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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입대한지 벌써 100일 되었네예. 길지 않은 세월이지만 본인은 엄청 길게 느껴지는 100일이 아니었겠습니까. 처음 훈려소에 들어 갈때는 문밖에 내 놓은 강아지 처럼 불안하였고 마지막 큰절을 할때는 이제는 진짜 부대로 들어가는구나 싶어 먼저 발걸음을 돌려 나왔는데 8주간의 교육을 다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아 몇일전 주말에는 부대까지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영동지방의 폭설이 뉴스로 막 나오고 가야되는냐 말아야 되는냐 하면서 애 엄마하고 실랑을 많이 하였습니다. 눈 때문에 다음에 가자는 내 주장과 기다리는 애를 봐서라도 눈을 뚫고 가야한다는 애 엄마와 언쟁아닌 언쟁을 주고 받으며 말입니다.....




애 엄마가 이겨 할 수 없이 기다릴 아들을 생각하며 출발을 하였습니다. 안전하게 갈려면 고속도로만 타고 가기로 정하고 네비를 입력하니 경부고속도로에서 7번 국도로 따라가는 것으로 길을 안내하는 것이였습니다.
일단은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타고 중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를 경유하기로 하고 그리고 폭설로 정체와 차량운행을 생각하여 금요일 저녁에 여유롭게 출발을 하였습니다. 우리의 바램일까. 애 엄마의 정성일까. 하나님도 무심하지 않은 것일까요.
그날 내린 폭설이 고속도로에서는 모두 치워져 있어 우리는 안전하게 운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세계에서도 영동 지방의 재설에 대해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고 합니다.ㅋㅋ 그 덕분에 목적지 인근까지 타이어에 눈 한번 안 묻혀 보고 도착을 하였습니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이라 여관에서 눈을 붙이고 일찍 면회를 갔습니다. ㅋㅋ

면회신청 후 아들과 함께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의 손에는 병영일기장을 들고서 말입니다.



입대한 그날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써내려 갔다는 병영일기였습니다. 100일간의 아들냄이 군대 생활이 기록되어 있는 소중한 일기장이였습니다. 훈련소의 생활과 자대에 와서 근무하는 모든 것을 자신의 기록으로 남겨 두기 위함인지 말입니다.
하하 외박을 앞둔 몇일간의 일기는 사실 안타까움 그 자체였습니다. 집에서는 거의 일기를 써 지 않았던 아들이거든예... 그런 일기를 애 엄마는 읽어보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것이 아닙니까.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싶어 궁금해 읽어보고 몇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훈련소에서 사격을 처음 하였던 날인 것 같습니다.
그날 밤에 하늘을 본 것 같습니다.
~~~중략~~촌인데 별이 안보여 맑은 하늘에 펼쳐진 별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요즘들어 하고 싶은게 늘어 나는거 같아. 엄마한테서 편지가 왔어. 보면은 마음이 약해질까봐 담아 둔다.
는 내용이였습니다.



그리고 5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나서 부모님이 와야 된다기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만나본 아들은 종교를 갖게 되었다합니다.
그래 어떤 종교 하니까.
천주교예 하며 이야기를 한다.
ㅋㅋ 아마 교육기간이라도 종교활동은 하게 하였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시간이 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아닙니까.ㅋㅋ
후반기 3주간의 교육도 끝날때쯤의 일기인 것 같습니다
~~종교행사가 드디어 끝이났어.~~~~중략~~~천주교는 왜 이리 가난할까. 먹을거 너무 안주는 것 같아. 타 종교에 비해 많이 적게 주는거 같아~~~
ㅋㅋ 신부님 좀 훈련병들에게 팍팍 써시지예... 인색하게 넘 그러지마시고예...
다른 종교 보다도 먹을걸 넘 적게 준다고 합니다요.





집에 아들이 남들 보다도 좀 덩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내용이 적혀 있네요.
~~~~~살을 빼야하는데 소식하자니 기운이 없어 훈련을 못 받겠고 답답하다.ㅋ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를 볼때마다 휴가날이 생각나고 미치겠다. 정말.~~~~중략~~~ 아마 저비행기를 타면 부산 집으로 날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여동생의 편지를 받았는 거 같습니다. 편지 내용이 아마 외식한게 적혀 있었는데. 또 뭐 먹었네 할매집....  아들 군에 보내고 만날 맛있는거나 먹어러 다닌다고 생각 했을거 같습니다. ㅋㅋ


