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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556> 청도 옹강산
말등바위 타고 운문호를 보다
10년 전 국제신문 산행팀 세간에 처음 알려
영남알프스 언저리봉 중 가장 북쪽에 위치
여전히 사람 적어 한적한 겨울 산행지 제격
깍아지른 절벽과 암릉, 운문호 절경 한눈에
가지 운문 문복 서지 상운 팔공산까지 보여




옹강산은 국제신문 산행팀과 인연이 아주 깊다. 국제신문을 통해 세간에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영남알프스 최북단의 언저리봉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10년 전쯤에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철저히 숨겨진 무명봉이었다.

이와 관련, 이창우 산행대장의 설명은 이랬다.

"당시만 해도 등산 인구가 지금보다 훨씬 적은 데다 산행 패턴도 가지산 운문산 등 유명산 위주로 행해졌기 때문에 옹강산은 쳐다볼 겨를이 없었지요. 그러다가 개척 산행을 본업으로 삼던 국제신문 산행팀의 레이더에 포착된 거지요."

  
  옹강산 정상을 지나 얼마 안 가면 일순간 말잔등처럼 평평한 일명 말등바위와 깎아만든 돌기둥이 솟아 있는 암봉을 만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운문호의 풍광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경북 청도 운문면과 경주 산내면의 경계에 우뚝 솟아 있는 옹강산은 영남알프스의 주봉인 문복산의 서북쪽에 위치해 있다. 다시 말해 소위 영남알프스 언저리봉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독립봉우리인 셈이다.

해발고도는 832m. 높다면 높고 낮다면 낮지만 옹강산은 헌걸찬 영남알프스 연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영남알프스 최고의 전망대다. 여기에 발목까지 덮는 낙엽 융단길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암릉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운문호의 풍광은 그림같이 아름답다. '그래! 이 맛에 산행하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산세는 옹강산을 기점으로 말등바위가 포진해 있는 가운데능선과 이 능선 아래 위로 각각 두 개의 능선이 내달린다. 가운데능선과 윗능선(북릉)을 10년 전 처음 소개한 산행팀은 4년 전 산 너머 경주 산내면 일부리의 심원사에서 옹강산을 다녀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개척했다.

이번에 산행팀이 오른 코스는 가운데능선의 아랫능선(남릉)으로 여전히 미답의 상태로 남아 있었다. 옹강산 등로의 대미를 장식하는 셈이다.

산행은 운문면 오진리 '운문댐 매운탕'~인동 장 씨묘~마산(240봉)~산불초소(신원앞산)~삼각점(379봉)~삼계리 갈림길(삼각점·641봉)~637봉~소진마을 갈림길~옹강산(832m)~가운데능선·북릉 갈림길~말등바위~소진마을 갈림길~소진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 남짓 걸리며 길찾기는 대체로 무난한 편이다.

들머리 '운문댐 매운탕'은 신원리 운문사 입구에서 운문댐 쪽으로 500m 거리의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다리(신원1교)를 건너기 직전으로, 이 다리가 신원리와 오진리의 경계이다.

  

'운문댐 매운탕'으로 들어가 우측으로  수족관이 있고 좌측의 개집에서  수로를 따르면  곧바로 산으로 연결된다. 처음부터 낙엽 수북한 지그재그 된비알. 워낙 경사가 심하다 보니 의외로 밧줄이 매어져 있다. 5분 뒤 집채만한 바위 앞에선 우측으로 우회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산길이 묵어 있는 데다 낙엽이 쌓여 있어 오를수록 길찾기가 애매모호해진다. 일단 능선에 닿기 위해 치고 오른다. 18분 뒤 인동 장 씨묘. 정면 코앞에 지룡산 직전의 암봉과 그 우측으로 호거대라 불리는 등심바위와 저 멀리 억산이 확인된다.

묘지를 지나 직진하면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사각기둥이 서 있다. '산사랑연구회'가 '마산(240m)'라고 적어놨다. 여전히 길은 희미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그런대로 이어진다. 이후 솔가리길과 보석같은 낙엽길을 반복하며 크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인동 장 씨묘에서 18분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옹강산 북릉과 가운데능선의 말등바위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등로 우측은 지룡산 신선봉이다. 15분 뒤 산불초소. 바로 옆엔 '신원앞산(379m)'이라 적힌 스테인리스강 이정표가 서 있다. 아마도 신원리 앞을 가로막는 산이라 하여 명명된 모양이다. 이제 정면으로 옹강산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옹강산 아래 마을이 날머리 소진리이며, 주변 자갈밭은 운문호 최상류이다. 유량이 많을 경우 이곳까지 물이 들어온다는 얘기다. 신원천 건너편으론 지룡산 삼각점봉과 그 왼쪽으로 쌍두봉 문복산 등도 모습을 드러낸다.

