는 내려서는 길에 있는 삼각점의 높이를 착각한 것 같다.

하산길의 첫 관문은 바위틈새다. 동굴같다. 덩치가 큰 사람은 빠져나가는데 애를 먹을 만큼 좁다. 암릉구간을 지나 갈림길에선 왼쪽. 급히 쏟아지는 길이다. 잡목과 소나무 숲을 지나 잠시 오른쪽으로 빠지는 듯하다 다시 아래로 떨어진다.

정상에서 20분 정도면 벌목지대에 다다른다. 삼각점이 있다. 491.7곒지점이다. 다시 30분 정도 가면 광산 김씨묘를 지나고 곧 만나는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한다. 5분이면 밤나무 과수원에 다다른다.

등산코스 마지막 부분은 길이 미끄럽다. 10분이면 도로가 나오고 평학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 글·사진=김용호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금성산과 악견산은 따로 떼어 생각 할 수 없는 산행지이다. 바위에 걸터 앉아 바라보는 합천호의 풍광을 감안하면 초가을 산행으로도 제격이다.

각각 독립된 산으로 산행 시간이 다소 짧아 산악 동호인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는데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에서 두 산을 동시에 오르는 코스를 소개한다.

합천읍에서 서쪽으로 15㎞ 지점에 나란히 솟아 있는 금성산은 정상 주위에 펼쳐지는 바위능선과 3개의 암봉이 합천호와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악견산, 허굴산과 더불어 합천의 삼산(三山)으로 불리며 한폭의 산수화같다.

금성산은 악견산과 함께 임진왜란때 곽재우 장군에 얽힌 전설이 있다. 악견산성에서 의병들이 왜적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왜적들이 산성을 포위한 채 장기전을 꾀하자 의병장들이 금성산 정상 큰 바위에 구멍을 뚫어 악견산과 줄을 메어 붉은 옷을 입힌 허수아비를 띄웠다고 한다. 달밤에 줄을 당기니 마치 하늘에서 신상이 내려와 다니는 것 같이 보였다. 이에 왜적들이 겁에 질려 도망쳤다는 것이다.

회양리 일대는 합천호의 수몰민들이 많이 이주하여 살고 있으며 관광단지로 조성됐다. 들머리 새터도 신기동이라 부르며 새로 생긴 마을이란 뜻이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 7시40분, 8시20분. 약 2시간 20분 걸린다. 8천5백원. 합천읍에서는 군내버스 평학선 노선을 이용한다. 오전 9시, 9시30분, 10시30분.

평학마을에서 합천읍까지는 오후 4시10분, 5시40분, 6시10분 등이 있다. 지나가는 곳이므로 버스시간은 다소 유동적이다.

자가운전을 한다면 삼가에서 합천읍으로 들어가지 말고 합천댐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 한다. 합천댐 회양유원지에서 합천읍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회양교를 건너고 바로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kyh73@kookje.co.kr  입력: 2002.08.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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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295> 우두산


고견사 주차장에 내리면 의상봉이 병풍처럼 가로막는다. 푸르게 변해 가는 숲 사이로 점점이 박힌 바위가 눈을 사로잡는다. 그렇더라도 일단 뒤부터 돌아보자.
 
[인절미바위를 지나 나타나는 바위성벽. 오르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만리장성 못지않은 위압감을 준다.]

산 자락과 자락이 맞붙은 지점으로 길이 났다. 자락과 자락은 삼각형의 빗변. 그래서 고견사 주차장으로 들어온 길은 역삼각형의 아래 꼭지점이 된다. 그 역삼각형을 통해 보는 V자 전경이 특이하다.

산행코스는 고견사 주차장~마장재~암릉구간~우두산~헬기장~작은 가야산~큰재~해인사 주차장. 약 5시간 소요.

산행은 계곡을 건너면서 출발. 이정표를 따라 마장재를 향해 오른다. 재까지는 2㎞. 청설모 한 마리가 흘끔 돌아보고는 도망간다. 취사장을 지난다. 시원한 소나무 밭이 이어진다. 잦은 봄비로 계곡물이 불었다. 흘러내리는 물 소리가 세차다.

아카시아나무 사이를 지날 땐 고개를 오른쪽으로. 계곡 건너편의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이 웅장하다. 15분쯤 가면 네갈래길. 여기서 마장재까지는 1.3㎞.

이정표를 지나면 또 계곡이다. 물이 너무 맑아 손을 담그기조차 망설여진다. 청정(淸淨) 그 자체이다.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아득해질 무렵 땀이 흐른다. 끝물 철쭉이 온힘을 다해 사르는 분홍빛이 더욱 선명하다. 쉴 새 없이 맺히는 땀방울. 그러나 쏴~아, 천연의 계곡바람이 한 번 지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마장재에 오르기 직전 오르막이 한 번 있다. 재 능선에 서면 무덤이 하나. 정면은 합천 땅이다. 미숭산 가야산 매화산이 보인다. 10시 방향으로 남산제일봉.

우두산 이정표를 따라 다시 출발. 거창군과 합천군의 경계 능선을 따라 걷는다. 왼쪽은 거창, 합천은 오른쪽. 거창 쪽에 뾰족하게 솟은 낮은 봉우리가 박유봉이다. 동국여지승람에 보면 박유는 신라말 학식 높은 선비로 고려 태조의 부름을 여러 번 받았다. 그러나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 하여 조정으로 나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박유봉의 유래다.

다시 내리막 오르막 10분이면 전망대. 여기서부터 잘 생긴 바위들이 숨가쁜 경연을 펼친다. 기암절벽이 쉴 새 없이 나타난다. 3시 방향으로 구름치마를 두른 지리산도 얼굴을 내밀었다. 마장재에서 30분이면 삼거리. 이정표가 서 있다. ‘의상봉 2㎞, 비계산 4.7㎞’.

계속되는 바위군단의 황홀한 향연.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여기는 별천지라 인간 세상 아니라네. 이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의 한 부분이다. 우두산의 또 다른 이름은 별유산이다. 별유산의 기암괴석과 빼어난 산세는 인간 세상이 아니라고 해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둥그런 바위가 나왔다. 인절미바위. 절벽 끝에 나앉은 형태가 살짝 밀면 그대로 절벽 아래로 구를 것 같다. 힘을 합쳐 밀어 본다.

이번엔 거대한 바위 성벽. 점령하기가 간단치 않을 듯하다. 만리장성 못지 않은 웅장함이 위압감마저 준다. 올라서면 바위, 내려서면 또 바위다.

그러나 조심. 올망졸망 삐죽삐죽한 바위들을 무작정 타고 넘기엔 무리가 따른다. 자신 없는 곳은 돌아가는 길을 찾자. 바위 주변으로 둘러가는 길이 있다.

바위마다 앉아 쉬다 보면 산행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릴 게 뻔하다. 유의할 것.

바위 성벽을 넘어서면 119조난위치 표지판이 섰다. 좀더 가면 의상봉이 보인다. 철계단이 선명할 만큼 가깝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의상봉으로 가지 않고 능선으로 오른다. 또 이정표. ‘의상봉 0.6㎞, 비계산 6.2㎞’. 여기가 우두산(1,046곒·별유산)이다. 바위군락을 지나면서 흥분됐던 기분을 가라앉힌다.

하산길은 ‘죽전 가는 길’ 이정표를 따라 시작한다. 내려서자마자 왼쪽 능선을 탄다. 10분쯤 가면 내리막에 밧줄을 매어 놓은 곳이 있다. 그러나 밧줄이 너무 낮게 매어져 위험하다. 발이 걸리면 앞으로 넘어질 수 있다. 조심.

10분쯤 더 가면 헬기장이다. 너럭바위를 넘는다. 우두산에서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바위. 절벽에 걸터앉아 도를 닦는 듯한 형상을 한 바위. 용맹한 장군이 칼로 내리쳐 조각조각 낸 듯한 바위. 눈 코 잎이 또렷한 요괴 형상의 바위. 바위 또 바위. 바위 이름 지어 주는 재미도 괜찮다. 같은 바위인데도 보는 사람에 따라 형상이 다르다.

능선을 따라 달린다. 또렷한 길이라 거침없이 갈 수 있다. 우두산에서 1시간여 넘게 왔다면 갈래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10여분을 더 가면 폐무덤이 나온다. 다시 10분쯤 가면 임도.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하면 단지봉 매화산으로 통한다. 직진하지 않고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30분쯤 가면 물레방아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이곳에서 해인사 주차장까지 약 1시간이면 산행 끝. 휴대전화 서비스도 안 되는 심심산골 가야산. 계곡과 숲을 따라 걷다 보면 산행의 피로가 절로 풀린다.

/ 글·사진=김용호기자

/ 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불꽃이 공중에 솟은 듯하다’.

이중환의 택리지는 가야산을 타오르는 불꽃으로 표현하고 있다. 석화성(石火星). 가야산의 남쪽으로 뻗은 능선에 우두산이 솟구쳤다. 두리봉 남릉은 거창군과 합천군을 가르며 가야산을 연꽃 모양으로 포근히 감싸 안았다.

우두산은 별유산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하다. 또 우두산보다 소뿔처럼 생긴 의상봉이 정상으로 대접받고 있다. 우두산에는 여러 갈래길이 있다. 근교산 지면에 소개되었던 우두산(별유산) 종주코스는 주차장밑 다리~작은 바리봉~장군재~장군봉~우두재~우두봉~의상봉~우두산~앙천석~고견사 주차장으로 오르 내림이 심해 6시간은 잡아야 하는 힘든 산길이다. 마장재에서 우두산까지 이어지는 갈기진 암릉은 산행의 기쁨을 선사한다.

우두산 정상에서 작은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스님들의 왕래가 많은 절길로서 능선을 따라 길이 잘 나 있다.

작은 가야산의 침봉에서 보는 가야산 남산제일봉의 거대한 장벽이 산행 뒤에도 내내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 마령 아래 큰재는 잘못 표기된 것이다. 실제 큰재는 죽전리에서 치인리로 넘어가는 임도가 있는 고개길이다. 충분한 식수 준비는 필수.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부터 4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거창행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1만1천6백원. 2시간30분 소요. 거창 시외버스터미널을 나와 왼쪽으로 걸어 시내로 들어간다. 두번째 다리 중앙교를 오른쪽으로 건너 100곒지점에 대동정류소마트 앞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다. 가조행 버스를 탄다. 9:00 9:40 10:30 11:00 출발. 가조까지 30분 소요. 9백50원. 가조에서 고견사 주차장까지는 6㎞. 택시를 이용하면 4천원.

해인사에서 부산까지 곧장 오는 시외버스는 없다. 대구로 둘러 와야 하는데 2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막차는 오후 7시50분이다. 1시간30분 소요. 대구 서부터미널에서 동대구역까지는 지하철 이용. 거창 서흥여객 (055)944-3720. 고견산장 (055)942-3636.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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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292> 황매산


 
산에 오르는 것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잡목 우거진 능선만 지루하게 이어지는 산. 처음부터 끝까지 흙 구경 한 번 어려운 바위산. 앞뒤로 꽉 막혀 전망이라곤 없는 산. 재미 없다.

모산재~황매산은 여러 가지 맛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황금 코스이다.

먼저 들머리에서 모산재 정상까지는 기암절벽을 타고 넘는 짜릿함, 눈요기에 그만이다. 모산재~황매산정상 구간 중간에서는 목장길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산보하듯 가볍게 걷는다. 그리고 화사하게 분홍빛 세상을 연출하는 철쭉 무리.

산행코스는 모산재정류장~국사당~황매산성터~모산재(767곒)~철쭉제단~산불초소~황매산(1,108곒)~삼봉~상두실~두심버스정류장. 약 5시간30분 소요.

모산재식당 앞 주차장에서 내려 ‘모산재 등산로 입구’ 이정표를 따라 시작한다. 5분쯤 가면 황매산군립공원 안내도 간판이 서 있다. 왼쪽은 황매정사를 지나 황포돗대바위로 오르는 길. 직진해서 영암사지로 간다.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쌍사자석등 등을 볼 수 있다. 돌을 깎아 둥글게 만든 계단이 아름답다.

절 구경을 마치고 나와 새로 지은 극락보전 앞으로 난 길을 따라간다. 작은 못과 논 사이로 오른쪽.

절경에 감탄하다 자꾸 뒤를 돌아본다. 바위와 푸른 소나무의 어울림이 먹으로 그린 진경산수화 한 폭과도 견줄 만하다. 얕은 언덕을 살짝 넘어 갈래길에서 왼쪽. 수로를 따라간다. 10분 뒤 왼쪽으로 보면 무덤. 옆으로 난 산길로 치고 오른다.
 
깔끔. 깨끗. 저음의 베이스 같은 솔바람 소리가 편안하다.

산길 10분만에 조선 태조 이성계가 천하를 얻기 위해 천지신명에게 기도를 올렸다는 전설을 간직한 국사당에 다다른다. 돌 무더기를 쌓아 홈을 파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주위를 호위한다.

몇 걸음 가면 ‘모산재 1.1㎞’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이때부터 바위를 타야 한다. 바위에 구멍을 뚫어 만든 난간을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 깎아지른 듯한 경사. 아래로 보면 어지러울 만큼 가파르다.

조심조심. 천천히. 뒤 한 번 보고 옆도 한 번 돌아보고. 급하게 올라가지 말 일이다. 주변 경치도 감상하면서 오르자. 기암괴석에 뿌리를 박고 기대 누운 와송, 어느 것 하나 대충 훑고 지나가기 아쉬운 절경의 연속이다.

뻐근한 몸이 풀릴 무렵 순결바위에 닿는다. 두 개의 바위가 통통한 엉덩이처럼 50㎝ 정도 패여 쫙 갈라져 있다. 평소 사생활이 깨끗지 못한 사람은 들어갈 수 없을 뿐 아니라 들어가면 바위가 오므라들어 빠져 나올 수 없다고 한다.

아래로 저수지가 보인다. 앞에는 바위평원이 펼쳐진다. 약간 경사가 졌지만 그래도 거대한 바위로 이뤄진 평원이라 부를 만한다. 바위 위에 바위, 바위 아래 또 바위.

너무 감탄해서 흥분하면 안 된다. 자세히 살펴 보면 바위에는 하얀 소금 알갱이 같은 것이 점점이 박혀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빈번히 오고 가면서 소금 알갱이들이 부서져 표면에 이들을 뿌려 놓은 것 같다. 자칫하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왼쪽 절벽은 어지간한 강심장도 바로 내려보기 어려울 만큼 가파르다. 몸은 두고 고개만 쑥 빼 돌려 보는데도 어지럽다.

잠시 뒤 황매산성터. 임진왜란 때 일본군과 맞서 싸운 의병들의 활동 근거지였다고 한다. 성벽을 오른쪽에 두고 왼쪽으로. 50곒 전방이 모산재 정상(767곒). 맞은편 절벽 끝에 흔들바위처럼 보이는 게 황포돛대바위. 발끝으로 슬쩍 밀어도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 같다.

정상에선 천왕재 철쭉군락지 방향으로. 119조난위치 표지판이 있고 왼쪽으로 내려서면 무지개터로 내려가는 하산길이다. 모산재 정상에서 내리막 오르막 한 번이면 황매산 철쭉군락지에 도착한다. 20분 소요.

아래 능선으로 목장이 펼쳐져 있고 철쭉은 지천이다. 온통 분홍 천지. 붉은 산이다.

천왕재 방면으로 출발. 목장을 둘러친 능선을 타고 간다. 파란 잔디가 융단처럼 깔린 목장길을 걷는다. 산불초소를 지난다. 능선 너머 왼쪽엔 영화 단적비연수 촬영장이 보인다. 헬기장이 나오고 오르막이 시작된다. 20분 가까이 제법 숨찰 만큼 가파르다.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때는 양보가 중요하다. 특히 바위구간을 오르내릴 때는.

봉우리에 오르면 황매봉까지는 10분. 날씨가 좋으면 9시 방향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2시 방향으로 합천댐.

하산길은 북쪽 능선을 따라 잡는다. 이정표 ‘삼봉 3㎞’ 방향. 이때부터 타고 나가는 능선에는 깎아지른 바위를 넘어야 한다. 동아줄을 매달아 놓은 곳도 있지만 절대 조심.

30분쯤 가면 삼각점. 다시 합천댐을 정면으로 보고 20분쯤 가면 갈래길이다. 여기서는 오른쪽 돌탑을 보고 간다. 직진하면 댐 방면.

이때부터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수풀이 우거진 길이다. 군데군데 철쭉이 군락을 이룬다. 갈대와 잡목이 섞여 있지만 그래서 분홍빛은 더 붉게 보인다. 우거진 길을 1시간여 가면 늪지대가 나온다. 오른쪽에 파평윤씨 묘.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5분 뒤 갈래길이 나오면 왼쪽. 20분쯤 가면 밤나무밭. 상두실마을에서는 왼쪽으로 풍산홍씨 묘를 지나 두심마을 버스정류장까지 10분 정도. /글·사진=김용호기자

/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합천 제일의 명산은 가야산이다. 합천 사람들은 그 가야산의 반열에 황매산을 올려놓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황매산은 그만큼 근교산 취재팀에도 친숙하다. 철쭉의 명산 황매산을 찾아 보았다.

신록 그윽한 계절에 황매산은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다. 오는 5일 황매산철쭉제가 열린다.

산청군 차황면과 합천군 대병면, 가회면의 정점에 솟은 앙칼진 봉우리에 다양한 산행코스가 있다. 근교산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모산재 코스가 소개돼 있다. 황매산식당~황매정사~황포돗대바위~무지개터~모산재(정상)~순결바위~국사당~황매산식당으로 3시간이면 충분하다.

황매산 코스는 법평리 신촌마을~황매산 영화주제공원~샘터~황매산 정상~헬기장~임도~황매산 영화주제공원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가족산행에 3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산행후 합천호를 둘러보며 변해 가는 산속의 신록을 즐기자.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모산재~황매산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시간 제약이 심하다.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오전 7시 출발 합천행 버스를 타고 삼가에서 내려야 한다. 요금 6천9백원. 약 1시간30분 소요. 삼가에 내려 오전 8시30분에 출발하는 덕만행 서흥여객 시내버스를 타고 영암사 입구 모산재식당 앞에서 내린다. 서부터미널에서 출발할 때 운전사에게 미리 버스시간에 맞춰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좋다. 덕만행 버스를 놓치면 일정대로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산해서 두심마을 버스정류장에서는 오후 5시20분 지나가는 삼가행 버스를 타야 한다. 산행시간도 이 버스를 놓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삼가에서 부산행 버스는 18:10 18:40 19:20에 출발.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kyh73@kookje.co.kr  입력: 2002.05.0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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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287> 거창 삼봉산

 

비 오는 날의 백두대간. 운무는 연봉을 휘감고 돌고, 인적 없는 황톳빛 산길에는 촉촉한 기운이 스며든다. 봄비는 남도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 봄을 머금고, 백두대간 깊은 골짜기에 흩뿌린다. 백두대간을 종주한 사람들에게 이땅의 산하가 어느때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느냐고 물어보라. 셋 중 하나는 우윳빛 운무가 무채색으로 드리워진 ‘가랑비 오는 날’을 꼽을 터이다.(사진-봄비가 촉촉히 내린 날 봄을 맞으러 삼봉산을 찾았다 . 산행 기점인 상수내마을에서 바라본 덕유연봉들 .)

태백산에서 내륙으로 몸을 비튼 백두대간이 한동안 숨을 죽이다 덕유산에 이르러 갑자기 솟구쳐 오른다. 거창과 무주를 경계짓는 삼봉산은 이같은 덕유연봉(德裕連峰)이 시작되는 첫머리봉. 그래서 인가 마을사람들은 삼봉산을 ‘덕유원봉’이라 부르며 자긍심을 내보이기도 한다.

멀리서 보면 삼봉산은 3개의 봉우리를 연꽃처럼 얹고 있다. 비오는 날, 그 연꽃이 만개라도 할까 싶어, 거창 삼봉산을 찾아간다.

산행구간은 ‘거창군 고제면 상수내 마을~고랭지채소밭~임도~1032곒봉~주능선 삼거리~금봉암 삼거리~덕유삼봉산(三峰山·1,254곒)~주능선 삼거리~소사마을’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4시간 가량.

거창시장 앞에서 고제행 버스를 타고 가다 상수내 마을 앞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리면 37번 국도상이다. 빼재로 이어지는 이 도로는 대진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거창과 무주를 잇는 주요국도였다. 버스에서 내리면 ‘상수내’ 마을 이정석이 서 있다. 이정석을 지나 마을로 간다. 심심산골에 위치한 상수내 마을은 이방인들에게는 고향으로 회귀한 듯한 감흥을 준다. 창고에는 장작이 그득 쌓여있고, 돌담 사이로 감나무가 높은 키를 뽐낸다. 감나무 끄트머리에는 까치집이 얹혀있고, 누렁이는 객을 향해 별 적의없이 한번 짖어본다.

마을은 산비탈에 들어서 있다. 마을을 가로질러 끝까지 올라야 산길이 시작된다. 마을내 키 큰 감나무를 지나면 대밭이 보인다. 대밭을 지나면 담배를 말리는 연초장이 있다. 산길은 연초장 뒤로 열려 있다.

논배미와 밭뙈기가 산비탈을 따라 켜켜이 들어서 있다. 산길은 이를 지나 구불구불 올라간다. 작은 개울을 건넌 뒤 개울을 오른쪽에 두고 발걸음을 옮긴다. 호두나무를 지나 비탈을 치고 오르면 너른 고랭지 채소밭이다. 밭 뒤로 임도가 지나간다.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20곒 정도 걸어가자. 골짜기를 타고 오르는 실핏줄 같은 오솔길이 보일 것이다.

길은 뚜렷하다. 산중턱에 고로쇠 채취장이 있어 마을사람들이 자주 오르락 거리기 때문이다. 단, 최근 돌풍이 불었는지 고목들이 넘어져 길을 막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살짝 에돈 뒤 원길을 찾으면 된다.

1시간 가량 올라가면 능선에 오른다. 능선 언저리에서 산길이 희미해진다. 고로쇠 채취가 능선 바로 아래까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잡목을 헤집고 10분 정도만 가자.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오를 수 있다. 이곳이 1032곒봉이다.

