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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신문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 선창 버스 종점~대항마을 선착장 11㎞
    - 외눌마을 골목길 1970년대 분위기 물씬
    - 낙동강·몰운대·나무섬 등 파노라마
    - 희망정 전망대 아름다운 풍광 압권
    - 일제 해안포 숨겼던 인공 동굴 보여




최근 이뤄진 발굴조사에서 약 8000년 전 사람들의 인골과 융기문토기 옥장신구 등이 무더기로 발견된 바 있는 가덕도. 한반도 최고 최대의 집단 매장터의 발견으로 초기 신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부산 경남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한국 및 동북아시아 고고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땅이다. 수만 년 이상 부산 최대의 섬으로 존재했던 이곳은 이제 신항만의 건설과 거가대교의 완공으로 섬이 아닌 육지로 변모했다. 부산과 경남 울산의 갈등 해소와 화합을 기원하며 본지가 새롭게 시도하는 '부산 시계 종주로' 개척의 첫발은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다.



   
부산 시계 제1코스인 가덕도 둘레길은 천혜의 해안 절경 감상과 숲속 삼림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길이다. 본지 취재팀이 가덕도 누룽능~어음포 구간 숲길을 걷고 있다.

가덕도는 부산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꿈틀대는 곳인 서부산권에서 거의 유일하게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땅이다.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해안선과 마치 동남아시아 정글을 방불케 할 만큼 보존 상태가 양호한 천연 숲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섬 전체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나들이를 겸한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현재 행정구역상 부산 강서구 천가동으로 돼 있는 가덕도이지만 지난 1989년 1월 이전까지만 해도 경남 의창군에 소속된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경남과 부산의 정서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50대 이상의 연령대 주민들은 지금도 여전히 부산 시내에 갈 때 버릇처럼 "부산 좀 다녀오리다"라고 말한다.

본지 취재팀은 이처럼 부산과 경남의 정서를 함께 갖고 있는 아름다운 땅 가덕도를 한 바퀴 돌아본 후 본격적으로 육상 부분 경계를 따르기로 했다.

   
동선방조제를 지나는 취재팀 뒤로 신항이 보인다.

제1코스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가덕도의 북쪽 들머리인 천가동 선창마을 웅동농협 천가지점에서 출발, 눌차마을~동선방조제~누룽능~어음포~대항새바지~대항마을 선착장으로 연결되는 구간이다. 총길이는 11㎞정도 되고 여유 있게 걸어도 4시간이면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 데다 해안을 따라 산책로가 워낙 예쁘게 조성돼 있어 가족이 함께 걷기에도 그만인 길이다.



출발지인 천가동 58번 버스종점에서 왼쪽 선창 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정면에 연대봉과 뒤로 신항의 거대한 크레인들이 눈에 들어온다. 시내버스는 가덕도가 더 이상 섬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상징물이다. 연대봉 가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눌차다리인 천가교를 건너면 본격적인 가덕도 둘레길 답사가 시작된다. 동선방조제로 인해 담수호로 변한 눌차만에는 양식장 시설이 빼곡하다. 눌차다리에서 고개를 들면 머리 위로 거가대교 접속 고가도로가 지나가고 있다. 다리 건너 외눌마을 표지석 앞에서 우측으로 꺾어 마을 골목으로 접어든다. 수백 년도 더 됐을 거대한 고목들이 동네 수호신처럼 우뚝하다. 어촌 마을 골목길은 '개발의 뒤안길'인양 아련한 풍경들을 보여준다. 오래된 시골집 시멘트 담벽에 남아 있는 표어가 눈길을 끈다. '간첩 잡아 애국하고, 유신으로 번영하자'. 1970년대 분위기가 물씬하지 않은가.


   
아름드리 고목이 반겨주는 눌차마을 골목.

골목을 빠져 나가면 해안길. 가리비와 굴 등 조개류 껍질이 수북한 조개무지를 보면서, 최근 발굴된 가덕도 신석기유적지를 화제 삼아 흥겹게 걷다보면 동선방조제의 북쪽 끝부분인 눌차새바지다. 바로 눈앞에서 1300리 물길 낙동강이 대양과 조우하고 있다. 그 건너로 다대포와 몰운대가 보이고, 해상에는 무인도인 나무섬과 남·북 형제섬이 평화롭게 떠 있다. 10분쯤 천천히 걸으면 방조제 남쪽 끝인 동선새바지 갈림길에 닿는다. 가덕도 둘레길 안내도를 보면서 왼쪽 해안 방향 산책로로 접어든다. 동선포구를 지나 구멍이 뚫린 작은 기암 위 전망 데크를 들른 후 길을 이어간다. '강태공'의 후예들이 해안선을 따라 연이어 서서 열심히 무엇인가를 낚고 있다.

부민교회 부설 가덕기도원까지 길은 해안에 바짝 붙은 채 별다른 오르내림조차 없는 편한 길이다. 20분쯤 가면 가덕기도원. 기도방과 빨래터 샘터 등의 시설이 있다. 기도원을 지나면서 오르막이 시작된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계단을 따라 가면 10여 분 후 긴 의자 2개와 너럭바위가 있는 쉼터 겸 전망대가 나온다. 바다 건너 다대포와 몰운대가 더 가깝게 다가오고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진우도 장자도 같은 퇴적섬들도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 멀리 금정산 고당봉이 뾰족하다.



   
누릉능 해안 절경은 희망정 해안과 쌍벽을 이룬다.

쉼터를 지나 한 굽이 오르내리면 10분 후 생교동골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 왼쪽으로 내려서면 널찍한 임도가 나타나는가 싶더니 맑은 물 흐르는 작은 계곡이 보인다. 바다로 곧장 흘러 들어가는 계곡이다. 계곡 아래 해안으로 잠시 나가 보면 철거된 군 막사 터가 있고 주변 해안선 풍광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다시 길을 재촉하면 옛 집터에 새로 마련된 정자가 있다. '누릉능이란, 누런 바위을 깨 보면 벌건 나이테가 있는 곳이라고 해서 붙은 지명'이라고 설명해 주는 안내판이 있다. 헬기장을 통과하고 햇볕조차 잘 들지 않는 그윽한 숲 속 계단길을 오르내리면 20분 후 길 왼쪽의 전망대에 닿는다. 가덕도 최고봉인 연대봉과 최남단의 작은 봉우리인 국수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를 지나 5분쯤 가면 옛 어음포다.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가면 시원한 물이 계곡을 따라 흐른다. 먼저 가던 어르신들이 냉수욕을 하고 있다. 취재팀 중 누군가 "신선이 따로 없네요"라며 부러움 섞인 한 마디를 던진다. 어음포(魚音浦)는 '물고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포구'라는 뜻을 담고 있는 옛 마을로 한때는 가덕도의 중요 어항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마을이 없어지고 흔적만 남아 있다.



   
대항새바지 인근 희망정 앞에서 본 가덕도 동남쪽 해안.

40여 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 대항새바지가 보이는 갈림길에서 왼쪽 계단으로 내려선다. 옛 해병대 경비초소 건물 앞 '희망정' 정자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진행해야 하지만 잠시 바닷가 쪽으로 30m 정도 내려선다. 텅 빈 초소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풍광에 숨이 막힐 듯하다. 희망정으로 복귀, 왼쪽으로 열려 있는 길을 따르는데 얼마 가지 않아 코끼리 머리 모양의 구멍 뚫린 바위가 다가선다. 특이한 모양이다. 한 굽이 오르내리면 해안산책로가 끝나면서 대항새바지에 닿는다. 가덕도의 마을 이름에서 흔히 등장하는 '새바지'는 '샛바람이 부는 곳'이란 뜻을 가진 향토어다.

