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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행/청도여행)영남알프스 변방의 호랑이 날등 청도 해들게봉~도롱굴산 종주산행

청도 해들게봉~도롱굴산

호랑이 등줄기 타고 가다 운문호에 '풍덩'
영남알프스 범봉분맥 중 북쪽능선 밟는 코스
들머리 박곡리 천년 세월 간직한 유적 산재
인적 드문 낙엽천지 하산길 늦겨울 정취 만끽
도롱굴산 정상 까치산 표기는 재정비 필요

 



 

영남알프스 일대의 산들이 대부분 저마다 한가락씩 하기 때문일까. 충분히 가볼 만한 산인데도 불구하고 2만5000분의 1 공식 지도나 웬만한 등산지도에 이름조차 못 얹어 놓은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2월의 마지막 주, 겨울을 보내면서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찾은 경북 청도군 해들게봉(475m)과 도롱굴산(617m) 또한 그 범주에 속한다. 참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이름이 덜 알려졌다고 산의 진면목까지 묻힐 수는 없는 일. 구만산 억산 범봉 등 세 개의 명산을 남쪽에 두고 남에서 북으로 치달리는 해들게봉~도롱굴산 코스는 한적하지만 속은 꽉찬 근교산행을 선호하는 산꾼들에겐 반갑기 그지없는 코스다.

   
 

박곡리를 출발하여 처음 만나는 전망대로 들머리 미륵당 마을과 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우측으로 곡란마을과 골안 저수지도 및 청도군의 산들도 확인을 할 수 있다.
 
범봉에서 발원한 범봉분맥을 중간쯤에서 올라 탄 후 분맥의 끝인 운문호 호산 앞에서 끝내는 산행은 마치 운문호에서 범봉쪽으로 날아 오르는 호랑이 등을 타고 호수 끝에 걸쳐진 꼬리에서 사뿐히 내려서는 듯한 기분을 맛보게 한다. 융단처럼 깔린 낙엽길을 원 없이 밟을 수 있다는 점도 막바지 겨울 산행의 묘미를 한껏 부추긴다. 게다가 들머리 마을인 청도군 금천면 박곡리는 억산과 범봉으로 오르는 청도쪽 산행 기점이기도 하지만 보물 203호인 박곡리 석조석가여래좌상과 신라 진흥왕대에 창건된 대비사의 대웅전(보물 834호) 등을 안고 있는 유서깊은 마을이라는 점에서 천년 세월을 넘는 진한 역사의 향기도 느낄 수 있다.

전체 산행은 청도군 금천면 박곡리 박곡교~소나무 벤치앞~밀성박공 무덤~전망대~해들게봉~이무기바위~독종골만당~정거고개~진등(556m삼각점봉)~도롱굴산 정상~삼거리(565m봉)~447m봉~무덤3기~호산고개로 이어지는 9.8㎞코스다. 아담한 봉우리를 10여 개 넘나드는 능선산행에 소요 시간은 4시간30분.

들머리 찾기는 크게 어렵지 않다. 박곡리 마을 입구 다리(박곡교)에서 다리 건너 마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왼쪽 포장 도로를 따라 100여 m가량 이동한다. 정면 멀리 대비사계곡 위에서 억산 '깨진바위'가 내려다보고 있다. 왼쪽에 벤치 2개와 소나무 2그루가 있는 동네 놀이터가 보이면 리본을 참조하며 들어선다. 들머리다.

   
 

해들게봉 능선의 일명 '이무기바위'. 
 
곧바로 조립식 민가 왼쪽 무덤을 통과, 완만한 능선길로 진행한다. 어른 키만한 잔솔들이 봄바람에 살랑이며 환영인사를 해 온다. 능선 왼쪽 곡난골 계곡과 석이바위가 보인다. 석이바위는 근처에 석이버섯이 많아 붙은 이름이다. 산행 시작 전 만난 한 주민은 "어제도 동네 사람 40여 명이 석이버섯 캐러 바위까지 갔다 왔다"고 전해 준다. 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15분쯤 가면 작은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곡란골로 내려서는 길이고 오른쪽 길이 등산로다. 50m 정도 더 가면 왼쪽에 허물어진 무덤이 있다. 뒤돌아보면 박곡리 앞산이자 억산북릉 산행의 포인트인 기총망봉(오봉리에선 개물방산, 일부에선 귀천봉이라 부름)이 뚜렷하다.

능선 오름길 주변에는 군데군데 텐트를 쳤던 장소가 나오는데 아마도 동네 주민들이 송이버섯을 지키기 위해 머물렀던 흔적인 듯하다. 15분쯤 더 가면 '호조참판 의금부사 밀성박공지묘'라고 쓰여져 있는 소박한 무덤을 만난다. 조선시대 호조참판을 현대적 의미로 보면 경제 총괄부서인 기획재정부 차관급이요, 의금부사는 검찰과 법원을 합쳐 놓은 특별사법기관의 고위 관리쯤으로 해석할 수 있을텐데 그 정도 인물의 묘 치고는 참 검소하다. 10분 정도 오르막을 치면 왼쪽이 탁 트인 첫 전망대를 만난다. 우뚝한 석이바위와 오른쪽 멀리 운문댐이 눈에 들어온다. 비록 운무가 짙게 낀 날씨였지만 석이바위 뒤로는 학일산과 대왕산, 그 왼쪽으로 갓등산 토한산 대남바위산 등이 보인다.

   
  능선길을 5분가량 더 오르면 GPS 기준 해발 475m인 해들게봉 정상이다. 들머리로부터 55분 걸렸다. 공식 지형도에 이름 하나 얻어 걸치지 못한 이 봉우리가 안쓰러워 취재팀은 리본 뒷면에 마을 주민들이 수백년간 불러 온 전통을 존중, '해들게봉 정상'이라는 표기를 해 두었다.

