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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295> 우두산


고견사 주차장에 내리면 의상봉이 병풍처럼 가로막는다. 푸르게 변해 가는 숲 사이로 점점이 박힌 바위가 눈을 사로잡는다. 그렇더라도 일단 뒤부터 돌아보자.
 
[인절미바위를 지나 나타나는 바위성벽. 오르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만리장성 못지않은 위압감을 준다.]

산 자락과 자락이 맞붙은 지점으로 길이 났다. 자락과 자락은 삼각형의 빗변. 그래서 고견사 주차장으로 들어온 길은 역삼각형의 아래 꼭지점이 된다. 그 역삼각형을 통해 보는 V자 전경이 특이하다.

산행코스는 고견사 주차장~마장재~암릉구간~우두산~헬기장~작은 가야산~큰재~해인사 주차장. 약 5시간 소요.

산행은 계곡을 건너면서 출발. 이정표를 따라 마장재를 향해 오른다. 재까지는 2㎞. 청설모 한 마리가 흘끔 돌아보고는 도망간다. 취사장을 지난다. 시원한 소나무 밭이 이어진다. 잦은 봄비로 계곡물이 불었다. 흘러내리는 물 소리가 세차다.

아카시아나무 사이를 지날 땐 고개를 오른쪽으로. 계곡 건너편의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이 웅장하다. 15분쯤 가면 네갈래길. 여기서 마장재까지는 1.3㎞.

이정표를 지나면 또 계곡이다. 물이 너무 맑아 손을 담그기조차 망설여진다. 청정(淸淨) 그 자체이다.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아득해질 무렵 땀이 흐른다. 끝물 철쭉이 온힘을 다해 사르는 분홍빛이 더욱 선명하다. 쉴 새 없이 맺히는 땀방울. 그러나 쏴~아, 천연의 계곡바람이 한 번 지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마장재에 오르기 직전 오르막이 한 번 있다. 재 능선에 서면 무덤이 하나. 정면은 합천 땅이다. 미숭산 가야산 매화산이 보인다. 10시 방향으로 남산제일봉.

우두산 이정표를 따라 다시 출발. 거창군과 합천군의 경계 능선을 따라 걷는다. 왼쪽은 거창, 합천은 오른쪽. 거창 쪽에 뾰족하게 솟은 낮은 봉우리가 박유봉이다. 동국여지승람에 보면 박유는 신라말 학식 높은 선비로 고려 태조의 부름을 여러 번 받았다. 그러나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 하여 조정으로 나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박유봉의 유래다.

다시 내리막 오르막 10분이면 전망대. 여기서부터 잘 생긴 바위들이 숨가쁜 경연을 펼친다. 기암절벽이 쉴 새 없이 나타난다. 3시 방향으로 구름치마를 두른 지리산도 얼굴을 내밀었다. 마장재에서 30분이면 삼거리. 이정표가 서 있다. ‘의상봉 2㎞, 비계산 4.7㎞’.

계속되는 바위군단의 황홀한 향연.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여기는 별천지라 인간 세상 아니라네. 이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의 한 부분이다. 우두산의 또 다른 이름은 별유산이다. 별유산의 기암괴석과 빼어난 산세는 인간 세상이 아니라고 해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둥그런 바위가 나왔다. 인절미바위. 절벽 끝에 나앉은 형태가 살짝 밀면 그대로 절벽 아래로 구를 것 같다. 힘을 합쳐 밀어 본다.

이번엔 거대한 바위 성벽. 점령하기가 간단치 않을 듯하다. 만리장성 못지 않은 웅장함이 위압감마저 준다. 올라서면 바위, 내려서면 또 바위다.

그러나 조심. 올망졸망 삐죽삐죽한 바위들을 무작정 타고 넘기엔 무리가 따른다. 자신 없는 곳은 돌아가는 길을 찾자. 바위 주변으로 둘러가는 길이 있다.

바위마다 앉아 쉬다 보면 산행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릴 게 뻔하다. 유의할 것.

바위 성벽을 넘어서면 119조난위치 표지판이 섰다. 좀더 가면 의상봉이 보인다. 철계단이 선명할 만큼 가깝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의상봉으로 가지 않고 능선으로 오른다. 또 이정표. ‘의상봉 0.6㎞, 비계산 6.2㎞’. 여기가 우두산(1,046곒·별유산)이다. 바위군락을 지나면서 흥분됐던 기분을 가라앉힌다.

하산길은 ‘죽전 가는 길’ 이정표를 따라 시작한다. 내려서자마자 왼쪽 능선을 탄다. 10분쯤 가면 내리막에 밧줄을 매어 놓은 곳이 있다. 그러나 밧줄이 너무 낮게 매어져 위험하다. 발이 걸리면 앞으로 넘어질 수 있다. 조심.

