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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행/양산여행/영남알프스둘레길)발길 닿는 골마다 숨은 비경과 호비등길 영남알프스 둘레길 19코스


근교산&그너머 <738> 제19코스 : 양산 상북면 내석리~삼감리 마을회관

내석골 복호폭포·오룡골 삼백척반석… 발길 닿는 골마다 숨은 비경 줄줄이

영남알프스에는 크게 5개의 큰 줄기가 있다. 그 가운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을 거쳐 시살등 오룡산 염수봉으로 이어지는 남동릉은 대도시권에 가장 가깝게 다가오는 산줄기다. 그렇다보니 부산 울산 양산 지역민들에게는 그만큼 친숙한 능선이기도 하다. 소위 '문명세계'와 가깝다는 것은 또한 그만큼 많은 길을 품고 있다는 말일 수도 있다. 배내골 대리에서 '석계 시살등' 고개를 넘어 양산시 상북면 내석마을까지 걸었던 지난 주(제18코스) 코스는 어쩌면 어머니 뱃속 같은 영남알프스의 속살을 헤집고 매끈하게 치장한 피부 표면으로 빠져나온 듯한 느낌이 드는 길이었다.



  

 (경남여행/양산여행/영남알프스둘레길)발길 닿는 골마다 숨은 비경과 호비등길 영남알프스 둘레길 19코스


이번 주 제19코스는 소위 '내석 임도'라고 불릴 정도로 촘촘하게 얽혀 있는 오룡산 남쪽 및 동쪽 자락의 임도를 타고 걷는 길이다. 그렇다고 삭막한 포장도로만 상상한다면 오해다. 좀처럼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비경도 발견할 수 있고, 사람의 발길이라고는 닿지 않은 것 같은 한적한 숲길도 걷는다. 임도 구간 또한 절반 이상은 걷기 편한 흙길이다. 우렁차지 않은 대신 살며시 속삭이듯 귓전을 적시는 계곡물 소리는 여름 둘레꾼의 영원한 청량제 역할을 한다.






출발은 양산시 상북면 내석리 마을회관앞이다. 오룡골과 외석리를 거쳐 삼감리 마을회관 앞에서 끝낸다. 총거리는 16㎞,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 40분이다. 식사 및 휴식시간까지 포함하면 6시간쯤 걸린다.

■ 오룡산 휘감는 임도· 숲길 걷는 16㎞ 구간… 6시간 걸려



   
영남알프스의 숨은 비경인 양산시 상북면 내석리의 2단 폭포인 복호폭포는 의외로 유량이 많다. 한때 마을 주민들의 여름철 물맞이 장소였다.
시내버스 회차 지점이기도 한 내석 마을회관앞에서 계곡 상류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정면 멀리 배내골(원동면) 대리로 넘어 가는 고개인 '석계 시살등'과 염수봉, 채바우골만당 등이 눈에 들어온다.

승용차 1대 정도 통행 가능한 마을길. 우측으로는 내석천 맑은 물이 흐른다. 8분 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내석고개(옛 이름 당곡고개)로 오르는 임도길이지만 내석천을 따라 오른쪽 길로 직진한다. 계곡 건너 작은 다랑이논에서 정성들여 손발을 놀리고 있는 촌부의 염원을 아는 것일까. 6월의 연둣빛 모는 어느새 초록빛 벼로 성큼 자라나 있다. 그렇다. 여름은 만물이 성장하는 '성숙의 계절'이다. 3분 후 오른쪽 오전교를 건너 오르막을 탄다. 오전마을로 가는 길. 시멘트 포장길이다. 5분쯤 갔을까. 두 굽이째를 돌고나면 반사경 20m 못미친 곳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임도를 벗어난다. 복호폭포 또는 오전폭포라고 불리는 숨은 비경을 보기 위해서다.

숲길을 10m가량 내려서면 김해 김씨 묘가 있는데 묘 앞에서 왼쪽으로 비집고 들어가 계곡으로 내려서자 저만치 숨어 있던 2단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단 직폭은 높이 4m 정도 밖에 안되지만 그 위 상단폭포까지 합치면 13m는 족히 될법한 대형 폭포다. 내석마을 주민들이 옛날부터 등이나 어깨에 물맞이를 했다는 이 폭포는 그동안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개척단이 비로소 세상에 그 존재를 널리 알리게 되는 것이다. 영남알프스 둘레길을 개척하면서 갖게 되는 가장 큰 보람 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소개하는 기쁨인 것은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가 없겠다.

   
들머리인 내석리 오전교 부근 다랑이논과 삽을 든 농부.
폭포수를 원없이 뒤집어 쓰고 옛 사람이 남겼다는 한시라도 몇 자락 읊었으면 좋으련만, 아직 갈 길이 머니 후일을 기약하며 발길을 옮긴다. 다시 임도로 복귀하는데는 3분이면 족하다. 폭포 위에 자리잡은 잔디 잘 자란 예쁜 전원주택을 부러워하며 오전마을 삼거리까지 가는데는 7분가량 걸린다. 오전마을은 약 200년 전 동래 정씨가 처음 터를 잡고 살았다는 산골마을이다. 오동나무가 많아서 마을 이름이 '오전(梧田)'으로 정해졌다고 한다. 삼거리에서 우측 이입정사, 청운사 방향으로 오른다. 임도 좌우에 다양한 표정의 달마스님을 화폭에 담은 채색된 달마도가 도열해 있다. 이 달마도 행렬은 이입정사 앞에서 끝난다.




