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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통의 서보매운탕(054-532-5978). 메기매운탕이 주 메뉴이다. 토란대를 듬뿍 넣고 조청이 많이 함유된 고추장을 풀어 걸쭉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고추장은 5년 전 특허를 낼 정도로 맛이 일품이다. 남장사에서 1㎞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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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암 목각탱



남장마을 곶감 건조대


자전거박물관



서보매운탕 메기매운탕

아이코! 산행이 3시간도 안 걸리네
아차차! 사찰이 '불교미술 寶庫'라지
아쉬워? 산밑 맛집이 기다려




때론 산만 타고 그냥 발길을 돌리려면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여느 산에서도 쉽게 해후할 수 있는 산길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그런 산은 더욱 그렇다. 마치 큰 볼일을 본 후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지 못했을 때의 그런 기분 말이다.

산행 시간이 약간 모자란다는 느낌이 들 때도 마찬가지다. 조그만 봉우리 하나 정도는 그래도 오를 수 있는 체력이 남았건만 벌써 나목 사이로 시골마을이나 도로가 보일 때의 그 섭섭함이란.

이럴 경우 해당 지자체의 유명 관광지나 그 고장만의 향토 맛집이 산 밑에 기다리고 있으면 사정은 달라진다. 상주 노음산이 그렇다.

연악(淵岳) 갑장산, 석악(石岳) 천봉산과 더불어 '상산(商山·상주의 옛 이름) 삼악(三岳)'으로 불리는 노악(露岳) 노음산(729m).

한 바퀴를 돌아도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이 산 기슭에는 천년고찰 남장사와 국내 최고의 곶감 산지인 남장마을, 그리고 자전거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산행 시간이 짧아도 전혀 섭섭지 않은 이유이다.

산행은 남원동 남장리 석장승~주능선~옥녀봉 삼거리~옥녀봉~북장사 갈림길~잇단 쇠사다리~노음산~전망대~중궁암~관음암~남장사~남장사 주차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2시간50분 남짓하지만 식사 및 휴식, 그리고 사찰 탐방까지 포함한다면 4시간30분 이상은 될 듯하다. 한마디로 답사를 겸한 산행이다.

  

전체적으로 산행은 힘들지 않으며 정상 직전 만나는 암릉에서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들머리는 남장사 석장승. 절 입구 주차장에서 200m쯤 떨어진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도로 건너편엔 남장지라는 저수지가 있다.

석장승은 1m86㎝로 적지 않은 키에 부리부리하면서도 한쪽으로 치켜 올라간 왕방울 눈, 코주부를 연상시키는 뭉툭한 코, 송곳니가 양쪽으로 삐져나온 입으로 애써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되레 웃음이 배여 나온다. 잡귀의 출입을 막는 절의 수문장으로 제격이다 싶다.

상주산악회가 세운 목판 산행안내도를 잠시 살펴본 후 석장승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향한다. 솔가리와 낙엽이 뒤섞인 평범한 산길이다. 등로와 나란히 달리는 물골의 계류는 한겨울 가뭄으로 바싹 말라 있다.

몇 차례 물 마른 계곡을 가로질러 힘겹게 한 굽이를 오르면 능선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23분. 살을 에는 골바람이 아주 드세다. 플래카드 하나가 눈길을 끈다. '요산낙선(樂山樂善) 천하지대약(天下之大藥)'. '산을 사랑하고 착하게 사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이다'.

우측 송림으로 향한다. 3분 뒤 무덤 앞 갈림길에선 다시 오른쪽으로 간다. 점차 등로는 좁아지고 경사는 심해진다. 일순간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며 상주의 3대 명산 중 하나인 천봉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꼭대기에 거북을 닮은 기암이 얹혀 있는 집채만한 바위를 우로 에돌아 '갈 지(之)'자 낙엽융단 된비알을 10분쯤 오르면 옥녀봉 삼거리. 왼쪽은 노음산의 또 다른 들머리인 훼나무골(고향산천휴게소)로 가는 길, 산행팀은 우측 낙엽길로 향한다. 4분쯤 오르면 등로 우측에 조그만 바위가 서 있다. 주변에서 제일 높은 지점으로, 옥녀봉(620m) 정상이다. 노음산이 이제 나목 사이로 보인다.

산길은 잠시 내려섰다 다시 올라선다. 남성용 소변기를 연상시키는, 실제 높이도 엇비슷한 독특한 모양의 나목 두 그루를 잇따라 지나면 북장사 갈림길. 북장사는 남장사와 함께 노음사가 품은 '상주 4장사(四長寺)'중 하나로 파랑새의 전설을 간직한 보물 제 1278호 영산괘불로 유명한 사찰이다. 나머지 둘은 상주의 안산(案山)인 갑장산에 위치한 갑장사와 지금은 터만 남은 승장사가 그것이다.

직진한다. 뿌리째 쓰러진 큰 나무를 통과하면 그리 길지는 않지만 암릉길이 기다린다.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쇠사다리와 밧줄이 준비돼 있지만 긴장할 정도는 아니다. 좌우 양쪽이 수 십 길 낭떠러지인 암릉길 왼쪽엔 북장사와 저 멀리 속리산이, 오른쪽 발 아래엔 남장사가 동시에 목격된다. 조금 더 가면 관음사도 보이고 상주 시내 뒤로 갑장산도 확인된다.

