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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행/청도여행)영남알프스둘레길 11코스. 감꽃대궐을  이루는 동창 천변 영남알프스 둘레길 11코스


근교산&그너머 <725> 제11코스 : 청도 장연리 장수골~밀양 고정리 박연정

'은자(隱者)의 강' 동창천 따라, 감꽃대궐 속으로…



 
고헌산에서 발원해 경주 산내와 청도군 운문면 금천면 매전면을 남북으로 관통해 밀양 상동면 유천에서 청도천과 합쳐져 밀양강을 이루는 동창천.

동창천은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 풍광이 더없이 빼어나고 기묘한 절벽과 소가 즐비해 옛날부터 선비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 벼슬을 사양하거나 버리고, 또는 소임을 마치고 향리에 은거했던 이 선비들은 하천 자락 풍광 좋은 곳에 정자나 서당을 짓고 소탈하게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했다. 그들은 때로는 물길을 따라 걸으며 사색을 즐기고 시를 짓거나 하천 동쪽의 큰 산인 운문산을 위시한 영남알프스 산군을 두루 유람하기도 했고 나라가 위급한 순간에는 떨쳐 일어나 침략자와 맞섰다.

수많은 젊은이가 기꺼이 이슬처럼 스러져간 격전의 현장이기도 한 동창천은 '은자(隱者)의 강'이면서 '구국의 강'이다. 이 하천은 영남알프스 산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최초 발원지도 영남알프스이고 중간 중간 합류하는 지류 대부분도 영남알프스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오늘날 영남알프스라고 불리는 거대한 산군의 서쪽과 북쪽 경계선 역할을 한다. 산은 강을 넘지 못하지만, 산이 없으면 강도 없다.





■ 장연사지 보물 보고 박연정까지 17㎞… 5시간30분 걸려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단원들이 경북 청도군 매전면 장연리 감나무밭길을 걷고 있다. 5월 중순부터 주변은 온통 연노랑 감꽃으로 뒤덮이는 '감꽃대궐'로 변한다. 오른쪽 봉우리는 부처산이다.
영남알프스 둘레길 제11코스는 동창천 물줄기가 절정에 달하는 구간을 따라가며 경북 청도의 특산물인 '청도 반시(盤枾)'가 열리는 감나무 밭 사이로 여유롭게 걷는 길이다. 드디어 경상북도의 길이 경상남도의 길로 이어지는 구간이기도 하다.

출발지는 경북 청도군 매전면 장연리 장수골마을 경로회관 앞이다. 동창천과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며 총 17㎞를 걷는다. 종점은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이 빛나는 정자인 경남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박연정(朴淵亭) 앞이다. 걷는 시간은 4시간, 휴식과 식사 포함이면 5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장수골 경로회관 인근 장연사지3층석탑(동서 쌍탑·보물 제677호)과 당간지주 등을 둘러보면 좋다.

 
  GPX & GTM 파일 / 고도표 jpg파일
경로회관에서 마을 안쪽으로 길을 잡는다. 눈앞에 보이는 산줄기는 부처산~육화산 능선이다. 2분 후 다리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주변은 온통 감나무밭. 연둣빛 감잎이 싱그럽다. 노란 애기똥풀꽃이 지천으로 널렸다. 계당마을 오른쪽 뒤 우뚝한 봉우리는 고깔모자처럼 생겼다고 해서 고깔봉이라 불린다. 계당마을 안 '계당길 28번지' 앞에서 우측으로 꺾어 내리막길을 탄다. 3분 후 아스팔트 도로를 만나면 왼쪽으로 꺾는다. 5분 후 장연사지 당간지주 1개와 함께 서 있는 길명마을 은행나무 앞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틀어 마을로 들어서면 곧바로 장연리 경로당이다. 이 경로당 앞 '길명길 10번지'를 감아 우측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야 한다. 왼쪽 도랑 건너 시골집 돌담이 평화롭다.

감나무밭 사잇길로 10분쯤 오르면 키 큰 소나무 앞 갈림길. 왼쪽으로 200m쯤 가면 작은 가건물 앞 또 한 번의 갈림길을 만나는데 이번에는 오른쪽 오르막길로 들어선다. 10분 후 길 양쪽에 높이 1m 안팎, 두께 7㎝가량의 쇠파이프가 있는 곳에서 왼쪽 10시 방향 숲길로 들어서야 한다. 안내리본을 참고하자.


