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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행/청도여행)국제신문 근교산청도 대남바위산 산행. 영남알프스 전망대 청도 대남바위산 산행기

 

3월에 부산에도 때아닌 많은 눈이 내렸다.  골목마다 흰눈이 쌓였고 집 뒤의 산도 하얀 눈으로 덮혀 회색의 도시를 환상의 도시로 만들었다. 5년만의 폭설아닌 폭설로 인해 새삼 내마음은 걱정이 앞 선다.
 다음날 취재 산행이 잡혀 있어 한편으로는 올해 들어 첫 눈을 보는 행운을 잡을 수 있는 것은 기쁘지만, 사람의 통행이 적은 산길에 흰눈을 이고 있어 많은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 했기 때문이다. 고생 보다는 눈산행을 한다는 기쁨이 더 큰 위안을 삼으며 길을 떠났다.
대남바위산은 부야리에서 보면 엄청 큰 산이다. 그 큰산에 이름이 없어 부야리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돌아오는 이름은 저 옆에 봉우리는 시루 처럼 생겨서 시루봉이고 저 바위는 대남바위라 부른다는 마을 어르신의 대답이다. 그 위 정상을 대남 바위산이라 부른 것이 계기가 되어 현재는 인터넷등 모든 정보지를 찾아 보면 대남바위산으로 통용이 된다.



 

의흥예씨 묘. 날개를 펼친 영남 알프스에 최근에 온 눈을 이고 있다


산행은 들머리인 청도군 매전면 지전리 버스정류소에서부터 성두산~543~의흥 예씨묘(영남알프스 조망처)~대남바위산 정상~대남바위~건태재~중송원마을 청도환경관리센터~철조망 옆 갈림길~593.5봉 우회~박월고개~윗건태마을~아랫건태마을(송원리)~지전리 버스정류소로 연결되는 총 16㎞의 원점회귀 코스로 진행된다. 걷는 시간만 6시간, 휴식 포함하면 7시간 30분 이상 걸린다.


동창천을 따라 달리는 국도 58호선상의 지전리 버스정류소에서 매전·동곡 방향으로 150m쯤 가면 옹벽이 끝나는 곳 왼쪽 산자락의 무덤 쪽으로 산행로가 열려 있다. 무덤 위로 오르면 곧바로 능선길이 이어진다. 10분 뒤 길 왼쪽 바위 전망대에 서면 유유히 흐르는 동창천 줄기 오른쪽으로 오례산성의 웅장한 모습이 드러나고 물길 건너로는 종지봉 소천봉 낙화산 보두산까지 보인다.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풍광이다. 다시 10분 후 경주 최씨묘 갈림길. 주의가 필요하다. 왼쪽 무덤 위 오르막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 10분쯤 땀을 쏟으면 능선에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다. 아랫동네 지소마을 등에서 보면 이곳이 가장 높아 보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성두산'이라고 부른다. 왼쪽으로 바위를 살짝 우회해 능선을 이어간다. 어느새 눈길을 걷고 있다. 발목이 잠길 만큼 제법 많이 쌓였다. 울창한 송림을 이루는 소나무 가지마다 하얀 눈꽃이 피어난 모습을 부산의 근교산에서, 그것도 3월 중순에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생뚱맞으면서도 반갑고 고맙다.


능선을 따르다 오른쪽을 내려다보면 동창천 왼쪽 가까운 곳에 용당산 능선이 보이고 그 너머로 호랑산(효양산)과 학일산 갓등산, 그리고 오른쪽 멀리 도롱굴산 억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20분 후 이름 없는 무덤을 지나고 10분쯤 더 진행하면 능선 날등이 아니라 날등에서 왼쪽 20m 아래쪽의
사면으로 난 길을 통해 진행한다. 원래는 뚜렷한 길이지만 눈이 덮여 있고 발자국마저 없어 길 찾는데 애를 먹는다. 다시 능선 날등으로 오르는데 석축을 쌓은 작은 폐무덤이 있는 봉우리다. 지형도 상의 543.0. 편평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말 그대로 '때아닌 눈길 산행'이 돼 버렸다. 10분 후 완만한 오르막을 5분쯤 오르면 628봉을 넘는다. 재차 편평한 능선길이다. 20분 후 T자형 삼거리. 이곳에서는 일단 오른쪽으로 꺾은 후 652봉으로 오르지 말고 20m쯤 가다가 왼쪽 사면으로 우회하는 길을 타야 한다. 안내 리본을 참고하자.