길이 다소 좋아진다. 산의 왼쪽 허리를 지난다는 생각으로 15분 가량 가면 백두대간 주능선의 삼거리에 닿는다. 오르막인 오른쪽이 삼봉산 가는 길. 내리막은 빼재로 떨어진다. 백두대간 주능선길에는 대간종주에 나선 산악회 혹은 개인의 리본이 많이 붙어 있다.

백두대간 길은 고산준령에 들어선 ‘고속도로’ 같다. 큰 경사도 없이, 별다른 잡목도 없이 시원스레 능선길이 이어진다. 1시간 가량 백두대간 길을 따라 걷는다. 억새 산죽 고사목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잡목이 사라진 곳에는 시원한 조망이 기다리고 있다.

 
두번에 걸쳐 삼거리를 만난다. 둘 다 금봉암으로 빠지는 길이다. 계속해서 능선을 타면 바위전망대를 지나 삼봉산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에는 ‘덕유삼봉산’이라 씌어 있다.

정상은 폭이 좁지만 주변 경관은 확 트여 있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서쪽으로 향적봉을 비롯, 덕유산의 주요연봉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하산을 시작한다. 정상을 지나 계속해서 산길을 잇는다. 일부 바윗길이 있지만 가볍게 비켜나간다. 응달에서는 굳어버린 잔설이 희끗희끗하다. 30분이면 하산을 결정하는 삼거리다. 오른쪽 내리막으로 살펴보자. 다소 급한 경사길이 계곡을 헤집으며 아래로 내닫고 있다. 조심조심 내려달아 30분이면 산죽이 많은 완경사 구간에 닿는다. 긴장했던 발을 풀며 푹신한 흙길을 따라 걷는다.

임도에 잠시 닿았다 맞은편 산길로 다시 붙는다. 작은 언덕을 넘어서니 대단위 고랭지 채소밭이다. 밭의 왼쪽을 100여곒가량 따르면 숲 사이로 내려닫는 산길을 발견할 수 있다. 산길 끝은 다시 채소밭. 이를 지나 임도를 만나면 곧 소사고개에 닿을 수 있다.

소사고개로 무주와 거창을 잇는 1089번 국도가 지나고 있다. 왼쪽으로 꺾어 소사마을로 가면 쌍봉초등학교 소사분교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 글·사진=김용호·박병률 기자



-------------------------------------------------교통편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가 첫차로, 40~50분 간격으로 떠난다. 요금 1만1천6백원. 2시간40분 소요.

거창시외버스터미널 입구로 나와 왼쪽으로 튼 뒤 5분 정도 걸어 중앙교 앞까지 간다. 중앙교에서 성은아파트를 보며 거창시장 쪽으로 간다. 10분 정도 걸어 두번째 버스정류장까지 가면 ‘고제선’ 버스를 탈 수 있다. 고제선 버스를 탄 뒤 ‘상수내’마을에서 내려야 한다. 버스는 오전 7시40분, 10시20분 등에 정류장을 지나간다. 버스요금 1천6백50원. 소요시간 1시간 가량.

산에서 내려오면 고제면 소사마을이다. 오후 4시50분, 6시, 7시10분 등. 요금 2천1백50원.

사람이 없는 날은 마지막 버스가 마을까지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늦게 하산했다면 서흥여객(055-944-3720)에 전화를 걸어 버스를 요청해 놓는 것이 좋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떠나기전에


삼봉산은 거창의 진산이다. 거창 고읍지 및 조선환여승람 거창군 산천조에도 ‘삼봉산은 거창 북쪽 오십리에 있으며 무주로부터 대덕산 서쪽 가지이다’라고 적혀 있다. 해발 1,254곒의 거봉으로 봉우리가 셋이라서 삼봉(三峰)이란 이름을 얻었다. 정상의 주봉을 중심으로 투구봉 노적봉 칠성봉 신선봉 석불바위 장군바위 칼바위 등으로 이름붙은 자연산경과 금봉암(金鳳庵)이 어우러져, 소금강의 신비경을 연상케 한다.

삼봉산의 봄은 눈을 안고 있다. 양지에는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응지에는 잔설이 짙게 남아 있다. 특히 주능선에서 소사고개로 내려닿는 길은 아직도 돌부리에 잔얼음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 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kyh73@kookje.co.kr  입력: 2002.03.2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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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장군재∼의상봉∼별유산

 
경남 거창군은 높이 1천m대의 봉우리만 스무개 가까이되는 산의 고장이다. 별 유산(1046.2m)과 의상봉은 그중에서도 산세가 수려한 이름난 산들이다.

그간 주로 이용돼 온 이 산의 등반로는 고견사주차장에서 출발해 고견사를 거쳐 곧 장 별유산 의상봉 정상을 밟는 코스였다. 이 길은 산행시간이 짧은 것이 장점 이다.

하지만 기암괴석으로 뒤덮혀 탄성이 절로 새 나올 만큼 빼어난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번에 다시찾는 근교산팀이 오른 길은 아름다운 별유산 의상봉의 전모를 한눈 에 바라보며 산행을 할 수 있는 코스다.게다가 가파른 바윗길과 삐죽삐죽 솟 은 암봉이 연이어 버티고 있어 일반 육산을 걷는 것과는 완연히 다른 재미를 실컷 맛볼 수 있다.

반면 구간이 다소 길고 바위지대를 지날 때는 두다리 뿐만 아니라 온몸을 사용해야 하므로 체력소모가 뜻밖에 크다. 초심자들은 체력안배 에 신경써야 한다. 알칼리성 온천인 가조온천이 가까이에 있어 산행후 피로를 풀기에는 적격이다.산행경로는 별유산매표소-작은바리봉-889m봉-장군재-우두재-의상봉-별유산-앙 천석을 거쳐 고견사주차장 바로 위에 있는 매점인 고견산장으로 하산하는 코스 이다.

산행시간은 6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출발지점과 도착장소가 같아 승용 차를 몰고 가도 좋다.산행은 별유산입구 매표소에서 100여m 위쪽 개울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왼쪽 계곡으로 접어들면 시작된다. 고견사주차장까지 올라갔다면 100여m를 되짚어 내려온다. 물은 주차장 매점에서 구해둔다.계곡길은 꽤 묵었다. 사람 다닌 흔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걷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20분쯤 계곡을 오르면 왼쪽 산사면으로 올라붙는 길이 나온다.

이 첫번 째 길을 놓쳤다면 10분쯤 더 올라가 계곡물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또 한번 길이 열린다. 산사면으로 올라서 계곡을 버리고 산길을 10분쯤 오르면 5 분간격으로 연이어 두번의 세갈래 갈림길을 만난다.

다시찾는 근교산팀의 리본 표식을 잘 보고 첫번째에서 왼쪽(직진), 두번째에서 오른쪽 길로 오른다.두번째 갈림길을 출발해 조금만 가면 이내 바위지대가 시작된다. 바위를 잡고 가파른 경사면을 30분 남짓 올라서면 작은바리봉. 이 봉우리는 정면으로 펼쳐 진 웅장한 의상봉 별유산 능선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병풍처럼 둘 러쳐진 희고 푸른 암봉의 파노라마, 산꾼의 발길을 기다리는 뾰죽뾰죽한 바위 능선의 실루엣이 TV에 잠깐씩 비치던 금강산의 바위지대를 연상시킨다. 이곳에 서 조금만 더 능선쪽으로 가면 봉우리 아래로 암벽등반가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넓직한 암반지대가 버티고 앉은 모습도 인상깊다.작은바리봉에서 칼날같은 바위지대를 조심조심 내려선후 다시 20분 정도 바위 를 잡고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889m봉. 덤불과 나뭇가지에 가려 조망은 좋지 않다. 올라온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5분만 더 가면 세갈래길 표지판이 서있는 장군재다.

장군재에서 점심을 먹을 경우 여기서 조금 위쪽 안부에서 자 리를 펴는 것이 좋다. 겨울인 요즘 장군재는 사방에서 바람이 몰아쳐 조금만 머물러도 몹시 춥다.장군재에서 5분만 더 가면 다시 갈림길. `의상봉 3.2Km'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의상봉으로 향하는 능선이다. 이상봉까지 바위봉우리 3개 정도를 넘어야 한다.

팔다리를 다 써가며 온몸으로 올라야 하는 만큼 땀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사방이 뚫린 능선에서 보는 거창 의 산군과 멀리로 보이는 그림같은 가조면의 전경을 위안삼아 꾸준히 간다.1시간쯤 힘들여 바위를 타고 넘으면 우두재에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고견사로 빠지는 탈출로가 열리는 곳. 바로 앞에 우뚝 선 거대한 바위봉우리가 의상봉이 다.

이 봉에 오르려면 왼쪽 길로 내려선 뒤 의상봉을 돌아 반대편 입구로 올라 서야 한다. 리본표식을 잘 참고해야 한다.의상봉은 긴 철제계단이 설치돼 있다. 의상봉에 올라 사방으로 열리는 환상적 인 경치를 생각하면 이 계단은 힘들여 오를 가치가 있다.의상봉을 내려서면 다 소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반대편 바위봉으로 올라서야 한다. 길은 왼쪽으로 약간 내려선 후 올라서는데 가파르기가 만만찮다.30분 정도면 별유산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여기서 직진하는 능선을 타면 해인사 방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비계산에서 달려온 능선쪽으로 가다 리본표식을 참조해 우측으로 길을 잡 으면 앙천석을 거쳐 주차장으로 하산이다. 하산은 1시간이면 넉넉하다.산을 내려와 고견산장에서 맛보는 오가피동동주와 촌두부 맛이 별미다.


# 교통편

거창은 오래도록 서북경남의 오지로 알려져 있는 만큼 교통이 불편한 편이다. 승용차를 이용하려면 구마고속도로를 이용해 88고속도로로 올라선 후 거창군 가조인터체인지에서 가조면으로 들어서면 쉽게 고견사주차장으로 갈 수 있다. 1인당 입장료 800원.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서부(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 행 버스를 탄다. 요금 1만7백원. 첫차는 오전 7시. 당일산행을 위해선 적어도 오전 8시30분에 출발하는 두번째 버스라도 타야한다. 이 차를 놓쳤다면 당일산 행은 포기해야 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로 가조면까지 간후 택시로 별유산 입구까지 간다. 택시비는 정액 4천원. 거창에서 부산행 막차가 오후 6 시40분에 있어 이를 감안해 산행시간을 맞춘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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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거창 보해산

 
경남 거창의 산들은 산꾼들을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거창군 안에만 1천m급 봉우리가 스무개 남짓. 저 유명한 금원산 기백산과 유안청계곡, 의상봉 별유산 바리봉으로 이어지는 호쾌한 바위능선을 밟고 와서 `별유천지'라고 말하지 않는 산악동호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부산서 직행시외버스가 아닌 국도 운행 노선버스를 탄다면 `경북' 현풍을 거쳐야만 도착하는 곳이 `경남' 거창이다. 이곳이 서북 경남의 후미진 오지라는 점도 거창쪽 산행의 큰 매력 중 하나다.

거창군 가북면에 터를 닦은 보해산(寶海山.917.7m)은 이 명산의 고장에서도 그리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주'다. 다시찾는 근교산팀이 답사를 마친 뒤 어렵사리 추려낸 보해산만의 매력은 크게 3가지였다.

더운 나라의 밀림 속이 연상될 만큼 짙게 우거진 수림. 등로주변 곳곳엔 산딸기와 취나물이 지천인데 용케 길은 또렷한 편이다.

거창을 둘러싼 산세를 향해 탁 트인 조망. 능선에만 올라서면 여러 군데 전망포인트에서 거창의 산들이 펼치는 거침없는 파노라마를 보고 또 보며 걸을 수있다. 그리고 `바위'다. 보해산 정상을 넘어서면서 울퉁불퉁 바위길, 깎아지른 절벽전망대가 끝없이 이어진다. 특히 가파른 바위하산길을 내려와 능선에 접어들면 왼쪽으로 올려다보이는 보해산 암벽지대의 장관이 산행의 모든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산행경로는 남산1구마을입구(기점)-묵은터-묵은터소류지-헬기장-보해산정상-암벽지대를 거쳐 가북면 용산리 용산마을로 하산한다.

6시간30분 소요.거창읍내 삼거리정류소슈퍼마켓앞 강양버스승강장에서 남산방면 차를 타고 남산1구마을(묵은터)입구에 하차하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들길을 따라 20여분 곧장 가다보면 작은 저수지인 묵은터소류지가 나온다. 갈림길 한곳을 무시하고 저수지방향으로 쑥 들어서면 도랑을 낀 산길로 접어든다.온갖 수종의 눅눅하고 우거진 수풀을 양손으로 헤치며 가야한다.

크게 희미한 길은 없다. 산딸기와 취나물 군락은 여기서 펼쳐진다.

출발 15분쯤 뒤부터 길이 평평하고 넓어진다. 계속 오르다보면 헬기장을 만나는데 그 뒤부터는 곧장 내리막길이 기다린다. 헬기장을 내려서자마자 능선이 이어지는 왼쪽길을 버리고 무덤 1기가 자리한 오른쪽 길을 잡아야 한다. 이내 사거리 고갯길에 내려서서 계속 직진한다. 솔잎이 잔뜩 깔려 푹신한 오르막과 평평한 길이 번갈아 나선다. 시야가 점점 트이면서 보해산의 우람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능선길이 처음 내리막으로 바뀐 뒤 만나는 고갯길도 사거리. 정면으로 달려 오르막을 타야한다. 지금부터 위로는 하늘이 가려지고 온몸으로 산행을 감행하는 잡목수풀구간이다. `기가 막히게' 묵은 길이다.

30분 산림욕을 겸한 고된 산행끝에 사방이 트이는 봉우리 바로 아래지점에 도착한다. 이 오르막을 가다 거대한 전망대바위를 만난다. 반쯤은 암벽등반을 하는 폼으로 올라서자 `세상 모든 게 그림같다'는 시원함이 몰려온다. 바위 위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서면 왼쪽부터 양각산 흰배미산 수도산 단지봉이 도열했고 왼쪽 멀리로는 가야산의 자태가 한눈에 들어 온다. 다른 방향으로 금원산 기백산 남덕유산이다. 이 바위를 오르려면 왼쪽 우회로도 있다.

전망대를 지나쳐 계속 오르면 힘들지 않게 보해산정상에 도달한다. 정상에 삼각점이 있다. 산 일대가 3년전 발생한 산불의 상처로 훼손돼 있는 점은 가슴 아프다.

정상에 서면 용산리쪽에서 올라오는 등로가 열려있는데 이길로는 많은 팀들이 다녀간듯 산행단체의 리본이 꽤 많이 달려있다. 올라온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 능선을 타면 하산길이다. 내려서면서는 정신을 다잡아야 한다. 5분 간격으로 나타나는 빼어난 바위구간과 깎아지른 절벽전망대에 넋을 빼앗겨 버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정도로 걷는 맛이 훌륭하다.

하산시작 50-60여분 만에 저 멀리 의상봉의 뾰족한 봉우리에 마지막 눈길을 준 뒤 본격 하산길을 타게 된다. 상당히 가파른 바위구간이라 초심자에겐 약간 부담스럽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30분 정도만 내려서면 솔잎 잔뜩 깔린 푹신한 솔숲 사이길로 내려선다. 40분이면 임도를 거쳐 가북면 용산리 용산마을로 하산한다. 하산길 내내 왼쪽 보해산 암릉지대를 올려다보면 "과연 거창의 산이로구나"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 교통편

 
부산서 거창까지는 서부(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직행버스가 오전 7시, 8시30분에 있고 그 이후로는 오후 6시까지 50-60분 간격으로 다닌다. 현풍을 경유하는 국도운행 버스도 오전 7시50분에 있다. 2시간 30분 소요. 요금 1만7백원.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하차해 읍내쪽으로 300여m 걸어가면 삼거리정류소슈퍼앞에 강양버스정류소가 있다. 여기서 남산방면 버스를 타고 묵은터입구(남산1구마을)에 하차. 오전 7시, 7시40분, 8시25분, 하루 10회 운행. 요금 500원.

용산마을 뒤로 하산해서 송라교를 건너면 마을구판장앞에 거창행 버스가 정차한다. 하루 13회 운행. 오후시간대는 4시25분, 4시50분, 6시50분에 있다. 거창서 부산까지는 오후 7시가 막차다. 이 버스를 놓치더라도 거창-대구행 고속버스가 오후 7시24분, 8시, 8시30분, 9시(막차)에 있다. 요금 3천8백원. 대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지하철로 대구역까지 가서 경부선 열차(요금 4천4백원)를 이용할수 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8 / 수정: 2006.11.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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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합천 오도산

 
"숲이 우거져서 올라가시면 멧돼지 많을거요. 새끼 데리고 다니는 놈들은 사나우니까 특히 조심들 하소. 또 이 산엔 69년도에 방목됐다가 산속으로 도망쳐버린 흑염소떼가 새끼를 쳐 야생상태로 서식하고 있어요."

경남 합천 오도산(吾道山.1133.7m)을 찾은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에게 마을사람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짜릿한 설레임을 느끼게 했다. 군사목적으로 개설된 도로가 산 아랫자락에서 이마빼기까지 휘감고 있는데도 아직 그렇게 깊고 깨끗하단 말인가.

하지만 취재팀이 이 멧돼지나 야생흑염소를 만날 기회는 없었다. 이번 산행은 여름철 산꾼들에게 흥분과 재미를 선사하는 `계곡산행'이기 때문이다.

계곡산행은 젖은 바위에서도 잘 미끄러지지않는 계곡등산용 샌들을 신고 산길 대신 계곡물길을 거슬러 산을 오르는 산행의 한 방식이다. 여름등산만의 별미다. 합천 오도산은 계곡산행의 조건을 빼어나게 갖췄고 깊은 유서도 전해지는 수려한 근교산이다.

신라 말엽 유명한 도선(道詵)국사가 그 기운과 자태에 탄복해 머물며 수련한 산이기도 한데, 멀리서 보는 외관과 달리 참한 계곡을 여럿 품고 있다. 폭포골 지실골 한시골 두산지음골등의 물길이 산을 호위하고 있다. 오도산은 또 웬만한 근교의 산들은 따르지 못할 호화로운 산세조망이 일품이다.

취재팀은 계곡산행경로를 합천군 묘산면 반포리 안마을을 기점으로 잡아 폭포골-오도산정상-지실골-임도-오도산자연휴양림공사현장-압곡리 지실부락 하산길로 잡았다.

계곡으로 시작해 계곡으로 끝나는 군침도는 여름코스다. 산행시간은 6시간-6시간30분. 알맞게 불어오른 청정계곡을 따라 오르는 폭포골 오름구간은 시원하고 상큼하다.

묘산면소재지에서 반포리까지 들어가 도로변에 서 있는 반포마을 표지판을 보고 부락으로 들어서면 산행은 시작된다.

반포마을회관을 지나 마을 안쪽으로 더 들어간다. 이내 마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개울이 나서는데 건너지말고 왼쪽으로 꺾어 개울을 따라 산쪽으로 올라붙는다. 샛길 무시하고 10여분 직진하자 개울 징검다리 하나를 건너선 뒤 계곡으로 내려설수 있다. 지금부터 시원짜릿한 계곡산행이다(다만 비가온 직후는 물길산행을 삼가야한다). 작은 폭포와 아담한 소(沼), 깨끗한 계류를 밟는 기분이 상쾌하다.

미끄러운 바위가 버틴 난코스는 2곳 정도. 40여분만에 물길 합수지점에 닿고 이곳서 오른쪽으로 물길을 15분 정도 더 올라간 지점에서 계곡을 버리고 왼쪽 산사면으로 올라붙어야 한다. 뭍으로 올라붙는 입구가 명확치않아 취재팀은 신경써 리본을 부착해뒀다. 샌들은 등산화로 갈아신고 반바지는 긴바지로 바꿔입고 본격 `산행'을 시작한다. 산으로 올라서서 잠시 등산로가 매우 불확실하고 잡목수풀이 심하게 우거진 구간을 30여분 힘겹게 헤쳐나갔다. 하지만 이내 능선으로 향해 난 길을 만날수있고 묘지도 1기 지나치게 된다. 어느 정도 오르면 정면으로 오도산정상과 정상의 군사시설물이 눈에 들어온다.

계곡을 버린지 약 40여분만에 취재팀은 아스팔트도로위로 올라섰다. 도달한 지점은 도로반사경 바로 뒤편. 여기서 위로 30여m 걸어간 뒤 다시 도로난간을 넘어 서 산쪽으로 들어선다. 이 지점에서 갈림길이 열리는데 이번 산행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분기점이다. 왼쪽 직진길은 산사면을 에돌아 처음 만나는 너덜지대에서 너덜건너편 가장자리를 타고 5분 정도 올라선후 반대편 숲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그 뒤로도 수풀과 가시덤불로 전진이 매우 힘든 잡목구간과 2군데의 너덜지대를 더 오른다. 이 길은 매우 험할 뿐만 아니라 희미하다. 무엇보다 아직 안정되지 않은 너덜의 돌들이 앞사람의 발길에 여차하면 굴러내려 부상과 실족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초심자 또는 단체산행팀은 삼가야한다. 정상 바로밑 도로까지 올라서는 시간도 1시간 이상 소요된다.

반면 출발지점에서 오른쪽 오르막은 능선구간이다. 길도 편하고 조망도 빼어나며 20분 정도면 다음 목적지까지 올라설 수있다. 취재팀은 두 구간을 모두 답사해 리본을 부착했으나 2번째 길을 추천한다.
정상바로 밑 도로에 올라섰으나 정상이 군사시설물이라 오를 수가 없다. 이 도로의 가장 높은 지점까지 가는 것에 만족해야한다.

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야트막한 야산 하나가 반사경 뒤로 봉긋 솟아있는 지점이 가장 높다. 이 곳 조망은 꿈결같다. 멀리 지리산 남덕유 북덕유능선, 좀 가까이 매화산 가야산 의상봉 별유산등의 파노라마는 주위에선 좀체 보기 힘든 장관이다.