■ 감나무 지천인 마을길에 순박한 흙돌담 어우러져

 
  이서국 군사와 말들이 전멸했다는 마전암과 그 아래 말구르소.
내동고개로 오르는 옛길이 나타난다. 내리 사람들이 장연리를 거쳐 동곡장까지 오갈 때 걷던 길이다. 삼림욕 하듯 편안하게 숲길을 오르면 내동고개. 오른쪽은 고깔봉, 왼쪽은 육화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직진해서 내려선다. 솔잎이 융단처럼 깔린 환상적인 숲길이다. 김해 배씨 묘를 지나면 다시 임도를 만나고 이내 주황색 지붕이 인상적인 독립가옥인 윤원훈씨 집에 닿는다. 인정스러운 윤 씨 집 마당에서 왼쪽을 올려다보면 육화산 정상부가 우뚝하다.

10분가량 더 내려서면 청도군 매전면 내2리 안내동마을 삼거리. 감나무에 둘러싸인 한적한 마을이다. 5월 중순부터는 감꽃이 마을을 휘감을 것이다. 일단 왼쪽에 보이는 잘생긴 느티나무를 향한다. 수령 350여 년 된 보호수인 이 느티나무 쉼터는 점심 먹을 자리로 안성맞춤이다. 느티나무 뒤쪽에 관리는 잘 안된 듯한 석천서당이 있다.


이 마을에서 계속 임도를 타고 골짜기 안으로 가면 오치고개를 넘어 밀양 산내면으로 가게 되지만 개척단은 마을 입구를 거쳐 동창천 쪽으로 간다. 잘 지어진 재실을 3개나 지나 동창천 중남교 다리 앞에서 왼쪽 둑길로 들어선다. 동창천 건너 오른쪽 멀리 오례산성이 눈에 들어온다. 둑길 왼쪽 아래 들판에는 보리가 파랗게 자라고 있다. 6분 뒤 둑길이 끝나는 곳에서 당황하지 말고 오른쪽 둑 아래 강변으로 내려선다. 때 묻지 않은 강변길. 오른쪽은 큰 냇물이고 발 딛는 곳 왼쪽으로는 폭 1m 안팎의 측구로 물이 흐른다. 버드나무와 인사하며 수풀을 밟고 가는 '야생의 길'이다. 조금만 정비한다면 참으로 정감 어린 길이 되겠다.

■ 동창천 갓길은 수풀 스치는 소리 정겨운 야생의 길

 
  둘레길 개척단원들이 감나무와 돌담 정겨운 덕정마을 지나고 있다.
15분쯤 가면 첫 번째 콘크리트 배수로를 만난다. 왼쪽 작은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물맛이 달콤하다. 여름철 도보 여행꾼들의 목을 축여줄 샘터로 삼아도 되겠다. 강변길을 7분쯤 더 진행하면 갈림길. 강변길을 버리고 콘크리트 측구 왼쪽 언덕으로 오르는 길을 따른다. 언덕을 넘으면 동화책에나 나올법한 그림 같은 집을 만난다. 집도 예쁘지만 뜰을 뒤덮은 갖가지 꽃들이 더욱 어여쁘다. 다듬고 가꾼 집 주인의 정성을 알만하다.

곧이어 구촌리 동산마을회관 앞 사거리에서 직진한다. 10분 후 덕정마을을 앞두고 Y자 갈림길에서 왼쪽 완만한 오르막길을 택한다. 살짝 휘어지며 언덕을 넘는 길에 멋들어진 소나무가 도열해 있다. 언덕 너머 '덕정길 18-2'번지 앞 갈림길에서 직진, 흙길로 들어선다. 150m쯤 가서 큰 나무 앞 갈림길에서 왼쪽 흙길로 200m쯤 가면 덕정고개다. 이곳이 바로 청도와 밀양의 경계선이자 경북과 경남으로 나뉘는 곳이다. 오른쪽 아래로 동창천이 유유히 흐르고 하천 건너에는 오례산성의 위용이 압도적이다.

