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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류봉 인근 전망대에서 바라본 파류봉과 금정산 주능선. 이곳에 서면 금정산성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 왼쪽 부산학생교육수련원 뒤 고당봉에서 우측으로 원효봉 의상봉 무명암 제4망루와 중성, 나비암 등이 금정산성을 따라 시원하게 펼쳐진다. 파류봉 아래 마을은 산성마을 공해부락


금정산 케이블카에서 불과 600m 떨어진 남문.


산성고개~남문~서문~고당봉~북문~동문 17㎞ 대장정 '1% 산꾼'만의 경험
국내 최장 산성 … 그 자체가 예술작품
"뻔한 산길" 막상 일주한 등산객 드물어
파류봉 내려와 얼음골 입구~서문 개척




'금정산성 일주를 한번 해보신적이 있나요'.

일전에 산깨나 탄다는 산꾼들의 모임에 초대를 받아 참석한 적이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금정산이 화두로 떠오르자 한 지인은 우스갯소리로 "한 30년 동안 금정산을 훑고 다니다 보니 금정산에 관한 한 내가 이창우 대장보다는 한 수 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금정산성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나 전망 좋은 곳에만 말끔하게 단장을 해놓고 인적이 드문 곳에는 아예 방치해 전시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는 주장과 그래도 지금처럼 그대로 두는 것이 한편으로 오랫동안 보존하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다.

그날 뜻밖에도 새로운 사실이 하나 나왔다. 놀랍게도 참석자 모두 금정산성을 일주한 적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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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금정산에 관해선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했지만 금정산성 일주와 관련해선 누구하나 정색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두들 "왜 그런 생각을 못했었지"라는 반응이었다. 재밌는 점은 이창우 대장도 여태까지 산성 일주는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금정산 주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긴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 금정산성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 밟아 보지 않았다는 문제의 구간은 파류봉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얼음골 입구~서문.

이참에 산행팀은 총 길이가 17.337㎞로 국내 최장인 금정산성을 두 번에 걸쳐 나눠 돌아봤다.

부산시 사적 제215호인 금정산성은 성 자체가 예술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북문 쪽에서 원효봉 의상봉 방향으로 바라보는 비교적 평탄한 마루금에의 쭉빠진 각선미는 일품이다.

산행은 남문입구 산성고개(목장승)~전망대~평평바위~제2망루~남문~망미봉~헬기장~사거리~상학산 상계봉(640m)~제1망루터(638m)~파류봉(파리봉·615m)~임도~산성로~서문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25분. 전체적으로 평이한 길이며 문제의 구간인 얼음골 입구에서 서문까지는 산행팀이 개척했다.

남문 입구 정류장인 산성고개에서 하차, 길을 건너 너른 임도 대신 그 왼쪽에 열린 산길로 오른다. 목장승을 지나 산성과 나란히 내달리는 산길을 따라 간다. 이번 산행에선 길찾기가 애매모호할 경우 산성만 따라가면 된다.

  


4, 5분 뒤 이창우 대장은 등로 좌측에 암벽타기를 많이 하는 대륙암이 있지만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첫 전망대는 들머리서 10분 뒤. 고당봉을 위시해 원효봉 의상봉 무명암 등과 회동수원지 아홉산 윤산 배산 금련산 황령산 광안대교 장산 달음산 일광산 철마산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잠시 후 능선이 휘어지며 어느 한 정점에 도달한다. 대륙봉이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쉬워 신경을 써야 확인 가능하다.

이제 정면으로 맨 왼쪽부터 망미봉 상계봉 파류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곧 아주 너른 바위에 닿는다. 평평바위이다. 향후 지나갈 능선이 한눈에 확인되고 바위 우측에 '남문 1.4㎞'라 적힌 조그만 이정표가 서 있다.

평평바위를 가로질러 간다. '금정산 역사탐방로' 안내판을 지나면서 10여 분간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지다 완경사 오름길로 여유롭게 걷다 보면 어느새 제2망루. 쓰러지기 직전인지 쇠기둥을 덧대 보기가 흉칙하다.

