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여행/포항가볼만한곳)봉강재. 파평윤씨 시조 윤신달을 모신 재실 봉강재를 여행하다.
경상북도 포항시 기계면에 갔다가 우연히 보고 온 봉강재입니다. 파평윤씨 시조 재실이라는데 이곳에 시조를 모신 재실이 왜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그 규모는 당시 세도가의 집안이라 그런지 어마어마했습니다. 꼭 왕릉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 파평윤씨 시조이신 태사공 윤신달의 묘지가 이곳에 오게 된 그 연유를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봉강서원
파평윤씨 중종 문헌을 보면 서기 893년인 음력 8월에 지금의 경기도 파주군 파주면 파평산 서쪽 기슭의 용연지에 떠 있는 옥함 안에 어린 사내아이가 있었는데 양쪽 어깨에는 해와 달 모양의 붉은 사마귀가 있었고 좌우 겨드랑이에는 81개의 물고기 비늘이 돋았으며 발바닥에는 북두칠성을 나타내는 일곱 개의 점이 있었다 합니다. 예사 인물이 아니라는 뜻이겠죠.
봉강재입구
그리고 주먹을 쥔 손을 펴 보니 손금이 꼭 ‘윤(尹)’ 자 모양이라 성을 윤 씨라 정했다 합니다. 파평윤씨는 잉어를 먹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이는 시조 윤신달의 겨드랑이에 물고기의 비늘이 돋았다는 것과 그의 5세손인 윤관장군이 함흥에서 거란군과 싸우다 포위망을 뚫고 탈출하는데 어디선가 수만 마리의 잉어떼가 나타나 다리를 만들어 강을 무사히 건넜다는 잉어 설화에서 기인하였습니다.
하여튼 이분이 장성하여 파평윤씨 시조인 윤신달공이 됩니다. 장성하면서 학문이면 학문, 무예면 무예가 남들보다 아주 뛰어나 왕건의 휘하에 들어가 왕건이 고려를 개국할 때 많은 전공을 세웠습니다. 신숭겸 장군과 함께 궁예를 몰아내는데도 앞장을 썼으며 그리고 후백제의 견훤을 복속시켰고 그의 아들 신검을 몰아내었으며 신라의 경순왕에게 항복을 받아내는 등 후삼국통일의 일대 공신으로 ‘벽상삼한익찬공신’의 서훈과 삼중대광 및 태사 관직이 내려졌습니다.
파평윤씨 시조 윤신달의 묘
943년에 왕건이 승하하자 세자인 2대 혜종이 왕위에 오릅니다. 혜종은 왕위에 오르자 곧바로 52세의 윤공을 두려워하여 경주대도독으로 내려보내게 하면서 안전 조치로 그의 아들인 윤선지를 개경에 있게 하였습니다. 30년 동안 경주대도독의 임무를 수행한 윤신달은 973년 81세로 임지인 경주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의 장지는 지금의 포항시 기계면 봉계리 금계포란형의 명당으로 알려진 봉좌산 기슭에 정해졌으며 공이 이곳에 묻히게 된 연유입니다. 지금이야 경기도 파주에서 경북 포항시 기계면서까지 3~4시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지만 당시에는 천릿길이라 할 정도로 아주 먼 거리였습니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자연히 찾는 사람이 없게 되고 봉분이 무너지는 등 모든 게 사라져 그저 왕릉이 있었다는 전설만 전해졌습니다. 그러다 영조 때에 이르러 주위에 전설처럼 전해오던 이야기의 편린을 맞추어 파평윤씨 윤신달의 묘지임을 확인하는 동강 난 묘비를 찾아내었습니다. 이후에 봉분을 다시 쌓고 석물을 세우고 재실을 갖추게되었습니다.
봉강재는 파평윤씨 시조인 태사공 윤신달(893~973)의 묘지를 관리하기 위해 세운 재실로 후손인 윤광소의 희사로 건립됐으며 여러 번 수리를 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먼저 정면에 만나는 건물에 1752년 처음 건립하면서 스님을 상주케 하여 묘지를 관리하게 했다는데 ‘봉서암’ 현판과 그 우측에 ‘봉강재’, ‘태사공분암’ 현판이 누각에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봉강재 건물은 앞면 6칸에 옆면 4칸으로 ‘ㄱ'자 구조이며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입니다. 그 중 5칸은 통칸의 온돌방을 강당으로 사용하였고 툇마루로 우측의 온돌방과 두면이 개방된 누마루로 통하도록 하였습니다.
봉강재는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을 잘 나타낸 건물로 평면 구성이 돋보이며 치목수법에다 구조재의 결구가 세심한 빼어난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봉강재 입구를 들어서는 옛길의 노송 또한 봉강재의 유구한 역사를 말해주는 듯 그 분위기가 엄숙하였습니다.
봉강재
봉강재주소:경북 포항시 기계면 봉계리 552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01호
전화:054-270-2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