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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수은주가 곤두박질 치는 날씨로 동장군이 엄습을 하고 있다. 전국이 한파로 꽁꽁 얼어 붙은 요즘 산중 생활을 하는 분들은 어찌 생활을 할까.  그중에서도 인적드문 암자에서 도를 깨우치기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수도승은 이번 강추위를 어찌 보내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티비의 무협영화를 많이 봐서인지 산속에서 생활하시는 수도승은 고드름이 주렁주렁 메달려 있는 냉동고 같은 방안에서 도술로  따뜻하다며 덥다고  모든 옷을 벗고 사는게 아닌가 상상도 하였는데 오늘 이곳의 수도승은 우리와 똑 같은 사람인가 보다.  

 

 

 

 

 그분들도 추울때는 남들처럼 추위를 타는지 올라올때 미리 베어놓은 '나무 한개비씩 부탁드립니다. 청룡암 스님 법희'하는 글귀가  장작에 메달려 있는게 아닌가. 너무 재미있다. 암자가 지리잡은 위치는 중국 무림의 고수들이 살만한 곳에 위치를 하여 슝~슝~하며 날라 다닐 것 같은데 장작개비를 날라달라는 쪽지가 왠말이냐. 

 

 

 

 ㅎㅎ 이곳은 그 흔한 임도도 없어 오롯히 두다리로 걸어서 이곳까지 올라와야 한다. 그러니 아궁이가 전부이며 땔감으로 작은 방을 데워야 해 장작이 연료의 전부인샘. 땔감용 장작을 밑에서 나르기도 힘들고 하여 암자 밑에 태풍으로 넘어져 고사한 나무들을 미리 잘라 산길 옆에 장작으로 만들어 두었다. 공부하는 스님들도 나르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혹 암자를 찾는 신도분이나 등산객에게 장작을 날라달라는 애교섞인 글귀가 도를 닦는 수도승인 아닌 인간으로 보여 더욱 정이 간다. 이곳을 올라가는 모든 분들은 한개비씩 들고 올라가 주세요.

 

 

 암자 뒤의 바위군을 병풍암이라 부른다. 그아래 한점의 점이 암자라 자리한 위치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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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292> 황매산


 
산에 오르는 것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잡목 우거진 능선만 지루하게 이어지는 산. 처음부터 끝까지 흙 구경 한 번 어려운 바위산. 앞뒤로 꽉 막혀 전망이라곤 없는 산. 재미 없다.

모산재~황매산은 여러 가지 맛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황금 코스이다.

먼저 들머리에서 모산재 정상까지는 기암절벽을 타고 넘는 짜릿함, 눈요기에 그만이다. 모산재~황매산정상 구간 중간에서는 목장길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산보하듯 가볍게 걷는다. 그리고 화사하게 분홍빛 세상을 연출하는 철쭉 무리.

산행코스는 모산재정류장~국사당~황매산성터~모산재(767곒)~철쭉제단~산불초소~황매산(1,108곒)~삼봉~상두실~두심버스정류장. 약 5시간30분 소요.

모산재식당 앞 주차장에서 내려 ‘모산재 등산로 입구’ 이정표를 따라 시작한다. 5분쯤 가면 황매산군립공원 안내도 간판이 서 있다. 왼쪽은 황매정사를 지나 황포돗대바위로 오르는 길. 직진해서 영암사지로 간다.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쌍사자석등 등을 볼 수 있다. 돌을 깎아 둥글게 만든 계단이 아름답다.

절 구경을 마치고 나와 새로 지은 극락보전 앞으로 난 길을 따라간다. 작은 못과 논 사이로 오른쪽.

절경에 감탄하다 자꾸 뒤를 돌아본다. 바위와 푸른 소나무의 어울림이 먹으로 그린 진경산수화 한 폭과도 견줄 만하다. 얕은 언덕을 살짝 넘어 갈래길에서 왼쪽. 수로를 따라간다. 10분 뒤 왼쪽으로 보면 무덤. 옆으로 난 산길로 치고 오른다.
 
깔끔. 깨끗. 저음의 베이스 같은 솔바람 소리가 편안하다.

산길 10분만에 조선 태조 이성계가 천하를 얻기 위해 천지신명에게 기도를 올렸다는 전설을 간직한 국사당에 다다른다. 돌 무더기를 쌓아 홈을 파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주위를 호위한다.

몇 걸음 가면 ‘모산재 1.1㎞’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이때부터 바위를 타야 한다. 바위에 구멍을 뚫어 만든 난간을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 깎아지른 듯한 경사. 아래로 보면 어지러울 만큼 가파르다.

조심조심. 천천히. 뒤 한 번 보고 옆도 한 번 돌아보고. 급하게 올라가지 말 일이다. 주변 경치도 감상하면서 오르자. 기암괴석에 뿌리를 박고 기대 누운 와송, 어느 것 하나 대충 훑고 지나가기 아쉬운 절경의 연속이다.

뻐근한 몸이 풀릴 무렵 순결바위에 닿는다. 두 개의 바위가 통통한 엉덩이처럼 50㎝ 정도 패여 쫙 갈라져 있다. 평소 사생활이 깨끗지 못한 사람은 들어갈 수 없을 뿐 아니라 들어가면 바위가 오므라들어 빠져 나올 수 없다고 한다.

