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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산 공룡능선. 아기 공룡 둘리 수준으로 그래도 앙칼진 맛이 있다.

경주 남산 용장골~고위산 공룡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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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여평의 천룡사지 터에 남아 있는 신라시대 3층 석탑의 진수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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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룡사위 백운암과 칠불암으로 내려서는 소나무 숲길

헉! 헉! 숨차네…여기 남산 맞아?
급경사 비탈길·기암괴석 '공룡능선'…힘겨운 코스만큼 알짜관광 한번에
경주서 봉계행 버스타고 용장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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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중에 앉아 사바세계를 굽어보는 용장사지 삼층석탑. 바위봉우리를 다듬어 기단으로 삼아 그 위에 탑신과 옥개석을 얹었다. 그 모습이 장엄하기 그지없다.

경부고속도로 경주IC로 들어선 후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높지는 않지만 위엄있는 산줄기가 길게 늘어서 있다. 신라인들이 천년을 두고 다듬었던 경주 남산(南山)이다. 한마리의 금거북이 서라벌 깊숙이 들어와 편안히 앉아 있는 형상이다.

40여개의 계곡과 산줄기로 이뤄진 남산에는 100여곳의 절터와 80여구의 석불, 60여기의 석탑이 산재해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것만 보물 13점, 사적 13개소, 중요민속자료 1개소 등 모두 44점이다. 한 구비 돌면 미소를 머금은 마애불이,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사바세계를 굽어보는 석탑이 뭍객을 맞는다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 만하다. 오죽했으면 '남산을 오르지 않고 경주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나왔을까.

  

흔히 사람들은 남산을 두고 '산행'이란 용어 대신 '답사'란 단어를 먼저 떠올린다. 순례길만 70여개라는 표현이 너무 보편화된데다 초등학생도 너무나 손쉽게 남산으로 떠나기 때문이다.

이번주 산행팀은 이런 남산에 대한 통념을 뒤엎는 코스를 택했다. 가파른 비탈과 험한 바위벼랑, 그리고 변화무쌍한 기암괴석이 만물상을 이루는 예사롭지 않은 코스다. 현지 산꾼들의 입을 빌리면 '남산의 공룡능선'. 열에 아홉은 "와! 남산에도 이런 매서운 코스가 있었나"라며 힘겨워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그렇다고 천성산이나 신불 간월산의 공룡능선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암릉구간이 10여곳, 크고 작은 봉우리가 8개 정도인 '아기공룡 둘리'의 등짝이다.

산행은 용장동~공룡능선~헬기장~고위봉 정상~천룡사지(삼층석탑)~백운암~백운재~봉화대~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칠불암 마애석불~봉호재~임도~삼화령~(금오봉)~용장사지 삼층석탑~마애여래좌상~석불좌상~용장사지~설잠교~용장동 순. 걷는 시간만 5시간. 문화재 관람시간은 덤으로 계산하면 된다.

용장골에서 출발했다. 산불초소 앞 '고위산'이라고 적힌 이정표를 따라 개울을 건너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10분 뒤 정면에 상수도 보호구역 플래카드와 철조망이 보이면 계곡을 건너 우측 산길로 향한다. 5m 뒤 왼쪽, 다시 10m 뒤 우측으로 능선을 향한다. 곧 천우사 옆길. 이곳까지 왔으면 등산로 입구는 일단 찾은 셈.

동굴바위를 지나면서 공룡능선이 시작된다. 이 바위는 탁월한 전망대. 고속도로와 용장리 마을이 발아래 보이고 벽도산과 단석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죽길을 지나면 갑자기 앞이 트이면서 남산의 진면모가 드러난다. 화강암반이 곳곳에 드러나있고 그 위에 노송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너덜을 넘으면 경사진 암반. 그 뒤로 암벽. 밧줄을 잡고 힘겹게 오르면 또 암벽. 이르기를 수 차례. 정면에 고위봉이 기다린다. 잠시 내리막이 이어지다 다시 암벽. '정말 공룡능선이 맞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헬기장을 지나면 이내 고위봉 정상. 들머리에서 1시간40분 정도 걸린다.

