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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세와 이별한다'는 뜻을 지닌 속리산(俗離山·1057.7m)은 두 말할 필요 없는 명산이다. 과거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대부분의 중학교에서 수학여행을 법주사와 문장대로 떠났을 만큼, 현재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 본 산이기도 하다. 비록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의 경계에 있어 부산 울산 경남에서는 그만큼 멀게 느껴지지만 유년기의 아련한 추억이 머물고 있기에 다른 산에 비해 친숙한 느낌을 준다.




   
국내 대표적 암릉산행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속리산 묘봉 정상에 오르면 충북알프스라고 불리는 내륙의 명산들이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취재팀이 묘봉 정상에서 상학봉 비로봉 등 지나온 서쪽 능선 암봉들을 살펴보고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 주 인간 세상의 먼지와 때를 씻어내고 자연과 하나 되는 속리산 줄기의 묘봉(妙峰·874.0m)을 찾아갔다. 속리산 능선 가운데 서북쪽 끄트머리에 해당하는 묘봉 코스는 바위 산으로 이름난 속리산에서도 특히 기기묘묘한 암릉과 암봉이 발달한 구간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묘봉인가.

사실 상학봉과 묘봉을 잇는 구간은 속리산 뿐 아니라 전국의 명산들을 통틀어서도 손에 꼽히는 암봉 코스다. 길이 험한 만큼 산행의 재미와 빼어난 조망을 원 없이 즐길 수 있어 산꾼들에게 인기가 높다. 게다가 은빛 화강암 바위와 울긋불긋한 단풍잎이 어우러지는 가을철의 묘봉은 진경산수화의 진수를 옮겨놓은 듯한 선경(仙景)을 자랑하기 때문에 특히 단풍산행과 암릉산행을 함께 할 수 있는 코스다. 아직 초록이 덜 지쳐 단풍은 이르지만 곧 붉게 물들테다. 다만 간간히 위험구간을 만나기 때문에 산행 입문 초보자의 경우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비 올 때나 겨울철에도 피하는 것이 좋다.

■ 속리산국립공원 서북능 10.5㎞, 6시간 걸려



   
묘봉 코스는 유달리 로프구간이 많다.

37번 국도 변에 위치한 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1리의 음식점 '묘봉두부마을'이 들머리다. 코스는 운흥1리 마을회관~이정표~토끼봉 하단 갈림길(이정표)~진터골~안부~통천문(토끼봉 상단 갈림길)~비로봉~돌탑~개구멍~굴바위~신정리 이정표~상학봉~개구멍~암릉표지석~묘봉~북가치~미타사앞 임도~운흥2리 표지석~화북면 서부출장소로 이어진다. 완전한 원점회귀 코스는 아니지만 들머리와 날머리가 걸어서 20분 내 거리이기 때문에 자가용 운전자의 차량 회수에도 큰 문제는 없다. 코스 총거리 10.5㎞, 주말 산꾼 보통 걸음으로 6시간 정도 걸린다.

음식점인 '묘봉두부마을' 앞에서 남쪽으로 병풍처럼 둘러 선 묘봉~상학봉~비로봉 줄기와 산행 안내판을 번갈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한 차례 한 후 운흥1리 마을회관 쪽 골목길로 들어선다. 회관을 지나면 정식 속리산국립공원 안내도가 있다. 다시한번 묘봉~상학봉 능선을 바라본 후 개울을 따라 골짜기 안으로 진행한다. 10분 후 첫번째 이정표. 문장대 9.1㎞ 묘봉 4.2㎞ 상학봉 3.9㎞를 가리킨다. 다시 5분쯤 가면 주의해야 할 두 번째 이정표다. 우측으로 '상학봉 2.9㎞'를 표시하고 있다. 암릉 위험 경고 문구도 보인다. 직진하면 토끼봉 방향이지만 위험하기 때문에 국립공원사무소 측에서 우측 방향으로 오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취재팀 역시 이정표가 가리키는 우측으로 길을 잡는다. 서서히 한적한 숲길의 분위기가 완연해 지면서 어느새 깊은 산중의 풍취가 물씬하다.


■ 기묘한 바위 즐비… 한국 대표 암릉산행지

   
수많은 기암 중 하나인 스핑크스 바위.

진터골 계곡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능선안부. 우측으로 가면 매봉 미남봉을 거쳐 활목고개까지 연결되고, 좌측은 묘봉 정상 가는 길이다. 묘봉 2.9㎞, 상학봉 1.9㎞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보면서 왼쪽 오르막으로 길을 잡는다. 서서히 집채 만한 크기의 바위들이 나타나면서 빼어난 전망을 드러낸다. 곳곳에 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진 전망대가 즐비하다. 옅은 안개가 끼는 듯 하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 흡사 선경을 방불케한다. 15분 후 바위 자체가 언덕을 이루는 전망대봉에 오르면 앞으로 가야할 암봉들이 성난 파도 너울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총 12개를 넘어야 하는 암봉 코스의 첫 번째 봉우리에 선 것이다. 이 봉우리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암릉산행이 시작된다.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막을 타면 5분 후 '상학봉 1.3㎞' 이정표를 지나고, 로프를 잡은 채 비스듬한 암벽을 오른다. 앞으로 줄기차게 나타나게 될 로프와의 조우다. 그런데 로프 마디 사이에 장력 약한 스프링이 함께 장착돼 있고 철사도 연결돼 있어 자칫하면 손을 다칠 위험이 크다. 무슨 이유로 스프링과 철사를 장착해 놓은 것인지, 의아하기만 하다. 로프를 잡고 오르면 널찍한 마당바위 위다. 이곳 역시 조망만큼은 기가 막히다. 다시 로프를 잡고 내려서서 좀 더 진행하면 암봉 앞에서 좌우로 길이 갈린다. 왼쪽은 암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우측은 우회로다. 왼쪽 길을 택해 암봉으로 오르면 상모봉(772m)이다. 정상석은 없다. 전방 왼쪽으로 토끼봉 능선 암릉이 눈앞에 펼쳐진다.



■ 바위굴만 5개 산행 재미 듬뿍… 조망도 일품

   
구름과 암릉이 어우러진 묘봉은 비경 중에 비경이다.

다시 내려서면 순간적으로 능선길이 편해진다고 느껴지는데, 그 순간 왼쪽에 바위문이 보인다. 험로인 토끼봉 능선에서 올라와 주능선으로 합류하는 곳이다. 일명 통천문으로 불리기도 한다. 입구는 좁아 보이지만 살짝 들어가 보면 의외로 확 넓어진다. 다시 주능선으로 돌아와 원래의 진행 방향으로 30m쯤 가면 왼쪽에 거대한 바위 틈 사이 약 1m 정도의 통로가 보이는 데 다시 한번 이곳으로 나가보면, 토끼봉과 모자바위 주전자바위 등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주능선으로 복귀, 1분쯤 가면 상모봉 직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한 길과 만난다. 좀 더 가면 가평 이씨 묘를 지나고 또다시 바위 앞 갈림길에서 왼쪽 길을 택해 오르면 널찍한 전망대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조금 더 이어가면 비로봉(830m)이다. 선계(仙界)에 들어선 듯, 조망은 빼어나지만 눈 앞 어딘가 있을 상학봉과 묘봉은 도통 분간할 수가 없다. 암봉이 너무 많고 안개까지 뒤덮여 있으니….



   
이창우 산행대장이 절벽 위 개구멍을 통과하고 있다.

로프를 잡고 조심 스럽게 내려서다가 암봉 허리춤을 타고 왼쪽으로 휘돌아가면 돌탑 있는 안부에 닿는다. 왼쪽 철계단을 타고 가파른 오르막을 치면 암봉 하나를 넘는다. 다시 내려서는 길에 로프를 잡고 개구멍을 통과해야 하는데, 통과 후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천길 낭떠러지다. 조심해서 내려선 후 왼쪽으로 널찍한 굴바위를 통과한다. 악천후 때 임시 대피소로 삼아도 될 만큼 큰 규모의 바위굴이다. 또 다른 통천문이라고 해도 되겠다. 왼쪽으로 살짝 돌아가서 약간 오르막을 타면 널찍한 마당바위와 멋진 소나무가 있는 암봉. 이제 상학봉이 눈 앞이다. 살짝 내려서서 '신정리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통과, 직진하면 4분 후 상학봉(862m)에 닿는다. 정상부 바위로 오를 수 있던 철사다리는 제거돼 없어졌지만 살짝 옆쪽으로 비켜 서면 지나온 암봉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북쪽으로는 묘봉과 그 뒤 관음봉 문장대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선의 장쾌한 풍광도 고스란히 파인더에 잡힌다.



