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동구여행)초량이바구길. 근대의 역사길을 따라가는 초량 이바구길을 만나다.
부산의 주거는 다른 도시와 다르게 산비탈을 깎아 집을 지었습니다. 그 이유를 보면 1950년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수도 서울을 내어주고 후퇴를 하게 됩니다. 낙동강을 경계로 부산만을 남겨두었는데 전쟁통의 피난민들이 모두 몰려들어 그야 말로 인산인해를 이룰정도였다 합니다. 자연스럽게 피난민들은 비탈진 산속으로 올라가 움막을 짓고 생활하게 되었고 그 당시 마을이 동구 중구 서구 영도구에 다닥다닥 붙어 산비탈에 현재의 모습을 이루고 있습니다.
부산의 지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생긴 대표적인 마을이 감천문화마을이며 요즘 한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복도로가 많은 부산에는 이런 감천 문화 마을과 같은산간마을의 형태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우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산항에는 외국선적의 배가 많이 입항합니다. 특히 밤에 정박할때는 선원들이 부산의 발전상에 기절초풍을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멀리서 배를 타고 들어오면 마천루 같은 빌딩이 모두 불을 밝히며 수도 없이 솟아 있는 모습에 모두 어안이 벙벙 한 상태에서 잠을 잔 뒤 또 한번 더 놀라게 됩니다. 혹시 잘못보았나 싶어 눈을 비벼 본다고 하였습니다. 지난 밤 보았던 그 많던 빌딩인 마천루는 사라지고 판잣집 같은 집들이 바둑판에 그어진 선 같이 붙어 있는 모습에 어젯밤의 그 상황을 신기루에 비교를 합니다.
옛 백제병원
마천루에 비유되는 대표적인 곳이 부산 동구입니다. 6.25 한국동란때 피난민들로 마을을 이루었던 산복도로는 망양로라 부르고 이 거리에는 서민의 애환과 이바구(이야기)가 많은 곳입니다. 동구청에서는 이곳에 1.5km의 산복도로 골목길을 이어 이바구 길을 만들었습니다.
이별의 부산정거장인 부산역 맞은편에서 출발을 합니다. 부산역 일대인 초량동은 화교인들이 많이 몰려 있어 ‘차이나특구’로 지정되어 있으며 부산속의 또 다른 모습으로 만두와 중국요리 등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옛 남선창고 담벼락
50년이 넘었다는 금호 보리밥집 앞의 이바구길 안내판을 일별한 뒤 골목길을 갑니다. 유독 러시아 간판이 눈에 많이 보이는 골목길을 쭉 빠져나가면 먼저 오른쪽에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이 있습니다. 구 백제병원입니다. 1922년 한국인이 설립한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 종합병원으로 개원하여 10년만인 1932년에 문을 닫았습니다. 그 뒤 건물은 중국집인 봉래각에서 일본 아까즈끼부대의 장교 숙소로 사용되며 해방과 함께 치안대 사무소, 중화민국영사관, 신세계 예식장으로 주인이 바뀌는 등 세월의 시류따라 흔들리다 현재에 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백제병원 건물 우측에는 남선 창고자리입니다. 현재는 탑마트가 들어서 있는 곳이 1910년 부산상인 정치국을 중심으로 세웠던 부산 최초의 창고로 명태를 보관하여 명태고방, 북선창고로 불렸습니다. 명태고방으로 불리던 창고 건물은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마트 주차장 담벼락에 그 당시 모습을 보여주는 담장만 현재 보존되고 있습니다.
백제병원 건물앞으로 돌아와 진행방향으로 직진을 합니다. 초량2동 주민센터를 지나면 오거리길과 만나고 왼쪽 '늘푸른포스트빌' 왼쪽 골목에 '이바구길'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골목길을 100m 오르면 담장갤러리와 만나며 옛 동구 초량동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옛 건물과 현재의 건물들이 서로 만나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담장갤러리를 지나면 다시 도로에 올라서며 초량초등학교 정문 앞입니다. 이바구길은 오른쪽의 초량교회 앞에서 이어집니다. 골목안으로 들어서면 초량초교 담장에 동구 인물사가 꾸며져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 동구의 모습이 사진으로 글로 남아 있고 특히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을 쏟은 독립운동가가 많이 배출된 곳입니다. 장건상, 박재혁등과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성산 장기려 박사님 또한 피난 온뒤 이곳에서 환자를 보시며 이시대의 성자로 동구에서는 빼 놓을 수 없는 분입니다.
경남여고 교장으로 초량동에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청마유치환, 연극연출가 이윤택 등과 초량초등학교 출신으로 가수 나훈아, 개그맨 이경규, 음악감독 박칼린등 다재다능한 분들이 동구에서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옛 부산역 모습
이제 기다리는게 168계단입니다. 오른쪽으로 ‘이바구 정거장 분식집이 있습니다. 출출하여 국수와 파전을 먹고 식당 뒤에 있는 색다른 곳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방공호로 'ㄷ'자 형태입니다. 일제강점기때 뚫었다는 대피소로 주택가 아래에 있습니다. 출입을 막기 위해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데 두 입구가 서로 통한다고 합니다.
지짐이 1500원, 김밥 1500원
이제 과거 산복도로의 생활상이 엿보이는 우물터의 모습과 168계단을 보고 고단한 피난 생활을 생각해 봅니다. 우물에서 물을 길러 수도 없이 오르내리던 계단길, 겨울철에는 새끼줄에 달린 연탄을 양손에 들고 오르던 168계단, 지금 이 길은 이제 추억을 찾아 오르는 관광객의 길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기다리는 마음'의 김민부 시인의 전망대입니다. 이곳에서 진한 커피를 마시며 동구와 북항 멀리 영도등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성산 장기려박사 기념관 '더 나눔'을 찾아갑니다. 이바구길에서 따로 떨어져 있어 필자는 이곳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고 평생을 가난한 이웃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며 우리나라 의료보험의 효시인 청십자의료보험을 설립한 박사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세운 기념관입니다.
다시 돌아와 이제 초량의 당산을 찾아갑니다. 큰 나무와 함께 초량민을 굽어 살펴주는 당 신을 모시고 있는 곳으로 요즘 도심에서는 흔치 않은 모습입니다. 이제 망양로인 산복도로에 도착합니다.
이곳 버스정류장에는 '이바구 공작소'가 있습니다. 건물 옥상은 전망대로 동구를 바라 볼 수 있으며 해방과 6.25 한국동란, 월남파병등 역사의 부침속에 살아 있는 산복도로의 이야기를 수집 스토리텔링화 하여 초량이바구길로 탄생 시키는 곳입니다. 이바구공작소의 전시실과 내부를 둘러 보았습니다.
망양로를 따라 부산역 방향 삼거리길을 직진하면 그림이 있는 유치환 우체통이 나옵니다. 경남여고 교장을 두차례 역임하신 청마유치환을 기리며 부산항을 바라보는 모습은 너무 시원합니다. 찾아간 이때는 주경업씨의 펜화전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초량이바구길의 마지막 여정인 까꼬막에 들렀습니다. 산복도로에서 내려와 비탈에 자리한 까꼬막은 부산항의 야경이 가장 잘 바라보이며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물론 모퉁이를 돌면 까꼬막카페에서 부산항을 바라보며 커피도 한잔하고 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습니다
◆초량이바구길 약도◆
부산동구청 홈페이지캡쳐
◆초량이바구길 예약및 대표전화◆
2014/03/19 - (부산여행/동구여행)동구 이바구길 장기려 기념관. 바보의사의 이색 처방전 "환자에게 닭두마리 값을 내주시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