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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행/산청여행)남사예담촌 산청 남사리 이씨고가. 가장 아름다운 마을 남사예담촌 산청 남사리 이씨고가 


통영 대전고속도로 단성나들목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가는 길에 반드시 거치는 곳이 남사마을입니다.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남사마을과 남명 조식 선생의 산천재와 단속사지를 엮어서 떠났던 산청 삼매(三梅) 여행은 초반인 남사마을에서 일이 틀어져 버렸습니다. 

블로그에 올라왔던 지난해 남명매와 원정매, 정담매의 포스팅 날짜를 참작하여 떠났으나 예년보다 올해 날씨가 상당히 추워서 그런지 꽃망울만 맺혀 올해 삼매 개화 시기는 한주쯤 더 기다려야 할 듯했습니다.




남사예담촌 산청 남사리 이씨고택 주소: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 340-7




2009/05/21 - (경남여행/산청여행)남사예담촌. 돌담길이 아름다워 문화재로 등록된 남사예담촌의 풍경입니다.

2013/03/14 - (경남여행/산청여행)산림처사 남명조식선생이 강학한 시천면 덕천서원

2010/09/02 - (경남여행/산청여행)산청 지리산 꽃봉산~공개바위 산행. 한국판 피사의 사탑 지리산 공개바위 찾아가기

2013/06/13 - (경남여행/산청여행)남명선생 사적지 남명기념관. 시천면 덕산에서 그의 선비정신을 옅보다.

2013/06/03 - (경남여행/산청여행)천왕봉을 닮고자 한 남명조식선생 올곧은 선비의 기개를 보다. 산천재와 남명매





그래도 성질 급한 매화 몇 송이는 당연히 폈겠지 생각했는데 감감무소식이어서 정말 많이 아쉬웠습니다. 

지금이야 모두 피었겠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매화도 매화지만 ‘꿩대신닭’이란 심정으로 여행을 겸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남사예담촌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입구에 예전에 없던 남사마을의 전경을 보는 정자 전망대에 오르는 아치형 육교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남사예담촌은 많이 바뀐 모습이었습니다. 



지리산을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전통마을인 남사마을은 흙과 돌이 섞인 기하학적 모양의 담장이 아름다워 남사예담촌으로 불리며 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남사예담촌의 많은 고가 중에서 특히 남사예담촌을 대표하는 풍경은 산청 남사리 이씨고가 입구에 있는 크로스 회화나무입니다. 

서로 기대어 선 모습이라 마치 부부 같이 서로 의지한다 해서 부부 나무라 부릅니다.




부부나무 앞에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 산청 남사예담촌’을 알리는 안내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골목 양쪽의 토담에 박혀 있는 몽돌이 어릴 적 시골에서 살던 때의 담장과 똑 닮았습니다.

 70년대 새마을 운동으로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에서 보듯 많은 초가집과 흙담장이 초가 대신 슬레이트가 올라가고 토담 대신 시멘트로 찍어 낸 블록담장을 교체하여 농촌의 삶은 많이 바뀌었으나 그와 반대로 농촌의 역사성은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남사마을은 모진풍파(?)에 용케도 살아남아 우리에게 고향의 향기를 듬뿍 느끼게 합니다.



남사예담촌은 지금까지 여러 번 찾아왔고 그 때마다 이곳 부부 나무를 찾았지만, 안쪽의 산청 남사리 이씨고가는 문이 닫혀 있어 내부를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출입문이 열려 있어 이씨고가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이씨고가는 1700년경에 지어졌으며 남사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고택이라 합니다.

먼저 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키가 큰 회화나무 한그루가 있습니다.




나무의 배꼽쯤 높이에 구멍이 나 있는데 관광객이 얼마나 문질렀는지 반질반질했습니다. 

이 회화나무는 마을에서 삼신 할매나무라고 합니다. 

삼신할매는 아이를 점지해주는 할머니입니다.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는 여인이 구멍에 손을 넣고 빌면 애를 갖게 해주는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라 합니다. 

남사마을에서 가장 큰 나무이며 수령도 450년쯤 되었다 하니 남사마을의 터줏대감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산청 남사리 이씨고가는 전통적인 남부지방의 사대부 한옥 구조입니다. 