대항새바지 해안을 따라가면 남쪽 방파제 부근 바위에 인공 동굴 3개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일제강점기 말 일본군이 해안포를 숨겨 놓고 연합군 군함에 대항하기 위해 파 놓은 가덕도 해안포 기지다. 대항포 주민들 중 가장 연장자라고 밝힌 허종혁(84) 할아버지는 "1942년에 일본군이 처음 가덕도에 해안기지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외지에서 고등학생 나이 정도의 징용자들을 데려와서 모두 12개의 대포굴을 뚫었다. 일본군이 물러난 것은 1945년 해방되기 몇 달 전에 미군 폭격기가 가덕도를 폭격하면서다"고 증언했다.



해안포 동굴 앞에서 100m쯤 되돌아 나가서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시멘트길로 오르면 작은 고갯마루에 선다. 왼쪽 해안에 자갈마당이 보인다. 몽돌해수욕장 형태여서 피서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고갯마루를 완전히 넘어서면 대항 포구가 드러난다. 대항마을 부두 선착장에서 코스를 마무리하고 천성행 도선을 탄다. 15분 남짓한 동안 도선을 타고 가며 서쪽에 우뚝한 거가대교의 위용을 바라보는 것도 또 다른 재밋거리다.




◆ 떠나기 전에

- 천가초등학교 교정 '척화비' 챙겨봐야


   
일본군이 파놓은 대항새바지의 해안포 진지.

가덕도에서 본격적인 답사를 시작하기 전, 둘러볼 만한 곳이 있다. 바로 천가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척화비(부산광역시 지정 기념물 제35호)'다. 코스 출발지인 농협 천가지소에서 천가동주민센터 앞까지 약 500m 거리를 가면 만나는 천가초등학교 정문을 지나면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에 조선 말기인 1871년(고종8년)에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흥선 대원군의 명령으로 전국 각지에 설치됐던 척화비가 서 있다. '서양 오랑캐가 침범하였는데 싸우지 않는다면 곧 화의하는 것이요, 화의를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것이다(洋夷侵犯非戰則和, 主和賣國)'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척화비는 1995년 인근 공사장 땅에 파묻혀 있던 것을 공사 인부가 발견했는데 이후 초등학교로 옮겨졌다.




◆ 교통편

- 하단역 58번 시내버스, 선창마을 하차

출발지인 가덕도 선창마을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하단역과 동아대학교 앞에서는 58번 버스를 탈 수 있고 부산 북구 금곡동에서는 김해공항을 경유하는 1009번 좌석버스가 운행된다. 답사를 마친 후 대항마을 부두에서는 가덕도 최후의 도선 선장인 김태복 씨가 운행하는 '외항포~대항~천성' 간 도선인 진영13호를 타고 천성마을로 간 후 천성마을에서 520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대항마을 기준 도선 출발 시간은 오후 1시50분, 4시50분(마지막 배) 등이며 하루 4회 운행된다. 천성마을에서는 매시 15~20분에 부산역 행 520번 버스를 탈 수 있다. 간혹 용원행도 있기 때문에 기사에게 물어보고 타는 것이 좋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부산 신항까지 간 후 북컨테이너터미널 정문 앞을 거쳐 가덕도 선창마을까지 가면 된다.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목적지 검색에 '부산 강서구 천가동 농협 천가지점'을 입력하면 된다. 차량 회수를 하려면 천성마을에서 오후 3시 20분, 4시 20분, 5시 20분, 7시(막차) 출발하는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출발지인 선창 버스 종점으로 간다.














동영상 파일은 워낙커서 국제신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00&key=20110901.22037195257 들어가시면 상세한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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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713> 제3-1코스: 울주 구량리~반구대입구
각석 암각화 공룡발자국… 억겁의 시간 속을 걷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설렘이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또 다른 무엇이 나타나 길손을 반겨 줄지 상상하면서 걷는 기쁨은 길을 걸어 본 사람만이 진하게 공감할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다.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단 역시 이 같은 기쁨을 만끽할 수 있기에 발걸음도 가볍기만 하다.

그렇지만 가끔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혹시 스스로의 함정에 빠져서 반드시 살펴봐야 할 것들을 빠트리지는 않았는지 염려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거대한 산군의 둘레로만 이어지던 연결 코스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영남알프스 언저리에 엄연히 존재하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선사시대 유적과 아름다운 길을 찾아갔다.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단이 울산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각석과 대곡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공룡발자국 화석 유적지로 향하고 있다. 주변 풍광이 한 폭의 산수화를 닮았다.
울산에 2개밖에 없는 국보이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암각화 유적으로 평가받는 '울주 천전리 각석(川前里 刻石·국보 제147호)'과 '반구대 암각화(盤龜臺 岩刻畵·국보 제285호)를 한꺼번에 찾아가는 길이다. 영남알프스 산군 중 하나이자 언양의 진산인 고헌산(1034년)에서 발원한 하천들이 흐르다가 작은 산 허리를 휘도는 절경지에 자리 잡은 유적들을 찾아가는 길이니만큼 당연히 영남알프스 둘레길에 포함해야 할 구간이기도 하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이제 고작 40여 년 밖에 안됐지만 이 유적들은 문화인류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감히 그 가치를 논하기조차 어려울만큼 소중한 우리 고장의 고귀한 문화유산이다. 신석기와 청동기, 삼국시대 사람들의 삶의 흔적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적들을 두 발로 걸어서 찾아간다고 생각하며 걷는 길은 진정으로 가슴 설레는 현장이다.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12.5㎞

 

 
그것뿐이랴. 이 길은 약 1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발자국화석 유적지를 두 곳이나 품고 있다. 또 고려 말 충신인 포은 정몽주 선생의 흔적을 엿보며 선현들이 걸었던 '의로운 삶의 길'에 대해 사색해 볼 수도 있고 태화강 줄기인 구량천 대곡천 반곡천 등의 물길이 그려내는 절경에 감탄할 수도 있다. 두 개의 박물관을 방문, 암각화·각석은 물론 대곡댐 건설로 수몰되기 이전에 발굴된 청동기와 삼국시대 유물과 유적들에 대해 공부도 할 수 있고 계곡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백로와 왜가리, 현대 과학의 결정체 중 하나인 초고속전철인 KTX 선로와 열차도 볼 수 있다. 굽이굽이 볼거리와 생각거리, 학습거리를 수없이 던져 주는 길이다. 이번 제3-1코스는 말 그대로 '수억 년을 관통하는 시간의 길'인 셈이다.

제3-1코스는 지난달 28일자에 보도한 제3코스의 중간쯤에 위치한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 중리마을의 '구량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64호)' 앞에서 출발,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를 거쳐 35번 국도 변 반구대 입구에서 끝맺는 12.5㎞ 구간이다. 앞서 소개한 코스들에 비해 거리가 짧고 오르막도 거의 없어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워낙에 유적들이 많고, 아담하지만 예쁘고 내용도 알차게 꾸며 놓은 박물관이 2개나 있으며 경치까지 더없이 아름답다 보니 전체 코스를 제대로 답사하는 데는 실제로 최소 5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

 
  암각화 가는 길에 만나는 울주군 대곡리 연로개수기.
지난 2003년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로 인해 550여 년을 버텨온 거대한 나뭇가지 일부가 훼손되는 아픔을 겪고도 여전히 고헌산을 등에 지고 의연하게 버티는 구량리 은행나무. 부울경 지역에서는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이면서 전국 4대 은행나무에 속하는 이 나무 아래에서 출발, 중리마을 안길로 들어선다. 남동쪽으로 길을 잡은 후 3분 뒤 구량중리길 21번지 앞 갈림길에서 직진, 들판길로 진입한다. 5분 후 농수펌프장이 있는 T자형 갈림길에서 왼쪽 길을 택해 계속 직진하면 구량천을 왼쪽에 끼고 걷는 둑길이다. 구량천은 고헌산 정상부에 있는 기우제 터인 용샘 근처에서 발원해 대곡천과 합쳐졌다가 태화강을 이룬 뒤 동해로 빠져나가는 하천이다. 태양열발전용 집열판을 지나자마자 구량교를 건넌다. 다리 건너 우측으로 꺾어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35번 국도를 향해 걷다 보니 길 오른쪽에 교통표지판 하나가 흉물스럽게 쓰러져 있다. 제때 정비가 안 된 것 같다.