하산은 위에 언급한 도로변 야산으로 올라서 반대편으로 내려서면서 시작한다. 15분 정도 가서 길따라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지실골까지 내려가야하는데 숲이 짙은 이 구간 등산로가 매우 불확실하다. 20분쯤 내려서다 갑자기 길이 끊기는 듯한 지점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10여분 더 내려가면 지실골 물길을 만난다.

그 뒤로는 별 걱정없지만 계곡 말고는 다른 산길이 없어 비로 물이 불었을때는 하산이 곤란해진다. 1시간20분 정도면 계곡에서 완전히 벗어나 임도에 올라선다. 임도 끝은 자연휴양림공사가 한창이다.

# 교통편

 
합천군 묘산까지 가려면 서부(사상)시외버스터미널서 국도로 가는 거창행버스를 탄다. 오전 7시50분, 9시20분등 하루 6회. 막차 오전 6시. 2시간20분 소요. 묘산서 반포마을까지는 묘산파출소옆 대흥수퍼마켓 버스정류소에서 하루 15회 버스운행. 요금 600원. 택시 2천원. 면내 개인택시 (0599) 9320082, 9336003, 9326618등. 하산 때도 이용가능. 하산지점 압곡리 지실마을입구서 묘산면까지 8천원 정도. 하산해서는 택시를 이용하거나 압곡리 입구 도로까지 걸어나가 권빈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이용. 1시간20분 간격 운행.

합천군 묘산은 토종흑돼지 산지로 유명하다. 합천군이 지정한 명품. 묘산면소재지서 약간 벗어난 곳에 고향식당(05999331180)에 가면 맛볼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찾아낸 토종돼지를 사육하는 인근 웅기마을 8가구에서 돼지를 공급받는다. 일반 돼지고기보다 다소 비싸지만 담백하고 돼지냄새가 없어 즐겨볼 만하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7 / 수정: 2006.11.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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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합천 두무산

 


합천과 거창쪽 산야는 근교산 단골산꾼들에게 미답의 `멋진 신세계'라 불릴만한 봉우리들을 여전히 여럿 품고 있다.
이유는 이렇다. 서부경남인 이 지역은 부산서 대중교통으로 최소 2시간30분은 걸려야 도착할 만큼 비교적 `먼' 근교에 속한다.

부산으로 되돌아 나오는 차편 역시 일찍 끊겨 여차하면 대구를 경유해 귀환해야만 한다.불편한 교통사정으로 인해 근교산 동호인들의 발길을 타지않은 새로운 산행로가 많이 보존되어 있는 역설이 성립하는 것이다.

게다가 천하명산 국립공원 가야산이 지척이라, 1천m 수준의 봉우리들이 수두룩한데도 이 곳의 산들은 그간 산꾼의 눈길을 크게 끌지 못했다.

합천 두무산(1038.3m)은 바로 이런 곳에 자리한 `숨겨진 명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다.

두무산에는 유리알처럼 맑고 청량한 계곡과 깨끗하고 고운 숲길, 산행의 긴장감을 더해주는 가파른 오르막구간, 온몸을 짜릿짜릿하게 만드는 호쾌한 암릉구간이 차례로 나선다. 가야산 매화산을 비롯한 거창 합천 방면의 산세를 호령하는 조망에는 막힌 속이 뚫린다. 찾는 이 적은 가을산답게 능선에는 산초열매가 지천이고 곳곳에서 더덕 어름 개암 부처손등의 산물을 접할 수 있었다.

산행경로는 합천 묘산면 시외버스정류소-묘산초등학교앞-교동마을회관앞-산제부락-관수사(암자)-산제저수지-두산지음골-두산지음재-두무산정상-암릉구간을 거쳐 합천 가야면 성기리마을로 하산한다. 5시간-5시간 30분 소요.부산서 국도운행 거창방면 버스를 타고 합천 묘산면 정류소에 하차하면 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버스진행방향으로 직진해 파출소와 묘산초등교를 지나쳐 성수슈퍼앞 갈림길에서 도로를 버리고 오른쪽길로 들어서면 산제부락. 마을 끝집을 지나치면 관수사라는 작은 사찰이 자리했다. 여기서 오른쪽 농로는 무시하고 계속 직진해 저수지 제방까지 올라서야한다.

저수지까지 올라서 콘크리트길을 따라 가자 이내 양봉 벌통들이 길가에 널려있다. 여기서 100m 채 못되는 곳에 길 왼쪽으로 소나무사이 갈림길. 이 왼쪽길로 접어들어 개울을 한번 건너면 본격 산행시작이다. 계곡길을 계속 따라 가는데다 경사가 갑자기 급해지는 구간이 없어 두산지음재까지는 큰 체력소모없이 산행이 여유롭다. 맑은 계곡을 몇차례 건너며 묵은 계곡길을 따라 오르기를 30여분, 묘지 1기앞에서 왼쪽 뒤편으로 이어지는 길에 올라서자 계곡을 벗어났는지 길이 한결 푹신하다.

10여분 더 올라서자 고개인 두산지음재. 여기서 오른쪽으로 90도 각도로 틀어 능선을 향해야 한다. 능선은 깨끗한 숲속인데다 꼭 한사람이 걷기에 적당할 정도로 폭이 좁다. 조금 더 진행하자 얌전하던 길이 갑작스럽게 가파른 오르막으로 바뀐다. 길이 무척 깨끗하고 푹신한데다 군데군데 산더덕도 눈에 띈다.

20여분 가쁜 숨 몰아쉰 끝에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왼쪽으로 틀어 능선길을 잡자 조망이 쾌청하게 열린다. 잘 가꿔진 헬기장을 한 곳 지나 15분 만에 암봉으로 이뤄진 두무산 정상을 밟는다. 1천m가 넘는 산답게 사방으로 조망이 그지없이 시원하다. 가야산 매화산 황매산과 미숭산 비계산 보해산 미녀봉등 사방이 산이고 물결치는 황금들녘 풍경도 풍요롭다. 정상에는 `거창군 극동점'이라는 표지석이 있다.정상에 서면 긴장이 풀리기 쉬운데 두무산에서는 곤란하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야할 길이 훨씬 멀기 때문이다.

정상을 방불케하는 멋진 전망대를 몇군데 더 거쳐 아래로 호방하게 펼쳐지는 암릉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진행방향 직진. 바위의 기세가 등등해 짜릿하다. 암릉을 통과하자 갑자기 길이 불확실해지며 무성한 싸리나무밭으로 하산길이 이어진다. 취재팀은 집요하게 앞을 막는 싸리나무 군락지 사이로 길을 만들며 20여분 만에 아랫쪽 안부의 묘지에 도착했다. 리본을 주의깊게 살펴야할 구간이다.

무덤에서 오른쪽으로 난 또렷한 외길 하산로로 30분 정도면 산아래 도착한다. 마을까지 거의 다 내려와서 갈림길을 만나는데 여기서 오른쪽을 택해 산비탈을 통과 한뒤 논둑길을 걸어 마을로 접어들어야 한다.


# 교통편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국도거창'버스로 합천군 묘산면까지 간다. 당일산행을 위해선 오전 7시50분차를 타야한다. 오후 12시40분 2시40분 6시 등 하루 4차례 운행. 8천8백원. 2시간20분 소요.하산길 교통편이 까다로운 편. 축산단지인 합천군 가야면 성기리로 내려오면 성기리 마을회관앞까지 간다. 여기서 가야면소재지까지 나가야한다. 오후 3시 5시 버스가 있다. 택시는 5천원. 개인택시 (0599)9328454. 가야면소재지에서는 시장슈퍼(05999327617)가 버스정류소. 고령까지 나가면 부산행 오후 6시40분 7시20분(막차) 버스 이용 가능.

여기서 부산직행은 오후 4시40분 하루 1대 뿐이다. 8천8백원. 대구까지는 20분 간격으로 오후 8시5분이 막차. 2천6백원. 동대구역에서 부산행 열차편을 이용할 수 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7 / 수정: 2006.11.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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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합천 대암~태백~천황산

 


대암산(大岩山.591m) 무월봉(舞月峰.612m) 태백산(太白山.577m) 천황산(天皇山.665.6m). 경남 합천군 대양면과 초계면을 가르고 적중면까지 길게 이어지는 능선위의 연봉들이다. 이번 산행은 합천 들판 가운데 솟은 이 네 봉우리를 신 나게 `달린다'. 말그대로 전형적인 워킹 근교산행로다. 모두 5개의 봉우리가 능선위에 열병하듯 버티고 서 있어 제법 땀을 쏟아야 한다.

사람 발길을 꽤 오래 타지 않은 듯 잡목은 우거지고 숲은 어두침침한 편이다. 하지만 산행로의 구성이 단순하고 산행 내내 왼쪽으로 펼쳐지는 초계면 너른 들판의 정경이 한없이 정답다. 시야를 압도하는 웅장한 조망으로 치자면 좀 모 자란 듯 하고 그나마 하일라이트는 마지막 봉우리인 천황산 권역에 접어들면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산행의 `도전포인트'는 역시 대간이나 정맥을 종주하는 호기로운 자세로 연봉을 타고 넘어다니는데 있다.

산행시간은 마지막 목적지 봉우리인 천황산을 포기하고 산행도중 처음 만나는 임도에서 왼쪽으로 빠져 초계면으로 하산할 경우 5시간, 천황산을 포함할 경우 7시간 가량이다. 산행경로는 사상 시외버스터미널서 합천행 버스를 타고 가다 합천군 대양면 정류소(경전상회앞) 하차-무곡리마을회관-보원사-대암산-무월봉 -태백산-임도(왼쪽방면 초계면쪽 하산길 열림)-686m봉-천황산-임도-검곡저수지 하산으로 이어진다.

합천방면 시외버스로 가다 대양면 정류소에서 하차하면 경전상회앞. 도로를 따 라 합천방향으로 걷다 덕정교를 건넌 뒤 길가 `대양교회'표지판을 보고 오른쪽 으로 꺾어 무곡리 마을안으로 들어선다. 출발 20여분 만에 `무곡마을회관'앞을 지나치고 다시 20여분을 더 가면 마을을 벗어나면서 비포장길에 올라선다. 이 지점에서 작은 다리를 넘어 개울을 건너면 5분 거리에 보원사라는 아담한 절집 건물이 나선다. 보원사를 출발하면 이내 오른쪽 아래 개울가에 정자건물이 한채 보인다. 정자를 지나쳐 100m여 비포장길을 오르면 길왼쪽에서 논이 끝나고 솔숲이 시작되는 지 점에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로 들어선다. 산사면으로 올라붙은 셈인 데 십수기의 공동묘지를 지나 이내 경사가 45도는 족히 넘어뵈는 비탈에 달라 붙는다. 솔숲이 짙고 갈비가 잔뜩 깔렸지만 송이채취꾼들의 흔적이 뚜렷해 길 찾기는 편하다. 약 20분 땀을 흘리자 능선에 도착. 오른쪽으로 꺾어야 대암산 방향이다. 정상까지는 30분 거리인데 취재팀은 40분을 잡아먹었다. 정상이 뻔 히 보여도 가시덤불과 잡목가지의 방해를 받았던 것이다. 정상엔 헬기장과 산 불감시초소가 있다.

하지만 대암(大岩)이라는 명칭이 뜻하는 큰 바위는 찾을 수 없어 산이름의 유래가 궁금하다. 합천의 산들은 대개 주변 봉우리 조망이 시원한데 대암산 역시 5시방향 지리산 천왕봉, 6시 황매산, 9시 가야산, 11시 비슬산등이 좋다. 지금부터는 너른 합천 초계면 들판을 동무삼아 걷는 능선산행이다.

무월봉까지 는 30분 거리로 길이 꽤 쉽다. 무월봉에서 다음 봉우리인 태백산까지는 조금 주의해야 한다. 길이 조금 음침하고 굴곡진 구간도 나타난다. 무월봉을 출발해 15분 정도만에 완만한 내리막이 오르막으로 바뀌는 지점에서 길흔적이 오른쪽 산사면으로 이어져 자칫하면 들어서기 쉬운데 반드시 국제신문의 리본을 확인 해 잡목이 우거진 능선오르막을 타고 직진해야 한다.


좁고 숲이 우거진 태백산 정상까지는 30여분 거리. 태백산 정상에서 조금 힘겨운 가시잡목구간을 통과해 45분 정도면 철탑건설공사를 위해 뚫려있는 임도와 만난다. 임도의 왼쪽으로 내려서면 교통이 비교적 편한 초계방면 하산길을 잡을 수 있다. 애초에 이 지점까지 답사하려던 취재팀은 임도하산길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맞 은 편 오르막 임도(공사중 팻말이 붙어있음)로 올라섰다.

경사가 매우 심한 임 도와 능선을 잇따라 걸어야 하는 이 구간은 체력소모가 매우 심하다. 특히 단 조로운 임도의 급경사 오르막이 얼마나 지루하고 힘든지 체험해 볼수 있다. 이 번 산행을 통틀어 가장 높고 조망도 시원한 686m봉까지는 50분쯤 걸린다. 정상 에서 철쭉나무군락지를 통과해 약 20분 내려서면 천황산 정상이고 다시 직진방 향으로 10분 내려서면 임도에 도착한다. 임도는 급경사 내리막구간이라 걷기 만만찮은데 1시간10분 내려서면 인가가 있는 검곡저수지 뒤편으로 하산한다.

# 교통편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버스를 타되 승차권은 대양(면)까지만 끊는다. 합천행 버스는 7천1백원이지만 대양행은 6천8백원이다. 차비가 문제가 아니다. 대양에 하차하면 곧바로 산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합천까지 들어가면 곤란하다. 하산길에는 임도에 내려서서 1시간이상 내려오면 검곡저수지 뒤편이다. 여기서 는 우선 초계면소재지까지 들어가야만 귀환 교통편이 열린다. 초계까지 걸어가 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 저수지까지 거의 다 내려와서 택시를 부르는 편이 낫다.

10여분 거리. 3천원. 초계면 동성개인택시 (0599)932-1254. 011-853-1254. 초계까지 나왔다면 마산을 경유해 부산으로 오는 버스가 오후 4 시, 6시에 있다. 2시간 가량 소요. 이 버스를 못탔다면 대구까지 가서 열차로 부산으로 돌아오는 방법이 있다. 오후 4시20분, 5시50분, 6시50분 차가 있다. 4천3백원. 대구 서부터미널은 지하철 성당못역과 연계돼 철도 동대구역까지 손 쉽게 갈 수 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6 / 수정: 2006.11.2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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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거창 비계산

 


"할머니, 비계산으로 올라가려면 이리로 가면 되나요." 마을이 끝나는 산길 초입.

지붕에 기와를 인 허름한 오두막 마루에 홀로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노파에게 취재팀이 물었다. "뭐? 산에 간다고? (길을 가리키 며)이 뒤로 올라가봐. 거기 가면 죄다 산잉께." `죄다 산'이라는 이 대답 한마 디에 취재팀은 다시 거창땅에 들어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할머니, 비계산으로 올라가려면 이리로 가면 되나요." 마을이 끝나는 산길 초입. 지붕에 기와를 인 허름한 오두막 마루에 홀로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노파에게 취재팀이 물었다. "뭐? 산에 간다고? (길을 가리키 며)이 뒤로 올라가봐. 거기 가면 죄다 산잉께." `죄다 산'이라는 이 대답 한 마디에 취재팀은 다시 거창땅에 들어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알려진 대로 거창은 산들의 고장이다.

거창 고을을 빙 둘러 1천m가 넘는 봉우 리들이 열 몇개를 헤아리고 그 기세는 인근 합천의 가야산 산줄기, 무주땅의 덕유산능선과도 어깨를 잇댄다. 산에 둘러쌓인 `오지'라는 별명이 여태 따라다 니는 거창은 지금껏 국제신문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을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고장이기도 하다.이번에 찾은 봉우리는 거창군 가조면과 합천군 가야면을 나누는 비계산(飛鷄山.1125.7m). 비계산은 부산경남 등산동호인들에게 낯선 산은 아니다.

88고속 도로위의 거창휴게소에서 능선으로 곧장 올라서고, 다시 마당재를 거쳐 별유산 과 의상봉으로 연결되는 산행로는 이미 `비계-별유코스'등의 이름으로 잘 알려 져 있다.취재팀은 기존 산행로와는 다른 길을 잡아 비계산을 올랐다. 날아오를 듯 홰를 치는 힘찬 닭 형상의 비계산능선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걸어보자는 의도였 다. 산행경로는 거창군 가조면 일부리 상수월마을에서 시작해 능선도착-돌탑바 위봉-삼거리(별유산쪽 산행로 열림)-비계산정상을 거쳐 가조면 도리 대학동마 을앞 997번 지방도하산으로 이어진다. 5시간 가량 소요.상수월마을에서 올라 능선까지 이르는 길은 비록 흔한 산악회리본 하나 붙어있지 않았어도 꽤 또렷 하고 넓어 산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암봉과 바 위능선을 잇달아 통과해야 하므로 약간의 체력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초심자에 겐 버겁고 위험부담 따르는 지점도 2군데 정도 나선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가야산 별유산 의상봉 덕유산능선의 조망에 넋을 빼앗기지 말고 한발한발 조심 스레 떼야하는 산길이다.가조 버스정류소에서 하차하면 도로를 되짚어 약 200m 걸어내려와서 대동탕과 전원아파트가 보이는 왼쪽 골목으로 들어선다.

골목안의 거창농지개량조합가조 지소를 지나쳐 첫 갈림길에서 `산채비빔밥'간판이 서 있는 오른쪽으로 직진. 노란색 `가족눈썰매월드랜드'철간판이 서있는 왼쪽길은 무시한다. 100여m 앞에 서 다시 갈림길. 오른쪽으로 꺾어 다리를 건너 `상수월'표지석 안내대로 간다. `고견사 4.8Km 의상봉 6.0Km'표지판은 무시한다. 이내 상수월마을 입구 삼거리 에 닿는데 오른쪽으로 길을 잡자 상수월새마을회관 왼쪽으로 골목이 보인다. 이 골목으로 접어들면 곧바로 산길이 시작된다.이 초입은 산사면을 꽤 돌아가다 조금 가파르게 곧장 능선위까지 이어진다. 능 선안부까지 30-40분 정도는 걸린다.

능선안부에 올라서면 왼쪽으로 신령스럽기 까지 할 정도로 또렷이 보이는 의상봉-별유산능선을 즐기며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너럭바위전망대가 두어군데 있다.닭벼슬을 연상시키는 다음 바위봉우리까지는 약 40여분 거리다. 얌전하던 바위 능선길이 이 암봉에 다가설수록 조금씩 우락부락해진다. 봉우리 올라서기 직전 에 이르러 어른 키 보다 조금 큰 수직바위를 만나면 초심자들로선 올라서기가 조금 버거울듯하다. 이 바위는 배가 불룩 나와있어 가슴에 카메라 따위의 장애 물이 있으면 잡고 오르기가 더 거북하다. 하지만 발판과 손잡이로 삼을 만한 돌기와 홈이 많아 취재팀 이창우 산행대장의 진단대로 "겁만 버리면" 누구나 올라서겠다.

이 바위봉의 정상에는 돌탑이 서있는데 여전히 다른 산악회가 남겨놓은 리본따 위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봉우리의 조망은 과연 시원하다. 길의 진행방향 을 기준으로 10시방향 가야산 매화산 남산제일봉, 9시 의상봉 별유산과 그뒤로 수도산 능선, 7시 보해산, 6시 박유산과 가장 뒤쪽으로 덕유능선, 5시 감악산 과 황매산등이다.

돌탑봉우리에서 길을 따라 다시 바위능선이 달리는데 바위 위를 타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하며 울퉁불퉁한 길이다. 15분 만에 삼거리를 만나는데 오른쪽 길 이 거창휴게소에서 올라오는 기존등산로다. 여기부터 산악회리본을 무수히 볼 수 있다. `수월리 4.0Km 의상봉 5.8Km 비계산 0.7Km 휴게소 2.8Km'표지판이 있 다. `비계산'방향을 따라 다시 직진하면 10분만에 또 갈림길. 왼쪽으로 틀면 마장재를 거쳐 별유산으로 이어진다.

표지판은 `의상봉 5.5Km'로만 나와있고 직진방향은 `비계산 0.6Km'로 되어 있다. 예서 비계산 정상 바위봉까지는 30분 을 더 간다. 비계산정상에는 표지석이 섰다.취재팀은 하산길도 기존 하산로와 다르게 잡았다. 정상에서 진행방향기준으로 직진해 10여분 내려서다 다시 왼쪽갈림길로 올라서 능선위로 올라간뒤 오른쪽 내리막을 택한다.

산사면을 타고 매우 급하게 내려서는 길이다. 처음에 뚜렷하 던 길이 갑자기 극도로 희미해져 취재팀도 한순간 당황했으나 길은 이내 다시 나왔다. 숲속이라 찬 저녁바람이 닿지않고 경사가 급해 하산시간도 빠른 길이다. 55분쯤 타고 내려오면 농로 정도의 큰길을 만나고 다시 15분 만에 88고속 도로옆 997지방도상의 도리 대학동마을 입구로 하산한다.

산행정보문의=국제신문 다시찾는근교산 취재팀(051-500-5137) 또는 이창우 산 행대장(051-852-0253)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이번 산행로는 기존 비계산 등로와는 달리 거창군 가조면 일부리 상수월마을에 서 시작한다. 부산서 거창까지 곧장 들어가지 않고 중간경유지인 고령에서 가 조행 버스로 갈아타는 편이 빠르다.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고령행 버스 를 탄다. 첫차 오전 7시, 40-50분 간격 운행. 하지만 요즘 당일 산행을 위해선 늦어도 오전 7시50분 차는 놓치면 안된다. 고령까지 2시간 소요. 7천2백원. 고 령버스터미널서 가조행 버스로 갈아탄다.

오전 8시50분 10시15분 11시20분 12시등 하루 10회 운행. 부산서 오전 7시나 7 시50분 버스를 타면 가조행 10시15분차와 연계된다. 35분 소요. 2천7백원. 88 고속도로 거창휴게소 부근 도리 대학동마을앞으로 하산하면, 대학동마을 입구 도로상에서 거창행 버스를 기다린다. 오후 5시30분 6시15분 6시40분 차가 있 다. 30분 소요. 1천1백50원.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우선 대구로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거창-부산간 막차가 오후 6시40분에 있기 때문. 거창∼부산 1만700원. 거창-대구간 저녁 시간대 버스는 오후 6시54분 7시24분 8시 8시30분 9시(막차)에 있다. 3천8백원. 대구서부터미널에서 지하철로 동대구역까지 가 열차편으로 귀환한다.