안채를 중심으로 입구에 사랑채와 익랑채, 곳간채에 ‘ㅁ’자 형태이며 사랑채 오른쪽의 중문을 통해 안채로 들어가는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사당은 곳간채 뒤쪽에 배치하여 보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사랑채는 일자형에 안채와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앞면 4칸에 옆면 3칸인 사랑채는 앞과 뒤에 툇간이 있으며 들보 5량인 팔작기와지붕입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방방곡곡에 있는 이름난 고택을 많이 찾아다녔습니다. 

대부분의 많은 고택은 대청을 중시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산청 남사리 이씨고가는 특이하게도 대청은 방 사이에 1칸을 두었다는 것을 보면서 주거용도를 더 우선시 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귀중한 물건을 보관하는 수장 기능을 하도록 방의 뒤 툇간을 넓게 잡아 겹집형식의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안채는 앞면 6칸, 옆면 3칸 크기에 앞뒤로 툇간이 있고 들보 5량인 팔작기와지붕입니다.











남부지방의 일자형 가옥에 건넌방 툇마루는 대청보다 약간 높게 만들어졌는데 그 밑에 아궁이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안채도 사랑채와 같이 주거용도를 중시한 건물입니다.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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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행/산청여행/지리산여행)시천면 덕산 수양산~마근담 계곡 산행 개요.


산청군 시천면 덕산은 남명조식선생을 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남명선생은 처가가 있는 김해 대동면 신어산자락에 산해정을 짓고 후학을 양성하다가 48세에 외가가 있는 삼가면 토리마을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조선시대의 풍습으로 양반내들은 결혼과 함께 처가입향을 하였다. 조식선생의 부친도 처가인 삼가면 외토리로 입향을 하여 남명선생을 낳았다. 선생은 삼가가 외가이며 고향이 된다.  외토리에서 선생은 뇌룡정과 계부당을 짓고 후학을 양성한다. 선생은 55세에 이곳 뇌룡정에서 왕과 조정을 조롱하는 을묘사직소(단성소)를 올린 후 61세가 되어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다 보이는 덕산에 산천재를 짓고 학문 연구와 후학양성에 매진하며 이곳에서 여생을 보낸다. 그 만큼 덕산은 남명선생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곳이다. 덕산서원과 선생이 찾아와 즐겼다는 백운계곡이 모두 덕산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국가문화재 사적 305호인 산천재와 별묘 신도비 남명기념관 그리고 묘소등이 조성 되어 있다. 산천재 뜰 앞에는 남명선생이 손수 심었다는 460년된 남명매가 남아 있다. 남명선생을 빼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이곳에 산청군에서 개설한 남명등산로가 있어 소개를 한다.






사리버스정류장의 옛 산천재 모습




덕산교를 건너면




사리마을회관 옆의 수양산 등산로 입구.











시무산 정상. 삼각점이 있다.




402m봉 갈림길 . 수양산~덕산교 나무판





☞(경남여행/산청여행/지리산여행)시천면 덕산 수양산~마근담 계곡 산행 경로.



산행경로를 보면 산천재와 남명기념관이 있는 사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덕산교~사리마을회관~임도~시무산 정상~402m봉~판짐재~수양산 정상~감나무 밭~벌목봉 정상~지리산 둘레길 사거리(용무림재)를 거쳐 안마근담 갈림길~마근담~사리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잡았다. 산행거리는 13.5㎞며 산행시간은 4시간 안팎,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 이상이 걸린다. 그리고 지리산 둘레길 사거리인 용무림재에서 왼쪽은 마근담 계곡 방향이고 그 반대 방향인 오른쪽은 남명선생이 찾아 들었다는 절경의 백운계곡으로 여름산행지로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시천면 소재지와 구곡산.




수양산 정상. 작은 안내판이 정상임을 알린다.







뒷 봉우리가 벌목봉. 300m의 표고차를 극복해야 한다.







안부의 감나무 밭





☞(경남여행/산청여행/지리산여행)시천면 덕산 수양산~마근담 계곡 산행 사리마을에서 시작.



