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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행/양산여행)큰골산~군지산(운봉산)~가모산 근교산행. 요산 김정한 소설 사밧재 무대였던 가모산 산행. 큰골산~군지산(운봉산)~가모산


부산과 양산의 큰 도시 사이에 알려지지 않고 숨어 있는 산골 마을이 있다면 “어디가 그런 곳이 있습니까?” 하며 너도나도 궁금증을 나타낼 것입니다. 부산도 마찬가지고 양산시도 자꾸만 도심지로 팽창하다보니 어지간한 산골 마을은 모두 드러나고 개발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마을을 산행 끝에 만났습니다.




 양산시 동면 남락리 산지마을로 남락마을에서도 약 3km 이상을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더 들어가 해발 300m 가모산 중턱에 숨은 듯 있습니다. 밖에서는 마을이 있는지 알 수 없으며 하늘만 열리고 정말 경치가 좋은 그런 곳이라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 있네 하며 깜짝 놀라게 됩니다.

 가모산은 요산 김정한 선생의 소설 ‘사밧재’ 배경 무대입니다. 사밧재는 양산과 부산의 경계를 짓는 지경고개입니다. 소설속의 사밧재를 송노인은 “문경 새재가 높다카더만, 머 사밧재보다 짜다라 높지는 않을 꾸로!” 하며 사밧재의 험준함을 설명합니다. 또한 "Y골의 ‘천성’이니 ‘부로‘니 하는 높은 봉수산들이 흰 눈을 떠 인 채 아득히 바라보이는가 하면 T고을 쪽 봉수대가 있던 ’계명봉‘은 바로 송노인이 앉아 있는 매바위 왼편에 하늘을 찌를 듯이 급하게 솟아 있었다. 그 너머 큰절이 있다(사람들은 그저 큰절이라 불렀다)“로 사밧재의 배경과 위치를 설명합니다.

 산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익히 찾아보았던 곳입니다. 현재 이곳에는 사배마을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밧재로 불리며 범어사가 있고부터 사밧재가 되었을 것이라며 소설 속은 이야기합니다. 흔히 ’사바세계‘의 사바를 말하는 사배마을, 사밧재의 주 무대는 일제강점기로 올라갑니다. 살아 있는 조선을 송노인에 비유시켜 일제에 대한 강한 저항의식을 은연중 드러낸 작품이라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필자가 거주하는 부산에서 가까운 양산과 경계하는 곳이 소설의 무대다 보니 더욱 신기하였고 소설속의 가모산을 확인하는 순간 금맥을 찾아 나선 광부가 금광을 찾은 기분이었습니다. 산지마을에서는 가모산을 갈메산이라 부릅니다. ”갓 위에 쓰는 모자“라는 뜻이며 소설속의 가모산 산행을 떠나봅니다.

 가모산 산행은 양산시 동면 창기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산행 경로를 보면 창기마을 버스 정류장~창기마을 다목적회관~송림공원~큰골~안부삼거리(낙동정맥 합류)~426봉 삼거리~사거리 이정표~큰골산~법기임도~이정표 삼거리~군지산(운봉산)~임도~가모산(432m)~산지마을 버스 정류장 순으로 산행시간은 약 3시간~3시간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출발지 창기마을 법정리는 법기리에 속하며 지리적인 요충지로 창과 활인 무기를 보관했던 곳이라 창기(槍基)라 불렀습니다. 뒤에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창성할 창(昌)자로 바꾸어 현재 창기(昌基)가 되었습니다. 또한, 지금도 도요지의 흔적이 많이 발견되는데 조선 전기에는 큰 가마가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함께 많은 도공이 일본으로 끌려가 지금은 그 명맥이 끊어졌습니다.