■ 암벽 로프구간 많아 산행 안전 주의 필요

   
장닭의 볏인가, 용의 등뼈인가. 들머리인 운흥1리에서 보면 묘봉 암릉의 울퉁불퉁한 골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상학봉~묘봉 구간은 지금까지 통과한 암릉 코스의 험준함을 비웃을 만큼 좀 더 험악하다. 하지만 그만큼 짜릿함을 훨씬 많이 맛볼 수도 있는 구간인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스핑크스를 닮은 기묘한 형상의 바위를 지나 내려선 후 다시 로프구간을 만나는데, 전체 코스에서 만난 것 중 가장 긴 로프다. 2단으로 이어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0분 후 또 하나의 개구멍을 지난 후 사다리와 로프구간을 잇따라 통과한다. 오르내림의 연속이다. 개구멍에서 25분 가량 가면 비로소 '암릉(해발 860)' 표지석과 '묘봉 0.3㎞'가 표시된 곳에 닿는다. 살짝 넘어서서 사다리를 통과하고 왼쪽 우회로를 타고 올라 뿅뿅다리를 건너 오르면 마침내 해발 874.0m인 묘봉 정상이다. 충북 청주대학교 출신인 고(故) 고상돈 산악인을 추모하는 나무기둥이 반겨준다. 서쪽으로는 상학봉을 포함한 지난 암봉들이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도명산 낙영산 등의 명산들이, 또 동쪽으로는 관음봉과 문장대,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선이 파노라마를 이룬다.



이정표 상 '관음봉 3.3㎞' 방향으로 로프를 잡고 살짝 내려서자마자 왼쪽으로 꺾어 10여 분 가면 북가치고개 사거리에 닿는다. 우측 길은 관음봉 문장대로 이어지는 능선이지만 '위험구간 폐쇄' 안내판이 보란듯이 서 있다. 고개를 넘어 직진,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길은 순하디 순한 길이다. 20분 후 '묘봉 두부마을' 갈림길이 나오지만 직진해서 내려간다. 다시 20여분 걸으면 미타사 입구 임도에 닿고 이후 날머리인 운흥2리에 있는 화북면서부출장소까지는 임도를 따라 15분만 걸으면 된다.



◆ 떠나기 전에

- 속리산 묘봉 암릉은 9000만 살 어르신

기기묘묘(奇奇妙妙)한 바위들과 암봉이 수없이 늘어 선 속리산 묘봉 산행을 하다가 문득 언젠가 읽었던 책 한 권이 생각났다. 국제신문 부설 부산과학연구소 손동운 소장이 본지 생활과학부 기자 시절 부산지역 지리학 및 지질학 교수단과 함께 발로 쓴 '우리 산, 땅의 자취 답사기…산에도 역사가 있다(부산대출판부)'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속리산 문장대는 마그마가 지하 수㎞에서 서서히 굳어진 화강암이며 방사성 연대측정 결과 그 나이가 대략 9000만 살에 이른다.



묘봉 역시 문장대가 속한 속리산 능선에 위치한 점으로 미뤄 나이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이는 부산 금정산(약6500만~8000만 살)보다는 '형님'인 셈이고 월악산(9000만~1억 살), 인수봉 만경대 백운대 등 3개의 거대 암봉을 지닌 탓에 옛부터 삼각산이라고 불린 북한산(1억3000만~1억8000만살)에 비해서는 '동생'인 셈이다. 억겁의 세월을 거친 이 땅의 산과 바위를 두고 고작 100살쯤 살까 말까한 인간이 이기려 한다는 것부터가 분수를 잊은 행동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산에서 겸손해야 할 또 다른 이유인 셈이다.



◆ 교통편

- 자가용 이용해 속리산IC에서 내려야

대중교통 이용시 당일 산행이 힘들 정도로 부산에서는 거리가 먼 편이다. 따라서 자가용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3시간 쯤 걸린다.

우선 대구·부산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 김천분기점까지 간다. 김천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옮겨탄 후 낙동분기점에서 다시 당진상주고속도로를 이용한다. 당진 방면으로 45㎞쯤 가서 만나는 속리산IC에서 내린 후 상장교차로에서 속리산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5.2㎞쯤 간 후 말티교차로에서 보은 방면으로 좌회전 한 후 2.5㎞지점 보은교차로에서 우회전 국도 19호선을 타고 괴산 미원 방면으로 간다. 4.7㎞가량 이동, 봉계1교차로에서 국도19호선을 버리고 우측으로 빠져나가 내북 산외 방면으로 향한다. 575번 지방도다. 원평삼거리에서 우측 길로 직진,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 방향으로 계속 가면 활목고개를 넘어 운흥1리 묘봉 두부마을 음식점 앞에 닿는다. 주차는 식당 주변이나 마을회관 인근에 할 수 있다. 산행 후 차량회수를 위해서는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69,

  • 국제신문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 이창우 개척단장 010-3563-0254