 
  동창천 변 길은 다듬어지지 않아 더욱 정겹다. 정면의 산은 오례산성.
덕정고개 너머의 쌍무덤 앞을 지나 3분 후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꺾어 내려선 뒤 다시 갈림길에서 왼쪽 밀양시 상동면 신곡리 오곡마을 방향으로 향한다. 정자나무 앞에서 우회전, 신곡천 작은 다리를 건너 100m쯤 가면 크지 않은 은행나무 앞 Y자 갈림길. 이곳에서 오른쪽 감나무밭 사잇길로 들어선다. 노란 애기똥풀꽃이 흐드러진다. 10분 후 왼쪽에 집 한 채, 오른쪽에 비닐하우스가 있는 갈림길에서 우측 내리막길을 따른다. '오대(梧臺)'를 둘러본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예정. 5분쯤 내려서면 신곡양수장이 나오고 그 우측 개울을 건너면 소나무 울창한 '오대'다. 조선 중기 학자이자 최초의 운문산 유람기인 '유운문산록(遊雲門山錄)'을 남긴 수헌(壽軒) 이중경(李重慶·1599~1678)이 18년간 오대정사(梧臺精舍)를 짓고 살면서 오대구곡가, 수헌집 등의 시와 저작을 남긴 유서깊은 곳이다. 지금도 여러 개의 정자 터가 남아 있고 바위에는 그가 직접 새겼다는 '한벽당(閑僻堂)…'이라는 글씨와 후손들이 새긴 '수헌선생 전의 의공 장구지소(壽軒先生 全義 李公 杖屨之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중경은 운문산 유람 당시 이곳에서 여생을 마치기로 다짐을 했지만 만년에는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 수헌 선생 체취 밴 오대·마전암 등 역사적 명소 가득

 
  제11코스 날머리인 박연정. 임진왜란 이후 양무공 김태허가 지었다.
수헌 선생의 발자취를 뒤로하고 다시 비닐하우스 앞 갈림길로 돌아온 후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예쁘장한 집을 잇따라 지나면 길은 다시 흙길로 변하고 옛길의 흔적을 더듬으며 나아가면 오른쪽 아래가 깎아지른 절벽인 마전암(馬轉岩)이다. 서기 1세기 전후 청도의 고대국가 이서국 군사와 말들이 침략군인 신라군과 맞서 백병전을 벌이다 이곳에서 절벽 아래로 떨어져 전멸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전암 아래 동창천의 물빛 짙푸른 '소(沼)'는 '말구르소'라고 불린다. 말구르소 물 밑에는 몰락한 부자 전설이 전해오는 장자바위가 있다.

마전암을 지나 소나무 울창한 길을 이어가면 곧바로 '엘림'이라는 간판을 단 기독교회 수련관이 나오고 곧이어 아스팔트 포장도로와 합쳐진다. 6분 후 매화마을 버스정류소 왼쪽에 보면 밀양박씨 재실인 경무재(景武齋)와 수령 450년이 넘는 보호수인 매화리 은행나무가 있다. 버스정류소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15분쯤 더 가면 종착점인 상동면 고정리의 아름다운 정자인 박연정(博淵亭·경남도 지정문화재 제235호)에 닿는다. '박연'은 임진왜란 때 밀양부사와 울산군수를 역임하며 전공을 세우고 전후 정일품인 호위대장 이른 무신인 양무공 김태허의 호(號)이다. 양무공은 만년에 들어 이곳에 정자를 짓고 살았다.


◆ 떠나기 전에


- '오대어부구곡가' '운문구곡가' 등 옛 시가의 산실

제11코스 출발 전에 들러보는 장연사지 3층석탑은 보물677호로 지정된 동서 쌍탑으로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탑은 하천 변에 무너진 채 버려져 있던 것을 1980년에 복원했는데 최근 다시 보수 작업을 위해 해체했으며 현재도 공사 중이다. 경주 감은사지 탑이나 원원사지 탑과 형식이 유사하다. 동탑에서는 1984년 해체 보수 공사 때 몸돌 1단 내부에서 특이한 목재 사리함과 그 안에 장치했던 푸른색 사리병이 발견돼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코스 중간에 들리게 되는 오대는 수헌 이중경 선생이 '오대어부구곡가(梧臺漁夫九曲歌)'라는 시를 남긴 곳이다. 이는 중국의 주자가 무이산에 은거하며 지은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본따 조선의 성리학자들이 경치 좋은 곳에서 짓곤 하던 '구곡가'의 하나다. 퇴계 이황의 도산구곡가, 율곡 이이의 고산구곡가, 한강 정구의 무흘구곡가, 우암 송시열의 화양구곡가 등과 궤를 같이한다. 또 하나 영남알프스 둘레길을 걸으며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조선 성리학자들의 '구곡가'류의 효시 격인 작품이 바로 제10코스의 시발점인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의 만화정에서 소요당 박하담 선생이 읊은 '운문구곡가(雲門九曲歌)'라는 점이다.

