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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대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김해 대동의 들판, 그리고 금정산과 백양산. 맨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파류봉 상계봉 만덕고개 백양산 능선 오르막. 상계봉 아래로 화명동 아파트 단지이고 그 오른쪽으로 덕천동 구포동 만덕동 등 부산 북구 관내가 확인된다.




돛대산 위령 돌탑. 돌틈 사이로 동체 파편도 보인다.

진달래가 그 원혼 달래줄까
15일 돛대산 중국민항기 추락 5주년
위령돌탑 돌틈엔 당시 동체파편 보여
때묻지 않은 보석같은 장척산길 일품




처녀 겨드랑이를 타고 오는 순풍을 봄바람이라 했던가. 어느새 열린 차창으로 스며드는 바람 끝이 무뎌져 온기가 느껴진다. 뭐니뭐니해도 봄의 화두는 꽃. 사계절 우리땅 어디건 꽃이 끊이질 않지만 그래도 봄에 더욱 애착이 가는 건 겨울 혹한을 이겨낸 때문이리라.

우리땅에서 가장 먼저 산천을 원색으로 물들이는 봄의 전령은 진달래. 동백이 처연하고 벚꽃이 화려해서 눈길을 끈다면 진달래는 은은함과 친근함이 매력이다. 진달래를 두고 소월은 애이불비를 노래했고, 심훈은 소설 '영원의 미소'에서 '산기슭에 조그만 계집애들이 분홍치마를 입고 쪼그리고 앉아있는 것'이라 표현했다.

산행팀은 그 조그만 계집애들을 찾아 가까운 김해로 떠났다. 돛대산~신어산 동봉~장척산.

온 산자락을 연분홍으로 불태우는 영취산이나 비음산 등과 같은 진달래산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산청 석대산마냥 산행 내내 진달래가 산꾼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그런 산이다.

돛을 닮은 돛대산은 5년 전 중국 민항기가 추락해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은 가슴 시린 산이다. 돛대산에서 북쪽으로 능선이 이어진 신령스러운 물고기란 뜻의 신어산(神魚山)은 가락국과 더불어 지금까지 낙동강과 김해평야를 조망할 수 있는 김해의 주산이다. 낙남정맥 상의 봉우리지만 반듯한 정상석 하나 없이 그저 스쳐가는 봉우리로 남아 있는 장척산은 때묻지 않은 보석같은 산길을 품고 있는 데다 연분홍 진달래가 줄을 잇는다.

산행은 김해시 불암동 선암다리(김해교)~산재고개(사거리)~샘터(옛 재실)~중국 민항기 희생자 위령돌탑~돛대산(380m)~대형 평상~천불사 갈림길~임도('신어산 1.7㎞' 이정표)~솔밭쉼터~신어산·신어산 동봉 갈림길(청풍 김 씨묘)~신어산 동봉(605m)~생명고개(임도)~장척산(531m)~대감마을 갈림길~도로(롯데자이언츠 상동 전용구장 건설현장)~상동면사무소 옆 상동슈퍼(버스정류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 정도. 수차례 갈림길을 만나지만 이정표와 국제신문 리본을 참고하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선암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정면의 '산해정' '예안리고분'이라 적힌 이정표를 보고 우측 대동면 쪽으로 간다. 불암치안센터를 끼고 도는 길이다. 도로 주변엔 장어집 간판이 즐비하다. 그 유명한 선암 장어마을이다.

3분 뒤 남해고속도로 굴다리. 통과하자마자 좌측으로 들머리가 보인다. 입구엔 '신어산 6.4㎞'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급경사 오름길로 시작한다. 우측 저 멀리 북부산TG와 서낙동강이 보인다. 한 굽이 올라서면 온통 묘지. 알고 보니 이 일대가 공동묘지다. 묘지가 끝날 무렵 사거리. 산재고개다. 왼쪽 해경사 방향 대신 직진형 두 갈래 길로 갈 수 있다. 왼쪽은 능선 오름길, 오른쪽은 산허리를 우회하는 송림길. 결국 만나므로 우측으로 간다. 등산로 우측은 경작지. 아름드리 은행나무 앞 옛 재실이 보이면 벤치가 위치한 우로 간다. 살짝 돌면 샘터.