■ 큰 능선 2개 넘어야 하지만 힘들이지 않고도 주파 가능

   
오룡산 허리를 휘감아 도는 흙길을 걷고 있는 둘레길 개척단.
이입정사를 지나 5분쯤 더 오르면 청운사 앞 갈림길. 우측으로 감아 도는 길을 택한다. 어느새 흙길로 바뀌어 있다. 오른쪽 멀리 염수봉과 채바우골만당 뒷삐알산 등이 시원하게 드러난다. 15분 후 닿은 고개마루의 이름은 '새길래기'. 올라온 길과 직진하는 길은 임도, 좌우의 능선길은 등산로인 사거리역할을 하는 곳이다. 왼쪽 능선길을 타고 오르면 도라지고개를 거쳐 염수봉 또는 오룡산에 오를 수 있다. 임도를 따라 직진한다. 오룡산 남쪽 허리자락을 굽이굽이 감아도는 임도가 호젓함을 더한다. 언뜻언뜻 오룡산 정상이 이마를 드러내기도 하고, 오른쪽 멀리로는 양산 3대 명산 중 하나라는 천성산이 그 넉넉한 자태를 뿜어내기도 한다. 25분쯤 여유있게 걷다보면 독립가옥 한 채가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왼쪽 길은 오룡산 동쪽 허리를 감아 돌아 통도사의 여러 암자로 갈 수 있는 길이지만 오른쪽 내리막을 탄다. 이제 정면 멀리 천성산 공룡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10분 후 외석리 오룡골마을을 지난다. 중간쯤 짓다가 중단된 절집 건물 앞을 지나 10분쯤 더 내려서면 우측 계곡 바닥이 평편하고 거대한 암반으로 이뤄진 곳을 만난다. 아무런 고민없이 임도를 벗어나 우측 계곡 바닥으로 내려선다. 물이 흐르는 계곡 바닥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바위 덩어리다. 약 100여m나 이어진 암반 위를 흐르던 물은 갑자기 툭 떨어지며 큰 소(沼)를 이룬다. 마치 설악산이나 오대산 두타산 같은 큰산 자락의 거대한 계곡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자연의 조화를 이런 작은 계곡에서 만나는 것은 영남알프스 둘레길의 그 간단치 않은 깊이를 실감케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름이 없다고 한다. 개척단은 오룡골의 너럭바위라는 뜻으로 '오룡반석(五龍磐石)'이라 이름 지어 본다. 그 앞 구름다리에서 보면 작은 폭포와 반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룡반석'에서 몇몇 양계장 및 축사 앞을 통과해 석계공원묘지 입구까지는 15분, 다시 광명사표지석 앞 갈림길까지는 5분쯤 걸린다. 광명사 방향인 왼쪽길로 들어서야 하지만, 200m정도만 직진해서 연구대(蓮龜臺)를 보고 되돌아온다. 연구대는 옛날 양산의 많은 선비들과 시인 묵객들이 풍월을 읊으며 더위를 식혔던 곳으로 바위에는 많은 한시가 음각돼 있지만 그 내력을 알리는 안내판 하나 없어 아쉽다. 몇몇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숯불을 피워가며 피서를 즐기고 있을 뿐.


■ 연구대 삼감리 대숲길 등 빠트리면 아쉬운 곳도 많아

   
오룡골에는 길이 100m 이상 되는 암반 덩어리가 계곡 바닥을 이룬다.
다시 광명사표지석 앞으로 돌아와서 광명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이곳에서부터 광명사를 지나 외석마을의 대흥정밀산업 정문 앞 갈림길까지 약 15분 정도 걷는 길은 그늘 하나 없는 들판길. 무더운 여름철이라면 꽤 힘겹다. 대흥정밀 정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세정재(世貞齋) 앞 당산나무 쉼터를 지나 1분 후 왼쪽으로 골짜기를 따라 오르면 눈 앞 멀리 멋진 소나무가 보인다. 참 예쁘고 잘 자란 소나무다. 소나무 뒤 대숲앞 Y자 갈림길에서 왼쪽 길을 잡고 2분쯤 오르면 습한 지점을 지나개울을 건너 5m쯤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 개울 옆 길을 따른다. 수풀이 무성한 여름철에는 순간적으로 길이 잘 안보일 수 있으니 유의하자. 무성한 수풀을 헤치고 15m만 가면 개울 옆으로 나 있는 곱상한 길을 만난다. 완만한 오르막은 개울을 따라 계속되는데, 무덤 하나를 만나면 정면 1시 방향 으로 계속 오른다. 대나무숲과 낙엽이 무성한 묵은길이다. 10분 후 야트막한 능선 사거리. 오른쪽으로 능선길을 따라 2분만 가면 임도를 만난다.