사면길을 따라 가다보면 15분 후 644봉 부근에서 다시 능선과 만나고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안부 사거리다. 이곳에서 직진해 100m만 가면 길 오른쪽에 아담한 크기의 의흥 예씨 부부 합장 묘에 닿는데 이곳이 바로 이번 산행에서 잊을 수 없는 바로 그 장면, 영남알프스 능선의 압도적인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조망처다. 상운산에서부터 가지산 운문산 범봉 억산 구만산 천황산 재약산까지 이어진 눈 덮인 백색 영남알프스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장면은 오랫동안 잊어지지 않을 영상이 되어 기억 속에 녹아든다.

  
길을 재촉한다. 무덤을 지나면 곧바로 갈림길인데 오른쪽 오르막을 택해 10분만 오르면 능선 삼거리다. 오른쪽은 삿고개 아래 계곡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대남바위산 정상까지 10분이면 충분하다. 그 흔한 정상석 하나 없지만 조망미 하나만은 천하 일품이다. 북쪽 아래로 '대남바위산'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근거를 마련해 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청도읍 부야리 마을이 보인다. 그 뒤로 용각산과 선의산 자락이, 북서쪽 멀리로는 대구 비슬산과 팔공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시원하다. 또한 오른쪽(동쪽)으로는 시루봉 비룡산 용당산 호랑산 학일산 갓등산이, 남서쪽으로는 철마산과 화악산 청도 남산 등 청도의 대표적인 산들이 대부분 보인다. 하지만 영남알프스 주능선 방향의 조망은 저 아래 의흥 예씨묘에서 보는 것에 비해 어쩐지 '2% 부족한' 느낌이다.


하산은 진행방향 왼쪽인 서쪽 내리막길로 잡는다. 7분 후 전망대를 지나 로프를 잡고 내려서면 곧바로 대남바위다. 아래쪽 부야리에서 보면 거대한 뾰족 암봉이지만 정작 바위 위에 서면 편평한 너럭바위다. 거칠 것 없는 조망이 압권인데 하산길에 들러야 할 건태재와 중송원마을 청도환경관리센터가 남서쪽 아래에 보이고 그 뒤로 오례산성이 있는 오례산도 손에 잡힐 듯하다. 바위를 내려서서 5분쯤 가면 갈림길. 자칫하면 길이 넓어 보이는 오른쪽으로 갈 수 있으니 주의하자. 왼쪽 길을 잡아 진행한다. 마치 임도처럼 넓은 길이 이어진다. 길 양쪽에 잣나무 숲이 조성돼 있어 운치를 더한다. 10분 뒤 갈림길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틀어 내려선 뒤 다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길이 확 넓어진다. 건태재다. 산행 들머리인 지전리에서부터 이어진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고개에서 끝난다. 중송원마을로 가려면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은 넓은 비포장도로를 타고 올라야 한다.



지전리 버스 정류장에서 본 오리산성

10분 후 다시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나타나고 10분만 더 가면 중송원마을의 청도환경관리센터 앞 삼거리에 닿는다. 오른쪽 내리막 포장임도는 원정리로 내려서는 길이지만 취재팀은 직진. 교회와 마을회관을 지나 막다른 길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철조망이 보인다. 철조망 너머로 드러난 쓰레기매립장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무리 쓰레기 처리가 시급하다 해도 이렇게 높은 산마루에 구덩이를 파서 묻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철조망을 왼편에 끼고 100m쯤 가다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직진해서 헬기장이 있는 593.5봉 정상을 넘어도 되지만 큰 의미가 없기에 오른쪽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오른쪽에 철조망을 끼고 한동안 가다가 계속 우회하는 길을 따른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봉우리를 우회하는 격이다. 20분가량 가면 593.5봉을 넘어 온 길과 만난다. 오른쪽으로 살짝 내려서면 안부 갈림길. 탱자나무 여러 그루가 자생하고 있는 일명 '박월고개'다.

