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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행/거창가조여행)거창 가조 미녀봉 산행. 아름다운 만삭의 여인을 닮은 거창 미녀봉 등산 넘 좋은 산행지.


산은 보는 형상에 따라 이름을 얻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중에서도 거창의 미녀봉은 흡사 만삭의 여인이 머리를 풀어 헤치며 누워 있는 모습으로 아름다운 여인을 뜻하는 미녀봉이라 부른다. 미녀봉 능선을 자세히 보면 작은 얼굴에 튀어나온 이마와 짙은 눈썹, 오똑한 코에 봉긋 솟은 유방하며 아이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 숙성산으로 머리를 풀어 헤치고 창끝처럼 뾰쪽한 오도산으로 다리를 뻗은 모습이 영락없는 아름다운 여인상이다.



미녀봉에는 두개의 전설이 내려온다. 거창 어느 한 마을에 병든 노모를 모시며 효녀가 살고 있었다. 노모의 병은 날이 갈수록 차도를 보이지 않아 소녀는 걱정의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 의원이 길을 가다 노모를 보고는 절망산의 약초를 달여 먹어야 낫는다며 그 산을 찾아가는 것은 위험하고 독을 가진 무시무시한 뱀이 많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며 일러주었다. 다음날 소녀는 약초를 캐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하루종일 온 산을 헤매고 다녀도 그 약초는 찾을 길이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의원이 일러준 약초를 찾았지만 큰 뱀 때문에 약초를 캘 수가 없었다, 쫓아도 보지만 뱀은 꿈쩍도 하지 않아 그녀는 어머님을 살려야 된다는 생각에 뱀에게 자신의 몸을 맞 기며 기어이 약초를 채취하여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녀는 뱀의 독이 너무 퍼져 죽고 말았다. 산신이 이를 보고 그녀의 효심에 감복하여 그녀를 닮은 산으로 만들었는데 이를 미녀봉이라 하였다.



또 한 전설은 가조에는 미녀봉과 장군봉이 서로 마주보고 그리워하며 솟아 있다. 흡사 미녀와 야수라 할까. 옛날 옛날 어느 날 장군이 타고 가든 배가 풍랑을 만나 떠내려가게 되었다. 옥황상제가 공주를 보고 구해 주라며 지상으로 내려 보내지만 그만 하늘의 규율을 어기고 공주와 장군은 서로 사랑을 하게 된다. 뒤에 옥황상제가 이를 알고 격분하여 이들에게 서로 떨어져 영원히 만나지 못하게 바라만 보도록 하는 형벌을 내리며 두 개의 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산이 현재 가조에 솟아 있는 미녀봉과 장군봉으로 이들은 서로를 그리워하며 오늘도 눈물을 짓고 있다한다.