 군지산과 가모산 산행은 창기마을 다목적회관 앞에서 출발합니다. 다목적 회관 오른쪽 마을길을 들어서면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습니다. 마을을 빠져나가면 다시 왼쪽으로 꺾어 소나무 숲이 보이는 큰골로 향합니다. 10분이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울창창한 송림공원입니다. 마을 회관이 있으며 당집이 있어 오래전부터 마을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송림공원을 지나면 계곡을 건너 너른 길을 따라갑니다. 곧 콘크리트 포장길에서 흙길 임도로 바뀝니다. 골짜기 안의 품은 아주 넓어 마을에서는 큰골이라 부릅니다. 여기도 어김없이 농원이나 작은 텃밭이 들어서 있으며 약15분이면 만나는 ‘Y’자 갈림길에서 왼쪽입니다. 마을주민들의 잦은 발걸음 때문인지 20분이면 고개 안부에 닿습니다.

 낙동정맥에 합류하며 이곳에서는 더욱 뚜렷한 산길이 ‘T’자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왼쪽은 군지 또는 남락고개를 지나 지경고개(사밧재)에서 금정산으로 향하며 오른쪽은 군지산를 거쳐 천성산을 지나 백두대간인 매봉으로 향하게 됩니다. 가모산을 가기위해서는 오른쪽으로 꺾습니다.

 잠시 편안한 산길은 갑자기 가파른 오르막입니다. 철탑을 지나면서 산길은 더욱 급해집니다. 20분이면 삼거리인 426m 봉우리입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편안한 능선을 걷습니다. 나무사이로 영남알프스의 꼬리를 물고 있는 염수봉과 체바우골만당, 천마산, 토곡산, 축천산이 헌걸찬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 앞으로 산속에 모습을 감춘 오지마을인 산지마을이 가모산의 중허리에 달랑달랑 흔들리듯 떨어지지 않으려고 찰싹 달라붙어 있습니다. 15분이면 법기임도 누리길(운봉산)3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갈림길입니다. 왼쪽은 법기임도 방향이며 큰골산은 철탑이 보이는 직진 길입니다. 오른쪽은 다시 창기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며 참고하길.

 큰골산은 창기마을 뒷산으로 정상까지 길 흔적은 희미하지만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한, 잡목으로 인해 주변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으며 10분이면 다시 이정표사거리로 되돌아 내려옵니다. 이제 법기 임도(1.3km)를 보고 내려갑니다.

 

 왼쪽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울타리가 등산로와 함께 이어집니다. 20여분쯤 낙동정맥 길을 걸으면 갑자기 시야가 열리면서 법기 임도에 도착합니다. 이곳에는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법기수원지 둘레길인 ‘법기치유의길’ 안내도와 이정표가 여럿 세워져 있습니다. 군지산(운봉산)은 낙동정맥 운봉산 방향인 직진하는 오르막길입니다.

 

 

 

 

 600m 거리지만 오늘 산행에서 최대 힘든 오르막 산길입니다. 중간 쯤 바위 쉼터가 있어 쉬어가기에 정말 좋습니다. 가까이는 철마산과 멀리 배산, 백산, 황령산과 부산 시내의 빼곡한 도심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곳에서 숨을 돌린 뒤 20분이면 하늘 농장(1.3km) 이정표가 있는 능선에 올라섭니다.

 

 오른쪽으로 꺾어 200m면 운봉산 정상입니다. 정상석은 없지만, 삼각점과 콘크리트 사각기둥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주위로 웃자란 나무로 인해 조망은 시원찮습니다. 그래도 멀리 기장군 좌천 달음산과 쪽빛 동해가 햇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왼쪽은 낙동정맥 길인 다람쥐 캠프장 분기점(1.9km) 방향, 오른쪽은 법기수원지 방향으로 법기치유의길(1.7km)이며 하산은 올라온 법기임도 방향으로 되돌아갑니다. 곧 만나는 하늘농장(1.3km)이정표에서 하늘농장 쪽으로 직진합니다. 5분쯤 능선을 따르다 왼쪽으로 꺾어 비탈길을 내려서야하는데 주의하여 가모산 방향 하산 길을 찾습니다.

 

 

 

 

 

 이곳만 잘 찾았다면 10분 만에 법기임도와 하늘농장 사이 안부인 임도에 내려섭니다. 왼쪽은 법기저수지 방향이며 오른쪽은 하늘농장과 양산 시내방향입니다. 가모산은 넓은 공터를 직진하여 능선을 타고 5분위면 바위가 있는 가모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여기도 시원한 조망은 열리지 않고 내려온 운봉산 쪽 능선만 일부 보입니다.