오른쪽 아래 독종골 계곡을 두고 오르막 능선을 탄다. 능선길은 험하지 않지만 살짝 비켜나 오른쪽을 보면 깎아지른 벼랑이다. 5분 뒤 두번째 전망대에서 독종골과 그 안쪽 박곡저수지, 대비사계곡과 그 위의 억산 깨진바위에서 왼쪽으로 팔풍재 범봉 운문산 가지산 등 영남알프스 연봉들을 조망한다. 특히 왼쪽 끝에 보이는 봉우리 정상부의 '덧니바위'가 선명하다. 이 덧니바위는 운문사 주차장쪽에서는 장군바위 또는 호거대라 부르기도 하고 또 일부에서는 '등신바위'라 부르기도 해 이름이 제각각이지만 이곳 해들게봉 능선에서 보면 영낙없는 덧니 모양이다.

5분쯤 더 가면 흙길이던 능선이 갑자기 30여 m 길이의 바위능선으로 바뀐다. 바위를 타고 가다 높이 1.5m 정도 아래 흙길로 내려서서 뒤돌아보니 길쭉한 구렁이가 기어가는 듯한 모양새다. 용이라고 하기엔 너무 초라하고, 뱀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바위. 취재팀은 이 바위 이름을 '이무기바위'로 명명했다. 그렇게 이름을 붙이니 저 아래 천년고찰 대비사(大悲寺)와 억산 깨진바위에 얽힌 '이무기 전설'이 오버랩되며 묘한 일체감을 이룬다.

10분가량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독종골만당(614m) 분기점에 닿는다. 범봉에서 갈라져 이번 산행 종점인 호산에서 끝나는 '범봉분맥' 능선 등허리에 올라탄 것이다. 오른쪽은 범봉, 억산 가는 길. 취재팀은 북쪽인 왼쪽 도롱굴산 방향으로 향한다. 이정표에는 왼쪽 까치산 방향이라고 돼 있다.

산꾼들의 발길이 뜸했는지 바닥에 쌓인 낙엽이 발목을 덮는다. 살짝 내리막 안부를 거쳐 15분가량 가면 왼쪽으로 희미한 석이바위 갈림길을 만나지만 직진한다. 5분 후 오른쪽 3시 방향으로 바위절벽이 완연한 지룡산과 옹강산이 바라뵈는 전망대를 거쳐 5분가량 더 가면 갈림길이다. 능선 사면을 타고 오른쪽으로 가면 덧니바위와 방음산으로 갈 수 있고 왼쪽 주 능선을 타면 도롱굴산 방향. 10분 후 정거고개에 닿는다. 들머리로부터 정확히 4.9㎞ 지점. 예정된 코스의 절반을 온 셈이다. 오른쪽 운문면 방음리와 왼쪽의 금천면 임당리 사람들이 왕래하던 고갯길에 등산로까지 더해져 사거리가 됐다. 정거고개에서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직진하는 길은 군데군데 암릉이다. 15분 뒤 521m봉을 넘어 5분 후 561m봉에 오르면 드디어 북쪽 정면 멀리 도롱굴산 정상이 보인다. 오른쪽 1시 방향 멀리 운문호 상류가 보이지만 극심한 가뭄 탓에 물은 없다. 수몰 이전의 도로 모습까지 확연할 정도로 바닥이 휑하다.

  

 


하산시에는 낙엽이 많이 깔려 있어 미끄러짐에 주의를 해야한다.

5분 후 삼각점이 새겨진 진등(556m봉)을 넘어 20분 뒤 암봉인 577m봉에 서면 도롱굴산 정상부가 코 앞에 성큼 다가선다. 정상 방향으로 10m가량 살짝 내려서면 오른쪽에 안말음쪽 하산길이 열려 있다. 정상쪽으로 20분을 더 가면 600m봉이다. 정상 바로 앞에 웅크리고 있어 '동생도롱굴봉'이라 이름 지어 본다. 5분 뒤 드디어 도롱굴산 정상이다. 어느 기업체 산악회에서 표시해 놓은 '까치산 615m'란 정상목이 눈에 띈다. GPS에 표기된 높이가 617m라는 것은 오차범위를 인정한다 치더라도 까치산이라는 표기는 다소 헷갈린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 봉우리를 도롱굴산이라 부르며, 대한백리산악회 이병진 대장이 펴낸 영남알프스 지도에는 이 봉우리에서 북쪽으로 10분가량 더 가서 만나는 삼거리 571m봉을 까치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이 산을 도롱굴산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짙은 운무만 없었다면 운문호 푸른 물과 영남알프스 주변 산봉들을 더 잘 조망했을 텐데…", 아쉬움을 남긴 채 북쪽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10분 뒤 '상수원보호구역 운문댐 92'라는 금속 푯말이 서 있는 삼거리 571m봉에서 왼쪽 호산고개 방향으로 향했다. 오른쪽 길은 방음리 새마을동산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하산길은 융단같은 낙엽 천지. 그만큼 미끄럽기도 하다. 여러 차례 중심을 잃기도 했다. 마치 나뭇잎 봅슬레이를 타는 듯한 기분. 20분 후 무덤 3개를 통과해 30m를 가면 능선길을 버리고 오른쪽 작은 계곡쪽으로 내려선다. 길섶에 어른 손톱만한 크기의 양지꽃 새싹이 봄의 전령인 양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5분 후 수원 백씨 묘를 지나면 청도에서 운문사 가는 69번 국도를 만나 산행을 마무리한다.

