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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근교에는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 친지 친구와 함께 가볍게 당일 산행을 할 만한 곳들이 많다. 사진은 기장 철마산~망월산 코스 산행 중 거치게 되는 억새 군락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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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진산'인 금정산(金井山·801.5m)은 부산 사람들에게는 마음의 고향과 같은 산이다. 그 넉넉한 품과 장엄함은 한없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익숙해서 편안하고, 수십번을 올라도 또 오르고 싶어지는 산이 바로 금정산인 것이다. 접근하기도 좋고 수백개의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펼쳐져 있어 시간 제약도 많이 받지 않으니 추석 연휴에 훌쩍 다녀오기에도 안성맞춤인 산으로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왕이면 좀 색다른 코스를 택해서 산행을 해 보면 어떨까.

본지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소개했던 '남근(男根)바위~여근(女根)바위 연계코스'는 금정산의 주요 능선과 상징물을 대부분 섭렵하면서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물(奇物)'들까지 일별할
금정산 남문 수박샘 인근에 있는 여근바위를 위에서 본 모습.


수 있는 빼어난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이른바 '산성마을'로 알려진 금정구 금성동을 기점으로 한 원점회귀 산행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 부담이 덜한 점이 우선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매력은 금샘 아래에 위치한 남근바위와 금정산성 남문 인근 수박샘 주변에 숨어 있던 여근바위의 오묘한 자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미륵암과 금샘 북문광장 의상봉 무명암 나비암 동문 남문 등 금정산의 대표적인 명소와 주능선을 섭렵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그러나 금정산 여근바위는 산성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오랜 옛날부터 신성시 되었던 바위이면서 그 아래에서 흘러 내리는 물은 마을 주민들의 식수원 역할을 한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싶다. 결코 훼손해서는 안될 금정산의 새로운 자랑거리라는 점을 잊지말자. 남근바위 또한 훼손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산행 총거리는 16㎞, 휴식 포함한 산행 시간도 7시간 안팎이 걸린다는 점을 참고로 하자.

전체 산행은 금정구 금성동의 산성마을을 기점 삼아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 형태로 진행된다. 금성동사무소~국청사~북문임도 갈림길~유씨농원 푯말 갈림길~무덤터~미륵사~금정산장(북문)~금샘 푯말 갈림길~금샘~9부능선길 갈림길~자연보호 안내판 갈림길~남근바위~(되돌아 나와서)북문~원효봉~의상봉~나비바위~동문~산성고개~남문~수박샘~여근바위~수박샘 인근 갈림길~공해마을 삼거리 순이다.


교통편

부산역에서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온천장역에서 내려 203번 좌석버스를 갈아탄다. 산성마을 금성동사무소 앞까지 넉넉하게 30분가량 소요된다. 10~15분 간격 운행. 북구 방면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 덕천역 수정역 화명역 등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8분 간격 운행.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식물원 앞에서 산성로를 이용, 산성고개를 넘어가거나 북구 화명동 롯데낙천대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산성 방향으로 우회전, 산성로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국제신문사이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10&key=20100625.22020194857

〈 근교산&그너머 683회 참조 〉



# 동부산권 대표 조망 산행지, 억새 절벽 어울려 산꾼 유혹

■기장 철마산~망월산

   
기장 철마산~망월산 코스 산행중 만나는 매암의 웅장한 자태.
동부산권에도 산행을 즐기기에 좋은 산들이 많다. 해운대 장산, 기장 달음산 아홉산 등이 손에 꼽힌다. 그러나 이왕이면 좀 더 한적한 가운데 가볍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기장군 철마면과 정관신도시에 걸쳐 있는 철마산(鐵馬山·605.4m)~망월산(望月山·549m) 코스를 추천한다. 숨은 억새 산행지로도 알려져 있는 철마산~망월산 코스는 해발 500~600m대의 부담없는 고도를 가진 아담한 봉우리가 능선으로 연결돼 있어 걷기에도 좋고 조망 또한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산행지다.

억새산행을 하기에는 이른 감이 많지만 추석 연휴를 맞아 한적함 속에서 기암으로 이뤄진 절벽 위에 서서 동부산권 일대를 조망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매력은 충분하다. 철마산에서 망월산을 거쳐 백운산까지 이어가는 산행을 할 수도 있지만 연휴를 맞은 당일 산행으로 철마산~망월산을 잇는 것이 딱이다.

