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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시설지구 대형 주차장에서 서왕교를 건너기 전에 약수 슈퍼를 끼고 오른다, 그리고 그림같은집 민박집에서 뫼두막산장 오르막을 따라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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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두막산장 담벼락의 필봉가는 길 의 산수화 그림과 마지막 민가 전의 화장실 옆으로 올라서면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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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옆의 영지버섯과 필봉 정상의 최남준씨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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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봉에서 본 표충사와 도래재 갈림길 작은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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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봉 정상에서 본 매바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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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봉정상에서 필봉 삼거리로 걸어가는 중간에서 본 전망대 매바위가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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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산으로 오르는 산길이 숲이 우거진 전형적인 숲길이며 두번째 사진은 천황산 정상에서 한계암으로 내려서는 곳에서 멋진 소나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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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투봉 부근의 전망대로 필봉능선으로 힘들여 올라온 취재산길이며, 우측은 천황산 정상석


밀양 필봉~천황산

용맹정진 고승대덕 폭포 보며 쉬었을까

석남사 운문령 남명리 통도사 등억온천 표충사 삼계리의 공통점은.

절 온천 고갯마루 그리고 낯익은 마을 이름도 보여 알 것 같기도 한 데 뚜렷하게 손에 잡히는 건 없다. 산깨나 탄다는 산꾼들도 한번씩은 들어봤지만 막상 공통점을 찾으라고 하니 사실 막막하다고 한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지역 산꾼들의 영원한 휴식처 영남알프스 산군의 권역별 베이스캠프이다. 석남사 운문령은 가지산권, 남명리는 운문산권, 통도사는 영축산권, 등억온천은 간월 신불산권, 표충사는 천황 재약산권, 삼계리는 문복산권 베이스캠프에 해당된다.

그럼 또 하나의 질문. 이 중 연중 가장 많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 곳은 어딜까.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산꾼들 사이에선 천황 재약산권의 표충사가 지배적이다.

천년고찰 표충사를 기점으로 이어지는 천황산~재약산 코스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국내 최대 규모의 억새군락지인 사자평의 광평추파(廣平秋波)가 황홀하고, 금강폭포 층층폭포 홍룡폭포를 품은 금강동천과 옥류동천도 비경이다. 내달릴 수 있는 1000m급 주능선도 힘차게 뻗어 있고 여기서 바라보는 산그리메도 일품이다. 억새에 가려 알려지지 않았지만 봄철의 철쭉과 한겨울의 설경 또한 꽃산행과 눈꽃산행을 앞세우는 웬만한 산과 견줘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기존의 표충사 산행로는 표충사~한계암~천황산, 표충사~진불암~재약산, 표충사~고사리분교터, 표충사~층층폭포~고사리분교터 등 크게 네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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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낀 거무틱틱한 기암괴석 사이로 두 갈래의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는 금강폭포. 바로 아래 한계암이 자리하고 있다. 동영상 www.kookje.co.kr

이번 주 산행지는 필봉~천황산. 기존 등산로 대신 표충사 매표소 바깥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토박이 산꾼들이 즐겨찾는 한갓진 산길이다. 표충사에서 보이는 다섯 봉우리 즉 '재약 5봉'중 막내격인 필봉은 붓끝을 연상시키는 뾰족한 암봉. 재밌는 점은 표충사에선 일필휘지로 휘두를 것 같은 위엄있는 암봉이지만 이웃한 향로산이나 절 입구 매바위마을에서 보면 그저 스쳐가는 암봉으로 보일 뿐이라는 것.

구체적 경로는 단장면 구천리 표충사 집단시설지구 주차장~매바위마을~너덜~전망대~필봉(665m)~필봉 삼거리~헬기장~도래재 삼거리~남명리 삼거리~천황산(1189m)~금강폭포(한계암)~금강동천~표충사 순. 걷는 시간만 4시간50분 걸린다.