한편 수헌 이중경은 44세의 나이에 운문산과 동창천 일대를 유람하며 쓴 '유운문산록'을 통해 밀양 상동 유천에서 시작된 발길이 박연정에 이르는 순간 "비로소 운문동에 들어섰다"고 읊었다. 그는 박연정을 운문산 자락의 들머리로 인식했던 것이다.


◆ 교통편

- 청도역까지 간 후 유천 경유 동곡행 버스로 갈아타야

무궁화호 열차 편으로 청도역까지 간 뒤 청도버스터미널에서 유천 경유 동곡행 버스를 타야 한다. 부산역 기준 오전 5시10분부터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소요, 4800원. 청도에서 유천을 경유해 동곡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온막리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9시20분, 10시40분 등에 있다. 30분 소요. 코스 종점인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버스정류소에서는 오후 4시10분, 5시50분, 8시10분 등에 밀양행 버스가 있다. 밀양에서 부산행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에서 내려 밀양 방향으로 가다가 첫 번째 만나는 사거리(긴늪사거리)에서 청도 방향으로 우회전, 25번 국도를 탄다. 상동역 지나서 상동교를 건너자마자 58번 국도를 따라 유천교를 건너 동곡 방향으로 가다가 청도군 매전면 온막리 매전초등학교 못미친 곳에서 우측 장연사, 장연리 방향으로 꺾는다. 동창천을 건너 청도학생야영장 입구를 지나면 장수골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경로회관 앞에 주차장이 있다.

길명마을의 예쁜 흙담벼락

# 부산서 귀농한 윤원훈씨 가족

- "적적한 이곳에 둘레길 열린다니 반갑죠"

 
"복잡하고 바쁜 도시생활을 접고 육화산 자락에 묻혀 사니 참으로 여유롭고 행복합니다. 다만 가끔 느껴지는 적적함은 부인할 수 없는데, 영남알프스 둘레길이 집 앞으로 열린다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어요."

제11코스를 걷다가 내동고개를 넘자마자 만난 예쁜 주황색 지붕의 외딴 집. 이 집 주인인 윤원훈(61) 씨와 박석순(56) 씨 부부는 취재팀으로부터 둘레길 개척 중이라는 말을 듣고 반색을 한다. 한사코 "생강꽃과 산수유꽃을 섞어 만든 신토불이 우리 차 한 잔씩 마시고 가라"며 마당 한켠의 파라솔 아래 탁자로 취재팀을 이끈 윤 씨 부부가 이곳에 새 보금자리를 잡은 것은 지난 2008년. 부산 초읍동에서 개인사업을 하던 윤 씨 부부는 "평소 산행을 즐기고 틈만 나면 자연 속으로 길을 떠나던 습관이 있어서인지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귀농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들이 느끼는 자연 속의 삶은 어떨까? 부인 박 씨는 "여러가지 채소를 텃밭에 가꿔 먹고 숲에서는 수리취 참취 곰취 등 취나물 종류를 비롯한 제철 나물을 따서 먹는다. 새벽마다 새소리 물소리에 잠이 깨고 다리 다친 수리부엉이도 치료해주며 사람이 다가가도 경계심 없이 반겨주는 산토끼와 친구 하며 재미나게 산다"고 말한다. 만년의 삶을 이곳에서 보내기 위해 집도 예쁘게 지었지만 그래도 외로움은 어쩔 수 없단다.