다시 직진. 15m 뒤 갈림길. 직진 대신 무덤이 보이는 왼쪽으로 오른다. 중국 민항기 희생자 위령돌탑을 보기 위해서다. 거친 이 길은 아마도 참사 이후 생긴 길일 터. 5년이 지났건만 여객기가 미끄러져 푹 팬 산자락을 따라 검게 타버린 나무가 방치돼 당시의 참혹함을 대변한다.

곧 희생된 129명의 영혼을 달래는 위령돌탑. 돌탑 우측 저 멀리 규모는 작지만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돛대산이 보인다.

위령돌탑을 끼고 우측 돛대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임도와 만나지만 임도와 나란히 달리는 우측 산길로 간다. 7분쯤 뒤 갈림길. 진달래가 지천이다. 직진하면 곧바로 신어산, 산행팀은 우측 돛대산으로 오른다. 된비알이지만 노란 생강나무꽃과 연분홍 진달래가 이를 잊게 해준다. 10분 뒤 갈림길. 우측 돛대산을 보고 다시 돌아와 좌측 신어산으로 간다. 돛대산 정상은 기암괴석들이 마치 연꽃모양으로 벌어져 있다. 전망도 빼어나 서낙동강과 김해평야가 턱밑에 있다. 주변 봉우리를 살펴보면 진행 방향으로 7시 신어산, 그 우측으로 푹 꺼진 생명고개와 장척산이, 11시 까치산과 그 뒤로 백두산이 확인된다.

신어산으로 향한다. 정면 저 멀리 천문대가 위치한 분성산과 인제대가 보인다. 4분 뒤 대형 평상과 천불사 갈림길을 잇따라 지나면 전망대. 발아래 돛대산을 바라보니 참사 당시 민항기가 미끄러진 상흔이 뚜렷하다. 심한 곳은 뻥 뚫려 마치 헬기장을 보는 듯하다.

이어지는 능선길. 10년 전 산불 뒤 조림한다고 편백 해송 잣나무 등을 급히 심었다지만 아직은 민둥산 딱지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정면 신어산 8부 능선쯤의 영구암도 보인다.

다시 임도. 대각선 방향으로 건너 '신어산 정상 1.7㎞'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오른다. 15분 뒤 솔밭쉼터. 여기서 40m쯤 뒤 갈림길. 침목계단길로 직진하면 신어산, 산행팀은 오른쪽 청풍 김 씨묘 쪽으로 간다. 신어산 동봉으로 바로 가기 위해서다. 15분이면 닿는다. 김해가야산악회가 지난해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그간 동봉 또는 605봉으로 불리다 '신어산 동봉'이란 새 이름을 부여받은 셈이다. 발아래 생명고개, 그 뒤로 장척산과 동신어산도 보인다. 날이 흐려 안보이지만 백두산 왼쪽 뒤로 부산 화명동과 금정산, 김해평야 뒤로 용지봉 불모산 굴암산이 있다. 정면 산불초소가 보이는 신어산은 왕복 20분. 참고하길.

  


하산은 올라온 쪽에서 우측으로 내려선다. 급경사길이다. 이내 우측 바위전망대. 탕건바위이다. 20분쯤 뒤 임도. 대동과 상동을 잇는 이른바 생명고개이다. 동신어산에서 출발한 종주자들이 가장 고전하는 구간이다.