10분쯤 더 가면 헬기장이다. 너럭바위를 넘는다. 우두산에서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바위. 절벽에 걸터앉아 도를 닦는 듯한 형상을 한 바위. 용맹한 장군이 칼로 내리쳐 조각조각 낸 듯한 바위. 눈 코 잎이 또렷한 요괴 형상의 바위. 바위 또 바위. 바위 이름 지어 주는 재미도 괜찮다. 같은 바위인데도 보는 사람에 따라 형상이 다르다.

능선을 따라 달린다. 또렷한 길이라 거침없이 갈 수 있다. 우두산에서 1시간여 넘게 왔다면 갈래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10여분을 더 가면 폐무덤이 나온다. 다시 10분쯤 가면 임도.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하면 단지봉 매화산으로 통한다. 직진하지 않고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30분쯤 가면 물레방아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이곳에서 해인사 주차장까지 약 1시간이면 산행 끝. 휴대전화 서비스도 안 되는 심심산골 가야산. 계곡과 숲을 따라 걷다 보면 산행의 피로가 절로 풀린다.

/ 글·사진=김용호기자

/ 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불꽃이 공중에 솟은 듯하다’.

이중환의 택리지는 가야산을 타오르는 불꽃으로 표현하고 있다. 석화성(石火星). 가야산의 남쪽으로 뻗은 능선에 우두산이 솟구쳤다. 두리봉 남릉은 거창군과 합천군을 가르며 가야산을 연꽃 모양으로 포근히 감싸 안았다.

우두산은 별유산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하다. 또 우두산보다 소뿔처럼 생긴 의상봉이 정상으로 대접받고 있다. 우두산에는 여러 갈래길이 있다. 근교산 지면에 소개되었던 우두산(별유산) 종주코스는 주차장밑 다리~작은 바리봉~장군재~장군봉~우두재~우두봉~의상봉~우두산~앙천석~고견사 주차장으로 오르 내림이 심해 6시간은 잡아야 하는 힘든 산길이다. 마장재에서 우두산까지 이어지는 갈기진 암릉은 산행의 기쁨을 선사한다.

우두산 정상에서 작은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스님들의 왕래가 많은 절길로서 능선을 따라 길이 잘 나 있다.

작은 가야산의 침봉에서 보는 가야산 남산제일봉의 거대한 장벽이 산행 뒤에도 내내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 마령 아래 큰재는 잘못 표기된 것이다. 실제 큰재는 죽전리에서 치인리로 넘어가는 임도가 있는 고개길이다. 충분한 식수 준비는 필수.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부터 4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거창행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1만1천6백원. 2시간30분 소요. 거창 시외버스터미널을 나와 왼쪽으로 걸어 시내로 들어간다. 두번째 다리 중앙교를 오른쪽으로 건너 100곒지점에 대동정류소마트 앞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다. 가조행 버스를 탄다. 9:00 9:40 10:30 11:00 출발. 가조까지 30분 소요. 9백50원. 가조에서 고견사 주차장까지는 6㎞. 택시를 이용하면 4천원.

해인사에서 부산까지 곧장 오는 시외버스는 없다. 대구로 둘러 와야 하는데 2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막차는 오후 7시50분이다. 1시간30분 소요. 대구 서부터미널에서 동대구역까지는 지하철 이용. 거창 서흥여객 (055)944-3720. 고견산장 (055)942-3636.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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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 장군재∼의상봉∼별유산

 
경남 거창군은 높이 1천m대의 봉우리만 스무개 가까이되는 산의 고장이다. 별 유산(1046.2m)과 의상봉은 그중에서도 산세가 수려한 이름난 산들이다.

그간 주로 이용돼 온 이 산의 등반로는 고견사주차장에서 출발해 고견사를 거쳐 곧 장 별유산 의상봉 정상을 밟는 코스였다. 이 길은 산행시간이 짧은 것이 장점 이다.

하지만 기암괴석으로 뒤덮혀 탄성이 절로 새 나올 만큼 빼어난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번에 다시찾는 근교산팀이 오른 길은 아름다운 별유산 의상봉의 전모를 한눈 에 바라보며 산행을 할 수 있는 코스다.게다가 가파른 바윗길과 삐죽삐죽 솟 은 암봉이 연이어 버티고 있어 일반 육산을 걷는 것과는 완연히 다른 재미를 실컷 맛볼 수 있다.

반면 구간이 다소 길고 바위지대를 지날 때는 두다리 뿐만 아니라 온몸을 사용해야 하므로 체력소모가 뜻밖에 크다. 초심자들은 체력안배 에 신경써야 한다. 알칼리성 온천인 가조온천이 가까이에 있어 산행후 피로를 풀기에는 적격이다.산행경로는 별유산매표소-작은바리봉-889m봉-장군재-우두재-의상봉-별유산-앙 천석을 거쳐 고견사주차장 바로 위에 있는 매점인 고견산장으로 하산하는 코스 이다.