정상은 북장사 갈림길에서 20여 분. 조망은 좋지 않지만 앞선 암릉길에서 원 없이 봤기에 불만은 없다. 대신 낙락장송 한 그루와 상주시가 세운 상세한 설명을 곁들인 정상비석이 눈길을 끈다.

하산은 직진. 급내리막에 등로가 얼어 있어 유의해야 한다. 8분 뒤 다시 낙엽융단길. 곧 등로 우측에 전망대. 남장사와 관음암, 상주 시내가 펼쳐보이며 쉬어가기 안성맞춤인 지점이다.

10여 분 뒤 플래카드 앞 갈림길. 리본이 제법 눈에 띄는 우측으로 향한다. 지그재그 산길이 정겹다. 이후 등로 좌측에 '등산로'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이면 곧바로 왼쪽으로 간다. 100m쯤 뒤 중궁암. 조선 후기 노음산 지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건립한 남장사의 산내 암자로 갑장산이 정면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되돌아 나와 침목계단으로 내려서면 다시 갈림길. 우측 포근한 오솔길로 발길을 옮기면 역시 남장사 산내 암자인 관음암. 해탈문을 들어서면 관음전 내 아미타여래상 뒤로 관음선원 목각탱(보물 제 923호)이 있다. 남장사 보광전 목각탱(보물 제922호)과 더불어 조선후기 불교미술의 형태를 보여준다. 목각탱은 흔히 볼 수 있는 탱화가 아닌, 나무를 조각해 금박을 입힌 것으로 입체적인 분위기가 마치 살아 움직일 듯하다. 현재 국내에는 6점만이 남아 있느 것으로 보고돼 있다.

그윽하고 호젓한 산책길로 5분쯤 산책하듯 걸으면 남장사. 신라 범패의 창시자인 진감국사 혜소가 창건했다. 우리나라 불교음악인 범패를 최초로 보급한 사찰인 셈이다.

아뿔싸! 유이(唯二)한 보물인 목각탱과 철불좌상이 안치된 보광전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나가던 한 스님은 "목각탱만 현재 개금불사 중"이라며, 바로 이웃한 교남강당 벽에 걸린 목각탱과 철불좌상이 선명한 사진을 가리키며 "바로 이것"이라고 미소를 띠었다.

일주문도 눈여겨 보자. 팔작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고색창연한 기둥이 속설에 따르면 천년된 칡뿌리라고도 하고 싸리나무라고도 하는데 명확하지 않다. 중간 활주를 까치다리형으로, 상단을 용머리로 조각한 솜씨는 여느 절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추녀 밑 '노악산(露岳山) 남장사(南長寺)'라 적힌 편액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에게 서법을 가르친 해강 김규진의 솜씨다.


# 떠나기전에

- 최다 곶감생산지

- 최초 나무자전거

- 일품 메기매운탕

부산서 산행기를 정리하다 보광전 목각탱 개금불사와 관련해 남장사에 문의 전화를 한 결과, 지난 7일 점안법회를 계기로 무려 7개월 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를 시작했다고 한다.








  


상주는 전국 곶감 생산의 60%를 차지하며 그 중 노음산 아래 남원동 남장리가 으뜸이다. 마을 가구수의 95%인 80여 가구가 곶감 생산에 종사하고 있다. 지금도 건조장에는 껍질을 벗겨낸 알몸의 감이 줄줄이 엮여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가격은 ㎏당 1만9000~2만 원. 시중가보다 20~30% 정도 싸다. 연간 감 및 곶감 생산액이 각각 230억 원, 650억 원 이어서 상주시청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산림과 내 곶감계가 그 업무를 맡고 있다.



  

남장마을 입구에는 상주가 자랑하는 자전거박물관이 있다. 세계 최초의 나무 자전거 '드라이지네' 실물 모형을 비롯 옛날 자전거, 이색 자전거 등 총 6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자전거도 무료로 빌려탈 수 있다.

시간이 날 경우 차로 25분 거리의 경천대도 찾아보자. 낙동강 1300리 물길 중 노송숲과 기암절벽이 한데 어울려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곳이다. 이정표가 잘 정리돼 있어 초행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노음산엔 9~10월이면 송이가 많이 난단다. 이곳은 주인이 없어 따는 사람이 임자다. 재밌는 점은 소나무뿐 아니라 참나무 밑에서도 많이 난다. 상주사람들도 그것이 의문이란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40년 전통의 서보매운탕(054-532-5978). 메기매운탕이 주 메뉴이다. 토란대를 듬뿍 넣고 조청이 많이 함유된 고추장을 풀어 걸쭉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고추장은 5년 전 특허를 낼 정도로 맛이 일품이다. 남장사에서 1㎞ 떨어져 있다.



# 교통편

- 부산행 버스 막차 오후 6시18분

노포동 종합터미널에서 상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8시50분에 있다. 1만5700원. 2시간30분 걸린다. 상주터미널에서 상주여객 버스를 타고 남장사 입구 삼거리에서 내린다. 20분 간격으로 있다. 1500원. 여기서 남장사 석장승까지 2.3㎞ 걸어야 한다. 상주터미널행 막차는 오후 8시이지만 부산행 시외버스(막차)는 오후 6시18분에 출발한다. 막차를 놓칠 경우 대구를 경유, 부산으로 오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IC~보은 상주 25번~보은 문경~보은 속리산~남장사 자전거박물관 우회전~남장사 입구 주차장 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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