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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존티마을에서 존티재로 올라가면서 만나는 엄청난 대나무 숲이 장관이다.

 

(지리산둘레길)지리산둘레길 11코스. 지리산둘레길 하동호~삼화실 구간 걸어보기

하동호에서 걷는 지리산 둘레길은 청학동의 입구로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그래서 인지 어느 지리산 둘레길 보다 많은 차량들을 볼 수 있는데 이번 구간은 지리산 남부능선의 칠성봉을 돌아가는 구간이다. 도로도 걷고 옛날 학생들이 책보를 둘러메고 넘어 다닌 고개 전설의 보따리를 하나 둘 풀어 볼 수 있는 산골의 마을이다. 청암면 소재지의 목은 이색선생 영정을 모신 금남사와 경천묘를 둘러보며 골 깊은 줄 모르고 올랐던 존티마을은 더위로 숨이 턱까지 헉헉 막히는 경험도 하였고 외부에서는 그 마을의 존재조차 밖에서 알 수 없을 정도로 꼭꼭 머리를 숨기고 있다.

 



 

 하동호에서 출발하는 둘레길 11코스

 

 

 평촌마을회관 앞의 쉼터. 한참을 쉬어 갔다.

 

 

 청암면 면사무소 뒤의 경천묘.

 

 

 화월마을의 징검다리를 건너기 의해 논두렁길을 따라가야 한다.

 

 

(지리산둘레길)지리산둘레길 11코스. 지리산둘레길 하동호~삼화실 구간 둘레길 경로

하동호에서 청암체육공원을 거쳐 청암면 면소재인 평촌마을까지는 2.4km~화월마을(0.8km)~관점마을(1.0km)~하존티마을 입구~촌티마을회관(2.6km)~존티재(1.2km)~동촌마을(1.0km)~삼화실 폐교 삼화초등교(0.3km)까지 거리는 약 9.3km로 걷는 시간은 4시간~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요즘 같은 더운날에는 무더위로 인해 시간이 더 많이 걸리며 휴식시간을 포함해서 5시간~5시간30분은 잡아야 한다.

 

 

 횡천강을 건너는 징검다리

 

 

 

 

 

(지리산둘레길)지리산둘레길 11코스. 지리산둘레길 하동호~삼화실 구간. 마을사람들의 둘레길은 어찌생각하는지....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순박한 마을사람들의 고마움을 많이 느끼며 걸었다. 혼자 둘레길을 걷다보니 아니 동무도 없이 무슨 재미로 걷느냐면서부터 시작하여 어디서 왔느냐, 밥은 먹었느냐등 날씨가 더우니 여기서 쉬었다가라는 노인분들의 고마운 말씀도 수타게 들었다. 삼화실마을인 동펀마을 정자에서 많은 마을 어르신들이 더위를 식히며 이야기를 하시는데 더운데 여기 앉아 쉬어가라며 자리를 내어 주신다. 어디까지 가느냐고 하시 길래 갈 수 있는데 까지 갑니다 하니 걱정어린 눈으로 보신다. 그러면서 지리산둘레길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 길래 먼저 어르신 저 학교는 참 예쁨니다하니까. ‘벌써 폐교되었지’. ‘아니 폐교된 학교 치고는 특이하고 새로 지은 것 같습니다’.하니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저 안에 들어가서 밥도 해먹고잠도 자도록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아이가 안에 에어컨도 되어 있다카드라며 8월에 기념식을 한다고 했는데 아직 안하네하신다. 9억짜리 공사라며 지금 한 6억 들었나 하시면서 내가 푸념 섞인 목소리로 아이고 아침부터 시멘트포장길과 아스팔트만 줄창 걸었더니 다리가 아픔니다 하니 그러제하시며 잘 못된기라하신다. 그러면서 하동호에서 범재를 넘어 삼화실로 나가면 살랑살랑 힘 안들이고 좋은 구경하며 갈 수 있는데하며 말끝을 흐리더니....’다 자기들의 이제가 낀 기라하시는게 아닌가. 그러면서 덧붙이며 하시는 말씀이 몇일전에도 대전인가 온 팀들이 힘들어 하길레 이리로 올라가서 삼화실재로 올라가면 길도 수월하고 편하고 구경도 훨신 낫다하며 이리로 보냈다 아이가 하신다.

 

 

 

 

 

 

 관점 버스 정류장 뒤의 이정표와 마을길

 

 관점마을길. 그야말로 산간 벽촌의 이미지

 

 관점마을 회관앞에서 둘레길은 돌아나간다.