거창까지 나와 저녁을 먹으려면 거창시외버스터미널 옆 123식육식당 (059-8944-6105) 정도면 밥 먹을 만 하다. 겉보기엔 별 특색도 없고 누추하게 까지 느껴지는 밥집이지만 주인할머니가 내놓는 밑반찬이 경상도사람들 입맛에 맞게 맛깔스럽고 삼겹살에 딸려 나오는 푸성귀들을 연신 텀벙텀벙 얹어주는 인 심이 살아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5 / 수정: 2006.11.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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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젖혀두고라도, 정상에 올랐을 때 `몸속까지' 시원해지는 듯한 조망이 `촤르륵' 펼쳐지면 산꾼들에게 그만한 선물도 없다.

거창 감악산(紺岳山.951m)은 그런 점에서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한 선물바구니다.

어떤 900m급 산 정상에서 이다지도 멋진 조망을 껴안아 볼수 있을까. 제왕같은 지리산 천왕봉의 먼 자태를 시작으로 북덕유와 남덕유, 기백산 금원 산, 왕산 필봉 웅석봉, 가야산과 오도산, 황석산과 거망산 거기에 바다처럼 푸 른 합천호의 물빛까지.... 몸을 한바퀴 빙 돌려 보아도 시선이 닿는 곳곳은 일.망.무.제.명산 조망의 백화점이라 부른들 거리낄 것이 없다.

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은 감악산의 `조망 좋음'에 대한 반증으로 봐도 좋을만 한 광경을 정상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KBS와 MBC의 방송중계탑들과 SK텔레콤 신세기통신 세정텔레콤의 통신시설물이 약속이나 한듯 이 봉우리의 정상지대에 몰려있었던 것이다.

어느 한쪽 면이라 도 전파가 막힐만한 장애물이 있었다면 이런 풍경은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거창 감악산은 이와함께 `무공해' 숲길과 경치좋은 암릉길까지 갖췄다.

취재팀 은 답사산행 당시 다른 산악회의 리본표식을 단 한장도 발견할 수 없었다.

믿 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런 산이 여태 알려지지 않았다니...'. 산행경로는 경남 거창군 남상면 명산(골)마을입구-능선진입-암봉-무덤1기-감악 산정상(연수사쪽 하산로 열림)-KBS.MBC방송중계탑과 이동통신시설-고랭지채소 밭진입-(채소밭 철문통과)-고랭지채소밭-801.5m봉-(등산로불확실지대)-거창군 신원면 내동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6시간 남짓 소요.이번 산행은 능선으로 곧장 올라붙어 애오라지 그 능선길로만 걷게되므로 경로는 단순한 편이다.정 상까지는 한두군데 갈림길만 조심하면 된다. 문제는 하산길이다.

취재팀은 내동마을로 하산해서야 감악산정상에서 우리가 내려선 쪽의 반대방향인 연수사(演水寺)등산로만 나 있을뿐 다른 쪽 길은 존재 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취재팀은 지도상의 옛 길흔적에 의지해 앞이 안보일 정도로 묵은 잡목구간을 헤치고 나서야 하산을 마무리할 수 있었 다.

새로운 하산로 하나를 만들어 낸 셈이다.

순한 연수사쪽 하산로로 가거나 취재팀의 하산로를 택할 경우 잡목구간에 들어 선 순간부터 국제신문리본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거창서 버스편으로 신원선 버스를 타고 전척다리를 지나자 마자 명산골입구에 하차한다.

1084호 지방도상이다.

도로 오른쪽의 명산마을표지석을 보고 콘크리 트길로 올라서면 이내 8가구가 사는 명산마을이다.창고건물 못미쳐 마을끝집 오른쪽 오르막샛길로 곧장 올라선다.산행시작이다.10분만에 갈림길과 마주친다.

오른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뚜렷한 길을 무시하고 직진(왼쪽)해서 능선에 올라붙어야 한다.이번 산행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 다.

제법 경사가 센 첫 오르막을 벗어난지 10분만에 다시 급한 오르막이 버티고 섰 다.25분쯤 올라서면 조망이 멋진 암릉구간으로 접어든다.

암릉 한 곳을 건너 바위전망대에 올라서자 기가 막히게 시원한 조망이 뽐을 낸다.

정상 조망 뺨치 는 수준이다.그 뒤로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약 35분 가량 더 가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속기 쉬운 갈림길을 만난다.

능선위로 난 또렷한 길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직 진하듯 왼쪽으로 휜다.

여기서 취재팀의 리본을 반드시 확인해 오른쪽으로 90 도 꺾어서 진행해야 한다.

이 지점을 무사히 통과했다면 오르락내리락 숲속길 을 걷다 헬기장과 묘지 1기를 잇달아 통과하고 1시간만에 마지막 경사구간을 치고 올라 감악산 정상에 닿는다.

올 1월1일에야 세워진 정상표지석 앞에 일단 선다.진행방향을 기준으로 정면 (12시방향) 방송사중계탑 너머 가장 뒷능선이 지리산 천왕봉, 그 반대방향이 오도산과 합천호의 정경이다.

산불감시초소 지붕너머로 보이는 먼 능선이 가야 산, 오른쪽 멀리로 북덕유와 남덕유산이 말을 달린다.2시방향의 울퉁불퉁 봉 우리는 황석산. 산불초소직원에게 지도나 산세설명을 부탁할 수 있다.진행방향 기준으로 직진해 방송중계탑쪽으로 내려서면 하산로다.방송중계탑을 둘러싼 철조망을 돌아 다시 능선위로 올라서면 콘크리트길이 시작된다.

25분쯤 걸어 콘크리트길이 오른쪽으로 휘어 내려서는 지점에서 정면 철문 달린 농장지 대안으로 들어선다.

고랭지채소지대 한가운데 길을 10분쯤 걸어 삼거리를 만나 는 지점이 감악재.(연수사 하산로)삼거리에서 노란물통이 서있는 정면길로 직 진한다.

갈수록 길이 좁아지면서 다시 산길로 변해가는데 그지없이 또렷하던 길이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정면의 절벽같은 급경사구간을 만나면서 사라져버 린다.

여기서는 당황하지 말고 왼쪽으로 서서히 꺾어가며 산사면을 타야한다.

국제신 문리본을 한발한발마다 챙기며 지독하게 텃세를 부리는 묵은 내리막 잡목구간 을 통과하면 90여분 만에 거창군 신원면 내동마을 뒤로 내려설 수 있다.

무수 한 밤하늘 별빛을 볼 수있는 동네다.

△산행정보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51-852-0254)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부산서 거창까지는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편을 이용한 다.

첫차 오전 7시, 막차 오후 6시로 40-50분 간격 운행. 2시간 40분 소요. 1 만7백원. 경남안에서만 보자면, 거창과 부산은 `극과 극'이라 할만큼 먼 거리 다.

오전 7시 첫차를 탄다해도 거창 도착시간은 오전 9시35분께가 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산행기점인 남상면 전척리 명산마을까지 들어가려면 ` 신원선' 군내버스를 타야한다.

우선, 주민들이 `버스종점'이라고 부르는 `군내 버스정류소'까지 걸어가야 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읍내쪽(왼쪽)으로 약 100m 떨어진 첫번째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약 10분간 걸어내려간다.

여기서 두번째 사거리를 만나는데 오 른쪽(아파트건물 있는 쪽)으로 틀어 150m 올라가면 길 왼쪽에 버스정류소가 있 다.

`신원선' 버스는 오전시간대에는 8시, 9시30분, 10시30분에 출발한다.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할 경우 오전 7시 첫차를 타고 간다해도 이 곳에 도착해서는 오전 10시30분차 밖에는 탈 수가 없게 된다.

더 빨리 산행을 시작하고 싶다면, 이른 열차편으로 대구역으로(1시간15분 소요) 간 뒤 다시 지 하철로 대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지하철 성당못역)로 옮겨 거창행 버스를 타는 수도 있다.

이 방법은 차비가 싸게 먹히고, 차편이 풍부하다.

전척다리를 지나 명산(골) 마을입구에 내리면 초입. 25분 소요.한편 거창읍내 번화가의 교보생 명건물옆 LG전자프라자앞에서도 `신원선'버스를 탈 수 있다.

거창군 신원면 내동마을로 하산하면 거창가는 오후 6시50분 막차를 탈수있다.

거창에서는 대구를 거쳐 열차편으로 부산으로 올수 있다.

인근의 과정을 거쳐 산청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과정개인택시 (05989428080). 차비 5천원 정 도. 과정에서 산청까지 버스(오후 4시10분 6시)를 이용할 수 있고 산청에서는 진주나 부산으로 가는 버스가 밤늦게까지 다닌다.

참고로 진주발 부산행 심야버스 밤 11시 12시 새벽 1시. 8천원.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4 / 수정: 2006.11.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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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거창 양각산~흰대마산

 


힘찬 합천 가야산(1,430m)의 산줄기는 서쪽으로 길게 내빼 수도산(1,316m)까지 그 등등한 기세를 이어간다. 수도산에 이르러 수그러들 듯 하던 이 산세가 이번에는 남쪽으로 방향을 바꿔 다시 풍모 당당한 1천m급 봉우리 두 개를 솟구쳐 놓았다. 바로 거창의 양각산(兩角山·1,158m)과 흰대미산(1,018m)이다.

거창 양각산∼흰대미산 능선은 영남의 숱한 산줄기를 밟고 다녀온 국제신문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이 이쪽을 바라볼 때마다 「저 산 참 잘생겼다」하고 답사를 별러 왔던 봉우리들 중 한 그룹이기도 하다.

지난 겨울을 보내고 봄철 산행기에 맞춰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양각산∼흰대미산」코스를 답사해보았다. 산행로의 대부분 구간이 사방으로 뚫린 높은 능선길이어서 겨울에는 차디 찬 골바람 능선바람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터였다. 조망이 시원하게 열리는 높다란 능선산행로 특유의 맛과 봄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산빛을 즐길 수 있는 이 코스는 지금 계절에 좋은 산길이다.

능선 위에 올라선 뒤로는 수도산 단지봉 비계산 오도산 별유산 의상봉 기백산 금원산 등의 명산 조망이 쉴새없이 이어지고, 때론 칼등같은 능선길로 때론 숨이 차오르는 요철(凹凸)구간으로 보는 재미와 걷는 맛 모두 탁월하다. 하산길까지 감안하면 코스가 긴 편이라 초중반 체력안배에 각별히 유의하고 샘이 없어 식수를 산밑에서 미리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는 점은 필수사항이다.

「양각산∼흰대미산」구간은 그간 다른 부산경남 단위산악회들이 이미 몇 차례 찾아든 바 있다. 하지만 취재팀은 이 능선의 경로를 최대한 소상하게 살펴보기 위해 보통의 경로와 다르게 길을 잡았다. 따라서 이번 산행은 경로가 두가지다. 취재팀 답사산행길인 「적하코스」 조금 짧지만 실제 산행의 재미는 고스란히 살아있는 「우두령코스」(교통편기사 참조)로 구분할 수 있겠다.

산행경로는 경북 김천시와 경남 거창군의 경계지점인 적하마을 버스종점∼하곡마을∼우두령(우두령코스 초입)∼우두령재∼수도산·양각산 갈림길∼양각산 정상∼감투봉재(헬기장)∼(심방방면 하산로 열리는 고개)∼흰대미산 정상∼태양석재∼임도를 거창군 웅양면 강천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적하코스 7시간, 우두령코스 6시간 소요.

거창읍내에서 웅양행버스로 종점인 적하마을에 내리면 눈앞 멀리로 덕유삼봉산이 위용을 드러낸다. 3호 국도상인데 「안녕히가십시오」라고 적힌 커다란 아치형관문이 도로위에 서있다. 이 아치형관문을 통과하면 경북 김천시 대덕면인 것이다.

아치문의 오른쪽에 비닐하우스단지 앞으로 난 샛길로 들어선다. 콘크리트길을 따라 좌우 갈림길들은 무시하고 20여분 걸어가면 몇집 안되는 오래된 마을인 하곡이 나온다. 마을을 벗어나면서 콘크리트길이 끝나는 지점 갈림길에서 무덤이 보이는 왼쪽길로 올라선다. 이내 해묵어 보이지만 넓고 또렷한 고갯길로 접어들었다가 길이 내리막으로 바뀌면서 길 왼쪽으로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는 것이 보인다. 여기서 내리막 오솔길을 따라 계속 가면 콘크리트포장농로를 거쳐 비포장도로위로 올라선다. 오른쪽 아래는 우두령마을인데 길 왼쪽으로 쳐다보면 녹색도로표지판이 보인다. 「경상북도 김천시 대덕면」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곳이 해발 580m의 우두령이다. 적하버스정류소서 1시간 거리인데 우두령에서 곧장 산행을 시작할 수도 있다.(교통편참조)

도로표지 뒤로 난 산길로 올라서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길에 접어들자마자 넓은 직진 길을 버리고 왼쪽 좁은 오르막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서야 한다. 얌전한 듯 하면서도 잡목이 우거진 오르막이 줄곧 이어져 처음부터 「진」이 빠지기 시작한다. 15분 만에 헬기장 한곳을 지나쳐 잡목을 뚫고 20여분 올라섰다가 다시 10여분을 내려선다. 그 뒤부터는 줄곧 숲속의 오르막 구간이다. 힘든 구간이다. 우두령출발 후 약 2시간 20분간의 고전끝에 주능선이 시작되는 1,230m봉에 올라섰다. 조망이 트인다. 왼쪽으로 수도산이 우람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왼쪽 갈림길은 수도산으로 연결된다. 이번 산행에선 오른쪽으로 틀어 사방이 뚫린 주능선을 밟기 시작한다. 중간에 「수도산 1.8㎞」표지판을 통과하며 양각산 정상 바로 아래서 「수도산 2.5㎞」라는 표지판을 다시 만난다. 왼쪽으로 수재마을로 이어지는 가파른 탈출로가 열린다. 1,230m봉에서 약 40분 만에 양각산 정상이다.

걸어왔던 방향의 뒷꼭지를 기준점으로 잡아 12시 방향 수도산, 2시 단지봉, 4시 차례로 별유산 의상봉 비계산 오도산, 5시 보해산과 금귀산능선, 7시 기백산과 금원산, 8시 남덕유산…. 숫제 명산들의 도열이다. 양각산은 북으로 경북 김천, 서쪽으로 전북 무주, 남으로 거창 웅양면과 가북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정상에 개인이 만든 표지석이 있다.

직진해서 양각산을 내려선다. 멀리 보이는 흰대미산은 아득히 보인다. 흰대미산까지는 때때로 칼날능선도 지난다. 50분 가량 산행을 이어가자 산불초소가 있는 흰대미산 정상. 정상은 바위절벽이 있어 경치가 스릴이 있고 특히 봉우리 두개가 뿔처럼 툭 솟은 양각산은 경치가 아름답고도 뿌듯하다.

하산길은 조금 까다롭다. 산불초소 뒤로 난 능선길로 내려선다. 또렷하게 잘 이어지던 길이 약 20분 만에 숲속으로 이어진다. 낙엽숲길 속의 첫 갈림길에서 무덤이 있는 왼쪽길을 잡아야 한다. 길이 희미하고 잡목의 훼방이 심해 국제신문리본에 신경을 곤두세워가며 하산한다. 흰대미산 출발 50여분 만에 숲을 벗어나 계곡을 건너 맞은 편 임도로 올라선 뒤 오른쪽으로 꺾어 20분 더 내려오면 강천마을에 닿는다.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백두산장 051-852-0254)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부산서 거창까지 들어가는 길은 그동안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다.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서 거창행 버스를 탄다. 첫차 오전 7시, 막차 오후 6시로 40∼50분 간격 운행. 평일을 기준으로 정상 속도로 달린다면 2시간 30 남짓 걸린다. 1만7백원. 산행초입으로 들어가는 연계교통편을 감안해 무조건(?) 첫차 타기를 권한다.

취재팀이 산행초입으로 잡은 적하까지 들어가려면 「웅양」행 버스를 타야한다. 이 버스를 타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기본요금 거리인 「거창군내버스종점」까지 가야 한다. 웅양행버스 출발시각이 오전 9시50분인데 부산∼거창간 7시 첫차가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는 시각이 대략 오전 9시35분이기 때문이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군내버스종점까지는 걸어서 약 20분 거리다. 적하까지 1천8백원. 30분. 오전 6시20분 6시50분 7시20분 7시50분 8시10분(우두령정차) 8시30분 9시10분 9시50분 10시30분 등에 있다.

웅양행 버스를 타는 두번째 방법은 약 10분을 걸어 거창읍내 버스정류소로 가는 방법이다. 이 버스정류소까지 가려면 터미널을 나와 왼쪽으로 꺾어 조금 가다 다리 하나를 건너 읍내방면으로 300여m를 걸어간다. 도로 오른쪽 「경남문구완구」앞에 정류소표지판이 있다. 이 곳에 웅양행버스가 도착하는 시각은 오전 9시55분께.

취재팀은 이번 산행에서 능선의 완전한 생김새를 파악하기 위해 다소 고지식한 산행경로를 택했다. 일반동호인들이 좀더 짧고 알찬 산행을 하려면 적하까지 가지않고 우두령에서 곧장 양각산을 향해 올라서면된다. 산행을 단축하면서 등산재미는 고스란히 맛볼 수 있는 이 방법을 취하려면 적하까지 가지 않고 도중에 「웅양면사무소」에 하차하면 된다. 여기서 웅양면의 택시편으로 도로상인 우두령까지 가면된다. 개인택시(0598)942-4972. 942-3349.

강천마을로 하산하면 마을앞을 지나는 도로까지 나가야 한다. 거창행버스가 오후 7시10분께까지 30∼40분 간격으로 다닌다. 1천1백원. 한가지 주의사항은 이 버스가 마을안 버스정류소를 거치지 않고 정류소뒤쪽 도로로 곧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류소가 아닌 큰 도로까지 나가 기다리는 편이 안전하다. 거창읍내에서 내려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10여분 도보. 거창∼부산 막차 오후 7시. 거창∼대구 버스가 오후 7시24분 8시 8시30분 9시(막차)에 있어 대구를 거쳐 열차로 부산에 올 수도 있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서 「밥 먹을 만한 식당」으로 일전(99년 12월 16일자)에 소개된 바 있는 「123식육식당」(0598-944-6105)의 인심은 여전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입력: 2002.01.17 16:43 / 수정: 2006.11.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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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합천 허굴산

 


합천에도 봄은 왔다.

합천의 봄은, 산 밑이라면 「바다」를 연상시킬만큼 거대하고 푸른 합천호의 정경과 그 둘레를 꿈길처럼 치장하는 벚꽃길로 피어난다. 산 위에서라면 많은 이들이 황매산(1,108m)정상 평전을 뒤덮는 철쭉군락을 떠올린다.

봄풍경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돼 버린 이같은 명소들 틈새에서 좀 한갓지고 여유롭게 돌아볼만한 또 다른 산행로를 캐내볼 수는 없을까.

합천군 대병면에 들어가보면 무척 색다르고 동시에 매우 친숙하게 느껴지는 풍경을 접할수 있다. 높지않은 세 개의 잘생긴 봉우리가 병풍처럼 마을을 호위하고 있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인상이 친숙함이라면, 그 세 개의 산들이 모두 울퉁불퉁하고 씩씩하기 그지없게 생긴 바위산이라는 점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허굴산 악견산 금성산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일대는 지대가 높고 산세가 험한 곳이었다. 바깥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합천땅 안에서는 경치좋고 물 좋기로 이름을 떨치고 있었던 지역이다. 합천댐이 들어선 지금 「물 좋다」는 자랑거리 하나는 옛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임진왜란때 민중의 영웅으로 이름을 떨친 의병장 곽재우 장군의 전설이 곳곳에 살아있는 세 개 봉우리들의 위용은 「의구」하다.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이 봉우리들 중 하나인 허굴산(虛山·681.8m)을 다녀왔다. 허굴산은 고도로 볼 때는 낮은 축이지만 산세만큼은 비범한 면모를 갖췄다. 산 전체가 거대한 암괴와 암릉으로 이뤄져 있어 바위산 특유의 「산 타는 맛」, 「탁 트이는 경치」, 「온몸으로 기어오르는 재미」 등 산행자에게 다양한 감흥을 안겨 준다. 다른 산과 능선이 연결되지 않는 독립된 봉우리 형국이어서 산행시간은 4시간 가량으로 매우 짧다. 길도 단순하다. 여유있게 걷고 쉬고 즐겨가며 온 몸으로 「봄기운」을 맛보려는 동호인들에게 딱 맞는 코스다.

산행경로는 합천군 대병면 양리 송정마을∼농로∼(산길진입)∼(암릉구간올라섬)∼용바위∼정상(산불감시초소)∼옛성터∼555m봉∼임도를 거쳐 초입과 멀지 않은 대병면 장단면으로 내려선다.

양리 송정마을입구에 하차하면 마을 안쪽으로 이어지는 길입구에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 안내대로 걷다 커다란 기와집앞의 첫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는다. 100m쯤 가다 길이 오른쪽으로 꺾이는 지점에서 길을 무시하고 직진해 콘크리트로 된 수로시설 위로 개울을 건넌다. 정면으로 보이는 허굴산 아랫자락에 산길이 뚜렷하게 보인다.

허굴산은 이 지역의 많은 동호인들이 심심찮게 찾고 있는 산이어서 길이 또렷하고 산악회의 리본도 잘 정돈되어 있다.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는 거의 없다.

조금 산길을 타고 올라서자마자 이내 정상까지 곧장 이어지는 암릉길이 시작된다. 바위로 덮힌 산들의 특징은 조망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어 경치가 속이 시원할 정도로 쾌청하다는 점과 바위 기어오르는 재미와 스릴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거북모양의 바위, 탁자모양의 바위, 거대한 벽같은 바위가 이어지고 산 자체도 티없이 깨끗하다. 하산후 마을사람들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지만 허굴산 능선의 큰 바위들은 대부분 전설이 얽힌 이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름표나 표식 따위는 전혀 없어 취재팀으로선 무척 아쉬웠다.