임도를 따르다 '백두산' 이정표를 보고 산으로 오른다. 임도~산길을 두 번 반복한 후 세 번째 임도에서 다시 우측 '백두산(6.9㎞)' 이정표를 따른다. 무지무지한 급경사길이다. 6분 뒤 갈림길. 우측 까치산 대신 좌로 내려선다. 다시 임도. 바로 건너 급경사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이렇게 20여 분. 갈래길을 만난다. 우측 백두산 대신 좌측으로 10m만 더 가면 벤치가 둘 있다. 장척산 정상이다. 우측으로 가면 낙남정맥의 시종점 동신어산을 거쳐 매리 쪽으로 내려선다. 백두산은 도중 갈라진다.

이제 본격 하산길.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지난 가을 낙엽이 그대로 누워 있고 진달래도 곳곳에 눈에 띈다. 등로 우측 발아래 계곡에는 신촌공단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40분 뒤 갈림길. 직진하지 않고 왼쪽 능선으로 내려선다. 진달래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주변이 온통 진달래 천지다. 신어산은 이제 왼쪽으로 보인다. 25분 뒤 도로와 만난다. 상동면 대감마을이다. 바로 옆엔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롯데자아언츠 전용야구장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서 우측으로 8분쯤 걸으면 상동면사무소가 있고, 그 옆 상동슈퍼가 구포행 버스정류장이다.


# 떠나기전에

- 돛대산 뒤로 김해공항 활주로 보여 '아찔'

  

오는 15일은 중국 민항기 추락 5주년. 한국인 탑승객 137명 중 129명이 사망했고, 전체 생존자는 37명에 불과한 대형 참사였다. 산행팀은 당시 추락 현장을 지나면서 발걸음이 몹시 무거웠다. 특히 김해소방서 의무소방대원들이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세운 위령돌탑의 돌틈엔 당시 민항기 동체로 추정되는 파편과 전자기계 부품들도 눈에 띈다. 소방대원들이나 등산객들이 주워 정성스레 모았으리라.

돛대산의 상흔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서면 돛대산 뒤로 김해공항 활주로가 희미하게 확인된다. 산과 활주로가 이렇게 가깝다니. 사고 후 일각에서 돛대산을 깎아 없애자는 의견이 나올만도 했겠다. 아직 유족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다. 늦었지만 정부의 성의있는 역할을 기대해본다.

안타까운 장면 하나. 산꾼이라면 안다. 흔히 양지 바른 묘지에 할미꽃이 핀다는 사실을. 하지만 산행팀은 안타깝게도 할미꽃 대신 할미꽃을 파간 흔적을 세 군데나 목격했다. 갓 떨어진 할미꽃잎이 이를 입증해줬다.

또 한가지. 돛대산은 낙동강 하구에서 보면 돛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져 오랫동안 사용돼 온 이름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김해시 홈페이지나 관광안내도에도 돗대산이라 표기돼 있다. 그 이유와 출처에 대해 수소문했지만 누구하나 속시원히 답변해 주는 이가 없었다. 되레 돗대산이 돛대산의 오기였을 가능성이 크며, 돛대산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절반 이상이었다. 해서 산행팀도 돛대산으로 표기했음을 밝혀둔다.


# 교통편

- 지하철 3호선 대저역 내려 김해행 버스

지하철 3호선 종점 대저역에서 2번 출구로 나와 골목길로 180m쯤 걸으면 도로를 만난다. 여기서 길을 건너 왼쪽으로 다시 70m쯤 떨어진 지점에 '강서복지회관' 버스정류장에서 김해행 버스를 탄다. 123, 128, 130, 130-1, 309번. 부산과 김해를 잇는 김해교(선암다리)를 건너 첫 정류장인 선암 버스정류장(정일호 수산슈퍼)에서 내린다.