 

 

 능선을 타면 이제 본격적인 하산입니다. 내려갈수록 능선은 가팔라집니다. 미끄러짐에 조심해서 20여분 천천히 내려가면 갈림길과 만나고 왼쪽 오솔길을 따라갑니다. 한 굽이 산등성이를 돌면 산지마을 채소밭이 나오며 다시 능선을 돌면 갑자기 금정산 계명봉과 소설의 무대인 사밧재, 장군봉 능선이 그림 같이 펼쳐집니다.

 

 

 산지 마을을 둘러싼 조릿대 울타리를 따라가면 마을 앞 도로에 도착하고 지척에 산지버스정류장입니다. 이곳에서 산행을 끝내면 됩니다. 그야말로 하늘과 맞다았다하여 ‘하늘아래 첫 동네‘라 부르며 “뜻이 있고 멀리서 보면 아름답다”란 뜻을 가져 산지마을이라 부릅니다. 처음마을이 들어서게 된 것은 임진왜란이 일어나면서 난을 피해 이곳에 들어와 마을을 일구었던 게 지금의 산지마을인데 정작 그 당시 입촌한 경주이씨는 현재 한가구도 남아 있지 않고 지금은 청도 김씨와 경주김씨가 마을의 주축을 이룬다합니다.

 

 

 산지마을에는 영남대로인 사밧재를 지키는 군인이 주둔했던 것을 추정할 수 있는 군정골 지명이 남아 있으며 쇠를 녹였던 제련소와 그릇을 구운 도요지터가 있었던 흔적도 있습니다. 해발300m 높이의 마을로 양산시내와 3~4도의 온도차가 있습니다. 또한, 일찍 겨울이 찾아오며 봄은 늦게 올 정도로 기온차를 이루어 한여름에도 열대야는 남의 동네 이야기로 아주 살기 좋은 동네라는 마을주민의 이야기입니다.

 내송리로 항하는길. 

 

 그러나 필자는 동면 1-1번 버스를 기다리다가 동면사무소까지 30분이면 간다는 주민의 말을 듣고 내송리로 내려가는 옛길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일단 그것은 실수였습니다. 넓은 길이 많아 어떤 길이 동면사무소로 향하는지 알 수 없었으며 또한 금골은 지금 모두 개인 농장들이 들어서 출입할 수 없게 모두 막혀버렸습니다. 필자도 처음에는 넓고 좋은 길을 따라 잘 내려가다 산길은 충칭이골 상류에서 묵은 옛길로 들게 되었습니다.

 

 이내 옛길은 사라져 버리고 무작정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골이 깊어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골짜기인 충칭이골은 어둡다는 뜻인 ‘침침하다’에서 유래합니다. 계곡은 사람의 통행이 없어 조금은 험했는데 다행히 금골을 내려서면서 어느 농장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개인사유지라 출입을 할 수 없도록 개도 지키고 열쇠도 채워져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가 들어간 농장은 열쇠가 채워져 있지 않아 무사히 큰길로 내려설 수 있었습니다.

 

 동면으로 향하는 큰길을 따라 작은 능선을 넘어 무사히 내송리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혹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산지마을에서 내송리로 하산하는 길을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경남여행/양산여행)큰골산~군지산(운봉산)~가모산 근교산행 교통편.


군지산~가모산 산행 출발지인 창기마을로 가기위해 도시철도 1호선 종점인 노포역까지 갑니다. 노포역 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301, 37, 50, 57, 58, 59, 60, 61, 급행 1002, 좌석2100, 2300번이 있습니다. 부산시내버스와 울산시내버스를 환승하시면 됩니다. 산행을 끝낸 후 산지마을에서는 동면 1-1번 마을버스를 이용합니다. 오후 3시55분 단 한차례뿐입니다. 참고하세요. 

