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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금정여행)금정산 남근바위~여근바위 산행. 남근석과 여근석을 찾아 나선 금정산 산행

근교산&그너머 <683> 금정산 남근바위~여근바위

"야, 부산의 진산 금정산에도 오묘한 '음양의 조화'가 넘치네"

고당봉 동쪽 금샘 아래 숨겨진 남근바위

상계봉 아래 수백샘 옆엔 대형 여근바위

숨겨진 명물 찾아 나선 이색 금정산 산행

산성마을 기점 삼아 16㎞ 원점회귀 코스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金井山·801.5m)은 오르면 오를수록 그 넉넉한 품과 장엄함에 빠져들게 하는 산이다. 또한 알면 알수록 그 절묘함에 무릎을 치게 되고 신비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산이기도 하다. 부산의 산꾼이라면 못해도 수십 차례는 올랐을 법한 금정산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색다른 금정산 산행이다.

 

 

금정산 남문 근처 수박샘 부근에 있는 여근바위. 등산로에서 보면 그저 평범한 바위인 탓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혹시 금정산에 '남근(男根)바위와 여근(女根)바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는지. 물론 금정산의 전설과 설화 풍수지리 등에 관심이 많거나, 산성마을 주민이거나, 우연히 그 바위들을 발견한 산꾼이라면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산꾼들은 잘 알지 못한다. 수십 년 금정산에 다녔어도 모르는 산꾼이 허다하다. 그러나 남근바위와 여근바위가 금정산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것도 남근바위는 온통 울룩불룩한 바위로 이뤄져 있어 남성의 양기를 대변하는 듯한 고당봉 부근에, 여근바위는 수박샘과 연못 등 물이 많은 곳으로 여성의 음기를 머금은 듯한 남문 근처 상계봉 아래에 있으니 신비한 '음과 양의 조화'를 단 한 번 산행으로 느낄 수 있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금정산 남근바위와 여근바위를 찾아갔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남근바위와 여근바위는 참 많다. 언뜻 꼽아봐도 남근바위는 영암 월출산, 서울 관악산과 북한산, 목포 유달산, 제천 동산 등의 것들이 유명하다. 여근바위 역시 경기도 안양의 삼성산에 있는 것을 비롯해 수없이 많다. 또 경주 오봉산은 바위가 아니라 골짜기 모양이 여근을 닮은 '여근곡'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같은 산의 북쪽 최고봉과 남쪽 대표 봉우리 자락에 각각 남근과 여근바위를 품고 있는 산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금정산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또 금정산의 존재감도 더욱 높게 여겨진다.

 

전체 산행은 금정구 금성동의 산성마을을 기점 삼아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 형태로 진행된다. 금성동사무소~국청사~북문임도 갈림길~유씨농원 푯말 갈림길~무덤터~미륵사~금정산장(북문)~금샘 푯말 갈림길~금샘~9부능선길 갈림길~자연보호 안내판 갈림길~남근바위~(되돌아 나와서)북문~원효봉~의상봉~나비바위~동문~산성고개~남문~수박샘~여근바위~수박샘 인근 갈림길~공해마을 삼거리 순이다. 해발 350m 안팎의 산성마을에서 출발하는 탓에 고도차가 크지는 않지만 총거리만 해도 16㎞에 달하는 꽤 긴 코스여서 만만히 볼 수는 없다. 걷는 시간만 6시간, 휴식 식사 포함 7시간30분은 걸린다.

 

금성동사무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출발, 부산시학생교육원 방향으로 도로를 따른다. 3분 후 국청사 앞을 지나 6분만 더 가면 도로 오른쪽 옆에 '금정산성' 안내판이 있다. 4분 뒤 부산시학생교육원과 북문 방향 임도가 갈라지는 삼거리. 교육원 방향으로 직진, 200m쯤 가면 오른쪽 철망 앞에 '유씨농원' 푯말이 있다. 안내판을 보면서 오른쪽 숲길로 들어선다. 3분 후 다시 유씨농원 푯말이 있는 갈림길이지만 직진한다. 걷기 편하고 한적한 숲길이다. 서서히 사시골 계곡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시골은 산세에 비해 큰 계곡이 발달하지 못한 금정산에서 그나마 가장 긴 계곡이다. 녹음이 우거져 여름철 산행 코스로 딱 좋은 곳이기도 하다.

 

 

금샘 동쪽 아래에 꼭꼭 숨어 있는 남근바위.

 

 

남근석을 찾아가는 입구의 모습.