표충사 집단시설지구 무료 주차장의 맨끝에서 우측으로 가서 서왕교 건너기 직전 '약수슈퍼'를 끼고 좌측으로 간다. 다리 위에는 '매바위 마을 600m'라고 적힌 안내판이 눈에 띈다.

도로 우측에는 금강동천과 옥류동천 물이 만나 내를 이뤄 피서객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으며 정면으론 병풍을 연상시키는 매바위와 여자 젖꼭지 모양을 한 필봉 그리고 그 우측으로 재약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14분 뒤 매바위마을 앞 첫 갈림길. 여기서부터 요리조리 미로를 통과해 산으로 접어 든다. 첫 갈림길에서 우측, 두 번째 갈림길에서 역시 우측으로 가면 '그림같은 집'이라 적힌 펜션이 보인다. 그 펜션 좌측 샛길로 오르면 좌측으로 '상수원 보호구역 입산금지'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이지만 이는 그야말로 안내판이 보이는 좌측 계곡 쪽으로 가지말라는 경고판. 산행팀은 우측 아름드리 벚나무가 서 있는 샛길로 올라선다. 입구에는 산꾼들을 위해 누군가가 '뫼두막산장' 담벼락에 '필봉 가는 길'이라고 적어 놓았다. 이것만 찾으면 들머리 찾기는 사실상 끝.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80m쯤 돌길을 따라가면 본격 들머리에 닿는다. 5분 뒤 갈림길. 좌측 돌길 대신 우측으로 오른다. 이때부터 숲길로 접어들지만 대신 된비알이다. 7분쯤 오르면 갈림길. 좌측은 산아래서 본 대규모 너덜겅 지대. 길은 없지만 과연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보라는 의미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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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겅에서 6분쯤 힘겹게 오르면 경사는 사그라지고 돌탑이 서 있다. 이 돌탑 좌측 숲 사이로 보면 돌담으로 둘러싸인 터가 보인다. 일각에선 워낙 명당이라 표충사에서 묏자리로 못 쓰도록 막아 놓았다고 한다. 잠시 후 너덜겅과 만난다. 앞서 본 너덜겅과 이어지는 것이다. 입구에 보이는 웅덩이는 옛날 표충사에 자주 출몰해 사람들을 괴롭히던 지네를 잡은 곳이라 한다.

이제 너덜을 가로질러 숲으로 향한다. 집채만 한 바위 사이로 지그재그길이 열려 있다. 한 굽이 올라서면 첫 전망대. 정면으로 영남알프스의 최고 전망대로 불리는 향로산이 우뚝 서 있다. 여기서 9분쯤 힘겹게 오르면 필봉 갈림길. 좌측 필봉을 본 후 다시 이곳으로 와서 천황산으로 향한다.

3분이면 필봉에 올라선다. 조그만 팻말이 걸려 있다. '준·희' 오렌지색 리본으로 유명한 국제신문 2대 산행대장인 최남준 씨가 걸어 놓은 것이다. 듣던 대로 필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역시 웅장미가 빼어나고 조망이 기가 막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정면 발아래로 집단시설지구와 향로산, 그 우측으로 만어 뇌암 취경 명필 종남 덕대 등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산그리메를 펼쳐 보이고 있고, 다시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병풍 모양의 장엄하고 엄숙한 매바위가 보인다. 산아래에서 보면 생긴 모양이 매와 흡사해 마을 이름까지 '매바위'로 명명된 이곳에는 실제로 매가 많이 살았다고 전해온다. 이게 조망의 전부가 아니다. 팻말 좌측으로 4, 5m만 내려서면 표충사와 산내 암자 그리고 이를 품고 있는 봉우리들이 한눈에 펼쳐져 하산까지의 등로를 가늠해볼 수 있다.

표충사를 기점으로 좌우측에 각각 금강동천과 옥류동천이, 산중턱 좌측으로 서상암과 한계암 그 아래 내원암이, 이를 감싸고 있는 봉우리가 좌측 천황산에서 우측으로 재약산 재약봉 향로산 등 이른바 '재약 5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제 천황산을 향해 나아간다. 사실 들머리에서 필봉까지의 구간이 된비알로 힘들 뿐 이후 산길은 완만한 경사로 그리 힘들지 않다. 산길 또한 외길이며 갈림길은 세 곳 정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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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 경내에서 본 천황산 능선과 경내에서 본 뾰족한 암봉인 필봉.