  
  

가기 위해서다. 지금부턴 이정표가 잘 정비돼 길찾기가 쉽다. 초소를 지나 내려오면 방금 지나온 공룡능선이 한 눈에 펼쳐진다.

고위봉에서 25분 뒤 천룡사지에 닿는다. 고위봉의 절경을 배경으로 산중 평지 6만여평에 조성된 천룡사지의 백미는 역시 삼층석탑. 신라탑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산행은 탑에 닿기 직전에 본 이정표 '고위봉' 방향으로 간다. 천룡사를 지나 오거리와 연결되는 임도를 만나면 백운암 방향으로 간다. 절 입구 왼쪽 열린 길을 택한다. 산죽터널이 환상적이다. 10분 뒤 사거리. 칠불암으로 간다. 도중에 용장계곡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 길은 곧바로 칠불암으로 가고, 직진하면 봉화대를 들러 역시 칠불암으로 간다. 직진한다. 봉화골의 꼭대기에 위치한 봉화대는 지금은 흩어진 돌무더기만 남아있을 뿐 천년세월의 흔적은 오간 데 없다.

이어지는 능선길. 좌우에 시야가 트인다. 왼쪽은 고위봉, 오른쪽은 토함산. 10여분 뒤 금오봉 갈림길. 바로 금오봉으로 가지말고 우측의 신선암 마애보살과 칠불암을 보고 가자. 내려가는 길이 일품이다. 바위 사이 소나무가 그렇고 건너편 암벽 위 노송의 자태가 한폭의 동양화다. 지나는 길에 우측 토함산, 좌측 동대봉산 운제산이 보인다.

8분 뒤 신선암 마애보살. 한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천길 낭떠러지 신선대 절벽에 부처가 조각돼 있어 마치 구름을 타고 있는 듯하다. 옛 석공의 노고가 한층 더했으리라. 발밑에는 칠불암. 가파른 산길로 15분쯤 내려가야 한다. 절벽을 등지고 반달처럼 깎아지른 병풍바위에 새겨진 삼존불과 그 앞의 모난 돌 4면에 조각된 사방불을 합해 불리는 칠불암은 남산 불상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예술성이 뛰어나다.

  

다시 금오봉 갈림길로 돌아와 금오봉으로 향한다. 이른바 봉화대 능선으로 산행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해주는 편안한 길이다. 35분 뒤 임도와 만난다. 통일전 쪽에서 올라오는 길로, 금오봉 턱밑을 지나는 관광임도다. 자연상태로 보존된 고위봉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10분 뒤 삼화령. 고위 금오봉과 함께 남산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봉우리를 지칭한다. 머리 위 삼화령 꼭대기에는 미륵불은 오간 데 없고 지름 2m의 연화대좌만 남아 있다.

7분 뒤 좌측에 용장사지 가는 길. 직진하면 금오봉 정상 방향. 왕복 30여분 걸리므로 시간이 날 경우 다녀오자. 매월당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쓰며 머물던 용장사지에서는 삼층석탑, 마애여래좌상, 석불좌상을 잇따라 만난다. 이중 삼층석탑은 200m가 넘는 바위봉우리를 다듬어 하층 기단으로 삼아 그 위에 상층기단을 쌓고 탑신과 옥개석을 얹었다. 산중에 앉아 사바세계를 굽어보는 모습이 장엄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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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집필하였다는 용장사지, 지금은 묘지와 잡초만 무성하며 그때의 영화를 생각하게 한다.