#요산김정한 #사밧재 #산행 #가모산 #소설속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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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행/양산여행)영남대로길 물금역~삼랑진역(황산잔도~작원잔도)를 걷다. 개요


근대이전에는 부산에서 한양으로 오르내리는 길이 세 갈래가 있었다. 이를 영남대로라 부르며 한양으로 오가는 가장 빠른 길잡이 역할을 하였다. 그중 현재의 경부선 선로와 겹치며 서울까지 올라가는 길이 영남대로에서는 중도 길이다. 양산에서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길로 영남대로 길 중 삼랑진까지가 가장 험난한 구간으로 명성이 자자하였다. 흔히 잔도로 불렀는데 이는 국어사전을 보면 “다니기 힘든 벼랑 같은 곳에 선반을 매달듯이 하여 만든 길”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다니는 입장에서는 어렵고 힘든 구간이다.


 



물금역

 

 

경부선 지하차도 오른쪽 인도교로 간다.

 

 

 

 

낙동강 자전거 길과 합류,

 

 

 

중도의 영남대로에서는 이런 구간이 세 군데 있는데 그 중 두 군데가 이곳 낙동강의 양산 밀양구간에 몰려 있다. 물금에서 원동에 이르는 구간을 낙동강의 옛 이름인 황산강에서 따와 황산잔도로 불렀고 원동에서 삼랑진에 이르는 구간을 작원관에서 따와 작원잔도라 부르고 있다. 작원의 ‘작’자도 까치작(鵲)으로 날짐승도 넘어 다니기 힘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하니 이곳을 다녔을 선비의 과거 길과 보부상의 잰 걸음도 더디게 만들었을 악명 높은 길임을 알 수 있다. 한양으로 올라가는 영남대로 길을 너무 멀어 천리 길이라 하였다. 그 먼 길도 영남대로를 따라 14일이면 한양에 도착을 하였다하니 빠른 길은 빠른 길이다. 이곳을 가다보면 고을의 원님도 지나다가 빠져죽었다는 곳인 원추암도 보게 된다. 그만큼 길 가던 선비나 보부상들도 발을 헛디뎌 불귀의 객이 되었다.

 

 



 

 

용화사 갈림길

 

 

 

 

용화사 석불좌상

 

 

 

그 험한 길이 일제 강점기 때 경부선 철도가 가설되면서 영남대로는 거의 사라지고 이름만 남았다. 물금에서 삼랑진으로 이어지는 황산잔도와 작원잔도는 실 핏 줄같이 이어진 오솔길을 철로에 내주고 사라져버려 많은 안타까움이 남았지만 영남대로 길의 재조명 작업을 하면서 옛 ‘작원잔도’에서 바위에 걸린 돌다리를 찾았다. 이구간이 살아남게 된 것은 작원터널이 뚫리게 되면서였다. 바위에 달아 낸 선반식으로 만든 영남대로 길은 4대강 사업의 하나인 낙동강 구간의 자전거 길에서 데크로교량을 만들어 옛 영남대로의 원형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번에 자전거 전용 길인 낙동강 자전거 길을 따라 영남대로의 일부분이었던 황산잔도와 작원잔도 구간을 눈으로 확인하며 말없이 흐르는 민족의 대동맥 낙동강을 다시 한 번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정현덕 공덕비

 

 

 

 


 

☞(경남여행/양산여행)영남대로길 물금역~삼랑진역(황산잔도~작원잔도) 경로.

 영남대로 길을 걷기위해서는 황산강 하류의 경남 양산시 물금역에서 시작한다. 경부선 물금역~ 물금취수장~용화사 입구~용화사~물문화관~동래부사 정현덕 공덕비~경파대~원동취수장~서룡문화생태공원~원동 갈림길~원동문화생태공원 자전거 쉼터~가야진사~작원잔도 유적~작원진 선착장~작원관(~다시 선착장)~처자교 안내판~삼랑진문화생태공원~삼랑진역. 영남대로의 황산잔도~작원잔도를 따라 물금에서 삼랑진역까지 GPS 전체 거리는 약 21㎞, 휴식을 포함하면 7시간 즘 걸린다. 순수 답사 시간만 5~6시간이며 평지를 걷는 길이라 누구나 답파할 수 있다.