돌길에 이어 푹신푹신한 송림길이 기다린다. 15분 뒤 구덩이가 파헤쳐진 지점에 닿는다. 주변 나무를 잘라낸 것을 봐서 조만간 삼각점을 설치하려는 것 같다. 10여 분 뒤 진짜 삼각점봉(379봉)에 선다. 소진리로 하산하는 길이 열려 있다. 1시 방향으로 얼핏 봐서 크고 작은 봉우리 셋을 넘어야 상봉으로 연결되는 능선으로 갈아탈 수 있을 것 같다.

직진하며 내려선다. 길 우측으로 상운산 쌍두봉 쌀바위 가지산 청도귀바위 등이 보인다. 반듯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송림터널이 길을 내준다. 또 다시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되며 등로는 넓어진다. 의외로 마냥 걷고 싶은 보석같은 길도 만난다. 숲 사이 우측으로 문복산과 쌍두봉의 들머리인 삼계리마을도 보인다.

삼각점봉에서 45분이면 길찾기에 유의해야 될 갈림길(641봉). 삼각점이 있지만 아직 고정돼 있지 않다. 옹강산 남릉은 유달리 삼각점이 많지만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다. 우측은 삼계리 방향, 산행팀은 직진한다. 역시 내려섰다 올라선다. 10여 분 뒤 약간 너른 터인 637봉. 우측 삼계리 방향으로 길이 열려 있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이제 정상이 코앞.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5분 뒤 정상 직전 안부갈림길. 왼쪽은 소진리로 가는 계곡길, 산행팀은 오름길로 정상을 향한다. 무명봉을 넘어 10여 분이면 돌탑이 서 있는 옹강산에 선다. 전망은 없다. 하산길은 둘. 우측은 삼거리재 방향으로 문복산 삼계리마을 경주 산내면 심원사로 연결된다. 산행팀은 정상석 왼쪽 말등바위가 있는 가운데능선 쪽으로 향한다. 5분 뒤 갈림길. 우측은 옹강산 북릉 방향, 산행팀은 좌측 바윗길로 간다. 일순간 능선이 좌측으로 휘면서 쏟아진다. 6분 뒤 전망대바위에 선다. 정면으로 운문호와 저 멀리 경산 시가지가, 운문호 상류 좌우로 각각 도롱굴산과 서지산(철탑)이, 서지산 우측으로 매곡, 그 뒤로 반룡산 발백산 구룡산, 저 멀리 팔공산도 확인된다.

이때부터 본격 암릉길이 시작된다. 바위 사이로 뿌리를 내린 분재를 빼닮은 소나무의 자태도 눈길을 끈다.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바위능선을 타면서 운문호와 어우러진 주변 산세를 조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순간 말잔등처럼 평평한 바위를 만난다. 일명 말등바위이다. 옹강산에서 주변 조망과 산세가 가장 빼어난 지점이다. 말등바위를 지나면 깎아만든 듯한 돌기둥이 뭉쳐져 있는 암봉. 무등산 서석대나 입석대의 축소판이지만 약간 비스듬히 서 있다. 잠시 올라서면 앞서 봤던 운문호와 가지 운문 지룡 구만 억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 그리고 구룡 사룡 오봉 단석산 등 청도 경주 쪽 봉우리와 낙동정맥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어지는 암릉길. 밧줄은 없지만 틈새 발 딛는 곳이 있어 내려올 수 있다. 좌측으로 방금 올라온 능선도 보인다. 정면으로 3개의 봉우리가 포진해 있다. 이를 넘어야만 하산길이 기다린다. 12분 뒤 집채만한 암봉 앞. 우회해도 되고 밧줄을 잡고 올라 역시 밧줄에 의지해 내려선다. 이후 등로 또한 대체로 암봉 암릉길로 좌로 또는 우로 우회하기도 하고 바로 넘기도 하는 등 시종일관 오르내린다.