40여분 가량 올랐을 때 커다란 바위밑에 지어진 움막을 만난다. 움막쪽을 무시하고 오른쪽으로 살짝 꺾어야 능선으로 길이 이어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시원해지는 조망을 탁 트인 전망대 위에 서서 살펴보았다. 눈길이 가장 먼저 빨려드는 봉우리는 정면(길)을 기준으로 10시 방향의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 그 왼쪽으로 웅석봉이, 그 앞쪽으로 감암산과 모산재가 보인다. 12시 방향은 황매산이고 그 왼쪽 능선이 베틀굴,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2시방향) 눈앞의 큰 암봉이 금성산, 그 오른쪽이 악견산이다.

30여분 더 타고 올라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안부에 닿자 오른쪽으로 갈라진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이 곳이 「용바위」다. 취재팀이 리본으로 따로 표식을 해두었다. 「용을 써서 오른다」고 용바위인데 바위의 갈라진 틈새를 뛰어 건너면 장수한다는 전설이 얽혀있다.

용바위에서 약 20여분 다가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허굴산정상에 닿는다. 중간에 청강사에서 올라오는 오솔길을 두군데 만난다. 정상도 조망이 훌륭하다. 그렇지 않다면 산불감시초소가 들어섰을리도 없을 것이다. 합천군들의 산을 다 둘러볼 수 있고 멀리로 합천호 푸른 물빛도 손에 잡힐 듯하다.

올라선 방향을 기준으로 직진하면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뜻밖에 꽤 묵은데다 잡목의 기습과 방해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길이 또렷해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산을 시작한지 60분 정도면 넉넉하게 임도에 내려선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곧 마을에 닿는다.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백두산장 051-852-0254)/글·사진 조봉권기자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우선 합천까지 들어가야 한다. 부산서 합천까지는 약 2시간 가량 소요되는 비교적 먼길이므로 일찍 출발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 7시40분, 8시20분 등에 출발하며 평균 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7천1백원.

합천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그 곳에서 바로 군내버스로 갈아탈 수 있다. 산행초입인 대병면 양리마을로 들어가려면 「용주선」이라고 적힌 노선버스를 타면 된다. 대병면 양리 송정마을앞 하차. 오전 7시30분, 8시, 8시20분, 9시40분, 10시30분, 11시30분 등. 택시요금은 1만8천원이나 돼 이용하기가 다소 부담스럽다. 이번 산행은 소요시간이 짧은 편이라 조금 늦게 출발해도 크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

하산길은 합천군 대병면 장단리로 이어진다. 하산해서 삼산초등학교를 지나 마을앞을 지나는 도로까지 나오면 가정집과 비슷해 눈에 거의 띄지 않는 구판장이 있어 차편을 문의해 볼수 있다. 합천까지 들어가는 버스가 매시 40분마다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막차는 오후 6시40분께. 합천까지 20㎞ 거리로 30여분 소요. 1천3백원.

합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 버스는 오후 4시, 4시30분, 5시, 5시50분, 6시20분, 7시(막차). 진주행 버스가 오후 6시50분, 8시10분에 있어 부산행 막차를 놓쳤다면 「탈출로」로 삼으면 된다. 3천7백원.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입력: 2002.01.17 16:42 / 수정: 2006.11.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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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거창소남봉~시루봉~호음산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계절변화에 민감하다.

누구라도 매주 한번 이상씩 산으로 들어간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3∼7일 간격으로 밟고 또 몸으로 느끼는 자연은 놀랍다.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인듯 하면서도 때만 되면 반드시 그 계절에 맞게 변해있기 때문이다. 「정중동( 靜中動)」이라는 말은 아마 이 자연의 변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일 것 이다. 그런 취재팀에게 4월과 5월은 언뜻 비슷해 보여도 분명 다른 모습으로 다 가든다. 4월은 온 산에 불을 놓은 듯한 진홍빛 진달래를 앞세운 「꽃」의 달 이라 할만하다. 그렇다면 5월은 꽃에서 「나무」로 눈길을 돌려볼만한 달이 다.

「5월 철쭉」을 모르느냐는 면박이 돌아올 법도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 하지가 않다. 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5월의 숲」은 꽃보다 아름답다. 짙은 초록색을 그대로 간직한 침엽수 사이사이로 이제 막 맑은 연두색 물이 오르기 시작한 나무들이 어우러진 광경은, 탁한 콘크리트 빌딩숲에 시달려 온 눈의 피로를 말끔히 남김없이 날려보낸다. 경남 거창의 「소남봉∼시루봉(960.2m)∼호음산(虎音山·929.8m)」코스는 여유있게 5월을 느끼며 다녀올 수 있는 산행로다. 근교산 치고는 키가 큰 축인 900m급의 연봉이지만 초입지점의 고도 자체가 워낙 높아 「 어느새」 능선에 올라붙고, 거창 산골 특유의 깨끗한 정경도 탐스럽다. 호 음산의 조망은 기백산 금원산 남덕유 향적봉까지 열린다. 식수를 구할 수 있 는 개울이 초입 인근에 있지만 수량이 풍부하지 않아 물은 미리 준비해가는 편이 낫다. 산행경로는 경남 거창군 북상면 소정마을(소정초등학교앞 하차)∼갈항 마을∼칡목골(도로공사현장 경유)∼(능선진입)∼소남봉∼시루봉∼호 음산정상∼헬기장을 거쳐 거창군 고제면 원농산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4 시간30분 소요. 우선 거창군내버스정류소에서 「송계사 북상 위천」방면 버스를 타고 소 정마을(소정초등학교 앞)에 하차해야 한다.

버스가 떠난 방향으로 100m 가량 도로를 따라 직진 해 「갈항마을」이라는 표지석을 보고 마을로 들어선다. 짧은 다리 하나를 건너 개울을 건너서 조금만 걸어가면 다시 갈항마을 벗어나고 길은 콘크리 트길에서 넓직한 비포장 농로로 바뀐다. 길은 마을 뒤쪽의 칡목골이라는 깊은 골짜기로 이어진다. 새 길을 닦고 있 는 도로공사현장을 왼쪽에 끼고 걸어나가다 거대한 축대시설앞에 닿으면 오 른쪽으로 꺾어 이 공사중 비포장도로 위를 걷는다. 축대시설이 끝나는 지점 오른쪽으로 능선으로 이어지는 넓은 산길이 쉽게 보인다. 마을의 고도가 얼마나 높은지 바로 눈앞에 야산처럼 낮게 보이는 소남봉 능선이 900m대라는 사실이 잘 수긍이 가지 않을 정도다. 축대 바로 밑까지 내려서면 개울이 한 곳 있다. 10분이면 능선위로 올라서는데 주변에 키 큰 진달래나무가 잔뜩 서 있다. 오른쪽으로 꺾어 능선을 타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힘겨운 급경사 오르막은 별로 만나지 않는다. 상쾌하게 산행을 이어가면 된다. 10분 쯤 뒤에 길이 오른쪽으로 꺾이면서 왼쪽으로 갈림길이 1곳 보이는데 왼쪽으로 꺾는다. 10분 순한 오르막을 올라서자 소남봉 정상이다.조망은 가 리는 편이라 출발을 재촉한다.

20여분 평탄한 능선길을 가다 숲속에서 높게 쳐진 견고한 철조망을 만난 다. 철조망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된다. 철조망과 멀어지기 시작한 지점에서 10분 채 안 걸어 능선위로 다시 올라서는데 15분 정도 뒤면 시루봉 정상을 밟는다. 960.2m라는 고도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수월하게 왔다. 조망 이 제법 열린다. 진행해 가야할 방향을 12시로 잡고 2시 금원산 3시 남덕유 와 그 뒤로 덕유산 서봉(장수덕유산), 5시방향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과 중봉을 즐긴다. 이곳의 조망을 살핀 이창우 산행대장은 『이번 코스는 덕유 산이 참 잘 보이는 산』이라고 특징지었다. 시루 봉을 출발하자 곧 낮은 봉우리 하나와 마주치는데 길은 능선을 타지 않고 왼쪽 소로로 에돌아간다. 취재팀은 2개의 리본으로 입구를 표시해뒀다. 이 좁은 길로 접어들자 이제껏 보지못한 방향의 산사면이 눈에 들어오면서 비 로소 높은 산에 올라왔음을 눈으로 실감할 수 있다. 조금 거추장스러운 잡목구간을 잠깐 통과해 30분 가량 물오른 나무들 사이 능선길을 뚫고 올라서자 호음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산」이라는 뜻의 호음산의 유래를 이 곳 주민 인 산불감시원에게 물었으나 자세한 내력을 알아낼 수는 없어 아쉬웠다. 호음산 정상은 오르는 기분이 남다르다. 계속 조망이 가리는 숲속 능선길을 걷다 천지사방으로 조망이 뚫린 봉우리위로 「난데없이」 올라서는 기분은 시원함 자체다.

호음산 뒤쪽 능선은 몇년전 산불에 큰 피해를 입었으나 지 금은 많이 복원돼 놀라운 자연의 치유력을 느껴볼 수 있다. 정상에서 조망을 살핀 뒤 그대로 직진해서 능선을 타고 하산을 시작한다. 20분 정도 내려서다 첫번째로 임도를 만났을 때 이를 무시하고 맞은 편 산 길로 내려선다. 두번째 임도에 내려서면 200m 임도를 따라가다 다시 오른 쪽 산길로 올라붙어 하산 길을 잡는다.

헬기장 1곳을 지나쳐 하산시작 1시 간 정도만에 아담한 원농산마을로 내려설 수 있다. /글·사진 조봉권기자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백두산장대표 051-852-0254)

# 교통편

거창까지 먼 길을 나서야 한다. 사상 서부시외버스에서 오전 7시가 첫차다. 오전 7시50분 8시30분등 이용가능한 아침시간대 차편은 3회 뿐이다. 2시간30분가량 소요. 1만7백원. 부산서 출발한다면 거창 현지교통편과 연계하기위해 오전 7시 첫차를 타야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군내버스정류소로 이동해야 한다. 이 군내버스정류소에서는 「가조가북선」「안의선」 「웅양선」 「신원선」 등 거창군내를 연결하는 버스가 출발한다.

거창터미널에서 이 군내버스정류소로 가는 방법은 걸어가거나 택시를 타는 것 두가지가 있다.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밖에 나오지 않지만 걸어도 20분이면 족한 거리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을 나와 시내쪽(왼쪽)으로 100m정도 가다 첫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건너 다시 왼쪽 방향을 잡는다.

그 뒤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150m 더 올라가면 정류소다. 「웅양행」이라고 적힌 버스를 타고 북상면 「소정마을」(또는 소정초등학교앞)에서 하차한다. 40분 거리로 오전 7시40분(첫차) 9시 10시 버스등을 이용할 수 있다. 부산서 7시 첫차로 거창에 도착했다면 여기서 10시 버스를 무리없이 탈수있다.

1천6백원. 하산지점은 거창군 고제면 원농산마을이다. 마을앞 도로가 버스정류소에서 거창행 버스가 오후 5시20분 6시20분 6시40분 7시등 자주 선다. 버스정류소 맞은 편의 「신토불이촌두부」는 촌두부를 직접 만들어 파는 맛집이다.

식당건물옆의 조그만 오두막에서 가마솥에 장작을 때 두부를 만드는 정감어린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싱싱한 미나리무침과 김치가 두부와 함께 나오는데 보기만 해도 신침이 괸다. 하산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이상열씨 (0598)943-4307.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계절변화에 민감하다.

누구라도 매주 한번 이상씩 산으로 들어간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3∼7일 간격으로 밟고 또 몸으로 느끼는 자연은 놀랍다.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인듯 하면서도 때만 되면 반드시 그 계절에 맞게 변해있기 때문이다. 「정중동( 靜中動)」이라는 말은 아마 이 자연의 변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일 것 이다. 그런 취재팀에게 4월과 5월은 언뜻 비슷해 보여도 분명 다른 모습으로 다 가든다. 4월은 온 산에 불을 놓은 듯한 진홍빛 진달래를 앞세운 「꽃」의 달 이라 할만하다. 그렇다면 5월은 꽃에서 「나무」로 눈길을 돌려볼만한 달이 다.

「5월 철쭉」을 모르느냐는 면박이 돌아올 법도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 하지가 않다. 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5월의 숲」은 꽃보다 아름답다. 짙은 초록색을 그대로 간직한 침엽수 사이사이로 이제 막 맑은 연두색 물이 오르기 시작한 나무들이 어우러진 광경은, 탁한 콘크리트 빌딩숲에 시달려 온 눈의 피로를 말끔히 남김없이 날려보낸다. 경남 거창의 「소남봉∼시루봉(960.2m)∼호음산(虎音山·929.8m)」코스는 여유있게 5월을 느끼며 다녀올 수 있는 산행로다. 근교산 치고는 키가 큰 축인 900m급의 연봉이지만 초입지점의 고도 자체가 워낙 높아 「 어느새」 능선에 올라붙고, 거창 산골 특유의 깨끗한 정경도 탐스럽다. 호 음산의 조망은 기백산 금원산 남덕유 향적봉까지 열린다. 식수를 구할 수 있 는 개울이 초입 인근에 있지만 수량이 풍부하지 않아 물은 미리 준비해가는 편이 낫다. 산행경로는 경남 거창군 북상면 소정마을(소정초등학교앞 하차)∼갈항 마을∼칡목골(도로공사현장 경유)∼(능선진입)∼소남봉∼시루봉∼호 음산정상∼헬기장을 거쳐 거창군 고제면 원농산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4 시간30분 소요. 우선 거창군내버스정류소에서 「송계사 북상 위천」방면 버스를 타고 소 정마을(소정초등학교 앞)에 하차해야 한다.

버스가 떠난 방향으로 100m 가량 도로를 따라 직진 해 「갈항마을」이라는 표지석을 보고 마을로 들어선다. 짧은 다리 하나를 건너 개울을 건너서 조금만 걸어가면 다시 갈항마을 벗어나고 길은 콘크리 트길에서 넓직한 비포장 농로로 바뀐다. 길은 마을 뒤쪽의 칡목골이라는 깊은 골짜기로 이어진다. 새 길을 닦고 있 는 도로공사현장을 왼쪽에 끼고 걸어나가다 거대한 축대시설앞에 닿으면 오 른쪽으로 꺾어 이 공사중 비포장도로 위를 걷는다. 축대시설이 끝나는 지점 오른쪽으로 능선으로 이어지는 넓은 산길이 쉽게 보인다. 마을의 고도가 얼마나 높은지 바로 눈앞에 야산처럼 낮게 보이는 소남봉 능선이 900m대라는 사실이 잘 수긍이 가지 않을 정도다. 축대 바로 밑까지 내려서면 개울이 한 곳 있다. 10분이면 능선위로 올라서는데 주변에 키 큰 진달래나무가 잔뜩 서 있다. 오른쪽으로 꺾어 능선을 타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힘겨운 급경사 오르막은 별로 만나지 않는다. 상쾌하게 산행을 이어가면 된다. 10분 쯤 뒤에 길이 오른쪽으로 꺾이면서 왼쪽으로 갈림길이 1곳 보이는데 왼쪽으로 꺾는다. 10분 순한 오르막을 올라서자 소남봉 정상이다.조망은 가 리는 편이라 출발을 재촉한다.

20여분 평탄한 능선길을 가다 숲속에서 높게 쳐진 견고한 철조망을 만난 다. 철조망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된다. 철조망과 멀어지기 시작한 지점에서 10분 채 안 걸어 능선위로 다시 올라서는데 15분 정도 뒤면 시루봉 정상을 밟는다. 960.2m라는 고도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수월하게 왔다. 조망 이 제법 열린다. 진행해 가야할 방향을 12시로 잡고 2시 금원산 3시 남덕유 와 그 뒤로 덕유산 서봉(장수덕유산), 5시방향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과 중봉을 즐긴다. 이곳의 조망을 살핀 이창우 산행대장은 『이번 코스는 덕유 산이 참 잘 보이는 산』이라고 특징지었다. 시루 봉을 출발하자 곧 낮은 봉우리 하나와 마주치는데 길은 능선을 타지 않고 왼쪽 소로로 에돌아간다. 취재팀은 2개의 리본으로 입구를 표시해뒀다. 이 좁은 길로 접어들자 이제껏 보지못한 방향의 산사면이 눈에 들어오면서 비 로소 높은 산에 올라왔음을 눈으로 실감할 수 있다. 조금 거추장스러운 잡목구간을 잠깐 통과해 30분 가량 물오른 나무들 사이 능선길을 뚫고 올라서자 호음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산」이라는 뜻의 호음산의 유래를 이 곳 주민 인 산불감시원에게 물었으나 자세한 내력을 알아낼 수는 없어 아쉬웠다. 호음산 정상은 오르는 기분이 남다르다. 계속 조망이 가리는 숲속 능선길을 걷다 천지사방으로 조망이 뚫린 봉우리위로 「난데없이」 올라서는 기분은 시원함 자체다.

호음산 뒤쪽 능선은 몇년전 산불에 큰 피해를 입었으나 지 금은 많이 복원돼 놀라운 자연의 치유력을 느껴볼 수 있다. 정상에서 조망을 살핀 뒤 그대로 직진해서 능선을 타고 하산을 시작한다. 20분 정도 내려서다 첫번째로 임도를 만났을 때 이를 무시하고 맞은 편 산 길로 내려선다. 두번째 임도에 내려서면 200m 임도를 따라가다 다시 오른 쪽 산길로 올라붙어 하산 길을 잡는다.

헬기장 1곳을 지나쳐 하산시작 1시 간 정도만에 아담한 원농산마을로 내려설 수 있다. /글·사진 조봉권기자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백두산장대표 051-852-0254)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거창까지 먼 길을 나서야 한다. 사상 서부시외버스에서 오전 7시가 첫차다. 오전 7시50분 8시30분등 이용가능한 아침시간대 차편은 3회 뿐이다. 2시간30분가량 소요. 1만7백원. 부산서 출발한다면 거창 현지교통편과 연계하기위해 오전 7시 첫차를 타야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군내버스정류소로 이동해야 한다. 이 군내버스정류소에서는 「가조가북선」「안의선」 「웅양선」 「신원선」 등 거창군내를 연결하는 버스가 출발한다.

거창터미널에서 이 군내버스정류소로 가는 방법은 걸어가거나 택시를 타는 것 두가지가 있다.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밖에 나오지 않지만 걸어도 20분이면 족한 거리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을 나와 시내쪽(왼쪽)으로 100m정도 가다 첫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건너 다시 왼쪽 방향을 잡는다.

그 뒤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150m 더 올라가면 정류소다. 「웅양행」이라고 적힌 버스를 타고 북상면 「소정마을」(또는 소정초등학교앞)에서 하차한다. 40분 거리로 오전 7시40분(첫차) 9시 10시 버스등을 이용할 수 있다. 부산서 7시 첫차로 거창에 도착했다면 여기서 10시 버스를 무리없이 탈수있다.

1천6백원. 하산지점은 거창군 고제면 원농산마을이다. 마을앞 도로가 버스정류소에서 거창행 버스가 오후 5시20분 6시20분 6시40분 7시등 자주 선다. 버스정류소 맞은 편의 「신토불이촌두부」는 촌두부를 직접 만들어 파는 맛집이다.

식당건물옆의 조그만 오두막에서 가마솥에 장작을 때 두부를 만드는 정감어린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싱싱한 미나리무침과 김치가 두부와 함께 나오는데 보기만 해도 신침이 괸다. 하산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이상열씨 (0598)943-4307.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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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합천 절갓

 


산이 많고 또 좋기로 치자면, 거창과 합천은 서로 어깨를 견줘보겠다고 나설만 하다. 이 두 고을에는 개성은 조금씩 달라도 맵시가 여간 아닌 봉우리들이 많아 산악동호인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근교산 산행은 경남 거창에서 오르기 시작해 합천으로 내려오는 산길을 답사했다. 이 산행로의 주봉은 「절갓(737m)」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갖고있다. 절갓은 거창의 이름난 산 가운데 하나인 월여산(862m)과 같은 능선에 솟아있는 암봉이기도 하다.

어떤 자료에는 이 737m봉이 「재안산」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그렇지만 취재팀은 산행의 입구인 거창군 신원면 양지리 수옥마을에서도, 하산지점의 첫 마을인 합천군 대병면 대기리에서도 「재안산」이라는 이름을 알고있는 주민을 만나지 못했다. 다만 대기리쪽에서 이 737m 봉과 그 일대 암릉지대를 「절갓」이라고 부른다는 토박이들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이름은 옛날 능선 바로 아래에 큰 절이 있었던 데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취재팀은 마을 주민들의 설명을 좇아 이번 산행코스를 「합천 절갓」으로 표시키로 했다.

이번 산행은 사람이 다닌 흔적을 좀체 찾아볼 수 없는 울창한 숲과, 오금이 저려올 정도로 아찔한 구간을 품고 있는 멋진 암릉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무공해 워킹산행과 시원한 암릉구간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코스다. 수옥마을∼551.3m봉∼절갓∼(암릉지대)∼지리재∼대기리 안감골로 이어진다. 5시간 30분 소요.

산행은 거창군 신원면 양지리 수옥마을에서 시작한다. 율원초등학교앞 양지버스정류소에 하차하면 왼쪽길로 꺾어 들어가 오래된 작은 다리인 수옥교를 건넌다(이곳에 수옥마을 표지석이 있다). 다리를 건넌 뒤 왼쪽의 정자나무를 지나쳐 오른쪽으로 난 첫번째 골목길로 접어든다(가옥의 벽에 「대평잔디」라는 글씨가 적혀있는 쪽 골목이다). 개울을 따라 5분쯤 올라서면 흰색 페인트칠을 한 작은 기와집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개울을 끼고 이어지는 왼쪽길을 버리고 바로 앞의 재실건물(신식기와집)을 보고 오른쪽길로 들어선다. 5분 채 못 올라가 첫 갈림길에서 잘 닦인 농로를 버리고 계곡쪽으로 들어서는 좁은 왼쪽 오솔길을 택한다. 이 계곡이 절골이다. 계곡곁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15분 정도면 묘지 2군데를 잇달아 통과한다. 두번째로 만나는 묘지앞을 지나 숲속으로 들어서자마자 갈림길과 마주한다. 이곳에서 국제신문리본을 잘 살펴 희미한 왼쪽 오솔길로 방향을 잡아 가파른 산사면길을 5분 정도 올라간다. 이내 주능선에 닿고 여기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주능선에서 또렷한 길을 따라 30분 정도면 처음 만나는 봉우리인 551.3m봉이다. 가파른 오르막구간을 거쳐 도달하는 이 봉우리에는 삼각점이 표시돼있다.