   
삼감리 대숲길. 햇볕 한 줌 들지 않아 보조광을 이용해 촬영했다.
일단 왼쪽으로 1분 정도 가면 삼거리. 이곳에서 철탑공사장 방향인 오른쪽(윗길) 임도를 타고 200m쯤 가면 다시 임도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휘돌아 내려서는 길을 따른다. 송전철탑 건설을 위해 닦은 길. 8분쯤 내려가다가 길이 확 넓어지는 곳에서 왼쪽을 잘 보면 능선을 타고 내려서는 산길이 보인다. 임도를 이탈, 이 길로 내려서면 10분 후 경운기가 다녔을 만한 비포장 임도와 만난다. 왼쪽 내리막으로 길을 잡으면 10분 뒤 숲을 벗어나면서 텃밭 앞 갈림길을 만나고, 다시 우측으로 꺾어 내려선다. 4분 후 임도에서 우측으로 보면 살짝 빠져나가는 숲길이 있는데 이길로 들어서면 호젓한 삼감리 대숲길을 지난다. 길 양쪽 언덕 높이가 2m를 넘는 대숲길. 햇살조차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어 보이는 짙은 그늘을 이루는 이 길을 통과하면 '삼감도예' 뒷길로 연결된다. 왼쪽으로 꺾어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3분쯤 가면 수령 약 300년짜리 느티나무가 우뚝한 삼감마을회관 앞에 닿는다. 종착점이다. '삼감(三甘)'이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물맛이 달콤한 3개의 우물이 있었다고 붙여진 지명이다. 경부고속도로 건너편에 천성산 내원사계곡이 손에 잡힐 듯하다. 둘레길 시종점인 통도사도 지척이다.



◆ 떠나기 전에

- 내석마을 가기 전 천연기념물 '신전리 이팝나무' 볼 만

여름철 둘레길을 걷다 보면 '모기와의 전쟁'을 치르기 일쑤다. 특히 숲길을 걸을 때가 심하다. 제19코스의 경우 막바지 구간인 삼감리 대나무숲길에서 모기떼의 습격을 받았다. 불과 100m 남짓한 대숲길을 통과하면서 물린 곳이 수도 없다. 뾰족한 대책은 없다. 다만 긴 소매 상의와 긴바지를 착용하고 다소 빠른 걸음으로 통과하는 것이 상책이다. 삼감리 대숲은 '호비등'이라고 불리는 능선의 끝자락에 있다. 마을 뒤 능선을 호랑이가 날아가는 듯한 형상이라고 호비등이라 했다고 전해온다.



한편 들머리로 가기 전에 석계 내석입구삼거리에서 삼계교를 건너 내석마을로 향할 때 첫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1㎞쯤 가면 천연기념물 제234호인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가 있다. 줄기 둘레 4.15m, 키 12m인 이 나무는 밑둥이 갈라져 있어 신기하다. 초여름이면 나무 전체를 덮은 하얀 꽃이 장관을 이룬다. 고목 한 그루가 그 어떤 문화재보다 인상적일 때가 종종 있다.



# 내석 이입정사 진입로 밝히는 달마도

- 대학 강단 떠나 불가 귀의한 황금산 스님, 내석~통도사 '명상의 길' 조성 염원 담아

   
양산시 상북면 내석리 오전마을의 이입정사로 오르는 길은 달마도를 감상하며 걷는 길이다.
영남알프스 둘레길 제19코스 구간에 속하는 양산시 상북면 내석리 오전마을에는 이입정사라는 사찰이 있다. 오전마을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오르면 나타나는 현대식 건축물인데, 특이한 것은 삼거리에서 이 절까지 오르는 약 400여m 길 양쪽에 다양한 표정의 달마대사가 그려진 달마도가 걸려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림 솜씨 또한 문외한의 눈으로 봐도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데….

과연 이 달마도는 어떤 연유로 이렇게 길 가에 걸리게 됐을까? 알고보니 이 달마도들은 '대한불교 약사종 총본산'이라고 부연 설명이 돼 있는 이입정사의 회주스님인 황금산(黃錦山) 스님이 직접 그린 작품들이었다. 황금산 스님은 동국대학교와 계명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의과학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던 선서화 화가 겸 학자다. 속명은 황신규 씨. 대한민국불교미술작가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고 국내에서는 달마도와 선서화(禪書畵)의 권위자 중 한 명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달마도와 선서화, 금니사경화 등에 관련된 많은 저서와 연구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교단에서 물러난 후 법명을 '금산(錦山)'이라 하고 불가에 귀의, 지난해 이입정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그가 직접 그린 달마도를 길 가에 전시한 까닭은 무엇일까? 황금산 스님은 "양산 내석에서 시작해 통도사 자장암까지 이어지는 임도는 그야말로 걷기 편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이 길은 명상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참된 자아를 찾는 구도자의 마음으로 걷기에도 딱 좋다. 그래서 참선과 수행을 강조하는 선사상의 태두이신 달마대사의 그림을 이 길에 걸어 보았다. 이 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이 그림을 보면서 고요함 속에 진실된 자아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밝혔다. 자연을 배경으로 삼은 거대한 달마도 야외 전시장으로 꾸민 것이다.

그는 개인적인 염원으로 시작한 달마도 걸개그림 전시를 계속할 예정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내석리에서 통도사까지 이어지는 길을 '명상의 길, 달마로'로 만드는 것이 작은 목표다. 그는 "흔한 말 같지만 영남알프스를 끼고 있는 이 길을 '명품 명상로'로 조성해 가꾸고 널리 홍보한다면 양산시 입장에서도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이라며 "물론 양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협조와 지원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더라도 남은 여생을 이 일에 바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회갑이 다되도록 불교 신도로 살아오다가 교단을 떠나 결국 불가에 귀의하게 된 황금산 스님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 볼 일이다.