미녀봉 산행을 위해서는 거창군 가조면으로 가야한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거창 가조의 지명유래에 대해서 알아보자. 거창은 거창하다며 크게 일어나 밝은 곳, 넓은 들, 넓은 벌판을 의미하여 거열, 거타, 아림으로 불렸다. 그 후 신라 경덕왕 16년인 757년에 처음으로 거창으로 불렀고 고려시대에 와서는 가조현으로 불렸다. 그 당시 남해의 섬 지방에는 왜구의 출물이 잦아 백성들의 피해가 막심하였다. 고려 원종에 와서 왜구의 노략질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조정에서는 거제도의 관아와 함께 백성을 모두 거창으로 이주를 시켜 섬을 공도로 만들어 버렸다. 거제도 사람들은 거창에서 150여년을 살았는데 거제 섬사람이 내륙의 거창사람이 다되어 버렸을 정도였고 급기야 1414년인 태종 때는 거창과 거제도를 합쳐 제창군으로 불렀다. 세종대왕 때와 이종무 장군을 대마도로 보내 정벌한 뒤 왜구의 출몰이 사라지자 공도였던 거제도에 거창에 살던 거제현 사람들을 다시 돌아가 살게 하였다. 이런 이유로 거창의 가조면과 거제도 가조도는 같은 지명이 많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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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봉 산행을 위해서는 거창군 가조면 석강리를 찾아가야 한다. 지금은 폐교된 옛 석강초교에 이정표와 산행안내도가 서 있다. 옛 석강초교 입구~제동마을 갈림길~농공단지 잇단 갈림길~농동단지 지나 이정표~진양 강씨묘 갈림길~당산나무 쉼터~유방샘~유방봉 갈림길~882봉 이정표 갈림길~미녀봉(문재산) 정상~882봉 이정표 갈림길~헬기장~유방샘 갈림길~유방봉~입바위~코바위~눈썹바위~머리봉 (말목재, 숙성산 갈림길)~유방샘, 음기 갈림길~분성 배씨 묘~기리교회~옛 석강초교로 돌아오는 원점 산행 코스로 GPS 전체 산행 거리는 11㎞며 산행시간은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휴식시간과 식사시간을 포함하면 5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 특히 유방봉에서 머리봉까지 빼어난 능선 구간이라 주변 경치를 감상하다보면 의외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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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고속도로 거창 휴게소에 들러 1차 미녀봉의 모습을 보고 산행 출발지 옛 석강초교 앞에서 보는 미녀봉은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산행 출발지에서 보는 미녀봉이 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폐교인 석강초교 담벼락 옆 콘크리트길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휘어져 제동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중간으로 흐르는 하천을 끼고 난 도로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꺾는다. 미녀봉을 정면으로 보고 간다. 우측 철망 안쪽으로 농공단지에 세워진 공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10여분 때약볕을 받으면 사거리 갈림길과 만나고 작은 팻말에 미녀봉은 오른쪽 방향을 가르킨다. 농공단지를 가로지르는 길을 걸어 3분이면 왼쪽으로 미녀봉 정상 (3.1㎞) 방향 이정표가 서 있다. 다시 5분 뒤 콘크리트포장로가 끝나고 흙길로 바뀌면서 갈림길이다. 왼쪽 길에 진양 강씨 묘가 있다. 이길로 들어서고 다시 갈림길에서 오른쪽 임도 길을 올라간다. 편안한 소나무 숲속 길을 걸어가면 마을에서 당산나무로 부르는 엄청 큰 상수리나무가 기다리고 있다. 음기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이곳에서 서로 만나는데 마을 입구에 등산객의 출입을 통제한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어 참고 하자. 이곳 미녀봉 안내도에는 유래와 전설, 등산로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미녀봉 산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산길을 따라 5분이면 애골 계곡에 있는 유방샘에 닿는다. 유방봉 아래에 있다하여 음기샘으로도 부르며 한여름 샘물에서 냉기가 피어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갑다. 미녀봉 원점 산행은 보통 유방샘에서 오른쪽 머리봉 0.6km 방향으로 올랐다가 미녀봉 정상을 거쳐 882m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오는게 보통이지만 필자는 그 반대인 미녀봉정상(1.4km) 방향으로 올랐다가 오른쪽의 머리봉를 지나 기리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로 하였다. 미녀봉 정상을 향해 왼쪽 방향인 882m봉으로 오른다. 70m면 유방봉 갈림길이 나온다. 숲에 가려 이정표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도 왼쪽 미녀봉 정상 방향으로 오른다. 이곳으로 오르는 산길은 급사면을 이루는 비탈을 올라야 한다. 30분가량 힘들게 오르막을 오르면 지능선에 오르고 오른쪽으로 능선을 타고가면 곧 지형도상의 882봉에 닿는다. 이 봉우리가 만삭으로 부른 배 부분이다. 오른쪽은 눈썹바위(0.8km), 숙성산(3.3km) 방향이며 미녀봉 정상(0.7km)은 왼쪽 방향으로 정상을 거쳐 유방봉을 가기위해서는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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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가까이에 보이는 봉우리가 미녀봉 정상이다.그 오른쪽으로 군시설물을 이고 있는 창끝 같은 봉우리는 오도산이다. 도선국사가 이 산을 보고는 7일간 미동도 하지 않고 깨달음을 얻었던 산이라 한다. 전망이 열리고 가조들판 건너편에는 금지된 사랑으로 옥황황제의 미움을 받은 근육질 암봉의 장군봉이 솟아 있고 툭 불거진 의상봉과 우두산이 소의 두 뿔처럼 솟아 암릉의 남성미를 보여준다. 우두산과 연결된 능선의 끝 봉우리는 장닭이 벼슬을 세우며 홰를 치는 듯한 모습을 한 비계산이다. 계단을 내려서면 다시 숲속으로 파고 들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면 문재봉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이곳이 가조 7경의 931m 미녀봉 정상이다. 직진은 오도재 1.7km, 오도산 2.8km, 수포대 4.2km 합천군의 오도산 자연휴양림 방향이며 원점회귀를 위해서는 다시 882m봉 갈림길 까지 돌아가자. 왕복 1.5km의 거리에 30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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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2봉으로 돌아와 오른쪽은 유방샘에서 올라온 산길이며 하산은 왼쪽 눈썹바위(0.8km), 숙성산(3.3km) 방향으로 향한다. 곧 헬기장을 지나고 10분쯤 내리막을 내려가면 오른쪽 유방샘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머리봉을 가기위해서는 직진 능선을 타야 한다. 5분 뒤 바위봉에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봉긋한 여인의 가슴인 유방봉에서 보는 경관은 거창의 산세와 가조들판의 모습이 바위와 어울려 장관을 연출한다. 이제부터는 미녀봉의 핵심인 입바위 코바위 눈썹바위등 기기묘묘한 바위와 전망대가 기다린다. 철계단을 내려서면 다시 계단이 나오고 앵두 같은 미녀의 입 바위에 뽀뽀를 하며 지난다. 립스틱을 발랐는가 싶어 유심히 보며 걸어가니 오똑한 코바위다. 길게 놓인 계단을 오르면 왼쪽으로 전망대가 나타나고 순악질여사의 짙은 숯 검댕이 일자 눈썹을 닮은 눈썹바위가 능선에 불뚝 솟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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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바위를 지나면 곧바로 갈림길이 나온다. 미녀봉에서 여인의 이마부분인 머리봉이다. 왼쪽은 숙성산 2.5km, 말목재, 오도산자연휴양림 방향이며 하산은 유방샘 0.6km 오른쪽 방향이다.