10분 후 만나는 울산학생교육원 두남학교는 인근 지역의 다문화가정 학생들 배움터다. 1분 후 2011년 새해 벽두 쓰나미처럼 전국의 축산농가를 휩쓴 구제역을 예방하기 위한 방역시설을 지나면 곧바로 35번 국도. 횡단보도를 건너 천전정미소 앞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아스팔트 길을 조금이라도 피하고 싶다면 정미소에서 직진해 경부고속도로와 KTX 선로 아래로 이어지는 구량천 왼쪽 둑길을 이용하면 된다(지면 개념도에 붉은 점선으로 표시).

■'아름다운 하천' 대곡천 주변 볼거리 즐비

 
  국내 최초 발견 암각화인 국보 제147호 천전리각석.
일단 왼쪽으로 꺾어 100m가량 가면 표지판을 보고 오른쪽 천전리각석과 울산대곡박물관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고속도로와 KTX 선로 밑을 통과해 10분쯤 가면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대현마을. 수령 400년쯤 된 노거수인 땅버들이 반긴다. 이곳에서 만난 대현마을 주민 김정도(57) 씨가 "제방을 쌓기 전에는 지금 서 있는 도로도 모두 하천이었다. 이 버드나무도 당시에는 하천변에 서 있던 것"이라고 알려준다. 늦겨울 눈발이 점차 거세진다. 100m쯤 더 가니 이번에는 왼쪽에 서어나무와 팽나무 회화나무 등 3가지 종류의 수령 400년 안팎의 노거수 5그루가 있다. 노거수는 늘 반가운 생명체다. 노거수가 있어서인지 주변에 까마귀떼가 많다.

10분 뒤 각석1교와 각석2교를 잇따라 지나니 저 멀리 울산대곡박물관이 눈에 들어온다. 각석2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에 보이는 대곡쉼터 앞에서 아스팔트 도로를 가로질러 장천마을길로 진행한다. 돌담이 놓인 마을길을 통과하면 곧바로 박물관 앞. 울산광역상수도사업을 위해 대곡댐을 만들기 전에 실시한 발굴(1999년~2005년)을 통해 출토된 청동기시대 집터, 삼국시대 고분군(하삼정 고분) 유물, 조선시대 분청사기 및 백자 옹기 기와 등의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2009년6월 개관했다. 박물관에서 나와 왼쪽의 대곡댐을 일별한 후 대곡천과 구량천 합수지점인 장천교로 간다. 장천교를 건너 직진하는데 서서히 아름다운 계곡 주변의 풍광이 모습을 드러낸다. 10분 후 천전리각석 입구 문화유산해설사 쉼터를 지나 오른쪽 잠수교를 건너 오르면 천전리각석. 경사 15도 정도 아래쪽으로 기울어진 바위 면에 새겨진 형이상학적 도형과 사람 얼굴 그림, 기마 병사 그림, 글씨 등은 청동기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이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 놓은 문화유산이다.

 
  거북이가 엎드린 형상이라는 울산 울주군 반구대(위 사진). 반구대에서 1.4㎞가량 떨어진 반구대암각화 전망대.
다시 잠수교로 되돌아 나와 조금 더 가면 천전리 공룡발자국화석이 있다. 굳이 경남 고성이나 전남 해남까지 가지 않더라도 약 1억 년 전인 전기 백악기에 형성된 200여 개의 공룡발자국 화석을 볼 수 있는 자연사학계의 보고다. 대곡천 건너편에 조금 전 들렀던 천전리각석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산 허리를 통과하는 산길을 탄다. 깎아지른 절벽 위로 길이 잘 닦여져 있다. 울주군이 '원시문화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정비한 길이다. 오른쪽 아래로는 천전리각석과 공룡발자국 화석 유적 사이로 감아 도는 대곡천과 주변 산들의 아름다운 풍경이 조화를 이뤄 절경을 연출한다. 백로 한 마리가 여유롭게 먹이사냥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대곡천을 따라 20여 분 가면 오른쪽 반구교 건너 울주암각화박물관이 있다. 천전리각석과 반구대암각화, 그리고 주변 유적지에 대한 자료를 보면서 문화유산해설사의 설명도 들을 수 있는 국내 암각화 분야 최고의 전시관이다.

선뜻 동행해 주겠다는 김경숙 문화유산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반구대암각화로 향한다. 반구교를 건너 우측으로 돌아가면 대곡천 건너 멋들어진 절벽이 눈에 들어오는데 절경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고려말 친원배명 정책을 반대하다가 언양에서 2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포은 정몽주 선생도 그 아름다움에 반해 자주 찾았다는 반구대가 바로 그곳이다. 경주 최씨 가문의 오래된 정자이자 현재는 청소년 예절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집청정(集淸亭) 앞에서 대곡천 건너편을 바라보면 거북이 머리에 해당하는 작은 언덕 위에 포은 선생 유허비가 보이고 그 아래 수면 위 바위에는 '반구(盤龜)'라는 음각 글자가 선명하다.

■정몽주 유허비 '의로운 삶의 길' 생각케 해

곧바로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된 대곡천을 설명한 안내판 인근 반구서원 앞에서 우측으로 길을 잡으면 울주 연로개수기(硯路改修記)가 기록된 바위가 있다. 연로개수기 유적을 지나 오른쪽으로 목재덱을 건너면 대나무숲길을 통과하면 곧바로 울주 대곡리 공룡발자국화석 유적. 천전리 공룡발자국화석과 마찬가지로 약 1억 년 전인 전기 백악기의 공룡들의 유적이다. 강 건너 반구대 절경이 어우러져 더욱 운치를 더한다.

5분 후 강 건너 반구대 암각화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겨울철이어서 사연호 수위가 내려간 탓에 그나마 물때 낀 바위에 암각화 일부를 볼 수 있다. 고성능 망원경으로 찬찬히 살펴보면서 바로 옆 안내판의 바위그림들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에서부터 35번 국도 상의 반구대 입구 삼거리까지는 40분쯤 걸린다. 압골가마터유적지와 진현마을 청동기 집터 유적지 안내판 등이 있지만 도로확장 공사 당시 발굴된 후 안내판만 세우고 나머지 유적은 도로부지로 편입돼 버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조금은 씁쓸하다. 도로변에 대리석으로 확대해 재연한 세부 암각화 그림들은 어린이들과 함께 걸으며 학습의 장으로 활용해도 그만이겠다.