산행시간은 6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출발지점과 도착장소가 같아 승용 차를 몰고 가도 좋다.산행은 별유산입구 매표소에서 100여m 위쪽 개울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왼쪽 계곡으로 접어들면 시작된다. 고견사주차장까지 올라갔다면 100여m를 되짚어 내려온다. 물은 주차장 매점에서 구해둔다.계곡길은 꽤 묵었다. 사람 다닌 흔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걷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20분쯤 계곡을 오르면 왼쪽 산사면으로 올라붙는 길이 나온다.

이 첫번 째 길을 놓쳤다면 10분쯤 더 올라가 계곡물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또 한번 길이 열린다. 산사면으로 올라서 계곡을 버리고 산길을 10분쯤 오르면 5 분간격으로 연이어 두번의 세갈래 갈림길을 만난다.

다시찾는 근교산팀의 리본 표식을 잘 보고 첫번째에서 왼쪽(직진), 두번째에서 오른쪽 길로 오른다.두번째 갈림길을 출발해 조금만 가면 이내 바위지대가 시작된다. 바위를 잡고 가파른 경사면을 30분 남짓 올라서면 작은바리봉. 이 봉우리는 정면으로 펼쳐 진 웅장한 의상봉 별유산 능선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병풍처럼 둘 러쳐진 희고 푸른 암봉의 파노라마, 산꾼의 발길을 기다리는 뾰죽뾰죽한 바위 능선의 실루엣이 TV에 잠깐씩 비치던 금강산의 바위지대를 연상시킨다. 이곳에 서 조금만 더 능선쪽으로 가면 봉우리 아래로 암벽등반가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넓직한 암반지대가 버티고 앉은 모습도 인상깊다.작은바리봉에서 칼날같은 바위지대를 조심조심 내려선후 다시 20분 정도 바위 를 잡고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889m봉. 덤불과 나뭇가지에 가려 조망은 좋지 않다. 올라온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5분만 더 가면 세갈래길 표지판이 서있는 장군재다.

장군재에서 점심을 먹을 경우 여기서 조금 위쪽 안부에서 자 리를 펴는 것이 좋다. 겨울인 요즘 장군재는 사방에서 바람이 몰아쳐 조금만 머물러도 몹시 춥다.장군재에서 5분만 더 가면 다시 갈림길. `의상봉 3.2Km'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의상봉으로 향하는 능선이다. 이상봉까지 바위봉우리 3개 정도를 넘어야 한다.

팔다리를 다 써가며 온몸으로 올라야 하는 만큼 땀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사방이 뚫린 능선에서 보는 거창 의 산군과 멀리로 보이는 그림같은 가조면의 전경을 위안삼아 꾸준히 간다.1시간쯤 힘들여 바위를 타고 넘으면 우두재에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고견사로 빠지는 탈출로가 열리는 곳. 바로 앞에 우뚝 선 거대한 바위봉우리가 의상봉이 다.

이 봉에 오르려면 왼쪽 길로 내려선 뒤 의상봉을 돌아 반대편 입구로 올라 서야 한다. 리본표식을 잘 참고해야 한다.의상봉은 긴 철제계단이 설치돼 있다. 의상봉에 올라 사방으로 열리는 환상적 인 경치를 생각하면 이 계단은 힘들여 오를 가치가 있다.의상봉을 내려서면 다 소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반대편 바위봉으로 올라서야 한다. 길은 왼쪽으로 약간 내려선 후 올라서는데 가파르기가 만만찮다.30분 정도면 별유산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여기서 직진하는 능선을 타면 해인사 방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비계산에서 달려온 능선쪽으로 가다 리본표식을 참조해 우측으로 길을 잡 으면 앙천석을 거쳐 주차장으로 하산이다. 하산은 1시간이면 넉넉하다.산을 내려와 고견산장에서 맛보는 오가피동동주와 촌두부 맛이 별미다.


# 교통편

거창은 오래도록 서북경남의 오지로 알려져 있는 만큼 교통이 불편한 편이다. 승용차를 이용하려면 구마고속도로를 이용해 88고속도로로 올라선 후 거창군 가조인터체인지에서 가조면으로 들어서면 쉽게 고견사주차장으로 갈 수 있다. 1인당 입장료 800원.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서부(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 행 버스를 탄다. 요금 1만7백원. 첫차는 오전 7시. 당일산행을 위해선 적어도 오전 8시30분에 출발하는 두번째 버스라도 타야한다. 이 차를 놓쳤다면 당일산 행은 포기해야 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로 가조면까지 간후 택시로 별유산 입구까지 간다. 택시비는 정액 4천원. 거창에서 부산행 막차가 오후 6 시40분에 있어 이를 감안해 산행시간을 맞춘다.

참고로 교통편은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각 지자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문의 하세요

조봉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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