 
밧줄을 타고 내려와 잠시 용장사지(금당터)를 둘러본 후 본격 하산한다. 산죽터널을 지나면 용장계곡(용장골). 고위봉과 금오봉 사이로 흐르는 용장계곡은 남산의 계곡 중 가장 깊고 맑은 물이 사계절 흐르는 곳. 지리산 계곡이 부럽지 않다. 김시습의 법호를 딴 아름다운 다리 설잠교를 건너 계곡을 따라 25분 정도 걸으면 산행 들머리인 산불초소 앞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불교 노천박물관'

  

국토정보지리원의 지형도에는 남산을 금오산(金鰲山·468m)과 고위산(高位山·494m)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삼국유사나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고서에는 남산으로 많이 기록돼 있다. 경주남산연구소나 신라문화원 등 시민단체는 이러한 용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남산이란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남산 안에 금오봉과 고위봉이 있는 것으로 교통정리를 했다. 남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노천박물관. 지난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간 근교산 시리즈에서 남산은 몇 차례 소개됐다. 삼릉의 오붓한 산길, 천룡사지에서 틈수골로 가는 하산길, 봉화대에서 마석산으로 이어지는 때묻지 않은 능선길 등이 주요 등산로.

이번 코스는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공룡능선과 산행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동서방향의 고위능선과 남북방향으로 뻗은 봉화대능선, 그리고 남산 계곡 중 가장 깊고 맑은 계곡물을 자랑하는 용장골. 무엇보다 칠불암, 용장사지, 천룡사지 등 남산의 알짜배기 볼거리를 한번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가족과 함께 봄맞이 산행을 떠나보자.



# 교통편
# 경주서 봉계행 버스타고 용장서 하차

  
  단감농원 할매칼국수집의 칼국수와 파전, 그리고 동동주.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508-9966)에서 경주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1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4000원.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선 봉계 방면 버스를 타고 용장에서 내린다. 500 503 505 506 507 508번 등. 들머리까지 15분 정도 걸린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경주IC에서 나와 직진~35번 국도 언양 방면 우회전~나정 포석정 삼릉 지나 용장동 순. 길 우측에 '용장암소숯불' 큰 간판이 보이면 맞은 편인 왼쪽에 '용장사지 천우사 기와집밥상 고위산' 이정표 및 간판이 보인다. 좌회전해 하천을 따라 간다. 들머리 입구에 유료주차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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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릉에는 '단감농원 할매칼국수집'(054-745-4761)이 있다. 우리밀로 만드는 칼국수다. 근처 10여곳 칼국수집이 있지만 원조다. 손두부 동동주도 일품이다. 골목 깊숙이 숨어 있어 물어물어 찾아가자.


글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사진=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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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암 마애보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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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봉황골의 칠불암 마애석불은 삼존불과 사방불로 조성되어 있어며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좌우 여러방향에서 본 칠불암 마애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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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장골의 용장사지터에 조성된 용장사곡3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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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장사지 마애여래좌상으로 자연암벽을 이용하여 조각을 하였어며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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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장사곡 석불좌상, 미륵장육상으로 추정되는 석불좌상으로 삼륜대좌위에 모서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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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잠은 매월당 김시습91435~1493)의 법명으로 유서 깊은 용장골 골짜기에 용장사터가 있었서니 용장사에서 김시습은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와 유금오록을 집필하여 그의 충절을 기리기 위하여 용장골을 건너는 다리에 설잠교 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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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바라본 낙동강 주변 풍광이 무척 아름답다. 낙동강 좌우에는 각각 경부선과 신대구부산 고속도로가 나란히 내달리고, 강으로 돌출된 낮은 봉우리가 고속도로에 뚫린 용산이다. 강 건너 높은 산이 토곡산이며 그 우측으로 용굴산 오봉산 금정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고속도로와 만나는 우측 산줄기가 석룡산이다.




백운암을 거쳐 하산길에 만나는 부도.




무척산이 보이는 천지


백운암일주문

낙동강 조망 '무척' 멋있구나
천태 토곡 용굴 오봉 석룡 금동 동신어 백두산 등
낙동강 진면목 감상할 수 있는 주변 호위봉 중 으뜸
산행팀 4시간30여 분 걸리는 원점회귀 코스 첫 개척
경부선 철길·낙동강·신대구부산 고속도 나란히 내달려
오가는 중 용당나루터, 산정호수 천지, 백운암 등 눈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한 영남의 젖줄 낙동강은 1300리를 굽이굽이 돌아 서부산에서 그 고단한 삶의 끈을 내려 놓는다. 그 낙동강이 나룻배가 다닐 정도로 제법 강다운 위용을 갖추게 되는 지점은 경북 상주. 이른바 낙동강 700리 뱃길이 시작되는 출발점이다. 상주는 지난해 경북방문의 해를 맞아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뒤늦게나마 '낙동강 700리 이곳에서 시작되다'라 음각된 대형 기념비를 세웠다. 동시에 경천대를 낙동강 1300리 중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라고 자랑한다.