또한 부산 시내에서 도시철도와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고 원점회귀로 산행이 이뤄진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들머리겸 날머리는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임기리 버스종점이다. 금정체육공원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다. 원점회귀로 이뤄지는 산행이다보니 자가용을 이용하려는 산꾼들에게도 편리하다.



철마산 정상에서는 다방봉에서 장군봉 계명봉 고당봉 대륙봉 상계봉까지 이어지는 금정산 주능선이 모두 드러난다. 또 회동수원지와 아홉산 윤산은 물론이고 멀리 백양산과 장산 영도 봉래산 등 부산 시내 대부분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왕에서 파견된 용마의 전설이 깃든 철마산을 지나 망월산 능선으로 들어서면 달음산과 정관신도시 일대가 깎아지른 절벽 아래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지기도 한다. 특히 매암산 주변의 암릉과 절벽들의 풍광이 빼어나다. 산행거리는 13㎞, 쉬엄쉬엄 걸어도 5시간이면 충분하다.



들머리 겸 날머리는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임기리 버스 종점이다. 코스를 전체적으로 요약하면 임기버스종점~임기마을회관~지장암 입구~지장암(삼성각 오른쪽으로 진입)~갈림길~쉼터~무명묘~서봉 밑 능선 이정표~전망대~철마산~안부 이정표~임도~574봉(소산봉)~소두방재~헬기장~매암산~망월산~철탑~해밋고개(이정표)~임도~용화사(다빈원)~상곡마을~임기저수지~지장암입구~버스 종점 순이다. 초반과 후반, 합쳐서 4㎞ 정도의 임도를 걷게 되고 억새밭 주변도 거의 평지나 마찬가지여서 크게 힘든 구간이 없다.

교통편
부산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 앞 버스정류장 또는 노포동종합터미널 앞에서 임기행 금정구 마을버스인 용진여객 2-2번을 이용한다. 오전 6시30분부터 밤 11시30분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교통편은 매우 편리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국도 7호선을 타고 울산 방향으로 가다가 임기마을입구교차로에서 우회전, 임기1교를 지나면 임기마을 표지석이 있다.




국제신문사이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10&key=20101001.22020210830〈 근교산&그너머 694회 참조 〉




# 볼록한 시리바위 자태 웅장, 서부산권서 접근성도 좋아

■진해 천자봉~시루봉

   
바람재에서 한 고비 올라서면 진해 시루봉의 시리바위가 보인다.
부산 신항에서 창원시 진해구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천자봉(天子峰·506m)과 시루봉(653.5m)은 대한민국 해군의 모항인 진해항에서부터 멀리 거가대교까지 굽어보는 명산이다.

진해만을 둘러싸고 있는 장복산 덕주봉 웅산 시루봉 천자봉 연결 능선의 주요 봉우리이면서 서부산권에서 바라봐도 뚜렷이 그 모습이 드러나는 산이기도하다.

천자봉~시루봉 코스는 진해만을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의 일부를 걷는 코스인데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남해안의 풍광이 말할 수 없이 빼어나고 걷기도 편하다. 특히 매력적인 것은 멀리서 봤을때 마치 여인의 젖꼭지를 닮은 것으로 유명한 시루봉 정상의 시리바위(일명 곰메바위)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산행은 진해드림파크를 기점으로 삼은 원점회귀로 진행된다. 먼저 천자봉에 올랐다가 능선을 타고 시루봉까지 간 후 다시 약간 되돌아가서 바람재에서 하산하게 된다. 부산으로부터의 접근성도 좋고 남녀노소 누구라도 큰 힘 들이지 않고 산행할 수 있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산행 후반부에는 진해의 명품 산책로인 '안민도로'를 따라 편하게 걸으며 숲의 향기를 만끽할 수도 있다.