취재팀은 버스터미널이 있는 운문면 소재지 대천리를 향해 왼쪽으로 국도를 타고 1㎞가량 걸었다. 서쪽 산등성이를 막 넘어 가려는 석양 빛이 곱다.


◆ 떠나기 전에

- 천년고찰 대비사엔 슬픈 '이무기 전설'

- 마을별로 주변 산봉 부르는 이름 제각각
들머리인 청도군 박곡리에서 계곡으로 3㎞가량 더 들어가면 천년고찰 대비사(大悲寺)가 있다. 신라 진흥왕대인 557년에 창건된 것으로 1400년이 넘었지만 사시사철 신도들과 탐승객이 끊이지 않는 산 너머 운문사와 달리 고요함을 유지하고 있다.

  

 
  보물 203호인 박곡리 석조석가여래좌상. 
 
대비사와 그 위 억산 깨진바위에는 이무기에 얽힌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대비사에 주지 스님과 동자승이 살았는데, 밤마다 동자승이 바깥에 나갔다 들어오는 것을 수상히 여긴 스님이 어느날 밤 자는 척하다가 동자승의 뒤를 밟았다. 방에서 나간 동자승은 대비사 앞 연못인 대비지에서 옷을 훌훌 벗더니 연못에 들어가 이무기로 변해 헤엄을 치는 것이 아닌가. 놀란 스님이 좀 더 지켜보니 다시 동자승으로 변한 이무기가 산으로 올라가 큰 빗자루로 산 위의 돌들을 쓸기 시작했다. 이때 스님이 "동자야, 여기서 무얼하느냐"라며 호통을 치니 깜짝 놀란 동자승은 본래 모습인 이무기로 변해 도망을 치면서 꼬리로 억산 정상의 바위를 쳤는데, 이때 바위가 갈라져 깨진바위가 됐다는 것이다. 1년만 더 기도를 하면 용이 돼 하늘로 승천할 수 있었던 이무기는 눈물을 훔치면서 날아가 가지산 호박소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번 산행 중 해들게봉 능선에서 만난 기다란 바위를 취재팀이 '이무기바위'로 이름 붙인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편, 이 일대 산봉들에는 같은 봉임에도 이름이 마을마다 제각각이다. 박곡리 앞산의 경우 억산북릉의 산행 포인트인 '귀천봉'으로 알려져 있지만 박곡리 주민들은 전쟁때 깃발을 흔들었던 봉이라고 해서 '기총망'이라 부른다. 인근 마을인 오봉리 주민들은 범봉에 살던 호랑이가 마을에서 개를 물고 가 이 봉우리에서 잡아 먹었다고 해서 '개물방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 운문사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올려다보이는 큰 바위를 '호거대'라 하지만 박곡리 사람들은 덧니처럼 생겼다고 해서 '덧니바위'라 부른다. 박곡리 주민 김중겸(70) 씨는 "인근 절 스님들이 장군바위라 부르기도 하는데 조상 대대로 덧니바위라 부른 것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 교통편

- 금천면 동곡에서 박곡리행 버스 하루 6차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열차와 버스(2차례)를 갈아타야 한다. 부산역에서 청도행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 출발시각은 오전 5시10분, 5시45분, 6시40분과 50분, 7시50분, 9시10분, 10시30분 등이다. 1시간 걸리며 4800원(주말 5000원). 청도역 앞 청도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금천면 동곡에서 내린다. 오전 9시20분, 10시10분, 10시50분에 있다. 1시간 걸리며 3500원. 동곡정류장에서 산행 기점인 박곡리로 가기 위해서는 마을버스를 타야 하는데 15분 걸린다. 박곡리 입구 정거장에 하차. 오전 9시45분, 11시30분, 오후 4시10분, 6시10분 등 하루 6회 운행한다. 요금은 1000원. 동곡정류장 입구에 있는 개인택시(054-372-3066)를 이용할 경우 요금 50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는 대구-부산 고속도로를 타고 청도TG에서 내려 밀양·청도 방면 25번 국도를 타고 우회전했다가 곧바로 경주·운문 방면 20번 국도로 좌회전한다. 운문사 방향으로 동곡재를 지나 동곡리 사거리에서 직진한 후 남양·오봉 방면 919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 동창천을 건너 '대비사 6㎞'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들어가면 박곡리에 닿는다. 박곡리 마을 입구에서 정면의 다리를 건너지 말고 왼쪽 11시 방향 포장도로를 100m 정도 가면 왼쪽에 들머리가 있다. 그 앞에 주차해도 무방하다.

날머리인 호산재에서는 운문사에서 청도나 대구로 가는 버스가 지나갈 때 손을 들고 세워 탈 수도 있고 운문댐 아래 대천정류장까지 1㎞가량 걸어도 된다. 운문사에서 청도행 버스는 오후 3시50분, 4시50분, 5시40분, 7시15분(막차). 3500원. 청도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1시57분, 5시48분, 6시8분, 6시40분, 7시46분, 9시38분에 있다. 날머리에서 박곡리에 주차해 놓은 승용차를 회수하러 가려면 동곡에서 내려 박곡리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9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GPS 도움=GPS영남 (http://cafe.daum.net/gpsyn)
글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박곡리 입구 당수나무에서 내려 버스 진행 방향으로 걸어가면 버스는 우측 박곡교를 건너 간다. 산행은 좌측 직진길이다.

우측으로 박곡리 마을 회관과 그 뒤로 개물방산으로 불리는 기총망봉의 예사롭지 않게 솟아 있다.

100m  정도 도로를 따라 걸어오면 좌측으로 큰 나무가 서 있다 하얀집인 독립가옥 가는 길로 좌측으로 들어서면 된다.