◆ 울주 문화유산해설사 1호- 이양우 씨

- "영남알프스 둘레길 알차게 개척해서 우리 고장 문화재 소중함 일깨우길…"

 
"일본에는 선사시대 암각화가 단 한 개도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것이 두 개나 있다. 하지만 그 소중함을 간과하고 너무 안일하게 관리해 온 것이 아닌가 싶어 염려된다."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 자리 잡은 울산 대곡박물관 앞 마을은 장천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울주군 문화유산해설사의 효시 격인 이양우(67·사진) 씨가 살고 있다. 평생을 이 마을에서만 살아온 토박이인 이씨는 "영남알프스 둘레길을 개척하면서 이곳까지 와 준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좀 더 바란다면 천전리각석과 반구대암각화 공룡발자국화석, 포은 정몽주 선생 유허비 등 이 일대에 즐비한 유적과 유물들을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며 개척단에게 당부했다. 고향의 문화유산과 유적을 너무 사랑해서 1980년대 초 당시에는 생소한 문화유산해설사로 자원한 인물 답다.

그는 이어서 "일본, 유럽 사람들도 많이 찾아오는데 정작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오지 않는다"며 "해외여행에 돈 펑펑 쓰지 말고 우리 고장의 귀중한 문화유산부터 잘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현직에서 은퇴해 농사일과 함께 시와 수필 등을 쓰면서 소일하고 있다는 이씨는 울산뿐 아니라 밀양이나 청도 양산 등 다른 지역에 가더라도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부지런히 일깨우는 둘레길 개척단이 돼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 교통편&먹을 곳

- 언양터미널·KTX역에서 버스 이용

부산노포동 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를 타면 빠르다. 오전 6시40분부터 20분 간격 운행. 45분 소요, 3200원. 언양버스터미널에서 석남사 방향 첫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틀어 메디팜 효성약국 앞 버스정류소에서 313번 시내버스를 타면 두서면 구량리 중리마을까지 곧장 갈 수 있다. 오전 6시45분, 9시 등 운행. 중리마을까지 곧장 가지 않고 35번 국도 상의 천전삼거리 인근 구량천 버스정류소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어서 중리마을에 있는 구량리 은행나무까지 갈 수도 있는데 이 경우 같은 버스정류소에서 308, 318번 버스를 타면 된다. 오전 7시, 7시30분, 8시05분, 8시40분, 9시10분, 9시40분 등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자가용 이용자의 경우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에서 내려 35번 국도 언양 경주 방면으로 우회전, 경주 방향으로 가다가 반구대입구를 지나자마자 만나는 천전교 앞 삼거리에서 차리 구량리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중리마을 버스정류소 인근 적당한 곳에 주차하면 된다. 답사를 마친 후에는 35번 국도상의 '반구대입구' 버스정류소에서 언양버스터미널까지 가는 308, 313, 318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들 시내버스는 모두 KTX 울산역(일반)도 경유한다.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개척단장 011-563-0254. GPS트렉·동영상 http://www.kookje.co.kr


# 천전리각석·반구대암각화 단상

- 점차 부서지는 바위, 영영 사라질까 걱정

 
  반구대 정몽주 유허비 밑 '포은대' 음각 글자(위 사진). 반구대 바위 표면에 새겨진 학 그림.
울산의 단 2개밖에 없는 국보인 천전리각석과 반구대암각화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논란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 논란의 내용이라는 것이 바위에 새겨진 그림이나 글씨의 의미나 해석을 두고 벌어졌다기보다는 관리 및 보호를 두고 벌어진 것이어서 '둘레길 개척단'의 마음 역시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일단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암각화인 천전리각석의 경우는 바위가 풍화작용과 열작용 등에 의해 부서지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함부로 손을 대지 말라'는 안내판도 있지만 특히 바위면 아랫부분의 훼손이 심각한 수준이다. 자연적인 훼손뿐 아니라 사람들의 그릇된 행위로 인한 훼손 흔적도 보인다. 쇠줄로 간이 칸막이를 설치해 놓았지만 이것은 상징적인 의미 정도에 그칠 뿐, 실질적인 보호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각석 곳곳에 못 열쇠 등으로 저지른 낙서가 여러개 있다. 그리고 아무런 보호막 없이 비나 눈을 맞을 수밖에 없다 보니, 사암의 성질도 가진 각석의 자연훼손이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와 시민단체 학계의 논의를 거쳐 일단 눈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 시설이라도 설치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사연호 건설 이후 그에 따른 여름철 수위 상승이 빚은 반구대암각화 수몰 및 훼손 문제는 길게 이야기할 것도 없다. 지난해 6월에는 울산시가 사연호 수문 설치로 수위를 낮춰 보호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기에. 다만 울산시민들의 주요 상수원인 사연호의 담수량 축소로 인한 식수 부족을 해결할 대안으로 마련됐던 청도 운문호 용수 끌어오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문제다. 경북 대구 울산 등 3개 광역시도의 이해관계 충돌과 정부 부처의 안일한 중재 노력으로 인해 지연되면서 수문설치 사업 등도 지연되고 있고 올해 예산에서조차 관련 예산들이 대폭 삭감되거나 빠졌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울산시는 2015년까지 반구대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완료를 목표로 문화재청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한 영구적인 보존대책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는 하다. 특히 국토해양부 수자원 총괄 책임자였던 장만석 건설수자원정책실장을 최근 경제부시장으로 영입하면서까지 문제 해결에 애를 쓰고 있다는 점은 뒤늦었지만 희망을 품게 하는 부분이다. 보존 문제가 절박한 만큼, 그 절박함이 정부는 물론 주변 광역시도에 제대로 전달되고 관련 예산도 차질없이 배정될 수 있도록 울산시가 나서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남알프스 둘레길도 사실 주변 지자체와 주민들의 화합을 위한 길이다.

 
  천전리각석을 훼손한 낙서의 흔적들.
한편 반구대는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포은 정몽주 선생의 호를 따서 '포은대(圃隱臺)'라고도 불린다. 반구라는 글자 외에 '포은대'라는 글자도 음각된 것이 눈에 띈다. 김경숙 울주군 문화유산해설사가 직접 촬영한 포은대 글씨 사진을 둘레길 개척단에 제공해 주었다.

또한 반구서원에서 반구대암각화 쪽으로 가는 길에 '연로개수기(硯路改修記)'를 볼 수 있는데 훼손된 글자가 많아 전체 내용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아직 숙제로 남아 있다. 다만 순치 12년이라는 연호로 봐서 숙종조인 1655년 이전에도 이미 이 길이 있었다는 점, '연로'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벼루를 만드는 돌이 있는 길'이라는 의미로 '벼루길'을 뜻하지 않았을까 추정하는 점 등만 알려져 있다. 어쨌든 이 길이 최소 350여 년 전에도 있었던 길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구량리 은행나무를 출발하여 천전리 각석방향으로 내려가는 취재팀

400년된 버들나무로 땅버들이라 대현마을에서는 부르고 있었다.

대현마을의 350년된 세종류의 보호수


울산대곡박물관의 내부 모습


천전리 각석으로 국보147호


천전리 공룡발자국 있는 곳으로 계곡건너 각석을 찾아 볼 수 있다.


반구대 암각화를 잇는 아름다운 둘레길



반구대 암각화 박물관의 내부모습

집청정

반구서원

울산12경과 아름다운 하천 100경에 대곡천 반구대가 들어 가 있다는 표지석이 서 있다. 그 뒤로 정몽주의 유허비를 볼 수 있다.

