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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기장여행)국립부산과학관. 국립부산과학관 특별전 장영실. 미국에는 스티브 잡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장영실이 있다. 


지난해 초 이상훈의 장편소설 ‘한복 입은 남자’를 읽었습니다. 웬 뜬금없는 한복 입은 남자냐고요. 오늘 포스트 할 내용이 조선의 천재과학자 장영실 이야기입니다. 한복 입은 남자에서 장영실이 그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복 입은 남자의 줄거리를 대강 훑어 보면 마지막 부분에는 피렌체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스승이 되어 다빈치가 비차를 설계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는 어쩌면 황당한 이야기 속 소설입니다.









한복 속의 남자에서도 장영실은 지금의 부산 동래에서 노비 출신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세종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측우기와 혼천의 해시계 등을 발명한 과학자로 종3품인 대호군의 벼슬까지 오릅니다. 한복 입은 남자에서 장영실은 다연발 무기인 신기전을 개발하고 홈경각을 설치하여 천문을 읽으며 조선실정에 맞는 역법을 사용하자 명나라 정통제는 대로합니다.

 

 

 

원래 시간을 다스리는 일과 하늘을 열수 있는 것도, 하늘을 볼 수 있는 것도 대국의 황제만이 할 수 있는 일로 조선조종에서는 매년 해가 바뀌면 그해 사용할 달력을 받으러 동지사를 명나라로 파견했습니다. 그러나 장영실은 천체의 운행과 별들의 위치를 측정했던 하늘시계인 혼천의를 1438년(세종20년)에 개발하였으며 세종의 명으로 자격루, 혼천의, 옥루기륜, 혼상 등을 설치한 천문관측기구인 홈경각을 설치하여 황제의 고유 권한인 하늘을 올려다보게 하였습니다.


 

이게 명나라 황제 귀에 들어갖고 황제는 명나라 환관인 이상인에게 장영실을 죽일 것을 지시하며 자객을 보내자 이상인은 자객에게 며칠 말미를 달라하고 세종에게 장영실을 죽일 참이냐며 어서 빨리 안전한 옥사에 가두도록 손을 써야한다고 독촉합니다. 세종은 상선을 시켜 장영실에게 가마를 만들라고 지시합니다. 세종은 장영실이 새로 만든 가마를 타고 온천행을 떠나는데 그만 어가의 손잡이가 부러지고 말았으며 장영실은 바로 하옥되어 불경죄로 다스렸습니다.


 

명나라와 가까운 대신들 앞에서 장영실은 참형을 선고 받고 다음날 바로 교수형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세종은 천재과학자 장영실을 살리려고 일부러 가마의 손잡이를 부러지게 연극했습니다. 그리고 세종은 “좁은 조선 땅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나가라”며 장영실에게 배가 준비되었다며 어서 떠나라합니다. 기다리고 있던 중국의 여행 전문가 정화대장의 배를 타고 장영실은 10년간의 긴 항해로 로마에 도착하지만, 장영실의 지동설 주장이 로마 교황과 반목하여 다시금 목숨이 위태롭자 정화대장은 다시 배를 꾸려 항해에 나서 피렌체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어린 다빈치를 만나게 된다는 내용으로 조금은 황당하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장편소설 ‘한복 입은 남자’ 장영실입니다. 지난 일요일 부산시 기장군 국립부산과학관을 찾게 되었습니다. 마침 특별기획전이 전시 중이었는데 ‘부산의 과학자 장영실’ 편이었습니다. 500년 전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세계최고수준으로 끌어 올린 천재과학기술자 장영실, 국립부산과학관의 특별전시에서 자격루와 옥루, 측우기, 갑인자 등 장영실의 발명품을 한자리에서 자유롭게 무료 관람하였습니다.


 

 

운영 요일:화·수·목·금·토

◆전시기간:2016년 3월 11일~2016년 5월 15일

◆장소:1층 중앙홀

◆문의:전시 기획실(051-750-2312)

관람료:무료(단 2층 상설전시실은 유료)


자율 앙부일구와 측우기 탁본체험도 있습니다.