멋진 소나무가 서 있고 놀이터와 쉼터, 하얀집이 나타나면 초입은 잘 찾았다. 독립가옥 좌측, 묘지 방향으로 들어서면 이동통신 철탑이 서 있고 그 사이로 들어서면 해들게봉으로 오를 수 있다. 독립가옥 우측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해들게봉으로 해가 뜨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봉우리란 뜻이란다.

박곡리 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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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길은 밀성 박씨묘 뒤로 이어지며 본격적인 오르막 산길이 해들게봉까지 이어진다.

들머리도 확인 가능한 첫번째 전망대

맨 우측 중간 쯤의 작은 암봉이 호거대라 불리는 덧니바위로 박곡리 주민 김중겸(70)씨는 운문사 스님이 장군봉 또는 호거대는 잘못된 이름이라 바로 잡아 달라고 이야기를 하신다. 사람의 덧니 처럼 예전에는 이 덧니바위 위에 큰 바위가 얹혀져 있었는데 밑의 광산때문에 굴러 떨었졌다고 이야기를 하며 덧니바위라고 제차 강조를 하신다.

대비사의 이무기 전설과 어울리는 이무기바위로 취재팀이 명명을 하였다.

614봉 정상으로 독종골 만당이다. 왼쪽 아래 깊은 골짜기가 박곡리에서는 독종골로 부르고 있다.

지룡산의 신선봉의 헌걸찬 바위봉

정거고개로 좌측은 금천면 임당리로 내려가는 길이고 우측은 운문면 방음리 안말음으로 내려선다.
도롱굴산은 직진

577봉의 암봉을 올라서는 취재팀

독종골만당에서 걸어온 능선이 취재팀 등뒤로 펼쳐진다.

취재팀 위로 도롱굴산의 전위봉인 암봉과 그 우측의 봉우리가 정상이다.

600봉에서 본 전경으로 발아래 운문호가 보이는데 가뭄으로 인해 물은 말라 있고 그 뒤로 청정산인 옹강산이 확인된다. 

도롱굴산정상. 정상표지목에는 까치산으로 되어 있다. 10년도 훨신전인 근교산 초장기때 방음리 마을 주민에 의해 산 이름을 알아낸후 개척산으로 소개를 하였다. 지금은 다향한 산길이 소개 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정상을 넘어서면 

571봉 갈림길로 우측은 새마을 동산 가는 길, 호산고개는 좌측으로 내려선다.

낙엽이 무릎까지 빠지는 깨끗한 하산길로 미끄러짐에 주의를 해야한다.

막바지로 좌측으로 호랑이를 사랑한 처녀의 무덤이 있다는 호산이다.

운문사로 들어가는 69번 지방도에 내려서면 산행 끝

그 앞으로 운문댐 하류에는 그래도 물을 볼 수 있다.

대천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면서 본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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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풍재에서 범봉으로 가는 도중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억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사진상으로 깨진 모습의 구분이 안 되지만 실제로 보면 독특한 형상이 확연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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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봉을 오르기전 전망대에서 본 억산 깨진바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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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사입구에서 바라본 억산 깨진바위, 보이는 모습이 다르며 쪼개진 모습이 확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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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의 천문지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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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사 앞 다리를 건너면 좌측 등산로 이정표를 따라간다. 곧이어 계곡 건너 부도밭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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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사를 지나면 만나는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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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풍재의 안내판과 전망대에서 본 밀양 산내면 쪽의 산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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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산 깨진바위 거참 희한하게 생겼네

산행 시·종점 각각 대비사 운문사…볼거리 무궁무진

오를 때 대비골, 하산 때 천문지골·큰골 모두 계곡산행

걷는 시간만 4시간5분…산행 답사 '두 마리 토끼' 가능

억산 정각산 개물방산 호거대 지룡산 등 모두 조망

천년고찰 운문사는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영주 부석사 등과 함께 전국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사찰 중 하나이다. 절로 향하는 길 주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빠알간 늦사과와 노오란 은행잎이 환상적인 영주 부석사만 만추에 유독 두드러질 뿐 나머지 사찰은 사시사철 꾸준하게 발길이 이어진다.

명산에 명찰이라 했던가. 선암사는 전형적 육산인 조계산이, 대흥사는 다도해 국립공원을 굽어보는 암봉인 두륜산이, 소백산 국립공원에 포함돼 있는 부석사는 백두대간인 소백산 줄기가 품고 있다.

청도 운문사는 차고 앉은 형세가 다른 사찰과 사뭇 다르다. 통상 사찰은 산을 등지고 있는데 반해 운문사는 운문산과 마주보고 있다. 실제로 옛 비로전인 대웅보전 앞에 서면 운문산 정상이 올려다보인다.

한데, 절집 앞 현판에는 '호거산(虎踞山) 운문사(雲門寺)'라 적혀 있다. 호거산은 절 북서쪽에 위치한 호랑이가 의연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한 암봉으로 일명 등심바위. 통상 절이름 앞의 산이름은 가장 근접한 곳의 봉우리 이름을 붙인다는 관습에 따라 호거대라 불리는 암봉을 호거산으로 바꿔 붙였지 않나 싶다.

뜬금없이 운문사를 화두로 꺼낸 까닭은 독자들의 전화 때문. 그들은 한결같이 하산 지점이 운문사인 코스를 소개해 달라고 했다.

운문사로 하산 가능한 봉우리는 운문사 북동쪽의 지룡산, 북서쪽의 호거대(등심바위)와 딱밭재에서 떨어지는 천문지골, 아랫재에서 시작되는 심심이골 그리고 상운산이나 가지산에서 출발하는 학심이골 정도.

