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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애독자분이 보낸 뜬금없는 문자, 대봉감 좋아하세요? 


지난 11월3일 SNS로 뜬금 없는 질문이 날아왔습니다. “대장님. 감 좋아하세요?”하는 내용이었는데 닉네임을 보니 얼굴은 모르시는 분이지만 제가 지금 연재하는 ‘근교산’ 애독자였습니다. SNS로 서로 인사를 나누는 분이라 사실 저는 감을 엄청나게 좋아해서 홍시고 단감이고 가리지 않는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답장이 왔습니다. “가을이란 풍만한 여인내가 순산한 우량아 대봉감 어떠세요? 섬진강 해풍으로 태교한 ㅎㅎ” 대봉감하면 생각나는 게 있다며 문자를 보냈습니다. 

“제 고향에서는 대봉감을 불통감이라 불렀습니다. 어릴 적에 살던 시골집 뒤뜰에 감나무가 한그루 있었습니다. 서리가 촉촉이 내린 늦가을 새벽에 눈곱도 떼지 않고 뒤뜰 감나무 밑에 달려가 불통감 홍시가 떨어진 게 있나 하면서 찾는 일입니다. 떨어지면서 터진 홍시를 주어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숟가락으로 퍼먹었던 시절이 생각나 대봉감은 어릴 적 제 추억입니다”라며 답장을 보냈더니 전화가 왔습니다.

여러 번 SNS로 대화는 했지만 서로 통화는 처음 이였습니다. 그러면서 대봉감을 집으로 대뜸 보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혹 주소를 다시 확인한다며 물어보는데 우리집주소가 맞아 깜짝 놀랐습니다. “어찌 우리집주소를 아세요”하며 신기해서 물었는데 페북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하였습니다. “일단 보냈다니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요즘이야 아이들 간식이 워낙 많아 대접을 못 받지만, 그 당시 홍시 아니면 먹을 게 없던 시절이라 홍시는 아이의 중요한 간식거리였습니다. 가끔 길을 걷다 트럭에 곱게 진열된 홍시를 보면 그때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 추억의 불통감이 다음날 도착했습니다.

퇴근하면서 경비실에 들러 박스를 챙겨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입구까지 지고 오는데 허리가 다 뻐근할 정도였습니다. 입구까지 거리가 조금 되거든요. 그래도 보낸 분의 감사한 마음을 생각해 조심해서 다루었습니다.

집에 와서 먼저 사진을 찍기 위해 박스를 열었습니다. 요즘은 잘 받았다는 감사의 마음도 사진으로 보내는 편리한 세상입니다. 늦은 시간이라 내일 문자를 보내기로 하고 대봉감을 들어보았습니다. 어릴 적 대봉감은 이리 큰 것 같지 않았는데 요즘 대봉감은 엄청나게 굵어 씨름선수였던 천하장사 이만기 주먹만 한 것 같습니다.

크기도 비교할 겸 오래된 디지털 카메라를 옆에 놓고 비교 사진도 남겼습니다. “어때요, 큼지막하죠” 이제 다시 포장하여 자연적으로 홍시가 되길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제 참고 기다려야 맛있는 대봉감 홍시가 됩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벌써 익었나 하며 닫았던 대봉감 박스를 열어보고 싶은 마음에 “아니야, 아직 멀었어”하며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대봉감아 어서 빨리 익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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