처음 내려서는 능선길은 앞으로 넘어 질 듯 가파르게 고도를 낮춘다. 15분쯤 급하게 내려서면 갈림길. 직진은 유방샘을 거쳐 올라온 산길을 따라 음기 2.7km, 가남정보화마을 3.2km 방향인 산행 출발지 옛 석강초교 방향이다. 하산은 왼쪽 음기마을 2.5km 방향으로 내려간다. 하산길은 능선을 따라가는 외길이지만 주의를 요하는 곳이 한곳 있다. 오른쪽으로 능선을 바꿔타야 하는 곳을 잘 확인하면 수월하게 큰 규모의 분성배씨 무덤을 만난다. 임도길을 따라 내려가다 농장에서 콘크리트 포장길이 시작된다. 큰 도로가 있는 기리교회까지는 20여분 농로를 따라 마을을 빠져 나가면 된다. 이곳의 볼거리는 저녁 노을을 받은 박유산과 금귀산 보해산의 능선이 한폭의 그림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며 막바지 음기마을의 550년된 노송은 풍찬노숙 세월속에 기품이 넘쳐난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는오전 7시05분, 8시20분, 9시25분, 10시30분등에 있으며 10시30분 버스는 가조를 경유한다. 하루 12회 운행이며 2시간40분 소요, 1만3800원. 거창터미널에서 가조면 지산행 농어촌버스는 오전 6시30분, 7시40분, 10시30분 출발하며 석강리에서 내린다. 산행 후 기리 음기마을 또는 석강리에서 거창터미널까지 가는 농어촌 버스는 오후 5시30분께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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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칠원JC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옛 구마고속도로) 김천 대구 방향으로 옮겨탄 후 현풍JC에서 고령 김천 방향으로 간다. 약 10㎞ 이동한 후 고령JC에서 우측 동고령(광주, 함양) 방면으로 옮겨탄 후 88올림픽고속도로 가조IC에서 내린다. 톨게이트 통과 후 남하 방면으로 좌회전, 약 2㎞ 이동하면 석강리 폐교에 닿는다.





