대곡리 연로 개수기



반구대 공룡발자국






반구대라 부르는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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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둘레길 제2코스)영남알프스 둘레길 2구간 울주 작천정~상북 못안못

근교산&그너머 <710> 제2코스 : 울주 작천정~상북 못안못

영남알프스 '베이스캠프' 언양엔 '이야기 곶감'이 주렁주렁…

- 봉화산 화장산 휘도는 13.5㎞ 구간

- 도화꽃 전설·못안못 잉어잡이 등 흥미

- 언양지석묘·김취려 장군묘등 유적 즐비

- 바람바위에서 본 영남알프스 능선 장관

- 쓰레기 안 버리는 '착한 걷기' 실천을…

영남알프스의 동부 또는 북부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곳. 바로 울산 울주군 언양 땅이다. 영남알프스 자락의 어느 고장이라도 역사적 인물과 그들에 얽힌 이야기, 숨은 전설과 설화 풍습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유물유적이 없지 않지만 언양에는 특히 이야깃거리와 볼거리가 많다. 여기에 먹을거리까지 풍부하니 금상첨화라 할 만하다. 영남알프스 둘레길 제2코스는 유서 깊은 고장 언양이 들려주는 옛 이야기를 따라 가는 길이다.

 


 


영남알프스 둘레길의 재미거리 중 하나가 멀리서 주능선을 감상하는 것이다. 개척단원들이 서 있는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 바람바위는 동부영남알프스가 한눈에 들어오는 최고의 전망대다. 낮지만 높은 곳이다.

 

제1코스 종착점 작천정 인근 '인내천바위' 앞에서 출발, 봉화산(350m)과 언양의 주산인 화장산(花藏山·271m)을 지나 울주군 상북면 지내리 신광사에서 끝낸다. 구체적으로 요약해보면 인내천바위~대머리바위~봉화산 정상~342봉(돌탑)~경동교~언양지석묘~바람바위~화장산 정상~굴암사~김취려장군묘~못안못~지내리 지석묘~신광사 순. 총거리 13.5㎞에 걷는 시간만 4시간 걸린다.

태화강 줄기를 건너는 길이고, 화장산 바람바위에서 바라본 동부 영남알프스 능선이 그려내는 장쾌한 풍광에 넋을 잃을지도 모르는 길이다. 게다가 영남에서 가장 큰 지석묘(고인돌)와 고려시대 호국대장군인 김취려 장군의 묘, 가슴 아픈 도화꽃 전설이 서려 있는 화장산 굴암사, 잉어잡이 풍습이 수백 년째 전해져오는 못안못에 이르기까지 언양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처마 밑 곶감 뽑아먹듯 맛보며 걸을 수 있다.

GPX & GTM 파일 / 고도표 jpg파일

 

작천정 200m 못 미친 곳에 작은 돌탑과 장승, 인내천바위 안내판이 서 있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혁명의 사상을 표현한 인내천(人乃天) 글씨가 새겨진 이 바위는 1915년 상북면 출신 김영걸 씨가 쓰고, 삼남면 출신 함석헌 씨가 음각했다고 한다. 30m 인근의 3·1운동사적비와 함께 암울했던 시대 희망을 갈구했던 언양 사람들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바위다.

잘 정비된 길을 따라 계속 오르막을 타면 곧바로 대머리바위. 언양 남부지역 일대가 훤히 드러나고 남쪽으로는 둘레길 제1코스 막바지에 거쳤던 백암산(일명 옥산) 자락과 작괘천이 시야에 들어온다. 또 영축산 정상과 신불산 간월산 천길바위 배내봉까지 확인 가능한 훌륭한 전망대다. 대머리바위는 울산지역의 암벽등반 기초 훈련장으로도 애용되는 바위다.

1분 후 쌍무덤 앞에서 자연석으로 다듬은 석물(石物)을 쓰다듬고 작은 언덕을 넘으면 T자 갈림길. 왼쪽으로 가면 운치 있는 대숲 길을 지나고, 파평 윤씨묘 우측 갈림길에서도 왼쪽으로 틀어 오른다. 3분 후 길이 확 넓어지는 삼거리에선 왼쪽 길을 택한다. 손수레도 지날 수 있을 정도의 넓고 편한 흙길이다. 소나무가 빼곡해 삼림욕장으로도 손색이 없는 길이다. 15분 후 봉화산 정상.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대동여지도에는 '부로산(夫老山)'으로 표기돼 있는 산으로 울산시기념물 제16호인 부로산봉수대가 있던 곳이다. 왜적 침입 등 국가적 위기 때 부산 천마산과 금정산 계명봉, 원적산(현 천성산) 봉수대를 거친 봉화를 받아 경주 소산 봉수대로 이어주던 이 봉수대는 울산의 내륙 봉수대로는 유일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안내판과 터만 남아 있다. 마땅히 복원돼야 하며, 최근 그 필요성을 주장하는 여론이 일어 다행스럽다.


둘레길 개척단원들이 김취려 장군 묘를 참배하고 있다.

 

TV 중계안테나 옆으로 내리막을 타면 작괘천과 등억온천단지 그리고 그 뒤로 신불산 가지산 능선이 보인다. 안부사거리에선 직진해 능선길을 탄다. 5분 후 돌탑 2기 서 있는 342봉에 선다. 언양읍이 훤하다. 왼쪽 내리막으로 10분쯤 걸으면 계곡 약수터를 만난다. 100m쯤 더 내려서면 20m쯤 되는 서어나무를 만나면서 산을 벗어난다. 인근 주민들이 신성시한다는 이 나무의 기운이 범상치 않다.

곧바로 작은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휘돌아 경동청구아파트 주차장을 통과한다. 태화강에 놓인 경동교를 건너 왼쪽 횡단보도를 지나면 음식점 '기러기칼국수' 왼쪽 길을 따라 JCI(청년회의소) 건물을 거친다. 도로에서 우측으로 200m쯤 가면 울산시기념물 제2호인 언양지석묘. 언양읍 서부리에 위치한 이 고인돌은 길이 8.5m 너비 5.3m로 영남지역 최대 규모의 지석묘다. 언양이 선사시대부터 번성했던 땅이었음을 보여준다. 서부리 주민들은 '용바우'로 부르며 치성을 드렸다고 한다.


영남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언양지석묘.

지석묘에서 앞서 왔던 도로로 나와 횡단한 후 '송대리 표지판' 옆 비스듬한 오르막 콘크리트길로 진입한다. 상수도시설 정문 앞에서 왼쪽으로 틀어 숲길을 지나 10분이면 잇단 전망대가 나오고, 여기서 살짝 돌면 언제나 바람이 거세다고 명명된 바람바위 앞에 선다. 영축산에서 신불산 간월산 가지산 쌀바위 상운산 문복산과 언양의 진산인 고헌산에 이르는 영남알프스 동부능선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10분 후 공동묘지가 조성돼 있는 화장산 정상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향한다. 차량 통행이 가능할 정도의 넓은 길. 도화정(桃花亭)을 지나 체육시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굴암사(窟岩寺). 신라 제21대 소지왕이 중병을 앓던 중 이곳 굴 속에 핀 복숭아꽃으로 치유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봉화산 기슭의 수백년 된 서어나무를 지나는 개척단.

체육시설 앞 삼거리까지 되돌아가 우측 길을 택한다. 간이화장실을 지나 정자가 위치한 사거리까지는 20분쯤 걸린다. 너비 3m 안팎의 오른쪽 흙길로 200m쯤 가면 임도에서 우측으로 빠져나가는 샛길이 있다. 길 찾기 유의할 지점이다. 리본을 참고하자.

키 큰 산죽 사이로 5분만 가면 위열공 김취려 장군묘와 만난다. 고려 고종 때인 1216~1219년 거란의 공격을 물리친 호국대장군으로 이후 최고위직인 문하시중까지 오른 언양의 대표적 위인이다. 언양 김씨 후손들이 매년 가을 이곳에서 추모제를 지낸다고 한다. 왔던 길로 30m쯤 되돌아가면 우측으로 내려서는 반듯한 길이 보인다. 수령 100년은 넘었을 아름드리 소나무들 사이로 걷는 운치 있는 길이다.