◆기간:4월2일(토)~4월24일(일). 주말 총 8회 실시

◆대상:누구나 현장에서 선착순 체험가능


 

장영실이 발명한 발명품을 보면

‘해시계(앙부일구)’:솥에 받혀놓은 듯한 오목한 그릇(수영면)에 비치는 그림자를 이용하여 시간과 계절을 알 수 있는 장치입니다. 움푹 들어간 솥 모양은 “절기마다 해의 고도가 달라지는데 평면의 형태로는 그 변화를 나타낼 수 없지만 오목한 솥 모양은 정확한 시간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앙부일구는 지금의 시각과는 약 30분이 늦다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보다 해가 빨리 뜨는 동쪽 즉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혜정교와 종묘거리에 설치하여 백성들도 시간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현재시간=앙부일구 시간+30분(시차보정)


 


 ‘선화당 측우대’

측우기는 세계 최초의 우량계로 다른 나라보다 200여년이 앞선 세종 23년(1441년)에 발명하였습니다. 앞면에는 ‘측우대’, 뒷면에는 ‘건륭경인오월조’가 새겨져 조선 영조 46년인 1770년에 제작된 것입니다. 측우기의 높이는 31.5cm, 지름은 14cm 측우기는 보물 제561호, 측우대는 보물 제842호에 지정되었습니다.


 

 

 

 

 

 

 

‘일성정시의’로 해와 별을 관측해서 낮과 밤의 시각을 알아내는 천체관측기기입니다.


 

 

 

‘혼상’은 둥근면위에 하늘의 별자리 1,464개를 새겨놓은 천문 기기로 하룻밤의 시간과 일 년의 계절을 측정하는데 이용하였습니다. 혼상의 축은 하늘의 극축이며 지구의 자전축과 방향이 일치합니다.


 

 

‘옥루(혼천의)’는 해와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인 오행성의 위치를 측정하는데 사용하였습니다. 여기 진열된 혼천시계는 국보 제230호이며 1669년 제작하고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소장중인 송이영의 혼천시계중 혼천의 부분만 2.5배 확대 복원한 복원품입니다. 참고하세요.


 

‘간의’는 중국 원나라의 천문학자 곽수경이 1276년에 처음 제작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세종 14년인 1432년에 한양의 북극고도인 37.6도를 측정한 후 청동으로 제작하여 경회루 옆 간이대에 설치하였습니다. 요즘의 천체망원경격인 간의는 그 크기는 가로 248cm 세로 327cm, 무게는 5톤이며 고도와 방위측정, 낮과 밤의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갑인자’는 자치통감 권214 초주갑인자본입니다.

2007년 ‘중요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 임인호’씨가 복원한 활자판.

 


 

 

 

 

 

 

 

 

 

  

‘자격루’는 세종 15년인 1433년에 장영실이 자동 시보장치를 갖춘 기계식 자동 물시계로 우리고유의 기술과 중국 물시계. 이슬람 자동 시보장치원리를 가미한 혁신적 기기입니다.


 

"미국에는 스티브잡스가 있다며 한국에는 장영실이 있습니다"

 장영실이 궁금하다면 국립부산과학관 특별전 장영실 많은 관람해주세요. 


 

 

 

 

 

 


국립부산과학관 대중 교통편:부산도시철도 2호선 장산역에서 5번과 7번 출구 사이에서 185번 버스를 환승하면 국립부산과학관 정문에 하차합니다. 그 외에는 100번 버스 롯데몰 하차, 38, 39, 40, 63, 139, 180, 182, 200, 1001, 1003번은 내리마을 하차하여 도보로 약 1km. 동해남부선 송정역에서는 도보 약2km.


◆기장군 가볼만한 여행지와 맛집 검색◆


2016/02/18 - (부산여행/기장여행)조선시대 교육기관 기장향교.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교리 기장향교를 여행하다. 기장향교


2015/11/30 - (부산여행/기장여행)기장의 또다른 별칭 차성. 차성의 유래가 된 차릉, 차건신의 묘소를 찾다.


2015/07/07 - (부산맛집/기장맛집)대변맛집, 동부산 관광단지 맛집 진주횟집. 전통방식 짚불곰장어도 일품인 활어 전문 진주 횟집에서 양념곰장어, 멸치찌개도 최고였습니다.


2015/02/19 - (부산여행/기장여행)죽성리 드림성당 황학대 어사암 여행. 볼거리가 많은 기장 드림성당, 황학대, 어사암 여행.


