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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산에 서면 사위가 온통 산의 물결로 넘쳐난다. 사진상으론 좌로부터 천황산 재약산 사자평 배내봉 정도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지 운문 고헌 간월 신불 영축 오룡 염수봉 그리고 금정산도 확인된다.





쌍봉 오르기 직전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황산과 재약산.





학암바우ㅏ




산꾼들의 휴식처 '휴정'의 한방 오리백숙.


영남알프스 최고의 전망대
여기는 가지 운문 천황 재약, 저기는 간월 신불 영축




초보 산꾼들의 등산 패턴은 사람마다 약간씩은 차이가 나겠지만 대략 이렇다.

처음엔 주변 지인들을 따라 가까운 금정산이나 백양산을 몇 차례 오른다. 뭇 산꾼들의 대오 속에 섞여 어색함을 떨쳐낼 수 있을 즈음 다음 여정은 십중팔구 부울경 산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영남알프스. 봉우리를 하나씩 섭렵하며 산의 맛을 조금씩 느끼게 되는 단계다.

  
차츰 다리에 힘이 붙으면 이제 비교적 큰 산인 설악산을 무박2일 일정으로 도전도 해보고, 겨울이면 중무장을 한 채 한라산 설경을 만끽하러 제주도로 날아간다. 이마저 무탈하게 쫑을 내면 한층 자신감이 붙어 영남알프스나 덕유 및 지리 종주 등 호흡이 긴 산행을 시도한다.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넌지시 해외의 산도 넘본다. 비로소 홀로서기가 가능한 산꾼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산행팀의 경험으로 볼 때 영남알프스의 개별 봉우리들을 하나씩 오를 때가 사실 가장 재밌고 신이 났다.

양산 울산 밀양 청도 경주 등 영남 지역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1000m 이상의 고봉을 일컫는 '영남의 지붕' 영남알프스는 헌걸찬 능선과 수려한 계곡, 기암절벽, 광활한 억새평원, 그리고 유서깊은 사찰과 유물유적을 두루 품은 나라땅 최고의 산군(山群)이다.

영남알프스를 제대로 배우려는 산꾼들이여. 선등자로서 산행에 앞서 영남알프스를 제대로 알려면 영남알프스 전체를 한 번 조망해본 후 오르라고 권하고 싶다. 코끼리를 보려면 코끼리등이 아니라 한 발짝 물러나 들여봐야 속속들이 관찰할 수 있으니까.

밀양 향로산을 추천한다. 최북단 문복산을 제외하곤 영남알프스 산군을 죄다 확인 가능하기 때문이다. 앉은 터는 밀양 단장면. 동쪽으론 배내골 하류인 양산 원동면과 접해 있다.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자면 표충사를 기점으로 북쪽에 천황산이 위치해 있다면 비슷한 거리의 정남쪽에 향로산이 있다. 남쪽으론 밀양호를 품은 백마산과 이름이 같은 향로봉이 능선으로 이어진다.



해발고도는 979m. 새 지형도에는 기존의 976m 대신 979m로 적혀 있다. 1000m에 육박하는 봉우리로 영남알프스 턱밑에 위치해 있으니 이 보다 더 완벽한 조건을 갖춘 전망대는 사실 보기 드물다.

오래 전 양산 원동면 선리에서 출발, 원점회귀 코스(근교산 제382회 참조)를 소개한 산행팀은 이번엔 표충사 쪽에서 올라 한 바퀴 돌아봤다.

산행은 단장면 구천리 '섬들식당'~너덜겅~잇단 전망대~822봉(헬기장)~헬기장~안부사거리~향로산~백마산 갈림길~917봉~장선리 갈림길~칡밭(폐가)~임도(자동우량경보시설)~홍류동천~표충사 순. 휴식 및 식사시간을 제외한 걷는 시간만 4시간10분 정도 걸린다.


표충사에서 약 2㎞ 지점 1077번 지방도변 좌측에 '섬들'이라 적힌 큰 간판이 눈에 띈다. 40m쯤 더 가면 건너편에 '향로산 3.7㎞'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들머리다.