◆ 교통편

- 지하철 양산역에서 내석행 시내버스 이용하면 편리



부산도시철도 2호선 양산역 앞 우측 버스정류소에서 내석행 시내버스(107, 10번)를 탄다. 오전 6시30분, 7시30분, 8시50분, 11시30분 등. 내석 마을회관 앞에서 하차한다. 40분 소요. 답사를 마친 후 삼감마을에서 내원사 입구 용연 버스정류소까지 걸어야 한다. 15분 소요. 부산행 12번, 13번 버스가 15~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부산지역 교통카드 환승 가능.

자가용 이용시 경부고속도로 양산IC에서 내려 35번 국도 언양 통도사 경주 방면 우회전 후 5.7㎞쯤 가다가 석계리 내석입구사거리에서 좌회전, 삼계교를 건너 골짜기 안쪽으로 직진한다. 석계공원묘지 앞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내석마을회관까지 갈 수 있는데,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다. 답사 후 차량 회수를 하려면 삼감마을에서 신평렌트카(055-375-8212)를 이용하면 된다. 요금 1만 원 안팎.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개척단장 010-3563-0254
  • 국제신문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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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알프스 언저리의 하늘은 변화무쌍하다. 부산이나 울산 등 대도시의 하늘이 맑은 날에도 잔뜩 먹구름을 드리운 채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을 짓다가 기어코 눈물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일 때도 적지 않다. 1000m급 고산이 9개나 둥지를 틀고 있는 큰 산군인 까닭에 산줄기 자체가 기류 이동의 장애물 역할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인가 싶다. 둘레길을 걷다보면 저쪽 하늘은 맑은 데 이쪽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서부 경남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소위 '호랑이 장가가는 날'을 숱하게 맞기도 한다. 그러나 거의 2000m에 육박하는 지리산의 하늘금과는 달리 영남알프스의 하늘금은 위압적이지 않고 적당해서 좋다. 하늘금이 그리는 곡선은 날카로운 듯, 부드럽다. 근엄한 아버지의 표정이 아니라 자애로운 어머니의 표정이라고 해야 할까.




      

       


    ☞(경남여행/양산여행/영남알프스둘레길)양산시 유래를 알게 된  영남알프스 둘레길 

    그런 영남알프스의 하늘에도 계절이 지나간다. 아직 가을로 가득 차 있지는 않지만, 아무 걱정 없이 밤하늘 별을 헤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한겨울인 지난 1월초 양산 통도사에서 첫 발을 내딛었던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단은 이번 주 다시 통도사로 든다. 1000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던가. 한 달에 세 번씩, 거의 1000리에 육박하는 결코 짧지 않은 길을 걷는 동안 계절이 세 번 바뀌었다. 그리고 네 번째 계절이 눈앞에 왔다. 아직 초록은 지치지 않아 단풍조차 들지 않았건만 둘레꾼의 발걸음은 고단함 대신 약간의 성취감과 또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채 최초 출발지에서 멎는다. 단풍 든 철의 둘레길 걷기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 둘레길 갈무리하는 12㎞ 알찬 코스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단원들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삼감리에서 봉화등 허리를 돌아가는 임도를 따라 걷고 있다. 멋들어진 소나무와 잘 생긴 바위들이 잇따라 나타나는 이 길은 둘레길 마지막 코스를 걷는 둘레꾼들에게 휴식같은 친구가 되어 준다.

    이번 주 제20코스는 국제신문이 2011년 신년 기획으로 시작한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 코스다. 양산시 하북면 삼감리 마을회관에서 출발, 통도사 입구 매표소 앞까지 간다. 직선거리 7㎞ 남짓한 길이지만 숲길과 산허리 임도, 백로가 노니는 들판길을 이으니 12㎞에 달한다. 이 마지막 코스에서 개척단은 양산이라는 지명이 유래된 내력도 배우고, 올여름 일조량이 적어서 흉년이 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농부의 절절한 마음도 더욱 사무치게 알아가면서 그동안 걸머멨던 봇짐을 내려 놓는다.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에 감사하면서 걸으니 5시간이 더 걸렸다.

    삼감리 마을회관 앞 당수나무 밑에서 큰길로 나간 후 왼쪽으로 꺾는다. 100m쯤 가다가 왼쪽 골목길로 들어서서 마을을 통과한다. 잇달아 나타나는 흙담과 대나무숲이 정겹다. 작은 사거리에서 곧장 직진하면 밭 사이 고운 흙길로 연결된다. 길 옆 텃밭에는 붉은고추와 옥수수, 호박 등 흙에서 자라고 농부가 키워 낸 먹을거리들이 탐스럽게 익어간다. 멋스러운 소나무 옆을 통과하면 숲길은 더욱 고즈넉해진다. 20여분 걸어 약간 넓어진 임도와 만나면 왼쪽으로 오르막을 따른다. 잠시 뒤돌아보니 삼감마을 저 너머로 천성산 자락이 멋지게 펼쳐진다. 3분 후 굴참나무 앞 삼거리에 닿으니 벌목작업을 하던 인근 주민들이 가는 비를 피해 간이 천막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국제신문 근교산 시리즈 애독자라며 저마다 반가운 인삿말을 건넨다.



    ◇ 삼감리~학원 연결 임도 잘 가꿔진 명품길


    ☞(경남여행/양산여행/영남알프스둘레길)양산시 유래를 알게 된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단 뒤로 보이는 천성산은 구름을 머금고 있다.