2015/02/14 - (부산맛집/기장일광맛집)일광당 찐빵·손만두. 기장 일광 해변길에 옛날 찐빵이 맛있는 일광당찐빵·손만두


2015/02/09 - (부산맛집/기장맛집)기장맛집 죽성리 드림성당맛집 기장밀면 전문점. 부산하면 역시 밀면 아잉교.기장밀면


2015/02/04 - (부산여행/기장정관여행)정관박물관. 삼국시대 생활사 박물관 정관박물관 개관.


2015/01/30 - (부산맛집/기장정관맛집)정관박물관 맛집 이비가 짬뽕. 화학조미료 제로, 국내산 재료로 짬뽕이 맛있는 부산 정관점 이비가 짬뽕.


2015/01/24 - (부산여행/기장군여행)기장팔경중 1경 달음산 산행. 해맞이 산행지로 유명한 기장 달음산을 오르다.


2015/01/12 - (부산맛집/기장맛집)롯데아울렛 동부산점 맛집 바르미 샤브샤브 칼국수, 쇼핑하다 배고플 때 딱 좋아요.


2011/10/12 - (부산여행/기장여행)기장향교. 선현들의 가르침과 옛스러움이 묻어나는 기장향교 둘러보기


2011/10/10 - (부산여행/기장여행)죽성리 드림성당. 이런곳이라면 가만히 있어도 기도빨을 받을 곳 같은 기장 죽성리 성당 드림셋트장


2011/10/08 - (부산여행/기장여행)기장 죽성 해송 왜성. 멋스러운 소나무가 어울리는 바닷가 기장 해송 국수당과 왜군이 쌓았다는 죽성왜성.


2011/10/19 -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기장군 해동용궁사 탐방기


2008/12/16 - 천년을 이어온 풍경소리 불광산 장안사


2012/05/03 - (부산기장맛집) 만원의 행복, 식탁에 두번 차려야 다 나오는 돌솥밥 한정식에 경악, 멸치회는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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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선석산~영암산

만추에 찾는 세종대왕 자(子)태실 천하명당이 따로 없도다


영암산 쪽 전망대에서 본 선석산. 방금 지나온 능선이 선명하게 확인된다. 사진상으로 보이진 않지만 좌측으로 금오산과 북삼읍 보손지도 보인다

이번 주 소개하는 산은 참외의 고장 경북 성주 선석산~영암산. 성주땅 북동쪽에 치우쳐 있는 두 산은 성주와 칠곡의 경계에 오똑 솟아 있다. 좀 더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자면 국내 최초의 도립공원인 칠곡 금오산이 바로 코앞에 위치해 손에 잡힐 듯하다.



스케일이 큰 지도를 펴놓고 좀 더 넓게 살펴보면 두 산을 기점으로 동일 위도상으로 동쪽에는 팔공산이, 서쪽에는 민주지산이 포진해 있고 남서쪽에는 성주와 합천의 경계에 위치한 '석화성' 가야산이 우뚝 솟아 있다.

선석산~영암산은 어떤 산일까. 이 물음에 답을 하려면 마늘의 고장 경북 의성 금성산~비봉산과 비교하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듯싶다.

우선 덩치가 작아 '나홀로 산행지'로 존재하기에는 2% 부족하다. 두 산을 한데 묶어 산행을 해야 제 맛이다.

산세가 각각 딴판인 점도 공통점이다. 의성의 간판인 금성산이 부드러운 육산인 반면 봉황이 날아가는 듯한 형상인 비봉산은 절벽을 이룬 암릉길로 멋도 있고 타는 재미도 있다.

선석산과 영암산도 마찬가지. 선석산이 무엇이든 품에 안을 것 같은 넉넉함을 갖춘 반면 영암산은 날카로운 바위와 벼랑으로 이뤄진 골산이다. 한 번의 산행에 두 종류의 산을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선석산이 숲이 좋고 산길이 산책로처럼 비교적 순해 여유있게 걸을 수 있는 반면 영암산은 한 발만 헛디디면 낭떠러지로 추락할 것 같은 긴장감을 유지해야 된다.

이번 산행에서 놓쳐선 안 될 볼거리는 선석산 아래 위치한 세종대왕 자태실과 선석사.

세종대왕 자태실에는 세종대왕의 17왕자와 원손인 단종의 태가 안장돼 있다. 왕실의 태는 국운과 직접 관련돼 소중하게 다뤄진 만큼 전통적으로 명당 중 명당에만 안장한다. 이런 사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는 선석산 태봉바위에서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인근의 천년 고찰 선석사는 세종대왕 자태실의 수호사찰로 현재 태실법당을 짓고 있다.