150m쯤 뒤 바로 능선으로 붙기 위해 좌측 너덜겅(돌이 많이 깔린 비탈)으로 올라선다. 가급적 너덜겅 좌측으로 붙어가자. 10분쯤 뒤 너덜겅 좌측 물 마른 계곡을 건너면 희미하나마 능선으로 연결되는 산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후 산길은 급경사길이지만 지그재그형이라 힘은 덜 든다.

너덜겅을 벗어나 25분이면 비록 약간은 소나무에 가리지만 주변 산세를 가늠해볼 수 있다. 정면 저 멀리 용암산을 기점으로 우측으로 꾀꼬리봉 중산 그 앞으로 승학산, 그 우측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정각산이다. 발아래 들머리 섬들식당과 단장천, 그리고 그 좌측 산속의 지그재그길은 오지마을인 바드리 가는 길이며, 그 뒤 봉우리가 명필봉, 그 왼쪽이 뇌암산이다.

3분 뒤 이번엔 산길 좌측 소나무 아래 전망대가 기다린다. 앞서 본 봉우리들이 영남알프스 언저리봉인 반면 이번엔 영남알프스 주봉들이 보인다. 좌측 정각산에서 우측으로 구천산 매바위 필봉 천황산 재약산이 바로 그것이다. 고도를 좀 더 높이면 구천산 뒤로 실혜산 능선도 모습을 드러낸다.

15분쯤 뒤 엄청난 규모의 바위를 우측으로 우회하다 직접 오르면 천황산과 재약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이때부터 등로는 우측으로 꺾인다. 시야가 트이는 암봉에 서면 표충사 주변의 봉우리가 한눈에 보인다. 좌측에서 매바위 필봉 천황산 재약산 사자평 간월산 코끼리봉 재약봉 영축산이, 발아랜 표충사와 내원암 진불암 서상암 등 산내암자도 확인된다.

쌍봉 중 형님봉인 822봉은 16분 뒤. 헬기장이다. 삼각점과 산 높이를 알리는 조그만 팻말이 걸려 있다. 남동쪽의 봉우리가 향로산이다. 역시 헬기장인 아우봉은 형님봉에서 능선따라 6분이면 닿는다. 이제 향로산은 여기서 1.48㎞.

하산은 직진하며 내려선다. 향로산이 저 멀리 손에 잡힌다. 정상은 아우봉에서 40분. 도중 표충사 또는 삼박골을 거쳐 삼거 쪽으로 빠지는 안부사거리를 만나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암봉인 정상에 서면 사위가 산의 물결로 넘쳐난다. 한마디로 황홀하기 그지없다. 정상석 뒤 좌측부터 운문산 천황산 가지산 가지산중봉 재약산 사자평 코끼리봉 재약봉 칡밭 917봉이, 천황산 우측 뒤로 고헌산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신불평원 영축산 죽바우등 시살등 오룡산 염수봉 채바우골만당 천마산 에덴벨리스키장 선암산 축전산 토곡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오룡산 뒤 천성산, 에덴벨리 뒤로 금정산이, 정상석 좌측으로 밀양호와 백마산 향로봉도 가까이 보인다.

하산은 암릉길로 직진한다. 50m쯤 뒤 백마산 가는 길이 우측에 열려 있지만 무시하고 능선을 따라 계속 직진한다. 산죽길이다. 등로 우측 저 멀리 향로산 양산쪽 들머리인 원동면 선리와 날머리인 다람쥐골도 보인다. 27분 뒤 갈림길. 917봉이다. 좌측은 작전도로 거쳐 표충사 하산길,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10분 뒤 또 갈림길. 우측은 양산 원동면 선리마을 방향, 좌측으로 향한다. 9분 뒤 이번엔 사거리. 직진하면 재약봉 사자평 방향, 우측 원동면 선리 장선마을, 산행팀은 좌측 칡밭 방향으로 내려선다. 과거 칡넝쿨이 무성한 곳이었다지만 그 흔적은 오간 데 없는 그저 평범한 숲이다. 등로 또한 또렷하지 않다.