윤 씨는 "육화산 등산객들이 가끔 집 앞을 지나가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가끔 부산의 친구나 친지들을 초청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사람 냄새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이제 둘레길이 열리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테니 좋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귀농을 할 수는 없는 일. 이들이 귀농에 성공,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진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윤 씨는 "아내가 선뜻 동의해 주지 않았다면, 여러가지 불편함도 감내하고 이해하며 여유로움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넓은 가슴이 없었다면 아마도 실패했을지도 모르겠다"며 아내 박 씨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금낭화 곱게 핀 집 앞 화단까지 따라나와 손님들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흔들며 배웅해 주는 윤 씨 가족이 더욱 행복하기를 개척단원 모두가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개척단장 010-3563-0254 
GPS·동영상 www.kookje.co.kr
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운막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장연리로 찾아가는 길목에 있는 노거수로 마을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원래 똑 같은 크기의 느티나무가 두그루였는데 해방이 되면서 일본인들이 본국으로 가면서 배를 만든다고 베어가 지금은 한그루가 남았다 한다.

장수골의 재실 화장실로 세월의 무게를 짐작 할 수 있다.

장연사지의 당간지주로 재실의 앞 마당에도 그리고 길명마을의 입구에도 장연사지에서 나온 유물을 찾을 수 있었다.


장연리 길명마을에서 내동고개로 올라가는 취재팀 그 뒤로 감나무가 지천이다,

안내동마을의 350년된 느티나무로 보호수이다. 여기서 점심식사를 하기에는 그만이다.

안내동 마을 전경 그뒤로 취재팀이 내려온 내동고개가 보인다.

내동의 안내동마을에 있는 석천서당

동창천에서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동산마을의 동화같은 집들과 오례산성



청도군의 마지막 마을인 덕정마을로 덕정고개만 넘어면 경남 밀양 땅이다.

밀양땅에 들어선 취재팀. 상동면 신곡리이다.

밀양박씨 재실인 경무재(景武齋)와 수령 450년이 넘는 보호수인 매화리 은행나무


동창천의 물이 맑아 고기를 헤아린다는 수어대로 그  속에 경치가 수려하여 까마득하게 허공에 의지한다는 수지 절벽 빙허대.
바위의 모양이 아이와 같이 생겼다하여 이방위 또는 아방위로도 불린다.


빙허대에서 바라본 동창천과 영남알프스둘레길

빙허대 위의 만년송

박연정의 모습으로 문이 잠겨 있어 내부를 볼 수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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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한 듯한 묘지터인 539봉을 지나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암봉(왼쪽)과 소천봉이 '한 일(一)' 자 능선을 그으며 내달리고 있다. 소천봉 아래 하산길인 음지마을이 우측 하단 소나무 뒤로 보인다.





영남알프스의 숨은 전망대
밀양의 산치곤 덜 알려졌지만
산세·조망은 그야말로 '환상'




맑은 공기를 마시며 도심에서 받았던 온갖 스트레스를 풀러 산을 찾았건만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은지. 한적해야 될 산이 시골 5일장처럼 북적인다. 진정한 산꾼들이라면 이심전심으로 서로 배려를 해 별 문제는 없을 터이지만 문제는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장쾌한 조망에 반해 잔잔한 미소 같은 내적 희열로 만족해야 될 상황이 과잉 액션으로 발산돼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법. 그렇다고 산을 끊을 수야 없지 않은가.

하여, 애오라지 산꾼들은 또 다시 오염이 덜 된 한적한 오지의 산을 갈구하며 찾아 나선다.

대간이나 정맥 종주를 끝낸 산꾼들이 여기서 한 번 더 갈래를 치고 나온,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기맥이나 지맥을 찾아 나서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 산행지는 영남알프스의 서쪽 언저리에 똬리를 틀고 있는 밀양 용암봉~소천봉.

  
 

낙동정맥 가지산에서 갈라져 나와 운문 억산 구만 중산 낙화 보두 비학산을 거쳐 밀양강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운문지맥의 중간쯤 되는 부분에 위치해 있다.

밀양의 산임에도 지명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굴곡과 수려한 산세, 그리고 곳곳에서 펼쳐지는 환상적 조망은 겨우내 움추렸던 근교산꾼들을 다시 산으로 불러모으는 데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산행은 상동면 신곡리 양지마을~인동장씨묘~김해김씨묘~539봉(종지봉·이장한 묘지 터)~암릉길~오치령 육화산 갈림길~신(新)오치고개~밀성박씨·경주최씨묘~통천문(침니바위)~용암봉(686m)~소천봉(632m)~잇단 무덤~신곡리 교회(음지마을)~양지마을.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40분 정도며 난이도는 보통이다.