이날은 출발부터 내리기 시작한 장마비와 함께 안개가 한치앞을 확인할 수 없도록 온 산을 뒤덮어 조망을 즐기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고 지도를 참조해가며 산행을 이어가는 것도 꽤나 힘들었다. 주변의 지형지물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길을 잡아나가는 데는 이창우 산행대장이 정확하게 읽어내는 독도가 한몫을 했다. 그러나 취재팀의 진행속도는 평소보다 조금씩 처지고 있었다.

551.3m봉을 내려선 지 5분 만에 능선위에서 두갈래길과 마주친다. 내리막인 오른쪽 길은 쳐다보지 말고 평평한 왼쪽길을 택한다. 이 왼쪽길에 취재팀은 2장의 국제신문리본으로 입구표시를 해뒀다.

능선의 고도는 점점 높아지기 시작한다. 직전 갈림길을 출발한지 10분만에 짙은 숲속으로 들어서는데 오른쪽으로 좁은 오르막 오솔길이 나 있다. 헷갈리기도 쉽고 이번 산행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기도 하다. 이 오솔길을 통해 능선으로 올라선 뒤 왼쪽으로 꺾어 잠깐 내려서면 곧장 오른쪽으로 90도 꺾어야 한다. 희미한 직진 길을 이탈하는 것이다. 우거진 수풀속이라 국제신문 리본을 잘 확인해야 한다.

약 45분 산행을 이어가면 잘 단장된 묘지 1기를 지나 첫 바위전망대에 올라선다. 이 전망대를 통과해 30분쯤 더 오르막지대를 지나면 비로소 사람을 압도하는 듯 「씩씩한」 암릉지대로 접어든다. 여기부터가 절갓이다. 험하고 가파로운 지점이 있어 초심자는 한발한발 조심해야 한다.

이내 가파른 내리막을 통해 높은 바위봉우리 1곳을 에돌아 다시 능선으로 올라서게 된다. 20분 가량 능선을 따라가면 널찍하고 모양새 좋은 바위전망대에 닿는다. 여기서 나아가는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 산사면을 타고 15분 내려서자 지리재라는 고개에 도착한다. 바위전망대를 벗어날 때부터 이 곳까지는 길의 흔적이 거의 없는 빽빽한 솔숲속이다. 고개에 도착하자 수백년은 묵었음직한 나무 한그루가 이 곳을 지키고 서 있다. 이 고목앞에서 왼쪽으로 꺾어 옛길 흔적을 더듬어 30분 가량 내려오면 합천군 대병면 대기리의 안감골이다. 막바지에 흑염소농장 철조망안으로 들어서지 않게 조심해야한다.


#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멀리 경남 거창까지 나가야 하는 만큼 이번 산행은 교통편 이용에 시간제약이 뒤따른다. 현지 연계교통편을 고려하면 부산서는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아침 7시 첫차를 타는 편이 가장 좋다. 오전 7시(첫차)∼오후 6시(막차) 사이 40∼50분 간격 운행. 2시간40분 소요. 1만7백원.

최근에는 부산서 아침기차를 타고 동대구역까지 간 뒤 대구 서부터미널에서 거창행 버스를 이용하는 동호인들도 많다. 이 방법은 차비가 더 싸게 먹히는 장점이 있다. 동대구역에서 대구 서부터미널까지는 지하철이 다닌다. 지하철 성당못역 하차.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리면 다시 「거창군내버스종점」까지 이동해야 한다. 택시를 이용해도 기본요금이면 되고 걸어서는 약 20분 거리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을 빠져나와 거창중심가(왼쪽)로 100m 정도 걸어간뒤 첫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다시 약 10분 걸어간다. 두번째 사거리인 이 곳에서 오른쪽 길로 150m 올라가면 된다.

군내버스종점에서는 「신원선」버스를 이용한다. 오전 8시 9시 30분 10시 30분에 있다. 부산서 오전 7시 버스로 왔다면 10시30분 출발 「신원선」버스를 여유있게 탈 수 있다. 만약 오전 7시 50분 차로 부산서 출발했다면 산행초입까지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산행기점인 거창군 신원면 양지리 수옥마을까지 미터요금으로 1만2천원선.

하산길은 거창군 대병면 대기리로 이어진다. 가장 먼저 도착하는 마을은 안감골. 대병면에서 가장 외진 마을이다. 버스편을 놓쳤거나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여기서 택시를 불러 합천으로 들어가면 된다. 버스는 오후 5시에 끊긴다. 택시요금은 대병면소재지까지 7천원, 합천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2만원이다. 대병택시 (0599·이하 지역번호 오는 7월2일 이후부터는 055)933-7633. 박무영씨 011-835-9955.

합천∼부산간 막차는 오후 7시. 약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요금은7천1백원. 2시간20분 소요. 합천서 부산행 막차를 놓쳤다면 진주를 경유하는 방법이 있다. 합천∼진주간 차편이 오후 6시 30분 6시 50분 8시 10분(막차)에 있다. 3천7백원. 진주∼부산간 정규버스는 오후 9시 10분에 끊기지만 심야버스가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간격으로 있다. 하지만 요금이 8천원으로 비싼 것이 흠이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입력: 2002.01.17 16:40 / 수정: 2006.11.2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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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조망 맛부터 한번 봅시다.』

국사봉(國師峰·688m) 정상에 올라선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만장일치로 합의를 보았다. 국사봉의 조망은 탐스럽다는 느낌이 들만큼 시원스럽고 특별나다. 이같은 조망은 이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미타산(662m)에서도 비슷했다.

이번 주 산행로는 「경남 합천 국사봉∼천황산(655.6m)∼미타산 종주」코스다. 합천군 초계면의 들녘을 끼고 그 주변 능선을 길게 타고가는 특유의 근교산행지다.

취재팀은 이 코스를 완주한 뒤 각각 성격이 다른 3가지의 등산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첫 코스는 국사봉 단독등산로이다. 취재팀이 올라간 경로를 따라 국사봉 정상에 닿은 뒤 정상 정면으로 난 기존등산로를 따라 국왕사로 곧장 내려오는 순한 산길로 가족산행지로 활용할 만한 코스다. 산행시간은 3시간. 두번째는 국사봉에서 능선을 타고 천황산을 올랐다가 임도를 따라 곧장 상홍사 방면으로 하산하는 방법이다. 5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해가 짧은 요즘 당일 등산코스로 활용할만 하다. 세번째는 취재팀의 답사길을 그대로 따르는 종주코스다. 미타산의 아담한 산세와 시원한 조망이 매력이다. 6시간 30분 소요. 미답의 산길을 오래도록 걷기 좋아하는 동호인들에게 권할만 하다.

두번째와 세번째 코스는 천황산 정상을 전후해 매우 사나운 잡목구간에 시달려야 하며 하산로가 가파르고 지겨운 임도로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오산슈퍼앞에 하차하면 도로를 건너 맞은 편 언덕 노거수 뒤로 난 오솔길로 접어든다. 이 길은 묵은 구간과 또렷한 구간이 반복해서 나타나지만 길의 흔적은 분명하다. 정상까지 1시간 20분 정도면 올라설 수 있는데 제법 힘든 코스다. 정상까지 거의 다 올라와서 갑작스럽게 묵은 구간이 나오므로 국제신문리본을 유심히 살피며 산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국사봉 정상에는 흔들바위와 표지석이 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열린다. 표지석의 「국사봉」글씨가 씌어진 면을 기준으로 12시 방향 가장 뒤쪽이 의령 자굴산과 한우산, 1시 방향 가장 멀리로는 지리산 천왕봉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2시 방향 조금 지나쳐 둥그스런 황매산과 그 앞 허굴산 악견산 금성산이 보인다. 3시 방향에 덕유산 능선이, 5시 방향 가야산, 7시 방향 화왕∼관룡산이 눈을 시원스럽게 만들어 준다.

정상에서 왔던 길로 돌아나와 샛길로 빠져나가지 않고 곧장 능선을 타고 가야 한다. 5분만에 새로 단장한 헬기장을 통과하며 25분 더 「고속도로」위를 달리면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가로질러 맞은 편 고랭지채소밭을 통과하면 이내 다시 산길로 접어드는 입구가 있다. 이쪽으로 들어서면 이내 산불감시초소를 만난다. 초소 뒤쪽은 솔숲지대인데 이 숲속을 통과하면 잡목이 심하게 엉킨 고개를 거쳐 맞은 편 봉우리로 올라붙어야 한다. 잡목 탓에 고개까지 내려서기가 힘겹다.

길이 오르막으로 바뀌자 숲속에서 잇달아 묘지들을 만난다. 비석이 세워진 마지막 봉분 뒤로 희미하게 뚫린 오르막길을 20여분 올라서면 685.5m봉 정상이다. 이 봉우리를 넘어 10분 정도면 천황산 정상에 닿는다. 하지만 이 곳이 「마의 구간」이다. 철쭉나무들이 너무도 심하게 엉켜 한발 내딛기가 어렵다.

천황산 정상에서 그대로 직진해 내려가면 15분만에 임도에 닿는다. 이 구간 역시 만만치 않다. 리본을 잘 확인해야 한다.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상홍사방면 하산로다. 미타산까지 계속 나가려면 임도를 따라 50m 정도 내려가다 오른쪽의 산길입구로 접어들면 된다. 이 길로 접어들면 약 50분을 빠른 속도로 걸어야 미타산 정상을 밟는다. 길의 첫 부분은 묵었지만 갈수록 길이 또렷해지므로 산행에 큰 지장은 없다.

하산길은 정상에서 진행방향 기준 정면으로 열린다. 아래 보이는 송전철탑을 보고 가면 된다. 10여분 만에 철탑을 통과하면 임도가 시작된다. 매우 경사가 급한 길이므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임도를 따라 45분 정도면 상홍사 경내에 들어선다. 여기서 마을까지는 다시 20여분을 걸어나가야 한다.


# 교통편

부산이 출발지라면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양」행 차표를 끊으면 된다. 대양은 합천에 속한 곳으로 합천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가 정차하는 면소재지이다. 요금은 7천4백원. 1시간 30분 소요. 오전 7시(첫차), 7시40분, 8시20분 등에 출발한다. 대양에 도착하면 내린 곳에서 「오산리」 양지마을 들어가는 차로 갈아타야 한다. 이 차가 오전 10시30분에 있으므로 부산서 늦어도 오전 8시20분 출발 대양행 버스를 타야한다. 오산에 내리면 국사봉 산행이 바로 시작된다.

하산 루트는 기사에 소개한 바와 같이 최소한 3개. 각 루트마다 하산 뒤 교통편이 조금씩 다르다. 국사봉에서 암자쪽으로 곧장 하산한다면 오산리로 도로 내려간다. 들어왔을 때의 교통편을 역순으로 되짚어 나가면 된다. 두번째 등산로를 따른다면 검곡저수지와 상홍사라는 암자를 거쳐 합천군 적중면으로 하산한다. 검곡저수지나 상홍사에서 초계면의 택시를 불러야 한다. 초계개인택시(055)932─9968. 동성개인택시 (055)932─1254. 10분 소요. 4천원선. 초계면소재지에서 마산을 경유해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오후 4시, 6시(막차)에 있다. 부산행 버스를 놓쳤을 경우 대구를 경유해서 부산으로 오려면 6시 50분 막차를 이용할 수 있다. 대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 하차 뒤 지하철로 동대구역까지 가면 된다.

초계에서 합천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진주를 경유해 부산으로 올 수도 있다. 합천∼진주간 버스는 오후 6시30분, 7시, 7시30분, 8시 등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요금은 4천1백원. 1시간 소요. 진주∼부산간은 10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막차 오후 9시10분. 요금은 4천9백원.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입력: 2002.01.17 16:39 / 수정: 2006.11.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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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해(雲海)에 둘러싸인 주변의 능선이 올망졸망한 섬처럼 다가오는 산길을 걷는 맛은 특별나다. 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이 이번에 답사한 곳은 이처럼 조망이 남다른 곳이다. 서부경남의 크고 작은 산에서 부터 지리산 천왕봉까지 우리 지역의 산들이 펼치는 만추(晩秋)의 파노라마는 산행자를 더없이 즐겁게 한다.

여기다 산길 곳곳에 남아있는 선인들의 족적을 따라가면 또다른 감흥을 받는다. 특히 남명 조식선생이 자주 올랐다는 절터샘, 신선바위에 오르면 세상근심이 모두 사라진다.

경남 합천과 의령을 경계지우는 자굴산~한우산~산성산~외초고개~동이봉~한티재 코스는 눈이 부실만큼 붉은 단풍과 융단처럼 포근한 낙엽길을 원없이 걸을 수 있다. 가을산의 마지막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이번 산행길을 한번에 종주하려면 9~10시간이 소요된다. 워킹산행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한번에, 그렇지 못한 산행자는 2번에 나눠 산행을 하면 된다.그러나 늦가을 산행은 해가 짧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번 산행은 종주의 중간지점인 산성산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첫번째 코스는 '의령군 칠곡면 중촌마을~내조리 마을회관~절터샘~신선바위~자굴산(897m)~쇠목재~한우산(835m)~능선 4거리~산성산(741.4m)~합천군 쌍백면 외초리'로 산행시간이 6시간 소요된다.

산행은 버스에서 내리는 의령군 칠곡면 중촌리에서 출발한다. 칠곡면사무소에서 합천쪽으로 200m쯤 가다 오른쪽으로 꺾어 마을어귀로 접어든다. 콘크리트포장도로로 이어지는 이 길을 10여분 따라 가면 m소정들 장승룘과 만난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이내 내조리 마을회관에 닿는다.

산행개념도를 미리 숙지하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조금만 가면 오른쪽에 "산불조심"이라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 이 길로 올라서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지금부터 자굴산 정상까지는 산길을 걱정하지 않고 올라도 좋다. 경사가 급하지는 않지만 오르막길로 이어져 조금은 힘이 든다. 50여분 땀을 흘리며 올라서면 남명이 매일 올랐다는 절터샘에 닿는다. 시원한 감로수로 목을 축인뒤 주위의 경관을 살피면 선계가 바로 이곳임을 알게 된다. 열병하듯 도열해 있는 능선의 허리를 휘감은 운무하며 중첩돼 다가오는 능선들이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절터샘에서 이어지는 산길은 두 곳으로 열린다. 왼쪽 윗길(3시방향)은 바로 능선으로 오르는 산행로이고 산죽밭으로 나 있는 오른쪽(6시방향) 산길은 홀할너덜을 지나 신선바위로 이어진다. 암벽을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3시 방향으로 난 산길을 선택해도 좋다.

이번 산길은 신선바위쪽으로 잡았다. 산죽밭을 헤치고 나아가면 홀할너덜을 지나고 이어 신선바위에 선다. 주위의 지형지물을 활용해 자일을 잡고 올라서면 능선위다. 이곳에는 또 하나의 동굴샘터가 있다. 금지샘이다. 가뭄이 심해도 물이 줄지않는다는 금지샘에는 치성을 드리는 사람이 많아 곳곳에 반쯤 녹은 초들이 어지럽게 늘려있다.

다시 산길을 잡아 오른다. 10여분이면 능선 3거리 산불감시 초소에 닿는다. 이곳이 절터샘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자굴산 정상이 눈앞에 들어온다. 정상에는 정상석이 서 있다. 절터샘에서는 주위의 능선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인근의 산들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 12시 방향 가야산, 2시 방향 화왕긿관룡산, 5시 방향 무학산, 6시 방향 방어긿계방산, 10시 방향 지리산 천왕봉, 11시 방향 덕유산 등 서부경남 지역의 근교산들이 산행자를 반기듯 모습을 보여준다.

경관이 남다르다고 이곳에서 너무 지체할 수는 없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한우산으로 가는 산길은 11시 방향, 왼쪽 아래로 연결된다. 내리막길이다.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가파른 산길을 15분 정도내려서면 룗둠배기 만당룘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느닷없이 임도와 마주한다. 임도를 그대로 따라도 좋고 이 길이 싫다면 억새숲길로 들어갔다가 다시 임도로 복귀해도 된다. 10여분이면 3거리에 닿는데 여기가 쇠목재다. 산길은 건너편 능선으로 연결된다.

지금까지 내려온 만큼 산길을 다시 올라야 한다. 25분 정도를 힘겹게 걷다보면 바위전망대를 지나고 5분여 능선길을 달리면 한우산 팔각정에 닿는다. 건너편에 한우산 정상(835m)이 보인다. 임도를 건너 능선을 타고 10분정도면 한우산 정상이다. 현지인들은 더운 여름철에도 찬비가 내린다고 하며 한우산을 찰비산으로 부른다. 이곳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설치돼 있어 부산 경남지역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

활공장을 가로질러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싸릿대가 즐비한 산길을 지나게 된다.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길을 헤치고 20여분을 내려서면 안부고개에 닿는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찰비골이다. 고개에서 직진한다.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15분 힘겹게 올라서면 봉우리에 닿고 여기서 5분 정도 능선을 달리면 산성산 정상(741.4m)이다. 과거 산성이 있었다는 산성산 능선에는 연화문 와당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기와편들이 발길아래 널려 있다.

산성산에서 하산길은 2시 방향의 헬기장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서면 된다. 산 허리를 돌아서 내려가는 이 길에도 명심해야 할 곳이 한 곳 있다. 10여분 길을 따르다 오른쪽으로 나 있는 문을 통과해 다시 오른쪽 아래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다시 10여분 내려서면 사방으로 길이 나 있는 외초고개에 선다. 이곳에선 임도를 버리고 정면 왼쪽 아래로 연결되는 오솔길로 들어서야 한다. 20여분이면 이번 산행의 종점인 합천군 쌍백면 외초리에 닿는다.

#교통편

 
서부(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오전 7시50분, 8시30분, 9시10분 등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의령을 지나 칠곡면사무소에서 하차한다. 평일 소요시간은 1시간30분이면 넉넉하지만 주말이라면 2시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둬야 한다.

외초마을로 하산하면 삼가버스 정류장까지는 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버스는 오후 1시30분, 6시30분 두차례 있다. 요금은 650원. 택시는 3인 기준 6천원이다. 삼가택시 055-932-4656. 외초마을에서 삼가까지 걸아가면 33번 국도까지 1시간, 33번국도에서 버스정류장까지 40분 가량 걸린다.

삼가에서 부산행 버스는 오후 5시30분, 6시10분, 6시40분, 7시20분 등에 있다. 요금은 6천4백원. 부산까지 소요시간은 약 2시간. 교통여건에 따라 승차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차타기 15분전 미리 정류소에 나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삼가에서 부산행 막차를 놓치면 진주로 간뒤 부산행 버스를 티야 한다. 진주행 버스는 밤 10시, 11시, 12시까지 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박병률기자

입력: 2002.01.17 16:38 / 수정: 2006.11.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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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동호인들의 입맛은 제각기 다르다. 주변의 조망을 즐기며 여유로운 산행을 즐기려는 동호인들이 있는가 하면 짜릿함을 만끽하며 바위를 타고 오르내리는 암릉코스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굴산에서 한우산, 산성산을 거쳐 외초고개, 꾀꼬리등, 동이봉으로 해 한티고개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은 모든 산악동호인들의 입맛을 충족시켜 준다. 지난주 소개했던 코스가 남달랐던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면 이번주 답사 산행로는 군데군데 자리한 「힘겨운」 암릉길을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일을 타야 할만큼 험한 암릉이 걸려 있지는 않아 쏠쏠한 산행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곳곳에 터잡은 바위전망대에 서면 세상의 모든 근심이 사라진다.

이번 주 산행은 지난주 하산했던 외초마을에서 시작한다. 산행길은 「외초마을~외초고개~꾀꼬리등(600곒)~동이봉(656곒)~584곒봉~한티재~대현리~평촌리」로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 걸린다.

부산에서 합천행 버스를 타고 삼가에서 하차한다. 이곳에서 외초리행 군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산행기점인 합천군 쌍백면 외초리 새마을창고까지 들어간다. 버스에서 내려 당나무(마을신목)를 끼고 길을 따르면 외초마을회관에 닿는다. 지난주 하산했던 산 아래 노란색 물탱크까지는 버스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린다.

물탱크를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억새밭이 기다린다. 「쌍12-2」라고 적어둔 표지판이 서 있는 3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지난주 하산했던 길이라 눈에 익을 것이다. 내려올 때는 크게 힘들지 않았지만 경사가 심해 오르기는 힘이 든다. 50여분 오르막길을 힘겹게 달리면 외초고개에 닿는다.

 
 오른쪽에 지난주 올랐던 산성산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산행은 정면 벽계마을 쪽임도를 따라야 한다. 철탑이 보이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서는 안된다. 이 능선길은 지능선으로 올라 대현리로 하산하는 산행로다.

10여분 이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3거리를 만난다. 이곳에서 왼쪽 오르막으로 방향을 잡아 50곒쯤 오르면 송전탑이 시야에 들어오는 능선상에 선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틀면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희미한 오솔길로 접어든다. 잡목과 소나무가 우거져 산행자를 괴롭힌다. 하지만 발아래 깔린 낙엽이 발길을 한층 가볍게 해준다.

산길을 따라가면 세 갈래길과 마주친다. 희미한 길이 이어지는 구간인 만큼 갈림길에선 각별히 길찾기에 유념해야 한다. 이곳에는 예외없이 국제신문의 산행리본이 부착돼 있으므로 참고해 주기 바란다. 꾀꼬리봉으로 오르려면 철조망이 보이는 오른쪽 산행로를 선택해야 한다.

