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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행/포항여행)국제신문 근교산 포항 수석봉 산행. 칼을 가는 숯돌이 많은 산. 포항 수석봉 오지 산행

 

 

포항의 수석봉은 영천 자양면과 포항의 죽장면을 가르는 능선에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을 주산으로 그 맥을 잇고 있다. 포항 3대 오지의 하나인 면봉산 아래 두마리의 입구를 막고 있는 수석봉은 산명에 느끼는 풍경은 군위의 아미산 처럼 산 전체가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하나의 수반에 놓여 있는 수석 같은 산을 연상 시키게 한다. 그러나 그래 생각을 하면 실망을 하기 싶상이지만 포항오지의 숨은 산으로 아무도 찾지 않는 미지의 산을 찾아 간다는 그 자체 만으로도 행운이 아닐까?. 813봉 정상에서 바라 보는 기룡산과 보현산, 면봉산,베틀봉, 곰바위산, 작은 보현산 그리고 그 산을 기대고 생활하는 죽장면의 두마리, 자양면의 보현리등 화려한 수식어 보다는 눈을 씻을 수 있는 장관을 연출하는 모습이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
다. 수석봉 정상 일원에서 예전에 칼을 갈때 사용 하던 숯돌이 나와 "숯돌산" 또는 "수틀산"이라 불렀다 한다. 아마 일제시대때 한자음으로 바꾸다 보니 수석봉으로 불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산행을 요약하면 보현사~무명 폭포~옛 집터 갈림길~동릉 갈림길~수석봉 정상~813봉(전망대)~805봉~산판길 사거리~벌목지~안부(안동 권씨 묘)~화전민 집터~계곡(임도)~도덕골 마을~까치소산장펜션~국도 31호선으로 이어지는 총 10.5㎞ 코스다. 정확한 원점 회귀는 아니지만 산행 후 800m가량만 도로를 따라 걸으면 출발지로 갈 수 있으니 원점 회귀 산행이라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겠다. 걷는 시간은 3시간50분, 휴식 포함하면 5시간 안팎이면 주파 가능하다.

산행은 포항 기계면과 죽장면을 잇는 국도 31호선 상의 보현사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포항시 죽장면 일광리에 속한다. 도로에서 자호천을 건너 보현사 쪽으로 들어선다. 자호천은 하천 주변의 기암절벽과 맑은 물로 인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이 꽤 많이 찾는 곳이다. 영천댐을 거쳐 결국 낙동강으로 흘러든다고 한다. 하천을 건너면 곧바로 보현사다. 대웅전 앞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해우소가 있고 그 뒤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맑은 계류를 따라 등산로가 이어진다.

 
 
출발 10분 만에 옛 갈림길. '등산로 폐쇄'라는 작은 알림판이 있지만 이는 오른쪽 길이 폐쇄됐다는 뜻일 뿐, 왼쪽으로 계곡을 살짝 건너면 길은 계속된다. 청아한 계곡물 소리가 도시의 소음에 찌든 산꾼의 귀를 씻어주는 듯하다. 갈림길에서 10분 정도 여유 있게 오르면 앙증맞은 폭포를 만난다. 비록 이름은 없지만 4m 안팎의 낙폭을 갖춘 제법 그럴듯한 와폭이다. "이 폭포 이름이 없던데…."라고 하니 곁에 섰던 이창우 산행대장이 "반드시 이름이 있어야만 할까? 그냥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열린 마음으로 봐주면 안될까?"라며 한마디 거든다. 그렇다. 어쩌면 '무슨 무슨 바위' '무슨 무슨 폭포' 하며 이름 붙이기 좋아하는 것은 사람들의 부질없는 욕심이거나 자연에 대한 지나친 오지랖이 아닐지 생각해볼 일이다.

5분 후 다시 이름 없는 폭포를 만난다. 이번엔 좌우 '쌍폭'이다. 강원도 동해시의 두타산 청옥산 사이 무릉계곡 쌍폭의 축소판이라고 보면 되겠다. 오른쪽의 폭포가 높이 4m 정도로 좀 더 크고, 왼쪽은 2m 남짓해 상대적으로 작다. 이곳 역시 특별한 이름은 없지만 폭포와 주변의 큰 바위들이 어우러져 단아한 멋을 드러낸다.쌍폭을 지나면 곧바로 왼쪽 바위 벼랑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방울이 얼어붙어 수백 개의 고드름으로 변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취재팀이 모두 반가워하며 한 개씩 떼 입에 넣어본다. 달콤하고 시원하다. 며칠 후면 이 고드름들도 곧 녹을 것이다.