직진하면 592봉을 넘어 오례산 오례산성까지 갈 수 있지만 왼쪽 계곡길로 내려선다. 실제 일부 산꾼들은 오례산까지 이어서 곧잘 산행을 하기도 한다. 계곡의 오른쪽 사면을 타고 이어지는 완만한 내리막길. 뚜렷하고 걷기 편한 길이다. 20분 후 샘터를 지나고 나면 곧바로 임도다. 이어지는 임도 갈림길에서 직진해 10분만 가면 송원리 윗건태마을. 깊은 산중마을인데 주변에 감 과수원이 지천이다. 윗건태마을을 벗어나는 마을 어귀에 보는 이에 따라 묘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 거목 한 그루가 눈길을 끈다. 임도를 따라 10분쯤 더 가면 송원리마을회관이 있는 아랫건태마을이다. 용수골 계곡 하류 옆으로 난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20분만 걸어 내려오면 산행 기점인 지전리 버스정류소 앞에 닿는다. 오른쪽 어깨 위로 우뚝 솟은 오례산성을 보며 걷자니 못내 아쉽지만 "조금은 아쉬운 듯 해야 다음에 또 오지"라며 애써 달래본다.


◆ 떠나기 전에

- 대남바위산 이름 본지 취재진이 1990년대에 밝혀내

 
 
경북 청도군 매전면과 청도읍의 경계에 위치한 대남바위산은 예나 지금이나 국립지리정보원 발행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729m봉'으로만 표시돼 있다. 그럼에도 '대남바위산'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1990년대 중반 본지 근교산 취재팀이 이 산을 소개한 이후부터다. 당시 취재팀은 청도천과 동창천 사이의 길고 웅장한 산줄기에서도 가장 도드라져 보이는 이 산의 이름이 없다는 데 의문을 가졌었다. 그래서 산 북쪽 아래 마을인 청도읍 부야리 주민들에게 문의했고, 정상 바로 아래의 바위를 '대남바위'라고 부르고 있으며 산의 이름도 자연히 '대남바위산'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렸다. 한편 취재팀이 이번 산행에서 최종 하산 분기점으로 삼은 박월고개는 청도읍 월곡리 박월마을과 매전면 지전리, 송원리를 잇는 옛길이다.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 송원리와 지전리 주민들은 청도 우시장에 소를 팔거나 사러 갈 때 이 고갯길을 넘어 왕래했다고 한다. 굽이가 하도 많아 주민들 사이에서는 '열두굽이 박월고개 언제 넘어 가오리까'라는 말이 널리 통용됐다.


◆ 교통편

- 밀양 상동역까지 무궁화호 이용, 매전면 행 버스 갈아 타야

부산역에서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해 상동역까지 가서 청도 매전면행 버스로 갈아탄다. 부산역발 오전 7시50분, 10시30분 무궁화호가 상동역에 정차한다. 요금 4300원. 55분 소요. 상동에서 부산역으로 가는 열차는 오후 5시, 5시58분, 7시56분에 있다. 상동역 앞 버스정류장(055-352-8039)에서 매전면 지전리까지는 오전 8시15분, 10시, 11시에 있으며 요금은 1700~1800원. 지전리에서 상동역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4시10분, 5시20분, 6시10분, 6시20분에 있다. 버스 소요시간 20분.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대구부산간고속도로 밀양IC에서 내려 밀양 청도방면 좌회전 후 긴늪삼거리에서 청도 방향 25번 국도를 타고 우회전한다. 상동역을 지나 신곡삼거리에서 좌회전, 상동교를 건넌 직후 25번 국도를 버리고 오른쪽 매전 금천 방향 58번 국도를 탄다. 지전리 버스정류소까지는 10분 남짓.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http://yahoe.tistory.com)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마을에서 매전면 소재지 방향으로 직진하면 들머리가 나온다. 들머리 뒤로 육화산과 구만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본 동창천과 들머리








대남바위산의 이름을 얻게된 대남바위. 그 위측으로 청도의 산인 용각산과 선의산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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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역광으로 봐야 더욱 빛을 발하는 빙화는 왜 사진작가들이 못 찍어 안달을 하는지 직접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동영상 www.kookje.co.kr


산행 도중 만난 빙화의 장관. 정상 직전


8부 능선 인근. 아래 사진에선 왼쪽부터 재약 천황 도래기재 구천 정각산이 보인다.