5분후 '김취려 장군 태지유허비'를 지나면 송대리 능골 마을로 들어선다. 장군의 묘가 있다고 해서 능골이라고 불렸을까. 첫 갈림길에서 왼쪽 대숲이 있는 마을 쪽으로 진입해 노란색 길상사 안내판 앞 삼거리까지 간 후 우측 24번 국도 쪽으로 튼다. 굴다리 앞에서 왼쪽으로 꺾어 곧장 10분쯤 더 가면 오른쪽에 또 다른 굴다리가 있다. 여길 통과한 후 갈림길에서 논두렁길을 지나 정면 야트막한 언덕 밑 포장로에 오른다. 우측으로 200m쯤 가면 파란색 철제 울타리가 있는 대풍농장 건물을 만난다.


언양 화장산 굴암사에서 김취려 장군 묘 방향으로 가는 길. 여러명이 얘기 나누며 걸을 수도 있는 넓은 길이다.

대풍농장 정문 왼쪽 묘지 쪽으로 산길을 탄다. 이번 코스에서 가장 묵은 길이다. 5분 정도 오르면 새터마을 상수도배수지 옆을 통과하고 7분이면 글씨가 음각된 너럭바위를 지난다. 동래 정씨묘까지 통과하면 길은 다시 반듯해진다. 100m쯤 가다가 왼쪽으로 살짝 비켜서면 전망대. 발아래 조선시대 이전부터 있었다는 못안못이 보이고 고헌산 가지산 등 영남알프스 줄기도 여전하다. 능선을 따라 못안못 옆 갈림길까지 5분이면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50m만 가면 왼쪽 포도밭에 지내리지석묘가 있다. 조금은 방치된 느낌. 지석묘를 지나 제2코스 종착점인 신광사 주차장까지는 4분 걸린다.

※ 잠깐!

제발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 둘레길과 지역 주민들 가슴이 모두 멍든다. 지난주 제1코스를 따라간 이들은 쓰레기를 많이 버렸다.

◆ 시민개척단 참가-김수원 씨

- "자연사랑 인간사랑 담아 영남의 자랑 되길"

"국제신문에서 영남알프스 둘레길을 연다는 기사를 접하고 얼마나 반갑던지. 꼭 참여하고 싶어 이렇게 나섰지."

이번 둘레길 제2코스 취재답사에 시민 개척단원으로 참여한 김수원 씨(71·울산 울주군 상북면 지내리). 그는 영남알프스가 고향인 사람이다. 제1코스 구간이었던 삼남면 가천리 신불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교사로 부산에서 45년간 봉직한 후 귀향, 91세 노모를 봉양중이다. 하지만 그의 진면목은 걷고 달리는 데서 찾아야한다. 김 씨는 울트라마라토너다. 이미 100㎞ 울트라마라톤 완주를 96회나 했다. 또 2007년 9월에는 18박19일에 걸쳐 전국 일주 마라톤 2030㎞를 완주했고, 이듬해 가을에는 거리를 더 늘려 24박25일 동안 2500㎞를 완주해 낸 괴력의 소유자이기도하다.

그는 "국제신문 주최 부산 5산 종주 산악마라톤도 이미 몇 차례 참가, 완주했다. 완성된 영남알프스 둘레길에서 꼭 달려보고 싶은 것이 꿈이다. 자연사랑 인간사랑이 합일되는 둘레길로 조성돼 영남의 자랑으로 발전됐으면 좋겠다"라며 포부와 당부를 밝히기도 했다.

◆ 교통편&먹을 곳

- 도시철도 명륜동역서 언양행 버스 이용

부산도시철도 1호선 명륜동역 앞에서 언양행 12번 버스를 타고 작천정 입구에서 하차한다. 1시간 소요.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 요금소를 통과한 후 35번 국도 신불산군립공원 작천정 방향으로 간다. 3분쯤 가면 작천정 입구 표지판이 나오는데 작천정 방향으로 우회전 2분쯤 더 가면 오른쪽에 인내천바위 안내판이 있다. 인근에 넓은 무료 주차장이 있다. 코스 걷기를 마치면 울주군 상북면 지내리 신광사에서 대리꽃마을 산책로를 따라 왼쪽으로 고개를 넘으면 24번국도 지내교차로까지 갈 수 있는데 교차로 직전 버스정류소에서 언양행 버스를 탈 수 있다. 다만 막차가 오후 7시30분이고 배차간격은 192분이어서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차라리 지내교차로에서 향산리 방향으로 15분쯤 걸어서 향산초등학교 앞까지 가는 편이 났다. 향산리지석묘도 둘러볼 수 있다. 언양터미널행 시내버스가 20분 안팎 간격 운행.

제2코스 중간 경동교 인근 음식점인 '기러기칼국수(052-264-0076)'에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다. 충남 예산에서 황토를 먹여 키운 기러기로 우러낸 육수에 기러기 수육과 파를 곁들인 칼국수가 별미다. 담백하고 구수한 국물이 입맛을 돋운다.

◆ 화장산 남매-도화 스님 전설

- 가엾은 남매의 혼 송대마을 이름으로 환생

- 신라왕 병 고친 도화 이야기도 흥미

- 이후 화장산을 언양 주산으로 대접

- 소설가 오영수 선생 묘도 들러볼 만

언양 사람들은 해발 271m에 불과한 화장산(花藏山)을 주산으로 삼고 있다.

도대체 화장산은 어떤 산일까. 우선 전설부터 한 번 보자. 때는 신라시대 어느 엄동설한. 산 밑에 사냥꾼 부부가 남매를 키우며 살았다. 그런데 산 위 바위굴에 살던 곰이 다른 짐승들을 잡아먹는 등 행패를 부렸다. 부부는 곰을 잡으려 했지만 오히려 곰에게 역습을 당해 죽고 말았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부모를 찾으러 나섰던 남매도 산을 헤매다 기진맥진해 눈 속에서 얼어 죽었다. 가엾게 죽은 오빠의 혼은 대(竹)가 되고 여동생의 정령은 소나무(松)가 됐다. 산의 동쪽 마을 이름이 송대리가 된 유래다. 그래서 지금 산 위와 아래에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무성하다.

전설이 또 있다. 이 즈음 신라 제21대 소지왕이 중병에 걸려 치유되지 않고 있었다. 하루는 관세음보살이 꿈에 나타나 "남방에 도화(桃花)가 있으니 그 꽃을 3일간 달여 먹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전해주었다. 왕은 엄동설한에 어떻게 도화를 구할지 걱정하면서도 신하들을 풀어 꽃을 찾게 했다. 한 신하가 헌양성(언양성의 옛 이름)에 이르러 가까운 산의 남쪽 바위에서 서기가 어리는 모습을 보고 달려가니 꽃은 없고 도화라는 법명을 가진 스님이 바위굴에서 수도중이었다. 서라벌로 간 도화 스님앞에서 소지왕은 3일간 기도했고 병은 보란듯이 나았다.

크게 기뻐한 소지왕은 직접 언양에 가서 도화 스님이 머물던 산의 이름을 '꽃을 감춘 산'이라는 뜻으로 '화장산'이라 하고 석굴 속 샘물을 염천이라 불렀다. 또 화장암(굴암사의 전신)이란 절을 지어 매년 8월16일을 관례일로 삼았다. 이후 언양의 관민들은 해마다 이곳에서 제례를 올렸다. 화장산은 언양의 주산이 됐다.