말등바위에서 대략 1시간쯤 뒤, 세 번째 봉우리 정점이 하산길이다. 분재를 닮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두 그루 있고, 주변에 리본이 다수 걸려 있다. 직진하면 운문댐 초소, 오진리, 십리골가든 방향, 산행팀은 왼쪽 소진리마을로 내려선다. 처음엔 쏟아지지만 이후 송림길로 비교적 부드러워진다. 길 좌측으로 방금 지나온 암릉의 절리형 절벽이 눈길을 끈다. 미답의 솔가리길을 천천히 내려서면 마을 앞 갈림길. 좌측으로 우회해야 마을로 내려선다. 하산 갈림길에서 50분 걸린다. 마을에서 상수원감시초소를 지나 소진(오진) 버스정류장까지는 12분 소요된다.

떠나기 전에
그 유명한 말등바위, 국제신문이 명명

이창우 산행대장은 산행 도중 10년 전 옹강산을 찾았을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과 그 당시의 상황을 줄곧 비교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당시엔 지금과 같이 반듯한 산길은 상상할 수도 없을 뿐더러 오래 전 산 아래 마을사람들이 나무하러 다니던 희미한 길과 짐승들이 다닌 소로가 전부였다. 희미한 산길도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기도 다반사였다.

지금이야 정상에는 반듯한 정상석과 돌탑이 나란히 서 있지만 초행길에는 정상 지점 주변이 온통 넝쿨로 쌓여 있어 정상이 어딘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결국 지도를 보면서 넝쿨을 헤치고 나아가 주변 지점에 비해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한 후에야 정상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이 대장은 특히 말등바위에서 정상까지 구간과 오진리 복지회관에서 매곡을 거쳐 옹강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아예 길이 없어 잡풀과 잡목을 헤치고 얼굴을 때리는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가면서 길을 뚫었다고 했다.

말등바위와 말등바위가 있는 옹강산 가운데능선은 국제신문 산행팀이 명명한 것이다. 이제는 국내 모든 산행지도에 표기될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대장은 "아직도 영남알프스 주요 봉우리에 비해 깨끗한 옹강산은 근육질의 암릉과 운문호와 어우러진 산세가 빼어나다"며 이 겨울 산행지로 적극 추천했다.


교통편
서울산IC로 나와 69번 지방도 갈아 타야

대중교통은 열차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부산역에서 청도행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6시22분, 7시5분, 7시45분, 9시3분에 있다. 1시간 걸리며 4500원(주말 5000원). 청도역에서 150m 떨어진 청도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운문사 입구 신원(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9시10분, 10시20분. 55분 걸리며 3500원. 여기서 들머리 '운문댐 매운탕'은 버스 진행 반대 방향으로 500m 정도 가면 신원1교를 지나 우측에 바로 보인다. 간판이 눈에 띄게 워낙 커 놓치지가 어려울 정도이다.

날머리 소진마을 정류장에서 청도행 버스는 오후 4시55분, 5시45분, 7시15분(막차)에 출발한다. 청도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4시52분, 6시12분, 6시42분, 7시42분, 8시55분에 있다.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언양터미널에서 대구행 버스를 이용해야 되지만 오전 11시 단 한 차례 있다. 나올 때도 언양행 버스가 오후 5시5분께 단 한 차례 있어 상당히 불편하다. 참고하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언양 35번~경주 봉계 35번~밀양 상북 24번~밀양 석남사 24번~창녕 밀양 24번~궁근정 삼거리서 창녕 밀양 24번~청도 69번 지방도 우회전~가지산온천~운문령 및 운문산 자연휴양림~청도 운문 69번 우회전~신원1교~'운문댐 매운탕' 순. 날머리 소진리 마을에서 '운문댐 매운탕'은 1.5㎞ 떨어져 있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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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정상을 지나 삼면봉으로 가는 도중 만난 전망대에서 본 주변 풍광. 정면 길게 뻗은 능선이 삼면봉에서 청도역 쪽으로 내려서는 일명 진달래등이며, 그 뒤로 청도읍의 오례산성 원정산, 저 멀리 영남알프스 산군이 확인된다.