역광에 빛나는 빙화 장관 보셨나요
백운산 갈림길~가지산 멋진 능선 찾아 떠난 길
예상치 못한 가지산 빙화 조우…경이롭기까지 해
최근 지자체서 안전시설물 설치 산행에 큰 도움
신불 천황 재약 운문 능동산 등 영남알프스 한눈에




올해로 정확히 10년째 근교산 시리즈를 이끌고 있는 이창우(47) 산행대장. 전국 일간지 시리즈 기사 중 최장수인 이를 두고 지역 산꾼들은 한결같이 이 대장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방대한 시리즈로 이어가질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의 거의 모든 산의 숨은 능선과 골짝을 훤히 꿰고 있다. 이와 관련 기자와의 에피소드 하나.

  
 

최근 펴낸 '원점회귀 근교산(중)'의 최종 원고를 정리하면서 애매모호한 구간을 전화로 그에게 물었다. 수 년 전 함께한 그 길을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샛길까지 구석구석 기억하고 있었다. 영남알프스 산군은 특히 그랬다.

문득 궁금했다. 이 대장은 영남알프스 산군에서 어떤 코스를 가장 좋아하는지. 뜬금없는 기자의 물음에 잠시 숨을 고르더니 '영축산~죽바우등' '가지산~백운산 갈림길' 구간이라고 답했다.

두 코스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육산과 골산이 적절히 배합된 두 능선길은 굽었다 펴졌다를 반복하며 조망마저 기가 막혀 산행하는 재미가 아주 그만이다. '영축산~죽바우등' 구간은 2년 전 이미 소개한 터라 산행팀은 '가지산 ~백운산 갈림길' 구간을 새롭게 다녀왔다.

운문지맥의 일부이기도 한 이 구간은 백운산 능선과 운문지맥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지산 정상까지로 아마도 영남알프스 산군에서 가장 조망이 빼어난 구간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산행은 밀양 삼양교(단식원·제일관광농원·호박소 주차장)~구룡소 폭포~묘향암~가지산 백운산 갈림길~주능선~헬기장~가지산 정상~밀양재~가지산 중봉~석남사 갈림길~산철쭉 군락지~888봉~암릉구간~제일관광농원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

이번 산행에선 예상치 않게 빙화(氷花)의 장관을 조우했다. 이 대장이 늘 맘 속에 그리던 바로 그 구간에서 말이다. 가지 끝에 매달린 빙화가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 그 자태는 아름답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했다.

  


제일관광농원 주차장에서 '제일관광매점' 우측길로 가면 계곡 앞에 선다. 조수보호구 안내판 뒤로 열린 산길은 이번 산행의 하산로. 산행팀은 계곡을 건너 늘푸른 산죽이 유혹하는 좌측으로 발길을 옮겨 본격 산으로 진입한다. 구룡소 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9분 뒤 갈림길. 밧줄을 잡고 우측 된비알로 오르면 구룡소 폭포 상단으로 바로 가는 길. 하나, 폭포는 자고로 하단에서 전경을 봐야 되는 법. 때문에 직진한다. 조그만 공덕탑이 즐비한 너덜겅을 지나 5분이면 폭포 아래에 닿는다. 60도쯤 돼 보이는 30m 높이의 근래 보기 드문 대형 와폭이다. 꽁꽁 얼었다가 지금은 반쯤 녹아 흐르는 물길이 보인다. 폭포 하단을 건너면 아랫재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열려 있다. 참고하길.