지룡산 호거대 심심이골 학심이골 등은 최근 소개했거나 코스가 너무 길어 고민 끝에 산행팀은 청도 대비사에서 출발하는 범봉 코스를 택했다. 한적한 천년고찰 대비사에서 대비골로 올라 적당히 능선길을 걷다가 천문지골로 내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점이라면 원점회귀가 아니라 대중교통편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

구체적 경로는 청도군 금천면 대비사~대비골~팔풍재~전망대~등심바위(호거대) 갈림길~범봉~딱밭재~천문지골~큰골(운문천)~운문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5분 정도. 들머리와 날머리의 천년고찰 대비사와 운문사를 구경하고, 오르내릴 때의 대비골과 천문지골에서 발을 담그며 땀을 식히노라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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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천년고찰 대비사 옆으로 억산 깨진바위가 보인다. 

들머리는 대비사. 이 코스는 산 너머 밀양 석골사와 함께 억산으로 오르는 유이(唯二)한 산길이지만 오지여서 찾는 이가 거의 없다. 이 점이 되레 한적한 산행을 가능케 해주는 순기능 역할을 하고 있다.

호거대 아래 첩첩산중에 터를 잡은 비구니사찰 대비사 주차장 입구 '등산로'라고 적힌 조그만 이정표를 따라가며 산행은 시작된다. 절로 가는 길이 우측에 열려 있고 좌측 다리 건너에는 절벽 아래 부도전이 눈에 띈다.

들머리에서 4분이면 산으로 들어선다. 굴참 신갈 등 활엽수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어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곧 갈림길을 만나지만 좌측 계곡(대비골) 쪽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출입을 막고 있어 우측으로 오른다. 계곡과 나란히 걷지만 아직은 산길에서 접근이 어려워 무작정 오른다. 20분쯤 올라야 비로소 계곡으로 가는 소로가 열려 있지만 무시하자. 5분 뒤 계류를 건너기 때문이다. 바닥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유난히 물이 맑은 데다 아주 차다. 조금 더 오르면 나홀로 '알탕'을 하기에 제격인 작은 소가 여럿 보인다.

이어지는 산길. 농짝 내지 집채만한 바위가 정면에 병풍처럼 떡 버티고 있는 가운데 이끼 낀 작은 바위 사이로 산죽길이 기다린다. 이어 만나는 지계곡 물길을 건너면 산길은 지그재그로 바뀌며 상당히 가파른 된비알로 돌변한다. 여기에 바닥은 너덜길이 한동안 이어져 상당한 체력을 요한다. 특히 주능선인 해발 770m대의 팔풍재로 오르기 전 300~400m 구간은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GPS 단말기로 얼핏 봐도 45도의 경사는 될 법하다. 들머리에서 팔풍재는 2.6㎞로 1시간35분 걸린다.

팔풍재는 사거리. 우측은 왕복 40분쯤 걸리는 억산(0.6㎞), 직진하면 석골사(2.7㎞), 산행팀은 좌측 운문산(3.7㎞) 딱밭재(1.9㎞) 방향으로 향한다. 약간의 굴곡이 있어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전체적으로 내리막길로 수월한 편이다.

오르막은 8분쯤 뒤부터 시작된다. 12분쯤 지그재그길을 힘겹게 오르면 전망대에 닿는다. 억산을 비롯한 주변 산들이 한눈에 파악된다. 약간 정면이지만 쩍 갈라진 깨진바위의 확인이 가능하다. 우측으로 들머리 쪽인 대비지가 보이고 발아래 골짜기가 방금 산행팀이 올라온 곳이다.

억산 좌측 밀양 쪽에는 수리봉 실혜산 정각산 승학산 용암봉 종남산 덕대산이, 억산 바로 우측 저멀리 비슬산이 확인된다. 대비지 좌측 솟은 산이 개물방산, 그 뒤로 선의산 용각산 대왕산 통례산 학일산, 대비지 우측으로는 호거대, 그 뒤로 도롱굴산 서지산 옹강산 지룡산 서담골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3분쯤 급경사길로 오르면 등심바위(호거대) 갈림길. 좌측은 대비사 쪽으로 원점회귀가 가능한 능선길, 산행팀은 우측으로 오르다 다시 내려선다. 이제 정면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범봉이다.

집채만한 바위를 우측으로 우회해 '좌 청도, 우 밀양' 산길을 걸으면 숲에 가려 조망이 하나도 없는 좁다란 공터에 닿는다. 범봉(969m)이다. 이정표와 119 구조 표지목이 나란히 서 있지만 범봉이라 적힌 정상석은 없다. 대신 누군가가 이정표 상에 검은 매직펜으로 '범봉'이라 적어 놓았다.

우측은 상운암계곡 또는 대비골 방향, 산행팀은 좌측으로 내려선다. 4분 뒤 좌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맨 앞 회백색 바위들이 보석처럼 박힌 능선이 지룡산줄기이며 정상은 10시 방향 쪽 봉우리다. 그 아래 북대암이, 산행팀이 선 곳에서 정면에는 사리암이 보인다. 그 사이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옹강산이며, 그 뒤 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사룡산 단석산 문복산이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내리막길의 종착지는 딱밭재. 전망대에서 10분. 옛날 이 주변에 닥나무가 많아 명명됐다고 전해온다. '글월 문(文)' 자가 들어가는 천문지골이란 이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다.

딱밭재 역시 팔풍재와 마찬가지로 사거리. 직진하면 운문산(2㎞) 우측은 석골사(2.9㎞), 산행팀은 좌측 천문지골을 거쳐 운문사(4.5㎞)로 향한다.

