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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지리산 칠선계곡 입구인 추성동 서암정사의 석굴에 조각된 불상을 현대 불교의 예술품으로 극찬을 하고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꽤 이름 난 절이다.
 서암정사와 상벽을 이룰 수 있는 곳이 부산 금정산에도 있어 소개를 한다.

(화병을 든 11면 관음보살상)

예로부터 금정산에는 만덕고개가 있다. 동래에서 구포로 넘어 다닌 이 고개에는 도적들이 숨어 있어 산 아래 주막집에서 사람들을 모아 고개를 넘어 다녔다 하여 만명 즉 많은 사람들을 모아 넘어 다닌 고개라 만덕고개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그러나 만덕고개 옆에는 만덕사지란 폐사된 절터가 있는 것으로 보아 만덕고개로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만덕고개 위에 1930년에 조성된 암자가 있으니 이름하여 병풍암 석불사라 하였다.

유년 시절 소풍을 간 기억으로 보면 병풍암에 들어가서 입 쩍 벌리며 나온 신기한 추억도 있다. 그 만큼 나의 유년시절에 병풍암(그 당시 병풍암이라 기억됨)은 경주 남산의 문화유적지 그 이상이였다. 최근 들러본 병풍암은 석불사을 잘못 알고 있었는 것 같다. 조각이 된 바위 전체를 병풍암으로 불렀는데 그게 나의 뇌리에 각인이 되어 있었는 것 같다.


1930년에 조용선 선사에 의해 조성된 젊은 사찰로 범어사 말사로 소속이 되어 있다. 먼저 입구를 들어서면 볼 수 있는 법당의 모습이 여느 사찰과 다른 돌집을 만난다. 일반 절집과 달리 팔작지붕이 아닌 돌집으로 된 사연이 있다.
창건 당시에는 변변한 산길 조차 없을 때라 법당을 짓는 다고 건축자재를 나를 수도 없고 하여 병풍암의 바위를 불상으로조각하며 나온 석재조각을 가지고 건물을 올리다 보니 종각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돌로 지어지게 되었다 한다.
지금이야 차도 오를 수 있는 도로가 뚫여 있어 쉽게 오를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아주 아주 오지속의 사찰이었다.

석불사 창건후 1940년부터 "ㄷ“자 면의 바위에 하나하나 조각하여 내려간 불사는 장장 30년의 세월속에 이루어 졌다 한다. 각면마다 새겨진 예술품은 29개로 단위 사찰로는 전국에서 최다이며 그 중에서도 입구에서 보면 정면에 새겨진 11면 관음보살상은 현대 예술의 대표작으로 꼽아도 남음이 있다.
관음보살 좌우로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사천왕, 16나한등 석불사의 큰 암벽에 새겨진 조각 예술품에 압도를 당하고도 남는다.
석불사에서 바라보는 전망 또한 예사롭지 않아 수영 벡스코와 광안리 앞바다, 광안대교 그리고 영도 봉래산 백양산등 남쪽의 산들을 모두 볼 수 있어 빼어난 경관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사천왕상과 비로자나불

앉아 있는 사람과 사천왕상의 크기를 비교해 보세요.





병풍암에서 조각을 하고 떨어져 나온 돌로 쌓아 올린 대웅전의 모습. 그 뒤의 바위가 병풍암입니다. 그 아래 바위면에 29개의 예술품들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석불사 입구의 모습으로 지금은 절 입구까지 도로가 뚫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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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숲을 지나 백양산으로 오르는 도중 뒤돌아 서서 바라본 금정산 전경. 가운데 암봉이 상계봉, 그 우측 뾰족봉이 망미봉, 그 아래 아라비아 숫자 1자 모양의 긴 암석군이 병풍암과 석불사다. 왼쪽 낙동강 너머로 토곡 어곡 오봉산도 확인된다.



병풍암 석불사의 거대한 부처님 조각. 예술미도 빼어나다.

도심에 자리잡은 부산의 '단짝' 명산
몇번이고 올라도 새로운 기암괴석




금정산의 총면적은 43㎢. 국내 국립공원 중 꼴찌인 월출산의 56㎢에 견주어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부산에서 유일하게 뽑힌 이런 명산이 부산 도심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부산시민들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금정산은 아마도 접근성으로 볼 때 전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도심에 북한산이 있지만 이는 국립공원이라 등산로는 한정돼 있다.