이제 밧줄이 보이던 폭포 갈림길로 되돌아간다. 도중 폭포 갈림길에서 폭포 상단으로 연결되는 안전시설물이 쳐진 등로가 보여 45도 방향으로 길을 잡고 올라선다. 폭포 바로 옆에는 최근 설치된 듯한 스테인리스 다리가 폭포전망대 역할을 한다. 이 대장은 "등로 주변의 바닥이 거의 암반인 이 일대는 겨울이면 살짝 얼어 있어 산꾼들이 크게 우회해서 오르내렸지만 이제는 그럴 염려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폭포를 지나 직진한다. 잠시 후 다 쓰러져가는 슬레이트 지붕에 파란 천막을 덧씌운 산중 기도처인 묘향암을 지나면 이내 갈림길. 이정표 상으로 '왼쪽 가지산(4.2㎞)'이라 적혀 있지만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발길을 잡는다. 가지산으로 가는 첩경인 이 길은 지금까지 소개되지 않은 등로이다. 5분쯤 뒤 길이 약간 헷갈리지만 물마른 지계곡을 대각선 방향으로 따라 오르면 이내 좌측으로 선명한 등로가 나타난다. 이때부터 일사천리.

한 굽이 올라서면 삼거리. 저 멀리 푹 꺼진 밀양재와 중봉이 보이지만 밀양재 좌측의 가지산은 아직 보이질 않는다. 정면으로 내려서면 용수골로 떨어진다.

삼거리에선 좌측으로 오른다. 경사가 꽤 심한 된비알로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힘들어 잠시 멈추게 되면 뒤를 돌아보자. 영남알프스의 산줄기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발밑으로 들머리 주차장이, 정면으로 능동산, 그 우측으로 신불산 천황산 죽바우등 함박등이, 신불산 앞으로 간월산 배내봉이, 능동산 좌측으로 울산의 문수산과 남암산이 확인된다. 이 광경은 해발고도를 높일수록 보다 넓게 다가온다.

좀 더 올라서면 우측으로 그간 안 보이던 밀양 쪽의 영남알프스 남서쪽 베이스캠프 격인 산내면 남명리와 도래기재, 그 우측으로 구천산 정각산 승학산 덕대산 종남산과 만어산도 보인다. 또 천황산 뒤로 재약산의 정상 부분도 약간 보인다.

전망대로서의 구색을 갖춘 제대로 된 전망바위에는 앞선 삼거리에서 30분이 지나서야 올라선다. 부처손이 많고 주변에 대여섯 개의 멋진 전망대가 포진해 있다. 발밑 베틀바위 위에는 명당인 듯 무덤이 둘 있다. 여기서 2분이면 마침내 영남알프스 주능선에 선다. 이제 가지산을 향해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 대장이 앞서 언급한 백운산 갈림길은 좌측으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3분 뒤 멋진 전망대 갈림길. 입구에 '가지산 2.3㎞, 운문산 2.6㎞'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전망대에 서면 가지산 정상 왼쪽으로 청도 귀바위와 그 뒤 지룡산이, 고개를 남으로 돌리면 신불산 영축산, 재약산 왼쪽으로 오룡산, 신불산 왼쪽으로 양산과 울산의 경계인 정족산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 본격 가지산을 향해 나아간다. 오래 전 내린 눈길이라 걷는 데는 지장이 없고 별 감흥이 없다. 3분 뒤 좌측 뒤로 운문산 범봉 억산 깨진바위도 시야에 들어온다.

27, 28분 뒤 예상치 못한 빙화를 만난다. 장관이다. 빙화는 눈꽃이나 상고대가 녹으면서 물이 되어 가지에 흐르다가 기온이 급강하할 때 얼어붙은 얼음꽃. 두꺼운 것은 3㎝나 된다. 역광으로 봐야 더욱 빛을 발하는 빙화를 두고 왜 사진작가들이 안달을 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행여나 지나치다 건드리면 울리는 맑고 청명한 소리는 심금을 울린다.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이 빙화의 장관은 그야말로 선계에 다름 아니다. 이런 빙화의 장관은 가지산 정상 직전 헬기장까지 쭈욱 이어진다. 주능선에서 대략 1시간.