서울 개성 청도 경주…, 둘째 가라면 서러운 청도 남산




휴대용 GPS 산행이 점차 늘고 있다. 인공위성의 정보를 이용, 전 세계 어디든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GPS가 바야흐로 산꾼들의 필수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

처음엔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나홀로 산꾼들이 활용했지만 이후 가이드 산악회를 이끄는 산행대장들과 호기심 강한 일반 산꾼들까지 가세하면서 갈수록 사용인구가 늘고 있다.

이젠 인터넷의 등산 관련 사이트나 카페에는 GPS 데이타를 분석한 산행기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산행한 궤적을 3차원 위성영상과 지형도에 덧씌워놓은 그림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다반사가 됐다.

  
그간 발로만 뛴 산행팀도 보다 충실한 산행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GPS 산행을 감행했다. 독자들의 끊임없는 요구와 무언의 압력도 무시할 수 없었음을 고백한다.

산행지는 경북 청도 남산. 청도8경 중 하나인 낙대폭포와 신둔사 죽림사 적천사 등과 신라 천년 고찰을 품고 있는 남산은 빼어난 전망대와 운치있는 소나무 그리고 연분홍 진달래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청도의 명산 중의 명산.

혹 독자들은 청도 남산처럼 사통팔달 산길이 열려 있는 곳에 GPS 산행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의문을 던질 수 있겠지만 그건 남산을 하나만 알고 둘은 몰라서이다.

청도 남산 등산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면 기존 산길의 대부분은 남산의 북쪽 화양읍과 동쪽 청도읍 방면에서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밤티재를 경계로 이웃한 화악산은 남산의 남쪽에 위치해 있어 결국 청도 남산의 산행코스는 북, 동, 남쪽에 존재할 뿐 남산 서릉은 여전히 미답의 산행지로 남아 있다.

청도 남산 서릉의 들머리는 각남면 사2리. 수년 전 마을 뒤 저수지인 사리지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계곡길을 개척한 적이 있는 산행팀은 이번엔 이 계곡과 동서로 나란히 내달리는 아래, 위 능선을 타고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 코스를 시도했다.

  
 

산행은 각남면 사2리 경로회관~동래 정씨묘~382봉~559봉~화리 일곡리 갈림길~전망대~죽림사 사거리~삼각점~헬기장~남산(870m)~삼면봉(852m)~밤티재 갈림길~폐무덤~무덤 앞 갈림길~삼각점~송씨 가족묘~도로~사2리 경로회관 순. 휴식 및 식사시간을 제외한,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5시간10분.

산행 초입과 막판 밤티재 갈림길 이후부터    
 

날머리까지의 까다로운 구간은 청도의 모든 산에 정상석을 세우고 산길을 정비한 청도산악회도 여태 밟아보지 않은 구간이라 국제신문 노란 안내리본을 촘촘히 묶어 놓았다.

사2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버스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간다. 상사교를 건너 20m쯤 가면 길 우측 감나무 옆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입구의 무덤을 지나 바로 능선길이 시작된다.

동래 정씨묘를 지나면 거친 송림 오름길. 산 기슭이지만 오랫동안 마을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거칠다. 완연한 봄이라 애기풀 각시붓꽃이 솔가리 틈을 비집고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한 굽이 오르자 시야가 트인다. 발아래 저수지와 저멀리 진달래 명산인 비슬산이 우뚝 솟아 있다. 이제 반듯한 산길이 기다린다. 창녕 성씨묘를 지나면서 양지꽃도 보이고 주변에는 고사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묘지를 지나며 경사가 다소 가팔라지고 382봉을 지날 땐 좌측으로 아기 손바닥만한 뽀얀 연둣빛의 새잎이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인다.

  

산길은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잇단 무덤을 지나 운치있는 소나무를 감상하며 쉬엄쉬엄 걷는다. 들머리에서 1시간쯤, 경사가 거의 사라질 무렵 소나무를 벌목해 산길을 정비한 흔적이 역력하다. 벌목한 나무들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아 시선은 좀 불편하지만 걷기에는 그저 그만이다. 여기서부터 길찾기 염려는 붙들어매고 주변 풍광을 즐기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559봉을 넘어 낙엽길로 내려서면 위풍당당한 남산 정상이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이어 첫 이정표를 만난다. 화리 일곡리 갈림길이다. 정상까진 1.9㎞. 직진한다. 200m쯤 뒤 좌측으로 크게 꺾어 올라선다. 차츰 좌측으로 시야가 트이지만 무시하고 20분쯤 뒤 올라서게 되는 전망대에서 전체 조망을 파악한다. 좌측으로 비슬산이, 우측으로 용각산을 기점으로 왼쪽 선의산, 우측으로 대왕산 학일산 통내산이 보인다. 그 왼쪽 흰색 지붕의 건물이 최근 완공된 청도 소싸움장이다. 발 아랜 화양읍을 청도천이 감싸고 있다.