필봉에서40분이면 삼거리(911m)에 닿는다. 왼쪽은 감밭산을 거쳐 삼거마을 방향. 삼거는 표충사 진입 전 삼거리로, 단장면과 산내면을 잇는 교통의 요지이다. 우측 천황산 방향으로 50m쯤 내려서면 전망대. 천황산과 재약산이 한눈에 보인다. 이후 천황산과 재약산이 등로 우측 시야가 트이는 지점이면 각도를 달리해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 안부에서 바닥을 친 뒤 12분쯤 오르면 헬기장. 3분 뒤 비교적 너른 터에 닿는다. 도래재 삼거리(940m)다. 진행 방향에서 보이지 않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조그만 안내판이 나무에 붙어 있다. 왼쪽 도래재 정승봉 실혜산, 산행팀은 오른쪽 상투봉 천황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때부터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소로로 변한다. 발밑에는 유난히 버섯이 자주 눈에 띈다.

16분 뒤 마지막 갈림길. 왼쪽길은 얼음골 사과의 본산인 산내면 남명리로 이어지지만 현실은 벤 나무를 깔아 산길이 아닌 것처럼 해놓았다. 이 대장은 수 년 전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때 이 길로 하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산행팀은 우측 천황산 방향으로 간다. 이때부터 햇빛 비치는 돌길과 시원한 바람이 부는 숲길이 반복된다. 갈림길에서 7분 뒤 이번엔 천황산의 반대쪽인 왼쪽 산내면 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맨 왼쪽 9시 방향으로 정각산, 그 우측으로 구천산 정승봉이, 발아래 산내천 뒤로 남명초등학교가 보이고, 그 뒤로 억산 운문산 아랫재 가지산 백운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또 한 가지. 지도상의 상투봉은 아랫마을인 남명리에서 보면 그 모습이 상투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능선상에서 그냥 모른 채 스쳐가는 봉우리이다.

이제 숲길과 시야가 트이는 구간이 반복된다. 정글숲을 헤치듯 잡풀을 헤치고 올라서면 푸른 억새길. 백조를 꿈꾸는 미운 오리새끼마냥 아직은 키도 작고 억새로서의 품새도 갖추지 못했다.

천황산 정상은 5분 뒤. 예의 커다란 돌탑이 우뚝 서 있다. 직진하면 재약산 방향. 아직도 내리쬐는 햇볕이 부담스러워 서둘러 이정표가 가리키는 '한계암(3㎞) 표충사(4.8㎞)' 방향으로 내려선다.

답답한 돌길의 연속이다. 17분쯤 뒤 처음으로 시야가 트이며 재약산이 보이고, 여기서 13분 뒤 좌측으로 재약산, 우측으로 산행팀이 올라온 필봉 능선이, 정면으로 향로산이 동시에 보이는 지점도 지난다.

5분 뒤 너덜길을 따라 내려가면 13분 뒤 한계암에 다다른다. 암자 문은 잠겨 있고, 한 굽이 위의 그 유명한 금강폭포는 거무틱틱한 기암괴석 사이로 두 갈래의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다. 비경이다.

암자 앞 흔들다리를 건너 산길로 내려서면 이내 금강동천의 본류를 만난다. 10여 분간 계곡미를 감상하며 계곡을 내려온다. 범람을 대비해 계곡 우측 바위에 밧줄을 고정했고, 위험한 지점에는 난간과 발판을 조성해 놓아 전혀 위험하지 않다. 폭이나 규모 면에서 국내 여느 계곡과 견줘도 경관 면에서 하등 뒤질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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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천황산 정상.