30분 동안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칠고 순한 지그재그 너덜길을 내려오면 비로소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후 산허리길을 돌며 천문지골이 빚어낸 운치있는 풍광을 감상한다. 와류가 흐르는 제법 미끄러운 암반을 지나면 일순간 편하고 너른 길을 만난다. 3분 뒤 계곡과 만난다. 유량도 적절하고 주변 풍광도 빼어나 잠시 쉬어가기에 적합하다. 이 계곡을 지나면 사실상 산책로 수준의 산길. 10분 뒤 운문산 자연생태 조사를 위한 일종의 텐트인 트랩도 지난다.

산행은 이제 막바지. 계곡과 나란히 걷는다. 여유가 있으면 맘에 드는 계곡의 한 지점에 내려가 쉬어가면 어떠하리. 짧게는 3분, 길게는 9분 간격으로 네 번의 계곡을 지나 150m쯤 걸으면 갈림길. 딱밭재에서 1시간25분 소요. 좌측은 운문사 승가대학 학장인 법계 명성 스님의 처소인 죽림헌 방향, 산행팀은 직진형 우측으로 향한다. 잠시 후 다시 큰골을 건너면 사리암에서 운문사로 이어지는 포장로에 올라서고 여기서 입산통제 초소를 지나면 운문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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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사 경내와 등심바위 능선에서 잡은 운문사 전경

◆ 떠나기 전에

- 2만5000분의 1 지형도, 범봉 자리에 억산 표기 오류

이번 산행의 들머리와 날머리는 각각 천년고찰 대비사와 운문사. 모두 비구니 사찰이다. 신라 진흥왕 557년 한 선승이 청도 호거산(지금의 호거대)에 들어와 3년 동안 수도를 한 후 절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 스님은 현 운문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산허리 갑(岬)' 자가 들어가는 '오갑사(五岬寺)'를 7년 만에 완성했다. 동쪽의 가슬갑사, 서쪽의 대비갑사, 남쪽의 천문갑사, 북쪽의 소보갑사 그리고 중앙의 대작갑사가 바로 그것. 대작갑사와 대비갑사는 각각 지금의 운문사, 대비사이며 나머지 세 갑사는 폐사돼 찾을 길이 없다.

그 흔한 일주문이나 천왕문조차 없는 대비사는 그야말로 심산유곡 깊은 산골에 위치한 절집. 단청이 모두 벗겨져 고풍스러운 맛이 물씬 풍기는 맞배지붕의 보물 제834호 대웅전이 우선 눈길을 끈다. 이곳에선 깨진바위로 불리는 독특한 형상의 억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종점인 박곡(리) 도로변에 위치한 보물 제203호인 박곡리 석가여래좌상도 챙겨보자. 석굴암과 시기와 양식이 비슷한 이 불상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날머리 운문사는 설명이 필요없는 아름다운 사찰. 노송들의 빼어난 각선미는 언제 봐도 가슴을 뛰게 하고 천년기념물인 500년 된 처진소나무는 언제봐도 정감이 간다. 경내에선 남쪽으로 운문산이 포근하게 다가오고, 북동쪽으로 운문사보다 먼저 창건된 북대암을 품은 지룡산의 암봉이, 북서쪽으로는 호랑이가 의연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한 호거대(등심바위)가 손에 잡힌다. 수줍게 총총걸음을 옮기는 비구니들도 정겹다. 불전사물도 놓치지 말자. 법고 목어 운판 범종 순으로 시방세계에 어둠을 알리는 일종의 의식이다. 불전사물을 두드리는 이가 모두 이승이며, 50여 명의 동료 학인스님들도 예를 갖추고 함께 동참해 눈길을 끈다. 또 한 가지.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하는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범봉의 자리에 억산이라 표기돼 있고, 억산 자리에는 그냥 깨진바위라고 적혀 있다. 첨언 하나 더. 천문지골 학심이계곡 등 운문사를 끼고 있는 계곡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므로 하산길에 물가로 내려 몸을 씻는 행위는 삼가주시기 바란다.

◆ 교통편

- 운문사에선 사리암 오가는 직행 버스 이용하면 편리

열차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부산역에서 청도행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6시45분, 7시55분, 9시10분, 10시30분에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4800원(주말 5000원). 청도역에서 길을 건너 인근에 위치한 청도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동곡에서 내린다. 오전 9시20분, 10시10분, 10시50분에 있다. 1시간 걸리며 3500원. 동곡정류장에서 들머리 대비사에 가기 위해선 박곡(리)에서 내려 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오전 9시45분, 11시30분. 1000원.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동곡정류장 입구에 있는 개인택시(054-372-3066)를 이용하면 된다. 9000원.

날머리 운문사에선 부산역에서 사리암을 오가는 직행버스(011-507-8801)를 타면 된다. 오후 4시30분(토요일만 오후 4시) 출발. 7000원. 이 버스를 놓쳤을 경우 청도로 가서 열차를 타야 한다. 청도행 버스는 오후 3시50분, 4시50분, 5시40분, 7시15분(막차). 3500원. 청도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1시54분, 5시51분, 6시15분, 6시40분, 7시52분, 9시40분에 있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입력: 2008.08.13 20:27 / 수정: 2008.08.13 오후 8: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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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봉정상과 딱밭재에서 천문지골로 내려서는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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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밭재의 급한 하산길로 지그제그길로 이루어 지고 습한 습지로 관중등 다양한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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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지골을 내려서면 만나는 지계곡 합수점의 암반으로 물이 흘러 내릴 시 주의를 해야하는 구간이며 천문지골의 옥수가 담긴 소가 여럿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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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산은 그 자체가 영남알프스 전망대다. 억산 정상에서 바라본 경관으로 건너편 맨 왼쪽이 깨진바위의 일부분이고, 정면이 범봉, 그 오른쪽 둥그스름한 봉우리가 운문산, 맨 뒤 능선 중 한 가운데 뾰족봉이 영남알프스 맏형 가지산, 그 왼쪽 끝이 상운산이다.