'하늘의 아들'이라는 뜻의 천자봉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부산 신항과 가덕도, 사하구까지 드러나고 남쪽으로 거가대교와 거제도, 북쪽으로는 도드라진 시루봉 시리바위와 웅산 정상, 불모산 등이 한눈에 드러난다. 또 서쪽으로는 진해 시가지와 안민고개 장복산에 이르기까지 병풍 같은 산줄기가 훤하다. 하산길에는 울창한 편백나무숲과 해병대 훈련체험장도 만나는데, 천자봉과 시루봉은 한때 해병대 신병들의 필수 행군코스 역할을 하기도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산행은 진해구청(옛 시청) 인근 진해드림파크에서 시작해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드림파크 주차장~드림파크 내 연못(광석곡소류지)~영산 법화사 불상~임도(안민도로)~정자 쉼터 앞 산행로 입구~능선 갈림길~천자봉 정상~수리봉~철탑 등산안내판~갈림길~483.2m 봉~바람재(정자)~시루봉(시루바위 또는 곰메바위)~바람재~시루샘터~안민도로~해병 훈련체험장~목재체험 전시관 이정표~사방댐~대형 주차장 앞 갈림길~청소년수련원~주차장 순이다. 총거리 11㎞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이다. 휴식을 포함해도 5시간 내 마무리할 수 있다.



교통편
부산과 진해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갈 수 있다. 부산역에서 용원행 520번(20~25분 간격), 또는 사하구청 앞이나 부산도시철도 하단역 버스정류소에서 용원행 58-2번(10~15분 간격)을 타고 용원에서 내린다. 용원에서는 진해 시내버스인 305번(15분 간격) 또는 315번(30분 간격)을 타고 진해 시가지 방향으로 가다가 대밭령을 지나 진해구청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진해구청 우측 벽산아파트 뒤에 진해드림파크 주차장이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때 을숙도를 거치거나 남해고속도로 가락IC에서 내려 진해 방향으로 간다. 2번 국도를 타고 용원, STX조선소, 대밭령을 차례로 지나 10분쯤 가면 진해구청 직전 사거리에 닿는다. 진해드림파크 표지판을 보고 우측으로 진입, 벽산아파트 뒤편으로 가면 드림파크 주차장에 닿는다.




국제신문 사이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25&key=20101224.22028192422

〈 근교산&그너머 706회 참조 〉



# 계곡미 그윽한 도통골 코스, 북쪽 멀리 영남알프스 조망

■울주 대운산

   
대운산 도통골의 구룡폭포 주변 가을 풍경.
동부산권 끝자락에 우뚝 솟은 울산 울주군의 대운산(大雲山·742.7m)은 두 말 하면 입 아플 만큼 근교에서 손꼽히는 명산에 속한다.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도를 통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 도통골 계곡의 아기자기하면서도 그윽한 풍치와 청량한 물소리는 걷는 이의 심신을 한없이 정화시켜주고 쉴 새 없이 반겨주는 쉼터와 전망대는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 준다.

부산권에서는 접근하기도 좋다. 금정구 방면에서는 7번 국도를 따라 울산 방향으로 가면 쉽게 닿을 수 있고 해운대 기장권에서는 14번 국도를 따라 울산 방면으로 가면 금새 만난다. 여러 코스가 있지만 이번 추석 연휴에 추천하는 코스는 가을을 준비하는 도통골의 그윽함과 멋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상대마을 상대 제3주차장을 들머리와 날머리로 삼은 원점회귀 코스다. 도통골을 따라 들어가 구룡폭포 용심지 큰바위전망대를 거쳐 정상에 오른 후 우측으로 꺾어 대운산 제2봉까지 간 후 내원암을 거쳐 내원골로 내려오는 코스로 진행된다.

정상과 제2봉에서 동해와 울산시가지, 북쪽 멀치감치로는 영남알프스 산군까지 바라볼 수 있는 조망이 빼어나다. 용심지를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 구간은 제법 가파른 경사를 보이고 있어 한바탕 기분좋은 땀도 흘릴 수 있다.

부산 울산 경남 산꾼들이 즐겨 찾는 산인 만큼 코스 곳곳에 이정표와 등산로안내도가 있고 계단과 난간 등 안전시설도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전체 산행 거리 9.7㎞가량 되고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50분. 휴식과 식사 시간을 포함하면 5시간 정도 걸린다.

한편 대운산을 이야기할 때 인근의 불광산 시명산 등과 떼 놓을 수는 없다. 대운산과 불광산 시명산도 원래는 전체가 '불광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하나의 산들로 전해진다. 걸음 빠른 산꾼들은 당일로 이들 3개 산을 연계해서 산행을 하기도 한다.