그러나 부산시민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손쉽게 사방팔방에서 지능선을 타고 금정산을 오르내릴 수 있다. 오죽했으면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지난 세기말 IMF 때 버스나 지하철을 한 번만 타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일명 '토큰 산행지'로 불렸을까.

산세 또한 헌걸차고 웅장하다. 전국 최대 규모의 금정산성이 주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그림같이 내달리고 있는 데다 산자락 곳곳에는 성문과 망루 봉수대 기암괴석 등이 산재해 있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금정산은 북으론 천성산이, 남으론 백양산에서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연결고리여서 건각들도 즐겨 찾는다.

흔히 백양산도 금정산이 언급될 때 세트로 나오는 단짝 메뉴이다. 양산 다방동에서 출발, 부산진구 주례동에서 끝을 맺는 금정·백양산 종주코스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산꾼들이 수시로 산행팀으로 전화나 메일을 통해 문의를 해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금정산은 부산을 넘어 전국 명산의 반열에 올라있음을 보여준다.

  
 


산행은 만덕로타리~병풍암 석불사~전망대~망미봉~남문~남문마을~만덕고개~금정봉 갈림길~만남의 숲~산불초소(돌탑봉)~불태령(주지봉 갈림길, 돌탑봉)~백양산 정상 직전 낮은 돌탑봉~범방산 갈림길~구포3동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지하철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에서 우측으로 나와 만덕1동사무소를 끼고 왼쪽 넓은 도로를 따라 10분쯤 걸으면 상학초등 입구 사거리. 정면엔 한라산 왕관릉이 연상되는 암봉 하나가 위용을 자랑한다. 상계봉이다. '상학문구' 우측으로 간다. 정면에 '오동나무집' 또는 '계곡산장' 간판을 보고 다시 우측으로 간다.

'계곡산장'을 끼고 왼쪽 포장로로 100m쯤 오르면 파란색의 커다란 물통이 보이는 우측 철망길로 들어선다. 밭고랑길인 셈이다. 도중 사거리에서도 계속 직진하며 뒤이어 만나는 무덤 2기도 지난다.

대형 돌탑 30기를 지나면서 오름길이 시작된다. 이내 벤치 앞 갈림길. 우측으로 틀어 한굽이 돌면 포장로와 만난다. 왼쪽에는 앞서 폐쇄된 석불사 등산로의 반대편 등로가 보인다. 역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포장로를 따라 10분 뒤면 석불사 입구. 일주문만 보면 조그만 산중 암자지만 대웅전 뒤 병풍처럼 둘러쳐진 병풍암에 조각된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약사여래불 미륵존불 등의 거대한 불상의 위용을 보면 생각이 완전 달라진다. 한국불교 미술의 진면모를 보는 듯하다. 조망 또한 빼어나 금련산 황령산 부산항 태종산 봉래산 백양산 엄광산 구덕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일주문을 나와 향나무와 벚나무가 보이는 정면 산길로 향한다. 이제 지능선을 향해 치고 오른다. 8분 뒤 지능선 상의 전망대. 상계봉이 코 앞이다. 마을에서 본 왕관릉 모습과 달리 금강산 만물상이 연상된다. 주변 산 줄기에도 수석전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의 기암괴석이 진열돼 있다. '금정산의 재발견' 저자인 본사 최화수 논설고문은 이를 두고 '천구만별(千龜萬鼈·천 마리의 거북이와 만 마리의 자라)'이라 적고 있다.

산성로를 기준으로 북쪽의 금정산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반면 상계봉을 기점으로 남쪽은 곳곳이 기암괴석의 천지라 할 만큼 남성적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상계봉 뒤로 김해 신어산 돛대산 까치산 분성산 등이 확인된다.

  

이제 금정산 특유의 마사토길이 이어지면서 저 멀리 장산 광안대로 배산이 보인다. 곧 갈림길. 왼쪽의 기암괴석을 뒤로 하고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또 갈림길. 왼쪽으로 산성을 오르자마자 또 갈림길.

이번엔 오른쪽으로 가면 암봉인 망미봉. 고당 장군 원효 의상 무명 나비암 등 금정산의 진면모와 아홉 운봉 개좌 일광 달음 함박 문래 철마 석은덤 대운 천성산 등 기장 울주의 봉우리, 그리고 고당봉 왼쪽으로 오봉 어곡 토곡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망미봉에서 내려와 이젠 남문으로 향한다. 8분 뒤 남문. 사통팔달로 산길이 열려 있지만 그 중 남문을 통과, 남문마을과 (북구)산불초소를 잇따라 지나 왼쪽 '금정산 철학로' 쪽으로 향하면 '낙동정맥' 구간임을 알려주는 이정표와 만난다. 금정·백양산 종주능선에 올라섰다는 의미이다. 우측에는 개신교인 묘소.