경사가 심한 산길이 버티고 있어 산행자를 「괴롭게」한다. 땀을 흘릴 각오를 하고 발품을 팔아 오르면 시원한 골바람이 불어와 큰 힘을 들이지않고도 오를 수 있다. 철조망이 쳐진 오르막 산길을 30여분 걷다보면 암봉 아래에 선다. 지금부터 암릉길이 이어진다. 산행자들은 마음을 다잡아 먹어야 한다.

첫번째 암봉에 올라서면 시원스런 조망이 펼쳐진다. 지난주부터 현재 서 있는 지점까지 지나온 산길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또 앞으로 가야 할 「험한」산길도 미리 바라 볼 수 있다. 바위, 릿지산행이 시작되는 만큼 등산화를 다시 한번 단단히 조여 맨다. 서둘지 않으면서 조심조심해 바위를 음미하며 산행을 계속한다.

이번 산행길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간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곳곳에 자리한 바위봉우리들이 전망대 역할을 한다. 전체 산행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 만큼 쉬엄쉬엄 산행을 하더라도 시간에 구애받지는 않는다. 바위를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꾀꼬리등에 선다.

꾀꼬리등이 600곒봉이고, 앞에 물동이처럼 생긴 바위봉우리 동이봉이 656곒봉인만큼 산길은 다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꾀꼬리등에서 10여분이면 동이봉에 선다.

동이봉을 지나면 곧이어 헬기장과 만난다. 암릉은 이곳을 지나면서 끝이 난다.

산길은 다시 순해지고 융단처럼 깔린 낙엽이 암봉을 오르내리며 뻐근해진 근육을 풀어준다. 물론 군데군데 바위가 걸려 있기는 하지만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30여분 근육을 풀어주면서 산길을 달리면 584곒봉이다. 봉우리에서 30곒를 지나면 갈림길과 만난다. 이곳에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낭패를 당한다. 산길은 왼쪽으로 열린다. 이번 산행의 마지막 능선상에 걸린 지점이다.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잡목과의 전쟁」이 벌어진다. 가지만 드러내 놓은 진달래, 가시덤불 등이 산행자의 얼굴과 손등을 할퀸다. 30여분 잡목들과의 전쟁을 끝내고 나면 억새숲이 어어져 숨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면 다시 20여분을 잡목들과 함께 해야 한다.

지루한 잡목터널을 빠져나오면 오솔길로 이어진다. 10여분 이길을 따르면 한티재에 닿는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애처롭기 이를 데 없다. 송전탑 공사를 위해 산의 허리를 깎는 바람에 그 모습이 흉물스럽기 때문이다.

한티재에서 하산길은 의령군 궁류면쪽으로 잡는다. 얼마 후면 오지마을인 대현리를 지난다. 경주최씨 재실(용산재), 경주김씨 선산이 자리하고 있고 마을 뒤에는 용이 승천했다는 용천샘이 있다. 이 길을 따라 1시간 정도 내려오면 평촌마을에 닿는다. 산행을 일찍 끝내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세계 최대 규모의 동굴법당(기네스북 등재)이 있는 일붕사를 둘러봐도 좋다. 727년 신라 혜초스님이 창건했다는 성덕암을 확장한 사찰로 석굴법당 나반존자 약사여래불 등이 볼만 하다.

 


# 교통편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버스를 타고 삼가에 내린다.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에 있다. 소요시간은 2시간. 요금은 6천4백원이다. 삼가에서는 내초행 버스를 탄뒤 외초리 새마을창고 앞에서 내린다. 오전 7시30분, 9시30분, 11시30분에 출발한다. 요금은 650원. 늦어도 오전 9시30분 출발하는 내초행 버스를 타야 10시부터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 부산서 출발할 때 합천행 첫차인 7시차를 타는 것이 좋다. 주말에는 부산서 삼가까지 3시간 이상 걸리는 수도 있다.

만약 삼가에서 내초행 버스를 놓쳤다면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삼가 버스 하차장 바로 앞에 삼가택시정류장이 있다. 요금은 4인기준 6천원. 소요시간은 15분.

대현마을로 하산하면 버스가 없으므로 택시를 타야한다. 궁류면사무소 앞 궁류장터까지 5천원. 평촌마을에서도 오후 2시20분 출발하는 버스만 있을 뿐이어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달성상회 앞에서 궁류장터까지 요금은 3천원. 궁류삼성택시 055-572-8026.

궁류장터에서는 오후 3시20분, 4시10분, 5시, 6시30분에 의령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요금 2천원. 소요시간 40분. 택시를 타고 의령까지 나가면 1만5천원이상 나온다. 의령에서 부산행버스는 오후 5시50분, 6시30분, 7시5분, 7시50분에 있다. 요금은 4천9백원.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박병률기자 brpark@kookje.co.kr

입력: 2002.01.17 16:37 / 수정: 2006.11.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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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봉에서 뒤돌아본 금귀봉



  

다시찾는 근교산팀이 송년산행지로 정한 곳은 거창의 금귀산~괭이봉 종주코스다. 황금빛 솔가리가 융단처럼 깔린 산길에다 암릉이 이어지는 「공룡능선」을 함께 달리는 이번 산행은 재미가 남다른 곳이다. 뿐만이 아니다. 능선에 오르면 주위의 명산들이 손에 잡힐 듯 다가 와 시원스런 조망을 안겨준다. 이같은 매력 때문에 근교산 동호인들은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거창의 산군(山群)을 찾아 나선다.

거창 금귀산(金貴山·827m)은 근교산취재팀의 기준으로 볼 때 결코 낮은 산이 아니다. 그러나 1,000m급 산이 20곳이 넘는 거창에서 태어나서 「꼬마산」이 됐다. 키는 작지만 이 산은 거창사람들에게 신령스런 산이다. 마을사람들은 이산을 「금처럼 귀중한 산」으로 여긴다. 옛날 사람들은 이 산이 갓아래 받쳐쓰던 관인 탕건을 닮았다고 생각해 「탕건산」이라 부르기도 했고 거북형상과 같다고 해서 금구산(金龜山), 또는 구잠(龜岑)이라고도 불렀다.

산행코스는 「거창군 주상면 학리 원동마을~농원~610m봉~송이재배지~710m봉~금귀산~봉우재~암릉구간~범어치재~괭이봉~봉우당골~거창읍 양평리 당동마을」로 산행시간은 4시간~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이번 산행을 짧게 잡은 것은 근교산동호인들이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산행을 즐기며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라는 의미다.

이번 산행은 크게 두 구간으로 나누어진다. 초입부터 금귀산까지는 황금빛 솔가리가 깔린 융단같은 길이어서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러나 후반부인 금귀산에서 괭이봉까지는 오르내림이 심한 암릉구간이므로 산행시 체력안배를 잘 해야 한다. 바윗길 산행에 자신이 없다면 봉우재에서 땅재로 빠져 봉우당골을 거쳐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이 코스를 따르면 3시간30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뒤 서흥여객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한다. 서흥여객버스정류장은 터미널 출입구 왼쪽 네거리 교차로에서 합천방향으로 길을 잡아 15분정도 가야 한다. 버스정류장에서 고제선, 남산선 버스를 탄 뒤 원동학리에서 내린다. 하차하면 SK주유소가 눈에 들어온다. 「학동마을」 표석과 SK주유소 사이로 열리는 샛길로 방향을 잡는다. 50m 정도 들어가면 학리교가 있다. 이 다리를 건너 「외학마을」, 「학림농원」 표석을 잇따라 지난다.

길을 따라가는 사과밭이 산행자의 눈길을 끈다. 이 마을은 거창사과의 주생산지 가운데 한 곳이다. 「효자김공 3형제 효행기실비」(孝子金公3兄弟孝行紀實碑)를 지나 만나는 3거리에서 오른쪽으로 20분 가량 걸으면 콘크리트포장도로 끝의 농원에 닿는다. 농원건물을 통과하면 들머리다. 사과밭을 관통하는 왼쪽과 산사면을 오르는 오른쪽 어느 곳을 선택해도 좋다. 농원주인은 취재팀에 두 길 모두 개방했다. 하지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오른쪽 비탈길을 이용해 주기 바란다. 오른쪽 비탈길은 사람 한명이 지나가면 알맞을 정도다. 10여분 이 길을 오르면 양지바른 봉분 1기를 만난다. 이곳을 통과하면 산길이 넓어진다.

『야, 이것들을 갈퀴로 긁어서 아궁이에 넣으면 안방 한번 따뜻하겠다.』

취재팀 중 누군가가 땅바닥에 깔린 마른 솔가리를 보고서 탐을 낸다. 황금빛으로 물든 솔가리가 칼날능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다. 20분 뒤 좁지만 완만하던 능선이 갑자기 꿈틀거린다. 산길이 희미해지면서 경사가 급해지기 때문이다. 300m 정도 거친 숨을 내뱉으며 오르면 610m 봉이다. 3거리인 이곳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주능선으로 이어진다. 마른 잔가지 사이로 우뚝 솟은 봉우리 하나가 눈에 띈다. 금귀산 정상이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오르기는 만만찮을 것 같은 느낌이다.

20여분 힘겹게 올라서면 「송이버섯채취지」라는 팻말과 만나는데 50m 전방에 710m봉이 솟아 있다. 710m봉을 직접 오르지 않고 정상 아래서 왼쪽으로 꺾어 능선길을 이어간다. 앙상한 소나무숲이 우거진 곳으로 접어들면 산은 깊어진다. 소나무군락의 호위를 받으며 오르는 맛이 남다르다. 40여분 따라오던 소나무들이 숨이 찬 듯 주저앉기 시작한다. 조망은 여기서부터 열린다. 왼쪽 계곡너머로 보해산이 머리를 오롯이 드러내는 순간 금귀산 정상에 올라선다.

  

 금귀산 정상의 조망은 거창군민들이 신성스럽게 여길 만큼 눈부시다. 12시 방향으로 흰대미산·보해산이, 2시 가야산, 4시 오도산, 6시 감악산, 9시 기백산, 11시 남덕유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금귀산 정상부근에는 와편과 사기그릇 파편이 적잖이 모습을 보인다. 가야시대의 산성터로 추정하고 있다는 마을주민들의 언급이 실감난다. 정상의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50여m 곧바로 떨어지면 봉우재다. 「땅재 0.5km, 범어치재 2km」라 적힌 이정표가 있다. 가족들과 함께 한 산행자라면 이곳에서 땅재로 하산해도 좋다. 1시간이면 봉우당골에 닿는다.

취재팀은 그러나 거창의 명물인 바윗산을 포기할 수 없었다. 범어치재를 지나 괭이봉으로 산길을 잡는다. 범어치재로 빠지는 순간부터 드라마틱한 암릉 산행이 시작된다. 기다렸다는 듯 삐죽삐죽 비어져나온 바위가 앞길을 가로막는다. 뒤를 돌아보면 기암괴석으로 갑옷을 두른 금귀산의 또다른 모습에 탄성이 절로 새어나온다. 바위틈새로 조망도 시원스레 열린다. 내리막이어서 힘은 들지 않지만 미끄러질 위험도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산길을 이어가야 한다. 아래로 내려다 보면 천길 낭떠러지가 곳곳에 터잡고 있다.

암릉 산행을 시작한지 40분만에 안부로 내려선다. 이곳에서 잠시 다리근육을 풀어주고 차림새를 여미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 뒤이어 마지막 암릉이 동호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분 오르막길을 이으면 오롯이 솟은 두개의 바위 봉우리와 마주친다. 이번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괭이봉이다.

첫번째 봉우리는 1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해 주위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을 만큼 크고 넉넉하다. 암반에 올라서면 멀리는 거창의 명산들이, 가깝게는 금귀산의 전경이 시야를 떠나지 않는다. 10m 거리를 두고 두번째 바위봉우리가 나란히 솟아있다. 괭이봉이란 이름은 두 봉우리가 나란히 한 모습이 흡사 고양이 눈처럼 생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괭이봉을 내려서면 두 갈래길이다. 왼쪽 급경사 구간으로 떨어지는 산길이 하산로다. 10여분 정신없이 아래로 내려오면 무덤군을 만난다. 인도가 있는 봉우당골까지는 무덤과 계단식 논을 지나 30분 정도 걸린다.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팀(051-500-5150~1) 이창우 산행대장(백두산장 대표 051-852-0254·홈페이지 www.yahoe.co.kr)

  



# 교통편

이번 산행은 서두르는 것이 좋다. 목적지까지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거창까지 평일에는 2시간40분 정도 걸리지만, 주말에는 3시간30분이나 걸린다. 첫차는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한다. 이후오전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 등. 요금은 1만1천6백원.

거창에서 산행기점으로 가는 연계버스를 타기 위해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흥여객버스정류장으로 옮겨간다. 걸어서 15분 정도. 이곳에서 고제선 혹은 남산선을 탄다. 고제선은 오전 9시30분, 10시20분, 11시30분 등에, 남산선은 오전 8시30분, 11시10분에 있다. 요금은 700원. 소요시간 15분.

봉우당골로 하산하면 콘크리트포장도로를 따라 양평리 당동마을, 양평마을을 차례로 지나야 한다. 마을까지 들어오는 버스는 오후 7시에 있다. 따라서 40분 가량 걸어 1084번 지방도까지 내려오는 것이 낫다. 가조에서 거창읍내로 들어오는 버스가 수시로 다닌다. 요금은 700원. 택시를 이용하면 4천5백원 정도. 거창개인택시 055-944-4414.

거창에서 부산으로 오는 버스는 오후 5시20분, 6시, 6시40분 등에 있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박병률기자
입력: 2002.01.17 16:36 / 수정: 2006.11.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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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산 미폭


“아이고마, 여기저기 다 바위산이지요. 또 골속골속 계곡이고 폭포 아닌겨. 우리 고장만큼 산좋고 물맑은 고을이 또 어디 있겠는겨.”

버스에서 만난 촌로의 거창자랑이 끝이 없다. 거창은 바위많기로 소문난 고장. 산비탈마다 바위로 철갑을 두른 듯한 이 지역의 산세는 ‘거창’한 폭포와 계곡을 수없이 빚어놓았다. 수승대 월성계곡 건계정계곡 유안청폭포 등은 지명만으로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국보급 계곡과 폭포다.

폭포산행 세번째 코스는 거창 현성산에서 찾았다. 현성산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금원산을 떠올리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현성산은 금원산에 바로 이웃한 산이기 때문이다. 1천3백고지의 금원산·기백산에서 흘러나온 맥이 현성산을 곧추 세우고는 산자락을 타고 내려가며 한바탕 질펀한 바위잔치를 벌인다. 동쪽으로 휘어가던 마루금은 단애, 기암, 폭포, 그리고 암릉을 빚어놓은 뒤에야 비로소 위천면 들판으로 잦아든다.

산행구간은 ‘미폭~암릉길~현성산(935m)~서문가바위~필봉(965m)~928m봉(삼각점)~말목고개~정온생가~강동마을’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5시간30분~6시간. 이번 산행은 청량한 폭포와 시원한 암릉길이 잘 버무려져 있다. 바위능선에서 맛보는 덕유산의 백두대간 마루금은 덤이다.

장기마을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 미폭(米瀑)에서 내린다. 미폭은 금원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아래 100m 지점에 있다. 미폭의 폭포수는 위에서 아래로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바위등을 타고 부드럽게 흘러내리며 흰 물결 무늬를 일으킨다.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마치 흰 쌀뜨물이 흘러내리는 것 같아 쌀폭포라는 뜻의 미폭이라고 부른다.

들머리는 폭포 앞 쌍무덤이다. 의성 김씨와 거창 유씨의 쌍분 뒤로 숲길이 열려있다. 300여m 산길을 올라가면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300여곒 더 올라가면 4거리 안부. 그대로 직진해 고도를 높여간다. 솔그늘 짙은 묘지 1기를 지나면 다시 바위전망대가 자리해 있다. 여기를 지나자마자 매끄러운 암봉이 앞길을 막는다. 이곳에서는 로프를 잡고 올라가야 한다. 암봉 윗머리에 기묘하게 자리를 튼 소나무에 로프가 걸려있다. 길이로 20m 쯤 되지만 경사가 크게 심하지 않으므로 여성들도 충분히 오르며 암벽등반의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암봉을 오른 뒤 계속해서 오르막 길을 따른다. 거창군 위천면 들녘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너럭바위까지 10분이면 충분하다.

너럭바위에서 한숨을 돌린 다음 오솔길로 파고든다. 간만의 흙길인가 싶더니 곧 암릉길이 나타난다. 바위봉우리를 휘돌며 오르락내리락하는 공룡능선이 정상까지 치달아가고 있다. 집채만한 바위군을 지나면 현성산 정상이 드러난다. 암릉에 우뚝 솟은 현성산 멧부리도 전형적인 바위봉우리. 그 멧부리에 서면 금원산과 기백산의 우람한 자태가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내려와 다시 능선길을 잇는다. 울퉁불퉁한 바윗길이 절경을 빚어내고 있다. 월악산과 북한산이 부러울 것이 없다는 탄성이 절로 흘러나온다.

20여분 뒤 안부를 지나자마자 삼거리를 만난다. 오른쪽이 이어지는 산길. 왼쪽은 지재미골로 내려선다. 5분 뒤 웅장한 바위 한채가 길을 가로막고 있다. 서문(西門)가 바위다. 고려말 충신 서문기가 태조 이성계의 부름을 거절하고 이 바위에 은둔해 살았다고 전해진다. 서문가바위를 지나가면 오밀조밀한 암릉길이 다시 이어진다. 오르막 삼거리를 만나면 그대로 직진해 올라간다. 10여분 뒤에 삼거리가 있는 필봉 정상에 선다. 이정표를 따라 수승대로 내려간다.

바윗길은 홀연히 사라지고 흙길이 나타난다. 솔가리가 짙게 깔려 발걸음이 가볍다. 우거진 수풀 사이로 바위전망대가 잇따라 나온다. 삼각점이 있는 928봉을 지나면 왼쪽으로 덕유산에서 이어나오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20여분 내려오면 큰 바위인 ‘끄덕바위’를 능선길에서 만날 수 있다. 두명이 밀면 흔들대는 모양이 설악산의 흔들바위를 연상케한다.

바위능선과 흙길이 뒤섞인 숲길을 따라 15분 가량 더 내려닿으면 길 양옆으로 오뚝 선 쌍바위에 닿는다. 길은 이곳부터 아래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200여m 아래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틀어 계속해서 능선을 이어간다. 다음 사거리에서 직진해 나가면 50m 위에서 대형암봉을 만난다. 이 바위봉우리를 돌아가는 맛도 쏠쏠하다.

봉우리를 돌자 길이 아래로 뚝 떨어진다. 그 와중에도 몇번의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는 가장 또렷한 길을 잡아갈 것을 당부한다. 안부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울창한 송림으로 빠져든다. 송이밭인 듯 마사토가 발아래에 널려있다. 물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계곡이다.

20여분 뒤 산길은 좁은 골로 내려선다. 이곳은 중요한 갈림길인 말목고개. 이 고개는 바깥에서 보면 능선이 이어지다 개미 허리처럼 옴쑥하니 들어 패있다.

취재팀은 오른쪽으로 틀어 산행을 끝마치기로 했다. 오른쪽 수풀 사이로 50여곒만 내려오면 너른 논배기가 펼쳐진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직진해 다시 치고 올라가기를 권한다. 이 길은 뚜렷한 능선길로 2㎞가량 이어가다 수승대의 검푸른 계곡에서 끝을 맺는다.

오른쪽으로 빠져 나오면 논두렁길이 시작된다. 논두렁을 벗어나 마을로 내려간다. 멀리 위천초등학교의 체육관 건물이 보인다. 마항경로당을 지나 10분 쯤 내려가면 종온선생 종택(중요민속자료 205호)이 있다. 길을 따라 마을어귀까지 내려가면 ‘강천리’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거창 군내버스정류소행 버스를 탈 수 있다.
교통편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부산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 첫차. 요금 1만1천6백원. 소요시간 2시간 40분.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린 뒤 군내버스정류소로 가야한다. 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튼 뒤 건널목 앞에서 다시 왼쪽으로 간다. 터미널에서 정류소까지는 15분 거리.

군내버스정류소에서 위천선 버스를 탄 뒤 위천면 사무소가 있는 장기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10시, 10시30분, 11시 등 30분 간격으로 있다. 1천50원. 소요시간 30분. 버스에서 내리면 위천개인택시 주차장이 맞은 편에 있다. 택시를 타고 금원산 자연휴양림 아래 미폭까지 가야한다. 요금 5천원.

강천리 표지석 앞에서는 오후 7시20분께 거창 군내버스정류장행 버스가 지나간다. 이를 놓쳤다면 위천을 지나 교통표지판이 보이는 큰 거리(1082번 지방도)까지 5분 정도 걸어 나간다. 이곳에서는 7시40분께 막차가 떠난다.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 막차는 오후 6시40분. 1만1천6백원. 이를 놓쳤다면 대구로 간 뒤 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 대구 막차는 오후 9시. 요금 4천1백원.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 글·사진=박병률기자
/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 이창우 산행대장(www.yahoe.co.kr)
brpark@kookje.co.kr  입력: 2001.08.0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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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월여산 정상은 대형 바위봉이 자리잡고 있어 힘차고 스릴있다. 제2봉을 오르는 근교산 취재팀 뒤로 호쾌한 바위능선이 뻗어나가고 있다.]“야, 이런 산도 있었네!”누군가로부터 탄성이 흘러나왔다. 또 하나의 보석이 거창땅에 숨어 있었다. 그 산에는 호쾌한 암릉이 있고 자지러지는 철쭉이 있고 상쾌한 솔숲이 있었다.




  


거창 월여산(月如山). 월여산은 백두대간의 피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산이다. 남덕유산에서 흘러온 맥이 합천호에 잠기기 전 월여산을 빚어 놓았다. 1천곒가 훨씬 넘는 고산이 즐비한 거창 땅에 800고지의 키로도 당당히 버티고 서 있으니 월여산은 ‘산속의 산’인 셈이다.

거창군 신원면과 합천군 대병면을 가르는 월여산은 산정이 세개의 바위 봉우리로 이뤄져 삼봉산(三峰山)이라 불리기도 한다. 산세가 빼어나, 무학대사는 월여산을 황금닭이 알을 품은 금계포란형(金鷄包卵形)이라며 해동 제일의 명당으로 꼽기도 했다.

