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행)영남알프스 신불산 단조봉 열두 쪽배기등을 오르다.
20년 동안 영남알프스를 속속들이 찾던 시인 배성동씨가 2012년에 국제신문에 ‘영남알프스 택리지’를 10개월간 연재하면서 영남알프스는 새로운 조명을 받았습니다. 당시까지 필자는 영남알프스를 오직 산타는 대상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울산 삼남읍 신불산, 신불산 단조봉 열두 쪽배기등 들머리 가천경로당 주소:울산시 울주군 삼남읍 대가천길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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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문학이 입혀지면서 능선과 골짜기, 고개의 잊혔던 지명과 유래, 영남알프스에 기대고 모진 삶을 이어온 사람들의 애환까지 알게 됐습니다, 영남알프스 택리지로 단편적으로만 알았던 영남알프스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올망졸망 늘어선 열두 봉우리에서 유래한 신불산(1159m) 단조봉(丹鳥峰·1046m)의 ‘열두 쪽배기등’을 올랐습니다.
열두 쪽배기등은 2002년 1월 올랐습니다. 그때는 울산 울주군 상북면 가천리 장제 마을에서 신불평원을 오르는 그저 이름 없는 능선이라 생각했습니다. 10년 뒤 영남알프스 택리지 연재로 열두 쪽배기등이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필자는 금강골에 아리랑·쓰리랑·에베로 릿지는 알았어도 우는골 톳골 아리랑고개 꼬꼬랑재가 있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또한 신불평원의 단조산성과 습지, 백발등은 알았어도 우는등 수리등 피밭등 피못 못본디기 물풍지란 지명은 듣지 못했습니다. 열두 쪽배기등을 오르면서 묻혔던 영남알프스의 옛 지명을 다시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신불평원에는 재약산 ‘산들늪’과 쌍벽을 이룬다는 단조늪이 있습니다. 동의나물 물매화 흰범꼬리 동자꽃 노랑제비꽃 잠자리란 설앵초 솔나리 개족도리풀등 습지와 고산 식물, 환경부 지정 희귀식물이 서식합니다. 고산습지로는 국내 최대 면적이라 합니다.
신불평원을 둘러 단조산성을 쌓았습니다. 산 아래 마을에서는 만리성이라 부릅니다. 임진왜란 격전지로 철옹성으로 불리던 산성이 왜군에 빼앗기자, 의병들은 산성을 되찾으려 결사항전으로 화살을 퍼부으며 맞서 싸웠으나 전멸했습니다. 그때의 흔적이 화살을 뜻하는 ‘시살등(981m)’이란 지명으로 남았습니다.
산행경로를 보면 가천경로당~영남알프스둘레길·장군당 갈림길~고장산 사이 고개(독립가옥)~쌍무덤~목장 터~금강골 갈림길~아리랑릿지 갈림길~상투바위(전망대)~피밭등(1026m) 만디~단조봉~삼봉능선 갈림길~신불재~샘터~큰골~건암사~불승사 입구~영남알프스둘레길·장군당 갈림길~가천경로당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입니다. 산행거리는 약 9㎞이며, 4시간30분 안팎이 걸립니다.
울주군 삼남읍 가천리 가천경로당에서 출발합니다. ‘영남알프스 둘레길’ 가는 길이며, 신불산 불승사 장군당 방향으로 마을을 빠져나갑니다. 도로는 오른쪽으로 틀어 고개에 올라섭니다. 영남알프스 둘레길은 왼쪽 도로를 따라갑니다.
멀리신불산 공룡능선과 왼쪽에 삼봉 능선, 취재팀이 올라야 할 열두 쪽배기등이 세 갈래로 내려옵니다. 고장산을 돌아 가천경로당에서 10분이면 ‘Y자’ 갈림길에 열두 쪽배기등과 고장산 유래판이 서 있습니다. 왼쪽 영남알프스 둘레길을 갑니다. 오른쪽은 장군당과 신불산 방향이며, 취재팀의 하산길입니다.
고장산 사이 고개에 들어선 독립가옥 앞을 지나면 바로 영남알프스 둘레길 갈림길입니다. 오른쪽으로 둘레길을 벗어납니다. 직진형 왼쪽은 장제 마을 방향 영남알프스 둘레길. ‘국가지점번호 1번’ 철펙이 박힌 갈림길에서 오른쪽 능선을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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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흙길에 완만한 솔숲길이 이어집니다. 쌍무덤을 지나 목장이 들어선 능선의 개간지 끝에 산길이 열립니다.
열두 쪽배기등은 산길이 완만해 소를 몰고 억새를 베러 신불평원에 올랐다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파른 길이 한동안 이어집니다. 울울창창한 소나무 숲은 참나무와 잡목으로 바뀝니다.
3번 철팩을 지나 독립가옥에서 약 50분이면 산길은 완만해지며 주변 조망이 트입니다. 봄 꽃이 앞 다투어 피는 4월 중순, 날은 포근해져 등줄기에 땀이 촉촉이 뱁니다. 잇단 바위전망대에 올라 조망을 즐깁니다.