필자가 촬영한 동영상 파일이 너무 커 국제신문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습니다. 천당과 지옥을 함 느껴보세요..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00&key=20110930.2202819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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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봉 정상에서 도갑사로 내려서는 산길에서 본 경관으로 하산할 능선길이다. 뒷 능선 우측 지점의 큰 바위가 구정봉으로 그아래 배틀굴이 있다.
구정봉을 내려서면서 본 영암읍 쪽 전경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영암 고을에 둥근 달이 뜬다
달이 뜬다 달이 뜬다
둥근 둥근 달이 뜬다
월출산 천왕봉에 보름달이 뜬다로 시작 되는 영암 아리랑의 가사이다.
사실 월자가 들어가는 산 이름은 많이 있다. 너무나 유명한 제천의 월악산,
부산과 가까운 좌천의 달음산, 진주의 달이산등 많은 산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하는 월출산이 달과 어울리는 최고의 산으로 치고 있다.
영암 아닌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월출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전체면적 또한 여타 국립공원에 비해 규모면에서 가장
적지만 산세는 여타 국립공원에 조금도 지지 않는 호남의 5대 명산이다.
예로부터 월출산은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다. 삼국시대인 백제때는 월나악으로 불렸고 고려시대에는 월생산, 조선시대에 들어와 월출산으로 불려 지금에 이르고 있다.
경관이 뛰어난 월출산을 두고 시인묵객 또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는데 금오신화를 집필한 매월당 김시습이
월출산을 두고 "남쪽에 제일가는 그림 같은 산이 있어니 청천에 솟아 있는 월출산이 여기로다"하며 월출산을
격찬하였다.
그림같은 월출산은 사실 산행을 할 수 있는 들머리가 세곳으로 집약된다. 도갑사와 천황사 그리고 경포대로 주로 천황사로 올라 천황봉을 거쳐 경포대로 내려 오는 코스가 일반 산행객에게 이용된다. 그리고 도갑사로 이어지는 월출산 종주 코스는 6시간 이상이 소요 되는 당일 코스로는 조금은 벅차지만 부산에서 오랜만에 찾는 산행지라 월출산 종주를 안 할수 없어 도갑사로 하산을 결정하고 출발하였다.
산행경로를 보면 천황사 입구 들머리~천황사지 갈림길~바람골경유 바람폭포 갈림길~구름다리~경포대 삼거리~통천문 삼거리~통천문~천황봉~남근바위~바람재 삼거리~베틀굴~구정봉~미황재(억새밭)~도갑사 도선수미비~도갑사 순으로 산행시간은 6~7시간을 걸리는 장거리 산행길이다.
그리고 구정봉에서 내려가는 마애불을 볼려면산행 시간은 더 잡아야한다.
먼저 천황사 입구인 탐방 지원센타 앞을 지나면 주차장과 그 뒤로 월출산임을 알리는 큰 표지석이 서 있다.
그 뒤로 펼쳐지는 월출산의 바위와 그림 같은 선경에 월출산의 품안으로 들어 선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인파로 인해 밀려 올라가는 형편으로 월출산은 그 만큼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조각상이 서 있는 자연관찰로를 통과하면 천황사 야영장 관리소,여기를 지나면서 산행이 본격 시작 된다. 천황사는 우측으로 천황봉3.1km, 구름다리1.41km,천황사0.5km의 이정표가 서있고 들머리를 지나면 산길은 작은 바위 들이 깔려 있고 산죽이 길 옆을
도열하고 있다. 10여분이면 천황사지 갈림길에서 산길은 갈리는데 매번 올때마다 천황사를 경유한후 능선을 따라 구름다리로 올랐는데 이번에는 코스를 달리하여 바람골 계곡을 따라  구름다리로 산행을 하기로 하고 우측 바람폭포방향으로 산길을 잡는다. 잠시 몇해전에 불이난 천황사를 보기 위해 올라서니 한창 불사가 진행중이다.
몇해전에는 가건물을 짓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불사를 일으켜 대웅전 현판이 붙은 작은 건물을 볼 수가 있었다. 다시 되돌아와 천황교를 건너면 사실상 바람골로 들어선 것이다.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던 것과 달리 바람골은 한적하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 가뭄으로 물 마른 작은 폭포에 봄꽃인 자주괴불주머니가 나타나고  산행길은 계곡을 끼고 올라가는 바위로 된 너덜길이다.
천황사를 경유하여 바람폭포 삼거리 까지 오니 30여분이 소요 된다. 바람폭포 삼거리로 좌측은 구름다리 0.3km, 우측은 천황봉1.4km, 바람폭포0.2km을 알리는 이정표, 구름다리를 보기 위해 좌측으로 급한 계단길을 오른다.
철계단을 구름다리 삼거리까지 설치한 된비알의 오름길이다. 쉬엄쉬엄 발걸음을 옮기고 뒤돌아 보는 바람골과 건너편의 바위능선이 장관이다.
천구만별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천마리의 거북이와 만마리의 자라같은 바위 형상이 골골마다 능선마다 모습을 달리하고 서 있는 기암들에 월출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머리를 들어보니 구름다리가 지나가고  어느새 15분이면 천황사에서 올라와는 구름다리 삼거리, 천황봉1.8km, 우 천황주차장1.9km, 천황사지0.8km의 안내판이 서 있고
좌측으로 돌 계단을 올라서면 구름다리로 들어선다. 많은 산행객으로 붐빈다. 몇해전에 새로 설치한 월출산 구름다리는 사자봉 중턱에서 대봉을 연결하는 현수교로 길이는 50여m. 높이는 120m로 출렁다리에서 새로 공사를 하여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가교를 설치하여 누구나 안심하고 건널 수 있다. 공사 이전에는 흔들림과 고도감으로 인해 여성분들은 건너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지금은 안심하고 건널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리를 건너면 산길은 사자봉으로 올라가는 철계단으로 이루어 져 있다. 경사가 심해 더운 날에는 땀께나 솓아야 할 구간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면 일렬로 줄을 지어 올라 가야 되고 내려 오는데 내려오는 계단이 좀 비었다고 잠시를 참지 못하고 올라가니 내려오는 사람과 서로 뒤엉켜 병목현상으로 지체하게 되고 다른 등산객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우리 등산 문화의 현 주소이다. 사자봉에서 내려 서면 안부로 정면의 큰 암봉을 좌측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숫제 돌아 간다는 개념보다는 내려 갔다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바위길을 급하게 내려서면 산길은 다시 오르막길, 숨은 턱까지 차 오른다. 좌측으로 펼쳐지는 기암들에 힘든줄도 모르고 올라선다. 다시 능선, 정면에 천황봉으로 올라서는 능선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자점이다. 올라가는 사람들의 힘든 모습도 여기서는 볼 수 있다. 정상이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 산행을 해보면 이번 산행의 제일 힘든 길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을 벗어나면 경포대 삼거리, 천황봉0.4km, 좌측 경포대2.6km 이정표를 뒤로 하고 한발한발 올라선다.
통천문 삼거리로 바람골에서 바람폭포를 지나 올라오는 지점으로 통천문 삼거리라 부른다.
여기서 좌측으로 0.3km 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이다.
천왕봉을 오를 수 있는 문이 열리는 곳으로 좁은 바위 구멍을 통과해야 한다.
통천문을 통과하면 정상은 눈앞이 보이고 주위로 얼레지가 한창이다.
힘듬도 잠시 정상에는 넓은 암반으로 사람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룬다.
속칭 물반고기반일 정도로 북적이는 인파를 뒤로 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좌우를 돌아보는 경관은 영암 땅에 불쑥 솟은 듯 산세를 이루는 월출산이라 그 어떤 산과 비교를 하리오. 
사실 도갑사로의 하산길은 이제 산행 시작이라 할 정도로 먼 거리이다.
정상석 앞을 지나 내려서는 하산길은 떨어진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급 내리막 하산으로 꾸불꾸불 내려선다,
좌우로 보여 주는 기암들의 행렬에  잠시라도 눈을 땔 수가 없다.
남자의 거시기와 닮았다는 남근바위를 지나면 산길은 바람재 삼거리, 정상에서 50분 소요, 직진하면 구정봉 0.5km, 도갑사1.5km, 좌측은 경포대2.5km 이정표에서 같이 온 회원 한분이 무릎이 아프다며 경포대로 하산을 하신다고 한다.
끝까지 산행을 할 수 없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부산에서 온 다른 단체분께 양해를 구하고 그 편으로 부산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게 한후 경포대로 하산을하게 하였다. 나머지 회원님은 도갑사 방향으로 직진을 한다.
오르막 산길은 매본 산을 오르고 하여도 힘들다. 베틀봉 방향의 오름길도 체력 소진으로 인내심을 자아내게 만든다.  베틀굴 갈림길이 나타나고 우측은 베틀굴을 경유하여 구정봉으로 이어지고 직진하는 오름길은 도갑사 방향으로 바로 이어진다.
베틀굴을 보고 가기 위해 좌측으로 0.1km 들어서면 구정봉 아래 여자의 중요 부분과 흡사한 베틀굴과 만난다.
옛날에 전쟁을 피해 근방에 있는 여성들이 올라와 베을 짰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며 항상 축축하게 습기가 차 있다 한다.
 그 위가 구정봉으로  100m을 올라서면 된다. 정상은 바위로 되어 있는데 물이 마르지 않는 9개의 웅덩이로 되어  있는데 가뭄이 엄청 심해 바위 웅덩이의 물이 모두 말라 있다.
구정봉 정상에서 올라 간 바위 틈을 다시 내려오면 국보144호인 마애여래좌상 갈림길로 500m의 거리를 두고 있서 미황재로 하산을 서두른다.
도갑사로 이어지는 산행길은 능선을 타는 것이 아니라 산허리를 따라 돌아가게 되어 있다. 영산강에서 반짝이는 물빛을 뒤로하고 산불 발생으로 인해 자연생태계가 바뀌어 버리고
이제는가을철에 역광을 받아 빛나는 억새로 이름을 날리며 월출산의 새로운 명소가 된 미황재,
이곳은 또 무위사로 하산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비법정 탐방로로 폐쇄가 되어 있고 산행길은 홍계골을 따라 내려선다. 지루한 하산길로 그래도 흙길로 이지고 신선봉에서 내려서는 계곡을 건너는 지점에 작은 샘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있다.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하산길은 다시 계곡을 건너고 도선수미비를 지나면 도갑사 절집이다. 구정봉에서 60분.
승용차를 이용하면 남해고속도로~순천IC~여수 벌교 17번 국도~벌교 낙안읍성 민속마을 2번 국도~보성~장흥~강진~광주 영암방향~풀치터널~월출산 천황사쪽으로 빠진다. 날머리 도갑사에서 들머리 천황사 입구까지 택시(011-608-1733, 018-364-6666)를 타면 된다.
천황사 입구 월출산 국립공원의 들머리로 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조각상이 있는 자연 관찰로
천황사와 바람골 갈림길로 많은 사람들이 천황사 방향으로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화재로 인해 소실된후 최근에 지어진 천황사 대웅전의 모습으로 초라하다.

상대적으로 한적한 바람골 계곡
철계단 위에 걸린 월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




구름다리
예전의 구름다리 모습으로 현재의 모습과 비교가 된다.
일렬로 줄을 서서 올라야 하는 사자봉 철계단길













통천문













남근바위


아래가 바람재로 좌측으로 경포대로 하산을 할 수 있다.

바람재


구정봉


베틀굴
구정봉 정상:구정봉은 월출산의 제2봉으로 동굴 같은 좁은 길을 올라서면 장정50여명은 거뜬히
앉을 수 있는 넓은 암반과 만나다. 구정봉 정상으로 편편한 바위위에는  항상 물이
마르지 않는 9마리의 용이 살았다하여 구정봉으로 불리며 옛날 구림에 살던 동차진이란
사람이 이곳에서 하늘을 향해 오만과 만용을 부리다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 9번의 벼락을 맞아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한다.





미황재

도갑사 도선수미비

도갑사로 최근에 대웅전을 새로 건립하였다.
불사이전의 도갑사 대웅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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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도 느끼고 바다 감상 가능한 숨은 명산

# 마산 진전면 변씨성구사 원점회귀, 걷는 시간만 4시간

- 진동 앞바다, 이순신 장군 승전지 당항포 앞바다 한눈에

- 발길 닿는 기암괴석 바위전망대 산길 곳곳에 널브러져

- 하산 후 양촌리 온천, 돼지주물럭집 있어 원스톱 여정




변씨 성구사.  변씨 문중이 배출한 세 충신을 기리기 위한 사당으로 변빈, 병조판서 변연수와 그의아들 좌승지 변립을 모신 사당

"우와, 저 멀리 구름다리가 걸려 있네요."

마을 어귀에서 향후 오를 산을 올려다 봤을 때 봉우리와 봉우리를 이어주는 구름다리가 저 멀리 아스라이 보인다면 기분이 어떨까. 고소공포증이 있는 일부 산꾼들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짜릿한 전율과 함께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듯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다.

산행팀이 알기론 이런 산이 두어 곳 있다. 대표적인 곳이 마산과 고성의 경계에 위치한 적석산과 하동 성제봉.

마산과 고성의 경계에 위치해 있지만 마산시가 단독으로 3년 전 만든 길이 52m, 높이 35m의 현수교인 적석산 구름다리. 흔들림이 약간 있는 구름다리를 멀리서 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마산 합포구 진전면과 고성 구만면의 경계에 우뚝 솟은 적석산(積石山)은 한마디로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산이다. 오래 전부터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하동 성제봉과 달리 지난 2005년 말 구름다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적석산은 여태까지 단골 산꾼들만이 은밀히 오르내리는 은둔의 산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적석산은 이름 그대로 평평한 바위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전형적인 바위산이다. '쌓을 적(積)' 자를 써서 '적산'이라고도 불리는 이 산은 사실 온 산이 바위로 뒤덮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이한 점은 그 바위가 시루떡을 한 겹 한 겹 쌓아 올려 놓은 듯한 수평층리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 마주 보고 있는 인성산도 마찬가지이다.