아래로 저수지가 보인다. 앞에는 바위평원이 펼쳐진다. 약간 경사가 졌지만 그래도 거대한 바위로 이뤄진 평원이라 부를 만한다. 바위 위에 바위, 바위 아래 또 바위.

너무 감탄해서 흥분하면 안 된다. 자세히 살펴 보면 바위에는 하얀 소금 알갱이 같은 것이 점점이 박혀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빈번히 오고 가면서 소금 알갱이들이 부서져 표면에 이들을 뿌려 놓은 것 같다. 자칫하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왼쪽 절벽은 어지간한 강심장도 바로 내려보기 어려울 만큼 가파르다. 몸은 두고 고개만 쑥 빼 돌려 보는데도 어지럽다.

잠시 뒤 황매산성터. 임진왜란 때 일본군과 맞서 싸운 의병들의 활동 근거지였다고 한다. 성벽을 오른쪽에 두고 왼쪽으로. 50곒 전방이 모산재 정상(767곒). 맞은편 절벽 끝에 흔들바위처럼 보이는 게 황포돛대바위. 발끝으로 슬쩍 밀어도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 같다.

정상에선 천왕재 철쭉군락지 방향으로. 119조난위치 표지판이 있고 왼쪽으로 내려서면 무지개터로 내려가는 하산길이다. 모산재 정상에서 내리막 오르막 한 번이면 황매산 철쭉군락지에 도착한다. 20분 소요.

아래 능선으로 목장이 펼쳐져 있고 철쭉은 지천이다. 온통 분홍 천지. 붉은 산이다.

천왕재 방면으로 출발. 목장을 둘러친 능선을 타고 간다. 파란 잔디가 융단처럼 깔린 목장길을 걷는다. 산불초소를 지난다. 능선 너머 왼쪽엔 영화 단적비연수 촬영장이 보인다. 헬기장이 나오고 오르막이 시작된다. 20분 가까이 제법 숨찰 만큼 가파르다.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때는 양보가 중요하다. 특히 바위구간을 오르내릴 때는.

봉우리에 오르면 황매봉까지는 10분. 날씨가 좋으면 9시 방향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2시 방향으로 합천댐.

하산길은 북쪽 능선을 따라 잡는다. 이정표 ‘삼봉 3㎞’ 방향. 이때부터 타고 나가는 능선에는 깎아지른 바위를 넘어야 한다. 동아줄을 매달아 놓은 곳도 있지만 절대 조심.

30분쯤 가면 삼각점. 다시 합천댐을 정면으로 보고 20분쯤 가면 갈래길이다. 여기서는 오른쪽 돌탑을 보고 간다. 직진하면 댐 방면.

이때부터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수풀이 우거진 길이다. 군데군데 철쭉이 군락을 이룬다. 갈대와 잡목이 섞여 있지만 그래서 분홍빛은 더 붉게 보인다. 우거진 길을 1시간여 가면 늪지대가 나온다. 오른쪽에 파평윤씨 묘.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5분 뒤 갈래길이 나오면 왼쪽. 20분쯤 가면 밤나무밭. 상두실마을에서는 왼쪽으로 풍산홍씨 묘를 지나 두심마을 버스정류장까지 10분 정도. /글·사진=김용호기자

/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합천 제일의 명산은 가야산이다. 합천 사람들은 그 가야산의 반열에 황매산을 올려놓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황매산은 그만큼 근교산 취재팀에도 친숙하다. 철쭉의 명산 황매산을 찾아 보았다.

신록 그윽한 계절에 황매산은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다. 오는 5일 황매산철쭉제가 열린다.

산청군 차황면과 합천군 대병면, 가회면의 정점에 솟은 앙칼진 봉우리에 다양한 산행코스가 있다. 근교산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모산재 코스가 소개돼 있다. 황매산식당~황매정사~황포돗대바위~무지개터~모산재(정상)~순결바위~국사당~황매산식당으로 3시간이면 충분하다.

황매산 코스는 법평리 신촌마을~황매산 영화주제공원~샘터~황매산 정상~헬기장~임도~황매산 영화주제공원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가족산행에 3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산행후 합천호를 둘러보며 변해 가는 산속의 신록을 즐기자.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모산재~황매산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시간 제약이 심하다.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오전 7시 출발 합천행 버스를 타고 삼가에서 내려야 한다. 요금 6천9백원. 약 1시간30분 소요. 삼가에 내려 오전 8시30분에 출발하는 덕만행 서흥여객 시내버스를 타고 영암사 입구 모산재식당 앞에서 내린다. 서부터미널에서 출발할 때 운전사에게 미리 버스시간에 맞춰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좋다. 덕만행 버스를 놓치면 일정대로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산해서 두심마을 버스정류장에서는 오후 5시20분 지나가는 삼가행 버스를 타야 한다. 산행시간도 이 버스를 놓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삼가에서 부산행 버스는 18:10 18:40 19:20에 출발.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kyh73@kookje.co.kr  입력: 2002.05.0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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