경파대

 

 

 

 

 

 

 

 

 

황산잔도와 작원잔도를 걷기 위해서는 경부선 물금역에서 출발한다. 물금역을 빠져나오면 왼쪽으로 꺾어 2차선의 도로를 간다. 200m를 가면 서부아파트 앞 삼거리에 닿고 왼쪽 도로를 가면 경부선 선로 밑으로 지하차도가 연결된다. 인도길 입구에 자전거길 이정표가 붙어있다. 지하인도를 따라 올라가면 낙동강 둑길 위로 난 도로다. 직진한다. 도로를 따라 200m 정도 가면 4대강사업으로 조성한 ‘낙동강 종주 자전거 길’과 만난다. 왼쪽 길은 낙동강 자전거 길의 종착점인 을숙도 방향이고 삼랑진역은 직진이다. 물금취수장 옆을 지나가면 용화사 갈림길이다. 가야할 길은 '베랑길'의 직진길이지만 왼쪽으로 내려가 용화사를 잠시 둘러보고 나온다. 굴다리를 통과하면 바로 용화사다.


 

 

 

 

 

 

 

양산화제석교비

 

 

요산 김정한의 중편소설인 ‘수라도’의 무대로 소설 속에는 용화사가 미륵당으로 나온다. 가야부인이 황산장에 시아버지 제사상을 보고 오다가 우연히 지금의 용화사가 있는 곳에서 반쯤 묻혀 있는 미륵불을 발견하게 된다. 가야부인은 이곳에 암자를 세우려고 하지만 그 당시 사대부 집안에는 유교 문화가 뿌리 깊어 반대에 부딪치게 되고 그의 사위가 암자를 짓게 된다. 그곳에서 발견된 미륵불이 현재 보물 제491호 석조여래좌상이다. 용화사 마당에는 '수라도' 기념비가 서 있어 소설속의 무대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 대웅전 옆에는 여러 기의 비석이 있다. 그 중 한기는 1694년(강희33년) 황산잔도를 정비하며 세운 비석인 ‘황산잔로비’다. “갑술년(1694년)에 군수 권성구가 탄해 스님과 별장 김효의를 시켜 깊은 곳은 메우고 험한 곳은 깎아 평탄한 도로를 만든 공을 기려 세운것이다”며 양산읍지에 기록하고 있다.

 



 

 

 

 

 

 

 

 

 

다시 나와 자전거 길로 올라가면 바로 물문화관을 지나간다. 경상도 사투리로 ‘베랑’은 ‘벼랑’이란 뜻이며 지금은 낙동강에 교량을 세워 자전거길을 만들어 놓았다. 옛 영남대로의 황산잔도는 형체도 알 수 없지만 길을 따로 만들 수 없을 정도로 험로에다 경부선 선로로 교량을 만든 이유를 알 수 있다. 가야할 길은 아득하지만 정면에 바위가 슝슝 박혀있는 부산 근교의 3대 악산인 토곡산과 그 끝에 용굴산이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곧 교량 옆으로 동래부사 정현덕 공덕비가 물가에 서 있고 잡목과 잡풀에 파 묻혀 있지만 주변으로 옛길의 흔적이 조금은 보인다. 정현덕 공덕비는 조선말기 문신으로 동래부사, 형조참판등을 지낸 인물이며 흥선대원군의 심복이었다. 1871년(고종8년) 그의 덕을 칭송하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낙동강 물 위로 난 교량을 따라 걷는다. 다시 조선 시대 선비들이 앉아 시를 읊던 바위 경파대다. 용의 발톱마냥 툭 튀어나온 바위로 조선시대 선비 정임교는 직접 ‘경파대기’를 지어“만년의 낙이 이보다 더할 수 없다”며 이곳에서 선비들과 시를 읊고 즐겨 찾았다. 중국 당나라 시인이 쓴 ‘채련곡’에 “거울 같은 물, 바람 없어도 절로 물결인다”의 구절에서 따왔을 정도로 이곳의 운치는 뛰어나다. 경파대를 지나면 콘크리트로 포장된 강변길이다. 자전거 종주 인증센터를 지나고 나면 원동취수장이다. 물금에서 원동구간은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다녀 항상 도보 꾼은 주의를 기우리며 걸어야 한다.