산행은 산청군 시천면 사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버스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산천재와 남명기념관이 나오며 하산 후 들러 보도록 하자. 수양산 산행은 그 반대인 진주방향이다. 덕산교를 건너면 사리마을회관이 나오고 맞은 편 산으로 임도길이 올라간다. 입구 나무에 리본이 많이 걸려 있어 쉽게 들머리를 찾을 수 있다.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지그제그 임도 길을 잠깐 올라가면 무덤을 지나 비포장 임도로 바뀐다. 다시 앞에 무덤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크게 꺾어 돈다. 5분 뒤 수양산 등산길은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올라간다. 이곳도리본이 여럿 걸려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등산로 옆으로 오래된 철조망이 따라 올라간다





벌목봉 오르는 된비알 산길.




벌목봉 정상을 알리는 표지판.







벌목봉을 내려 오면서 보이는 백운계곡과 웅삭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지리산 둘레길인 용무림재. 이곳에서 왼족인 마근담 방향.





☞(경남여행/산청여행/지리산여행)시천면 덕산 수양산~마근담 계곡 산행 시무산과 판짐재를 지나면 수영산.



산길은 서서히 오름길이다. 무덤 하나를 지나며 급경사 된비알로 갈지자로 이어지다 능선으로 올라간다. 능선이 완만해지면서 시무산 정상에 올라선다. 시무산의 내력은 알 수 없지만 '산청454' 삼각점이 박혀 있다. 이번 산행 내내 조망이 시원찮다. 그러나 그만큼 숲 그늘을 제공하는 산길은 완만한 능선을 따라 왼쪽 10시 방향으로 간다. 다시 시무산과 비슷한 높이인 402m봉에 닿는다. '수양산/덕산교' 방향을 알리는 작은 나무판이 걸려 있는 이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가파르게 내려간다. 산길은 곧 완만해지며 정면 나무 사이로 수양산 전위봉인 판짐재(454m)가 솟아 있다. 멀리서 보면 수양산으로 착각하기 쉽다.







마근담으로 내려가는 지리산들레길.








콘크리트 임도로 내려서면 왼쪽 사리 임도 방향.




안마근담 갈림길. 이곳에서도 역시 왼쪽마근잠 방향.






☞(경남여행/산청여행/지리산여행)시천면 덕산 수양산~마근담 계곡 산행 최대의 고비 벌목봉 오름길.



10분이면 사거리 고개가 나온다.왼쪽으로 내려가는 흔적이 뚜렷하다. 수양산은 직진해서 정면의 완만한 오르막을 타야한다. 15분 후 왼쪽 소나무 사이로 시천면 소재지인 덕산과 덕천강, 구곡산이 높게 솟아 있다. 잠시 뒤면 밑에서 본 454m봉 판짐재에닿는다. 수양산은 완만한 능선을 따라 간다. 묘터인지 넓은 공터를 지나면 수양산 정상이다. 정상석 대신 나무판에 수양산이라 적혀 있고 '산청455' 삼각점과 시멘트 원기둥이 서 있다. 여기도 시무산 정상 처럼 조망은 기대하기 힘들다.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벌목봉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표고차가 300m 이상이다. 벌목봉을 가기위해서는 정면으로 내려간다.




마근담 펜션.




감투봉의로 이어지는 능선.







필자의 모습.





☞(경남여행/산청여행/지리산여행)시천면 덕산 수양산~마근담 계곡 산행. 지리산둘레길인 용무림재에서 마금단 계곡 하산.  



안부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다. 10분이면 삼거리다. 오른쪽은 개간지라 나무를 걸쳐 막아 놓았다. 왼쪽으로 가면 곧 임도 갈림길을 만나 직진한다. 6분이면 감나무밭에 선다 봄철에는 고사리가 지천으로 올라와 있는 농장으로 등산객은 농작물에 욕심을 내면 안될 것 같다. 정면으로 직진하여 소나무 숲 방향으로 들어선다. 여기도 리본이 많이 붙어 있다. 숲에 들어서면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곧 파 놓은 물길을 지나 간다. 산길은 잠시 뒤 이번 산행의 최고 고비와 직면한다. 급격한 오르막 경사로 고도차 300m나 극복해야한다. 이곳에서는 체력안배를 잘하여 천천히 올라야하며 급경사라 쉬기도 마땅찮다.





마근담에 있는 고목.













물의 맑기가 옥수인듯 깨끗한 마근담계곡.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아쉽다.






☞(경남여행/산청여행/지리산여행)시천면 덕산 수양산~마근담 계곡 산행 백운게곡을 보며...