대피소를 지나 만나는 정상은 헬기장에서 4분이면 선다. 앞서 본 산군 이외에 북쪽의 쌀바위 상운산 고헌산 문복산 (울산)백운산 단석산까지 눈이 시릴 정도로 펼쳐진다. 넋놓고 바위에 기대앉아 이 황홀한 순간을 오랫 동안 즐기려 했으나 워낙 매서운 삭풍이 불어대 1분 이상 제대로 서 있기가 불가능하다.

하산은 정상석 뒤로 내려선다. 좌측 열린 나무계단길은 쌀바위 가는 길이다. 참고하길. 17분 뒤 밀양재. 직진 석남고개,  우측 제일농원 방향 산행팀은 직진인 석남고개 방향으로 간다. 10분 뒤 봉우리에 살짝 올라선다. 중봉이다. 방금 지나온 빙화가 만발한 마루금의 남사면과 산행팀이 올라갈, 향후 내려설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이제 하산만 남았다. 오로지 외길 능선길이다. 산철쭉 군락도 지난다. 1시간 뒤 주변 조망을 볼 수 있는 암릉에 닿는다. 정면 베틀바위, 좌측 백운산과 24번 국도가 보인다. 좀 더 내려오면 들머리 주차장과 곧 개통될 능동터널도 보인다. 30분이면 계곡 입구 입간판 뒤로 내려서며 산을 벗어난다.


◆ 떠나기 전에

- 흰눈 머리에 인 가지산 빙화 목격은 '하늘의 뜻'

경남 밀양, 울산 울주, 경북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가지산. 영남알프스의 모든 맥은 이 가지산으로 연결될 정도로 가지산은 영남알파스의 간판이자 맏형이자 최고봉이다. 가지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영남알프스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지산은 영남알프스의 축이다.

산세면 산세, 전망이면 전망, 계곡이면 계곡, 야생화면 야생화 등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그야말로 복덩이다.

산꾼들이 으뜸으로 꼽는 주봉을 향해 열린 대표적 산길은 가지산 북릉, 백운능선, 쌍두봉능선길 등이 있으며, 영남알프스 최고의 계곡으로 손꼽히는 학심이골, 심심이골, 호박소에 석남재로 이어지는 쇠점골 등 어디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계곡이 즐비하다.

이창우 대장이 꼽은 '가지산~백운산 갈림길' 구간의 들머리는 24번 국도변의 제일관광농원(단식원·삼양교). 애초엔 인근의 백운능선을 타려고도 했지만 이 구간은 암릉길이 지속돼 겨울철에 특히 위험한 데다 산행시간마저 길어지는 점을 고려해 호박소 주차장으로 정했음을 밝혀둔다.

영남알프스 산군을 오르다 보면 같은 시기에 모두 흰눈을 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외로 꼭 한두 군데는 반드시 있다. 그 중 가지산은 해발 1240m로 영남알프스에서 눈을 이고 있는 확률이 가장 높아 많은 지역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빙화의 장관도 마찬가지다. 애초 산행팀은 생각지도 못했다. 산꾼들은 이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하늘의 뜻이라고.


◆ 교통편

- 들머리 호박소 휴양지, 얼음골 호박소 주차장과 달라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린다.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석남사행 버스를 타고 호박소 휴양지(제일관광농원)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 8시35분, 9시5분, 10시40분, 11시30분. 3100원.

날머리 제일관관농원(삼양교) 앞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후 3시45분, 4시25분, 5시25분, 6시25분, 7시25분(막차)에 있다.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역시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30분에 있다.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50분 걸리고 2900원. 언양터미널에서 석남사행 버스는 오전 6시부터 20~30분 간격으로 있다. 석남사 앞 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를 타고 제일관광농원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5분, 11시10분.

호박소 휴양지 앞에서 석남사 앞 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20분, 4시10분, 5시, 6시10분에 있다. 석남사 앞 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석남사 가지산)~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밀양 석남사 24번~경주 청도 궁근정리 상북농공단지~창녕 밀양 24번~밀양 석남사~석남터널 통과~경남 밀양시 산내면~삼양교 지나~제일관광농원(단식원·제일관광농원)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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