곧 만나는 임도를 가로질러 산성을 따라 내려서면 잘룩이 고개에 위치한 남문. 신라의 축조 기법이 깃들어 있다는 소박한 모습이다.

남문에선 양갈래길. 우측은 수박샘을 거쳐 상계봉으로 가는 길, 산행팀은 이정표 상의 '파류봉 상계봉 제1망루'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오름길이다. 소나무 뿌리가 다 드러난 황폐한 산길이다. 5분쯤 뒤 산길 왼쪽 바위에 밧줄이 걸려 있어 이를 잡고 오르면 전망이 아주 좋다. 곧 만나므로 직진해도 상관없다.

다시 산성을 따라 걷는다. 정면의 암봉이 망미봉이다. 이곳에 서면 고당 원효 의상봉 등 금정산의 진면모와 기장 울주 및 양산의 산들이 확인된다.

  

왼쪽 상계봉 쪽으로 내려섰다 올라서면 헬기장. 백양산과 구덕산 엄광산이 손에 잡힌다.

다시 산성을 따라 내려선다. 이때부터 낙동강과 수석전시장을 연상케 할 만큼 기암괴석이 펼쳐진다. '금정산의 재발견' 저자인 본사 최화수 논설고문은 이를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이와 만 마리의 자라)'이라 표현했다. 산성로를 기준으로 북쪽의 금정산이 어머니의 품처럼 푸근한 반면 상계봉을 기점으로 한 남쪽은 남성적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사거리에서 직진, 등산로와 산성길의 두 갈래 중 산성을 따라 간다. 8분 뒤 갈림길. 왼쪽 상계봉 가는 길, 직진하면 상계봉을 가지 않고 제1망루와 파류봉 가는 길이다. 상계봉은 산성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고당봉과 함께 금정산을 대표하는 봉우리라 빼놓을 수 없었다.

갈림길에서 상계봉까지는 대략 7분. 도중 뾰족하게 솟은 기암이 만들어 놓은 형상은 절묘하다.

하산은 왔던 길로 내려오다 '산불 조심'이라 적힌 바위를 지나 50m쯤 가면 갈림길. 파류봉 가는 왼쪽 오름길로 향한다. 상계봉에서 10분 뒤 제1망루터에 닿으면서 산성과 다시 만난다. 제1망루는 2002년 태풍 '루사' 때 붕괴된 후 아직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

직진하면 세 갈래길. 가운데 길로 내려서면 모처럼 한적한 소로. 이 소로 좌측 산성 뒤로 불모 신어 동신어 백두 돛대 무척산 등 김해 쪽 연봉과 낙동강 본류 및 서낙동강이 한눈에 펼쳐진다. 장관이다.

이어지는 보석같은 산길. 장방형의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금정산성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잇단 전망대가 기다린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산성 역할을 하는 이곳 전망대는 금정산의 웬만한 곳은 거의 다 조망할 수 있다. 우측 발 아래는 공해마을.

파류봉은 전망대에서 10분 거리. 최근 조성한 전망 덱이 있고, 이 길로 내려서면 화명정수장을 거쳐 화명전철역으로 갈 수 있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꽤 험한 암릉을 통과한다. 밧줄이 있어 걱정은 없지만 분명한 건 발 아래 수십m의 낭떠러지라는 점이다. 몇 차례 밧줄에 의지해 힘겹게 통과하면 산성을 따라 난 능선길을 만난다.

처음엔 산성 높이가 제법 되고 뚜렷하지만 내려올수록 일부 지점에선 무너져 있고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30분이면 임도에 닿는다. 북구와 금정구의 경계지점으로 왼쪽은 얼음골을 거쳐 화명정수장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공해마을 가는 길이다.

서문으로 가기 위해선 직진한다. 여기서부터 산성로까지의 구간이 산깨나 탄다는 금정산 산꾼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구간이다. 길 좌측 밭 옆으로 산성은 계속된다.

100m쯤 뒤 왼쪽 숲으로 들어가 산성을 넘으면 산길이 보이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진행하기엔 막막하다. 다시 산성을 넘어서니 산성 우측으로 길이 있다. 산성 우측 바로 옆에는 허름한 독립가옥이 한 채가 보인다. 밭을 일군 흔적이 있어 거주하고 있는 듯하다.