청아한 물소리만큼이나 상큼한 봄바람이 귓불을 스친다. 따스한 햇살을 타고 불어오는 봄바람이 계곡 주변에 흐드러진 버들강아지에게 장난을 거는 것인지 막 싹을 틔우는 연둣빛 버들강아지가 살랑거린다.

쌍폭에서 10분만 오르면 버들강아지 군락지가 있는 옛 집터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왼쪽 계곡 방향으로 희미한 길을 따르면 왼쪽 어깨 위에 보이는 750.5봉으로 오르는 산판길을 이용할 수 있지만 취재팀은 정상 직행을 위해 오른쪽 오르막길을 택한다. 마침내 계곡에서 벗어났다. 1, 2분 간격으로 잇따라 갈림길이 나오는데 모두 왼쪽 길을 택한다. 이후 지그재그로 오르는 산판길이 끝날 즈음 작은 지능선 갈림길을 만나면 오른쪽 오르막으로 길을 잡는다. 5분 후 수석봉 동릉에 붙으면 능선에서 왼쪽에 보이는 정상을 향해 진행한다. 낙엽이 융단처럼 깔린 길. 포근하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도 정겹다.

보현사 뒤 계곡에서 만난 앙증맞은 쌍폭.


 
 
능선길을 걷다가 뒤돌아보면 자호천과 죽장면 소재지인 입암리 마을, 입암리 뒷산인 봉화봉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동릉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가깝게는 운주산과 도덕산 천장산 자옥산 등이, 멀리는 비학산 침곡산 그리고 낙동정맥 능선이 첩첩이 산그리메를 그려낸다. 완만한 오르막인 동릉길을 20분만 걸으면 마침내 검정색 정상석이 외롭게 서 있는 수석봉 정상이다. 공식 지형도에는 해발 821.6m지만 정상석에는 820.5m라고 음각돼 있다. 왼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이는데 배고개 또는 진늪산 방향에서 750.5봉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남동쪽 일부만 열려 있을 뿐 나머지는 잡목이 우거져 있어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미는 솔직히 별로다.

올라왔던 진행 방향에서 오른쪽 1시 방향으로 난 능선길을 따라 하산을 서두른다. 거의 평지나 다름 없는 완만하고 편안한 길. 이 산을 찾는 산꾼이 많지 않아서인지 때 묻지 않은 청정함으로 가득하다. 웬만한 성인 남자 키보다 높이 자란 철쭉나무들이 능선길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다. 5월에 오면 참 좋겠다. 15분 후 작은 무덤을 지나고 5분만 더 가면 813봉 정상 왼쪽 전망대에 닿는다. 수석봉 정상의 조망이 별로 시원하지 않았던 아쉬움은 이곳 전망대에서 원 없이 보상받을 수 있다. 포항의 3대 오지 마을로 꼽히는 두마리 대태마을과 대태고개가 아래에 보이고 고개를 조금 들면 갈미봉, 작은 보현산, 배틀봉, 곰바위산 등이 좌우로 펼쳐진다. 또 작은 보현산 능선 뒤에는 천문대로 유명한 영천 보현산(1126m)과 그 동쪽의 포항 최고봉 면봉산(1121m) 등 해발 1000m 이상 고봉들이 마치 육체미를 뽐내듯 우람한 산세를 펼쳐낸다.


날머리 자호천에 수량이 많아지면 징검다리를 이용한다.


 
 