산행은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세종대왕 자태실 관광안내소~불광교~선석사 갈림길~삼거리봉(선석산·비룡산 갈림길)~태봉바위~용바위~정상 직전 삼거리~선석산(742m)~잇단 선석사 갈림길~돌문이고개~(칠곡)보손지 갈림길~정상 직전 갈림길~영암산(782m) 정상석~북봉(784m)~김천시 남면 '월명성모의 집'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 안팎. 산행 초입 길찾기에 유의하면 이후 능선길에선 이정표가 있어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선석산 산행 들머리에 위치한 세종대왕 자태실

수양대군(세조)의 태실

단종의 태실

세종대왕 자태실을 둘러본 후 관광안내소 옆 이정표 상의 '중암, 선나원'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마을 고샅길을 따라가면 어느새 임도급의 숲길로 이어진다. 숲길의 종착역은 사실상 들머리인 나무다리인 불광교. 가만히 보니 계곡합수점이다. 다리 옆 나무엔 '등산로'라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다.

불광교를 건너 물 마른 건천과 나란히 걷는 너른 직진형 돌길 대신 우측 급경사길로 오른다. 직진형 돌길로 올라가도 선석산으로 이어진다. 참고하길.

급경사길은 처음엔 사람 다닌 흔적이 보이지만 어느 순간 그 흔적마저 사라져 사실상 개척산행이다. 25분쯤 뒤 소나무 아래 시야가 트이면서 선석산 산줄기 뒤로 암봉인 영암산이 보여 주변 지형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후 산길 주변으로 바위가 보이기 시작할 무렵 길 흔적이 뚜렷해지면서 경사가 수그러진다. 15분 뒤 갈림길. 우측은 선석사에서 올라오는 길, 좌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여전히 걷기 좋은 완만한 오름길. 7분여 뒤 또 갈림길. 나무에 '선석산' '비룡산' 방향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다. 산행팀은 삼거리봉으로 명명하고 직진한다. 잠시 후 길 우측으로 아파트촌이 보인다. 금오산 금오동천의 산행기점으로 유명한 칠곡군 북삼읍이다. 읍이라도 인구가 많은지 상당히 번화하다.

여유로운 이 길은 성주(좌)와 칠곡(우)을 가르는 군경계이다. 5분쯤 뒤 '태봉바위'라 적힌 안내판이 서 있다. 세종대왕 자태실 자리를 살펴보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바위란다. 조그만 저수지 앞 볼록 솟은 동산이 세종대왕 자태실이다. 혹자는 이 지점이 연꽃의 한가운데라고 하고, 또 다른 이는 골짜기 양편의 산줄기가 여자의 양다리이며 태실이 위치한 자리가 여성의 음부에 해당된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당시의 내로라하는 지관들이 낙점한 만큼 명당 중의 명당이 아니겠는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실제로 문외한이 봐도 한눈에 느낄 수 있을 정도다.

5분 뒤 '용바위'를 만난다. 안내판에 따르면 선석산에서 가장 웅비해 예부터 용바위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얼핏 봐선 평범한 바위로 보이나 끄트머리에 서서 발밑을 내려다보면 수긍이 간다. 저 멀리 국내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참외 비닐하우스가 호수처럼 장관을 이룬다.

용바위에서 2분이면 정상 직전 삼거리. 좌측은 앞서 사실상 들머리였던 불광교 하산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선석산 정상은 여기서 300m 남았다고 적혀 있지만 생각보다 힘들이지 않고 빨리 올라선다. 잡목에 둘러싸여 동쪽인 칠곡 약목면 이외에는 조망이 하나도 없다. 선석산이란 이름은 보이지 않고 선석산의 또 다른 이름인 서진산(棲鎭山) 대신 한자를 착각해 누진산(樓鎭山)이라 적혀 있다. '서(棲)' 자와 '누(樓)' 자의 착각인 듯 싶다. 난센스다.

하산은 이정표 뒤 '영암산 2.8㎞' 방향으로 내려선다. 호젓한 낙엽길이다. 안 보이던 붉은 단풍이 보이기 시작하고, 발밑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떨어져 천연 카펫을 걷는 기분이다.