조금 더 전진하면 이번엔 산성 좌측으로 흑염소 농장이 있고 여기를 지나면 산성 좌우에 마땅한 산길이 없어 산성을 밟고 간다. 결국 산성을 중심으로 좌우 산길로 가거나 이마저 없으면 할 수 없이 산성 위로 걷는 셈이다. 어폐가 있는듯 하지만 완전히 '금정산 개척산행'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흔한 안내 리본 하나 보이지 않는다. 예외로 '부산시장기 등반대회' 코스 안내 리본이 몇 개 보였지만 이마저도 산성길을 뚫지 못해 결국 우측으로 우회시켜 놓았을 정도로 난코스이다.

산성로로 다가갈수록 산성과 점차 멀어진다. 결국 30분 뒤 산성로에 닿는다. 여기서 화명동 방향인 왼쪽으로 150m쯤 가면 볼록거울(반사경)이 둘 있는 금정구와 북구의 경계에 선다. 산성 대신 바위군이 주능선을 따라 내려오는 지점엔 철조망이 쳐져 있다. 볼록거울 사이로 성을 따라 내려서면 곧바로 서문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파류봉·파리봉 둘 다 사용

현존하는 금정산성은 조선 숙종 29년인 1703년 동래부사 박태항이 쌓았다. 학계에서는 축성 기법으로 미뤄 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문헌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금정산성에는 4개의 성문과 4개의 망루 그리고 석문이 있다. 이번 코스에서도 남문과 서문, 제2망루와 제1망루를 만난다. 하지만 성문과 망루 앞에는 모두 금정산성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을 담은 똑같은 안내판만 있을 뿐 남문인지 제1망루인지를 알려주는 설명이 하나도 없다.

이번 코스의 날머리 서문은 금정산성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계곡에 세워져 있다. 지난해 9월 폭우로 인해 아치형 수문 아래 위 석축이 무너져 현재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다음달 중순이면 완공된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산성로에서 서문으로 내려서는 진입로엔 현재 '공사 중 출입금지'라는 안내판이 있지만 서문 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내려가도 공사에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 교통편 - 203번 타고 남문 입구 하차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육교를 건넌다. 온천장역 맞은편에서 온천장역과 산성마을 죽전부락 사이를 오가는 203번 시내버스를 타고 남문 입구(산성고개) 정류장에서 내린다.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500원.

날머리에서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화명동으로 가는 금정1번 마을버스(1000원)를 타고 지하철 2호선 화명역으로 갈 수 있고, 또 하나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죽전부락까지 가서 203번 버스를 타고 온천장역으로 가면 된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동영상 www.kookj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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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숲을 지나 백양산으로 오르는 도중 뒤돌아 서서 바라본 금정산 전경. 가운데 암봉이 상계봉, 그 우측 뾰족봉이 망미봉, 그 아래 아라비아 숫자 1자 모양의 긴 암석군이 병풍암과 석불사다. 왼쪽 낙동강 너머로 토곡 어곡 오봉산도 확인된다.



병풍암 석불사의 거대한 부처님 조각. 예술미도 빼어나다.

도심에 자리잡은 부산의 '단짝' 명산
몇번이고 올라도 새로운 기암괴석




금정산의 총면적은 43㎢. 국내 국립공원 중 꼴찌인 월출산의 56㎢에 견주어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부산에서 유일하게 뽑힌 이런 명산이 부산 도심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부산시민들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금정산은 아마도 접근성으로 볼 때 전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도심에 북한산이 있지만 이는 국립공원이라 등산로는 한정돼 있다.

그러나 부산시민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손쉽게 사방팔방에서 지능선을 타고 금정산을 오르내릴 수 있다. 오죽했으면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지난 세기말 IMF 때 버스나 지하철을 한 번만 타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일명 '토큰 산행지'로 불렸을까.

산세 또한 헌걸차고 웅장하다. 전국 최대 규모의 금정산성이 주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그림같이 내달리고 있는 데다 산자락 곳곳에는 성문과 망루 봉수대 기암괴석 등이 산재해 있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금정산은 북으론 천성산이, 남으론 백양산에서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연결고리여서 건각들도 즐겨 찾는다.