급경사를 20여 분 올라가면 산길은 벌목봉을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간다. 잠시 후 743m 벌목봉 정상에 오른다. '벌목봉 743m'라 적힌 나무판이 걸려 있고 이곳 또한 조망이 없다. 옆에는 폐헬기장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간다. 고도를 그 만큼 높혀서인지 지리산 둘레길인 용무림재까지는 완만한 내리막이다. 하산 길 능선 오른쪽으로 깊게 파여진 골짜기가 백운계곡이다. 산길은 완만해지면서 지리산 둘레길과 만나는 용무림재 사거리다. 둘레길 이정표 뒤 능선길은 웅석붕으로 올라가는 산길이다. 입구에 지리산둘레길이 아니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오른쪽은 백운계곡으로 내려가는 지리산 둘레길이고 원점회귀를 하기 위해서는 왼쪽인 마근담 방향이다.








마근담계곡의 어느 집 정원의 모습. ㅋㅋ 남근석 같기더도하고







출발지 사리 버스 정류장.






☞(경남여행/산청여행/지리산여행)시천면 덕산 수양산~마근담 계곡 산행. 마근담으로 내려서는 지리산 둘레길 신바람. 



넓은 임도를 걷다 다시 잠시 길이 좁아졌다가 다시 넓어진다. 많은 둘레길 탐방객으로 인해 산길은 잘 나 있다. 산허리를 따라 이어지는 지리산 둘레길 코스답게 정비된 길을 따라 20분이면 콘크리트 임도로 내려선다. 왼쪽 내리막길이다.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6, 7분 가면 사리에서 안마근담으로 올라가는 도로와 만나는 삼거리다. 여기서도 마근담 펜션이 있는 왼쪽으로 내려간다. 오른쪽으로 마근담계곡이 보이고 20여분 넓은 콘크리트 길을 내려가면 마근담교를 건넌다. 여기서부터는 작은 폭포와 소가 이어지지만 아쉽게 상수원보호구역이라 계곡을 바라만 봐야 하는 게 안타깝다. 한참을 내려가면 새로 만든 큰 다리를 지나 아스팔트 도로로 바뀌고 더욱 도로는 넓어 진다. 마을을 지나 도로 끝까지 내려가 삼거리에서 왼쪽은 출발지 사리 버스정류장이고 산천재와 남명기념관은 오른쪽에 있다.

 




산천재와 남명매




남명기념관.





☞(경남여행/산청여행/지리산여행)시천면 덕산 수양산~마근담 계곡 산행. 교통편. 



산청군 시천면 사리는 진주에서 들어가야 한다. 진주행 버스는 사상시외버스터미널이에서 수시로 있다. 진주터미널에서 오전 8시, 8시35분, 9시5분, 9시30분, 10시 등에 출발하는 중산리나 홍계·대원사행 버스를 이용하여 기사님께 사리 정류장을 부탁하면 편리하다. 하산 후 사리에서 진주 가는 버스는 오후 8시(막차)까지 30~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이번 코스는 원점회귀라 승용차를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진주분기점에서 통영대전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단성IC로 나와 20번 국도를 만나면 우회전해 중산리 방향으로 가다가 사리교차로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 들면 출발지 사리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수양산~마근담 계곡 고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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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계곡산행을 '여름산행의 백미'라고 하지만 약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아주 빼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는 대형 계곡을 끼고 오르거나 내려서면서도 정작 계곡 물에는 발 한 번 담그지 못한 경우도 계곡산행이라 할 수 있을까. 이 경우는 엄밀한 의미에서 여름산행의 백미라고 불릴 정도의 계곡산행이라고 보기 힘들다. 규모가 큰 산에 자리잡은 거대하고 깊은 계곡일수록 그만큼 물길을 따라 오르내리기 힘들만큼 많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시도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하는' 산행에 만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며, 산꾼들은 진한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 지리산 웅석봉 서남쪽 파고든 숨은 계곡 왕복 5㎞ 짧은 코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찾아간 경남 산청군의 백운계곡은 이같은 아쉬움을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천혜의 계곡산행 코스다. '첨범첨벙'거리며 거리낌 없이 물길을 딛고 걷거나, 아예 흘러내리는 폭포수를 밟으며 비스듬히 누워 있는 암반 위를 내달릴 수 있다. 난이도가 평이하고 위험 구간도 거의 없기 때문에 산행 초보자도 얼마든지 갈 수 있는 물길이다. 게다가 이루 다 헤아릴 수 조차 없이 많은 폭포와 소가 연속되면서 잠시나마 지겨울 틈도 주지 않으니 이보다 더 좋은 여름철 계곡 피서산행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어쩌면 계곡 전체가 누워 있는 거대한 한 개의 바위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끊임없이 나타나는 크고 작은 폭포들은 솔직히 어안이 벙벙해질 만큼의 감동과 시원함을 동시에 전해준다. 특히 높이 2~3m 정도의 소형 직폭 아래에서 옷을 입은 채 그대로 폭포수를 뒤집어 쓸 수 있는 곳도 셀 수 없이 많으니 금상첨화다.