경천대에서 내려다본 낙동강 물길이 상류 쪽 아름다운 지점이라면 하류 쪽은 삼랑진에서 옛 김해 용당나루터를 거쳐 양산 원동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라고 산행팀은 생각한다.

  
 

삼랑진 양산 쪽에는 나라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경부선 철길이 아스라이 펼쳐지고, 반대편 김해 쪽에선 신대구부산 고속도로가 날씬한 여인네의 각선미를 연상시키듯 시원하게 내달리며 낙동강을 호위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낙동강 하류에는 적지 않은 봉우리들이 강을 호위하며 포진해 있다. 우선 삼랑진 양산 쪽에는 상류에서부터 천태산 토곡산 용굴산 오봉산 금정산이, 강 건너 김해 쪽에는 무척산 석룡산 금동산 동신어산 백두산이 낙동강 전망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산세나 지명도 접근성 그리고 주변 조망 등을 포함해 낙동강의 진면목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낙동강변의 대장봉은 누가 뭐래도 무척산. 이 무척산은 경부선 완행열차가 예의 기적소리를 울리며 자주 운행되던 지난 1960~1970년대 김해에서 버스를 타고 접근해 모은암~천지~정상~백운암을 거쳐 용당나루터로 하산, 나룻배를 타고 낙동강을 건넌 뒤 원동역에서 완행열차에 몸을 싣던 추억의 코스였다. 버스 타고, 나룻배 타고, 열차 타는 재미로 다니던 소위 '올드보이'들의 산행지였던 것이다.

산행팀은 앞서 언급한 기존의 무척산 코스 대신 원점회귀 코스를 새로 개척했다. 산행은 용산나루터와 인접한 상동면 여차리 용산후포마을~173봉~잇단 전망대~292봉(삼각점)~삼거리봉~주능선(무척지맥)~전망대~안부갈림길~정상·천지 갈림길~천지(기도원)~무척산(703m)~천지 갈림길~백운암~부도~용산후포마을 순. 식사 및 휴식시간을 제외한 걷는 시간만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여차리 용산마을(용산초등 앞) 정류장에서 내려 버스 진행과 반대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좌측으로 도로가 보인다. 청룡산업(주) 가는 길이며 이를 알리는 입간판도 서 있다. 폐비닐집하장을 끼고 우측으로 가서 청룡산업을 지나면 이내 용산후포마을. 좌측 마을로 진입하지 않고 대숲이 보이는 정면으로 직진한다. 버스정류장에서 8분. 200m쯤 뒤 좌측 산길이 열려 있다. 들머리다. 무덤 뒤로 열린 길은 약간 거칠지만 그런대로 오를 만하다. 때묻지 않은 낙엽길을 밟으며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걷는 맛이 제법 운치가 있다.

들머리에서 20여 분. 길은 차츰 좌측으로 휘면서 시나브로 173봉에 닿는다. 그 정점엔 참호같은 큰 구덩이가 눈에 띈다. 7분 뒤 양지바른 무덤 좌측으로 길이 보이지만 무시하고 무덤 뒤로 직진한다. 경사가 더 심해지고 길은 더 까칠해진다. 한 굽이 오르면 누군가 공을 들이고 있는 듯한 자연산 분재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이어지는 오름길. 10분 뒤 좌우측엔 제법 위용을 갖춘 전망대가 연이어 나타난다. 낙동강으로 돌출된 용산이 금오산 향일암에서 본 거북머리를 연상시키고, 우측 무척산 줄기에서 좌측으로 석룡산 신어산 금동산 금정산 장군봉 오봉산과 강 건너 용굴산 토곡산 천태산 금오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가히 낙동강 전망대로 불릴 만하다.