10분 뒤 금정산과 백양산의 사실상 경계인 만덕고개. 곧바로 건너편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산불초소가 위치한 정점은 366봉. 조망이 빼어나다.

이어지는 산길. 동래구와 북구의 경계이기도 하다. 시원한 솔밭과 금정봉 갈림길을 잇따라 지나면 쉼터. 왼쪽은 어린이 대공원.

이제 본격 백양산을 향해 침목계단으로 오른다. 6분 뒤 역시 사거리. 향나무 숲 아래 벤치가 놓여있는 만남의 숲(광장)이다. 직진한다. 이때부터 고행의 된비알이 시작된다. 금정·백양산 종주자들이 막판 가장 힘들어하는 구간이다. 잠시 뒤돌아 보면 상계봉과 병풍암 석불사가, 고도를 더 높일수록 고당봉도 확인된다. 동시에 낙동강과 부산 앞바다가 동시에 보인다.

만남의 숲에서 백양산까지는 4개의 봉우리가 기다린다. 첫 번째는 산불초소가 있는 돌탑봉, 두 번째는 우측으로 암봉인 주지봉(낙타봉)과 이어지는 불태령, 세 번째는 정상 직전의 낮은 돌탑봉, 네 번째가 백양산 정상이다. 각각의 봉우리에 서면 저 멀리 낙동강 하구와 가덕도 연대봉, 부산신항 등이, 백양산 뒤로 애진봉 엄광산 구덕산 승학산이 확인된다.

산행팀은 세 번째 봉우리에서 우측 좁다란 산길로 내려선다. 급경사길이다. 첫 사거리에서 직진하며, 둘째 사거리에서 우로 내려선다. 직진하면 범방산.

13분 뒤 산불초소를 지나면 비로소 산을 벗어난다. 구포3동이다. 눈앞의 긴 계단을 내려서 삼정정보고 장선종합복지관 구포3동사무소를 잇따라 지나면 버스정류장과 만난다.



# 떠나기전에

- 폐쇄 등산로 안내판 없어 헛걸음

  


아뿔사! 상학초등 입구에서 직진해 초등학교 우측으로 오르면 상계봉·석불사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 지난해 7월부터 석불사로 가는 기존의 이 등산로가 자연휴식년제로 폐쇄돼 있었다. 등산로 입구나 북구청 또는 금정구청 홈페이지 어디에도 그런 정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만일 있었다면 적어도 이런 헛걸음은 하지 않았을텐데.

같은 시각 개인적으로 찾은 산꾼들은 '등산로 폐쇄'라고 적힌 대형 플랭카드에 아랑곳 않고 석불사로 향했다. 심지어 그들은 고민하는 산행팀을 보고 "가도 상관없다"고 큰소리로 말했다.

여정은 이미 정해 놓은 상태. 산행팀은 물어 물어 석불사로 가기로 결정했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다 간이 화장실이 위치한 곡각지점 좌측으로 열린 산길로 향했다. 곧 포장로와 만난다. 이 길은 결국 상학초등 입구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는 길과 만났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좋고 편한 길로 여유롭게 산행하고, 지키면 물어 물어 포장로와 밭고랑을 지나 힘들게 목적지에 다다른다. 현재 처한 금정산의 현실이라 안타깝기만 했다. 금정산이 걸쳐 있는 각 지자체는 등산로 입구에 돈드는 안내판 대신 지금이라도 제발 홈피에 폐쇄된 등산로를 알려주는 성의를 보였으면 한다.



# 교통편

- 날머리~지하철 덕천역 도보 20분

들머리는 지하철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에서 우측으로 나와 만덕1동사무소를 끼고 왼쪽으로 오른다. 날머리에서 장선종합복지관과 구포3동사무소를 지나면 버스정류장. 길 건너편 정류장에서 69-1, 160, 111, 169-1, 306번 버스를 타면 덕천사거리에 위치한 지하철 2, 3호선 덕천역에서 하차한다. 걸으면 약 20분 걸린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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