오른쪽에 삼봉능선의 남근봉 호랑이봉이 우뚝하며 시계방향으로 치술령 문수산 남암산 대운산 정족산 천성산 금정산과 금강골 건너 곧추선 영축산 암봉이 넓게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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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래 삿갓을 닮은 고장산과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된 울산~밀양간 고속도로가 단조봉 아래로 빠져 나갑니다. 다시 35분이면 금강골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에서 직진합니다.
머리를 들면 단조봉이 눈에 들어오고 산길은 왼쪽으로 능선을 돌아 오릅니다. 약 35분이면 7번 철팩이 박힌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습니다. 왼쪽은 아리랑 릿지에서 올라오는 길.
상투바위로 불리는 병풍바위를 오른쪽으로 돌아 바위 턱을 넘어 전망대에 올라섭니다. 기암괴석의 전시장인 금강골과 영축산 함박등 죽밧등이 하늘금을 긋고 그 아래 950m 높이에 신불평원이 펼쳐집니다.
산길은 영축산과 신불산을 잇는 등산로인 ‘운구지(우는등) 만디’로 내려섭니다. 오른쪽 단조봉으로 바로 가기에는 아쉬워 전망대인 왼쪽 ‘피밭등(1026m) 만디’를 갔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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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축산 정상 (1.4㎞) 이정표를 지나 약 10분이면 돌무더기를 모아 놓은 금강골 꼭대기 피밭등에 도착합니다. 피밭등은 왜군이 단조성을 함락하면서 전사한 의병의 피가 못을 붉게 물들였다는 ‘피 못’, 피 못을 뒤덮은 새피(억새)에서 유래되었다 합니다.
남쪽은 영축산이 막아서고, 동쪽 발아래는 깎아 세운 듯 천길 절벽인 금강골이 까마득합니다.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곳에 올라 금강골을 보며 ‘한 명의 장부가 만 명의 적을 막을 수 있는 철옹성’이라 했다 합니다.
2021.07.23 - (울산여행)울산 대왕암공원 울기등대 여행, 울산 대왕암공원
금강골의 옥수가 흐르면서 옥토였던 사자벌에는 큰 공단이 들어섰습니다.
왔던 길을 되짚어 상투바위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밋밋한 봉우리인 단조봉에 올라섭니다. 평탄한 능선은 삼봉능선 갈림길을 지나 덱 계단을 내려갑니다.
누른 억새밭이 펼쳐지며 두루 뭉실한 한일(一)자 신불산이 정면에 막아섭니다. 피밭등에서 20분이면 하늘 억새길 안내도와 원형 덱이 깔린 신불재에 도착합니다. 오른쪽 가천 저수지로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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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은 신불산 정상이며, 왼쪽은 신불산 자연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 100m쯤 내려가면 폐쇄된 대피소와 태풍에 유실된 샘터를 지납니다.
신불산 자연휴양림과 함께 신불산을 오르는 최단 코스로 알려지면서 많은 등산객이 다녀 산길은 잘 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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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돌탑과 삼봉 능선, 공룡 능선이 잘 보이는 두 군데 전망대를 지나 약 1시간이면 계곡을 건너 건암사에 닿습니다.
산행은 끝나고 불승사 입구를 지나 콘크리트 길을 내려갑니다. 30분이면 앞서 거쳤던 영남알프스 둘레길 갈림길을 지나 가천경로당에 도착합니다.
※영남알프스 신불산 단조봉 열두 쪽배기등 대중교통입니다.
거리가 가까워 대중교통과 승용차 모두 괜찮습니다. 승용차 이용 때는 울산시 울주군 삼남읍 대가천길 41 가천경로당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면 됩니다.
대중교통은 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에 있는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첫차 6시20분부터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타고 통도사(신평)터미널에서 내립니다. 터미널에서 수시로 운행하는 울산 시내버스(13번 1723번)로 바꿔 타고 가천정류장에 내립니다. 도로 건너 버스정류장 오른쪽 ‘강당1길’을 약 17분 걸어가면 가천경로당이 나옵니다. 산행 뒤 가천정류장에서 13번 1723번 버스를 타고 통도사(신평)터미널로 갑니다. 터미널에서 부산행 직행버스는 밤 9시45분까지 있습니다.
※영남알프스 신불산 맛집, 간월산 맛집, 신불산 단조봉 열두 쪽배기등 맛집, 언양 맛집 본가 굴국밥
맛집 한 곳 소개합니다. 언양은 소불고기와 소머리곰탕이 워낙 유명한데,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현지인이 추천한 맛집입니다. 울주군 삼남읍 교동리 울주교회 옆 ‘본가 굴국밥(052-263-1778)’이 괜찮습니다. 바다의 우유 굴로 끓인 굴국밥은 국물이 시원하다면, 대표 음식인 ‘무대뽈(대구뽈+가마솥밥)’은 매콤해 밥도둑입니다. 굴국밥 9000원, 무대뽈(사진) 1인 1만4000원(2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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