계곡을 뒤로한 채 산길로 3분이면 곧바로 도로로 내려선다. 여기서 표충사 경내까지는 12분, 이어 절에서 주차장까지는 20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마을서 본 필봉과 표충사서 본 필봉 모습 달라

표충사는 사명대사가 임진왜란 때 3000여 명의 승병을 이끌고 조국을 구한 구국성지. 해서, 경내 유물전시관과 표충서원에는 사명대사와 관련된 많은 유품이 보관돼 있다. 임란 때 친히 입은 금란가사와 장삼, 임란 후 대사가 강화사절(講和使節)로 일본에 가 조선 포로의 송환문제를 다룬 문서 등 16건 79점이 소장돼 있다.

조계종 통합종단의 초대 종정을 역임한 현대의 마지막 고승 효봉 스님이 말년을 보내고 열반한 곳도 이곳 표충사다. 스님의 커다란 사리탑이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또 일연 선사가 삼국유사를 탈고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당시 충렬왕은 표충사를 찾아 동방제일의 선찰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온다.

금강폭포 옆의 표충사 산내암자인 한계암은 원래 비비정(飛飛亭)이란 정자 자리로 예부터 고승대덕들이 자연과 벗하며 수행정진했던 터다. 임란 이후 못 쓰게 된 것을 돌아가신 혜각 스님(단청 중요무형문화재 1호)이 40여 년 전에 건물을 지었고, 이후 석정 스님이 지금의 요사채를, 선화(禪畵)에 일가견이 있는 통도사 축서암 한주 수안 스님이 대웅전을 조성, 그림 공부를 하며 수행정진했다고 전해온다.

특히 대웅전은 국내에서 가장 작은 전각이라고 한다. 성인 세 사람이 겨우 앉을 수 있을 정도란다. 현재 한계암은 통도사 소속 동하 스님과 보살 한 분이 맡고 있다. 하지만 평일에는 거의 없고 주말에 이따금씩 찾는다고 한다. 대웅전의 부처님은 혜각 스님이 한국전쟁 때 금강산 유점사에서 갖고 내려온 철불이었으나 7년 전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개금불사했다고 한다.

한계암 위쪽 쌍폭은 금강폭포로 알려져 있지만 아래쪽 폭포는 이름이 일광(日光)폭포라고 한다. 금강폭포 금강동천과 함께 모두 혜각 스님이 명명했다고 한다.

화려한 배롱나무꽃이 한창인 표충사 경내에선 '재약 5봉'을 꼭 챙겨보자. 경내로 들어서면 좌측에서부터 뾰족한 암봉인 필봉 천황산(정상은 안 보임) 재약산 재약봉 향로산이 180도에 걸쳐 확인된다.

# 교통편

- 표충사 집단시설지구 무료 주차장 앞에서 하차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24번~단장 표충사 1077번~단장면~표충 국민관광휴양지(집단시설지구) 주차장 순. 또는 경부고속도로 양산IC~배내골 어곡터널~어곡양산산업단지 좌회전~어곡터널~배내골 용선~밀양댐 배내골~에덴벨리 리조트~밀양 단장 직진~밀양댐 지나~표충사 우회전.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0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표충사행 버스를 타고 표충사 집단시설지구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 11시. 2600원. 날머리 표충사에선 정류장이 두 곳이다. 화장실과 대형 입간판이 서 있는 '절입구' 정류장에선 오후 2시10분, 4시10분, 6시20분, 7시10분, 8시에 출발하며 집단시설지구인 '표충상가' 정류장에선 오후 3시10분, 4시50분, 5시30분에 있다. 2600원.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8.08.21 19:56 / 수정: 2008.08.21 오후 9:53:42

ⓒ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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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산 정상에서 우측 한계암 방향으로 곧장 내려서는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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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암으로 하산하는 산길에서 좌측으로 보면 재약산의 남성적인 암골미와 문수봉 관음봉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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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쉼터에서 바라보는 재약산 방향이며 한계암의 절집으로 통도사 말사이며 스님들의 수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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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각스님이 명명했다는 금강동천과 효봉스님 사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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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 정상에 서면 통영항과 통영시가지, 그리고 한려수도가 보인다. 정면(북쪽)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항이고, 우측 저 멀리 거제대교와 연결된 거제도가 확인된다. 사진 상으론 보이지 않지만 우측(동쪽)으로 제승당이 위치한 한산도를 비롯 반시계 방향으로 한려수도가 펼쳐진다.