  

신곡리 마을회관, '신곡리 양지마을' 이정석을 잇따라 지나 다리(신곡천)를 건너면 갈림길. 좌로 가면 다시 갈림길. 역시 왼쪽으로 100m쯤 가면 또 갈림길. 이번엔 '산림조합현장'이라 적힌 이정표가 가르키는 우로 간다. 마을 당산나무를 지나자마자 다시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대숲을 지나면 이내 갈림길. 차량 차단기가 보이는 정면 대신 석축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들머리로 향하는 능선갈림길. 이제서야 오른쪽 산으로 향한다. 등로는 약간 희미하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확인하고 오를 만큼 방치돼 있지는 않다. 더군다나 거의 외길이라 걱정할 염려는 없다.

처음부터 된비알이 기다린다. 인동장씨묘쯤 한번 주춤 하더니 15분 정도 거의 사람의 혼을 뺄 정도로 오르막이 심하다. 이후부턴 경사가 덜할 뿐 그래도 여전히 오름길이다. 그 정점은 양지바른 곳의 김해김씨묘.

이제 송림길이 이어진다. 우측으로 향후 오를 용암, 소천봉이 보인다. 크게 봐서 시계 방향으로 걷고 있는 셈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산행팀이 걷고 있는 산길과 용암 소천봉으로 이어지며 신곡리를 감싸고 있는 산세가 여성의 성기를 빼닮아 여근곡(女根谷)으로 불러도 될 성 싶다.

솔가리와 낙엽이 반복되는 오름길은 한동안 이어지다 첫 봉우리인 539봉에서 숨고르기를 한다. 들머리에서 65분. 이장한 묘지터인 이곳은 하산 후 마을주민들로부터 '종지봉'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올라온 방향으로 보면 동창천 뒤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그 뒤로 옥교산 종남산 우령산 등 밀양의 산이, 소나무 우측으로 화악산 남산 오례산성 원정산 대남바위산 용당산 비룡산 통례산 등 청도 쪽 산이 확인된다. 20m쯤 더 가면 우측 시야가 트인 곳에서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좌측엔 코 앞의 육화산을 비롯 그 뒤로 구만산, 그 우측으로 운문산 백운산 정승봉 천황산 재약산 향로산이 보인다. 산기슭의 계단식 논은 마치 깊게 패인 촌로의 주름을 연상시킨다.

이제부턴 능선길. 낙엽길과 송림터널을 반복한다. 20분 뒤 암릉길도 만난다.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전망대다. 10여 분 뒤 집채만한 바위가 앞을 막는다. 에돌아 가는 길도 있지만 잠시 올라보니 사방팔방 훤히 펼쳐지는 최고의 전망대가 기다린다. 그간 숨어 있던 북암산 억산 범봉 사자봉 수리봉과 구천산 정각산과 가지산의 뾰족봉, 그리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오치령 고갯길 등 영남알프스의 주봉과 언저리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창우 대장도 "이처럼 완벽한 전망대는 좀처럼 보기 드물다"고 한마디 곁들인다.

눈앞의 봉우리는 무명봉이지만 산세로 봐서 구만산 육화산을 거쳐 운문지맥과 만나는 의미있는 봉우리. 실제로 봉우리를 내려서면 '오치령 육화산'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이를 알리듯 주변에 리본이 많이 걸려 있고 산길 또한 또렷하다. 또 하나의 낮은 봉우리(536봉)를 넘으면 등로 좌우에 임도가 눈에 띄고 이내 고개에 닿는다. 오치령과 상동면 신곡리를 잇는 임도가 생기면서 생긴 고개로 흔히 오치고개라 부르고 있지만 기존의 오치령과 구분을 짓기 위해선 '신오치고개'라 부르는 것이 합당할 듯 싶다.