날머리 상동면사무소 옆 상동슈퍼 버스정류장에서 구포행 버스를 타고 지하철 3호선 강서구청역에서 내린다. 오후 3시, 4시20분, 6시30분, 7시30분, 8시40분(막차). 2000원. 오후 5시대 버스는 없다. 상동개인택시(055-323-7744)를 이용하면 요금이 지하철 강서구청역까지 1만8000원, 구포역까지 2만 원이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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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백두산 정상에 서면 부산의 진산 금정산과 태백에서 1300리를 쉼없이 내려온 낙동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 여기서 끝나다




이재수(53). 국제신문 근교산 홈페이지 산행기 코너에 자주 접속한 산꾼이라면 '아! 그 사람' 하고 기억을 할 것이다. 그는 지난 2003년 개설된 근교산 홈페이지 산행기 코너를 주도했다. 취재팀이 연재한 산행지를 주말에 다녀온 뒤 어떤 점이 미비하고 잘못됐는 지를 냉철하게 비판해 취재팀의 관행적 나태함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등 차츰 뭇 산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팬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그는 낙남정맥에 이어 지난해 여름 백두대간 종주를 끝낸 뒤 예의 산행기 란에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백두산에서 끝난다'라는 200자 원고지 50여 장 분량의 장문을 올렸다. 이 글은 아마추어 산꾼이 쓴 글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논리적이고 학술적인 데다 필자의 주장까지 담겨 있어 기자를 비롯한 지역 산꾼들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뜬금없이 그를 떠올린 것은 바로 산행팀이 이번 주 소개하는 김해 백두산 때문이다.

  
이 씨는 그가 올린 글에서 낙남정맥의 종착지는 지금까지 정설로 내려오는 김해 동신어산이 아니라 이웃한 백두산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뻗어내려온 백두대간이 지리산 영신봉에서 맥을 이어 김해 백두산에서 산줄기가 끝난다는 것.

지금까지 동신어산이 낙남정맥의 종착지로 알려져 온 이유는 강에서 산줄기가 끝나면 대간이고 정맥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는 것이 이 씨의 지적이다. 우리나라 산줄기의 흐름과 위치 등을 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해놓은 조선시대 지리서인 산경표에 따르면 모든 산줄기의 맥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하구에서 끝이 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이런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

이 씨에 따르면 원래 낙동강 본류와 서낙동강으로 갈리는 지금의 낙동강 물줄기는 일제강점기 때 대규모 토목공사에 의해 형성된 것. 당시 낙동강 하구는 현재 낙동강과 서낙동강이 나뉘는 대동수문 근처이며, 그 하류는 홍수가 날 때마다 물길이 바뀌는 대규모 뻘이었다. 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보면 김해 백두산 아래 지금의 대동수문 인근이 바다로 표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볼 때 낙남정맥의 끝은 백두산이 분명하다는 것이 이 씨의 주장이다.

이번주 소개하는 코스는 김해 까치산~장척산~백두산. 시종일관 영남의 젖줄 낙동강과 금정산 백양산 등 부산의 거의 모든 산들을 감상할 수 있다.

산행은 김해 대동면 예안리 장시마을 버스정류장~까치산(342m)~낙남정맥 갈림길~임도~장척산·백두산 갈림길~장척산(531m)~매리(소감마을) 갈림길(481봉)~사거리 안부~동신어산 갈림길~벤치~352봉(삼각점)~원명사 갈림길~백두산(354m)~공동묘지~대형 축사(대동면 초정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정도. 시종일관 오르락내리락하지만 해발고도가 높지 않아 그리 힘은 들지 않으며 길찾기 또한 어렵지 않다.

까치산은 오래 전 산행팀이 들머리로 개척한 성고개를 기점으로 현재 산행이 많이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들머리로 출발했다. 예안리 장시마을 정류장에서 내려 50m쯤 시례마을 방향으로 가면 왼쪽에 '까치산 1.8㎞'라 적힌 이정표와 함께 들머리가 열려 있다. 공동묘지를 지나면서 줄곧 오르막길. 10분 뒤 묘지 앞. 우측 손에 닿을 듯한 봉우리가 백두산이다. 10여 분 뒤 안내리본이 많이 걸려 있다. 왼쪽 성고개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한 굽이 오르면 시계가 넓어져 금정 백양 엄광 구덕 승학산과 낙동강 건너 봉화 보배, 그 뒤로 가덕도 연대봉 팔판산 화산 장유봉이, 정면으로 까치산이, 우측으로 금정산 고당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뾰족한 고당봉은 붓을 빼닮아 왜 김해 쪽에서 문필봉으로 부르는지 알 수 있다.

