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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여행/정선여행)동강 백운산 산행. 구절양장을 여기 두고 한말인가?. 비경의 정선 동강 백운산

 


 





- 천애절벽 병풍 이룬 '동강절경'의 중심
- 점재나루~칠족령~제장교 잇는 6.4㎞
- 산림청 100대 명산 포함된 정선 명산
- 암릉길 위험지 산재… 우천 산행 금물

   
동강 백운산은 강원도 정선에서 영월까지 흘러가는 동강의 물굽이가 절정을 이루는 곳에 솟은 명산이다. 정상을 향하던 취재팀이 중간 전망대에서 동강12경 중 제3경인 나리소(중앙 부분 짙은 녹색 물굽이)를 조망하고 있다. 오른쪽 끝 도드라진 봉우리는 칠족령이다.

백운산(白雲山)이라는 이름은 참 흔하다. 휴전선 이남에만 줄잡아 50여 개라고 하니 말이다. 이 가운데 지난 2002년 산림청에서 전국의 100대 명산을 선정, 발표했을 때 3개의 백운산이 포함됐다. 광양 백운산과 경기도 포천의 백운산, 그리고 이번 주 답사한 동강 백운산이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과 평창군 미탄면의 경계를 이루는 동강 백운산은 해발 882.5m로 강원도 산치고는 별로 높지도 않고 규모도 크지 않은 산이다. 그런데도 그 많은 여타의 백운산들을 제치고 당당히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한국의 비경, 강원도 최후의 절경이라는 동강(東江)의 중심부에 우뚝 솟아 천애절벽과 물줄기의 조화를 통해 한 폭의 아름다운 진경산수화를 그려내기 때문이다. 또한 천연기념물인 백룡동굴을 포함한 생태 환경적 보고(寶庫)들이 산자락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동강 백운산 등산로는 급경사 바위길이 많다.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강원도 심심산골의 나무들을 잘라 뗏목으로 엮어 정선 아우라지에서 서울까지 실어나르던 뗏목들이 바로 이 백운산을 감싸고 도는 동강을 거쳐 가곤 했다. 수많은 뗏사공이 암초와 벼랑에 부딪혀 물속으로 사라지기 일쑤였기에 지역 민요인 '정선 아리랑'에서도 아우라지 뗏사공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백운산 주변 아홉 굽이를 돌아 평창군 미탄면의 '황새여울'까지 통과해야 비로소 무사귀환(?)을 기대할 수 있었을 만큼 백운산 주변 물굽이는 험하고 또 험했다. 황새여울은 뾰족한 바위들이 물길 중간에 널려 있어 물이 마를 때면 황새가 그 바위들에 내려앉아 놀던 곳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뗏사공들에게는 최후의 난코스였던 셈이다. 간혹 TV 뉴스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에 등장하는 동강의 물돌이 장면도 백운산 상공에서 촬영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백운산은 동강의 중심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산행코스는 가장 널리 애용되는 길을 잡았다. 점재마을에서 백운산 정상에 올랐다가 칠족령(또는 칠목령)을 거쳐 제장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다. 총거리는 8㎞지만 강변길 트레킹을 제외한 순수 산행 거리는 6.4㎞ 정도다. 시간은 5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하지만 거리가 짧다고 우습게 보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경사가 심하고 전체 구간의 70% 이상이 바위길이기 때문에 피로도가 만만찮다. 특히 안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제장마을 앞 절벽. 주민들은 '하늘벽'이라 부른다.

다만 이 같은 피로도는 깎아지른 듯한 '뼝대(바위로 이뤄진 높고 큰 절벽의 정선 영월 평창 지역 사투리)'를 이리저리 휘돌며 흘러가는 동강의 비경을 볼 때마다 훌훌 날려버릴 수 있기에 백운산 산행의 매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학생인 자녀나 노부모를 동행해서 가족산행을 하기에는 무리다. 위험구간이 많고 날씨도 변덕이 심하기 때문에 갑자기 악천후라도 만나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운치리 점재마을 앞에서 동강을 가로지르는 잠수교인 일명 '점재교'를 건널 때부터 아름다운 풍광에 숨이 멎는 듯하다. 비가 많이 내리면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이 다리는 잠겨버린다. 이 다리가 놓인 것은 불과 10년 남짓이다. 그전까지는 오로지 줄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했다. 그래서 지금도 이곳을 점재나루라 부르고, 비가 많이 내리면 여전히 줄배를 이용한다고 한다. 잠수교에서 바라본 동강의 은빛 물줄기와 강물을 병풍처럼 감싼 백운산 여섯 봉우리가 한 폭의 그림을 이룬다.