흔히 백양산도 금정산이 언급될 때 세트로 나오는 단짝 메뉴이다. 양산 다방동에서 출발, 부산진구 주례동에서 끝을 맺는 금정·백양산 종주코스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산꾼들이 수시로 산행팀으로 전화나 메일을 통해 문의를 해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금정산은 부산을 넘어 전국 명산의 반열에 올라있음을 보여준다.

  
 


산행은 만덕로타리~병풍암 석불사~전망대~망미봉~남문~남문마을~만덕고개~금정봉 갈림길~만남의 숲~산불초소(돌탑봉)~불태령(주지봉 갈림길, 돌탑봉)~백양산 정상 직전 낮은 돌탑봉~범방산 갈림길~구포3동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지하철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에서 우측으로 나와 만덕1동사무소를 끼고 왼쪽 넓은 도로를 따라 10분쯤 걸으면 상학초등 입구 사거리. 정면엔 한라산 왕관릉이 연상되는 암봉 하나가 위용을 자랑한다. 상계봉이다. '상학문구' 우측으로 간다. 정면에 '오동나무집' 또는 '계곡산장' 간판을 보고 다시 우측으로 간다.

'계곡산장'을 끼고 왼쪽 포장로로 100m쯤 오르면 파란색의 커다란 물통이 보이는 우측 철망길로 들어선다. 밭고랑길인 셈이다. 도중 사거리에서도 계속 직진하며 뒤이어 만나는 무덤 2기도 지난다.

대형 돌탑 30기를 지나면서 오름길이 시작된다. 이내 벤치 앞 갈림길. 우측으로 틀어 한굽이 돌면 포장로와 만난다. 왼쪽에는 앞서 폐쇄된 석불사 등산로의 반대편 등로가 보인다. 역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포장로를 따라 10분 뒤면 석불사 입구. 일주문만 보면 조그만 산중 암자지만 대웅전 뒤 병풍처럼 둘러쳐진 병풍암에 조각된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약사여래불 미륵존불 등의 거대한 불상의 위용을 보면 생각이 완전 달라진다. 한국불교 미술의 진면모를 보는 듯하다. 조망 또한 빼어나 금련산 황령산 부산항 태종산 봉래산 백양산 엄광산 구덕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일주문을 나와 향나무와 벚나무가 보이는 정면 산길로 향한다. 이제 지능선을 향해 치고 오른다. 8분 뒤 지능선 상의 전망대. 상계봉이 코 앞이다. 마을에서 본 왕관릉 모습과 달리 금강산 만물상이 연상된다. 주변 산 줄기에도 수석전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의 기암괴석이 진열돼 있다. '금정산의 재발견' 저자인 본사 최화수 논설고문은 이를 두고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이와 만 마리의 자라)'이라 적고 있다.

산성로를 기준으로 북쪽의 금정산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반면 상계봉을 기점으로 남쪽은 곳곳이 기암괴석의 천지라 할 만큼 남성적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상계봉 뒤로 김해 신어산 돛대산 까치산 분성산 등이 확인된다.

  

이제 금정산 특유의 마사토길이 이어지면서 저 멀리 장산 광안대로 배산이 보인다. 곧 갈림길. 왼쪽의 기암괴석을 뒤로 하고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또 갈림길. 왼쪽으로 산성을 오르자마자 또 갈림길.

이번엔 오른쪽으로 가면 암봉인 망미봉. 고당 장군 원효 의상 무명 나비암 등 금정산의 진면모와 아홉 운봉 개좌 일광 달음 함박 문래 철마 석은덤 대운 천성산 등 기장 울주의 봉우리, 그리고 고당봉 왼쪽으로 오봉 어곡 토곡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망미봉에서 내려와 이젠 남문으로 향한다. 8분 뒤 남문. 사통팔달로 산길이 열려 있지만 그 중 남문을 통과, 남문마을과 (북구)산불초소를 잇따라 지나 왼쪽 '금정산 철학로' 쪽으로 향하면 '낙동정맥' 구간임을 알려주는 이정표와 만난다. 금정·백양산 종주능선에 올라섰다는 의미이다. 우측에는 개신교인 묘소.