8주간의 교육이 끝나고 수료식후 자대배치를 받은 연대의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ㅋㅋ
연대대기 왔더니 이건 폐가? 수준. 관물대는 다 부서지고 녹슬고 ~~~중략~~~시골보다 더한 1970년대 티비....
그때 태어나지도 않은 아들이 1970년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요.ㅋㅋ


드디어 px를 이용할 수 있었던 날 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 먹고 싶었던 크라운 산도, 롯데 샌드, 크런치킹을 샀어 하지만 늦은 시간이라 물건이 다나가서 구입하지 못해 아쉬운것도 많았지. 다이제. 가나 카카오,초코00등 먹으려 했던 몇가지 취식물들이 다 나가서 없었서 아...먹고 싶다.~~~~중략~~~나도 전화하고 싶다.ㅋㅋ 모든게 먹고 싶어 할 때 인 것 같습니다.


집에서 보내기로 했던 위문품이 오지 않아 기다리다 지친 심정을 일기에 남겨 놓았습니다.ㅋㅋ
~~~~중략~~아 짜증나 무슨 소포를 연대~대대~중대 이런 순으로 오는건지, 그러니 1주~2주 걸린다고 하지, 요즘들어 꿈도 많이 꾸고 있어 뭘 사서 먹는 꿈, 동생을 보는 꿈, 게임하는 꿈, 괴물 나오는 꿈 별꿈을 다꾸고 있어 내일은 황금마차(px)가 온다고 해 뭘 살까 미리 적어 놔야지, 저번처럼 대책없이 갔다가 몇개 빼먹지 말아야 겠어~~~~ 요즘들어 과자가 삶의 낙이고 생각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인거 같아. 휴가 나가고 싶다.~~~~~거기서 동생을 보았다. 가족이 많이 보고싶은듯하다.는 일기 내용이
찡하네요.


근무를 하면서 몇일동안 비가 내렸는 거 같습니다. 그때 자신의 심정과 px차인 황금마차가 안왔던 내용인 것  같습니다. 황금마차는 일주일에 한번 오는데 그날 빠지면 또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니 그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중략~~황마가 또 안 왔다. 망할 황금마차 그 인간이 장사할 의지가 없는건지 장사 잘된다고 겁나 대충하는 건지 과자 없어서 정말 짜증이 나고 날씨도 정말 빡치는 구나. ~~
황금마차:이동 px차량 차의 색갈이 누런색이라 황금마차로 부름


외박나오기  몇일전의 일기로
~~중략~~요즘 피곤한거 같아. 꿈에서도 군대 꿈을 꾸고 있어. 눈떠도 군대, 눈감아도 군대, 소름 ㅋ

~~중략~~외박 나가면 하고 싶은게 일단 pc방 가서 친구들 연락, 그리고 먹기 탕수육, 고기, 닭, 케이크, 아이스크림 같은거 그리고 음악들으면서 따뜻하게 푹 쉬고 싶다. 정말 ㅋ 외박나가고 싶어.
그래서 아들은 외박때 먹고 싶은 리스트 52가지를 작성해 왔던 것을  하나둘 실행에 옮겼습니다. 지 소원대로 1박2일동안 먹고, 음악듣고 푹 쉬었다가  부대로 복귀하였습니다. 누구의 말이 생각납니다. 외박나온 아들 잘 해주겠다고 돌아다니지 말고  그냥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도록 하는게 가장 좋은 외박이라하는 말이 생각이 나 피식 웃어 봅니다.
집에 아들도 그래 하다가 복귀를 하였거든예...


아들의 병영일기를 여기서 덮었습니다.
일기를 보니 군대 생활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입대할때의  안타까움이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들아 군 생활 열심히 하고 휴가때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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