8분 후 봉분 없는 널따란 무덤터 갈림길. 우측 길을 택한다. 4분 후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면 바로 갈림길을 만나는데 이곳에서는 계곡을 따르는 오른쪽 길을 택해 오른다. 물 소리와 산새 소리가 어우러져 평화롭다. 잇따른 작은 소를 거쳐 5분 뒤 한 차례 계곡을 건너면 다시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재차 계곡을 건너 50m만 가면 다시 한 번 갈림길. 오른쪽 길을 택해 100여 m 가면 북문으로 오르는 임도를 만난다. 자그마한 '미륵사' 푯말이 보인다. 임도를 오른쪽에 끼고 왼쪽 숲길을 따라 15분가량 꾸준히 오르면 거대한 미륵봉 절벽 아래 자리 잡은 미륵사다.

 

 

통일신라 때인 678년(문무왕 18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미륵사는 대사가 호리병 5개로 신통력을 발휘, 왜구 5만 명을 물리쳤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대웅전 역할을 하는 염화전 뒤에 마치 좌선하는 듯한 형태의 거대한 좌선바위가 있다. 108계단을 올라 닿은 독성각 오른쪽에는 원효대사가 왜구를 유인하기 위해 장군기를 꽂았다는 바위가 있는데 지금도 깃대를 꽂았던 홈이 패어 있다. 독성각 처마 오른쪽 아래에는 미륵봉 암봉에 양각된 미륵불의 장삼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도 하다. 미륵사에서 입구 계단을 내려서자마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북문으로 향한다. 준행암 입구를 거쳐 북문 금정산장 앞까지는 15분이면 족하다.

 

 

금샘과 북문 일대 전경. 멀리 높은 봉우리는 원효봉이다.

 

 

금정산장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남근바위'를 찾아 나선다. 고당봉과 금샘 주변은 은근히 길이 복잡해 상당한 주의를 요구한다. 일단 정상인 고당봉 방향으로 계단을 오른 후 100여 m 가면 오른쪽으로 허물어진 성벽을 넘는 길이 열려 있는데 이곳은 나중에 남근바위를 찾은 후 다시 북문으로 돌아올 때 빠져나오는 곳이다. 이 갈림길에서 100m쯤 더 직진해서 올라가면 우측에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금샘'이라 써 놓은 가로 40㎝ 세로 25㎝ 정도 크기의 안내판이 보인다. 이 안내판을 보며 주능선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곧바로 허물어진 성벽을 넘으면 3분 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약간 오르막인 왼쪽 길을 택한다. 다시 4분 후 작은 갈림길에서 왼쪽 바위길을 오르면 금정산의 이름이 기원한 금샘이다. '오색무지개를 타고 내려온 금빛 물고기가 헤엄치며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금샘은 언제 보아도 경외감과 신비로움을 갖게 하는 '금정산의 얼굴'이다.

 

 

여근바위를 위에서 본 모습. 일명 '공알바위'로도 불린다.

 

 

금샘에서는 반대쪽으로 로프를 타고 넘어가도 되고 올라온 바윗길로 되돌아가도 된다. 취재팀은 일단 30m가량 되돌아 내려간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1분 후 또 한 번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왼쪽 30m지점에는 아담한 크기의 삼층석탑인 정여 스님 부도탑이 있지만 일단 우측 길로 진행한다. 산죽밭 사이로 난 좁은 길을 지나 5분쯤 내려서면 갑자기 T자형 갈림길이다. '북문 가는 길'이라는 푯말이 보이는데 화살표 반대 방향인 왼쪽으로 꺾는다. 산죽밭을 지나고 1분쯤 가면 '묵자동네'라 적힌 푯말이 나타난다. 20여 m만 더 진행하면 흰색 밧줄에 '북문가는 길' 부산시장 명의의 '자연휴식년제' 등의 푯말 4개가 달려 있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남근바위'로 가려면 이곳에서 차단 로프를 넘어 오른쪽으로 조금 들어서야 하는데 남근바위는 등산로에서 바로 보이지 않으니 잘 살펴야 한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100여 m 가는 동안 오른쪽에 잇따라 집채만 한 바위 무더기가 나오는데 두 번째 바위 무더기에서 사람들 오간 흔적을 따라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가 보면 뒤쪽에 지면에서 수직으로 우뚝 솟아오른 '남근바위'가 있다. 이렇게 꼭꼭 숨어 있었으니 웬만한 산꾼이라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기둥의 지름 1.3m 높이 3.5m가량 되는 이 바위를 산성마을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금정산 남근바위'라고 부르며 신성시했다고 한다. 보면 볼수록 신비하고 늠름하다.

 

정여스님부도탑.

남근바위에서 다시 로프가 있는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서 북문으로 향한다. 중간에 금샘에서 내려서서 만난 갈림길을 통과해 10분쯤 가면 허물어진 성벽을 넘어 주등산로를 만난다. 금정산장과 북문을 거쳐 원효봉 의상봉 4망루 3망루를 거쳐 동문까지 가는 주등산로는 따로 상세히 안내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단지 의상봉 주변에 있는 일명 '무명암'은 산성마을 주민들과 그 아래 금정구 남산동 주민들이 오랜 옛날부터 '용과 호랑이의 등을 닮았다'고 해서 '용호등'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여근바위 아래로 흐르는 물은 마을 주민들의 생명수다.