10분 뒤 금정산과 백양산의 사실상 경계인 만덕고개. 곧바로 건너편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산불초소가 위치한 정점은 366봉. 조망이 빼어나다.

이어지는 산길. 동래구와 북구의 경계이기도 하다. 시원한 솔밭과 금정봉 갈림길을 잇따라 지나면 쉼터. 왼쪽은 어린이 대공원.

이제 본격 백양산을 향해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6분 뒤 역시 사거리. 향나무 숲 아래 벤치가 놓여있는 만남의 숲(광장)이다. 직진한다. 이때부터 고행의 된비알이 시작된다. 금정·백양산 종주자들이 막판 가장 힘들어하는 구간이다. 잠시 뒤돌아 보면 상계봉과 병풍암 석불사가, 고도를 더 높일수록 고당봉도 확인된다. 동시에 낙동강과 부산 앞바다가 동시에 보인다.

만남의 숲에서 백양산까지는 4개의 봉우리가 기다린다. 첫 번째는 산불초소가 있는 돌탑봉, 두 번째는 우측으로 암봉인 주지봉(낙타봉)과 이어지는 불태령, 세 번째는 정상 직전의 낮은 돌탑봉, 네 번째가 백양산 정상이다. 각각의 봉우리에 서면 저 멀리 낙동강 하구와 가덕도 연대봉, 부산신항 등이, 백양산 뒤로 애진봉 엄광산 구덕산 승학산이 확인된다.

산행팀은 세 번째 봉우리에서 우측 좁다란 산길로 내려선다. 급경사길이다. 첫 사거리에서 직진하며, 둘째 사거리에서 우로 내려선다. 직진하면 범방산.

13분 뒤 산불초소를 지나면 비로소 산을 벗어난다. 구포3동이다. 눈앞의 긴 계단을 내려서 삼정정보고 장선종합복지관 구포3동사무소를 잇따라 지나면 버스정류장과 만난다.



# 떠나기전에

- 폐쇄 등산로 안내판 없어 헛걸음

  


아뿔사! 상학초등 입구에서 직진해 초등학교 우측으로 오르면 상계봉·석불사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 지난해 7월부터 석불사로 가는 기존의 이 등산로가 자연휴식년제로 폐쇄돼 있었다. 등산로 입구나 북구청 또는 금정구청 홈페이지 어디에도 그런 정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만일 있었다면 적어도 이런 헛걸음은 하지 않았을텐데.

같은 시각 개인적으로 찾은 산꾼들은 '등산로 폐쇄'라고 적힌 대형 플랭카드에 아랑곳 않고 석불사로 향했다. 심지어 그들은 고민하는 산행팀을 보고 "가도 상관없다"고 큰소리로 말했다.

여정은 이미 정해 놓은 상태. 산행팀은 물어 물어 석불사로 가기로 결정했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다 간이 화장실이 위치한 곡각지점 좌측으로 열린 산길로 향했다. 곧 포장로와 만난다. 이 길은 결국 상학초등 입구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는 길과 만났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좋고 편한 길로 여유롭게 산행하고, 지키면 물어 물어 포장로와 밭고랑을 지나 힘들게 목적지에 다다른다. 현재 처한 금정산의 현실이라 안타깝기만 했다. 금정산이 걸쳐 있는 각 지자체는 등산로 입구에 돈드는 안내판 대신 지금이라도 제발 홈피에 폐쇄된 등산로를 알려주는 성의를 보였으면 한다.



# 교통편

- 날머리~지하철 덕천역 도보 20분

들머리는 지하철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에서 우측으로 나와 만덕1동사무소를 끼고 왼쪽으로 오른다. 날머리에서 장선종합복지관과 구포3동사무소를 지나면 버스정류장. 길 건너편 정류장에서 69-1, 160, 111, 169-1, 306번 버스를 타면 덕천사거리에 위치한 지하철 2, 3호선 덕천역에서 하차한다. 걸으면 약 20분 걸린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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