 

 

 

 

 

 

(지리산둘레길)지리산둘레길 11코스. 지리산둘레길 하동호~삼화실 구간 도보기

 

하동호에서 지리산둘레길 11코스는 시작된다. 하동호관리소 앞에서 둘레길은 화장실 방향이다. 둘레길 휴게소 왼쪽 돌계단을 내려간다. 화장실 앞에서 왼쪽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돌아가면 하동댐 밑으로 길이 이어진다. 5분이면 철문을 바져 나오는데 횡천강 안내판이 서 있고 둘레길은 왼쪽 평촌마을 방향이다. 청학동으로 이어지는 도로 다리 밑을 통과하면 청암체육공원 주차장으로 무더위 탓인지 여기서도 텐트를 친 캠핑족이 많이 있다. 왼쪽 강변길을 따라가면 축구장을 지나고 공원이라 무색할 정도로 잡풀이 무성하게 자란 공원의 모습이  황당할 뿐이다, 누가 공원을 만든 것을 탓하는게 아니고 관리가 제대로 되어야 할 것 같다. 공원을 지나면 좁운 농로길, 횡천강을 건너는 난간없는 작은 다리를 건너면 삼거리길이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5분이면 평촌마을 회관 앞이다. 큰 나무가 입구를 지키며 그 앞으로 지리산둘레길 이정표와 안내판 그리고 평상이 있어 퍼질러 앉아 쉬어 본다.

 

 

 용심정으로 불리는 명사마을

 

 

 하존티마을의 전경

 

 

 상존티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엄청난 대나무 숲

 

 

 상존티마을 전경

 

 

평촌마을은 청암면소재지가 있는 마을로 면사무소와 파출소를 지나니 목은 이색 선생 영정을 모신 금남사와 경천묘등 도지정 문화재 안내판이 서 있다. 청학동 슈퍼에서 청암몰길를 따라 100m 올라가면 된다고 하니 들렀다가면 좋을 것 같다. 막상 찾아가니 문은 잠겨 있고 밖에서 외관만 보면서 발길을 돌린다. 다시 청암슈퍼로 되돌아 왼쪽 농협, 청암정미소를 지나 화월버스정류장에서 오른쪽 농로를 70m 내려 간다. 오늘 유일하게 만나는 돌다리를 건너기 위해서인데 끝에서 오른쪽으로 논두렁을 따라가면 횡천강을 건너는 징검다리를 볼 수 있다. 할머니 한분이 징검다리를 건너오시다가 돌 위에 않아 땀을 식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참고로 비가 많이 올때는 건너기를 삼가 달라는 안내 종이가 입구에 걸려 있다.강을 건너면 왼쪽으로 둑길을 따라간다. 징검다리에서 5분이면 왼쪽 장밭교를 건너 다시 화월마을를 지나는 도로에 올라선다. (비가 오면 화월마을버스정류장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이곳에서 서로 만난다.) 오른쪽으로 마을의 당산과 그늘 아래에 마을 분들이 더위를 피해 나와 있다.

 

 

 

 상존티마을의 엄청난 대숲을 통과한다.

 

 대숲을 지나면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존티재. 동촌재로도 불리며 청암면의 학생들이 삼화초등학교로 가기 위해 넘어 다닌 고갯길이다.

 

 

그 옆 반월버스정류장에서는 인도가 따로 없어 걷기에 위험하니 오른쪽 농로로 내려선다, 여기도 가로수로 벚꽃나무가 조성되어 초봄에는 장관을 연출할 것 같다. 10분이면 관점마을 버스 정류장 뒤로 연결된다. ‘T'자 갈림길로 오른쪽으로 틀어 관점교를 건너간다. 30년이 넘은 관점교를 건너면 관점마을과 만나고 마을회관에서 왼쪽으로 돌아가게 된다. 작은 건물에서 오른쪽 명사마을 방향 이정표를 보고 오른다. 밤밭을 지나면 푹파여진 옛 고갯길을 넘어간다. 대나무가 우후죽순처럼 자라있고 작은 다리를 건너면 명사마을가는 도로와 만난다. 오른쪽 방향이다. 계곡을 끼고 오르는 이길은 오늘 둘레길 코스중에 최대의 고비가 될 것 같다. 내리쬐는 태양과 아스팔트 포장길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갑작이 머리가 띵 한게 꼭 더위를 먹은 느낌이다.  한굽이 돌아가면 명사(明寺)마을 표지석과 만나는데 특이하게도 절사자를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래전에 이곳에 명사란 큰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확인할 길이 없다.