월여산 산행구간은 ‘거창군 신원면 구사리~신기마을~원적암~채소밭~지리재~바위전망대~제1봉~제2봉~월여산(862.6m)~삼거리~팥죽재~밤나무밭~내탐~거창양민학살합동묘지~신원면 과정리 면사무소’로 이어진다. 소요시간은 5시간. 이번 산행은 뛰듯이 지나가기 보다는 늦봄의 여유로움을 한껏 즐기는 것이 좋다. 암봉, 철쭉, 조망 등 산꾼을 유혹하는 감미료들이 곳곳에 뿌려져 있다.

신원행 버스를 타고가다 구사리에서 내린다. 도로를 건너 ‘신기마을’ 표지석을 확인하고 버스승강장을 지나 마을로 향한다. 신기교를 지나 세갈래 길에서 직진하면 신기마을이다. ‘원적암’이라 적혀 있는 전봇대를 따라 영은정(永恩亭)을 지나면 20분 뒤 원적암에 닿는다. 계곡을 따라 임도를 오르다가 채소밭 바로 아래 삼거리에서 멈춰 선다. 이곳이 들머리다. 직진해 야트막한 채소밭을 통과하거나, 오른쪽으로 꺾어 너른 고랭지밭을 지나가면 월여산으로 오를 수 있다. 취재팀은 직진하는 길을 택했다. 여유로운 산길을 즐기며 아기자기한 풍광을 벗하기에는 ‘직진 길’이 낫다.

밭두렁을 따라 채소밭을 지난다. 계곡이 잠시 비치는 듯하더니 곧 임도다. 몇 번의 갈래길이 나오지만 너른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치고오르는 산길이 시작된다.

수풀이 우거진 비탈길을 15분 가량 헤치고 오르면 지리재에 닿는다. 지리재에서 오른쪽이 월여산으로 가는 주능선이다. 직진해 재를 넘어가면 합천 땅으로 떨어진다.

분홍빛 철쭉군락을 헤치면 오른쪽으로 첫번째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들머리였던 신기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두번째 바위전망대는 왼쪽으로 나타난다. 합천 일대를 조망하기에 좋다. 200여곒 위에는 세번째 바위전망대가 짙푸른 소나무 군락에 고개를 감추고 있다.

바위전망대에서 절경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삼거리 능선길이다. 왼쪽으로 꺾어 오르막 능선을 탄다.

5분여 뒤 거창, 합천 일대를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바위전망대가 능선길을 가로막는다. 세개의 암봉으로 이뤄져 있는 월여산은 정상도 뚜렷하다.

암봉을 비켜 내려오면 산철쭉이 산꾼의 발목을 잡는다. 어깨 너머까지 자란 철쭉 군락이 핑크빛 꽃잎을 펑펑 터트리고 있다. 철쭉으로 뒤덮인 무덤을 지나 안부까지 10여분간 철쭉길이 이어진다. 철쭉제가 한창인 황매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조용함과 아늑함이 스며져 있다.

안부는 고산평원이다. 이곳에는 억새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다. 왼쪽 내리막은 합천의 백기재로 내려서는 길.

정면으로 우뚝 솟은 암봉이 월여산 제1봉이다. 암봉 사이로 내려진 로프를 붙잡고 오른다. 암봉 위로 올라서면 바위능선을 따라 또 다른 바위봉이 고개를 치켜세우고 있다. 제2봉이다. 바위 틈을 비집고 오르는 제2봉에서 독특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등 뒤로 힘찬 산줄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제2봉 너머 마지막 봉우리가 월여산 멧부리다. 정상에는 월여산을 알리는 표지목이 서 있다. 삼각점을 참조하며 탁 트인 주위를 조망해 보자.

남으로는 황매산 지리산이 열리고, 북으로는 수도산 가야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로는 바랑산 소룡산 매봉산이 돌아나가고, 동으로는 품 넓은 합천호가 햇살에 반짝인다.

하산은 북쪽으로 한다. 산청으로 가기 위해서다. 하산길은 누런 황토가 두텁게 깔린 소나무길이다. 10여분 뒤 갈림길을 만난다. 내리막길을 좇아 왼쪽 길로 계속 내려온다. 오른쪽으로 틀면 공룡능선을 타다 거창으로 떨어진다. 왼쪽 하산길은 여유롭고 고즈넉하지만 틈틈이 바위전망대가 자리잡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깨끗한 오솔길을 따라 내려간다. 두번에 걸쳐 오른쪽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 갈림길로 빠지면 출발지였던 구사리로 떨어진다.(박스기사참조)

40여분 뒤 하산을 결정하는 중요 지점에 다다른다. 능선에 자리잡은 무덤을 만나면 곧바로 왼쪽으로 틀어야 한다. 밤나무밭, 담배밭을 지나 20분 정도 걸어 내려오면 내탐마을이다.

내탐마을 일대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 서려 있는 곳이다. 한국전쟁중 일어난 거창 양민학살 사건의 현장이다. 마을 어귀에 서 있는 ‘북괴도발 못막으면 자유잃고 노예된다’는 낡은 표지석이 을씨년스럽다. 지금 이곳에는 양민학살 현장의 성역화 사업이 진행중이다. 마을에서 내려오면 도로(59번지방도)에서 산청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여기까지 왔다면 볼거리 하나를 더 챙기자. 15분 정도 오른쪽 방향으로 걸어가면 ‘거창 양민학살합동묘지’가 있다.

이곳에는 남자, 여자, 남녀 어린이 등 4기의 무덤에 고운 떼가 자라고 있었다. 낡은 나무비에는 학살된 750명을 애도하는 글이 남겨져 있다.

묘지에서 물러나와 지방도를 10여분 걸어가면 신원면사무소 앞에서 산청, 혹은 거창행 버스를 탈 수 있다. /글·사진=박병률기자

/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 이창우 산행대장(011-563-0254 · www.yahoe.co.kr)

◆짧지만 알찬 원점회귀 산행 해 볼만

월여산 산행은 산행 시간이 짧은데다 볼거리가 많아 가족산행으로 추천할 만하다. 원점회귀 코스를 이용하면 승용차를 이용할 수 있다. 승용차는 신기마을에 주차시킨다. 산행코스는 신원면으로 떨어지는 구간과 거의 똑같다. 단 하산길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틀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산행구간은 ‘신원면 신기마을~원적암~채소밭~지리재~바위전망대~제1봉~제2봉~월여산(862.6m)~삼거리~원만부락~원평마을~신기마을’로 이어진다.(지도참조) 삼거리에서 신기까지 가는데는 40분이면 충분하다.



◆교통편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거창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
부산~거창행 버스는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부터 40~50분 간격으로 있다. 요금 1만1천6백원. 소요시간 2시간40분.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린 뒤 군내버스터미널로 간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왼쪽으로 100여곒 가다 첫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건너 다시 왼쪽으로 튼다. 10여분 내려가다 다음 사거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150여곒더 걸어간다. 왼쪽으로 군내버스터미널을 만날 수 있다.
 `신원'선 버스를 탄 뒤 `구사'에서 내린다. 버스는 오전 7시20분, 8시, 9시40분, 10시40분, 11시:40 등에 출발한다.  소요시간 40분.
 산을 내려오면 신원면 과정리다. 신원면 사무소 앞에서 거창행 혹은 산청행 버스를 탈 수 있다.
 부산에서 출발했다면 산청행 버스가 낫다. 산청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진주행 버스가 다니기 때문이다. 신원면~산청행 버스는 오후 4시, 5시50분 등에 있다. 요금 2천원. 산청교통 055-973-5191. 신원에서 산청까지 택시를 탄다면 1만5천원. 055-942-8080.
 산청~진주는 밤 9시20분까지 약 20분 간격으로 있다. 요금은 2천5백원, 소요시간은 1시간 40분 가량. 진주에서 부산행 버스는 밤 9시10분까지 있다. 요금 4천9백원. 진주에서는 부산행 심야버스도 있다. 밤 10시30분, 11시30분 등.
 신원면에서 거창행 버스를 탈 수도 있다. 오후 4시, 5시, 6시 등. 막차는 오후 7시25분.
거창에서 부산행 막차는 오후 7시다. 더늦으면 대구로 나가서 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
자가운전시 대전 통영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산청T.G에서 내려 산청방향우회전한뒤 59번 도로를 타고 차황면 소재지를 지난후 신원면 소재지도 지나고 합천봉산방면으로 우회전하면 신기마을 안내판이 나온다.
 신원면사무소 055-942-8005.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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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 사람이 없어, 여기 금정산 맞아
양산 동면 가산리서 출발, 범어사로 하산
산행중 양산 쪽에선 산꾼 거의 없어 한산
걷는 시간만 4시간20분, 근교산행지로 제격
금샘 원효암 의상대 거치는 '엑기스'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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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도심에 금정산만큼 접근성이 뛰어나고 수려한 경관을 가진 산이 또 있을까. 지역 산꾼들은 이 점에 있어선 축복받았다고 생각하며 아끼고 사랑하고 그래서 오르고 또 오른다. 해서, 주말 금정산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는 등산로를 따라 인산인해를 이룬다. 만일 하늘에서 봤다면 여왕 개미를 향한 일개미 군단의 행렬에 비유될 듯싶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지나친 사랑도 좋지만 그와 비례해 폐해도 적지 않다. 호젓해야 할 산길이 시골장터마냥 떠들썩하다. 무념무상의 경지로 임해야 될 산행이 되레 스트레스만 듬뿍 안겨준다.

그렇다면 이제 금정산은 산행지로서의 기능을 잃었단 말인가. 시경계를 넘어 인접한 양산에서 오르면 다행히도 아직 호젓한 산길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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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에서 오르는 금정산은 의외로 산꾼들이 없어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 도중 만난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과 지류인 양산천 그리고 무척 오봉 토곡 선암 금동 석룡 동신어 신어 백두 까치 돛대산 등 김해 양산 쪽의 산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


 
양산에서 출발하는 금정산은 부산의 금정산과는 딴 산이다. 시골 풍취도 남아 있고 호젓하며 제법 운치도 있다. 무엇보다 지도상에는 등산로가 뚜렷하다고 표기돼 있지만 막상 가보면 의외로 오랜 기간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개척하는 재미도 있다.

여기에 수석전시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둥그스름한 기암괴석까지 산사면에 쏙쏙 박혀 있어 눈까지 호사시켜 준다. 거기에다 최근 고유가로 인해 너무 먼 산의 소개를 자제해 달라는 독자들의 요청까지 만족시켜 줄 수 있어 금상첨화의 코스라 아니할 수 없다.

금정산 등산은 출발지가 부산이든 양산이든 정상인 고당봉에 올라선다. 여기서 산행팀은 금정산 내 의미있는 볼거리를 가급적 많이 소개하기 위해 금샘 원효암 의상대 범어사를 차례로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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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올려다 본 양산 쪽 산사면.
왼쪽 바위 뒤가 729봉.우측으로 낙동정맥길이 이어진다.




산행은 양산시 동면 가산리 중리마을 정류장~금정암~잇단 철탑~잇단 임도~(410봉)~전망대~흔들바위~산죽길~석문~729봉(주능선)~가산리 마애여래입상~철탑~금샘~금정산 고당봉~금정산장~북문~원효암~의상대~범어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 20분. 도중 볼거리가 많아 식사시간 등을 포함하면 넉넉잡아 6시간 정도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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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팀이 발굴한 양산 쪽의 흔들바위. 실제로 흔들린다.



가산(중리)정류장에서 내려 바로 우측 포장로를 따라가며 산행을 시작한다. 100m 뒤 첫 갈림길에서 우로 간 후 '금정암' 팻말을 보고 좌측으로 향한다. 이후 또 갈림길. '중리교'라 적힌 이정석이 보이는 좌측으로 100m쯤 가면 또 다른 갈림길. 역시 '금정암' 팻말을 따라 가면 막다른 골목에 금정암이 보이고, 산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정면 담쟁이덩쿨이 보이면    
 

좌측으로 가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야 본격 산으로 진입한다. 잠시 잡풀을 헤치고 나아가면 반듯한 길과 함께 정면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여기까지 오면 초입 부분 어려운 길찾기는 끝.

경주 김씨묘를 지나 소나무숲을 따라 두 번째 묘지를 지나면 갈림길. 능선으로 향하는 왼쪽으로 올라선다. 첫 번째 철탑을 통과하면 이내 오름길. 너무 한적해 강원도 오지라 해도 속을 듯하다. 8분 뒤 또 갈림길. 왼쪽 가산마을로 내려가는 하산길 대신 우측으로 간다. 소나무 재선충 훈증처리 지점을 지나면 집채만한 바위 앞에서 또 갈림길을 만난다. 얼핏 선명한 좌측 길로 가기 쉬우나 직진형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바위 우회로인 셈이다. 9분 뒤 오르막 정점은 두 번째 철탑. 여기서 그냥 반듯한 직진길 대신 좌측 철탑을 통과해 산길로 오른다. 한눈에 봐도 길은 묵어 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올라갈 수 있다. 잠시 후 임도와 만난다. 우로 20m쯤 가서 좌측 침목을 덧댄 산길로 들어서면 3분 뒤 한 굽이 돌아오는 임도와 다시 만난다. 좌측 금정산 종주의 시점인 양산 다방동 방향 대신 우측 호포 방향으로 250m쯤 간 뒤 두 번째 곡각지점을 돌자마자 임도 좌측 열린 길로 올라선다. 오르기 전 그간 안 보이던 금정산줄기가 저멀리 보인다. 찾기가 어렵지 일단 올라서기만 하면 반듯한 산길로 이어진다. 15분 뒤 다시 임도. 이번엔 왼쪽으로 간다. 지도상의 410봉은 임도 좌측에 위치해 있다. 150m쯤 진행한 뒤 뒤 묘지를 지나 숲으로 진입한다. 임도는 여기서 끝.

지금부턴 금정산 특유의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이와 만 마리의 자라)'로 불리는 기암괴석을 감상하며 주능선을 향한다. 밧줄을 잡고 올라 농짝만한 바위 맞은편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과 지류인 양산천, 양산신도시가 보이고, 정면 무척산에서 우측으로 오봉 토곡 선암산이, 낙동강 건너 좌측으론 금동 석룡 동신어 신어 백두 까치 돛대산이 확인된다.

이제 간혹 만나는 바위를 우회해 올라 주변 조망을 감상하고 다시 숲길로 올라서는 운행이 반복된다. 20분 뒤 길 우측으로 일명 흔들바위를 만난다. 실제 혼신의 힘을 다해 밀면 약간 움직인다.

7분 뒤 다시 전망대에 선다. 뒤돌아보면 기암괴석이 보석처럼 산사면에 쏙쏙 박혀 있고 정면으론 저멀리 낙동강을 배경으로 호포지하철기지창에서 발아래 계곡을 거쳐 마애불과 토굴로 올라오는 산길도 훤히 보인다. 또 한 가지. 정면 초록색의 지붕이 보이는 기암이 보인다. 가산리 마애여래입상이 있는 지점이다.



이번엔 산죽 오름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18분쯤 뒤 어느새 마애불 눈높이까지 올라선 듯하다. 우측에 보이는 기암 반대편 직벽에 마애불이 있다. 5분 뒤 갈림길. 좌측 대신 직진하면 곧 갈림길. 이번엔 마애불 가는 직진 방향 대신 좌측으로 올라선다. 고무판이 깔린 조그만 석문을 통과하면 금정산 주능선이며 낙동정맥이자 지도상의 729봉에 닿는다. 좌측 장군봉 계명봉 방향 대신 우측 고당봉으로 향한다. 5분 뒤 마애불 갈림길. 주능선에서 80m 지점에 1000년의 오랜 성상 동안 비바람에 씻기면서 말없이 방문객을 내려다보고 있다. 마애불 아래 두릅나무가 자라고 있는 지점이 과거 움막이 있던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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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리마애여래입상

이어지는 반듯한 낙동정맥길. 잣나무 조림지와 철탑을 지나면 이내 사거리. 좌측 '정상 0.3㎞' 방향으로 간다. 곧 갈림길. 직진해 바로 오르면 정상이지만 산행팀은 금샘을 보기 위해 좌측으로 향한다. 2분 뒤 '금샘 가는 길과 금샘과 범어사 설화'가 적힌 안내판 앞에 선다. 안내판 우측 뒤로 간다. 금샘까진 0.2㎞. 5분 걸린다. 금샘은 한 마리의 금빛 물고기가 오색 구름을 타고 범천(梵天)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곳. 금샘 안내판으로 되돌아와 이번엔 '북문 가는 길'이라 적힌 이정표 방향 대신 이 방향으로 2m쯤 간 뒤 우측 열린 길로 올라선다. 고당봉으로 가기 위해서다. '북문 가는 길'은 고당봉을 가지 않고 바로 북문으로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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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샘

6분이면 나무계단 앞. 앞서 정상 직전 갈림길에서 곧바로 직진하면 이곳으로 올라선다. 금샘을 보기 위해 한참을 돌아 이곳으로 온 것이다. 나무계단과 나선형 계단을 돌아 오르면 이내 고당봉 정상. 장군봉 천성산 계명봉 원효봉 의상봉 신어산 동신어산 오봉산 등과 낙동강이 모두 확인되는 거칠 것 없는 조망이 펼쳐져야 하지만 아쉽게도 짙은 운무에 의해 시계 제로.

  


하산은 북문 방향으로 향한다. 20분이면 고모당과 고당샘을 거쳐 북문산장에 도착한다. 잠시 숨을 돌린 후 북문을 통과해 범어사 방향으로 내려선다. 10분 뒤 '북문 0.6㎞', '더 푸르게 더 맑게'라 적힌 안내판을 지나면서 메인 등산로를 버리고 우측으로 간다. 원효암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9분이면 '원효암'이라 적힌 조그만 현판이 걸린 문을 통과, 12분을 더 가야 암자에 다다른다. 도중 부도와 삼층석탑 그리고 편백과 향나무숲길이 무척 아름답다. 참선수도 도량인 이곳에는 범어사 조실 지유 스님이 주석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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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 원효암 안내판이 보이는 사거리에서 앞서 올라온 길 바로 우측으로 향한다. 20~30m쯤 갔을까, 우측 바윗길로 오르면 드넓은 바위가 소나무를 끼고 있다. 범어사를 창건한 의상 대사가 기거했다는 성스러운 자리로, 예부터 금정산에서 전해오는 '금정8경'의 하나로 의상망해(義湘望海)라 불린다. 바위 좌측에는 용이 승천하는 듯한 글씨체로 '의상대(義湘臺)'라 새겨져 있다. 조망도 기가 막혀 정면 남산봉과 회동수원지를 감싸는 아홉산 황령산 광안대교 그리고 발아래 상마 하마마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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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대에서 바라본 조망. 남산봉 뒤로 회동수원지가 보인다.



드디어 본격 하산길. 4분 뒤 갈림길에서 좌로 100m쯤 내려서면 갈림길. 직진하면 상마마을, 좌측으로 크게 꺾으면 범어사로 이어진다. 좌측으로 8분이면 범어사에서 북문으로 가는 메인 등산로와 만나고, 여기서 10분이면 범어사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북한음식점' 산꾼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

'동국여지승람'과 '범어사 창건 사적'에도 나오는 금샘. 금정산(金井山)의 금정(金井)은 금샘을 의미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학계의 견해이다. 즉 금샘이 있기에 금정산이란 이름이 생겨났고, 그 금샘으로 인하여 범어사가 이 산에서 탄생됐다.

하지만 초행자의 경우 이 금샘을 찾기가 무척 어렵다. 단적인 사례 하나. 부산 남구 용당동에 산다는 한 50대 산꾼은 금샘 안내판 앞에서 산행팀을 보자 무척 반가워했다. 어디로 가야할지 도통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미 안내판 좌측 뒤로 가서 허탕을 쳤다는 그는 자신이 없어 고민 중에 있었다. 안내판 우측 뒤로 가야 된다고 설명하자 그는 발걸음을 금샘 방향으로 옮겼다. 뒤따라 나선 산행팀은 5분 뒤 금샘에 도착했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산행팀이 그 아저씨를 부르자 아, 글쎄 금샘 좌측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답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그는 "도중 '금샘 가는 길'이라 적힌 이정표는 보였지만 정작 밧줄을 붙잡고 올라선 후 '금샘'이란 안내판만 보였어도 이처럼 고생을 하지 않았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듣고 보니 그랬다. 초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그렇겠다는 수긍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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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모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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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떡 만두 수육모듬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입구 음식거리 한 가운데 위치한 북한음식점(051-508-3035). 함경도 원산이 고향인 시어머니 밑에서 15년간 배운 솜씨를 안주인 김미정(52) 씨가 그맛 그대로 전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 후 3~4인일 경우 수육모듬(순대 수육 족발·2만 원·사진)을 권하고 싶다. 모두 북한식이다. 특히 족발의 경우 2시간30분 정도 삶은 후 프라이팬에 튀겨 담백하다. 북한에서 잔치할 때 주로 해먹는 요리란다. 가자미식해가 밑반찬으로 제공된다. 북한식 만두와 녹두빈대떡도 일품이다. 금정산을 다니는 산꾼들 사이에선 이 집 모르면 간첩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범어사 순환버스를 타고 '어린이놀이터 정류장'에서 내려 200m쯤 걸으면 도로 우측에 위치해 있다.


◆ 교통편

- 지하철 2호선 호포역 내려 빨간색 버스 타야

지하철 2호선 호포역에서 내려 1번 출구 앞 호포역 버스정류장에서 23, 24, 87, 88, 93, 107, 113번을 타고 양산시 동면 가산리 중리마을 정류장(표기는 가산(중리)마을로 돼 있음)에서 내린다. 기사 아저씨는 번호와 관계없이 빨간색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한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8.06.19 19:38 / 수정: 2008.06.19 오후 10: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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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리 중리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왼쪽  시멘트 마을길로 들어선다. 금정암 안내판을 따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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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진산은 금정산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깝게 있다는 그 하나만으로 우리는 금정산의 존재를 까마케 잊고 살았다.
금정산은 우리에게 생명의 숲이며
자연의 보고임을 우리는 모르고 살았다.
금정산은 우리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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