 

 

북문에서 동문까지는 1시간30분, 다시 동문에서 산성고개까지는 10분가량 걸린다. 산성고개에서 취재팀은 대륙봉을 넘어서 남문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임도를 따라갈 것인지 잠시 고민했다. 결국 산행 시간과 일반 산꾼들의 체력 안배 등을 고려해 임도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초소를 지나 남문으로 향하는 길은 잘 알려져 있는 길이다. 연못을 통과해 남문까지는 20분쯤 걸린다. 남문 앞 공터에서 '여근바위'를 찾으려면 일단 오른쪽으로 난 임도를 따라 수박샘 방향으로 가야 한다. 300m쯤 가서 만나는 수박샘에서 50m만 더 가면 '11자 형'으로 나란히 놓인 돌다리를 지난다. 곧바로 중간에 큰 소나무가 선 Y자 갈림길. 직진하는 큰 길은 상계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왼쪽 좁은 길은 망미봉과 상계봉 사이 안부로 가는 길이다. 이 삼거리에서 왼쪽 길 방향으로 보면 지름 바닥 너비가 10m가량 되는 둥그스름한 바위가 보인다. 이 바위가 바로 '금정산 여근바위'다. 산성마을 주민들은 '공알바위'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등산로에서 볼 때는 아무런 특징도 없는 그저 평범한 바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산꾼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그러나 바위 뒤로 돌아 바위에 올라서서 바라보면 틀림없는 여근 모양이다. 그제서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무릎을 칠 수밖에 없게 된다. 다시 바위 뒤쪽으로 내려서서 바라볼 때는 하늘을 우러르며 누워 있는 여인의 다리와 둔부의 형태가 또렷이 드러나고 그 아래로 개울물이 흐르고 있어 더욱 묘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개울물이 흘러 남문 부근 습지에 고인 물이 산성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오염시켜서는 절대로 안 되겠다.

 

여근바위에서 산성마을까지 내려서는 길은 어렵지 않다. 수박샘으로 되돌아가서 남문 쪽으로 50m만 가면 왼쪽으로 완만하게 내려서는 산길이 열려 있는데 이 길을 따라 15분이면 산성마을의 중심이라고 하는 공해마을 삼거리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여근바위는 산성마을 풍요 상징… 훼손 안돼

 

 

 

'남근석 옆 능선에 제2남근석'도 있다.

 

 

금정산에는 사실 남근바위로 불리는 것이 3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취재팀이 답사, 보도한 금샘 동쪽 아래에 있는 남근바위 외에도 첫 번째 남근바위에서 불과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하나가 더 있다. 첫 남근바위 입구 갈림길(푯말)에서 북쪽으로 직진, 3분만 더 가면 또 다른 갈림길을 만난다. 흰색 로프에 걸린 '내원암, 정상(고당) 방향' 푯말을 넘어 10m쯤 살짝 내려서면 왼쪽 5m 지점에 우뚝 선 바위 3개가 나란히 보이는데 그중 오른쪽 바위를 가리킨다. 높이는 3m 기둥의 지름은 1.5m이다.

일명 미륵바위라 불리는 남근석 화명동에서 오르는 등산로에서 만날 수 있다.

 

 

세 번째는 북구 화명동 벽산아파트에서 고당봉 방향으로 오르다 만나는 장천약수터 부근에 있는데 높이 2.5m 안팎이다. 머리 부분이 너무 도드라진 탓에 보는 이에 따라서는 부처를 닮았다고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팀이 첫 번째 남근석을 '금정산 남근바위'로 소개하게 된 이유는 산성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평생을 산성마을에서 살아온 고향집 대표 최영관(73) 씨는 "어린 시절부터 금샘 동쪽 바위무더기 뒤에 숨어 있는 그 바위를 남근바위라 불렀고 자주 놀러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근바위에 대해서도 "공알바위로도 부르는데, 누워 있는 '옥녀의 여근' 아래로 음수가 흘러 마을에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알려져 있다. 훼손이나 물 오염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 교통편

 

- 화명역에서 마을버스, 온천역에서 203번 버스

 



남근석 가기전인 등산로 옆에 찾아낸 여근석 비슷한 또 하나의 바위

부산역에서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온천장역에서 내려 203번 좌석버스를 갈아탄다. 산성마을 금성동사무소 앞까지 넉넉하게 30분가량 소요된다. 10~15분 간격 운행. 북구 방면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 덕천역 수정역 화명역 등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8분 간격 운행.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식물원 앞에서 산성로를 이용, 산성고개를 넘어가거나 북구 화명동 롯데낙천대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산성 방향으로 우회전, 산성로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글=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금정산 북문으로 현재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금정산 세심정의 약수터 모습 

 

 

미륵암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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