 

 

 동촌마을 전경

 

 

 게스트하우스 앞에 있는 특이한 모양의 바위

 

 

여타 지리산둘레길 마을과 다르게 이곳은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의 석상이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다. 명사교를 건너면서 오른쪽 산사면에 작은 마을인 용심정이 보인다. 마을 자체가 대 밭을 병풍처럼 둘러 치고 있어 그림 같은 분위기 이다. 햇볕 피할 그늘도 없는 도로를 따라가는 이 길은 그야 말로 고역이다. 숨이 턱턱 막히는 지리산 둘레길, 함지박 같은 산으로 둘러 싸인 하존티 마을 입구 갈림길에서 둘레길은 도로를 직진한다. 입구에 6각정자가 설치되어 있어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5분이면 다시 상존티마을 갈림길. 오른쪽은 점마을, 사동방향이지만 답사로는 왼쪽 상촌티마을 방향이다. 입구를 내려서면 명사마을 회관 앞을 지난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밖에서는 마을의 존재도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넓은 골짜기가 펼쳐지는 상존티마을이다. 마을앞을 지나면 갈림길, 둘레길 이정표와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고 왼쪽 작은 다리를 건넌다. 정면의 산사면 8부능선 전체가 대나무 밭이라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00m 올라서면 다시 갈림길 사각정자가 설치되어 있고 왼쪽 오름길이다. 다시 100m 뒤 갈림길 왼쪽 방향으로 따라가면 밑에서 본 대나무 숲을 지나간다. 폐가를 지나면 갈림길로 왼쪽 비포장의 대나무 숲길이다. 동촌마을 가는 길로 대나무 숲을 빠져 나오니 산길이 한결 수월하다. 명사마을회관에서 40분이면 존티재에 올라선다. 동촌재로도 불리는 이고갯길은 청암면의 학생들이 어께에 책 보따리를 둘러메고 함께 넘어 다닌 옛고개이다. 여기도 하동군에서 부부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목장승을 설치 하여 놓았다. 이 고갯길을 넘어 다닌 옛사람들의 숫자만큼 돌무더기가 쌓여 있다. 필자도 작은 돌을 올려 놓고 안전한 둘레길이 되도록 빌어 본다. 올라온 반대편으로 내려간다. 밤나무단지 사이로 내려서니 하동읍과 악양면 그리고 적량면을 가르는 구재봉 정상의 정자와 능선이 눈 앞에 펼쳐진다. 다음 12코스 구간에 넘어가야할 곳이다. 9분이면 동촌길 27번 집앞 갈림길, 왼쪽으로 내려간다. 동촌마을 회관앞을 지나 폐교가된 삼화초교 앞에서 11코스 둘레길을 마감한다. 이곳 정자 나무 아래 쉼터에서 많은 어르신들이 둘레길에 대해 성토를 하신다.

 

 

 폐교된 삼화초교를 리모델링하여 둘레꾼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는 게스트하우스

 

 

 둘레길이 잘못되었다며 말씀하시는 어르신들, 더위에 피해 정자나무에서 쉬고 있다.

 

 교통편

 

부산에서 하동까지는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하동 가는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있다. 소요시간 2시간 30분, 요금 1만800원.

하동에서 청암면 하동호까지는 청학동 버스를 이용하여 하동호에서 하차를 한다. 오전 8;40, 11:00. 그리고 둘레길을 걷고 난후 삼화실에서는 하동행 버스가 오후 12;40, 16;40에 있다.

청암개인택시 055-882-6252

하동읍택시:055-884-5512

하동시외버스터미널 1688-2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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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행/산청여행)산청 지리산 꽃봉산~공개바위 산행. 한국판 피사의 사탑 지리산 공개바위 찾아가기

 