10분쯤 뒤 갈림길.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다. 직진형 우측길은 반듯해 발걸음이 쉬이 옮겨지지만 좌측 산죽이 호위하고 있는 이끼 낀 돌길로 가야 된다. 이 길만 찾으면 이후 산행은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2분 뒤 전봇대에 연결된 전선을 만나며 이후 한동안 전선과 나란히 달린다. 갈림길에서 8분 뒤 돌탑과 폐 민가. 동시에 갈림길. 우측은 재약봉에서 내려오는 길, 산행팀은 좌측으로 내려선다.

계곡(학암골)을 좌측에 두고 걷는 낙엽길이다. 일부 구간은 발을 헛디디면 추락사할 정도로 위험하다. 폐 민가에서 35분이면 포장로로 내려선다. 50m쯤 우로 가면 자동 우량경보시설. 그 뒤로 내려선다. 학암골과 홍류동천의 합수점 인근에서 학암골을 건너 제법 너른 길로 표충사로 향한다. 산행은 사실상 막바지. 여기서 표충사까지는 20분 걸린다. 절에서 들머리인 섬들식당까지는 걸어서 30분 걸린다.


  


◆ 교통편

- 밀양터미널서 표충사행 버스 타고 섬들식당 앞 하차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24번~단장 표충사 1077번~단장면~시전교 건너~섬들식당 및 민박 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0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표충사행 버스를 타고 표충사 직전 '섬들식당'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 11시. 2600원. 날머리 표충사에선 정류장이 두 곳이다. 화장실과 대형 입간판이 서 있는 '절입구' 정류장에선 오후 2시10분, 4시10분, 6시20분, 7시10분, 8시에 출발하며 '표충상가' 정류장에선 오후 3시10분, 4시50분, 5시30분에 있다. 2600원. 표충사에서 절입구까지, 절입구에서 '표충상가' 정류장까지 걸어서 각각 10분 걸린다.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시 정각에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에 있다.


  


◆ 떠나기 전에

- 표충사 가는 길 '휴정' 한방 오리 및 닭백숙 일품

들머리 식당 이름인 '섬들'은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뒤로는 단장천이 흐르고 앞으로 도로에 막힌 들로 섬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명명됐다 한다. 실제로 산 위에서 보면 그렇게 보인다.

칡밭의 민가는 지난해 이맘 때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았지만 지금은 떠나 폐허가 돼 버렸다. 참고하시길.

맛집 한 곳 소개한다. 표충사 가는 길인 단장면 사연리 동화마을 1077번 지방도변에 위치한 '휴정(休情·055-356-3878)'. 낮은 돌담에 옛날 황토방과 조그만 찻집을 갖춘 전형적인 시골집으로 운치가 있다. 재약산 미나리 1호점 맞은편이다.

주 메뉴는 한방 오리 및 닭 백숙. 가마솥에 당귀 구지뽕 삼백초 오가피 등을 달인 물에 오리나 닭을 곤다. 밥도 그 약물에 짓는다. 쌈은 상추와 깻잎 외에 오가피순 씀바귀 산달래 등 계절에 맞게 나온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묵은지나 깻잎 맛이 일품이다. 3만5000원. 오리백숙 약물과 함께 나오는 밥은 공짜다. 생로스구이도 맛볼 수 있다. 한 마리 역시 3만5000원이지만 두 사람이 올 경우 거기에 맞게 판매할 정도로 정이 있다. 특히 5월 초까지는 길 건너 위치한 재약산 청정 미나리(㎏당 7000원)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백숙 외에도 손님들이 원할 경우 삼겹살이나 오리고기를 마당에서 직접 구워먹을 수 있게 준비도 해준다. 민박도 한다. 방은 5개. 성수기인 여름엔 주변 민박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인당 2만 원을 받지만 평소에는 식사를 할 경우 잠도 공짜로 재워준다. 예약 필수.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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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산에 서면 사위가 온통 산의 물결로 넘쳐난다. 사진상으론 좌로부터 천황산 재약산 사자평 배내봉 정도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지 운문 고헌 간월 신불 영축 오룡 염수봉 그리고 금정산도 확인된다.