2014/05/23 - (경남맛집/거창맛집)거창스포츠파크, 거열산성 맛집 구구추어탕. 거창 향토음식인 추어탕과 어탕국수 맛있게 하는 구구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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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봉은 88고속도로에서 가조T,G 못미쳐 좌측으로 머리를 풀어헤치고 누워있는 여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산이 미녀봉으로 88고속도로 건너편에는 우두산의 끝 장군봉 아래 돌출된 기암을 볼 수 있다. 기개있는 장군의 모습으로 미녀봉과 함께 애뜻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표루하는 배한척이 있었어니, 그 배에는 장군이 타고 있었다. 기개가 하늘을 찌르고 늠름하며 자태또한 사내라 하늘의 옥황상제는 그 장군을 아깝게 여겨 자신의 딸인 공주를 지상으로 보내 장군을 구하도록 한다. 그러나 장군과 공주는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옥황상제는 진노하여 장군과 공주에게 형벌을 내려 영원히 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한다. 그 산이 미녀봉과 장군봉으로 일년에 딱 한번 그들은 서로 만나 회포를 풀게 하였다니 그날이 바로 칠월칙석날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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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가조 들판을 내려다 보고 있는 장군바위,
그 좌측으로 미녀봉이 머리를 풀고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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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풀고 누워 있는 여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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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396> 거창 미녀봉
'裸身의 산'과 사랑에 빠진다
반듯이 누운 여인 형상
가조IC 부근 '실루엣' 또렷
능선산행 '묘한 기분' 자아내
하산길 계곡 '오아시스' 만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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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고속도로 대구 방향 가조IC 진입 직후 갓길에서 본 미녀봉. 오른쪽 머리카락을 길게 널어뜰린 채 단아한 이마, 새까만 눈썹, 오똑한 콧날, 헤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볼록 솟은 젓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의 모습은 영락없는 미녀의 누운 자태 그대로다.
 
 
우선 그 이름부터가 흥미롭다. 거창 미녀봉(935m).


 


흔히 봉우리의 이름이 독특하면 사연이 있게 마련. 하지만 미녀봉은 겉모습이 그 사연도 잊게 만들 정도로 특이하다.

한마디로 아기를 밴 듯 배가 부른 여성이 누워있는 형상이다. 서쪽인 머리에서 동쪽 하체까지 상세히 묘사하면 이렇다. 황강의 지류인 가천을 향해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단아한 이마, 새까만 눈썹, 오뚝한 콧날, 헤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볼록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의 모습은 여러 개의 산봉들이 빚어낸 대자연의 걸작으로 손색이 없다.

미녀봉의 형상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는 지점은 88고속도로 대구방향 가조IC 부근. 거창휴게소~가조IC~가조면 석장리 마을어귀까지 어느 곳에서나 적나라한 여체를 관찰할 수 있다. 그중 백미는 가조IC 진입 직후 만나는 갓길. 마을어귀는 비닐하우스와 전봇대가 함께 보여 그 맛을 반감시키지만 초록 들녘과 나라꽃 무궁화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고속도로 갓길에선 대자연 속의 누드화를 보는 듯하다.