근교산&그너머 <690> 함양 꽃봉산 ~ 산청 공개바위

'한국판 피사의 사탑' 지리산에 우뚝

엄천강변 동강리 기점 5시간 원점회귀 산행

500여년 전 김종직 지리산기행때 걸었던 길 경유

비스듬히 솟은 12m 자연석탑 '공개바위' 신비감

꽃봉산, 어여쁜 이름 발굴은 예상치 못한 성과

주말 산꾼이 산행지를 선택할 때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다. 풍광 암릉 유적 추억 접근성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끔 딱 하나의 볼거리만을 위해 지루하고 힘겨운 코스를 묵묵히 참아내야 하는 산행지를 택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 이승렬기자가 경남 산청군 금서면 방곡리 지리산 자락 비탈에 비스듬히 서 있는 공개바위 밑을 지나고  받치는 시늉을 하고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도 이번 주 진귀한 '그 무엇인가'를 찾아보기 위해 지리산 자락 북동쪽 끄트머리를 답사했다. 취재팀의 발길을 이끈 것은 다름 아니라 '한국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경남 산청군 방곡리의 '공개바위'. 자연적 현상인지, 누군가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조차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는 이 신비한 바위는 산청과 함양 등 지리산권 일부 주민들에게만 알려져 있다가 지난 2007년부터 일반인들에게도 소개되기 시작했다.

해발 755m에 위치한 경사 60도 안팎의 산비탈을 딛고 우뚝 솟은 이 바위는 6면체 모양의 둥그스름한 바윗돌 5개가 석탑 모양으로 포개져 있어 전체적으로는 기다란 자연석탑 모양을 하고 있다. 높이 12.7m 둘레 12.4m 크기인데 수직으로 선 것이 아니라 25도가량 비스듬히 서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무너질 듯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고 수백 년인지 수천 년인지 아니면 수만 년인지조차 알 수 없는 세월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지난 2007년 9월 경상남도 기념물 제266호로 지정됐다.

공개바위로 올라가는 입구 우측으로 꽃봉산 능선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바위가 산청군 경계 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취재팀은 함양군 휴천면 동강리 평촌마을을 기점으로 하는 원점회귀 산행으로 진행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산청군 방곡리에서 차량으로 공개바위 아래까지 가서 30여 분만 걸으면 쉽게 갈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아무래도 산행의 묘미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함양 동강리를 들머리 겸 날머리로 삼을 경우 지리산 둘레길 일부 구간도 걸을 수 있고 산행 후에는 지리산 북부권 계곡물을 오롯이 머금은 채 유유히 흐르는 엄천강에서 땀을 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여름 산행에서는 무시하기 힘들다.

 

이번 답사 산행에서는 그동안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귀한 산 이름 하나도 발굴하는, 뜻하지 않은 성과도 거뒀다. 공개바위를 향해 가는 도중에 거치는 해발 731m의 꽃봉산(그냥 '꽃봉'으로도 불림)이 새롭게 이름을 알게 된 바로 그 산이다. 꽃이 활짝 핀 모양을 한 봉우리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리산 산꾼으로 알려진 성락건 씨는 거창 현성산(거무시) 정상을 일컫는 '하늘바라기'라는 이름을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 명칭이라고 설파한 바 있기도 하지만 취재팀은 감히 이 꽃봉산(또는 꽃봉)을 가장 아름다운 산 이름으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고 본다.

전체 산행은 동강리 평촌마을 둘레길 이정표~팽나무쉼터~묵은 임도길~개울~능선 밑 이정표~능선 갈림길~꽃봉산 삼각점~전망대~운서리 방향 이정표~771봉 전망대~폐헬기장~공개바위 이정표~공개바위(되돌아 나와서)~이정표~운서리 방향 이정표~천상바위~임도~운서쉼터(지리산 둘레길 구간 합류)~운서리~구슬박재~팽나무쉼터 앞 이정표~동강리 평촌마을 순이다. 총거리 11㎞.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4시간10분 정도 걸리고 휴식과 공개바위 감상 등을 더해도 5시간30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만나는 동강마을 쉼터

엄천강을 왼쪽에 끼고 60번 지방도로를 따라 마천 백무동 방향으로 가다가 적조암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 엄천교를 건너면 휴천면 동강리 평촌마을 강동식당 앞 공터에 닿는다. 이곳이 들머리 겸 날머리다. 남쪽에 솟은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는 마치 연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꽃봉산이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곧바로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 앞에서 남향 산 쪽으로 난 계곡 옆 임도를 따른다. 이 계곡의 이름은 아애골. 주민들에게 물어도 그 이름의 의미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이가 드물다. 그저 선대 어른들 시대부터 구전으로 이어져온 이름이라는 것뿐. 8월의 태양이 길 옆 고추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햇볕을 머금은 풋고추도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붉은 옷으로 갈아입는 중이다.

 

그늘 없는 한여름 산길에서 개울을 만나면 사막의 오아시스보다 반갑다.