  

까치산까지는 크게 내려섰다 올라선다. 10분 뒤 전망바위에 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처럼 김해평야가 낙동강에 의해 형성된 삼각주인 사실이 한눈에 확인된다. 까치산 정상은 전망바위에서 8분 뒤. 금정산 좌측 뒤 천성산이 흰눈을 이고 위엄있게 서 있다.

하산은 직진하며 내려선다. 금정산과 나란히 북으로 내달린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크고 작은 봉우리. 그야말로 산 너머 산이다. 10시 방향 나목 사이로 신어산 동봉이 보인다. 이렇게 1시간. 등로 좌측으로 도로가 보인다. 생명고개로 이어지는 길이다. 15분 뒤 일순간 안 보이던 안내리본이 치렁치렁 걸려 있다. 낙남정맥 갈림길로 왼쪽은 생명고개 신어산 돛대산, 오른쪽은 장척산 동신어산 백두산 가는 길이다.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3분 뒤 임도. 길 건너 바로 백두산 방향으로 올라선다.

때묻지 않은 낙엽길을 한동안 오르내린다. 20여 분 뒤 장척산 갈림길.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15m 올라서면 대동면과 상동면의 경계인 장척산 정상이다. 벤치가 둘 있고, 정상석 대신 이정표엔 '장척산'이라 적혀 있다. 직진하면 상동면 대감리로 지난해 10월말 준공된 롯데자이언츠 상동전용구장과 만난다. 이제 백두산(5.8㎞) 방향으로 향한다. 진달래터널을 통과하면 정면으로 두 개의 봉우리가 보인다. 15분 뒤 갈림길. 이정표엔 두 방향 모두 '백두산'이라 적혀있다. 좌측은 앞서 본 두 개의 봉우리를 거쳐가는 낙남정맥의 정규코스이고, 우측은 두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 길이다. 좌측으로 오른다. 쓰러진 나무와 그간 안 보이던 농짝만한 바위를 잇따라 지나면 멋진 전망대. 까치산과 돛대산 그리고 저수지 뒤로 저멀리 백두산을 확인한 뒤 발걸음을 떼면 이내 소나무 아래 안내리본이 많이 보인다. 좌측 매리(소감마을) 하산길 대신 우측으로 내려선다. 9분 뒤 안부 사거리. 왼쪽 동신어산 우회길, 산행팀은 직진한다. 10분 뒤 동신어산 갈림길(475봉)로 문제의 낙남정맥의 종착지가 결정되는 의미있는 지점이다. 왼쪽 동신어산, 직진하면 백두산. 이정표를 등지고 서면 10시 방향의 쌍봉 중 왼쪽이 동신어산, 그 우측 뒤 물금 오봉산, 그 왼쪽 선암산 토곡산이 보인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20m 뒤 벤치. 좌측으로 낙동강과 내달리는 금정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20분 뒤 안부갈림길. 좌측 대감리 감내마을 방향 대신 직진한다. 이때부터 크고 작은 봉우리의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삼각점을 지나 13분 뒤 갈림길. 좌측 멋진 전망대에서 잠시 쉬고 다시 송림길을 내달린다. 능선길이 차츰 우측으로 휘어진다.