미래사에서 용화사로 가는 황홀한 편백숲.


전혁림 화백이 현재 마무리 중인 작품도 볼 수 있다.

한려수도가 파노라마처럼… 낮다고 얕볼소냐
해발 458m밖에 안되지만 절경 간직 '100대 명산' 포함
통영항 거제대교 사량도 … 정상 조망은 한폭의 그림




새해 첫 산행은 통영 미륵산. 부산시민들이 금정산을 사랑하는 만큼 통영사람들이 아끼고 애정을 듬뿍 갖고 있는 아담한 산이다.

통영해협을 사이에 두고 통영 시가지와 마주한, 해저터널 충무교 통영대교로 각각 연결된 섬 아닌 섬 미륵도에 우뚝 선 미륵산. 해발 458m에 불과한 동네 뒷산 수준의 이 미륵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의 100대 명산에 속해 있다. 참고로 부산에선 금정산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지역 안배 차원이 아닌 산세와 방문객 수 등을 종합해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미륵산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유는 뭘까.

아마도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항의 빼어난 경관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뱃길인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황홀한 조망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내 어느 산도 견줄 엄두조차 못낼 정도로 조망이 탁월하다.

통영이 고향인 산꾼 시인 이향지는 미륵산 정상에서 다도해를 바라보며 이렇게 적고 있다.

'미륵산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광은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한다. 동해처럼 광활하고 거친 힘이 아니라, 서해의 갯벌 앞에서 느낄 때 같은 막막함이 아니라, 수면 위에 떠있는 무수한 섬, 올망졸망한 섬들을 둘러싼 물안개로 인하여 더욱 느끼게 되는 부드러움이다…'. 통영 읍내에 살았던 이 시인은 다섯 살 때부터 산양일주도로로 유명한 산양면 할아버지 댁으로 가기 위해 미륵산을 넘어 다녔으며, 이 글은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쓴 것이다.

원래 인간은 자연에 동화되는 법. 유치환 김춘수 윤이상 김상옥 전혁림 박경리 등은 모두 통영 출신이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미륵산에 올라 무심히 바라본 통영항과 한려수도의 절경은 아마도 그들의 뇌리에 뿌리깊게 박혀 예술혼의 근원이자 작품의 모태 역할을 톡톡히 했으리라.

  
 
미륵산 자락에는 천년고찰 용화사와 산내 암자인 관음사와 도솔암이 있고, 남쪽 한 켠에는 통합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스님이 통영땅에 선종의 뿌리를 내린 미래사가 있어 숨고르기를 할 수 있다.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보살 또는 미륵불을 본따 명명된 것으로 보이는 미륵산에 올라 한려수도의 절경을 감상하며 올 한해를 설계해보자.

산행은 용화사 광장~관음사~도솔암~천연동굴~산불초소~헬기장~작은등(정토봉)~미륵치~미륵산~봉수대터~미래사~띠밭등~용화사~용화사 광장 순. 순수하게 걷는 걷는 시간은 2시간50분 남짓 하지만 산행 중 잇따라 만나는 한려수도의 절경 등을 감상하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용화사 아래 버스종점인 용화사 광장에서 왼쪽 용화사 대신 오른쪽 관음사 방향으로 향한다. 입구에 미륵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10분 뒤 조그만 수도도량인 관음사. 일주문 격인 2층 문루에 '당래선원'이라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대숲으로 둘러싸인 경내에는 만개한 빨간 동백이 시선을 붙잡는다.