조망은 어떨까. 기암괴석이 널려 있다 보니 발길 닿는 곳이 온통 전망대여서 마산 진동 앞바다와 당항포만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잘 가꿔진 산길 또한 매력적인 요소. 얼핏 기암괴석으로 포진돼 꽤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곳곳에 구름다리를 비롯해 덱 안전난간 등이 설치돼 있어 초보자도 아무 문제없이 산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산 아래엔 피로를 풀기에 적합한 양촌리 온천단지와 푸짐한 주물럭집까지 있어 이른바 '산행-온천-맛집'으로 이어지는 흔치 않은 '원스톱' 여정을 꾸릴 수 있다.


너른 암반인 적석산 정상. 저 멀리 당항포만이 보인다.

산행은 마산 진전면 일암리 변씨 성구사~산불감시초소~옥수곡 갈림길~국수봉~적석산(497m)~구름다리~통천문~칼봉~일암저수지 갈림길~음나무재(사거리)~선동치~528봉(깃대봉 정상석)~도로(독립가옥)~성구사 순. 걷는 시간만 4시간. 깔끔한 산길에 이정표가 잘 정비돼 있어 가족 산행지로 추천한다.

들머리 변씨(卞氏) 성구사(誠久祠)는 고려 및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변씨 문중이 배출한 세 충신을 기리기 위한 사당. 소박한 외형의 성구사 우측 '적석산 건강마을'이라 적힌 간판 뒤로 적석산과 구름다리가 보인다.

성구사 좌측으로 40m쯤 가면 '하마비'와 '변씨성구사' 이정석 사이 우측으로 길이 열려 있다. 일종의 농로이다. 30m쯤 뒤 안내 리본이 제법 걸려 있고 그 아래에는 '등산로'라 적힌 안내판이 보인다.

잡풀을 뚫고 오르막 송림길을 지그재그로 힘겹게 오르면 산중턱 산불감시초소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22분. 초소 건물 옆 너럭 바위에 서면 마주보고 서 있는 인성산과 그 아래로 양촌리 온천단지와 마산~진주 국도가 보이고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마산 진동 앞바다가 펼쳐진다.

초소에서 8분쯤 뒤 묘지 좌측으로 전망대가 기다린다. 천길 낭떠러지인 이곳에 서면 정면의 인성산과 앞서 산불초소에서 안 보이던 여항산과 서북산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부턴 부드러운 능선길. 약간 휘기 시작한다. 10여 분 걸었을까. 임도가 왼쪽에 나란히 내달리지만 내려서지 말고 오솔길로 계속 오르내린다.

일명 개구멍바위로 불리는 통천문.

시원한 송림길 도중 첫 이정표를 만난다. 왼쪽은 고성땅 옥수곡(옥수암) 방향, 산행팀은 직진한다. 적석산 정상은 여기서 0.9㎞. 5분 뒤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 닿는다. 우측에 보이는 낮은 산줄기가 방금 산행팀이 올라온 능선이며 그 뒤로 인성산이 보인다. 적석산 정상은 정면으로 보이는 봉우리 뒤에 숨어 있다.

10분 뒤 정면의 봉우리에 올라서면 적석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와 있다. 얼핏 무슨 요새 같다. 기암괴석은 숲으로 힐끗 덮여 있고 그 사이로 철제계단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거린다. 뚜껑이 열리고 정상석이 서 있는 정점에선 무슨 로켓이 발사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정상 우측 뒤로 잘록이인 선동치와 528봉이 보이고, 좌측으로 배둔 뒤로 마산 진동 앞바다가, 그 우측으로 거류산과 당항포 벽방산이 확인된다.

한 번 내려섰다가 올라와 오른쪽으로 바윗길을 타고 올라 쉼터바위를 지나 철계단을 오르면 마침내 적석산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 직전 좌측은 고성땅 옥수골 저수지, 우측은 원점회귀가 되는 일암저수지로 각각 내려서는 갈림길이 열려 있다. 50명 정도가 동시에 앉을 수 있을 정도의 너른 암반인 정상은 숲이 없어 아쉬움으로 남지만 사방이 천길 낭떠러지여서 조망이 환상적이다. 고성 쪽 당항포 앞바다 뒤로 왼쪽부터 철마산 구절산 거류산 벽방산이, 마산 쪽으로 서북산 여항산 인성산이 확인된다. 재미있는 점은 마산 쪽 진전면 깃대봉과 고성 회화면 깃대봉이 동시에 보인다.

직진한다. 잠시 후 조그만 두 암봉을 잇는 그 유명한 구름다리를 만난다. 마산과 고성의 경계에 위치해 있지만 마산시가 3년 전 철골 와이어 공법으로 만들었다. 길이 52m, 높이 35m로 멀리서 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적석산의 명물이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다리를 건너며 좌측 아래 아직도 남아 있는 밧줄을 가리키며 예전에는 저 밧줄과 지금은 철거된 사다리에 의지해 오르내렸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구름다리를 건너면 숲속에 바위 쉼터가 널려 있다. 점심은 여기서 먹으면 좋을 것 같다. 숲을 벗어나면 급경사 내리막 바윗길. 통천문이라 불리는 일명 개구멍바위를 통과한다. 크고 작은 바위가 뒤엉켜 제법 큰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위에서 보면 개구멍 같고, 아래에서 보면 할머니가 허리를 굽히고 있는 형상이라 할머리바위로도 불린다. 통천문 위로 밧줄을 잡고 내려설 수도 있다.

통천문을 지나 안전난간과 나무계단을 거쳐 다시 숲으로 들어서면 이내 갈림길. 왼쪽은 고성땅 적석암(옥수골), 산행팀은 구만면 주평(리) 방향으로 직진한다. 누군가가 '구만면 주평' 아래에 헷갈리지 말라고 '일암저수지'라고 적어 놓았다. 등로 주변 기암괴석들이 널브러져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산 아래 주민들이 칼봉이라 부르는 곳이다.

119 조난 표지목이 서 있는 소나무 아래 너른 터를 지나 9분이면 또 갈림길. 우측은 일암저수지 방향. 체력이 부치면 이곳으로 하산해도 된다. 산행팀은 구만면 방향으로 직진한다. 5~6기의 묘지가 널려 있는 송림길을 지나 4분 뒤 좌측 옥수곡 갈림길을 만난다. 무시하고 직진한다. 갈림길에서 5분이면 임도와 산길이 만나는 사거리 고개로 내려선다. 음나무재다. 왼쪽 고성땅 구만면, 오른쪽은 들머리 쪽 일암저수지 방향, 산행팀은 직진하며 올라선다. 잡풀을 헤치고 9분쯤 내달리면 역시 사거리에 닿는다. 선동치이다. 직진하면 구만면 선동마을, 좌측은 낙남정맥 영신봉 방향, 산행팀은 우측 깃대봉 신어산 방향으로 올라선다. 이때부터 낙남정맥길이다.

15분쯤 뒤 무명봉을 살짝 넘으면 이내 전망대가 기다린다. 앞서 지나온 적석산과 구름다리 그리고 고성의 산과 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여기서 4분이면 깃대봉 정상석이 서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정상석에는 '깃대봉 520.6m'라 적혀 있지만 최신형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528m로 표기돼 있다. 이 봉우리 뒤의 봉우리가 흔히 깃대봉 정상으로 알려져 있는 521봉이다. 삼각점은 이곳에 있다.

산 아래 들머리 변씨성구사에 본 적석산. 실제로 구름다리가 확인된다.

산행팀의 생각으론 정상석에 적힌 높이만 고치고 최고점인 이곳을 정상으로 해도 크게 문제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진하면 발산재를 거쳐 낙남정맥 길, 산행팀은 원점회귀를 위해 우측으로 내려선다.

4분이면 시야가 트이면서 우측으로 적석산과 구름다리 그리고 저 멀리 발아래 들머리가 보인다. 528봉에서 40분이면 산을 벗어나 도로와 인접한 독립가옥에 내려선다. 마당에서도 적석산 정상과 구름다리가 선명하게 보이는 적석산 최고의 전망대다. 여기서 변씨 성구사까지는 24분 걸린다. 일암저수지를 지나 당산나무 100m 앞에서 논 사이 포장로로 가다 '적석산 건강마을'이라 적힌 2시 방향의 간판을 보고 가면 된다.

◆ 떠나기 전에

- 들머리 변씨성구사, 일제강점기 4·3삼진 의거 발상지

마산 적석산 기암괴석의 지층은 수평층리가 발달한 퇴적암층이다. 쉽게 말해 마치 두꺼운 마분지를 꼼꼼하게 쌓아 놓은 듯한 모습이다. 이는 고성 하이면 덕명리 해안가인 상족암 군립공원의 지층과 빼닮았다. 덕명리 해안가는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 공룡들이 전성기를 이뤘던 중생대 백악기(1억6000만~6500만 년) 지층. 그러니까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지층인 셈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문의한 결과, 마산 적석산의 지층이 약간 젊다는 것. 참고로 적석산과 마주보고 있는 인성산도 동일한 지층이다.

덕명리 해안의 지층은 오랜 기간 바닷물에 의해 침식돼 공룡발자국 화석이 드러나 발견됐지만 적석산과 인성산은 내륙에 위치해 있어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을 뿐 이론상으론 어딘가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설명이다.