또 화장산 정상 기슭에는 천지(天池) 또는 세이지(洗耳池)라고 불리는 작은 연못이 있다. 이는 언양 사람들이 '더럽고 좋지 않은 말을 들었을 때는 이 물에서 귀를 씻는다'는 의미로 명명된 이름이다. 올곧은 삶을 영위하고자 했던 언양 사람들이 중국 요나라 때 인물인 소부와 허유의 고사를 따서 그렇게 부르게 됐다고 전해진다. 동국여지승람에는 화장산이 언양 김씨의 시조인 고려 대장군 김취려가 태어나 무예를 익힌 산으로 기록돼 있고, 현재 그의 묘가 있다.

산아래 남쪽 자락에는 '갯마을'로 유명한 언양의 소설가 난계 오영수 선생의 묘(사진)가 있다. 그의 묘비에는 '작가 오영수 여기 잠들다'라는 글귀가 단촐하게 적혀 있다. 둘레길을 걷다가 한 번쯤 들러보자.

# 못안못 잉어잡이 풍습

- 500여년 전통…과욕금물 교훈

둘레길 제2코스의 종착점인 상북면 지내리에는 '못안못'이라는 큰 저수지가 있다. 이 못은 조선 예종 원년(1469년)에 편찬된 '경상도속찬지리지' 언양현조에 초산제(草山堤)란 이름으로 나온다. 500년은 된 못이다. 이 못의 잉어잡이 풍습은 예부터 제법 유명했다.

워낙 크고 깊은 못이지만 10년에 한 번 정도 큰 가뭄이 들면 주민들이 주야로 며칠간 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특히 밤에 횃불을 들고 불야성을 이루며 잡는 '못안못 잉어잡이'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고 한다. 간혹 어린애 키보다 큰 황금빛 찌꿈잉어가 잡히면 성스럽게 예우해 놓아주었다고 한다. 이 찌꿈잉어를 잡으면 대풍이 든다는 속설도 있었지만 동네 어른들은 "욕심이 과하면 오히려 화를 당한다"며 젊은이들을 달래 놓아주게 했다는 것이다. 족함을 알고 욕심을 부리지 말며 살라는 교훈이 깃든 이야기다.

지내리(池內里)라는 지명은 못의 안쪽 마을이라는 의미다. 못안못 서쪽 들에는 오리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는 경작지가 있다. 주황색 지붕을 한 소형 오리장이 이색적이다. 제2코스를 마무리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향산초등학교 쪽으로 걷다보면 향산리지석묘가 있다.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개척단장 011-563-0254 GPS트렉·동영상=http://www.kookje.co.kr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들머리를 올라서면 인내천 바위로 "사람은 곧 하늘"이란?. 동학혁명의 사상을 표현한 바위이다. 

인내천 바위를 지나면 대머리 바위 정수리에 올라서면 언양 일대의 조망이 펼쳐진다.  부산 울산 등지의 기초 암벽코스로 많이 이용을 하는데 대머리 처럼 바위 표면이 빤질빤질하여 슬랩등반을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 부르지 않았나 싶다. 머리 정족산 그리고 천성산까지 조망이 열린다.


대머리 바위를 지나면 만나는 넓은 오솔길로 시누대길도 이어지고

넓은 임도형길이 부로산 봉수대 턱밑까지 이어진다.

부로산 봉수대 직전 우측 전망대에서 본 언양읍 전경으로 울산의 진산인 문수산과 그 우측 남암산이 소뿔처럼 솟아 있어 독특한 전경을 자아낸다. 

부로산 봉수대로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대동여지도에는 '부로산(夫老山)'으로 표기돼 있다. 울산시기념물 제16호로. 왜적 침입 등 국가적 위기 때 부산 천마산과 금정산 계명봉, 원적산(현 천성산) 봉수대를 거친 봉화를 받아 경주 소산 봉수대로 이어주었다 한다.

부로산봉수대를 내려서면 등억온천과 그 뒤로 신불산, 간월산 그리고 배내봉 밝을산등 힘찬 영남알프스 산군들의 곳갈까지 볼 수 있다.

쌍탑이 있는 342봉으로 여기서는 돌탑 왼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342봉에서 본 상북면 일대의 모습으로 상운산과 운문령 그리고 문복산 고헌산과 백운산등 영남알프스 둘레길의 모습을 확인 할 수가 있다. 

언양읍과 넘어 가야할 화장산의 모습, 그리고 그 뒤로 울산의 치술령등 호미기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은 샘터

노목의 서어나무를 지나면

언양읍의 경동청구 아파트 앞을 지나간다.

기러기 칼국수집의 칼국수로 육수가 담백하여 점심때 언몸을 달래주는데 유익하였다.

화장산 입구의 언양고인돌로 영남일대에서는 규모가 가장크며 마을에서는 용바위로 신성시하였다 한다.

화장산의 바람바위에서 바라본 동부 영남알프스로 시원한 전망을 자랑하며 영남알프스 최고의 전망대 중 한곳으로 이름을 올려도 될 법한 그런 곳이다.





화장산의 전설을 간직한 굴암사로

굴암사 내부의 모습이며

언양읍성의 모습과

언양김씨인 고려시대의 위열공 김취려장군 묘지를 거쳐

고헌산을 정면에서 볼 수 있는 도로를 따라

잉어잡이가 조선시대때 부터 성행하였다하여 오래전 부터 마을이 형성 된 것을 알 수 있는 못안못으로 그 뒤를 둘러싸고 있는 영남알프스

재내리 지삭묘로 특이하게도 사유지인 포도밭에 둘러 싸여 관리가 엉망인체로 남아 있다. 

2구간 마지막 종착지인 신광사 가는 길로 뒤로는 영남알프스 고헌산을 볼 수 가 있다.

오리농법으로 유명한 적현마을의 앞뜰

 

향산리 고인돌로 장군바위로도 불리며 2구간을 끝내고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중에 만나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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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퀴 800리 명품 트레일… 지리산 둘레길 뛰어넘는다◆
영남알프스 둘레길 열린다

- 본지 '근교산' '갈맷길' 취재팀
- 15㎞ 안팎 25~28개 구간 나눠 샛길까지 고려 루트 개척 나서

 


 



- 부울경 주민 누구나 참여 가능…지역문화 등 스토리텔링 작업도
- 본지 '주말&엔' 섹션 통해 소개

 
  국제신문 '영남알프스 둘레길 프로젝트'의 이창우 개척단장이 경북 청도 대남바위산 아래 언덕에서 눈덮인 가지산~운문산 능선을 조망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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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는 능선과 봉우리가 수많은 골짜기를 두고 서로 겹치며 일렁거리는 듯 산의 바다를 이룬 곳이다. 영남 사람에게는 삶의 터전임과 동시에 큰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제 '영남알프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길을 통해서다. 산정 높이 오르는 능선길이 아니라 마을과 마을의 모퉁이 길을 연결한 둘레길이다. 산꾼들의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었던 영남알프스가 남녀노소 모든 이들의 노스탤지어로 다가서는 것이다. '영남알프스 둘레길'을 따라 산은 들판이 되고 언덕이 되며, 그곳에서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

국제신문은 '근교산'과 '갈맷길'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영남알프스와 그 언저리의 사람들, 그리고 이곳을 찾아 걸어갈 또 다른 사람들 사이를 연결해 줄 가교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1년 전부터 명품 트레일 개척 작업

 
경남 양산과 밀양, 울산 울주, 경북 청도와 경주 등 3개 광역시도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1000m 이상 9개 봉우리와 그 언저리를 통틀어 일컫는 '영남알프스'는 '영남의 하늘'이자 '영남의 허파'다. 가장 높은 가지산(1240.9m)과 운문산(1195m), 신불산(1159m), 영축산(1081m), 간월산(1069m), 천황산(1189m), 재약산(1119m), 고헌산(1032m), 문복산(1014m) 등 9개 산은 저마다 특징과 맛을 가지면서도 서로 능선을 통해 연결돼 하나의 거대한 산군을 이룬다.

