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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여행/함양가볼만한곳)함양 선비길 화림동계곡 거연정. 선비의 고고한 기풍이 느껴지는 함양 화림동 계곡 거연정에서 가을 하늘을 만나다. 함양 거연정

 

 

고고한 선비들의 묵향이 흐르지 않는 곳이 없다지만 그중에서도 영남의 안동과 함양을 선비의 고장 중에서 으뜸으로 꼽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영남에서 두 고장을 좌안동 우함양하며 서로 사이좋게 양분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선비의 고장여행에서 우함양인 그것도 함양 선비들의 보루였다는 화림동 계곡을 여행했습니다.

 


 

 

2016/08/26 - (함양여행/함양가볼만한곳)화림동계곡 군자정. 일두 정여창이 유영하였다는 영귀대 암반에 새운 군자정의 아름다운 모습에 가는 여름을 잡아보다. 함양 군자정


 



화림동은 원학동과 심진동을 합해 안음(안의 옛 지명) 삼동이라 합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1,580m의 남덕유산 정상에서 흘러내린 금천(남강 상류)의 화림동입니다. 삼각형의 조각칼로 후벼 판 듯 골짜기를 휘감으며 빚어낸 기이한 암반은 소와 담을 만들었고 그와 함께 산림 처사를 자처하던 선비들은 몸을 낮추는 은신처로서도 화림동은 최고의 조건이었습니다.


 

화림교


방화수류천


 60리의 화림동계곡을 선비들은 무릉도원에 비교할 만큼 많은 소와 정자가 있어 팔정팔담이라 불렀습니다. 그만큼 소와 정자가 많다는 뜻인지 아니면 화림동계곡에 거연정, 동호정, 농월정 등 진짜 여덟 정자와 소가 있어서 그런지 확인할 수 없지만 지금 남아있는 정자를 고려해도 화림동계곡은 많은 선비들이 정자를 짓고 시문을 서로 나누었을 듯합니다.







오늘날 화림동계곡에서 최고의 꽃은 거연정과 농월정입니다. ‘달을 희롱한다’라는 농월정은 2003년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전소하여 최근에 다시 복원하여 새 옷을 갈아입어 아직은 어색한 모습입니다. 그에 반해 거연정은 화림동계곡의 수려한 풍광을 한몸에 담아 날아오를 듯 고운 자태를 마음껏 뽐내었습니다.


 



거연정이 새워진 자리는 동지중추부사를 지냈던 정선전씨 화림재 전시서공이 1640년경에 서산서원을 짓고 난 뒤 이곳에다 억새를 올린 작은 정자를 지었던 게 그 시초입니다. 전시서는 이곳에서 인근의 선비와 시문을 서로 나누며 유영하였습니다.







1853년에 서산서원이 화재로 전소하였고 그다음 해 새롭게 복원했지만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습니다. 그의 7대 후손인 전재학 등이 억새로 남아 있던 정자를 헐면서 대신에 서산서원를 철거하여 나온 부재로 전시서의 뜻을 받들어 현재의 거연정 정자를 세웠습니다.







거연정은 앞면 3칸에 옆면 2칸의 겹처마 합각지붕형식입니다. 거연정의 규모는 중층 누각 건물로 내부에는 뒷면의 1칸을 판재로 막아 따로 작은 마루방을 만들었습니다. 대청과 판재방 사이에 머름을 두어 구분하였고 판재 방은 뒷면을 뺀 3면은 모두 문이 없는 상태입니다.


 



 









누마루는 사면 기둥에서 30cm쯤 덧붙여 계자난간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자연 암반에다 나무를 대강 다듬은 누하주의 기둥을 세우다 보니 울퉁불퉁 바닥이 고르지 않아 높이를 맞추려고 나무 밑 둥을 깎아내고 주춧돌을 쓴 기둥도 있으며 그렇지 않은 기둥도 있습니다. 마루 위의 기둥과 대들보 등을 보면 서산서원의 목재를 이용해서 지은 듯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연정의 편액은 주자의 시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의 12수 중 ‘거연아천석(居然我泉石)“에서 음을 취했는데 “물과 돌이 어울린 자연에 편안하게 살고 싶다”란 뜻입니다. 이곳 거연정에서 다리쉼을 하다 보면 누구나 물과 돌과 주변 자연에 꼭꼭 숨어 살고 싶다는 전시서 선생의 마음이 될 것 같습니다. 그만큼 거연정은 ”자연에 내가 거하고 내가 자연에 거하니 길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세상일을 잊게 하는 곳이다”







거연정을 들어서는 무지개다리는 화림교이며 그 밑을 흐르는 담은 ‘방화수류천’이라 따로 부르고 있습니다. 금방 이무기라도 솟아오를 듯 바위에 갇인 물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짙은 감청색이며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간다”로 풀이하여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거연정 정자에는 구한말 유학자였던 은진 송병선(1836~1905) 선생의 편액이 걸려 있어 이곳 거연정에서 영호남의 선비와 함께 교류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선생은 1905년 을사늑약을 체결한 을사오적을 처형할 것을 고종에게 상소하고 을사늑약의 반대를 주장하다 비분강개한 심정으로 음독 자결한 애국지사입니다.




 




학처럼 고결한 선비의 지조가 살아 있는 함양 화림동계곡의 선비길에서 꺾일지언정 휘어지지 않는 올곧은 선비의 정신을 담아갑니다.

경남유형문화재 제433호이며 거연정을 위시한 이곳은 대한민국 명승 제86호에 지정되었습니다.






 


 

 

함양 화림동 계곡 선비길 거연정 정보 안내

 

★함양 거연정 주소:경남 함양군 서하면 봉전리 2006

★함양 거연정 연락처:055-960-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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