들머리 변씨(卞氏) 성구사(誠久祠)는 고려말 충신으로 조선 왕조를 인정하지 않고 절개를 지킨 '두문동 72현' 가운데 한 명인 변빈,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변연수와 그의 아들 변입 등 이른바 '변씨 3충'을 기리는 사당이다. 이곳은 특히 1919년 4월 3일 진동·진북·진전면 일대에서 일어났던 항일운동인 4·3 삼진의거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50년 전통의 돼지 주물럭 전문 대정식육식당(055-271-7043). 들머리 일암리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식육점을 겸업해 질이 좋은 삼겹살과 목살에 양파를 듬뿍 썰어 넣고 참기름과 간장 등으로 잘 무친 다음 다시 고추장에 버무린다. 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워 맛이 깔끔하다. 1인분 5000원. 이곳에서 차로 1분 거리에는 양촌온천이 있어 피로를 풀 수 있다. 현재 온천은 3곳. 어딜 가나 큰 차이는 없다.

◆ 교통편

- 대중교통 불편, 가급적 승용차 이용하길

부산서 가깝지만 대중교통편은 의외로 불편하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마산합성동터미널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7~8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50분 걸리며 요금은 3300원. 진전면 일암(리)행 버스는 마산역 앞에서 타야 된다. 걸어서 10분 소요. 75번은 오전 8시30분, 낮 12시, 76번은 오전 8시, 11시35분, 77번은 오전 7시50분, 낮 12시40분에 있다. 1000원. 일암(리)정류장은 변씨 성구사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날머리 일암에선 75번 오후 4시10분, 7시40분, 76번 3시40분, 7시10분, 77번 4시45분, 8시30분에 출발한다. 마산합성동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밤 10시3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마산 창원 방향~마산TG~내서분기점서 김천 대구 내서 방향~내서~내서IC 사거리에서 함안 마산 직진 1004번~통영 마산 좌회전~통영 상곡 우회전~통영 마산~쌀재터널~마산 통영~통영 고성 우측 방향~진주 통영 직진~동전터널~진동면~진주 통영~진전면~진주 고성~곡안리~대정 양촌~적석산(1.5㎞)~변씨 성구사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변씨 성구사 입구 비석과 하마비 사이로 난길이 적석산 들머리이다. 성구사 지붕위로 모습을 드러낸 적석산


산불초소를 지나고 무덤이 있는 절벽 전망대. 발아래 양촌리의 온천과 마산~진주의 새로생긴 국도, 그뒤로 인성산의 능선도 볼 수 있다.

국수봉 정상에소 본 고성과 당항포 앞바다.발아래가 옥수곡이며당항포 속씻게 건너 철마산. 거류산이 확인된다.

국수봉정상에서 적석산을 바라보았다. 왼쪽 암봉이 적석산 ,우측 뒤로 깃대봉으로 취재팀이 가야할 능선이다.

적석산 정상을 지나면 만나는 적석산의 명물 구름다리. 예전에는 바위를 타고 밑으로 내려갔는데 이제는 구름다리만 건너면 되니 산행이 한결 수월해 졌다.

개구멍을 빠져 나오면 시원한 전망대를 만나고 계단을 내려선다.

선동치를 지나면 깃대봉 오름길이 시작된다. 급한 오르막으로 진을 배기 딱 좋은 코스이다. 간간이 우측으로 보여 주는 적석산의 모습에 힘든줄도 잊고 올라간다. 

깃대봉 정상석 아래에서 본 적석산 능선. 그 뒤로 고성군의 철마산, 거류산도 확인된다.


깃대봉 정상석과 하산때 볼 수 있는 적석산의 네봉우리. 국수봉, 적석산정상, 칼봉


독립가옥에서 본 적석산으로 멋진 전망대이다. 여기 주인은 매일 적석산을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구름다리가 선명하게 보인다.


하산후 한적한 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오면 만나는 볼록거울에 비친 소나무의 운치 있는 도로와 도로상에 널려 있던 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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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칠선계곡~천왕봉~백무동

10년만에 속살 내비친 생명의 골짜기…웅장함의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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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선계곡의 들머리로 예전에는 매표소가 있던 자리와 두지터를 지나 선녀탕으로 향하는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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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지터를 지나면 산불통제기간에는 여기서 출입을 통제한다. 칠선계곡은 이문을 통과해야만한다. 처음만나는 출렁다리를 건너야만 칠선계곡의 속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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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선녀탕, 칠선계곡의 비경은 지금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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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탕을 지나면 곧이어 만나는 옥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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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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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선계곡의 백미인 칠선폭포, 일곱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을것 같은 웅장함과 떨어지는 물소리가 계곡을 뒤흔든다. 칠선계곡을 대표는 얼굴마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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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선계곡을 지나면 합수점이다. 좌측 지계곡으로 들어서면 칠선계곡에서 가장 높은 대륙폭포와 만난다. 부산의 대륙산악회에서 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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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으로 구성된 폭포이며 아름다운 미폭으로 칠선계곡을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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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폭포의 중단에 있는 소로 암반을 타고 흐르는 물은 여기서 잠시 쉬었다가 폭포로 떨어진다. 부산의 자일산악회에서 명명하였어며 자일3단폭포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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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칠선계곡은 원시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발아래 이끼며 지표식물의 표본인 관중하며 나무의 버섯등이 계곡의 깊이를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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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소를 지나면 자연 상태의 산길이 대부분이다, 고사목을 타고 넘고 하는 것이 다반사다. 계곡에 핀 야생화와 폭포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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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선계곡을 다 올라 왔다는 의미로 마지막으로 만난다하여 마지막폭포 즉 마폭으로 명명된 폭포






깊고 험준한 골짝은 천지를 뒤흔들 만큼 우렁찬 물소리를 토해내며 예의 빼어난 비경을 자랑했고 햇빛 한점 통과하지 못할 정도의 울울창창한 숲속의 물기 잔뜩 머금은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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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의 이끼는 널브러진 돌이나 아름드리 노거수를 감싸며 사방을 온통 초록으로 물들게 했다.

마지막 폭포인 마폭을 지나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1800m대의 헌걸찬 지리 마루금은 구궁심처 골짝에서 솟아오르는 희뿌연 구름과 한데 어울려 신선의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칠선계곡은 험하지만 분명 비경이다. 한신계곡 뱀사골 피아골 등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계곡에 비해 한 수 위다. 아니 급이 다르다.

흔히 산길이나 계곡은 풍광이 좋고 나쁨을 반복하지만 칠선계곡은 국내 여느 유명 계곡의 내로라하는 아름다운 구간만을 조물주가 부러 이어붙인 듯해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운치있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두지터로 갈수 있다

각좌측에서 부터 마폭포, 선녀탕, 옥녀탕, 비선교와 비선담, 삼단폭포 중간의 아주 깊은 소, 상류 지계곡에 놓인 외나무다리, 천왕봉에서 만난 4학년생 쌍둥이 자매(이후 종주했다), 이낀 낀 원시림, 칠선폭포, 500년 된 주목, 통천문, 대륙폭포.

지리산 천왕봉에서 북으로 곧장 떨어져 내리는 칠선계곡은 겨울이면 북향의 깊은 골짝이라 적설량이 많고 기온이 급강하하고,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급격한 지형변화로 조난사고의 우려가 높다. 인공시설물이 거의 없는 것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이와 관련, 이창우 산행대장은 "자연휴식년제로 지정되기 전인 1980년대 칠선계곡은 비교적 한가했지만 지금처럼 비선담까지 설치돼 있는 인공시설물이 하나도 없어 베테랑급이 아니면 산행할 엄두를 못냈을 정도로 사실 난코스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음은 있지만 일반 산꾼들로선 선뜻 발걸음이 내키지 않는 그런 코스였다.

세월이 흘러 칠선계곡은 지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자연휴식년제라는 명목하에 총 9.7㎞ 구간 중 3.8㎞ 지점인 비선담까지로 산행이 제한됐고, 올해부턴 국립공원 특별보호구로 지정됨과 동시에 산아래 추성동 주민들의 염원을 적극 수용해 지난 5월부터 국내 최초로 탐방예약 가이드제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내년까지 2년간 5~6월, 9~10월 넉달간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의 안내로 칠선계곡 산행을 할 수 있게 된 것.

바야흐로 칠선계곡이 10년 만에 공식적으로 부분 개방된 것이다.

산행팀은 사실 지난 4월말과 5월초 두 번이나 취재산행을 계획했지만 공교롭게 두 번 모두 장대 같은 비가 내려 발길을 돌렸다. 결국 삼세번만에 칠선계곡 품에 안긴 셈이다.

산행 코스는 함양 마천면 추성리 주차장~칠선계곡~마폭포~천왕봉~제석봉~장터목 대피소(1박)~백무동 순. 순수하게 걸은 시간은 10시간45분. 구간별로 보면 추성리~마폭 5시간30분, 마폭~천왕봉 1시간30분, 천왕봉~장터목 55분, 장터목~백무동 2시간50분. 걷는 시간만 그렇다는 뜻이며, 여기에 휴식 및 식사시간은 별도로 더해야 총 산행시간이 된다.

함양 마천면 추성리~마폭포

주차장에서 추성리 마을을 지나 포장로를 따라 오른다.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움푹 파인 국골이 초암능선과 두류능선을 좌우로 갈라놓고 있다. 추성리에서 25분이면 두지동(일명 두지터). 오래전 화전민들이 기거했던 산골마을이지만 지금은 6가구가 농사와 민박을 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다. 담쟁이넝쿨로 에워싸인 담배건조막과 유난히 붉은 배롱나무꽃만 옛 모습 그대로일 뿐이다. 바로 옆에는 최근 펜션이 들어서 있다. 두지터는 가락국 마지막 왕인 구형왕이 이웃 국골에서 진을 치고 있을 때 식량창고로 사용했다는 설과 지형 자체가 쌀 뒤주를 닮았다는 설이 내려온다.