 



 

 

 

 

 

 

 

취수장를 지나면 삼거리와 만난다. 오른쪽은 ‘수라도’의 무대가 된 화제마을 방향이며 답사 길은 가야진사 방향 직진 길이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길옆에 ‘양산화제석교비’가 있다. 영조15년(1739년)에 세웠던 비로 화제천을 건너기 위해 만든 토교(나무로 지주를 세우고 다리를 만들어 솔가지를 꺾어 다리 위에 차곡차곡 놓고 그 위를 다시 흙으로 덮었다하여 토교로 불림)가 잦은 수해로 떠내려가자 돌을 쌓아 무지개다리를 완공한 기념으로 세운 비석으로 현재 이곳의 지명이 아직도 토교로 불린다. 넓은 낙동강 둔치 가운데로 자전거 길이 이어진다.



원동역 원리마을 갈림길

 

 

 

 

 

 

 

 

왼쪽으로 낙동강이 흘러가고 강바람이 세차게 휘몰아친다. 토곡산이 더욱 가깝게 보일 때 쯤 쉼터가 있는 서룡문화생태공원이 있다. 낙동강 건너에는 김해 무척산에서 석룡산으로 능선이 흘러 다시 금동산을 솟구치고 그 가느다란 능선이 매리에서 사그라진다. 아직도 4대강 공사가 끝나지 않았는지 자전거 길 아래로 강둑을 정비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기존의 풀과 나무들이 드리워진 강변을 포크레인으로 싹 밀어버리고 호안공사를 왜 일률적으로 해야 하는지 의문이 간다. 부지런히 60분을 걸으면 원동역 인근을 지나고 원동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랑진역은 직진이다. 낙동강과 원동천이 만나는 강가엔 갈대가 바람 부는데로 흔들리며 하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가야진사.

 

 


다리를 건너 가야진사가 있는 모래톱을 20여분 가면 원동문화생태공원과 자전거길 삼거리다. 가야진사를 가기위해서는 왼쪽 '원동지구' 방향으로 간다. 바람이 쌩쌩 불 어 추운날씨에도 모 교회에서 단체로 야유회를 와 있다. 팔각정자가 있는 주차장 끝에서 왼쪽에 보이는 가야진사로 간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원동과 용당마을을 오가는 나룻배가 있던 자리로 이곳에 가야진사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은 삼한시대부터 국왕의 이름으로 정례의식을 행하던 곳이다. 신라가 가야를 정벌할 때 이곳으로 왕래를 하였다하며 매년 봄, 가을에 향촉과 제관을 보내어 제사를 올려 장병의 무운장구를 빌었던 곳이다. 또한 낙동강의 범람을 막고 안전한 뱃길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현재도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경남여행/양산여행)영남대로길 물금역~삼랑진역(황산잔도~작원잔도) 가야진사와 작원잔도 유적지를 만나다.


가야진사는 4대강 사업 조성으로 발굴을 거치고 현재는 둔치일대를 깨끗하게 정리를 한 상태다. 용신제 전수관 앞을 지나 둔치 길을 따라간다. 오른쪽 경부선 철길 밑으로 자전거길이 지나가지만 20분 정도 둔치를 직진해서 가면 다시 자전거 길과 연결된다. 이정표에는 '삼랑진 4.2㎞'로를 알리고 있다. 삼랑진에서 원동으로 이어지는 물길은 “S"자로 이어져 모래톱이 많이 발달해 있다. 20분 뒤 '밀양 1㎞' 안내판을 지나 곧 작은 다리를 건넌다. 오른쪽으로 툭 볼가진 시루봉 암봉이 눈길을 끈다. 다시 낙동강 위로 놓인 교량를 따라 간다. 양산과 밀양의 경계를 지나면 작원잔도 안내판이 붙어 있다. 이곳에 영남대로의 옛길인 작원잔도의 모습을 조금은 볼 수 있다. 흘러내린 바위에 사다리꼴로 돌이 걸쳐진 작원잔도의 모습이 신기하다. 현재의 작원잔도 원형이 보존된 것은 경부선 작원관 터널이 뚫여 그래도 원형이 훼손되지 않고 보존되어 옛길의 흔적이 남아 있다.