절을 나오면 이내 갈림길. 왼쪽은 용화사 가는 길, 계속 직진한다. 6분 뒤 도솔암 갈림길. 도솔암 안내판이 서 있다. 왼쪽 침목 계단길은 정상 쪽으로 질러 가는 길, 오른쪽 도솔암으로 향한다. 파란 양철 지붕의 허름한 요사채를 보고 경내에 들면 전각이라고는 조그만 대웅전과 동국선원 둘 뿐인, 관음사보다 훨씬 적은 산중 수도처다.

경내 맨 오른쪽의 전망대를 놓치지 말자. 조망이 빼어나 사찰에서 나무의자 둘을 만들어 놓았다. 앙증맞고 운치있다. 통영항 전경과 거제도의 명산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경내를 나와 갈림길로 내려가지 않고 일주문 격인 돌표지석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오른다. 도솔암 안내판에 적힌 도솔암 창건주인 도솔선사와 호랑이의 전설이 전해오는 절 뒷쪽 절벽 아래 위치한 동굴을 보기 위해서다. 첫 갈림길에선 오른쪽, 이어 만나는 잇단 사거리에선 각각 직진한다. 그저 비만 그을 수 있는 유사 동굴에서 좀 더 오르면 만난다. 기도처로 조망 하나는 끝내준다.

동굴 입구 갈림길로 내려와 오른쪽으로 오르면 이내 주능선 상의 산불초소. 방금 지나온 동굴 위 정상이다. 감시원은 이곳이 현금산이라 했지만 지도상으론 바로 이웃한 송신탑 옆 봉우리가 현금산이다. 발밑의 도솔암과 통영항 한려수도는 물론 삼천포 와룡산, 통영대교 뒤 암봉인 벽방산, 거류산 구절산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때부터 능선 왼쪽으로 통영 앞바다가 보이는 능선길. 7분 뒤 헬기장. 진행 방향은 갈림길. 우측은 작은망이라 불리는 정토봉 가는길, 좌측은 우회길이다.

작은망 가는 길 도중 오른쪽으로 열린 석문을 지나면 큰 돌탑이 서 있는 작은망(望) 정상. 여기서의 '망'은 거제도의 망산처럼 조망의 빼어남을 부각하기 위한 의미인 듯하다.

이제 본격 내리막길. 큰망인 미륵산으로 내려가기 직전 좌측 암봉도 작은망처럼 돌탑과 크고 작은 공덕탑이 보인다. 내리막길의 종착역은 너른터인 미륵치. 도솔암 입구에서 왼쪽 침목 계단길을 택하면 만난다. 이정표엔 '큰망·작은망 갈림길'이라 적혀있다.

  


미륵산은 이제 0.8㎞ 남았다. 키 큰 대나무길과 바위 틈새 급경사 오름길을 지나 가파른 바위지대에 설치된 철다리를 오르면 마침내 미륵산(458m) 상봉. 널찍한 바위지대인 이곳에는 '배달의 기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게양대에 걸린 낡은 태극기와 오랜 논란 끝에 재개된 케이블카 공사로 인한 대형 크레인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미륵산을 한국 100대 명산의 반열에 오르게 한 환상적인 조망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잠시 거침없이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조망을 한번 짚어보자. 통영항을 보고 좌측 8시 방향으로 사량도의 지리망산과 칠현산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통영대교 충무교 여객선터미널 강구안 남망산공원 동호항과 저 멀리 거제대교와 거제도의 명산들, 한산도의 제승당, 비진도 그리고 정반대쪽 산양읍 뒤로 욕지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크게 보면 서쪽의 남해에서 삼천포 고성 통영 진해 거제 심지어 부산 쪽까지 볼 수 있다. 여기에 호수처럼 잔잔한 에메랄드빛의 한려해상 위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흘러가는 어선들까지 한 액자에 넣으면 어느 누구라도 무념무상의 세계로 빠질 수밖에 없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직진한다. 미륵산 봉수대 암봉을 에돌아 산불초소를 지나면 케이블카 공사현장. 벼랑인 이곳은 막아놨다. 틈새로 공사현장을 잠시 살펴본 후 오른쪽 미래사로 향한다. 절 직전 갈림길. 왼쪽은 미래사에서 용화사로 가는 도중의 길과 만난다. 우측으로 간다.