두지교와 입산통제 기간 중 출입문, 울창한 대숲 그리고 쇠줄로 만든 출렁다리를 잇따라 지나면 가파른 오름길. 칠선계곡은 출렁다리에서 잠시 맛만 볼 뿐 선녀탕까지의 40여 분은 물소리만 들릴 뿐이다. 도중 뜻밖에도 평탄한 길을 만난다. '칠시'라고 불렸던 옛 칠선동 마을터다. 자세히 보면 오래된 축대와 계단식 논의 흔적이 보이고 바닥에는 비닐장판 조각이 보인다.

지계곡을 건너 마당바위로 불리는 전망 좋은 너른 암반를 지난다. 이제 선녀탕까지는 1㎞. 진한 숲 향기를 음미하며 27분쯤 오르내리면 선녀탕을 알리는 이정표와 아치형 구름다리를 만난다. 일곱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했다고 전해오는 선녀탕(620m)은 다리에서 보면 숲 그늘이 드리워져 운치가 그저 그만이다.

이때부터 칠선계곡의 진면목을 감상하며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선녀탕 바로 위에는 선녀탕보다 더 넓고 깊은 옥녀탕(650m)이 기다린다. 유난히 맑고 푸른 탕도 탕이지만 옥녀탕으로 쏟아내는 와폭 또한 일품이다.

옥녀탕부터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조성한 덱을 따라 걷는다. 10여 분이면 흔들다리인 비선교에 올라선다. 이 대장은 비선교 입구 쪽 암벽을 가리키며 예전에는 이곳으로 밧줄을 잡고 올랐다고 옛 기억을 더듬었다. 자세히 보니 밧줄의 흔적이 곳곳에 눈에 띈다. 목욕한 선녀들이 하늘로 올랐다는 다리 아래 비선담(710m)은 옥녀탕과 규모는 비슷하다. 비선교를 지나면 잠시 호젓한 숲길. 5분 뒤 다시 목재 덱을 만나면서 비경이 이어진다. 소와 와폭의 연속이다. 떨어지기 직전 소용돌이를 치는 폭포, 두 갈래로 유유히 떨어지는 쌍폭 등과 선녀탕이나 옥녀탕에 견줘도 하등 손색없는 소가 굽이굽이마다 시선을 빼앗지만 아쉽게도 이름이 없다. 칠선계곡을 두고 흔히 '7폭 33소와 담'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10분 뒤 다시 덱을 만난다. 공단 직원 두 사람이 근무를 서고 있다. 알고 보니 칠선계곡에 설치된 마지막 덱으로 비선담 통제소다. 위쪽 산길과 이어진 출입문에는 육중한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여기서부터 천왕봉까지 5.4㎞ 구간이 특별보호구로 지정된 곳이다. 통제소를 지나면 숲이 확연히 달라진다. 더욱 짙어지고 길은 좁아지며 발밑에는 물기 머금은 싱싱한 이끼가 널브러진 돌과 나무 밑둥치를 감싸고 있다. 산죽 군락은 이에 뒤질세라 길마저 막고 있다. 원시 그대로의 비경 그 자체다.

6분 뒤 산죽길을 벗어나면 계곡과 만난다. 직진하기도, 좌측 산사면으로 치고 오르기도 마땅치 않다. 처음으로 물길을 바로 건넌다. 반복되는 이끼 수북한 산죽 숲길. 길 안내를 위해 돌 위에 뿌린 붉은 스프레이 표시도 이끼에 가려 그 흔적이 가물가물하다. 놓쳐선 안 될 볼거리가 하나 있다. 일명 청춘홀이다. 물길을 건너 100m쯤 거리에 위치한 표지목 지점쯤에서 좌측으로 바로 보면 보인다. 큰 바위와 작은 바위가 한데 어울려 생긴 너른 공간이다. 청춘 남녀가 비를 피해 들어섰다가 사랑에 빠졌다는 설도 있고, 오래전 목기를 다듬는 젊은 청년들이 청춘 흘러가는 것을 한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옛날엔 바닥도 편평해 텐트 하나 정도는 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계곡 범람으로 인해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지계곡을 건너 우렁찬 굉음에 이끌려 물가로 내려선다. 칠선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첫 인상은 함양 용추계곡의 용추폭포. 높이가 5m 안팎에 불과하지만 그 당당함은 이름 그대로 칠선계곡의 얼굴마담으로 손색이 없다. 통제소에서 30분. 혹 폭포 쪽으로 내려서는 길을 놓쳤더라도 길에서 보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이끼 낀 돌길의 연속. 7분 뒤 자연스럽게 두 번째 물길을 건넌다. 이 지점은 중봉과 하봉 사이의 골짜기에서 흘러 내려오는 지계곡과의 합수점이다. 이 지계곡을 거슬러가면 40m쯤에 우측으로 열린 길이 향후 진행방향이며, 여기서 60m 더 가면 칠선계곡에서 최대 규모인 대륙폭포를 만난다. 지난 1964년 칠선계곡을 탐사하던 부산의 대륙산악회가 명명한 이 폭포는 약 15m 높이에서 하얀 물줄기가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진다. 아름답고 우아하며 장엄하며 고색창연하다.

대륙폭포 이후 산길은 험하면서 동시에 가팔라진다. 무명봉 하나 넘는다고 생각하고 살짝 올라서면 계곡과 만나지만 건너지 않고 물길 좌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25분쯤 뒤 또 한 줄기의 폭포가 눈과 귀를 자극한다. 자일산악회가 명명한 (자일)삼단폭포다. 상류 쪽 두 개의 와폭에 이어 수직폭이 시원하게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다. 폭포 좌측으로 오르면 가운데 와폭은 쌍폭이며 그 아래는 좁지만 깊이를 가늠키 힘든 아주 깊은 소가 소용돌이 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단폭포에서 마폭포를 만나기까지 80분 정도 또한 녹록지 않다. 이쯤 되면 계곡 폭이 좁아지고 유량은 줄어듬직한데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되레 무명폭과 크고 작은 소가 줄을 잇고 또 잇는다. 칠선계곡의 저력을 실감케 하는 시점이다.

이끼 낀 크고 작은 돌길과 쓰러진 아름드리 나무들도 넘어야 하고 외나무다리도 건너고 때론 유일한 인공시설물이라 할 수 있는 얇은 밧줄에 의지해 암벽을 올라야 한다.

천왕봉으로 오르면서 마지막으로 만난다는 의미의 마폭포는 천왕봉과 중봉 사이의 골짜기에 걸려 있는 비경의 2단 폭포. 상단은 수직폭이고 하단은 와폭이면서 쌍폭이다.

마폭포와 관련된 여담 한 가지. 지난 1964년 부산의 산악인들로 구성된 개척단에 참여한 곽수웅 씨는 "밑에서부터 이름을 붙이며 올라오던 중 소와 폭포가 끊임없이 나타나 이름짓기를 중단하고 마지막 폭포에 와서 명명한 것이 마폭포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웃한 바위 쉼터가 좋아 대개 여기서 폭포를 감상하며 물통을 채운다.

마폭포~천왕봉~장터목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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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폭포를 지나면 된비알의 오르막이 기다린다. 오르는 도중 지리산의 500년 된 주목을 만난다.

천왕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은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마의 코스. 급격한 체력 소진을 요구하는 구간이다. 3㎞ 정도의 이 구간은 거의 일직선형의 산길에 고도차가 500m에 이르러 급경사를 이룬 곳이 태반이다. 심한 곳은 경사 60~70도의 바위 사이로 길이 이어져 있다. 약간 과장하자면 코가 땅에 닿을 정도다.

하지만 이 구간은 지리산 최고의 원시림 지대로 그에 걸맞게 수해(樹海)가 펼쳐진다. 우선 마폭에서 300m쯤 오르면 등산로상에 보이는 500년된 주목. 밑둥치 둘레가 3.4m로 두세 명이 팔을 벌려야 닿을 만큼 굵은 이 주목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크고 굵고 오래 됐다. 주목 이외에도 우리나라 특산종인 구상나무가 군집을 이룬 가운데 전나무 잣나무 등도 아름드리 노거수로 자생하고 있다. 인간의 발길이 뜸한 사이 노거수들은 꾸준히 생명력을 키운 것이다. 이 대장은 "10년전만 해도 산사태의 흔적이 너무 많아 사태골로 불렀는데 지금은 많이 복원돼 당시 흔적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천왕봉을 1㎞ 앞둔 지점에선 이정표 뒤로 중봉에서 흘러 내린 암봉이 골짝에서 꿈틀거리는 구름에 가려 있다 잠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좀체 보기 드문 비경이다.