흔히 이런 모습은 보는 각도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 인식할 수 없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미녀봉은 신기하리만치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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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봉과 주변 봉우리가 앉은 터도 재미있다. 미녀봉의 미모가 워낙 출중하다 보니 미녀봉이 뻗은 발을 무뚝뚝하게 내려다보는 두무산(1038m), 미녀의 무릎 옆에 앉아 명상에 잠긴 오도산(1134m), 미녀 머리 위로 날아오르는 비계산(1126m), 전설 속에서 미녀봉과 사랑을 나눈 장군봉(935m), 그리고 의상봉 보해산 금귀산 숙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싸 연심을 보내고 있다. 조물주의 짓궂은 장난인지 아니면 호사가들이 꾸며낸 스토리인지 하여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산임엔 틀림없다.

미녀봉 산행길은 크게 두 가지. 가조면 석강리 음기마을에서 출발, 유방샘 등을 거치는 거창 코스와 반대편인 합천쪽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다.

이번 산행은 일반적인 거창 코스 대신 합천 코스를 택했다. 무더운 여름인지라 하산때 계곡산행을 맛보기 위함이다.

산행은 오도산 자연휴양림~미녀봉 주능선(이마→코→입→턱)~유방봉~헬기장~미녀봉 정상(배 부분)~오도재(오도치)~계곡(지실골)~오도산 자연휴양림 순. 3시간30분에서 4시간 정도 걸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는 오도산보다 미녀봉이 더 가깝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계곡을 따라 포장로를 10분 정도 걸으면 왼쪽에 등산로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들머리다. 주변엔 연보라 벌개미취가 한창이다. 7~8분쯤 뒤 풍화된 암석길이 나올 무렵 우측 저 멀리 미녀봉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길은 약간 오르막이지만 비교적 잘 나 있다. 20여분 뒤 정면에 큰 소나무가 서있는 주능선에 닿는다. 미녀봉을 중심으로 남서쪽의 숙성산과 동쪽의 오도산이 연결된다. 숲 사이로 거창 가조벌판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정면 금귀봉을 중심으로 왼쪽 박유산과 오른쪽 보해산이 포진해 있다. 5분 뒤 산모롱이를 돌면 첫 전망대. 날씨가 좋을 땐 뾰족한 박유산 뒤로 금원 기백 황석 거망산도 보인다.

이제는 오르막길. 쉽게 등정을 허용치 않으려는 미녀와 미녀 정복을 위해선 이쯤 고생은 감내해야지 하는 산꾼들의 기싸움이 시작된다. 미녀봉 능선까지는 들머리에서 대략 1시간. 지도상으론 미녀봉의 이마 부분.

지금부터는 여체를 밟고 지나가는 능선산행. 말이 능선산행이지 실제론 눈썹 코 입 턱 부분이 모두 굴곡이 심한 암릉코스로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 집채만한 바위가 길을 막고 있는가 하면 깎아지른 암벽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뭇남성들의 접근을 막으려는 미녀봉의 심술인가 보다.

다행히 밧줄이 매어져 있기도 하고 바위를 넘지 않고 에돌아 가는 길도 있으니 선택은 당사자들의 몫.

이렇게 바위 오르내리기를 수차례하면 오아시스같은 이정표가 하나 나온다. '미녀봉 0.7㎞, 왼쪽방향 유방샘 0.8㎞'. 유방봉이 이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오르막길. 패랭이와 도라지가 활짝 핀 무덤을 지나면 유방봉. 이어지는 숲길. 갈림길과 헬기장을 잇따라 지나면 미녀봉 정상. 사방 모두 숲으로 가려 전망은 없다. 헬기장에서 20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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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산 자연휴양림의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는 한 중년 여성.