17분 뒤 만나는 월성 이씨묘에선 백두산이 손에 잡히지만 꽤 높아 보인다. 곧 원명사 갈림길. 여기서 백두산까진 12분이면 올라선다. 산불초소가 있는 백두산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양산 다방동에서 백양산까지 이어지는 금정산 대종주능선이 낙동강과 나란히 내달리고, 동쪽으론 까치산(그 뒤 돛대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돈 산행팀의 궤적이 한눈에 펼쳐진다. 강 본류와 서낙동강으로 갈리는 대동수문도 보인다. 한마디로 장관이다.

하산은 초소 뒤쪽으로 내려선다. 6분 뒤 갈림길. 뚜렷한 직진길 대신 들머리에 최대한 근접하기 위해 고사목이 보이는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과거 산불 흔적이 역력하다. 이장한 묘 좌측으로 내려서면 다시 묘지를 만나고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대숲을 지난다. 8분 뒤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가면 공동묘지. 여기서 묘지 사이 뚜렷한 길로 내려서면 파란 지붕의 초정리 대형 축사와 만난다.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가면 도로 확포장 사무실. 왼쪽으로 꺾으면 예안리 고분군 앞 도로를 만나고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들머리 예안리 장시마을 정류장에 닿는다. 축사에서 15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낙동강 칠백리' 대나무 통구이 일품

  

산경표 백두대간 편의 낙남정맥은 분산(지금의 분성산)에서 끝을 맺는다고 돼 있다. 김해천문대가 위치한 분성산 아래의 김해시 구산동 일대는 거리상으로 낙동강과 꽤 떨어져 있다. 이곳은 금관가야 도읍지로 인근에는 해반천을 중심으로 왕릉과 고분군이 산재해 있어 산경표의 주 뼈대인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200여 년간 제자리를 못 찾고 방황하던 낙남정맥이 1980년대 후반이 돼서야 비로소 산꾼들이 산줄기를 잇고 이어 낙남정맥을 연결하는 종주가 시도돼 지금에 이르런 것이다.

아마추어 산꾼 이재수가 주장한 '낙남정맥의 종착지는 김해 백두산이다'라는 대명제는 아직 악계(岳界)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한 하나의 설이다. 하지만 최근 발행된 '태백산맥은 없다'(조석필 지음) 등의 산서에서도 이런 주장이 제기돼 차츰 힘을 얻고 있다.

또 한 가지. 일각에선 낙남정맥의 끝이 부산 강서구 봉화산이라는 주장도 들린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김해 용지봉에서 불모산 보배산을 거쳐 봉화산 산줄기가 서낙동강 하구 녹산수문에서 끝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도권 산꾼들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1900년대 초반까지 서낙동강의 하구인 녹산이 바다라는 사실을 간과한 무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낙동강 칠백리'(051-972-0702). 들머리로 가는 도중 큰 간판이 보여 찾기는 어렵지 않다. 돼지 오리 대나무 통구이(사진) 전문점이다. 말그대로 고기를 대나무통 안에 넣고 장작불에 1시간 정도 굽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돼지 1인분 8000원, 오리 1마리 3만 원. 이 집은 100년 된 일본식 가옥. 내부 다다미만 걷어내고 온돌로 교체했을 뿐 원형 그대로라 건축학적으로 의미있는 곳이다.


◆ 교통편

- 구포역 인근서 버스 타 예안리 장시마을 하차

구포역에서 나와 우측으로 100m쯤 가면 만나는 재활용센터 앞 시외버스정류장에서 김해여객 대동행 버스를 타고 대동면 예안리 장시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7시30분, 8시40분. 1000원. 구포역은 지하철 2호선 구명역에서 내려 '구포역' 방향으로 올라와 골목길(입구에 이정표 있음)로 10분 걸어가면 된다. 이 버스는 구포시장 앞에서도 정차한다. 날머리 장시마을 정류장에서 구포행 버스는 오후 4시10분, 7시5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강서구청 지나 좌회전~대동수문~경남 김해시 대동면~상동 대동 IC 좌회전~대동농협 지나~굴다리~시청 불암동 좌회전~대동면사무소 지나~예안리 장시마을 버스정류장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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