이곳은 통도사를 비롯해 표충사 운문사 석남사 등 전국적인 명성의 거찰들이 터를 잡았다. 학심이골 배내골 얼음골 등 깊고 아름다운 계곡을 품고 있으며, 수천 년 동안 이 산자락과 계곡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이 산줄기를 넘나들기 위해 길을 냈다. 운문령 석남고개 배내고개 등 수많은 고개가 바로 사람들의 길이었다.

영남알프스는 산이면서 동시에 영남 사람들의 삶의 흔적과 역사 문화 전통이 고스란히 배여 있는 넉넉한 터다. 그 언저리에서 터전을 닦고 살아온 모든 지역, 모든 세대 사람들의 것이다.

그런데 이 영남알프스를 에두르며 걸어서 돌아볼 수 있고, 지역과 지역을 연결해 하나로 이어주는 완성된 둘레길이 없다. 국제신문 '근교산' 취재팀 역시 지난 18년간 영남알프스의 거의 모든 봉우리와 능선 계곡들을 가지 않은 곳이 없었지만, 그것은 위로 갔다가 아래로 내려온 수직 걷기였을 뿐이다. '코끼리 등에 올라타서는 코끼리 전체를 볼 수 없다'는 말처럼 영남알프스를 멀찍이서 바라볼 필요성에 대한 자성의 기운이 2~3년 전부터 싹트기 시작했다. 1년 전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 이제 비로소 그 첫 흔적을 공개하는 것이다.

국제신문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낙동강에다 운문호 밀양호 등을 품는 영남알프스 둘레길이 성공적으로 완성될 경우, 섬진강과 연계된 지리산 둘레길을 뛰어넘어 전국 최고의 명품 트레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철저한 고증·답사, 사실성 극대화

지난해 작고한 부산의 원로 산악인 성산 씨와 그의 대륙산악회 동료 겸 평생 악우(岳友)인 곽수웅 씨 등이 1970년대 초 처음으로 명명한 것으로 알려진 '영남알프스'. 그곳에 둘레길을 여는 것은 국제신문 '근교산' 취재팀과 '갈맷길' 취재팀의 숙원이었다. 따라서 이들 취재팀을 통합,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길 열기에 나선다.

최장 350㎞에 이를 영남알프스 둘레길의 전체적인 모습은 사전 답사를 통해 1차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다. 개척단은 구간별 15㎞ 안팎으로 나눠 총 25~28개 구간에 걸쳐 걸으며, 각 구간이 품고 있는 역사와 문화 전설 생태 특산물 삶의 흔적 등 거의 모든 이야기를 보다 충실한 현장 답사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상세하게 소개한다.

본지 주말 섹션 판인 '주말&엔'을 통해 소개될 '영남알프스 둘레길 프로젝트'는 상세한 지도와 특징 있는 사진을 대폭 확충, 한층 비주얼(visual)화한 지면으로 구성된다. 개척단은 근교산 시리즈의 이창우 산행대장 주도로 진행된다. 그는 영남알프스 일대의 거의 모든 샛길까지 머리에 담아두고 루트 개척에 나선다. 여기에 동참하고 싶은 부산 울산 경남 주민이라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도 개방한다.


〈특별취재팀〉

박창희(팀장·기획탐사부) 강춘진 이흥곤 이승렬(이상 주말레저팀) 정두은 노수윤 이민용 박동필(이상 사회2부) 박수현 김성효 기자(이상 사진부) ▷문의 (051)500-5166~9

◆영남알프스 350㎞ 둘레길 연다◆
본지 새해기획… 5개 시·군 걸친 탐방로 개척 프로젝트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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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울산 경남 등 영남 산꾼뿐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 '영남알프스'. 주봉인 가지산(1240.9m)을 비롯해 해발 1000m 이상 산봉 9개를 거느려 '영남의 허파'라 불리는 이곳에 '지리산 둘레길'에 버금가는 국내 최고의 명품 탐방로가 열린다.

국제신문은 신묘년 새해 연중 기획으로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 프로젝트'를 10일부터 시작한다. 이 둘레길은 본선만 약 300㎞, 일부 구간의 지선까지 합치면 최대 350㎞에 달한다. 행정적으로는 울산 울주군, 경남 양산시, 밀양시, 경북 청도군과 경주시 등 3개 광역시도 5개 시·군에 걸쳐 있다.

영남알프스 둘레길 프로젝트는 그동안 인기를 끌어온 '근교산' 시리즈와 부산의 '걷고 싶은 길'인 '갈맷길'을 개척하며 쌓은 국제신문의 산행 및 걷기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풀 가동해 추진하는 연중 기획이다.

산행지로만 인식되던 영남 알프스 일대를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하게 걷게 만들어 풍요롭고 넉넉한 숨결을 몸소 체험하게 하자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이 둘레길은 산 아래 형성된 마을과 마을의 모퉁이를 돌고, 계곡을 건너고 호숫가 산책로를 따르며, 유적과 유적, 절과 절을 이어서 돌아가는 '수평의 길', 숨이 차오르는 길이 아니라 '숨을 쉬는, 휴식의 길'을 지향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목적은 둘레길 개척과 함께 영남알프스 내에 숨어 있는 역사와 문화유산, 자연 생태, 지역주민의 삶을 조명하고 스토리텔링화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녹색관광의 길을 제시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겠다는 것이다.

'영남알프스 둘레길 프로젝트'는 국토해양부가 오는 2019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민간자본 등 총 1조5559억 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영남 알프스 문화관광 클러스터' 사업과 연계가 가능하며, 1차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의미도 있다.


▶영남알프스

경남 밀양시 산내면과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에 높이 1000m 이상 되는 9개의 산군(山群)이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천연기념물 224호 얼음골을 비롯해 통도사 석남사 운문사 표충사 등의 명소와 사찰이 널려 있다.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영남알프스 길 개척 방점 찍는 작업될 것"
이창우 개척단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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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근교산 취재팀의 초대 산행대장이셨던 고 성산 선생께서 30여 년 전 '영남알프스'라 명명하셨고 나 또한 100여 회 넘게 영남알프스 산행로 개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둘레길 프로젝트만큼 가슴이 벅차오른 적은 없었어요."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단장을 맡은 이창우(50·사진) 씨는 영남알프스의 거의 모든 길을 지도보다 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문 산악인이다. 15년이라는 긴 세월 국제신문 '근교산' 취재팀 최장수 산행대장을 맡기도 한 이 단장은 '국내 최고의 살아 있는 산길 GPS'라 불리기도 한다. 그는 둘레길 프로젝트의 의미에 대해 "그동안 영남알프스 길 개척 작업에 마지막 방점을 찍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산꾼만을 위한 길이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영남알프스 주변의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샛길을 따라 마치 마실 나들이 하듯 편안하게 걸으며 영남알프스의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래서 사전 답사 과정에서 한층 편안하고 합리적인 길 연결을 위해 작은 봉우리의 능선 4~5개를 모두 오르내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이 단장은 "2탄으로 산꾼들을 위한 영남알프스 중턱 둘레길(가칭 '프리미엄급 영남알프스 둘레길') 개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 루트는 거의 완성돼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이승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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