백운계곡은 또 조선 중기 성리학자이자 영남 사람의 거두였던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이 가장 즐겨 찾았고, 그의 체취가 지리산록 중에서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남명 선생이 남겼다고 하는 백운동(白雲洞), 용문동천(龍門洞天), 영남제일천석(嶺南第一泉石), 남명선생장지소(南冥先生杖之所) 등의 글자가 암석에 새겨져 있다. 선생은 이곳에서 '푸르른 산에 올라보니 온 세상이 쪽빛과 같은데 사람의 욕심은 그칠 줄을 몰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도 세상사를 탐한다'라는 시문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 남명 조식 선생 가장 즐겨 찾은 명소지만 아는 이 많이 없어




   
완만한 경사도의 백운계곡 폭포를 오르는 취재팀.

백두대간의 실질적인 마지막 봉우리로 알려져 있는 산청 웅석봉(1099.3m·일명 곰돌봉) 줄기가 남쪽으로 뻗어내리는 달뜨기 능선을 파고든 곳에 자리 잡은 백운계곡의 총길이는 5㎞가량 된다. 그리고 흔히 백운계곡 산행이라고 하면 감투봉 너머 서쪽의 대원사 입구 부근 딱바실골과 연계한 산행을 말하기도 한다. 근교산 시리즈에서도 이미 십여년전에 이 코스와, 감투봉 이방산을 연계한 코스 등을 소개한 바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번 주 다시 백운계곡을 찾은 이유는 단 하나다. 순수하게 계곡 물줄기를 타고 오르는 피서 특집 계곡산행을 위해서다.

코스는 간단하다. 산청군 단성면 백운리 백운계곡 입구에서 시작해 계곡 바닥으로 내려선 뒤 줄곧 계곡만 타고 오른 후 지리산길 갈림길도 통과, 중간에 끊어진 임도까지 갔다가 곧장 출발지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계곡 전체를 섭렵하는 것이 아니라 딱 절반만, 그러니까 편도 2.5㎞만 올랐다가 하산할 때는 서쪽 임도를 따른다. 오를 때 2시간, 내려설 때 40분 정도면 되니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따지면 2시간40분짜리 초미니 코스다. 하지만 계곡에서 만나는 수많은 비경 앞에서 휴식을 취하며 피서를 즐기다 보면 사실 몇 시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없다.



   
백운계곡 하류에 있는 와폭인 용문폭포.

백운계곡 입구 주차장에서 백운교를 건넌 후 지리산길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우측 오르막 임도를 따른다. 펜션과 산장, 민박집이 잇따라 나오는가 싶더니 오른쪽으로 백운계곡의 비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함소라고 불리는 길다란 소(沼)는 깊고 푸른 물 웅덩이에서 서기가 뻗쳐 오르는 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고 해도 믿을 수 밖에 없을 정도다.

잠시 후 화장실과 대피안내도, 간이 매점이 있는 곳을 지나자마자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선다. 길이 30m 이상되는 긴 와폭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날씨인데도 몇몇 피서객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폭포를 그대로 타고 오르면 또다시 펼쳐지는 거대한 암반. 사실 백운계곡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암반덩어리나 마찬가지니 놀랄 필요도 없다. 왼쪽에 용문천(龍門川), 용문폭포(龍門瀑布)라는 글자가 쓰여진 바위가 보인다. 용문천 바위 왼쪽으로 좀 더 돌아가보면 남명선생장지소(南冥先生杖之所)라는 음각 글귀도 보인다. 남명 선생이 즐겨 찾아 휴식과 사색을 하던 곳인가 보다.