 

5분 후 앙증맞은 빨간 우체통이 있는 작은 민가 앞에서 왼쪽 작은 다리를 건너면 팽나무쉼터다. 작은 안내판에는 동강마을의 당산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이곳의 유래를 기록하고 있다. 점필재 김종직이 조선 성종 3년(1472년)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지리산 기행을 한 후 남긴 유두류록(遊頭流錄)에 '화암(花巖)'이라고 기록한 곳이 바로 이 쉼터라는 것이다. 또한 연꽃 모양을 한 봉우리인 뒷산 이름이 옛날부터 꽃봉산이라고 전해오는 것과 화암이라는 쉼터 이름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팽나무쉼터에서 100m쯤 더 가서 왼쪽 비포장 길을 따르다 만난 삼거리에서 우회전, 임도를 따라 오르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오른쪽 고사리밭에는 키 큰 고사리가 무성하다. 이때부터는 1시간30분가량 꼼짝없이 비포장 임도를 따르는 고행길이 이어진다. 말이 임도지 실제로는 사람 다닌 흔적이 거의 없이 잡초가 무성해 웬만한 좁은 산길 못지 않게 험한 길이다. 게다가 햇볕 피할 곳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50분쯤 가다가 만나는 첫 번째 개울에서 잠시 땀을 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으며 걷는 산길에서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는 개울을 만난다는 것은 사막 여행자가 오아시스를 만난 것보다 더 반갑게 느껴진다. 다시 30분가량 임도를 더 타고 오르면 다소 생뚱맞은 느낌의 이정표가 나온다.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절개지로 올라 능선까지 난 지름길을 타고 7분쯤 오른다.

능선 갈림길에서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왼쪽 아래에 고사리 및 산약초 재배 농가가 보이고 출입금지 표지판과 철망도 나타난다. 능선길을 타고 오르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살짝 우회하는데 바로 이 봉우리가 강동리 평촌마을에서 보았던 꽃봉산이다. 우회길에서 다시 능선으로 붙으면 꽃봉산 정상에서 30m쯤 더 간 작은 안부다. 일부러 꽃봉산 정상부에 올랐다가 안부로 돌아와 길을 재차 재촉한다. 삼각점을 지나고 3분 후 왼쪽이 탁 트이는 전망대다. 웅석봉과 왕등재 왕산 필봉산, 그리고 멀리 둔철산과 정수산 등 산청의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3분 후 운서리 방향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나중에 하산할 때 이곳에서 운서리 방향으로 내려서게 되는 지점이다. 일단 왼쪽 능선을 탄다. 2분 후 771봉 전망대에 서면 이번에는 함양 독바위와 함양 법화산 등이 조망된다. 곧바로 나오는 폐헬기장을 거쳐 공개바위 이정표가 있는 능선 안부까지는 7분이면 족하다. 능선을 버리고 왼쪽 내리막을 타고 70m만 가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공개바위다. 비스듬히 우뚝 솟은 모습에 "이야 이렇게 신기한 바위를 보려고 그 땡볕 속을 견디며 걸었나보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위에서 보면 6면체 바위가 5개로 보이는데 반대편에서 보면 4개다. 더욱 신비롭다. 어떻게 보면 거대한 남근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꽃봉산 정상부 지나서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웅석봉과 왕등재가 보인다.

 

옛날 지리산에는 삼베 구만 필로 짠 치마를 두른 거대한 '마고할미'가 살았는데 공기놀이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고할미가 떠나면서 갖고 놀던 공깃돌 5개를 포개 놓았는데 그것이 바로 이 '공개바위'라는 전설이 지역에서 전해오고 있다. '공개'라는 말은 '공기'의 서부경남 사투리다.

다시 운서리 방향 이정표 삼거리까지는 12분가량 걸린다. 삼거리에서 왼쪽 내리막을 타고 하산길에 나선 지 8분 만에 상단부가 갈라진 바위를 만나는데 이 바위가 천상바위다. 위에서 보면 그리 크지 않지만 왼편 수독골 아래에서 보면 50m가 넘는 거대한 크기의 바위다. 이 천상바위에는 천상굴이라고 하는 석굴이 있는데 1970년대 중반까지 호랑이가 살았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운서리와 동강리 주민들 사이에 전해오고 있다.