츰 숲 사이로 암봉인 영암산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우측으론 명산으로 손꼽히는 근육질의 금오산 역시 숨었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부담없이 한가롭게 거닐 수 있는 꼬불꼬불한 옛길인 데다 소나무와 울긋불긋 단풍의 색조화도 일품이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환상의 숲길 구간이다. 좌측으로 선석사 방향으로 내려서는 옛길도 열려 있다.

일순간 지금과 달리 길이 약간 넓어지고 '보손지 2.2㎞, 영암산 1.1㎞'라 적힌 이정표를 만난다. 선석산과 영암산의 경계이자 칠곡 북삼읍과 성주 월항면을 잇는 일명 돌문이고개이다. 산 아래나 멀리서 보면 푹 꺼진 잘록이다. 성주 쪽은 아예 길이 없고, 오른쪽 북삼읍 보손지 쪽은 많은 산꾼들이 다니는지 길이 반듯하다.

5분쯤 뒤 놀랍게도 눈앞에 거의 직벽이 다가와 있어 순간 섬뜩해지지만 밧줄과 철계단 등 안전시설물이 설치돼 있어 그리 힘들지 않다. 보손지 갈림길을 지나 12분 뒤 갈림길을 만난다. 직진하면 로프 구간(270m), 우측은 우회길(350m)이다.

몇 걸음 내려서니 우측으로 집채만한 병풍바위가 떡 버티고 있다. 우회길인 셈이다. 얼핏 봐도 높이 20m, 폭 30m쯤 된다. 돌계단을 따라 한 굽이 오르면 시야가 트이며 근육질 암릉의 위용을 드러낸다. 동시에 주변의 산세와 지형이 한눈에 펼쳐진다. 뒤돌아보면 선석산에서 방금 지나온 마루금이 손금처럼 보이고 좌측 칠곡 쪽에는 금오산을 배경으로 북삼읍 보손지와 약목면이, 진행 방향으론 밧줄이 요리조리 매여 있는 암봉이 우뚝 서 있다.

영암산 하산길에서 만난 단풍 터널.

정상석이 있는 영암산 정상까진 13분이면 닿는다. 밧줄을 잡고 두 개의 철계단을 오르면 된다. 안전시설물이 없다면 만만찮은 구간이지만 이 정도면 힘겹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대신 방심은 금물이다.

멀리서도 식별이 되는 멋진 소나무와 돌탑 그리고 정상석이 서 있는 정상에 서면 정면으로 금오산을 배경으로 하산할 마루금과 김천과 성주를 잇는 905번 지방도가 동시에 보인다.

하산은 직진. 암릉을 에돌아간다. 그 길도 아주 거칠다. 9분이면 암봉 앞에 선다. 좌우로 우회길을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직접 타고 오르는 수밖에. 바위가 발을 내딛기 쉽게 깨어져 있어 크게 문제는 없다.

여기서 다시 한 굽이 올라서면 북봉인 784봉.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보다 2m 높다.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이곳에 영암산이라고 표기돼 있다.

본격 하산길. 꽤 험로지만 뜻밖에도 단풍나무가 즐비하다. 이 길은 옛길이라기보다 905번 지방도로 하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간벌하며 조성한 등산로인 듯하다.
선석산에서 내려다본 세종대왕 자태실.


특이하게도 형형색색의 단풍은 등산로를 벗어나 우측 칠곡 쪽 사면에 치우쳐 있다. 단풍 명산이 부럽지 않다. 이따금 좌측 뒤로 북봉과 가운데 암봉 그리고 소나무가 식별되는 정상석이 있는 782봉이 한눈에 보이기도 한다. 좀 더 내려오면 중부내륙고속도로도 시원하게 펼쳐진다.


35분 뒤 갈림길. 산행팀은 좌측으로 내려왔지만 어느 쪽으로 와도 10분 뒤에 '월명 성모의 집'에서 만난다. 784봉에서 47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성주 명물 참외씨 먹인 돼지 '참외포크' 일품

영암산은 생긴 모양에서 그 이름이 생겨났다 한다. 산 아래 성주땅에서 올려다보면 3개(782봉과 784봉 그리고 그 사이)의 암봉으로 이뤄져 정상부가 마치 방울을 닮았다는 것. 해서 '방울 영(鈴)', '바위 암(岩)' 자를 조합해 영암산으로 불린다.

선석사 대웅전과 그 왼쪽으로 튀어오른 선석사의 유래를 만든 바위 일부분이 남아 있다.