   
점재나루에서 본 동강과 백운산. 오른쪽 끝은 점재교.

잠수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꺾어 강변을 따른다. 우측에 백운산 정상이, 정면에는 수리봉 능선이 보인다. 200m쯤 가면 주차장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등산화 끈을 고쳐 맨다. 이윽고 백운산민박 앞 삼거리. '동강유역 자연휴식지 탐방안내도'라는 긴 이름을 단 등산안내판을 일별하고 왼쪽으로 꺾는다. 3분 뒤 갈림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왼쪽 강변 오솔길을 따르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백운산의 야생화 가운데 '동강할미꽃'이 일반인들에게 유명하지만 철이 철이니만큼 보기가 힘들고, 망울을 한껏 터뜨린 엉겅퀴와 조뱅이 노랑갈퀴 쥐오줌풀 등이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내며 길손을 맞아준다.

잠시 완만한가 싶던 등산로가 갑자기 가팔라진다. 백운산 정상까지 두 시간여는 줄곧 이보다 심한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20분 후 일명 '병매기고개'라고도 불리는 안부 삼거리. 왼쪽으로 100m쯤 가면 전망대가 있다. 발아래로 길게 뻗어내린 능선 끝에 동강 12경 중 제3경인 나리소와 바리소가 보인다. '구절양장(九折羊腸)'으로 굽어 도는 동강의 물줄기에서 백운산의 산세와 절벽 단애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 바로 나리소다. 다시 병매기고개로 돌아와 정상 쪽으로 향한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급경사 암릉길. 등산로 오른쪽은 깎아지른 절벽이고, 하늘의 구름은 동쪽으로 흐르는데 동강의 물줄기는 '조각배 구름'을 싣고 서쪽으로 굽이친다.


   
칠족령 방향 하산길에 바라본 동강의 물굽이. 중앙 모래톱 부분은 소골, 그 위쪽은 제장마을이다.

등산로 곳곳에 위험 표지판과 로프가 보이기 시작하고 작은 동굴을 지난다. 발길 닿는 곳이 전망대다. 작은 고사목 너머로 보이는 동강과 나리소의 풍광이 형용할 수 없으리만치 수려하다. 위험 구간의 안전계단 공사를 하는 인부들과 인사를 나누고 20여 분 더 오르면 쉼터가 나온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정상까지 0.5㎞ 남았다고 이정표가 가리켜 주지만 만만치 않다. 30분가량 더 급경사를 치달아야 정상에 닿는다. 하지만 우거진 수목이 능선길을 덮고 있어 직사광선을 가려주는데다, 시원한 산바람도 친구가 돼 주니 걸을만하다. 여름 산행지로 딱이다.

정상에는 정상석과 돌탑 3개가 세워져 있다. 굽이치는 동강의 물줄기가 마치 뱀이 똬리를 틀듯 나리소와 소동을 거쳐 하산지점인 제장나루까지 흐르는 풍광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한다. 동쪽 멀리로는 정선의 또 다른 백운산인 하이원리조트 뒷산이 보이고 그 너머로 태백산 함백산을 거치는 백두대간이 남북으로 치닫는다.


   
하산길에 나선 취재팀이 가파른 계단을 지나고 있다.

하산길은 칠족령 제장마을 방향인 남서쪽. 곧바로 삼거리다. 우측은 천연기념물 제260호인 백룡동굴이 있는 문희마을 쪽으로 내려서는 길이지만 직진한다. 가파른 내리막의 연속이다. 울퉁불퉁한 바위길 왼쪽은 아찔한 낭떠러지. 지극히 조심해야 한다. 7분 후 전망대에 서면 나리소와 제장나루가 뚜렷이 드러나고 칠족령도 눈에 들어온다. 로프와 계단 등을 잇따라 지나면서 온몸이 바짝 긴장한다. 왼쪽으로 드러나는 동강의 비경을 원 없이 즐기면서 여유를 찾아본다.