    왼쪽 길을 택해 오르면 5분 후 커다란 사슴 몇 마리가 살고 있는 사슴우리를 통과하고 본격적인 임도를 따르게 된다. 오르막이긴 하지만 무척이나 완만하고 굽이 굽이 휘도는 길인 까닭에 평지를 걷는 것이나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시나브로 걷다 보면 20분 후 임도 오른쪽에 툭 불거진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힘들이지 않고 올라보니 정족산과 천성산 자락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 아래로 경부고속도로가 내달린다. 이어지는 임도는 오룡산 아래 봉화등 또는 늪재라고 불리는 산등성이를 휘도는 길인데 곳곳에 알맞은 모양과 크기의 바위쉼터가 반겨주고 잘 생긴 소나무들이 맞아주니 더욱 평화롭다. 해발 300m 지점을 통과하니 서서히 내리막이다. 붉은색 페인트로 바위에 '해운'이라는 글씨를 써 놓은 곳 주변은 탁 트인 조망과 멋들어진 소나무가 어우러져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 준다. 조금 더 내리막을 따라 걸으면 길이 5m 가량의 길쭉한 바위 2개가 아래 위로 포개진 '포갠바위'를 지나고 이윽고 하북면 삼수리에 위치한 기숙학원인 부산대성학원 운동장으로 들어선다.



       
    봉화등 임도에 바위 2개가 기묘하게 포개져 있다.

    공부하는 학생들 방해라도 할 새라, 급히 정문으로 나간 뒤 오른쪽으로 꺾는다. 100m 정도만 가다가 왼쪽으로 열려 있는 소나무숲길로 들어선다. 그윽한 솔향에 취하는 짤막한 길을 따라 가면 1분 후 시멘트 포장도로를 만나는데 왼쪽으로 꺾어 법수사로 향한다. 5분 후 도착한 법수사의 터는 여말선초의 조정 대신을 역임했던 이전생(李全生)이 고려 공민왕때 순찰사의 소임을 받고 이곳을 지나다가 천하명당임을 알아차리고 정착, 세 아들을 모두 조선 초기의 명장으로 키워낸 곳이다. 이전생은 조선 초기 양산부원군으로 책봉됐는데, 현재 양산시의 지명도 그의 책봉 호칭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또 삼수리라는 지명도 세 명의 장수가 배출된 마을이라는 뜻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짜리 아담한 크기의 대웅전은 천성산 홍룡사의 대웅전 건물 부재를 옮겨 지었다고 전해진다.

       
    대성학원 정문 아래에서 법수사로 연결되는 솔숲길.

    법수사에서 왔던 길로 다시 10여분 내려가면 만나는 야트막한 흙담 앞 갈림길에서 직진, 흙길로 진입해서 좀 더 내려서면 삼수하리 입구에 닿는다.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 직진, 마을 안길로 들어선다. 삭막한 아스팔트길을 최대한 피하고 여러 마을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길을 연결한 것이다. 삼수하리 마을회관에서 다시 왼쪽으로 꺽어 5분만 가면 다시 아스팔트 도로를 만나는데 길 건너 1시 방향 언덕에 큼지막한 비석이 보인다. '삼장수 유적비'다. 도로를 건너 비석앞으로 간다. 양산부원군 이전생의 세 아들인 이징석 이징옥 이징규의 공적과 삶에 대해 상세히 기록해 놓은 '삼수리 유래 안내판'과 비석을 본다. 이징옥은 조선 세조때의 '이징옥의 난'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 지명 유래 알고나니 양산이 다시 보여

       
    널찍한 들길은 우산 쓰고 걷기에도 충분하다.

    비석에서 삼수상리 마을 안으로 100m쯤 가다가 다담소 산인요 방향으로 우측 골목길을 따르면 삼수당산제단을 지난다. 마을에 즐비한 전원주택과 찻집 등은 한껏 멋을 부린 형태다. 멋들어진 소나무가 도열한 마을길을 통과, 오른쪽으로 휘어져 나가면 다시 아스팔트 도로를 만난다. 도로를 건너 우측 삼수상리 강터 표지석을 감아 돌면 세갈래 길이 나타나는데, 가장 왼쪽 길을 택해 걷는다. 사방이 탁 트인 들판길이다. 7분 후 막다른 길에서 왼쪽으로 꺾은 후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들판길을 이어간다. 옛날부터 백로가 많이 날아든다고 해서 백학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이 오른쪽 양산천 건너에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드넓은 들판 곳곳에 백로가 평화롭게 먹이사냥을 하고 있다.

    15분 후 35번 국도와 만나면 다시 왼쪽의 하북농협경제사업소를 휘감아 돌아서 들판길로 진입한다. 5분 후 재차 아스팔트 도로를 만나면 우회전, 통도사 방향으로 간다. 5분후 삼거리 정자쉼터에서 우측 2시 방향으로 횡단보도를 건너 20m쯤 가다가 다리를 건너지 말고 왼쪽의 찻집 겸 레스토랑인 '산 들 바람' 앞으로 꺾는다. 하천을 오른쪽에 끼고 걷는 길이다. 지곡마을 회관을 지난 후 4거리에서 직진하면 경주 이씨 재실인 영모정(永慕亭)을 만난다. 영모정 대문 앞의 통도사 경계석이 유난히 눈에 띈다. 영모정 앞에서 하천을 건넌 후 왼쪽으로 200m쯤 가면 통도사 입구다. 둘레길 개척단에게는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 떠나기 전에

    - 둘레꾼에게 통도사는 '모든 길 통하는 절'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단이 종착점인 통도사 앞에 섰다. 왼쪽부터 이창우 단장 김수원, 김양숙, 권윤혁 씨.