쌍봉 오르기 직전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황산과 재약산.





학암바우ㅏ




산꾼들의 휴식처 '휴정'의 한방 오리백숙.


영남알프스 최고의 전망대
여기는 가지 운문 천황 재약, 저기는 간월 신불 영축




초보 산꾼들의 등산 패턴은 사람마다 약간씩은 차이가 나겠지만 대략 이렇다.

처음엔 주변 지인들을 따라 가까운 금정산이나 백양산을 몇 차례 오른다. 뭇 산꾼들의 대오 속에 섞여 어색함을 떨쳐낼 수 있을 즈음 다음 여정은 십중팔구 부울경 산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영남알프스. 봉우리를 하나씩 섭렵하며 산의 맛을 조금씩 느끼게 되는 단계다.

  
차츰 다리에 힘이 붙으면 이제 비교적 큰 산인 설악산을 무박2일 일정으로 도전도 해보고, 겨울이면 중무장을 한 채 한라산 설경을 만끽하러 제주도로 날아간다. 이마저 무탈하게 쫑을 내면 한층 자신감이 붙어 영남알프스나 덕유 및 지리 종주 등 호흡이 긴 산행을 시도한다.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넌지시 해외의 산도 넘본다. 비로소 홀로서기가 가능한 산꾼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산행팀의 경험으로 볼 때 영남알프스의 개별 봉우리들을 하나씩 오를 때가 사실 가장 재밌고 신이 났다.

양산 울산 밀양 청도 경주 등 영남 지역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1000m 이상의 고봉을 일컫는 '영남의 지붕' 영남알프스는 헌걸찬 능선과 수려한 계곡, 기암절벽, 광활한 억새평원, 그리고 유서깊은 사찰과 유물유적을 두루 품은 나라땅 최고의 산군(山群)이다.

영남알프스를 제대로 배우려는 산꾼들이여. 선등자로서 산행에 앞서 영남알프스를 제대로 알려면 영남알프스 전체를 한 번 조망해본 후 오르라고 권하고 싶다. 코끼리를 보려면 코끼리등이 아니라 한 발짝 물러나 들여봐야 속속들이 관찰할 수 있으니까.

밀양 향로산을 추천한다. 최북단 문복산을 제외하곤 영남알프스 산군을 죄다 확인 가능하기 때문이다. 앉은 터는 밀양 단장면. 동쪽으론 배내골 하류인 양산 원동면과 접해 있다.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자면 표충사를 기점으로 북쪽에 천황산이 위치해 있다면 비슷한 거리의 정남쪽에 향로산이 있다. 남쪽으론 밀양호를 품은 백마산과 이름이 같은 향로봉이 능선으로 이어진다.



해발고도는 979m. 새 지형도에는 기존의 976m 대신 979m로 적혀 있다. 1000m에 육박하는 봉우리로 영남알프스 턱밑에 위치해 있으니 이 보다 더 완벽한 조건을 갖춘 전망대는 사실 보기 드물다.

오래 전 양산 원동면 선리에서 출발, 원점회귀 코스(근교산 제382회 참조)를 소개한 산행팀은 이번엔 표충사 쪽에서 올라 한 바퀴 돌아봤다.

산행은 단장면 구천리 '섬들식당'~너덜겅~잇단 전망대~822봉(헬기장)~헬기장~안부사거리~향로산~백마산 갈림길~917봉~장선리 갈림길~칡밭(폐가)~임도(자동우량경보시설)~홍류동천~표충사 순. 휴식 및 식사시간을 제외한 걷는 시간만 4시간10분 정도 걸린다.


표충사에서 약 2㎞ 지점 1077번 지방도변 좌측에 '섬들'이라 적힌 큰 간판이 눈에 띈다. 40m쯤 더 가면 건너편에 '향로산 3.7㎞'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들머리다.