천상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한 후부터는 별로 어렵지 않게 능선을 타고 하산할 수 있다. 40분가량 평탄한 능선길을 따르다 보면 길이 확연히 넓어지는 갈림길을 만나는데 오른쪽으로 살짝 꺾어진 방향으로 길을 잡고 10분만 더 내려서면 운서리 본동에서 운암마을 적조암까지 이어지는 콘크리트 임도에 닿는다. 이제 길은 더욱 수월하다. 오른쪽 내리막을 따라 10분쯤 가면 물탱크 앞 삼거리에 닿는다.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에는 '운서쉼터'라고 표시된 곳인데 인근에 작은 정자가 있다. 운서마을에서는 엄천강 쪽으로 내려서지 말고 '동강마을 1.7㎞'라고 표시된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를 보고 오른쪽 완만한 임도길을 탄다. 구슬박재를 넘어가는 둘레길 구간을 따르는 것이다. 500여 년 전 김종직 선생이 걸었던 길이기도 하다. 운서마을에서 구슬박재를 지나 동강리 들머리까지는 20분이면 충분하다. 조금 늦은 여름휴가를 맞아 지리산 둘레길을 걷기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순례객이 어느새 취재팀 뒤에 바짝 접근한 채 걸어오고 있다.

◆ 떠나기 전에

- 산행 후 구형왕릉 용유담 등 인근 명소 들를 만

경남 산청의 공개바위를 보기 위해 함양군 휴천면 강동리 평촌마을을 기점 삼아 산행을 했다면 하산 후 주변에 둘러볼 곳이 많다는 점도 기억하자. 우선 산청군 금서면의 왕산 아래에 있는 전(傳)구형왕릉(사적 제212호)이 눈에 띈다. 금관가야 최후(제10대)의 왕이자 신라 삼국통일을 달성한 김유신 장군의 증조부인 구형왕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이곳은 국내에서는 유일한 피라미드형 석축 무덤이다. 그동안 김해 김씨 문중 측에서 18세기 발견된 '왕산사기' 및 '동국여지승람' 등의 기록과 왕산사에서 출토된 의복과 장신구 등 유물을 근거로 틀림없는 왕의 무덤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좀처럼 공식 명칭의 첫 글자인 '전(傳)'자는 삭제되지 않고 있었다. '전(傳)'이라는 글자는 '~라고 전해 온다'는 뜻으로, 명확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그런데 이달 초 관할 지자체인 산청군 측이 접두어 '전'자를 제거해 달라며 경남도와 공동으로 문화재청에 사적 명칭 변경 신청을 함으로써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주변 일대에는 '한국판 피라미드' '한국판 피사의 사탑(공개바위)' 등 '한국판 ~'가 참 많다. 이 모두가 지리산의 넓고 깊은 품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다. 함양 강동리에서 엄천강을 따라 마천면 쪽으로 10분만 가면 엄천강 제1의 명소로 알려진 용유담이 있다. 또 오도재 아래 지리산 전망대도 방문해 볼 만하다.


◆ 교통편

 

- 함양터미널서 추성 또는 송전행 버스 30분 간격 운행

산행 기점인 함양군 휴천면 강동리까지 교통편은 의외로 편리하다.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함양행 버스는 진유 경유 버스가 오전 5시40분부터 오후 7시41분까지 8~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1만3700원. 3시간 소요. 함양 직행 편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는데 요금 1만500원에 1시간50분밖에 소요되지 않아 유리하다. 함양터미널(055-963-3745)에서 휴천면 강동리 입구인 엄천교까지는 추성 또는 송전행 군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오전 6시20분부터 오후 7시4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 2300원, 35분 소요. 운서리 또는 강동리 입구인 엄천교 앞에서 내려 엄천교를 건너면 산행 들머리인 강동리 평촌마을이다. 산행 후 함양읍행 버스도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막차는 오후 8시15분에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IC를 빠져나가 첫 번째 삼거리에서 화개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엄천강을 우측에 끼고 5.4㎞가량 가면 만나는 금서면 소재지 삼거리에서 수동 방면으로 우회전, 임천교를 건너자마자 유림삼거리에서 마천 방면 8시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500m쯤 가다가 삼거리에서 마천 방면으로 좌회전, 60번 지방도를 탄다. 6㎞가량 가면 적조암 표지판이 보이고 왼쪽에 엄천교가 있다. 건너서 식당 주변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건너편 법화산 정상

 

산길 같은 임도를 타고 올라가다 만나는 공개바위 이정표로 여기서 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상내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우측으로 함양 독바위가 우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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