전체 코스를 요약하자면 상대마을 제3주차장~애기소~삼거리~(우측 도통골 방향)제1대피소~구룡폭포(제2대피소)~제2봉 갈림길~갈림길~도통골 좌측능선 시작 갈림길~깔딱 쉼 고개~큰 바위전망대(용심지)~대운산 정상~헬기장~도통골 하산 갈림길~약수터 앞(철쭉군락지 안내판)~대운산 제2봉~내원암 갈림길~내원암~상대마을 제3주차장 순.

교통편
열차나 시외버스를 이용해 울주군 온양읍 남창까지 간 후 상대마을행(대운산행)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열차는 부전역 해운대역 등에서 남해동부선 무궁화호를 타야 하는데 부전역 기준 오전 6시, 6시50분, 7시35분, 9시05분, 9시20분 등 하루 15회 출발한다. 남창역까지 55분 소요되며 요금은 3000원. 시외버스는 해운대역 맞은편 버스터미널에서 울산행을 탄다. 20분 간격이며 요금은 3900원. 남창에서 상대마을행 버스는 오전 6시30분, 7시20분, 9시15분, 10시45분 등에 출발하며, 오후 시간대에는 낮 12시50분부터 오후 6시4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10분쯤 걸린다. 산행 후 상대마을 제3주차장에서 남창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부산~울산 고속도로를 타고 온양IC에서 내리면 편하다. IC를 빠져나간 후 온양읍(남창) 방향으로 우회전, 다시 남창사거리에서 국도 14호선 부산 기장 방면으로 2분쯤 가면 오른쪽에 대운산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 따라 5분만 가면 상대마을 제3주차장에 닿는다. 주차료는 무료.



동영상사이트 국제신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23&key=20101119.22028192401
〈 근교산&그너머 701회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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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봉 정상에 서면 정면인 북쪽으로 여성의 젖꼭지 모양을 닮은 시루봉과 그 왼쪽 뒤로 웅산 불모산(통신탑)이 시야에 들어온다. 웅산 왼쪽으로 진해와 창원을 경계짓는 장복산 산줄기가 이어지고 그 뒤로 비음산 정병산 등 창원의 산이 희미하게 확인된다.



산자고



제비꽃

벚꽃 천지 진해를 발아래 두고 걷다
산행내내 시가지·진해만 '환상 조망'




지도를 펴놓고 진해시를 곰곰이 살펴보면 예부터 왜 진해가 따뜻한 해양도시라고 불렸는지 짐작이 간다. 진산인 장복산과 덕주봉 웅산 천자봉이 시가지를 병풍처럼 동그랗게 에워싸 북서풍을 막아주고 남으로는 진해만 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해풍이 봄소식을 전해온다. 풍수에서 흔히 말하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전형이다.

관점을 달리해 산꾼들의 입장에서 보면 창원과 경계를 이루는 진해의 북쪽 산줄기는 진해 시가지와 호수처럼 평온한 진해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금정산 백양산 장산 천마산 등 여러 산을 갈아타야 시의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조망할 수 있는 부산의 여건과 비교하면 분명 대비된다.

진해의 산줄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북쪽의 장복산에서 출발, 반시계 방향으로 덕주봉~안민고개~웅산~시루봉~천자봉을 거쳐 대발령에서 끝을 맺는다. 진해만의 해안선 방향과 거의 나란히 달리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보는 각도만 달리할 뿐 거의 시종일관 진해 시가지와 진해만을 발아래 두고 능선길을 내달리는 셈이다.

지금 산 아래 만발한 벚꽃이 꽃비가 되어 흩날릴 쯤이면 막힘없는 능선길 좌우에는 연분홍 진달래가 바통을 이어받아 산등성이를 온통 연분홍빛으로 물들인다.

'바다와 꽃'. 이번 진해 산행의 테마로 잡아도 무난할 듯 싶다. 23일 시작되는 군항제부터 진달래가 꽃잎을 떨구는 다음달 초순까지가 적기이다.

산세 또한 근육질의 암봉이 잊을만하면 예의 그 모습을 드러내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2년 전 장복산 쪽에서 출발, 안민고개를 거쳐 웅산·불모산 갈림길에서 창원 성주사로 하산(근교산&그너머 442회)한 산행팀은 이번엔 대발령에서 역방향으로 올라 천자봉 웅산을 거쳐 석동으로 하산했다.

  
 


구체적 산행경로는 장천동 대발령~천자봉 산림욕장(391봉)~천자봉(506m)~502봉~483봉(삼각점봉)~쉼터~시루봉(666m)~헬기장~706봉~웅산가교~웅산(710m)~불모산 갈림길~석동 갈림길~석동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3시간 정도. 초보자도 별 문제 없이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산행은 아주 쉽고 재밌다.