시루봉

 

 

 

 

작원잔도 유적지

 

 

 

 

 

☞(경남여행/양산여행)영남대로길 물금역~삼랑진역(황산잔도~작원잔도) 작원관의 역사를 배우다.


교량 길을 1㎞ 이상 가면 콘크리트 길과 만나고 곧 작원진 선착장이다. 이곳에서 작원관지를 잠시 둘렀다 오자. 이정표가 없어 유의를 해야한다. 오른쪽 굴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가면 현재 작원관과 위령탑이 복원되어 있다. 영남대로에서는 두 개의 관문이 있다. 작원관과 주흘관으로 관원의 숙박과 검문을 위한 시설이다. 작원관은 임진왜란때 밀양부사 박진장군이 왜적을 맞아 군관민 300명이 결사항전 하였지만 패한 곳으로 1995년 작원관의 성문을 복원하고 위령탑을 세워 기리고 있다.


 




 

 

 

 

 

 

 

☞(경남여행/양산여행)영남대로길 물금역~삼랑진역(황산잔도~작원잔도) 처자교의 전설을 만나다.


삼랑진역으로 가기위해서는 선착장까지 되돌아간다. 20분가량 가면 처자와 스님의 이야기가 전하는 처자교 안내판이 있다. 밀양지명고에보면 "작원관 인근의 작은 암자에 스님이 살았는데 인근의 마을에 사는 미모의 처자를 연모하였다. 어느 해 두 남녀는 사랑을 걸고 다리 놓기 시합을 벌렸다. 스님은 행곡천의 다리를 맡고 처자는 우곡천의 다리를 각각 맡아 공사를 시작하였는데 스님은 여자라고 처자를 앝잡아 보지만 처자는 열심히 다리 공사를 하고 스님보다 먼저 다리를 완공한다. 스님은 자신의 교만함이 일을 그르친 것을 깨닫고 낙동강에 몸을 던져 죽었다. 이에 처자도 따라서 죽었다"는 전설이 전한다. 그 후 스님이 만든 다리는 승교, 처자가 만든 다리는 처자교로 불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작원관 유적지

 

 

 

 

 

 

 

 

처자교 발굴사진

 

 

 

마을주민들 사이로 전해오던 처자교 이야기를 4대강 공사때 민원을 제기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처자교 유적 발굴이 사실로 들어났다. 그리고 복원을 하지 않고 확인만 한뒤 보존을 위해 다시 모래로 덮어 둔 상태라 현재 위치를 찾기도 힘들게 잡풀이 웃자라 있다. 10분가량 더 가면 작은 목재 데크 다리 직전에 있는 갈림길과 만난다. 직진하여 다리를 건너가면 안동댐으로 이어지고 삼랑진역은 오른쪽으로 자전거 길을 벗어난다. 원형의 쉼터에서 오른쪽 철로가 놓인 둑길로 간다. 삼랑진역 인근으로 철둑 옆 도로를 따라 50m가량 가면 지하통로가 있다. 지하통로로 해서 삼랑진역으로 갈 수도 있지만  삼랑진역의 취수탑을 보며  둑길의 도로를 따라 가도 삼랑진역으로 연결 된다.

 

 

 

 

 

 

 

 

 

삼랑진역 취수탑

 

 

 

☞(경남여행/양산여행)영남대로길 물금역~삼랑진역(황산잔도~작원잔도) 교통편.


이번 물금과 삼랑진코스는 경부선이 지나감으로 기차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출발지인 물금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6시35분(첫차), 7시50분, 8시42분, 9시25분, 10시27분 등이고 부전역에서 물금으로 가는 열차는 오전 6시25분, 8시25분, 10시40분 등 하루 다섯 차례 있다. 삼랑진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열차는 오후 5시55분, 6시22분, 7시4분, 7시48분 등에 있다. 부전역으로 가는 열차는 오후 3시38분, 8시12분, 9시4분 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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