임도를 건너 바로 산으로 오른다. 작은 봉우리를 살짝 넘고 밀성박씨 및 경주최씨묘를 지난다. 이때부터 크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10분쯤 뒤 뜸하던 바위군. 처음엔 농짝 크기에서 점차 집채만한 바위도 만난다. 한 전망대에선 산내면소재지 송백과 앞서 봤던 밀양 쪽 봉우리 외에 승학산 금오산 구천산과 원동 토곡산도 확인된다.

잇단 암릉과 암봉을 지나 일명 통천문이라 불리는 바위틈새 길을 통과하면 이내 용암봉 정상. 오래 전엔 헬기장이었지만 지금은 소나무숲이어서 조망이 없다. 발아래 보도블록만이 이를 확인해줄 뿐이다.

직진하면 백암봉 중산 낙화 보두 비학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길, 산행팀은 오른쪽 정면에 소천봉으로 향한다. 정면 바로 보이는 봉우리가 소천봉이다. 40분 걸린다. 조그만 돌탑 이외에는 정상이라고 인식할 어떠한 지형지물이 없다. 조망은 없다.

하산길은 좁다란 비탈길. 오랫동안 간벌을 하지 않은 죽음의 송림길이 기다린다. 이를 알려주듯 소나무마다 무수히 많은 송방울이 매달려 있다.

또렷한 길은 없지만 크게 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서자. 국제신문 리본을 촘촘히 묶어놨다. 40분쯤 뒤 길다운 길이 비로소 눈에 띄고, 여기서 5분이면 산을 벗어난다. 신곡리교회가 위치한 음지마을이다. 저 멀리 건너편이 들머리 양지마을이다. 두 마을은 10여 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정상 안내판, 노장 산꾼의 열정

용암봉 정상에는 정상석 대신 '운문지맥/용암봉 686m/준·희'라고 적힌 조그만 스테인리스판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명산이건 근교산이건 산깨나 탄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겠지만 이처럼 고마운 일을 한 주인공은 국제신문 제2대 산행대장을 역임한 최남준(66) 씨. 그는 '그대와 가고 싶은 산, 준·희'라는 오렌지색 리본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 대장은 한창 땐 건건산악회를 이끌고 1대간 9정맥을 주파하며 지역 산악계에 종주 산행의 붐을 불러 일으켰고 최근 타개한 후배 산악인과 함께 사비를 들여 금정산과 백두대간길의 조령산 깃대봉 등 10여 곳에 약수터를 조성한 산사나이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는 법. 그도 오랜 산행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무릎이 안좋아져 장시간 산행을 할 수 없다. 대신 3, 4시간 걸리는 정상석이 없는 근교산을 찾아 이정석 대신 이처럼 조그만 팻말형 안내판을 걸어두고 있다.

현재 160여 개 달았으며 이 작업은 다리에 힘이 소진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22년 전통의 아랑장어구이(055-355-3895). 밀양IC에서 들머리로 가는 도중 국도변에 위치해 있다. 밀양IC에서 정확히 3.7㎞ 떨어져 있다. 주메뉴는 장어정식. 수수전 게장 등 무려 28가지의 반찬에 놀라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장어맛에 감탄한다. 초벌구이로 기름을 뺀 후 양념을 무려 4번이나 발라 특유의 맛을 낸다. 김해 마산 양산 대구 청도 등의 단골들만 주로 찾으며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을 정도다. 1만7000원.



  

# 교통편
밀양터미널에서 신곡리행 버스 이용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밀양 청도 24번~긴늪사거리에서 대구 청도 25번 우회전~상동면 안내판~상동면사무소 지나~신곡 고정 1077번 직진~매화 신곡 1077번 직진~신곡리 마을회관 지나자마자~신곡리 양지마을 이정석 순. 마을회관이나 다리 근처에 주차가능.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5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신곡리행 버스는 오전 8시50분, 10시50분에 있다. 부산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상동역(옛 유천역)에서 내린다. 오전 7시50분 단 한 차례 있다. 상동역 도착 시각은 8시47분. 4200원. 상동역 건너편 상동파출소 앞에서 신곡리행 버스는 오전 9시5분, 10시55분에 출발한다.

신곡리에서 밀양행 시내버스는 오후 4시, 5시40분, 7시20분에 있다. 이 버스는 도중 상동역 앞에서도 정차한다. 상동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오후 4시53분, 7시57분에 있다. 밀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시 정각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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