150m쯤 뒤 바로 능선으로 붙기 위해 좌측 너덜겅(돌이 많이 깔린 비탈)으로 올라선다. 가급적 너덜겅 좌측으로 붙어가자. 10분쯤 뒤 너덜겅 좌측 물 마른 계곡을 건너면 희미하나마 능선으로 연결되는 산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후 산길은 급경사길이지만 지그재그형이라 힘은 덜 든다.

너덜겅을 벗어나 25분이면 비록 약간은 소나무에 가리지만 주변 산세를 가늠해볼 수 있다. 정면 저 멀리 용암산을 기점으로 우측으로 꾀꼬리봉 중산 그 앞으로 승학산, 그 우측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정각산이다. 발아래 들머리 섬들식당과 단장천, 그리고 그 좌측 산속의 지그재그길은 오지마을인 바드리 가는 길이며, 그 뒤 봉우리가 명필봉, 그 왼쪽이 뇌암산이다.

3분 뒤 이번엔 산길 좌측 소나무 아래 전망대가 기다린다. 앞서 본 봉우리들이 영남알프스 언저리봉인 반면 이번엔 영남알프스 주봉들이 보인다. 좌측 정각산에서 우측으로 구천산 매바위 필봉 천황산 재약산이 바로 그것이다. 고도를 좀 더 높이면 구천산 뒤로 실혜산 능선도 모습을 드러낸다.

15분쯤 뒤 엄청난 규모의 바위를 우측으로 우회하다 직접 오르면 천황산과 재약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이때부터 등로는 우측으로 꺾인다. 시야가 트이는 암봉에 서면 표충사 주변의 봉우리가 한눈에 보인다. 좌측에서 매바위 필봉 천황산 재약산 사자평 간월산 코끼리봉 재약봉 영축산이, 발아랜 표충사와 내원암 진불암 서상암 등 산내암자도 확인된다.

쌍봉 중 형님봉인 822봉은 16분 뒤. 헬기장이다. 삼각점과 산 높이를 알리는 조그만 팻말이 걸려 있다. 남동쪽의 봉우리가 향로산이다. 역시 헬기장인 아우봉은 형님봉에서 능선따라 6분이면 닿는다. 이제 향로산은 여기서 1.48㎞.

하산은 직진하며 내려선다. 향로산이 저 멀리 손에 잡힌다. 정상은 아우봉에서 40분. 도중 표충사 또는 삼박골을 거쳐 삼거 쪽으로 빠지는 안부사거리를 만나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암봉인 정상에 서면 사위가 산의 물결로 넘쳐난다. 한마디로 황홀하기 그지없다. 정상석 뒤 좌측부터 운문산 천황산 가지산 가지산중봉 재약산 사자평 코끼리봉 재약봉 칡밭 917봉이, 천황산 우측 뒤로 고헌산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신불평원 영축산 죽바우등 시살등 오룡산 염수봉 채바우골만당 천마산 에덴벨리스키장 선암산 축전산 토곡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오룡산 뒤 천성산, 에덴벨리 뒤로 금정산이, 정상석 좌측으로 밀양호와 백마산 향로봉도 가까이 보인다.

하산은 암릉길로 직진한다. 50m쯤 뒤 백마산 가는 길이 우측에 열려 있지만 무시하고 능선을 따라 계속 직진한다. 산죽길이다. 등로 우측 저 멀리 향로산 양산쪽 들머리인 원동면 선리와 날머리인 다람쥐골도 보인다. 27분 뒤 갈림길. 917봉이다. 좌측은 작전도로 거쳐 표충사 하산길, 산행팀은 우측으로 내려선다. 10분 뒤 또 갈림길. 우측은 양산 원동면 선리마을 방향, 좌측으로 향한다. 9분 뒤 이번엔 사거리. 직진하면 재약봉 사자평 방향, 우측 원동면 선리 장선마을, 산행팀은 좌측 칡밭 방향으로 내려선다. 과거 칡넝쿨이 무성한 곳이었다지만 그 흔적은 오간 데 없는 그저 평범한 숲이다. 등로 또한 또렷하지 않다.