오래전 사태가 난 듯 정상적으로 오르기 힘들어서일까. 마지막 급경사 오르막은 철계단이 설치돼 있다. 하늘을 찌를 듯 빼곡히 원시림을 이루던 주목과 구상나무는 시야에서 사리지고 시나브로 구절초 쑥부쟁이 동자꽃 산오이풀 등 야생화가 활짝 웃으며 뭍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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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힘을 소진하면  천왕봉옆 칠선계곡으로 내려서는 펜스에 올라선다. 일주일에 4번 열리는 문이다. 그리고 천왕봉 정상에 올라선 취재팀, 그날은 시야가 흐려 주위의 조망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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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정상석 뒷면의 모습인 한국인의 기상~, 개스가 뒤덮힌 지리산 칠선계곡 방향의 봉우리와 울퉁불퉁한 바위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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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지터를 지나는 취재팀과 비선담을 가로지르는 다리


충한 날씨 탓에 남한 최고봉인 천왕봉에 와서도 잠시 기념촬영을 할 뿐 등산객들은 하산을 서두른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잿빛인 데다 추위마저 느껴져 오래 머물 여유가 없다. 백두산에 올라 천지를 못 보는 기분이 꼭 이럴까. 문득 '천지에 올라 천지를 못보는 사람이 천지라서 천지'란다는 문구가 생각나 피식 쓴웃음이 나온다.

장터목 대피소로 향한다. 지리산에선 이곳을 통하지 않고선 신선도 하늘에 오르지 못한다는 통천문(1814m)을 내려서고 지리산의 명물 고사목 지대가 절경을 선사하는 제석봉(1808m)을 살짝 넘으면 마침내 장터목 대피소(1645m). 장터목은 옛날 천왕봉 남쪽의 산청 시천 주민들과 북쪽의 함양 마천 사람들이 매년 봄 가을에 물물교환을 하던 장터가 서던 역사의 현장으로, 현재에는 노고단 다음으로 많은 산꾼들이 몰려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산행팀이 찾은 날도 예기치 않게 해질 무렵부터 비바람이 몰아쳐 많은 산꾼들이 삽시간에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리산 대피소 중 시설은 아주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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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선계곡 통제소. 이후부턴 일반인들은 여기까지 밖에 산행을 할 수 없다.

장터목대피소~백무동

함양 마천면 강청리 백무동은 지리산의 북쪽 관문. 이곳에서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으로 오르는 지름길이 열려 있고, 세석평전으로 곧장 연결되는 한신계곡 코스도 있다. 백무동 코스는 거림골과 함께 지리산 주능선으로 오르는 가장 편한 길이다.

백무동은 원래 100명의 무당이 거처했다고 하여 백무동(百巫洞)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백무동(百武洞)으로 쓰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지리산 천왕봉에 살고 있었다는 산신인 여신 성모(聖母)가 남자를 끌어들여 100명의 딸을 낳아 세상에 내려 보냈는데, 그들이 팔도로 퍼져 나간 출구가 백무동이었다고 한다.

새벽부터 장대비가 내려 천왕봉은 입산금지. 법천계곡도 물길을 건너야 하기 때문에 위험해 대부분의 산꾼들은 능선길인 하동바위 코스를 타고 백무동으로 향한다. 장터목에서 5.8㎞.

망바위를 지나면 너른터에 닿는다. 소지봉(燒紙峰·1312m)으로 백무동까지 중간쯤 되는 지점이다. 옛날 백명의 무당(百武)들이 제를 지낸 뒤 '종이를 태웠다'는 봉우리다. 오래전 백무동(百巫洞)으로 불렸다는 말이 설득력이 있는 셈이다. 여기서 400m 더 내려오면 참샘. 유난히 다람쥐가 많이 눈에 띈다. 오가던 산꾼들이 쉬면서 먹던 과자 부스러기를 던져 주면서 다람쥐가 이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게 된 것이다.

계속되는 돌길. 눈앞에 주위를 압도할 만큼 10m쯤 되는 엄청난 규모의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흔들다리를 건너면 이정표가 서 있다. 함양땅인데도 하동바위(900m)라고 한다. 바위 한쪽에는 '하동암'이라고 음각돼 있다. 하동지방을 바라보고 서 있어서 또는 하동군수가 지리산 구경을 왔다가 이 바위 위에서 떨어져 죽었기 때문에 하동바위라고 불린다고 전해온다. 산행은 이제 막바지. 여기서 1.8㎞ 즉 45분 후에는 백무동 야영장을 거쳐 백무동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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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석봉으로 향하는 중간의 운치 있는고사목지대

#떠나기 전에

- 탐방예약 가이드제 9, 10월 한시 운영…인터넷으로만 접수

지리산 칠선계곡은 현재 추성리에서 비선담까지는 상시 산행할 수 있고 비선담에서 천왕봉 구간은 2027년까지 생태계 보호를 위해 특별보호구로 지정 관리돼 있어 산행을 맘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국립공원 관리공단 지리산 국립공원사무소는 올해부터 내년말까지 5~6월, 9~10월 등 연중 4개월간만 '탐방예약 가이드제'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월·목요일은 오전 7시 추성리 주차장에서 칠선계곡을 거쳐 천왕봉으로 '올라가기'를, 화·금요일은 반대로 천왕봉에서 추성리 주차장으로 '내려가기'를 한다.

매회 지리산 국립공원 직원과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4명의 가이드(안전지킴이)가 동행하며 회당 참여인원은 40명으로 제한한다. 참가신청은 '올라가기' 15일, '내려가기' 16일전 오전 10시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 무료. 예약자는 개별적으로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후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055)972-7771~2

산행은 오전 7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올라갈 때는 전날 추성리 부근에서 민박을 하고, 내려설 경우에는 장터목대피소나 로터리대피소에 올라 하루를 묵어야 한다. 예약 필수.

칠선계곡의 도둑산행은 절대로 피하길 권한다. 국립공원사무소 직원들의 감시가 물샐틈없이 조직적이고 치밀하다. 만일 적발되면 과태료로 50만 원을 물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칠선계곡의 등산로가 워낙 험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조난을 막기 위해서다. 국립공원 사무소에 따르면 요즘도 꾸준하게 평일 하루 3명 안팎, 주말에는 8~10명 정도가 도둑산행을 하다가 적발된다고 한다.

기자가 경험한 칠선계곡은 어떠했을까. 20여 차례나 칠선계곡을 경험한 이창우 대장과 함께 해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혼자였다면 3~4군데 길찾기가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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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한 곳 추천한다. 마천면은 지리산 흑돼지가 유명하다. 일교차가 심한 데다 청정수를 먹고 자라 육질이 아주 단단하고 한눈에 봐도 육질이 선홍색으로 싱싱하다. 1인분(200g) 8000원. 마천면 소재지에 위치한 '마천흑돼지촌'(055-962-6689)이 잘한다. 길 건너 식육점과 함께하기 때문에 언제가도 생고기를 맛볼 수 있다.

# 교통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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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목 산장의 내부

대전통영 고속도로 생초IC로 나와 화계 방면으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함양행 직행버스는 오전 7시, 9시에 있다. 2시간 소요. 1만2100원.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길건너 위치한 군내버스 터미널에서 추성행 군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린다. 매시 정시와 30분에 각각 출발한다. 1시간 걸리고 3300원. 백무동에서 함양터미널행 버스는 낮 12시30분, 오후 1시20분, 2시, 2시30분, 3시30분, 4시, 4시30분, 5시30분, 6시, 6시30분, 7시, 7시40분에 있다.

함양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 6시, 6시30분(막차)에 있다.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진주로 가서 부산행 버스를 타면 된다. 늦게까지 자주 있다. 승용차를 추성리에 주차했을 경우 백무동에서 택시(055-962-5110, 011-678-5119)를 불러야 한다. 1만20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IC~화계 방면 좌회전~함양 마천 우회전~마천 함양 자연휴양림 좌회전~백무동 마천 좌회전~지리산 마천 직진~지리산 백무동 칠선계곡 마천~의탄교~칠선계곡 벽송사 서암 좌회전~추성리 주차장 순.


# 천왕봉 정상석 방향 돌려놔 주세요

예외가 없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면 반드시 기념 촬영을 한다. 남한땅 최고봉인 천왕봉에 힘들게 오른 만큼 사진 한 장을 남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천왕봉에서 찍은 기념 사진은 누구나 예외없이 거의 천편일률적이다. '지리산 천왕봉 1915m'이라 적힌 정상석 앞에서는 독사진 내지는 두세 사람, 많게는 네댓 사람이 전부다. 10명 이상의 단체 사진은 찾아볼 수가 없다. 혹 있다고 하더라도 뒷면, 다시말해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라고 적힌 뒷면이 배경이다.

왜 그럴까. '지리산 천왕봉 1915m'라고 적힌 정상석의 앞면에서 볼 때 사진을 찍는 사람이 뒤로 물러날 수 있는 공간이 최대 3m 남짓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물러나면 그야말로 벼랑이다. 이 때문에 정상에 오른 뒤 약간 상기된 채 사진을 찍을 경우 항상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지리산 사무소에 문의를 했다.

돌아온 답은 이랬다. 이 정상석은 지난 1982년 6월 2일 경남도에서 세웠다. 지금이야 지리산을 비롯한 모든 국립공원은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관할하지만 당시에는 경남도가 맡았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그보다 한참 뒤인 1987년 설립됐다.

당시 지리산 철쭉제 행사를 겸해 시민등반대회가 열려 전국의 많은 산꾼들이 정상석 제막식에 참여했다. 높은 분들로는 당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익현 민정당 사무총장과 이규호 도지사가 함께했다.