영천 주민들이 지금도 '진짜 수석봉'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813봉을 넘으면 길 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봉우리를 넘어 150m 정도 진행하면 펑퍼짐한 안부를 만나는데 무심코 길 좋은 곳으로 직진하면 대태고개 쪽으로 하산해 버릴 수가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805봉을 보면서 희미한 길을 찾아 능선을 타야 한다.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낙엽이 지천인 안부를 통과해 805봉에 오르면 오른쪽 1시 방향 능선을 따라 완만한 내리막. 10분 뒤 무덤터를 지나 5분쯤 더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비스듬하게 왼쪽 11시 방향으로 능선을 타야 한다. 길이 희미하니 리본을 참고하자. 낙엽 깔린 길을 따라 가면 10분 후 산판길과 만나는 사거리다. 오른쪽으로 산판길을 따라 내려서면 화전민들의 옛 터전인 샛별마을로 내려갈 수 있지만 취재팀은 정면 좁은 길로 직진한다. 곧바로 산판길과 합쳐져 밀양 박씨 묘를 지나면 Y자 갈림길이다. 왼쪽 길을 택해 살짝 오르막을 치면 폐 헬기장이 있는 650봉을 지난다. 무덤 2기가 있는 곳에서 11시 방향 내리막 능선을 따라 진행하면 갑자기 삭막한 벌목지가 나타난다. 벌목지 아래에 보이는 안부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정면 멀리 죽장면 소재지인 입암리가 보인다. 벌목지를 통과, 안부에 닿으면 또 한 번 길 찾기에 주의하자. 일단 오른쪽 1시 방향의 안동 권씨 묘(부부 합장묘) 쪽으로 20m쯤 가다가 오른쪽의 웅덩이를 좌측에 끼고 시계방향으로 돌아 10m가량 가면 왼쪽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화전민들이 다녔던 옛길인 듯하다. 수풀이 제법 우거진 길이지만 통행은 가능하다. 5분쯤 내려가면 쌍묘가 있고 넝쿨을 헤치고 15분만 내려서면 계곡에 닿는다. 내리막길 중간에 화전민의 옛 집터와 건물 잔해가 보이면 맞게 길을 잡은 셈이다. 계곡을 건너면 곧바로 임도다. 임도를 따라 5분만 내려가면 도덕골 마을에 닿는데 5채가량의 건물이 있지만 거주하는 주민은 한 명도 없는 마을이다. 7분 후 까치소산장을 지나 곧바로 자호천을 건너면 국도 31호선에 닿는다. 산행은 여기서 마무리한다. 자호천을 흐르는 수량이 많아 보와 도로를 겸하는 통로를 거치지 못하고 그 옆 징검다리를 건너야 했다. 차량 회수를 위해 31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는 도중 오른쪽 아래 자호천을 보니 커다란 바위 2개가 솟아난 곳이 보인다. '까치소'라는 곳이다.


◆ 떠나기 전에

- 화전민 살던 샛별마을 한때 장터 설 만큼 번창



경북 포항 수석봉에는 보현사 방향의 계곡과 까치소산장에서 시작되는 계곡 등 크게 2개의 계곡이 있다. 그중 산행 말미에 거치게 되는 까치소산장 쪽 계곡의 명칭이 '도덕골'이다. 이 이름이 붙게 된 연유를 주민들에게 탐문하니 "옛날부터 포항과 영천 지역의 유생들이 이 계곡에 들어가 과거시험 공부를 하거나 학문에 매진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2㎞가 조금 넘는, 그렇게 길지 않은 계곡이지만 '도덕골 마을'과 바울기도원을 거쳐 샛별마을에 이르는 골짜기는 맑은 물과 바위가 어우러져 은근히 수려하다. 외로이 학문의 길을 닦기에는 썩 괜찮은 곳으로 통했던 듯하다. 또 이 계곡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샛별마을은 화전민들의 생활 터전이었는데, 한때는 죽장면 소재지의 장터보다 더 큰 장이 열릴 정도로 번성했었다고 전해진다. 5년 전 마지막 화전민이 이주해 나가면서 마을은 텅 빈 채 남아있다. 자호천에 있는 '까치소'에는 '앞 산 큰 바위 구멍을 통해 명주실을 풀어 넣으니 이 까치소에서 그 실 끝이 솟아 나왔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그만큼 한때는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깊었고 경관도 빼어났다는 의미인데 현재는 하천에 들어선 보로 인해 '소(沼)'로서의 위상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 교통편

- 포항서 기계면으로 이동 후 702번 버스 이용

포항으로 가서 기계면행 버스를 탄 뒤, 다시 죽장행 연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부산 노포동버스터미널에서 포항행 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 약 1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요금은 7300원이다. 1시간20분 소요. 포항시외버스터미널(054-273-3281~3)에서 25~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기계행 700번 좌석버스(신안여객 054-256-8500)를 이용한다. 오전 8시50분, 9시10분, 9시40분 등에 탈 수 있다. 요금 1500원, 1시간 소요. 기계에서 죽장행 702번 버스를 타고 가다 일광리 보현사 들머리에 내리면 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경주TG로 나간 후 오릉 방향으로 좌회전해 경주시외버스터미널 앞을 거쳐 강변도로를 타고 가다 좌회전 금장교를 건너(904번 지방도) 현곡면 소재지 쪽으로 간다. 영천 방향으로 500m쯤 가다가 안강 포항 방면 새 도로인 68번 지방도로를 탄다. 안강교차로에서 국도 28번 영천 기계 방향으로 직진한 후 곧바로 안강IC에서 기계 안강 방면 우측 도로를 택한다. 다시 68번 지방도에 오른 셈. 달성사거리에서 국도 31호선을 타고 좌회전, 기계 방면으로 가다가 한티터널을 지나면 보현사 입구에 닿는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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