무명봉을 지나면 길이 좌측으로 꺾이면서 본격 무척산으로 이어진다. 삼각점을 지나면 역시 거친 오름길. 15분 뒤 시야가 트이면서 천태산 좌측으로 그간 안 보이던 금오산 구천산 만어산도 확인된다.

삼각점에서 30분이면 삼거리봉에 올라선다. 우측은 무척산 북릉 코스(근교산 331회 참조)의 들머리인 생림면 안양리 방향, 산행팀은 좌측으로 향한다. 등로 좌측엔 방금 지나온 능선이, 우측엔 삼랑진 뒤로 종남 화악 남산 등 밀양 청도의 봉우리들이 멋진 산그리메를 그려놓고 있다.

삼거리봉에서 무척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까지의 35분은 애오라지 된비알의 연속. 도중 두 차례나 밧줄이 매여 있을 정도로 급경사길이다. 이 구간만 통과하면 이후 산행은 무난하다. 좌측 무척산으로 향한다. 5분 뒤 전망대. 앞서 봤던 주변의 조망과 함께 들머리도 보인다. 이어지는 산길 주변 소나무는 대쪽처럼 쭉쭉 뻗은 데다 아름드리 소나무도 눈에 띈다. 10여 분 뒤 특이한 삼지(三枝)형 소나무가 서 있는 사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직진하면 119구조대 신고 표지목과 '무척지맥'이라 적힌 팻말이 눈에 띈다. 우측으로 가야 되지만 잠시 직진, 전망대를 다녀온다. 오행바위라 불리는 이곳은 여차리의 기도원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다. 낙동강과 향후 하산길 능선이 한눈에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2분이면 갈림길. 직진하면 정상 , 우측은 천지 방향. 산행팀은 천지못을 돌아 정상에 오른 뒤 직진 방향으로 내려온다. 6분이면 기도원을 지나 산상 호수인 천지에 닿는다. 가락국 수로왕을 장사지낼 때 자꾸 능에 물이 고이자 한 신하가 주변 고을 높은 산에 못을 파면 물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 예언, 그의 말대로 못을 파니 물이 나지 않았다고 전해온다. 바로 그 못이 천지라는 것. 보면 볼수록 신비감을 더해주는 평화스러운 못이다. 천지 옆에는 '모은암 1.7㎞, 정상 1.2㎞'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정상까지는 25분. 정상 직전 삼거리에선 '여덟말고개' 방향으로 가야 된다. 정상은 조망의 산이라 불러도 될 만큼 환상적이다. 서쪽 공원묘지 뒤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을 품고 있는 독립봉인 봉화산이 보이고, 그 왼쪽인 남서쪽으론 불모산과 그 우측 뒤로 장유 비음 정병 무학 천주산이, 밀양 창녕 쪽인 북서쪽의 낙동강 건너에는 종암 덕암 종남 덕대 화왕 관룡 영취산이, 정상석 뒤 토곡산 좌측 뒤로 축전산 채바우골만당 염수봉 오룡산 죽바우등 영축 신불 간월산이, 북으로 천태산 금오산 뒤 저 멀리 운문 천황 재약 가지산 등 영남알프스의 맹주도 확인된다. 금정산은 동쪽으로 보인다.

하산은 왔던 길로 되돌아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백운암 방향으로 내려선다. 천지못 갈림길과 무척지맥 이정표를 잇따라 지나 직진하면 백운암으로 내려서는 침목계단을 만난다. 10여 분이면 백운암에 닿는다. 엄청난 규모의 기암절벽 아래 위치한 백운암에 서면 역시 낙동강이 장관을 이룬다.