남명 조식 선생의 '하늘이 울어도 천왕봉은 울지 않는다'라는 명문이 적힌 기존의 조그만 정상석 대신 헬기로 공수돼 온 1.5m 높이의 정상석의 제막식이 진행되면서 한쪽에선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정상석 뒷면에 '경남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천왕봉은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와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의 경계에 위치해 있지만, 지리산은 함양 산청 이외에 하동 남원 구례 등 5개 시군에 걸쳐 있기 때문에 그 문구는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나아가 천왕봉이 남한땅 최고봉이여서 당연히 전 국민의 산으로 인식돼야 하기 때문에 '경남' 대신 '한국'이란 표현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다 그해 가을쯤 어느날 정상석에는 누군지만 모르지만 '경남' 대신 '한국'으로 바꿔 놓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기자는 정상석이 어느 방향을 봐야 한다는 원칙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지리산 사무소측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면 결론은 이미 나왔다. 안전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단체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상석을 돌려놓으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좋은 생각이지만 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민족의 영산, 남한땅 최고봉 지리산 천왕봉이라서 머뭇거리는 점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이제는 만인을 위해 정상석 방향을 되돌려도 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자만의 생각일까.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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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통한다는 문으로 통천문을 내려서는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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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샘에서 식수를 보충하면 주위로 다람쥐가 달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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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수가 떨어져 죽었다는 하동바위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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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동 탐방지원센타.

천왕봉의 날씨로 보지못한 정상을 2008년 1월6일 산행한 겨울사진을 챙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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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08> 금성산-악견산


 
[금성산 정상 아래의 절벽 . 깎아지른 듯한 바위 위에 서면 만수위에 이른 합천호가 그림처럼 쫙 펼쳐진다.]

나무보다 바위가 많은 산이 있다. 예쁜 구석이라곤 별로 없는,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들 같은 바위산이다. 그 바위들은 한가롭게 합천호를 응시한다. 능선을 따라 활엽수 그늘 아래를 걷는 산행이 조금 지겹다면 금성산과 악견산을 이어달리기 해보자. 두개라고 하지만 해발 500~600곒 정도라 크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금성산과 악견산을 오르다 보면 못해도 세번은 ‘악’ 소리를 지르게 된다. 길지는 않지만 화끈한 오르막에서 저절로 터져나오는 신음이 첫번째이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합천호의 아름다움에 반해 내지르는 즐거운 비명이 두번째, 조물주가 빚은 암벽과 바위봉우리에 대한 감탄사가 그 세번째다.

두 산 중간에 30분 정도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하는 게 흠이긴 하지만 바위봉우리에 푹 파묻히는 맛이 이를 보상하고도 남는다.

산행코스는 회양교 앞 새터마을~밤나무 과수원~금성산(592.1곒)~대원사~합천댐 휴게소~합천댐 관광농원~악견산 등산안내도~납골묘~악견산(620곒)~492곒봉(삼각점)~광산 김씨묘~평학마을. 약 5시간~5시간30분 소요.

군내버스를 타고 합천댐 수문을 지나면 회양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기 직전 내린다. ‘봉화산 빙어가든’과 ‘금성산 슈퍼’가 있다. 플라타너스나무 앞을 지나 새터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주변은 밤나무 과수원 천지다.

미리 당부할 점은 길 가운데 떨어진 밤이라도 절대 손대지 말 것. 한 톨쯤이야 하겠지만 굳이 ‘농민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란 구태의연한 표현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사방에 감시의 눈길이 많다. 요즘처럼 밤이 익어가는 시절에는 더 그렇다.

마을 공터에서는 왼쪽, 마을 끝에서는 오른쪽.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간다. 5분 뒤엔 진주 유씨 묘가 나온다. 갈림길에서 길가에 평평한 바위가 있는 오른쪽으로 간다.
 

밤나무 과수원을 벗어나면 소나무 숲이다. 눈 앞에 펼쳐진 바위산이 점차 다가온다. 오르막이 시작되고 도저히 한 번 쉬어야 되겠다고 생각되는 지점에 전망대가 나온다. 길쭉한 바위다. 휴식을 취한 뒤 15분쯤 오르면 너덜겅. 여기서 100곒쯤 가면 갈림길이다. 오른쪽으로 10분이면 지리한 오르막이 끝나고 능선에 붙는다.

왼쪽으로 조금 더 가면 곧 봉우리가 나온다. 바위 봉우리. 크고 험해 타고 넘을 수는 없다. 정상 아래에는 동굴이 만들어져 있다. 산죽군락 사이로 난 길로 빠져나가면 이정표가 섰다. 정상 오르는 길을 가리킨다. 철계단이 끝나면 정상. 황매산과 허굴산이 보인다.

하산은 이정표까지 되밟아 내려가 주차장 방향을 따라간다. 내려서는 길에 악견산이 정면으로 보인다. 철계단이 많다.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떨어진다. 15분 정도 내려가면 공터가 나오고 직진하면 불사가 진행중인 대원사다. 100곒앞이 도로.

도로에서 오른쪽 삼거리의 아래로 내려서는 길을 택한다. 여기서 합천댐 휴게소까지는 1.1㎞. 아침에 출발했다면 이쯤에서 점심 때가 된다.

휴게소에서 합천읍 방향의 도로를 따라간다. 합천댐 관광농원 앞에는 무학대사 출생비가 섰다. 150곒 더 가면 악견산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악견산은 갈림길이 몇 곳 없는데다 길이 뚜렷해 헤맬 염려는 없다. 초입에 시작된 임도를 따라간다. 납골묘를 지나면 아기자기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길 바닥에 잔 돌이 많지만 경사는 비교적 완만하다. 완만하던 길이 서서히 급해진다. 25분 정도 오르면 철계단.
 
[한껏 달궈진 바위 사이를 비집고 오르는 길. 시원한 참나무 그늘을 걷는 것보다 재미있다.]


뒤로 돌아보면 수문 너머로 합천호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쫙 펼쳐진다. 유람선이 한 척 떠 가자 호수는 그림으로 바뀐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가슴이 탁트인다. 땀을 훔치고 또다시 오른다. 길은 여전히 급경사. 합천호의 물을 배낭에 가득 담아 오르는 형국이다.

약간 평탄한 길이 나오고 소나무 숲이 반갑다. 10분 뒤엔 악견산성터. 다시 10분이면 악견산 정상이다. 정상표시는 바위에 둘러싸여 숨었다. 금성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정상 표지석에서는 491곒로 돼 있는데 잘못된 표기다. 이는 내려서는 길에 있는 삼각점의 높이를 착각한 것 같다.

하산길의 첫 관문은 바위틈새다. 동굴같다. 덩치가 큰 사람은 빠져나가는데 애를 먹을 만큼 좁다. 암릉구간을 지나 갈림길에선 왼쪽. 급히 쏟아지는 길이다. 잡목과 소나무 숲을 지나 잠시 오른쪽으로 빠지는 듯하다 다시 아래로 떨어진다.

정상에서 20분 정도면 벌목지대에 다다른다. 삼각점이 있다. 491.7곒지점이다. 다시 30분 정도 가면 광산 김씨묘를 지나고 곧 만나는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한다. 5분이면 밤나무 과수원에 다다른다.

등산코스 마지막 부분은 길이 미끄럽다. 10분이면 도로가 나오고 평학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 글·사진=김용호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금성산과 악견산은 따로 떼어 생각 할 수 없는 산행지이다. 바위에 걸터 앉아 바라보는 합천호의 풍광을 감안하면 초가을 산행으로도 제격이다.

각각 독립된 산으로 산행 시간이 다소 짧아 산악 동호인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는데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에서 두 산을 동시에 오르는 코스를 소개한다.

합천읍에서 서쪽으로 15㎞ 지점에 나란히 솟아 있는 금성산은 정상 주위에 펼쳐지는 바위능선과 3개의 암봉이 합천호와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악견산, 허굴산과 더불어 합천의 삼산(三山)으로 불리며 한폭의 산수화같다.

금성산은 악견산과 함께 임진왜란때 곽재우 장군에 얽힌 전설이 있다. 악견산성에서 의병들이 왜적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왜적들이 산성을 포위한 채 장기전을 꾀하자 의병장들이 금성산 정상 큰 바위에 구멍을 뚫어 악견산과 줄을 메어 붉은 옷을 입힌 허수아비를 띄웠다고 한다. 달밤에 줄을 당기니 마치 하늘에서 신상이 내려와 다니는 것 같이 보였다. 이에 왜적들이 겁에 질려 도망쳤다는 것이다.

회양리 일대는 합천호의 수몰민들이 많이 이주하여 살고 있으며 관광단지로 조성됐다. 들머리 새터도 신기동이라 부르며 새로 생긴 마을이란 뜻이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버스를 탄다. 오전 7시, 7시40분, 8시20분. 약 2시간 20분 걸린다. 8천5백원. 합천읍에서는 군내버스 평학선 노선을 이용한다. 오전 9시, 9시30분, 10시30분.

평학마을에서 합천읍까지는 오후 4시10분, 5시40분, 6시10분 등이 있다. 지나가는 곳이므로 버스시간은 다소 유동적이다.

자가운전을 한다면 삼가에서 합천읍으로 들어가지 말고 합천댐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 한다. 합천댐 회양유원지에서 합천읍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회양교를 건너고 바로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kyh73@kookje.co.kr  입력: 2002.08.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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