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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페이 북쪽에 우뚝 솟은 1120m의 육산
- 산책하듯 걸어도 3시간이면 넉넉한 산행
- 억새 산죽 흐드러진 정상서 바다 조망 일품
- 6개 뿐인 대만 국립공원에 선정된 명산
- 하산 길에 들린 산정호수 '몽환호'에 반해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의 이창우 산행대장이 대만 타이페이의 주산인 양명산 억새밭을 지나고 있다. 활화산인 양명산은 안개와 구름에 휩싸이는 날이 많은 육산이지만 날씨가 청명할 때 대만의 북쪽 바다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부산에 금정산, 대구에 팔공산, 서울에 북한산이 있다면 대만의 수도인 타이페이에는 양명산(陽明山·1120m)이 있다. 대만의 북쪽에 자리잡은 타이페이는 인구 220만 명의 대도시지만 대부분의 지역이 담수하(淡水河)라는 큰 강 하류의 평야지대에 속한다. 그래서 시가지에서 산을 찾아보기 힘들다. 시민들이 건강과 휴식을 위해 산행을 하려면 북쪽으로 40분가량 차량으로 이동해서 양명산으로 가야 한다. 해발 1000m급 초반에 불과한 양명산은 사실 3000m급 산이 258개나 있다는 대만에서 높이로만 따진다면 크게 부각되는 산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대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인 수도 타이페이의 주산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도 산자락 곳곳에 유황온천이 분출되고 땅 밑에서 연기가 솟아나고 있는 살아있는 화산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양명산은 옥산, 화련의 타로코(太魯閣) 협곡 등과 함께 전국에 6개 뿐인 국립공원 중 하나로 지정돼 있다. 날씨가 맑은 날 양명산 정상에 오르면 타이페이 시내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해안선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동서남북 모두 탁 트인 훌륭한 전망대 역할을 한다는 것이 타이페이와 인근 시민들의 발길을 더욱 끌어당기는 요소다. 그리고 산의 정상부 주변이 온통 산죽과 억새로 뒤덮여 있고 길이 험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큰 힘 들이지 않고 오르내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대만 양명산 정상에서 동봉으로 가는 길에 만난 바위지대.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오랜만에 해외 명산 답사에 나서면서 약간은 생소할 수도 있는 대만 타이페이의 주산인 양명산을 산행지로 택했다. 최근 들어 부산 경남 울산의 산꾼들도 해외 트레킹 여행이나 등산여행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단위 산악회별로 팀을 짜거나, 여행사들이 출시해 놓고 있는 다양한 해외산행 상품을 이용해 가까운 일본 중국 등으로 산행을 떠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국토의 2/3가 산지인 대만의 산행과 관련해서는 동아시아 최고봉인 옥산(玉山·3952m)을 제외하면 별다른 산행 경험을 가진 사람들도 별로 없는 편이다. 그래서 우선 예약 입산객 추첨 당첨 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는 옥산 산행을 고집하지 말고 누구나 쉽고 가볍게 산행을 하면서 이국적인 산행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양명산을 고른 것이다.

이번 취재에는 특별히 부산광역시산악연맹과 대구광역시산악연맹 관계자들이 동행해 더욱 뜻깊은 산행이 됐다.



양명산 산행 시간과 거리 등을 단순 비교하자면 부산의 범어사에서 북문을 거쳐 금정산 고당봉에 올랐다가 호포지하철역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 산행에 비해 조금 더 쉽다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국립공원 답게 전 코스의 등산로가 깔끔하게 정비돼 있어서 한결 여유롭다.

   
양명산 동봉에서 하산하는 길. 역으로 오르는 대만 산꾼들을 만났다.
들머리는 6부능선쯤에 위치한 소유갱(小油坑)이라고 불리는 유황분출구 주차장. 이곳에서 정상인 칠성산(칠성봉이라고도 함)에 올랐다가 동봉을 거쳐 칠성공원, 몽환호를 들르고 날머리인 냉수갱(冷水坑) 주차장에서 마무리한다. 총 산행 거리는 불과 4.5㎞가량 밖에 안되고 산행시간도 넉넉잡아 3시간이면 충분하다.