50여 분을 갔을까. '한비 이영미' 추모 돌탑을 지나며 명복을 빌고 좀 더 내려서면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문희마을과 칠족령전망대로 가는 길이지만 제장마을 방향으로 직진, 짧은 오르막을 탄다. 정선 땅인 신동읍 덕천리 제장마을과 평창 땅인 미탄면 마하리 문희마을을 연결하는 길목인 칠족령은 안부가 아니라 조그마한 봉우리의 갈림길이다. 왼쪽을 보면 동강 위로 치솟은 백운산 정상부가 훤칠하다. 백운산과 칠족령을 묶어 동강 12경 중 제4경으로 친다. 칠족령에서 우측으로 가면 '칠족령전망대'와 '하늘벽유리구름다리'로 갈 수 있지만 제장마을 방향으로 하산한다. 한동안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지다가 갈림길을 지나면 길은 거짓말처럼 유순해진다. 고단한 다리에 평화가 깃든다. 10분 후 생태탐방로 안내판이 있는 임도 갈림길에 닿으면 산행은 끝난다. 정면에는 몇 겹인지 셀 수 없는 절벽의 파노라마. 부산 산꾼의 눈이 호사를 듬뿍 누리는 날이다. 왼쪽으로 5분쯤 내려서면 강 건너에 하늘에 닿을 듯한 절벽이 보인다. 제장마을 주민들은 이 절벽도 '하늘벽'이라 부른다. '하늘벽구름(유리)다리'가 있는 바세마을 건너편 하늘벽과 또 다른 벽이다. 왼쪽으로 틀어 제장나루 방향으로 걷다 보면 '1박2일 동강 편' 촬영지 안내판이 보인다. 날머리인 제장교(제장나루)까지는 5분이면 족하다. 동강12경 안내판이 있다. 산행로에는 샘터가 없다. 식수는 미리 넉넉하게 준비해야 한다.


◆ 떠나기 전에

- '칠족령'은 옻칠 묻힌 개가 갔던 길서 유래

백운산 칠족령은 칠목령으로도 불리는 해발 527m의 작은 봉우리 겸 고갯마루다. 동강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이름이 붙은 유래가 재미있다. 옛날 문희마을에 이 진사가 살았다. 그는 가구에 칠하려고 옻나무진액을 통에 담아 두었다. 어느 날 개 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나와 보니 개가 통을 쏟아 놓고 없어졌다. 이 진사는 옻나무진액이 묻은 개 발자국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다 칠족령에 이르렀는데, 그 풍광이 너무도 아름다워 한참을 머물렀다. 그는 개 발자국을 따라 길을 냈고 그 후로 사람들은 그 고갯마루 이름을 옻칠(漆), 발족(足) 자를 써서 '칠족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한편 칠족령에서 제장마을로 하산하지 않고 우측으로 가면 칠족령 전망대와 하늘벽(유리)구름다리를 거쳐 연포마을로 하산할 수 있다. 연포마을은 영화 '선생 김봉두'의 촬영지다. 추가로 2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더 아름다운 동강의 풍광을 즐길 수 있으니 해 볼 만한 산행법이다.



◆ 교통편

- 중앙고속道 북단양IC 내려 태백 방향으로

자가용을 이용한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거쳐 금호분기점에서 안동 영주 방향 중앙고속도로를 탄다. 북단양IC에서 내린 후 단양 매포 방향으로 우회전, 다시 평동삼거리에서 제천 원주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5번 국도다. 제천 시내 진입 직전 38번 국도와 만나면 태백 영월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영월읍을 통과, 태백 방향으로 20㎞쯤 가면 예미교차로를 만난다. 이곳에서 '동강, 백운산'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 고개를 넘으면 15분 후에 예미초교 고성분교를 지나고 나리재를 넘어 2㎞쯤 더 가면 강변길이 교행 가능한 1차로로 좁아진다. 동강을 가로지르는 점재교가 보이고 백운산 등산로 표지판을 따라 점재교를 건넌다산행 후 차량 회수를 하려면 4㎞ 정도 걸어야 가능하다. 제장교 건너 좌회전, 시멘트길을 따르면 20여 분 만에 산성민박 앞 삼거리에 닿는다.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30분쯤 걷는다.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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