백운암에서 하산길은 셋. 절 입구 가로등 앞에 놓인 이정표가 안내하는 계곡길이 하나요,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 것이 또 하나. 두 길은 중간에서 만나며 백운동이 종착지다. 산행팀은 원점회귀를 위해 150m쯤 임도를 따라 가다 급커브길에서 좌측으로 열린 산길로 내려선다. 6분 뒤 부도탑. 이끼 낀 고색창연한 돌이 조합을 이룬 이 부도탑은 아쉽게도 안내판 하나 없다. 하산길 좌측은 산행팀이 올라온 능선으로, 7부 능선쯤의 곳곳에는 기암절벽이 걸려 있고 우측 백운동으로 이어지는 능선 또한 이에 필적할 만큼 수려하다.

개척을 각오하고 택한 하산길은 고도를 낮출수록 다행히(?) 온순해진다. 되레 등로 정비를 위해 나무를 벤 흔적이 역력하다. 대숲을 지나 청룡산업(주) 정문 인근 컨테이너 박스 뒤로 내려오며 산을 벗어난다. 들머리인 용산후포마을과는 불과 150m 거리다.


  
 

◆ 교통편

- 구포역 인근에서 여차(리)행 버스 타고 용산마을서 하차

구포역에서 나와 우측으로 100m쯤 가면 만나는 재활용센터 앞 시외버스정류장에서 김해여객(055-337-3751) 여차(리)행 버스를 타고 용산마을(용산초등 앞) 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6시50분, 8시10분, 10시10분, 11시10분. 2800원. 이곳에서 구포로 나오는 버스는 오후 2시50분, 4시50분, 5시40분, 8시50분에 있다.

구포역까지는 지하철 2호선 구명역에서 내려 '구포역' 방향으로 올라와 골목길(입구에 이정표 있음)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백양터널~대저분기점 지나~대동TG 맨 우측 '상동 대동' 방면~굴다리 통과~상동 69번 우회전~생림 상동~무척산 장척계곡~상동면 표지판~여차 감로~매리취수장 지나~용산마을 입구에서 '성신테크' '청송가든' 방향~상동수양관 지나자마자 만나는 갈림길서 우회전, 성신테크 방향~상동면 폐비닐집하장 지나~청룡산업(주) 지나~용산후포마을 순.


◆ 떠나기 전에

- 고속도로에 의해 뻥 뚫린 용산 보며 산행 내내 안타까워

신어산 불모산과 함께 김해의 3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무척산(無隻山)을 한자로 그 의미를 풀어보면 '한 쌍이 될 짝이 없는 산'. 경관이 무척 아름다워 주변에 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식산(食山)으로도 불린다. 북풍을 막아주고 낙동강 물줄기를 끌어들여 김해고을을 먹여 살리기 때문이란다.

무척산은 가락국의 전설이 서려 있는 유서 깊은 산이다. 산이 품고 있는 모은암 천지 백운암이 이를 입증한다.

모은암(母恩庵)은 가락국의 김수로왕의 장자이자 제2대 왕인 거등왕이 그의 어머니 허왕후를 위해 지었다. 참고로 아버지인 김수로왕을 기리기 위해선 천태산에 부은암(父恩庵)을 지었다. 백운암은 가락국 불교 중흥을 위해 무척대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산정호수 중 하나로 영지(靈池)인 천지(天池) 또한 김수로왕의 왕릉과 관련이 있다.

무척산은 산세가 독특하다. 모은암을 품은 서면은 곳곳에 기암절벽과 암봉이 마치 만물상을 연상시키듯 서 있어 김해 암벽등반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반면 백운암을 안고 있는 동면은 바위가 비교적 적은 반면 숲이 울창하다.

또 한 가지. 낙동강으로 불쑥 튀어나온 용산(龍山)은 산행 내내 시야에 들어온다. 앉은 터가 명당이라 예부터 이곳 상동면 여차리 용산마을 사람들은 무덤도 안 썼을 정도였다. 하지만 수 년 전 신대구부산 고속도로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용산을 관통했다. 그리고는 최소한의 양심이 있었던지 터널 위로 동물이동통로를 만들어 살짝 덮어 놓았다. 그 사연을 알고 있는 산행팀은 산행 내내 용산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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