    통도사(通度寺)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영축산 아래에 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어 불(佛) 법(法) 승(僧) 3보사찰 중 불보사찰로 불리기도 한다. '영축산통도사(靈鷲山通度寺)'라는 일주문의 현판은 흥선대원군이 직접 쓴 것이기도 하다. 이 일주문 현판 아래 좌우 기둥의 주련에 적혀 있는 '국지대찰 불지종가(國之大刹, 佛之宗家)'라는 글씨는 '나라에서 가장 큰 절이며 불가의 종가집'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큰 절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통도사라 이름 지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뒷산의 모습이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의 모습과 통한다는 것(此山之形通於印度靈鷲山形), 또 승려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이 계단(戒壇)을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爲僧者通而度之), 모든 진리를 회통(會通)하여 일체중생을 제도(濟度)한다는 의미 등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길을 떠나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속가의 영남알프스 둘레꾼 입장에서는 '길이 통했다'는 의미에서 통도사(通道寺)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베낭을 벗은 둘레꾼의 작은 소회다.


    # 교통편

    - 도시철도 온천장역에서 12, 13번 버스 이용



    부산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 앞에서 12번, 13번 버스를 타고 양산시 하북면 용연버스정류소에서 내린다. 이른 새벽부터 15~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삼감교를 건너 10분쯤 가면 삼감마을 회관앞에 닿는다.

    코스 답사를 마친 후 부산으로 갈 경우 통도사 입구 삼거리정류소에서 역시 12, 13번 버스를 타거나 신평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를 탄다. 시외버스는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양산IC에서 내려 35번 국도 경주 언양 방향으로 우회전, 내원사 입구인 용연에서 삼감리 방향으로 좌회전, 삼감교를 건넌 후 왼쪽으로 가면 삼감마을에 도착한다. 길 가 적당한 곳에 주차하면 된다.

    답사를 마치고 차량 회수를 하기 위해서는 통도사 입구에서 역시 12, 13번 버스를 이용해 용연에서 하차하거나 신평콜택시(055-381-1004)를 이용하면 된다. 미터기 적용 택시요금은 8000원 안팎이다.


    # 조선 초 장수 3명 탄생한 양산 삼수리

    - 이징석·징옥·징규 형제 종1품 장군으로…

       
    영축산~오룡산 능선을 등지고 서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삼수리의 삼장수유적비.

    영남알프스 둘레길 제20코스의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양산시 하북면 삼수리(三帥里)는 양산 사람들에게 상당히 특별한 의미를 지닌 마을이다. 바로 이 마을에서 양산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인데, 그 유래는 고려말과 조선초기의 문신인 양산부원군 이전생(李全生)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고려 공민왕 때 문과에 급제한 후 순찰사(암행어사 역할)로 명받아 전국을 다니던 중, 서북쪽으로는 영축산 동남쪽으로는 천성산이 둘러싼 이 마을이 천하명당임을 감지한다. 이후 우왕6년(1380년) 이 곳에 터전을 잡고 부인인 밀양 박씨와의 사이에 3남2녀의 자녀를 두었다. 3명의 아들은 어린 시절부터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무용이 뛰어났는데, 하루는 서당에 다녀오는 길에 양민의 재물을 약탈하던 도적 50명을 생포했으며 이후 마을에는 도적이 나타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회자된다.

    이 아들 3명은 장남 징석(澄石), 차남 징옥(澄玉), 삼남 징규(澄硅)로 모두 17세 때 무과에 장원급제하고 장수로는 최고위 직급이나 마찬가지인 종1품에까지 이르는 진기록을 남기게 된다.



    세 명의 장수를 배출한 이전생은 조선 태조 때 공조판서, 태종 때 예조판서와 영중추원사를 역임후 태종7년(1407년)에 하야하는데, 태종 임금은 그의 공을 기려 양산부원군으로 책봉한다. 그것이 바로 양산이라는 지명의 시작이다.

    한편 3명의 장수 중 장남 이징석은 서북4군 설치에 무공을 세우고 경상도 평안도 병마절도사와 병조판서를 거쳐 종1품인 판중추원사까지 올랐다. 양산군(梁産君)으로 책봉되기도 했다.

    차남인 이징옥은 특히 무공이 뛰어났던 인물로 전해진다. 무과 장원급제 후 18세 때 영북진절제사가 돼 현지에 부임한 후 산 채로 호랑이를 잡고 마음대로 부리는 신통력을 보여 현지의 여진족과 부하 장수 및 병졸들로부터 우러름을 샀다. 그는 김종서와 함께 6진 개척에 지대한 공훈을 세워 종1품인 함길도도절제사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수양대군의 계유정란과 맞물리면서 김종서가 화를 입는 등의 혼란기에 세조에 반기를 들게 된다. 여진족들을 이민족 오랑캐가 아니라 고구려의 후예로서 예우했던 그를 여진족들이 대금국을 세우며 황제로 옹위했고, 그 역시 명나라에 불복하고 여진인들과 함께 대고구려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전쟁을 준비하던 중 부하에게 암살된다. 무공이 출중하고 도량이 컸던 한 인물의 비극적인 최후다. 이것을 역사가들은 '이징옥의 난'으로 부른다. 하지만 이징옥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는 과연 반란군의 수괴였을까, 조카를 쫓아내고 왕위에 오른 사람을 임금으로 모시기보다는 차라리 민족의 옛 영토를 회복해 새 시대를 열고자 했던 비극적 영웅이었을까?