 
 
고백 한가지. 사실 산행팀도 멀리서 본 여인의 실루엣과 달리 막상 산속에 들어서니 어디가 눈썹바위인지 턱바위인지 유방봉인지 구별이 힘들었다. 배 부분인 정상에 도착한 후 복기를 하면서 단지 유추할 뿐이었다. 해당 지자체가 이 좋은 관광상품을 그냥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계속되는 능선길. 30분쯤 뒤 미녀봉의 끄트머리에 해당되는 봉우리에 닿는다. 거창과 합천의 내로라하는 봉우리가 한 눈에 펼쳐진다. 우측 통신탑이 보이는 오도산, 정면에 두무산, 그 앞 비계산, 비계산 왼쪽으로 바위산인 장군봉과 보해산 금귀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인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미녀봉에서 오도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20분 뒤 오도재. 직진하면 오도산. 산행팀은 오른쪽 (휴양림)수련장 방향으로 간다. 앞서 왔던 길과 달리 숲길이 그늘지고 평온하다. 8분 뒤 '오도재 오도산'을 알리는 첫 팻말이 보일 무렵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이후 계곡류를 만난다. 이 지점이 오도산 자연휴양림 계곡의 시점이다. 계곡류가 맑고 얼음처럼 차다. 계곡에는 휴양림을 찾은 사람들이 옛 선비마냥 수박을 물에 담근 채 탁족을 즐기고 있다. 계곡에서 시멘트길로 올라선 후 15분 후면 들머리인 등산로 입구에 닿는다.



# 교통편

 
여인의 나체를 연상케 하는 미녀봉의 전경(①얼굴 ②가슴 ③배 ④다리).  
- 거창행 버스타고 합천 묘산터미널 하차

부산서 미녀봉 산행들머리인 오도산 자연휴양림에 가기 위해선 부산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거창행 완행버스를 타고 합천군 묘산터미널에서 내린다.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 1만900원. 묘산에서는 거창행 군내버스를 타고 오도산 자연휴양림 입구인 권빈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오전 8시20분, 9시40분, 10시20분, 11시20분. 750원.

권빈정류장에서 오도산 자연휴양림까지 3.7㎞. 걸어서 40~50분 걸리는 제법 먼 거리다. 권빈정류장 옆 천일상회에서 택시를 부를 수도 있다.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부산가는 방법은 두 가지. 휴양림 입구 권빈정류장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를 타면 된다. 오후 1시, 2시50분, 6시15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현풍IC~5번 국도 이용(이정표는 광주 방향 또는 성산IC 방향)~88고속도로 성산IC서 진입~해인사IC~좌회전 합천 방향~고령 18㎞, 묘산 8㎞~분기삼거리서 거창 26번 국도~오도산 자연휴양림 순.

교통편은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각 지자체의 시외버스터미널에 반드시 문의바람니다.

# 떠나기 전에

- 이름만큼 아름다운 전설 가득

미녀봉과 관련된 전설.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장군이 탄 나룻배가 표류하고 있었다. 이를 본 옥황상제가 장군을 구하기 위해 도력이 뛰어난 자기 딸을 지상으로 내려보냈다. 하지만 옥황상제의 딸과 장군은 첫 눈에 반해 둘은 사랑에 빠졌다. 장군을 구해주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린 옥황상제는 이를 보고 노해 "너희 둘은 영원히 산으로 변해 누워 있으라"는 형벌을 내렸다. 그래서 미녀봉이 지금의 이 자리에 생겨나고 그 북쪽에 장군봉이 솟아나게 되었다.

두 봉우리는 가조 들녘을 중심으로 마주보고 있다. 장군봉은 바위봉으로 한눈에 남성적임을 알 수 있고 미녀봉은 말그대로 여성적이다. 두 봉우리의 해발고도가 935m로 같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오도산 자연휴양림(055-930-3733)을 추천한다. 거창군과 인접하고 합천댐과 해인사의 중간 지점에 있다. 가족과 함께 등산, 야외 물놀이, 삼림욕을 하며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참고 하나. 오도산 자연휴양림쪽에서는 미녀봉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없다. 미녀봉의 전체 윤곽을 보기 위해선 휴양림에서 나와 우회전, 거창 가조 방향~가조온천 방향 우회전~석강리~가조IC 순으로 가면 된다. 석강리에서 미녀봉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며, 가조IC 진입 직후 고속도로 갓길에서 가장 또렷하게 볼 수 있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 이창우 산행대장011-563-0254 www.yahoe.co.kr



  입력: 2004.08.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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