낙엽융단길은 이번 산행의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다.


들머리 석골사 경내.

영남알프스 봉우리 다 보이네
가운데 쩍 갈라진 봉우리
용 못된 이무기 전설 전해




우리 국토를 구석구석 훑다 보면 생긴 모양새로 세간의 이목을 끄는 봉우리들이 왕왕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진안 마이산과 청송 주왕산.

도립공원인 마이산이 다소 이국적 뉘앙스가 엿보이는 암봉이라면 국립공원 주왕산은 우리 고유의

투박한 자연미를 잘 간직한 전형적인 바위산이다.

둘 모두 기골이 장대하고 이목구비마저 뚜렷해 멀리서도 한눈에 식별할 수 있을 만큼 잘 생겼다.

그럴싸한 전설을 간직한 점도 흡사하다.

마이산은 승천에 실패한 산신부부의 전설이 전하고,

주왕산은 군사를 일으켜 실패한 당나라 주왕의 한이 서려 있다.

영남알프스에도 마이산과 주왕산에 필적할 만한 암봉이 하나 있다.

깨진 바위로 널리 알려져 있는 억산(億山)이 바로 그것이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영남알프스의 야전사령부 격인 석골사 뒷산으로 불리는 억산은 생긴 모양이 독특해 10여 개의 영남알프스 주요 봉우리 중 멀리서도 가장 식별이 쉬운 암봉"이라고 말했다.

억산 정상부는 마치 북한산 인수봉을 연상시키듯 거대한 하나의 바위 덩어리로 보이지만 막상 다가가면 신기하게도 가운데 부분이 두 갈래로 쩌억 갈라져 있다. 그 사연이 기가 막힌 전설로 전해오는 점은 무척 흥미롭다. 용으로 승천 못한 인근 대비사 동자승이 이무기로 변해 날아가면서 그 꼬리로 산 정상부인 암봉을 내리쳐 바위가 두 동강 났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주 내용이다.

팔풍재로 이어지는 대비골과 봉의저수지와 만나는 가인계곡 사이에 위치한 억산은 산세로 봐서 가지산 운문산 범봉으로 연결되는 영남알프스의 서편 맨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는 문바위봉 농바위 수리봉 사자봉 등의 거대한 바위 봉우리로 이루어져 전망뿐 아니라 경관이 빼어나 지명도에 비해 비교적 많은 산꾼들이 찾는다.

산행은 석골사~대비골~팔풍재~깨진바위~억산(954m)~헬기장~석골사 갈림길~사자봉(924m)~문바위봉(875m) 갈림길~운곡마을 갈림길~수리봉(765m)~석골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 안팎. 이번 코스는 대체로 무난해 초보자도 별 어려움 없이 손쉽게 다녀올 수 있다. 역순으로 돌면 무척 힘들다.

석골사 입구 원서리 버스정류장에서 석골사까지는 대략 20분. 경내 극락전 왼쪽 저 멀리 보이는 암봉이 수리봉이다.

  


산행은 절 오른쪽으로 열린 낙엽길을 걸으며 시작된다. 등로 우측은 상운암 계곡이지만 겨울 가뭄 탓에 물이 거의 없다. 3분 뒤 첫 돌탑 앞 갈림길. 억산 가는 길이지만 무시하고 8분 뒤 우스꽝스런 표정의 목장승에 걸려있는 이정표 앞에서 왼쪽 억산(3.5㎞) 방향으로 향한다. 지절대는 산새소리에 맞춰 발걸음을 옮기면 이내 시야가 트인다. 발 아랜 계곡 합수점, 그 위로 치마바위가 서 있고 정면 저 멀리 함화산이 보인다.

이제부터 대비골. 바로 옆 우측 능선은 팔풍재와 딱밭재 사이의 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여기서부터 팔풍재까지의 55분은 물마른 계곡을 모두 7번 좌우로 건너면서 여유있게 완만한 경사의 겨울산을 만끽할 수 있다.

산자락을 순식간에 불태울 것 같은 만산홍엽의 흔적은 오간데 없지만 늘푸른 산죽의 호위가 신이 나고 서걱이는 낙엽길도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30여 분 뒤엔 나목 사이로 둥그스름한 암봉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깨진바위다.

다시 15분 뒤 마지막 계곡을 건너 지그재그길을 오르면 팔풍재 사거리. 직진하면 깨진바위의 전설이 서린 청도 운문면 대비사, 오른쪽은 운문산 방향, 산행팀은 왼쪽 억산 방향으로 간다.

깨진바위의 위협에 기가 죽지만 등로는 절벽 왼쪽 사면으로 비켜나 있다. 비록 500m 거리를 에돌아 오르지만 깨진바위까진 20분이나 걸릴 정도로 용깨나 써야 된다. 깨진바위 끄트머리에 서면 두 동강이 난 모양새가 신기하리만치 전설 그대로다. 정상석이 서 있는 억산 상봉은 좌측 바로 코 앞이다.