    삼남인 이징규 역시 어린 시절부터 무공이 출중했다. 무과 장원급제 후 판관 감찰로서 탐관오리 척결, 세종대왕 시절의 태평성대에 기여한 공로로 원종1등공신이 됐고 세조 때는 종1품인 판중추부사에 올랐다.

    이후로 이 마을은 3명의 장수를 배출한 마을이라고 해서 삼수리가 됐다.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국제신문    










    통도사 정문앞 경기식당의 산채비빔밥과 찹쌀파전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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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회색빛으로 물든 산하가 초록빛으로 옷을 갈아입는 것이 4월이며 계절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등고선을 높혀 가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서로 교대를 하며 자리바꿈을 하고 그 아래 땅위에는 작은 들꽃들이 각각의 모습을 자랑한다.

     



     

     

    이번 산행은 들꽃 산행으로 정했다. 양산 통도사의 서운암에는 428일인 내일부터 들꽃 축제를 개최한다. 할미꽃, 금낭화, 제비꽃, 조팝나무, 목련등 시간의 주기를 따라 100여종의 들꽃들이 꽃 잔치를 보여준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해서 그래서 통도사를 휘감고 있는 봉화봉에서 늪재봉을 산행하고 들꽃 관람을 하는 것으로 산행을 해 보았다. 산행 경로를 보면 먼저 통도사 입구를 출발해 통도천을 건넌 뒤 경주 이씨 재실인 영금정~샘터 사거리~삼각점~전망대~삼각점~전망대~봉화봉~안부삼거리~늪재봉~옥련암~서운암~안양암(동대)을 거쳐 통도사로 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총 산행거리는 13로 산행시간은 4시간~4시간30, 휴식시간을 포함하면 5시간~5시간30분이지만 서운암 꽃구경과 안양암의 동대, 통도사 구경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산행은 신평통도사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통도사 매표소 앞까지 간 뒤 입구에서 시작한다. 통도사 정면을 바라봤을 때 왼쪽인 경기 식당앞 도로에 목재 데크로 된 인도로 간다. 100m쯤 인도를 따라가면 반사경을 지나 목재 데크 난간 사이로 난 통로를 따라 통도천으로 내려선다. 하천을 건너 맞은편으로 올라서서 왼쪽으로 10m 간 뒤 오른쪽 수로를 건너서면 영모정 경주 이씨 재실을 만난다. 통도사 경내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다.. 녹색 철망 울타리응 만나고 문을 들어서면 왼쪽으로 철망을 따라간다, 잠시 후 울타리와 헤어져 오른쪽 소나무 숲 사이로 들어선다. 6~7분 오르면 정면에 키 작은 나무 너머로 영축산이 우뚝 서 있고 시살등을 거쳐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길게 드러누워 있다.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는 답사로 주변에 일찍 핀 연분홍 철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평탄한 길을 10분 정도 가면 자그마한 샘이 있는 사거리다. 소나무 아래 있는 샘은 수량은 통도사로 넘나드는 길손에게는 유용한 샘터일 것 같다. 적지만 맑고 차가운 물이 갈증을 달래준다. 직진한다. 편안한 능선 길의 연속이다. 15분가량 더 가면 삼각점(경남-204)이다. 삼각점에서 2~3분만 더 가면 오른쪽으로 탁 트인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이번 답사에서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곳이다. 정면으로 통도사 전경과 맞은편의 영축산 능선이 길게 드러누운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돌아나와 진행방향으로 5분 정도면 다시 오른쪽에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앞의 전망대와 비슷한 조망을 보여준다. 길은 조금씩 오르막이 나타나지만 큰 부담 없이 갈 수 있다. 갈림길이 여럿 나오지만 무시하고 능선인 주 등산로를 따라간다. 철쭉이 점점 더 많이 눈에 띈다. 능선이 왼쪽으로 틀어나가고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왼쪽 능선길을 따른다. 10분 정도 산책길 같은 길을 편안하게 걷다 보면 다시 삼각점(양산302, 364m)을 지난다. 뚜렷한 능선길을 따른다.

     

     

     

     

     

     

    유일하게 능선 상에 왼쪽으로 바위 전망대를 만난다. 천성산 능선과 오른쪽 멀리 금정산이 보인다. 철쭉 대신 진달래가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양쪽이 뚜렷한 갈림길과 만난다. 왼쪽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주 등산로이다. 산악회 리본이 많이 붙어 있다. 이길을 오르면 되지만 오른쪽의 직진길은 샘터 방향으로 가고 능선을 넘어가면 늪재봉 밑의 안부 삼거리로 올라가진다. 답사로는 왼쪽으로 가야 한다. 발아래 푹 파여진 흔적을 보고 의아해 했는데 산악오토바이가 지나간 듯 바퀴 자국이 나 있다. 천성산 화엄벌까지 올라온 산악오토바이를 보고 황당하다 여겼는데 여기와서 또 만나니 등산로의 훼손이 불을 보듯 뻔하다. 양산시는 철저한 단속을 하여 천년고찰 통도사가 잘 보존되도록 하여야 겠다.