이어지는 오름길. 비구니 사찰인 죽림사 갈림길을 지나면 방금 본 조망보다 더 넓게 시야가 트인다. 곧 삼각점이 박힌 829봉. 이 지점부터 소위 남산의 주등산로다. 이 길은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밤티재 갈림길까지 이어진다.

  


산길은 우측으로 휘며 헬기장을 지나 곧바로 정상에 올라선다. 삼각점에서 10분.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대형 정상석과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 상봉에선 앞선 전망대에서 본 대왕산 우측으로 학일산 통내산 비룡산 시루봉 대남바위산과 가지산 천황산 재약산 운문산 억산 범봉, 그 뒤로 영축산 향로산도 어렴풋이 확인된다.

하산은 정상석이 마주보는 좌측으로 내려선다. 잠시 송림길을 통과하면 남산 최고의 암릉 전망대. 확 트인 조망과 바위 사이 뿌리 내린 멋진 낙락장송, 그리고 연분홍 진달래가 어우러진 풍광이 일품이다. 앞서 본 산군과 함께 발아래 한때 신라를 위협할 정도의 강국이었던 이서국 왕이 은신했다는 은왕봉과 그 아래 신둔사가, 정면에는 삼면봉이 손에 잡힌다.

밧줄을 잡고 내려서면 삼면봉. 큰 돌무더기가 있다. 각남면 화양읍 청도읍을 가르는 이곳에선 우측 밤티재 방향으로 내려선다. 곧 좌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정면 왼쪽 철마산에서 우측으로 아래화악산 윗(소)화악산 화악산이 보이고, 그 아래 분지를 이뤄 수백 개의 비닐하우스가 모자이크처럼 자리한 마을이 그 유명한 한재미나리 재배장이다. 도로를 따라 수 킬로미터에 걸쳐 있다. 장관이다. 이 길 우측으론 방금 올라온 능선과 남산 정상과 삼면봉이 한눈에 보인다.

  


남산과 화악산을 가르는 밤티재 갈림길까진 소나무와 진달래와의 조화가 돋보인다. 도중 만나는 전망대에선 창녕 화왕산과 관룡산도 보인다. 밤티재 갈림길은 삼면봉에서 23분. 너럭바위 위의 아름드리 낙락장송 풍광은 상주 갑장산의 상사바위를 떠오르게 한다.

다시 오르막길. 농짝만한 바위를 우회, 721봉을 살짝 넘으면 일순간 억새밭. 알고 보니 방치된 무덤으로 길찾기에 유의해야 될 지점이다. 이어지는 산길로 봐선 열에 아홉은 직진한다. 이럴 경우 임도를 만난다.

하지만 원점회귀를 위한 능선상의 산길은 GPS 단말기에서 좌측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GPS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믿고 좌측으로 내려선다. 이때부터 사실상 개척산행. 반듯한 길은 없고 그저 능선을 따라 간다. 정면으로 보이는 능선을 하산할 목표 능선으로 잡고 나아간다.

완만한 봉우리를 올라서면 일순간 부드러운 산길이 기다린다. 좌측 지금까지 봐 온 소나무보다 훨씬 운치있는 적송들이 쭉쭉 뻗어 있고 우측으론 황홀한 진달래 군락이 도열해 있는 보석 같은 길이다. 앞서 삼면봉에서 밤티재 갈림길로 가는 구간과 20여 분간의 이 구간을 감안한다면 서릉 중 이 능선을 진달래등이라 불러도 무난할 듯싶다.

능선은 자연스럽게 좌측으로 이어져 사유지인 듯한 철사로 둘러쳐진 울타리를 만난다. 이후 길은 없지만 울타리와 나란히 간다. 10분쯤 뒤 무덤. 좌측으로 꺾으면 비로소 길다운 길을 만난다. 2, 3분 뒤 갈림길. 진행되는 산길로 봐선 직진해야 되지만 이번에도 GPS 단말기는 좌측을 가리킨다. 직진하면 마을 뒤 못인 사리지 방향. 무덤을 지나 정면 지도상의 300m쯤 되는 봉우리를 살짝 넘으면 벌목한 소나무를 쌓아 놓은 지점을 만난다. 삼각점이 있다. 소나무 더미 좌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하지만 길은 없다. 5분 정도 송림을 뚫고 나아가면 무덤을 만나고 다시 5분 뒤 송씨 가족묘를 만난다. 산행은 사실상 끝.