부산과 진해를 잇는 2번 국도변 대발령 쉼터 맞은편, 산으로 향하는 포장로가 들머리다. 산불감시초소에서 서명을 한 뒤 다시 포장로로 오른다. 10분 뒤 갈림길. 우측으로 향한다. 생기처인지 유난히 새소리가 활기차다. 비록 임도 주변이지만 벚꽃과 생강나무꽃, 그리고 발아래 제비꽃이 춘심을 자극한다.

포장로가 끝나면서 좌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벤치 옆 곡각지점에서 왼쪽 산길로 10여 분 급경사길로 오르면 다시 포장로. 바로 산길로 진입하면 이내 팔각정이 위치한 천자봉 산림욕장. 지형도 상의 391봉이다. 정면에는 천자봉이 우뚝 솟아 있다. 이름 그대로 명 태조 주원장과 조선 태조 이성계의 전설이 서려 있는 이곳 정상을 향해 제를 지내는 산신단(山神壇)도 마련돼 있다.

정상을 향해 직진한다. 15분이면 닿는다. 도중 만나는 우측 갈래길은 정상을 거치지 않고 우회하는 길이다. 철탑 옆 정상에 서면 진해 시가지와 진해만, 그리고 그 너머로 거제도와 가덕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호수처럼 잔잔한 물결 위에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풍경은 한려수도가 안부럽다.

정상석 뒤론 시루봉 웅산 불모산이, 불모산 왼쪽 뒤로 비음산 정병산 등 창원의 산이, 시루봉 오른쪽 뒤로 화산(철탑) 굴암산 마병산 보배산이, 정상석 왼쪽 진해만 뒤로 장복산 덕주봉 안민고개 등이 확인된다.

이제부터 본격 능선길. 천자봉에서 바라본 북쪽 암봉을 향해 나아간다. 10여 분 뒤 넘어질 듯한 병풍바위를 지나자마자 갈림길. 좌측 날등을 따라 오르면 502봉. 물론 우측길로 가도 상관없다. 곧 만나니까. 발아래 직벽인 이곳에 서면 진해만 한 가운데 위치한 조그만 섬인 대죽도와 해군사관학교를 품고 있는 곶출산이 유난히 눈에 띈다.

  


삼각점이 위치한 483봉과 정자 쉼터를 지나면 시나브로 시루봉이 코 앞에 와 있다. 502봉에서 대략 30분. 정자 인근에는 자은동 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열려 있어 비로소 시민들이 많이 보인다.

지그재그형 나무덱을 두 차례나 오르면 마침내 시루봉. 정자에서 대략 20분. 멀리서 보면 고행길 같지만 막상 부딪쳐 보면 생각만큼 힘들지 않다. 높이 10m, 둘레 50m의 거대한 암봉인 시루봉은 곰의 형상을 닮아 곰메(바위) 또는 웅암으로 불리며,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여인네의 젖꼭지다.

시루봉 뒤 헬기장으로 향한다. 정면으로 근육질의 웅산 암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보석같은 숲길을 지나 25분쯤 뒤 집채만한 암봉이 떡 버티고 있다. 706봉이다. 20m 직벽이며 밧줄이 매여 있다. 정면 돌파해도 되고, 왼쪽으로 약간 돌아 올라도 되고, 아예 숲길로 에돌아가도 상관없다. 돌탑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암봉 정상에선 시야가 더 넓어져 장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우측의 창원 시가지도 보인다.

이어지는 산길. 흔들리는 구름다리인 웅산가교와 추락방지 난관을 잇따라 통과하면 그리 높지 않지만 뾰족한 암봉이 앞을 가로 막는다. 706봉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그래도 지형도 상의 710봉으로 웅산이다.

  

오른쪽으로 에돌아 내려서면 이내 불모산 삼거리. 산행팀은 우측 통신탑이 여럿 서 있는 불모산 대신 왼쪽 안민고개 또는 장복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막힘없는 능선을 기준으로 '좌 진해, 우 창원'이 선명하다. 왼쪽 저 멀리 고개를 돌리면 방금 내달려온 능선길이 한눈에 펼쳐진다.