절 주변 편백숲이 울창한 미래사는 이제 반백을 넘은 짧은 연륜이라 전통 사찰 분위기 대신 깔끔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미래사를 나오면 '버스정류장 2㎞'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용화사 가는 길이다. 산허리를 타고 송림숲을 따라 편안히 걷는 흙길 명상로이다. 초당에서 머물던 다산과 이웃한 백련사 혜장스님이 오가며 교분을 나누던 길이 얼핏 연상된다.

20여 분 뒤 산중 너른 터인 띠밭등을 지나 10분쯤 걸으면 효봉스님 석상이 있는 용화사에 닿고 다시 5분 뒤 용화사 광장에 도착한다.



# 떠나기전에

- 용화사 가는 길 '전혁림 미술관'

  
 



미륵산 용화사와 미래사는 우리나라 선종의 거봉인 효봉스님과 인연이 깊다. 스님은 한국전쟁 때 용화사로 피난와 산내 암자인 관음사와 도솔암에서 공부를 했으며, 이후 스님의 상좌인 구산스님이 1954년 인근에 미래사를 창건해 다시 이곳으로 옮겨 주석했다. 구산 미산 보성 법흥 종욱 스님 등이 그의 제자들이며 이곳에서 주지를 역임했다. 한편 현재 용화사 한 켠에 위치한 석상은 효봉스님의 것이다.

일명 용화산이라 불리는 미륵산 정상석에는 '미륵봉 461m'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이 펴낸 2006판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458m라 표기돼 있다. 참고하시길.

오랜 논란 끝에 공사가 재개된 미륵산 케이블카의 현재 공정률은 대략 83%이며 내년 3월말쯤 개장 예정이라고 한다.

용화사 가는 길 오른쪽 골목에는 통영을 대표하는 '코발트 빛의 화가' 전혁림 미술관이 숨어 있다. 간판이 아주 작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아흔을 넘긴 전 화백이 30여 년간 생활하던 집을 헐고 3년 전 새로운 창조공간을 열었다. 3층짜리 건물 두 동으로 한 동은 살림집, 다른 한 동은 전시 및 작업실이다. 외벽은 전 화백 특유의 작품이 찍힌 1만5000여 개의 타일로 처리돼 눈길을 끈다. 회화 및 도자기 1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2층에선 차도 마실 수 있다.

맛집 하나 소개한다. 십오야 숯불장어구이(055-649-9292). 흔히 '아나고'라 불리는 붕장어다. 미륵도에서 충무교 대신 통영대교를 지나 좌회전, 경상대 해양과학대 앞에서 다시 좌회전해 해안도로를 따라 가면 통영대교 바로 아래 위치해 있다. 가게 바로 앞이 전국 장어 물량의 70%가 들어오는 당동 장어집하장이라 전국에서 가장 신선한 장어맛을 자랑한다. 장어 특유의 느끼한 맛이 없고 아주 담백하다. 1인분 8000원. 장어탕 6000원.



# 교통편

- 용화사 광장 출발 막차 밤 9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통영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1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50분 걸리며 요금은 9800원. 통영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20, 21번 시내버스를 타고 들머리인 용화사 광장에 내린다. 1000원. 용화사 광장에서 터미널행 시내버스는 밤 9시까지 있다. 통영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고, 막차는 오후 7시40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 통영IC~마산 통영 미륵도 관광특구~관문사거리에서 통영 미륵도 방향 좌회전~미륵도 충렬사 방향 우회전~미륵도 충렬사 방향 좌회전~충렬사 지나~충무교 건너~미륵산 용화사 우회전~용화사 광장 순. 국도는 남해고속도로~마산 창원 방향~마산 TG~서마산IC~시청 통영 방향~진동 통영~고성~거제 통영~관문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위와 같음.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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