임란 순절지사 순절비와 감나무밭을 잇따라 지나면 마침내 도로. 우측으로 4분 정도 도로를 따라가면 사2리 경로회관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휴대용 GPS의 승리 확인…이구동성으로 감탄

산에 오를 땐 통상 들머리 찾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산을 벗어날 때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산 아래 마을사람들이 오래 전 나무하러 다니던 길과 무덤으로 가는 길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산꾼들이 상당한 곤욕을 치르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길을 택하든 산이야 벗어나겠지만 마음먹었던 지점으로 깔끔하게 내려서기가 상당히 쉽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산행팀도 예외가 아니었다.

독도법의 대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이창우 산행대장도 지형도를 갖고서도 지형지물 하나 없는 꽉 막힌 숲속에선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 때도 간혹 있다.

이번 산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폐무덤이 있는 억새밭 지점이나 무덤 앞 갈림길에선 GPS 단말기가 없었다면 열에 열 모두 그냥 직진했을 것이다. 그 길이 너무나도 반듯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모두 반신반의했지만 이 대장을 비롯한 일행들은 일단 GPS의 능력을 믿기로 하고 반듯한 길 대신 거친 길을 뚫고 나아가야 되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결국 계획했던 바로 그 지점으로 100% 맞게 떨어지자 이구동성으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한마디로 GPS의 승리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청도에 왔다면 추어탕을 빼놓을 수 없다. 청도역 앞에 위치한 40년 전통의 '역전추어탕'(054-371-2367). 걸쭉하고 진한맛의 남원 추어탕과 달리 말간 국물에 시래기를 잔뜩 넣어 시원하고 담백하다. 4500원. 미꾸라지 튀김도 별미다. 전국으로 택배서비스도 한다. 5~6인분 2만 원. 사2리 경로회관에서 왔던 길로 가지 말고 왼쪽 밤티재 쪽으로 틀어 한재미나리 마을을 지나 청도읍 방향으로 가야 된다.


  

# 교통편

-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청도IC서 내려 밀양 청도 방면

열차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부산역에서 청도행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55분, 9시10분, 10시30분에 있다. 1시간 걸리며 4800원(주말 5000원). 청도역에서 길을 건너 인근에 위치한 청도시외버스터미널에서 풍각행 버스를 타고 풍각터미널에서 내린다. 오전 8시30분, 9시5분, 10시, 10시30분, 11시20분. 1300원. 풍각터미널에서 사동행 노란색 버스를 타고 사2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8시25분, 10시50분. 1000원. 날머리 사2리 버스정류장에서 풍각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5시, 7시10분에 있다. 풍각터미널에서 청도행 버스는 오후 5시10분, 5시52분, 6시, 6시30분, 6시50분, 7시, 7시20분, 7시40분, 8시, 8시40분, 9시20분(막차). 청도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4시52분, 6시12분, 6시42분, 7시42분, 8시55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청도IC~밀양 청도 25번~창녕 풍각 20번 우회전~각남면 소재지~대산사 안내판~신당리 방향 우측으로 내려선 후 좌회전해 굴다리 통과~한재 옥산~밀양 상사리 한재미나리 좌회전~사2리 이정석~상사교~사2리 경로회관 순.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GPS 구입문의 - http://www.mygps.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산행 뒷이야기

근교산에도 이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나로그에서 디지탈로 시대는 변하고 있어

할 수 없이 콤파스에서 GPS로 변화를 주어 산행을 하여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첫 산행으로 시도된 것이

청도 남산의 개척산행지로 결정을 하여 GPS와 함께 콤파스를

병행하여 산행을 하였다.

좌표를 찍고 등로를 확인하며 가는 산행은 아직은 서툴지만 미지의 영역을

개척한다는 것이 부담은 가지만 추세가 추세인 만큼

잘 되였서면 한다.

다음카페의 GPS영남의 모하니(정영화)님 께서 수고를 해 주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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