나무덱을 내려서면 등로 좌우에 진달래가 지천이지만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이라 아쉽기만 하다. 등로는 방화선 위로 조성돼 동서남북 어느 곳을 둘러봐도 시원스럽기 그지없다. 수려한 산세는 아니지만 바다를 끼고 있어 은은하면서도 운치있다.

이렇게 25분, 등로 우측에 '석동갈림길'이라 적힌 '119 조난위치' 안내 표찰이 보인다. 하산로를 알리는 이정표다. 진해 시목(市木)인 향이 진한 편백숲터널과 부드러운 솔가리길을 20여 분 걸으면 임도. 우측으로 30m쯤 가면 왼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6분 뒤 산을 벗어나며 여기서 큰 도로인 산업도로까지 7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시루봉, 해병대 악명 높은 지옥의 훈련 코스

  

진해 천자봉~웅산 산행을 하다 보면 주봉이 어디인지, 주봉의 높이가 얼마인지 아직 정확하게 정립돼 있지 않다.

산행팀이 걸어온 순서대로 이참에 한 번 되짚어본다.

우선 천자봉. 정상석에는 465m라고 적혀 있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이 펴낸 최신 버전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506m로 표기돼 있다. 이는 곧이어 만나는 502m 암봉에서도 해발고도가 비슷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젖꼭지를 닮은 시루봉. 웅산에 속하는 하나의 큰 암봉으로 독립 봉우리가 아니다. 온라인 상의 산행 관련 사이트에는 시루봉(웅산)으로 적고 있으며 진해시청 홈피에도 산 이름 목록에 웅산 대신 시루봉으로 표기돼 있다. 웅산 시루봉으로 시정돼야 한다.

생긴 모양새가 독특해 전해 내려오는 사연도 많다. 신라 땐 국태민안을 비는 고사를 지냈고, 명성왕후는 순종을 낳은 후 세자의 무병장수를 비는 백일제를 올렸다고 한다.

특히 시루봉은 해병대 신병훈련소가 진해에서 포항으로 이전한 1980년대 중반까지 해병대의 지옥의 행군 코스 종착역이었다. 신병들은 이곳에서 부모님이나 애인의 이름을 목청껏 부르면서 훈련의 고달픔을 달랬다고 한다.

밧줄이 매달려 있는 706봉. 집채만한 근육질의 암봉인 이 봉우리가 산세로 봐서 웅산의 주봉이 돼야 될 듯하다. 불모산 갈림길 인근의 710봉은 규모가 턱없이 작아 웅산의 주봉이라 하기엔 너무 초라하다. 여기에 웅산에는 시루봉의 안내판 이외에는 주봉을 알리는 정상석이 없지 않은가. 진해시는 이를 참조해 전국의 많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 천자봉과 웅산에 새로운 정보를 담은 정상석을 세우기 바란다.

함양추어탕(055-547-7465)도 빼놓을 수 없다. 30년 전 옛 진해경찰서 뒤에서 친정 어머니가 운영하던 옛 할매추어탕에서 노하우를 전수받아 6년 전 이곳 석동 새진해메디칼병원 뒷문 맞은편으로 이주했다.

고향이 함양인 안주인 서혜숙 씨가 주방장 없이 직접 추어탕에서부터 밑반찬까지 직접 만든다. 다른 식당과 달리 이곳은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새벽에 만든 일정한 양만 팔아 오후 7시가 조금 넘으면 동이 나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 걸죽한 전라도식 보다는 말간 청도식에 가까우며 고추잎 등 밑반찬이 맛있다. 파전도 부가로 제공되며 생선구이도 개인당 한 마리씩 나온다. 5000원.



# 교통편

- 사상 서부터미널 10~20분 간격 시외버스 출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진해 인의동 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는 오전 6시부터 10~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4200원. STX조선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300m쯤 버스 진행방향으로 걸으면 천자봉 산행 들머리를 만난다.

날머리 석동에선 큰 도로인 산업도로에서 길을 건너지 않고 107, 117번을 타고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내린다. 여기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막차는 밤 9시3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김해공항~진해 부산항 신항 2번 국도~진해 녹산산단~진해 용원삼거리~마산 진해 2번 국도~마산 창원 진해시청~죽곡휴게소~STX조선 입구~천자봉 들머리 산불감시초소 인근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날머리 석동에서 차를 회수하기 위해선 길을 건너 115번 버스를 타면 된다. 1000원.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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