산행에 나서기 전날 밤 현지인으로부터 "양명산은 안개와 구름이 끼는 경우가 많다. 날씨가 좋을 경우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은 시원하지만 청명한 날씨를 보일 지는 미지수"라는 말을 듣고 노심초사 했지만, 역시나 그의 말처럼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산을 휩싸고 말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기왕에 나선 걸음인데 안개와 구름이 두려워 산행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소유갱 주차장에서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하기 전에 우측 화장실 옆 길을 따라 50m쯤 가면 누런 유황이 드러난 가운데 희뿌연 연기가 솟아나는 소유갱에 들러 활화산의 면모를 일별한다. 연기가 나오는 곳 주변에 고인 용출수에 손을 담가보니, 단 1초도 견딜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부산과 대구의 산악인들이 대만 양명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소유갱 유황온천분출구를 살펴보고 있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왼쪽의 등산로를 따른다. 계단을 살짝 오르니 어른 평균 키보다 더 크게 자란 산죽이 숲을 이루고 그 사이로 잘 정비된 산행로가 개설돼 있다. 산죽과 억새가 이어지는 길을 따라 20분쯤 올랐을까. 왼쪽에 우뚝한 봉우리 아래에서 또 다른 유황분출지를 만난다. 곳곳에서 연기가 솟구치는 활화산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등산로에는 200m마다 정상인 칠성산까지 남은 거리를 표시해 놓고 있어 초행객에게 큰 도움이 된다. 큰 어려움 없이 완만하게 오른다 싶더니 한고비를 넘자마자 갑자기 내리막이다. 5분가량 내려서다가 다시 오르막으로 연결된다. 주변은 온통 안개에 휩싸인 상태가 계속된다. 정상 약간 못미친 곳에서 한바탕 더 오르막을 치니 어느새 정상인 칠성산이다. 삼각점과 '해발 1120m, 타이페이 제1고봉'이라는 표시가 뚜렷한 정상목이 있는데 일행들이 기념촬영에 분주하다. 사방을 둘러보지만 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기대했던 조망도 즐길 수 없는 처지다.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살짝 내려선 후 갈림길에서 동봉 방향인 왼쪽길을 택한다. 안부를 통과한 후 3분만 오르막을 타면 해발 1106m인 동봉. 산 밑에서 보면 정상과 쌍둥이 처럼 보이는 봉우리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저만치서 짙은 안개 속으로 정상인 칠성산이 사라져 간다.

   
대만 양명산은 국립공원 답게 산행로에 안전시설과 계단 등이 잘 갖춰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을 할 수 있다.
동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제법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다. 대체로 육산으로 분류되는 양명산이지만 하산 코스에는 제법 뾰족한 바위들도 가끔씩 등장한다. 국내 산에 익숙한 취재팀으로서는 반가울 따름. 쉼터를 지나 좀 더 내려서면 칠성공원 갈림길이다. 동봉으로부터 1시간쯤 걸렸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3분만 가면 또 한번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의 넓은 길을 따르면 산정호수인 몽환호(夢幻湖) 방향이고, 직진해서 작은 봉우리 위의 정자를 지나는 길은 날머리인 냉수갱으로 곧장 하산하는 길이다. 취재팀은 늘 안개에 싸여 있어 마치 꿈 속의 호수를 보는 듯 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몽환호쪽으로 내려선다. 10분 후 만나는 몽환호는 축구장 2개 정도의 크기라고 알려져 있지만 역시나 안개에 싸여 있어 호수의 모습조차 거의 분간하기 힘들다. 호수인듯 아닌듯, 역시나 꿈속의 호수다.

몽환호를 지나면 포장도로를 만난다. 우측 냉수갱 주차장 쪽으로 10분쯤 도로를 따르면 양명산 국립공원 냉수갱관리사무소와 주차장이 있는 날머리에 닿는다. 양명산은 타이페이 시내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후 반나절만 시간을 할애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산행지다.



◆ 교통편 & 주변 쉴만한 곳

- 산행 후 온천욕 즐기려면 베이터우 온천단지로

   
대만 수도 타이페이의 주산인 양명산의 정상은 칠성산 또는 칠성봉으로 불린다.
부산에서 타이페이까지는 지역기반 항공사인 에어부산에서 매일 직항편을 왕복 운항한다.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오전 11시20분 출발이기 때문에 넉넉하게 오전 9시20분 안팎까지 공항 출국장에 도착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2시간30분쯤 걸리지만 대만과 한국의 시차가 1시간이기 때문에 타이페이에 도착하면 현지 시각 오후 12시50분밖에 되지 않는다. 중식은 기내식.

양명산은 활화산이기 때문에 산행 후 온천욕을 즐길 곳이 많다. 그 중 대만 최고의 온천지대로 알려진 베이터우(北投) 온천을 권할만 하다. 1894년 독일 상인이 처음 발견했지만 일제 식민지시대 오사카 출신 상인이 여관업을 하면서 본격적인 온천지대로 개발된 곳이다. 독특한 고건축물이 즐비한 마을 자체도 볼거리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69

  • 국제신문
  •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취재협조=에어부산, 대만관광청


  • 정상을 지나면 만나는 갈림길로 동봉은 왼쪽길이다.


    동봉 정상의 모습

    대만 현지인으로 칠성산을 오르는 모습...아직은 등산 개념이 없는 대만인들로 운동화와 일반복장 차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만 현지의 커플로 칠성공원을 걷고 있었다.

     

    도착지점의 냉수갱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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