10분쯤 뒤 갈림길.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다. 직진형 우측길은 반듯해 발걸음이 쉬이 옮겨지지만 좌측 산죽이 호위하고 있는 이끼 낀 돌길로 가야 된다. 이 길만 찾으면 이후 산행은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2분 뒤 전봇대에 연결된 전선을 만나며 이후 한동안 전선과 나란히 달린다. 갈림길에서 8분 뒤 돌탑과 폐 민가. 동시에 갈림길. 우측은 재약봉에서 내려오는 길, 산행팀은 좌측으로 내려선다.

계곡(학암골)을 좌측에 두고 걷는 낙엽길이다. 일부 구간은 발을 헛디디면 추락사할 정도로 위험하다. 폐 민가에서 35분이면 포장로로 내려선다. 50m쯤 우로 가면 자동 우량경보시설. 그 뒤로 내려선다. 학암골과 홍류동천의 합수점 인근에서 학암골을 건너 제법 너른 길로 표충사로 향한다. 산행은 사실상 막바지. 여기서 표충사까지는 20분 걸린다. 절에서 들머리인 섬들식당까지는 걸어서 30분 걸린다.


  


◆ 교통편

- 밀양터미널서 표충사행 버스 타고 섬들식당 앞 하차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24번~단장 표충사 1077번~단장면~시전교 건너~섬들식당 및 민박 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50분 소요. 3800원. 밀양터미널에서 표충사행 버스를 타고 표충사 직전 '섬들식당'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 11시. 2600원. 날머리 표충사에선 정류장이 두 곳이다. 화장실과 대형 입간판이 서 있는 '절입구' 정류장에선 오후 2시10분, 4시10분, 6시20분, 7시10분, 8시에 출발하며 '표충상가' 정류장에선 오후 3시10분, 4시50분, 5시30분에 있다. 2600원. 표충사에서 절입구까지, 절입구에서 '표충상가' 정류장까지 걸어서 각각 10분 걸린다.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매시 정각에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에 있다.


  


◆ 떠나기 전에

- 표충사 가는 길 '휴정' 한방 오리 및 닭백숙 일품

들머리 식당 이름인 '섬들'은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뒤로는 단장천이 흐르고 앞으로 도로에 막힌 들로 섬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명명됐다 한다. 실제로 산 위에서 보면 그렇게 보인다.

칡밭의 민가는 지난해 이맘 때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았지만 지금은 떠나 폐허가 돼 버렸다. 참고하시길.

맛집 한 곳 소개한다. 표충사 가는 길인 단장면 사연리 동화마을 1077번 지방도변에 위치한 '휴정(休情·055-356-3878)'. 낮은 돌담에 옛날 황토방과 조그만 찻집을 갖춘 전형적인 시골집으로 운치가 있다. 재약산 미나리 1호점 맞은편이다.

주 메뉴는 한방 오리 및 닭 백숙. 가마솥에 당귀 구지뽕 삼백초 오가피 등을 달인 물에 오리나 닭을 곤다. 밥도 그 약물에 짓는다. 쌈은 상추와 깻잎 외에 오가피순 씀바귀 산달래 등 계절에 맞게 나온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묵은지나 깻잎 맛이 일품이다. 3만5000원. 오리백숙 약물과 함께 나오는 밥은 공짜다. 생로스구이도 맛볼 수 있다. 한 마리 역시 3만5000원이지만 두 사람이 올 경우 거기에 맞게 판매할 정도로 정이 있다. 특히 5월 초까지는 길 건너 위치한 재약산 청정 미나리(㎏당 7000원)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백숙 외에도 손님들이 원할 경우 삼겹살이나 오리고기를 마당에서 직접 구워먹을 수 있게 준비도 해준다. 민박도 한다. 방은 5개. 성수기인 여름엔 주변 민박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인당 2만 원을 받지만 평소에는 식사를 할 경우 잠도 공짜로 재워준다. 예약 필수.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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