■ 폭포 소 수십 곳…난이도 평이해 물길 거슬러 오르기 안성맞춤



   
비스듬히 누워 있는 암반 위로 물줄기가 나 있다. 이런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산꾼은 마치 연어가 된 듯하다.

이어지는 계곡도 크고 작은 폭포와 소의 연속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폭포가 사람이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규모와 형세를 갖추고 있어 계곡산행자들에게는 더없이 편하다. 어떻게 계곡이 이런 형태를 띨 수 있을까 싶다. 물장구 치면서 수많은 폭포를 거슬러 1시간 정도 오르면 높이 5m가량의 대형 폭포가 나온다. 일명 백운폭포다. 직폭이면서 깊은 소를 가진 이 폭포는 쌍폭보다 더 인상적인, 백운계곡의 수십개 폭포 가운데 대표격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빼어난 모양을 갖추고 있다. 좀 더 오르면 높이 2m 정도의 직탕폭포가 나온다. 취재팀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옷을 입은 채 그대로 폭포 밑에 서서 온몸으로 물줄기를 받아들인다. 시원함의 극치요, 여름 계곡산행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 이 폭포를 지나 10분쯤 가면 지리산길 이정표가 있는 통나무다리를 만난다. 이 길을 통과, 직진해서 좀 더 오르면 2~3개의 폭포가 더 나오고 이윽고 계곡의 중간 지점인 끊어진 임도에 닿는다. 임도를 타고 끝까지 오르면 우측으로 웅석봉, 좌측으로 감투봉과 용무림산 감수봉 수양산 등으로 갈 수 있다.


좀 더 계곡을 타고 올라도 되지만, 취재팀은 이번 산행의 목적이 원형 그대로의 계곡 물줄기를 내달리는 특집 피서산행이라고 보고 하산키로 결정한다. 빗줄기가 더 굵어지면 계곡산행이 위험해진다는 점도 참고했다. 왼쪽으로 돌아서 임도를 따라 내려서는 데는 40분 정도면 충분하다. 길을 따라 내려서다가 계곡에 몸을 담고 싶으면 언제든지 뛰어 들어도 무방하다. 이 계절이 아니면 그런 호사를 누리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떠나기 전에

- 명소 수십 곳 이름 가졌다지만 안내판 조차 없어 방문객 아쉬움



   
두 갈래로 갈라진 물줄기가 인상적인 백운계곡 쌍폭.

산청 백운계곡은 지리산 자락 동남쪽 끄트머리의 숨은 비경이다. 규모 면에서는 뱀사골 피아골 대원사계곡 등에 비해 작지만 수많은 폭포와 소가 잇따라 나타나고 멋진 풍광을 간직하고 있어 '역시 지리산록의 계곡 답다'는 평가를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방문자를 위한 행정관청의 세심한 배려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산청군청 홈페이지에는 백운동계곡에는 '목욕을 하면 절로 아는 것이 생긴다'는 다지소(多知沼)와 백운폭포, 오담폭포, 등천대, 청의소, 아함소, 장군소, 용소, 탈속폭포, 용문폭포, 십오담폭포, 칠성폭포, 수왕성폭포 등이 있다고 돼 있지만 안내판은 고사하고 작은 표지판 조차 없어 방문자 입장에서는 도대체 그 이름을 알 방법이 없는 것이다. 방문객을 위한 조금 더 세심한 배려를 기대해 본다.


◆ 교통편

- 중산리행 시외버스 타고 백운계곡 입구 하차하면 간단


   
백운계곡의 숨은 비경은 좀처럼 끝날 줄 모른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1)에서 중산리행 시외버스를 타고 가다가 산청군 단성면 백운계곡 입구에서 하차, 표지판을 보면서 3㎞가량 걸어야 된다. 오전 6시10분, 8시20분, 10시20분 등 하루 6회 운행. 2시간30분 소요. 1만2000원 안팎.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대전통영고속도로 단성IC에서 내린다. 두번째 사거리에서 20번 국도 지리산국립공원 방향으로 우회전, 계속 따라가다가 하동군 옥종면으로 갈라지는 칠정삼거리를 지나 1㎞쯤 더 가면 백운동계곡이란 푯말이 있다. 백운리 점촌마을을 지나 계곡 입구 민박 밀집지역 오른쪽 백운교를 건너면 주차장이 있다.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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