  

억산(깨진바위)은 또 영남알프스 전망대라 불러도 될 만큼 전망이 탁월하다. 바로 앞 범봉, 그 오른쪽 뒤 둥그스런 운문산, 제일 뒤 뾰족봉이 가지산이다. 운문산 8부 능선쯤엔 상운암도 보인다. 건너편 깨진바위 왼쪽으로 문복산 옹강산, 그 앞으로 지룡산, 광산 뒤 흰색 암봉은 등심바위라 불리는 호거대다. 운문산 우측으로 천황산 향로산 정승봉 구천산 정각산이 확인된다. 북쪽 청도 쪽의 저수지와 조그만 절이 전설에 나오는 대비지와 대비사다.

하산은 정상석 앞 이정표에서 왼쪽 산내면 방향으로 간다. 참고로 오른쪽 오봉리 방향은 구만산, 가인계곡으로 이어진다. 곧 만나는 등로 왼쪽의 잇단 전망대에선 깨진바위의 위용을 제3의 각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헬기장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은 석골사에서 출발해 처음 만나는 돌탑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간다. 이번 산행 중 첫 내리막으로 이후 황금 낙엽길이 이어진다. 왼쪽 10시 방향 쌍봉이 사자봉, 9시 방향은 수리봉이다.

이렇게 능선길로 30분,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사자봉을 안 거치고 산허리길로 수리봉 가는 길이어서 계속 직진한다. 이내 사자봉 갈림길. 4분 쯤 걸리는 우측 사자봉을 다녀온다. 돌탑이 위치한 사자봉 정상에는 전망이 없지만 돌탑 뒤 절벽 끄트머리에 서면 괜찮다. 발아래 기도원 뒤가 복점산, 정면 구만산 뒤로 육화산 화악산 남산이, 우측 저 멀리 통신탑 뒤로 통내산 학일산 선의산 용각산 효양산이, 왼쪽엔 문바위 북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갈림길로 되돌아와 5분 뒤 문바위 갈림길. 자세히 보면 소나무 뒤로 문바위(봉) 정상석이 확인된다.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제 솔가리와 낙엽이 뒤섞인 내리막길. 5분 뒤 우측에 전망대. 사자봉에선 크게 눈에 안띄었지만 이곳에서 올려다본 문바위와 그 우측 농바위는 기대 이상으로 웅장하다. 문바위 왼쪽은 북암산이다.

산내면 운곡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면 암릉길이 기다린다. 수리봉 가는 길이다. 암릉 그 자체가 전망대인 데다 주변 경관이 무척 빼어나다. 뒤돌아보면 문바위와 농바위의 위용을 또 다시 느낄 수 있다.

돌탑이 서 있는 수리봉은 운곡마을 갈림길에서 대략 18분 거리. 조망이 없어 아쉽지만 이전에 이미 훑었기에 개의치 말자.

하산은 직진하며 내려선다. 밀양 산내면을 보고 카키색 낙엽길을 걷는다. 곧게 뻗은 송림길도 지난다. 20분 뒤 갈림길에선 왼쪽 석골사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 뒤 30분쯤 더 내려서면 절 못미친 일방통행 갈림길. 여기서 주차장은 2분 거리이다.



# 떠나기전에

-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억산 위치 잘못 표기

  


억산(億山)이란 이름은 '수많은 하늘과 땅 그리고 우주'라는 의미의 억만건곤(億萬乾坤)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온다. 즉 하늘과 땅 사이의 수많은 명산 가운데 명산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들머리 석골사는 신라 진흥왕 때 비허선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었지만 한국전쟁 때 소실된 후 20여 년 전 불사, 지금은 내세울 만한 문화재가 딱히 없다. 여름철 천둥처럼 굉음을 쏟아내는 폭포가 일품이지만 지금은 이마저 겨울 가뭄으로 물이 말랐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하는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 억산 위치가 잘못 표기돼 있음을 지적해 둔다. 바로 이웃한 범봉 자리에 억산이라 오기돼 있고, 억산 자리에는 그냥 깨진바위라고 적혀 있다. 또 한 가지. 오래전 사자봉과 수리봉에는 조그만 돌탑 하나만 달랑 서 있어, 초행길 산꾼들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에 오른 사자봉과 수리봉에는 흰 나무판자에 각각 '사자바위봉 924m' '수리봉 765m'으로 적혀 있다. 지금까지 사자봉은 927m, 수리봉은 767m, 776m로 혼용됐지만 국제신문 제2대 산행대장 최남준 씨가 교통정리를 해 나무에 걸어 놓았다. 고마운 일이다.



# 교통편

- 서부터미널 출발, 밀양행 고속버스 최근 생겨

부산역에서 경부선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서 내린다. 무궁화호(3700원) 오전 7시25분, 7시50분, 9시5분, KTX(7600원) 오전 7시15분, 8시30분, 9시45분 출발. 밀양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밀양역 앞에서 1-1번 등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900원. 밀양터미널에서 얼음골 또는 석남사행 버스를 타고 석골사 입구 원서리 정류장에서 하차. 오전 8시, 8시30분, 9시5분, 9시45분, 10시40분. 2700원.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이용, 곧바로 밀양터미널로 가는 고속버스가 최근에 생겼다.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3800원. 날머리 원서리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후 3시45분, 4시15분, 4시50분, 5시45분, 6시15분, 6시55분, 7시45분에 있다. 2700원. 밀양터미널에서 부산행 고속버스는 매시 정시에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 이 차를 놓칠 경우 밀양역으로 이동, 부산행 경부선 열차를 타면 된다. 수시로 있다. 노포동종합터미널을 이용할 경우, 언양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석남사행 버스로 갈아탄 후, 석남사 정류장에서 다시 밀양행 시외버스를 바꿔타야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 국도~경주 봉계 직진~밀양 상북~밀양 석남사 24번 우회전~석남사~얼음골 입구 지나~남명초등학교 지나~석골(대경노래가든 입간판) 우회전~석골교~석골사 주차장 순.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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