선석산은 세종대왕 자태실의 수호사찰인 선석사와 연관이 있다. 신라 효소왕 때(692년) 의상 대사가 현 사찰의 서편에 창건, 신광사로 명명했지만 고려 공민왕 때 나옹 선사가 주지로 오면서 절터를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이를 위해 터를 닦던 중 큰 바위가 나와 절이름을 터를 닦는다는 의미의 선(禪) 자와 돌 석(石) 자를 써서 선석사로 명명했다 전해 온다. 그 때 발견된 바위는 지금도 대웅전 뜰 앞에 묻힌 채 그 일부가 땅 위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빙산의 일각'만 나와 있는 셈이다.

산행 들머리의 세종대왕 자태실(子胎室)은 우리나라에서 왕자태실이 군집을 이룬 유일한 곳으로 전세계적으로 이런 형태의 유적은 유례가 없다. 세종 20년(1438년)에서 24년(1442년) 사이에 조성된 태실은 세종의 장자 문종을 제외한 모든 왕자와 원손인 단종의 태실 등 19기가 모여 있다. 19기 중 14기는 조성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수양대군(세조)의 즉위에 반대한 동생들인 금성대군 한남군 등 다섯 왕자의 태실은 사각형의 기단석을 제외한 석물이 파괴돼 남아 있지 않다.

입구에 위치한 문종의 동생인 수양대군(세조)의 경우 왕이 됐는데도 태를 옮겨가지 않은 이유는 유달리 형제애를 강조한 아버지 세종의 유언에 따른 것. 태실을 옮기지 않은 대신 임금의 태실인 태봉(胎封)으로 봉하고 가봉비를 세워두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단종의 태봉은 수양대군과 멀리 떨어져 있다.

태봉바위와 용바위에선 가야산이 거의 보이질 않지만 산속 안내판에는 보인다고 적혀 있다. 심지어 이웃한 용바위에선 낙동강도 손에 잡힌다고 표기돼 있지만 그렇지 않다. 참고하길.

맛집 한 곳 추천한다. 참외씨 먹인 돼지고기 전문점 '성주 포동이 숯불가든'(054-931-0770). 성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참외 산지. 일반적으로 참외씨는 칼슘 인 칼륨 등 무기질과 비타민 등이 다량 함유된 건강식품. 특히 비타민E 함유량은 참기름의 26배, 옥수수 기름의 5배다. 실제로 성주 참외포크는 노화방지 물질인 비타민E 성분이 일반 돼지고기에 비해 무려 68배나 높은 반면 콜레스테롤은 22%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맛은 어떨까. 두말하면 잔소리다. 육질이 두드럽고 쫄깃쫄깃하면서도 뒷맛은 아주 담백하다.





'성주 포동이 숯불가든'은 남편이 직접 참외포크를 생산하고, 부인인 강현순 씨가 식당을 경영한다. 국내 몇 안 되는 국산 돼지고기 판매점이기도 한 이곳은 최고의 고기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 이미 성주에선 가장 유명한 참외포크집으로 알려져 있다. 고기를 먹은 후엔 매생이 칼국수와 굴국밥이 준비돼 있다. 된장찌개를 원할 경우 비빔밥으로 나온다. 150g 1인분 8000원.


# 교통편

- 대중교통 당일치기 불가, 승용차 이용해야

남해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 서울 김천 방향~성주IC~왜관 성주 33번~무주 성주 30번~경산교 건너자마자 무주 김천 왜관 30분 좌회전~김천 구미 왜관~김천 초전 905번 지방도 좌회전~선석사 13.1㎞~세종대왕 자태실 선석사 직진~김천 남김천IC(선석사)~김천 구미 남김천IC 905번~어산 세종대왕 자태실 선석사~선석사 갈림길~세종대왕 자태실 관광안내소(주차장) 순. 날머리 '월명 성모의 집'에서 들머리 세종대왕 자태실 주차장에 위치한 차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택시(054-931-7673)를 불러야 한다. 1만5000원. 대중교통편으로 당일치기는 불가능하다.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북대구터미널로 가서 갈아타야 하지만 오후부터 시외버스가 출발한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사진=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글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세종대왕 자태실 주차장에서 태실로 올라서는 계단길. 뒤로 선석산이 펼쳐진다.


선석마을의 주차장에서 중암 선나원 방향으로 올라간다.


태봉바위;와 용바위


선석산~영암산의 단풍





금성대군의 태실로 훼손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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