     

     

     

     

     

     

     

    이곳을 올라서면 돌탑이 쌓인 봉화봉이다. 봉화봉은 기록에 의하면 삼수리 해운청소년수련원 위 봉우리에서 봉화를 피웠다하여 봉화봉으로 부른다. 그래서인지 왼쪽으로 해운청소년수련원 방향 하산로가 있다. 답사로는 오른쪽이며 송전탑이 바라보인다. 허물어진 무덤을 지나면 산길은 봉우리를 왼쪽으로 돌아 가고 소나무 숲 사이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산길 좌우로는 막 잎이 난 철쭉이 늘어서 있다. 이 길을 20분가량 가면 안부 삼거리다. 우측으로 샘터 방향에서 올라오는 산길이 있다. 이 곳으로 조금만 내려서면 습지지역이다. 삼감리에서 오룡골 내석으로 넘어 다녔다는 고개로 이 일대에 예전부터 늪지가 많았다 한다. 그래서 늪재로 불렸다 한다. 취재진이 확인한 바로는 내석마을의 한 주민에게도 물어보니 예전에는 늑재 늑재로 불렀다하며 통도사에서 렌트카를 운영하시는 분인데 이분이 삼감리가 고향이라 하시며 옛날 어릴적 나무하러 올라가면 늪 천지였다하며 그래서 늪재라 부른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필자도 볼 때 이곳으로 돌아 옥련암 방향으로 틀어 내석이나 오룡골로 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정면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번 답사에서 거의 유일하게 숨 가쁘게 올라야 하는 길이다. 여기를 올라서면 이번 산행에서 최고점이며 늪재 능선에는 가장 높은 GPS 559m봉에 올라선다. 늪재봉 정상이라 정하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우리지 않으면 그냥 지나기가 쉽다.

     

     

     

     

     

     

     

     

     

    완만한 내리막을 6~7분 가면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뚜렷한 길은 오룡산 방향이고 서운암 하산길은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이내 뚜렷한 능선길을 따라 내려간다. 이 부분만 바위가 전망대를 만들었다. 다시한번 영축산 능선과 자장동천등 영축산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다. 서운암을 바라보며 10분가량 내려가면 갈림길이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이내 길은 산죽 사이를 지난다.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면 왼쪽으로 내려가는 넓은 옛길이 나타난다. 그곳을 내려서면 콘크리트 물탱크를 지나면 옥련암이다. 경내로 들어가지말고 여기서는 직진하여 대나무 숲 사이로 내려간다. 20m쯤 가면 나오는 삼거리에서는 직진하지 말고 오른쪽 길로 내려가야 한다. 서운암의 들꽃 단지로 오른쪽 위에 서운암 장경각이 보인다. 여기서는 왼쪽으로 바로 내려가도 되고 장경각 쪽으로 돌아가도 된다. 10분 정도면 서운암과 주차장이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서운암 안내석을 지난다. 여기서 100m쯤 내려가면 초소가 있는 큰 삼거리로 왼쪽 통도로이다. 이 도로는 통도사 산내 암자인 자장암 비로암 극락암등으로 올라가는 도로이다 300m만 도로를 따라가면 안양암 표지석과 만난다. 표지석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안양암이 자리 잡은 평평한 바위를 안양동대라하지만 안양암 청송당을 지나 위로 올라가면 나오는 바위를 안양동대라고도 한다. 이 곳에서는 통도사가 한눈에 들어 온다. 안양동대에서는 임진왜란때 왜병들이 이곳까지 올라와 약탈을 하고 절에다 불을 지르고 하였는데 안양 동대에서 바라다 보는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워 화살 시위를 당겼다가 그만 두었다는 일화가 있다. 암자에서 콘크리트길을 따라 5~6분 내려가면 다리를 건너 통도사에 닿는다.

     

     

     

     

     

     

     

     

     

    통도사는 삼보사찰의 하나인 불보사찰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으로 국보이다. 여기서 30분 정도 걸어 내려가면 다시 통도사 입구에 도착한다.

     

     

     

    교통편

    산행의 기점이자 종점인 통도사를 오가는 교통은 편리하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통도사IC에서 내린 뒤 통도사 입구까지 가면 된다. 대중교통도 편리하다.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신평통도사행 버스를 타면 된다. 터미널을 나와 오른쪽으로 5분 정도 걸으면 통도사 입구다. 오전 630분부터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요금은 2100.

     

     

     

     

     

     

    통도사 서운암 들꽃: 20001만 본의 야생화를 심은 뒤 2002년 시작한 서운암 들꽃축제는 올해로 11번째 열린다. 2012428일 개최를 한다. 5만여 평 넓은 꽃밭에는 쉽게 보기 어려운 100여 종의 우리 야생화들을 심어 근래에는 지역의 대표적인 들꽃축제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꼭 봄이 아니더라도 계절별로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다. 취재팀이 답사한 지난주에 이미 흐드러지게 핀 금낭화가 길가 한쪽 사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길을 따라 황매가 터널을 이루고 있고 조팝나무의 진한 향기는 머리를 어찔하게 만든다.

     

     

     

     

    먹을만한 맛집

    통도사 정문 앞의 경기식당으로 이곳 안방마님이 인천에서 이곳으로 시집을 와서 열게 된 것이 경기식당의 시초라 한다.

    기본 장인 고추장, 된장, 간장등 모든 종류의 장을 직접 담궈 사용하며 어머니의 손맛으로 정성들여 맛을 내니 그 맛 또한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영남알프스의 무궁무진한 산채나물을 이용하여 만든 산채 비빔밥과 정식은 경기식당의 대표 브렌드로 고추장과 갖은 나물로 쓱삭 비벼 먹는 비빔밥은 입맛 없었던 나의 입맛을 돌아 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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